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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또 구타 사건…개처럼 짖으라며 기절할때 까지 폭행

    해병대 또 구타 사건…개처럼 짖으라며 기절할때 까지 폭행

    해병대 선임병이 기수를 제대로 외우지 못한다며 후임병에게 개처럼 짖으라고 하고 기절할 때까지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으로 후임병은 외상후스트레스(PTSD)장애를 앓고 있다는 진단서도 공개됐다. 군인권센터는 28일 “해병대 제2사단 예하 대대 소속 A일병이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함께 전방 초소에서 근무하던 B상병의 반복적인 구타로 기절해 인근 민간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3시간 여만에 깨어났다”며 “A일병은 PTSD로 민간병원 정신과에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B상병은 지난달 19일 함께 초소에서 근무하던 도중 A일병이 다른 중대 선임 기수를 외우지 못하자 A일병에게 “너는 외우지도 못하니까 짐승”이라고 폭언했다. 이어 초소 뒤쪽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불러내 “개처럼 짖으라”고 한 뒤 A일병이 잘 하지 못하자 뺨과 명치를 20~30분간 때렸다. 고양이·양 등의 소리를 내게 했다. B상병은 이날 근무가 끝난 오후 10시 30분쯤에는 후임인 A일병이 자신보다 먼저 샤워를 했다는 이유로 알몸 차려자세를 시킨 뒤 자고 있던 다른 병사를 모두 깨워 선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 뒤인 22일 B상병은 차려자세 중인 A일병을 건드려 움직이자 ‘긴장을 안한다’며 30~40분간 명치를 때렸다. A일병은 근무가 끝난 뒤 초소에서 기절했다. 응급처치 뒤 인근 민간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A일병은 새벽 1시쯤 의식을 되찾았다. 센터는 가해자인 B상병이 같은 달 23일 타 부대로 전출됐으나 피해자에게 “널 강하게 키우려고 한 것”이라며 연락을 했고 A일병이 퇴원 후 자대로 복귀하자 소속 대대 주임원사는 “이 정도면 많이 쉬지 않았냐”, “일병 땐 누구나 힘들다”라며 ‘2차 가해’를 하는 등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해병대는 지난 4월에도 연평부대에서 구타, 가혹행위, 성고문, 식고문 등이 발생해 가해자 1명이 군검찰에 구속됐다. 해병대는 “사고 발생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했고 피해자의 치료여건을 보장하고 있다”며 “군사경찰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강하게 키우려고”…개처럼 짖게하고 기절시킨 선임 해병

    “강하게 키우려고”…개처럼 짖게하고 기절시킨 선임 해병

    “선임 구타에 후임병 기절 숨 멎어”선임 해병 “강하게 키우려고”해병 “조사해 엄정처리” 해병대에서 선임으로부터 장시간 구타와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기절까지 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에서 구타·가혹행위 사건이 또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군인권센터 “인명사고 날 뻔…부대 안일 대처”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해병대 2사단 예하 대대에서 6월 중순부터 선임병 1명이 전방초소 근무 중 후임병 2명을 반복 구타하며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자 A상병은 6월19일 B일병과 초소근무에 투입되면서 이전 근무자 C일병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명치를 다섯대 때렸다. 이후 자신은 무장을 풀어놓은 채 B일병에게 완전무장 상태로 간이용변기를 매고 2시간30분 동안 차렷자세로 근무하게 했다. B일병이 다른 중대 선임의 기수를 외우지 못하자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불러내 20~30분간 뺨과 명치를 때리고 “너는 외우지 못하니 짐승이다”고 말하며 동물 소리를 내게 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자신이 낸 문제를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B일병에게 정답을 100번 복창하게 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1000번 외치게 했다. 이어 1시간30분 동안 차렷자세를 시킨 뒤 B일병이 움직이자 30~40분 동안 명치를 때렸다. 결국 B일병은 이날 오후 10시30분쯤 근무가 끝난 뒤 기절해 숨이 막혔다. 이를 발견한 중대장이 응급조치했고 B일병은 민간병원에 이송돼 새벽 1시쯤 의식을 되찾았다. 부대 간부에 의한 2차 가해도 파악됐다. 폭행 이후에도 A상병이 “널 너무 강하게 키우려고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도록 방치했다. B일병이 퇴원해 부대로 복귀한 6월28일 소속 대대 주임원사가 B일병에게 “일병 땐 누구나 힘들다”, “너의 정신력 문제”라고 말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다. 이후 B일병은 청원휴가를 나왔으며 현재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감으로 정신과에 입원한 상태다. 피해자와 가해자간 분리는 A상병이 다른 부대로 전출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심한 트라우마와 정신적 충격 호소” 군인권센터는 “B일병은 자칫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심한 트라우마와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며 “장시간에 걸친 반복적 구타로 사망에 이른 사례가 실제 있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가해자 구속수사, 2차 가해자 의법조치, 해병대 인권침해 사건 처리 과정 점검, 책임자 전원 엄중문책을 촉구했다. 해병대 “군사경찰에서 사건 조사 중…엄정 처리 예정” 해병대 사령부는 “해당 부대는 사고 발생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했고 피해자의 치료여건을 보장하여 현재 본인 희망에 따라 민간병원에서 진료중이다”며 “군사경찰에서 관련 사건을 조사 중에 있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 日전범 위패 모셔온 30대 중국女...생방송으로 공개 심문 당해

    日전범 위패 모셔온 30대 중국女...생방송으로 공개 심문 당해

    일전쟁 당시 난징대학상의 주범인 일본군 전범들의 위패를 봉안해온 난징 사찰이 공개돼 논란이 된 지 사흘만에 위패 봉안자로 지목된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올해 32세의 중국인 여성 우야핑은 25일 오전 경찰에 붙잡혀 형사구류된 상태에서 공개 심문을 받았다. 우 씨에 대한 심문 과정은 이날 오전 중국 관영매체들을 통해 중국 전역에 생방송으로 송출됐다.  푸젠성 출신의 우 씨는 지난 2000년 난징으로 이주한 이후 2009년 베이징의 한 의학대학에 입학, 2013년부터 난징의 모 종합병원에서 약 6년간 간호사로 근무했다. 하지만 2019년 9월 돌연 병원에서 퇴직한 그는 인근 우타이산의 한 사찰로 거처를 옮겨 사찰 생활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난징의 쉬안짱(현장·玄奘)사에 난징대학살의 주범인 마쓰이 이와네 등 일본 전범 4명의 위패를 봉안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난 2017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우 씨는 2013년 대학 졸업 후 난징으로 돌아온 직후,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 전범들의 만행을 알게 됐고 그로 인해 심한 정신적 충격과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 3월에는 심각한 불면증과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세 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진정제를 복용한 후에야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당시 건강 상태에 대해 우 씨는 “난징으로 돌아온 후 집 안에 앉아 있을 때면 줄곧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면서 “공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해탈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후 그는 2017년 12월 18일 사찰 쉬안짱사를 찾아 일본군 A급 전범인 마쓰이 이와네 등 일본 전범 4명의 위패를 봉안했다. 사찰이 요구한 위패 봉안료는 매년 100위안(약 1만 9300원)이었으나, 우 씨는 2018~2022년까지 총 5년간 위패 봉안료로 총 3000위안(약 58만 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그의 행각은 지난 2월 한 여성 신도가 쉬안짱사를 찾았다가 일본군 전범 위패가 있는 것을 발견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했던 관할 경찰서는 우 씨가 제3자에게 사주를 받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점에서 그의 개인적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그의 행위로 인해 민족 감정이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사회적 악영향이 심각했다는 점 등을 들어 형사 구류한 상태로 추가 심문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난징시 종교사무관리부처는 종교사무조례에 따라 위패가 발견된 이후에도 사실을 줄곧 은폐해왔던 쉬안짱사 주요 책임자의 직무를 해임,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10년째 ‘제자리걸음’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10년째 ‘제자리걸음’

