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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는 정해졌다”…발걸음 빨라지는 安

    “상대는 정해졌다”…발걸음 빨라지는 安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민주통합당 내 안철수 지지 세력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친안철수 성향’으로 알려진 김한길 최고위원은 22일 안 원장의 ‘멘토’인 법륜 스님을 국회로 초청해 ‘시대정신과 대통령 선거’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갖는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6월 “안철수 교수가 민주당의 대표 후보로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를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새로운 범야권 연대를 통해 더 큰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해 왔다. 법륜 스님 토크콘서트는 김 최고위원이 주도하고 여야 국회의원 10여명이 참여하는 국회 연구단체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기획했다. 이 모임은 이번 행사에 대해 “특정 대선 예비 후보에 대한 지지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원내 안 원장 지지 세력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모임의 정성호 의원은 “법륜 스님이 평소 남북 화해 협력에 대해 강조하고 양극화 해소 등에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말씀을 듣고자 이번에 모신 것”이라며 “안 원장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모임이 발족식을 겸해 여는 첫 토크콘서트의 강사가 법륜 스님이란 점, 모임 주도자가 안 원장과의 ‘연대설’까지 제기됐던 김 최고위원이란 점에서 안 원장 대선 출마와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앞두고 원내 지지 세력 다지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원장은 지난 16일 전북 전주를 방문해 강준만 전북대 교수를 만난 데 이어 최근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다음 달부터 후보 단일화 절차에 들어가야 하는 민주당은 안 원장의 출마가 가까워 오자 입당론에 서서히 불씨를 지피고 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20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끝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단독 후보로 나온다면 어떡하겠나.’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후보 단일화는 안 원장이 입당해야만 가능하다는 게 당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안 원장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지 않으면 독자 후보라도 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으로서 대선 후보조차 내지 못한다면 대선은 물론 이후에도 민주당의 설 자리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를 못 내면 민주당이 받을 선거보조금 152억원이 공중분해 돼 새누리당 등 다른 정당에 지원된다는 점도 고민이다.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한 대선 정국에서 새누리당의 주머니만 불려 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는 당의 존립까지 걸어야 하는 과제로 떠올랐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미주통신] ‘죽은 아들의 심장소리’ 듣고 싶은 애달픈 모정

    미국 미시시피 주에 사는 에플 비버 여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불행히도 그녀의 16살 난 아들 갈렙을 잃고 말았다. 선천성 순환기 이상으로 갑자기 뇌졸중이 발생해 젊은 나이에 장기 기증이라는 아름다움을 남기고 아들이 먼저 엄마 곁을 떠나고 말았다. 8개월이 지난 후 비버 여사는 하나님께 “소원이 있다면, 아들 갈렙의 심장 소리라도 가까이서 듣고 싶다.”며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놀랍게도 그 다음 날 수 천마일 떨어진 미 켄터키 주에 사는 정신과 의사 셀턴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그녀에게 아들의 심장을 장기 기증해 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셀턴 가족은 감사의 표시로 비버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지난 17일(현지시각) 비버가 사는 미시시피 주 걸포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만난 두 가족은 포옹도 잠시 이내 셀턴은 청진기를 자신의 가슴에 대고 비버의 귀에 갖다 되어 주었다. “맞아요, 갈렙이에요. 갈렙의 심장 소리여요.”라며 이내 비버는 흐느꼈고 셀턴은 “네, 강하게 뛰고 있어요. 전 3, 4년 전보다 엄청나게 좋아졌어요.”라며 “형언할 수 없는 선물입니다.”라고 말하자 비버는 “그것이 갈렙이 원하던 바였다.”고 화답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16세에 일찍 생을 달리한 갈렙은 고등학교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 연주자로서 의사의 꿈을 키워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사 셀턴 또한 젊은 시절 베이스 기타 연주자로 의사의 꿈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묘한 인연을 낳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대한민국은 힐링중] 버티던 삶, 집착 비우고 행복 채우다

