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신력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산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문학계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소진공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상속재산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84
  • 200억 투자 대박…30대 ‘쿠팡’ CEO의 성공비결

    200억 투자 대박…30대 ‘쿠팡’ CEO의 성공비결

    국내에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네트워크인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소셜 커머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대폭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소셜 커머스의 뜨거운 열기 한가운데에는 30대 초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인 김범석(34) ‘쿠팡’ 대표가 있다. 지난 해 8월 문을 연 쿠팡의 현재 회원수는 240만 명. 2위 업체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10명 남짓밖에 되지 않았던 직원 수는 현재 300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8개월 만에 100배로 성장했다. 그야말로 ‘대박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셈. 최근에는 미국의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200억 투자유치에 성공한 김 대표와 쿠팡은 연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버드대 졸업한 뒤 벤처사업에 뛰어든 ‘한국의 저커버그’ 김 대표의 남다른 저력과 이력은 페이스북의 창업자로 유명인사가 된 젊은 CEO 마크 저커버그를 연상케 한다.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고작 스무살 때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 잡지 ‘커런트’(Current)를 창간해 직접 광고 영업을 했다. 이후 전국잡지로 발전했고 결국 ‘뉴스위크’(Newsweek)에 매각하는데 성공하면서 사업과 광고의 기초를 처음 배웠다.” 대학 졸업 후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라는 탄탄한 회사에 입사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 하던 그는 2006년 하버드 등 명문대 출신들을 타깃으로 하는 잡지회사인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세웠다. 이 또한 고가에 매각한 후에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전문적인 경영관리시스템을 익혔다. 2009년 미국에서 소셜 커머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한국시장에서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마친 그는 2010년부터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으로 쿠팡 오픈을 준비한다. 김 대표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분야의 벤처사업을 시작해 성공으로 이끈 배경은 무엇일까.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대체로 반항적인 부분이 있다. 예전부터 안전함 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점에 재미를 느꼈는데, 이는 벤처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인 것 같다. 우리는 남들과 다른 일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 것이야 말로 벤처의 진정한 재미 동양인으로서 미국에 사는 동안 그는 도전과 경쟁을 쉬지 않았다. 특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 남다른 흥미를 느꼈다. “외국에서 신체조건부터가 다른 외국인들과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축구, 레슬링, 육상, 장대높이뛰기 등 운동부터 부딪혀 경쟁했다. 그야말로 정신력과 오기로 싸웠다.” 학부 전공은 정치학이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든 것도 매체영역의 새로운 시장과 경쟁에 매력을 느낀 때문이라고. 그는 “벤처에 재미를 붙이는 것은 경쟁에 흥미를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경쟁을 두려워한다면 절대 벤처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의 이러한 성격을 갖는데에는 하버드대만의 독특한 교육방식도 한 몫을 했다. “하버드대의 경우 무엇을 하든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어서,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해도 프로페셔널이 될 때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학교는 내게 지식을 넓히기 보다는 그릇을 넓히는 방법을 알려줬고, 도전에 대한 욕심을 불어 넣어줬다.” ▲젊은 CEO의 성공 비책과 소셜 커머스의 미래 쿠팡의 성공 비책 중 하나가 하버드대 출신 등 대표의 화려한 이력 때문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학벌이 성공에 큰 이익이 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내가 젊은 나이에 지금의 쿠팡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직원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더많은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회사가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이력이나 배경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것들이다.” 그는 쿠팡을 비롯한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안전망을 튼튼히 세우고 신뢰도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좋은 거래처와 양질의 소비자 그리고 소셜 커머스 업체가 모두 윈윈(Win Win)하는 것이 바람직한 소셜 커머스의 미래라고 주장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새로운 곳을 파격적인 가격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소셜 커머스, 그리고 쿠팡의 목표다.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면서 반값 재미와 함께 두터운 신뢰까지 제공할 수 있는 쿠팡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프로배구] 가빈 ‘홀로 불꽃’… 삼성화재 첫승 ‘활활’

    [프로배구] 가빈 ‘홀로 불꽃’… 삼성화재 첫승 ‘활활’

    괜히 ‘디펜딩 챔피언’이 아니었다. 삼성화재가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을 격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을 3-1(22-25 29-27 25-14 25-18)로 꺾고 7전 4선승제의 긴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챔프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게 1차전임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승부는 실력보다 정신력에서 갈렸다. 정규리그 우승 이후 챔프전으로 직행한 대한항공에 한달가량의 공백은 약보다 독이 됐다. 경기 감각이 완전히 살아나지 않은 데다 팀 창단 이후 처음 치르는 챔프전에 대한 긴장이 더해졌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후 “긴장해서 범실이 많아지다 보니 경기의 흐름을 내주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플레이오프(PO)를 치르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했고 지난달 26일 PO 3차전 이후 일주일가량 휴식을 취한 덕을 톡톡히 봤다. 주포 박철우가 부상으로 빠진 것도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갖는 계기로 작용했다. 1세트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에 승리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에반 페이텍의 서브득점에 이어 이영택이 상대 가빈 슈미트의 공격을 잇따라 블로킹으로 차단, 6-2로 앞서 나갔다. 김학민이 다소 부진했지만 에반(9점)과 이영택(5점)이 제 몫을 해주면서 25-22로 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분위기가 갑작스레 바뀌었다. 대한항공은 좀처럼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강한 서브로 상대방 리시브를 흔들어 놓고 촘촘한 패턴플레이로 점수를 내는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것. 정규리그 서브 1위 에반은 서브득점 1개에 그쳤다. 그래도 26점을 올리면서 분전했지만 또 다른 주포 김학민이 7득점으로 부진했다. 팀 범실도 24개로 삼성화재(20개)보다 많았다. 반면 가빈은 3세트에서 서브로 3득점하는 등 총 6개의 서브득점을 올리며 ‘해결사’ 면모를 다시 발휘했다. 가빈의 총득점은 46점. 박철우가 빠진 자리에 들어간 신으뜸도 9득점하며 제 몫을 해줬다. 2차전은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는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21-25 12-25 25-18 26-24 15-11)로 꺾고 2승째를 챙겼다. 범실이 흥국생명(19개)보다 두배가량 많은 32개를 기록할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팀의 주축인 양효진(24점), 황연주(21점), 케니 모레노(17점)가 고르게 득점해 공격력에서 흥국생명을 압도했다. 4차전은 남자부와 함께 치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천안함 인양작업 총지휘한 한국해양기술 이청관 전무

