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신승리
    2026-09-05
    검색기록 지우기
  • 종교전쟁
    2026-09-05
    검색기록 지우기
  • 출연 불참
    2026-09-05
    검색기록 지우기
  • 수능완성
    2026-09-05
    검색기록 지우기
  • 박하사탕
    2026-09-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6
  • [사설] 정권 내준 터에 대대적 포상 나선 민주당

    [사설] 정권 내준 터에 대대적 포상 나선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각 지역위원장에게 오는 18일까지 제20대 대선 기여 특별 공로 포상자를 추천하라며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현직 광역·기초의원이 추천한 ‘특별공로자’에게 상을 주겠다는 것인데, 그 대상자만 서울시당 60명과 경기도당 80명, 전남과 전북도당 각 40명 등 총 400명이다. 비록 0.73% 포인트라는 간발의 차이긴 하지만 민주당의 대선 패배가 분명한데 특별 포상을 하겠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불과 25만표 차이로 졌으니 사실상 패배한 게 아니라는 식의 ‘정신승리’가 민주당 내부에서 작동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정신승리의 증후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한다면서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데서부터 찾을 수 있다.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가 아니란 말인가. 탄핵을 요구하던 여론 80% 덕분에 집권한 정부가 5년 만에 정권교체 여론 60%에 정권을 내준 원인에는 정부ㆍ여당의 오만과 내로남불이 있었다. 그런데 대선 패배의 원인과 진단에서 반성과 성찰이 빠져 버린다면 6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과연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과연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기대하는 여론에 부응하는 일인가. 일각에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결속을 위해 대선에서 고생한 실무자들에 대한 포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대패하지 않으려면 포상보다 패배의 원인을 찾아 환골탈태하는 것이 먼저다. 선거에서 진 이재명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발상도 문제다. 대선 득표율만 갖고도 충분히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 오만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 [사설] 정권 내준 터에 대대적 포상 나선 민주당

    [사설] 정권 내준 터에 대대적 포상 나선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각 지역위원장에게 오는 18일까지 제20대 대선 기여 특별 공로 포상자를 추천하라며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현직 광역·기초의원이 추천한 ‘특별공로자’에게 상을 주겠다는 것인데, 그 대상자만 서울시당 60명과 경기도당 80명, 전남과 전북도당 각 40명 등 총 400명이다. 비록 0.73% 포인트라는 간발의 차이긴 하지만 민주당의 대선 패배가 분명한데 특별 포상을 하겠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불과 25만표 차이로 졌으니 사실상 패배한 게 아니라는 식의 ‘정신승리’가 민주당 내부에서 작동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정신승리의 증후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한다면서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데서부터 찾을 수 있다.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가 아니란 말인가. 탄핵을 요구하던 여론 80% 덕분에 집권한 정부가 5년 만에 정권교체 여론 60%에 정권을 내준 원인에는 정부ㆍ여당의 오만과 내로남불이 있었다. 그런데 대선 패배의 원인과 진단에서 반성과 성찰이 빠져 버린다면 6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과연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과연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기대하는 여론에 부응하는 일인가. 일각에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결속을 위해 대선에서 고생한 실무자들에 대한 포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대패하지 않으려면 포상보다 패배의 원인을 찾아 환골탈태하는 것이 먼저다. 선거에서 진 이재명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발상도 문제다. 대선 득표율만 갖고도 충분히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 오만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 [데스크 시각] 예기치 않은 구원이 올까/박상숙 부국장 겸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예기치 않은 구원이 올까/박상숙 부국장 겸 산업부장

    얼마 전 동해안 쪽을 다녀왔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읍내를 조금 벗어나자 길에서 개미 한 마리 보기 힘들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간혹 마주치는 이들은 대개 노인들. 이곳의 노인인구 비율이 40%에 달한다고 하니 청년 보기가 별따기 수준이다.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인데, ‘초초초’고령사회라고 해도 무방하다. 허름한 빈집들도 눈에 띄었다. 나 홀로 살던 어르신들은 조만간 지자체가 지은 공동주택으로 옮겨 갈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81. 매년 바닥을 치는 수치에 그러려니 했지만 막상 폐가와 폐촌을 접하게 되니 인구절벽이 가져올 미래에 마음이 써늘했다. 전북에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공장을 마련한 음료업체 대표는 청년 채용이 이렇게 어려울지 몰랐다고 했다. 근무환경과 사원복지 등은 여느 기업 못지않지만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청년의 외면을 사고 있단다. 통계에 따르면 25~34세 인구의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이 중 절반이 서울에 모여 있으니 대표가 인력난을 모면할 길은 요원하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 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이번 대선을 보는 마음이 더욱 착잡하다. 10년 뒤면 현재의 부산시 인구만큼이 한반도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나라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조차 안 되지만 누가 청와대 주인이 되든 난마 같은 인구문제를 해결할 쾌도를 쥘 사람이 없다는 건 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기름값도 8년 만에 100달러를 찍었다. 마이너스 유가로 유조선이 정박할 곳을 못 찾고 유령선처럼 바다를 떠돈다는 뉴스가 쏟아졌던 게 고작 2년 전이다. 미중러 패권 다툼 격화로 에너지와 반도체 등은 이제 산업이 아니라 안보의 영역으로 격상됐다. 고래들의 힘겨루기에 등이라도 온전히 지켜 낼 지혜로운 리더가 필요하지만 인구절벽에 다다랐어도, 신냉전의 그림자가 엄습해도 희망과 비전을 주는 후보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어느 노정객의 한탄대로 국운이 다했다는 징표일까. 그래서인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봄날에도 재계는 여전히 춘래불사춘이다. 다음주면 탄생할 정권의 재벌 손보기가 언제 시작될 것인지를 놓고 냉기 가득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또는 본인·부인·장남)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후보자들이 당선 뒤에 ‘물타기용’으로 기업을 사정의 칼날 위에 세울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흔히 총선은 심판, 대선은 비전이라고 한다. 이번 대선은 완전히 거꾸로다. 대통령 직선제가 재개된 1987년 이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대선은 처음이라고들 입을 모은다. 항상 대선 때마다 당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내세웠는데 이번엔 온통 응징과 심판뿐이다. ‘시대정신 없음이 시대정신’이랄까. 하지만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는 아직 절망적이지 않다. ‘국뽕’에 취해 정신승리하다 나락에 빠지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그나마 개선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 침공 전에는 온갖 야유와 조롱을 받았다. 코미디언 출신의 물정 모르는 지도자가 나라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망명을 권유받은 그는 도망갈 자동차가 아니라 싸울 탄약을 달라는 말로 국민을 하나로 묶었다. 두려움을 떨치고 의연한 기백을 보여 준 리더십에 국내외 여론은 지지와 지원으로 돌아섰다. 정글의 법칙이 작동하는 국제질서일수록 목숨을 걸고 사력을 다하는 지도자가 국가를 지킬 수 있다는 평범한 교훈을 다시금 확인한다. 식물이든 괴물이든 누가 돼도 ‘바람은 어디선가 불어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올’ 수 있다. 아직은 희망을 끌 때가 아니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나의 정신승리법/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나의 정신승리법/소설가