    [대한민국은 힐링중] 버티던 삶, 집착 비우고 행복 채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첫 여성 사무총장을 역임한 정연순(46) 변호사는 지난 6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14일간 다녀왔다. 가장 유명한 코스는 프랑스 남부 국경 마을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해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스페인식 이름 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에 이른다. 정 변호사는 그 중 후반부에 해당하는 400㎞가량을 걸었다. 1980년대 변호사가 된 이후 정 변호사는 ‘늘 자신이 잘해야 한다, 사명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삶이 힘들어도 견뎠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믿었다. 정 변호사는 “어느 순간 지나온 인생을 돌아 보니 강박관념을 지닌 채 너무 아등바등 살아왔다는 반성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례에 나선 뒤 8일 정도 묵언 수행을 했다. 비행기 표 값 300만원에 150만원쯤 더 들었지만, 돈보다 값진 것을 얻었다고 했다. 순례에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은 자신이 맨 배낭의 무게가 곧 인생의 무게라는 점. 그는 “배낭 안에 각종 생필품이 담겨 있었는데 그것이 나의 욕심이더라. 배낭의 무게와 가야 할 거리를 생각하니 몸이 반응하더라. 길을 가다 어떤 마을을 지나면 그 마을이 소개된 안내 책자를 찢어버린다든지 짐을 하나씩 버리며 욕심을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걷고 기도하고 침묵하는 ‘나만의 힐링’ 종교의 힘을 빌리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뿐 아니라 오로지 힐링을 목적으로 하는 무신론자의 참여도 부쩍 늘었다. 외국계 컴퓨터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회중(35)씨는 인간관계에서 큰 상처를 입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본래 가톨릭신자인 그는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지난 6월부터 가톨릭 피정(避靜·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를 하는 종교적 수련)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마음의 상처와 시련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모여 상담을 하고, 아픔을 경청하면서 치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피정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려면 자신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피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로 매일 에세이를 쓰고 있다. 단순한 일기가 아닌 하루에 대한 반성과 위로, 격려가 주된 내용이다. 그는 “매일 스스로 힐링을 하며 치유와 성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피정보다 대중화된 종교의 힐링프로그램으로는 불교의 ‘템플스테이’(전통사찰에 머물며 몸과 마음을 치유)가 있다. 카네기연구소에서 리더십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김은주(40)씨는 지난 4일 1박 2일 일정으로 쌍둥이 아들, 남편과 함께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벌써 여섯 번째다. 김씨는 “도시에서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힘든 상황도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특히 리더십 강의를 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리거나 집착을 한 시간도 있었다. 절 체험을 통해 나 자신을 찾고,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10년 전, 한국사회는 ‘웰빙’(심신의 행복 추구)을 꿈꿨다. 미디어, 광고, 산업계 등은 발 빠르게 웰빙을 강요했다. 각종 서적과 관광상품에 웰빙이 범람했고,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 웰빙라이프를 위해 노력했다. 강산이 변했다. 한국사회에서 웰빙은 실패한 결과물로 남았다. 몸과 마음의 행복은 차치하고, 너도나도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겠다고 난리다. 대세는 10년 만에 웰빙에서 ‘힐링’(몸과 마음의 치유)으로 옮겨졌다. 10년 전처럼 모든 분야에서 힐링을 강요하는 모양새다. 사람들도 과거와 달리 공공연히 아픔을 드러낸다. 한때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다모’의 명대사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묻고 고백하기를 반복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통의 부재를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거론했건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에 힘입어 ‘소통 과부하’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보 공유의 속도와 규모가 커졌다. 인터넷에 ‘힐링’이란 미끼를 던져 ‘검색’이라는 낚싯줄만 당기면 월척 수준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한하다. ●경제성장 따른 심리적 피폐가 힐링 불러 사람들은 왜 힐링을 필요로 할까.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힐링 열풍의 근간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가 ‘이스털린의 역설’(경제성장이 낮은 수준에서는 소득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론)의 단계에 진입한 점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청년 실업자라든가 비정규직, 명예퇴직자 등 삶에 불안을 겪는 계층이 늘면서 위안과 희망, 위로와 격려를 원하는 사회집단이 대규모로 형성돼 힐링 문화가 급속도로 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민건강공단이 발표한 ‘2007~2011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심한 스트레스 반응 및 적응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진료환자의 수는 2007년 9만 8083명에서 2011년 11만 5942명으로 4년 새 18.2% 증가했다. 분당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규섭 교수는 “해마다 스트레스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은 100만~200만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는 분들이 호소하는 고통이 개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지만 대개 젊은 세대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고, 중·장년층은 조기 실직에 따른 사회·경제 스트레스를, 연세가 드신 분들은 건강상의 이유에 따른 고통 및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치유에 집중하는 데에는 급격한 경제 성장에 따른 심리적 피폐함이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 발달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1% 사람들의 삶의 정보가 쉽게 노출됐고, 이를 접한 많은 사람의 꿈과 이상이 커지면서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이 깊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한 때 젊은 세대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됐다. 하지만 그만 아픈 척해야 할 시점이 왔다. 어느 세대나 힘들고 시련은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힐링이 키워드로 부각되면서 이를 주제로 한 상품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힐링 산업’의 등장이다. 힐링 전문여행사를 표방한 일부 업체에서는 가이드 대신 심리치료사를 동행시켜 명상·걷기 등을 주 프로그램으로 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공연계는 지난해부터 아티스트의 이름이 아닌 ‘힐링 콘서트’ 등의 공연까지 내놓고 있다. 강원 평창, 충북 청원·제천, 경북 경주 등에서는 ‘힐링랜드’ 등의 이름을 붙여 치유의 숲, 상담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힐링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요가 커지면서 여러 형태의 힐링 상업주의가 판치고 있다.”면서 “저마다 각자의 고민과 욕구가 있고, 또한 각자의 치유 방식이 있다. 그것을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는 발상의 힐링 산업은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특별기획 다섯손가락(SBS 일요일 밤 9시 50분) 손목 깁스를 하게 된 인하(지창욱)는 콩쿠르에 나갈 수 없게 되자 지호(주지훈·오른쪽)를 원망한다. 죄책감에 휩싸진 지호는 유만세(조민기)에게 자신도 콩쿠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한편, 민반월은 자신의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자식에게 지극히 잘해주는 영랑(채시라)을 의심한다. ●2012 글로벌 대기획 슈퍼피쉬 제1편(KBS1 토요일 밤 9시 40분) 10만년 전, 인류는 강가에서 물고기 사냥을 시작했고, 그곳에서 문명을 꽃피웠다. 강과 호수에서 대양의 세계로, 작살에서 대형 어망으로, 이렇게 인간과 물고기가 벌이는 대결의 장은 끊임없이 확장돼 갔다. 그리고 사냥 기술 또한 놀라운 방법으로 진화해 나갔는데….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청애는 양실이 귀남을 잃어버린 장본인이라는 것도 믿을 수가 없다. 더구나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일숙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보자 기분이 묘해지고, 이숙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더없이 감사해주는 재용에게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는다. ●OBS 스페셜-살아 숨쉬는 한국의 섬 1,2부(OBS 토·일요일 밤 9시 25분) 1부에서는 제주의 자연생태를 집중 조명하며, 한라산의 생성과정과 생태지도를 되짚어본다. 아울러 세계 자연유산 등재 배경과 효과적인 앞으로 보호 방향 등을 제시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이 가진 천혜의 경관은 물론 자연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광복절 기획 KBS 스페셜 - 독점발굴 독도의 증언(KBS1 일요일 밤 8시) 2012년 8월 11일, 런던 올림픽 축구에서 한국대표팀의 동메달이 결정됐다. 심장이 터질 듯한 기쁨도 잠시 온 국민의 환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졌다. 박종우의 독도 세리모니와 이에 따른 동메달 보류가 결정 난 것. 과연 60년이 넘게 이어진 일본의 독도 도발을 막는 해법은 무엇일까. ●최강연승 퀴즈쇼 큐(MBC 일요일 오전 9시 15분) 지식과 상식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형식의 퀴즈가 시작된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브레인 100인이 10인씩 팀을 이뤄 예선전에 참여한다. 그리고 본선에 오른 한 팀, 총 10명이 대결을 펼쳐 최종 1인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내로라하는 브레인 집단 10팀이 모여 열띤 대결을 벌인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동물일기(EBS 일요일 오전 10시 10분) 다섯 살 때 소아정신과에서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수연에게 여러 번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했다. 하지만, 매번 친구들에게서 수연은 두 발쯤 더 멀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런 수연에게 지난 4월 드디어 친구가 생겼다. 프로그램에서는 수연과 유기견 흰둥이가 전하는 특별한 우정 이야기를 담았다.
  • [부고]

