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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살 아기도 감염…대구시 “10일까지 대면 예배 완전 금지”

    2살 아기도 감염…대구시 “10일까지 대면 예배 완전 금지”

    대구시는 1일부터 열흘간 대면 예배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방안을 시행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강화된 대구형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동구 사랑의교회에서 30여명이 확진되는 등 수도권발 확진이 잇따르자 추가 확산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것.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행 방안을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강화했다. 교회 등 종교시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0일 자정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해 비대면 영상예배만 허용한다. 대면 예배와 소모임, 식사 등은 금지한다. 클럽, 나이트 형태 유흥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은 기존 집합제한 조치를 집합금지 조치로 전환했다. 부산 등 인근 지역에 집합금지 조치가 내린 상황에서 지역만 집합제한 조치를 유지할 경우 타지역 유흥객 유입 우려가 있다고 봤다. 또 요양병원, 정신병원, 사회복지시설 면회를 전면 금지하고 수칙을 위반해 확진자가 발생하면 법적 조치키로 했다. 학원은 학생 학습권 보장과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기존 집합제한 조치를 유지한다. 방역 수칙 위반 시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업주와 종업원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고객에게 음식 섭취할 때 외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고지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시는 10일까지는 일반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홍보·계도하고 11일부터 위반 시 영업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마스크 쓰기 생활화를 위해 먹고 마실 땐 말 없이, 대화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하자는 내용으로 ‘마스크 쓰GO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권영진 시장은 브리핑에서 “10일까지 이번 위기를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집합금지, 대중교통 축소 등 지금보다 더 고강도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며 시민 협조를 촉구했다. 앞서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2명 증가한 704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생한 확진자는 지역감염 1명과 해외유입 1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동구 사랑의교회 신도의 2살 아들이다. 아이도 교회 신도로 등록돼있고, 광화문집회 이후 열린 대면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사랑의교회 신도 112명 가운데 3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재난은 불평등하다/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재난은 불평등하다/유영규 사회부장

