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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헌 블랙홀] 노무현 전 대통령 VS 박근혜 대통령 개헌 전문 비교

    [개헌 블랙홀] 노무현 전 대통령 VS 박근혜 대통령 개헌 전문 비교

    임기 말 최순실·우병우 의혹 등 대형 악재의 중심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헌’ 카드를 꺼내들면서 정치권이 또 다시 ‘개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야권에서는 과거 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참 나쁜 대통령, 개헌은 블랙홀”이라고 비판했던 점을 지적하며 박 대통령이 개헌을 정략적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2007년 1월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헌 제안 전문과 이날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전문을 함께 소개한다.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 개헌 제안 전문 국민 여러분,새해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올해는 ’87년 6월 민주항쟁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6월항쟁의 결실로 개정된 현행 헌법이 시행된 지 2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헌법은 국가와 공동체의 기본 규범이자 시대정신과 가치가 제도화된 틀입니다. 현행 헌법 아래 우리는 국민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고, 국민의 선택에 따라 정권을 교체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했습니다. 또한 권위주의와 특권구조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민주사회의 기틀을 완성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우리 헌법은 이제 새로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규범을 담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 때는 ‘내각제 개헌’이 공약으로 제시되었고,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양당의 후보 모두가 ‘임기 안에 국민의 뜻을 모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헌법은 대한민국 공동체의 최고 규범이므로 그 개정은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각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개헌을 주장하다 보면,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합의를 이루기도, 실현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개헌 주장과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진전되지 못했던 것은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고 시급한 과제에 집중해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합니다. ’87년 개헌과정에서 장기집권을 제도적으로 막고자 마련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제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비약적으로 제고되고 국민의 민주적 역량이 성숙한 오늘의 대한민국 현실에서 단임제가 추구했던 장기집권의 우려는 사라졌고, 오히려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임제는 무엇보다 대통령의 책임정치를 훼손합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이 다음 선거를 통해 평가받지 못하고, 또한 국가적 전략과제나 미래과제들이 일관성과 연속성을 갖고 추진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임기 후반기에는 책임있는 국정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임기 4년에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개정한다면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가적 전략과제에 대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제로 조정하면서, 현행 4년의 국회의원과 임기를 맞출 것을 제안합니다. 현행 5년의 대통령제 아래서는 임기 4년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수시로 치러지면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여 국정의 안정성을 약화시킵니다.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 일치 문제는 정치권, 학계, 시민사회, 국민들 사이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공론화되어왔고 합의 수준도 높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공약해왔고, 지금 여야의 정치 지도자들도 필요성을 말한 바 있고,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서도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하고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추진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차기 정부에서의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차기 국회의원은 2012년 5월에 임기가 만료되고, 차기 대통령은 2013년 2월에 임기가 만료되므로 단임 대통령의 임기를 1년 가깝게 줄이지 않으면 개헌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임기를 줄인다는 것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어느 쪽도 수용하기 어려우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 헌법상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특별히 줄이지 않고 개헌을 할 수 있는 기회는 20년 만에 한번 밖에 없습니다. 이번을 넘기면 다시 20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개헌을 제안하는 것은 어떤 정략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어떤 정략적인 의도도 없습니다. 대통령 4년 연임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개헌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어느 정치세력에게도 유리하거나 불리한 의제가 아닙니다. 누가 집권을 하든, 보다 책임있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지 당선만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있게 국정을 운영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개헌을 지지하는 것이 사리에 맞을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정치권의 논의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후보로서 그리고 당선자로서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 개헌 발의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금 당장 정치권 전체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해야 할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를 처리하지 않고 미루다가, 20년 만에 한번 오는 기회를 떠내려 보낸다는 것은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에게 이 제안을 드립니다. 저는 지금부터 국민 여러분과 여야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할 것입니다. 찬반 의견뿐만 아니라, 4년 연임제의 범위 안에서 바람직한 개헌의 내용에 관해서도 의견을 들을 것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권한과 의무를 행사하지 않아야 할 명백한 사유가 없는 한,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헌법이 부여한 개헌 발의권을 행사하고자 합니다.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고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 의제에 집중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국회의 의결과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완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21세기 새로운 한국을 위하여 권력구조 문제를 비롯하여 우리 헌법의 많은 부분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사실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개헌을 해놓지 않으면, 앞으로 20년 동안은 논의만 무성할 뿐, 개헌은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번 개헌이 이루어지고 나면, 이제 시기의 제한이 없이 우리 헌법을 손질하는 개헌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하지 않으면 세계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혁이 필요할 때 개혁을 이루는 것이 성공하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당장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셈할 일이 아닙니다. 셈을 하더라도 셈을 정확하게 하면 모두에게 이익만 있을 뿐, 누구에게도 손해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불합리한 제도는 고쳐서 합리적인 제도 위에서 다음 정부가 출범하여 보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책임있게 국정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정치권과 국민 여러분의 결단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1월 9일 대 통 령 노 무 현 ●2016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개헌 제안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반세기만에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하며 선진국의 문 앞에 서 있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4대 구조개혁으로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마지막 문턱을 넘기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앞서 말씀드린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지만 임기가 3년 8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일부 정책의 변화 또는 몇 개의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타파하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 정치는 대통령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다시 차기 대선이 시작되는 정치체제로 인해 극단적인 정쟁과 대결구도가 일상이 되어버렸고, 민생보다는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투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적 정책현안을 함께 토론하고 책임지는 정치는 실종되었습니다.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큽니다. 북한은 ‘몇 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수십 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고, 경제주체들은 5년 마다 바뀌는 정책들로 인하여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은 비단 현 정부 뿐만 아니라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으로 선출된 역대 대통령 모두가 되풀이해 왔습니다. 저 역시 지난 3년 8개월여 동안 이러한 문제를 절감해 왔지만, 엄중한 안보・경제 상황과 시급한 민생현안 과제들에 집중하기 위해 헌법 개정 논의를 미루어 왔습니다. 또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들이 더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개헌 논의 자체를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려 왔습니다. 하지만 고심 끝에, 이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한계를 어떻게든 큰 틀에서 풀어야 하고 저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개헌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국가운영의 큰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당면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더욱 중요하고, 제 임기 동안에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바로 서게 할 틀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을 국민의 대표이자 그동안 지속적으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셨고, 향후 개헌 추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실 국회의원 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판단 하에 오늘 국회 연설을 계기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현재의 헌법이 만들어진 1987년과 지금은 사회 환경 자체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으로 한국 사회의 인구지형과 사회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87년 헌법 당시에는 민주화라는 단일 가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가 혼재하는 복잡다기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1987년 때와 같이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헌안을 의결해야 할 국회의원 대부분이 개헌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역대 국회의장님들은 개헌 추진 자문기구를 만들어 개헌안을 발표하기도 했고, 20대 국회에서는 200명에 육박하는 의원님들이 모임까지 만들어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야의 많은 분들이 대통령이 나서달라고 요청했고, 국회 밖에서도 각계각층에서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국민들의 약 70%가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정 정치 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갈 수 없는 20대 국회의 여야 구도도 개헌을 논의하기에 좋은 토양이 될 것입니다. 1987년 개정되어 30년간 시행되어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되었습니다. 대립과 분열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 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구상하고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습니다.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 빠른 시간 안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합니다. 2016년 10월 24일 대 통 령 박 근 혜 정리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연예인병 아닌데… 공황장애, 편견이 더 아프다