    ●김철현(서울신문 용문지국장)씨 모친상 16일 양평 효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31)774-4461 ●박성태(한국도로공사 스마트하이웨이 사업단장)씨 별세 성만(건설경제 편집국 부국장)씨 형님상 15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31)787-1510 ●임육기(전 산업자원부 국장·전 울산테크노파크원장)씨 부친상 현석(특허청 서기관)준석(사천한마음병원 정신과 과장)씨 조부상 1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 (02)2258-5940 ●이만근(전 흥사단 공의회장)씨 모친상 16일 건국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2030-7904 ●이경수(전 장성 동화초 교장)씨 별세 병석(STX포스텍 전무이사)주용(씨카코리아 재경부 이사)씨 부친상 1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8일 오전 11시 30분 (02)2258-5940 ●김명일(경남지방경찰청 홍보계장)씨 장인상 16일 거제 백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30분 (055)636-0099 ●손춘섭(광신대 교수)홍섭(우리투자증권 광주수완지점장)민재(영진건설 소장)남섭(화순고 교사)씨 부친상 16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9시 (062)250-4412
  • “선거인단 최소 100만… 레이스 스타트”

    “선거인단 최소 100만… 레이스 스타트”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민주통합당이 14일 대선 경선 레이스를 본격 재개했다. 부진했던 흥행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 엑스포’ 등 아이디어 짜기에 몰두하는 한편 당 쇄신안으로 여론의 시선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국민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인 이날 오후 10시 선거인단 수는 권리당원, 6·9 전당대회 시민선거인단을 포함해 37만명이다. 당 안팎에서는 기대치를 밑도는 저조한 선거인단 실적에 애타는 눈치지만 그나마 모집 초반이라는 것을 위안으로 삼는 분위기다. ●초반 선거인단 모집 예상밖 저조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저 목표 100만명, 최고 목표는 200만명인데 최저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면서 “정권 교체는 절체절명의 과제로 당 대표로서 대선 때까지 신명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오는 25일부터 진행되는 순회 경선은 ‘정책 엑스포’를 도입해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과 정체성을 잘 드러내게 할 계획”이라면서 “TV토론도 1, 2부로 나눠 1부는 청중들과, 2부는 후보자 간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책 엑스포’ 도입… 시선끌기 총력 민주당은 17일 전국 245개 민주당 지역위원장 회의를 열어 선거인단 모집 교육을 실시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인 18일에는 모든 후보들이 참여하는 공동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국민들의 눈길을 끌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당이 좀 더 새로운 면모로 일신할 수 있도록 당 쇄신책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도 재외국민들의 경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미국·중국·동남아 등에 대거 출동한다. ●DJ 3주기 때 공동이벤트 추진 대선 경선 후보들의 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 사무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김대중 정신이 살아 있고 노무현 정신과 김근태 정신이 꽃피우고 제정구 정신이 함께하고 있다.”고 대선 의지를 내보였다. 문재인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강원도를 방문, 최문순 강원지사를 만나 “강원도가 평화특별자치도의 첫 번째 대상지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세균 후보는 가계 부채 종합정책을 발표하며 “‘가계부채특별법’을 제정한 뒤 국가채무관리단을 설립해 가계 부채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신혼주택 100만 가구에 무상융자를 추진하겠다는 청년 정책 서약에 서명했다. 박준영 후보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면담해 표심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빈곤했던 시절의 식량위기를 극복한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내 아버지가 케냐에서 미국으로 유학 왔을 당시에 케냐는 한국보다 잘살았지만, 이후 케냐를 비롯한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사이 한국은 부국(富國)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보릿고개’ 시절을 겪은 한국의 ‘녹색혁명’은 아프리카인들에게 가장 탐나는 발전 모델이 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검은 대륙에서 펼치는 농업기술 전수사업의 현장을 찾았다. 최근 케냐 직항편이 취항하면서 13시간 비행으로 한층 가까워진 아프리카. 케냐는 해발 1700m의 고산지대로 7~8월에도 아침 저녁은 물론 낮에도 쌀쌀하다. 케냐는 전통적인 농업국가이면서도 생산성은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것을 거둬들이는 수준이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25㎞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센터. 한국에서 파견된 연구원들과 현지인들이 시험 재배한 무의 수확이 한창이다. 현지인 작업반장인 찬둘라(37)씨는 어른 머리통만 한 큰 무를 손에 들고 활짝 웃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서 선진 농법을 빠짐없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KOPIA는 농촌진흥청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아시아·남미의 15개 개발도상국에서 농업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사업이다. 농촌진흥청 김현순 국외농업기술과장은 “한국의 씨감자와 고품질 쌀 생산기술은 물론 그린 빌리지 조성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 연구원은 “전기·통신 등 기반시설도 부족하고, 열대성 질병과 문화적인 이질감이 있지만 우리가 선진 농업기술로 케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의 ‘소 번식기술’을 아프리카에 전파해 축산발전과 농가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제축산연구소(ILRI) 파견연구원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조창연 박사는 “과학적으로 체계화된 수정란이식기술을 케냐 현지에 적용,우유와 고기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빈곤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긴 가뭄으로 메마른 아프리카에 최소한의 물로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한국·아프리카 농식품기술 협력협의체(KAFACI)의 국가별 맞춤형 시범사업의 하나로 올해부터 에티오피아에 농경지 물 관리기술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농업연수를 다녀왔던 솔로몬 아세파 에티오피아농업연구청장은 “전 국민의 8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에티오피아가 잘살 수 있도록 보다 많은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코피아센터 조현묵 소장은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고품질 채소 재배와 축산기술 개발이 중점사업”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유일의 6·25 참전국,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 말라리아·에이즈·영양결핍 등으로 인한 영아사망률 세계 1위…. 아프리카 53개국 중 최빈국인 에티오피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새로운 꽃’을 의미한다. 코피아센터 이신영 연구원은 “한국의 농업기술로 에티오피아에 ‘새로운 꽃’을 활짝 피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농업원조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지원이다. 스스로 자국의 농업성장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 재현하도록 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이다. 박현출 농촌진흥청장은 “단순한 자원 획득이나 서구와 같은 물질 중심 원조가 아닌, 식민지와 가난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현지인들의 정신과 삶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며 “개도국 농민들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는 현재 한국의 앞선 농업기술과 경험에 목말라 하며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절대빈곤’이라는 우리의 역사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된 발전 경험이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동질감과 함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지의 검은 대륙에서 ‘농업 한류’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케냐 나이로비·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jongwon@seoul.co.kr
  • [열린세상] 올림픽과 국가주의/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올림픽과 국가주의/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올림픽이 뜨겁다. 참가한 선수들의 승리 이야기와 그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열대야만큼이나 뜨겁다. 가장 감동을 주는 장면은 역시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승리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선수들의 인터뷰다. 그런데 메달을 딴 선수들의 인터뷰에도 문법이 있고 격이 있어 보인다. 1972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하계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의 리호준은 세계신기록으로 북한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후 “적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쐈다.”고 했다. 국제사격연맹은 이 야만적인 인터뷰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도록 하였다. 죽기 살기로 승리만을 추구하는 전사의 모습이었다. 40년 후의 런던 올림픽에서 북한의 안금애 선수는 유도에서 첫 금메달을 딴 후 “조국의 명예를 걸고 금메달을 땄다. 김정은 동지에게 금메달로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기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진화한 흔적이 뚜렷하다. 전투적 적개심이나 지배자에 대한 충성 다음 단계로 나타나는 것이 국가주의의 모습이다. 올림픽을 국가의 우월성이나 인종적 우수성을 과시하는 장으로 생각하고, 메달의 영광을 국가에 바친다는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 본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나라별로 메달을 집계하여 국가 순위를 매기는 것조차 공식적으로 금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국은 메달 수와 색을 따져 나라별 순위를 매기기에 정신이 없다. 한국은 금메달을 우선 고려하여 국가별 순위를 매기고, 미국은 전체 메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집계한다. 국가의 영광을 거론하는 것보다 더 보편적이고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불굴의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이야기다. 유난히 눈에 띄는 참가자가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의족 스프린터, 26살의 피스토리우스다. 남자 육상 400m 준결승 조 경기에서 그는 꼴찌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그러나 1위로 골인한 키라니 제임스는 뒤로 돌아 배에 붙어 있던 이름표를 피스토리우스와 교환하고 손을 잡았다.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여기 출전한 지금이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승자는 말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친구다. 그게 올림픽”이라고 화답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대체로,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발전한 나라일수록 올림픽의 열기를 국가주의로 직결시키지 않는다. 인간 자체가 존재론적으로 국가를 벗어나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냥 내버려 두어도 승리 일부는 국가의 몫이 되는 판에, 인위적으로 국가주의에 불을 지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방식, 중계방송의 내용, 응원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그런 성숙함이 필요해 보인다.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에 따라 어떤 종목은 아예 경기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승리, 그것도 국가의 승리에 대한 열망이 지나쳤다. 역시 백전노장의 차범근 전 감독이 해설하는 축구 중계는 무게 중심을 잘 잡고 있었다. 얼핏 국가의 승리에 대한 열망을 목이 터져라 외치는 방송이 누구보다 우리 사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국가주의는 승리의 기쁨도 격을 낮추고, 패배했을 때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기도 어렵게 한다. 올림픽의 본래 목적인 스포츠 정신과 지구촌의 축제 혹은 화합이 오갈 데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88올림픽이 있던 해 필자는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지도교수는 처음 만났을 때 요크셔 지방의 육상선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 올림픽에 참가했던 영국의 육상선수 가운데 요크셔 지방의 선수 한 명이 지도교수 동네에 살았다. 영국보다 덥고 습한 서울 날씨에 대비하느라 그는 동네에 비닐하우스를 치고, 거기서 맹연습을 했노라고 지도교수는 이야기했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영국 사람들은 그런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중국에서 체조선수로 키우려는 어린 아이의 다리를 찢고 밟는 사진이 외신에 실려왔다.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숭어처럼 찢어질 듯 입을 벌린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 아이의 얼굴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돈다.
  • 대학로 연극인 100여명 ‘연극, 노무현 3story’ 공연