    “극단적 선택을 하기 일주일 전쯤 저희에게 전화가 왔어요. 발달장애 아들을 혼자 돌보는데 더 견디지 못하겠으니 제발 도와 달라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 활동가들은 A(59)씨를 또렷이 기억했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상황은 다급해 보였다. 활동가들 역시 장애인의 부모이기에 ‘일단 만나서 방법을 찾자’고 했다. 사정은 그랬다. A씨는 몇 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서 홀로 발달장애 아들(24)을 돌봤다. 마음 나이가 몸 나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식을 키우는 일은 고됐다. 아이가 폭력적으로 변하는 등 돌발 행동을 반복하면 고충은 배가 됐다. ‘좀 조용히 살자’는 이웃들 항의를 받는 일도 다반사였다. 아슬아슬하게 반복되는 벼랑 끝 일상 위로 코로나19가 덮치자 도움의 손길마저 끊겼다. 그나마 낮에는 주간보호센터에 아들을 맡길 수 있었지만, 감염 위험에 복지시설이 모두 폐쇄되면서 A씨는 24시간 내내 집에서 아들을 돌봐야 했다. 일상이 전쟁이었다. A씨는 궁여지책으로 지난 2월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현실적으로 아이를 맡아 줄 곳은 정신병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들이 견디질 못 했다. 불과 석 달 만에 아들의 몸무게가 10㎏ 이상 줄어들었다. 면회를 가면 퀭한 얼굴로 “나 집에 가고 싶어”라며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죄책감에 뜬눈으로 지내던 A씨는 5월 말 아들을 퇴원시켰다. 다시 복지시설 등을 수소문했지만, 번번이 거절만 당했다. A씨가 장애인부모단체에 도움을 청한 것도 이 무렵이다. 상담 후 A씨는 이틀간 다른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하는 주간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엄마 옆에는 ‘아픈 손가락’ 같은 아들이 꼭 붙어 있었다. 둘째날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며 인사를 나눴다. “힘 내봅시다. 방법이 있겠죠. 같이 찾아봐요.” “네. 저 갈게요.” 그게 마지막이었다. 다음날 아침 광주 광산구의 한적한 도로 위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A씨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대학생 딸에게 쓴 유서 한 장이 남아 있었다. 가슴 아픈 죽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선 3월에도 제주 서귀포시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인 고교생 아들과 함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 역시 코로나19로 특수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장애인 복지시설이 모두 문을 닫자 집에서 아들을 혼자 돌봐 왔다. 코로나19는 재난마저 평등하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장애인과 노인, 가난한 사람 등 사회경제적 자원을 적게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다치고, 죽고 또 고통받는다. 28일간 111명이 코호트 격리돼 7명이 죽어 나간 청도정신병원 사태가, 뒤늦은 고위험군 분류로 15명의 사망자가 나온 신장장애인들의 죽음이, 활동 지원 없이 자가격리를 견뎌야 했던 중증 뇌병변 장애인들이 그랬다. 약자들은 유례를 찾기 힘든 전염병 앞에 맨몸으로 버틴다. 변이를 거듭 중인 못된 바이러스는 지금도 교활하고 치밀하게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들을 먼저 찾아내 공격 중이다. 바이러스 자체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이를 견딜 수 있는 육체적이고 경제적인 면역력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코로나 2차 대유행’이 현실이 되면서 정부는 얼마 전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내놨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매뉴얼에는 △감염병 정보 접근성 제고 △이동서비스 지원 △감염 예방 및 필수의료 지원 △돌봄 공백 방지 △장애인시설 서비스 운영 등이 담겼다. 부디 매뉴얼이 허울뿐인 정책 구호가 아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기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과 눈앞으로 다가온 대유행의 공포가 너무 크다. whoami@seoul.co.kr
  •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1992년 탐색개발이 T50의 첫 발걸음美 록히드마틴이 기술지원 맡았지만짧은 일정에 “성공하면 장 지지겠다”개발팀, 세계 최초 3차원 컴퓨터 설계모형 제작 생략… 보잉도 기술력 인정 연구원들 휴일 반납… 2명 과로로 순직2003년 세계 12번째 초음속 비행 성공 미국이 기술 전수를 거부해 아예 처음부터 우리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최근 출고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AESA 레이더는 1000개의 모듈로 표적을 탐지하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 장비로 꼽힙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X의 전방과 중앙 동체, 동체 뼈대인 ‘벌크헤드’, 좌우로 뻗은 큰 날개인 ‘주익’을 조립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제 KFX 시제기 개발에 본격적인 막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만약 예정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내년 상반기쯤 시제기 1호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얼마 전 KAI와 전술입문용 훈련기 2차 사업으로 국산 ‘TA50 블록2’ 20대와 군수지원체계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외국산 훈련기를 사용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한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로 국산 훈련기의 위력은 높아졌습니다.●“사는 게 싸다” 주장에도 공군 KFX 개발 결과만 얘기하니 쉬워 보이지만, 사실 국산 전투기 개발 과정은 무척 험난했습니다. 심지어 한 국책연구기관은 2013년 국회 토론회에서 “국내 개발은 해외구매 대비 2배의 고비용이 소요된다.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며 KFX 개발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에서 개발한 완제품 가격이 훨씬 싼 것은 맞습니다. 그냥 외국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군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송택환 공군본부 준장은 토론회에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면 개조와 개발이 쉽고, 신속한 군수지원이 가능한 데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논쟁을 중단하고 국내 개발로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올해와 내년, 그 중간 결과물을 보게 됩니다. 국산 전투기 개발을 원하는 공군의 신뢰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래서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 ‘T50’ 개발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 봤습니다. 20일 공군과 KAI에 따르면 ‘골든 이글’이라는 별명을 얻은 T50 개발사업은 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이 1992년부터 탐색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뗐습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을 위한 첫 단계였습니다. TA50 블록2 훈련기와 ‘블랙이글스’로 유명한 T50B가 모두 이 기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FA50 경공격기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개발사는 1997년부터 공군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T50 개발에 나섰습니다.●美 록히드마틴 기술진 “불가능한 개발” 당시 기술지원을 위해 한국에 파견된 미국의 록히드마틴 기술진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 개발일정에 대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한국식 농담까지 던지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예산을 더 확보하든지 인원을 대폭 충원하지 않으면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덮쳤습니다. 1달러당 900원이던 환율이 1개월 만에 2000원으로 올라 개발비용이 폭증했습니다.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연구팀은 ‘알아서’ 위기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당시엔 모든 항공기 제조사가 실물모형부터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CATIA)을 설계 전 과정에 적용해 실물모형 제작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참관차 방문한 미국 보잉 관계자는 “CATIA를 만든 다쏘보다 더 CATIA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계에 8개월이 줄었습니다.개발팀은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했습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 연구원 2명이 안타깝게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설계점검 조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팀원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들은 “코딱지 팠냐?”고 웃어넘기고 대수롭지 않은 척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원은 “몸이 아파도 쉬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1명이 빠지면 더 힘들 동료 생각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도 있었습니다. 착륙장치를 공급한 프랑스 개발사는 철야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연구팀에 시달려 사직서를 쓴 인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기술팀은 ‘회사 앞 나무에 목을 맬 각오로 납기를 맞추겠다’는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격한 다짐까지 했습니다.●모든 것을 건 초음속기 개발 시제기 개발을 마치자 목표기간에서 다시 4개월이 단축됐습니다. 록히드마틴 측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더이상 ‘불가능’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눈여겨본 일부 연구원은 아예 합동전폭기(JSF) ‘F35’ 개발을 위해 데리고 갔습니다.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2002년 8월, 시제기 초도비행은 조광제 중령이 탑승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사고나 실패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 뒤에야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행 행사를 가졌습니다. 2003년 2월 18일, 마하 1.05(초속 360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국산기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고생이 떠올랐는지 개발팀은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도비행을 한 조 중령은 이후 공군본부 감찰실장, 공군 군수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올해 공군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공군은 고난과 노력, 성공의 역사를 잘 알기 때문에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다수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목숨을 걸고 만든 전투기 기술이 KFX로 꽃을 피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 그래도 괜찮지 않나요”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 그래도 괜찮지 않나요”

