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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4년 중임 또는 연임 개헌 공약 일관…임기 단축 필요 시 수용”

    李대통령 “4년 중임 또는 연임 개헌 공약 일관…임기 단축 필요 시 수용”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공식 입장이었다”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서 “이원집정제나 내각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민 여론에 비추어 가능하지도 않다”며 “대통령 권한을 국회 등으로 일부 분산하자는 것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라는 것은 잘못된 이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개헌 추진 방식과 관련해 “40년이 지난 우리 헌법은 우리 시대에 맞지 않아 개헌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바”라며 “실제 개헌한다면 그 구체적 내용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개헌 내용에 대한 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명기하고, 제왕적이라고까지 평가되는 대통령 권한 중 일부, 즉 감사원 관할권이나 총리 추천권, 인사권 일부 등을 국회에 넘기는 등으로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을 조정해야 한다”며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중임제 대통령제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므로 내각제는 아니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특정 지칭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쇼핑몰서 울리는 “대한독립만세”…금천, 81주년 광복절 맞아 깜짝 공연

    쇼핑몰서 울리는 “대한독립만세”…금천, 81주년 광복절 맞아 깜짝 공연

    서울 금천구는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15일 현대시티아울렛 가산점 이벤트홀에서 청소년 뮤지컬팀의 깜짝 공연 ‘영웅, 그날의 함성’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공연은 구의 청소년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참여해 광복의 기쁨과 독립운동 정신을 주민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주민들이 많이 찾는 쇼핑몰 로비를 무대로 활용해 누구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무대에는 금천뮤지컬센터에서 뮤지컬을 배우며 실력을 쌓아온 청소년 배우 15여명이 참여한다. 전문 예술강사와 직원도 함께해 일반적 발표회가 아닌 전문 연출을 더한 뮤지컬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공연은 안중근 의사의 삶과 독립운동 정신을 담은 뮤지컬 ‘영웅’의 대표곡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배우들이 관객들 사이에서 등장하는 연출과 태극기 플래시몹으로 공연의 막을 연다. 이어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의 의지를 표현한 ‘누가 죄인인가’, 청소년 배우의 솔로 무대 ‘장부가’ 등이 펼쳐진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무대도 마련해 광복의 의미와 나라사랑의 마음을 함께 나눈다. 구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금천뮤지컬센터를 조성해 청소년이 뮤지컬을 배우고 공연을 제작하는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깜짝 공연에서도 청소년이 공연의 주체로 참여해 문화예술 역량과 협업 능력을 키우고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주민들에게 전달한다. 공연은 8월 15일 오후 총 3회에 걸쳐 회당 15분 내외로 진행된다. 사전 관람 신청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최기찬 구청장은 “광복절을 맞아 우리 구 청소년들이 무대에 올라 독립운동의 정신과 광복의 기쁨을 주민들과 나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청소년의 목소리로 전하는 ‘영웅’의 노래로 세대가 함께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잇단 공무원 자살에 뒤숭숭한 관가…지난해 자살 순직 요청 49명, 3명 중 2명은 탈락 왜 [강 기자의 세종실록]

    잇단 공무원 자살에 뒤숭숭한 관가…지난해 자살 순직 요청 49명, 3명 중 2명은 탈락 왜 [강 기자의 세종실록]

    7월 기후부 소속 공무원 2명 잇단 자살 김성환 장관 “직장 문화 뼈아프게 자성” 공무원 49명 중 16명만 자살 순직 인정 3년간 120명 자살 순직 신청…70명 탈락 소송서 ‘자살 순직’ 인정 판례 수두룩 자살 통계·원인 분석 미흡…순직 요건 손봐야 요즘 세종 관가가 뒤숭숭합니다. 공무원들의 잇단 자살 때문인데요. 지난 2월 재정경제부 세제실에 파견된 국세청 30대 신입 사무관에 이어 지난달에는 근무한 지 2년도 안 된 기후에너지환경부 30대 사무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기후부 사무관이 숨진 지 일주일도 안 돼 어린 두 자녀를 둔 기후부 산하 영산강유역환경청 주무관(6급·총괄팀장)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소속 공무원들이 잇따라 숨지자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깊이 사과드린다”며 “기후부의 직장 문화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고 조직의 인사시스템과 일하는 문화에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뼈아프게 자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정고시(재경직) 출신 사무관의 죽음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와 병행해 자체 감사를 벌여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유족의 요청사항에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직에 대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들어가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경쟁률은 5급 31대 1, 7급 38대 1, 9급 기준 29대 1로 치열합니다. 흔히 공무원은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모범생’들이 치열한 시험을 뚫고 들어가 비교적 규칙적인 출퇴근과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직업으로 인식됩니다. 자살 사유에 대해선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조직 개편과 성과지향적인 공직 분위기 속에 업무 스트레스와 사람 간 관계 문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공무원 자살은 해마다 되풀이되지만 알려지는 건 극히 일부입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자살 통계는 법적 근거가 없어 현황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고 경찰청에서 집계하는 자살 통계에 공무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살은 중앙부처를 넘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가리지 않고 발생합니다. 대책이 나오려면 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해야 하나 모든 부처나 지자체 등 기관들은 대체로 “자살 수치가 없거나 알지 못한다”거나 있다 해도 내놓길 꺼려합니다. 지난 9일 다소 충격적인 수치가 공개됐습니다. 인사혁신처가 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인데요. 지난해 재직 중 자살한 공무원의 순직 신청 건수가 49명에 달했습니다. 2023년 31건, 2024년 40건 등 최근 3년간 최소 120명의 공무원이 자살을 했다는 사실이었죠. 순직 신청을 하지 않은 수를 고려하면 자살한 공무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49명 중 실제 공무상 재해인 순직으로 인정된 건수는 16건으로 32.7%에 그쳤습니다. 2023년 16건, 2024년 18건 등 해마다 순직 인정 건수는 비슷한데 자살로 인한 순직 신청이 늘어나니 인정 비율은 3명 중 2명 이상이 탈락하는 셈입니다. 왜 이렇게 인정 비율이 떨어질까요. 12일 인사처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에 확인해보니 자살과 업무의 관련성이 입증이 간단치 않다는 것입니다. 인사처 관계자는 “자살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돼 순직으로 처리되려면 상당한 업무와의 인과 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최근에는 갑질·직장 내 괴롭힘 등은 대부분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는데 그외 실제 심사를 해보면 개인적 사유로 인한 자살이 많아 업무상 관련성을 인정해주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순직을 심사하는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는 전문가인 정신과 의사들도 포함돼 있으며 우울증 등 병원 기록들을 참고해 심사합니다. 죽어서도 업무 관련성을 입증해야 하는 셈입니다. 박중배 전공노 대변인은 “유족들이 숨진 공무원의 자살 원인이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며 “공상처리요건은 12주 평균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넘어야 하고 사고 전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이 11주보다 30% 이상 증가해야 하나 이런 것들을 유족들이 확인하기 쉽지 않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업무 관련성은 얼마든지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관장 및 기관 평가에서 자살자가 나올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내부적으로도 자살자가 나와도 쉬쉬하거나 심지어 유족에게 협조해주지 말라고도 하는 씁쓸한 광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박 대변인은 “자살자가 있으면 기관장 평가에 좋지 않다 보니 주변 동료들에게 진술서를 받아야 하는데 내부적으로 협조해주지 않으면 유족들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포기하는 경우들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자살 공무원들의 유족들은 자신의 자녀 등 가족이 ‘부적응자’ ‘미성과자’ 낙인이 찍힐까 봐 순직 심사 자체를 스스로 포기하고, 공개되는 것을 불명예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박 대변인은 “우리 사회에서 자살을 ‘안 좋은 것’이라고 부끄럽게 여기다 보니 순직에 해당된다고 유족에 권유해도 마다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순직 요건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며 “시간 외 근무(초과근무)로만 인정해 줄 게 아니라 갑질, 괴롭힘,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조직 내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순직 처리 요건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인사처 심사에서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유족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끝에 법원에서 판단이 뒤집혀 순직을 인정받은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2018년 경찰관 자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무상 자살의 경우 업무와 질병·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무환경, 정신적 부담, 질병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자살이라는 결과만을 놓고 볼 것이 아니라, 고인이 생전에 처했던 업무 환경과 그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영향을 폭넓게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4년 대구시 공무원 자살 사건에서도 법원은 공무상 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면 공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최근에도 비슷한 판단이 이어졌습니다. 한 군무원이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겪다 육아휴직에 들어갔지만 업무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입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망인이 업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고 공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이처럼 행정심사 단계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던 공무와 사망의 인과관계가 법원에서 뒤늦게 인정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유족이 소송까지 감수해야 비로소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는 현행 심사체계가 적절한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6’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습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24.8명으로, OECD 평균인 10.9명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자살 문제는 특정 직업이나 계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회사원부터 자영업자, 학생,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무원 자살 순직은 2018년 8건에서 2022년까지 22건으로 175% 증가했다. 공무원 질환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 ‘정신질환’입니다. 겉으로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여겨지는 공직사회에서 적지 않은 공무원들의 마음이 병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재해보상 심사를 담당하는 조사인력을 내년에 2명 충원할 계획입니다. 다만 늘어나는 정신질환과 자살 순직 문제를 고려하면 단순한 심사 인력 확충을 넘어, 공무원이 왜 정신질환을 앓고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는 제도적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사회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공무원 마음건강센터가 있지만 상담기록이 남아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주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봐 잘 가지 않게 된다”며 “외형적 시설 확대도 필요하겠지만 기존 제도가 제대로 잘 굴러가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성과와 실적에 대한 압박에 더해 계엄·탄핵과 같은 정치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공무원들이 크고 작은 부담과 피해를 떠안고 있다고 현장의 공무원들은 입을 모읍니다. 그러나 조직은 이러한 어려움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개인의 ‘약한 멘탈’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는 하소연이 나옵니다. 공무원 자살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구축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업무 과중, 조직 내 갈등, 민원, 인사 문제 등으로 세분화해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근무환경과 처우,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합니다. 공직자가 업무로 인한 고통 끝에 안타깝게 삶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공직사회가 보다 적극적인 예방·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與 강령에 ‘빛의 혁명’ 새겼다…계엄 극복 시민정신 명문화

