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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경제교육 모범교안 만든다

    재계가 시장경제 교육을 체계화하기 위해 모범 교안을 만든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의 외부강연이나 초·중·고교 교사들의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장경제교육 교안을 제작, 올해 배포할 계획이다. 강연용 교안은 ▲기업가정신과 기업의 성장▲기업경영과 지배구조▲시장경제와 정부의 역할▲노동시장의 유연성▲세계화시대의 국가경쟁력▲한국경제 진단과 처방 등 총 6개 주제로 구성된다. 전경련은 이미 서강대 남성일 교수와 한성대 강신일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의뢰했으며, 다음달 20일 첫 교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6개 주제 가운데 한국경제 진단과 처방 부분은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이 맡았다. 전경련은 이와 함께 청소년 경제교육을 위해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 비영리 경제교육기관인 미국 경제교육협의회(NCEE)의 교사용 교안 ‘Economics in Action’의 번역 작업에 착수, 올해 완료할 방침이다. 전경련 김석중 상무는 “강연용 교안은 외부강연에 나서는 기업 CEO나 임원들이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면서 기업현장에서 체험한 현실을 곁들이면 훌륭한 강연이 될 수 있게 꾸며질 것”이라고 밝히고 “초·중·고 교사용 교안도 학교수업에서 시장경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좋은 방향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임영숙 칼럼] “사쿠라가 그립다”

    [임영숙 칼럼] “사쿠라가 그립다”

    ‘사쿠라’로 불리는 것을 우리 정치인들은 싫어한다. 요즘은 잘 들리지 않지만 박정희 유신 이후 독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에는 정치권에서 사쿠라라는 말이 자주 쓰였다. 여당에 협조적으로 보이는 야당 인사에게는 어김없이 붙는 꼬리표였다. 벚꽃의 일본말인 사쿠라는 변절한 정치인, 지조없는 정치인 등을 지칭한다. 유진산 이철승씨 등 1960∼70년대 야당의 거물들은 물론 80∼90년대 정치인들도 이 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사쿠라에 대한 향수가 솔솔 피어 오르는 것 같다. 지금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을 염려하며 차라리 사쿠라들이 정치판에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고 회고하는 이들을 가끔 보게 된다. 한 저명한 정치평론가는 사쿠라의 원조로 불리는 유진산씨를 ‘한국 현대사에서 재평가가 가장 필요한 정치인 중 한명’으로 꼽기도 한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시작된 국회파행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차떼기당’‘좌파정부’‘깽판총리’‘수구꼴통’로 이어지는 막말을 주고 받은 여야는 극한대립을 풀지 않고 있다. 지나친 강경론에 제동을 걸었던 양쪽 온건파의 목소리는 ‘적전 분열’‘등 뒤에 총질하는 것’‘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삿대질에 움츠러들고 말았다.“싸우다 죽더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정기 국회가 아니라 내년 4월 재·보궐선거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강경파의 채근에 밀린 한나라당은 급기야 의원들의 지역구별 투쟁과 규탄집회 등 볼썽사나운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총리의 유럽 순방 중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역사는 퇴보한다.”는 술자리 발언에서 비롯된 여야 대립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서로 한치의 양보도 하려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인 총리가 먼저 유감표명이나 사과로 풀어야 할 것을 강공으로 맞선 것이 잘못이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대선이 끝나도록 진흙탕에서 뒹굴며 산적한 민생문제와 경제난을 외면하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에 국민은 짜증스러움을 느낀다. 사쿠라가 그립다는 것은 이처럼 경직된 한국 정치에 대한 역설적인 비판이다. 정치를 이기고 지는 게임으로만 접근할 뿐, 설득과 절차를 통한 타협과 공존의 정치를 모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재정권 시절의 밀실정치·부패정치 소산으로 여겨졌던 부정적인 의미의 사쿠라가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를 소생시키는 완충지대·중간자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완충지대·중간자의 역할은 여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보수와 진보, 개혁과 반개혁의 극단적 편가르기와 적대적 대립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 모든 곳에 필요하다. 경제정책,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서도 명분에 얽매이는 이분법적 대립에서 벗어나 구체적 현실과 사실에 주목하는 실사구시의 유연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내편도 네편도 아닌 중간자가 더 많다. 이쪽이 잘못했지만 저쪽도 책임이 있다는 사람들, 이쪽에 공감하지만 저쪽도 이해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결국 여론의 향배를 결정한다. 이들을 무시한 정치는 민심을 잃는다. 우리네 삶 자체가 단순하게 흑백으로 나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인들은 이 사실을 선거때만 기억하는 듯하다.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마침 한국인들에게 보낸 메시지도 음미할 만하다.“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또는 서로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우리는 함께 살아야만 합니다. 또 모든 나라들과 모든 공동체의 미래는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용서의 정신과 상호의존의 원리를 깨닫기 바랍니다.” 주필 ysi@seoul.co.kr
  • [부고]

    ●金榮奎(자영업)榮熙(주식회사 뉴코리아 대표)榮徹(한겨레신문 편집국 기획위원)씨 모친상 金敎善(자영업)趙碩奎(동화기업 보세관리팀 주임)씨 빙모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3410-6917 ●宋慶鎬(한국자산관리공사 본부장)喆鎬(중앙농기구사 사장)仁鎬(티엠엠라인즈코리아 이사)씨 부친상 洪治完(울산컴퓨터과학고 교감)朴辰益(진량농원 대표)朴容上(서초세무서 과장)씨 빙부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5시 (02)3410-6916 ●崔淳休(고흥군 농업지도자협회장)大休(농림부 식품산업과장)盛休(사업)勇休(금강한의원 원장)씨 부친상 張憲一(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씨 빙부상 1일 광주그린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7시30분 (062)250-4410 ●李在善(전 한일흥업 회장)씨 상배 承顔(사업)承洪·承勳(캐나다 거주)씨 모친상 任華星(사업)曺永進(변호사)李熹(영동신경정신과의원 원장)黃浩瀅(SBS 스포츠국장)씨 빙모상 1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590-2579 ●咸承哲(프로야구 한화구단 서울사무소장)씨 빙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3010-2292 ●朴明九(전 MBC 라디오국장)씨 별세 1일 일산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30분 (031)901-4799
  • [메디컬 라운지] 온라인 ‘수험생 정신상담 클리닉’ 개설