    연예인병 아닌데… 공황장애, 편견이 더 아프다

    4050이 절반… 스트레스가 원인 공포·두려움에 신체 통증 동반 “정신과에 다녀온 기록이 드러나면 회사에서 소위 ‘미친놈’ 취급을 하죠. 직장을 8번이나 옮겨야 했습니다. 상담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고요. 공황장애는 돈 없으면 치료도 못 합니다.” 사회복지사 정민제(46)씨는 28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극심한 불안, 죽을 것 같은 공포, 미칠 것 같은 두려움 등에 빠지는 정신 질환이 공황장애다. 주로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데 때론 이유를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장박동 수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식은땀이나 떨림 등의 신체 증상도 동반한다. 지난 19일 정씨를 그가 일하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만났다. 그는 공황장애에 대해 공포 및 두려움 등 증상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 막대한 치료비와도 싸워야 하는 질환이라고 했다. 정씨에게 공황장애가 닥친 건 고교 2학년이던 1988년이었다. “슈퍼마켓에 가다가 갑자기 길바닥에 쓰러졌어요. 벼락을 맞은 줄 알았죠.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웠습니다. 땀이 줄줄 나고 온몸이 떨려서 일어나지도 못했어요. 결국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의사는 문제가 없다고 하더군요.” 어렵게 대학까지 마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공황장애는 그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공황으로 출근을 하지 못할 때마다 ‘정신의학과’ 진단서를 회사에 내야 했고,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동료들이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했다. “정신병으로 치료를 받으면 사회생활은 끝나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동료 복지사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듣기도 했죠. 그때마다 직장을 옮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배우 이병헌, 코미디언 정형돈, 방송인 김구라씨 등이 투병을 고백해 소위 ‘연예인병’으로 불리던 공황장애가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황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는 11만 1109명에 이른다. 4년 전인 2011년 6만 4685명보다 무려 71.8%가 늘었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그만큼 사회적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파악된 공황장애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3만 194명(27.2%)으로 가장 많았고 50대(2만 5861명·23.3%)와 30대(2만 1162명·19.0%)가 뒤를 이었다. 40~50대가 전체의 절반(50.5%)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년의 마음병’으로 일컬을 만도 하다. 전문가들은 일, 승진, 결혼, 자식 문제 등으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공황장애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극심한 공포로 나타나는 증상과 사회적 편견뿐 아니라 높은 진료비에도 고통을 받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서 기준 없는 공황장애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적정 수가를 정하는 한편 관련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황장애는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킨 뒤 인지행동치료로 치료한다. 인지행동치료란 인지치료와 행동치료를 뜻한다. 우선 인지치료로 공황장애가 죽는 병이 아니라는 점을 환자가 깨닫게 돕는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어도 실제 심장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려 주는 식이다. 행동치료는 환자가 두려워하는 특정한 행동을 반복해 두려움을 완화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급여 항목에 포함되지만 인지행동치료는 진료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공황장애 환자 김모(40)씨는 “200만원을 내고 일주일에 두 번씩, 총 12번의 인지행동치료를 받았는데 분명 효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워낙 치료비가 비싸니 원하는 만큼 치료를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종철 전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가 공황장애의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앞으로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는 적정 수가를 정하고 인지행동치료가 급여 항목에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수가가 너무 낮으면 의사들이 인지행동치료를 하지 않으려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희 메타연구소 원장은 “잠재적인 공황장애 환자가 적어도 200만명은 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환자 수에 비해 전문 치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인지행동치료가 의대 커리큘럼에 포함돼 있지 않은 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 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 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대마초, 정신분열증 위험 5배 높인다 (연구)

    대마초, 정신분열증 위험 5배 높인다 (연구)

    대마초를 피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라에 비해 정신분열을 앓을 위험이 5배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정신과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를 피울 때 뇌에서 생성되는 도파민 호르몬이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강한 정신질환이 발현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의 하나로, 활력과 행복의 호르몬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호르몬이 분비될 때 느끼는 행복한 감정은 일종의 중독성이 있어서, 마약이나 술, 담배, 게임 등의 중독을 유발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대마초를 피운 사람은 단 한번도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도파민의 자극을 강하게 받아 정신분열에 걸릴 위험이 5.2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정신분열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약물들보다 훨씬 높은 위험 수치다. 예컨대 환각제를 복용한 사람은 단 한번도 환각제를 복용해보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신분열이 나타날 위험이 1.9배 높다. 각성제의 일종인 암페타민은 정신분열의 위험을 1.24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마초 지지자들은 대마초가 정신건강을 헤칠 수 있다는 기존 주장에 대해, 대마초를 피우기 이전부터 이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반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덴마크 내에서 310만 명의 건강 기록을 재분석해 대마초와 정신분열 간의 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우리는 이미 정신분열이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대마초는 이 도파민의 수치를 눈에 띄게 끌어올림으로서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학규 정계복귀, 서울로 출발…“오후에 서울가서 말하겠다”