    與 강령에 ‘빛의 혁명’ 새겼다…계엄 극복 시민정신 명문화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당이 계승할 민주주의 정신에 ‘빛의 혁명’을 추가했다. 12·3 비상계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수호 의지를 당의 공식 가치로 명문화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강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온라인 투표 결과 중앙위원 653명 가운데 465명(71.21%)이 참여했고, 이 중 456명(98.06%)이 찬성했다. 반대는 9명이었다. 현행 민주당 강령은 “당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자주독립정신과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촛불시민혁명의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비전과 정책 방향에 맞게 강령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빛의 혁명’을 이번에 새로 포함한 것이다. 송옥주 중앙위 부의장은 “강령과 당헌은 민주당이 무엇을 지향하고 어떤 원칙과 가치로 국민과 당원을 섬길 것인지를 밝히는 실천의 약속”이라며 “강령 개정안은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 비전을 명료화하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비전과 정책 방향에 맞춰 조율했으며, 변화한 정세와 정책 환경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 개정안은 정부 정책 방향과 국제 기준에 맞춰 사회적경제위원회를 사회연대경제위원회로 변경하고, 당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전략 지역 기준을 마련했다”며 “오늘 중앙위가 당 운영의 민주성을 높이고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굳건히 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중앙위에는 강령 개정안과 당헌 개정안 등 두 안건이 상정됐다. 강령 개정안에는 민주당이 지향하는 민주주의를 ‘국민주권 민주주의’로 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당헌 개정안에는 전국당원대회 추천직 대의원을 공직·당직 선거권을 가진 권리당원 중에서만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의원 구성의 형평성과 대표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 [포착] 전자발찌 차고 나체로 대구 도심 활보한 男 체포…이유 들어보니

    [포착] 전자발찌 차고 나체로 대구 도심 활보한 男 체포…이유 들어보니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대구 도심을 활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 동부경찰서는 전날 공연음란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남성은 전날 오후 2시 30분쯤 동구 신암동 한 거리를 옷을 입지 않은 채 활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남성은 발목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복역한 후 올해 3월 출소했으며 전자발찌 부착·관리 대상자였다. 다만 체포 당시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투약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5분여 만에 A씨를 붙잡았으며 10여 분간 거리를 돌아다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신과 약을 먹은 후 잠기운에 취해 돌아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성을 유치장에 입감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이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누범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인공지능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정확히 진단 예측한다

    인공지능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정확히 진단 예측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제한된 관심과 반복행동,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미국에서는 8세 아동 31명 중 1명 꼴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등록 자폐성장애인이 2023년 말을 기준으로 약 4만 3000명으로 최근 10여 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된 보호와 돌봄을 위해서 필요한 진단과 경과 예측은 현재는 증상과 징후 관찰에 의존하고 있어서 영유아기 조기 진단과 치료적 개입에 한계가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호주 멜버른대 컴퓨터공학부 공동 연구팀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과 인공지능(AI)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개인별 특성 평가와 치료 경과 예측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9~13일 제주에서 열리는 인공지능·데이터마이닝·데이터사이언스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ACM SIGKDD’ 중 ‘과학을 위한 인공지능’ 분과에서 발표됐다. 우선 연구팀은 fMRI 분석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정상 발달 아동보다 두뇌의 기능적 연결성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하두정소엽과 감각 중계 역할을 하는 시상을 중심으로 뇌 전반의 네트워크 연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AI 기반 자폐스펙트럼장애 연구는 주로 분류와 회귀를 활용한 진단 보조 모델 개발에 집중됐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진단 정확도를 넘어 AI가 뇌의 생리·병리적 변화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해석할 수 있는 모델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AI가 실제 두뇌 네트워크의 변화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평가하는 ‘생성적 매니폴드 감사’(GMA)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정상 발달군의 두뇌 연결 패턴을 학습한 AI에서 특정 뇌 영역의 연결을 차단해 변화를 분석하고 ‘민감도 격차’ 지표를 통해 AI가 단순한 정보 손실이 아닌 실제 뇌 네트워크 구조의 변화를 포착하는지 평가했다. 이렇게 개발한 분석법은 대규모 다기관 자폐 뇌영상 데이터셋 ‘ABIDE’와 서울대병원의 자폐 아동 임상 코호트를 활용해 검증했다. 그 결과, 생성형 AI 모델이 이전 모델들보다 뇌 네트워크의 구조적 변화를 더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뇌 기능 네트워크의 변화 양상은 환자마다 다를 수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증상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개인별 뇌 변화를 AI로 분석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경림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뇌과학과 인공지능을 융합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마다 다른 뇌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크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조기 진단과 치료 경과 예측에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애국지사 숭고한 희생 최대한 예우”… 광복 의미 새기는 동대문 [현장 행정]