    대한신경정신과 개원의협의회는 입시철을 맞아 수험생들의 스트레스와 강박, 불안 등을 무료 상담하는 ‘수험생 정신상담 클리닉’ 코너를 협회 홈페이지(www.onmaum.com)에 개설, 이달 말까지 운영한다. 입시를 앞두고 불안, 강박증, 스트레스 등을 겪는 수험생은 누구나 방문, 협의회 소속 전문의들과 상담할 수 있으며, 시험장애 증상과 대응책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사이트에는 또 전국의 신경정신과 병원을 검색할 수 있는 안내 기능도 갖춰져 있다. 문의(02)3446-3153.
  • 日 니가타 지진대책 허점 많았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의 지진재해 대책이 니가타 주에쓰 지진을 통해 허점투성이임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를 과신했다가 불통사태가 속출했다. 3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일본 니가타현 주에쓰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의 최대 진도는 1995년 한신대지진 때와 같은 7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일본 기상청은 진앙에서 가까운 가와구치마치 사무소에 설치한 진도계의 기록이 지진 발생에 따른 ‘정전과 통신두절’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30일 복구해 확인한 결과 진도 7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신 두절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당초에는 진도 ‘6강’이었다고 발표했다. 지진 직후 2000여명의 주민이 암흑천지에 고립됐던 야마고시무라는 휴대전화를 믿고 내부방송, 긴급무선연락망을 가설치 않았다가 호되게 당했다. 지진으로 인공위성으로 연결돼 있던 방재용 행정무선망이 무력화된 뒤 믿었던 휴대전화를 이용하려 했지만 안테나탑이 허망하게 무너져 무용지물이었다. 전기가 불통되자 먹통이 된 가정용 전화기도 문제였다. 따라서 전기가 없어도 통화가 가능한 구형 전화기가 인기다. 휴대전화는 터널 안에서도 무력했다. 지진 당시 승객 401명을 태우고 터널 안에 멈췄던 다른 신칸센열차도 승객 대부분이 외부와 전화 연락을 못한 채 하룻밤을 차 안에 갇혀 지샜다. 이날 현재도 피난민이 7만여명에 이르지만 식량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주에쓰 신칸센은 복구에 장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여진이 계속되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 절망감에 시달리고 있지만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젊은층이 빠져나가면서 폐교가 많이 생기자 대피시설이 부족한 것도 큰 숙제로 지적됐다. 지진 뒤 차 안에서 생활하다 숨지는 사고가 잇달아 니가타현이 차량생활가족 17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자 대상자의 30% 정도가 “피난소가 만원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고 대답, 피난시설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한편 지진으로 돌과 흙더미에 묻힌 승용차에 갇혔다가 92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두 살배기 미나가와 유타군이 수시로 엄마를 찾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유타군은 안정을 찾은 뒤 “엄마 언제 와. 엄마 병원에서 죽어 버렸어?”라고 묻거나 자주 큰소리로 울고 있다. 또 “왜 이렇게 어두워.”라고도 해 심리 치료를 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욕망을 때우는 핫도그

    ‘뚱뚱하고 무기력해지려면 햄버거를 먹어라!’. 독립 영화계의 최대 행사로 평가 받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2004년 감독상을 수상한 모간 스펄록의 (슈퍼 사이즈 미)는 미국인들의 주식처럼 애용되고 있는 햄버거에 대한 폐해를 고발하기 위한 것이다. 감독이 직접 30일 동안 햄버거만 먹으면서 겪는 신체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전세계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이미 ‘패스트푸드’는 ‘비만’을 비롯해 무기력과 우울증 등 정신과 육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음식이라는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는 미국을 거대한 환자 집합소로 만들어 가고 있는 주범’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간에 쪼들리는 현대인들에게는 저렴한 가격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흡사 담배·술과 같은 습관성 중독증’을 보이고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햄버거나 핫도그 등 패스트 푸드는 등장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 풍경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는 소품 중의 하나로 애용되고 있는 대상. 햄버거의 경우는 (더티 해리) 등의 경찰 영화에서 강력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형사가 피살체를 확인하면서 천연덕스럽게 먹어대는 모습이 단골로 보여지고 있다. 흥미있는 점은 햄버거를 상용하고 있는 경찰들의 경우 별거중이거나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환경을 갖고 있다. (베벌리 힐스 캅)이나 (48 시간)에서도 긴박한 범죄 현장에 뛰어 들고 있는 흑, 백 형사들이 식사 대용으로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핫도그는 제품 모양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강인한 남성이나 경제적 능력, 혹은 독신녀들이 남자를 갈망하는 설정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스테이트 오브 그레이스)에서는 막 출소한 주인공이 포장마차에서 핫도그를 구입해서 먹는데 이는 법적 징계를 받았지만 자신의 야심을 다시 추스르겠다는 의지력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지하철 역 매표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루시(샌드라 불럭)는 직장 상사와 함께 길에서 팔고 있는 핫도그로 점심을 때우는 장면이 보인다. 가족없이 홀로 자취하고 있는 그녀는 늘상 자신의 외로움을 채워줄 남성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욕구를 드러내는 상징적 제스처로 핫도그를 즐겨 먹는 그녀는 마침내 철로에 쓰러진 남자를 구출해 주면서 그의 반려자가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핫도그는 간편하고 맛도 있지만 서서 먹는다는 것에서 은연중 쓸쓸함을 풍겨주고 있다. 이 때문이지 유부녀보다는 결혼을 갈망하는 처녀들이 이 음식을 단골로 먹는 것으로 설정되고 있다. (영어완전정복)에서도 공주병 환자 영주(이나영)는 핫도그를 먹으면서 다가오는 남자가 자신을 매우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장면이 전반부에 등장한다. (투 윅스 노티스)에서는 뉴욕 부동산 재벌로 등장하는 조지(휴 그랜트)가 핫도그 하나를 사면서 100달러를 지불하는 등 자신의 경제적 부를 드러낸다. 몇 가지 사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햄버거와 핫도그는 ‘비만의 원흉’이라는 악평을 듣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남녀가 갖고 있는 심리적인 욕구를 은연중 드러내는 매우 요긴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 끊임없이 남편 옭아매는 아내