    “새집에서 부자 되세요.” 임차인으로 마지막 정산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이었다. 부동산 중개 업무를 맡아 준 분이 덕담처럼 인사를 건넸다. 나도 모르게 “그럴 리가 있겠어요?”라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사업 번창하세요”라고 얼버무리며 사무실에서 나왔다. 별다른 생각 없이 건넨 말에 웃음으로 답하면 될 것을 조금 까칠하게 굴었나 후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부자 되라는 인사말을 건넬 때마다 내 마음도 슬그머니 불편해지고 만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어야 한다. 복권에 당첨되려면 우선 복권을 사야 하는 것처럼 욕망은 사람이 어떤 성취를 할지 결정하는 요인이다. 솔직히 나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 사람마다 욕망이 다를 텐데, 아무에게나 부자가 되라고 하는 것은 결혼 생각이 없는 이에게 결혼하라 하거나, 별로 예뻐지고 싶지 않은 이에게 성형수술을 하라고 권하는 것과 비슷한 무신경한 짓이다. 물론 욕망만으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부자가 되려면 그만한 능력이 있어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문득 몇 해 전에 사람들을 분노케 한 ‘부모의 재산도 실력이다’라는 주장이 떠오른다. 누군가의 퇴직금 50억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부자가 되려면 실로 다양한 능력이 필요함을 깨우쳐 준 확인 사살, 아니 사실 확인이었다. 그런데 잠깐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본다. 혹시 나는 부자가 될 능력도 가능성도 없어서 정신승리하고 있는 중인 건가? 알다시피 ‘정신승리법’은 루쉰의 소설 ‘아큐정전’에서 유래했다. 소설에서 아큐는 동네 건달들에게 얻어맞고도 ‘나를 경멸할 수 있는 제1인자는 나’이며, 거기서 경멸을 빼면 결국 ‘내가 제1인자’이니 자신은 승리했다며 만족해한다. 자신에게 벌어진 불운이나 안 좋은 상황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객관적 현실 인식을 회피하며 자신을 기만하는 방식이다. 가장 기쁜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통장에 입금됐을 때”라고 대답할 정도로 돈을 좋아하는 내가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니 자기기만 아닌가? 하지만 돈이라고 모두 같은 돈은 아니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 목숨을 걸거나 남의 목숨을 걸지 않을 거라는 말이다. 일주일에 120시간씩 일할 생각도 없다. 사실은 일정 규모 이상의 돈은 그 자체가 권력이기도 하지만, 그런 돈을 벌려면 권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야 한다. 그에 비하면 평범한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 가는 데 필요한 돈은 너무 사소해서 귀엽게 느껴질 지경이다. 나는 귀여운 돈을 좋아할 뿐이다. 어쩌면 부동산 중개인이 부자 되시라고 말한 것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문제가 없는 안락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의미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의 가난은 결핍이나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경멸과 굴종을 오래 견디도록 만드는 장치다. 한 가닥 밧줄에 매달려 고층 빌딩의 유리창을 닦으라는 말을 들어도, 숙련된 잠수부가 아니라 일개 실습생에 불과한데도 홀로 물속에 들어가 배 밑바닥 청소를 하라는 지시를 받아도 감히 목숨 걸고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의사 표현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리는 세뇌와 압박의 구조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부자가 되라고 덕담을 하지만 어차피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혹시 부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혹 속에서 ‘부자가 되자’라는 주문을 외우며 구조의 톱니바퀴 밖으로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서로 독려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할 때 나는 경멸과 굴종을 얼마든지 견디겠다고 말하는 셈이 된다. 정신승리일 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나는 아큐다.
  • [데스크 시각] 아버지의 이름으로/최여경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아버지의 이름으로/최여경 문화부장

    15년 전 일이다. 영화계에서 주연급으로 떠오르던 배우를 인터뷰하는데, 소속사가 이런 당부를 했다. “절대 아버지에 대해 물으시면 안 돼요.” 스타 배우인 아버지 이름에 가려질까봐 부담스러워한다는 거다. 정작 하정우는 꽤 자주 아버지를 언급했다. 내친김에 “왜 아버지 얘기를 꺼려 했던 건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을 들려줬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친구분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왔는데 숨긴다고 될 게 아니라는 걸 얼마 전에 깨달았다. 차라리 편하게 그분들과 즐겁게 일하는 배우가 되기로 했다.” 연극 ‘코리올라누스’ 무대에 오른 배우 남윤호 역시 배우 유인촌의 아들이다. 그는 많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넘어야 할 산”이었고, “다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이름을 바꿨다고 고백했다.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그는 이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열어 가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아버지는 “대한민국을 밝히라”는 말을 남기고 영면에 들었다. 그는 유지를 받들어 정치권으로 걸어 들어가 야권 대선주자라는 수식어를 받았다. 나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었고, 산업화 일꾼이었으며, 가족에겐 든든한 버팀목이다. 중년이 된 아들과 딸에게 여전히 해 주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아버지라는 위치가 부여하는 책임감을 50년째 갖고 계신다. 아버지라는 존재의 의미는 소시민이라 해도 작지 않다. 큰 뜻을 품게 하는 동력이기도 하고, 때로는 후광으로, 때로는 멍에로도 작용한다. 대통령 아버지의 이름값이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비슷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올가을 뉴욕 조르주 베르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한단다. 아들 바이든의 직업은 변호사다. 작가로선 신인인데도 갤러리 측은 작품이 최고 50만 달러(약 5억 7500만원)를 호가할 거라고 예상했다. 미 정가에선 작품 판매가 대통령을 향한 로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에선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 작가의 일로 시끌시끌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 서울시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으로 1400만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예술·기술 융합지원으로 6900만원을 받았다는 게 문제가 됐다. 경험으로 보자면 문예위 심사는 녹록지 않다. 심사위원도 풀단에서 임의로 뽑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제각각의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네댓 시간을 훌쩍 넘겨 갑론을박한다. 위원들 의견이 하나로 모일 때에야 최종 결정을 한다. 이런 과정 끝에 선정된 거라면 문 작가에겐 그만한 능력과 실력과 이유가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대통령 아버지를 둔 탓에 예술가로서 역량을 의심받고, 아버지를 공격할 빌미가 된 듯해 적잖이 억울할 수 있다. 아버지 재임 기간에 예술지원 요청을 피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도 무리한 요구다. 예술이라는 게 일정 기간 쉬었다가 다시 때 되면 시작할 수 있는 일인가.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두고 “재미있다”거나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한다”는 정신승리법으로 대처하는 건 곤란하다. 차라리 능력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이 나라의 문화예술계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머리를 싸매라고 권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에게 정부가 어떤 현실적인 지원을 할지, 예술인들에게 고용보험이 어떤 도움이 돼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 줄 수 있는 ‘감투 없는 대통령 최측근’ 아닌가. 적어도 이 정부가 집값은 못 잡아도, 코로나19 방역에는 실패했더라도 문화예술정책 하나는 제대로 만들었다는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 文 “방미성과 기대이상”…윤건영 “흠잡을 데 없는 역대급” 野에 역공 [이슈픽]

    文 “방미성과 기대이상”…윤건영 “흠잡을 데 없는 역대급” 野에 역공 [이슈픽]