    손학규 정계복귀, 서울로 출발…“오후에 서울가서 말하겠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한다. 2014년 정계 은퇴 선언 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손 전 대표는 20일 전남 강진 백련사 인근 만덕산 토담집에서 “만덕산이 이제 내려가라 한다”며 하산했다. 이날 오전 7시쯤 잠자리에서 일어난 손학규는 지난 2년 2개월 동안 그랬듯 토담집 앞 계곡물을 받아 놓은 물로 냉수 세수를 하며 하산 준비를 시작했다. 하산길에는 수행원이 쇼핑백과 가방 하나에 담은 조촐한 짐만 옮기고 손 전 대표는 2014년 8월 강진 백련사 인근 만덕산 토담집을 찾았을 때처럼 다시 맨몸으로 나섰다. 부인 이윤영 여사와 토담집 앞 의자에서 차를 마시며 만덕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안개 낀 강진만의 풍광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손 전 대표는 혹시라도 잊힐까 봐 강진의 추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았다. 토담집 문을 하나하나 닫고, 흩어진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며 속세로 향하기 앞서 신발 끈을 조인 손 전 대표는 “그동안 고생했다”며 ‘순덕이·해피’라고 이름 지은 두 마리 개에게 마지막 밥을 주고 쓰다듬었다. 다시는 못 올지 모르는 2년여간 거처인 토담집을 나서면서는 집을 향해 멋쩍게 손을 흔들었다. 토담집에 딸린 재래식 화장실인 해우소 앞에서는 그동안 추억이 많은 듯 하산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만덕산 토담집에서 백련사로 향하는 15분간 하산길에서 손 전 대표는 “강진은 어머니의 자궁 같은 곳이고 다산의 정신과 선비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며 “또 민주화운동의 거점으로 과거 방문했던 경험을 떠올려 이곳을 거처로 정했었다”고 회고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는 “여기서는 말할 내용이 아니다”며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백련사에 도착한 손 전 대표는 대웅전에 들러 향을 피우고 두 손을 모아 절하며 불공을 올리기도 했다. 손 전 대표가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강진·영암군수 등과 50여명의 지지자, 그동안 신세를 진 백련사의 보살들과 두 손 잡으며 작별인사한 손 전 대표는 서울로 향하는 검은색 차 안에 몸을 실었다. 손 전 대표는 백련사 주지 스님과의 작별인사를 위한 통화를 하며 “2년 동안 만덕산 기슭에서 잘 지내고, 백련사에 신세를 많이졌다”며 “이제는 만덕산이 가라고 합니다. 이제 내려가야죠”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계복귀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엄청난 대한민국’의 本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엄청난 대한민국’의 本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가 집필하는 특별기획연재 ‘나, 우리, 대한민국’이 오늘부터 격주로 목요일자에 게재된다. 송 교수는 최근 저작을 통해 한 시대를 이끄는 역사의 동력은 무엇인가를 분석했다. 노 사회학자인 그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변혁을 가져오는 힘이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물리력에 기초한 강력한 리더십’이었다면 민주화 이후의 시대에서는 사회의 상층부를 구성하는 지도층의 책임 의식, 희생정신과 실천,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보았다. 송 교수의 특별기획연재는 첫 회의 ‘아, 우리 대한민국’처럼 작은 제목의 주제로 이어 나가며 앞으로 1년간 연재될 예정이다. 송 교수는 일련의 연재를 통해 한국 사회의 상층은 누구이며 급격한 경제발전에 따라 형성된 ‘뉴리치 뉴하이’의 실체를 분석하고 이들의 특혜와 책임을 따져 그들을 깨우쳐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역사에 있어 한 시대의 부침과 그 사회의 변동과 융성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양극화로 치닫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치유하는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늘 역사와 시대의 리얼리티와 그 속의 진실을 직시하고 날카롭게 분석하며 독특하고 재미나는 스토리를 엮어 나가는 송 교수의 연재물이 독자 여러분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으로 믿는다. 편집자주 이명박 정부 때 실세 중의 실세라는 한 의원이 일 년여의 외유에서 돌아와서 강연을 했다. “내가 외국에 나가 보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엄청나더라. 국위가 그렇게 높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는 그 이유를 3가지를 들어 간단히 설명했다. “첫째로 오랜 기간 독재 치하에서 벌였던 꾸준한 민주화 운동이고, 두 번째로는 끈질긴 노동운동이고, 세 번째로는 기업들이 열심히 일해 주어서였다.” 강연이 끝나고 난 뒤 그 의원과 친교가 있는 내 제자 의원에게 그 의원과 함께하는 자리를 한번 마련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나는 단도직입으로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의원 말대로 그렇게 ‘엄청난 나라’가 된 데는 두 사람의 탁월한 지도자와 두 부류의 뛰어난 조직이 있어서라고 했다. 두 사람의 지도자는 이승만과 박정희이고, 두 부류의 조직은 기업과 군대다. 우리 기업에 대해선 저번 강연에서 의원도 말한 바 있다. 의원이 그날 말한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공헌이 크다 해도, 그 공헌은 본(本)이 아니고 말(末)이다. 앞의 본이 되는 공헌이 있어서 뒤의 말 또한 공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도자로 이승만과 박정희 두 대통령은 아무리 과(過)가 있다 하여도 그 공(功)은 우리의 축복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있어 우리를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열에 올리고, 6·25전쟁에서 살아남게 하고, 한·미 동맹을 공고화해서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기틀이 잡혔다. 이승만 아닌 다른 분이 대통령이었다면 6·25나 한·미 동맹은 차치하고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를 알았겠는가. 당시 정치 지도자들 중 자유민주주의가 어떤 이념, 어떤 제도인지 글을 통해 어렴풋이 아는 사람은 있었어도, 그 자유민주주의를 몸소 체험하고 체득해서 그 실체를 진정으로 아는 지도자는 없었다. 오직 이승만 대통령만이 독보적이며 유일무이였다. 아직도 김구 선생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분명 김구 선생은 독립운동을 이끈 민족의 대 지도자다. 그러나 김구 선생은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해 본 적도 없고 공부해 본 일도 없다. 6·25가 일어나던 바로 전해, 이북에 가서 김일성을 만나고 온 김구 선생이 당시 자유중국 초대 주한 공사 류위완(劉語萬)에게 한 말이 지금도 기록에 명백히 남아 있다. “내가 이북에 가서 이북 실정을 보니 이남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 무엇보다 김일성이 엄청난 군대를 양성해 놓고 무기도 엄청났었다. 지금부터 김일성이 가만히 있고 이남에서 온 힘을 다해 3년 동안 군대를 기른다 해도 김일성 군대에 맞설 수가 없다. 김일성이 틀림없이 그 강군을 몰아 쳐내려올 것이고 이남은 속수무책으로 인민공화국 치하로 들어간다. 그런 대한민국 그런 이승만 정부에 내가 어떻게 협조할 수 있겠는가.” 당시 정치 지도자들 중 김구 선생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몇이나 되었겠으며, 있다 해도 그 누가 유엔군을 불러오고, 미군을 남의 나라에서 제 나라 전쟁하듯 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산업화는 아무 지도자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960년대 140개가 넘는 신생국 중에서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는 유일하게 우리뿐이었다. 자원도 풍부하고 자본도 기술도 우리에 비할 바 아니었던 많은 신생국들이 어째서 산업화에 성공하지 못했는가. 1960년대 내가 기자로 뛸 때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온 기자들이 한결같이 “필리핀 천국이더라. 마닐라 천국이더라”라고 했다. 그때 필리핀의 연 국민소득이 우리의 3배인 240달러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90년대 초 우리 GDP는 필리핀의 8배가 되었다. 우리보다 3배 잘살던 나라가 8분의1 수준으로 못사니, 필리핀 GDP가 1배 늘어날 때 우리는 24배 늘어났다는 것이다. 필리핀만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 대다수가 우리와 필리핀 격차만큼 컸다. 1994년 싱가포르대학에서 열린 ‘아시아 경제사회 전략회의’라는 학술 콘퍼런스에 참가했을 때 각국에서 온 경제·사회학자들이 한국이 그렇게 발전한 이유가 뭣인지를 따졌다. 나는 교육열이 높은 우리의 유교문화를 주요인으로 해서 페이퍼를 발표했다. 그러나 다른 모든 학자들이 교육열은 한국만 높은 것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 모두의 공통이라 했다. 그때 인도에서 온 경제학자가 말했다. “나는 그 답을 안다. 바로 박정희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처럼 산업화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독재는 경험하지 않았다”고 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른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경제도 뒤떨어지고 독재도 경험했다”고 말해 한동안 분위기가 침잠했다. 1950년대는 물론 60년대와 70년대 초까지도 사실 우리 기업은 국제적으로 ‘구멍가게’였다. 국가자본주의 정경 유착은 피할 수 없었다. 기업에 대한 질타, 반기업 정서도 자연발로적이었다. 그것을 뚫고 지난 세기 1980년대를 넘어 오늘날, 이런 기업들이 있어 무역 1조 달러,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들어가는 나라가 됐다. 이런 기업들을 만든 이병철, 정주영, 구인회, 박태준 등 그 이름을 이루 다 들먹일 수 없을 만큼 많은 우리 기업인들은 참으로 위대했다. 대학가는 매일같이 최루탄이 터지고 거리마다 민주화 운동이 치열했지만 기업들은 한 길로 부를 증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였다. 그래서 지금의 이 ‘엄청난’ 대한민국이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군(軍)다운 군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오직 지금의 군대가 군대다. 정확히는 6·25를 거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구 군대와 같은 군대를 만들어 냈다. 조선조 500년은 문치(文治)의 나라였다. 적으로부터 국가를 지켜 낼 정규군 직업군(professional soldier)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 낭인(人)조폭이 궁 안으로 들어와 한 나라의 왕비를 죽여도 속수무책이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교과서에서는 국가 구성의 3요소로 영토와 국민과 주권을 든다. 그러나 현대의 다원사회에서는 그런 구성 요소를 가진 ‘국가’는 한 나라 안에서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학도 기업도 병원도,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도 모두 그들만이 점유하는 땅(영토)이 있고 그들만이 가진 구성원(국민)이 있고 그들만의 정책 혹은 의사 결정권(주권)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 집단 혹은 조직과 대한민국은 무엇이 다른가. 단 하나, 대포와 기관총을 가진 군대가 없는 것이다. 현대국가의 정의는 ‘적나라한 물리력의 독점체’다. 국가만이 적나라한 물리력, 곧 군대를 가질 수 있다. 그런 군대를 역사적으로 가져 보지 못한 우리는 그런 군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국가가 아니었다. 6·25를 겪으면서 그런 군대를 가졌고, 명실공히 ‘현대국가’가 되었다. 지금 우리군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가져 보는 가장 조직화된(well-organized) 조직이고, 가장 전투력이 센(well-combative) 조직이며, 가장 효과적으로(well-effective) 기능하는 조직이다. 처음부터 우리 군의 놀라운 점은 6·25 사상 가장 격렬하고 처참했던 낙동강 중류의 그 유명한 다부동 전투에서 백선엽 장군이 이끄는 신참병이나 다름없던 우리 군대가 김구 선생이 그렇게 놀라워했던 김일성 군대를 완전히 격파하고 임시수도 대구를 지켜 낸 것이다. 다부동 전투(1950년 8월 1~23일)는 김일성이 3만 명의 정예병을 총집결해 8월 15일까지 대구를 점령한다는 총공격령에 따라 치러진 전투다. 이 전투를 고비로 북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런 군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어떤 국가든 선진국이 되는 데는 5단계를 거친다. 먼저 중앙정부가 있는 국가가 만들어지고 (이를 state-building이라 한다), 그 다음 국민이 형성되고(nation-building), 그리고 산업화해서 경제가 발전해야 하고(economic-development), 그런 다음에 민주주의 국가가 된다(democratization). 그리고 복지국가(wellfare state)로 들어간다. 우리는 지금 두 분의 지도자와 두 부류의 조직에 의해 복지국가의 초기 단계에 들어서 있다. 현재는 역사를 바로 알아야 바로 보인다. 지식의 뿌리며 줄기는 내 왜곡된 주관이 아니라 내 의식의 객관화에서 만들어진다. 송복(79) 명예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 졸 ▲서울신문 기자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미국 아이오와, 워싱턴대 객원 교수 ▲저서 : ‘한국사회의 갈등구조’ ‘동양적 가치란 무엇인가’ ‘열린사회와 보수’ ‘특혜와 책임’ 등 다수
  • SNS 폭언에 목숨 끊은 중학생…학교폭력 낙인의 희생양돼