    여수를 전국적인 관광지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한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박람회)가 10년이 지났지만, 사후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박람회장 사후 활용 개발 방식에 대한 10년째 논쟁만 이어지고 있을 뿐 이렇다할 대책마저 없어 지지부진하고 있다. 24일 전남도와 여수시에 따르면, 2012 여수 엑스포 10주년을 기념하고 제2의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22일부터 31일까지 여수 엑스포 1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람회 개최 이후 여수는 연간 관광객이 1000만명이 찾는 등 남해안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급부상했다. 인구 28만명의 중소 도시였던 여수시의 위상도 박람회 이전에 비해 달라졌지만, 정작 행사를 열었던 박람회장은 사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운영하려면 해마다 100억원이 드는데 자체 임대 수입 70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정부 지원은 2017년 이후 매년 줄어들다 올해부터 ‘일몰제’로 인해 지원액은 제로인 셈이다. 이렇듯 해마다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박람회재단은 시설 보수를 하지 못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개발하자는 의견과 공공 개발하자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해양수산부가 2020년 실시한 공공개발 재무타당성 용역에서 ‘양호’하다는 결과가 나와 공공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결국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여수 갑)은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주체를 공공기관인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여수세계박람회 관리 및 사후활용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 법률안은 박람회 시설 사후활용 사업 시행 주체를 여수세계박람회재단에서 재무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변경해 박람회 정신과 주제에 맞는 사후활용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항만공사가 박람회 사후활용 사업을 수행하도록 항만공사법 일부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그러나 사후활용 법안은 지역 정치권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국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10년째 ‘제자리걸음’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10년째 ‘제자리걸음’

    여수를 전국적인 관광지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한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박람회)가 10년이 지났지만, 사후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박람회장 사후 활용 개발 방식에 대한 10년째 논쟁만 이어지고 있을 뿐 이렇다할 대책마저 없어 지지부진하고 있다. 24일 전남도와 여수시에 따르면, 2012 여수 엑스포 10주년을 기념하고 제2의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22일부터 31일까지 여수 엑스포 1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람회 개최 이후 여수는 연간 관광객이 1000만명이 찾는 등 남해안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급부상했다. 인구 28만명의 중소 도시였던 여수시의 위상도 박람회 이전에 비해 달라졌지만, 정작 행사를 열었던 박람회장은 사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운영하려면 해마다 100억원이 드는데 자체 임대 수입 70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정부 지원은 2017년 이후 매년 줄어들다 올해부터 ‘일몰제’로 인해 지원액은 제로인 셈이다. 이렇듯 해마다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박람회재단은 시설 보수를 하지 못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개발하자는 의견과 공공 개발하자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해양수산부가 2020년 실시한 공공개발 재무타당성 용역에서 ‘양호’하다는 결과가 나와 공공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결국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여수 갑)은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주체를 공공기관인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여수세계박람회 관리 및 사후활용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 법률안은 박람회 시설 사후활용 사업 시행 주체를 여수세계박람회재단에서 재무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변경해 박람회 정신과 주제에 맞는 사후활용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항만공사가 박람회 사후활용 사업을 수행하도록 항만공사법 일부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그러나 사후활용 법안은 지역 정치권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국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 경찰, 부모 흉기로 살해한 30대 여성 긴급체포

    경찰, 부모 흉기로 살해한 30대 여성 긴급체포

    자신의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존속살인 혐의로 A(31·무직)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A씨는 군포 산본동 부모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아버지(65)과 어머니(57)를 집 안에 있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포 당동에 따로 떨어져 살고있는 A씨는 사건 전날인 21일 오후 5시 20분쯤 이 아파트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른 정확한 시점과 구체적인 사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A씨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질병으로 인해 병상에 있었으며 거동은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다른 지역에서 사는 A씨 여동생이 사건 발생 후 집에 들렀다가 부모가 숨져 있는 것을 보고 22일 오전 1시 32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1시간 반만인 이날 오전 3시 5분쯤 범행 현장 인근의 편의점 주변을 서성대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4∼5년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서 욕설을 하고 소리를 치는 등 조사를 거부하다가 “귀신이 시켜서 그랬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술에 취하거나 약물을 복용한 상태는 아니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망자들의 부검을 의뢰하고, CC(폐쇄회로)TV 분석과 A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3일 열릴 예정이다.
  • “동반자살 아닌 살해”…초등생 두 아들 목숨 끊은 친모 징역 20년

    “동반자살 아닌 살해”…초등생 두 아들 목숨 끊은 친모 징역 20년

    생활고를 이유로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친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아동관련기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A씨의 남편을 비공개로 증인신문한 뒤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4월 5일 주거지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초등학생인 두 아들(8·7)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들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남편을 찾아가 범행을 털어놓고 함께 관할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증거에 의해서도 피고인은 유죄가 인정된다”며 “중요한 것은 피고인이 왜 이런 끔찍한 일을 했는지, 그리고 여기에 맞는 적절한 형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재판부는 약 10분간 A씨의 양형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검찰은 A씨가 남편과 별거 뒤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자 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녀들을 살해했다고 봤고, 재판부도 “남편이나 시댁에 대한 복수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어 “낳아서 열심히 키운 자식들을 피고인 손으로 살해하고 피고인마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한 점을 보면 피고인의 어떤 불안감, 절망감이 정말 상당했을 거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된다”며 남편이나 시어머니, 형제들이 선처를 탄원한 점,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언급했다. 그러나 곧이어 “피고인이 힘들고 불안에 시달렸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것이 과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심각했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납득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흔적, 직업을 구해본다든가 아니면 정신과나 상담소에 가서 상담을 받아본다든가 하는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녀들은 태어난 순간 그 자체로 독립된 귀중한 생명이고 아직 꿈을 펼쳐보지도 못했다. 영문도 모르고, 더더욱이나 믿고 따랐던 엄마 손에 의해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다”며 “이 사건은 동반자살 사건이 아니라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4월 5일 금천구 다세대주택에서 초등학생 아들 2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남편과 별거 중 1억원이 넘는 빚으로 생활고를 겪다 범행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별거 상태에서도 남편의 월급으로 생활하던 A씨는 남편이 3월 직장에서 해고되자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후 남편 명의로 된 자신의 주거지까지 압류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한 나머지 자식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세번이나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경찰에 자수했다.
  • 극단 선택 5명 중 1명, 코로나에 스러졌다

