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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이광수 ‘무정’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이광수 ‘무정’

    1917년에 발표된 춘원 이광수의 ‘무정’은 한국 근대문학의 시초로 꼽히는 순한글 장편소설로, 현대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근대적인 개인주의·자유주의 사상을 담고 있고 문체도 구어체를 구사한다. 또 근대화를 겪고 있는 20세기 초 혼란스러운 사회현실에 대응하는 젊은 지식인의 자유연애, 결혼 및 근대적 자아 각성의 문제를 심도 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1917년 1월 1일부터 6월까지 총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됐다. 경성학교 영어교사인 이형식과 김 장로의 딸 선형, 박 진사의 딸 영채가 주요 인물이다. 이형식이 선형의 영어를 가르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선형은 정신 여학교를 졸업하고, 내년에 미국 유학을 가려고 준비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형식의 집에 박 진사의 딸 영채가 찾아온다. 박 진사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던 형식을 거두어 공부를 가르쳐 준 은인이었다. 7년 전 박 진사는 강도사건에 연루돼 감옥에 들어가게 됐고, 형식은 박 진사의 집을 나와 동경에 유학한 뒤 교사가 됐다. 그 당시 헤어졌던 영채는 외가에서 천대를 받다 뛰쳐나와 기생이 됐다. 영채는 아버지가 정해준 형식을 천생 배필로 삼아 정절을 지켜왔고,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 후 영채는 경성학교 교주 김 남작의 아들 김현수와 배 학감에게 순결을 빼앗기게 되자 죽기를 작정하고 평양으로 떠난다. 형식은 영채를 좇아 평양에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김 장로에게 선형과 결혼해 미국으로 유학할 것을 권유받고 약혼을 하게 된다. 영채는 기차에서 병욱을 만난다. 병욱은 일본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유학생이었다. 그의 설득으로 영채는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영채와 병욱이 일본으로 가는 기차를 탔을 때, 우연히 미국 유학을 떠나는 형식과 선형을 만난다. 서로 그간의 오해를 풀던 중 수해가 일어나 기차는 삼랑진역에 멈추게 되고 이들은 자선음악회를 열어 수재민을 돕는다. 그리고 조선을 문명화하기 위한 서로의 포부를 다지며 각자 유학의 길을 떠나게 된다. 우리는 ‘무정’을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 자유연애에 대한 의미와 이광수가 제시하는 계몽적 성격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1910년대는 일제강점기로 무단통치하에 근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계몽소설이자 연애소설로 평가되는 이 책을 혹자는 ‘연애 없는 연애소설’이라고 평가한다. 당시는 보수적, 전통적 결혼에서 자유연애라는 새로운 풍조로 넘어가는 과도기였기 때문에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서로 믿음과 사랑이 없는 결혼관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선형의 경우 신식 교육을 받고 미국 유학을 생각하면서도 결혼 상대방은 아버지의 선택에 복종해 따르는 전근대적 의식의 소유자다. 형식은 선형을 사랑하는 대상이기보다 보호해 주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며, 기생이 된 영채의 정절을 의심하는 봉건적 의식이 강했다. 그러면서도 선형과의 결혼에 사랑이 없음을 걱정해 “선형씨는 나를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기도 하며, 막상 영채가 죽으러 떠나자 정절보다는 사람의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영채도 부모님이 정해준 대상이라는 이유로 형식을 마음속에 품고 정절을 지킨다. 그리고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죽기를 결심한다. 병욱은 영채에게 그러한 마음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므로 낡은 사상의 속박에서 벗어나 참생활을 열라고 설득한다. 이렇게 ‘무정’에서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주체적인 사랑의 관념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자유연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당시 유림들은 이 글의 연재를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광수가 ‘무정’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형식이 죽으러 떠난 영채를 찾아 평양으로 갔으나 찾지 못하고 돌아온 뒤 선형과 결혼하게 되자 주인집 노파가 형식에게 무정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또 마지막에 기차에서 만난 형식과 영채는 조선을 문명사회로 이끌기로 다짐하면서 “어둡던 세상이 평생 어두울 것이 아니요, 무정하던 세상이 평생 무정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밝게 하고 유정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가멸게 하고 굳세게 할 것이로다”라고 입을 모은다. 이광수는 형식과 영채, 선형을 통해 당시 젊은이들이 사랑을 뛰어넘어 조선의 문명화를 주도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주인공들이 한마음으로 지향한 문명사회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영채는 기생 월화와 함께 평양 패성학교장 함상모의 연설을 듣게 됐는데 연설 도중 “… 여러분의 조상은 결코 여러분과 같이 마음이 썩어지지 아니하였고 여러분과 같이 게으르고 기운 없지 아니하였소….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기운으로 새로운 평양성과 새로운 을밀대를 쌓으샤이다”라는 부분이 나온다. 우리 민족은 게으르고 미개하므로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형식을 통해 조선을 계몽하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라고 말한다. 문명이란 과학, 철학, 종교, 예술, 정치, 경제, 산업, 사회제도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주인공들이 각자 일본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도 문명화된 서양과 일본을 배워서 교육으로 조선을 계몽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일제 강점기라는 당시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 명확하게 한계를 가진 인식이었다. 식민지 시기 조선인이 지향해야 할 계몽의 목표는 조선의 해방이다. 진정한 의미의 계몽이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추고 스스로 이성을 사용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이광수의 계몽은 서양과 일본이 만들어 놓은 근대지식을 대중에게 교육하는 것이었다. 문학작품을 볼 때 작가가 처한 시대상황과 작가의 삶을 분리시켜 평가할 수 없다. 이광수는 ‘무정’을 쓴 지 5년 뒤인 1922년에 ‘민족개조론’을 발표하며 조선의 민족성을 비판했다. 이 글은 조선 민족을 게으르고 미개한 것으로 파악하는 식민사관의 맥락과 닿아 있다. 그 의식의 단초는 ‘무정’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를 제대로 인식함은 미래를 이끌어가는 지식인의 중요한 책무다. 이광수가 살았던 식민지 시기의 과제는 문명계몽과 동시에 민족의 독립이었다. 이광수는 이를 간과했고 결국 친일의 길을 걷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현재의 ‘무정’한 진실은 무엇일까. 이광수가 강조했던 계몽을 현재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해방 이후 우리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위해 극단적인 경쟁사회 속에서 노출돼 살아왔다. 하지만 21세기는 경쟁이 아닌 개성을 존중하는 다양성의 시대, 약자와 강자가 공존하는 시대, 주체적인 의식 속에서 창조적인 의식이 강조되는 시대다. 그러므로 현재의 계몽이란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시기와 같은 과학기술을 전제로 한 문명화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이 21세기 진정한 의미의 ‘무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데스크 시각] 서울 부산,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의 잔상/최병규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서울 부산,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의 잔상/최병규 체육부장