    SNS 폭언에 목숨 끊은 중학생…학교폭력 낙인의 희생양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동급생에게 폭언과 욕설을 들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은 스스로 학교 폭력 신고을 하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꼬리표처럼 지긋지긋하게 따라 다니는 학교 폭력의 희생양이 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인천 중부경찰서와 유족에 따르면 17일 오후 인천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교 3학년생 A(15)군은 지난달 같은 학교 다른 반 동급생인 B(15)군으로부터 폭언을 듣고 깊은 마음의 상처를 얻었다. 유족이 확보한 휴대전화 녹취파일 분량은 6분이었다. 그 파일에는 B군이 “싸우자 그냥. 왜 까불어 짜증 나게. 엄마 없잖아. X새끼야. 엄마도 없는 애가 까부냐고. 아비랑 왜 같이 살아. 아빠랑 같이 합의금 사기 치니깐 좋아”라고 지속적으로 윽박지르는 목소리가 담겼다. A군은 잔뜩 위축된 음성으로 “왜 싸워야 하느냐”고만 대답했다. B군은 “학교 가기 전에 동인천 북광장에서 내리지. 내가 그리로 갈게. 너 때리러 간다니깐 X신아. 내가 애들 데리고 갈 테니까 합의금 더 받고 싶으면 애들한테 맞든가 학교에 가서 신고해. 경찰서에 가든가. 합의금 그런 거 안 무서워. 나 빵(구치소)에 가면 되니깐”이라고 계속 몰아붙였다. B군과 함께 있던 또 다른 중학생도 전화를 바꿔 A군에게 욕설과 협박을 했다. 폭력에 시달리던 A군은 지금의 학교로 전학가기 전인 올해 4월 혼자 경찰서에 찾아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인근 병원에 열흘간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유족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학교 측에 알려봐도 결국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전학 간 학교까지 다 퍼져 괴롭힘이 끊이지 않으니까 고등학교는 아예 지방으로 진학시키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군은 인천의 다른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당해 올해 5월 27일 지금의 학교로 전학했다. B군은 추석 연휴인 9월 14일 A군의 페이스북에 과거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거론하며 “찌질한데 여자친구도 있느냐”고 놀렸고, A군은 다음 날 학생부의 학교폭력 담당 교사에게 신고했다. A군은 지난 17일 오후 7시쯤 집에서 5분 거리인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잠금 상태인 A군의 스마트폰을 풀어 메시지 송·수신 내역을 확인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거침없는 ‘우주굴기’… 8년 후 우주정거장 단독 보유국?

    中 거침없는 ‘우주굴기’… 8년 후 우주정거장 단독 보유국?