    “애국지사 숭고한 희생 최대한 예우”… 광복 의미 새기는 동대문 [현장 행정]

    유가족·광복회원 등 80여명 참석“국권 회복의 애국정신 계승할 것” “광복 81주년의 의미를 새기면서 앞으로도 도약할 수 있는 나라와 동대문구를 만들어 가도록 헌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최동민 구청장은 지난 7일 전농동 동대문구보훈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국권 회복을 위해 애써주신 애국 열사들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며 “자유와 행복을 누리게 해준 참석자들을 위해 큰 박수를 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독립유공자 유가족과 광복회원, 보훈단체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개회식과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내빈 축사,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광복절 노래 제창 순서에서는 참석자 전원이 태극기를 흔들며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춘다’, ‘길이길이 지키세’ 등 가사를 함께 부르며 행사장을 채웠다. 노래가 끝난 뒤 한 광복회원의 구호에 맞춰 ‘만세삼창’이 이어져 열기를 더했고 마지막으로는 독립유공자 유가족과 광복회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만찬이 이어졌다. 차병철 광복회 동대문구지회장은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찾은 조국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긴다”며 “독립투사들이 보여준 숭고한 애국정신과 희생이 잊히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굳건히 계승될 수 있도록 광복회가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대문구의 보훈행보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최 구청장은 지난달 1일 첫 일정으로 보훈회관 옆 충혼탑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린 바 있다. 충혼탑에는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헌신한 유공자 4547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최 구청장은 “동대문구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자긍심을 갖고 예우받으실 수 있도록 보훈복지 향상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대문구 보훈회관에는 2004년 건립 이후 ▲광복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무공수훈자회 ▲특수임무유공자회 ▲월남참전유공자회 등이 입주해 있다. 행사를 주관한 광복회 동대문구지회는 지역 독립운동가 발굴 및 애국정신 함양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전자발찌 차고 나체로 대구 도심 활보…50대 현행범 체포

    전자발찌 차고 나체로 대구 도심 활보…50대 현행범 체포

    알몸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차고 대구 도심을 활보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공연음란 혐의로 A(50대)씨를 현행범 체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동구 신암동의 한 거리를 나체로 돌아다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현재 유치장에 입감된 상태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정신과 약을 복용한 뒤 잠기운에 취해 돌아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마약을 투약하거나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누범 기간이라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안민석 교육감, 담임교사 3명 괴롭힌 ‘악성 민원 학부모’ 고발

    안민석 교육감, 담임교사 3명 괴롭힌 ‘악성 민원 학부모’ 고발

    변호사·의사 등 ‘교권보호전담관’ 300명 선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10일 한 학기 동안 담임교사 3명을 괴롭힌 학부모 A씨를 형사고발했다. 안 교육감 취임 후 교권 침해와 관련해 학부모를 고발한 첫 사례다. 안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 오정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과 관련해 부천오정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교육감 명의의 형사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 소속 한 교사 B씨는 아동 간 다툼을 중재했다가 A씨로부터 수차례 민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교 앞에서 피켓 시위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에 못 이겨 휴직한 B 교사는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 중이며, 이후 5월 새로 배정된 기간제 C 교사가 비슷한 민원에 시달려 한 달 반 만에 그만뒀고, 7월에 부임한 기간제 D 교사도 못 견디고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권보호위원회가 A씨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지만, A 교사는 되려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 교육감은 도교육청 교권보호단을 꾸리고 직접 단장을 맡은 뒤 이 사건을 ‘1호 사안’으로 정하고 학교 관계자와 피해 교사 등을 만나 대응책을 검토해왔다. 안 교육감은 이날 “학부모가 교사에게 사과하고 교사에 대해 제기한 소를 취하하겠다고 했지만, 교사와 학교 측 입장을 고려해 고민 끝에 고발을 결정했다”며 “학교를 흔들고 선생님을 협박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교육감의 의지를 보여주는 고발”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날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최종 선발했다. 선발된 교권보호전담관은 변호사·의사·경찰 등 전문가 160명과 교원 110명, 경기도민 30명 등이다. 이들은 아동학대 피신고,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원을 대상으로 사안 발생 초기부터 종결까지 1 대 1로 전담 지원한다. 도교육청은 공모 지원자 중 희망자 약 1400명을 ‘시민교권보호관’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 남도의 금강산, 암릉의 정수를 품은 강진 덕룡산 [두시기행문]

    남도의 금강산, 암릉의 정수를 품은 강진 덕룡산 [두시기행문]

    전남광주특별시 강진군 작천면과 성전면에 걸쳐 뾰족하게 솟아 있는 덕룡산(432.9m)은 해발 고도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바위가 빚어낸 화려하고 아찔한 산세로 남녘에서 손꼽히는 명산이다. ‘남도의 소금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날카롭게 깎아 세운 기암괴석과 첩첩이 겹쳐진 암릉들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져 산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봄이면 산기슭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와 거친 회색빛 바위가 대비를 이루며 독보적인 풍광을 뽐내는 덕룡산은, 작은 체구 속에 거대한 용의 기운을 숨기고 있는 듯 웅장한 매력을 품고 있다. 덕룡산 산행의 묘미는 주작산으로 이어지는 종주 능선 위에서 펼쳐지는 스릴 넘치는 암릉 타기에 있다. 산행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오르며 능선에 올라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뼈대만 남은 듯 날카로운 암봉들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밧줄을 잡고 발 디딜 곳을 찾아가며 아슬아슬한 바위 벼랑을 넘나드는 과정은, 여느 고산 준봉 못지않은 짜릿한 도전 정신과 짜릿한 성취감을 안겨준다. 능선 위를 걷다 보면 발아래로 강진의 너른 들판과 다도해의 푸른 바다가 아스라이 조망되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산객들에게 잊지 못할 파노라마를 선물한다. 특히 덕룡산 정상부와 암릉 구간을 지나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바위 조각들은 자연이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낸 거대한 예술품이다. 깎아지른 절벽 끝에 위태로우면서도 꼿꼿하게 서 있는 바위 봉우리들은 마치 용의 비늘처럼 겹겹이 이어져 감탄을 자아낸다. 험준한 바위틈을 헤치고 오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면, 남도 특유의 따스한 햇살과 맑은 바람이 거친 바위의 기운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묵직한 서사를 완성해낸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덕룡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인근의 유서 깊은 다산초당이나 시원한 대숲이 반기는 가우도 출렁다리를 거닐며 남도의 고즈넉한 정취를 마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겹겹이 쌓인 역사적 흔적과 잔잔한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산행의 긴장감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강진의 맑은 숲길이나 전통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산행을 마치고 마을로 내려오면 이 지역의 넉넉한 인심으로 빚어낸 토속적인 남도 한정식과 고소한 생선구이, 그리고 든든한 국밥 요리들이 여행객을 반긴다. 정갈하게 차려진 나물 반찬과 깊은 맛을 내는 국물 요리들은, 거친 바위산에서 지친 몸을 달래 준다. 자연의 맛을 고스란히 담아낸 밥상 앞에서, 덕룡산의 아찔했던 암릉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차분히 하루를 매듭짓는 시간은 여행의 가장 완벽한 마침표가 된다.
  • 마약류 중독 처벌 넘어… ‘기소유예·치료·재활’로 복귀 돕는다

