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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진갑잔치 대신 봉사활동

    한화 진갑잔치 대신 봉사활동

    한화그룹이 창사 진갑(進甲) 잔치를 소박한 직원들의 봉사로 대신한다. 한화는 9일 창립 61주년을 맞아 한 달 동안 임직원들이 릴레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창업정신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이 형 집행정지 중 병석에 있어 요란한 행사는 자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7일부터 31일까지 ㈜한화 등 24개 계열사의 전국 70여개 사업장에서 인근의 사회복지시설과 홀몸노인 가정 등을 방문해 주거 환경 개선과 무료 급식, 현장 체험 학습 지원 등을 매일 교대로 펼치고 있다. 릴레이 봉사에는 61년간 회사의 성장과 함께해 온 지역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담겼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봉사활동에는 근속 10년, 20년, 30년의 임직원이 중심이 된다. 김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공헌 철학은 ‘함께 멀리’다. 한화는 1952년 김 회장의 부친인 고 현암 김종회 회장이 창업한 한국화약주식회사가 모태다. 창업정신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다. 1981년 김승연 회장이 취임하면서 금융, 레저, 유통 부문의 재계 10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성장동력산업으로 태양광과 바이오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근속 20년을 맞아 지난 8일 봉사에 참여한 ㈜한화 무역부문의 장순랑 매니저는 “가족처럼 온아한 직장 분위기 속에서 어느덧 회사가 진갑을 맞아 감회가 새롭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10일 계열사별로 조촐한 기념식을 하고 40년 장기 근속자 2명을 포함한 30년, 20년, 10년 근속자 1567명에 대해 시상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맥도날드 할머니’가 기다리던 사람은 바로 ‘미래의 남편’

    ‘맥도날드 할머니’가 기다리던 사람은 바로 ‘미래의 남편’

    ’맥도날드 할머니’가 기다리던 사람은 바로 ‘미래의 남편’ ’맥도날드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은 권하자(73) 할머니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가운데 할머니가 간절하게 누군가를 기다렸다는 사실이 과거 방송에 소개돼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2011년 1월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는 2010년 12월 첫 방송 이후 두번째 방송으로 ‘맥도날드 할머니, 누구를 기다리고 있나?’편을 보도했다. 방송에서 취재진과 만난 맥도날드 할머니의 동생은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 권 할머니의 동생은 “솔직히 내가 핏줄을 나눈 자매로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난 (언니가) 나타날까봐 (챙겨줘야하기 때문에) 겁이 난다”면서 “언니는 하도 눈이 높고, 완전히 공주 같아서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날 줄 알고 그렇게 기다리다가 결혼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취재 결과 맥도날드 할머니는 한사코 제작진과 주변의 도움을 외면한 채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대신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방송에서 “현실에서는 더이상 돌봐주거나 전적으로 사랑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식은 하지만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는 어머니를 대신할 더 멋진 남편, 훌륭한 남편이 나타나서 ‘나의 모든 것을 일시에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구축해 나간 것 같다”는 안타까운 소견을 밝혔다. 한편 권 할머니는 서울 정동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매일 밤을 새워 ‘맥도날드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맥도날드 할머니는 2005년부터 24시간 영업을 하는 커피숍, 패스트푸드 매장 등을 오가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 할머니는 지난 7월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송파새희망요양병원에서 심폐정지로 숨을 거뒀다. 무연고 변사자로 화장된 맥도날드 할머니는 현재 경기 파주시 서울특별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생친구 책친구 구로에서 사귀어 봐요

    구로구는 올해 처음으로 오는 12~13일 구로근린공원 일대에서 ‘구로 어린이 책 축제’를 개최한다. ‘책 읽는 구로’ 분위기 확산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는 ‘평생 함께하는 내친구 책친구’를 주제로 부대행사가 줄을 잇는다. 행사 첫날 오후 2~4시 구민회관 전시실과 소강당에서는 축제 메인 프로그램인 ‘작가와의 만남’이 열린다. 이욱재·이다·김선희 작가를 비롯해 방송인 브로닌,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 등이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오후 5시에는 정호승 시인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13일 오후 3시 아트밸리 대강당에서는 독서를 통한 자녀 교육으로 유명한 최희수씨가 ‘책과 배려 깊은 사람이 영재를 만든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또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 골든벨 퀴즈 대회, 인형극, 마술공연, 시낭송회, 도서 교환전, 글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학교폭력·층간소음도 만화로 읽으면 머리에 쏙쏙

    학교폭력·층간소음도 만화로 읽으면 머리에 쏙쏙

    수학, 영어, 한자 등 교과목 학습만화 위주의 교육만화 시장에 이색적인 교육만화들이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인성을 기르는 만화, 층간소음에 대해 알려주는 만화가 출간됐고, 만화를 매개로 창의력을 키우는 만화교육도 한창이다. 어린이책 전문출판사 비룡소는 최근 ‘마인드스쿨’ 1, 2권을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다소 진지하고 교훈적으로 느껴지는 인성교육을 만화로 엮은 책이다. 1권은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소심한 주인공 솔이가 예쁘고 인기 있는 세라와 짝궁이 되면서 겪는 일을 그렸다. 2권은 반에서 가장 힘센 강한이와 약한 대기가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을 묘사했다. ‘내성적 성격’과 ‘학교폭력’ 등 다루기 쉽지 않은 내용을 만화로 잘 녹여냈다는 평가로 총 10권으로 계속 출간된다. 기획단계부터 연세대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가 참여해 만화의 수준을 높였다. 천 교수는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을 상담하며 인성 교육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만화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층간소음 문제를 다룬 만화도 나왔다.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실은 최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웃 간 층간소음 분쟁을 해소하고자 만화 교재 ‘층간소음 걱정 그만’을 발간했다. 층간소음 발생 원인의 70.4%가 아이들 발걸음이나 뛰는 소리라는 점을 감안해 초등학교 저학년 및 유치원생 등을 대상으로 만들었다. 교재는 서울시 각 교육지원청을 통해 서울시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에 배부할 예정이다. 조만간 서울도서관 서울자료실에서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고, 서울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전자원문으로도 볼 수 있다. 쉽고 친근한 만화를 매개로 창의력을 기르는 수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만화박물관은 지난달 7일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화나눔 교육프로그램 ‘신짜오! 다문화애니극장 2기’와 ‘만화보물섬 카툰캠퍼스 3기’를 하고 있다. 만화 체험형 수업을 비롯해 태블릿 PC를 활용한 다양한 창작활동, 만화멘토특강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오브제만화그리기, 포토퍼핏(사진으로 만든 꼭두인형)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진행한다. 대학도 나섰다.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역사박물관은 인근 문화소외계층 초등학교 4~6학년 25명을 대상으로 ‘청강에서 만나는 만화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달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툰토이’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다양하게 꾸밀 수 있는 기본형 피규어인 ‘툰토이’에 색을 칠하거나 다양한 소재를 더해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청강문화산업대는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캐릭터를 입체 플랫폼 토이에 표현함으로써 창의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학습만화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만화를 읽고 난 후 독후 활동 등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청강문화산업대 교육센터장 박인하 교수는 “학습만화를 읽은 후에 무엇을 배웠고, 또 무엇을 느꼈는지, 더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글로 정리하고 4컷 만화 등으로 그리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흰 가운의 권위