    천안함 인양작업 총지휘한 한국해양기술 이청관 전무

    천안함 폭침 사건의 수습 과정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함체 인양이었다. 실종된 장병들이 함체 어디선가 숨을 쉬고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기에 국민은 인양작업을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 두동강 난 함체 중에서도 특히 함미에 관심이 집중됐다. 실종 장병 대부분이 함미에 있을 것으로 여겨진 데다,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도 함미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압박감으로 민간 인양팀은 시간과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함미 인양 작업을 총지휘한 ㈜한국해양기술의 이청관(69) 전무는 “실종 장병들의 부모를 생각하면 속이 타들어 갔다.”고 회고했다. 당시 인양에 소요되는 시일은 ‘한달 이상’이 통설이었는데 이 전무는 ‘7∼10일’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이 예상은 맞아떨어져 함미는 10일 만에 인양됐다. →함수가 더 빨리 인양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함미가 먼저 인양됐는데. -함미가 함수보다 깊은 바다에 가라앉은 데다 조류도 더 빨라 함미가 먼저 인양될 것이라고 말한 전문가는 없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과 정신력이다. 함미 인양팀은 선박에 설치된 컨테이너에서 숙식을 해결해 가면서 새로운 기술로 작업을 진행했다. 함수 인양팀이 19일 만에 인양한 것도 상당한 성과다. →실제 수중 작업 시간은 많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언론에 처음 공개하는데, 함미 인양을 위해 바닷속에서 작업한 것은 10시간 11분에 불과하다. 선체 인양은 어렵게 보면 어렵지만 쉽게 보면 쉬울 수도 있는 작업이다. 날짜보다 시간이 중요하다. 충분한 작업 시간만 확보되면 이틀 만에 인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양팀이 일찍 투입됐더라도 생존자는 없었을 것으로 본다. 천안함 격실에도 물이 즉시 들어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이 왜 인양이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판단했는지는 아직도 아리송하다. →물때(사리와 조금)가 작업 진척을 좌우할 것처럼 여겨졌는데.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조류가 빨라지는 사리 때에도 정조 시간을 이용하면 20∼30분 작업할 수 있다. 사리는 하루 4차례 오니까 최대한 활용하면 1시간 30분가량 작업할 수 있다. 실제로 함미에 마지막 체인을 연결한 것은 사리 기간이었다. 중요한 요인은 파도다. 파고가 2m 이상이면 작업을 할 수 없다. 높은 파도로 인해 인양팀이 4차례나 피항했고, 그때마다 작업이 1∼2일씩 전면 중단되지 않았는가. →체인 연결 작업 막바지에 군이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해 잠수부들이 반발하기도 했는데. -군이 인양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고,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이다. 군은 기상상태를 들어 무리한 작업을 자제시킨 반면에 잠수부들은 내친 김에 일을 끝내려고 한 것이다. 군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다만 경직된 사고체제를 갖고 있기에 인양팀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글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기업이 원하는 인재 키웁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키웁니다”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는데,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을 외국인의 손에 맡겨서야 되겠습니까.” 이충호(56) 충남 당진 합덕제철고 교장은 22일 “글로벌 철강 마이스터의 육성을 교육지표로 정하고 전문가 교육과 더불어 외국어 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마이스터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왜 합덕제철고 교장 공모에 지원했나. -2008년 마이스터고 이전 학교에 교사로 왔는데, 당진이 철강단지로 커지면서 주변이 역동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교육환경도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 이런 변화를 마이스터고 교장을 통해 완성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교장의 임기는 4년이고, 연임도 가능하다. →어떻게 지도하고 있나. -산업체에서 필요한 인재상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실력과 인성을 길러주고, 정신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경쟁과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합덕제철고 학생들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전국에서 상위권이다. 기존 전문계고와 전혀 다르다. 우수한 학생들의 전학 문의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는 공부 1등이 필요없다. 사람 됨됨이가 중요해 봉사활동 등 인성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기계과 등 기술을 가르치는데, 마이스터고가 필요한가. -공고를 나와도 일반대학에 가지 않느냐. 30년 전 포철공고 등 우수한 기술인재들이 지금 한국의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믿는다. →학교 운영의 어려움은. -제선, 제강 등 철강장비를 돌리다 보니 전기요금이 한달에 2000만원이 넘게 나온다. 여학생 기숙사도 필요한데 재정적 부담이 크다. 솔직히 여학생들이 선뜻 입학하리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학생들이 고민하는 것은. -졸업 후 어느 회사로 가느냐일 것이다. 학생들 불안을 덜어주려고 기업 인사팀과 많이 접촉하고, 또 기업들의 채용 특강도 많이 유치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을 뽑는 만큼 좋은 진로를 마련해 주려고 노력한다. →어떤 학교로 키우고 싶나. -철강분야 최고의 학교이다. 현대제철 등 대기업들이 뽑고 싶어하는 장인을 길러내는 명문고로 만들겠다. 글 사진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프로농구] KT, 시즌 마지막날 새역사 썼다

    [프로농구] KT, 시즌 마지막날 새역사 썼다

    쾌속 행진 KT. 끝내 프로농구 시즌 역대 최다승 기록까지 세웠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20일 부산에서 모비스를 80-65로 눌렀다. 시즌 최종 성적 41승 13패다. 이전 기록은 40승이었다. 2003~4시즌 TG삼보(현 동부)와 지난 시즌 모비스와 KT가 기록했다. KT가 아무도 밟지 못한 41승 고지에 올랐다. 프로농구 새 역사를 썼다. ●팀도 관중도 신기록 KT 전창진 감독은 그동안 최다승 기록에 유독 집착했었다. 지난 13일 정규리그 우승이 결정된 이후에도 그랬다. 이유가 있다. 우승 당일 세리머니를 제대로 못했다. 일단 홈 부산이 아닌 원주에서 우승이 결정 났다. 거기다 방송중계 일정 때문에 45분 일찍 경기를 시작했다. 2위 전자랜드가 모비스에 질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장은 텅 비었고 KT는 그들만의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창단 9년 만의 첫 우승치곤 분위기가 지나치게 쓸쓸했다. 전 감독은 “시즌 내내 응원해준 홈 팬들 앞에서 최다승 기록 선물을 드리고 싶다. 제대로 우승 분위기를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원하던 대로 됐다. 이날 사직경기장에 관중 1만 2693명이 들어왔다. 역대 정규리그 통산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팀도, 팬들도 함께 축제를 연출했다. ●남은 건 통합우승 사실 올 시즌 대부분 전문가들은 KT를 우승전력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6강 다크호스 정도로 생각했다. 높이의 약점은 여전했고 눈에 띄는 전력 보강도 없었다. 상대적으로 전자랜드-KCC-동부-삼성-SK 등의 전력은 훨씬 좋아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KT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어떻게 보면 이변에 가까웠다. 모자란 높이를 많이 뛰는 조직력으로 극복했다. 특유의 플래툰 시스템으로 선수단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선수들 하나하나의 정신력은 처절하다는 말이 나올 수준이었다. 확실한 건 정상 전력 이상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전 감독은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선수단을 풀어주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이후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전은 정규리그와 또 양상이 다르다. 현재 전력으로만 보면 KT의 통합우승 가능성은 낮다. KCC나 전자랜드가 전력상 낫다. 그걸 극복하려면 자신감과 긴장감이 필요하다. 전 감독은 거기까지 노렸다. KT의 다음 목표는 정규리그-챔피언전 통합우승이다. 한편 LG는 창원에서 전자랜드를 94-88로 꺾었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선 KCC가 SK에 89-77 역전승했다. 원주에선 동부가 인삼공사에 75-61로 이겼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오리온스를 79-77로 눌렀다. 부산 박창규기자 서울 조은지기자 nada@seoul.co.kr
  • [프로배구] ‘PO행 문’ 연 삼성화재 조승목

    [프로배구] ‘PO행 문’ 연 삼성화재 조승목

    삼성화재와 LIG손보의 운명이 단 두 사람에 의해 바뀌었다. 조승목(삼성화재)과 이경수(LIG). 전자에게 희극이었다면 후자에겐 비극이었다. 삼성화재가 LIG를 꺾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PO에서 현대캐피탈과 다시 한번 라이벌전을 펼친다.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0~11 NH농협 V-리그 준PO 3차전. LIG는 2차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초반부터 대차게 몰고 나갔다. 시소게임을 거듭하다 21-17로 앞서 나가며 세트를 따내는 듯했다. 복병은 조승목이었다. 서브득점을 툭 따더니 두 번째 서브에서는 상대방의 리시브를 흔들어 가빈에게 점수를 따게 했다. 세 번째 서브도 잘 먹혀 들어가 유광우의 오픈공격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조승목의 서브로 딴 점수만 무려 3점. 순식간에 21-20으로 쫓아갔다. 결국 27-25로 삼성화재가 1세트를 따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기가 사실상 승부처였다.”고 말했다. 이경수의 상황은 조승목만큼 좋지 않았다. 2세트 9-13으로 뒤지는 상황에서 신음을 내며 코트에 쓰러졌다. 지난 1월 10일 다쳤던 왼쪽 발목이 또다시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이경수는 분한 듯 주먹으로 코트를 두번 쳤다. 그러고는 밖으로 실려나갔다. 공수 양면에서 고군분투하던 이경수였다. 삼성화재의 서브는 모두 이경수에게만 집중됐었다. 그가 빠지니 팀 분위기가 살아날 리 없었다. 15-25로 점수 차가 더 벌어졌을 때 이경수는 다리를 절며 코트로 돌아왔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LIG는 한 세트도 뺏지 못했다. 결과는 3-0. 삼성화재의 가빈은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34득점을 올리면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김상우 LIG 감독은 경기 후 “수비형 레프트의 자리가 아쉽다.”면서 “우리가 실력이 모자라 졌다.”며 깨끗이 승복했다. 신 감독은 “체력에 부담이 되지만 정신력으로 PO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에서 열린 여자부 PO 2차전에서는 정규시즌 3위 흥국생명이 2위 도로공사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은 1승만 더 하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대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여성 복서

