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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이제 달팽이 껍질을 벗자/박정현 기획탐사부장

    유대인과 한국인은 많이 닮았다고 한다. 머리가 좋고, 교육열이 강하고 대단히 부지런하다는 점은 닮은꼴이다. 대표적인 차이점으로는 자선과 기부가 꼽힌다. 미국으로 건너간 유대인은 어렵게 쌓은 재력을 바탕으로 자선을 한다. 자선을 장기적인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베푸는 것이다. 한국인은 사회 기부에 인색한 편이다. 그래서 끼리끼리 모여 김치찌개를 끓여먹는 한국인 사회를 미국인들은 ‘스네일 커뮤니티’(달팽이 사회)라고 비꼰다. 느린 달팽이가 아니라, 외부와 단절된 채 자신들만의 공간에 파묻혀 지내는 ‘외톨이’ 한국인들이라는 표현이다. 부지런히 살면서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 한국인이 목표가 된 1992년 LA 흑인 폭동사태도 이런 인식과 무관치 않다. 동료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32명을 숨지게 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교포학생 조승희도 외톨이다. 버지니아 공대 측은 그를 ‘고립된 생활을 한 학생(loner)’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박사는 “평소 대인관계가 좋지 않았고 홀로 고립된 생활을 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그가 가질 수 있는 정신질환은 성격장애와 편집증과 같은 정신불안이나 만성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버지니아 공대 교포학생의 총기 난사사건을 바라보는 한·미 양국의 시각은 약간 다른 것 같다. 미국은 겉으로 정신의학적 결함을 가진 ‘개인 조승희’의 돌출행동으로 진단하는 분위기다. 우리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후유증에 마음놓을 수 없는 현실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 교포 학부모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정부는 재외국민의 신변안전·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버지니아 공대에 재학중인 한인학생들을 소개하거나,250만명이나 되는 재미교포와 유학생들의 신변을 지키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엇보다 버지니아 공대 희생자들을 인도주의 측면에서 추모하고 애도하는 일에 재미교포뿐 아니라 우리 국민도 동참해야 할 때다. 미국의 슬픔은 곧 우리의 슬픔이다. 그게 인도주의다. 그런 다음에 이민 104년째를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가난에서 탈피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도록 하기 위해 아이들을 맹목적으로 미국으로 보내지 않았는지를 되새겨봐야 한다. 총기난사 사건이 보도되던 그제 신문에 한 미국인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문화비평가로 5년전 ‘발칙한 한국학’을 냈던 미국인 스콧 버거슨이 얼마전 펴낸 ‘대한민국 사용후기’에 관한 얘기다. 그는 한국인은 뭐든지 극단적이라고 꼬집으면서, 작은 미국이 되려고 용을 쓰는 한국인의 모습이 너무나 싫다고 했다. 실패한 ‘아메리칸 드림’은 수적으로 훨씬 많으면서도 성공사례에 가려져 있다. 미국에서 공관장을 지낸 전직 외교관은 “60만∼70만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이민 1.5세대는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대는 미국식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별 문제가 없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 적에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1.5세대의 상당수는 사회 적응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낀 세대라는 것이다. 그는 “조기유학생들은 공부는 잘하지만 왕따 신세”라면서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왕따를 당하다가 어느 순간에 눌려있던 분노가 폭발해 막대기로 같은 반 아이들을 때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빗나간 아메리칸 드림은 앞으로도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재미 한인 사회가 총격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모금에 나선다고 한다. 기부가 사회적 존경과 직결되는 미국 사회에서 인색한 한국인이라는 이미지를 씻을 수 있는 적절한 움직임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미국에 동화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제 ‘달팽이 껍질’을 벗어던져야 할 때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현장 행정] 구로·중구서 봉사하는 간호사들

    #1 17일 오후 구로구 구로본동 동사무소. 행정 민원실 한 켠에서 황영옥(42) 간호사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그는 ‘U-헬스케어시스템’을 이용해 주민들의 혈압과 혈당, 비만, 호흡기 질환 등을 확인한다. 그는 이달부터 보건소가 아닌 동사무소로 출근하고 있다.#2 중구보건소 우재월(47) 간호사도 날마다 중구 중림동을 찾는다. 의료 소외 계층에게 건강 상담, 혈압·혈당 검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우 간호사는 이날도 정신과 질환에 시달리는 어린이와 당뇨병 질환자 등을 만났다.●가장 가까운 이웃은 방문 간호사 병원 밖으로 나간 간호사들이 주민 ‘건강 도우미’로 자리잡고 있다. 중구는 ‘방문 간호사 1인 1동제’로, 구로구는 동사무소의 의료서비스 구축으로 간호사들을 주민 곁에 정착시키고 있다. 정동일 구청장은 “중구사회안전망의 핵심은 방문 간호사들의 소외 계층 돌보기”라면서 ”특히 맞춤형 복지를 위해 추가로 간호사를 더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구 우 간호사의 휴대전화기는 불이 난다. 찾는 사람이 많아서다. “한번은 정읍에서 연락이 왔어요. 중림동에 사는 A(여·46)씨가 일 때문에 시골에 내려갔는데 하혈이 심하다고 도와달라는 거예요. 긴급 의료비를 신청하고 수술을 받게 해드렸습니다. 당시 헤모글로빈 수치가 3.1 수준이었다고 하네요. 정상이 11∼12 정도이니 아주 위험한 상태였죠. 하지만 의료비 체납으로 병원 갈 생각을 못하신 겁니다.” 우 간호사의 담당 지역인 중림동은 대표적인 쪽방 밀집 지역. 그러다 보니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만 1297명이나 된다. 집중관리 대상자를 중심으로 가정 방문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간호사 1명이 400∼500가구를 돌보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인원이 충원돼서 300가구 정도만 돌본다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 간호사는 간호장교 6년을 비롯해 일반병원의 수간호사를 지낸 베테랑. 방문 간호사를 시작한 지는 2년 2개월 됐다. 그는 “병원 간호사들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획일적으로 움직이지만 여기서는 식사부터 청소, 상담, 건강관리까지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동사무소로 간 간호사들 구로본동사무소를 찾는 주민들의 ‘볼 일’이 이달부터 다양해졌다. 황 간호사와의 건강 상담이 추가된 것이다. 하루에 주민 10여명이 황 간호사와의 만남을 기다린다. 황 간호사는 ‘웹닥’이라는 첨단 장비를 통해 검사한 건강 데이터를 의사에게 전달한다. 그는 또 주민들의 생활 습관과 식사, 운동, 다이어트 등을 조언하면서 어느새 ‘동네 상담사’로 자리를 굳혔다. 그는 “현재는 혈압과 혈당 등 아주 기본적인 사항만 체크하는데 치매나 우울증, 스트레스 관리 등 실생활에 도움되는 것들이 포함되면 주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이날 혈압을 체크하기 위해 동사무소를 방문한 김사래(56)씨는 “보건소에까지 가지 않고 동사무소에서 일을 볼 수 있어 편하다.”면서 “건강 결과도 문자 서비스로 보내주고, 병원도 알선해주니 동사무소가 크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하반기에 간호사 11명을 추가로 뽑아 동사무소에 배치할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CEO칼럼] 인재양성이 경쟁력이다/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CEO칼럼] 인재양성이 경쟁력이다/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지난 150년간 진행됐던 산업혁명,30여년간의 비약적인 기술혁신, 그리고 최근 10년간의 놀라운 정보기술(IT)혁명은 산업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아예 자취를 감춘 업종도 있고 새로운 수요와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한 거대 산업이 출현하기도 했다. 화학, 자동차, 기계 등 전통적 분야에서 수십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기업들이 고전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디지털 기업들이 새롭게 질서를 열어가고 있다. 이처럼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발전을 지속하는 기업들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브랜드 인지도나 자금력, 또는 상품 기술력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인재가 바탕이 된다고 하겠다. 우리나라가 신생 분단국가에서 단기간에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가난 속에서도 적극적인 교육투자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 인프라 구축이 선행됐던 것처럼 기업에도 ‘인재’야말로 경쟁력과 생존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인재를 키운 기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만들면서 국제적 경쟁환경에서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얻는다. 단기적 경영전략 하에 인재 개발과 연구개발(R&D)투자를 등한시한 기업은 오늘날 원천기술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훌륭한 인재는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온다. 따라서 회사의 미래비전과 현실환경에 가장 부합하는 인재를 찾아내고 키워야 한다. 옛 사람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하여, 단정한 용모(身), 논리적 언술(言), 필체와 문장(書), 사리분별력(判)이라는 인재 판별기준을 가졌다. 이제는 창의력, 글로벌감각, 도전의식, 희생정신과 같이 기업에서 요구되는 자질에 대해 다면적으로 평가하여 인재를 선별하고, 내재된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내 극대화하는 게 인력 개발의 핵심 과정일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리더는 개인의 가치관과 조직의 비전을 융화시켜 ‘윈(win)-윈’할 줄 아는 인재다. 전체의 관점에서 파악하여 옳으면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옳지 않으면 거부할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21세기를 개척하는 데 필요한 인재의 조건이다. 특히 무한경쟁의 환경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야성(野性)’이 중요하다. 온실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조직을 이끌고 풍랑을 헤쳐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리안리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등산과 축구경기 등 야외전형을 통해 팀워크, 인성, 예절, 사회성, 열정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 당사로서는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석을 갈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이제 자유무역협정(FTA)의 파도를 타고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이자 무한경쟁시장이 됐다. 따라서 거대한 자본이나 아이템도 그 자체로서 기업의 이익을 보장해줄 수는 없으며,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최고 인재만이 세계 무대에서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훌륭한 인재는 최대의 경쟁력이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세계 어느 곳에서든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인재가 기업의 미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인 것이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 디지털 의존증, 치매 부른다