    30일간 머물며 우주 체류 실험 美·러 ISS는 2024년까지 운영 중국이 17일 7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 우주선은 지난달 15일 발사된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와 이틀 뒤 도킹한다. 선저우 11호와 톈궁 2호의 도킹은 2022년 완성 예정인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프로젝트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선저우 11호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중국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 2호 FY11 로켓에 탑재돼 발사됐다. 발사 9분 뒤에 로켓과 분리된 우주선이 궤도에 진입하자 중국 당국은 성공을 선언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우주인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중국 전역이 환호했다. 중국 유인우주선 비행 최장 기간인 33일 동안 우주비행을 하고 귀환하는 선저우 11호에는 징하이펑(景海鵬·50·소장)과 천둥(陳冬·38·상교) 등 2명의 남자 우주인이 탑승했다. 둘 다 인민해방군 우주부대 소속 군인이다. 징하이펑은 이번이 세 번째 우주 비행이다. 이들은 톈궁 2호에서 30일간 머물며 우주 실험을 할 계획이다. 우주인의 생활, 작업, 건강 유지 등 우주 체류에 필요한 각종 실험과 우주의학, 공간과학실험, 공간응용기술, 수리유지기술 등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다. 두 우주인은 우주에서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를 한다. 주식, 부식, 간식, 음료, 영양제 등 우주식(食) 100여종을 챙겨갔다. 건강관리를 위해 자전거와 고무밴드도 선저우 11호에 실었다. 지구의 의료센터는 원격으로 우주인의 생리지표와 심폐기능 검사를 실시한다. 증강현실(AR) 기술에 기반한 심리치료시스템도 활용하며, 정신과 전문의 상담은 물론 가족들과 교류도 가능하다. 특히 이들은 신화통신의 우주 특파원으로 활약하며 이메일로 기사를 전송할 계획이다. 중국은 1999년 선저우 1호 발사 이후 지금까지 11차례에 걸쳐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1∼4호는 우주인 탑승 없이 발사됐으며, 2003년 선저우 5호에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가 탑승했다. 중국은 2018년에 우주정거장 건설에 필요한 실험용 핵심 모듈을 발사한 뒤 2022년 20t 중량의 우주정거장을 완성해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까지만 운용된다는 점에서 중국이 2022년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면 2024년 이후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나폴레옹과 알기 쉬운 법/제정부 법제처장

    [월요 정책마당] 나폴레옹과 알기 쉬운 법/제정부 법제처장

    10월의 역사적 사건들 중에 나폴레옹과 관련된 사건이 문득 생각난다.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후 대서양 한가운데 있는 외딴섬, 세인트 헬레나에 유배된 때가 바로 1815년 10월 15일이다. 이 섬에서 그는 회고록을 정리하였는데 여기에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폴레옹을 탁월한 군인이자 정치가로 기억하지만, 막상 본인은 나폴레옹 법전(Code Napoleon)의 편찬을 가장 큰 업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나폴레옹은 법률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전 편찬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어려운 단어와 문장에 대해 같은 의미를 가지면서 보다 알기 쉬운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반영하였다고 한다. 법제처는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령을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노력해 왔다. ‘계출(屆出)하다’를 ‘신고하다’로, ‘중서’(中敍)를 ‘중복 수여’로, ‘인상채득’(印象採得)은 ‘치아 본뜨기’로, ‘구거’(溝渠)는 ‘도랑’으로 고치는 등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표현,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 등이 있는 4000건이 넘는 법령을 보다 쉽게 정비하였다. 최근에는 이러한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의 대상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까지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차별적이거나 권위적인 용어와 의료 분야 등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법령용어도 이해하기 쉽게 고쳐 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나오는 ‘자동제세동기’(自動除細動器)를 ‘자동심장충격기’로 고친 것이다. 작년 1월에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승객을 역무원들과 다른 승객들이 도와 살렸다는 훈훈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에 따르면, 처음에 역무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음에도 환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는데, 그때 마침 한 여성이 지하철역에 있는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오라고 소리쳤고 결국 이를 이용한 응급조치 덕분에 생명을 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 여성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으로 자동제세동기의 용도를 잘 알고 있어서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사실 지하철역마다 갖춰져 있는 ‘자동제세동기’의 이름은 너무 전문적이어서 일반인들이 응급상황에서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한 법령 용어라면 더 쉬운 말을 쓸 필요가 있다. 나폴레옹 법전은 프랑스의 대문호 스탕달이 문장 연습을 위해 매일 읽었다는 일화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쉽고 간결한 문체로 쓰였다. 이 법전은 세계 3대 법전의 하나인 로마법대전(Corpus Juris Civils)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당대 최고의 법학자들에게 명하여 로마법대전을 만들면서,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일반인들이 법률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라틴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라틴어와 그리스어 두 가지 언어로 로마법대전을 편찬하였다는 것이다. 소수 법률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 국민의 법이 되게 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법제처가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의 기본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키고 혜택을 누리려면 법을 잘 알 수 있어야 한다. 한글날이 있는 10월에 세종대왕께서 백성이 그 뜻을 쉽게 펴도록 하기 위해 한글을 만드신 것처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알기 쉬운 법을 만드는 데 법제처가 앞장서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 [제3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무자식이 상팔자인 시대… 모성·돌봄의 가치 회복시켜야”

    [제3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무자식이 상팔자인 시대… 모성·돌봄의 가치 회복시켜야”

    한국의 총인구는 현재 5062만명에서 2030년 5216만명까지 늘었다가 2040년 5109만명으로 추락한다. 65세 이상은 2030년 24.3%, 2040년 32.3%로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통계청이 낸 ‘2015 한국사회 지표’를 통해 내다본 미래다. 우리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할 저출산·고령사회 문제에 대한 지혜를 모으고자 서울신문은 제3회 정책포럼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가족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토크 콘서트를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지난 14일 개최했다.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앞 서울마당에서 오간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지상 중계한다. 이영애 월간지방자치 대표 편집인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에는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신의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오규석 부산 기장군 군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영애 월간지방자치 대표 편집인(이하 이) 왜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됐나. -신의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이하 신) 1991년 전공의 과정을 하며 큰아이를 낳았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아이를 키웠다. ‘도대체 세금은 어디에 쓰고 있을까. 10년 후에는 우리나라 여성 누구도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저출산 1위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까닭은 주거와 일자리 불안 등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모성과 돌봄의 가치를 철저히 외면해온 탓이 크다. -이 젊은이들이 늦게 결혼하거나 안 하려는 이유는 뭘까.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이하 조) 내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대학만 들어가면 길이 보였다. 1972년 100만명이 태어났고 이 중 38%가 대학에 진학했으며, 졸업하면 38만명분의 일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1985년생은 70~80%가 대학에 진학했고 64만명이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불과 10년 만에 64만명의 대졸자 일자리가 필요해졌다. 대학에 가면 취업에 성공한다는 공식은 깨졌고 젊은이들은 혼인을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이하 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오니 저출산 문제가 생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게 이득인 사회로 바꿔가야 한다. -이 결혼 문화만 해결하면 출산율이 높아질까. -신 아이를 낳아본 경험에 비춰보면 결혼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지만 자녀를 갖는 순간 마음고생, 몸고생이다. 사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지금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이 객석의 얘기를 들어보겠다. 결혼을 안 하는 이유가 뭔가. -시민 양태석(31) 집값이 너무 비싸다. 정부에서 집 문제를 해결해주면 결혼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민 김지인(37)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심적으로 공허해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지만,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누구의 도움을 받아 양육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 -오 공감한다. 예전에는 4대가 모여 살아 자녀 양육에 걱정이 없었다. 저출산 문제가 생긴 것은 대가족이 붕괴한 탓도 크다. 양육을 담당할 사회적 기반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신 젊은이의 가족 문화를 보면 남성우월주의가 은근히 많다. 진료하면서 가부장적 문화 때문에 우울증에 빠진 어머니를 많이 만나봤다. 이런 가족에는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라도 아버지가 자녀를 꼭 돌보고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음 진료 시간에 와서 이야기해달라는 진단을 내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버지가 이 작은 약속도 지키지 못한다. -오 부산에선 최근 ‘친정엄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임신·출산·육아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별로 친정 엄마가 하는 역할을 행정에서 담당하는 것이다. 출산·육아와 관련한 인프라만 잘 구축돼도 사회가 아이를 함께 키우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 미래 어떤 가족 문화가 자리잡혔으면 하나. -신 행복하게 자란 아이가 나중에 자기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행복 지수는 너무 낮다. 행복한 유년을 만드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아버지가 적어도 하루에 1시간 이상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조 정부 정책은 너무 근시안적이다. 정부가 정말 저출산이 위기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베트남에선 아이들이 음식점에서 정신없이 놀아도 말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내 아이가 식당에서 노는 것은 괜찮아도 남의 아이가 노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우리 국민이 정말 아이를 좋아하는 게 맞는가 의구심이 든다. 아이를 좋아하는 국민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해봤으면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살해 위협·성폭력·고용불안… ‘복지사각’ 사회복지사

