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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학교서도 학원 가도 풀 수 없는 논술시험

    최근 대입 수시 1차 논술고사를 치른 서울 소재 일부 대학이 외국학회 저널에 실린 영어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는가 하면 한 문제도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수리 논술문제를 냈다고 한다. 학원에 다녀도 풀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어려웠다는 불만이 터져나오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논술을 너무 어렵게 출제하지 말아달라.”고 논술고사를 치를 대학에 권고했다. 대교협이 수시 2차부터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강제력 없는 대교협의 권고가 먹힐지는 의문이다. 근거 없는 낙관이 수험생들에게 더 큰 혼란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난이도 변동이 없으면 좋다. 변화가 커지면 커질수록 시험은 예측가능한 범주를 벗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교협은 대학 측에 애매한 권고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줘야 한다. 쉽게 내라, 어렵게 내라 하는 것은 대학 입장에선 판단하기 어렵다.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일단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의 면피성 권고는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영어 지문을 내도 괜찮은지, 낸다면 수능 수준인지, 그 이상인지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수리논술도 교과 수준의 증명인지, 아니면 심화인지를 보다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권고안 자체는 대교협이 내놓을 수 있겠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은 입시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대학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돼 합의된 대교협의 권고안을 해당 대학들이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의 자율성을 표방한 현 정부의 교육정책과도 부합된다. 여기에 덧붙여 대학들은 출제된 논술문제의 공개를 늦춰서는 안 된다. 대학의 정보 공개는 수험생들이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정보가 되고, 그만큼 사교육의 기대치를 줄일 수 있다. 어려운 논술문제 못지않게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거품지원’은 대학이 부추긴 측면이 있다. 수시전형의 정보나 전형요소의 투명성이 정시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왜 떨어졌는지를 몰라서야 되겠는가. 대학만 알고 있는 전형요소 반영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
  • 10·26 재·보선 사활 건 후보들…낯 뜨거운 비방 고소·고발 여전

    10·26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면서 전국 11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와 각 지방의원 후보들은 25일 막바지 표심(票心)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후보들은 선거유세가 종료되는 밤 12시까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유권자들과 눈을 맞추며 지지를 간곡히 호소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호비방과 고소, 고발이 끝까지 난무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 양천구청장 재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추재엽 후보는 지난 15일 박근혜 전 대표의 유세 지원을 받은 데 이어 21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원희룡 최고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발표회도 가졌다. 민주당 김수영 후보는 지난 21일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와 서울시장 야권통합 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휴일 총력 유세전을 펼쳤다. ●충주, 운동원 불륜 폭로도 충북 충주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는 이 지역 국회의원인 윤진식 의원과 함께 10여개 아파트단지에서 릴레이 유세를 펼친 뒤 풍물시장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박상규 후보도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가세한 가운데 풍물시장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특정 후보 운동원의 불륜사실 폭로와 TV토론 거부 등 비방전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9명의 후보가 출마한 경북 칠곡군수 재선거에서는 후보들이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느라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한나라당 백선기 후보는 8개 전체 읍·면을 돌며 “집권여당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며 표심을 자극했고, 민선 3·4기 칠곡군수를 역임한 무소속 배상도 후보는 열세 지역인 석적·북산읍을 방문, ‘일자리 1만개 창출’과 ‘부자 농민 육성’ 등 공약을 제시했다. 장세호 전 칠곡군수의 부인인 무소속 조민정 후보는 ‘주민이 행복한 100가지 약속’으로 바람몰이를 시도했다. 역시 7명의 후보가 난립한 울릉군수 재선거는 한나라당이 텃밭임에도 불구, 공천을 포기한 특이한 선거란 점이 혼전을 부추기고 있다. 혈연·지연·학연 등으로 지지세가 분산돼 후보자 개인별로 지지 유권자들을 얼마나 많이 투표장으로 끌어올 것인가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울산 광역의원(남구 제1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는 투표를 하루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신정시장 등 골목골목을 누볐다. ●순창, 유권자 음식제공 논란 전북 순창군수 재선거에는 무소속 후보의 옥중출마에 이어 상대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유권자에게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크게 혼탁했다. 순창경찰서는 지역 유권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민주당 황숙주 후보의 선거운동원 A(65)씨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시쯤 순창읍내 한 식당에서 황 후보의 선거운동원 복장을 한 채 유권자 8명과 함께 10만여원 상당의 식사를 하고 밥값을 계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무소속 이홍기 후보는 재선거 전 예비후보에게 금품제공 등을 약속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옥중출마했다. ●남원, 시의원 불법 선거운동 전북 남원시장 재선거에는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전 남원시의원이 선거운동을 해 검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는 전 남원시의원 B씨가 뇌물수수죄로 올해 6월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이 확정돼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수차례 선거운동을 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전국종합 hyun68@seoul.co.kr
  • 스마트폰을 팔에 ‘이식’한 英남성 화제

    스마트폰을 팔에 ‘이식’한 영국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레버 프리디옥스라는 이 남성은 태어날 때부터 왼쪽 팔 일부가 없어서 의수를 착용하고 살아왔다. 그러던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한 손으로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의수로 물건을 움켜쥘 수 없는 조건 때문에 그는 매번 휴대전화를 떨어뜨리지 않으려 애써야 했다. 그러던 중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바로 ‘이식’이었다. 그는 자신의 의수 팔 부분에 휴대전화와 꼭 맞는 크기의 홈을 파낸 뒤 여기에 전화를 고정시켰다. 팔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통화가 가능했고, 문자메시지나 검색 등 터치스크린을 이용할 때에도 흔들림이 없어 불편함이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에 생산된 스마트폰 대부분이 다소 큰 크기여서 자신의 의수에 맞는 스마트폰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결국 트레버는 노키아 사에 직접 연락해 자신의 사연을 전달하고, 의수 폭에 잘 맞는 C7을 구입해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마치 팔과 휴대전화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라면서 “전보다 스마트폰을 더 편하게 쓸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수능 D-16… 효율적인 마무리 학습법