    최근 들어 ‘디지털 치매’라는 의학용어가 새로 등장했다. 원칙없이 첨단과학에 기대려는 인간의 의존성이 뇌의 기억기능을 퇴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말이다. 전문의들은 이런 우려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디지털 치매, 그 정체는 무엇일까. 무척 복잡할 것 같은 인간의 뇌는 뇌세포라는 기본단위가 조립된 레고 형태를 띤다. 이 뇌 속에는 약 1000억개의 뇌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기억, 언어, 감정 또는 성격 같은 복잡한 인지기능을 수행한다. 컴퓨터가 수 많은 칩들로 구성돼, 이 칩들이 전선으로 연결된 것과 비슷하다. 뇌의 기억 원리는 1949년 캐나다 심리학자인 헵에 의해 처음으로 설명됐다. 헵은 기억이란 뇌세포를 잇는 ‘시냅스’가 강화돼 여러 개의 뇌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연속적으로 전기자극을 가하면 시냅스의 연결이 강화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은 뇌 중에서도 특히 기억과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해마 부위에서 일어난다.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 어떤 자극을 반복해서 받아들이면 이 자극이 해마의 뇌세포간 연결고리를 강화시킴으로써 기억이 형성된다는 것. 즉, 어떤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 뇌세포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뇌세포 간의 연결이 강화되면서 새로운 회로가 형성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전화번호를 한번만 사용할 경우 번호를 누르는 수초간 전화번호가 기억되는데, 이를 ‘단기기억’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기억으로 ‘작업기억’이라는 게 있다. 한 사람에게 7자리의 전화번호를 불러주고 거꾸로 말하도록 했을 때, 이를 수행하려면 7개의 숫자를 머릿속에 넣고 계속 조작해야만 가능하다. 이처럼 어떤 정보를 잠시 동안 조작하는 기억을 작업기억이라고 한다. 단기기억과는 다르지만 개념은 비슷하다. 단기기억을 반복하면 나중에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장기기억’이라고 한다. 이런 단기기억이나 작업기억은 이마 뒤쪽의 전두엽에서 다뤄지며, 장기기억은 해마에 저장된다. 하지만 뇌의 ‘해마’ 영역에서 주로 다뤄지는 기억력은 사용하지 않으면 해마가 위축되면서 기억 용량이 점차 준다. 특히 사회가 다원화해 기억해야 할 내용이 늘면서 ‘기억 용량’의 문제가 대두되자 인간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컴퓨터’를 만들어 기억 용량을 무한대로 확장시키고 있다. 뇌에 저장하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컴퓨터에서 정보를 꺼내 쓰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기억’보다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역기능을 낳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기억의 필요성이 줄고, 검색의 편의성이 더해짐에 따라 기억할 수 있는 내용조차도 디지털기기에 저장하는 습관을 들이고, 이런 의존성이 뇌의 기억 기능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치매 최근에 의학계에서 거론되는 ‘디지털 치매’는 이런 기억회피 현상에서 비롯된다. 정보를 관리할 때 ‘기억’보다 ‘기기’를 더 중요하게 활용하면 검색에 필요한 뇌기능은 발달하지만 기억 용량은 점차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는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도 문제가 되지만, 기본적인 기억력 자체가 퇴화한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물론 지금 단계에서 ‘디지털 치매’를 질병으로 분류하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언젠가는 이런 병적인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신경과 나덕렬 교수 ●디지털 치매 예방법 1. 기억력은 쓰지 않으면 쇠퇴한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라. 2. 전화번호, 사람의 이름, 물건의 명칭, 시구(詩句), 성경 구절 등 일상생활이나 직업, 종교, 취미 등과 관련된 내용을 가능한 한 많이 암기하라. 3. 독서, 영화감상 등에 시간을 투자하고,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라. 그냥 지나치기보다 특정 내용을 두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기억에 큰 도움이 된다. 4. 가능한 한 직접 손으로 쓰고, 계산하는 등 디지털기기의 사용을 줄여라.
  • [12일 TV 하이라이트]

