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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너스 경제시대’ 빨리 왔다

    ‘마이너스 경제시대’ 빨리 왔다

    우려했던 우리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보다 일찍 찾아 왔다.한국은행이 잠정 집계한 올 4·4분기(10~12월)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추락했다.내년 성장도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특히 고용은 급감하고 빚은 늘어 경제 주체들의 체감 고통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공격적 재정지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경제전망을 발표했다.올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분기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3년 1분기(-7.8%) 이후 처음이다.가능성이 현실로,그것도 당초 예상보다 석달가량 앞당겨졌다.올해 연간 성장률 역시 한은이 당초 전망했던 4.6%에 크게 못 미친 3.7%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주요 경제지표의 마이너스 추락은 내년에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한은은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낮은 2.0% 성장에 그쳐 외환위기 때인 1998년(-6.9%)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한국개발연구원(3.3%),삼성(3.2%),LG(3.6%),한국경제연구원(2.4%) 등 주요 예측기관들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다. 무엇보다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고용의 수직강하가 두드러진다.신규 취업자 수는 올해 14만명에서 내년 4만명으로 무려 10만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내후년에는 성장률(4.0%)과 고용(17만명) 등 대부분의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회복세는 완만하리라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이런 와중에 지난 9월 말 현재 가구당 빚(4054만원)은 4000만원을 돌파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도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가계빚 증가 등으로 실질임금마저 감소할 수 있다.”면서 “뚜렷한 경기 회복 징후가 보이지 않는 만큼 정부가 강력한 재정지원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도 “40조~50조원으로 편성한 내년 복지 예산을 100조원으로 두 배 늘리는 등 재정지출을 과감히 확대해 국민들의 소비 여력을 확충하고 실업 고통을 덜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구조조정 지지부진 ‘팔짱 낀’ 정부

    구조조정 지지부진 ‘팔짱 낀’ 정부

    “정책 제안서를 정부 쪽에 벌써 몇 번이나 갖다 줬습니다.그러나 그 쪽에선 ‘우리 담당이 아니니 저리로 가져가라.’ 거나 ‘우리도 다 알고 있다.그러나 결정은 우리가 한다.’는 반응밖에 없습니다.”(한 증권사 임원) 실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이미 목까지 차오른 위기가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팽팽하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시장 자율을 내세우다 이명박 대통령이 은행을 압박하는 발언을 연일 쏟어내자 그제서야 시장 개입 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이 때문에 매도에 가까운 관치 비난과 기업 프렌들리(친기업 정책)를 내세운 정권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선 ˝정부가 직접 개입해야”  시장에선 이미 관치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전체 기업의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 내자는 ‘세탁기론’이 처음 나왔을 때 지나치게 과격하다는 반응도 있었다.전면적인 구조조정 자체는 좋다해도 시장이 받을 충격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이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점차 강력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에서 금융권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부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금융위기 확산 방지 대책-금융기관 건전성 실상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아예 구조조정의 총대를 멜 기구를 정부 내에서 정하라.”고 주문했다.또 한화증권은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은행이 감당해야 할 부실채권이 32조원에서 69조 8000억원으로 두배 이상 껑충 뛸 것”이라는 예상치를 공개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사안별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하기보다 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국내 산업을 구조조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산업구조 경쟁력 강화단’을 내세워 국내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태도는 어정쩡하다.금융감독원에 ‘기업금융지원개선단’을 설치하고도 굳이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위한 것으로,외환 위기 때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구조개혁기획단과는 다르다.”고 토를 달아두는 식이다.MOU 체결과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통해 은행권과 한국은행까지 기업의 유동성 지원에 동원하면서 정작 결정적인 타이밍(시기)에서는 ‘업계 자율’이나 ‘시장 논리’를 내세워 물러서고 있다.  이에 대해 애초부터 경제 철학이 정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거세다.