    자폐증·트라우마 갖고 있는 인물 하나씩 조명정신 질환 희화화하진 않는지 자기검열 계속“위로받았다” 비슷한 사연 가진 사람 글에 안심지난 9일 종영한 tvN 주말극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인물 대부분은 정신 질환이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부모에게 학대받은 기억을 가진 고문영(서예지 분),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상태(오정세 분)를 비롯해 치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의존증, 경계성 인격 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겪는 이들을 하나씩 조명했다. 드라마를 만든 조용 작가와 박신우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자폐나 정신질환이 있는 당사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신경을 썼다”고 입을 모았다. 조 작가는 “이들을 외면하는 대신 인정하자는 기획 의도로 출발했지만, 혹시 너무 희화화하진 않았는지 자기검열을 계속했다”며 “비슷한 사연을 가진 분들이 위로받았다는 글을 올려주셔서 조금은 안심했다”고 털어놨다. 조 작가는 자폐 아동을 기르는 지인들을 만나거나 관련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우리 엄마가 죽고 나면 형제를 돌볼 사람이 필요해 나를 낳았나 보다”라는 생각을 가진 가족들을 만나면서 형 상태를 챙기는 강태(김수현 분)가 만들어졌다. 병원도 따뜻한 분위기를 살리려 했다. 박 PD는 “환우들을 기괴하거나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대신, 극 중 정신병원 ‘괜찮은 병원’은 편안하고 일상적인 느낌이 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KBS ‘영혼 수선공’ 등 최근 정신 질환을 다룬 드라마가 나온 데 대해서도 “다들 정신적 아픔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냐고 묻는 게 작품의 메시지”라고 덧붙였다.독특한 캐릭터로 화제가 된 고문영은 이런 주제를 함축한다. 직선적이고 불도저 같은 성격은 상처 치유 과정을 위한 설정이었다. 어른의 진정한 보호를 받지 못해 성장이 멈췄고, 배려나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인물이다. 조 작가는 “이런 부분이 강태의 가면을 벗겼고, 강태는 문영에게 인내와 사랑의 감정을 주며 둘 다 진짜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문영의 저택에 대해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름답고 무서운 성’을 구현하기 위해 전국의 산을 찾아 헤맨 끝에 강원도 원주의 한 공간을 발견했고 고가구를 직접 공수하는 등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화제성에 비해 낮은 시청률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동남아·일본 등 해외 인기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PD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동시간에 외국 시청자를 만나는 것은 방송에는 없는 놀라운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의 장점이 다른 문화권에도 충분히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경험”이라며 이번 작업의 또 다른 의미를 꼽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진로 고민 지워 준 연기…스케치북 같은 배우 되고 싶어”

    “진로 고민 지워 준 연기…스케치북 같은 배우 되고 싶어”

    “주리는 평범하지만 여러가지 면을 가졌어요. 최대한 제 자신 그대로 보여드리려 했습니다.” 지난 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정신 병원 간호사 남주리를 맡은 배우 박규영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캐릭터와의 자신의 공통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어찌 보면 밋밋할 수 있는 캐릭터지만, 알고보면 다양한 모습을 가졌어요. 남들에게 미움받을 용기도 없고 현실적인 인물이에요. 저랑 똑 닮은 점이에요.” 정신 질환이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극중 다른 인물들에 비하면 주리는 평범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여러가지 모습을 가졌다. 간호사로서는 전문성 있는 면모이지만 강태(김수현 분)를 향한 짝사랑은 마냥 순애보다. 문영(서예지 분)에게는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그 울분을 술기운에 털어내며 코믹하고 귀여운 모습도 보여준다. 박규영은 “다른 캐릭터가 워낙 강해 작품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초반에 고민이 많았다”며 “배우들과 정신병원을 견학하고, 의료계 종사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은 것도 작품에 녹아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연세대 의류환경학과 재학 중 잡지 ‘대학내일’ 표지모델을 한 것을 계기로 2016년 데뷔한 박규영은 SBS ‘수상한 파트너’(2017), 지난해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SBS ‘녹두꽃’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올해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해 내년 2월 졸업도 앞두고 있다. 노트북을 끼고 다니며 짬짬이 비대면 강의를 듣고 과제까지 했다는 그는 “너무 홀가분하다”며 활짝 웃었다. 배우로 거듭난 뒤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들었다는 그는 연기를 하며 진로 고민도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대학 진학 후 고민이 너무 많았고 그냥 옷을 좋아하니까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뿐 구체적인 것이 없었다”며 “그 와중에 좋은 기회가 온 건데, 연기가 정말 재밌다”고 덧붙였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도 7만에서 38만으로 늘어났지만, 들뜨거나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데뷔 초에는 ‘어느 정도 역할까지 빨리 가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캐릭터를 맡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다양한 그림이 가득한 스케치북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거기에 김수현 선배님처럼 여유있고 현장 분위기도 좋게 만드는 배우가 된다면 더 좋겠죠?”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허락없이 쌍꺼풀 수술? 정신병원 넣겠다” 협박한 아동시설원장 벌금형