    ●일단 뛰어(KBS2 오후 8시55분) 혁진과 아버지와의 관계는 계속 악화되고, 병원에서 더 이상 경찰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노경사는 사과를 하기 위해 혁진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다. 혁진의 아버지는 할 이야기가 없다며 전화를 끊는다. 순찰을 돌다 석영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본 만수와 광태는 급히 병원으로 옮긴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베트남에서는 한국문화 열풍과 한국 취업에 대한 기대를 갖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4년제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2000여명이고 한국어 전문학원만 4곳에 달한다. 이런 수요에 비해 한국어 강사가 턱없이 부족해 한국어 교육에 어려움이 많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어린이 문학평론가 김서정씨가 추천해 주는 판타지 동화 몇 편을 함께 읽어본다. 판타지 동화가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주는지, 인지 발달에는 어떤 도움을 주는지.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와 인지심리학자 김미라 박사와 함께 살펴본다. 동화를 잘 읽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마녀유희(SBS 오후 9시55분) 유희를 찾은 마 회장은 대영그룹 막내와 선을 보라고 한다. 유희는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둘러대다 가정부인 무룡과 사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충격을 받은 마 회장은 얼굴이 상기된 채 자리를 떠난다. 화가 안 풀린 마 회장은 무룡이 일하는 식당으로 찾아가 다시는 유희를 만나지 말라고 충고한다.   ●불만제로(MBC 오후 6시50분) 주부라면 한번쯤은 써보고 싶은 수입 주방용품. 그러나 그 가격은 상상초월이다.50만원대의 압력솥, 냄비는 30만원대, 심지어 냄비 뚜껑은 10만원을 넘는 등 국산 제품과의 가격차는 4∼5배. 그렇다면 가격의 차이는 품질의 차이일까. 국내에서 유독 수입 주방용품이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지대 사랑하고 즐겨라(KBS1 오후 10시) 벽을 타고 건물을 뛰어넘는 야마카시부터 자동차로 미끄러지듯 도는 드리프팅까지 극단의 쾌락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며 극단을 추구하는 새로운 세대에 관한 이야기를 자옥의 수다를 통해 풀어본다. 올해로 20년차 디자이너, 정경희를 만나본다.
  • “애들 장난이라고요?” 성폭력 가해자 24%가 14세미만

    “애들 장난이라고요?” 성폭력 가해자 24%가 14세미만

    # 1 지난 3월 서울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A(5)양은 같은 단지에 사는 초등학생 B(11)군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B군은 A양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성추행을 하다가 A양이 소리를 지르자 도망쳤다.A양 어머니가 B군 부모에게 항의하자 “미안하다. 아이들 장난인데 뭘 그러냐.”며 아들을 야단치는 것으로 끝냈다.B군은 이날 인터넷에서 포르노를 본 뒤 밖으로 나왔다가 성추행을 했다. 결국 A양 가족은 B군을 피해 이사를 가야 했다. # 2 지난 2월 C(5)양은 설날 가족모임에서 사촌오빠인 D(11)군 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C양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딸의 성기에 산부인과적 염증이 있는 것을 발견한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C양의 어머니는 “D군이 성추행을 하며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 너희 엄마와 우리 엄마가 싸운다며 겁을 줬다더라. 제사도 명절도 끔찍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동성범죄, 장난이라고?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도 받지 않는 12세 미만 어린이의 성범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이들의 범죄는 ‘아이들 장난’이라는 식의 사회적 무관심 속에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일 성폭력 아동 전문상담소인 해바라기아동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직접 상담했거나 피해자가 지목한 성폭력 가해자 645명 가운데 만 7세 이하가 58명(8%),8∼14세 미만이 101명(16%)에 달했다. 지방법원 소년부에 송치해 보호처분을 할 수 있는 12∼14세가 포함된 통계이지만 어린이·유아 성폭력 가해자들의 심각성을 엿보기에 충분하다.12세 미만의 성폭력 범죄는 법적으로 책임을 지울 수 없는 데다 가해자 부모는 물론 피해자 측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소향 해바라기아동센터 전문상담원은 “아이들의 성적 공격 수위가 ‘장난’ 수준을 넘어서 어른들의 범죄 양상을 닮아가고 있다.”면서 “청소년 성범죄 재범률이 다른 범죄에 비해 높고, 적절한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재범률을 뚝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6세 미만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 없어 현재 10대 성범죄자에 대한 법원의 치료프로그램 수강명령은 16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 일부 상담센터를 제외하면 16세 미만에 대한 상담·치료 프로그램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어린이 가해자들이 늘어난 것은 인터넷 음란사이트의 영향이 큰 만큼 차단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가족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치료프로그램 수강명령 나이를 14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청소년보다 어린이 성폭력 가해자들이 훨씬 심각하다. 상담 과정에서 아이라고 보기에도 섬뜩한 애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정신적으로 ‘아픈’ 상태여서 치료하지 않으면 반복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맞벌이와 이혼, 별거 등 우리 사회의 가족제도가 아이들을 보호하기엔 너무 허술해졌다.”면서 “일탈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스크린해 부모에게 통보하고 치료하는 등 학교보건의료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봉사명령과 기준을 맞추다 보니 16세 이상이 됐다.”면서 “소년법 개정안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에 맞춰 수강명령 기준도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박창규기자 argus@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마왕(KBS2 오후 9시55분) 해인이 잔상의 흔적을 찾아 오수를 데리고 간 곳은 바로 오수가 다녔던 고등학교. 잔뜩 겁에 질린 듯한 오수 앞에 오수의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이었던 모인호가 나타난다. 모인호 또한 의문의 우편물을 받아 12년전 사건의 담당형사였던 광두를 찾아가고, 광두는 이 사건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갖게 된다.   ●클로즈업〈도올 김용옥〉(YTN 오후 1시30분) 요즘 우리 사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미 FTA 타결로 제2의 개항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가 하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세대간, 계층간에도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자신의 소신을 밝혀오고 있는 김용옥 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본다.   ●다큐 여자(EBS 오후 9시20분) 구 소장의 활약은 불철주야 계속된다. 이주여성들의 가정문제나 직장문제까지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하는 그녀, 별다른 지원 없이 남편의 월급만으로 센터를 꾸려가도 이제껏 그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과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늘도 구 소장은 이주여성들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5분)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는 사람은 매년 1600여명. 하지만 국내에 외국학위 진위여부를 검증할 시스템은 전무하다. 국가청렴위원회에서 지난 2003년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해 교육부에 제도개선 권고안을 냈지만 교육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외국 부실 석·박사학위 취득의 문제점을 진단해 본다.   ●잡지왕(MBC 오후 6시50분) 결혼식 비용만 3000만원, 초대장이 없는 손님은 들어갈 수 없고 축의금으로 30만원을 내야 하는 일본 결혼식. 한국과 일본의 웨딩잡지를 통해 달라도 너무 다른 양국의 결혼 문화를 분석해 본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스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필독서인 ‘스시잡지’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본다.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혜경은 은하가 정신과 상담을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자 무영에게 도움을 청하고, 무영을 만난 은하는 다행히 안정을 되찾는다. 명태는 아예 갈비집 앞에서 잠복근무 태세에 돌입하는데, 같은 시간 봉례는 명태를 놀리듯 명자의 식당을 찾는다. 순임만 따로 부른 봉례는 명주의 결혼선물을 건넨다.
  • [일요 TV]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힘찬 기백이 느껴지는 호렵도가 공개된다. 한민족의 당당한 기상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 그림. 과연 이 그림 속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 성재 이시영. 평생 민족의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앞장선 그의 업적을 짚어보고, 독립운동가로서의 온갖 인고가 진하게 배어 있는 그의 글씨를 감상해 본다.●최강! 울엄마(KBS2 오전 8시55분) 태어나 아빠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 은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채정우’라는 이름의 정신병원. 그곳에서 마주하게 된 정신과 전문의는 혈액형과 알레르기 반응 등 은기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빠라고 굳게 확신하는 은기. 하지만 그는 친딸인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데….●케 세라세라(MBC 오후 9시40분) 준혁은 은수에게 클럽 일을 계속 하면 정직원 심사 때 영향을 미칠 거라고 한다. 은수가 돈이 필요한 걸 눈치챈 준혁은 그곳 일을 하는 대신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도와달라고 한다. 은수가 준혁의 오피스텔에서 일하는 사실을 알게 된 혜린은 준혁에게 왜 여자를 집에 들이냐며 당장 남자로 바꾸라고 말한다.●도전! 1000곡(SBS 오전 8시30분) 허스키 보이스 발라드의 황태자 테이.‘도전! 1000곡’을 통해 새롭게 거듭난 땡벌보이 김경록. 두 남자의 거침없는 승부가 시작된다. 테이와 김경록의 전공분야인 발라드부터 구성진 트로트까지 모든 누님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신 두 훈남의 흐뭇한 대결. 과연 승자는 누가 될 지 지켜본다.●코리아 코리아(EBS 낮 12시50분) 새터민들의 남쪽 생활 적응기 ‘토크 열전’이 펼쳐진다. 미니스커트부터 배꼽티셔츠, 밀리터리 룩, 망사, 반바지까지. 새터민들의 시선처리, 표정관리가 어려운 남쪽 여성들의 옷. 하지만 이것은 약과에 불과했다. 남쪽 여성들의 옷을 보고, 새터민들의 입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특별기획 진실(YTN 오후 11시5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가 내놓은 민주발전지수 조사결과를 통해 민주화 20년을 돌아본다. 민주적 제도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체감도 사이의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본다. 세대와 계파를 초월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출연하여 대한민국의 현재를 신랄하게 진단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밝힌다.
  • 관세청 핵심가치상 수상자 선정