    28년 전 이 즈음은 군사독재정권이 완전히 터를 잡고 어떻게 하면 토라진 민심을 달랠까 고민하던 때였다. 그들은 ‘국풍8X’ 따위의 급조된 가요제를 비롯한 정부 주도의 각종 캠퍼스 ‘딴따라’ 문화를 퍼뜨려 젊은 대학생들의 정신과 이념을 분산시켰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게 스포츠였다.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움켜쥔 두 해 뒤 독일 바덴바덴에서 88서울올림픽을 유치에 성공한 전두환 정권은 예행연습이라는 핑계로 얼렁뚱땅 86서울아시안게임까지 성사시켜 ‘스포츠 공화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축구, 야구, 씨름을 비롯한 각종 프로 스포츠도 줄줄이 생겨났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기는 운동이지만 그 탄생 배경에는 이처럼 독재정권을 향한 비난과 저항의 농도를 묽게 하는 데 우산과 방패 역할을 한 씁쓸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 두 가지 ‘거국적’ 행사를 통틀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딱 한 가지다. 88서울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였던 잠실종합운동장이 개장한 1984년 가을, 당시로는 상당한 액수였던 일당 3만원의 ‘알바비’를 받고 3000명의 연합합창단에 끼어 가수 패티 김 옆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는, 알싸한 기억뿐이다. 서울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끝난 14년 뒤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한 번 더 열렸지만, 사정은 서울과 부산의 거리만큼이나 많이 달라졌다. 정치적으로도 문민정부를 거쳐 또 한번 ‘국민의 정부’로 집권 세력이 바뀌었다. 북한은 단연 부산아시안게임의 꽃이었다. 다대포항에 닻을 내리고 쏟아져 나온 북한 미녀응원단은 대회 기간 내내 온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살벌한 독재가 사라진 지 10여년. 세 번째 문민정부를 준비하던 그 시절 부산에서 치러진 아시안게임은 온 국민의 통일 열망을 더욱 부채질하며 막을 내렸다. 다시 10년 남짓 뒤. 비슷한 간격으로 다른 곳에서 아시안게임이 또 열리고 있지만 들리는 소리가 심상찮다. 개막한 지 열 하루째, 폐막을 닷새 앞둔 29일에도 첫날부터 터져 나왔던 아우성이 좀처럼 끊이질 않는다. 개회식부터 밉상이다. 88서울올림픽에 대한 향수였을까. 느닷없는 굴렁쇠 소녀의 등장에다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집어든 역사의식 없는 프로그램, 여기에 뚱딴지 같은 한류스타의 성화 점화까지. 광저우대회처럼 돈만 펑펑 쓰는 대회는 지양하겠다던 대회조직위원회에 반응한 개회식 연출진의 사보타지는 아니었을까 하는 몹쓸 생각은 두고두고 인천아시안게임의 기억이 될 듯하다. 개회식 다음날 시간을 내 둘러본 메인프레스센터 주변은 다른 나라 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허술함이 단박에 묻어났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다. 7년 동안 세 명의 인천시장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무리 국가적인 지원이 없는 대회라 해도 스캐너 사용법조차 모르는 검색 요원이 있을 수가 있을까. 조직위 한 관계자는 “중앙 부처에서 파견됐지만 계약직인 조직위와 인천시 파견 지방 공무원 간의 갈등이 출발 때부터 대회 운영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대회가 끝나면 대회 유치부터 개회까지 국정조사권이라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수십년 전 독재 치하에서도 문제없이 치러 냈던 아시안게임이라는 축제가 서슬 퍼런 단두대가 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cbk91065@seoul.co.kr
  • 스위스 메이드 시계 전문점 ‘자스페로’ 직영매장 오픈

    스위스 메이드 시계 전문점 ‘자스페로’ 직영매장 오픈

    스위스 메이드 시계 전문 브랜드 ‘자스페로’의 새로운 직영점들이 연달아 오픈한다. 그 동안, 자스페로는 장인정신과 정밀함으로 2009년 8월 한국에 공식 론칭 한 이후,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을 비롯하여 전국 50여개의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이다. 지난 8월 중, 자스페로 직영점으로는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을 오픈했고, 이번 9월 26일에는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 직영점을 이어서 오픈했다. 이번 백화점 직영매장에서는 자스페로는 물론 자스페로 벨라, 마르벤도 함께 선보여 다양한 취향의 패션 피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AK백화점 수원점도 10월 중에 오픈 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자스페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zaspero.co.kr)나 전화(1688-8907)로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인재경영 특집] 아모레퍼시픽, 유연한 출퇴근·휴가 제도로 직원 재충전 독려