    결혼한 지 7년된 30대 중반 남성입니다. 아내의 속박에 숨이 막힙니다. 사회생활을 못할 정도입니다. 저는 퇴근후에 청소, 빨래, 애들 목욕에 다음날 아침밥까지 준비할 정도로 집안일을 많이 돕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아내는 회사에서 시간마다 집에 전화하길 원하고, 사업상 손님과 술자리를 가지면 20∼30분마다 전화해 “빨리 집에 오라.”고 다그칩니다. 귀가시간이 밤 10시를 넘으면 난리가 납니다. 정말 열흘에 한 번씩이라도 가까운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조기 축구도 하고 싶은데…. 아내가 막무가내니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박우식-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마음의 잣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잣대로 세상을, 이웃을, 가족을 가늠하면서 한 치만 부족해도 용납하지 않으며 못견뎌합니다. 가족들을 자신이 만들어 놓은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자기 혼자서 정해 놓은 규범에 따르도록 강요합니다. 아내, 남편, 자녀들이 원리원칙(?)에 따르지 않으면 성질을 부리고 짜증을 내고…. 이 같은 병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도 없이 지내는 사람이 있는데 편집증·강박관념의 일종으로 그 증세가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식씨, 당신이 보내준 사연으로 보면 아내는 남편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고삐만 없을 뿐이지 자신의 영역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밖에서 사업하는 남편이 시간마다 집에 전화를 걸어줘야 하고 한 달에 한 번쯤 사업상, 혹은 친구를 만나서 술 한 잔 하게 되면 20∼30분마다 전화를 해서 빨리 집에 들어오라고 독촉을 한다면 아내를 정상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남편의 체면이나 사업에는 관심조차 없을 뿐더러 이해하려는 마음도 없이 곁에서 자기만 바라봐줘야 하고 집안일이 힘들다며 투정을 한다니 그 나이에 철부지라 할 수도 없고…. 사랑이 아닌 편집증 같은데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한 것 같습니다. 조기축구나 등산, 한 달에 서너 번씩 가까운 친구들과 술 한 잔씩 나누며 정을 나누고 싶은 것이 당신 소원이라고 하니 처지가 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은 무엇보다 우선하고 소중하지만,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려면 이웃과 친구 그리고 친족들과도 가깝게 지내면서 정을 돈독히 하고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가야 하지요. 내 가족으로만 울타리를 치고 빗장을 걸고 산다면 무인도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겠지요. 친구도, 선·후배도, 사업상 만나야 할 사람들도 당신을 멀리하고 있다면 예삿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내 역시도 친구가 없다고 하니 두 사람 사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애들 키우느라 힘들 아내를 위해 집에 들어오면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내일 아침밥까지 준비해 놓고, 잠을 잘 안 자는 막내아이를 아내 잠자리 편하라고 따로 데리고 잔다는데 당신을 애처가라고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정에는 남편 자리와 아내 자리가 따로 있어서 각자의 역할도 다르기 마련인데 남편이 밖에서 일해 가족생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면 아내는 알뜰살뜰 집안 살림을 꾸려가며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집에 들어온 남편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따뜻한 내조를 해야 할 것입니다. 결혼생활은 시작이 매우 중요한데 우식씨가 혹시 신혼 초에 아내를 공주처럼 떠받들어준 탓에 아내가 지나친 애정에 길들여진 것은 아닌지요?그렇게 길들여진 아내를 이제 바꾸려든다면 가정불화만 생길 뿐입니다.‘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의 문제는 당신의 과잉애정이 원인이 됐거나, 아니면 아내의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식씨, 당신이 먼저 생각을 바로 하십시오. 사업상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면 만나고 친구나 선·후배를 만나서 가끔씩 회포도 풀고, 조기축구나 등산을 가고 싶으면 아내와 함께 가고, 아내가 동반하길 싫어하면 집에 있게 하고…. 아내의 잣대가 있듯이 당신의 잣대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싸움만 크게 하고 말았다면 대화로 고쳐질 수 없을 것 같으니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십시오. 치료받기를 거부한다면 당신의 단호한 결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의 성격이 고쳐지지 않는 한, 앞으로 수십년의 세월을 함께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서울=수도 관습헌법 요건 되나’ 논쟁확산