    최근 미국에서 연수 중인 동료 기자와 소담을 나누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메이요클리닉 의료진이 가운을 입지 않는다는 전언을 접했습니다. 그전부터 ‘의사들, 이제는 가운을 벗어라’라고 말해 온 기자로서는 반색할 소식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긴가민가하면서 내지른 말에 공교롭게도 아주 그럴듯한 동조자가 나타났을 때의 든든함 같은. 가운이 병원 안에서 의사 등 의료진과 환자를 기능적으로 식별하게 하는 편리한 소품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그 가운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좁히기 어려운 권위의 간극이 만들어질지라도 의료진들이 이를 포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 양식은 통고나 강권에서 보듯 대부분이 일방통행식이고, 의료진이 여기에 길들여져 있으니까요. 그 일방통행의 편함과 손쉬움이 쌍방통행이라는 불편하고, 피곤한 방식으로 대체되는 일을 누군들 반기겠습니까. 일부 개원의 등은 더러 아주 친근한 형태로 디자인한 가운을 입기도 하지만 가운 자체를 포기한 의료진을 저는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메이요클리닉 의료진이 일상복을 입고 진료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진료라는 중요한 분야에서 환자는 오로지 의료진이 묻는 말에만 단답식으로 말해야 한다는, 기능적이다 못해 군대식이기까지 한 이런 불합리를 극복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개입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정확한 진료가 가능하고, 그래야 병자가 편하며, 그래야 병원과 의료진이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임을 실천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많은 의사들이 우리 국민은 병원 찾기를 싫어한다고들 말하곤 합니다. 누구라도 부담스러운 곳, 부담스러운 사람을 만나는 일을 꺼리는 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시대정신과도 어울리지 않고, 설득력 있는 필요성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부터 벗어버리는 건 어떨까요. 그런 다음, 가운을 벗어버린 그 마음으로 환자를 대한다면 종국에는 그런 ‘결단’이 환자들의 마음의 짐을 덜어 모든 사람들이 병원을 편하게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터이니까요. jeshim@seoul.co.kr
  • [복잡해지는 동북아 정세] 정부, 확대해석 경계… “美 ‘北 통미봉남’ 전술에 말려드나” 비판

    [복잡해지는 동북아 정세] 정부, 확대해석 경계… “美 ‘北 통미봉남’ 전술에 말려드나” 비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북·미 불가침 조약 체결’ 시사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미 측에 케리 장관의 발언 배경을 탐색하면서도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별도로 대변인 명의의 설명 자료를 배포해 “기존 정책을 재강조한 것뿐”이라며 이례적으로 ‘수장’인 케리 장관의 발언을 해명했다. 정부는 4일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비핵화 대화가 가능하다는 한·미 양국 간 근본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미 외교가에서는 북·미 불가침 조약과 북·미 관계 정상화가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 대가로 주장한 핵심 요구였고,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에 말려드는 카드라는 점에서 케리 장관의 발언이 전략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미 국무부 내 대북 대화파의 입지가 협소한 데다 지난 1~2일 영국 런던 북·미 접촉도 큰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미국 대북 기류 변화의 시그널로도 보기 어렵다고 분석된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대화는 불가하다는 게 확고한 원칙”이라며 “케리 장관의 발언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북한의 안전 보장 약속을 상기시키며 북한에 9·19 합의 이행을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당근’을 제시하며 비핵화 조치를 재차 강조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화파인 케리 장관의 입을 통해 불가침 조약 언급이 나왔다는 점은 우리로서는 영 꺼림칙한 대목이다. 우리로서는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했다는 점도 껄끄럽다. 아베 신조 정권의 퇴행적인 역사 인식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상황에서 동맹인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가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 체계와 맞물린 상황에서 우리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는 복잡한 사안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이날 “일본의 방위 정책은 평화헌법 정신과 전수방위의 원칙을 준수하며 동북아 역내 안정과 평화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별도의 논평은 내지 않았다. 전략적 모호성을 바탕으로 향후 일본의 구체적인 행보가 나오면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과거 침략 역사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주변국 우려 해소 등을 집단적 자위권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측과의 사전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책꽂이]