    살해 위협·성폭력·고용불안… ‘복지사각’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가 자신을 해코지한다고 믿고 매일 ‘총으로 너와 네 가족을 쏴 죽이고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노숙인 때문에 복지관의 모든 직원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입니다. 경찰도 뾰족한 수는 없다고 하니 그냥 피하는데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두렵죠.”(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김모(29)씨) “5년 전에 충동조절 장애와 정신질환 증세가 있는 행인의 정신 상태를 파악하려다 그 사람이 휘두르는 흉기에 찔릴 뻔했어요. 자살 고위험군 중에는 알코올 중독이나 각종 정신과적 질환이 있는 시민이 많다 보니 신변의 위협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사회복지사 고모(39)씨) 우리 사회의 약자를 보듬고 있는 주역인 사회복지사들이 정작 자신들은 복지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하는 도중 폭언·폭행·성추행 등 신변의 위협을 받을 뿐 아니라 퇴직금 한 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지난해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전국의 사회복지사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회복지사는 635명으로 20.5%였다. 43.6%인 1365명은 욕설 또는 저주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복지사 가운데 73.9%에 이르는 여성 사회복지사들은 폭력에 더 취약하다. 13년간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 최근 사표를 낸 김모(37·여)씨는 “복지에 대한 정부의 기준이 강화되면서 몇몇 복지대상자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적이 있는데 한 남성이 복지관에 도끼를 들고 나타나 행패를 부려 겁에 질린 적이 있다”며 “여성 복지사가 방문하면 음담패설을 하거나 신체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보란 듯이 방문을 연 채 속옷을 갈아입는 남성도 있었다”고 16일 말했다. 지난해 사회복지사 자격증 발급건수(누계)는 78만 9071건에 이르지만 만성적인 고용 불안은 여전히 문제다. 한 정신보건분야 사회복지사는 “자치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센터에서 10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강요당했다”며 “퇴직금을 안 주려는 꼼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위탁 센터에서는 육아휴직 중인 복지사에게 ‘이달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퇴사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하고 호봉이 높아 월급이 많아진 복지사에게 은밀히 퇴직을 강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복지시설들은 국가의 지원금이 실질적으로 매년 줄어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경기도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강모(36·여)씨는 “지난해 정부 지원금은 월 30만원 올랐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2명의 복지사 인건비가 각각 10만원 올랐고, 물가 인상까지 감안하면 적자”라고 주장했다. 이곳에서 사회복지사가 받는 월급은 150만원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복지사의 임금이 복지시설의 형태, 운영 주체별로 크게 차이 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차등 지원을 통해 이 격차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생중계 다시보기] 제3회 서울신문정책포럼 -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가족정책, 어디로 가야하나

    [생중계 다시보기] 제3회 서울신문정책포럼 -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가족정책, 어디로 가야하나

    최근 노인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우리나라의 노령화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을 넘어섰다. 지난해 유소년 인구 100명당 노인 인구 비율인 노령화 지수는 94.1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88.7)보다 5.4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사상 최대 상승폭이다. 또한‘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2008년 68.0%에서 2014년에는 56.8%로 감소세를 보였다. 혼인건수도 최근 3년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가족정책 마련이 시급한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신문은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앞 서울마당에서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가족정책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제3회 서울신문 정책포럼’(후원 문화체육관광부)을 개최했다. 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대표 편집인이 진행을 맡고, 신의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와 오규석 부산광역시 기장군수,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가 패널로 참가해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김영우 “군 면제자에게 병역세 부과” 주장…국방부 “긍정적 검토”

    김영우 “군 면제자에게 병역세 부과” 주장…국방부 “긍정적 검토”

    김영우(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장이 군 면제자에게 병역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14일 국방위 종합감사에서 “대한민국은 정전 상태의 나라이고,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과 대남 도발 위협이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 국민이 함께 나눠서 져야 할 국방의 의무에 대해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라며 이런 방안을 제안했다. 정치권에서 현역 의원이 병역세 도입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헌법도 모든 국민에게 국방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방의 의무, 병역 의무에 대해 우리 사회의 인식과 불만, 해법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단순 병역세 도입 외에도 대체복무, 여성의 의무 복무 편입 등 다양한 방향으로 ‘병역 의무 불평등’을 보완하는 방안들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는 우리와 똑같이 징병제도인데, 병역 면제자에 대해서는 10년 동안 과세소득 3%에 해당하는 병역세를 납부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는 병역 의무를 다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 갈등으로 오랫동안 홍역을 치러왔고, 국방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한 사람들이 갖는 상대적인 박탈감도 크다”고 지적했다. 또 “병역세를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안보평화기금을 조성해 군사시설 밀집지역, 예컨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 군 비행장, 군부대 밀집 지역에 대한 지원과 현역병 복지 사업에 쓸 수 있다면 지역 간 갈등과 사회적 갈등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병역세가 마련된다 해도 사실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국방 의무를 온 국민이 다 같이 지고 동참한다는 것에 주안점이 있다”면서 “물론 현저한 신체적 장애로 최소한의 소득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당연히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병역 의무의 형평성 제고와 사회 갈등 치유 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시행에 앞서 기재부 등의 여러 의견을 들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박창명 병무청장은 “병역 의무의 형평성 차원에서, 병역 면탈에 (대한 대책으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더욱 적극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여성도 헌법상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어 병역세를 내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고 보지만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그는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에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나는 온 국민이 국방에 참여한다고 하는 헌법의 정신과 가치가 지켜지는 게 원칙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의 노래는 귀를 위한 시”…노벨 문학상에 밥 딜런 ‘파격’

    “그의 노래는 귀를 위한 시”…노벨 문학상에 밥 딜런 ‘파격’