    “허락없이 쌍꺼풀 수술? 정신병원 넣겠다” 협박한 아동시설원장 벌금형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온 보호아동을 정신병원에 넣어버리겠다고 협박한 아동보호시설 원장이 벌금형 판결을 받았다. 광주의 한 아동복지시설 원장 A(56)씨는 2016년 1월 22일 오후 3시쯤 이 시설 보호아동인 B(당시 16세)양이 원장 허락 없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돌아왔다며 B양을 정신병원에 데리고 가 입원시키려 했다. 이에 병원 전문의가 입원을 거부하자 B양을 시설로 다시 데려와 놓곤 자신이 입원 조치를 보류한 것인 양 “한번 봐주는 거다”라고 거짓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휴대전화 압수와 반성문·서약서 작성 등을 지시했다가 이를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정신병원 다시 갈래?”라고 위협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또 시설 내 각 방을 돌면서 다른 원생들 앞에서 반성문을 읽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재판을 맡은 광주지법 형사6단독 윤봉학 판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판사는 정신병원의 입원 치료 방법이 치료의 목적보다는 아동들에 대한 통제나 관리의 수단으로써 활용돼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으로 볼 때 A씨의 행동이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다만 A씨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다. A씨가 이전에 아동학대 처벌받은 적이 없는 점, 취업제한 명령 시 아동학대 예방 효과와 피고인의 불이익 간 경중 등을 고려했다고 윤 판사는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의 해임 권고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도 패소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산 정신병원서 시비 중 폭행당한 환자 다음날 숨져...경찰수사

    부산 정신병원서 시비 중 폭행당한 환자 다음날 숨져...경찰수사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다른환자와 시비를 벌이다 폭행을 당한 60대 환자가 다음날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정신병원 입원 환자인 A(60대)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같은 병실을 쓰는 60대 환자 B씨와 시비가 붙어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이날 오후 3시50분쯤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고 쓰러져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인 9일 오후 4시40분 쯤 숨졌다. 검안의는 B 씨의 사인을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추정했다. 경찰은 폭행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거주지 등이 불확실한 A씨 신병 확보를 위해 긴급 체포한 상태다. A 씨는 폭행 사실은 일부 인정하지만 B씨의 사망과는 무관하다며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경찰은 B씨가 지병이 있는 데다,폭행 이후 걸어 다녔다는 진술도 있어 폭행과 사망 간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 후 혐의를 적용할 예정인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산 정신병원서 다른 환자에게 폭행당한 60대 숨져

    부산 정신병원서 다른 환자에게 폭행당한 60대 숨져

    부산 한 정신병원에서 다른 환자에게 폭행을 당한 60대 환자가 다음날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정신병원 입원 환자인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같은 병실을 쓰는 60대 환자 B씨의 뺨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날 오후 4시쯤 갑자기 쓰러져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인 9일 오후 6시쯤 숨졌다. 검안의는 B씨의 사인을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추정했다. 경찰은 폭행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거주지 등이 불확실한 A씨 신병 확보를 위해 긴급 체포한 상태다. A씨는 폭행 사실은 일부 인정하지만 B씨의 사망과는 무관하다며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지병이 있는 데다, 폭행 이후 걸어 다녔다는 진술도 있어 폭행과 사망 간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 후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속보] 부산 정신병원서 흉기 휘둘러 의사 살해한 60대 구속

    [속보] 부산 정신병원서 흉기 휘둘러 의사 살해한 60대 구속

    정신병원에서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50대 담당 의사를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이영범 부장판사는 7일 오후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60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6일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경찰이 신청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고 이날 영장이 발부됐다. A씨는 지난 5일 부산 북구 화명동 소재 한 정신병원에서 50대 의사 B씨에게 여러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출이 비교적 자유로운 소규모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A씨는 이날 범행 전 흉기와 휘발유를 외부에서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이후 A씨는 자신의 몸 등에 휘발유를 뿌린 상태로 병원 10층 창문에 매달려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병원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서 지난달부터 퇴원 요청을 받았고, 이에 불만을 품고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인정했으며 일정한 주거지가 없어 퇴원요청를 거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의사협회장 환자 손에 사망한 의사 조문하며 “의대 증원 위선”

    의사협회장 환자 손에 사망한 의사 조문하며 “의대 증원 위선”