    관세청의 핵심가치상 첫 수상자로 제주세관 ‘4cus Jeju팀’과 본청 ‘청렴추진팀’‘영상회의팀’이 4일 선정됐다. 핵심가치상은 동반자 정신과 명예긍지, 변화 혁신, 세계 최고라는 4대 핵심 가치의 확산과 정착을 위해 도입됐다.
  • 휴대전화,철학과 통화하다/고현범 지음

    출근이나 외출하면서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온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 큰 낭패감을 맛보았다면 휴대전화는 이미 그의 신체의 일부분에 다름 아니다. 상당수 사람들이 한동안 전화벨이 울리지 않으면 괜히 폴더를 열어보고, 주머니 속의 휴대전화 진동이 울린 것 같은 ‘환각’도 경험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또 단순히 통화만을 위한 도구도 아니다. 기능의 ‘급진화’는 음악감상이나 사진촬영,TV시청은 물론 어학학습까지도 휴대전화만으로 가능케 했다. 지난 2001년 필리핀의 민주화시위나 2002년 우리나라의 대규모 촛불시위 때 시민들의 시위를 추동한 매체는 바로 휴대전화였다. 니체가 “글쓰기 도구는 단순히 도구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 과정에 개입한다.”고 지적했듯이 휴대전화 역시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 과정에 부단히 개입하고 간섭한다고 할 수 있다. 휴대전화가 철학의 사유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어차피 정신과 물질의 관계는 철학의 오래된 물음이기도 하다. 때마침 휴대전화에 대한 근원적인 사유를 시도한 책,‘휴대전화, 철학과 통화하다’(고현범 지음, 책세상 펴냄)가 나왔다. ‘우리의 눈으로 우리시대를 읽는다.’는 취지로 기획된 ‘책세상문고·우리시대’의 115번째 책으로 출판된 이 책에서 저자는 매체를 대상으로 삼는 매체철학의 틀을 빌려 휴대전화에 대한 철학을 전개한다. 충북대에서 철학 강의를 맡고 있는 저자는 매체 사용자의 자각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의 뉴미디어가 자본 중심의 세계화 이데올로기와 결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는 기술적 환경의 변화에 단순히 휩쓸릴 것이 아니라 그 변화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뉴미디어는 전지구적 네트워크를 매개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세계화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 맥락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저자가 휴대전화를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개인적 경험도 있었지만 수강 학생들 상당수가 휴대전화와 관련된 고민을 리포트 등을 통해 토로한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는 본말이 전도된 이런 상황을 “마치 꼬리가 강아지를 흔들어대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매체철학의 기본개념에서 출발해 축음기, 영화, 타자기 등의 기술매체와 뉴미디어의 성격을 비교한 뒤 뉴미디어를 대변하는 휴대전화의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기본적인 철학적 소양이 담보되어 있지 않다면 상당히 어렵게 읽힐 수 있다.225쪽,59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지금 배가 어디로 기울었는가/강지원 변호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면 왼쪽에 힘을 실어야 하고 왼쪽으로 기울면 오른쪽에 힘을 실어야 한다. 이처럼 바라보는 대상이 눈에 보이는 배라면 오른쪽으로 기울었는지 왼쪽으로 기울었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배가 아니고 우리네 사회·경제적 현실이라면 그렇게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것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엔 종전에 좌파나 우파로 지목되던 인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위치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심하게는 철저했던 진보인사가 보수정당에 들어가는가 하면, 철저했던 보수인사가 진보정당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더 흔한 경우는 좌파나 우파 인사들이 중도를 표방하며 중앙점 근처를 기웃기웃하는 경우다. 그리고 이론적 근거를 대기 위해 온갖 언어들을 동원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과거식 발상에서 보면 ‘전향’이나 ‘변절’에 속할 것이다. 아니면 좀더 관용적으로 보아 ‘진화’나 ‘타협’으로 봐줄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시각은 개인에게 이념은 불변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한번 좌파인 사람은 평생 좌파이고 한번 우파인 사람은 평생 우파여야 한다는 공식이다. 과연 그러한가. 다시 파도위의 배 한척으로 가보자. 바다위의 파도는 끝이 없다. 파도가 세차서 배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면 배는 불안하다. 반면 파도가 조금 잔잔하면 좌우로 흔들리기는 하나 그 폭이 좁아 비교적 안정적이 된다. 이처럼 넓은 바다에 크고 작은 파도는 항상 계속되는 것이고, 그리하여 배는 반드시 좌우로 흔들리게 되어 있다면, 그때 배 위의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까. 그때그때 한쪽으로 기우는 방향을 잡기 위해 반대편에 힘을 싣는 일을 끊임없이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경제적 현실도 마찬가지다. 파도는 쉬지 않고 칠 것이므로 사람은 누구나 항상 한쪽에만 서 있을 수만은 없게 된다. 현실을 보는 눈에 따라 좌로, 우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엔 늘 별난 사람들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한쪽만을 고집하는 이들이다. 이들이 이른바 ‘꼴통’들이다. 세상 변하는 것 모르고 하루종일 이상속에서 스스로를 즐기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을 망해 먹는다. 배를 바다속으로 폭삭 가라앉게 하는 것이다. 평생좌파나 평생우파는 없다. 아니 현실이 변하는 한 없어야 한다. 현실이 변한다면 대책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신이 오늘의 사회·경제적 현실을 어떻게 보느냐이다. 우리는 간혹 자신이 좌파인지 우파인지 뚜렷하게 자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무엇을 기준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지금 배가 어느쪽으로 기울었는지를 직시하고 그 반대편에 서면 되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 현실을 두고도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사회가 너무 왼쪽으로 기울었으니 빨리 오른쪽에 힘을 실어 가라앉지 않게 해야 한다는 쪽이 있을 수 있다. 아마도 요즘 여론조사를 해보면 상당수 국민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각도 있다. 지금은 그동안 너무 오른쪽으로 기울었던 것을 겨우 일으켜 세우기 시작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좀더 일으키기 위해서는 왼쪽에 더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 언론인은 물론 국민들도 ‘직시하는 습관’에 더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사회·경제적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곧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정신과도 상통한다. 세상의 변화를 직시하고 생각을 바꾼 것이 틀림없다면 그런 이들을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격려해야 한다. 다만 위치변동에 대해 교묘한 언설로 변명하지 말고 솔직하게 현실의 변화를 직시하고 생각이 바뀌었음을 커밍아웃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강지원 변호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 [이색&뜨는 新직업] (8) 헤드헌터