    권투가 유일한 희망인 매기. 매일 체육관에 나와 홀로 연습한다. “31살 된 여자가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듯 복싱 선수를 꿈꾸어서도 안된다.”며 매몰차게 그녀를 내치던 프랭키도 결국 두손을 든다. 프랭키의 도움으로 매기는 챔피언으로 등극한다.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아름다운 복싱영화이면서도 눈물겨운 부성애(父性愛)를 담은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감독과 프랭키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감독상까지 거머쥐었다. ‘사각의 링’이라는 작은 합법적인 공간에서 두 주먹만이 난무하는 권투. 사람들은 그 원시성에 열광한다. 상대방을 피흘리게 하고 쓰러뜨려야 직성이 풀리는 게임. 여차하면 목숨까지 잃을 정도로 거칠다. 오로지 맨몸과 정신력만으로 무장해야 하는 복싱. 인류 문명의 놀라운 진화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원시시대의 투박한 싸움같이 느껴진다. 트렁크팬츠와 글러브에 투혼을 실은 복서들에게서 스포츠의 원형질을 발견하는 이유다. 가끔은 격렬한 권투 시합 경기를 보면 말이 스포츠이지 독한 주먹질에 인간 본성 저밑에 깔려 있는 것이 폭력성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때도 있다. 그런 험한 권투에 뛰어든 여성 복서들이 점차 늘고 있다. 다이어트 운동으로 주목받을 정도로 일상에서도 여성 복서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여성 복서의 역사를 보면 이미 20세기 초반에 스포츠계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초의 미국 여성 복싱선수는 1975년 복싱면허를 취득한 캐롤라인 스벤슨이지 싶다. 1977년 최초 여성프로복싱 챔피언십이 열려 캐시 데이비스 등이 선수로 뛰었다. 197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는 여성 복서들의 시합은 스포츠가 아니라 일종의 ‘스캔들’처럼 보도됐다고 한다. 이후 많은 여성 복서를 거쳐 1999년 ‘전설의 복서’ 알리의 딸 라일라 알리가 세계 여성 복싱계를 달구었다. 모델 경력이 말해주듯 빼어난 미모에다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전 세계가 여성 복서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인영이 최초의 여성 프로복서다. 2003년 세계챔피언 벨트를 따낸 그녀를 이어 김주희가 세계 6대 기구 챔피언을 돌아가면서 석권하는 등 많은 여성 후배 복서들이 지금 사각의 링에서 뛰고 있다. 그제 여배우 이시영이 제7회 전국여자신인 아마추어 복싱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데뷔 7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지만 스포츠계도 놀랄 정도로 주먹 솜씨는 대단했다고 한다. 아름답고 용기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KLPGA ‘10대루키’ 이민영·김세영·양제윤

    KLPGA ‘10대루키’ 이민영·김세영·양제윤

    소녀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이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슈퍼 루키’ 이민영, 양제윤(이상 19·LIG), 김세영(18·미래에셋)을 17일 만났다. KLPGA 투어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들이다. 벌써부터 이들의 신인왕 경쟁은 후끈 달아올랐다. 셋 다 다음 달 8일 시작하는 시즌 개막전 하이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을 앞두고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2부 투어 상금왕인 이민영은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을 포함해 하루에 8시간 정도 연습한다.”면서 “퍼팅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했다. ‘연습벌레’로 소문난 이민영은 “필라테스가 잔근육을 발달시켜 골프에 좋은 것 같다.”며 수줍게 웃는다.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2006년)을 세운 김세영은 컨디션 조절에 중점을 둔다. 지난해 겪은 드라이버 입스(샷 실패 두려움에 정상 스윙을 못하는 상태)의 악몽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스윙도 안 되잖나. 무조건 연습하기보다는 마인드컨트롤까지 체계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김세영은 말했다. 2009년 국가대표였다 최근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양제윤은 “학교 공부(고려대 사회체육학과)와 연습을 병행하느라 바쁘다.”고 엄살을 부린다. “연습은 5시간가량 하는데 퍼팅에 비중을 둔다.”고 했다. 이들에게 쏠리는 관심은 비상하다. 신인답게 귀엽고 발랄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셋 다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어릴 때부터 이름을 날려서다. 오랫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를 지켜본 만큼 각자의 장단점도 훤히 꿰뚫고 있다. 이민영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집중력이 강점이다. 김세영은 “민영이는 자존심이 강하고 주관이 뚜렷해서인지 경기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점이 부럽다.”고 했다. 양제윤도 “민영이의 포커페이스와 뚝심은 배울 만하다.”고 칭찬한다. 이민영은 올해 투어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 진학도 한 해 미뤘다. 김세영은 경기운영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다. 드라이버샷과 쇼트게임을 고루 잘한다. 김세영에게서 배우고 싶은 점으로 이민영은 자신감을, 양제윤은 집중력을 든다. 양제윤은 170㎝의 큰 키에서 나오는 평균 270야드의 호쾌한 장타가 일품이다. “장타보다는 안전하게 가야 할 때 비거리를 포기할 줄 아는 코스 매니지먼트가 제 장점인 것 같다.”고 양제윤은 덧붙인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쇼트게임 보완에 집중했단다. 이민영은 “제윤이가 그렇게 안 보여도 엄청 독하다. 악바리 근성이 본받을 점”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만 봐서는 수줍음 많고 웃음 많은 전형적인 10대지만 각자의 가슴 속에 품은 꿈은 대단하다. 양제윤은 “목표를 크게 가져야 성공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신인왕보다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했다. 이민영도 “신인왕과 상금랭킹 톱 5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세영은 “신인왕도 노리지만 올해 내 능력을 100% 발휘하는 게 목표”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이다. 그 큰 꿈에 발판이 되어줄 신인왕을 누가 거머쥘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볼프스부르크 “연습에 늦어? 벌금 1500만원 내”

    볼프스부르크 “연습에 늦어? 벌금 1500만원 내”

    구자철이 활약하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축구팀 볼프스부르크가 벌금폭탄을 앞세워 선수기강 단속에 나섰다. 정신력이 무너지면 끝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외신에 따르면 볼프스부르크는 최근 선수들에게 새로운 벌금제를 시행한다고 밝히고 긴장을 주문했다. 연습시간이나 식사시간에 지각하는 선수에게 벌금을 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숫자에 붙어 있는 엄청난(?) 제로(0)의 수. 팀이 통고한 지각벌금은 무려 1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500만원이다. 팀 관계자는 “매니저가 이런 구상을 해 1만 유로 벌금제를 시행키로 했다.”며 “선수들도 (정신무장을 위해 심리적인) 부담을 갖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프스부르크가 막대한 지각벌금을 내도록 선수들을 압박하고 있는 건 극과 극을 달리는 성적이 정신적 해이에서 왔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볼프스부르크는 지난 2009년 팀 창단 후 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를 재패하며 정상에 올랐지만 곧바로 내리막길로 들어서 지금은 리그 15위권을 달리고 있다. 부진한 성적의 원인이 선수들의 정신력에 있다고 보고 기강을 잡기 위해 ‘가장 아픈 곳’이라는 지갑을 볼모로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프로축구] 개막전 이변, 태풍이냐 미풍이냐