    극단 선택 5명 중 1명, 코로나에 스러졌다

    2020년 1월 이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이들 가운데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와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숨지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움과 불안감을 털어놨으나, 이런 호소가 자살 전 경고신호였음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9일 자살 사망자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사망자의 심리와 행동 양상, 자살 원인을 추정한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코로나19가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는 29명의 사례가 포함됐다. 2020년 이후 자살사망자 가운데 복지부가 심리부검을 시행한 132건의 22.0%이다. 20대와 30대가 각 9명, 40대와 50대가 각 4명, 60대 이상이 3명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직업·경제, 대인관계, 정신건강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실직, 폐업, 부채 증가, 사회활동 제한 등 어려움이 가중되자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19명(65.5%)은 사망 전 직업 스트레스를, 23명(79.3%)은 경제 스트레스를 복합적으로 경험했고, 코로나19로 업무부담이 크게 늘어 어려움을 겪은 자살 사망자도 2명 있었다. 또한 29명 중 28명에게 정신과 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중 15명은 코로나19 이후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이 악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은 94.0%가 사망 전 경고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유족이나 지인이 이를 눈치챈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최근 7년(2015∼2021년)간 자살사망자 801명과 그 유족 952명을 대상으로 심리부검을 한 결과 243명(사망자 기준 32.3%·중복응답)이 수치심, 외로움, 절망감, 무기력감 등을 표현하고 평소보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많이 내며 멍하게 있는 등 감정 상태의 변화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자살사망자가 보내는 경고 신호를 알아차리기만 해도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거슬려?” 의사 광수 두고 ‘나는솔로’ 여자들 신경전 살벌

    “거슬려?” 의사 광수 두고 ‘나는솔로’ 여자들 신경전 살벌

    직업이 정신과 전문의임을 밝힌 후 인기남으로 등극한 광수를 두고 '나는 솔로' 9기의 정숙, 옥순 사이에 살벌한 기싸움을 벌어졌다. 20일 오후 방송되는 ENA PLAY, SBS Plus 예능 '나는 솔로'에서는 남녀 출연자들의 데이트 후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공개된 예고에 따르면 정숙과 옥순은 각각 광수, 상철과 데이트를 마친 뒤 숙소에서 마주쳤다. 옥순이 먼저 "어디 갔다 왔냐"고 정숙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정숙은 "상철님과의 데이트는 어땠느냐"며 말을 돌렸다. 그러면서 "옥순님이 (데이트 신청을 하러) 와서 광수님이 당황한 것 같더라"고 데이트 상대로 상철을 고른 옥순의 '정직하지 못한 선택'을 꼬집었다. 하지만 옥순도 정숙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재차 "오늘 데이트 잘 갔다 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숙은 "(저와 광수가 데이트한 게) 신경 쓰여요? 거슬려요?"라고 돌직구 발언을 던졌다. 당황한 옥순은 "(상철과의 데이트는) 내가 한 선택이었다"며 "(나한테) 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숙은 "그냥 (옥순의) 데이트가 즐거웠는지 궁금했다"며 또다시 말을 돌렸다. 정숙과 옥순의 아슬아슬한 대화를 지켜본 MC 데프콘은 "모르겠다. 이거 (두 사람 간의) 기싸움이냐"고 물었다. 이에 송해나는 "두 사람은 지금 싸우고 있는 중인 게 맞다"고 확인해줬다. 이이경 역시 "드라마 '두 여자'를 보고 있는 느낌"이라며 흥미진진하게 바라봤다.
  • “거슬려?” 의사 직업 광수 인기 ↑ 여자들 기싸움 살벌

    “거슬려?” 의사 직업 광수 인기 ↑ 여자들 기싸움 살벌

    직업이 정신과 전문의임을 밝힌 후 인기남으로 등극한 광수를 두고 '나는 솔로' 9기의 정숙, 옥순 사이에 살벌한 기싸움을 벌어졌다. 20일 오후 방송되는 ENA PLAY, SBS Plus 예능 '나는 솔로'에서는 남녀 출연자들의 데이트 후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공개된 예고에 따르면 정숙과 옥순은 각각 광수, 상철과 데이트를 마친 뒤 숙소에서 마주쳤다. 옥순이 먼저 "어디 갔다 왔냐"고 정숙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정숙은 "상철님과의 데이트는 어땠느냐"며 말을 돌렸다. 그러면서 "옥순님이 (데이트 신청을 하러) 와서 광수님이 당황한 것 같더라"고 데이트 상대로 상철을 고른 옥순의 '정직하지 못한 선택'을 꼬집었다. 하지만 옥순도 정숙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재차 "오늘 데이트 잘 갔다 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숙은 "(저와 광수가 데이트한 게) 신경 쓰여요? 거슬려요?"라고 돌직구 발언을 던졌다. 당황한 옥순은 "(상철과의 데이트는) 내가 한 선택이었다"며 "(나한테) 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숙은 "그냥 (옥순의) 데이트가 즐거웠는지 궁금했다"며 또다시 말을 돌렸다. 정숙과 옥순의 아슬아슬한 대화를 지켜본 MC 데프콘은 "모르겠다. 이거 (두 사람 간의) 기싸움이냐"고 물었다. 이에 송해나는 "두 사람은 지금 싸우고 있는 중인 게 맞다"고 확인해줬다. 이이경 역시 "드라마 '두 여자'를 보고 있는 느낌"이라며 흥미진진하게 바라봤다.
  •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갔나…자살사망자 801명 심리부검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갔나…자살사망자 801명 심리부검