지난 3월 민간인 출신인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발탁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금융 산업의 낙후 원인으로 관치를 지목했다.이에 전 위원장은 “금융위에 물들지 않겠다.”고 화답했다.그러나 미국발 금융 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이 대통령이나 전 위원장 모두 은행권 압박의 제1선에서 뛰고 있는 상황이다.  정승일 국민대 교수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는 그 역할과 기능으로 볼 때 사실상 관치의 심장부”라면서 “그럼에도 그들 스스로 관치가 무조건 나쁘다고 매도하는 흐름에 동참하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2003년 카드 사태가 터지자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시장에 개입하던 배짱은 어디 갔느냐는 얘기다.드러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물 밑에서 조율 작업을 하는 관치는 아무리 시장경제가 만개한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요소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종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의 구조조정을 촉구하는 폴 크루그먼 교수가 교범으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외환 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구조조정 방안”이라면서 “미리 마련된 교본만 따라가도 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쇼크’에 발목 잡혔다?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변양호 리포트’를 꼽는다.‘변양호 리포트’란 외환 위기 이후 대우그룹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대우그룹 계열사와 여기에 돈을 물린 금융권의 부실을 털어 내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남긴 보고서를 뜻한다.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환 위기 때야 처음 당하는 것이어서 어느 누구도 뭘해야 할지 몰라서 문제였지만 지금은 변양호 리포트에서 구조조정의 시기와 방법,주의점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서 “이런 자료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업계는 ‘이헌재 쇼크’를 꼽는다.구조 조정 당시에서는 ‘저승사자’니 ‘해결사’니 ‘Mr.구조 조정’이니 하는 화려한 닉네임이 붙으면서 조명을 받았지만 그 뒤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구조 조정에 일조했던 인물들이 줄줄이 수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뒤끝이 안 좋았던데다가 당시 주요 인물들이 고리타분한 관료로 시장 경제에 걸맞지 않다고 배제되어 버린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업 구조조정 박차

    기업 구조조정 박차

    정부가 13일 ‘채권시장안정펀드’라는 비상 처방전까지 꺼내든 것은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자금경색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 표현을 빌리자면 “대량 수혈과 강심제 주사”를 동시에 처방한 셈이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을 의식, 부실기업 퇴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건설사 살생부’ 등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물밑에서 진행되는 양상이다. ●은행들 펀드 꺼려 곧 추가유도방안 발표될 듯 정부의 구상은 산업은행 2조원을 포함해 연기금 등 사실상 국민세금과 민간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보험사, 민간투자자 등을 최대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비중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급락으로 ‘제 코가 석자’인 은행들이 선뜻 참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재무 담당자는 “개별 은행들이 회사채 등을 매입하라고 하면 잘 사지도 않을 뿐 아니라 기준도 들쭉날쭉해서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공동기금을 만든다는 원칙에는 공감한다.”면서도 “3분기 실적이 건전성이나 수익성 양쪽에서 바닥인 데다 앞으로 더 악화될 여지가 많아 고충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정부한테 받은 게 있어(대외지급보증) 하라면 할 수밖에 없지만 은행마다 수천억원의 펀드 운영 자금을 조성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누구보다 정부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펀드 세부운용방안 등을 포함한 추가 대책이 21일쯤 발표될 예정이다.“BIS비율 부담 등으로 은행들이 (펀드에)출자를 꺼릴 수 있는 만큼 강심제가 필요하다.”는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말은 이를 뒷받침한다. ●“여신전문회사 채권까지 매입” 논란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 팔목을 비틀어 채권시장안정기금을 갹출했던 외환위기 때의 관치 방식은 이제 통용되기 어렵다.”며 “민간의 참여 유도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어찌됐든 정부가 ‘신(新)관치’ 칼을 꺼내든 이상 펀드는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목표치(10조원)를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 구상대로 이 펀드가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높은 금리를 주는 대신 변제순위가 뒷전인 채권), 우량 중소·수출기업이 발행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등까지 사들여 주면 자금시장은 확실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현재 프라이머리 CBO는 정부(신용보증기금)가 보증을 해주는 데도 사겠다는 주체가 없어 사실상 발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올해만 1조원, 내년에 2조원 규모가 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주주 지원이 어려운 일시적 유동성 위기기업”으로 조건을 달았지만 개별오너가 있는 여신전문회사(카드·캐피털사)의 채권까지 사들이는 것은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운용주체, 투자대상 선정기준 등이 확정되지 않아 운용 과정에서 전주(錢主)들간에 갈등이 빚어질 소지도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펀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 등의 발행 물량을 늘려 수급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나마 거래되던 국채 수요마저 위축시킬 것이라는 상반된 우려도 있다. 