    임세원 교수 사망 1년 반만에 똑같은 비극 발생 지난 2018년 말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을 거둔지 2년도 채 안 되어 부산에서 똑같은 비극이 발생하자, 정신과 전문의가 절절함 심정을 토해냈다. 5일 오전 부산 북구 화명동 소재 한 정신병원에서 환자(60대·남)가 의사(50대·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의사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도중 숨졌다. 이 환자는 범행 후 몸에 휘발유를 뿌린 상태로 병원 10층 창문에 매달려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찬영 원장은 “고 임세원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지 1년 반 만이다”라며 “그때도 지금도 그 흉기가 내 몸을 관통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 원장은 “의사들이 정신과 입원 환자로부터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아도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경찰은 오히려 그런 정신질환환자들을 데려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2007년부터 정신질환자가 스스로 입원하는 비율이 95%가 넘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 원장은 흉기를 휘두르거나, 휘발유통을 들고 병원에 오는 등 모골이 송연하던 일이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직원들이 맞거나 다치고 환자로부터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해도 차마 신고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에 대한 낙인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지만, 정신과 의사의 죽음 뒤에는 전국 대부분 정신의료기관을 민간에서 운영하는 진실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의료 수가로 세 배나 많은 환자를 3분의 1의 인력이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전공의 파업 시작…국내 빅5 병원 “진료 차질없어” 그는 “고위험군에는 고위험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예산과 시스템을 서둘러 뒷받침해야 한다”며 “진료를 시작했더라도 감당하기 벅찬 환자는 안심하고 의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어야 하고, 경찰을 비롯한 당국의 상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도 6일 부산의 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자신이 돌보던 환자에게 불의의 습격을 받아 유명을 달리한 고 김 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무려 가슴과 복부 등에 열여섯번의 공격을 가한 정말로 참혹한 사건”이라며 “반의사불벌죄의 폐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진료거부권의 도입, 의료기관 비상벨 설치, 대피공간과 대피로 설치 그리고 이를 위한 재정지원과 의료기관 내 폭력에 대한 무관용의 수사 등 어느 것 하나 이루어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의료인과 환자를 위한 안전한 진료 환경 구축과 10년 후 활동할 소위 지역의사의 양성 가운데 무엇이 더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인가”라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정부여당은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은 나라에서 자신들 지역구 챙기기 하느라 또 정부가 제멋대로 부릴 수 있는 ‘의사 공노비’가 필요하니 의대정원을 확대한다면서 국민들을 위하는 척 온갖 위선적 명분들을 늘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빅5 병원은 수련 중인 전체 전공의가 2300여명이며, 그 중 상당수가 집단휴진(파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교수와 임상강사(펠로우)를 투입해 진료 현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7일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임세원법 사각지대’ 소형 병원

    ‘임세원법 사각지대’ 소형 병원

    2018년 말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이후 비슷한 사건을 막기 위해 ‘임세원법’(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도입됐다. 하지만 2년도 안 돼 환자의 공격에 의사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또다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현행 임세원법만으로는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힘들다며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60대 입원 환자 A씨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해당 의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병원으로부터 퇴원 요구를 받자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임 교수 사망 이후 정부와 국회는 앞다퉈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4월 국회는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중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임세원법을 통과시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병원급 의료기관·정신병원·종합병원에 보안인력 배치와 비상벨 설치 등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소형 병원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00개 병상 이상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을 통해 일부 안전관리료를 지원받지만 소형 병원들은 임세원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자체적으로 보안 예산을 들여야 한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부산의 정신병원도 의사 1명이 운영하는 소규모 개방 병동이었다. 전문가들은 보안인력을 배치하고 비상벨을 설치하는 조치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권준수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안전요원이나 비상벨 확보 등으로도 비슷한 사건을 100% 예방하기는 힘든 데다 지역 개인 병원 등 소형 병원은 속수무책”이라며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더 근본적인 대책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2년 새에 두 분이나 돌아가셨다. 최근 의료 환경이 악화된 부분은 없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임세원법 사각지대’ 소형 병원

    2018년 말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이후 비슷한 사건을 막기 위해 ‘임세원법’(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도입됐다. 하지만 2년도 안 돼 환자의 공격에 의사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또다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현행 임세원법만으로는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힘들다며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60대 입원 환자 A씨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해당 의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병원으로부터 퇴원 요구를 받자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임 교수 사망 이후 정부와 국회는 앞다퉈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4월 국회는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중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임세원법을 통과시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병원급 의료기관·정신병원·종합병원에 보안인력 배치와 비상벨 설치 등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소형 병원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00개 병상 이상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을 통해 일부 안전관리료를 지원받지만 소형 병원들은 임세원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자체적으로 보안 예산을 들여야 한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부산의 정신병원도 의사 1명이 운영하는 소규모 개방 병동이었다. 전문가들은 보안인력을 배치하고 비상벨을 설치하는 조치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권준수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안전요원이나 비상벨 확보 등으로도 비슷한 사건을 100% 예방하기는 힘든 데다 지역 개인 병원 등 소형 병원은 속수무책”이라며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더 근본적인 대책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2년 새에 두 분이나 돌아가셨다. 최근 의료 환경이 악화된 부분은 없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부산 정신병원서 흉기로 의사 살해한 60대 구속영장

    부산 정신병원서 흉기로 의사 살해한 60대 구속영장

    “퇴원 권고에 불만 품고 범행 저질러” 정신병원에서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6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경찰이 신청한 A씨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원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인화 물질을 몸에 뿌리고 난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퇴원 권고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쓰인 흉기와 휘발유 등은 범행 하루 전 외출해 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병원 내 흡연 등 문제로 갈등을 빚다 지난달부터 병원 측 퇴원 요구에 불응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한 주거가 없는 A씨는 병원 측 퇴원 요구에 갈 곳이 없다며 퇴원을 거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주변 상인 반발 등으로 개원을 하지 못하다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지난해 3월 해당 의원을 개원했다. 개원 전에는 경북 한 요양 시설에서 촉탁의로 활동해왔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임세원법도 못막은 비극…정신과 의사의 절절한 토로