    대학로 연극인 100여명 ‘연극, 노무현 3story’ 공연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인 100여명이 모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연극을 공연한다. 7일 고인돌 연극농장에 따르면 ‘연극, 노무현 3story’(포스터)가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종로구 동숭동 정미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연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그린 ‘이름 없는 여자’(오태영 작, 김태수 연출),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표현한 ‘육시랄’(양수근 작, 송형종 연출), 노 전 대통령이 바라는 사회상을 그린 ‘산책 나갈게요’(최원종 작, 차근호 연출) 등 3가지 작품으로 구성됐다. 오태영 작가는 “연극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노무현의 정신과 사람 사는 세상에서 필요한 희망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금구 프로듀서는 “연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추모 형식의 작품이 아니다.”라면서 “연극인들이 노 전 대통령을 연극의 소재로 삼아 한국 사회에서 지켜야 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고인돌 연극농장이 노 전 대통령을 연극의 첫 시작으로 삼은 것은 올해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듀서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연극인들의 목소리를 내기로 한 상황에서 가장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봤고 올해 대선이 있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고인돌 연극농장은 ‘연극, 노무현 3story’를 시작으로 1대99의 사회, 교육, 환경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연극으로 올리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이 프로듀서는 “자본주의 시대에 소규모 극단은 살아남기 어려워 고인돌 연극농장을 통해 연극인들이 뭉쳐서 연극도 하고 우리들의 사회적 메시지도 전달하겠다.”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경기 수원시 6급 공무원들이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고 지방행정의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낸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6일 출간했다. ●지방행정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 책은 380쪽 분량으로 목민심서의 목차에 따라 일반행정(기획·인사·회계), 지적, 세무, 건설(토목), 건축, 녹지(임업), 복지(사회), 정보(통신) 등 8개 분야로 나눴다. 저자는 ‘다산을 사랑하는 수원시 공무원 모임’ 소속인 정책기획과 장보웅 행정전략팀장, 토지정보과 지준만 토지관리팀장, 주택건축과 기우진 주택행정팀장 등 9명으로 공직 사회의 묵은 관례를 공직자 스스로 건드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들은 집필에 앞서 2007년부터 모임을 만들어 목민심서를 함께 읽고 정기적으로 모여 토론하며 다산 시대와 오늘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다산 생가와 유배지 등 유적지를 답사했으며 때때로 전문가를 초청해 목민심서가 전해 주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고민도 했다. 특히 책에는 공직 사회가 어떻게 조직돼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 어떤 문제들이 개입되는지, 그 속에서 겪는 공무원들의 고민과 애환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밝혔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도 조성 ▲가스·수도관 교체 ▲낡은 시설 교체 등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사유든 공사기간과 공사방법, 기관 간 공사시기 등을 조정해 예산낭비 요인을 줄여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기획과장을 비롯한 각 과장은 철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직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어떻게 계속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부패의 종류와 유형, 사례를 가감 없이 까발려 부록으로 실었다. ●판매수익 전액 장학재단에 기부키로 책 출간을 주도한 장 팀장은 “올해는 다산 정약용이 탄생한 지 250주년 되는 해인데 그는 18년간의 유배 생활 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런 다산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책 판매 수익 전액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동료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추천사에서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은 21세기 공직자들의 현장 지침서이자 교양서”라며 “지방행정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촉발하고 시대적 가치와 정신을 확인하는 일에 이 책이 귀중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부고]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별세