    [인재경영 특집] 아모레퍼시픽, 유연한 출퇴근·휴가 제도로 직원 재충전 독려

    아모레퍼시픽은 성장동력으로 ‘인재의 힘’을 믿는다.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부터 ‘혜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인재 확보 및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왕오천축국전’을 집필한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인’ 혜초의 도전 정신과 기상을 이어받아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인재를 키우자는 목표다. 지난해 해외 사업장의 우수 사원을 본사로 데려와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해외 선진 기술 학습을 위한 기술 전문가 과정, 해외 인턴십 과정 등을 통해 다문화적 체험이 풍부한 인재 육성에 여러모로 힘썼다. 임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창의성을 도모하고자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출근 시간을 오전 7~10시 1시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는 ‘ABC 워킹타임’제를 2011년 도입했다. 어학·자격증 공부, 대학원 진학 등 자기 계발을 원하거나 자녀보육 등 육아를 위해 출근 시간을 조정하고자 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해 큰 호응을 받았다. 현장 업무가 많은 영업 사원을 배려한 ‘현장 출퇴근제’를 시행해 불필요한 이동 시간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였다. 새로운 휴가 문화 도입에 힘쓰고 있다. 기존에 여름철(7~8월)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여름휴가를 연중 휴가로 확대하고, 샌드위치 데이를 지정 휴일로 정했다. 이 밖에 장기근속 근무자 특별 휴가, 생일자 반차 제도(생일 당일 오전만 근무), 자녀 입학·졸업일 휴가제 등을 운영 중이다. 임직원의 재충전 독려의 공을 인정받아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 여가 친화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엄마는 반가운데, 아빠는 웬지....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엄마는 반가운데, 아빠는 웬지....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 군대간 아들을 면회가서 만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엄마가 찾아가면, 아들은 너무 반가워 어쩔 줄 모릅니다. 엄마는 아들의 얼굴을 만지면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야윈 아들을 붙들고 안타까워하다가 마침내 서로 부둥겨 안고 ‘아들아’, ‘엄마!’를 외치면서 함께 웁니다. 이 프로그램을 본 아버지들이 왜 엄마들만 아들 면회를 가느냐고 항의를 했었나 봅니다. 방송국에서 엄마대신 아버지가 군대간 아들을 면회하도록 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 서로 반가워 하기는 하지만, 잠시후면 서로 할 말도 없고 서먹 서먹해 했습니다. 도무지 엄마와 아들이 만났을 때와 같은 감동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느 출판사에서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 2820명에게 “당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1위는 가족, 2위는 사랑, 3위는 나, 4위는 엄마였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몇 위였을까요? 23위였습니다. 엄마와 아버지 사이에는 친구, 행복, 사람, 믿음, 돈 등이 있었습니다. 왜 아들은 아버지를 엄마처럼 소중하게 여기지도 않고, 친근하고, 정답게 대하지 못할까요?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성과 금성에서 온 여성’이라는 책에서 여성과 남성은 같은 지구상에 살고 있지만 애초부터 출신지가 서로 다른 매우 이질적인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화성출신인 남자는 직장이나 사회에서 능력 있고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능하다는 평가받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반면에 금성출신인 여자는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중요시합니다. 친구나 친척 그리고 가족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주위사람이 어려움을 당하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노력하며 슬픈 일이 있을 때는 함께 울고 안타까워합니다. 주위사람들로부터 비난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길리건(Gilligan)은 “서로 다른 목소리로(In a Different Voice)“라는 책에서 오랜 연구를 통하여 존 그레이가 주장하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학문적으로 밝혀주고 있습니다. 남성은 업적 지향적이고 공정성을 추구합니다. 여성들은 어떤 것이 공정하느냐 보다는 그 사람과 내가 어떤 관계인가를 중요시하며, 자신과 가까운 이웃, 친척과 가족을 더 많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관계지향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하여 부모와 형제 그리고 친척들과 절친하게 지내고 사이가 좋은 것은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태생적인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아버지도 엄마처럼 자식과 친하고 서로 흉금을 터놓고 지내고 싶어 합니다.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버지는 울먹이면서 자신의 서글픈 처지를 하소연 하였습니다. “평생 동안 직장에서 온갖 어려움과 수모를 겪고 친구들로부터 ‘노랑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힘든 직장생활을 견디고 열심히 돈을 모았습니다. 직장에서 정년을 마치면서 그토록 이제 그 동안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집에서 가족들과 편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년을 마치고 집에 있으니, 아들과 딸들은 엄마하고만 이야기하고, 내가 방에서 거실로 나오면 하던 이야기마저 중단하고 슬금슬금 자기들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맙니다. 나하고는 대화조차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나는 집안에서 천덕꾸러기가 되었고, 외톨이가 되었습니다”고 말하면서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심각한 장애물이 가로 놓여 있고, 이 때문에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알고 지내던 어떤 사람은 군대에서 고급장교로 예편하였습니다. 그 집 아들은 강남의 명문 고등학교에서 1학년 때까지는 전교에서도 10등 안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 했으나, 2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집이 가난하여 대학에 가지 못하고, 군인이 되었으나 아들만은 공부를 잘 하여 서울대에 다니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성적이 떨어진 원인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울분이 치솟아 아들을 야단치고 때렸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무섭고 공부에 대한 공포심이 심해져, 잘 먹지고 않고 잠도 자지 않으면서 방에만 처박혀 있고, 학교에 가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그 후 여러 차례 상의 전문 상담가와 의사로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때마다 약간의 차도가 보이기도 했지만, 그 아들은 결국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습니다. 장례식장에 찾아간 저를 붙들고 그 아버지는 흐느껴 울면서 아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착했는지를 끝없이 이야기 했습니다. “그 까짓 공부가 무어 그리 중요하다고 아들을 때리고 야단쳤는지 모르겠다”고 가슴을 치면서 통곡하였습니다. 부모와 자식사이에 넘지 못할 커다란 장벽이 가로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살아있을 때 서로 이야기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을까, 자식이 그토록 힘들어 했는데 왜 내가 따뜻이 위로해주거나 감싸주지 못했을까”하고 끝없이 후회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왜 내가 먼저 아버지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을까, 아버지께서는 얼마나 슬프고 외로우셨을까”를 생각하면서 무덤 앞에서 슬피 웁니다. 아버지와 자식이 핏줄을 나눈 사이라고 해서 저절로 가까워지고 친밀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유대인들은 매주 금요일이면 반드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합니다. 가족들 모두가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합니다. 4살짜리 막내아들은 집 앞에 있는 가게 아저씨가 다른 아이들에게는 사탕을 주면서 자기한테만 주지 않아 슬프다고 말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버지는 ‘그까짓 사탕 안 먹어도 괜찮다’거나 ‘내가 가게 아저씨에게 너도 사탕 주라고 할께’라고 쉽게 말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당면한 문제를 자신이 당면한 문제처럼 생각해보면서 아들의 처지와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 봅니다. 유대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하고 아버지로부터 지혜로운 해결방안을 들어왔기 때문에 중고등학생과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윗사람과 아래 사람간의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누가 어른이고, 형인가를 엄격하게 따집니다. 부모님이 말씀하시면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아들 된 도리이고 효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부모님이 말씀하시는데 말대꾸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관습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른과 아이 그리고 부모 특히 아버지와 자식간에는 사실상 대화의 통로가 막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은 아버지를 어려워하며, 가슴속의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지 않습니다. 아버지도 자식에게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서로 대화를 잘 하지 않고 지내왔기 때문에 나중에 커서 대화를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아들도, 아버지도 서로 가깝고 친하게 그리고 속에 있는 이야기도 서로 허물없이 하고 싶은 마음이야 똑 같을 것입니다. 좀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부터 아버지와 아들간의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시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들은 모국어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문학 장르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내 몸과 같은 언어와 후천적으로 익힌 외국어 사이의 충돌을 시로 만들어 내시는지 궁금했어요.”(김행숙 시인) “시인으로서 제 영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모국어죠. 그런데 문학상을 타고 원고료를 받다 보니 계속 쓰게 되더군요(웃음). 처음엔 재미로 했는데 이젠 한자를 뿌리로 서로 다른 두 언어의 차이를 즐기며 시 쓰는 매력에 푹 빠졌어요.”(톈위안 시인) 중국 시인으로 일본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이색적인 이력을 밟고 있는 톈위안(49)과 2000년대 ‘미래파’의 대표 기수로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김행숙(44) 시인. 지난 23일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2014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만난 한·중 양국의 시인은 만나자마자 서로의 문학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쏟아냈다. 두 시인의 만남은 2009년 톈위안이 일본에서 펴낸 시집 ‘돌의 기억’을 읽고 매료된 김 시인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김 시인은 모국어인 중국어와 외국어인 일본어를 오가며 시를 쓰는 톈위안을 “언어의 충돌을 시로 빚어내는 만큼 ‘에로스와 꿈’을 주제로 하는 이번 축제에 가장 어울리는 작가”라고 했다. 톈위안은 김 시인을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되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한·중·일이라는 동일 문화권을 공유하고 있는 두 작가의 시는 질감은 달라도 같은 주제 의식으로 교집합을 이룬다. 최근 펴낸 ‘에코의 초상’까지 지금까지 출간한 네 권의 시집을 돌이켜 보면 “이 말썽 많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줄곧 써온 것 같다”는 김 시인의 말에 톈은 “인간성과 세계의 관계, 삶의 근원, 죽음 등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찾아오는 이 주제들은 내 시의 질문이기도 하다”며 공감했다. 두 시인은 시 쓰기를 ‘삶의 운동, 사랑의 행위’(김행숙)이자 ‘정신적인 중독’(톈)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오롯이 시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요즘은 시를 외면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문에 더 열광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시와 문학의 역할에 회의가 엄습하지는 않을까. “요즘 ‘우리는 말로 너무 많이 타인에게 돌멩이를 던지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딱딱한 돌멩이로 굴러다니는 말들이 불러일으키는 행위들이 폭력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요. 이런 폭력적인 시대에 시란, 문학이란, 어쩌면 가장 무력하고 무용한 방식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유용함과 유력함만을 앞세우는 현실의 논리와 세력을 ‘느린 소통’으로 이해하고 가다듬는 희망이지 않을까요.” 귀 기울여 듣던 톈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세계적으로 현대시 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시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도와주거나 전쟁을 멈추지는 못하죠. 하지만 시는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지 않나 싶어요. 시는 인스턴트 라면처럼 한 번 먹고 버리는 일회성 소비품이 아니라 이백, 도연명의 시처럼 현재의 독자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읽히고 영향을 미치는 불변성을 갖죠. 때문에 시인은 시간과의 싸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해요.” 톈은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등 4개국 시인들이 모여 상대국의 작품을 자신의 나라 언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모임인 ‘동아시아현대시의 현재’에서 중국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 작가의 작품을 고루 접하며 문학 교류에 앞장서는 그답게 한국 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정신과 육체, 감성과 이성의 균형이 잘 잡힌 고은 시인과 정치색이 강한 김지하 시인의 작품을 인상 깊게 읽었다”는 그는 “최근 중국에서도 서정성이 풍부한 한국 현대시를 높게 평가하고 출간하려는 흐름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시인은 세계 문단에서는 아직도 ‘주변부’로 치부되는 아시아 문학에 대한 고민과 기대도 함께 나눴다. “이제 곧 노벨문학상 시즌이 다가오는데 유럽에서 생긴 상이라 아시아 문학이 주목받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 있어요. 하지만 최근 다양한 나라의 시를 읽어보면 아시아 문학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작품이 지닌 힘과 감성 등에 있어서 결코 뒤처지지 않아요. 활발한 교류, 번역 등이 전제된다면 아시아 시가 주류가 되는 시기가 곧 올 겁니다.”(톈) “언어가 자신의 언어 공동체를 벗어나 다른 언어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우리 문학에도, 작가 개인에게도 도전이에요. 영미권 중심이던 세계 문단이 최근 남미권 문학에서 큰 에너지와 영감을 수혈받고 있듯 아시아 문학이 지닌 독특한 특질이 세계 문학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라 저도 기대해요.”(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중근 부영회장 ‘인간상록수’ 추대