    2020년 1월 이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이들 가운데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와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숨지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움과 불안감을 털어놨으나, 이런 호소가 자살 전 경고신호였음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9일 자살 사망자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사망자의 심리와 행동 양상, 자살 원인을 추정한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코로나19가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는 29명의 사례가 포함됐다. 2020년 이후 자살사망자 가운데 복지부가 심리부검을 시행한 132건의 22.0%에 해당한다. 20대와 30대가 각 9명, 40대와 50대가 각 4명, 60대 이상이 3명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직업·경제, 대인관계, 정신건강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실직, 폐업, 부채 증가, 사회활동 제한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19명(65.5%)은 사망 전 직업 스트레스를, 23명(79.3%)은 경제 스트레스를 복합적으로 경험했고, 코로나19로 업무부담이 크게 늘어 어려움을 겪은 자살 사망자도 2명 있었다. 또한 29명 중 28명에게 정신과 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중 15명은 코로나19 이후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이 악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훼업을 한 40대 남성 A씨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꽃 수요가 급감하고 꽃값이 폭락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사망 3개월 전에는 2000만원 가량 빚을 져 매일 독촉을 받았다. 또한 끊었던 음주·도박에 손을 대 아내와 다퉜고, 집을 나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은 94.0%가 사망 전 경고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유족이나 지인이 이를 눈치챈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사망자가 보내는 경고 신호를 알아차리기만 해도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7년(2015∼2021년)간 19세 이상 성인 자살사망자 801명과 그 유족 952명을 대상으로 심리부검을 한 결과 수치심, 외로움, 절망감, 무기력감 등을 표현하고 평소보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많이 내며 멍하게 있는 등 감정 상태의 변화가 있었다는 유족의 응답이 243명, 32.3%(사망자 기준· 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평소에 즐기던 활동을 더는 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피하는 등의 무기력·대인기피·흥미상실 등의 신호도 185명(24.6%) 있었다. 자살 사망자는 1명 당 평균 3.1개의 사건을 동시에 체험했다. 주요 사건은 부모·자녀 등 가족관계(60.4%), 부채·수입 감소 등 경제 문제(59.8%), 동료 관계·실직 등 직업문제(59.2%)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또한 자살사망자는 스트레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거나 악화해 자살에 이르는 공통점을 보였는데, 사망 전 치료나 상담을 받은 사람은 전체 심리부검 대상자의 52.8%로 절반을 겨우 넘었다. 중·장년기 자살사망자의 경우 12% 정도가 병·의원 외에 금융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유족들은 사별 후 어떤 문제를 겪었을까. 심리 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족의 95.2%는 사별 후 일상생활에 변화를 경험했다. 면담에 참여한 대부분의 유족(71.4%)이 수면 문제를 겪고 있었고, 60.9%는 중등도 이상의 우울 상태를 보였으며 음주 문제를 경험한 유족은 20.6%로 확인됐다. 가족을 자살로 잃은 유족은 때로 같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심리부검 대상 자살사망자의 42.8%가 생존 당시 자살로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자살 유족이었다. 약 60%의 유족이 심리부검 면담 당시 자살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사별 기간이 3개월 이하(61.2%)로 짧거나, 25개월 이상(61.5%)으로 긴 유족에게서 자살 생각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자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유족을 향한 비난을 우려해 자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제대로 도움받지 못한 유족이 전체의 72.3%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세종로의 아침] 건강하게 퇴근할 노동자의 권리/박찬구 사회정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건강하게 퇴근할 노동자의 권리/박찬구 사회정책부 선임기자

    정치는 시대정신이다. 동시대 대다수 사회구성원의 갈증을 풀어내고 더 나은 공동체를 영위토록 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다. 정책은 모든 이들의 일상생활 속에 시대정신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스며들도록 하는 그릇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엔 빈부도, 직업의 귀천도, 신분의 높고 낮음도 없어야 한다. 그것이 민본(民本)과 민주(民主)의 기본 정신이다.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갈팡질팡한다면 정치든 정책이든 신뢰를 잃고 민심을 담아내는 본연의 역할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민생 현장에서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이어 나가는 노동자들의 몫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다 돼 간다. 일터에서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를 발생하게 한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함으로써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했을 때 적용된다. 유해요인으로 인한 직업성 질병도 해당된다. 책임 주체는 경영책임자와 사업주, 안전보건 업무 담당자로 규정돼 있다. 누구든 나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다가 일터에서 다치거나 소중한 목숨을 잃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게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취지다. 모든 법률에는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얽히기 마련이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 반년도 되기 전에 역류를 타고 있다. 경영계와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 개정과 시행령을 통해 사실상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덜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정부도 이 같은 움직임에 편승해 지난달 16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 등에서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법무부 장관의 인증을 받은 기업은 산재가 발생해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처벌 형량을 감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에 부담이 되고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경영계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사고 발생 시 경영책임자와 기업에 책임을 묻고 적극적인 법 집행으로 재해 예방의 효과를 내겠다는 법 제정의 취지가 무색한 대목이다. 처벌 감경과 면제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입법 행위의 바탕인 예측가능성과 수요자의 신뢰를 거스르고 사실상 중대재해처벌법의 뼈대를 흔들고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논란의 와중에도 노동자의 희생은 끊이지 않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5개월 동안 공단이 관리하는 64개 산업단지에서 산업재해나 화재·화학 사고, 폭발사고 등이 7건 발생했다. 사상자는 24명에 이른다. 중대재해를 예방하려면 사고 위험이 높은 시설들에 대한 선제적인 점검과 안전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대재해전문가넷은 법 시행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발생한 중대재해는 85건에 이르지만, 정작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12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에 대한 당국의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를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나도, 내 부모와 자식도 노동자다. 안전한 일터에서 일하고 건강하게 퇴근할 권리를 잃어버린 노동자의 희생에 정부 당국이 솜방망이 처벌로 응답한다면 공동체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당장의 때가 가면 기울고 새로운 시대정신에 따라 부침을 겪기 마련이다. 쇠락을 반복하는 게 정치다. 정권별로, 시대별로 부침과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정책도 다르지 않다. 중요한 건 정책이든 정치든 얼마나 치열하게 시대정신과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는지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서는 당연히 일상의 노동자, 그들의 안위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 안철수 “강제 북송, 안보 농단…文정권의 北 눈치보기”

    안철수 “강제 북송, 안보 농단…文정권의 北 눈치보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북한 눈치 보기의 또 다른 결과물이었고, 안보 농단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9년 탈북해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두 분이 판문점을 거쳐 강제 북송을 당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군사분계선 앞에서 강제 북송을 앞두고 엄청난 두려움과 좌절감 때문에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 버린 북한주민들의 모습을 본다. 생각만 해도 참담하다”며 “두 분은 북에서의 고문과 처형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주민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고, 귀순 의사를 밝히고 대한민국 영토를 밟는 즉시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은 재판에서 형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그분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고 해도 적법한 사법절차를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북송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 사건은 한국에 정착한 3만여 탈북민들에게도 엄청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부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댔지만, 북한 주민의 기본권을 박탈하고 사지로 넘긴 것이 본질”이라며 “귀순 의사를 밝혀서 이미 국내법에 따라 처리돼야 함에도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없다는 자의적 판단을 하고, 북한으로 강제추방을 결정하는 불법을 저지른 책임자와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명백한 진상규명과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길만이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국민의 기본권을 세우는 길”이라며 “당시 무책임하게 포기해버린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인권과 사법관할권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앞서 통일부는 지난 12일 “통상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을 송환할 때 기록 차원에서 사진을 촬영해왔다”면서 관련 사진 10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엔 사건 당시 우리 당국자들이 해당 탈북민들을 북한 측에 인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13일 “만약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했다면 이는 국제법과 헌법을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윤석열 정부는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이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 ‘혈액 세척’으로 코로나 후유증 치료하는 사람들…효과 있을까?