    수능 D-16… 효율적인 마무리 학습법

    이제는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대입수학능력시험까지 16일이 남았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수능에서 자신이 공부한 것들을 모두 풀어낼 수 있도록 최적의 상태를 만드는 일이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초조하고 불안해지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남은 기간을 잘 보낼 방법들을 알아봤다. 남은 기간에 실전 수능일과 같은 시간표로 생활해야 한다. 자신의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라는 말이다. 불안한 마음에 무리하게 밤을 새워 공부하면 그 다음 날 생활리듬이 깨지고, 본래 리듬을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가능하면 수능 시험 시간표 순서에 맞춰 과목별 학습을 하고, 쉬는 시간까지도 수능 당일 시간표에 맞춰 생활해 보는 것이 좋다.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 실제 수능시험 시간에 맞춰 문제를 풀되, 쉬운 문제부터 풀고 일정시간 내에 풀리지 않는 문제는 과감히 건너뛰는 연습도 해야 한다. 제때 풀지 못한 문제는 다른 문제를 다 푼 다음, 다시 시도하는 것이 실전에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모의평가 등 공부한 것 다시 정리 올해 치른 두 번의 모의평가에서 모두 출제된 주제나 유형을 특별히 신경 써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모의평가에서 나온 새로운 도표, 그래프, 제시문 등이 포함된 신유형 문제들도 마지막 점검을 해 둬야 한다. 올해 수능의 출제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모의평가 문제를 점검하다보면 영역별로 출제 가능성이 큰 중요한 부분이 눈에 띌 것이다. 이때부터는 출제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핵심 개념을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중요 부분이라 하더라도 세부사항까지는 들추지 말아야 한다. 너무 자세한 내용까지 살피다 보면 모르는 부분이 발견되고 당황하게 되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또 점수를 올릴 가능성이 가장 큰 과목에 하루 정도를 온전히 할애하는 것도 좋다. 모의평가 성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점수 상승 가능성이 큰 영역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 가운데 단기간 학습효과를 볼 수 있는 과목을 하나 골라, 주말을 활용하여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수능 마무리 시기의 ‘금기사항’은 새로운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수능 마무리 시기가 되면 다급한 마음에 이 학원 저 과외 다 시도해보고 ‘인강’도 갑자기 많은 양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능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그때마다 엄습하는 공포와 불안감으로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동안 풀었던 익숙한 문제를 중심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문제를 몇 문제라도 풀어보고 싶다면 차라리 사전에 답을 표시해 두고 가볍게 확인만 하는 것이 좋다. EBS 교재의 지문을 다시 정리하는 것도 좋다. 올해 수능 시험의 EBS 교재 연계 출제율은 70% 정도로 매우 높아서 남은 기간동안 EBS 교재를 다시 한번 훑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의 경우에는 EBS 교재의 지문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제 수능과 연계되는 교재의 자문은 다시 한번 확인, 최종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동안 가장 많이 봤던 각 과목의 교재나 정리노트를 가볍게 넘겨보는 것도 좋다. 여러 번 반복해서 보았던 내용은 금방 눈에 들어오고, 머릿속에 쉽게 재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오답노트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답노트를 가볍게 정리하면서 자주 틀린 문제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다만 이때도 무리하지 말고 올해 출제경향에 비춰 시험 보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문제들만 정리하는 것이 좋다. 가장 열심히 본 책들을 빠르게 훑어보는 것도 좋다. 자세히 읽으려 하지 말고 자신이 공부한 흔적을 되돌아보면서 가볍게 최종 정리를 하면 된다. 수능 마무리 시기에는 마음이 떨리고 긴장되기 마련이다. 이때는 자신에게 잘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어보자. 자신감과 긴장감은 양날의 칼이다. 자신감이 너무 지나치면 섣부른 판단으로 실수하기 쉽고, 긴장을 많이 하면 잘 아는 문제도 틀릴 가능성이 있다. 수험생들은 긴장감과 자신감을 적절히 유지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도 흔들리지 말아야 학부모들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단기간에 몇 십 점을 올릴 수 있다’는 식의 문구를 내건 족집게식 프로그램이 수험생을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에 현혹된 부모님들이 수험생 자녀에게 권하거나 강요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의 약한 마음을 이용한 상술로 실제 점수 상승은 없다. 부모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 수험생은 더욱 불안해한다. 그간 쌓아온 실력마저도 무너뜨린다. 평소 공부하던 대로, 더욱 다지고 완성해서 자신감을 쌓게 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험생 자녀에게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그 부담이 자녀를 더 긴장시키고 실제 시험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역할은 자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다. 또 과도하게 영양식품을 권하면 자칫 잘못하면 몸이 탈이 날 수도 있다. 평소에 먹던 음식을 먹는 것이 몸과 마음이 편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치료과정 어떻게 되나