    [수도이전 위헌 파장] ‘서울=수도 관습헌법 요건 되나’ 논쟁확산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개념을 근거로 행정수도 이전을 위헌이라 결정하자 법조계는 22일 법리논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결정문을 꼼꼼히 살펴보며 ‘새로운 법해석’‘관습법에 대한 오해’란 엇갈린 의견을 쏟아냈다. 관습헌법이란 헌법학계에서조차 본격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는 개념인 까닭이다. 주요 쟁점별로 정리한다. ●관습헌법이 존재하는가 헌재 다수의견은 성문헌법에 모든 헌법사항을 빠짐없이 규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관습헌법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사재판에서 법원이 관습법의 존재를 인정, 심리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헌재의 실무제요 93쪽 ‘위헌 법률심판의 심사기준’도 “명시된 법률뿐만 아니라 ‘헌법관습법’도 심판절차의 기준”이라고 규정, 관습헌법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대다수의 헌법학자들도 어느 나라든 성문헌법을 보완하는 관습헌법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지대 김철수 석좌교수는 “국기나 애국가 등 헌법조항에는 없지만 헌법만큼 기본원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관습헌법”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관습헌법은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교과서적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 김갑배 법제이사는 “민법은 법률에 없으면 관습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헌법은 관습헌법에 대한 근거를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성균관대 김형성 교수도 “우리 헌법은 대통령, 국회의원 선출 등 세세한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어 관습헌법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한 부장판사는 “헌재 결정으로 관습법 체계인 영·미법계 정신과 성문법 체계인 대륙법계 정신이 막 뒤섞여 우리 헌법체계가 혼란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수도’ 관습헌법인가 서울은 사전적 의미로 바로 ‘수도’의 의미를 지녔고,1392년 조선왕조가 창건된 이후 600여년 동안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였기에 관습헌법에 해당한다고 헌재 다수의견은 설명했다.‘서울=수도’라는 개념은 오랜 전통에 의한 계속적 관행이고, 이 관행이 중간에 깨진 적이 없으며,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해 국민적 합의를 얻고 있어 관습헌법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다. 북한 등 70여개 국가가 헌법에 수도 위치를 규정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법조계는 “국민이 ‘수도=서울’이란 개념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미지수”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잇따라 내놓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헌재의 해석은 그동안 헌법학계와 판례에서 전혀 거론된 적이 없는 신생논리”라면서 “헌재의 자의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경희대 정태호 교수는 “서울특별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에 서울특별시는 ‘수도로서 특수한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법률로 규정된 사항을 관습헌법이라 또다시 명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소수의견을 낸 전효숙 재판관도 “흔히 관습헌법으로 여겨지는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도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율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규정형식이 잘못됐다고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최대권 명예교수는 “태극기, 한글 등은 관습헌법으로 받아들여진 사항을 하위법률로 명시한 것뿐”이라면서 “국어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꾸는 등 근본적 변화를 추구할 때 국민의 합의가 없다면 당연히 위헌”이라고 재반박했다.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의 개정절차를 따라야 하나 헌재 다수의견은 “관습헌법을 폐지하려면 성문헌법의 개정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결정했다. 관습헌법이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지위를 지녔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과 유권자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 찬성으로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한 관계자는 “민법에서 규정한 관습법을 고치려면 법률 개정 요건을 갖춰야 하듯 관습헌법도 성문헌법 개정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헌법학자들은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만을 지녔기에 국민적 합의나 법률개정 등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효숙 재판관도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처벌할 필요성이 있어도 처벌할 수 없는 것처럼, 성문헌법에 규정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법적효력은 달라진다.”고 밝혔다. 성문헌법과 관습헌법이 동등한 효력·지위를 가질 순 없다는 것이다. 고려대 장영수 교수는 “헌법 130조 국민투표권 규정은 성문헌법의 개정을 전제로 한 것이지 관습헌법의 개정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면서 “헌재의 법리 전개는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동의없이 국민투표 등으로도 얼마든지 관습헌법 개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변협 김갑배 법제이사는 “관습헌법이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면 헌재가 언제든지 국회의 입법권을 제약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는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강충식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어느 재벌2세의 때늦은 후회/홍성추 산업부장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중견기업 총수였던 K씨는 요즘 폐인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한때 그는 재벌 2세라는 신분에다 세칭 일류라는 ‘KS’ 출신에 미국 유학까지 갔다온 엘리트 총수로 촉망받는 재계 인사였다. 그러나 IMF 환란을 넘기지 못하고 ‘워크아웃’ 기업인이라는 나락으로 내몰리고 말았다.K씨는 얼마전 사석에서 기자에게 “선진 이론만 고집하면서 창업정신과 현장을 모른 것이 원인이었다.”고 후회했다. 선대 회장이 왜 그렇게 현장을 중시했는지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고백이었다. 최근 재벌 2·3세들의 경영 형태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죽해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창업주들의 도전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까지 했을까. 실제로 재벌 2세들의 모험적 기업가 정신은 실종된 지 오래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공격형’에서 ‘관리형’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리스크가 적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 투자를 하라고 하면 분위기가 아니다는 말로 치부해 버린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가 하고 오히려 반문할 정도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이 창업주들이 기업을 일으킬 때보다 그렇게 열악한 것인가. 아무리 강성노조가 있고, 고임금으로 효율성이 떨어졌다지만 1960년대나 70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양질의 노동력과 집중된 산업 인프라 등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도 기업주들은 여건 탓만 한다. 기업 경영은 타이밍이다.90년대 초·중반 기업들은 앞다투어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았다. 빚을 얻어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한 기업의 보증으로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확장 경쟁이 한창이었다. 외환위기가 닥치자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던 기업주들은 거의 철퇴를 맞았다. 그후 2·3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관리형 경영자로 돌아섰다. 돈은 있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투자가 없으니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어졌다. 기존 직원들의 수는 명퇴·정리해고 등으로 줄여만 갔다. 여기서 도태된 이들은 결국 실업자로 나앉는 악순환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2·3세들은 손쉽고 리스크가 작은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세계 유명 외제차 국내 딜러들 대부분이 재벌 2·3세란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재벌 2·3세들은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젠 신분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리면서 실업자로 내몰리는 사원들을 한 사람이라도 붙잡아야 한다. 녹슬고 있는 공장에 기름을 칠하고, 큰 이윤이 없더라도 공장이 돌아가도록 독려해야 한다. 선대 회장들이 현장에서 직원들과 노숙을 하면서 공장을 일으켰듯, 도면 하나만 들고 해외에 나가 수주를 받았던 창업주 정신을 본받을 때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 최대의 기업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이제는 관리를 중시하는 경영자 시대는 끝났으며 성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대”라고 주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고성장 시대에는 성장의 중요성을 깨우치지 못했다. 지금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저성장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래서 지금의 기업인 화두는 성장이 돼야 하는 것이다.80년대,90년대 문어발식 확장기업인이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했듯이, 다음의 위기는 변화를 읽지 못하는 안주형 기업인에게 먼저 닥칠 수 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천하대업의 꿈을 잃지 않았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철학이 ‘잘나가던 재벌 2세 총수에서 추락한 재벌 2세’로 떨어지는 길을 막는 평범한 진리일지 모른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열린세상] 무엇을 위한 대학입시 제도인가/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일부 대학에서 고교등급제를 시행했다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왜 그러한 문제가 발생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두고 대학과 교육부, 관련 단체들이 서로의 입장을 표명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기가 막히고 혼란스러운 사람은 바로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미래의 수험생들일 것이다. 교육의 가장 중요한 근본은 가르치는 이와 가르침을 받는 이 사이의 신뢰관계다. 지금 한국 교육은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 금이 가고 있고, 해결책 또한 요원해 심히 우려된다. 이러다가는 한국 교육의 뿌리가 흔들리고 방향성마저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먼저 입시 평가제도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위해 대입 평가를 하는지 그 목적부터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목적에 비해 현재의 평가 제도가 적절한지를 논하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입시 제도가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는 이는 드물다. 오히려 각기 다른 입장에서 고교등급제에 대한 대응을 하는 것을 보면 근본적인 질문에서조차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교등급제 찬·반 양측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대입이 똑똑한 인재를 선별하는 과정이냐, 아니면 현행 교육 제도에서 잘 적응하고 우수한 성적을 보인 학생을 선별하는 과정이냐.’로 축약된다. 고교 교육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라면 당연히 훌륭한 인재라고 보는 견해와 대학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해야 우수한 인재로 인정하겠다는 부분에서도 이견이 크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대학입시 제도를 만들었느냐에 대한 근본적 동의가 사회적으로 도출돼야 한다는 점이다. 대학 입시제도는 인재를 선별하는 목적 외에 그 사회 인재들의 사고 방향을 결정하는 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적 자원의 질을 결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나라마다 다양한 입시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나름대로 자신들의 사회문화적 욕구에 맞게 만들어져 있다. 더구나 선진국으로 갈수록 대학들은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고도로 전문화된 평가 방법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러한 대학의 방침에 동의하고 학생들을 이에 맞게 지도한다. 우리처럼 근본적인 신뢰와 동의조차 도출되지 않아 혼란을 겪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의 중·고교 교육 내용과 방법, 그리고 시험이라는 평가가 우수한 인재를 기른다는 목적에 부합하는 것일까? 대학에서 제시하는 대입평가 방법이 우수한 인재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어떤 인재를 우수하다고 정의하는가?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사심이 없는 자세로 제대로 토의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의 중·고교 교육은 너무 많은 양의 지식을 주입식 방법으로 전달하는 경향이 강하고, 시험 역시 사지선다형이 많아 깊이 있는 사고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게다가 지식전달형 학습보다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선진국들의 교육 추세와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최근 어린 유학생들의 급증 추세도 단순히 일부 계층의 과도한 교육열로 치부하기보다는 세계적인 추세와 동떨어져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정체돼 있는 우리 교육 여건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의 입시 제도도 세계적 추세에 맞는 인재 양성이라는 틀 속에서 다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일부 대학이 이기심에서 고교등급제를 시행했다거나 본고사와 유사한 형태의 시험을 시행했다거나 하는 식의 비난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우리 입시 제도의 목적에 대해 전반적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소모적인 힘의 논리와 목소리만 앞세워 한국 지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억누르는 것은 우리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전영우 지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전영우 지음