    임세원법도 못막은 비극…정신과 의사의 절절한 토로

    대부분 정신의료기관 민간 운영, 공공 지원 태부족 지난 2018년 말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을 거둔지 2년도 채 안 되어 부산에서 똑같은 비극이 발생했다. 5일 오전 9시 25분쯤 부산 북구 화명동 소재 한 정신병원에서 환자(60대·남)가 의사(50대·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의사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도중 숨졌다. 이 환자는 범행 후 몸에 휘발유를 뿌린 상태로 병원 10층 창문에 매달려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정부와 여당은 ‘임세원 법’을 통과시키고,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는 보안 인력을 갖추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찬영 원장은 “고 임세원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지 1년 반 만이다”라며 “그때도 지금도 그 흉기가 내 몸을 관통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 원장은 “의사들이 정신과 입원 환자로부터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아도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경찰은 오히려 그런 정신질환환자들을 데려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2007년부터 정신질환자가 스스로 입원하는 비율이 95%가 넘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 원장은 흉기를 휘두르거나, 휘발유통을 들고 병원에 오는 등 모골이 송연하던 일이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직원들이 맞거나 다치고 환자로부터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해도 차마 신고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고위험 환자 치료 가능하도록 당국 지원 있어야”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에 대한 낙인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지만, 정신과 의사의 죽음 뒤에는 전국 대부분 정신의료기관을 민간에서 운영하는 진실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의료 수가로 세 배나 많은 환자를 3분의 1의 인력이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험군에는 고위험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예산과 시스템을 서둘러 뒷받침해야 한다”며 “진료를 시작했더라도 감당하기 벅찬 환자는 안심하고 의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어야 하고, 경찰을 비롯한 당국의 상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연간 800명이 넘은 산업재해 사망자가 있지만, 아침 시간에 일하다 사람이 휘두르는 흉기에 찔려 죽는 경우란 거의 없다”며 “지금 내놓는 국가의 처방들이 이런 현실을 개선해 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고(故) 임세원 교수의 사망 이후 지난해 4월 이른바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마련되어 의료인이 직무 중 폭행으로 상해·중상해·사망할 경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아울러 의료기관이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한 보안장비를 설치하고 보안인력을 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보안 인력은 100명 이상 병상을 갖춘 의료기관만 건강 보험을 통한 지원을 받고, 소규모 병원들은 제외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임세원법’ 제정에도…또 정신병원서 환자 흉기에 의사 사망(종합)

    ‘임세원법’ 제정에도…또 정신병원서 환자 흉기에 의사 사망(종합)

    “퇴원 문제로 의사 찔렀다” 진술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입원해 있던 환자가 의사를 흉기러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2018년 12월 30대 박모씨가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를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지난해 의료인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임세원법’이 제정됐지만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60대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쯤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신경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입원 환자인 60대 A씨가 50대 의사 B씨를 흉기로 찔렀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경찰은 범행 후 인화 물질을 뿌리고 10층 창문에 매달려 있는 A씨와 대치 끝에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검거 직후 “퇴원 문제로 의사에 불만을 품고 흉기로 찔렀다”고 경찰에 1차 진술했다. 입원 중 병원 내 흡연 문제로 퇴원 요구를 받고 병원 측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 측에 퇴원 요구를 받자 이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 외출해 흉기와 인화 물질을 산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병원은 의사가 B씨 1명인 작은 규모로 평소 환자 외출 등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상대로 정신질환 여부와 구체적인 범행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퇴원 문제로 의사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추정되나 구체적인 범행동기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30대 박모씨가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를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은평구 한 병원에서 환자가 정신의학과 의사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하는 등 정신병원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산 정신병원서 환자가 흉기 휘둘러 의사 사망