    與 윤호중 “국격 뿜뿜”…송영길 “백신기지 쾌거”김용민 “일부 언론이 왜곡해 회담 성과 훼손”野 “알맹이 없고 기업 활약에 숟가락 얹기 불과”안철수 “기업 44조만 투자한 요란한 빈수레”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한미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함께 후속조치 실행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자평 이전에 여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국격이 뿜뿜” “흠잡을 데 없는 역대급” 등 극찬을 쏟아내며 야당의 혹평에 대해 반격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빈 수레”, “정신승리” 등의 표현을 써가며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깎아내렸다. 국민의힘 의원 57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들이 44조원을 투자하고도 얻어낸 구체적 성과는 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지원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文 “방미 성과 국민에 소상히 알리고국민 체감할 수 있게 구체화하라” 문 대통령은 이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사항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방미성과를 언급하며 후속 조치를 강조했다고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3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전날 밤늦게 귀국한 문 대통령은 이날 정해진 방역 절차가 끝나자 곧바로 업무에 복귀,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하고 청와대 내부 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내부 회의에서 “방미 성과를 경제협력, 백신,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분야별로 나눠 각 부처가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리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유 실장 주재로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관계 수석 회의’를 개최해 한미 정상 간 합의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점검 및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 및 백신과 관련해 범부처 TF를 구성해 한미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수립을 위해 범부처 및 제약업체들이 참여하는 전문가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민주당, 재보선 참패 이후 ‘호재’ 인식與 “역대급 정상회담” “역사에 길이 남아”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띄웠다. 민주당은 이날 계획에 없던 백신·치료제특위 당정회의까지 열어 ‘정상회담 홍보’ 메시지에 집중했다. 정치권에서는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이 국면을 탈피하기 위한 호재로 이번 정상회담을 적극 세일즈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역대급 정상회담이었다.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회담이었다”면서 “특히 대북정책 관련 진일보한 성과를 얻었다. 문 대통령이 운전자가 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해 적극적으로 나아갈 때가 됐다”고 극찬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5·21 정상회담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면서 “국격이 ‘뿜뿜’ 느껴졌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대표는 특위 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포함한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공유받은 후 “대한민국이 전 세계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백신 생산기지로서의 위상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된 쾌거”라고 총평했다. 그간 백신 수급 등 이슈에서 수세에 몰려있던 민주당은 이번 방미 성과를 국내 방역에 연계, 국면 전환을 모색하기도 했다. 특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접종 완료시 자가격리 면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해제 등의 인센티브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정상회담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보수 야권과 언론의 비난에도 방어막을 쳤다.이낙연 “文 최고의 순방, 회담”“야당, 명백한 성과 흠집내려는 작태”정청래 “국힘 처량…부러우면 지는 것”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야당의 깎아내리기가 민망하다. 정략적 이익만 노리고 명백한 성과마저 흠집 내려는 작태”라고 비난하면서 “문 대통령이 최고의 순방,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백신 4강으로 질주하자”고 썼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평가절하는 옹졸한 정치”라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와 비판할 때를 가리지 못하는 것은 민생과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후진적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백신점검단장인 김성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힘이 대통령 방미 성과를 깎아내리려고 애쓴다. 예상했지만 역시나”라고 말했다. 친문 강성파인 정청래 의원은 “방미 성과는 국민의힘 당신들의 세 치 혀로 덮을 수 없을 만큼 크다.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면서 “남들 박수칠 때 뾰루퉁 삐쳐 있는 것도 바보다. 국익 앞에 딴지 거는 속 좁은 행태가 처량하다. 뭣이 중한디?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우리 내부에서도 일부 언론의 불공정한 보도와 오보가 있었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왜곡해 성과를 훼손하려는 보도가 존재했다”면서 “권위주의 정부에서 길들여진 사대주의적 발상 아닌가”라고 지적했다.국힘 의원 57명, 한미정상회담 비판 회견“44조 기업투자 대비 초라한 백신 외교”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정부가 톱다운 방식으로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가시설을 활용, 국내에 우선 공급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조명희, 김형동, 김미애, 이종성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57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4조원 기업 투자에 비하면, 초라한 백신 외교 결과”라고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비판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가시설로 동물세포 실증지원센터를 꼽으며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차세대 백신 개발,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 지원 등 과감한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부작용에 대한 국가 책임제, 질병청과 복지부 TF 구성,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생활방역위원회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포함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방역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힘 비상대책회의에서는 “약속어음”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한 한미정상회담 혹평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기업들이 44조원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결국 손에 잡히는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현금을 지급하고 물건 대신 약속어음만 받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대행은 “한미 양국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는 점 외에는 구체적 실천방안이 전혀 논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미국의 백신 지원을 두고 “우리 당이 (자체 방미 사절단의) 사전 활동으로 추진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백신 스와프에 대한 얘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탈원전 겨냥 “해외원전 세일즈 합의? 文 직접 합의한 선언문 맞나, 이율배반” 이 정책위의장은 국내에서 탈원전을 추진하는 정부가 이번 회담에선 해외원전 세일즈에 합의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합의한 선언문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이율배반적”이라고 했다. 김미애 최고위원은 ‘최초의 노마스크 회담이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마스크 착용으로) 고통 받는 국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당권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기업의 활약에 숟가락 얹기에 불과하다”면서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에 대해서도 “포장 하청”이라고 깎아내렸다. 안병길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화자찬하며 성급히 축배를 들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과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안철수 “4대 기업 피 같은 돈 44조 투자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꾼 성적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대 기업의 피 같은 돈 44조 원 투자를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꾼 기대 이하의 성적표”라고 비난 행렬에 가세했다. 안 대표는 “우리가 요구했던 백신 스와프가 성사되지 못하고, 미국이 군사적 차원에서 필요했던 국군 장병 55만명 분의 백신을 얻는 데 그친 것은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백신 파트너십과 함께 여권이 이번 회담의 성과로 내세운 북핵 해법과 관련해서도 평가절하했다. 그는 대북문제와 관련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을 북한 당국에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면서 “정부는 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평양 특사를 제안하는 것도 검토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광장] 삼류 지도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삼류 지도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프랑스 정치사회학자 레이몽 아롱은 머리도 좋고 정직하기까지 한 좌파는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무능 좌파’라는 오래된 유럽발 언표가 우리 현실에도 자꾸 들러붙는 느낌이다. 재보궐선거로 잠시 돌아가 보자. 여당 수뇌부는 “샤이 진보가 움직이고 있으니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외쳤다. 진보라 말하기 부끄러워 지지자들이 숨었다는데 그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들이 창피한 줄 모르고 “샤이 진보”라 큰소리쳤다. 제 입으로 자기부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그들은 몰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내로남불, 무능, 위선이라는 단어를 쓰면 특정 정당을 연상시키므로 선거법 위반이라 했다. 그 단어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것이라고 선관위가 대놓고 유권해석했던 셈이다. 든든해하는 민주당 반응은 블랙코미디의 소재가 됨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에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한몫을 했다. 세간 평가가 그렇다. 주민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리거나, 신영복의 책을 오브제로 올린 책상에 엎드려서 쪽잠 자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파란색에 투표하라는 고릿적 색깔론 소동도 일으켰다. 의정 홍보에 무슨 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든 개인 자유다. 문제는 최소한의 품격 정치 면모는 갖추려 노력해 줘야 한다는 대목이다. 그것은 정치 연습생을 세비까지 두둑히 챙겨 주면서 지켜봐야 하는 유권자에 대한 기본 예의다. 청와대 대변인 때는 “재정을 곳간에 쌓아 두면 썩는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 있다. 그때 쏟아졌던 질책이 “어떤 경제이론에 그런 재정 사용법이 나오느냐. 제발 공부하라”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억울할지 몰라도 그렇게 비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맥락 없는 감성과 이미지에 기대는 정치 기법부터 배우지 말았으면 한다. 실력 없음을 굴절시켜 되레 더 형편없이 밑천을 들킬 수 있다. 여당에는 고 의원 같은 초선 의원이 무려 81명이다. 따지자면 그들 처지는 딱하다. 정치의 품질과 기량을 보고 배울 준거집단이 주변에 없다. 재보궐선거의 참패 원인을 자성하자고 바른말 꺼낸 초선들은 초장에 박살이 났다. 강성 친문의 비이성적 공격을 막아 주는 바람막이 ‘선배’가 하나 없다. 대권 잡겠다는 이들마저 문파 심기를 건드릴까 쩔쩔맨다. ‘상왕’ 이해찬 전 대표는 어떤가. 정계 은퇴 이후 친정권 방송인의 유튜브에 나와 여당에 훈수를 두는 언어들은 칠순 원로의 것으로 믿기 힘들 때가 많다. 정책 능력의 담지자는 안 보이고 정치 기술자만 득세하고 있다. 판단 빠른 초선일수록 강성 지지자들과 교감하는 기술 습득에만 매달린다. 존재감을 시시각각 외부에서 찾아야 하니 자기 공부를 축적할 틈도 그럴 이유도 없다. 명예훼손 피고인인 의원(최강욱)이 명예 관련 범죄는 친고죄만 적용되도록 제 손으로 법안을 만들면, 지향이 비슷한 초선들(김남국 황운하 김의겸 등)이 공동 발의자가 돼 준다. 대표 발의자가 달라질 뿐 법안에 품앗이로 이름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위성정당 금배지를 가까스로 단 김의겸 의원은 언론개혁부터 외친다. 기자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 하루아침에 직행했던 자신의 동선에 뒷말이 여전한데, 놀라운 일이다. 검찰개혁, 언론개혁이라는 상징자본만 과시하면 고정 지지층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이들은 간파하고 있다. 고민 없는 정치 행태가 의회 정치의 수준을 크게 훼손하는 중이다.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는 “어떤 대중운동이 개인 이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몰리는 단계에 이르면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사업’이 된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의 586 운동권 권력이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그 가족에게 혜택을 주는 민주유공자 예우법을 셀프 발의했다가 철회했다. 호퍼의 정의대로라면 민주화운동은 ‘비즈니스’가 되고 말았다. 이런 단계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히틀러조차 경고의 말을 남겼다. “지난날 함께했던 투사들이 그것이 예전의 그 운동이 맞는지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이 됐을 때. 그 운동의 사명은 끝난 것”이라고.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함께 지켰던 시민들을 좌절시켰다. 그러고도 누구 한 사람 변명도 해명도 없다. 진보 철학자인 최진석 명예교수가 여당 초선들 강연에서 “생각이 과거에 갇혀 정신승리에 빠졌다”고 586 권력을 작심 비판했다. 거기에도 누구 한 사람 강변하지 못한다. 책임윤리도 논리도 철학도 역대급으로 빈약한 정치 집단이 됐는지 의구심이 든다. 초선들이 어디서 자극을 받고 무엇을 배울 수 있겠나. sjh@seoul.co.kr
  • “민주당은 과거에 갇혀 정신승리” 최진석, 초선 40명 면전서 돌직구