    [Weekly Health Issue] 치료과정 어떻게 되나

    중증 외상환자에 대한 치료는 병원 이송 전단계, 즉 현장에서 구조사나 의료진이 환자와 대면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현장에서 환자를 구조한 구조사나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점검, 심각한 외상환자라고 판단되면 중증외상센터로의 이송작업이 시작된다. 외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인계해 치료받도록 하기도 하지만 심정지 등으로 의식이 없거나 외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곧바로 중증외상센터로 이송하게 된다. 물론 이송 과정에서도 지혈이나 인공호흡 등 필요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중증외상환자는 발생 후 생명 유지에 필요한 절대시간인 ‘골든타임’ 안에 중증외상센터에 도착해 응급수술 등 최종 처치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외상환자 발생을 통보받으면 센터 응급실에서는 외상진료팀이 비상 소집돼 환자를 기다리며 대기한다. 일반적으로 외상외과의 경우 응급의학과·정형외과·일반외과·신경외과·흉부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구강외과 등 8개 진료과가 협진을 하는데, 통보받은 환자의 손상 부위와 손상 정도에 따라 해당 외과와 응급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등이 대기하게 된다.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전문외상소생술부터 시행해 환자의 활력징후(체온·맥박·호흡·혈압)부터 안정시키게 된다. 이어 사고 직후부터 최소한 1시간 이내에 응급검사를 통해 응급수술 또는 혈관조영술과 같은 응급중재술을 선택, 시행하게 되며,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 경과를 살핀다. 중증 외상환자의 경우 사고 당시 기억 등으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외상이 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과적 손상이 모두 치료됐다 하더라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활 및 외상심리지원센터 등과 연계한 치료를 계속하게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난삽한 서정시 반성 간결한 극서정시 지향

    난삽한 서정시 반성 간결한 극서정시 지향

    ‘운조가 걸어간다/ 운조가 걸어간다/ 푸른 지평선 황토치마 벌리고/ 한 모랭이 지나 화살표 사이로/ 두 모랭이 지나 화살표 사이로/ 운조가 걸어간다/ 마음 떨며 운조가 걸어간다’(강은교 시인의 ‘운조’ 중에서) 1968년 등단해 43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예민한 감수성과 남다른 매혹을 발휘하는 시를 쓰는 강은교(66) 시인이 6년 만에 12번째 시집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서정시학 펴냄)를 내놓았다. 서정시학은 요즘 유행하는 소통불능의 장황하고 난삽한 서정시를 반성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짧고 간결한 극서정시(極抒情詩)를 지향하는 시집을 발표하고 있다. 강 시인의 시집은 이기철(68) 시인의 ‘잎, 잎, 잎’, 이선영(47) 시인의 ‘하우부리 쇠똥구리’와 함께 발간됐다. 시집 ‘허무집’을 통해 절망적 시대에 대한 인간적 위기의식을 표현했던 강 시인은 초기에 버려진 딸이 병든 아버지를 구한다는 ‘바리데기 노래’를 불렀다. 바리데기에 이어 최근 시인이 제목이나 후렴구에서 자주 사용하는 ‘운조’는 조선시대 한 인물의 이름을 아주 조금 바꾼 것이다. 최동호 고려대 교수는 “‘운조’란 시어는 역사적으로 명멸한 수많은 여성의 대명사이며 오늘도 희생하며 사는 여성들의 이름”이라며 “이 시대 여성의 이름이자 천 년, 이천 년 전 여성의 이름이기도 한 ‘운조’란 조어를 빌려 여성의 삶 또는 인간의 존재적 의미를 규명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강 시인은 “시는 유행어와는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한다.”며 “구태여 시를 읽을 필요가 없고 시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닌 요즘, 시인이란 아름다움을 꺼내고 세계를 긍정하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첫 시집을 낼 때는 부정적이었다는 시인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떠나 40여년간 바다 또는 절을 바라보며 살았다. 이제 시인은 “이 시대의 시인은 위로에서 끝나지 않고 감동을 통해 뭔가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업식을 위해 쓴 시 ‘이제 일어서라, 과나코를 찾아서’에서 시인은 열정적으로 사랑과 희망을 노래한다. 과나코는 남미에서 가장 강력한 생명력을 지닌 당나귀와 유사한 동물이다. ‘잠시 잘못 가도 좋다, 잘못 가면 다시 가라, 인생은 낙타의 발굽, 낙타의 등 같은 저 언덕들/가라, 과나코를 찾아서 가라’고 말하는 시인은 ‘오, 과나코 네가 일어서지 않으면 누가 네 속에서 일어설 것인가’라고 언어의 주술을 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일 통화스와프 700억弗로

    한·일 통화스와프 700억弗로

    한국과 일본은 양국 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스와프(통화 맞교환) 규모를 7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19일 청와대에서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현재 130억 달러 규모인 양국 간 통화스와프를 7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을 선제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7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한국은행과 일본은행 간 원·엔(円) 통화스와프가 300억 달러로 확대되며, 별도로 300억 달러 규모의 한은과 일본 재무성 간 달러·원/엔 통화스와프가 설정된다. 일본군 위안부 청구권 문제와 독도·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 등 과거사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일 간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안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는 어느 때보다 노다 총리가 성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는 “위안부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가끔 양국 간에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대국적 견지에서 양국 관계를 전진시킨다는 마음을 정상들이 갖고 있으면 어떠한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지난 2006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을 가능한 한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실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강서구, 계약심사제 ‘효과’ 예산 5억 5000만원 절감