    지난 주말 막오른 프로축구 K리그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 시즌 6강 가운데 제주와 경남FC만 승리를 거뒀다. FC서울, 전북, 울산은 모두 홈경기에서 각각 수원과 전남, 대전에 졌다. 성남은 포항 원정에서 간신히 비겼다.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광주와 연고지를 옮긴 상주도 각각 대구와 인천을 꺾으며 ‘유쾌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다면 시즌 전 예상과 다른 개막전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변이 대세가 될까. 아니면 미풍에 그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개막전 각 경기의 진행 양상을 살펴보면 이를 예측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팀들은 개막전에 독을 품고 나왔다. 개인전술과 조직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믿었던 강팀들은 당황했다. 드리블을 치고 나가려고 하면 순식간에 상대 선수 3~4명이 둘러쌌다. 발재간이 좋은 동료에게 패스를 해도 전진이 어려웠다. 이미 상대가 전담 마크맨을 붙여 놨기 때문이다. 운 좋게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진격해도 마찬가지였다. 상대팀은 공격수, 수비수 가릴 것 없이 순식간에 최후방까지 내려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마치 최후의 경기인 것처럼 거칠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지난 시즌 하위팀들은 모두 정신력과 체력을 앞세운 ‘토털사커’로 상위팀들을 쓰러뜨렸다. 그런데 K리그는 1라운드 개막전에서 끝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정규리그는 30경기다. 게다가 FA컵, 리그컵 대회까지 정규리그 중간중간에 끼어 있다. 대충 넘어갈 수 없는 경기들이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피로와 보이지 않는 잔부상이 쌓인다. 결국 겨우내 비축했던 체력이 떨어지면 압박의 세기와 집중력도 함께 떨어진다. 모든 팀들이 지난겨울 같은 기간 훈련을 통해 체력을 비축했다. 결론적으로 두꺼운 선수진을 갖춘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9월 초까지 선두를 내달렸던 경남FC가 턱걸이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도, 2009시즌 7월 말까지 선두권을 맴돌던 광주상무가 11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도 같은 이치다. 체력 떨어진 주전을 대체할 선수가 없었다. 어차피 시민구단, 군인팀 등의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변을 돌풍으로, 돌풍을 대세로 이어가는 것은 감독의 능력이다. 상대에 따른 치밀한 맞춤형 경기운영으로 승점을 챙길 때 확실히 챙기고, 주전과 벤치멤버들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선수들의 기량차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3군 작전 합동성 강화…국방개혁 시급”

    “3군 작전 합동성 강화…국방개혁 시급”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제2의 창군정신으로 빠른 시간 내에 새 시대에 맞게 국방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초임 장교 합동 임관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여러분은 국방개혁을 창조적으로 실천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초임 장교 임관식이 합동으로 열린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강한 군사력이 北도발 억제” 이 대통령은 “첨단 과학기술로 인해 전쟁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은 물론 특수전 부대 등 비대칭 전력을 키우며 무모한 군사적 모험으로 평화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면서 “이 모든 위협과 변화에 대비하자면 국방개혁이 시급하며, 특히 전군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하늘과 바다, 육지에서 통합 작전을 수행하는 합동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군대,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돼야 한다.”면서 “강한 군사력과 굳센 정신력이야말로 우리 목표인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군은 이제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를 위해 한몫을 담당하는 군으로 우뚝 서야 한다.”면서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따라 우리 군도 국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해·공사 등 5309명 임관 임관식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김관진 국방장관, 주요 군 지휘관, 졸업생 가족 등 2만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소위 계급장을 단 새내기 장교들은 육사 207명, 해사 126명, 공사 137명, 간호사관 77명, 3사 493명, 학군(ROTC) 4269명 등 모두 5309명이다. 여기에는 간호사관학교와 각 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123명의 여군 소위도 포함됐다. 임관식에서는 이승준(24·육사), 나병우(24·해사), 남연진(24·여·공사), 김수연(23·간호사), 김철호(24·3사) 소위 등 8명이 대통령상을 받았다. 특히 공사를 졸업한 남 소위는 4년 내내 수석을 놓치지 않은 인재다. 남 소위는 “사관학교에서 배운 가치와 덕목, 지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가장 높은 힘이 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이 되고자 용맹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소위도 “사관학교에서 배운 투철한 군인정신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위국 헌신의 길을 계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나 소위는 “나라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목숨을 바쳐 조국을 수호한 충무공의 기상을 본받아 우리 해군과 조국 해양 수호에 기여할 수 있는 명예로운 해군 장교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관자들은 지난달 16일부터 28일까지 학교별로 전통에 따라 축제 형식으로 졸업식을 마친 데 이어 합동으로 전·평시 지휘소 견학, 타 군부대 방문, 전적지 답사 등을 통해 합동성 강화 교육을 받았다. 김성수·오이석기자 sskim@seoul.co.kr
  • 이적생·수비수·외국인 ‘16인 16색’

    이적생·수비수·외국인 ‘16인 16색’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새달 5일 축구 축제가 시작된다. 16개 구단은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주장에 선출된 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왼쪽 팔에 완장을 찬 만큼 어깨는 더욱 무겁다.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믿음직한 플레이도 보여줘야 하기 때문. ‘16인 16색’이라 할 만큼 각 팀의 ‘정신적 지주’는 매력이 다르지만, ‘승리와 우승’을 염원하는 것만은 똑같다. 올 시즌 ‘캡틴’들의 특징을 분석해 봤다. 올 시즌 가장 두드러진 유행은 ‘이적생 주장’이다. 전남 이운재, 울산 곽태휘, 수원 최성국, 인천 배효성 등 4명은 옮긴 둥지에서 바로 주장을 꿰찼다. 경험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욕이 넘치는 것이 강점이다. 팀 사정에 낯설어서 완장을 맡기는 게 모험일 수도 있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기본 기량이 있다는 전제하에 새로 들어온 선수가 주장을 맡으면 팀에 훨씬 잘 녹아들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연임’한 주장도 6명이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끈 FC서울 박용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제주의 김은중, ‘조광래 유치원’ 돌풍에 앞장선 경남FC 김영우가 손꼽힌다. 포항 김형일, 강원 정경호, 성남 사샤도 지난해에 이어 중책을 맡았다. 지난 시즌 임무를 잘 수행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셈이다. 국가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중앙 수비수는 한번만 실수해도 부담이 커지고 판단이 흐려진다.”며 수비수를 주장으로 뽑지 않았다. ‘리더’가 실수할 경우 경기 내내 이를 의식해 전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K-리그 주장은 수비수가 대세다. 곽태휘·김형일·박용호·조성환(전북) 등 6명이 수비수다. 지난 시즌(8명)에 비하면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다. 이운재와 백민철(대구FC) 등 골키퍼 주장도 2명이다. 수비수와 골키퍼는 경기 전체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서는 데다 득점에 민감한 공격수에 비해 안정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어 팀을 이끄는 데 유리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샤는 16개 구단 중 유일한 외국인 주장이다. 지난해 성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승승장구한 데에는 신태용 감독의 ‘형님 리더십’ 못지않게 사샤의 카리스마도 단단히 한몫했다. 외국인인데 어떻게 선수들과 대화하느냐는 질문에 사샤는 “선수들 대부분이 기본적인 영어 대화가 가능하다. 자세한 설명은 한국말을 잘하는 라돈치치를 활용한다.”고 웃었다. 외국인이지만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경기력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 ‘말썽쟁이’ 라돈치치가 사샤를 형처럼 따르는 것도 이점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하는 캡틴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도 K-리그를 즐기는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버럭’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