    600여년 전 조선이 개경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길 때 목멱산에 심은 소나무. 그것은 지금 애국가의 한 구절로 남아 ‘남산 위의 저 소나무’로 널리 불린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겐 정이품 벼슬이 붙은 소나무, 토지를 소유한 부자 나무로 국가로부터 납세번호를 부여받기도 한 석송령 소나무도 있다. 소나무에 관한 한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도 풍부한 문화를 가꿔온 민족이다. 지난 수천년 동안 우리 문학과 예술, 민속, 풍수사상 속에 자리잡은 소나무는 이 땅의 풍토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우리의 정신과 정서를 살찌웠다. 소나무의 역할은 정신적 면에만 그치지 않는다. 궁궐을 비롯한 옛 건축물의 자재는 물론 거북선·판옥선·사신선·조운선 등 한선(韓船)은 모두 소나무로 만들었다. 우리의 자랑거리인 조선백자도 경기도 광주 일대에 소나무 숲이 무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로부터 백자가마에서는 숯이나 재가 남지 않고 충분한 열량을 낼 수 있는 소나무를 연료로 사용했다. 불티가 남지 않는 소나무는 백자 표면에 입힌 유약을 매끄럽게 해 질 좋은 백자를 굽는 데 최상이었다. 이 백자가마용 땔감을 도공들은 ‘영사’라고 부른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현암사 펴냄)는 숲해설가로 활동하며 산림운동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전영우 교수(국민대 산림자원학과)의 소나무숲 현장답사 보고서다. 소나무숲은 한때 우리 산림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겨우 25% 정도로 줄어들었다.‘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 등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소나무 전염병으로 앞으로 100년 뒤에는 한반도에서 소나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 ‘겨레의 나무’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나무를 알아야 한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 소나무는 잎이 두 개이며, 수피와 겨울눈이 붉다. 굽이치고 옹이진 것은 모진 환경을 견뎌낸 흔적이다. 살기 좋은 환경에서는 소나무가 곧게 높이 자란다. 책에는 소나무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듬뿍 담겼다. 소나무를 의미하는 ‘솔’은 나무 가운데 우두머리를 뜻하는 ‘수리’에서 나왔으며, 송(松)이라는 한자는 중국의 황제가 내려준 목공(木公)에서 유래했다는 얘기, 우리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일본 고류사의 목조 미륵보살상이 닮은 까닭, 소나무에 막걸리를 주는 이유, 우리 나라의 대표 수종인 소나무가 외국에서 ‘일본적송’이라 불리는 연유 등 다채로운 소나무 이야기가 펼쳐진다.1만 95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매일 홍수가 난다는 한 집.시도 때도 없이 물이 쏟아지는 수도꼭지.외양간 수도꼭지의 미스터리를 밝힌다.부산의 한 동네,동네방네 별난 재주를 가진 개가 나타났다.소문난 재주는 물구나무서기.물구나무를 서서 용변 보는 개의 안타까운 사연속으로 들어가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3시10분) 최근 일부 대학들이 고교간 학력 차이를 반영하는 고교등급제를 실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교등급제 파문은 서울 강남 대 비강남권의 지역간,계층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교육부에서 15일쯤 발표할 새 대입제도 개선안은 어떤 내용을 담아야할 것인지 전문가들과 토론해 본다. ●책,내게로 오다(EBS 오후 11시40분) 한국 제일의 정원이라 말할 수 있는 창덕궁 후원을 찾아 ‘한국의 정원-선비가 거닐던 세계’의 저자 허균 선생과 만난다.저자가 정원이 다른 어떤 조형예술 못지않게 한국의 자연관과 생활철학을 반영하고 있음에 깊은 매력을 느껴 준비한 책의 내용을 살핀다. ●강원래의 미스터리 헌터(iTV 오후 10시50분) 불면증에 시달리던 수연.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정신과 전문의 재호가 자신의 불면증을 알아맞히자 호기심을 보인다.반면,소문난 바람둥이 재호는 자신의 유혹에 수연이 쉽게 넘어올 것으로 예감한다.그리고 재호의 확신대로 수연은 재호의 병원을 찾아간다. ●코미디 하우스(MBC 오후 7시20분) ‘클레오파트라의 부활’코너에서는 김미연이 클레오파트라로,어머니 아낙수나문 역에는 이경실이 출연해 공주병에 걸린 모습을 선보인다.또 특징 있는 10명의 방청객과 코미디언 1명이 펼치는 ‘웃겨방’ 코너에서는 코미디언이 10대 1로 방청객을 웃겨야만 한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당장 학교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성필의 태도에 금실은 오히려 당황스럽고,투자금을 회수하자는 재혁에게 금실은 무슨 수를 써서든 학교를 완공하겠다고 말한다.고향으로 내려가 살겠다는 아버지 말에 민우는 착잡해하고,성필 회사 빌딩이 매각됐다는 말에 재혁은 경악한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실은 울부짖으며 영구의 시신을 화장한다.병원 가기를 한사코 거부하던 점순은 지혜에게 자신이 한 행동을 알고는 절에 다녀오겠다며 민섭 몰래 집을 나가 버린다.은수의 의지가 확고하자 정애는 결혼 준비를 서두르는데,느닷없이 지웅 엄마가 들이닥친다.
  • 동작구 9일 사육신 추모제향