    마약류 중독 처벌 넘어… ‘기소유예·치료·재활’로 복귀 돕는다

    관계 부처와 ‘조건부 기소유예’ 운용정신과 의사 등 6명 이상 평가·검토치료 대상자엔 약물·상담 등 진행시범 기간 참여자 모두 ‘단약’ 유지자발적으로 ‘재활센터’ 찾는 사람들법적 절차 끝난 후에도 지속 방문지역사회 내 관계 회복으로 이어져맞춤형 치료·재활 대상 확대 추진 “갈망이 올라올 때 함께한걸음센터 간판만 봐도 마음이 놓여요.” 30대 여성 A씨가 처음 필로폰에 손을 댄 건 남자친구의 권유 때문이었다. 마약 문제로 법적 처분을 받게 됐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검찰에서 만난 상담사는 두려움에 휩싸인 A씨의 이야기에 먼저 귀를 기울였다. 중독 정도와 심리 상태를 자세히 살핀 뒤 필요한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하고 연결해 줬다. A씨는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2024년 9월 마약류 중독재활센터인 ‘함께한걸음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마약류의 위험성과 중독 회복 방법을 배우는 재활교육을 이수하고 심리·중독상담에도 참여했다. 먼저 회복 과정을 거친 선배 회복지원가와 머리를 맞대고 갈망이 몰려올 때의 대처법과 재발 방지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워나갔다. 법적 절차와 의무 재활 프로그램은 마무리됐지만 A씨는 센터 발걸음을 끊지 않았다. 상담사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A씨에게 언제든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금도 자발적으로 센터를 찾으며 단약(斷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시작은 자발적이지 않았지만 상담사와 재활 프로그램 덕분에 지금까지 단약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마약류 대응 정책이 투약자를 처벌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치료와 재활, 사회 복귀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 투약 사범을 기소해 형을 집행하는 것만으로는 중독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사법 절차에 들어선 투약자가 치료·재활 체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회복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검찰청·법무부·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운용 중이다. 검찰이 의뢰한 마약류 투약 사범의 기소를 유예하되, 중독 정도를 평가해 치료 여부를 정하고 개인별 사회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도 교육·선도나 치료보호를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 제도가 있었지만 사법 절차와 치료, 재활을 실질적으로 이어 줄 연결고리가 부족했다. 이 제도는 검찰의 대상자 의뢰부터 사전평가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 치료·재활 프로그램 이수와 종결까지 관계 기관이 단계별로 역할을 분담한다. 우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상담사가 대상자를 만나 투약 경위와 중독 수준, 재활 의지, 정신건강 상태 등을 평가한다.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중독 전문가, 심리상담사, 약학 전문가 등 6명 이상으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가 평가 결과를 검토한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교육을 부과하는 대신 치료가 필요한지, 어떤 상담을 몇 회 받을지 등을 개인별로 정하는 방식이다. 검찰이 위원회의 제안을 토대로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 법무부 보호관찰소가 프로그램 이수 상황을 관리한다. 치료가 필요한 대상자는 복지부가 지정한 치료보호기관에서 마약류 중독 판별검사와 약물·행동치료를 받는다. 금단 증상 치료와 항갈망제 등 약물 투여, 인지행동치료, 개인·집단상담 등이 함께 진행된다. 사회재활은 식약처가 총괄하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함께한걸음센터가 담당한다. 프로그램은 마약류 중독을 이해하고 단약 동기를 키우는 재활교육을 비롯해 심리검사와 상담, 집단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회복상담사와 함께 금단과 갈망을 관리하고 개별 맞춤형 회복 계획을 세운다. 기소유예자 중 직업적으로 마약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법무보호복지공단의 취업 지원 사업과도 연결한다. 정부는 2023년 6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연계 모델을 시범 운영한 뒤 2024년 4월 정규사업으로 전환해 전국으로 확대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22명은 모두 보호관찰 기간 단약을 유지했다. 참여 인원이 적고 관찰 기간이 짧아 장기적인 효과를 단정하긴 어렵지만, 사법 절차와 치료·재활을 잇는 범부처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올해 6월까지 정규사업 참여자는 모두 138명이다. 식약처 전문가위원회는 중독 수준 평가 결과에 따라 이 가운데 70명을 치료보호기관에 의뢰했다. 심리상담에는 80명, 회복상담사 등과 진행하는 중독상담에는 60명이 참여했다. 전체 참여자의 72.5%는 20·30대였다. 연령별로는 30대가 60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40명, 40대 27명, 50대 7명, 19세 이하 4명 순이었다. 프로그램 이수가 끝난 뒤에도 센터 이용이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소유예 처분이 종결된 뒤 자발적으로 함께한걸음센터를 이용한 사람은 2024년 20명, 2025년 21명으로 집계됐다. 사법 절차를 계기로 시작한 상담이 지역사회 안에서 지속적인 회복 관계로 이어진 사례다. 식약처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중독 수준 평가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재활 대상을 선도조건부 기소유예자까지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 정약용 선생 ‘실사구시’ 배우는 강북주민

    정약용 선생 ‘실사구시’ 배우는 강북주민

    서울 강북구는 다산 정약용의 사상과 실학 정신을 현대적 관점에서 배우는 ‘제30기 생활 속 다산사상’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생활 속 다산사상은 강북구와 서울사이버대학교가 공동 운영하는 인문교양 프로그램으로, 정약용의 철학과 실학을 기반으로 기후 위기, 교육, 역사, 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일상에서 실학 정신의 실천 방안을 함께 고민할 기회다. 교육은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25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9~12시 총 12주간 진행된다. 서울사이버대학교 강의실에서 10회의 이론 강의가 열리며, 수원 화성과 남양주 정약용 생가를 찾는 현장 탐방도 2회 운영된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이사장을 비롯해 이창곤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신병주 건국대 교수, 조은수 서울대 명예교수, 이명희 서울사이버대 교수 등 전문가 10명이 강연한다. 50명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수강료는 4만원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구민은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거나 교육지원과 방문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10월 14일 ‘격변의 시대 대한민국 교육 대전환’, 10월 28일 ‘단종과 세조, 그리고 영월’ 강의는 오픈 강좌로 진행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정창수 구청장은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과 삶의 지혜는 오늘날에도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일상에서 다산사상을 실천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피 마시면 수명 늘어난다” 믿더니… 교회에 동물 사체 버리던 40대 英남성 체포 [월드픽]

    “피 마시면 수명 늘어난다” 믿더니… 교회에 동물 사체 버리던 40대 英남성 체포 [월드픽]