    마시멜로 세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밥 앤들먼 지음, 공경희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6년 만에 돌아온 ‘마시멜로 이야기’의 결정판. 저자들은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을 보내라”고 조언한다. 성공의 비밀은 뛰어난 재능이나 노력이 아니라 만족을 재촉하지 않는 능력임을 알려 준다. 가족·사랑 등을 조화롭게 끌어가는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248쪽. 1만 4000원. 차이나 3.0(유럽외교관계협의회 지음, 중앙일보중국연구소 옮김, 청림 펴냄) 중국과 유럽의 석학 18명이 내다본 중국과 세계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 1949년 이후 마오쩌둥 집권기를 차이나 1.0 시대로, 1979년 덩샤오핑 집권부터 세계금융 위기까지를 차이나 2.0 시대로 각각 규정한다.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이전 시대와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발전할지를 예측한다. 252쪽. 1만 6000원. 우리는 왜 먹고,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가?(미셸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계단 펴냄) 인간의 생존, 번식, 유대에 관한 가이드북. 결혼의 정치학과 여성의 폐경까지 우리 행동을 결정하는 진화의 원리를 밝힌다. 청소년기의 반항은 과연 호르몬 때문일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정말 있는 것일까 등 흥미진진한 질문을 던진다. 260쪽. 1만 3500원.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저자의 시각으로 훑은 ‘쿨’한 미국사 파노라마. “인류 역사에서 미국과 같은 ‘초초강대국’은 없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미국을 제대로 알아야 친미·반미의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동차가 성 문화를 어떻게 바꿨고, 왜 오바마 대통령이 혼혈이 아닌 흑인인지를 논리적으로 풀어 본다. 352쪽. 1만 6000원. 세종처럼 읽고 다산처럼 써라(다이애나 홍 지음, 유아이북스 펴냄) 대한민국 1호 독서 디자이너가 밝히는 최고의 자기계발법. “읽으면서 성장하고, 쓰면 이뤄진다”고 주장하는 책. ‘독서대왕’ 세종은 무작정 읽었고, 반복해서 읽었고, 가슴으로 읽었으며, 읽은 책을 토론하며 신하들과 소통했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은 40, 50대를 변방에서 보냈는데, 불행했던 그 시간이 학계엔 축복이었다고 주장한다. 248쪽. 1만 4000원.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대니얼 데닛 지음, 유자화 옮김, 옥당 펴냄) 뇌는 어떻게 정신과 육체를 연결하느냐는 문제를 풀어 간다. 우리의 몸이 정신과 육체라는 두 가지 실체로 나뉘어 있음을 주장한 데카르트의 ‘이원론’이 맞는지 추적한다. 전통적인 이론을 반박하고 다중원고 모형이란 이론을 펼쳐 보인다. 652쪽. 3만원. 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백승휴 지음, 끌리는책 펴냄) ‘포토테라피스트’를 자처하는 저자가 마음으로 찍은 사진을 통해 치유와 희망을 노래한다. 25년간 인물사진을 찍어 온 저자는 “사진은 자신을 바라보는 하나의 창이며, 사람의 내면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198쪽. 1만 3000원. 사장은 왜 밤에 잠 못 드는가(니콜 립킨 지음, 이선경 옮김, 더숲 펴냄) 경영 심리학자가 풀어낸 현장 리더들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 해결법. 심리학 박사인 저자는 오랫동안 기업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얻은 실제 사례들을 소개한다. 리더들이 부딪치는 가장 까다로운 문제, 즉 사람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언한다. 332쪽. 1만 5900원.
  • [저자와 차 한잔] ‘훈민정음’ 펴낸 서울대 김주원 교수

    [저자와 차 한잔] ‘훈민정음’ 펴낸 서울대 김주원 교수

    ‘당신은 한 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우수하고 독창적인 표음문자’ 대개 이 정도 수준을 넘지 못하는 답변을 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훈민정음’(민음사)은 한글을 정확하게 알고 바로 쓰자는 차원에서 한글의 역사를 기록으로 촘촘히 정리한 책이다. 책 출간에 맞춰 저자인 김주원 교수(56·서울대 언어학과)를 지난 3일 서울대 교수 연구실에서 만났다. “우리는 한글을 말할 때 들뜨지요. 세계 최고의 문자라는 장점만 강조합니다. 냉철히 따져보면 한글도 문자의 일종입니다. 아무리 훌륭해도 실체를 잘 알아야 제대로 자랑하고 내세울 수 있습니다”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 독창성이야 세계가 널리 인정하는 추세. 해외 학자들의 연구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김 교수는 귀띔한다.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된 뒤 우리 학자들이 아무리 한글의 과학성과 독자성을 주장해도 외국 학계에선 거들떠보지 않았지요. 이미 있는 문자의 변형일 뿐, 새로운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1960년대 들어서야 외국 학계가 한글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문자 자체의 독창성과 과학성의 인정을 넘어 사회·인문학적 측면까지 들추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 국민은 한글을 잘 모르고 오해하기 일쑤란다. 가장 흔한 오해의 단적인 예는 ‘세종대왕은 우리말을 발명했다’는 것과 ‘한글이 세계기록유산’이며 ‘한글로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다’는 인식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도 우리 말은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혼동합니다. 세종대왕은 우리 말이 아닌 우리 글을 만든 것입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한글이 아니라 한글의 창제·운용 원리를 적은 ‘훈민정음 해례본’인데 역시 말과 글의 혼동이 부른 잘못이지요.” 특히 지구상의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적을 수 있다는 인식은 큰 오류라고 강조한다. “아직까지 인류는 세계의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적을 수 있는 표기체계를 개발하지 못했어요. 한글이 소리글자 중에서도 음소문자라는 점에서 낱낱의 소리를 모두 표기할 수 있는 문자체계임을 확대부각시킨 탓으로 봅니다.” 김 교수는 한글의 정확한 이해와 활용에 천착해온 훈민정음 전문가다. 2007년 창립한 훈민정음학회의 초대 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한국알타이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15년 전부터 시베리아, 몽골을 비롯한 동아시아 구석구석을 누벼 사라져가는 알타이언어를 기록하는 데 힘을 쏟고있다. “아직도 훈민정음을 둘러싼 학계의 논란은 뜨겁게 진행 중입니다. 한글 자모음이 27자인지 28자인지, 그리고 세종대왕이 혼자 만들었는지 집현전 학자들의 협찬이 있었는지, 언문의 정확한 의미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지요.” 어찌보면 가장 기본적인 사안들인데 왜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할까. “훈민정음 창제는 극비 프로제트로 진행된 만큼 창제과정을 적은 기록이 전혀 없어요. 조선왕조실록과, 훈민정음 반포에 반대한 학자들의 상소문이 간접적으로 편린을 볼 수 있는 전부인데 그것도 맥락이 맞지 않아 학설이 나뉘는 것입니다.” 학계의 논란이야 어찌됐건 또렷한 훈민정음 창제의 이유와 장점을 부각시켜 키우고 단점은 보완 개선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지론이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군주가 표기문자를 만들어 제공한다는 게 예사로운 일일까요. 훈민정음의 창제정신과 원리를 똑바로 알고 쓸 때 우리가 늘상 자랑하는 우수한 한글 문자의 진정한 나눔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시론]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시론]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종이책’이 푸대접 받고 있습니다. 인간이 창출한 가장 탁월한 미디어인 종이책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학자·연구자·지식인·저술가들이 평생을 읽고 연구한 장서들을 학문과 연구의 전당인 대학 도서관도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출판사가 서점으로 내보낸 책들이 독자들의 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반품되고 있습니다. 반품된 책들은 작두로 파쇄되거나 물속에 처넣어 그 존재를 소멸시키기도 합니다. 수입된 외서들이 또 다른 방법으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에 태워져서 없어지는 운명을 감내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쉽게 말합니다.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을 읽으면 된다고.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종이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전자책도 읽지 못한다고. 전자책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종이책을 푸대접하고, 종이책을 내버리는 일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의 교만입니다. 책 없이도, 독서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현대인들, 돈과 물질로 얼마든지 살아가는 자본주의형 인간들의 벌거벗은 행태를, 오늘 우리는 종이책을 푸대접하고 함부로 내다버리는 경박한 물질주의의 슬픈 풍경에서 새삼 확인합니다. 종이책을 보호·보존하는 새로운 정신운동·문화운동이 요구됩니다. 인간의 삶에 가장 본원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종이책을 읽고, 종이책을 보호·보존하는 생명운동이 이 시대에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손에 책이 없습니다.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여러 조건이 있지만, 그 가장 큰 조건은 경쟁으로 상대방을 눌러 좌절시키고 나만 사는 것을 당연하게 가르치는 공·사교육입니다. 그리고 수단이 목적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과잉생산·과잉사용이라는 기계만능주의입니다. 스마트폰의 기능주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 부재로부터 빚어지는 비독서·반독서로 젊은이들의 이성적·도덕적·감성적 지력이 날로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회가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창조와 문화융성은 어렵게 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당장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책을 읽지 않는 교육이 지속되고, 스마트폰 같은 것에만 의존하면서 20년, 30년 가면 우리 국가사회와 민족공동체의 지혜와 역량은 심각한 위기에 부닥칠 것입니다. 아니, 도덕적이고 정의로우며 민주적인 국가사회와 민족공동체의 영위란 불가능할 것입니다. 지금 파주출판도시는 ‘지혜의 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푸대접받고 버려지고 있는 책들을 수집해서, 24시간 문을 열어놓는 도서관입니다. 파주출판도시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과 지식연수원 지지향 호텔 로비, 복도에 우리 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열린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출판사들로부터 반품된 책이나 재고 도서를 기증받고 있습니다. 원로 연구자들과 학자들이 생애를 통해 모은 책들을 또한 기증받아 잘 보호·보존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도서관의 이름을 ‘지혜의 숲’이라고 붙였습니다. 한 권의 책도 아름답지만 수많은 책들이 쌓인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는 ‘지혜의 숲’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100만권의 책을 소장하게 될 ‘지혜의 숲’은 기증한 출판사와 장서가의 이름을 의미 있게 소개하는 표지판을 붙여 기증자들의 독서정신과 학문정신을 기릴 것입니다. 우리는 ‘지혜의 숲’을 24시간 열어 놓기로 했습니다. 세상의 젊은이들이 한껏 책을 읽게 하자는 것입니다. 책 읽는 젊은이들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니, 젊은이들은 책을 읽으려 합니다. 어른들과 국가사회의 잘못된 가치와 제도가 젊은이들의 독서를 방해할 뿐입니다.
  • OCN, 김윤진 주연 미드 7일 첫방