    서울 동작구는 사육신 순절 제548주년을 맞아 사육신의 선비정신과 업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사육신 추모제향’을 9일 오후 12시 사육신 묘지 의절사에서 봉행한다. 사육신헌창회와 함께 여는 이 행사는 사육신 후손과 유림,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하며 헌작례,추모사,송축사,일동배례 순으로 진행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전문가가 본 옐리네크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주로 독일 로볼트 출판사에서 많은 소설과 드라마를 발표해 왔으며,그녀의 드라마는 독일의 연극 무대에도 활발히 올려지고 있다. 옐리네크 문학의 특징은 특유의 시적이고도 산문적인 언어의 흐름에 있다.그녀가 소설과 드라마에서 드러내 보이는 독특한 언어 감각은 마치 독백조의 목소리와,그에 반향하는 다른 목소리가 서로 얽혀지고 동시에 서로 밀쳐내는 듯한 구조를 가지고 계속 이어지는 특성을 보여준다.또 팽팽한 긴장감을 가진 옐리네크 언어의 음악적인 멜로디는 동시에 찌르는 듯한 예리함으로 ‘익살’과 ‘풍자’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옐리네크가 독일과 오스트리아권에서 중요한 문제작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엇보다 그녀가 가진 사회 비판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칼 크라우스,호르바트,특히 최근에는 토마스 베른하르트와 같은 오스트리아 작가들이 가졌던 오스트리아 비판적 성향이 옐리네크에 이르러 더욱 첨예하게,그리고 문학적으로 극단화되어 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로테스크하면서도 스타카토식 언어로 권력지향적·남성중심적 사고를 냉소적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오스트리아 사회 속에 가려진 사회적 관습의 부조리함을 차갑고 냉정한 시선으로 가차없이 폭로한다. 한때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던 옐리네크의 시선으로 볼 때 전통이라는 이름 하에 왜곡되어 나타나는 일상의 폭력과 사회의 강제적인 측면은 문학이라는 통로를 통해서도 통렬하고 집요하게 고발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일상’과 ‘비정상’,이 두 가지가 결국 한 곳에 속한다는 인식이며,다른 것,다른 생각,그리고 권력의 바깥에 놓인 모든 것들에 대한 더 넓은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홍사현(서울대 강사·독문학)
  • [책꽂이]