    ‘혈액 세척’으로 코로나 후유증 치료하는 사람들…효과 있을까?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한 가운데, 영국 전문가들이 ‘혈액 세척’(Blood washing)등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롱코비드 증후군의 대표 증상은 만성피로, 호흡곤란, 인지기능 저하, 우울증·불안 등이다.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신경 질환인 브레인포그, 설사 등 소화기 증상도 나타나며 극히 일부에게는 혈전·뇌졸중·당뇨병 등 신장 손상도 있다. 영국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과 ITV 뉴스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일명 ‘롱코비드’로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혈액 여과 치료, 항응고 요법 등의 시술을 받기 위해 키프로스와 독일, 스위스 등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혈액 여과’는 혈액을 체외 여과기로 걸러 혈액 속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혈액을 일정한 장치의 필터에 통과시켜 여과의 원리에 따라 혈액중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인데, 신부전에 대한 혈액 투석이 대표적인 예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정신과 의사인 지테 부메스터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후유증이 지속되자, 지중해 동부의 사이프러스로 건너가 혈액 여과 6회, 고압산소 요법 90회, 정맥 내 비타민 투여 등의 시술을 받았다. 독일의 내과 의사인 베아트 예거 박사는 코로나19가 혈액 응고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서를 읽은 뒤, 지난해 2월부터 자신의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혈액 여과 요법을 이용한 치료를 시작했다. 예거 박사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롱코비드에 대한 혈액 여과 치료법이 SNS를 타고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까지 내 병원에서만 수천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혈액 여과’ 같은 롱코비드 치료법이 실험적이라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 수백만 명이 롱코비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적의 롱코비드 환자인 크리스 위텀(45)은 역시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독일을 방문해 혈액 여과 시술을 받았다. 숙박과 항공료, 치료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 7000파운드(한화 약 1090만 원) 정도가 들었다”고 말했다. 위의 사례들을 소개한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측은 “영국인 크리스 위텀이 선택한 치료는 롱코비드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없었다”면서 “일부 의료진과 연구원은 혈액 여과 및 항응고제가 코로나19의 유망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믿지만, 많은 사람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인생을 바꿀만한’ 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롱코비드' 치료제 개발 늦어지는 이유는?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백신과 치료법은 빠르게 개발됐지만, 롱코비드 증후군에 대한 대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제약업계가 놀라운 속도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법 개발에 나서며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지만 오랜 기간 이들을 괴롭히는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롱코비드 치료제 개발에 대한 안일한 인식은 보건의료 산업이 이익 창출 기회를 놓친 것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이 현기증, 가슴통증 등 후유증으로 근무를 중단하면서 개인·국가 경제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약회사들이 롱코비드 치료제 개발에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롱코비드가 기존 코로나19보다 증상 범위가 매우 광범위해서 치료제 개발이 훨씬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롱코비드 증상만 약 200여개에 달한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 측은 “(롱코비드 치료제와 관련해) 어떤 연구가 수반될지 고려하고 있다”고만 답할 뿐 이를 임상 시험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자진해서 화학적 거세하면 감형”… 태국 의회, ‘만장일치’로 법안 통과

    “자진해서 화학적 거세하면 감형”… 태국 의회, ‘만장일치’로 법안 통과

    상습적인 성범죄자가 자진해서 화학적 거세(성 충동 약물치료)를 택하면 감형하는 법안이 태국 의회를 통과했다. 13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주사를 맞으면 성범죄자의 형기를 줄여주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지난 2월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전날 상원에서도 가결됐다. 법안은 정신과 등 최소 2명 이상 의료전문가의 승인과 범죄자의 동의가 있을 때 화학적 거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효율성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상원은 찬성 145표, 기권 2표로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없었다. 화학적 거세는 3개월마다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1회당 약 10만밧(360만원)이 소요된다. 태국 교정당국에 따르면 2013~2020년 성범죄를 저지른 1만 6413명 중 4848명이 재범이었다. 법안 통과를 둘러싸고 화학적 거세의 효과에 대한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성범죄자들이 스스로 성적 충동을 억제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의견과 화학적 거세가 성적인 욕구를 줄인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는 반박이 맞선다. 법안은 상원에서 일부 수정한 내용 승인을 위해 하원으로 다시 보내지며, 이후 왕실의 허가를 거쳐 발효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태국은 폴란드, 한국, 러시아, 에스토니아, 미국 일부 주에 이어 화학적 거세를 사용하는 소수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열린세상] 대마불사가 된 어떤 가설/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대마불사가 된 어떤 가설/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88만여명으로 65세 이상 인구의 10%가 넘는다. 이 중 알츠하이머 치매가 76%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가 쪼그라들면서 기억력과 사고 능력, 결국에는 행동 능력까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노인성 질환이다. 이름은 1906년 환자의 뇌 조직을 부검해 학계에 처음 보고한 정신과 의사에서 따왔다. 병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환자의 뇌에는 베타 아밀로이드라고 하는 끈적한 단백질 찌꺼기가 많이 쌓여 있다. 이것이 병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소위 아밀로이드 가설이다. 지금도 진행되는 많은 임상시험은 이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해당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무력화하는 단클론항체 개발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치매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이 대표적 예다. 전문가위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건부 판매 허가를 받았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생체 표지에 대한 효과)로 보아 ‘유효성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 약은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퇴출됐다. 1년치 가격이 3300만원에 이르는데 효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엔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최고경영자가 사퇴했으며 해당 약의 상업용 생산기반을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아밀로이드 접근법이 효과가 없다는 근거는 많다. 지난 3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단클론항체 12종에 대한 50건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 분석 보고서가 실렸다. 이에 따르면 항체 약물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병의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는 미미하고 부작용은 뚜렷하다. 이런 항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라고 서두에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항체가 아닌 다른 형태의 약물로 문제의 단백질을 제거해도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예컨대 신경에 베타 아밀로이드를 생성하는 효소(BACE1)가 있다. 이 효소를 억제하면 치매 증상을 개선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모든 임상시험이 조기 종결하거나 실패로 끝났다. 이런 상황을 의약ㆍ산업 복합체가 자체 권력화한 탓으로 보는 시각은 흥미롭다. ‘알츠하이머 주식회사: 대마불사가 된 어떤 가설’. 지난해 아메리칸사이언티스트 8월호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아밀로이드 가설에 너무나 많은 사회적 자본이 집중된 탓에 이제는 실패를 선언할 수 없게 돼 버렸다는 취지다. 필자는 이후 존스홉킨스대 출판부에서 ‘미국의 치매: 불건강한 사회에서의 뇌 건강’이란 책을 낸 대니얼 조지와 피터 화이트하우스 박사다. 이들은 주장한다. “아두카누맙의 승인은 의료ㆍ산업 복합체가 알츠하이머병 연구 분야를 수십년 동안 어떻게 장악해 왔는지를 들여다볼 창이다. 애초에 아밀로이드가 원인인지는 분명치 않다. 실제로 70대 중 최대 40%가 아밀로이드 침착을 갖고 있지만 인지 능력은 정상이다. 그럼에도 연방정부, 재단 및 제약·벤처 자본과 자금은 불균형하게 이 분야에 집중됐다. 저널, 콘퍼런스 및 전문 학회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홍보하고 보상한다. 지배적인 의제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주변화돼 있으며, 타당할 수도 있는 다른 인과관계 이론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현장에서의 알츠하이머 사례는 실제로 여러 요인이 혼합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증후군의 한 측면(아밀로이드)을 ‘공격’해도 병이 ‘치료’되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亞, 국제법 담론 형성에 ‘역량’ 부족… 韓, 현안 논의할 기획력 필요 [이석우의 국제법 포럼-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나라로]