    케이블 채널 OCN이 배우 김윤진 주연의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를 오는 7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오전 11시 방송한다. 전체 12부작인 드라마는 대학 시절 만난 4명의 친구가 30대가 돼 겪는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파격적인 로맨스를 다뤄 국내 팬들로부터 미국판 ‘사랑과 전쟁’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김윤진은 유부남을 사랑하는 정신과 의사 카렌 킴을 열연했다.
  • 아들도 위험하다… 10대男 성범죄 피해 급증

    아들도 위험하다… 10대男 성범죄 피해 급증

    성범죄 피해를 당하는 10대 남성 청소년 수가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 2008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의 ‘국내 성범죄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남성 대상 강간·강제 추행 사건은 모두 828건이었다. 4년 전인 2008년(467건)에 비해 77.3% 증가한 것이다. 특히 남성 청소년(13~20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지난해 263건이 신고돼 2008년(77건) 대비 3.4배 수준이었다. 전체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남성의 비율은 지난해 4.2%로 2010년(3.7%), 2011년(3.8%)보다 늘었다. 동성에게 성폭행당한 남성 피해자는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 탓에 여성 피해자보다 신고를 더 꺼려 ‘암수범죄’(실제로 발생했지만 신고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범죄)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에는 초등학교 남교사 A(40)씨가 10대 제자의 볼에 입을 맞추는 등 강제 추행했다가 경찰에 신고됐다. 지난 6월에는 경북 의성에서 B(17)군이 남동생인 C(12)군에게 겁을 주고 성폭행했다가 붙잡혔다. 송동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소아정신과)는 “남자아이나 10대 남성 청소년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남성 가해자 중에는 이를 범죄로 인식조차 못 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음란물의 범람을 비롯해 혼탁해진 사회·문화적 특성 탓에 전체 성범죄 수가 늘었는데 이 때문에 남성 대상 성범죄도 증가한 것”이라면서 “가출한 여학생이 조건 만남 등으로 돈을 벌려다가 성범죄를 당하는 일이 있는데 남성 청소년도 비슷한 경로로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시절 성범죄의 표적이 된 남성이 정신적 후유증을 앓다가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성범죄 피해를 당한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훗날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2004년부터 2년 동안 서울 서남부에서 연쇄살인과 강간을 저지른 정남규가 어린 시절 이웃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남성 피해자를 위한 상담 인력 확충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상위 10% 하버드생들은 행복했을까