    이중근 부영회장 ‘인간상록수’ 추대

    이중근(73) 부영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사단법인 한국상록회로부터 제21회 ‘인간상록수’로 추대됐다.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의 나라사랑 정신과 민족 소설가 심훈 선생의 민족 계몽 운동을 근원으로 1970년 출범한 한국상록회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 봉사하며 올곧은 삶을 살아온 사회 원로를 인간상록수로 추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40여년간 임대주택 건설 사업을 하면서 주택시장 안정과 국민 주거 여건 개선에 노력해 왔고 기숙사와 도서관 등 교육시설과 노인정 등 사회복지 시설을 전국 150여곳에 기증한 공로가 인정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박찬구의 시시콜콜] 구중궁궐 심처의 세월호 인식

    [박찬구의 시시콜콜] 구중궁궐 심처의 세월호 인식

    “청와대는 구중궁궐의 심처 같은 곳이다.” 1997년 대선 직후 상도동계 정치인이 새로 정권을 잡은 동교동계 인사에게 조언했다. 겹겹이 싸인 궁궐 깊은 곳, 게다가 인(人)의 장막까지, 대통령이 민심과 동떨어져 독선과 오만으로 흐르기 쉽다는 얘기였다. 김영삼 정부의 부침을 지켜본 그는 김대중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옛 민주화 동지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은 그 한마디뿐이었다고 당시 기자에게 전했다.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6일 국무회의 발언에서 상도동계 인사의 충고를 떠올렸다. 오랜 침묵을 깬 박 대통령의 발언은 심지어 여당 내부에서도 성토와 비판이 나올 정도로 역풍을 맞고 있다. 민심을 오독·곡해하고 사태의 본질을 흐리며 마땅히 져야 할 국가의 책임을 외면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권분립 논란만 해도 그렇다. 수사권·기소권 부여는 삼권분립을 흔드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입법부의 협상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스스로 삼권분립을 해치는 모순을 보였다. 민주주의 가치나 헌법 정신과도 상충한다. ‘순수 유가족’, ‘외부세력의 정치적 이용’이라는 언급은 불순한 유가족·시민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세월호 참사를 악용하고 있다는 식의 불신과 분열, 편 가르기 프레임을 내비친다. 진상 규명을 호소하며 단식을 마다 않는 피해자와 시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참사의 자초지종을 밝히고 구조·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국가의 책임을 가리자는 일이 그렇게도 어렵고 불경스러운 일인가.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은 서울 청계천 6가의 전태일 열사 동상을 방문한 적이 있다. 내 편, 네 편 가리지 않고 국민대통합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번 국무회의 발언을 정점으로 생각과 시선을 달리하는 민심을 퇴로 없는 천길 낭떠러지에 세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소통과 포용을 기대하던 민심의 낭패감과 패배감, 그리고 권력으로부터의 소외감, 어쩌면 그것이 가장 무서운 사회 퇴보의 전조일지 모른다. 시청앞 서울광장에는 5개월이 넘도록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 노란 리본을 새기고 ‘마지막 한 분까지’라고 적은 현수막도 그대로다. 가끔 조문객도 눈에 띈다. 사통팔달의 광장에서 물처럼 흐르는 게 민심이다. 인위적으로 막으면 언젠가 둑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 권력을 가진 자가 먼저 민심의 바닥에서 대화와 공감의 정치력을 복원해야 한다. 왕조시대나 지금이나, 민심이 곧 천심이기 때문이다. ckpark@seoul.co.kr
  • [문화마당] 이상한 사람/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이상한 사람/김재원 KBS 아나운서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참 많아졌다. 수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뉴스에서 어렵지 않게 접한다. 과도한 폭력, 인격 모독 발언, 부끄러운 행동, 상상도 못한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한다. 세상이 이상하게 바뀐 건지, 원래 그랬는데 숨어 있던 사람들이 드러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주변에도 이상한 행동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늘어난다. 그들은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은 모른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재미있게 봤다. 유명 작가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사랑을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의 폭력과 죽음에 얽힌 가족사 탓에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는 남자 작가와 어머니의 불륜을 목격하면서 사랑에 대한 불안장애를 갖게 된 정신과 여의사, 틱 장애를 갖고 가족과 사회의 편견과 맞서는 청년, 초년에 이혼하고 재혼한 기러기 아빠가 한집에 살면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한다. 우리는 과거로 인해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고, 그 아픔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것이 인생의 숙제다. 인생에서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연암 박지원의 ‘공작관문고자서’에 보면 귀울림은 나는 괴로운데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고, 코골이는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다른 사람이 괴롭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마음의 병이 그러하다. 본인은 아프고 힘든데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증상이 있고, 다른 사람은 무척 힘들게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병이 있다. 어느 것이 나쁘고 어느 것이 그나마 나을까. 대학원 시절, 호기심으로 ‘이상 심리학’ 수업을 들었었다. 여러 가지 마음의 병은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기말고사 문제는 자신에게서 발견한 이상심리를 적는 것이었다. 내게는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다. 완벽주의 성향으로 세부사항에 집착하며 성취지향과 나에 대한 인색함을 특징으로 한다. 일에 몰두해 여가를 희생하고,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고지식하며, 감정표현을 억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또 하나는 회피성 성격장애다. 낯을 많이 가리고, 비난과 거절이 두려워서 호감의 확신이 없는 사람은 피한다. 당황하는 모습이 싫어서 새로운 시도를 꺼린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과 타인을 괴롭히는 증상이다. 하지만 스스로 이런 문제를 인식하면 치유와 개선의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나도 이상한 사람이다. 어쩌면 내가 남들을 이상하게 만들고, 사회도 이상한 사람들을 방치하고, 부모는 자녀를 이상한 사람으로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탄은 누군가에는 따뜻한 추억을 주었고, 다른 이에게는 화상의 상처를 주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감동과 사랑도 주었겠지만, 아픔과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공감과 연민, 사랑의 관계 형성이 깨지면서 우리는 스스로 이상한 사람이 되고, 타인도 이상한 사람이 된다. 이 세상에 누가 돌을 던질까. 아직 늦지 않았다. 일단 이상한 나를 발견하고 조금씩 고치며, 타인의 이상한 부분을 이해해 보자. 이해와 공감은 우리를 바꿀 것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은 한 사람이 내게 온다는 것은 실은 엄청난 일이라고 말한다.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란다. 그의 삶을 이해하면 그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내 사랑을 필요로 하는 특별한 사람이 된다.
  • 내 귀에 ‘삐~’ 소리, 내 몸도 아프다는 소리