    [부고]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별세

    지난 2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고(故)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빈소에는 3일 민주통합당 문재인·김두관·정세균 대선 경선 후보를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이날 저녁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강 회장의 부인 김영란씨의 손을 잡고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강 회장은 의리를 지킨 죄밖에 없다. 너무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강 회장은 평생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살았지만 이런 인연으로 여러 차례 사법 처리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03년 불법 대선 자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등을 선고받았고 2006년에는 불법 대선 자금 보관과 법인세 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2009년 4월에는 회사 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인 5월 26일에 석방됐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강금원 회장을 ‘바보 강금원’이라 부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날 강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접한 뒤 추모글을 통해 “아무런 특혜도,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한 그였지만 모든 권력을 다 내려놓고 힘도 배경도 없는 전임 대통령을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가 함께해 주셨다.”고 탄식하고 빈소를 찾아 오열했다. ‘노무현의 그림자’라고 불렸던 문재인 후보는 “강금원 회장과 저는 방법은 달랐지만 서로 다른 방향에서 끝까지 노 전 대통령을 도운 동지”라며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어려울 때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 같았던 많은 분들이 등을 돌리기도 하고 거리를 둘 때 강 회장은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고 추모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끝까지 지키고 이어 나가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같이했었다.”며 “먼저 가셨으니 제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린 김두관 후보는 “강 회장에게 특별이 제 선거를 도와 달라고 하진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도왔던 분들에게 너무 잘해 줘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올림픽 단상/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올림픽 단상/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 시즌, 밤마다 불 켜진 창문 사이로 환호와 탄식이 흘러나온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출전선수는 245명, 금메달 10개가 목표라고 한다. 전체 참가 선수단 규모가 1만명이 넘고 26개 종목의 총 금메달 수가 302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야심찬 계획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인의 유별난 금메달 사랑일까, 아니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경쟁시대의 한 단면일까? 우리나라의 인구나 경제력을 고려할 때 스포츠 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목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경기 초반부터 유난히 오심 논란이 자주 불거지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무언가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포츠는 경쟁의 세계이다. 이곳에는 금메달 스타만이 주목을 받는 ‘승자 독식’의 원칙이 지배한다.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는 올림픽도 경쟁의 논리를 비켜갈 수는 없다. 스포츠 스타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광고업계의 러브콜을 받는다. 그래서 누구든지 스타가 되려는 꿈을 꾸고, 그 자리에 올라서려고 끝없이 분투한다. 비단 스포츠뿐일까? 효율과 경쟁의 논리는 오늘날 인간 생활의 모든 영역을 휩쓰는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신자유주의’의 패러다임이 지구촌 곳곳에 깊숙하게 침투하여 경쟁과 승자 독식의 논리를 부추겨 왔다는 주장은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 메달을 놓친 선수들이 통곡을 하고 이의를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면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감정이 이입되어 온 국민들이 함께 슬퍼하고 분노한다. 스포츠의 흡인력이 여기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감정의 기복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승리를 위한 경쟁 속에서 혹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없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잠깐의 실수나 심판의 착오, 0.001초의 차이,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요인들로 승패가 갈리곤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금메달과 노메달이라는 엄청난 격차로 이어지고, 스포츠 선수의 운명을 좌우한다. 그러다 보니 작은 실수에도 관용이 줄어들고, 오심 여부가 언론과 여론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학생들 문화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 성적이 좋지 않은 과목을 재수강하거나 아예 점수를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취업이나 진학을 위해 평균 학점을 높이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작년 통계를 보면 182개 대학의 졸업생 중 A학점을 받은 학생은 34.2%, B학점을 받은 학생은 55.2%였다. 무려 90% 가까이가 B학점 이상을 받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점이 학생의 업적을 평가하는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있을까?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올림픽 금메달 선수나 노메달 선수 사이의 차이처럼 아주 미미한 차이로 그들의 성과를 A, B, C로 구분해야 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상대평가의 규칙에 따르다 보니 불가피하게 구분하기는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자주 든다. 너도나도 더 나은 스펙을 위해 노력하지만 누군가는 C로 밀려날 수밖에 없고, 모든 이의 관심은 A를 독차지하는 꼭대기 층에 쏠린다. 똑같은 현상이 대학 진학과 취업, 사회생활에서도 반복된다. 스포츠 스타에 대한 관심처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관심의 쏠림과 독점현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경쟁의 논리는 선수들의 메달 색깔을 결정하고 학생들을 줄 세우면서 모든 사람들을 끝없는 투쟁의 전사로 만들어 왔다. 더 나은 것을 선호하는 인간의 속성상 이를 굳이 문제 삼을 것까지는 없겠지만, 사소한 실력의 차이나 우연이 ‘승자’와 ‘패자’의 구분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미미한 실력의 차이가 커다란 결과의 차이로 이어지면서 올림픽 정신과 교육대계에 심각한 훼손을 주는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승자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는 지금의 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조금은 가라앉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올림픽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는 수많은 선수들, A학점이 아니더라도 꿋꿋이 자신의 노력을 경주하는 학생들,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다수의 중산층, 그들에게도 관심과 박수를 아낌없이 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 [사설] 중국은 이래도 김영환씨 고문 부인할텐가