    올해 노벨 문학상이 ‘파격’과 ‘반전’의 드라마를 선택했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 화가인 ‘음유 시인’ 밥 딜런(75)이 기성 문인들을 제치고 상을 거머쥐었다. 음악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수상은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이다. 13일 오후(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밥 딜런의 노래는 청각을 위한 시”라며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에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밥 딜런은 영어권의 위대한 시인으로 54년간 스스로를 끊임없이 경신해 왔다”며 “50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고대 그리스의 음유 시인 호메로스와 사포도 공연을 올리기 위해 시적인 작품을 썼다. 밥 딜런도 그들과 같다”고 상찬했다. 시대에 대한 비판 정신과 깊이 있는 사유, 독창적인 표현으로 대중음악의 가사를 문학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그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것은 1997년부터였다. 이날 ‘의외의 인물’인 밥 딜런이 호명되자 기자회견장에 있던 기자들은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내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다. 시에 대한 딜런의 애정은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 1941년 미국 미네소타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열 살 때부터 시를 썼다. 본명(로버트 앨런 지머맨) 대신 영국 시인 딜런 토머스에서 ‘딜런’이라는 이름을 따 예명으로 삼았다. 피아노와 하모니카, 기타는 독학으로 익혔다. 1959년 미네소타대학에 입학했다 1961년 중퇴한 그는 뉴욕 클럽들을 전전하다 데뷔했다. ‘블로잉 인 더 윈드’,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등 수려한 가사를 담은 대표곡들은 1960~70년대 반전운동과 맞물려 저항음악의 표상으로 사랑받았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0억 3000만원)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양향자 “한선교, 정신과 치료 필요”…유은혜 의원에 “내가 그렇게 좋아?” 논란

    양향자 “한선교, 정신과 치료 필요”…유은혜 의원에 “내가 그렇게 좋아?” 논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에게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선교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스스로 통제 불능인 상습적 폭력과 성희롱 발언은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새누리당과 국회는 출당 및 의원직 제명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도중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인 유은혜 의원을 향해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반말로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유 의원에게 사과했지만, 유 의원은 한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할 계획이다. 유 의원은 별도 입장자료를 내고서 “명백한 성희롱 발언으로, 대단히 불쾌하다”며 “국회 윤리위에 한 의원을 제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트위터에서 “한 의원은 본인도 인정한, 동료의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에 대해 의원직을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한 의원을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전남 담양군은 ‘한국의 죽향(竹鄕), 대나무 고을’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가 유명하다. 마을 있는 곳에 어김없이 대밭이 펼쳐져 있고 댓잎 바람 소리 들리는 곳에 마을이 있다. 대나무와 관련한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녀 군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평가받는다. 조선 중기 국문학사를 찬란하게 꽃피도록 한 송순을 비롯해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선생 등 수많은 문인들이 터를 잡고 주옥같은 가사문학 작품을 남겼다. 한국가사문학관을 만들어 관련 유물과 유적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한다. 군은 죽세공예품으로만 인식하던 대나무를 환경·인문학·산업 가치 등으로 부각시켜 관광자원화하며 담양의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지구적 과제인 기후변화대응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한국대나무박물관을 만들었고 지난해 지구촌 최초의 대나무 소재 박람회이자 군 단위 첫 국제박람회인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개최해 관람객 104만명이 찾았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숲맑은 생태도시’로 거듭나며 연간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 >>볼거리 ●탁 트인 호수 품은 ‘추월산 용마루길’ 담양호 지붕 위로 난 수평마루 같은 둘레길이다. 탁 트인 호수가 품 안에 쏙 들어오고, 나무데크와 흙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여름에는 절벽폭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린다. 용마루길은 담양호의 수려한 전경과 추월산, 금성산성 등의 경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수변산책 코스다. 추월산은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다. 추월산 주차장 맞은편이 용마루길 입구다. 길이는 3.9㎞다. 이 가운데 나무데크가 2.2㎞, 흙 산책로가 1.7㎞다.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행정자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고 39억원을 들여 조성된 길로 2012년 착공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담양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용마루길과 연계한 등산로 ‘수행자의 길’ 3.48㎞를 개설해 관광객들이 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구간마다 특색 있는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 등을 설치했다. ●담양의 작은 유럽 메타프로방스 마을 담양읍 학동리 일대 13만 5000여㎡에 오는 12월 전체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는 마을이다. 상가와 펜션, 음식점, 가족호텔 등이 들어선다. ‘메타’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바 있는 메타세쿼이아에서 땄고,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동부 지역 이름이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축물, 알록달록한 벽과 창틀 등 건물마다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색감, 그에 더해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건물들이 메타세쿼이아 풍광과 연결돼 ‘담양 속의 작은 유럽마을’로 각광받는다. 메타프로방스는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며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체험 공간이며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시설이다.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방송과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면서 일부 개장했는데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3대 자연유산 삼인산·추월산·담양호 최근에는 체험위주의 관광에서 스토리를 찾아가는 여행이 트렌드다. 담양군도 이에 맞게 관광자원 가운데 전해 내려오는 설화나 민담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삼인산’, ‘추월산’, ‘담양호’ 등 지역의 대표적인 3대 자연유산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삼인산은 수북 들녘에서 바라다보면 뾰족한 산의 형상이 피라미드를 닮았다 해서 ‘담양의 피라미드’로 통한다. 추월산(731m)은 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를 닮았다 해서 와불산으로도 불린다. 추월산은 가을에 올라야 참맛을 볼 수 있다는 이름 그대로 한국관광공사가 ‘10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뒤덮였고 정상 언저리 절벽에는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보리암이 있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가 나무로 만든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내 앉은 자리에 사찰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세 곳이 바로 장성군의 백양사와 순천시의 송광사, 담양의 보리암이다. 전남도 기념물 4호다. 추월산과 용추봉을 흘러내린 물이 만든 담양호는 1976년에 완공한 거대한 인공호수다. 제방길이 316m, 높이 46m로 담양평야와 장성군 진원면, 남면의 농토를 적셔주는 농업용수원으로 영산강의 시원이다. 담양호는 달그림자가 드리울 만큼 깨끗하고, 형상은 용을 닮았다. 추월산 관광단지와 금성산성, 가마골 등 울창한 숲과 수려한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볼 수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이국적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담양은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드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도 유명하다. 멀리서 보면 옹기종기 줄을 서서 모여 앉은 요정들 같기도 하고 장난감 나라의 꼬마열차 같기도 하다. 길 가운데에서 쳐다보면 영락없는 영국 근위병들이 사열하는 모습이다. 질서정연하게 사열하면서 외지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지이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량됐고 담양군에서는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게 지금은 하늘을 덮는 울창한 가로수로 자라났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곳이다. 초록빛 동굴을 통과하다 보면 이곳을 왜 ‘꿈의 드라이브코스’라 부르는지 실감한다. 무려 8.5 ㎞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잡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저마다 짙푸른 가지를 뻗치고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묶어둔다. 메타세쿼이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향기에 매료돼 꼭 삼림욕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기사 김상경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댓잎 사각사각… 힐링 원하면 ‘죽녹원’ 관방제림과 영산강 시원인 담양천을 끼는 향교를 지나면 바로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 죽녹원이다. 죽림욕장으로 인기가 많다.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었던 몸을 풀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친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어느 순간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이 보이고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한다. 죽로차 한 잔으로 목을 적시고 대나무와 댓잎이 풍기는 향기를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 교류의 장 ‘소쇄원’ 우리나라 대표 원림인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선비 양산보가 은사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돼 세상을 떠나게 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 살기 위해 꾸민 별서정원이다. 1981년 국가 사적 304호로 지정됐으며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의 보배다. 주요한 조경수목은 대나무와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 치자, 살구, 산수유, 화매화 등이 있다. 초본류는 석창포와 창포, 맥문동, 꽃무릇, 국화 등이 있다.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 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롭다. 정유재란 때 건물이 불에 탔지만 복원 중수하고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잘 가꾸는 조선 최고의 민간 정원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댓잎으로 키운 담양 한우 떡갈비 댓잎과 대 숯으로 키워 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담양 한우로 만든다. 갈비에 붙은 살을 떼어낸 후 채 치듯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 다시 뼈에 얹어 굽는다. 인절미 떡을 연상하는 모양의 떡갈비를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을 것처럼 부드러운 맛과 씹히는 맛이 조화를 이룬다. 인절미 치듯이 칼로 쳐서 만들어 연하고 부드럽다. 당근, 수삼, 밤, 양념장 등에 구운 떡갈비를 넣고 윤기나게 조려 찜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나무 향이 솔솔나는 대나무통밥 대통에 멥쌀과 찹쌀, 흑미, 검은콩에 대추, 은행, 밤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물을 부은 뒤 압력솥에서 20~30분간 쪄 낸다. 향기가 은은하면서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죽통밥이라고도 불린다. 3년 이상 자란 왕대를 잘라 쓴다. 대나무의 죽력과 죽향이 밴 밥은 몸의 열을 식혀 기력을 보강하고 정신과 피를 맑게 해주며 스트레스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비타민C 풍부한 죽순요리 식이섬유, 비타민C가 풍부하고 아삭아삭한 질감과 담백한 맛이 새콤달콤한 초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쫄깃쫄깃한 우렁이살을 넣는 게 죽순회의 포인트이며 담양 토속음식의 대표적인 별미다. 죽순회는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음식이다.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줄기로 봄철 비가 온 직후에 40~50㎝ 정도 자랐을 때 채취한다. 죽순, 우렁, 미나리에 고추장, 설탕, 식초, 깨소금 등 양념을 넣고 버무려 먹는다. ●전남 10대 고품질 쌀 ‘대숲맑은 쌀’ 영산강 시원지로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담양에서 생산되는 대숲맑은 쌀은 윤기가 좋으며 단단하다.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이다.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나 현재 생산되는 모든 쌀이 전량 판매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농협과 생산 농가뿐만 아니라 담양군의 기술지도와 엄격한 품질 검사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준다. ●담백한 국수·한약재 넣고 삶은 ‘약계란’ 옛날 대나무 제품을 사고팔던 죽물시장이 문을 닫고 하나둘 생긴 국수집들이 유명해지면서 국수거리가 생겼다. 국수거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200~400년 된 나무 200여 그루가 2㎞에 걸쳐 서 있다. 담백한 맛의 비빔국수, 멸치와 야채로 우려낸 진한 국물의 물국수, 대나무 잎과 각종 약재를 넣고 삶은 달걀은 별미로 각광받는다. 약계란은 약수로 만든 멸치육수에 오가피와 두릅나무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함께 넣어 삶아낸 계란이다. 멸치육수 간이 배어 짭조름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제주 성당 살해범 “중국에 안 돌아가려고 범행했다” 진술