    내 귀에 ‘삐~’ 소리, 내 몸도 아프다는 소리

    회사원 배모(42)씨는 6개월 전부터 귀에서 ‘삐~’하는 기계음이 들리는 이명에 견디다 못해 회사에 병가 신청을 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들리는 소리 탓에 업무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물론, 일상생활이 힘든 지경이 됐지만, 회사는 배씨의 병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력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진단서도 쓸모가 없었다. 동료들은 배씨가 아프지도 않으면서 허위로 병가를 신청한 게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자신한테만 들리는 소음이니 설명할 길도 없었다. 배씨는 “이명보다 더 괴로운 게 이를 꾀병으로 몰아가는 차가운 시선”이라고 말했다. 이명은 겪어본 사람만 아는 고통이다. 조용히 혼자 있을 때도 소음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항상 주변이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 예민해지고 잠을 자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증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명 자체보다는 후유증이 더 심각한 질환이다. 이명 환자 주변 사람들은 이명증을 정신병적인 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잘못된 편견은 환자에게 막연한 두려움을 일으켜 다른 정신과적 문제와 이명의 만성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명은 상당히 흔한 질환이며, 특히 큰 소음에 오랜 시간 노출되거나 전신 질환이 있을 때 잠깐 나타나는 일과성 이명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전 인구의 17% 정도가 이런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약 1200만 명은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이고, 이들 중 100만명은 이명으로 정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통계조사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난해만 28만 1351명이 이명으로 병원을 찾았고, 이 가운데 703명이 입원을 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호소했다. 소음과 스트레스, 잦은 이어폰 사용으로 이명 환자는 2003년 16만명에서 2013년 28만명으로 10년 만에 1.8배 증가했다. 특히 40~50대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이어폰을 꽂고 살다시피 하는 20대 미만 연령층 환자도 느는 추세다. 일단 이명이 생기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어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다. 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원인 질환을 찾아야 치료도 빠르다. 한번 이명이 들린 일과성 이명증이라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방심은 금물이다. 이명 환자의 90% 정도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도 함께 온다. 들리는 소음은 ‘윙’하는 듯한 바람 부는 소리부터 ‘찌잉’하는 기계음, 벌레 우는 소리, 휘파람 소리, 맥박 소리 등 사람마다 다르며 일부 이명 환자에게선 각기 다른 음높이의 소음이 섞여 들리기도 한다. 원인 질환에 따라 나는 소음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아 고막이 손상된 ‘외상성 고막 천공’이나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 있으면 낮은 음의 간헐적 이명이 생기고, 급성 중이도염이면 마치 내 맥박 소리 같은 ‘박동성 이명’이 들릴 수 있다. 또 소음에 오래 노출돼 생기는 소음성 난청이나 노인성 난청, 돌발성 난청, 약물에 의한 이독성 난청, 외상성 난청, 메니에르병(귀어지럼증을 동반한 균형감각상실 증상) 등이 원인 질환일 때는 고음의 이명이 지속적으로 들린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심장질환, 혈관기형, 혈관성 종양, 빈혈, 갑상선 질환, 당뇨와 근육 경련, 턱관절이나 목뼈에 이상이 생겨도 이명이 발생할 수 있어 혹시 내 몸에 다른 병은 없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진통제도 과량 복용하면 난청이나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한 이명은 원인질환이 확실해 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원호 전문의는 “이명은 위험한 병이 아니라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이명에 자꾸 신경이 쓰이지 않도록 너무 조용한 장소는 피하는 등 이명을 무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허하거나 몸의 불순물로 인해 발생한 열이 치밀어 올라 이명이 생긴다고 본다. 신장의 기운이 부족하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뇌와 직접 연결된 귀의 기능도 약해진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은 뇌를 ‘골수의 바다’라고 표현하며 골수가 부족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소리가 난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이명을 치료할 때 신장의 기운을 먼저 보강해주는 약재를 쓴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에서 머리끝으로 열이 뻗치는 담화(膽火)도 이명을 일으키기 때문에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치료도 병행한다. 수인재 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막힌 기운을 소통시키려면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땀을 흘린 다음에 바로 찬물로 샤워하는 등 신장을 상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원인이 불분명한 이명 환자에게는 자연의 소리 같은 백색잡음이나 생활환경음을 이용해 평소 이명을 너무 의식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보청기를 껴도 소리치료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딱딱’하는 소리나 ‘두르르’하는 소리는 귀 안의 근육이 수축하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나 보톡스를 이용한 주사 요법을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소음이 심한 공간은 피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면서 커피나 콜라, 담배를 자제해야 이명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바로바로 해소하는 게 좋고 과로는 금물이다. 귀는 단순한 청각 기관이 아니라 무척 섬세하면서 민감한 신경계의 일환이기 때문에 그만큼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현대사회의 인성교육, 사회맥락적으로 구축돼야/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현대사회의 인성교육, 사회맥락적으로 구축돼야/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최근 인성교육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청와대의 회의석상에서 ‘전인적 인간교육’을 주문했는가 하면, 국회의장은 지난 회기 말에 벌써 인성교육진흥을 위한 법안을 발의해 놓았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서두를 정도로 인성교육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막상 인성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는 초점이 뚜렷하지 않다. 인성교육은 사회구상과 연계돼야 하는데 최근의 인성교육 안에는 사회맥락적인 고려가 세밀하지 않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인성교육진흥법안’을 예로 든다면, 인성덕목으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덕목을 갖춘 사람들이 만들어갈 사회가 어떤 것인지 짐작이 잘 안 된다. 전통적인 덕목이었던 ‘예’와 ‘효’까지 동원되었으므로, 50여년 전에 회자하던 ‘전인교육’과 개념적으로 달라 보이지도 않는다. 우리 시대에 적합한 인성교육을 구축하려면, 먼저 사회맥락적인 관점에서 구상돼야 한다. 인성교육은 옛날부터 시대 상황에 맞추어 수행됐던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서열질서를 안정시키고자 인성교육에 주력했다. 가족노동에 기반을 둔 농업사회였기에 핵심 덕목은 효(孝)와 충(忠)이라는 가족질서의 덕목이었다. 국가는 확대 가족으로 여겨졌으므로, 충은 효와 동일 구조적인 덕목이었다. 충효 중심의 종법질서(宗法秩序)를 예(禮)라고 불렀는데, 당시의 정치 이상은 예치(禮治)였다. 산업화시대에 우리는 따라잡기 근대화(catch-up modernization)를 추구했다. 선진 서구사회를 따라잡아야 했으므로, 당시에는 식민지 시대의 패배 의식을 털고 일어나 속도전을 벌여야 했다.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캔두’(can do) 정신과 따라잡기에 필요한 ‘빨리빨리’ 정신을 함양했던 것이다. 산업 인재를 제때에 산업 현장에 공급해야 했으므로, 대학가기 무한경쟁의 학벌주의와 대학 갈 때까지 공부만 해야 하는 학업금욕주의가 교육 현장을 지배했다. 이렇게 길러진 산업역군들이 세계 최고속의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현대의 우리는 미래사회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들을 길러내려고 하는가. 우리 사회는 따라잡기 산업화를 끝내고 탈산업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탈산업화 사회는 지식기반의 정보화 사회로 발전하고 있는데, 따라잡기 시대와 달리 갈 길이 분명하지 않다. 따라잡기 시대에는 선진 서구사회가 목표지점이었지만, 거의 따라잡은 만큼 이제 더는 우리의 목표 지점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미지의 정보화 시대로 뛰어들고자 한다. 미지의 세계에서는 방황과 실패가 일상이다. 불확실성의 실존 상황 속에서 길을 찾아가려면, 남보다 먼저 나 자신의 내면세계를 성찰해야 하고, 남들과 어울려 광활한 삶의 세계를 탐험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남에 대한 배려가 지식기반 사회를 개척하는 핵심 덕목인 셈이다. 물론 이런 추론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시대의 인성교육을 구축하려면 반드시 우리가 맞이할 미래사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단적인 교육 관심으로 구상해서는 안 된다. 사실상 최근의 ‘학교폭력’ 문제는 종래의 ‘학원 폭력’ 문제와 달리 교육문화의 지체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학원폭력은 교육 현장의 통상적인 현상이었지만, 학교폭력은 진부한 교육문화 때문에 야기된 교육부적응 현상 가운데 하나다. 산업화 시대에는 배고픔에서 벗어나고자 치열한 학벌주의와 혹독한 학업금욕주의를 견뎌냈다. 그렇지만 탈산업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배고픔의 기억마저 잊혔다.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삶의 의미를 물질적인 성공에 가두고 있는 학벌주의를 이해할 수 없고,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욕망을 대학 이후로 미루는 학업금욕주의를 견뎌낼 수 없다. 학교폭력 문제는 교육문화를 선진화시킴으로써 체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대사회의 인성교육은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단적인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지식기반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새로운 인간형을 창조하려는 미래지향적인 교육 이상과 본질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 [열린세상] 2014년 갑오년 추석을 보내고/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열린세상] 2014년 갑오년 추석을 보내고/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적어도 수십만년 전부터 이 땅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아직 밝혀내지 못한 장구한 역사를 안고 우리는 태어났고, 역사를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살고 있다. 지금껏 발견된 문자기록을 기준으로 선사와 역사를 구분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인류가 문자를 사용한 역사는 그 이전에 인류가 밟아온 유구한 역사에서 나왔고 인류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하늘·땅·사람을 하나로 보고 모두 존귀하게 여겼다. 단군신화에 그런 우주관과 가치관, 역사와 삶의 원형이 함축적으로 전해온다. “옛날에 환인의 서자 환웅이 계셔 천하에 자주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탐내어 구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산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 사람을 다스리게 했다.”(삼국유사) 이렇듯 하느님인 환인과 환웅은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는 데 뜻이 있었다. 하늘과 땅이 만나 단군왕검을 낳았고, 셋은 일체가 되어 조화와 균형을 이뤘다. 세종실록에 “태고의 맨 처음에 혼돈이 개벽하게 되어, 먼저 하늘이 생기고 뒤에 땅이 생겼으며, 이미 천지가 있게 된 뒤에는 기가 화하여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 뒤로 사람이 생겨나서 모두 형상을 서로 잇게 되었으니”하는 상소문이 실려 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은 모두 하나의 이기(理氣)이다. 사람이 곧 하늘 덩이요, 하늘은 만물의 정기다. 그러므로 사람이 곧 하늘이요, 하늘이 곧 사람이니 사람 밖에 하늘이 없고 하늘 밖에 사람이 없다.” “사람이 오거든 한울님이 온다 하라.” 이 같은 동학사상은 한민족의 특수한 역사적 맥락에서 나왔다. 동학은 하늘과 사람을 하나로 봤지만, 세상에서 인간만이 존귀하다고 보지도 않았다. 동학은 우주 만상이 모두 하나요, 함께 존귀하기에 우주의 한 부분인 인간도 귀하게 봤다. 갑오년인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1919년 3월 민중혁명으로 이어졌다. 당시 세계의 3분의2에 해당하는 나라가 제국주의의 식민지였지만, 전국적인 유혈혁명이 일어난 예는 3월 민중혁명이 유일하다. 1941년 6월, 당시 일본의 법무대신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조선인이다. 조선인은 겉으로는 복종하고 있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저항하고 있다.” 한국인의 강한 공동체정신과 연대의식, 깊은 영성과 평등의식은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져 왔다. 세월호 참사를 취재한 어느 일본인 기자가 한 언론에서 한 말이다. “대규모의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합동분향소에 모여든 추모객들이 마치 제 자식을 잃은 것처럼 슬퍼하는 모습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추석(秋夕), 가을 저녁. 추석은 한가위로 불리듯이 달이 한가운데 크게 떠있는 좋은 날이다. 우리 민족은 달이 유난히 밝은 가을밤에 수확의 결실을 베푼 하늘과 땅, 그리고 조상에게 감사를 바쳤다. 어둠을 밝히는 고마운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술과 음식, 노래와 춤으로 신명나게 축제를 즐겼다. 이는 자연과 남녀노소가 혼연일체가 돼 새롭게 거듭나는 의식이기도 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에 추석의 정취가 담겨 있다. 가을은 봄·여름에 흘린 땀의 결실을 얻고 겨울을 준비하는 때다. 저녁도 하루를 갈무리하고 내일로 이어지는 시간이다. 가을과 저녁을 잘 보내야 동토(凍土)에서 생명의 싹이 트고 짙은 어둠을 뚫고 나오는 빛을 맞게 된다. 2014년 추석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달을 보며 무엇을 떠올렸을까. 그들에게 아직 추석은 오지 않았다. 그들은 “아이들이 어둠 속에서 물에 잠겨갈 때 엄마 아빠를 얼마나 찾았겠습니까. 언젠가 아이들한테 가면, 할 말이 있어야 하잖아요”라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가치를 물을 때 인간은 가장 인간답다. 고귀한 생명의 죽음을 공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1894년 갑오년에도 저기에 있었던 달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사람 밖에 하늘이 없고, 하늘 밖에 사람이 없다.”
  • [데스크 시각]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이종락 산업부장