    흡혈귀 이야기에 푹 빠져 피를 마시면 수명이 연장된다고 믿던 영국 남성이 한 교회 앞에 동물 사체를 버려오다 체포돼 병원 구금형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남부 햄프셔주(州) 토튼의 한 교회 주변에 농가에서 도난당한 어린 양, 도로에서 죽은 사슴 등 동물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현지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한 번은 어린 양이 교회 지붕 위 십자가에 매달려 있었으며, 성모 마리아 조각상 근처나 교회 제단 위에 놓인 때도 있었다. 근처에는 십자가가 거꾸로 놓여 있거나 타로카드가 발견되기도 했다. 해당 교회에 다니던 교인 중 일부는 동물 사체를 보고 너무 두려운 나머지 교회에 발길을 멈췄다. 한 여성은 교회에 있는 아들의 무덤을 들를 수조차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이들도 동물 사체를 보고 괴로워하기도 했다. 동물 사체를 버리는 일이 ‘사탄 숭배 달력’에서 중요한 날에만 일어나는 것을 파악한 경찰은 예상일에 교회 주변에 경찰관들을 배치하고 범인을 기다렸다. 드러난 범인의 정체는 인근에 거주하는 48세 남성 벤자민 루이스였다. 경찰은 그의 자택 수색에서 흡혈귀 그림, 주술 의식과 관련한 메모, 피를 빨아먹는 것에 대한 언급 등 자료를 발견했다. 경찰은 어린 양의 사체에서 발견된 DNA가 루이스의 것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뒤 그를 체포했다. 루이스는 종교적 동기로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고 양을 훔친 혐의 모두를 인정했다. 이 사건 재판이 열린 법정에서 정신과 전문의 가우루브 말한 박사는 “피고인은 13세 때부터 교회 십자가에 죽은 개구리를 올려 놓기도 했다”며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루이스가 복합적인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병원에서 다른 환자들을 폭행하는가 하면 병문안 온 자신을 공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판장인 윌리엄 무슬리 판사는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징역형을 선고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루이스의 정신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 제한 기간 없는 병원 구금형을 선고했다. 루이스는 법정에서 자신의 신원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드라큘라 백작”이라고 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성낙인 칼럼] 87년 헌법정신은 대통령 직선과 5년 단임

    [성낙인 칼럼] 87년 헌법정신은 대통령 직선과 5년 단임

    1948년 제헌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1987년 6월항쟁의 시대정신은 유신헌법에서 박탈된 대통령 직선제의 회복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1인 장기집권 청산이다. 이에 대통령 5년 단임과 더불어 연임·임기연장에 관한 한 개헌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허용하지 아니한다고 대못을 박고 있다. 헌법 ‘제4장 제1절 대통령’에서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제70조)는 조항만으로도 대통령 임기연장이나 중임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1인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제10장 헌법개정’에 다시 중언·복언 규정을 둔다.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제128조 제2항) 1987년 국회의 개헌안 제안서에서도 대통령 직선제·단임제를 통해 헌정사의 장기집권을 배척하고 평화적 정부 이양을 보장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에 재적의원 258명 중 254명 찬성에 반대 4명으로 통과되었다. 헌정사는 대통령 중임 제한을 위한 헌법규범이 집권자에 의해 훼절된 나쁜 역사를 기억한다. 1948년 제헌헌법은 대통령 중임제한 규정을 두고 있었지만, 1954년 제2차 개헌은 “초대 대통령에 한하여” 중임제한을 폐지하는 위인설관 개헌을 단행했다. 이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한해 장기집권의 길을 터 준 것이다. 이승만은 1960년 4선 연임에 성공했지만 3·15부정선거에 따른 4월 학생혁명 이후 하야와 하와이 망명길에 올랐다. 1962년 제3공화국 헌법도 대통령 중임 제한 규정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춘궁기를 극복한 “단군 이래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한 번만 더 모시자”는 구호 아래 1969년 3선 개헌을 단행했다. 1972년 유신헌법에서는 대통령 연임제한 규정을 아예 삭제함으로써 박정희 대통령의 영구집권의 길을 터 주었지만,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국가원수의 중임제한과 장기집권 양상은 외국에서도 극명하게 차별적이다. 중국은 권불십년에 따라 5년 중임으로 제한했으나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를 개정해서 3연임하고, 4선으로 간다고도 한다. 러시아도 시장경제 도입 이후 2000년 푸틴이 4년 중임 대통령에 취임했으나 중임 이후 총리를 거쳐 다시 대통령에 취임해 오늘에 이른다. 30년 장기집권이다. 반면에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은 헌법에 중임제한 규정이 없음에도 중임 이후 스스로 사퇴했다. 4년 중임은 150년 동안 관습헌법으로 정립되었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에 이르자 이후 개헌으로 중임제한을 규정한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역사에서 대한민국은 어느 쪽으로 작동해야 하는지 명확하다. 난데없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들에 의해 헌법규범이 희화화되고 있다.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는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부터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는 법령해석기관의 장인 조원철 법제처장, “5년은 너무 짧다”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 이어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최근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조정식 국회의장까지 대통령 연임·중임 조항도 국민의 뜻에 따라 개헌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론이 들끓자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부인하고 나섰다.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신분 당시 말씀하셨다”고 했다. ‘위헌’(違憲)이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 것을 여러 가지 사유를 드는 건 궁색하다. 헌정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전두환도 7년 단임을 실천하지 않았는가! 헌법의 해석은 객관적·체계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입법자인 국민의 의사도 존중되어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헌법에 표현되어 있는 문의(文意) 즉 ‘글의 뜻’에 정면으로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 대통령 단임과 중임·연임 제한을 둔 헌법정신과 헌법의 문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언행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헌법사의 교훈을 잊은 자에게는 미래가 없다. 우리 모두 역사 앞에 겸허하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조현병 누나를 집에 가둔 채 20년… 가족이, 사회가… 어떡해야 했을까