    상위 10% 하버드생들은 행복했을까

    [행복의 비밀] 조지 베일런트 지음/최원석 옮김/21세기북스 펴냄/528쪽/2만 1000원 1937년 미국 하버드대에선 흥미로운 연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공중위생학부 교수인 앨런 V 복 박사가 총장에게 제안한 이 연구에는 인간의 선천적·후천적 요인을 아울러 미래의 성격과 건강을 예측하고, 직업 선택에 미치는 영향까지 파악하자는 의도가 담겼다. 이듬해 복 박사는 하버드 홀리요크가의 붉은 벽돌 건물에서 인류학자, 심리학자, 내과·정신과 의사로 구성된 연구팀을 출범시켰다. ‘그랜트 연구’로 알려진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오래된 인간의 삶에 관한 연구로 알려져 있다. ‘버클리 앤드 오클랜드 성장연구’(1930), ‘프레이밍엄 연구’(1946) 등과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인 종단 연구로 불린다. 프로젝트는 복 박사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거부 월리엄 T 그랜트의 이름을 땄다. ‘성인발달연구’로도 불리며 초기 연구는 인간의 체형이 삶을 결정짓는다는, 오늘날의 관점으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가설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연구가설은 시대에 따라 세 차례나 바뀌었다. 연구 대상은 18~19세의 건장한 백인 청년들. 이들은 전체 하버드대생 가운데 수학능력시험(SAT), 건강상태, 가정환경 등을 감안해 추려낸 268명의 상위 ‘10%’ 그룹이었다. 비슷한 신체·정신적 건강상태와 피부색, 교육 수준, 지능 등을 지녔고, 1939~1944년 차례로 하버드대를 졸업해 사회적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 우월해 보이는 백인 남성들은 스스로 ‘실험용 쥐’라 부르며 그리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 75년간 무려 세 차례나 바뀐 연구팀은 거의 매년 대면 혹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피실험자들의 정신건강과 신체변화, 사회적 지위, 만족감 등을 측정했다. 일종의 10점 척도인 ‘10종 경기 점수’에선 피실험자의 3분의1이 2~3점을 받았다. 상·하위 3분의1은 각각 4점 이상, 2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들은 1919~1922년 출생해 사춘기 때 대공황을 겪었고, 대학 졸업과 함께 2차 세계대전의 전장에 내몰렸다. 직업적 안정을 찾아갈 중년 무렵에는 다시 베트남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행복의 비밀’은 1972~2004년 연구팀을 이끌었던 저자가 독특한 시각에서 그랜트 연구를 재해석한 책이다. 주로 심리적 요인에 집중해 “인간은 평생 변하고 성장하는 존재”라며 “인생에서 중요한 단 하나는 다른 사람과 맺는 인간관계”라고 결론내린다. 미국 중하위층 가정에서 태어난 애덤 뉴먼(가명)의 경우 포악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방어기제로 극도로 절제된 행동을 보인 그는 외형상 완벽한 엘리트였다. 게르만계의 중배엽형 체격과 영민한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심리검사에선 항상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만사에 무관심했던 그는 의학자와 공학자, 사회학자의 범주를 오가며 변화무쌍하게 살았다. 72세에 암으로 볼품없이 숨지기 전 가진 마지막 면담에서 연구원은 놀랍게도 “그에게 매료됐다”는 의외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뉴먼이 앞서 연구원에게 “살아 있어 행복하다”는 편지를 남겼던 것이다. 상류층에서 태어났지만 위선적 부모 밑에서 자란 고드프리 카미유(가명)는 의사였다. 32세에 자살을 시도한 뒤 55세 때 폐결핵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절망적인 삶을 살았다. 병원에서 영적 체험을 했다는 카미유는 82세로 죽을 때까지 30년간 영적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추도사를 읊은 목사는 “늘 베풀며 성인처럼 살았다”고 증언했다. 책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유전적·환경적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런 조건을 뛰어넘는 인간의 변화 의지, 성장의 방향이 행복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행복의 조건은 학벌, 재산, 지위가 아닌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내적) 능력이었던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근혜표’ 원칙주의의 함정/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박근혜표’ 원칙주의의 함정/오일만 정치부 차장