    亞, 국제법 담론 형성에 ‘역량’ 부족… 韓, 현안 논의할 기획력 필요 [이석우의 국제법 포럼-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나라로]

    세계국제법협회(International Law Association·ILA)는 ‘법을 통한 평화와 정의의 구현’을 목표로 “국제법의 연구, 설명 및 발전”과 “국제법에 대한 국제적 이해 및 존중의 증진”을 장려하기 위해 1873년 10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국제법의 개혁과 법제화를 위한 협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국제법 학술단체 중 하나다. 내년 6월에는 협회 창립 150주년 기념학술대회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회원은 4600명으로 국가별 본부 63개가 운영되고 있다. 국제법의 역사를 반영하듯 국가별 본부는 유럽(31개)에 쏠려 있으며 미주·대양주 11개, 아시아 15개, 아프리카에 6개가 있다. ILA의 핵심적인 기능은 18개의 위원회(committee)와 5개의 연구단(study group)을 통한 국제법 주요 현안에 대한 연구·분석 및 결의안 채택이다. 위원회와 연구단은 국제법 현안에 대한 회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공감대 형성을 통해 자발적으로 구성된다. ILA의 근간인 위원회는 통상 4년간의 1차 활동 평가에 따라 최대 8년간 활동할 수 있다. 보고서에 대한 ILA 총회 결의는 국제법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무력사용 금지, 인권법, 환경법, 해양법, 우주법 분야의 법제화에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하고 있다. 연구단은 결의안 채택에 걸맞게 국제법 현안을 연구주제로 선정하고 심층 연구를 목표로 한다. 연구단은 위원회로 발전하기도 한다. ●ILA 총회 결의 국제법 발전에 큰 영향 ILA 학술대회는 1873년 제1차 대회를 브뤼셀에서 개최한 이후 두 번의 세계대전 기간을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열렸다. 매년, 격년 등 다소 불규칙하게 진행되던 ILA 학술대회는 1948년 제43차 브뤼셀 대회 이후 격년제 행사로 정례화됐다. 주최국은 대부분 미국과 주요 유럽 국가들이다. ILA는 순수한 학술단체이지만, 동아시아의 국제법 현안과 국가 간 현안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전 세계 63개의 국가별 본부 중 1961년 설립된 대만 본부는 등록돼 있으나 중국은 대표성이 없다. 중국 학자들은 ILA에 개인자격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ILA의 중국 대표성과 관련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ILA 대표성을 필사적으로 유지하려는 대만은 1998년 제68차 타이베이 대회를 유치한 데 이어 ILA 아시아·태평양 지역대회를 별도로 기획해 유치한 바 있다. 대만으로서는 ILA가 세계와 연결할 주요한 창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1920년 설립된 일본 본부는 오랜 역사성과 국제법에 대한 높은 인식으로 인해 ILA 내에서 존재감을 갖고 있다. 1964년 도쿄하계올림픽과 연계해 같은 해 제51차 도쿄 대회를 주최한 일본은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과 연동해 2020년 제79차 교토 대회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가 악화됨에 따라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했다. 교토 대회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포기한 뒤 재추진한 대회였다. 일본은 ILA를 통해 일본이 국제사법제도를 활용한 분쟁의 국제법적 해결을 준수하는 법의 지배에 충실한 국가임을 강조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한국과 중국 등 제3자에 의한 분쟁해결절차에 소극적인 국가들과 비교함으로써 아시아 역내 국가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협회에 1964년 가입한 한국은 1986년 제62차 서울 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권위주의 군사정권에 대한 세계 국제법학계의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하고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외교관계가 없던 공산주의 국가들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ILA 학술대회 개최는 국가의 국제법 역량과 비례한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대만 이외에 인도(1974/75년 제56차 뉴델리 대회, 2002년 제70차 뉴델리 대회)와 필리핀(1978년 제58차 마닐라 대회)에서만 열렸다. 올해까지 총 80차 대회 가운데 아시아에서는 단 5개 국가에서 7차례만 진행됐다는 사실은 국제법 담론 형성에 아시아의 역량 부족을 방증하는 것이다. 6월 19일부터 24일까지 포르투갈에서 열린 2022년 제80차 리스본 대회는 ‘국제법: 공동선(共同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2018년 제78차 시드니 대회 이후 실질적으로 4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된 행사였다. 총 18개 위원회와 3개의 연구단이 결과물을 발표했고 14개의 별도 패널이 구성돼 주제를 발표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평화와 안보, 인권보호, 난민 문제 그리고 기후변화와 해양 문제에 관한 여러 논의가 있었다.●해수면 상승, 기존 경계 재조정 안 돼 필자가 위원 및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위원회와 연구단 보고서 가운데 특기할 만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국제법과 해수면 상승’ 위원회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발생하는 국제법 현안들을 다뤘다. 위원회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기선(基線)의 변경이 기존에 획정된 해양경계나 진행 중인 해양경계획정 협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특히 남태평양 소도(小島)국가들의 국가관행을 검토했다. 이어 유엔해양법협약의 기본정신과 법적 확실성·안정성을 근거로 해수면 변화로 인해 기존에 형성된 기선과 경계를 재조정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발생한 이주민·난민의 보호를 촉구했다. 또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영토 상실로 발생할 수 있는 해당 국가의 국제법상 국가의 성립요소(국민, 영토, 정부, 대외관계능력) 및 법적 지위 변화와 이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해당 국민의 이주 등 법적 권리에 대해 검토 의견을 냈다. 위원회의 최종 결과보고서는 2024년 제81차 델포이(그리스) 대회에서 발표된다. ‘국제법의 국내 이행에 대한 아시아 국가관행’ 연구단은 수사(修辭)적으로 통용되는 ‘아시아 국제법’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에 국제법이 과연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발현되는지를 국가관행과 국제법의 국내 입법화 과정을 통해 분석했다. 아시아 16개 주요 국가들이 참여한 일련의 공동연구를 통해 해양·영토, 환경, 인권, 무역·투자 등 4개의 분야에서 실체 파악을 하고 있다. 4년의 1차 활동기간을 마친 보고서는 ‘아시아 국제법’의 실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즉 아시아의 국제법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실증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에서 제국주의 국가의 영토 확장과 관련된 국제법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파악하는 작업은 쉽지만, 파악된 문제점을 개념화하고 그 개념을 실체화한 후 그 실체를 활용하는 단계로의 진전까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비판적 담론만 지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에 대한 실체적 성과가 있어야 유럽중심주의적인 국제법과 차별되는 아시아 국제법의 실체 및 함의에 대한 해답을 구할 수 있다. 연장된 4년의 추가 활동을 통해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국제법 관행이 연구될 예정이다. 이렇듯 ILA 학술대회는 국제법의 현안을 다루는 전 세계 국제법 전문가들의 참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1.5트랙의 의미를 가지고 진행되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ILA 학술대회는 국제기구의 국제법 관련 선거에 지원한 입후보자들의 선거유세 공간이 되기도 한다. 국가의 국제법적인 현안을 바탕에 두고 국제사회에서 논의할 수 있게 만드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동아시아에서의 국제법 활용은 시대적 명제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심장이 뛸 때 우리는/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심장이 뛸 때 우리는/정신과의사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이야기를 슬며시 꺼내는 순간이 있다. 그 마음속 이야기를 우리는 ‘심중(心中)의 이야기’라고도 쓴다. 마음의 여러 갈래를 연구하는 학문은 심리학(心理學)이라 부른다. 마음을 나타내는 한자인 마음 심(心). 심은 마음을 뜻하지만 사실 심장이라는 장기의 이름이다. 글자를 만든 원리 자체가 심장의 모양을 본뜬 상형이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귀여운 아기의 재롱을 볼 때,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의 눈부신 미소를 볼 때 우리는 ‘하트 뿅뿅’을 날린다. 이 하트(heart)란 영어 단어 역시 심장이라는 장기의 이름이다. 벅차오르는 사랑하는 마음. ‘사랑’도 ‘마음’도 그 단어가 원래는 ‘심장’을 뜻한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모든 감정의 근원을 심장에서 찾았던 모양이다. 타당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스러운 대상을 볼 때, 우리의 신체 기관 중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심장이니까. 쿵쿵쿵. 비단 사랑을 느낄 때뿐만 아니라 걱정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도, 불안할 때도,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제일 먼저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니까. 하지만 메스를 들고 심장을 아무리 헤집어 봐도, 사랑과 분노를 일으키는 근원은 찾을 수 없다. 정확히 말해 심장은 감정의 근원이라기보다는 결과다. 감정의 근원은 심장이 아니라 뇌이기 때문이다. 때론 대뇌피질의, 주로는 변연계의 복잡한 작용을 통해 우리는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경험한다. 뇌에서 보내는 여러 가지 시그널에 심장은 그저 결과로서 반응할 뿐이다. 해부학과 생리학의 발전을 통해 우리는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친구와 심중의 이야기가 아닌 뇌중의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것일까? 연인에게는 하트뿅뿅이 아닌 브레인뿅뿅을 날려야 현대인다운 것일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우리는 실제론 뇌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여전히 말로는 ‘마음 가는 대로’ 하겠다고 말한다. 