    서울 강서구는 올 한해 자체 발주한 공사와 용역, 물품구매에 대한 계약심사제와 적정 인쇄원가 산정 시스템을 시범 실시해 예산 5억 5000만원을 절감했다고 19일 밝혔다. 구는 그동안 물가정보지 등에 따른 가격 자료와 업체의 견적 금액을 기초로 최저가 또는 적정가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계약에 앞서 원가산정과 공사방법 등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계약심사제를 도입했다. 구에 따르면 최근 3개 부서 전산장비 구매 계약에서 2억 4400만원에 조달받으려던 것을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구매를 적극 활용해 똑같은 제품의 구매 가격을 5900만원 낮추는 등 계약심사제를 통해 지난달까지 661건 188억원의 계약 중 24건에서 4억 5000여만원을 아꼈다. 이와 함께 인쇄원가 산정시스템을 도입해 인쇄 과정에서 불필요한 공정과 낭비요소를 제거, 지난해보다 1억 500만원의 예산 절감효과를 봤다. 구는 내년부터 300만원 이상 모든 계약에 대해 계약심사제를 의무화하고 제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업부서 실무자 170명을 대상으로 원가계산, 회계실무 등의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재무과(2600-6342)로 문의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24일까지 해결 믿지마” 메르켈 한마디에…금융시장 ‘출렁출렁’

    독일 총리의 한마디에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코스피 지수는 9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환율은 상승했다. 1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28포인트(1.41%) 내린 1838.90에 거래를 마쳤다. 38.74포인트(2.08%) 떨어진 1826.44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면서 점차 낙폭을 줄였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낙관할 수 없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과 단기간 22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총리의 대변인인 슈테판 자이베르트는 17일(현지시간) “모든 것이 다음주 월요일(24일)까지 해결될 것이라는 꿈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메르켈 총리가 말했다.”고 전했다. 23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유럽 재정위기를 안정시킬 종합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란 뜻이 담겨 있어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 영향으로 미국 다우지수는 2.13% 하락했고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도 각각 1.81%와 1.61% 급락했다.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은 1803억원을 순매도해 4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기관도 178억원을 팔았다. 반면 8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개인은 21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95포인트(0.40%) 내린 483.43으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내림세를 기록했다. 도쿄 닛케이 지수는 전날보다 1.55% 하락했고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1.36%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0원 오른 1145.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메르켈 총리 발언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급속히 확산됐고, 뉴욕과 유럽에 이어 코스피 하락이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유럽발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달러 사재기´가 재현됐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反월가 시위 한달] 타임스스퀘어 反탐욕 점령

    15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쯤 미국 뉴욕 월가 점령 시위의 본거지인 맨해튼 남쪽 주코티 공원엔 수천명이 운집해 있었다. 그래서 시위대가 이날 처음 ‘점령지’로 삼은 타임스스퀘어에는 많아야 1만여명 정도가 참여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러나 택시를 잡아타고 얼마 안 가 예상이 완전히 틀린 것을 깨달았다. 타임스스퀘어에 도착하기도 전에 6번가 양옆 인도에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시위대가 1㎞도 넘게 줄을 잇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오늘처럼 많은 시위대는 본 적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시위대의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기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타임스스퀘어에 도착했을 때 다시 한번 놀랐다. 집회 예정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벌써 광장 대부분을 수만명의 시위대가 ‘점령’하고 있었다. 기자는 인파에 밀려 ABC방송국 앞쪽까지 갔고, 거기서 거의 1시간을 ‘갇혀’ 있었다. 리더도 없고 마이크도 없는 시위대는 누군가 육성으로 “우리는 99%다.”라고 선창하면 다 같이 목청껏 따라하는 식이었다. “우리는 파산했는데 은행은 구제받았다.” “내 돈은 어디에 있나.”등의 구호를 번갈아 외치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고, 방송국 전광판 뉴스에 ‘월가 점령 시위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는 자막이 나오자 시위대는 광장이 떠나갈 듯 환호했다. 시위대 사이에 낀 경찰이 터준 길을 따라 겨우 광장 북쪽으로 빠져나갔다. 거기엔 좀 빈 공간이 있어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는데, 어디선가 우레 같은 함성이 터졌다. 광장 양옆의 6번가와 8번가 쪽에서 다른 무리의 시위대가 구름처럼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미리 와 있던 시위대는 기뻐 펄쩍펄쩍 뛰며 그들을 맞았다. 시위대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옆에 서 있는 청년에게 이 정도 인파를 예상했느냐고 물었다. 뉴저지에서 왔다는 밥 던(24)은 “지난 5일 노조가 참여했을 때처럼 많으면 1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광장이 이 정도 들어찼으면 10만명은 되는 것 같다.”면서 “12월 31일 제야의 밤 행사 때보다 인파가 많아 보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학 졸업 후 2년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그는 고무된 표정으로 “오늘은 글로벌 혁명의 날”이라고 했다.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었기에 경찰은 오토바이로, 기마경찰로 시위대를 몰아내려 했다. 하지만 숫자가 워낙 달려 역부족을 드러내며 후퇴했고, 그때마다 시위대는 환호했다.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이 빚어질라치면 “이것은 비폭력 시위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로 자제시키는 성숙한 시위문화를 보여줬다. 숨 막히는 듯한 인파에 갇혀 이제는 정말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시위대는 “전 세계가 이곳을 지켜보고 있다.” 등의 구호를 산발적으로 외치며 1시간 이상을 시위하고서 7시가 넘어서야 스스로 흩어졌다. 이날 시위로 최소 88명이 체포되긴 했지만 인파에 비해서는 지극히 평화적인 시위였다. 시위대는 이날 뉴욕의 심장부인 타임스스퀘어를 완벽하게 ‘점령’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파워를 확인한 시위대의 동력을 멈추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이 보였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박근혜, 또 하나의 격전지 부산에 그녀가 떴다!