    [피플 인 스포츠] ‘버럭’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

    “더 빨리 때리란 말이야!” 11일 서울 장충체육관. 고함이 코트를 번개같이 가른다. 그 주인공은 박희상(39) 우리캐피탈 감독. 요즘 프로배구판에서 단연 화제가 되는 ‘샤우팅’이다. 로커가 혼신의 힘을 다해 고음을 내듯 작전타임 때마다 박 감독이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지시하는 장면이 TV중계에 잡힌 뒤 이슈가 됐다. ‘버럭 희상’이란 별명도 덩달아 생겼다. “저도 힘들어요, 목 아프고. 하지만 제가 생동감 있게 해야 선수들도 힘이 나고 집중도 하죠.” 코트에서 만난 박 감독은 겸연쩍게 웃는다. 웃는 모습은 현역 때와 똑같다. 공수에 두루 능해 ‘배구도사’란 애칭을 얻었던 그는 깔끔한 플레이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미지 관리하려면 소리는 그만 질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이미지가 중요한가요, 이기는 게 중요하죠.”란 답이 돌아온다. 사실 그의 샤우팅은 승부욕 때문이다. 박 감독은 “이기고 싶다.”고 했다. “이기려고 훈련해서 시합하는 거잖아요. 승패는 종이 한장 차이지만 그 조그만 차이를 극복해서 이기는 게 프로의 목적이죠.” 이기든 지든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박 감독은 ‘응징’을 한다. “선수별로 시합 때 안 됐던 부분을 다시 연습합니다. 될 때까지 하고 또 해요.” 욕심이 있으니 몸으로 뛴다. 박 감독은 연습 때 16명의 선수들에게 공을 직접 때려준다. 하루에 500~600개 남짓 된다. 어깨가 아파 파스를 붙이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체력으로 지지 않으려고 틈날 때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산도 탄다. 박 감독의 승부욕은 ‘첫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것이기도 하다. 2008년 창단된 신생팀 우리캐피탈은 감독 박희상의 첫 무대다. 2003년 은퇴한 뒤 2008년 7월 우리캐피탈 수석 코치로 프로배구판에 다시 돌아왔다. 어깨와 무릎 부상으로 예상보다 빨리 은퇴해야 했던 그로서는 사무치게 그리운 곳이었다. 박 감독은 은퇴한 뒤 인하대 코치를 1년 반 하다 김포공항에서 대한항공 발권 매니저로 4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배구가 너무 하고 싶었죠. 하지만 코치 제의를 받았을 때 두렵기도 했어요. 선수는 열정만 있으면 되지만 지도자는 공부해야 하잖아요. 감독 대행이 됐을 때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죠. 이 친구들과 저는 이제 같은 목적이 있어요.” 우리캐피탈에 4라운드, 특히 12일 대한항공전은 올 시즌을 결판 짓는 승부처다. 대한항공전에서 졌는데 13일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을 이기게 되면 우리캐피탈은 5위로 고꾸라지게 된다. 박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4라운드의 중요성을 인식시켰어요. 외국인 선수 없이 팀이 이만큼 해준 것도 고맙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7~8승은 더해야 합니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박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했다고 한다. 올 시즌 우리캐피탈은 유독 다 잡은 경기를 많이 놓쳤다. 지난해 12월 12일 현대캐피탈, 지난달 2일과 27일 상무신협과 LIG손보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졌다. 박철우가 살아난 삼성화재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뼈아픈 점이다. “이제부터는 한 게임 한 게임 놓칠 수가 없습니다. 조그만 실수도 용납이 안 되는 거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글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프로배구] 박철우 기지개…삼성화재 ‘PS 희망가’

    박철우가 살아나자 삼성화재도 살았다. 상무신협을 상대로 간절한 1승을 얻어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도 키워볼 수 있게 됐다. 10일 성남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11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상무신협을 3-0(30-28 25-18 25-18)으로 제압하고 8승(11패)째를 챙겼다. 이날 승부는 사실상 1세트에서 갈렸다. 두 팀 다 의욕이 앞섰다. 4라운드 첫 경기였고, 양팀 다 승리가 필요했다. 1세트에서 누가 기선을 제압하느냐가 중요했다. 1세트 중반까지도 무게추는 상무신협으로 기우는 듯했다. 제대를 70여일 앞둔 ‘말년 병장’ 양성만이 11득점을 올리며 폭발했다. 홍정표(4득점)와 강동진(3득점)도 거들었다. 양팀은 28-28까지 팽팽하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이를 종결지은 것은 삼성화재의 ‘해결사’ 가빈. 시간 차와 퀵오픈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30-28로 세트를 품 안에 가져왔다. 이후 분위기는 고스란히 삼성화재의 몫이었다. 무엇보다 몸이 무거웠던 박철우가 산뜻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며 팀의 분위기를 살렸다. 박철우는 블로킹 득점 3점을 포함해 19득점을 하며 모처럼 ‘에이스’ 역할을 했다. 박철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스타전 휴식을 취하며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면서 “4라운드부터는 중요한 순간에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어가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인삼공사를 상대로 3-1(21-25 26-24 25-20 25-1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5연승 가도를 달렸다. 현재 순위 2위로 선두인 현대건설을 추격하고 있는 도로공사는 여자부에서 두 번째로 10승(5패) 고지를 밟으며 선두 추격의 불씨를 살려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인 몬타뇨의 공격에 밀려 고전했지만 2세트 들어 레프트 임효숙과 외국인 라이트 세라 파반의 쌍포가 터지면서 결국 승리를 가져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설원의 여제’ 김선주 두번째 金

    ‘설원의 여제’ 김선주 두번째 金

    얼음판이 아닌 눈밭에서 두 번째 금메달이 나왔다. 이번에도 김선주(26·경기도체육회)였다. 김선주는 1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침불락스포츠리조트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알파인스키 슈퍼대회전에서 1분 10초 83으로 결승선을 통과,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전날 활강에 이은 2관왕이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스키 선수가 금메달 두 개를 따낸 건 김선주가 처음이다. 여자 메달도 1999년 강원도 대회 때 유혜민(슈퍼대회전) 이후 12년 만이다. 스키 2관왕도 ‘스키 지존’으로 불린 허승욱이 유일하다. 한국체대 정혜미(1분 12초 31)도 동메달로 힘을 보탰다. ●대회 이전엔 ‘다크호스’ 후보도 안돼 10명 중 두 번째로 출발한 김선주는 눈이 내려 깨끗해진 슬로프를 실수 없이 내려왔다. 폭발적인 스타트에 언덕을 넘고 급경사를 내려오면서 가속이 붙었다. 날카롭게 에지를 살려 직선에 가깝게 기문을 돌아 속도도 줄지 않았다. 같은 코스를 수차례 연습해 ‘눈 감고도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카자흐스탄의 페도토바 리우드밀라(1분 11초 33)마저 0.5초 차로 누른 엄청난 스피드였다. 한국 선수단에서도 메달 외(?)로 분류됐던 김선주는 지난달 31일 활강에서 ‘깜짝 금메달’을 안기더니 여세를 몰아 슈퍼대회전에서도 정상에 서며 ‘복덩이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사실 김선주는 대회를 앞두고 ‘다크호스’로조차 꼽히지 않았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에 도착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자갈이 섞여 있을 정도로 정비가 제대로 안 된 슬로프 위에서도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지난달 29일 훈련에서 2위(1분 37초 92)를 차지하며 주목받더니, 30일 연습 때는 ‘카자흐스탄의 희망’ 페도토바까지 제치고 정상에 섰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 ‘주목할 선수’로 기사와 사진이 실리며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태극마크 8년째인 김선주는 여자 스키계의 독보적인 존재다. 지난해엔 한국 여자선수 최초로 국제스키연맹(FIS) 포인트로 올림픽 출전자격을 얻기도 했다. 물론 밴쿠버올림픽에서는 회전 46위, 대회전 49위로 주춤했지만 아시아를 평정한 일본을 위협할 유일한 선수로 손꼽혔다. 정신력도 뛰어나다. 고등학교 때 오른쪽 무릎, 대학교 때 왼쪽 무릎 연골을 다쳐 거푸 수술을 받았다. 2007년 창춘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그해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 오른쪽 발목 골절로 1년을 쉬었다. 2009년 말에도 무릎을 다쳐 한 달간 스키를 벗었다. 지난여름에도 어깨 연골을 다쳤다. 김선주는 “부상 때마다 그만두려고 수차례 결심했지만, 이렇게 고비를 넘기면 이상하게 스키가 더 잘 타졌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은 ‘긍정의 마인드’가 마침내 화려한 결실을 보았다. ●크로스컨트리 박 병주·정의명 동메달 앞선 남자 대회전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우성(25·하이원)은 1분 6초 58로 결승선을 통과해 3위에 올랐으나 실격 판정을 받았다. 전날 활강 동메달을 따냈던 정동현(23·한국체대) 역시 레이스를 마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크로스컨트리에서도 메달이 나왔다. 남자 팀스프린트 결승에서 박병주(경기도체육회)와 정의명(평창군청)이 이어 달려 24분 34초 9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1999년 강원대회 때 남자 40㎞ 동메달 이후 12년 만의 크로스컨트리 메달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127시간’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127시간’