    지난 9일 재벌닷컴이 재미있는 자료를 내놨다. 우리나라에서 창업한 지 100년이 넘는 ‘장수기업’이 7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창업 반세기를 넘긴 기업은 658개사로 자산 100억원 이상 상장사와 비상장사 3만 827개사 중 2%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도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2년이었다. 약 320만개에 달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수명은 12.3년이다. 신생기업의 경우 창업 후 2년 뒤 생존하는 기업은 50%에 미치지 못하고, 5년 이내 폐업하는 비율이 76.4%에 이른다. 이들 기업이 5년 이상 존속할 확률은 24%에 불과하다. 반면 장수기업이 많기로 유명한 일본기업들은 지난해 창업 100주년을 맞는 기업이 1425개사에 달했다. 일본 신용평가업체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발표한 자료다. 기업의 평균 연령은 약 35년이었다. 백제인이었던 목수 유중광이 일본에 건너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건축회사 곤고구미(현 케이지건설)는 14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서구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은 1288년에 설립한 스웨덴의 ‘스토라’다. 광산을 운영하며 구리제품을 취급하던 이 회사는 1898년 핀란드 엔소(Enso)와 합병했다. 우리 기업들은 일제 강점기와 광복 이후 이어진 전쟁으로 창업이 다른 국가보다 늦었다. 근대 기업의 출발이 늦었다 해도 기업의 생명이 너무 짧다. 기업의 수명이 짧다는 것은 경제적,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기업의 도산과 폐업은 종업원, 협력업체, 주주 모두가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생명이 짧은 이유는 뭘까. 공병호 박사가 저서 ‘대한민국 기업흥망사’에서 기업 몰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무모한 사업 다각화, 조직 관리의 패착, 사업구조 쇄신의 실패, 시장을 읽어내는 통찰력 부재, 오너의 자질과 경영 능력 부족, 급격한 환경변화와 불운, 정치권력의 불협화음 등을 꼽았다. 한 마디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기업은 생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몰락하는 게 기업세계의 비정한 생리인 셈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신문은 11일부터 ‘한국기업 비상구를 찾아라’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시장침체에 원화 강세까지 겹쳐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건설 등 주요 산업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리즈는 업계의 비중에 따라 대기업의 현황을 주로 언급하지만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에 경종을 울리려는 차원이다. 지난 3월에 발표한 한은의 ‘일본 장기존속 기업의 경제·사회적 위상 및 경영전략’ 보고서는 일본에서 장수기업들이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진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는 발판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불황의 늪에서도 첨단기술을 보유한 장수기업이 굳건히 버티면서 고용과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본 장수기업의 고용 기여도는 높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에서 폐업으로 연간 평균 209만명이 직장을 잃었지만 100년 이상 장수기업은 종업원 580만명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 기간 장수기업의 도산율은 채 1%도 되지 않았다. 오랜 세월 확고하게 뿌리내린 기업가 정신과 경영원칙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란 얘기다. 100년 이상인 장수기업을 지속적으로 배출해야 소수 간판기업에 기대고 있는 한국경제도 훨씬 튼실해질 수 있다. jrlee@seoul.co.kr
  • [시론] 이순신, 김영옥, 그리고 리더십/장태한 UC리버사이드대 소수민족학 교수