결별을 선언하는 연인 앞에서 한국 사람은 ‘마음이 찢어진다’고 말하고 영국 사람은 ‘heartbreak’라고 하지, 뇌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나 세로토닌의 작용이 찢어지거나 ‘break’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왜? 관습적인 언어 표현들은 새로이 발견된 과학적 사실에 맞춰서 일일이 바꿀 필요는 없기 때문에? 그도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마음’, ‘心’, ‘heart’라는 표현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금 나의 전신을 뒤흔드는 이 감정을 차가운 이성적 설명보다 ‘뜨거운 심장’의 작용으로 이해하고 싶어 하길 원하기 때문 아닐까. 뇌와 심장으로 상징되는 차가운 이상과 뜨거운 감성.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저 두 가지 추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산다. 낙심의 시기에 떠올리는 두 경구가 있다.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는 말을 떠올릴 때면 뇌의 이성적 판단으로 생긴 절망을 뇌의 의지로 이겨내 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하지만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라는 말을 떠올릴 때 왠지 조금은 더 위로를 받는다. 나에겐 뇌의 절망을 극복할 ‘심장’이 있다는 말 같아서. 객관적인 팩트의 세계와 주관적인 감정의 세계라는 두 축. 이것은 사실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세계가 가진 두 얼굴이다. 삼면거울에 비춰 본 내 얼굴이 하나의 얼굴이되 세 개의 면모를 가지듯. 기쁨과 슬픔 또한 대뇌의 특정 영역에서 솟구치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이란 것을 우리가 알게 되고 그것을 일부 조절할 수 있는 이런저런 약물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은 언제나 심장의 힘찬 박동이니까.
  •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孝의 고장’ 수원에 아버지를 위해 만든 현륭원 참배길 지키지 못한 아들의 회한 담긴 고개, 2개의 장승이 지켜 호랑이·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무더운 날이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오니 따가운 햇살이 눈을 찌른다. 학원가와 고시원과 스터디카페를 지나 남으로 난 큰길로 한참을 직진했다.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전형적인 수험생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이따금 곁을 스쳐간다. 그들의 고단한 청춘을 닮은 듯 야트막한 고갯길은 시나브로 높아진다. 등허리에 땀이 돋고 다리쉼이 간절해질 무렵, 왼편 길가에 동작도서관 이정표와 함께 표석과 장승 두 개가 불쑥 나타난다. ‘장승배기: 장승배기는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현륭원에 참배하러 가면서 쉬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인가도 없고 행인마저 적었는데 정조가 장승을 만들어 세우라고 지시한 이후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벽화로 붙은 능행차도에 그려진 붉은 연(輦)을 타고 정조는 이곳까지 왔다. 용산 나루에서 상선 36척을 연결한 배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고 노량 나루를 지나왔으니 교꾼들도 쉬며 한숨 돌릴 타이밍이었다. 음력 윤달 2월이면 언땅이 녹고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가마꾼의 저고리는 가슴골을 타고 흐른 땀방울로 제법 척척지근했을 게다.●8일간의 융릉 행차길 쉬어 가던 곳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1762년(영조 38) 임오화변으로 죽어 배봉산(현재 서울시립대 뒷산) 기슭에 있던 영우원에 묻혔다.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흐른 1789년(정조 13)에 이르러서야 정조는 영우원에 묻힌 시신을 수원 근교 화산으로 이장하고 현륭원으로 개칭해 정성스레 꾸몄다. 그곳이 후일 장조(莊祖)로 추존된 아버지 사도세자와 아들 정조가 묻힌 현재의 융건릉, 융릉과 건릉의 터가 되었다. 본디 장승배기는 정조의 융릉 행차길이 아니었다. 1794년까지는 남태령을 넘어 과천 행궁을 지나는 길을 이용했다. 그러다 1795년(정조 19)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수원에서 개최하면서부터 험한 남태령 길과 별개로 장승배기를 경유하는 ‘시흥길’을 새로 개척해서 8일간 행차하면서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정조의 능행에 인연 아닌 인연이 있다. 2015년 과천시 지역 축제에서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을묘원행 220년을 기리며 어가행렬을 재연하는 퍼레이드를 열었다. 그때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조와 혜경궁 홍씨를 재연할 사람을 공모했는데, 좋은 추억이 되겠다 싶어 아들과 함께 참가 신청서를 넣었다. 나름 경쟁이 치열했고 심사도 엄정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워킹까지 선보인 끝에 실제 모자 관계라는 ‘특이점’을 인정받아 아들과 함께 정조와 혜경궁 홍씨 재연자로 뽑혀 과천대로를 누비는 영광을 얻었다. 우리에게는 색다른 경험으로 즐거운 하루였다. 하지만 사도세자의 제사를 지내고 궁으로 돌아가는 정조와 혜경궁의 마음은 자못 시리고 복잡했을 것이다.장승배기 경유 시흥길의 루트는 다음과 같다. 용산 나루~배다리~노량 나루~장승 고개~대방천 다리~대방천들~마장천 다리~문성동(文星洞) 앞길~수성 참발소~시흥 행궁이 하룻길이다. 시흥 행궁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날 만안교~안양 참발소~군포천~서원 냇다리~청천평~사근평 행궁~지지대 고개~괴목정교~만석거~영화정~장안문~수원 화성에 다다른다. 수원은 예부터 효(孝)의 고장이었다. 수원 최씨의 시조 최상저의 아들 최루백은 ‘고려사’ 열전에 이름을 올린 효자였다. 화성을 정조가 야심 차게 계획한 조선 최초의 신도시였다고 한다면, 신도시 부지 선정에는 입지적 조건 외에도 이러한 문화적·이념적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수원의 효자 최루백은 열다섯 살에 호환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정조는 세손이던 열한 살에 호랑이보다 무서운 할아버지로 인해 아버지를 잃었다. 열다섯 살의 최루백은 말리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도끼를 메고 나가 배불리 먹고 자빠진 범을 죽여 항아리에 범 고기를 채워 개울가에 묻었다. 또한 배를 갈라 나온 아버지의 뼈와 살을 골라내어 장사 지낸 후 여막을 짓고 무덤을 지켰다. 최루백은 효자라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용감무쌍한 소년이다. 열한 살의 정조는, 하지만, 도끼를 메고 호랑이를 쫓아갈 수가 없었다. “오후 세시 즈음에 내관이 들어와 밧소주방의 쌀 담는 뒤주를 내라 하신다 하니, 이 어찌된 말인고. 황황하여 궤를 내지는 못하고, 세손이 망극한 일이 벌어질 줄 알고 휘령전으로 들어가 ‘아비를 살려 주옵소서’하니, 영조께서 ‘나가라’ 명하시니라. 세손께서 나와서 휘령전에 딸린 왕자의 재실(제사 준비를 위해 만든 집)에 앉아 계시니, 그 정경이야 고금 천지간에 다시없더라.”(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역 ‘한중록’ 중에서) 이미 수차례 드라마와 영화에서 변주됐던 장면이다. 대개 아들을 죽이는 아버지 영조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들 사도세자의 팽팽한 갈등과 긴장이 부각돼 표현된다. 그 애증의 부자관계도 참으로 기막힌 것이지만, 시선을 낮추어 아버지를 죽이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열한 살 소년과 눈높이를 맞추면 그 비참한 정경이 또 다른 빛깔을 띤다. 열다섯 살의 용맹한 소년 최루백과 달리 열한 살의 세손 정조는 호랑이 앞에서 울며 빌다가 ‘나가라’고 명령하니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무력감, 패배의식, 허무와 죄책감이 그의 일평생을 지배했고 정조는 재위 내내 사도세자의 흔적을 찾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아버지와 아들, 존경과 미움 사이 아버지의 혼궁(세자의 국장 뒤 삼 년 동안 신위를 모시던 궁전)을 향해 슬피 울부짖던 소년이 왕위에 올라 죽은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자(死者)의 집을 향해 가는 길, 장승배기에 앉아 그때를 떠올려 본다. 다리보다 아팠을 마음을 새기노라니 건듯 불어오는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당시의 장승배기 부근은 숲이 깊고 인적이 드물어 적막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정조가 장승을 세워 이 쓸쓸한 고개를 지키라고 명했을까. 장승은 어리고 힘이 없어 아버지를 지킬 수 없었던 아들의 쓰라린 울분과 회한이다. 장승은 지역과 장소에 따라 채색·형상·크기 등이 다르지만 모양이 괴엄(魁嚴)한 점은 동일하다. 괴수의 모습으로 엄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호랑이도 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 절대 권력자가 돼서도 마음 깊숙이에서 영원히 자라날 수 없는 어린아이는 그렇게라도 더이상 지상에 없는 아버지를 지키고 싶었을지 모른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와 딸의 관계와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딸이 동성(同性)인 어머니를 통해 ‘여성’을 학습하듯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 ‘남성’을 학습한다. 가족과 사회 속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배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 내가 만난 아들들의 유형이 대략 두 가지였다는 것이다. 존경하거나, 미워하거나.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들의 경우 자신의 아버지를 ‘봉우리’, ‘거인’, ‘큰 산’ 등에 비유하곤 했다. 그것은 극복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고 스스로 그렇게 되고 싶은 상승의 열망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를 미워하며 말마따나 ‘반면교사’, 극히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으로 삼는 아들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학교실 정하은·김창윤의 분석(‘사도세자의 정신과적 병증 증상’, 2016)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양극성 장애’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록된 피해자의 숫자로만 보면 사이코패스이자 연쇄살인마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은, 그런 아버지를 기리고 추앙한 정조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지하여장군은 어디 갔는지 남남 커플로 우두커니 서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에게 물어보면 혹시 알려 주려나?(㉻에서 계속) 소설가
  • 침 한 방울로 중증 우울증 더 정확하게 예측