    지난 3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4개월 가까이 억류됐던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가 그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고문 상황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가 밝힌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중국이 ‘인권야만국’임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고압 전기봉을 가슴·등에 갖다대는 전기고문, 얼굴에 피멍이 생길 때까지 때리는 집중 구타, 6일 연속으로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 등 야만적인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그동안 김씨에 대한 고문이 알려지기는 했으나 이번에 본인이 직접 밝혔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21세기에도 이 같은 반문명적인 폭력이 세계 대국인 중국에서 일어났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문제는 ‘오리발’로 일관하고 있는 중국의 후안무치한 태도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씨 사건을 처리한 관련 부문은 법에 의거해 한국 측 혐의자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했다.”고 강변했다. 김씨 스스로 고문의 실체를 밝혔음에도 중국이 전면 부인하는 것은 한마디로 오만의 표시다. 중국이 1988년 가입한 유엔의 고문방지협약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중국의 인권 변호사 천광청도 지난 5월 “중국에서는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문이 횡행하고 있다.”고 폭로했고, 유엔고문방지위원회도 2008년 중국에서 고문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런데도 고문 문제가 제기되기만 하면 ‘근거가 없다.’며 둘러대고 있으니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고문방지 협약에 명시된 대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전기고문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 처벌을 약속해야 한다. 그게 G2(글로벌 대국)의 위상에 걸맞은 처신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세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고문을 묵인·방조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중국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 우리 정부도 좀 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는 그제 하금렬 대통령실장이 국회에 출석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생각”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한다. 정부의 공언대로 모든 노력을 다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에 중국의 야만적인 고문행위를 적극 알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고문 재발을 막는 길이다.
  • [Weekend inside] 조두순·김수철·김점덕…그들은 왜 어린 여아에게 집착했나

    [Weekend inside] 조두순·김수철·김점덕…그들은 왜 어린 여아에게 집착했나

    성폭행범 ‘조두순(당시 56세)·김수철(당시 45세)·김점덕(44)’은 모두 10세 전후의 초등학생을 성폭행했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심리 상태를 이해할 수 없다. 10대에 왜 집착할까. 아동 성범죄자 대부분은 ‘소아기호증’(Pedophilia)이라는 정신질환자로 분류되고 있다. 소아기호증은 13세 이하 어린이에게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도착증의 일종이다. 이런 환자들은 아동에 대해 무의식적인 성적 환상을 가지며, 욕구가 극에 달하면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16~18세에 주로 발병했다가 50대에 들면 충동적 증상이 점차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기 아버지에게 학대받은 경우 보상심리 소아기호증 환자는 전체 성도착증 환자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 김경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나머지 55%의 성도착증 환자도 아동에 대한 성욕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소아기호증은 흔한 성도착증”이라고 설명했다. ●포르노 인한 모방심리도… 인터넷탓 점점 증가 학계에서는 발병 원인을 생물학·정신분석학·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남성호르몬 과다’가 꼽힌다. 소아기호증 환자 가운데 74%의 남성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된 까닭이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어머니에게 집착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의 권위와 학대에서 느낀 공포심을 보상받기 위해 뜻대로 다룰 수 있는 아동을 선택, 우월감과 성적 만족감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적으로는 ‘포르노물’을 통한 학습효과와 사회규범에 대한 인지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어린 나이에 성인물을 보면 모방심리가 작동, 소아기호증으로 발전해 성범죄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포르노물이 사회화가 부족한 이들에게 도착적 흥미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또 성폭행을 당해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가진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도 사회심리학적 분석의 하나다. 김 교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를 낮추기 위해 항우울제 투여나 전기충격, 격리 등의 방법이 있지만 근본적 치료책은 아니다.”라면서 “병에 대한 인식과 치료 동기가 없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치료·감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터넷 등 매체 발달로 야동(야한 동영상)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소아기호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성범죄자에게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주사(화학적 거세)하는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케빈에 대하여’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케빈에 대하여’

    며칠 전 미국에서 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개봉과 함께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학생이 극장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 북미에서 총기 난사는 이제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일정한 패턴을 띤 일종의 현상이다. 누군가 인터넷 등을 통해 무기와 장비를 손쉽게 사들인 다음, 불특정한 다수를 상대로 의도된 살인극을 벌인다. 일정한 주기로 비극은 반복되고, 무자비한 범인은 신비에 싸인 괴물로 남는다. 이를 두고 살인마를 내면에 숨긴 괴물의 학살극인지, 스트레스에 억눌린 허약한 인간의 복수극인지, 과대망상에 빠진 정신병자의 장난인지 파악하고 대처하기란 불가능하다. 괴물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다. ‘케빈에 대하여’는 그러한 사례를 극으로 옮긴 영화 중 한 편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이야기의 초점을 가해자의 가족에게 맞춘 데 있다. 16살 생일을 앞둔 아들 케빈의 악행으로 가족의 삶은 산산이 부서진다. 세상에 홀로 남은 엄마 에바는 비극이 벌어진 월요일의 기억으로 잠을 못 이룬다. 케빈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도중 발생한 일들을 플래시백으로 보여 주고 있으나, ‘케빈에 대하여’는 딱히 가정환경 탓에 케빈이 괴물로 자랐다고 주장하진 않는다. 그리 좋은 엄마가 아니었던 에바에게 직접 책임을 묻지 않는 것도 그래서다. 가족의 사랑과 이해 부족으로 괴물이 탄생했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안일한 발상임을 ‘케빈에 대하여’는 알고 있다. 그렇다고 영화가 세상의 시선까지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괴물을 잉태한 에바도 괴물일 거라고 판단한 주변인들은 정신과 육체 양면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혹독한 시련을 견디며 에바가 취하는 태도는 모호한 편이다. 입을 다문 채 사람들이 남긴 폭력의 흔적을 하나씩 지워나갈 뿐, 그녀는 자신을 변호하거나 당당하게 맞서지 않는다. 아들에게 면회 간 자리에서도 모성애로 눈물짓지 않는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인간다움을 회복하려 애쓴다. 인간으로서 괴물에게 대응하는 방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인간다움을 상실한 괴물들에게 인간임을 선언하는 것, 인간이 살아 있으며 앞으로도 살아갈 것임을 보여 주는 것. 에바가 깨달은 길이 곧 최선의 행동이다. 에바로 분해 인물의 깊이를 더한 틸다 스윈턴의 연기는 특별히 언급할 만하다. 린 램지가 발표한 세 편의 장편영화 ‘쥐잡이’(1999), ‘모번 캘러’(2002), ‘케빈에 대하여’는 모두 죽음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각 영화의 인물은 눈앞에 놓인 죽음을 당장 숙제로 받아든다. 상황은 비참하고, 그들의 삶은 위태로워 보인다. 하지, 램지의 영화는 그들이 죽음에 주눅이 들고 파묻히기보다 그것을 딛고 어떻게 삶을 이어가야 할지에 주목한다. 의지가 약해 삶을 포기하는 인물은 램지의 영화에 없다. 그녀의 영화 속 인물들은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 절대 기죽지 않고 일어선다. 남겨진 자가 왜 슬퍼해야 한단 말인가. 슬픔은 죽은 자의 몫으로 충분하다고 ‘케빈에 대하여’는 말한다. 26일 개봉. 영화평론가
  • “25세이전·미혼 성범죄자 재범 위험성 높아”