    2003년 4월의 어느 금요일 밤, 에런(제임스 프랭코)은 여느 때처럼 단독 등반을 준비했다. 결혼식과 관련해 여동생이 전화를 걸었지만, 그 정도는 가볍게 무시한 채 밤길을 떠났다. 이윽고 계곡 입구의 캠프장에 도착해선 차를 세우고 잠을 잤으며, 날이 밝기가 무섭게 길을 재촉했다. 황야가 흥겨운 놀이터라도 되는 양 자전거를 몰고 사진을 찍으며 유쾌한 시간을 즐겼다. 그뿐인가. 도중에 만난 두 여자를 비경으로 초대해 신나는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날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의 절벽 사이를 가볍게 오르내리던 에런 위로 바위가 굴러 떨어졌고, 오른팔이 깔려 꼼짝달싹도 못하게 된다. 대니 보일 감독은 그 즈음에야 영화의 타이틀을 스크린 위에 적어둔다. 빠져나가려면 127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이야기다. ‘127시간’은 27살 청년 에런 랠스턴이 실제로 겪은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죽음의 공포로부터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실화는 수많은 독자를 감동시켰고, 몇년 전 한국에서도 ‘6일간의 깨달음’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최근 재출간되면서 영화와 같은 제목으로 바뀌었다). 유명 원작이 영화화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번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127시간’의 대부분 장면은 좁고 한정된 공간에서 단 한 사람이 투쟁하는 모습을 담아야 한다. 게다가 대다수 관객은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클라이맥스에서 벌어질 상황을 이미 알고 있다. 관객을 결말까지 이끌어 가야 하는 감독으로선 막아내기 괴로운 도전이며, 배우 또한 영화 내내 클로즈업된 얼굴 때문에 연기의 극한을 시험받을 수밖에 없다. ‘127시간’은 움직이지 못하는 인물을 빌린 한편의 액션영화다. 플래시백이라는 쉬운 장치를 사용하는 대신, 대니 보일 감독은 인물의 처지를 도리어 극대화함으로써 섬세한 액션을 창조했다. 예를 들어 공중에 매달린 상태에서 잠자리와 휴식을 구하는 장면을 보자. 에런은 온몸의 근육과 아이디어를 동원해 여러 차례 등산 장비를 바위로 던지고 몸에 휘감고 얼굴에 뒤집어쓴다. 또 계곡 아래로 하루에 단 15분 동안 허용되는 햇살을 몸으로 느끼고자 애쓸 때, 갑자기 불어 닥친 폭우 속에서 살아보려고 버둥거릴 때, 에런의 손과 발은 어떤 액션배우의 그것보다 위대해 보인다. 여기에 더해 감독 특유의 몽환적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 보일은 에런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환각과 마지막 결정의 순간을 대비시킴으로써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했다. 실화 ‘127시간’이 쉬운 방식으로 소중한 주제, 예를 들어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삶의 가치를 인식하고 지키는 사람이 바로 영웅이라는 사실, 작은 것에서 기쁨과 희망을 느낄 때 찾아오는 기적 등을 전한다면, 영화 ‘127시간’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는 또 다른 주제를 설파한다. 영화는 축제, 마라톤, 출근시간의 거리 등에서 군중이 몰려드는 장면으로 시작해 한 남자의 고독한 6일을 경유한 다음 다시 엄청난 군중의 물결을 보여주면서 끝난다. 결국 보일이 가장 소중하게 여긴 주제는 다름 아닌 ‘함께 사는 것의 기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평범한 것에서 진리를 얻는다고 한다. 보일의 영화는 어느덧 그러한 경지에 도착해 있다. 10일 개봉. 영화평론가
  • [김문이 만난사람] 3월 새앨범 내는 ‘찔레꽃’ 소리꾼 장사익