    조현병 누나를 집에 가둔 채 20년… 가족이, 사회가… 어떡해야 했을까

    가족사 직접 카메라에 담은 日 감독의대생 누나의 환청·망상 심해지자병 인정 못한 부모, 감금하고 돌봐정신병 터부시하는 사회에 ‘경종’ 아픈 가족 구성원을 오래 돌보다 보면 다른 구성원들의 삶도 피폐해지게 마련이다. ‘가족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더해지면 고통은 더 커진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조현병에 걸린 누나와 가족을 20년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1992년 어느 날 새벽, 가족이 싸우는 음성으로 시작한다. 이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후지노 도모아키(60) 감독이 내레이션으로 담담하게 설명한다. 의대에 진학할 정도로 똑똑했던 후지노 감독의 누나는 국가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게 되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4학년 해부학 실습을 앞둔 1982년 조현병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 고작 스물넷이었다. 한밤중에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데려갔지만 아버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바로 집에 데려왔다. 누나가 조현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을 때 후지노 감독은 다른 도시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가끔 집에 들를 때마다 가족사를 남기고 싶어 음성 녹음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영화를 배운 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촬영했다. 누나가 2021년 5월 폐암으로 숨을 거두고, 이후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기까지 20년 이상을 영화에 담았다. 조현병에 걸린 누나의 모습이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는 눈치를 보듯 두리번거리며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뜻 모를 말을 하거나 욕설을 내뱉기도 한다.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의미의 ‘조현(調絃)’은 조율되지 않은 현악기처럼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가리킨다. 정상적인 사고가 어렵고, 말은 물론 행동을 자제하기 힘들다. 심해지면 망상과 환각 증상도 나타난다. 누나의 증세가 심해지자 부모는 병원에 가는 대신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그렇게 닫힌 문 안에서 누나의 병세는 더 나빠졌다. 1년 동안 아예 집에서 나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난다. 2008년 누나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였다. 3개월 동안 입원한 뒤 약물 치료를 받은 누나의 증세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눈을 마주하고 차분하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였다. 한국 개봉을 맞아 최근 기자들과 만난 후지노 감독은 당시에 대해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치의도 ‘이렇게 약이 잘 드는 사람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누나가 호전된 모습을 본 뒤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현병은 약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화는 그저 당시 누나의 치료를 하지 않았던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는지 되짚는다. 후지노 감독은 누나가 죽은 뒤 아버지와 마주 앉아 “만약 다시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묻는다. 후지노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영화 상영 후 한 정신과 의사가 ‘당시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 1980년대에는 효과적인 약이 없었고, 병원에서 인권 침해도 많이 발생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딸을 입원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당시 병원과 집에서 돌봤을 때를 비교한 논문이 있었는데, 집에서의 요양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발달 장애인이 굶어 죽은 사건을 몇 년 전 접한 뒤 우리 집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리고 싶어졌다”면서 “현실에 이런 일이 있다는 걸 관객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20년의 가족사가 담긴 영화는 2024년 12월 일본에서 4개관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고 8주 만에 전국 100개관 이상 확대 상영됐다. 일본 미니시어터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이어갔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에서도 ‘조현병, 분열형 및 망상 장애‘ 진료 수진자는 인구 10만명당 502.2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영화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개봉 사흘 만에 1만 관객을 넘어섰다. 영화는 그저 가족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병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 가족에게 돌봄의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 지역 사회가 충분히 개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자연스레 고민하게 만든다. 제목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결국 한 개인이 아닌,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인 셈이다. 후지노 감독은 “일본을 비롯해 한국 등 아시아권에선 조현병에 대해 가족의 책임을 따져 묻곤 한다. 그러나 조현병은 아직 원인을 모르는 병”이라며 “가족은 발병에 책임이 없다. 아픈 가족 구성원이 살아 있는 상황에 놓인 다른 분들이 치료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 “노무현 정치가 복수인가”…‘검수완박 반대’ 盧 사위 곽상언, 민주당 향해 던진 묵직한 일침

    “노무현 정치가 복수인가”…‘검수완박 반대’ 盧 사위 곽상언, 민주당 향해 던진 묵직한 일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두고 여권 내부를 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곽 의원은 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노무현을 위한 ‘복수’가 노무현의 정치일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은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국가권력을 비틀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통과된 이후, 정청래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김용민 의원 등 야권 핵심 인사들이 노 전 대통령의 정신과 상징성을 다시 소환하자 이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곽 의원은 당시 노무현 정부의 수사권 개혁 취지가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향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한 적이 없다”며 “일부 민생 치안 범죄에 한해 검찰의 사법적 통제를 받는 전제하에 경찰 수사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검찰 권력을 경계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경찰 권력의 독주도 분명히 경계했다”며 “검사의 수사지휘권 전면 폐지와 독자적 수사종결권을 요구했던 경찰을 질타하기도 했다”고 했다. 특정 기관의 독점적 권력 집중이 가져올 부작용을 누구보다 경계했다는 취지다. 특히 곽 의원은 당내 인사들이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를 정치적 명분으로 삼는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국민을 기만하기 위해 노 대통령의 뜻과 정치를 왜곡하지 말라”며 “정치적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노 대통령의 죽음을 상징적 수단으로 소비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노 대통령을 그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비극적으로 돌아가신 분’으로 계속 언급하는 것은 그의 비극적 죽음을 가볍게 소비하며 정치적으로 소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곽 의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당론으로 추진된 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 당시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며 소신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자 현직 의원인 곽 의원의 이번 소신 발언이 향후 야권 내 수사구조 개혁 논의 및 당내 노선 갈등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 새도 울며 넘는 곳, 괴산과 문경의 경계 조령산 [두시기행문]

    새도 울며 넘는 곳, 괴산과 문경의 경계 조령산 [두시기행문]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의 경계를 이루며 우뚝 솟아 있는 조령산(1017m)은 백두대간의 웅장한 줄기가 지나며 빚어낸 천혜의 명산이다. ‘새도 울고 넘는다 하여 새재’라 불리는 이화령과 조령의 거친 산세를 품고 있는 조령산은, 해발 1000m를 넘는 고산 지대의 기품과 함께 거침없이 뻗어 나간 화강암 암릉의 미학을 동시에 품고 있다. 가파른 바위 능선과 깊은 숲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경은, 산행의 험준함 속에서도 자연이 건네는 깊고 묵직한 서사를 오롯이 느끼게 해 준다. 조령산 산행의 묘미는 이화령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조령으로 이어지는 아찔하고도 웅장한 능선길에 있다. 산행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밧줄을 잡고 바위를 넘나드는 암릉 구간은 등산객들에게 짜릿한 도전 정신과 성취감을 안겨 준다. 능선 위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이며 백두대간의 첩첩한 산군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장관이 펼쳐진다. 발아래로는 괴산의 푸른 들판과 문경의 깊은 골짜기가 웅장하게 조망되며, 거센 산바람이 땀방울을 식혀 주어 험준한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낸다. 특히 조령산 정상부에 오르면 산행의 벅찬 숨을 고르게 만드는 특별한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정상 한편에는 과거 백두대간을 누비며 산을 사랑하고 이 길을 묵묵히 지켜왔던 산악인을 기리는 추모비와 표식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거친 풍파가 몰아치는 고산의 등줄기 위에서 세상을 떠난 이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 발자취를 기리는 이 작은 표식은, 험준한 바위산의 풍경에 인간의 따뜻한 기억과 묵직한 서사를 더해 준다. 땀 흘려 오른 정상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 표식 앞에 서면, 산을 향했던 어느 산객의 진득한 생애와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깊은 여운을 느끼게 된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조령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하산 후에는 인근의 유서 깊은 ‘문경새재 도립공원’을 거닐며 옛 선비들이 넘나들던 역사적 고갯길의 정적을 마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겹겹이 쌓인 역사의 흔적과 울창한 숲길이 어우러진 이곳은 산행의 긴장감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괴산의 맑은 계곡이나 인근의 고즈넉한 전통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깊이를 더해 주는 좋은 방법이다.
  • 독립·문화 도시 등 담아낸 ‘천안시 애국가 영상’ 눈길