    ‘신뢰와 원칙’의 프레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커다란 정치적 자산이다. 1998년 박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 말 바꾸기를 밥먹듯 했던 여의도 정치판에서 그가 돋보이고 주목받게 된 배경일 것이다. 2005년 여당의 사립학교법 강행 처리에 맞서 53일간 장외투쟁을 벌일 당시 그는 당당히 소신과 원칙의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2010년 세종시 논란에서도 여야 합의라는 원칙을 앞세워 행정도시 이전을 관철시켰다. 신뢰의 정치인이란 브랜드가 업그레이드됐고, 충청권의 확고한 지지를 다지며 대권의 길을 열었다. 사학법 파동 당시로 돌아가 보자. 박 대통령의 기나긴 장외투쟁에 대해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타협 없는 강경한 태도에 초기 여론도 등을 돌렸지만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훼손되고 근간이 무너진다”는 논리로 맞받아쳤다. 출발 당시 좋지 못했던 여론은 반전됐고 결국 사학법 재개정의 발판을 만들었다. 정면돌파는 연약한 여성정치인의 이미지를 극복하면서 대권을 향한 초석을 깔게 된다. 보수 프레임 역시 박 대통령의 강력한 무기다. 2004년 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대해 “헌법 정신과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는 좌파 포퓰리즘을 끝내야 한다”는 말로 보수세력을 결집시켰다. 최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에서도 빛을 발한 종북세력 척결 의지는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박근혜표’ 원칙주의는 분명 도전과 투쟁의 시기엔 힘을 발휘하는 리더십이지만 집권 후 복잡한 현안이 얽혀 있는 한국의 정치지형에서는 구조적 취약함이 내재해 있다. 원칙이 강조되면 상대방을 끌어안는 데 유연한 공간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대통령으로서 갈등 해결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지난 16일 3자회담의 결렬이 대표적 사례다. 원칙의 프레임에 갇힐 경우 퇴로가 좁아져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초연금 후퇴 논란에서 보듯 야당의 공세에 방어망을 치기도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확산되고 대선 공약인 국민 대통합이 더욱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최근 기민당을 이끌며 3선에 성공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보자.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 ‘메르켈은 무엇이든 다 먹는다’(Merkel ist Alles)는 말이 널리 회자된다고 한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 라이벌인 사민당의 이슈와 심지어 녹색당의 정책까지 포용할 정도로 대통합 정치로 갈등을 풀어 나갔다. 모성애적인 소통 방식으로 상대방을 포용한다고 해서 ‘엄마(무티) 리더십’으로 불린다. “말을 타고 천하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말을 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에게 신하 육가(陸賈)가 충고한 말이다. 창업과 수성의 방식이 달라야 국가통치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전쟁터를 누비며 천하를 얻었던 당나라 태종 이세민(李世民)도 이 말을 깊이 새겨 중국이 자랑하는 ‘정관의 치’(이세민의 치세)를 이루지 않았던가. 박 대통령이 신뢰와 원칙, 그리고 보수의 프레임에 갇힐 경우 퇴임 후 ‘소신을 지켰던 대통령’ 정도의 평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역사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면 창의적인 시각과 새로운 틀에서 반대파까지 담을 수 있는 ‘큰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oilma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춤추는 가얏고’라는 소설이 있다. 가야금 산조의 명인과 그 딸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갈등을 그렸다. 한국의 장인 정신과 정서, 우리의 음악과 예술혼을 재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가얏고 소리가 깊어질수록 여인의 한이 서린 삶의 소리도 깊어지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춤추는 가얏고’는 한때 TV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야금은 우리 국악 현악기 중 대표적인 악기로 꼽힌다. 오동나무는 천년 늙어도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처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자연의 소리, 영혼의 울림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으로 평생 동안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전통 현악기 연구, 제작에 몰두해 온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고흥곤(62)씨. 악기장이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전통 악기를 만드는 장인을 뜻한다. 역사적으로는 삼국시대 때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고흥곤 국악연구원’에서 그를 만났다. 연구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가야금 줄을 튕기며 잠시 소리를 듣더니 옆에 있는 제자에게 “바로 이 소리다. 됐어”라고 말했다. 벽에는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등이 즐비했고 바닥에는 명주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다. “악기는 뭐니 뭐니 해도 소리가 생명입니다. 악기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가 제대로 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국악기는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들어 자연의 소리를 내는, 세계에서도 드문 명기입니다. 오동나무에다 누에고치에서 바로 뽑은 명주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제일 맑지요.” 중국과 일본, 북한 등도 자연 재료를 쓰지만 최근 들어 서양 악기의 영향을 받아 현악기의 줄이 합섬이나 쇠줄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우리나라 악기만큼 고운 소리를 내지는 못한다고 했다. 쇠줄은 소리는 강하게 나지만 우리의 오동나무와 명주실처럼 맑고 투명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리 전통 현악기의 중심 재료는 나무입니다. 오동나무의 진이 제대로 삭아 내려 특유의 청아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년 이상 된 토종 오동나무를 골라 눈과 비바람을 맞혀 가며 5년 이상 삭게 해야 비로소 울림통 하나를 건질 수 있습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비바람과 따가운 햇볕, 한설을 견디며 온전하게 제 몸을 비워낸 나무만이 제대로 소리를 내는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 악기가 뛰어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예로 들며 “긴 세월 동안 스스로를 비우고 그 안에 소리를 담아내는 오동나무처럼 장인 스스로도 자신을 비우고 온전히 몰입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말한다. 이러한 비움과 정성으로 한달에 연습용 가야금5대, 연주용 1~2대 등을 만든다. 하지만 요즘 들어 오래된 토종 오동나무가 귀해지고 있어 고민이다. 그래서 고씨는 전국의 목재상에게 일당과 가격을 많이 쳐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좋은 오동나무가 있다는 정보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기도 한다. 명주실을 이용한 줄 공정도 까다롭다. 그는 명주실을 사서 일일이 손으로 꼬고 소나무 방망이에 감아 30분 정도 쪄서 현을 만든다. 소나무 방망이를 이용하는 것은 소나무 진이 자연스럽게 실에 배어 들어 장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명주실 또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누에는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아 농가에서 실을 뽑는 용도로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전북 전주에 누에 농사를 하는 지인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악기는 연주자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또 남자 연주자인 경우 힘과 탄탄한 성격을 따져야 하고 여자 연주자는 낭랑한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요. 저는 연주회가 열릴 때마다 그 장소에 가서 객석에 앉아 직접 소리를 듣고 악기와 연주자가 궁합이 잘 맞는지, 어울림이 잘되는지 등을 보거든요. 미국이나 일본에서 연주하는 분한테도 가끔 가지요.” 그는 전주에서 태어났다. 바로 옆집에는 우리나라 악기 제조 분야에서 첫 번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고(故) 김광주 선생이 살았다. 이 때문에 어릴 적부터 옆집에 놀러 다니며 자연스럽게 악기와 접했다. 가끔 나무를 훔쳐다 썰매를 만들기도 했다. 나무에 명주실을 엮으면 악기가 된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 시간만 나면 선생을 찾아가 악기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귀찮아 할 정도로 캐물었다. 하지만 선생은 이런 개구쟁이를 나무라지 않고 귀엽게 여겼다. 그러던 196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촌과 함께 건설 일을 배우고 있을 때 선생의 부름을 받고 서울 삼청동에 있는 ‘김광주의 공방’으로 가게 됐다. “스승님은 제가 어릴 때 노는 것을 보고 끼가 있다고 생각했나 봐요. 당시 스승님은 주문을 받아 가야금 3~4대를 만들면 이를 걸머진 채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갖다주곤 하셨지요. 얼마나 번거로웠겠습니까. 점차 스승님의 솜씨가 알려지면서 1969년 국립국악원의 권유로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때 스승님의 조카도 함께 이사했는데 나중에 저도 같이 일을 하게 됐지요.” 고등학교 졸업 후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한 그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올 때마다 공방에 가서 열심히 일을 도왔다. 제대 후에는 삼청동에서 종암동으로 옮긴 공방에서 스승과 함께 일을 하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그가 처음 배운 것은 오동나무 대패질이었다. 그다음에는 톱질, 끌질, 안족 만들기, 현 꼬기 등을 두루 배워 나갔다. 아울러 스승을 통해 명품은 장인의 손재주를 뛰어넘는 열정의 소산임을 깨닫게 된다. 하루는 어떻게 해야 명품 악기를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스승은 “명품은 깨끗한 정성으로 쉼 없이 공부하는 장인의 손에서 나오는 물건이다. 깨끗한 산속에서 자란 나무일수록 소리가 맑은 이치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악기장은 소리판의 귀명창처럼 음악을 듣는 귀가 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승은 1971년 65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고 1984년 별세했다. 이후 고씨는 스승에게서 배운 산조가야금 제작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정악가야금 복원에도 열중해 1985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통일신라시대 때 일본에 전해진 시라기고토(新羅琴) 기록을 참고해 풍류가야금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야금 연주자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의견에 따라 국악 대중화를 위한 개량 악기도 만들어냈다. 18현, 25현 등 줄을 늘리면서 달라지는 소리까지 연구했다. 거문고 또한 맑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개량해 삼중주를 위한 저·중·고음의 ‘다류금’을 만들어내 지평을 더욱 넓혔다. 가야금과 거문고 소리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거문고는 남성적이며 선이 굵고 묵직하지만 가야금은 여성적이면서 예쁜 매력이 있다”고 답한다. “크기가 작은 가야금이 산조가야금이고 그보다 한뼘 정도 큰 것이 정악가야금이지요. 산조가야금은 주로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정악가야금은 신라 이전부터 쓰였는데 후대로 올수록 연주 횟수가 줄었습니다. 그런 정악가야금을 복원했더니 요즘 연주회장에서는 소리가 멀리 나가는 정악가야금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는 1990년 전수조교(준 인간문화재)로 지정됐고 1997년 46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다. 40대에 기능보유자가 된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로, 일찍부터 국악기 제작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었다. 지금도 원로 가야금 연주자 대부분이 그가 만든 악기를 쓸 만큼 실력을 인정을 받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도 공연을 앞두고 찾아와 줄을 봐 달라는 부탁을 자주 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것처럼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수받는 제자들 가운데는 고씨보다 나이가 많은 70대 제자도 있다. 슬하의 아들과 딸 둘 모두 국악을 전공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고흥곤 악기장은… 1951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1969년 전주해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김광주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했다. 이후 활동으로는 청소년 홍보영화 제작(1971년), 풍류가야금 민속박물관 영구 전시(1981년), 가야금·거문고 바티칸 궁 박물관 영구 전시(1984년), 현악기 17종 서울대박물관 전시(1987년), 가야금·거문고 독립기념관 영구 전시(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보유자 지정(1997년), 개량 거문고 ‘다류금’ 창작(2004년), ‘비파’ 전통 기법 복원(2005년), 해금 전통 복원(2006년), 거문고 제작 기록 영상물 촬영(2006년), 부천 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 위촉위원(2007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시회(2009,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 특별전시회(2010년), 한·중·일 정상회담 전시회(2011년·일본),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특별전시회, 2013 무형문화재 국회작품전, 장인 악기장을 만나다-국악기 전시 및 제작 시연 행사(2013년·국악박물관) 등이다. 주요 수상으로는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1985년), 전승공예대전 문화부장관상(1990년),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1994년) 등이 있다.
  • 권력과 예술 사이 외줄 탄 한국미술단체 100년史