    [김문이 만난사람] 3월 새앨범 내는 ‘찔레꽃’ 소리꾼 장사익

    산 너머 저쪽이다. 어머니는 배추를 팔러 나갔다. 돌아오는 언덕 길이 꼬불꼬불 멀었다. 오늘도 늦으시려나….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그렇게 기다렸다. 어느 날엔가 막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왔다. 어쩔 거나, 어머니가 걱정된다. 그래서 읊었다. ‘열무 삼십단을 이고/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해는 시든지 오래/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아무리 숙제를 천천히 해도 엄마 안 오시네/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아주 먼옛날~’ 1989년 요절한 기형도의 시 ‘엄마 걱정’에 나오는 대목이다. ‘엄마 걱정’은 지난 해 10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해 연말 제주 무대에 이르기까지 노래로 불려져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장사익 소리판 역(驛)’이란 제목으로 전국 투어에서 선보였던 것. 공연 도중 기형도씨의 어머니를 초청해 아들의 ‘엄마 걱정’을 눈물 나도록 불러 관객들과 함께 감루(感淚)의 바다로 빠지게 했다. 장씨 자신도 참외장사를 했던 어머니의 추억을 토해냈다. 그런 ‘엄마 생각’에서 장사익(62)씨는 오는 3월 새 앨범을 낸다. 원래 노래풍도 그렇고 소재를 선정하는 스타일도 ‘한 많은 우리 것’을 찾고 있지만 이번 새 앨범에는 특유의 ‘토장’(土醬)을 더욱 진득하게 담아낸다. ‘산너머 저쪽’ ‘엄마 걱정’ 등의 신곡에다 ‘삼식이’ ‘아버지’ ‘여행’ ‘섬’ 등 11곡을 맛깔스럽게 버무린다. 2008년 ‘꽃구경’ 이후 3년 만으로 7번째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역’이다. 장씨는 다른 가수와 달리 신곡이 나오면 먼저 무대공연을 통해 선보인 다음 녹음 과정을 거친다. 장씨의 노래는 요즘 들어 더욱 중장년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국내 양대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유료 관객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장씨의 ‘역’ 공연이 전체 좌석 중 유료 관객 점유율 97%로 1위에 올라 인기도를 입증했다. 그는 ‘찔레꽃’으로 많은 팬들의 애간장을 충분히 녹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래 제목처럼 여전히 ‘이게 아닌데’라고 하면서 차원을 높인다. 그럴 것이 북악산을 바라보는 집 창가에 찾아오는 새들과 그 산 기슭에 드러누운 부처와도 대화를 나눈다. 또한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묵향’과 함께 튼튼 60대 세월로 ‘독공’(獨功)의 길을 걷고 있다. ●풍경이 모여드는 마당 서울 종로구 홍지동에 위치한 장씨의 집. 10여개의 풍경이 앞마당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각자 불어오는 찬바람에 의지해 겨울소리를 내고 있었다. 녹차를 마시면서 한 시간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장씨의 오랜 친구들이 계속 찾아온다. 비둘기와 까마귀, 참새들이 나뭇가지에 와서 교대로 떠들고 재잘거리고 뭐라고 지껄인다. 뒷산 언덕 높이에서는 이를 시샘하듯 매 한 마리가 크게 날갯짓을 한다. 뿐만 아니다. 연못에서 동면하는 개구리 10여 마리도 아직 기척은 없지만 목청을 가다듬으며 때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장씨 집에는 계절별로 번갈아 가며 노래를 부르는, 그런 자연의 오케스트라가 있다. 겨울에는 새들이 저마다 고운 목소리로 멋을 내고 4, 5월이 되면 개구리가 뒤질세라 울어댄다. 개구리들은 영특하게도 여름에 매미 소리가 나와야 비로소 입을 다문다. 또 그 매미들은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풀벌레한테 인계를 한다. 다시 겨울이 오면 참새들이 울면서 자연의 크리마스 카드를 연출한다. 하여 장씨는 이들에게 노래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클래식과 국악이 함께 나오는 FM 라디오 음악을 잔잔하게 하루 종일 틀어준다. 새들이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고 잘 듣는지 장씨 스스로 깨닫는다. 때문에 굳이 창문 열고 사람소리를 내지 않는다. 혹 사람의 소리가 나면 그들은 얼른 도망가버린다. 장씨는 새들에게 곰팡이 생긴 쌀을 먹이로 준다. 이런 평화로움에 지나가던 고양이도 잠시 낮잠을 즐기고 간다. 전원 교향악이 따로 없다. 올봄에는 닭 몇 마리를 새 식구로 불러들일 생각이다. “(그들이) 울다가 지치면 딴 놈이 와서 울어줍니다. 아주 자연스러워요. 일년 사계절이 그럴진데 요즘 세상에서는 한꺼번에 뛰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자가용 타는 것이 왠지 슬퍼져서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그러다가 지하철에서 여러 사람이 휴대전화에 의존하는 모습을 볼 때 소름이 끼친다는 생각도 듭니다. 올해에는 주변을 살피면서 느리게 가 보면 어떨까요.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은 이것저것 살피면서 아주 천천히 움직이잖아요.” 문득 그의 노래가 대부분 느리면서 호소력 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곡 중 하나인 ‘봄날은 간다’가 떠올랐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가~안다.’ ●개발한 글씨체로 일필휘지 요즘 그는 서예에 푹 빠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지없이 먹을 갈고 한 시간여 동안 붓을 잡아 화선지에 자신이 개발한 독특한 글씨체를 일필휘지로 써내려 간다. ‘동백아가씨’ ‘찔레꽃’ 등의 노래가사는 기본이고 마음에 드는 시구절 등 주로 한글로 쓴다. ‘느림의 미학’과 ‘위안과 희망’이 장사익류의 소리라면 또 다른 ‘장사익류의 서체’를 개발해낸 셈이다. 지인들에게 안부편지를 쓸 때도 꼭 붓글씨를 고집한다. 주위에서는 전시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작품수준의 경지라고 평가한다. 그는 조선후기 3대 명필 중 한 사람이었던 창암 이삼만(李三晩)의 글씨체를 무척 좋아한다. 장씨는 “창암의 서예전이 다음 달 27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면서 글씨의 근본을 오로지 자연에서 구했기에 물처럼 흐르는 멋이 물씬 풍긴다고 말했다. 또한 평론가들도 “먹이 농담하듯 곡선과 직선, 음양의 요소를 조화로움의 극치로 풀어낸다. 자연의 소리가 글씨에 스며들어 붓이 춤추듯 노래하는 것 같다.”고 평한다. “한글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00년 정도입니다. 한자인 경우에는 추사 김정희 서체니 중국의 아무개 서체니 하고 있지만, 한글은 쓰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계속 쓰다 보면 아름다운 글씨가 나오고 그게 곧 자신의 글씨체가 되겠지요. 노래가 몸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서예는 노래를 집중하게 하는 정신력의 소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2004년 작고한 음악인 김대환씨를 예로 든다. 평생 아리랑과 반야심경구절만 쓰다 보니(앞으로 썼다가 뒤로 썼다가 반복하면서) 왕희지 서법보다 더 자유분방해졌다는 것이다. 김씨는 1990년에 쌀 한톨에 283자의 반야심경을 모두 써 넣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사익 소리판 역’ 완결무대 이어져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부인 고완선씨가 떡과 과일을 가져왔다. 고씨는 남편에게 “사진촬영도 하는데 기왕이면 옷을 갈아입고 하시지.”라고 했다. 그러자 장씨는 “어때 뭐, 원래 노숙자차림이 내 모양인데 뭐.”라고 웃어넘긴다. 알콩과 달콩으로 미소를 주고받는다. 마루바닥 한쪽에 오래전에 부부가 함께 만든 병풍이 눈에 들어온다. 제목은 ‘백년가약서’이다. ‘하늘 고완선과 땅 장사익은 금후 100년 동안 항상 사랑하고 존경하고 늘 행복함을 유지시킨다는 약서(約書)를 씁니다. 단, 100년 후에는 영원으로 계약조건을 변경합니다.’ 올 한해는 얼마나 많은 공연이 기다리고 있을까. 높아가는 인기도만큼 여기저기에서 오라는 데가 더욱 많다. 이달 대구와 부산, 일본 후쿠오카 등에서 협연을 끝낸 데 이어 2월에는 경북 안동(11일), 서울 노원(17일), 경기 군포(19일) 등에서 협연이 예정돼 있다. 3월 1일에는 김대환 추모공연에 참가한다. 또 이달에는 단독공연이 있는데 울산(15일)과 창원(19일)에서 이어지며 4월에는 전주, 과천, 춘천 등에서 단독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장사익 소리판 역’의 완결편을 마무리짓는 무대가 5월까지 10여 차례 이어진다. 전직 카센터 직원, 독서실 운영, 가구점 총무, 전자회사 직원, 보험회사 직원…. 장씨는 마치 죽장에 삿갓 쓰고 그러하듯, 일찍부터 방랑과 고난의 길을 걸었다. 인생살이의 산전수전을 겪은 다음 40대 중반에 소리꾼으로 데뷔했다. 다른 사람보다 늦었지만 삶의 내공이 쌓여서인지 무대 위에서 넘어지고 깨진 것을 얘기할 수 있어 오히려 음원이 시원했다. 일찍 ‘국민 소리꾼’이 된 것도 여기에 있겠다. “노래는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노래는 맑아야 하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희망도 있고 위안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관객들과 같아지겠지요. 지금 생각하면 노래를 참 잘 택했구나 하고 있습니다.” 장씨는 가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냥 소리꾼일 뿐이라고 한다. 애정을 얻어도 고통이요, 또 애정을 버려도 고통이라는 말이 있다. 소리를 얻었을 때도 많은 고통이 있었을 테고, 또 언제가 버려야 하니 더 많은 고통을 생각하고 있을 터. 그래서 요즘도 ‘이게 아닌데’로 스스로 채찍을 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장사익은… 1949년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삼봉마을에서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당시 부친은 소문난 장구잡이였다. 소리의 기질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장씨는 초등학교 때 웅변을 잘했다. 어릴 때는 장차 정치가를 생각했다. 하지만 먹고사는 것이 시급해 1965년 서울 선린상고에 진학했다. 전 프로야구 선수 김우열씨와 동기동창. 고 3 때 종로에 있는 생명보험회사에 취직했다. 이때 인근 낙원동 음악학원에 다니며 노래연습을 틈틈이 했다. 직장생활 3년 후 공병으로 군입대를 했지만 소리솜씨가 좋아 31사단 문선대에서 근무했다. 1972년 제대 후에는 무역회사, 전자회사 영업사원, 노점상, 카센터 등을 전전했다. 그러면서 정악피리와 태평소 등을 스스로 익혔다. 1993년에는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을 따라 전국을 돌아다녔다. 때마침 그해 전주대사습놀이에서 ‘공주농악’으로 장원에 뽑혔다. 또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결성농요’로 대통령상을 탔다. 이듬해 전주대사습놀이에서도 ‘금산농악’으로 장원에 올랐다. 그러던 1994년 11월 주위의 권유로 서울 신촌에서 첫 공연을 했다.100석 규모의 극장에 300여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루었다. 내친김에 1집앨범 ‘하늘가는 길’을 발표하면서 정식 가수로 데뷔해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지금까지 ‘기침’(1999) ‘허허바다’(200) ‘사람이 그리워서’(2006)‘ ‘꽃구경’(2008) 등 6집 앨범을 냈다.
  • ‘아덴만 주역’ UDT 3주간 동계훈련 돌입