    부산 정신병원서 환자가 흉기 휘둘러 의사 사망

    정신과 전문병원에서 퇴원 문제로 불만을 품은 환자가 흉기를 휘둘러 의사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5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쯤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신경정신과 전문병원에서 60대 A씨가 50대 의사 B씨를 흉기로 찔렸다. A씨는 이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로, 병원 내 흡연 문제로 병원 측과 갈등을 빚다가 퇴원 수속을 밟게 되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뒤 인화물질을 뿌리고 10층 창문에 매달려 있던 A씨와 대치 끝에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검거 직후 “퇴원 문제로 불만을 품고 흉기로 의사를 찔렀다”고 경찰에 1차 진술했다. 해당 병원은 의사가 B씨 1명인 소규모 병원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살인혐의로 A씨를 입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정신건강 없이는 국민건강도 없다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정신건강 없이는 국민건강도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가족이 우울해 죽고 싶다고 한다거나 조현병이 발병한다거나 술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비용 부담 없이 제대로 된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인 자살률 1위를 십수년째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힘들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회적 연결망도 최하 수준이다. 반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덴마크는 7명 중 한 명은 지역사회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우리는 편견은 높고 찾아가는 서비스는 없으니 조현병과 같은 중증정신질환 치료는 빈번히 중단되고, 진주방화사건과 같은 사고에 편견만 강해져 당사자들의 부담은 더 커지는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있다. “정신건강 없이 국민건강은 없다”는 말은 2011년 영국 정부가 내세운 국가전략이다. 영국은 전국민에게 정신건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2018년 국민의 외로움을 다루는 고독부 부장관을 이어 자살예방 부장관직까지 만들었다. 반면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는 정신건강정책과와 자살예방정책과가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에는 담당 부서는커녕 정신건강 전담 공무원 한 명도 찾기 힘들다. 정부는 2016년에 정신건강종합대책을, 2018년에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전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움직일 곳은 주로 위탁으로 운영되는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뿐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등 국공립정신병원이 있지만 신체질환이 있으면 정신응급환자도 받지 못하고 재난지원 외엔 찾아가는 서비스도 부족해 공공서비스라 하기도 민망하다. 미국 뉴욕과 그나마 사정이 나은 서울을 비교해 보자. 인구 2000만명인 뉴욕주 15만 공무원 중 1만 4200명이 정신보건국 소속이다. 발달장애국과 교정국의 정신건강 전문가들까지 더하면 전체 15만명 중 3분의1을 차지한다. 민간보험 천국인 미국에서도 정신건강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주 전체 예산 가운데 2.9%가 정신보건국 예산이다. 반면 서울은 0.16%뿐이다. 정신건강 담당 공무원은 시민건강국 보건의료정책과에 정신보건팀 7명과 시립정신병원 직원에 불과하다. 한국은 1993년만 해도 1만 3429명이나 됐던 교통사고 사망자를 2018년 3781명까지 줄인 경험이 있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에 담당실이 있고 교통안전공단에만 1762명이 일한다. 지방경찰청, 지자체에 담당과가 설치돼 민관이 협력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2018년 기준 1만 3670명을 잃게 만든 자살 문제 역시 체계를 갖추고 노력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 지자체가 책임 있게 일하려면, 우선 복지부에 국 수준의 조직 체계부터 만들어야 한다. 알코올 문제, 트라우마, 심리방역 등 새로운 과제를 담당할 과도 필수적이다. 코로나19로 국민의 정신건강이 더 우려되는 지금 더 늦지 않을 변화를 기대한다.
  • [밀리터리 인사이드] ‘목숨’ 바쳐 만든 전투기…잊지 않겠습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목숨’ 바쳐 만든 전투기…잊지 않겠습니다

    화려한 ‘국산 전투기’ 성과에 숨겨진 노고T-50 기간 단축하려 연휴 반납…2명 순직“외국산 기종 수입하면 2배 싸다” 반대해도공군은 국산 개발 원해…땀으로 얻은 신뢰미국이 기술 전수를 거부해 아예 처음부터 우리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이르면 이달 출고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냅니다. AESA 레이더는 1000개의 모듈로 표적을 탐지하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 장비로 꼽힙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KF-X의 전방과 중앙 동체, 동체 뼈대인 ‘벌크헤드’, 좌우로 뻗은 큰 날개인 ‘주익’을 조립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제 KF-X 시제기 개발에 본격적인 막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만약 예정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내년 상반기쯤 시제기 1호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KAI와 전술입문용 훈련기 2차 사업으로 국산 ‘TA-50 블록2’ 20대와 군수지원체계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외국산 훈련기를 사용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한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로 국산 훈련기의 위력은 높아졌습니다. ●“사오는 게 싸다” 주장에도 공군 깊은 신뢰 결과만 얘기하니 쉬워보이지만, 사실 국산 전투기 개발 과정은 무척 험난했습니다. 심지어 한 국책연구기관은 2013년 국회 토론회에서 “국내 개발 방안이 해외구매 대비 2배의 고비용이 소요된다.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며 KF-X 개발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했습니다.외국에서 개발한 완제품 가격이 훨씬 싼 것은 맞습니다. 기술 개발 대신 그냥 외국산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효율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군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송택환 공군본부 준장은 토론회에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면 개조와 개발이 쉽고, 신속한 군수지원이 가능한데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논쟁을 중단하고 국내 개발로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올해와 내년, 그 중간 결과물을 보게 됩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국산 전투기 개발을 원하는 공군의 신뢰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래서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 ‘T-50’ 개발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봤습니다. ‘골든 이글’이라는 별명을 얻은 고등훈련기 T-50 개발사업은 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이 1992년부터 탐색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뗐습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을 위한 첫 단계였습니다. TA-50 블록2 훈련기와 ‘블랙이글스’로 유명한 T-50B가 모두 이 기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FA-50 경공격기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개발사는 1997년부터 공군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T-50 개발에 나섰습니다. ●“절대 불가능” 美 록히드가 혀를 내두른 까닭 당시 기술지원을 위해 한국에 파견된 미국의 록히드마틴 기술진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 개발일정에 대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한국식 농담까지 던지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예산을 더 확보하던지 인원을 대폭 충원하지 않으면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덮쳤습니다. 1달러당 900원이던 환율이 1개월 만에 2000원으로 올라 개발비용이 폭증했습니다.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연구팀은 ‘알아서’ 위기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당시엔 모든 항공기 제조사가 실물모형부터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CATIA)을 설계 전 과정에 적용해 실물모형 제작 과정을 생략했습니다.참관 차 방문한 미국 보잉 관계자는 “CATIA를 만든 다쏘보다 더 CATIA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계에 8개월이 줄었습니다. 개발팀은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했습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 연구원 2명이 안타깝게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설계점검 조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팀원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들은 “코딱지 팠냐?”고 웃어넘기고 대수롭지 않은 척 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원은 “몸이 아파도 쉬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1명이 빠지면 더 힘들 동료 생각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도 있었습니다. 착륙장치를 공급한 프랑스 개발사는 철야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연구팀에 시달려 사직서를 쓴 인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기술팀은 ‘회사 앞 나무에 목을 맬 각오로 납기를 맞추겠다’는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격한 다짐까지 했습니다. ●연구원 2명 순직…모든 것을 건 초음속기 개발 시제기 개발을 마치자 목표기간에서 다시 4개월이 단축됐습니다. 록히드마틴 측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더이상 ‘불가능’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눈여겨 본 일부 연구원은 아예 합동전폭기(JSF) ‘F-35’ 개발사업을 위해 데리고 갔습니다.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2002년 8월, 시제기 초도비행은 조광제 중령이 탑승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사고나 실패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 뒤에야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행행사를 가졌습니다. 2003년 2월 18일, 마하 1.05(초속 360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국산기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고생이 떠올랐는지 개발팀은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도비행을 한 조 중령은 이후 공군본부 감찰실장, 공군 군수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올해 공군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공군은 고난과 노력, 성공의 역사를 잘 알기 때문에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다수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목숨을 걸고 만든 전투기 기술이 KF-X로 꽃을 피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은 많은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재명 ‘허위사실공표’ 파기환송심 8월말 시작