    [시론] 이순신, 김영옥, 그리고 리더십/장태한 UC리버사이드대 소수민족학 교수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명량’이 한국 영화의 모든 기록들을 경신하는 최고의 히트작이 됐다. 영웅이 없고 강한 리더십을 갈구하는 한국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명량에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순신의 리더십은 최전방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지휘하는 희생정신과 힘없고 가난한 백성을 보살피는 인간애다. 한국 사회의 현주소는 우울하고 침체된 분위기에서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으며 양극화가 심해진 분열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탈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순신의 리더십은 한국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있다. 영화 속 이순신의 리더십을 보면서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영웅인 김영옥 장군을 떠올리게 됐다. 재미 한국계 2세인 김영옥은 일제의 조선 침탈 시기에 부모가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독립운동에 전념했고 김영옥은 미국 사회에서 소수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면서 성장했다. 일제강점기 김영옥은 미군에 입대해 일본계 미국인 병사들로 구성된 100대대의 지휘관으로서 유럽 전선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전쟁 영웅으로 퇴역한다. 퇴역 후 김영옥은 적지 않은 연금과 사업가로 성공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미군에 자원 입대했다. 미국에서 편히 살 수 있었음에도 조국을 위해 한국전쟁에 참전해 싸우다가 그는 장애인이 됐다. 이런 그의 헌신과 애국심은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헌신과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2011년 미국의 유명 포털 사이트인 msn.com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쟁영웅 16명을 선정했을 때 조지 워싱턴,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등과 함께 김영옥이 포함됐을 만큼 그의 리더십은 미국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그의 리더십은 일본계 미국인들마저 추앙하고 칭송할 정도다. 김영옥은 자유, 평등,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위해서 자신을 바쳤고 그 과정에서 우리 민족은 물론, 다른 인종을 위해 피를 흘렸다. 그는 퇴역 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을 바쳤다. 결국 이순신과 김영옥은 탁월한 지략과 용기 그리고 부하들을 아끼며 솔선수범함으로써 불패의 신화를 남겼으며 기본적으로 인간애가 충만한 리더들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현재 한국의 정치인과 지도층이 보여주고 있는 리더십의 현주소는 암담하다. 고위 공직자 인사 청문회에서는 부동산 투기, 병역면제, 전관예우, 논문표절 등의 의혹이 단골로 제기되면서 지도층의 도덕성 부재와 부패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당시의 관행”이라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면서 리더로서의 올바른 모습을 전혀 보여주고 못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미국 정치의 유명 가문인 케네디가(家)는 네 명의 아들이 모두 미군에 입대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이다. 특히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형인 조 케네디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영국의 윌리엄과 해리 왕자도 공군에 자원입대했으며 해리 왕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최전방에 자원해 파병되기도 했다. 현시대 한국 지도층이 보여주는 암울한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이순신과 김영옥 등 불세출의 영웅들이 보여주고 있는 헌신적 리더십은 침체되고 분열된 한국 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던져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기주의와 책임회피 그리고 병역회피가 만연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는 한국 사회에 이순신과 김영옥 같은 리더들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본래 DNA가 결코 이기적이지 않고 희망적이다는 사례일 수 있다. 이 같은 긍정적 DNA를 본받고 양성해서 앞으로 더 많은 이순신, 더 많은 김영옥을 배출하는 게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의무라 하겠다.
  • 120년 동학정신, 세계화·대중화로 通한다

    120년 동학정신, 세계화·대중화로 通한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기념대회 추진위원회(추진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 출범식을 갖고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것을 선언했다. 추진위는 천도교중앙총부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등 3개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 이들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양해각서( MOU)를 체결, ‘사람, 다시 하늘이 되다’라는 주제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추진위는 우선 다음달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대강당에서 120주년 기념식을 열어 시대 과제 해결을 지향하는 동학정신과 실천 과제들을 선정 발표키로 했다. 이에 앞서 10일 오후 5시부터 분당 새마을운동연수원에서 전국 각지의 동학농민군 후손과 천도교 교인, 지역별 동학농민운동가, 시민 등 500명이 모여 전야제를 치른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역사, 평화, 미래’를 주제로 한 동학농민혁명문화축제를 진행한다. 이 자리는 일반 시민과 청년 학생들이 그동안 동학의 가치를 발굴 선양하는 데 힘써 온 세대들과 소통하면서 동학의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축제 한마당으로 펼쳐진다. 이와 관련해 동학농민혁명을 세계화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와 남북 공동행사도 준비한다. 우선 다음달 28, 2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는 한·중·일 3국을 비롯해 구미 각국의 동학 연구자들이 모여 동학농민혁명의 미래화를 위한 주제들을 놓고 발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천도교 주관으로 북한에서 개최를 추진 중인 남북공동행사도 주목받는 행사. 남북 천도교는 지난 7월 개성에서 만나 오는 17∼20일 평양과 해주에서 학술세미나를 열고 동학혁명 전적지를 함께 순례하기로 협의했지만 지난 6일 북한 조선천도교중앙위원회와 천도교청우당 측이 “공동행사는 어렵다”며 오는 10월 3일 자체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천도교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성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자고 제의했으나 아직 답신이 없는 상태다. 북한에서는 조선천도교중앙위원회와 천도교청우당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이념적 계승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천도교는 지난해부터 올해 120주년을 계기로 남북의 동학 후손들과 학자, 관련 단체 활동가들의 만남과 연대 교류를 본격적으로 벌이기 위해 준비해 왔다. 천도교는 특히 120주년 행사를 1회성의 기념행사가 아닌 지속 사업으로 연결시켜 나갈 계획이다. 오는 11월까지 일반 시민과 역사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국내외 동학관련 유적지를 방문하는 ‘동학기행’을 진행하는 한편 ‘동학시민강좌’를 서울·부산·대전·대구·남해에서 차례로 열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수창 전문가의견 “남근과시 욕망, 성적억압 심했을것”

    김수창 전문가의견 “남근과시 욕망, 성적억압 심했을것”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CCTV 일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그가 왜 황당한 행태를 보였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2일 한 매체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김수창 전 지검장이 평소 심한 스트레스와 성적 억압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과중한 스트레스를 정상적으로 풀어내지 못하자 일탈 행위에 나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 경찰학과 교수는 “외국 사례에 비춰볼 때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서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성적 일탈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지검장의 경우 이런 스트레스를 독특한 성적 취향으로 풀려던 것일 수 있고, 확인할 수는 없으나 어릴 때부터 성적 트라우마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품위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성적 억압이 상당히 심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 행동에는 통상 자기가 남성이고, 남근을 과시하고 싶은 남근기의 욕망이 내재돼 있다고 봤다. 정신과 전문의인 윤병문 마음과 마음 정신과 용인수지점 원장도 “노출증이 있는 사람은 정상적 생활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자신을 억제하지 못한다”면서 “성적 충동을 자위 등으로 해소해야 하며 이런 식으로 만족감을 얻고 나면 10명 중 3명은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공연음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변호사는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김수창 측 변호사는 “김수창 전 지검장은 현재 깊이 사죄하고 있다. 극도의 수치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수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법 절차를 따르겠다. 사건 당시 공황 상태로 일부 기억 안 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뒤 “전문가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김수창 전 지검장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CCTV 일치, 창피하겠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CCTV 일치, 높은 지위에 따른 높은 억압?’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길미 새 앨범 ‘투 페이스(2 Face)’ 쇼케이스 공연

    (영상)길미 새 앨범 ‘투 페이스(2 Face)’ 쇼케이스 공연

    가수 길미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클럽에서 정규 2집 ‘투 페이스(2 Face)’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가졌다. 2010년 7월 발매했던 첫 정규앨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길미의 정규 2집 ‘투페이스’는 2장의 CD로 구성된 이번 앨범 중 첫 번째 CD는 ‘셀프-아이덴티티(SeLF-IdentiTY)’, 두 번째는 CD는 ‘러브 이즈 오브이알(LuV es OvR)’이라는 타이틀로 확연하게 다른 장르색으로 완성했다. 길미는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트랙을 작사 또는 작곡으로 참여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보여줬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에 대해 길미는 “사람이 늘 행복할 수 없겠지만 제 음악적인 삶은 불만이 있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걸 가사로 풀어내다 보니 누군가를 공격하는 느낌의 가사가 나왔다. 하지만 가사를 쓰며 힐링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곡 작업을 하면서 마치 정신과에서 상담받는 듯 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날 길미는 타이틀곡 석세스(Success), 마이 턴(My turn)의 무대를 차례로 선보였다. 길미는 이날 두 번째 무대로 선보인 곡 ‘마이 턴’은 신나는 비트와 한 번만 들으면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특징으로 야구에 빗댄 재미있는 랩과 길미 특유의 가창력을 들을 수 있는 경쾌한 곡이다. 사진=더 팩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알츠하이머 걸린 엄마가 딸 이름 기억해내는 순간 ‘감동’