    ‘아덴만 주역’ UDT 3주간 동계훈련 돌입

    ‘아덴만 쾌거’의 주역 해군 특수전여단(UDT)이 혹한의 추위 속에 3주간의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UDT의 훈련은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대 해안에서 시작됐다.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싸도 추위를 느낄 날씨지만 UDT 대원들은 전투복 안에 습식 잠수복만을 입고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은밀하게 보트를 타고 이동한 대원들은 가상의 적지 해안을 500m 정도 남긴 지점에서 바닷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각자 이동하기 시작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바닷물을 뚫고 해안에 상륙한 UDT 대원들은 침투조를 편성, 육상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고 퇴각했다. 해군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작된 동계훈련에는 100여명의 UDT 대원이 참가했다. 냉해 극복훈련을 시작으로 주·야간 해상침투 및 퇴출훈련, 심해 잠수훈련 등 지옥을 넘나드는 듯한 힘든 훈련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또 산악행군, 전술기동, 표적타격 훈련, 폭발물 처리 및 대테러 진압훈련 등 육상훈련도 전개된다. 이번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위한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선보인 해적 진압 작전의 성공도 이런 고난도의 훈련을 통해 몸에 밴 덕분이다. UDT 대원들은 이밖에도 해상과 수중은 물론 육상, 공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각종 침투 및 타격기술을 연마한다. 해군 특수전여단은 6·25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54년 6월 한국함대 제2전단 해안대 예하에 수중파괴대(UDT:Underwater Demolition Team)가 편성되면서 ‘탄생’했다. 1968년 폭발물처리(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임무, 1976년 전천후 타격(SEAL:Sea Air and Land), 1993년 해상대테러(CT:Counter Terror) 임무가 더해져 전천후 특수부대로 거듭났다. UDT 1대대장 도진학 중령은 “동계훈련은 지금 당장 싸워 이기는 전투기술 배양을 위해 실전 위주로 편성했다.”면서 “대원 모두는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강한 정신력과 어떤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100%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아시안컵] 구자철 “일본 전, 우승 향한 과정일 뿐”

    “일본전은 우승으로 가는 과정일 뿐.” 구자철(제주)의 출사표가 야무지다. 구자철이 ‘숙명의 라이벌전’을 앞두고 24일 카타르 도하의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입’으로 일본을 제압했다. 득점 공동선두(4골)를 달리고 있는 구자철은 “부담이나 두려움을 안고 경기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한·일전이 아니라 월드컵 결승이라고 해도 항상 자신감을 갖고 나설 것이다. 출전하는 동안 모든 체력과 정신력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의 경기가 좀 더 흥미롭고 긴장되겠지만, 우승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조광래 감독은 “한·일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다.”면서도 “일본과의 차이점은 내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고 불을 질렀다. 조 감독은 “체력적으로 우리가 일본보다 (하루를 덜 쉬기 때문에) 지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의 열정을 봤을 때 큰 문제없다. 일본전에서도 앞선 경기같은 플레이를 한다면 체력적인 요소는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알베르토 차케로니(이탈리아) 일본 감독도 기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차케로니 감독은 “한국은 준비가 잘됐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내용이 좋아지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평가전(0-0)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한국은 그 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우리는 90분간 우리 스타일로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주장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는 “일본인으로 자긍심을 갖고 싸우겠다. 결승보다 부담스럽지만 우승하려면 반드시 한국을 꺾어야 한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설전’은 끝났다. 이제 ‘실전’만 남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배드민턴 국가대표 성한국 신임감독

    [피플 인 스포츠] 배드민턴 국가대표 성한국 신임감독

    그녀를 처음 본 건 8년 전 초등학생(서울 도곡동 대도초교) 시절이었다. 가쁜 숨을 토해 내며 네트플레이에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키는 컸지만 깡마른 데다 허약해 기대와 달리 볼품이 없었다.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어린 그를 찾은 이유는 특별한 ‘셔틀콕 DNA’를 갖고 있어서다. 부모가 모두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며 현재 지도자로 활약하는 ‘배드민턴 가족’이다. 아버지는 지난해까지 대교여자배드민턴팀의 감독을 지낸 성한국씨, 어머니는 한국체대의 김연자(이상 48) 교수다, 아버지는 1986서울아시안게임, 어머니는 19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래서 배드민턴계에서는 ‘특별한 아이’로 여기며 줄곧 주시해 왔다. 그런 그가 주위의 우려를 씻고 무럭무럭 성장했다. 창덕여고 2학년 때 부모의 뒤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더니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불모지나 다름없는 여자 단식의 ‘단비’로 부상했다. 기대주 성지현(20·한국체대 1년) 얘기다. 최근 지현에게 비상의 날개를 달아줄 일이 생겼다. 성한국씨가 새해부터 국가대표팀 지휘봉(전임)을 쥐게 된 것. 1991년부터 15년 동안 대표팀 코치로도 활약한 성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0년 동안 사령탑에 올랐던 김중수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제 부녀는 태릉선수촌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를 함께 떠안게 됐다. 하지만 성 감독이나 지현이나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오히려 무척 조심스럽단다. 주위에서 “편애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현은 “사실 그런 부분에 신경이 쓰인다. 동료들의 시선이 있어 다소 불편하다.”고 했다. 성 감독은 “파트별로 코치들이 전담하고 있어 직접적인 대화를 하는 것조차 많지 않을 것 같다.”면서 “전달할 내용도 코치를 통해 방향만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감독은 지현을 냉정하게 평했다. 176㎝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하프 스매싱과 드롭샷을 강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체력이 약한 편이어서 막판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체력 보강 없이는 정상 등극의 최대 걸림돌인 ‘만리장성’을 결코 넘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어머니는 “지현이가 앞서다가 경기 막판 고비를 못 넘는 것은 체력과 함께 근성도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정신력 강화를 주문했다. 성 감독은 대표팀 운용에 대해서도 운을 뗐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불리는 그는 “권위주의적인 지도방법에서 벗어나 요즘 젊은이들답게 운동을 즐기도록 할 생각”이라면서 “이를 위해 선수들과의 대화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훈련이 느슨할 수 없으며, 비록 짧은 훈련이라도 강도를 극대화해 최대의 효과를 내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성 감독은 내년 런던올림픽에 ‘올인’할 각오다. 전통의 한국 강세 종목인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금메달 1개를 기대한다. 하지만 모두 잡겠다는 욕심도 감추지 않는다. 다만 혼복의 간판이던 이효정과 이경원(이상 삼성전기)이 태극마크를 반납해 고성현(김천시청)-하정은(대교)조 등 최강의 혼복카드를 놓고 고심 중이다. 여기에 여자단식에서 메달권에 들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성지현(세계 16위)과 배연주(인삼공사·세계 6위)를 선의의 라이벌로 유도해 시너지효과를 한껏 내겠다는 복안. 성 감독의 첫 시험 무대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최대의 상금이 걸린 데다 톱랭커들이 모두 참가하는 첫 프리미어 대회여서 진정한 시험의 장인 셈. 성 감독은 대회를 마친 뒤 정밀 분석을 통해 새 대표팀을 구성, 본격적인 올림픽 행보에 나선다. 10년 만에 그가 새롭게 선보일 한국 배드민턴의 ‘색깔’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