    권력과 예술 사이 외줄 탄 한국미술단체 100년史

    “‘서울비엔날레’가 지속되지 못한 건 (미술계 내부의) 권력 다툼 탓이었죠. 이로 인해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도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제4집단’ 역시 굉장히 과격하게 활동하고 전국 읍·면 단위에서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하니 정부에서 눈여겨보고 경찰이 따라붙었습니다.”(추상미술가 김구림) 1970년 태동해 우리나라 실험미술의 선구적 단체로 주목받던 AG. 서양화가, 조각가, 미술평론가들로 구성돼 1975년 해체될 때까지 전위를 표방하며 활동했다. 이 단체를 이끌던 김구림은 “어느 날 다방에서 김차섭, 곽훈, 최붕현과 넷이 만났는데 단체를 만들어 보자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면서 “다른 그룹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가,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 평론가까지 모두 끌어들였다”고 회상했다. AG는 이후 경복궁 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고 미술 잡지를 펴낼 만큼 세를 불렸다. 이곳에서 미술 외에 음악, 무용, 연극, 영화를 아우르는 진취적 단체인 제4집단도 파생된다. 제4집단은 “인간을 본연으로 해방한다”는 강령을 내세우고, 회장을 ‘통령’이라 부를 만큼 진보적이었다. 또 1960년대부터 미술계를 양분해 온 서울대와 홍익대 미대의 파벌을 타파하려 했다. 하지만 미술계의 진보적인 움직임은 분파가 생기면서 와해됐다. 단체를 지속하자는 파와 다른 단체를 만들자는 파로 나뉘면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AG가 이끌던 서울비엔날레도 결국 박서보의 서울현대미술제에 통폐합됐다. 1900~1999년 100년을 관통한 한국미술사의 흐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열 평론가는 “김환기나 이중섭같이 뛰어난 개인조차 미술 단체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과정을 밟으면서 성장했다”고 긍정한 반면, 고충환 평론가는 “(미술 단체는) 결과적으로 문화 권력의 형태를 띠고, 학연과 인맥 중심으로 미술판을 구조화하는 폐해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분명한 것은 이들 단체가 근현대사의 혼탁한 시기에도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고 작가정신과 시대적 화두를 미술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1910년까지 조선의 관립 미술기관이던 ‘도화서’ 이후 ‘서화협회’(1918), ‘신사실파’(1947), ‘현대미술가협회’(1957), ‘목우회’(1958), ‘AG’(1970), ‘현실과 발언’(1979) 등 수많은 단체가 부침을 거듭했다. 이 중 서화협회는 전국의 서화가를 포괄하는 최초의 종합미술단체였다. 국권을 침탈당한 뒤 근대 화가들이 주축이 돼 미술 활동을 펼쳤다. 이어 김창열·박서보 등이 참여한 현대미술가협회가 전후의 암담한 시대상을 스스로의 실존적 가치로 풀어냈다. 이 단체는 기성의 가치와 제도를 극복하려 했다. 1980년대에는 민중미술 운동이 주목받았다. 윤범모·최민 등이 참여한 ‘현실과 발언’이 대표 단체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최근 이 같은 흐름을 집대성해 ‘한국미술단체 100년’을 책으로 펴냈다. 전문가들의 평가와 주요 단체에서 활동한 작가 5명의 구술 채록 등이 실렸다. 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단체들에 대한 평론가 및 미술사가 16명의 평가에선 AG가 12표(중복투표 허용)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에 꼽혔다.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전후 한국의 현대미술사에서 본격적인 전위운동을 펼친 단체”라고 표현했다. 이어 민중미술 기반인 ‘현실과 발언’(11표), ‘서화협회’(10표), ‘신사실파’(5표), ‘현대미술가협회’(이상 4표) 등의 순이었다. 김달진 관장은 “최근 미술은 거대 담론이나 시대적 문제를 언급하기보다 개인과 일상에 주목하는 추세지만, 미술 단체의 활동이 시대와 문화의 중요한 단면을 형성했던 우리 미술의 역사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포르노 중독자 뇌 반응 알코올 중독자와 같아…

    포르노 중독자 뇌 반응 알코올 중독자와 같아…

    포르노 중독에 빠진 사람의 뇌 반응 구조가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자의 뇌 반응 구조와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의 데일리메일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케임브리지 대학 신경정신과 벨러리 본 박사는 최근 포르노 중독에 빠진 19명의 뇌를 MRI로 스캔하여 연구한 결과, 이들이 포르노를 볼 때 알코올 중독자나 마약 중독자와 같이 뇌의 중심부에 있는 자극과 기쁨을 조절하는 부문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독자가 아닌 정상적인 일반인이 이러한 포르노를 볼 때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 박사는 밝혔다. 본 박사는 “이는 알코올 중독자가 술 광고를 볼 때에도 동일한 부문의 뇌가 반응하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성중독치료센터(SRI)는 이와 관련하여 “약물에 중독된 것과 마찬가지로 포르노 중독자들은 중요한 인간관계보다도 과도하게 포르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포르노와 뇌 구조’라는 제목으로 이달 말 TV 다큐멘터리로 방영될 예정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日 강제징용지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정부 “한국민 아픔 서린 곳” 철회 요구

    정부가 일본의 침략전쟁 당시 대표적인 조선인 강제징용지였던 나가사키 조선소 등 28개 시설·유적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1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충희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외교부로 초치해 “이웃국가의 아픔이 있는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가진 유산만 등재하는 정신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일본 측이 등재를 추진하는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 유산’은 한국민의 아픔이 서린 곳”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본의 강제징용지 관련 시설의 유산 등재 방침을 철회할 것도 요구했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측의 우려를 일본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규슈와 야마구치의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에는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의 야하타 제철소,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 조선소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 등 8개 현에 걸친 총 28개 시설·유적으로 구성돼 있다. 하시마 등은 조선인 징용자들의 강제 노동이 이뤄졌던 곳으로 일본 제국주의 침략 피해의 상징적 장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깔깔깔]