    [이색&뜨는 新직업] (8) 헤드헌터

    “요즘은 일감보다 그 자리에 꼭 맞는 사람 찾기가 정말 힘들어요. 사업주의 요구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고는 하지만….”26일 만난 ㈜서치라인 권오서(60) 대표는 푸념부터 늘어놓았다. 고객이 원하는 인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했다. 헤드헌팅사 대표인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곳은 호황이란 뜻이 된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회사 사무실 책상 위에는 이력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주 고객은 중견·외국계 회사 헤드헌팅이란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로부터 인재 공급을 의뢰받아 맞춤인재를 찾아주는 회사 밖의 외부 스카우트 전문조직으로 보면 된다. 용역업체가 단순 노무인력을 공급하는 반면 헤드헌팅사는 전문가, 간부 등을 찾는다는 점이 다르다. 스카우트가 성사되기까지는 크게 인재의뢰, 인재찾기, 사후관리 등 3단계 과정을 거친다. 권 대표가 이력서를 꼼꼼히 챙기는 것은 고객들이 요구하는 경력과 경험, 자질 등을 두루 갖춘 맞춤인재를 찾기 위한 2단계 작업으로 핵심업무다. 고객이 원하는 인력을 찾아 성공하기까지는 보통 3∼5개월가량 걸린다. 고객은 국내 사정에 밝지 않거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회사들이 주를 이루지만, 보험회사 등 국내 중견기업들도 많다. 요구하는 인재는 마케팅 전문가, 경영전략기획 전문가, 임원, 전문 CEO 등이다. 권 대표는 그동안 200곳이 넘는 회사에 300명이 넘는 우수 인재를 찾아줬다. ●5년 뒤 유망 직종 그는 8년째 헤드헌팅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원은 단 2명뿐으로 대표이자 헤드헌터이다. 초창기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몇 개월 동안 단 1건도 수주(고객)를 받지 못한 적도 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해 이제는 고객 확보보다 인재 찾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연간 1억 5000만∼2억원 정도의 매출은 거뜬하다고 한다. 현재 직원 30∼40명을 거느린 대형 헌팅사를 포함해 국내에는 300여개사가 활동하고 있다.95%는 서울에서 영업 중이다. 한해 평균 50여개사가 생겨나고 50여개사 정도는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장규모는 3000억원대 정도로, 미국의 대형 헤드헌팅사 1곳의 매출 규모밖에 안 된다고 한다.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고용시장이 유연화되고 있는 추세도 헤드헌터 지망생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올초 취업전문업체 커리어는 헤드헌터를 5년 뒤 유망직업 9위로 선정했다. ●헝그리 정신과 원만한 대인관계 헤드헌터는 결혼을 성사시키기보다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권 대표는 “기업이 요구하는 인물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세분화돼 꼭 맞는 인재를 찾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경험이 많은 권 대표도 1명의 전문인력을 찾는 데 1년 걸린 적도 있다고 한다. 특히 “초년병들은 고객잡기조차 어려워 1년은 버틸 수 있는 꾸준함이 필요하다.”면서 헝그리 정신을 강조했다. 혼자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시점이 바로 3년차쯤은 되어야 한다는 게 권 대표의 조언이다. 대학 전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20∼30대에 여러 기업체에서 인사나 총무업무 경험을 많이 쌓았다면 유리하다. 국내 1000명이 넘는 헤드헌터 가운데 80%가 30∼40대로 알려져 있다. 수입은 고객사와의 계약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찾아준 인재가 받는 연봉의 20% 정도가 일반적이다. 커플매니저나 부동산중개사와 달리 고객사에서만 받는다. 그래도 워낙 연봉을 많이 받는 전문인력들이라 수입은 짭짤하다. 연봉 1억원 수준의 간부를 소개해줬다면 고객사로부터 1건당 2000만원을 받는다. 경력 3∼4년쯤의 노하우를 터득하면 연봉 1억원은 가능하다는 것이 권 대표의 주장이다. 헤드헌터는 폭넓은 대인관계와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요구한다. 헌팅 과정에서 다반사인 실패를 이겨내고 영업을 넓혀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권 대표는 “40∼50대의 직장 경험을 갖춘 퇴직자에게 오히려 유리한 직종”이라고 권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녹색공간] 미국을 위한 FTA는 그만두자/김제남 녹색연합 정책위원