    [서울시장 보선 D-11] 박근혜, 또 하나의 격전지 부산에 그녀가 떴다!

    10·26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을 위해 14일 부산을 방문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대해 “저축은행 대주주의 은닉 재산을 반드시 찾아내고 대출 자산도 철저하게 파악해 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동구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10여분간의 면담에서 박 전 대표는 함께한 국회 정무위원회 허태열 위원장,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을 가리키며 “저를 만날 때마다 그 얘기를 한다. 어떻게든 결과가 잘 나오도록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수정·초량시장, 중구 장애인작업장 등 5곳을 한나라당 정영석 동구청장 후보와 동행했다. 격전지인 이곳에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싸늘해진 지역 민심을 달래고자 복지와 민생경제를 거듭 강조했다. 굵은 가을비가 퍼부은 궂은 낮씨였지만 파란 비옷에 우산을 직접 받쳐 들고 다니며 재래시장 상인, 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얘기를 열심히 들었다. 조용한 유세를 위해 정의화(중구·동구) 국회부의장,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과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만 동행했다. 앞서 첫 방문지인 자성대 노인복지관 5층 대강당에 감색 비옷 차림의 박 전 대표가 들어서자 70여명의 노인들은 “반가워 눈물이 납니다.” “너무 좋습니다.”라며 반색했다. 앞다퉈 악수를 청하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박 전 대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나라가 어려운 시절 못 먹고 못 입으며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우리가 이만큼 살았다.”면서 “어르신들이 외롭고 어렵게 생활하셔서 국가가 많은 도움을 드려야 되는데 못 해서 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 복지 정책은 지자체 역할, 노력이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정 후보가 잘 챙기도록 제가 함께 좋은 정책을 만들어서 보답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수정시장에서는 점심으로 김밥집에서 2500원짜리 칼국수를 먹었다. 함께 밥을 먹은 부산시당 관계자들에게 “재래시장이 잘되면 경기가 잘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파란 비옷을 꺼내 입고 우산을 든 채 시장 투어에 나섰다. 우산을 써도 옷이 다 젖을 정도로 험한 날씨였지만 상인들 손을 일일이 맞잡고 허리를 깊이 굽혔다. 악수를 많이 한 탓에 오른손이 불편한 박 전 대표는 아픔을 애써 참으며 “제가 손이 아파 가지고… 왼손으로 하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은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박 전 대표 방문을 기점으로 우리가 유리하게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고시 Q&A] 한국사시험 2급 통과해야 내년 ‘5급공채’ 응시 가능

    Q:내년부터 5급 공채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데, 인정되는 급수와 기한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내년부터는 5급 공채 및 5등급 외무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생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고급수준인 1~2급을 획득해야 합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인증 기한은 4년 미만으로 최종시험 시행예정일부터 3년 전 1월 1일 이후 실시한 시험의 등급만 인정됩니다. 또 공직적격성평가(PSAT)의 각 영역 지문에 공무원에게 필요한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한국역사, 한국사상 관련 내용을 활용하는 등 최근 정부는 공직후보자들의 한국사 소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한국사와 마찬가지로 2005년까지 행정직·외무직 5급 공채시험에서 시험과목으로 포함돼 있었지만 2006년부터는 한국사가, 2007년부터는 헌법이 시험과목에서 빠졌습니다. PSAT가 도입되면서 암기위주 지식보다 종합사고력을 평가하자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서 역사 및 헌법에 대한 소양을 검정하기에는 시험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헌법 소양 검정은 지난해 수습사무관 교육과정에 도입한 ‘헌법교육 패스제’를 통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습 사무관들은 헌법교육 패스제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수습과정을 마칠 수 있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ky0295@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인형극으로 우리 아이의 꿈 키워요”

    “인형극으로 우리 아이의 꿈 키워요”