이 여파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30%포인트 급등한 연 5.44%로 마감했다. 오창섭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시장에 오히려 부담을 주는 구축(驅逐) 효과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채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회사채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더 힘이 실린다. ●도덕적 해이·심장마비 차단 관건 한국은행까지 동원된 전방위 유동성 공급으로 부실기업 퇴출이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전 위원장은 “그걸 막기 위해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외환위기 때는 신용등급이 낮은 더블B(BB) 이하 채권도 사줬지만 이번에는 트리플B 플러스(BBB+) 이상만 사들일 것”이라고 못박았다. 빈혈환자는 살리지만 중환자는 연명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다. 금융감독원이 외환위기 당시 기업 구조조정을 전담했던 ‘구조개혁 기획단’을 10년만에 부활시킨 것이나, 은행연합회가 17일까지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대주단(채권단) 자율협약 가입신청을 받기로 한 것 등은 정부의 이같은 구조조정 선회 의지를 뒷받침한다. 지금까지는 대주단 가입이 단 한 곳에 그쳤지만 대주단에 못 낄 경우 자금지원도 사실상 중단돼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승일 국민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 언급했던 선제적이고 충분한 대응을 하고 싶다면 전면적인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투입 공론화밖에 없다.”며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더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 ‘가이드라인’을 던져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없는 강심제는 심장마비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다. 안미현 조태성 이두걸기자 hyun@seoul.co.kr
  • 더 강력한 관치가 필요하다?

    더 강력한 관치가 필요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연일 증시 부양과 중소기업 대출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은행과 투신권은 예전같지 않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는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슬금슬금 눈치만 보다 시장에 나가서는 제각각 살 길 찾아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로니컬하게도 차라리 더 강력한 관치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7일 투신권은 코스피 시장에서 또다시 1661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전 며칠 동안 1000억원대의 순매수를 하다 태도를 바꿨다.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서 손절매하는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구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 노후를 책임진다는 국민연금이 대규모 자금을 증시에 투입하고 있지만 투신권은 자신의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펀드 수익률 악화 때문에 현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동정론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타이밍이다. 지난 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예탁결제원,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등은 515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더니 하루만에 투신권은 순매도를 했다. 이런 현상은 한두번이 아니다. 코스피 1000선이 무너지던 지난달 24일, 자산운용협회 주최로 열린 운용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투신권은 과도한 매도를 자제해 증시 버팀목이 되자고 결의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투신권은 바로 1024억원을 순매도했다. 실제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주식을 사들이던 투신권은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금융 위기가 실체로 드러나자 한달 동안 무려 2조 4855억원을 팔았다.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에도 6548억원을 순매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989년 정부의 무리한 증시 부양으로 골병들었던 한투·대투가 외환위기 전 정부가 억지로 유지시켰던 대우채펀드 부실 문제가 터지면서 결국 망했다.”면서 “그때 정부가 시키는 대로 했다가 무너진 경험이 생생한데 누가 움직이겠느냐. ”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불신의 시대기 때문에 정부가 그냥 어디를 도와주라고 하면 ‘그곳에 뭔가 문제가 있구나.’라면서 더 안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 6000억원에 그쳤다.6,7월만 해도 5조~6조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8월 1조 8000억원으로 급감하더니 9월에도 1조 9000억원에 그쳤다. 각 시중은행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봐도 8·9·10월 석달 동안 기업은행만 2조원가량 늘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거의 변화가 없다. 