    “민주당은 과거에 갇혀 정신승리” 최진석, 초선 40명 면전서 돌직구

    최진석(62) 서강대 명예교수가 20일 4·7 재보궐선거에 참패한 이후 ‘쓴소리’를 듣겠다고 모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40여명 앞에서 “민주당은 이념과 과거에 갇혀 생각이 끊겼다”고 했다. 최 교수는 스스로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지지자’라고 밝혀 온 철학자다. 2019년 약산 김원봉 서훈 논란 당시 문 대통령을 비판한 이후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 교수는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화상으로 개최한 ‘쓴소리 경청 1탄’ 행사의 첫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의 ‘친일 잔재 청산’ 발언을 거론하며, “이걸 보고 ‘이분들이 이번 선거를 패배로 생각하지 않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친일 청산이 아니라 반도체”라며 “(민주당이)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보지 않고 자신이 ‘믿고’ 있는 문제만을 제기하는 건 (이념에 갇혀) 생각이 멈춰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 교수는 민주당이 당헌을 바꿔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과거에 갇히면 정신 승리에 빠지게 된다”면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까지 바꿔 사달을 냈으면서도 (민주당은) 당헌 바꾼 것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최진석의 쓴소리…“민주당, 후보 안 냈으면 존엄 지키고 동조자 얻었을 것”

    최진석의 쓴소리…“민주당, 후보 안 냈으면 존엄 지키고 동조자 얻었을 것”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안 냈다면 서울시장은 뺏겼어도 존엄을 지킬 수 있었을 겁니다. 존엄을 지키면 손해를 보냐구요? 동조자가 더 많이, 끈끈하게 생겼을 겁니다.” 철학자인 최진석 서강대 교수가 민주당을 향해, 또는 민주당을 위해 던진 ‘쓴소리’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20일 주최한 ‘쓴소리 경청’ 공개 강연에서 첫번째 강연자로 나선 최 교수는 먼저 “제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쓴소리 하는 사람으로 신분이 바뀌었다”며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성범죄가 일어나면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말을 바꿨다. 거기서 부끄러움이 느껴져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뺏긴 대신 존엄을 지킬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엄을 지키면 손해를 보느냐. 그렇지 않다”면서 “존엄을 지키면 동조자가 더 많이, 끈끈하게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항상 동조자가 필요하다”라며 “동조자가 필요 없으면 ‘공천권을 주느냐 안 주느냐’ 같이 힘으로 다 한다. 힘으로 하는 것이 정치공학이고, 정치공학을 정치로 착각하는 한 미래는 없다”고도 말했다. “민주당, 과거에 갇혀 생각이 끊긴 상태”최 교수는 재보선 패배 이후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서도 ‘이념과 과거에 갇혀 생각이 끊긴 상태’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 당권 주자인 우원식 의원이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친일 잔재의 완전한 청산을 다짐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최 교수는 “이 말을 듣고 이 분(우원식)이 이번 선거를 패배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현실에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보지 않고, 자신이 ‘믿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만 제기했다. 생각이 멈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 생각이 끊기면 과거에 갇히고 정신 승리에 빠지게 된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에 빠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해결해야 진실한 삶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모든 것을 옳으냐 그르냐, 선악의 문제로 판단한다”면서 “인류 역사상 과거에 얽매여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전략적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안보까지 좌우하는 반도체 문제다. 그런데 왜 아직도 민주당에선 친일 잔재 청산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반도체 문제는 이슈가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사회 전체가 선악이나 과거에 지배돼 통치의 가장 기본 태도인 호전성마저 사라져버렸다”며 “이렇게 되면 우리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가 말하는 ‘호전성’이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을 뜻한다. 그는 다른 기고문이나 강연에서 “나라의 평화는 싸울 의지를 더 분명히 하고, 당당한 호전성을 거침없이 과시해야만 얻어질 수 있다”, “지적 호전성이 없으면 공부든 일이든 전부 종속적이다. 내면에 엄청나게 큰 야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염치와 부끄러움 없어…근본정신으로 돌아가야” 이처럼 민주당이 과거에 얽매여 생각이 끊긴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근본 정신, 즉 ‘헌’(憲)을 회복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제안했다. 그는 “나라를 움직이는 법이 헌법, 당을 움직이는 법이 당헌인데, 법률보다도 앞선 게 염치와 부끄러움”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으면 존엄을 지키고 동조자를 얻었을 것이라는 최 교수의 조언은 여기에서 나왔다. 최 교수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가 바꿨으면 거기서 부끄러움이 느껴져야 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며 정신승리에 빠졌다”면서 “민주당이 당헌을 바꾸면서까지 서울시장 후보를 내면서 모든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더민초 “쓴 소리 강연 계속 듣겠다”최 교수는 현 정부 지지자였지만, 2019년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군 통수권자이지, 민족의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비판한 것을 시작으로 정부·여당에 쓴 소리를 마다않는 학자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5·18역사왜곡처벌법, 민주유공자예우법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최 교수의 ‘쓴소리’ 강연은 민주당 초선 의원 40여명이 현장과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더민초는 “보수·진보, 세대를 가리지 않고 어떤 얘기라도 듣겠다는 자세”(고영인 의원)로 전문가를 초청해 비판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더민초는 앞으로도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인사들을 초청해 비판을 듣는 강연을 열 계획이다. 더민초 운영위원 중 한명인 오기형 의원은 “특히 민주당에 쓴소리 할 수 있는 분들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며 “추천 대상으로 10여명 넘는 분들이 거론됐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80여명의 초선 의원들은 9개 모둠별 토론을 자유롭게 진행해 이를 토대로 쇄신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이러자고, 기를 쓰고 공부했나요