    가을이 깊어 가는 요즘 자녀들과 문화 예술 공간을 찾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12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KBS 1TV ‘행복한 교실’에서는 인형극을 통해 학생들의 꿈을 키워 나가는 대화초등학교를 찾아가 본다. 인형극이나 뮤지컬 같은 예술 매체를 통한 교육은 재미뿐만 아니라 교육적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 학부모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예술 매체의 관심 속에 지난 8월 초 열린 ‘춘천 인형극제 아마추어 인형극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팀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대화초등학교 어린이 인형극단이다.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어린이 14명이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학생들의 활발한 활동 뒤에는 밤낮으로 땀 흘리는 어머니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인형극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꿈을 키워 나가는 대화초등학교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또한 사교육 없이 ‘한자 신동 남매’를 길러 낸 가족 이야기가 소개된다. 은은함과 아늑함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전주, 그곳에 가면 특별한 가족을 만날 수 있다. 한자 신동 남매로 알려진 헌이와 채리 남매를 길러 낸 아버지 박성기씨와 어머니 이정현씨가 주인공이다. 남매 모두 만 8세에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에 합격해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큰아이 헌이가 한자 1급 자격증을 받았을 땐 단지 아이가 신통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동생 채리까지 1급에 합격하자 박씨 부부의 교육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기본이 탄탄해야 그 위에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하는 박씨는 부수 습득이 된 다음에야 본격적으로 한자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어렵고 복잡한 한자를 생활, 역사 속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교육해 아이들이 흥미롭게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사교육 없이 온전히 부부의 노력으로 신동을 길러 낸 특별한 교육법을 만나 보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지송 사장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게 나의 경영이념이자 신념이다. 직원들에게 ‘그릇 깨는 며느리가 더 좋다.’는 얘길 자주한다.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고 이뤄지는 것도 없다. 회사 이름만 빼고 다 바꾸자고 했다. 하지만 개혁에는 희생이 따랐다. 감내해준 직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지송 사장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2009년 10월 1일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초대 수장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대건설에서 15년간 같이 근무한 경력을 지녔다. 경인운하 대표이사 사장, 경동대학교 명예총장 등을 지냈다.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토목사업본부장,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 사장을 거쳤다. 이 사장은 2003년 경영위기를 겪고 있던 현대건설 사장으로 부임해 2006년 3월 퇴임 때 현대건설을 3976억원의 순익을 내는 알짜기업으로 바꾸어 놓았다. 또 청계천 복원공사도 주도했다. 당시 현대건설이 담당한 3공구는 다른 공구와 달리 공기 내에 완벽하게 공사를 마쳤다. 주변 주민의 불편을 덜고, 공사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길을 먼저 뚫도록 했다. 이에 따라 초기 속도는 늦었지만, 이후엔 일사천리로 공사를 진행해 가장 먼저 공사를 마무리했다. LH를 이끌면서도 틈날 때마다 현장을 찾고, 농성 주민과 밤샘 대화를 하는 등 다소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휴일 운전기사도 없이 홀로 부인의 승용차를 몰고 현장을 돌아다니는 일화는 업계에선 유명하다.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정시 출퇴근이 일상화된 직원들에게 오전 7시까지 출근하게 했고 휴일에도 수시로 회의를 열어 분발을 촉구했다. 71세 나이에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빚더미 공기업이란 오명을 씻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 사장에게 찬사와 영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채증가율은 잡았지만 여전히 100조원이 넘는 부채는 그의 멍에다. 부지런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LH의 사업이 곳곳에서 지연되면서 농성 중인 주민들의 비난도 피해갈 수 없는 이 사장의 숙명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두꺼비하우징은 21C 도심 새마을운동”

    “두꺼비하우징은 21C 도심 새마을운동”

    “서울에 사는 서민들의 주거를 안정시키려면 공공부문이 힘을 내 민간기업의 극단적인 이윤추구를 막아야 하고, 주거안정이라는 공공의 선(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11일 서민들의 집을 개선해 살 수 있도록 하는 ‘두꺼비하우징’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지난 8월 구의회가 관련 조례를 끝내 부결시켜 크게 낙심했지만 요즘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들이 서민들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지난달 22일에는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두꺼비하우징 시범단지인 신사동 237번지를 방문해 남철관 두꺼비하우징 대표로부터 설명을 듣고 갔고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도 공약으로 주택을 고쳐 주는 정책을 내놓았다네요.”라면서 “두꺼비하우징 사업은 이제 은평구를 뛰어넘어 서울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두꺼비하우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자 지난 6일 우리은행과 5~6%의 낮은 금리로 주택보수자금을 융자해 주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비교적 낮은 이자율을 확보하고자 역시 같은 날 주택보증공사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에는 이미 도시재생기금이라고 해서 낡은 주택을 보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놓고 있는데, 이것을 은평구와 같은 낙후되고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면서 “서울시로부터 이런 자금을 받으면, 어린이집이나 청소년, 경로당 등을 확보해 마을의 편의시설을 짓고 그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첫 단추를 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각 구에 100억원의 주택정비자금을 줘 필요한 지역 10곳에 10억원씩 투입, 마을 공동센터나 편의시설을 만들고 주민들은 낮은 대출이자로 자금을 빌려 자신들의 집을 수리하면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공약으로 두꺼비하우징이란 이름을 붙였지만, 도시에서 시작하는 ‘21세기 새마을운동’으로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은 경관을 개선해서 좋고, 개인은 집을 고쳐서 좋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니 녹색성장도 된다. 또 노후주택 개선 사업은 자영업자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지역경제를 살리기까지 하니 1석3조, 아니 1석4조가 된다.”며 웃었다. 특히 뉴타운을 할 때마다 거주민의 70% 가까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기존 방식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두꺼비하우징은 지역경제 차원에서는 일자리를 만들고 늘려 나가는 중요한 일”이라며 “뉴타운이 대기업으로 주민들에게 빚을 안겨 지역의 돈을 몰아주는 것이라면, 두꺼비하우징은 지역의 돈이 안에서 돌아 ‘일자리 사슬’을 만들어 낸다.”고 끝을 맺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굿모닝 닥터] 볼거리와 고환

    볼거리는 유행성이하선염이라는 질환으로, 발병 초기에 발열·두통·근육통과 식욕부진·구토 등의 증상이 1~2일간 나타나며, 이후 한쪽 또는 양쪽 볼이 붓는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 하지만 이런 볼거리가 남성의 고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비뇨기과에 고환의 통증이나 부종으로 오는 환자들 중 일부는 볼거리로 인한 증상인 경우가 가끔씩 있다. 최근 병원 외래에서 15세 남아를 만났다. 오른쪽 고환이 붓고 아프다기에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고환염이나 부고환염이겠거니 생각했다. 약을 처방하려고 얘기를 나누는데 그 애가 얼마전 학교에 볼거리가 유행했고, 자신도 볼거리에 걸려 약을 먹고 있다는 게 아닌가. ‘아뿔싸,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실제로 고환을 만져보니 한쪽이 많이 부어 있었고, 딱딱하게 만져지는 게 염증이 심해 보였다. 음낭초음파에서도 역시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 및 부고환염 소견이 나타났다. 이런 볼거리 고환염의 경우 최근에는 ‘IFN a2b’라고 하는 면역제를 주사하여 증상을 완화시키고 있다. 그 애에게도 면역제를 투여하면서 안정시켰더니 특별한 합병증 없이 증상이 호전되었다. 볼거리는 대부분 자연 치유되며, 따라서 치료도 대증요법이 주로 쓰인다. 그러나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도 시간이 지나면 그냥 낫겠지 하고 여겨서는 곤란하다. 고환이 위축되거나 이로 인해 불임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대략 볼거리 환자의 20~30%에서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이 발생하고, 이 중 30%가량은 고환 위축을 경험한다. 볼거리가 주로 청소년에게 빈발하므로 이런 점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칫 치명적인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형래 강동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강남구, 임산부 위한 특강