은행장 간담회 등으로 아무리 압박해도 안 움직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글로벌 신용경색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동성은 물론, 건전성 확보에도 당장 불똥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본점에서 대출 확대를 지시해도 일선 영업점에서는 부실 우려 때문에 대출이 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어설픈 친(親)시장보다 과감한 관치가 훨씬 낫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친시장’을 내걸면서 한편으로는 불안 심리를 안정시킨답시고 금융권을 압박만 하면 위기를 더 키운다는 주장이다. 특히 문제의 핵심은 유동성 위기인 만큼 은행권에 선제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 중기 대출을 늘려 돈을 돌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승일 국민대 교수는 “예를 들어 국민연금을 동원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도록 해서 외국인 투자자만 빠져나갈 길을 열어줄 게 아니라 그 돈을 차라리 은행의 유상 증자에 넣어야 한다.”면서 “유상 증자로 은행을 압박하고 있는 자기자본 문제를 해결해주면 자연스럽게 중기 대출 문제가 해결되고 그러면 증시도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이두걸기자 cho1904@seoul.co.kr
  • [인사]

    농림수산식품부 ◇과장급 △식량정책팀장 柳利鉉 지식경제부 ◇부이사관 승진 △통상협력정책과장 임승윤△전력산업〃 이병철△에너지자원정책〃 최태현△석유산업〃 성시헌△반도체디스플레이〃 차동형△장관비서관 정승일△유전개발과장 김영삼△부품소재총괄〃 김성진 교통안전공단 ◇전보 △교통안전연구원장 李弘魯 에너지관리공단 ◇부서장급 △서울지사장 공타광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김훈△사회정책연구〃 김승택△데이터센터소장 황수경△뉴패러다임센터〃 이장원△국제협력실장 권현지 한국한의학연구원 △전략기획부장 신현규△한약제제연구〃 김진숙△한약자원연구〃 고병섭△한약자원연구부 한약품질검사팀장 마진열△기획행정부장 마천△기획행정부 기획예산팀장 이웅용△감사실장 직대 소주영 KBS △이사회사무국장 신용훈△비서팀장 정지환△정책기획센터 기획〃 최철호△〃 성과관리〃 김회종△인적자원센터 인사운영〃 김원한△〃 연수〃 이정봉△대외정책〃 이선재△남북교류협력단장 우동혁△홍보팀장 김동주△시청자센터 시청자서비스팀장 박태경△〃 시청자사업〃 박환욱△글로벌센터 콘텐츠전략〃 김성오△편성본부 편성기획〃 서재석△〃 외주제작〃 김덕기△〃 아나운서〃 박태남△보도본부 보도총괄〃 고대영△〃 1TV뉴스제작〃 정찬호△〃 사회〃 김정훈△〃 뉴스네트워크〃 최정길△〃 시사보도〃 이세강△〃 탐사보도〃 권순범△TV제작본부 프로그램개발〃 오진규△〃 스페셜〃 조인석△〃 시사정보〃 이영돈△〃 환경정보〃 이강주△〃 교양제작〃 김성환△〃 문화예술〃 윤동찬△〃 예능1〃 강영원△〃 예능2〃 오세영△〃 드라마기획〃 이응진△라디오제작본부 라디오편성제작〃 서기철△〃 라디오제작운영〃 박상섭△〃 1라디오〃 성대경△〃 라디오제작기술〃 강충실△〃 라디오생방기술〃 정화섭△기술본부 기술전략기획〃 김석두△〃 네트워크〃 김영찬△〃 품질관리〃 곽유복△〃 소래송신소장 서인호△경영본부 노사협력팀장 이완성△〃 시설관리〃 신광식△〃 재원관리〃 육경섭 KBS비즈니스 △사장 김창희 MBC △특보 황헌 정호식△논설위원실 논설위원 박영민△보도국 기획에디터 김종화△〃 편집〃 이장석△〃 정치국제〃 김동섭△〃 경제과학〃 문철호△〃 사회〃 차경호△〃 문화스포츠〃 최일구△보도제작국 2580팀장 김형철△스포츠제작단 스포츠제작〃 조강진△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임태성 데일리줌신문사 △각자대표이사 김성택 성신여대 △교무처장 김영호△대외협력〃 정이화△정보통신〃 이종협△외국어교육원장 정명실△교양〃 어순아△산학협력단장 조경태 경성대 △디지털디자인전문대학원장 여상진△글로벌비즈니스혁신본부장 박성익△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장 이우영△기초과학연구소장 이송희△유기소자특성화〃 권태우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 부문장(부사장) 양창수△시판부문 마트사업부 사업부장(상무보) 박상권 에뛰드 △대표이사 상무 김동영
  • ‘잘 나가는’ LG맨

    이명박 정부 들어 LG맨들의 주가가 한껏 올라가 눈길을 끈다. 장관 배출에 이어 공기업 수장 자리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19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 신임사장에 김쌍수 LG전자 고문이 내정됐다. 한전은 20일 주주총회를 열어 김 고문을 사장에 선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요청할 예정이다. 재공모를 통해 최종후보로 낙점된 김 고문은 22대1의 경쟁률을 뚫었다.1969년 럭키금성에 입사, 금성사 공장장,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지냈다.LG 시절,‘혁신 드라이브’로 유명했다. 성격도 저돌적이어서 한전은 벌써부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경부가 민간인 최고경영자(CEO) 출신들을 공모에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영입대상 리스트를 작성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 김 고문의 이력서를 보고 “반드시 공모에 참여케 하라.”고 지시했다는 뒷얘기가 있다. 이 때문에 당초 고사하던 김 고문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직접 설득했다는 말도 들린다. 앞서 한국지역난방공사 신임사장에는 정승일 GS건설(옛 LG건설) 고문이 선임됐다. 금병주 LG상사 고문(석유공사), 윤철수 전 LG상사 부사장(코트라), 정규석 전 LG전자 사장(한전) 등 최종 관문통과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과정에서 경합을 이룬 이들도 많다. 이수호 전 가스공사 사장도 LG상사 부회장 출신이다. 지식경제부 장관도 LG 출신이다. 이윤호 장관은 LG경제연구원장을 지냈다. 한 재계인사는 “삼성, 현대와 달리 LG 출신들이 정부 요직이나 공기업 수장에 진출한 사례는 드물었다.”며 “요즘에는 ‘LG가 싹쓸이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이는 현 정권의 민간인 CEO 선호경향과 상대적으로 엷은 LG의 정치색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물론 대통령과 LG가 ‘건너 사돈’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구본무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본천 LG벤처투자 사장의 장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지역난방공사 사장 정승일씨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14일 정승일(63) GS건설 고문이 내정됐다. 지역난방공사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 고문을 사장에 선임하기로 의결하고 정부에 임명 제청을 요청했다. 정 내정자는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현대건설 발전사업부문장, 삼성물산 플랜트사업본부 전무 등을 거쳤다. 감사에는 조영래(66) 전 새마을운동중앙회 감사가 내정됐다.