    [법인의 활발발] 이러자고, 기를 쓰고 공부했나요

    신심이 깊은 불자들이 작심하고 스님들에게 내뱉는 말이 있다. “이렇게 사시려면 세속에 계시지 왜 출가하셨나요?” 이런 극한의 언사에는 그럴 만한 맥락이 있다. 재물과 권력으로 상징되는 욕망을 수행자들이 서슴없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런 부류들은 대개 승단의 고위직에 있는 분들이 많다. 권력의 자리에서 돈을 탐내고, 그 돈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세속의 문법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직설한다. 이렇게 사시려고 출가했느냐고. 그리고 또 묻는다. 그동안 경전 탐구와 참선 수행은 무엇을 위한 공부였느냐고. 이런 항변을 받을 때마다 나는 그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당연히 변명할 그 어떤 말이 있을 수 없다. 핵심을 찌르는 그 한마디가 내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무엇을 위한 공부인가’라는 그 한마디. 그건 그들이 승단에 보내는 불신이고 수행자들에게는 자기부정이다. 모든 분야에서 존재의 이유, 행위의 이유를 묻는 일은 곧 정체성의 확인이다. 이런 것들이다. “당신은 왜 교사가 되셨습니까”, 혹은 “당신은 왜 교육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계십니까.” 이런 질문은 교사가 되려는, 이미 교사인 사람들에게는 그들 삶의 방향과 바탕을 점검하는 일이다. 정체성을 확인하는 물음이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시로 이런 근본적인 물음을 물어야 하는 까닭은 분명하다. 질문이라는 죽비를 통해 본질에서 이탈하려는 자기를 회복하고 타락을 막고자 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전 국민이 공분하고 있다. 대명천지에 아직도 부정과 편법과 반칙이 교묘히 행해지는 현실이 참 슬프다. 여기서 ‘슬프다’는 표현은 ‘나쁘다’는 말보다 가혹한 선언이다. 연일 언론에 부정의 사례와 방법이 알려지고, 이어 정치권의 공방을 지켜보면서 매우 상식적인 물음이 떠오른다.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왜 그래?” 회사 이름에 공사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공기업인 모양인데, 그렇다면 이렇게 묻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또 상식적인 질문 하나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반칙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묻고 싶다. 그동안 곳곳에서 부정과 반칙이 드러나 하루아침에 신세를 망치는 사례를 숱하고 봤을 터인데 말이다.이 투기 사태에서 내가 아찔한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슬픈 것은 정작 따로 있다. 히말라야산을 황금으로 다 채운다고 해도 한 사람의 욕망도 만족시킬 수 없다고 했으니, 인간의 허욕과 과욕은 그렇다고 하자. 부끄러움을 모르는, 아니 뻔뻔한 투기 의혹 당사자로 생각되는 어느 사람이 올린 글은 ‘슬픔’을 넘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불쌍하다’는 말은 그에게 보내는 최고의 모욕적 언사다. 불쌍한 그 사람은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다. 털어 봐야 차명으로 했으니 찾을 수 없다. 세상이 욕해도 나는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그리 하겠다.” 이 사람은 부끄러움을 부러움으로 읽는 ‘정신승리자’인 것 같다. 그러니 불쌍하다. 이어 그는 세상을 조롱한다. “공부 못해서 우리 공사에 못 온 것들이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하고 있는 너희들을 극도로 혐오한다.” 나는 이런 글을 쓴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래서 거듭 슬프고 불쌍하다. 정말 궁금해서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글을 쓴 당신은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편법으로 더 많이 해먹자고 그리 기를 쓰고 공부한 것인지를. 상식적으로 질문하면 오류가 드러난다. 그래서 그에게 묻는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그 글을 보면 어떤 말을 할까? 아니 자녀들에게 자랑하고 권유할 만큼 당신의 그런 생각과 태도는 당당한가? 또 자녀들에게도 그리 살기 위해 공부하고, 그리 사는 것이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슬픈 심정으로 독백한다. 이런 편법을 쓰고 이런 편법을 변명하는 지금 모습이 구차하지 않은가? 당신은 앞으로도 계속 오만한 정신승리법으로 세상에 대해 변명하며 살고 싶은가? 상식적 질문에 상식적인 답. 그 길만이 살길이다.
  • [2030 세대] ‘내가 옳다’를 증명하려면/김영준 작가

    [2030 세대] ‘내가 옳다’를 증명하려면/김영준 작가

    영화 ‘빅쇼트’와 ‘머니볼’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마이클 루이스의 논픽션이 원작이란 것과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옳음을 증명해 나가는 내용이란 점이다. 빅쇼트에선 온 세상 사람들이 호황에 취해 있을 때 불황을 예상하고 베팅해 큰 수익을 거두는 투자가들을 다루고 있고, 머니볼에선 업계의 통념과는 다른 방식으로 야구단을 운영해 성공을 거두는 구단 경영자의 모습을 그린다. 두 영화 다 자신의 생각과 예상이 옳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긴긴 시간 동안 고뇌하는 주인공을 다루다가 결국 자신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카타르시스가 터진다. ‘이거 봐! 모두가 내가 틀렸다고 했지만 사실은 내가 옳은 거였어!’ 영화 속 캐릭터가 이렇게 해도 매우 큰 카타르시스가 오는데 그 주인공이 나라면 오죽할까? 내 신념과 내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그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신이 옳았다는 걸 증명하고자 하는 사람은 거의 다 실패한다. 사실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는 태도는 매우 나쁜 길로 빠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과 부합하는 자료만 편향적으로 선택하고 어떤 사건과 현상에 대한 분석 또한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즉, 현실이나 상황, 자료 등을 제대로 분석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을 강화해 나가는 쪽으로만 이용하는 셈이다. 어떠한 생각과 믿음은 한번 결정하면 그 경로를 따라가게 돼 있기 때문에 생각과 믿음은 매우 신중하게 따져 선택해야 하는 것이며 시간이 지날 때마다 이것이 정말로 옳은지를 재검증해야 한다. 특히나 내 생각이 대부분의 사람과 다르다면 더욱더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것이고. 이렇게 얘기하면 어떤 사람들은 ‘흔들릴수록 굳게 믿어야지 어떻게 그렇게 쉽게 포기할 생각부터 먼저 하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과 신념은 강철을 달구고 벼려 내는 것처럼 철저한 검증을 통해 쌓아 나가는 것이다. 그저 무조건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데이터와 사실들을 외면하는 것이 될 수 없다. 빅쇼트와 머니볼 속의 주인공들을 다시 돌아보면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이들은 생각과 의견을 정하기 전에 데이터를 철저하게 살펴보고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으며 모든 것을 종합해 신중하게 생각과 의견을 정했다. 그러고 나서 현실이 자신의 생각과 반대로 움직일 때 그저 정신승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 데이터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하게 재검증을 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는 강한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그에 반해 대부분 사람의 생각과 판단은 너무나도 가볍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과 검증이 없는데 내가 옳고 세상이 틀릴 순 없다. 많은 사람이 저지르는 잘못된 생각과 판단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내가 옳다는 강박은 더욱더 큰 틀림으로 갈 수 있다.
  • [심리학의 세상 유람] “정신 승리가 발판이 되어”

    [심리학의 세상 유람] “정신 승리가 발판이 되어”