    ●거짓말하는 애인(가브리엘 마츠네프 지음,조용희 옮김,문학동네 펴냄) 소르본 대학에서 라틴 고전문학을 공부하는 스물두살 청년의,제목만큼이나 도발적인 연애담.저자는 저널리스트 출신의 프랑스 중견작가로,남녀간의 사랑과 이면에 숨은 타락한 인간성을 세련된 필치로 묘사했다.작중 주인공의 애인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것인 양 일기장에 적는 습관을 가진 허언증(虛言症) 환자다.8800원. ●나는 노래가 되었다(조태일 지음,신경림 엮음,창비 펴냄) 1999년 타계한 조태일 시인의 5주기 기념 시선집.시인 신경림이 고인이 생전에 발표한 450여편의 시 가운데 115편을 가려뽑았다.평론가 유종호가 “서정적 진실의 일품”이라 격찬한 ‘어머니를 찾아서’를 비롯해 ‘태안사 가는 길 2’‘노을’‘국토’ 연작 등이 실렸다.8500원.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오덕 지음,보리 펴냄) 지난해 타계한 아동문학가 이오덕의 대표적 글쓰기 지도서가 재출간됐다.이오덕 선생의 치열한 글쓰기 정신과 지도방법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서사문,감상문,설명문,동시 등 갈래별 글쓰기 요령이 자세히 소개됐다.1만 5000원. ●오일맨(남궁유 글·그림,샘터 펴냄) 은둔자인 기름인간 오일맨을 통해 인생의 가치와 삶의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소년시절 사소한 실수로 온몸이 기름으로 뒤덮인 주인공 오일맨은 고립돼 살아가고,이기적인 마을사람들은 그를 적으로 몰아간다.외로운 현대인의 삶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묘사했다.7500원. ●프루스트와 지드에서의 사랑이라는 환상(이성복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시인 이성복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을 통해 사랑이라는 환상이 생겨나서 사라지는 과정을 짚어본 해설서.각각의 소설을 세가지 소주제로 나눠 분석했다.9500원. ●내 생의 적들(이인휘 지음,실천문학사 펴냄) ‘활화산’의 작가가 8년만에 국가보안법을 소재로 선보인 소설.어느날 갑자기 국가보안법의 덫에 걸려 24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속수무책으로 뒤틀려 버린 한 청년의 삶을 그렸다.9000원.
  • [공연단신]

    ●세계적 소프라노 데비스 첫 내한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극장 라 스칼라의 프리마돈나 마리엘라 데비아가 11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마리아 칼라스 이후 세대를 대표하는 소프라노인 데비스는,현재 라 스칼라를 비롯해 로열 오페라 하우스-코벤트 가든,메트로폴리탄 오페라,뉴욕의 카네기홀 등 세계 유명 오페라극장에 고정출연하고 있다.내한 무대에서는 로시니,벨리니,도니제티,베르디의 오페라 속 아리아를 선보인다.3만∼15만원.(02)399-1114. ●고양오페라단 ‘행주치마‘ 공연 고양오페라단(단장 김성봉)은 8∼13일 오후 7시30분(9일 오후 3시30분 공연 추가) 고양시 덕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창작오페라 ‘행주치마 전사들’을 공연한다.권율 장군의 호국정신과 함께 ‘행주치마’로 일컬어지는 부녀자들의 활약을 조명했다.전통음악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조화시켰고,총출연진은 150여명에 달한다.1만∼7만원.(031)979-3848.
  • 의사가 정리한 세계의 자연치료법

    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자연의학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미국의 의사 50% 이상이 대체의학을,네덜란드 의사 40%가 자연의학의 일종인 동종의학을,독일 의사 70% 이상이 통증 치료에 침을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가 제시돼 있다. 또 의학학술지 참고도서 목록(medline)을 봐도 1986년 이후 대체의학 인용구가 매년 17%씩 증가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독일국민이 지난해 자연요법에 지출한 의료비는 4조원,영국은 6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세계 의학계가 지연치료에 눈을 돌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임상교수 오홍근 박사가 세계의 자연치료의학을 망라한 책 ‘자연치료의학’(도서출판 정한PNP 펴냄)을 펴내 주목받고 있다.현대 서양의학을 공부한 의사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오 박사는 현대의학의 본질을 ‘억제’라고 규정한다.항고혈압제,항경련제,항염증제,항불안제 등 오늘날 흔하게 사용되는 약품의 이름에서 보듯 서양의학의 치료는 근본적으로 예방보다 발병한 병증을 다스리는데 중점을 둬왔다는 지적이다.이런 서양의학의 맹점은 환자를 위험에 노출시키기도 하고,증상만을 치료함으로써 더러 병의 진행을 돕기도 한다는 점이다.약제의 독성(毒性)이 초래하는 부작용과 증상만을 치료하는 바람에 근본적인 병인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 몸은 끊임없는 자기진단과 자기수정을 통해 몸의 손상을 되돌려 놓는다.즉,몸이 우리를 살아있게 하고 살려내는데 이것이 바로 자연치유력”이라고 말한다.예컨대 한국인에게 많은 관절염이나 고혈압,당뇨병,치매 등 만성질환도 비타민과 미네랄,아미노산 등으로 교정,보완해 주면 얼마든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스위스 등지에서 류머티즘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생선과 아마씨에 많은 불포화지방산,채소류에 많은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를 이용하는 데서도 자연치료법의 근원성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이런 관점에서 자연치료법의 유형과 질환별 진단법,적응증과 효용,과학적 원리 등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해 가히 자연치료법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만하다.그는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이 말을 통해 자연치료법의 가치를 환기시키고 있다.“내가 먹는 것,그것이 바로 나다.(I am what I eat.)” 3만 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미국의 구두쇠 정신 본받자”