  • 코트라 사장 후보 5명으로 압축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코트라 임원추천위원회는 17일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를 5명으로 압축했다. 최종후보 5명은 조환익 전 수출보험공사 사장, 김인식 전 킨텍스 사장, 윤철수 전 LG상사 부사장, 정순원 전 현대로템 부회장, 한영수 전 무역협회 전무이다. 응모자는 총 49명이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후보도 김윤호 전 한국지역난방기술 대표, 김흥권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이명환 전 동부 대표이사, 이성복 전 한국알엔엘 대표이사, 정승일 GS건설 고문 5명으로 압축됐다. 감사 후보에는 변중석 전 은행연합회 감사, 조영래 미풍산업사 대표, 홍순로 나산 상근감사 3명이 올라갔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서류심사 통과자 6명을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실시했으나 적임자가 없어 재공모에 들어가기로 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성장 vs 물가 갈팡질팡”… 평점 C+

    “성장 vs 물가 갈팡질팡”… 평점 C+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25일로 한 달이 됐다. 지난 대선 때부터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했으나 출발이 썩 좋지 않았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기대 이하다. 성장과 물가를 둘러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성장이 재벌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 한 달의 평가와 함께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24일 경제전문가 10인이 채점한 새 정부 경제팀의 한달 성적표는 ‘C+’ 학점이었다. 좋은 성적은 아니다.10명 중 5명은 B학점을 줬고,3명은 D학점을 줬다. 남은 두 사람 중 한 명은 A학점을, 나머지 한 명은 평가를 유보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는 정책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1970·80년대의 낡은 방식으로 경제정책을 짜고 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다. 또한 성장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질책했다. 환율·금리정책에 대해서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 목소리가 커질 것을 주문하면서 성장 정책이 재벌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기를 주문했다. ●‘물가안정’과 ‘성장’ 어느 장단에?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은 ‘물가안정’을, 경제팀은 ‘성장’을 이야기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성장과 물가는 한꺼번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로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없고 수출기업을 위한 환율 상승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물가와 성장을 별개의 것으로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 된다.”면서 “대외 여건이 나쁜 중에 장기적으로 성장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단기적으로 물가불안 요소를 잡겠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물가불안에 대해 50개든,100개든 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물품들은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면서 “시장논리에만 맡긴다는 것이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철학부재,70·80년대식 아니냐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경제팀들이 시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은 다행이지만 경제팀의 철학·시대정신이 70·80년대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각종 경제정책이 70·80년대 재벌중심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뤄지는 투자확대다.”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현 정부가 10여년의 공백 탓에 방향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확한 수단과 운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 같다.”면서 “외환위기 전과 다른 수단과 방법으로 친성장 정책을 펴되 자유·개방체제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교수와 권 수석연구원은 “금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와 달리 정부가 한국은행의 독립을 지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원은 “정부조직 개편과 각료 구성을 볼 때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한 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납품가격을 두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마찰을 빚었는데 해결 방식을 대·중소 기업들의 협력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진한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는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고, 규제완화 등 큰 그림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민간기업들의 애로사항 중심으로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민간을 이해하라고 재촉하라고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미시적으로 지적하니 비전이 안 보이고 철학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일하는 방식이 70년대 고속도로 건설을 생각나게 한다.”