    알츠하이머 걸린 엄마가 딸 이름 기억해내는 순간 ‘감동’

    알츠하이머 환자인 엄마가 딸 이름을 기억해내는 감동적인 순간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의 알츠하이머 환자인 다프네 트레저(87)가 딸 켈리 군더슨의 이름을 기억해내는 순간을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알츠하이머(Alzheimer)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1907년 독일 정신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된 병이다. 1분 36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다프네와 켈리 모녀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다. 딸 켈리가 엄마 다프네에게 “당신은 누구의 엄마냐?”고 물어보지만 다프네는 딸을 알아보지 못한다. 켈리와 엄마의 대화가 이어지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의 처지에 눈물을 머금는다. 이어 켈리가 “내가 누구냐?”라 묻자 그녀는 “켈리”라고 정확히 대답한다. 엄마의 대답에 놀란 켈리가 몸을 세우며 “네, 엄마 저 켈리예요”라 말하자 그녀는 “음, 나는 켈리를 사랑해”라고 답변한다. 켈리가 좋아하는 모습에 그녀가 “그런데 내가 너를 켈리라고 부르지 않았니?”라 되묻자 켈리가 “네, 그랬어요”라고 대답하며 기뻐한다. 딸을 기억해 낸 그녀가 “나는 너를 사랑해, 켈리!”라 다시 말하자 켈리가 “저도 엄마를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서로 웃기 시작한다. 지난달 29일 딸 켈리 군더슨이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은 현재 240만 14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Kelly Gunderson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국장

    [공직 파워 열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국장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처 이름은 늘 바뀌어 왔다. 문화공보부, 문화부,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시대의 요구, 업무와 기능의 변화에 따라 변화무쌍한 변천이 있었다. 하지만 변함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문화’다. 체육 부문도 중요하고, 관광에 대한 기대 역시 적지 않다. 부처 명칭에서 ‘문화’가 빠지지 않은 이유는 간명하다. 단순히 대중문화의 부침에 따른 표류 또는 당장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 근본정신과 맞닿는 정책, 제도를 고민하고 수행해 온 업무가 그 핵심인 덕분이다. 문화정책국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에 있다. 문화가 특정 계층의 향유물이 되거나 창작과 향유가 서로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는 근본적 목표를 속 깊이 품고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문화정책국은 국민의 문화 복지 증진 및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 등에 관한 내용, 문화 진흥을 위한 국내외 연구기관 및 전문가의 협조 체계 구축, 국민의 문화적 창의성과 다양성 제고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문화가 특정 계층의 향유물로 박제화되지 않기 위한 물밑 노력과 더불어 ‘한류의 전초기지’로서 한국의 문화가 외국에 스며들 수 있는 역할을 맡는다. 저소득층 또는 농어촌 지역 등 문화 소외계층도 공연과 전시를 누릴 수 있도록 문화이용권 사업을 도입하는가 하면, 문학·공연 등이 직접 이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문화나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순간적 열풍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54개 나라에서 130여개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사의 보고가 될 수 있는 고구려, 삼국시대 등 한국 문화의 원형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다. 외국의 유력한 문화예술인을 초청해 한국을 몸으로 체험하게 하는 ‘문화동반자사업’도 2005년 이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역대 문화정책국장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히 권력과의 친소 관계로 설명할 수 없음이 명확해진다. 김대중 정부 시절 1999년 6월부터 2년 가까이 문화정책국장 업무를 맡았던 오지철 TV조선 사장 등이 있다. 오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냈고, 퇴임 뒤엔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문화재 관련 업무와 연관도 깊다. 이승규 전 서울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은 문화정책국장을 지낸 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문화재청 차장을 지내며 공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이 전 이사장을 이은 이성원 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은 2003년 6월부터 2006년 4월까지 꼬박 3년 가까이 문화정책국장 자리를 책임졌다. 최근 십수년간 최장수 문화정책국장이었다. 이후 문화재청 차장을 지낸 뒤 갓 출범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한국 바깥에 있는 문화재 환수를 위한 기초작업인 국외소재문화재의 현황 및 반출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연구, 국외소재문화재 환수·활용과 관련한 각종 전략·정책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청 산하 특수법인이다. 성남기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는 2006년 5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문화정책국장을 지냈다. 국립중앙도서관장을 지낸 뒤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를 역임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안전’과 ‘건강’ 키워드로 신문 보기/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옴부즈맨 칼럼] ‘안전’과 ‘건강’ 키워드로 신문 보기/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옴부즈맨은 신문의 전체적인 내용을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그러나 매일 매일 아이들과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필자는 종종 ‘교육적 시선’에서 신문을 보는 직업적 한계를 드러내곤 한다. 최근에 학생들과 신문활용교육(NIE)을 하면서 가장 관심이 가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제시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상당수 학생들이 ‘안전’과 ‘건강’을 손꼽았다. 세월호 참사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오늘은 이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울신문의 보도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TV나 신문 매체들이 지속적으로 안전을 키워드로 연속 기획이나 특집 보도를 다루고 있다. 이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인데, 서울신문에서도 기획 특집으로 사회의 안전망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신문의 ‘안전 보도’에 대해 3가지 방향의 생각을 제안해 본다. 첫째, 국민들이 겪는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트라우마나 불안, 혼란 등 ‘정신적인 안전’을 심층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청소년, 대학생, 사회 초년생, 중장년층, 노년층 등 생애주기별로 겪는 마음의 병이나 정신적 상처에 대해 초점화된 집중 조명이 필요하다. 또한 스트레스나 불안지수가 높은 직업군이나 계층에 대한 정신 건강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자살 시도(7월 30일)’, ‘군 정신 건강 및 우울증(8월 18일)’, ‘또래 생명 지킴이 교육(8월 20일)’ 등의 내용은 정신적인 안전의 문제를 인식하고 현실을 직시한 취재로 독자에게 매우 유의미하게 다가왔다. 둘째, ‘생활밀착형 안전’에 초점을 둬야 한다. 지난 5월 옴부즈맨 칼럼(섬세한 돋보기로 사회안전망 점검하는 신문 되길)에서도 주장한 바가 있지만, 가정의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집안 내 안전, 주변 긴급상황 발생 시 대처 요령, 일상생활에서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안전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등을 좀 더 밀착해서 다뤘으면 한다. 셋째, ‘지속 가능한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상상하지 못한 사회적인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다양한 재발방지 대책들이 논의되지만, 실상 정책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끈질긴 추적과 장기적인 조망이 필요하다. 연간 기획 차원에서 취재 목표와 일정을 큰 그림으로 그린 안전 취재를 시도했으면 좋겠다. 국민들의 정신과 마음, 그리고 신체가 모두 안전한 상태가 바로 ‘건강한 사회’라는 생각으로 건강과 관련된 우수 사례도 많이 제공해야 한다. ‘인내 배우고 꿈 설계… 중2병 없어요’(8월 19일), ‘따뜻한 배려, 아침빵에 아이들 마음 열렸어요-서울 중랑中 토스트 굽는 선생님들’(8월 20일), ‘학교폭력 해결은 모든 교사가 모든 학생 상담으로’(8월 21일) 등은 교육적 관점으로 볼 때 학생들 심신의 건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이들 사례로부터 우수한 점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안전’과 ‘건강’을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우리 학생들을 보면서 ‘문제 포착, 부조리 감시, 보완 및 발전을 위한 제안, 우수 사례 발굴 및 일반화’를 위해 서울신문이 사회적 책무를 더 강화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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