    작년 한 해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변화에 대처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그 결과 아직 코로나가 사라지지 않은 세상이지만 비교적 덤덤하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마스크는 얼굴의 일부가 되었고, 화상회의 플랫폼 화면 속에 나타난 얼굴들을 보며 각자 술과 음식을 앞에 두고 회식을 하는 것도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돌이켜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처음 알게 된 후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것이 과연 나의 삶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궁리하고, 그에 따라 삶의 양식을 자발적으로 혹은 강제로 변화시키느라 어지간히 애를 쓴 게 아니다. 그래서 딱히 누군가를 만나지도 않고 어디를 가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느라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쏟았다. 그래서 작년 한 해 그렇게 고단했나 보다. 필자가 속한 연구팀에서는 2020년 1월 말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와 정서 상태를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하였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서서히 지쳐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덜 행복해지고, 더 우울하고 불안해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지난 3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도입된 직후 사람들의 행복감은 눈에 띄게 급락했다. 그중 젊은 사람들은 무료함에 압도되었고, 어린아이를 둔 여성들은 가중된 육아와 집안일로 새로운 차원의 노동강도를 경험하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의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착실히 해냈지만, 심리적 비용을 그 대가로 치러야 했다. 그런데 추후 분석 과정에서 코로나 이전의 삶의 만족도와 긍정적인 정서 상태를 여전히 유지하는 사람들이 발견되었다. 무엇이 달랐을까? 물론, 개인의 사회경제적인 상황이 일조하긴 했으나, 이러한 객관적인 조건 외에 이들의 회복 탄력성을 결정한 것은 바로 각자가 처한 상황 속에서 사용한 나름의 대처 전략(coping strategy)이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한 결과를 가져온 대처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이들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평소보다 더 자주 문자나 통화를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존재와 유대를 확인했다. 전 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존재론적 위태로움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소중한 사람들과의 연결은 서로에게 구원과 같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경험했을 것이다. 두 번째 대처 전략은 코로나로 인해 갖게 된 ’잉여 시간’을 자신만의 활동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코로나의 심리적 여파와 관련된 전 세계의 많은 연구가 공통적으로 주목한 것은 무위(無爲)의 치명적 지루함이었다. 지루함은 자가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사람들이 꼽는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보고된다. 영어 표현 ‘bored to death(지루해서 죽을 것 같다)’는 빈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루함을 견디게 해주고 더 나아가 몰입감을 선사하는 활동을 함으로써 갑자기 헐거워진 일상을 채우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이 기간을 더 잘 보냈다. 마지막 전략은 가장 효과적이었던 대처이기도 한데, 바로 주어진 상황을 (재)해석하여 부정적인 정서를 관리하는 전략인 ’인지적 재해석’이다. 기존의 수많은 연구는 인지적 재해석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코로나 상황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유가 대폭 제한된 일상에 적응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함을 견뎌내는 것은 비록 ’객관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주관적인 재해석을 통해 고통을 덜어낼 재량이 있다. 이 재해석의 구체적인 내용은 각자 다를 것이다. 하루아침에 수십 년간 교실에서 가르쳐온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던 선생님은 새로운 교수법을 익히면서 자기쇄신의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 야근이 일상이었던 직장인은 재택근무로 인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간 자신이 얼마나 배우자와 자녀에 대해 무지했는지를 깨달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와 같은 연구자들은 대폭 줄어든 대외활동 덕분에 밀려왔던 논문을 작업할 시간을 벌었다고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먹구름 사이로 살짝 틈을 타고 들어오는 빛줄기에 주목하자!”식의 전략에 대해 혹자는 정신승리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문제해결을 위해 개인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지극히 미미한 조건에서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은 결국 각자 처한 상황에 대한 생산적인 해석과 그에 따라 장착하게 된 관점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인지적 재해석은 체념과는 구별되는 적극적인 대처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서 점점 떨칠 수 없는 기분은, ’정신 승리’라도 할 수 있는 처지에 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 그리고 책임감이다. 이런 연구의 서글픈 한계이기도 하지만 위 세 가지 대처 전략이 무색해지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그렇기에 우리는 정신 승리를 발판으로 더욱더 스스로를 열심히 돌보고, 이를 통해 얻어진 평정심을 원동력으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은수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 김영우 “安 거론 말라는 김종인, 오만이자 정신승리”

    김영우 “安 거론 말라는 김종인, 오만이자 정신승리”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은 같은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한 것과 관련 “이번 선거에서 지면 이민을 가겠다고 하는 사람까지 나올 정도로 절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단일화 얘기도 꺼내지 말라는 건 굉장히 오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2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그러면 김 위원장이 딱 점찍는 사람만 (후보가) 된다는 건가. 지금 혼자 정신승리하고 계시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실 정치는 냉혹하다. 지금 안 대표가 야권에서 압도적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를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는 것은 뭔가 굉장히 잘못된 현실 인식”이라며 “지금 길을 막고 물어보면 다들 단일화해야 한다고 한다. 야권 단일 후보가 아니면 여당 후보에게 진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간판으로 나갈 필요가 없고, 오히려 당의 간판을 주장하면 민심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국민의힘은 기득권을 크게 포기하는 드라마를 이번에 보여주지 않으면 선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유승민, 文 ‘백신 차질 없이 진행’에 “혼자 정신승리한 대통령”(종합)

    유승민, 文 ‘백신 차질 없이 진행’에 “혼자 정신승리한 대통령”(종합)

    유, 文 청와대 코로나 대책회의 발언 비판“‘사실 아닌 걸로 하기로’…조롱·경멸의 대상”“어김없이 K방역 ‘자랑’, 참 대단한 정신승리”文 “백신 미확보·접종 늦는다는 건 사실 아냐”文 “미·일 비교해 확진 1000명대는 성과”文 “자부심 가져라, K방역은 이미 세계 표준”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둘러싼 우려를 해소하는 발언을 겨냥해 “백신 확보에 실패해 접종이 늦어진 ‘사실’에 대해 오늘 대통령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면서 “이 정도면 참 대단한 정신승리”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신 접종과 관련, “(정부의) 당초 방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내년 2월부터 의료진, 노인요양시설 수용자·종사자 등 우선순위 대상자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사망자 수가 170만명이 넘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상대적으로 잘 대응했다”면서 “K방역의 검사(Test), 추적(Tracing), 치료(Treat) ‘3T’는 이미 세계의 표준이 됐다. 국민 참여야말로 진정한 K방역의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온 국민 다 아는데 사실 아니라고우기는 대통령 바라보는 국민 괴로워”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오늘도 어김없이 K방역이 세계의 표준이라며 자랑하기에 바빴다”며 이렇게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을 두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우기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건 국민으로서도 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분은 정말 저렇게 믿는 건지, 아니면 거짓인 줄 알면서 저렇게 태연한 건지, 대통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지적했다. 그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이 인터넷 대나무숲에 울려퍼져도, ‘사실이 아닌 걸로 하기로’ 혼자 정신승리한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제 조롱과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조소했다. 유 전 의원은 “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 문 대통령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덧붙였다.文 “내년 2월부터 의료진 등 백신 접종”“코로나 보안사항 외 정부 방침 다 밝혀” 앞서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여러 달 전부터 범정부 지원체계를 가동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백신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면서 “내년 2월부터 의료진, 노인요양시설 수용자·종사자 등 우선순위 대상자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고 돌발상황을 대비한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백신 도입시기를 앞당기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고, 접종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다. 백신도 마찬가지”라며 “보안사항 외에는 정부 방침을 그때그때 밝혀왔고, 그대로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文 “치료제, 현재 차질 없이 진행 중”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를 종식시키고 일상으로 복귀하려면 방역과 백신, 치료의 세 박자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면서 “백신은 세계수준과 차이가 있지만, 치료제는 뒤처지지 않으리라는 전망을 그동안 밝혀왔고 현재까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치료제 개발과 상용화에 빠르게 성공한다면 코로나 극복의 또 다른 길이 열릴 것”이라며 “방역 선도국에서 더 나아가 방역, 백신, 치료 세 박자를 모두 갖춘 모범국가로 세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우리가 일평균 1000명대 확진자를 기록하는 동안 미국은 평균 23만명, 일본 2800명 등을 기록했다”면서 “국민이 한마음이 돼 거두고 있는 성과다.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윤석열 정직에 조국 “검찰개혁대전 후속 열려”…김용민 “분하다”

    윤석열 정직에 조국 “검찰개혁대전 후속 열려”…김용민 “분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정직 징계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16일 평상시처럼 정시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쯤 승용차를 타고 지하 주차장을 통해 대검찰청에 출근했다. 전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2차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는 이례적으로 출근길 차에서 내려 응원나온 시민들에게 강추위에 더 이상 나오지 말란 말을 하기도 했다. 대검은 윤 총장의 징계가 확정될 때까지 정시에 출·퇴근하고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사징계법상 감봉 이상의 징계는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재가한다. 이날 윤 총장의 정직 결정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역시 사상초유가 될 검찰총장의 소송제기, 이에 뒤따르는 치열한 법정공방과 검찰, 언론, 야당의 집요한 반정부 정치투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이런 와중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발족하여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무소불위의 ‘마지막 절대권력’인 검찰을 바꾸려는 ‘검찰개혁대전’의 후속 시즌이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윤 총장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한 법무부 징계위원들이 대부분 호남 출신이란 점과 징계를 주도한 법무부 검사들이 학생 시절 서울대의 운동권 세력인 ‘21세기 진보학생연합’에서 활동했다는 보도를 들면서 “망국적 지역감정에 이어, 이제 시대착오적 색깔론까지 동원되었다”고 비판했다.윤 총장 해임 결정을 희망했던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도 SNS를 통해 “장고 끝에 악수였다. 징계위원 명단이 드러나고, 회의가 길어지면서 윤석열의 활동 공간을 넓혀준 꼴이 됐다”면서 분하고 열받는 심정을 표현했다. 김씨는 “오늘만 사는 사람들이어야 레거시 권력의 무지막지한 반발을 감수하고 해임 결정을 했을것”이라며 지지율 하락에 따른 여권내 우려도 윤 총장 해임이 아닌 징계 결정에 한몫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직2개월로 윤석열에게 큰 경고가 됐을 것이라는 식의 정신승리는 너무 나갔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수처 출범에 대해서도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공수처법이 통과됐지만, 법원 판사들도 검사들에게 절절 매는 상황에서 2000명 검사가 2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되는 공수처를 자기 발 아래 두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김씨는 전망했다. 그는 “윤석열 해임이라는, 당장 지지율에는 타격을 미치지만 임기말 공직사회 기강다잡기라는 확실한 시그널을 보여주지 못한 점, 통탄할 일”이라고 한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권정선 의원 “교육지원청이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 다해야”