    아버지의 나라로 자임하는 미국은 국익을 쌓기 위해 항상 바쁘다. 미 정부는 그 아버지의 당연한 권위과 책임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세계 여러 나라와 미국의 이익에 충실하게 관계를 맺어 간다. 미국은 그 국익을 위해 때로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도 한다. 미국의 국익은 곧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일인 것처럼 말이다. 한·미 간에 1년 이상 계속 협상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그중의 하나다. 미국도 국익을 관철한다고 하고 한국도 국익이 아니면 안 한다고 하는데 무엇이 진실인 것인가. 지난주 양국 고위급회담을 마치고 이번 주부터 끝을 향한 통상장관급회담을 개최한다. 미 행정부에 주어진 이른바 무역촉진권한 마감시간을 엄수하려고 고위급 회담을 열어 일괄 정치타결을 서두르는 모양이다. 반대여론이 높고 쟁점이 산더미 같은데 통상장관급에게 맡겨 해치운다는 것은 대단히 불유쾌한 일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나 김종훈 협상대표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만이 목표일 것이다. 총리 내정자인 한덕수 부총리도 자유시장주의를 신봉하는 자유무역협정 추진론자이기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억으로 1999년 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협상이 결렬되던 시애틀에서 당시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대표발언에서 “다자간 무역자유화 촉진이 미래 번영에 최선의 길이며 뉴라운드 협상은 일괄 타결돼야 한다.”며 농산물 개방 등을 주장하다 환경보호, 농업주권 등을 요구해 온 한국의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대표성을 보장받은 통상라인이 밀어붙일 졸속협상이 무척 우려된다. 이번 주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국익을 주장하는 요구와 압박은 미 무역대표부 및 미 의회에 이르기까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사실상 그동안 한·미 간 협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협상시한과 협상의 내용에 한국 정부가 방어하고 쫓아가기에 급급한 과정이었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 시기라는 것을 내세워 협상시한을 한정해 두고, 협상의 큰 쟁점은 대부분 미국 이익을 위주로 한 것이다.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하지만 이미 우리 국민들은 상식의 주판알을 튕겨 보아도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는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 미국이 곶감 빼 먹듯이 우리로부터 거의 모든 양보를 욕심스럽게 얻어내고 있다는 것도 다 보고 있다. 미국은 쌀을 포함한 농산물의 완전개방을 요구하며 특히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자유를 전면 보장하라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다. 우리 쇠고기 값이 비싸니까 광우병에 걸릴 수 있는 싼 미국산 쇠고기를 먹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 또한 미국산 대형 승용차의 한국 진출을 완전개방하라며 우리 환경기준과 세제까지 바꾸라고 한다. 자동차로 인한 수도권 대기오염이 심각해 올해부터 강화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완화하라 하고 큰 차에 중과세하고 있는 배기량 기준 세제까지 바꾸라는 것은 우리 환경정책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 국민의 생명과 공공안전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권을 흔드는 처사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과 내용을 드러내 놓고 차분하게 진단하는 용기와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이 정한 시한에, 대통령 임기 안에 서둘러 결속할 이유가 없다. 반대를 무릅쓰고 국민합의 없이 협상을 마무리하면 국회비준 등 겪어야 할 홍역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사회의 공공성과 민생 등 근본을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이 심히 우려된다. 미국을 위한 자유무역협정의 대가로 내주기에는 그동안 시민 사회가 일구어 온 녹색을 향한 정신과 환경정책 그리고 공공선, 환경농업의 씨앗이 너무나 소중하다. 김제남 녹색연합 정책위원
  •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수’ 주연배우 지진희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수’ 주연배우 지진희

    이렇게 꾸미지 않는 배우가 또 있을까.22일 개봉한 하드보일드 액션 ‘수(壽)’에서 거칠게 변신한 지진희. 강도 높은 액션 덕에 몸짱이 됐겠다고 운을 떼자 “우리 영화는 (멋진 근육을 보여주는)‘300’과 다르다.”며 뱃살을 쥐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유쾌한 남자가 냉혹한 킬러가 됐다. 해결사 ‘수’로 불리는 태수는 19년 만에 찾은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다. 그 배후에는 조폭 보스 구양원(문성근)이 있다. 영화는 태수의 처절한 복수 과정이다. 재일교포 최양일 감독의 첫번째 한국 진출작으로 주목받는 이번 영화는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폭력 미학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면 이제 그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끝까지 밀어붙인다. 스크린을 적시는 핏물의 양과 총칼의 사용 횟수는 가히 전쟁 수준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일부러 강한 영화를 택했다는 소리가 있는데. “다들 그렇게 말하는데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모든 일의 기준은 무조건 재미다. 이번 영화도 그런 기준에서 선택한 거다. 어쨌든 돈내고 시간 들여서 영화 보러 오는데 이왕이면 TV에서 보는 것과 달라 이면 좋지 않나.” ▶그럼 지금까지 했던 영화는 다 재미있었나. “물론! 왜 재미 없었나? 당신 빼고 20만명쯤 되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생각한다.(웃음)처음엔 두려움이 더 컸다.‘여교수의 은밀한 유혹’을 찍으면서 현장이 주는 재미를 알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개인적으로 높이 산다.” ▶엄청난 폭력 장면 때문에 사실 이 영화를 관객들에게 ‘즐기라’고 말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고 느껴진다. “첫 대본에선 지금보다 10배는 더 잔인했다. 내 첫 반응은 ‘이거 한국에서 개봉 못해’였다. 불편한 건 당연하다. 한번도 이런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 심장을 꽉 쥐는 듯한 뻐근함이랄까. 그런 불편한 느낌을 가져보는 것도 색다르지 않을까.” ▶감상평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폭력 묘사는 친절, 스토리텔링은 불친절’이었다. “대부분 그렇게 느끼더라. 말로 할 걸 액션으로 했다고 보면 된다. 친절하게 설명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영화도 있는 반면 이런 영화도 있다. 우리가 태어나서 쓴맛, 단맛, 짠맛 다 보듯이 우리 영화도 오감을 다양하게 길러주는 영화라고 본다.” ▶카타르시스는 있었겠다. 그런 식의 폭력을 언제 행사해 보겠나. “맞다. 초반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니까 정말 신나더라. 하지만 무지하게 힘들었다. 모든 폭력 장면은 각본 없이 찍었다. 감독님은 진짜를 원했다. 만약 짜놓고 했다면 아마 더 크게 다쳤을 거다. 그냥 하니까 정말 안맞을려고 눈 부릅뜨고 죽을 힘을 다해서 피했다. 점박이(오만석)가 목조르는 장면도 진짜다. 내가 정말 죽을 거 같을 때 신호를 할 테니 진짜 조르라고 했다. 그렇게 리허설을 했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그래서 두 번 죽을 뻔했다.(웃음)” ▶대역이 없었단 말인가.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나. 대체로 배우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가.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만 두번 정도 대역을 썼다. 영화 찍다가 얼굴에 상처나는 거 아무렇지도 않다. 외국 배우들 보면 그런 사람 많다. 그게 다 세월의 흔적이고 연륜 같아 좋아 보인다.”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겠다. “아무리 일이라지만 내 안에 잠재돼 있던 폭력성을 확인하니까 무섭더라. 지금 다시 꾹꾹 눌러 담고 있는 중이다.(웃음)외국에서는 감정적으로 강도가 센 영화의 출연자들한테 정신과 전문의를 한명씩 붙인다더라. 우리도 그런게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나이 들어서 연기한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쪽에서 작품성을 떠나 상업적인 성과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쪽으로 포기한 지 오래다. 그건 신이 선택해 준 몇몇 분들에게만 가능한 것 같다.(웃음)다만 지금까지 여섯 편의 영화를 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40대 중반 넘어서 진짜 멋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고 나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 “정말 웃기는 코미디! ‘우리 지금까지 지진희한테 속았어.’하는 소리를 꼭 듣고 싶다.‘니들이 게맛을 알아!’ 이 한마디로 세상을 평정한 신구 선생님처럼. 마지막 반전을 기대해 달라.”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미래 잃은 이라크 아이들