    침 한 방울로 중증 우울증 더 정확하게 예측

    우울증은 의학적으로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해서 다양한 인지 및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유발해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으로 정의된다. 우울증은 하나의 원인이 아닌 유전적, 생물학적 특성과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단순히 ‘마음의 감기’라고 해 가볍게 생각했지만, 중증 우울증은 자살 같은 극단적 상황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조기에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연세대 의대 의학행동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고위험 우울증 환자를 심리상담과 평가 이외에 침(타액)으로 정확하고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정신과학’(Frontiers in Psychiatry)에 실렸다. 일반적으로 정신의학 임상현장에서는 설문지를 이용한 자가 보고식 우울 증상 평가와 전문의 진료를 통해 우울증을 진단하는 것이 표준 절차였다. 연구팀은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정신건강 설문에 참여하거나 CHEEU 상담센터를 이용한 적이 있는 남녀 73명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 자살위험성,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양호, 위험, 경계 3개 집단으로 분류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아침 기상 직후부터 30분 간격으로 총 3회 타액을 모은 다음 타액 속 코티솔 호르몬 농도를 분석했다. 코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데 혈압을 유지하고 전해질 균형을 도우며 에너지 저장을 촉진한다. 또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기전으로 심폐활동을 증진시켜 빠르고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다. 분석 결과, 우울증 위험집단은 아침에 일어난 직후의 코티솔 농도가 양호 집단의 농도보다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이 심할수록 아침 신체 기능이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원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인 회복탄력성이 좋은 집단은 아침에 일어난 뒤 30분 동안 코티솔 양이 보통이나 낮은 집단에 비해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이번 연구는 우울증 진단과 평가를 할 때 심리적, 사회적 평가 차원을 넘어 타액 코티솔 호르몬 같은 생물학적 지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우울증 진단의 과학적 객관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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