    25세 이전에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이후에 저지른 사람보다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또 미혼 성범죄자가 기혼자나 동거 중인 성범죄자보다 재범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법무병원 정신과 장윤익 전문의팀은 성범죄 당시 사물변별 및 의사결정 능력에 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정돼 치료감호소에 입원 중인 성범죄자 44명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의료진은 북미와 유럽에서 성범죄자의 성범죄 위험도를 평가하는 도구인 ‘Static-99’와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한국 성폭력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SORAS)’를 적용해 조사 대상자의 성범죄 재발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Static-99’를 적용한 연령대별 위험도 평가에서는 25세 미만(9명)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도가 6.22점으로, 25세 이상~40세 미만(24명)의 4.45점이나 40세 이상(11명)의 4.36점보다 크게 높았다. 그만큼 성범죄 재발위험성이 높다는 뜻이다. 결혼 여부도 재범 위험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Static-99’ 분석 결과, 미혼(27명)의 성범죄 재범 위험도는 5.26점으로, 기혼·동거자의 4.0점을 크게 앞섰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기고] 인내천과 사인여천/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기고] 인내천과 사인여천/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오늘도 나는 집무실 책상 위에 목민심서를 꺼내 놓고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하고 나서 업무를 시작한다. 나는 다음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 현대판 목민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구청장의 주인이 누구인지, 구청장이 누구를 가장 먼저 생각하며 일해야 하는지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는가?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 있는가? 백성은 곡식과 옷감을 생산하며 목민관을 섬기고 말과 수레, 마부와 종을 내어 그들을 환영하고 전송하며 자신들의 고혈과 진수를 뽑아내어 그들을 살찌우니, 백성은 목민관을 위해 있는 것인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다.” 다산 정약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다산을 제대로 아는 사람 또한 드물다. 그만큼 다산이 방대한 분야에서 빼어난 성과를 남겼기 때문일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일평생 500권이 넘는 저서를 남길 만큼 깊이와 넓이를 재기 어려운 위대한 사상가이자 이론가였다. 대표작만 해도 목민관이 지켜야 할 도리와 행동 지침을 담은 ‘목민심서’, 관제와 토지제도 등 모든 제도의 개혁 원리를 제시한 ‘경세유표’, 형법서인 ‘흠흠신서’, 의학서인 ‘마과회통’, 역사지리서인 ‘아방강역고’, 아동 교육서인 ‘소학주관’ 등 보통 사람이면 평생 한 권도 쓰기 어려운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이처럼 정약용의 사상은 정치, 경제, 행정, 교육, 법률 등 다방면에 걸쳐 있지만, 이 모든 사상의 밑바탕에는 애민(愛民), 즉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의 관점에서 조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탐관오리 척결, 청렴, 제도개혁 등의 사상이 형성된 것이다. 18~19세기를 살았던 다산의 사상이 21세기인 오늘날까지도 빛을 발하고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강북구의 전 직원이 애민 사상을 바탕으로 구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면 주민들의 신뢰를 받는 공정하고 깨끗한 행정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업무를 마치고 퇴근을 하기 전에는 ‘인내천’과 ‘사인여천’ 일곱 글자를 항상 되뇌며 잠깐씩이라도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19세기 혼란기 속에서 수운 최제우 선생이 내세웠던 ‘인내천’과 ‘사인여천’의 정신은 다산이 강조했던 목민관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백성을 수탈의 대상이 아닌 섬겨야 할 하늘로 보고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한 결과 조선말 백성의 마음속에 뿌리내릴 수 있었다. ‘사람이 곧 하늘’이고 ‘사람(백성) 섬기기를 하늘처럼 하라’는 가르침은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도 우리 가슴에 큰 울림을 남긴다. 강북구의 구정 철학인 ‘사인여천’과 구정목표인 ‘구민이 주인 되는 행정’도 애민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선말 극도의 혼란과 외세의 핍박 속에 실현되지 못한 다산의 백성사랑 사상과 동학의 민본주의가 21세기 강북구에서 실현돼, 강북구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아침마다 목민심서 한 구절을 음미하고 저녁마다 ‘인내천’과 ‘사인여천’ 일곱 자를 되뇌는 까닭이다.
  • 이번에도 ‘통영 살인사건’ 대책 내놨지만…

    이번에도 ‘통영 살인사건’ 대책 내놨지만…

    지난 2007년 혜진·예슬양 살해사건, 2010년 김길태의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올해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 등 아동과 여성을 노린 성폭행 및 살인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부는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경남 통영과 제주에서 또 성폭행·살인 사건이 터졌다. 전문가들은 감시와 처벌 중심의 대책만으로 범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은 23일 성폭력 우범자로 분류된 2만명가량의 성범죄 전과자들에 대해 다음 달 31일까지 특별점검을 시행한다. 제주 올레길과 둘레길 등 피서철 관광지에 대한 순찰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 1~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우범자들을 관리하던 것을 이번 기회에 일제 점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아동·여성 실종사건이 발생하면 강력사건에 준해 사건 초기부터 수사본부·전담반을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혜진·예슬양 사건을 계기로 2008년 아동여성보호 종합대책을 세웠던 터다.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발찌, 신상정보공개, 아동성범죄 피해자센터를 9곳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대책 중 일부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제대로 실행조차 되지 않았다. 전자발찌를 채우는 조치도 위치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또 법안이 마련되기 이전의 범죄자의 경우 법을 소급해 적용하는 문제도 위헌 문제가 따른다. 김형렬 법무부 보호법제과장은 “국민감정을 따라 바로 무한정 소급을 하기도 어렵고 위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범죄자는 재범률이 50%에 이른다.”면서 “아동성범죄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치료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에서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다른 곳은 이런 치료 과정도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우리 문화·생활양식과 상관성 깊은 ‘화병’