고도 지적했다. ●평가 아직 일러 장하성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평가를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는 말과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달라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라고 비판했다. 조각과 정치안정이 경제성장을 돕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광두 교수는 “경제를 둘러싼 것이 정치인데, 정치가 서투르다.”면서 “정치가 시끄러워지면 새 정부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준 교수도 “인사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문소영 전경하 김재천기자 symun@seoul.co.kr
  •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부양책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규제완화와 세금감면 및 유연한 통화정책 등을 통해 투자촉진을 강조하면서도 필요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할 것을 제시했다. 물가상승은 유가나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비용측면이 강한 만큼 금리인하로 기업의 비용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대안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격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시장개입 불사해야? 현오석 국제무역연구원장은 “기업환경개선과 규제완화 등 구조적인 개편을 통한 투자촉진책과 병행해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지만 현실적으로 대처 방안은 뚜렷치 않다.”면서 “이런 경우 재정을 확장하면서 조기에 집행하는 한편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등 경기 사이클을 관리하는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겸임 교수는 “선진국들이 규제가 너무 약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만 규제를 푸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행정 편의적 규제나 후진국형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하지만 법무부가 밝힌 차등 의결권이나 포이즌 필 등 선진국형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시장이 정부 개입을 원한다면 과감히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안정만으로는 물가 못 잡는다…가격규제와 노사정 대타협을?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환율이 상승하면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만큼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환율 상승이 무조건 나쁘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물가와 성장의 교집합을 찾아나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 적자가 현재 큰 폭이 아닌 만큼 어느 정도 환율 조정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을 보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물가상승 기대감은 임금 등 모든 물가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관세·조세 인하와 함께 노사정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오석 원장은 “금리를 낮추면 통화가 풀려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논리가 있지만 지금은 ‘코스트 푸시’에 의한 물가상승으로 금리를 낮추면 기업의 비용부담이 줄고 투자촉진으로 성장을 높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상수지 적자 폭 줄이려면 서비스업 개혁해야 최성호 경기대 서비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성장의 돌파구는 서비스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에서 충족하는 의료·교육 서비스를 국내로 돌리려면 인프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도 피상적이어서는 곤란하며 행정기능에 초점을 맞춰 교육여건 등 생활서비스 인프라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비스산업 육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봉현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 실장은 “서비스업이 자체 경쟁력이 있어 고용과 생산비중이 높아졌다기보다는 제조업에서 밀려난 구조조정의 여파일 수 있다.”면서 “국내에 외국 수준의 서비스 공급을 늘린다고 수요가 쉽게 창출될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비스 산업이라는 개념이 너무 다양하고 정부가 산업정책 차원에서 이를 육성할 여지도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백문일 김재천 이두걸기자 mip@seoul.co.kr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성장의 내실이 실제 사회적 약자에게 어떻게 혜택을 주느냐, 그런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전인 지난 17일 열린 새 정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경제성장률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 혜택이 서민이나 중소기업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특히 성장 우선의 성장복지 경제정책이 핵심인 ‘이명박식 경제주의’(MB노믹스)의 특성상 이 대통령이 표방한 친기업 정책이 친재벌 또는 친대기업 정책으로 변질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MB노믹스의 핵심은 선(先)경제성장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능력 있는 기업과 인재를 많이 키워내 ‘선진 사회’로 가면 경제도 성장하고, 결국 일자리도 늘어 자연스럽게 복지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아랫목이 따뜻하면 윗목도 따뜻해진다는 논리다.