    미래 잃은 이라크 아이들

    패자만 있고 승자없는 전쟁. 그러나 분명한 최대 희생자는 어른들의 전쟁에 연약한 몸과 정신을 고스란히 앗긴 이라크 어린이들. 미국의 이라크전 침공 4주년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전쟁과 어린이들’이란 제목의 기획물을 보도했다. 사드르시 시아파 난민촌 황폐한 길거리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고함소리. 그들은 하나같이 장난감 총을 들고 ‘무장세력 죽이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한 아이를 코너에 몰아넣고 “죽여!”를 외친다. 저항세력을 붙잡은 미군의 모습 그대로다. 이라크 인구 2600만명의 절반이 18살 이하다. 지난 4년간 어린이들은 고아가 되고, 길거리에서 혹은 시장통에서 학교에서 폭탄테러와 미군의 공습을 받아 공중으로 흩어졌다. 지난 2월 말 라마디의 한 공원에서 축구공을 차던 소년 18명이 차량 폭탄테러로 숨졌다. 폭발음과 폭력, 납치, 피의 보복전은 그들에겐 일상의 게임처럼 비쳐지고 있다. 난민촌에서 땀을 흘리며 ‘저항세력 죽이기 게임’을 하던 무스티카 하림(8살 정도)은 “미군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며 “가장 좋아하는 놀이”라고 했다. 자신의 아버지와 삼촌이 수니파 무장단체에 의해 자신의 눈앞에서 살해당한 모습을 설명하던 무스티카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바그다드의 정신과 의사인 사이더 알 하시미 박사는 “이라크의 어린이 특히 바그다드 시내 어린이들은 대부분 평생 장애로 남을 충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CNN이 소개한 어린이들의 심리 상태는 충격적이다. 여덟살 된 자하는 이웃집에 폭탄이 터진 뒤 발작증세에 시달리고 있고, 열세살 소녀 키타는 폭발음이 들릴 때마다 엄마를 때리는 증세를 보인다. 열여섯살 소녀 사만의 상황은 심각하다. 최근 학교앞에서 무장 단체에 9일 동안 납치됐다가 풀려났다. 사만은 함께 납치된 20명의 소녀들과 창문없는 방에서 지냈다. 사만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친구 시체 옆에서 잠을 자야 했다. 부모는 거액을 주고 사만을 구했다. 그 뒤 사만은 밤마다 울부짖고 고함을 친다. 극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의 BBC는 얼마 전 집안에만 갇혀 지내는 바드다드 시내의 아이들, 텅빈 놀이터의 그네를 통해 이라크 어린이들의 실상을 보여줬다. 아침밥을 먹다가 졸지에 폭탄세례를 받고 병원으로 실려간 아이들의 처참한 모습도 소개했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며 울부짖었다. 지난 20년 동안 이라크는 세차례 전쟁을 치렀다.1980년대 이란과의 8년 전쟁,1991년 걸프전, 그리고 4년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걸프전 이후 계속된 12년간의 유엔경제제재 희생자들도 역시 어린이들이었다. 지금 이라크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은 ‘5세 이하 어린이 25%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8분의 1이 5세가 되기 전에 사망한다.’(유엔아동기금)는 통계를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스스로 탈출할 능력이 없이 인간사의 가장 추악한 전쟁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이라크 어린이들. 그들의 희망과 이라크의 미래는 폭탄 소리가 한번 터질 때마다 파괴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베토벤 음악의 핵심 사상은 합일”

    ‘악성(樂聖)’ 베토벤에 심취한 의대 교수가 베토벤의 정신세계를 분석한 책과 희곡 등을 집필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서울대 의대에 따르면 신경정신과 조수철(58) 교수는 베토벤이 작곡한 교향곡의 의미를 설명하고 각 작품에 나타난 음악적 특성과 베토벤의 심리 및 성격 사이의 관계를 해석한 ‘베토벤 그 거룩한 생애에 대하여’를 탈고했다. 또 정신과 의사가 베토벤과 상담하는 내용을 다룬 희곡도 집필하고 있으며 내년 초 출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베토벤 음악과 정신 세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책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조 교수는 베토벤 음악의 핵심 사상을 ‘대극(對極)의 합일(合一)’로 규정했다. 성악과 기악, 종교와 세속,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전통과 개혁 사이의 변증법적 조화를 이뤄낸 게 베토벤의 교향곡이라면서 6번 ‘전원’과 9번 ‘합창’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합일’은 대립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현대 사회와 인체의 정신적·생리적 조화를 탐구해야 할 의대생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라면서 “베토벤이 모방-외향화-내향화-성찰의 단계를 거쳐 완숙해졌듯 40여년에 걸친 베토벤 연구를 정리하고 회고하기 위해 ‘조수철이 만난 베토벤’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서해교전’ 故 박동혁 병장 흉상 건립

    2002년 서해교전으로 숨진 고(故) 박동혁 병장의 흉상이 오는 6월 서해교전 5주기에 맞춰 국군군의학교에 건립된다. 박 병장은 2001년 2월 해군병 456기로 입대, 국군군의학교에서 의무병 교육을 받은 뒤 2002년 6월29일 서해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교전을 벌인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의무병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교전 당시 그는 부상한 상관과 동료들을 치료하기 위해 함정 안을 돌아다니다 피격,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다 3개월 만에 숨졌다. 흉상 건립은 고인의 숭고한 군인정신과 희생정신을 후배 의무병들이 본받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김록권 의무사령관(중장)이 제안해 추진되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발언대] 역사속으로 사라진 ‘러 혁명기념일’/박종효 모스크바대 한국학센터 객원교수·역사학 박사