    독립·문화 도시 등 담아낸 ‘천안시 애국가 영상’ 눈길

    충남 천안시가 독립 정신과 자연경관, 문화도시 등 지역 특색을 담아낸 특별한 애국가 배경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천안시에 따르면 애국가 선율에 ‘천안의 아름다움이 담긴 애국가’ 홍보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1분 9초 분량의 영상은 시 홍보담당관실에서 자체 제작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독립기념관 일출로 시작한 이 영상에는 태극기와 독립 열사 동상을 통해 ‘독립운동 성지 천안’을 알린다. 이어 대한민국 교통 요충지 천안과 유관순열사사적지·국보 봉선홍경사갈기비 등이 포함된 대표 관광명소 ‘천안 8경’을 비춘다. 태조산 산림레포츠단지와 천안박물관·홍대용과학관 등을 통해 현대적·활기찬 도시와 함께 역사·과학의 문화도시를 알리며 영상은 마무리된다. 시는 8월 3일 월례회의에서 첫 공개를 시작으로 다양한 지역 행사에 영상을 공식 활용하고, 지역 내 관련 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특색을 담아 시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천안시 공식 소셜 미디어(SNS) 등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좋은 책도 외면받는 시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이순녀의 이사람]

    “좋은 책도 외면받는 시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이순녀의 이사람]

    창립 50년 맞은 한길사언론사 해직 뒤 준비 없이 시작송건호 첫 책 이후 3500권 펴내리영희 ‘우상과 이성’ 필화 겪어문공부 불려 가고 판금 조치도돌이켜 본 출판 반세기90년대 ‘로마인 이야기’ 등 출간대형 인문·역사 시리즈 잇따라사상가 함석헌 선생 책 좋아해‘뜻으로 본 한국역사’에 행복감인간답게 만드는 책책 읽기는 성찰·관용 정신 길러팔릴까 고민하는 상황이 고통교육, 에세이·토론으로 바꿔야공공재 책·책방 체계적 지원을‘한 권의 책은 한 시대의 정신과 사상입니다. 한 권의 책이 인간의 삶을 반듯하게 세웁니다.’ 파주출판도시 한길사 사옥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장이다. 건물 출입구 바닥에 새겨진 이 글은 김언호(81) 대표가 쓴 것이다. 더하거나 뺄 것 없는 정갈하고, 옹골찬 문장 안에 한국 출판계의 거목과 국내 대표 출판사가 지나온 궤적과 지향점이 오롯이 담겨 있다. 올해로 한길사는 사람 나이로 치면 지천명(知天命)인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자유언론수호투쟁을 펼치다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김 대표는 1976년 출판사 문을 열었다. 이듬해 ‘오늘의 사상신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한길사의 책은 3500권이 넘는다. 책 만드는 일뿐 아니라 출판 생태계 조성과 문화예술 운동에 남긴 발자취 또한 뚜렷하다. 출판인으로 살아온 반세기는 어땠을까.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이 지니는 가치와 출판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난 21일 김 대표를 파주 출판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50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획한 책이 있나. “지난 3월 출간한 ‘백범 강산에 눕다’를 포함해 몇 가지 중요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백범 강산에 눕다’는 언론인 출신 임순만 작가가 김구 선생의 일생을 소설로 재구성한 책이다. 유네스코가 백범 탄생 150주년을 맞아 ‘김구의 해’로 공식 지정한 해에 출판돼 더욱 뜻깊다. 하반기에 나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한 책도 의미가 크다. 1974년 결성돼 50년 넘게 이어 온 한국 천주교의 위대한 집단지성을 한 권으로 정리한 기념비적인 기록물이 될 것이다. 인문 시리즈 ‘한길그레이트북스’의 200번째 책도 곧 나온다. 생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존 벨라미 포스터가 쓴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라는 책이다. 1996년에 1권 ‘관념의 모험’으로 시작된 한길그레이트북스도 올해로 출간 30년이 됐다.” -직접 쓴 책도 나온다고 들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를 정리해 900쪽 안팎의 5권짜리 책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격동의 세월을 온몸으로 겪은 출판인으로서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기록인 동시에 한국 출판계의 시대정신과 고민을 담은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9월 출간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처음 출판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출판사 등록부터 했다고. “기자가 되고 싶어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할 정도로 언론인을 천직으로 여겼는데 신문사에서 해고되고 나니 막막했다. 일 년쯤 고민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성탄 전날인 12월 24일에 출판사 등록을 했다. 출판이 신문보다 오히려 더 본격적인 언론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대책 없이 출판사부터 차렸다. 당시 책 한 권 조판비가 30만원 정도였는데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해 어머니에게 손을 벌렸다. 그렇게 출판한 첫 책이 송건호의 ‘한국 민족주의의 탐구’다.” -한길사의 출발은 ‘오늘의 사상신서’ 총서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우리의 시대정신을 담는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총서 제목은 미국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의 신문 연재 칼럼 ‘오늘과 내일’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국 민족주의의 탐구’에 이어 고은의 ‘역사와 더불어 비애와 더불어’, 리영희의 ‘우상과 이성’ 등을 출간했다.” -필화 사건, 판금 조치 등 험한 일도 많이 겪었다. “리영희 선생이 ‘우상과 이성’으로 필화 사건에 휘말려 옥고를 치른 것을 비롯해 당시 우리가 낸 책 상당수가 판금됐다. 1979년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 나왔을 때도 문공부에 불려 갔고, 책도 판금 조치됐다. 험난한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1980년대는 누구나 손에 책을 들고 다니는 ‘위대한 책의 시대’였다.” -90년대 들어 대형 인문·역사 시리즈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70~80년대가 우리의 사상, 주체적인 인문사회과학 이론과 민족사에 집중했던 시기라면 90년대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인류 역사의 보편적인 고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동서고금의 철학과 사상을 집대성한 ‘한길그레이트북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5권)가 그렇게 나온 역작들이다. 우리 역사를 쉽게 풀어낸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22권), 중국 근현대사를 인물 중심으로 엮은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10권)도 완간까지 10~15년씩 걸린 대형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낸 3500여권 중에서 가장 아끼는 책을 꼽는다면. “우리말, 우리글을 가장 잘 구사한 사상가 함석헌 선생의 책을 가장 좋아한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등 한길사에서 출간한 책이 80여권이다. 나는 ‘사상계’ 세대다. 고등학생 때 밑줄 그어가며 읽은 그 책들이 내 사상과 철학의 뿌리다. 학창 시절 강연마다 쫓아다닐 정도로 존경했던 그의 책을 우리 출판사에서 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내 일기에 가장 많이 언급된 분도 함 선생이다.” -책 출판의 최우선 원칙은 무엇인가. “첫 독자인 내가 설득되는 내용이라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의미 있고, 좋은 글이면 출판한다. 진보냐 보수냐의 진영 논리가 아니라 내용 자체가 정의롭고, 도덕적이며, 민주적인지가 기준이다. 지식인·작가는 권력자나 가진 자가 아니라 약한 이들의 편에 서야 한다. 한길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책들을 만들어 왔다고 자부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만드는 지침서가 책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런 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책 만드는 일을 넘어 인문·사회과학·역사 강좌 등 교육에도 힘을 기울였는데. “애초부터 출판사는 ‘열린 학교’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85년 안암동에 50~60명이 들어가는 교실을 만들어 강좌를 시작했다. 우리끼리는 민립(民立)대학이라고 불렀다. 한길사 10주년인 1986년 안동 병산서원에서 지식인 대회를 열었고, 이듬해에는 해인사에서 젊은 연구자 대회도 기획했다.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한길역사기행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파주출판도시, 예술마을 헤이리 조성에도 앞장섰다. “80년대부터 ‘책의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출판인들과 합심해 출판도시를 구상했다. 2002년에 파주로 이사했다. ‘책의 도시’라는 개념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실험이다. 출판과 예술, 공동체를 결합한 모델로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헤이리예술마을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시대에 책이 점점 더 외면받고 있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고 답하는 것이 책의 본령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깊이 있는 성찰이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에 매여 성찰의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볼거리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그 무엇도 책을 따라올 수는 없다. 책 읽기는 선택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회적 필수 조건이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인파가 몰리고, 책을 유행 아이템처럼 활용하는 ‘텍스트 힙’ 현상 등은 어떻게 보나. “책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어렵거나 두꺼운 인문학 서적들은 쳐다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그레이트북스도 초판 1000부 판매하기가 어렵다. 책이 좋으면 무조건 내야 하는데, 팔릴까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고통스럽다. 50년간 출판업을 해 오면서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다.” -책을 읽는 사람과 사회는 무엇이 다른가. “책을 많이 읽는 사람만이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다. 책을 안 읽고 주장만 하니 평화가 어려운 것이다. 평화도 결국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사회는 정신과 사상을 일으켜 세운다. 그런 사회가 아름답고, 정의로운 사회다.” -독서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가 최근 교육기본법을 개정해 독서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일 년에 40~50권씩은 읽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을 스마트폰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시험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에세이와 토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독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은 저자가 만드는 것도, 출판사가 만드는 것도 아니다. 저자, 출판사, 독자가 어깨동무하듯 수평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책이다. 그래서 독자의 힘을 더 키워야 한다.” -평소 서점 지원과 도서관 정책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책은 공공재다. 서점 역시 공공성을 가진 공간인 만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동네 책방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점지원법을 만들어야 한다. 전주시는 지역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값의 20%를 지원해 준다. 전국적으로 이런 지원이 확산돼야 한다. 서울 뒷골목에 작은 책방 1000개가 생기면 일자리도 그만큼 늘어난다. 도서관도 건물만 지을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선정한 양서를 많이 채워 넣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좋은 책을 만드는 편집자를 정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반세기 출판 인생의 소회가 궁금하다. “나름으로 할 만큼은 했다고 보지만 좋은 책을 더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50년이나 해 온 일인데 왜 여전히 힘든지 모르겠다. 양상은 많이 달라졌지만 책의 본질과 기능 자체는 예전과 똑같다. 요즘도 어디를 가나 한길사 독자를 만난다. 그게 큰 격려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한다. 더 좋은 책을 내야겠다는 다짐을 항상 하게 된다.” ●김언호 대표는 1945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해직된 뒤 1976년 한길사를 설립했다. 한국출판인회의를 창설해 1·2대 회장을 역임했다. 파주출판도시와 예술마을 헤이리를 구상하고 건설하는 데 앞장섰다. ‘책의 탄생’, ‘책의 공화국에서’, ‘세계서점기행’, ‘그해 봄날’, ‘서재 탐험’ 등을 저술했다. 이순녀 수석 논설위원
  • 마이다스그룹, 글로벌 축제 ‘2026 마이다스 위크’ 성료