    중국 4세대 지도부의 최근 화두는 ‘절약과 검소’로 집약된다.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과소비 풍조가 사회 전반에 흐르고 빈부격차와 상대적 빈곤감이 중국 사회를 분열로 몰아간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해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때문에 1일 건국 55주년을 맞아 ‘국경절(國慶節)’ 행사의 간소화를 선언했다.‘건국 55주년 국경 영도소조’는 최근 회의를 통해 ‘절약 속에서 내실 있는 행사를 치른다.’는 원칙을 정했다. 베이징은 물론 대륙 전역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대형 경축활동을 자제하고 매년 대규모로 이뤄졌던 인민해방군의 열병 행사도 금지시켰다. 절약정신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달 24일 국무원 4차 학습강좌에서 ‘절약형 사회 건설’을 구체적인 목표로 결정했다.원 총리는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위해 자원 절약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검약주의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통치이념인 친민(親民)과 ‘이민위본(以民爲本·인민을 근본으로 함)’의 정신과도 맥이 닿는다. 후 주석은 취임 직후부터 지도급 인사의 외국 방문시 관례로 여겨졌던 대규모 환송행사를 없앴다.지난해에는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부터 비밀리에 행해졌던 링다오(領導·지도층 인사)들의 베이다이허(北戴河) 휴양지 회의도 폐지했다.불필요한 전시성 행사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사고를 갖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4세대 지도부들의 솔선수범에 따라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구두쇠 정신을 본받자.’는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베이징 청년보는 중국 ‘소황제’들의 무분별한 소비행태를 지적하면서 “자수성가한 미국의 부자들은 일부러 자식들에게 아르바이트를 시켜 자립심을 기르게 한다.”고 중국의 소비문화를 꼬집었다.이 신문은 ‘부자는 3대를 넘지 못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중국인들은 빈곤선을 넘어서면 즉시 부자들의 과시성 소비를 모방하지만 이는 천박한 ‘빈곤문화’의 연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oilman@seoul.co.kr
  • [사설] 지자체장 政爭에 끌어들여선 안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일 이명박 서울시장,손학규 경기도지사,안상수 인천시장 등 수도권 시·도지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편가르기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참석자들은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으나,대안에 있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야당이 국정현안에 대해 반대할 수 있고,시·도지사가 특정사안에 대한 견해를 가질 수는 있다.하지만 같은 당 소속이라고 해서 정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공조니,협조니 하면서 세불리기에 나서는 것은 중앙정치와 지방자치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태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반대당론만 내놓고 아직 대안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여야간에 대화도 토론도 없는 상황에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정쟁에 끌어들이는 것은 책임있는 정당의 태도가 아니다.시·도지사가 정당출신이기는 하지만 행정과 정치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지방자치단체장이 국정현안에 대해 일일이 소속정당과 목소리를 같이 낸다면 국정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또 지역마다 이해가 갈려져 있는 사안에 대해 시·도지사가 개입한다면 지방자치의 정신과 중립성을 모독하는 것이다. 중앙정치는 중앙정치대로의 몫이 있고,지방행정은 집행기관으로서의 몫이 따로 있다.중앙정치가 지방자치단체를 정쟁에 끌어들여서도 안 되고,시·도지사가 중앙정치에 개입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국회 내에서 여야가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정당의 힘겨루기나,지자체까지 오염시키며 지역대결을 조장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 (39)

    忠 恕(충서) 儒林 184에는 忠恕(충성 충/용서할 서)가 나오는데,忠恕는 정성을 다하여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忠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을 합해 ‘남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 바치다.’라는 뜻을 나타냈다.中은 ‘바람의 방향을 측정하기 위해 장대 가운데 부분에 달아 놓은 얇은 판’의 상형,‘해(日)의 변형’설 등 분분하지만 ‘가운데’를 가리키는 점에서 일치한다.心은 ‘심장’의 상형이다. 恕는 如와 心을 합친 글자로 ‘남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한다.’는 뜻이다.如에서 女는 일반적으로 ‘다소곳이 앉아 있는 여자’의 상형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실은 ‘묶인 채 꿇어 앉은 전쟁 포로’의 상형이며,그 옆의 口는 신문 당하는 포로가 털어놓아야만 하는 實情(실정)에 비추어 秋毫(추호)의 加減(가감)도 없는 말을 의미한다. 忠恕라는 말의 語源(어원)은 孔子(공자)가 “나의 道(도)는 하나로 꿰어 있다.”고 말하자 弟子(제자)인 曾參(흔히 ‘증자’라고 일컬음)이 “선생님의 도는 忠恕일 따름이다.”라고 해석한 데서 비롯되었다.여기서 忠은 ‘본래의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 자기를 극진히 한다.’는 뜻이며 恕는 ‘자기 마음을 미루어 가는 것’이라는 뜻이다.즉 自己啓發(자기계발)과 自我完成(자아완성)을 위한 노력에 충실하여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가 忠이며,그 같은 인격과 人間像(인간상)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미치어서 자기와 같이 타인을 容恕(용서)할 줄 아는 경지가 忠恕인 것이다. 忠恕는 他人(타인)에 대한 지극한 配慮(배려)이며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를 보다 원만하게 지속시키는 데 필요한 實踐倫理(실천윤리)인 것이다.그러므로 공자는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아야 한다.”(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하고,“무릇 어진 사람은 자신이 서고자 하면 남도 서게 하고,자신이 통달하고자 하면 남도 통달하게 한다.”(夫仁者,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고 하였다. 내가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잠깐만이라도 立場(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餘裕(여유)가 필요하다. ‘大學’에서는 이것을 ‘矩之道’(헤아릴 혈/곱자 구/어조사 지/도리 도)라고 하였다.‘혈구지도’란 윗사람이 나를 대할 때 싫었던 것을 가지고 아랫사람을 대하지 않고,아랫사람이 내게 대할 때 싫었던 것을 가지고 윗사람을 대하지 않는 것이다.마찬가지로 옆 사람이 이렇게 하면 싫었던 것을 가지고 내가 다시 내 옆 사람에게 대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내 앞이나 뒷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나의 權益(권익)을 侵害(침해)하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對抗(대항)하려 한다.그러나 정작 그런 자신들이 남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는 極端的(극단적) 利己主義(이기주의)도 흔히 볼 수 있는 세상이다.그렇다고 이런 世態(세태)를 袖手傍觀(수수방관)하거나 批判(비판)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나부터 남을 배려하는 忠恕의 정신과 진솔한 자기 성찰을 통해 功(공)은 남에게 돌리고 過(과)는 자기 것으로 삼는다면 葛藤(갈등)과 反目(반목)이 없는 질서가 정연한 세상,즉 大同(대동)사회가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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