    ●정신병원 정신과 의사가 회진을 돌다 한 병실에 들어갔다. 방 안의 환자 한 명은 바닥에 앉아 두 개의 나뭇조각을 꿰매는 척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두 발로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의사가 뭐하고 있느냐고 묻자 환자가 대답했다. “나뭇조각을 꿰매는 거 안 보여요?” “그럼 저기 천장에 매달려 있는 친구분은요?” “아~ 저 친구는 좀 미쳤어요. 자기가 전구인 줄 알고 있지 뭐예요.” “저런, 친구라면 다치기 전에 내려오라고 해줘요?” “뭐요! 그럼, 나는 깜깜한 데서 일하란 말이오?”
  • ‘직무 적성검사’가 못 마땅한 경찰들

    지난 12~13일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 적성검사’가 실시된 가운데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직무 적성검사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적성검사 결과가 인사나 직무 배치에 반영되지 않는 데다 검사 결과에 따른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의 적성을 반영하지 않고 참고만 하는 검사에 매년 1억원 안팎의 예산과 막대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문제풀이형인 직무 적성검사는 2005년부터 경찰관의 업무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자체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도입됐다. 경정 이하의 모든 경찰관들은 5년마다 정기적으로 적성검사를 치러야 한다. 검사는 크게 인성·적성·인지능력 검사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부서 배치나 인사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경찰서 인사과 관계자는 “참고 사항일 뿐 인사 등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일선 경찰들은 “적성 반영이나 업무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검사는 형식적이고 무의미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사이에서는 3시간 넘도록 진행되는 적성검사가 굉장히 피곤하고 골치 아픈 시험으로 통한다”면서 “적성검사 이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여러 번 다시 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직무 배치에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어서 솔직히 대충 찍고 나올 때가 많다”면서 “검사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인성과 적성 검사는 경찰 내부 사정에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선 경찰관은 “겉으로는 경찰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것인데, 문제가 있는 사람을 색출하고 감시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어쩌다가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은근히 왕따가 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경찰관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적성 검사 때문에 주변에서 3~4명은 정신병원에 가서 다시 진단을 받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직무 적성검사 담당자는 “매년 1만 5000여명의 응시생 가운데 평균 3~4명의 부적격자가 나온다”면서 “그러면 심리상담소에 의뢰해 2~3시간의 상담을 받도록 하고, 그럼에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정신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안내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찰 직무 수행 과정에서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수반되지 않은 현행 검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용찬 중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회성 문제풀이형 검사로 개인의 적성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은 초보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론] ‘김치 정신과 상극 극복’/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시론] ‘김치 정신과 상극 극복’/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21세기의 화두는 단연 화해와 평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갈등과 폭력이 난무하는 상극의 현상을 목도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무엇보다 사물을 이분법적 대결구도로 파악하려 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양쪽으로 편을 가르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이기려고 하는 이른바 이항대립이나 진영논리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이럴 때 ‘김치’ 생각이 난다고 하면 좀 생뚱맞은 일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의 3대 음식으로 보통 비빔밥, 찌개, 김치를 꼽는다. 그러나 비빔밥을 먹을 때도, 찌개를 먹을 때도 거기에는 반드시 김치가 있기 마련 아닌가. 김치가 없는 한국 음식문화, 한국인은 생각할 수 없는 셈이다. 세계 어디고 한국인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김치가 있다. 한국인과 김치는 ‘바늘과 실’이다. 김치의 재료로는 보통 무, 배추를 비롯하여 각종 채소와 과일, 생선, 육류가 들어간다. 영양학적으로는 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이 고르게 섞여 있다. 이런 재료들을 사용하여 일정한 조건하에서 젖산으로 발효시킨 것이 김치다. 발효과정에서 재료에 포함된 영양가 외에 젖산에 의해 새롭게 합성된 비타민, 다당류, 올리고당 등이 생겨난다. 이런 특징을 지닌 김치야말로 우주적 원리요 종교적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陰陽), 상생(相生), 화(和), 양극의 일치(coincidentia oppositorum)의 원칙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최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이질적이며 상극적 요소를 하나로 어우르는 조화정신의 가장 구체적 표본이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질문을 제기해 본다. 김치의 이런 정신적 가치를 오늘 우리들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없을까 하는 것이다. 이른바 ‘김치 정신’을 새롭게 구현하는 문제다. 사실 구현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구현해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할까?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본다. 첫째, ‘김치 정신’을 통해 오늘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이념적·정치적 대립을 극복하는 것이다. 김치가 이질적이거나 심지어 반대되는 물질을 삭여 제3의 새로운 맛과 영양을 창출하듯, 우리 가운데 있는 다양한 사상과 상충되는 이념들이 서로 상극(相剋)의 관계를 빚을 것이 아니라 상생(相生)과 호혜(互惠)의 아름다운 관계로 승화하게 한다. 둘째, 현재 우리 사회에 팽배한 종교적 배타주의를 해소하는 데도 ‘김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하리라. 서로 다른 종교는 국민들의 정신적 건강과 안녕에 기여하는 서로 다른 요소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서로 도와야 할 것이다. 종교의 진위나 우열을 오로지 ‘내 것, 네 것’이라는 잣대로만 판단하고 서로 싸우던 종래까지의 소박한 배타주의는 이런 김치를 만든 민족, 김치 애호가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셋째, 국제사회에서 ‘김치 정신’을 적용하는 것이다. 양대 이념뿐만 아니라 양대 세력에서 한국인은 ‘김치적’ 대응방법으로 양쪽을 조화롭게 하고 양쪽 모두와 우호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동서 냉전 시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비김치적 패권주의, 패거리주의, ‘문명의 충돌’ 등의 논리를 지양하고, 세계가 모두 어울려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김치적 보완과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힘쓴다는 것이다. 사실 김치는 포스트모던적 사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분법적 대결이나 흑백논리가 아니라 양자의 협력과 평화를 위한 대안 논리이다. 다양하고 다원적인 견해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다는 입지주의(perspectivalism)적 입장에서 바라봄으로써 톨레랑스를 가지고 받아들일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다양성을 창조적 힘의 원천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이다. 밥상을 대할 때마다 이런 뜻을 되새긴다면 우리 주위가 좀 더 평화롭고 조화로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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