    강남구는 8일 오전 10시 삼성2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임산부와 가족을 위한 특별한 음악회와 특강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행사는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인 10개월을 상징하는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앞두고 임산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1부는 ‘아기가 좋아하는 음악’과 ‘시대별로 듣는 클래식 음악’, ‘다시 들어도 좋은 영화 음악’ 등 산모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태아의 감성과 감각 발달에 도움을 주는 현악 4중주와 성악으로 구성한 ‘임산부 배려 음악회’로 꾸민다. 2부는 ‘엄마랑 아기랑 통(通)하다’라는 주제로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베이비 사인’을 배우는 시간을 준비했다. 행사장 밖 홀에서는 ‘임신 체험 조끼 입어보기’, ‘모유수유에 대한 질의응답(Q&A)’, ‘아기모형으로 수유 자세 해보기’ 등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구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예비 부부와 예비 산모를 위한 건강검진, 태교법, 산전체조, 라마즈분만법, 신생아 돌보기, 산후 우울증 등 출산 준비교실, 모유수유 클리닉 정책 등 출산 준비에서 산후관리까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늦깎이 테너, 호세 카레라스 사로잡다

    늦깎이 테너, 호세 카레라스 사로잡다

    출발은 늦었다. 인천 부평고 2학년 때 중창단에 들어간 게 처음이다. 노래가 좋았는데 부모님을 설득하기 힘들었다. 고3 때 비로소 음대 진학을 결심했다. 한눈 팔 시간도 없었다. 이를 악물었다. 한양대 성악과에 입학했다. 유학도 늦었다. 음대생은 군악대에서 군 복무를 하는 게 보통. 그는 논산훈련소 조교를 했다. 대학 졸업 뒤 인천 시립합창단에서 2년. 또래들이 취업할 무렵인 스물일곱에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으로 떠났다. 국내 데뷔도 늦었다. 그런데 단박에 주역이다. 오는 13~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려지는 국립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가 그 무대다.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 중 테너 비중이 가장 높은 탓에 대가들도 나이가 들면 꺼린다는 리카르도왕 역할이다. 내년 6월에는 세계 최고의 무대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 주역으로 데뷔한다. 베르디의 오페라 ‘루이자 밀러’에서 주인공 루돌프 역을 맡았다. 이쯤 되면 역전 홈런. 출발은 늦었지만, 진득하게 한발씩 내딛는 ‘대기만성’의 테너 김중일(36)을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중일은 유럽 콩쿠르라면 질리도록 다녔다. 생활고를 겪는 유학생들이 관광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는 생계를 콩쿠르 상금에 의존했다. “가이드 수입이 짭짤한 건 유학생들이 다 안다. 하지만 돈 버는 재미에 빠지면 음악은 끝이다. 고기 안 먹고 파스타 먹으면 견딜 만하다. 재료를 사서 해먹는 데 1유로(약 1600원)면 충분하다.”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은 올 초 이탈리아 부세토 베르디콩쿠르. 만 35세의 나이 제한에 걸릴 뻔했지만, 불과 석 달 차이로 피했다. 베르디 작품에 가장 적합한 목소리를 발굴하는 콩쿠르의 올해 심사위원장은 세계 3대 테너 호세 카레라스다. 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정통 리릭 테너(밝고 따뜻하고 윤기 있는 음색)에 가까운 김중일을 눈여겨 봤다. 올해가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이라 자국 출신을 밀어주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김중일이 2위로 입상한 데는 카레라스의 지원도 한몫했다. 카레라스는 시상식 뒤 김중일에게 “더는 콩쿠르에 나가지 말고 제대로 된 일을 시작하라.”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에이전트들에게 소개도 해줬다. 덕분에 대형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었다. 이탈리아에 처음 도착하던 날부터 꿈꿨던 일이 현실이 된 셈. ‘루이자 밀러’의 반응에 따라 2012~2013시즌 베르디의 대작 ‘돈 카를로’까지 출연키로 구두약속을 받아놓은 상태다. 당장은 ‘가면무도회’ 생각뿐. 그는 “테너가 가장 힘들어하는 음정이 ‘파’와 ‘솔’ 사이인데 ‘가면무도회’의 아리아 중 아름다운 라인이 파와 솔 사이에 몰려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이탈리아어의 뉘앙스와 악센트는 편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을 빼면 한국 무대에 처음 서는 터라 설렘과 기대가 교차한다. 게다가 유럽에서 활동하는 연인 정시영(소프라노) 역시 리카르도 왕의 시종인 오스카 역으로 캐스팅됐다.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동문인 둘은 내년 ‘루이자 밀러’ 공연 이후 결혼할 예정이다. 오후 연습을 위해 예술의전당으로 향하는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노래를 쉽게 하는 게 목표다. 지금은 굉장히 집중해야 노래가 나온다. 다 털어버리고 누구나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아름다운 노래가 술술 나오는 단계에 이르고 싶다.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 메이저급에 올라서느냐 아니냐는 그 시간에 달렸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가면무도회 1792년 스웨덴 구스타프 3세 암살사건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 국왕 리카르도(정의근·김중일)는 충신 레나토(고성현·석상근)의 아내 아멜리아(임세경·이정아)를 사랑한다. 레나토는, 아내와 국왕의 마음을 알고 국왕 암살을 꾀한다. 1만~15만원. (02)586-5282.
  • [생각나눔 NEWS] 대리모 논쟁 재점화… 제재 법률이 없다