    권정선 의원 “교육지원청이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 다해야”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권정선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부천5)은 지난 9일 수원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한 수원·평택·안성·여주교육지원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육지원청이 지역 학교의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여전히 미온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교육지원청이 중심을 가지고 제 기능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질의에서 권정선 의원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과학실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후 수원교육청이 별도로 세운 안전사고 대책이 있는가?”고 물었다. 이형우 수원교육장으로부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담당교사 집체 연수를 통해 매뉴얼을 주지시켰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주지 정도의 미온적 대처를 하고 있으니 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이라며 “매뉴얼이 있는데도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면 별도의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학교급식 위생 점검도 연 2회 불시에 하게 되어 있는데 점검결과를 보면 A, B 두 등급 중에 모든 학교가 A 등급을 받았다”며 “두 개의 등급이 있다는 것은 적합, 부적합으로 판단하는 것 같은데 모든 학교가 재점검 대상이 없다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며, “학교가 바쁘지 않은 때를 골라 학교급식 점검도 나가야 하겠지만, 제대로 된 평가가 수반될 때만이 급식환경이 유지될 수 있고, 개선될 수 있는데 교육지원청이 봐주기식 평가를 하는 건 아닌가”며 교육지원청의 엄정한 점검을 촉구했다. 또한 권 의원은 “지난 2년간 성비위 징계 교원 현황을 보면 평택지역에서 대도시 지역과 버금가는 수치인 4건이나 발생됐고 모두 초등학교 교원이었는데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등교원이 이렇게 많이 연관되었다는 것도 문제인데 후속조치를 어떻게 했는가”라고 물었다. 양미자 평택교육장으로부터 “사안이 발생되면 다음날 학교장 회의를 소집해 연수를 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계속 사고가 발생되면 보완책이나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지 단순히 교장 연수로 그칠 일이냐”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권 의원의 지적은 여주교육청의 성폭력 예방교육과 수원교육청의 흡연예방교육으로 이어졌다. 권 의원은 “여주교육장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했다고 보고했는데 자료를 보면 2018년도에 비해 해마다 성교육 대상 학교 수도 줄었고, 수업시간도 줄었다”며 “이것이 어떻게 강화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명신 여주교육장으로부터 열심히 하겠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강화됐다고 정신승리 할 것이 아니라 예산이 들여 강화하겠다고 했으면 구체적인 교육결과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 의원은 “수원교육청은 흡연예방 실천교육을 하면서 주로 초등학교에서 많이 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고, 학교에서 신청할 경우 지원하고 있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흡연예방교육이 물론 조기에 하면 좋겠지만 일반교육도 아니고 심화교육을 초등학교 32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7곳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심화교육이라면 당장 흡연에 노출 빈도가 높은 중고교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교육의 내실화를 촉구했다. 그 밖에 권 의원은 여주지역의 학업중단학생비율 상승 이유와 몽실학교 추진 현황, 평택지역의 기초학력신장 지원과 고교 평준화 추진 현황 등 지역교육현안 사항에 대해 질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아직도 부동산은 자신 있나요/백민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아직도 부동산은 자신 있나요/백민경 산업부 차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동산 문제는 정부에서 잡을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집값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도 했다. 정부의 이런 ‘호언장담’을 믿고 곧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며 대기 상태에 머무른 이들이 주변에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집값은 역대 정권 그 어느 때보다 올랐고, 전셋값은 최근 1년 새 미친 듯이 뛰었다. 이 때문에 발생한 첫 번째 문제는 비슷한 월급, 비슷한 환경에서 출발했는데 수년 전 집을 샀는지 안 샀는지에 따라 수억원 혹은 그 이상 자산 규모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월급 모아 가며 그저 성실히 살았는데 순간의 선택으로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게 된 이들이 늘었다. 두 번째 문제는 스물세 차례나 부동산 정책을 쏟아낸 부작용으로 되레 주택 공급이 줄어든 탓에 집값이 너무 올라 기존에 사려던 집을 엄두도 못 내게 됐다는 점이다. 대출을 받아 적당한 가격의 집을 사고 오른 집값에 모은 돈을 보태 조금 더 큰 집으로 이동했던 서민과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의 꿈´과 ‘자산 증식의 사다리’가 무너졌단 얘기다. 세 번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집값 상승에 따라 전셋값도 뛰는 마당에 새 임대차보호법으로 전세까지 건드리다 보니 이젠 들어갈 전셋집이 실종됐다. 대신 월세는 훨씬 빨리 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동산은 안정돼 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3년간 집값이 14% 올랐을 뿐이라고, 언론이 선동하는 것일 뿐이라고 호소도 한다. 정말 그럴까. 본지가 부동산114와 공동으로 최근 우리 동네 집값이 2년 새 얼마나 올랐는지 파악하기 위해 서울 25개 자치구별 대장 아파트를 임의로 선정해 2018년 9월 대비 2020년 9월의 매매시세 변동률(전용 84㎡ 기준)을 분석했다. 서울 25개구 ‘대장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2년간 최대 40% 넘게 올랐다. 9억원 안팎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의 대장 아파트 집값 상승률은 강남 3구 두 배 수준이었다. 외곽까지 싹 다 올랐단 얘기다. 30평대 아파트들이 10억원을 돌파한 지는 이미 꽤 됐다. 3년으로 기준을 확대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올리는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정작 대출규제 확대와 집값 상승 공포에 따른 패닉바잉(공황 구매)만 심화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내 집 마련은 부모 찬스가 없으면 도전조차 어렵고, 청약 당첨은 3대가 공덕을 쌓아야 하며, 전셋집은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업소에 별도 ‘조공’이라도 바쳐야 구할 수 있는 지경”이란 말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정부만 모르는 듯하다. 지난 14일 열린 ‘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 자료를 보면 ‘기존 임차인의 주거안정 효과는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 ‘최근 주택시장 상황은 투기수요 근절과 실수요자 보호라는 정책목적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란 표현이 나온다. 길거리만 나가서 물어봐도, 인터넷 부동산게시판만 10분 둘러봐도 부동산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드물다. 국민은 천정부지 집값에 평생 남의 집 살이를 할까 불안하다. 그런데 잠시 들어가 살 집조차도 찾기 버겁다. 이쯤 되면 지난 18일 홍남기 부총리가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전세 거래 실규모가 늘고 매매 시장은 안정세”라고 보고한 것은 정부의 ‘정신승리’(자책감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은 지지 않았다고 정당화하는 것을 이르는 말)다.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1학기 같은 2학기는 거부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1학기 같은 2학기는 거부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진짜 후회 없는 거야?” “백번 생각해도 잘했다 싶어.” 1학기 내내 아이와 답답한 아파트 안에서 발뒤꿈치 들고 살던 A는 결국 시골에 사는 친정엄마네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아이와 이사를 갔다. 코로나19가 만든 신종 ‘기러기 가족’이다. 결정적 이유는 하나였다. 친정엄마 집 근처 작은 시골 초등학교는 1학기에도 매일 전교생이 등교를 했다는 것. 기약 없고 들쭉날쭉한 도시 학교의 정상화를 기다리기에는 엄마도 아이도 우울하게 지쳐 갔고, 특히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온 가족이 내린 결단이라고 한다. 요새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른바 ‘코로나 전학’이다. 맞벌이 가정은 이미 할머니 찬스, 할아버지 찬스는 물론 고모, 삼촌, 이모 찬스까지 모두 소진한 지 오래이다. 지난 5월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었다’고 대답한 여성노동자는 전체 응답자의 10%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여성노동자의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돌봄노동은 60%나 더 증가했다고 한다. 추석을 지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있다. 영 멈춰 서 있던 방과후 수업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방과후 수업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1학기에도 방과후 수업 신청만 받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모두 없었던 일로 됐던 경험들 때문이다. 즉 학생들의 보호자들은 학교에 가는 지금의 상황이 며칠 안에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A에게는 명문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지인 B가 있었다. A의 이야기를 듣던 B는 “코로나랑 학교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되물었다. B의 아이는 A의 아이와 같은 나이인데, 이미 개학 후 일주일 정도 적응기를 거쳐 ‘실질적 대면수업’이 온라인으로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자세히 물어보았단다. B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학기 초에 디지털로 학생들이 연결되고 참여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아이들이 스스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장시간 집중이 어려운 온라인 수업인지라 일방적 강의 수업은 전면 폐기하고 아이가 스스로 발표하고 토론에 참여하는 수업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체육이나 음악은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소수 정예 그룹과외 방식으로 진행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단다. A는 이 모든 것이 현실로 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며 듣다가 ‘같은 나라 다른 세상’이라 정신승리하는 것으로 시끄러운 속을 달랬다 한다. 공교육에 아이를 맡긴 대부분의 보호자는 그런 명문 사립학교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기대하진 않는다. 그저 공교육 아래 안전한 ‘돌봄’, 그리고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사회성’이 적절히 발달하는 정도가 소박한 바람이라면 바람이다. 제대로 된 돌봄과 적절한 사회성 발달은 ‘일관성’이 핵심이지만, 지난 학기 널뛰듯 들쭉날쭉한 등교 상황은 일관성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이었다. 임시 대책으로 ‘등교인원 제한’이 시행됐지만, 코로나 시대임에도 재택근무는커녕 근태 평가를 더 삼엄하게 당하는 수많은 노동자는 아이가 아예 등교하지 않는 상황보다 퐁당퐁당 등교하는 상황이 더 고통스럽다. 코로나19 아래 공교육은 맨몸 그대로를 드러냈다. 교육격차는 말할 것도 없고 최소한의 돌봄 기능과 사회성 발달도 내팽개친 형국이다. 학생 없는 텅 빈 학교를 매일 방역하고 서류 만들고 출입 금지하는 사이, 2020년 1학기는 아이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한 반에 고작 20명 남짓인데 한 학기 내내 선생님의 전화 한 통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아이, 학원은 다 가는데 왜 학교만 못 가는 거냐고, 또는 학교는 대체 왜 가는 거냐고 묻는 아이에게 그 이유를 쉽사리 대답할 수 있는 보호자는 드물다. 7개월이나 공적 교육체계가 학생을 가정에 떠넘기는 것은 제대로 된 시스템이 아니다. 무능이고 무책임이다. 방역을 이유로 아이들을 방치하던 1학기를 거부한다. 이제는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아이들에게 일관성 있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는 옵션일 뿐’, ‘기왕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야 한다’ 등 공교육을 향한 원망 섞인 자조로 관망하기에는 아이들의 현재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 서민 교수 “문 대통령 학력 비하는 대깨문의 집단난독”