    [Weekly Health Issue] 우리 문화·생활양식과 상관성 깊은 ‘화병’

    화를 병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너무나 일상적인 감정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든 속으로 감추든 화를 내고 이 때문에 속을 끓이는 일은 마치 숨을 쉬고 밥을 먹는 일처럼 흔하다. 그러나 이런 화가 병이 된다. 바로 화병이다. ‘화병’(hwa byung)이라는 질환명으로 국제 학회의 공인까지 받은 엄연한 질병이다. 이 화병이 우리, 그중에서도 여성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의 문화 또는 생활양식이 이 병의 발생과 깊은 상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런 화병을 두고 강원섭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화병은 어떤 질병이며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화병(火病)이란 분노의 억압으로 소화불량·숨이 참·피로감·한숨·가슴에 덩어리가 있는 듯한 먹먹함 등의 신체 증상에다 우울·불안 등 정서적 증상을 보이는 증후군이다. 분노가 화, 억울함, 한(恨) 등의 감정 상태로 장기간 지속된 경우에 해당하는 화병은 미국의 정신장애진단편람에 ‘한국인에게 고유한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명시돼 있으며 ‘분노증후군’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국인에게 한(恨)이라는 정서는 특별한데 잦은 외침과 동족상잔 등 역사적으로 반복된 비극에다 차별적인 신분제도,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오는 억압과 억울함, 분노 등의 감정이 억압되고 축적돼 형성된 정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왜 화병이 문제가 되는가. 화병은 다른 신경증적 장애와 공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화병 발병 후 많은 시간이 경과해 다른 장애가 함께 생긴 다음에야 환자가 병원에 오기 때문이다. 일단 화가 나면 혈압이 오르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만성적으로 분노를 유발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런 분노가 적절히 처리되지 않으면 만성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우울장애, 불안장애, 신체화장애 뿐아니라 분노와 관련된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병을 질병으로 인식해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은 무엇인가. 개인보다 가정과 사회, 체면 따위를 중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화를 참거나 억압하는 것이 문제다. 화병의 1차적 원인은 화다. 분노를 유발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억울함, 분함, 한과 같은 정서가 축적돼 화병으로 발전한다. 경제적 곤궁, 가정에서의 폭력과 학대, 남편의 외도에 따른 상처 등 부정적 경험이 화병을 유발하기 쉽다. 또 남편의 폭력이나 고부 갈등 등 불공평한 사회적 상황이나 사업 실패, 고립, 차별 등의 경험이 수치심을 유발하고 자존감에 상처를 내며 이게 만성적인 피해 경향으로 남아 화병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 ●어떻게 화가 병으로 발전하는지 경위를 설명해 달라. 화병은 화를 참고 참아 나타난 결과다. 분노는 인간의 기본적 감정인데 화병 환자에게서는 만성적으로 화가 억압되면서 분노의 억제를 뜻하는 신체 증상이 유발된다. 분노의 표현은 화난 기분과 열감, 치밀어 오름 등 분노의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나거나 가슴 답답함, 목·가슴의 덩어리 등 분노의 분출을 뜻하는 신체적 증상 등으로도 나타난다. 희생양으로서의 억울함, 외부적 이유나 불행, 실패에서 오는 분함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화병의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화병의 유병률과 발병 추이를 설명해 달라. 화병은 가족 내 갈등에 노출되기 쉬운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은 만성 장애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 결과 ‘화병이 있다’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4.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증상은 부분적으로 분노가 억압되거나 표출되는 형태를 보인다. 가슴 답답함, 열감, 치밀어 오름, 가슴에 덩어리가 맺힌 듯한 느낌에다 억울함, 분함, 한, 입마름, 두통, 어지러움, 불면, 가슴 두근거림, 저리거나 떨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우울 및 불안장애, 신체화 장애에서도 보이는 슬픈 기분, 눈물, 불안, 식욕 감퇴, 죄책감, 쉽게 놀라는 증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하나. 화병은 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 불안장애, 적응장애와 신체형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흔히 우울증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화병을 진단하는 특이적인 검사 및 진단체계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화가 나고 억울하거나 분한 사건이 유발인자로 존재하며, 이런 요인이 있음에도 주변 사정 때문에 참아왔으며 수개월 이상의 만성적 증상이라면 화병으로 간주한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화병은 화나 분노, 억울함과 분함, 분노의 행동 표현, 열감, 증오심, 한 등의 유무 외에 속에서 치밀어 오름, 가슴 속 덩어리, 가슴답답함, 두근거림, 입 마름, 한숨, 잡념, 하소연 등의 증상을 고려해 진단할 것이 권고되고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의 목표는 화를 줄이는 것이며 분노를 초래한 상황을 재경험하게 함으로써 긴장, 불안을 완화시키거나 힘든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정신과적으로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신체 증상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치료를 통해 분노의 감소를 유도한다. 약물로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가 주로 사용되며 분노 조절에 필요한 분노 다루기 및 인지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가족도 화병의 중요한 병인이기 때문에 가족치료나 부부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화병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나. 화병은 불공정함에 대한 느낌 및 부당한 사회적 압박과도 일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법과 사회적 시스템이 사회적 약자를 더 많이 배려해야 하며 여성에 대한 불공정한 처우도 당연히 개선되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軍복무 중 정신적 스트레스 불안장애 발병했다면 유공자

    군 복무 중 구타 등 구타나 욕설 등 실질적인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불안장애가 발병했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 김문석)는 20일 김모(29)씨가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을 취소하라.”면서 의정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발병 시기나 수행한 업무의 종류를 고려하면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인 김씨가 일반 사회와 달리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이뤄지는 폐쇄된 병영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현재 나타나는 증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가족이 치료받은 사실도 있으나 김씨 증상과는 달라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신체감정을 담당한 의사도 ‘군복무 스트레스가 불안장애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사회생활의 일반 스트레스로 발병했을 가능성은 작다.’는 견해를 밝혔다.”면서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군복무 중 직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2007년 대학 3학년 재학 중 입대한 김씨는 ‘군복무 중 잦은 훈련과 업무 과중, 동료의 욕설 및 가혹행위로 불안장애를 앓게 됐다.’며 만기전역한 지 2개월 뒤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보훈지청은 거부했다. 1심 재판부도 “상급자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거나 과도한 업무를 수행했음을 입증할 구체적·객관적 자료가 없고, 체질적·유전적 이유로 증상이 발병하거나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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