    마이다스그룹, 글로벌 축제 ‘2026 마이다스 위크’ 성료

    - 국내외 계열사 구성원 총 1,000여 명 참석…5일간 성과·비전 공유 마이다스그룹이 지난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판교 본사 및 주요 행사장에서 글로벌 축제인 ‘2026 마이다스 위크(MIDAS WEEK)’를 열고 비전과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마이다스 위크는 건설 엔지니어링 및 HR 경영 솔루션 분야의 사업 성과와 중장기 경영 철학을 나누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다스아이티, 마이다스인, 자인연구소 등 국내 계열사를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북미, 남미, 유럽, 필리핀, 호주 등 9개국 해외 법인의 임직원 1,0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마이다스그룹은 중장기 목표인 ‘비전 2030’의 본격적인 추진 원년을 맞아 하나가 되어 위대한 마이다스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은 ‘ONE MIDAS, GREAT MIDAS’를 2026 MIDAS WEEK의 슬로건으로 정하고 2026 MIDAS WEEK는 ▲GLOBAL RPM WORKSHOP ▲SK DAY ▲GLOBAL RPM DAY ▲MIDAS HONORS DAY ▲GLOBAL TOWN HALL MEETING 등 5개 세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GLOBAL RPM WORKSHOP은 7월 13일부터 14일까지 마이다스그룹 판교 본사에서 열렸다. 마이다스아이티 건설 엔지니어링 솔루션 부문의 국내외 사업·개발·기술 리더·핵심 인재가 한자리에 모여 시장 확장 전략을 논의하고, 상품·마케팅·기술 분야의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며 글로벌 시너지를 다졌다. 이어 7월 15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GLOBAL RPM DAY에서는 ‘건설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의 세계 표준’이라는 비전 2030을 실현하기 위한 글로벌 사업·상품·마케팅 전략과 로드맵을 공유했다. SK DAY는 7월 14일 마이다스그룹 판교 본사에서 열렸다. 마이다스인 HR 경영 솔루션 부문의 사업·개발·기술 리더·핵심 인재가 한자리에 모여 2026년 상반기 성과를 점검하고, ‘역량 중심 사회’라는 비전 2030을 위한 5개년 사업·상품·마케팅 혁신 전략과 로드맵을 공유하며, 하반기 목표와 계획을 논의했다. MIDAS HONORS DAY는 7월 16일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렸다. 마이다스그룹 전 계열사 경영위원과 국내외 리더·핵심 인재가 참석한 가운데, 2026년 경영 방침 ‘the MAX’를 바탕으로 한 AI 기술 비전이 소개됐다. 우수 구성원과 조직의 성과를 축하하는 MIDAS AWARD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GLOBAL TOWN HALL MEETING은 7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해외 법인장·리더·핵심 인재는 마이다스그룹의 미션·비전·핵심 가치·인재상·경영 철학 등을 나누고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의 이후 참석자들의 소감도 잇따랐다. 마이다스아이티 중국법인 리나(李娜) 프로는 “신해경화의 지혜라는 관계 기반 철학을 학습하고 토론하며 마이다스의 정신과 경영 철학이 지닌 강건함과 가치를 공감할 수 있었고, 핵심 가치와 인재상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아이티 유럽법인 마노즈(Manoj Kheterpal) 프로는 “여러 국가의 동료들과 소통하며 GLOBAL ONE TEAM이라는 소속감과 자부심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형우 마이다스그룹 회장은 비전 2030의 첫해를 맞아 “전 세계 마이다스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회사의 정신·철학·비전을 공유하고 서로의 성공 경험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마이다스의 미션·비전이 만들어갈 긍정적 미래를 함께 믿고, 이해하고, 도전하며, 성장하는 경험들이 위대한 마이다스로 가는 길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다스그룹은 ‘마이다스 기술로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는 미션 아래, 건설 엔지니어링 솔루션 분야 ‘마이다스아이티’, HR 경영 솔루션 분야 ‘마이다스인’, 인간 정체성 연구를 통한 사람 경영과 역량 교육을 보급하는 ‘자인연구소’ 등의 계열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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