    서민 교수 “문 대통령 학력 비하는 대깨문의 집단난독”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10일 ‘공부못하는 학생의 전형 문재인’이란 자신의 블로그 글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서 교수의 페이스북에 “서울대 나온 쓰레기들의 전형!”이란 악성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친민주당 성향의 지식인들도 서 교수 비판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8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잘한 게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임명한 것 말고는 도대체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운을 뗀 뒤 공부 못하는 학생과 문 대통령의 공통점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전 과목을 두루 못하며, 핑계가 많고, 정신승리를 심하게 하면서 나쁜 친구를 사귀고, 듣도보도 못한 방법을 쓰며, 편드는 이가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의 글에 친민주당 성향의 김정란 상지대 명예교수는 “문 대통령은 서울법대 갈 실력이 안되어서 경희대 법대에 간 것이 아니다”라며 “4년 장학금을 받기 위해 경희대에 갔고, 사법연수원도 수석으로 졸업했는데 민주화운동 투옥 경력때문에 점수가 깎여 차석으로 졸업했다”고 지적했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도 “문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니지만 교수님이야말로 한국 학벌 귀족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서 교수는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세력)들의 집단난독’이라고 반박하면서 자신의 글은 문 대통령의 무능과 이를 이전 정권에 핑계대는 걸 지적하는 것이었다며 그저 한숨이 나온다고 한탄했다. 서 교수는 “문 대통령은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에서 낙제점이고, 대통령 본인이 무능한 탓이건만, 반성하기는커녕 나라가 잘 돌아가고 있다며 정신승리를 하고, 도저히 변명하기 어려운 부분에선 이전 정권 핑계를 댄다”며 “사태가 이런데도 대깨문들은 대통령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성군이라며 옹호하니 앞으로도 대통령은 달라지는 게 없을 테고, 이 나라는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며 이런 모습은 공부는 안하면서 남탓만 하는 학생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 글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부 못하는 학생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낙제점인데도 반성은 커녕 남탓만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나아질 확률도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우리 국민에게 커다란 불행인데, 당장 그만둬준다면 좋겠지만 그럴 것 같지 않으니 국민들이 남은 임기 동안도 절망 속에서 보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이어 자신은 문 대통령이 경희대를 나왔다는 얘기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게 그가 좋은 대학을 나와서가 아니었으며, 조국과 추미애를 비판하는 게 그들이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며 자신은 학벌주의자가 아니란 입장을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잘 했다면, 그의 학벌이 어떻든 죽을 때까지 존경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서 교수는 “대깨문과 그 리더들은 제 글을 ‘자기가 서울대 나왔다고 경희대 나온 대통령을 업신여겼다’로 단정지은 뒤 대통령이 얼마나 공부를 잘 했는가 거품을 문다”며 문 대통령 지지세력과 생산적인 논쟁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시민 ‘김정은 계몽 군주’ 발언에 野 “해괴한 논리 총동원”(종합)

    유시민 ‘김정은 계몽 군주’ 발언에 野 “해괴한 논리 총동원”(종합)

    허은아 “유시민, 공감회로 고장난 듯 하다”김기현 “정신승리는 가히 기네스북 오를 만”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김정은 계몽군주’ 발언을 놓고 27일 야권이 일제히 비판을 퍼부었다. 유 이사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 소식이 전해진 지난 25일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언급하며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또 유 이사장은 통지문 전문을 접한 뒤 북한의 ‘사살(추정)되는 사건’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 문장을 쓴 사람의 심리 상태를 보면 이걸로 코너에 몰리기 싫은 것”이라며 “이 선에서 무마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대통령은 침묵하고, 대통령의 ‘분신’들이 요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이 총살당하고 방화당한 끔찍한 사건을 얼버무리기 위해 해괴한 논리를 총동원하고 있다”며 “유시민류 좌파들의 논리라면 ‘김정은이 이 정도 도발한 걸 다행으로 생각하자’고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유시민 이사장의 공감 회로가 고장 난 듯하다”며 “지금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공감해야 할 것은 김정은의 사과 이전에 우리 국민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북한의 도발에 두려워하는 대한민국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김기현 의원도 “민간인 사살행위는 전시에도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인데, 이런 범죄자에 대해 ‘계몽군주’라느니 ‘이례적’이라느니 호들갑 떠는 이 썩어빠진 굴북 세력들의 정신승리는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만하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북한은 계몽군주, 남한은 혼군(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라는 뜻)’이라는 짧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유 이사장을 비판했다. 이른바 ‘시무7조’라는 상소문 형태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화제가 된 ‘진인 조은산’(필명)은 자신의 블로그에 “계간(동성애) 군주와 북에서 상봉해 한바탕 물고 빨고 비벼댈 마음에 오타라도 낸 건 아닌가 싶다”고 글을 올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