    사회주의이념 혁명을 최초로 성공시켜 노동자 농민의 천국을 이룩했다는 러시아의 ‘10월 혁명기념일’은 러시아의 구력(舊曆)으로 1917년 10월25일 레닌이 영도하던 공산당의 전 명칭인 사회민주노동당(볼셰비키)에 의해 노동자와 군인의 봉기로 성공한 날을 기념한 날이다. 러시아는 이후 오랜 기간 공산당 정권의 유지를 위해 외부와 단절하는 폐쇄정책을 시행하다 1980년대 말 폐쇄정책에 한계를 느낀 소련 최후의 대통령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으로 개방이 되었다.1991년 외부세계에 눈을 뜬 인민의 저항을 견디지 못해 74년 동안 국가의 상징이었던 혁명으로 흘린 붉은 피와 노동자 농민의 낫과 망치가 그려진 국기를 내리고 15개 공화국은 각각 독립국가로 해체되고 말았다. 신생 러시아는 국호를 소비에트 사회주의연방공화국에서 러시아 연방으로 개명하고 매년 국제적으로 성대한 행사를 해오던 ‘10월 혁명기념일’을 1991년부터 ‘화해와 화합의 날’로 개칭하였다. 그러다가 2005년에는 10월 혁명이 발생한 11월7일을 국경일에서 슬그머니 빼버렸다. 그 대신 11월4일을 ‘인민화합의 날’이라는 새로운 국경일로 제정하였다.10월 혁명이 이념만을 앞세워 계층간에 분열과 숙청으로 극단적인 상호 증오심과 반목을 조성하고 획일적 집단주의와 폐쇄적 정책으로 인간의 창조적 정신과 자유를 말살해 왔다는 것이다. 이제는 반목과 증오심을 종식하고 신생 민주주의 국가건설에 다같이 화합하여 참여하자는 뜻에서 ‘인민화합의 날’로 제정하였다고 한다. 이와 함께 소련제국의 해체를 합의한 6월12일을 ‘독립의 날’이라고 선포하였다. 이제 러시아에서 ‘10월 혁명’은 국가 발전의 낙후와 이념 투쟁으로 많은 상처만 남겨놓고 한 시대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거꾸로 한국사회는 러시아에서 폐기 처분된 이념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원인과 목적이 무엇이든 극심한 국론의 분열과 반목은 국가 발전의 암이 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에서 시행한 ‘국민 화합의 날’을 교훈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박종효 모스크바대 한국학센터 객원교수·역사학 박사
  • 네티즌의 힘

    네티즌들이 4년전 경찰에 의해 묵살됐던 20대 여성의 폭행 피해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이끌어 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1일 “2003년 5월 발생한 신모(25·여)씨 폭행 사건에 대해 강력1팀에 재수사하도록 지시했다.”면서 “폭력의 경우 공소시효가 3년이지만 폭행은 5년이기 때문에 폭행 사건으로 간주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뒤늦은 재수사는 네티즌들의 강력한 비난에 부딪혔기 때문. 신씨가 포털사이트 ‘아고라’ 게시판에 ‘만약 제가 죽어 이 글이 이슈가 된다면….’이라는 글을 올리자 네티즌 8만여명이 읽었고, 일부는 광진서 게시판에 재수사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신씨는 2003년 5월9일 오후 5시쯤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날 강동역에서 열차에 탄 남자 2명 중 1명이 신씨의 외모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했고, 신씨가 항의하자 주먹과 발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렸다.신씨는 도망치던 가해자의 친구를 붙잡아 경찰에 신고하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가해자 사진까지 보여줬지만 경찰은 ‘가해자가 연락이 안되니 기다려라.’며 사건을 묵살했다. 신씨의 거듭된 전화에 ‘경찰이 노는 줄 아느냐.’며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신씨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받은 충격 탓에 대인 공포증까지 앓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한달 뒤 청와대에 진정서를 접수했고,2005년 5월에는 광진서 청문감사관실에도 진정서를 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자 최근 인터넷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고 네티즌들은 10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을 달며 함께 분노했다. 광진서는 “신씨가 담당 경찰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했을 때 수사 결과를 성의있게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 특별 교양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담당 경찰은 “4년 전이라 자세히 기억나지 않고 가해자의 사진을 받은 적도 없다. 신씨가 ‘가해자의 친구’라고 주장했던 사람도 친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정신질환 의사가 진료 ‘파문’

    정신질환으로 군(軍) 면제 판정을 받은 의사들이 병·의원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정신질환자는 의사로 진료 행위를 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9일 이들에 대한 면허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의료자원팀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일부 확인됐고, 이에 따라 행정처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정신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은 이들이 뒤늦게 면허 취소를 당하는 건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외국에서도 이 같은 사례를 찾아 보기는 힘들다고 밝히고 있다. 복지부는 문제가 된 의사들의 신원과 해당 인원이 몇 명인지는 밝히길 꺼린다. 사생활 침해와 맞물려 처분통지·청문회 등 행정절차가 남아 있어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2004∼2005년 신체검사를 받았던 이들로, 정신질환에 따른 군 면제 판정 뒤에도 일정기간 치료를 받지 않고 곧바로 병·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현행 의료법은 정신질환자를 마약 등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금치산자 등과 묶어 의사 결격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측은 “신체검사가 끝난 지 2년 이상 지난 올 2월에야 병무청에서 통보해줘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무청은 군 면제 등 판정 결과를 복지부에 통보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신체검사에서 4급부터 면제자까지는 경찰청에 통보해 주지만 복지부에 통보해 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면서 “2005년부터 간헐적으로 통보해 줬다.”고 말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의대생들은 19세 때 한 차례, 대학·인턴·레지던트를 마친 30세를 전후해 군 입대를 앞두고 한 차례 등 모두 두 차례 신체검사를 받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들은 레지던트까지 마치고 군 면제를 받아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가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고위 관계자는 “정신질환으로 군면제를 받은 만큼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와 학계, 인권위원회 등의 반응은 다르다. 오윤수 의협홍보실장은 “개별 청문회 등이 남아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다뤘으면 좋겠다.”면서 “해당 의사들이 면제판정을 받은 시기가 이미 2년이 지난 데다 그동안 질환이 완화·완치된 상태라면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한양대 구리병원 박용천(정신과) 교수도 “질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병명에 따른 영구 취소도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소견을 내놨다. 단적인 예로 만성 정신분열증, 심한 우울증, 야뇨증은 모두 군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면제 대상이지만 야뇨증의 경우, 의사 직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과거 병을 앓았다고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는데도 지금 면허를 취소하는 건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침해구제3팀 백선익 조사관은 “전문가들은 이미 도로교통법 등 20여개 법에 정신질환에 대한 차별 조항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이번 경우는 일부 정부 실책도 포함된 만큼 전후 관계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정치권에선 “지난해 말 이미 복지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일부 지적됐다.”고 말한다. 한 의원실 보좌관은 “당시 ‘정신질환자’ 규정이 까다로운 데다 민감한 사안이라 면허취소 처분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도 일부 법 개정을 통해 관련 규정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현행 의료법은 면허 취소가 되더라도 추후 정신질환 등 면허취소 사유가 소멸될 경우, 면허 재교부가 가능하다고 돼 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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