    경찰이 최근 불임부부와 대리모를 돈을 받고 연결해준 브로커를 구속하고, 돈을 받고 난자를 준 여성 2명을 의료법 및 생명윤리 및 안전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수정란을 착상한 대리모 9명은 처벌을 받지 않지 않았다. 난자를 제공한 대리모는 처벌돼도 자궁을 빌려준 대리모는 처벌되지 않은 것이다. 이흥훈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경위는 2일 “생명윤리법상 정자와 난자를 돈을 주고 사고파는 행위는 처벌할 수 있지만, 단순히 몸(자궁)만 제공한 사례는 처벌할 수 없다.”면서 “최근 국회에 발의된 법조항까지 살피고 조사를 많이 했지만 도덕적으로 비판할 수는 있어도 처벌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리모 논쟁이 다시 불거지는 이유다. ●“불임부부 위한 제도 마련도” 현행 생명윤리법은 ‘누구든지 재산상 이익을 조건으로 정자 또는 난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부의 난자와 정자를 가져와 수정시킨 뒤 수정란을 금전을 주고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키더라도 불법이 아닌 것이다. 때문에 젊고 건강한 여성이 수정란 대리모가 될 경우 여성의 몸은 임신의 도구로 전락한다는 논란과 함께 불임부부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상반된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005년 박재완(현 기획재정부 장관) 한나라당 의원이 비상업적인 대리모는 허용하되 금전 거래는 금지하는 내용의 ‘체외수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2009년에는 김소남 한나라당 의원이 비슷한 취지의 생명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잇따라 법안이 마련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극명한 찬반 법개정 걸림돌 법 개정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리모 문제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탓에 손질이 쉽지 않아서다. 금전적 대가를 받는 대리모 거래를 불법화하면 반대로 비상업적인 대리모는 합법화해야 한다. 불임부부들의 요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과반수가 비상업적인 대리모조차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불임부부들을 위해 대리모를 양성화하려고 해도 국민의 비판 여론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주무부처인 복지부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리모를 도울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일은 국민적 합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내년에 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검증안된 민간자격증 판친다

    검증안된 민간자격증 판친다

    ‘제8회 퀀텀(양자)에너지 관리사.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이화여대 물리학과 이모 교수는 최근 학생이 가져온 전단지 한 장을 보고 실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자들조차 미지의 영역으로 여기는 양자에 대한 관리사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광고로 생각했던 이 교수는 인터넷 검색을 해 보고 깜짝 놀랐다. 자격증이 실제로 존재하는 데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돼 있어서다. 이 교수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수맥을 찾는다’, ‘신물질’이라는 식으로 실제 양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과후 학습’ 관련 66개… 모두 비공인 2007년 민간자격증 등록제가 시행된 이후 검증되지 않은 민간자격증이 범람하고 있다. 단체나 기업은 물론 개인도 서류신청만으로 등록할 수 있다. 관리·감독 규정이 전혀 없는 탓이다. 심지어 미등록 상태에서 자격증을 발급하더라도 제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2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민간자격증은 2167개에 이른다. 지난 3월 1842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300개 넘게 늘었다. 그러나 국가가 관리·감독하는 국가공인민간자격증은 한국어능력시험, 텝스, 한자능력검정시험, 회계관리사, PC관리사 등 84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고 등록만 한 비공인민간자격증인 것이다. ●교과부 “민간자격증 규모 몰라” 교육과학기술부 측은 “1997년 민간자격증제가 도입되면서 시대상황과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특별한 요건을 두지 않고 자율에 전적으로 맡겼다.”면서 “소비자 피해와 사기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2007년 자격기본법이 도입됐지만, 이 역시 민간자격증이 얼마나 되는지 규모를 알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피해도 급증세다.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자격증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2008년 1531건에서 지난해 2094건으로 급증했다. 소비자원 측은 “국가 공인이라거나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수십만~수백만원을 내고 자격증 시험을 보고 난 뒤 비공인 자격증이라는 점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피해 보상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각광받는 점을 노려 100만원 이상의 수강료를 받고 ‘억대 연봉 SNS 자격증’을 발급한다는 단체와 학원이 난립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경고하는 일도 벌어졌다. 방과후학교 제도가 도입된 뒤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방과후 학습’ 관련 자격증도 66개에 이르지만 모두 비공인 민간자격증이다. 특정 기업이 자사의 제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친 뒤 자격증을 발급하거나 ‘웃음’ 등 한 가지 소재로 수십건의 자격증을 발급하는 기관도 많았다. ●감독 강화 법안 법제처 계류 중 정부는 민간자격증의 관리·감독 강화를 골자로 한 자격기본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과부 측은 “자격증 사전 등록을 의무화하고 미등록이나 부실 자격증에 대해 벌칙을 부과하게 될 것”이라면서 “수강료나 시험에 대한 지도 및 감독 권한을 마련하고 자격증 범람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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