    이재명 ‘허위사실공표’ 파기환송심 8월말 시작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원심 파기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파기환송심 공판이 다음달 31일 열린다.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 심담)는 8월 31일 오후 2시 30분 수원법원종합청사 704호 법정에서 이 지사에 대한 파기환송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지난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이 법적으로 기속력(임의로 대법원 판결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부터 열릴 파기환송심에서도 상고심 판단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재판은 1·2심을 거치며 수많은 증거가 제출됐고, 다수의 증인이 출석해 증언한 만큼 새로 나올 증거나 증인이 더는 없어 파기환송심은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과 정신과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받았다. 1심은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여해 질문·답변하는 과정에서 한 말은 적극적인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되돌려 보냈다. 상호 공방이 기본인 선거 후보자 간의 토론회 발언에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면 자칫 토론회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전쟁 같은 결혼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전쟁 같은 결혼

    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에서 왕위를 동생에 물려준 윈저공과 심프슨 부인의 사랑을 세기의 로맨스라 하지만, 서강대 설립자로 초대 학장인 길로연과 이 대학 졸업생 조안 리의 결혼만큼 대단할까 싶다. 길로연은 가톨릭 신부로 본래 이름은 케네스 에드워드 킬로렌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의 귀화인’인 그에게 길로연(吉路連)이란 한국 이름을 지어 준 이는 국어학자 이희승이었다. 조안 리는 대학생 시절 그를 만났고, 둘은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대학 졸업 후 결혼하려 했지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길로연은 사제의 길을 포기해야 했고, 조안 리는 부모의 반대가 극심했다. 교단의 압력으로 정신병원에 갇히는 등 지난한 과정 끝에 길로연은 미국으로 추방됐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얻어 평신도로서 1968년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26살 차이를 극복하고 가정을 이룬 것이다. ‘전쟁 같은 결혼’이었다. 조안 리는 딸 둘을 낳은 후 귀국해 국제 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프로 비즈니스우먼으로 활약했다. 조안 리의 자기 고백록인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1994)은 199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속한다. 조안 리의 고백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첫아이 출산을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자연분만으로 하겠다’고 결심하는 대목이다. 연구 결과를 검토해 본 결과 ‘인간 역시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자력에 의한 출산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은 그녀는 신이 인간에게 내려 주신 축복을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감당해 보리라 작정했고 남편도 마지못해 동의한다. 그러나 출산이 임박해 진통이 심해지자 겁에 질린 남편은 의사를 부르러 달려간다. 홀로 남은 그녀는 진통 사이사이 정신이 가물거리는 상황에서 기도한다. “오, 하느님, 이보다 더한 고통을 주신다고 해도 달게 받겠나이다. 다만 제게 새 생명의 탄생을 낱낱이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옵소서! 우리 사랑의 결실을 제 손으로 받아 드는 벅찬 희열의 순간을 맛볼 수만 있게 하옵소서.” 진통 4시간 만에 딸이 태어났다. 의사와 간호사가 온 것은 출산 20분 전이었다. 산모도 태아도 모두 건강했다. “그 짜릿했던 감동은 지금도 내 세포 하나하나 속에 생생하게 살아남아 나를 흥분에 떨도록 만든다”고 조안 리는 술회한다. 생명 탄생의 ‘짜릿한 감동’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의무는 국가에 있는 것 아닐까.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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