    제주 성당 살해범 “중국에 안 돌아가려고 범행했다” 진술

    성당에서 혼자 기도 중인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중국인 천궈루이(50)씨가 검찰 조사에서 “타국의 감옥에 수감돼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 동기에 대해 여전히 말을 바꾸며 비합리적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검은 지난달 17일 제주시 모 성당에서 김모(61·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려 중상을 입힌 혐의로 천씨를 12일 구속기소했다. 천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중국 정부가 머리에 칩을 심은 바람에 중국을 떠나 고통을 줄이고자 범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천씨의 범행 동기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전과기록과 가족사항 등에 대해 중국에 요청했으나 아직 자료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천씨가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가한다는 인식을 하고 범행한 점, 중국에서 목수 일을 하며 일상적으로 생활한 점 등을 토대로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정신과 전문의의 자문 결과, 망상장애 등으로 확진할 수 없다는 의학 소견도 받았다. 검찰은 결혼생활 파탄과 생계유지 곤란 등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에 대한 불만과 이탈 욕구가 천씨의 범행 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대로 천씨가 입국한 뒤 3일째인 지난달 15일 숙소 근처에서 흉기를 사고 아파트 단지 부근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점, 해당 종교시설을 2차례 범행한 점 등 계획범죄 정황도 인정됐다. 천씨는 애초 상해만 가하려고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피해 여성의 부검결과 흉부와 옆구리 등에 난 상처의 정도가 깊은 점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도 시인받았다. 피해자 김씨는 119구급대에 신고한 뒤 의식을 잃고 다음 날인 18일 오전 병원 치료 중 다발성 자창(흉기에 의한 상처)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숨졌다. 검찰은 사건 3일 뒤인 지난달 20일 피해자 유족에게 ‘긴급 경제적 지원’으로 피해자 병원 치료비(545만 원)와 장례비(300만 원)를 지급했으며 추후 범죄피해구조심의회를 통해 유족 구조금이나 심리 치료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군 군대가라” 대체 무슨 뜻?..BJ 최군 “XX 욕하고 싶지만”

    “최군 군대가라” 대체 무슨 뜻?..BJ 최군 “XX 욕하고 싶지만”

    “최군 군대가라” 최근 온라인 게시판, 커뮤니티 등에 “최군 군대가라”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는 정신과 치료로 공익근무 요원 처분을 받은 아프리카TV BJ최군을 향한 발언으로, 일부 네티즌은 최군과 관계가 없는 기사에도 “최군 군대가라”란 댓글을 남기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최군은 법원에 정신과 치료 기록을 제출하며 공익근무 요원 처분을 받았다. 이에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최군의 방송에서 보인 여러 모습들을 근거로 최군이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정신병을 사칭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BJ최군이 최근 생방송 도중 “군대 가라”라는 말을 듣고 욕하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여 논란을 산 것. 거리에서 생방송 중이던 아프리카TV BJ 최군에게 한 시민이 “최군 군대가라”라고 외치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 말을 들은 최군은 멋쩍게 웃으면서 “오늘도 역시 ‘최군 군대 가라’를 시전해주신 분,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군은 화가 났는지 “저도 솔직히 사람인지라 저런 친구를 보면, 진짜로 성질 같아서는 가서 ‘XX놈아, 뭐라고, 개XX야’라고 욕하고 싶다”면서도 “그런데 방송 중이고 어떻게 보면 카메라 앞에서 저는 약자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인간적으로 나이도 어리고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저러고 가면 솔직히 욕을 하고 싶다”며 “그런데 참아야 됩니다. 제가 대단한 연예인은 아니지만 참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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