‘능동적 복지’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의 걱정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 정부의 서민경제 정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데 근거한다. 있더라도 규제를 푼다는 식으로 추상적이고 모호해 실행 가능성 자체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금까지 나온 내용 가운데 서민경제를 위한 의미있는 대책은 산업은행을 민영화한 기금으로 한국투자펀드를 조성, 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한다는 것이 전부다. 김남근 변호사는 “시장자율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공공성 원리를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도 중요하다.”면서 “서민 신용대출을 위한 국책은행의 설립이나 개인파산·회생제 활성화, 장기전세 임대주택 공급계획, 대학 등록금 해결 방안, 비정규직 축소, 징벌적 손해배상 등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은 “대기업 위주의 낡은 성장전략만 고수하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을 목표로 한 직접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대책만 해도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조했다. 김상조 소장은 “2002년 현재 보증과 융자, 투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규모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6.6%로 미국(0.2%)이나 프랑스(0.5%)보다 훨씬 높지만 이를 체감하는 중소기업은 거의 없다.”면서 “중소기업을 잘 아는 은행 등에 지원 대상의 선별·관리·회수 업무를 맡기는 등 지원의 전달장치부터 개선, 지원 자금이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규제는 풀더라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하청에 대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정승일 박사는 “핀란드의 노키아가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 규제 완화에 있다고 하지만 노키아가 하청업체를 쥐어 짠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규제도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도 “미국의 경우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감독장치나 소송제도가 잘 발달해 있고, 유럽은 노조의 경영참여나 노사정 협의체, 적극적인 사회보장제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친기업 정책을 펴더라도 양극화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둘 중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선진사회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빈부 양극화 이유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서민과 중소기업이 갈수록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고도성장과 세계화를 꼽는다.1980년대 이전까지 고도성장을 이루던 산업화 시기, 성장의 ‘과실’은 모두에게 돌아갔다.‘파이’가 계속 커지면서 생활 수준은 상향 이동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성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국제화 추세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국제화가 이뤄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우리 경제는 무방비 상태로 국제화에 휩쓸렸고, 기업들의 국제화 진전 노력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잇따랐다. 국제화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을 키워 주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국제화에 따른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주주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주주 자본주의가 나타난 것이었다. 주주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영의 목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실적을 강조했다. 이 결과 고액 연봉과 대량 실업이 일상화됐다. 비정규직도 늘어 지난해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70만 3000명, 임금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도 35.9%에 이르고 있다. 현재 주주 자본주의는 세계 기업경영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은 적지 않았다. 기업들은 빠른 실적을 위해 단기 투자에만 열을 올렸고, 장기적인 연구개발에는 소홀했다. 이 와중에 직원 채용은 줄고, 명예퇴직자는 늘어나는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졌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서민은 물론 대기업과 상생 관계에 있던 중소기업에도 직격탄이었다.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과거 형평성 차원에서 이뤄진 중소기업 보호육성 정책 대신 무한경쟁의 원칙이 적용됐다. 고유가 등 악재가 터질 때에도 대기업들은 납품 단가를 내리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중소기업은 마땅한 해결 수단이 거의 없었다. 다행히 기술의 부가가치를 올려 제조 원가를 낮춘 일부 중소기업은 살아남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해외의 싼 인력을 고용하는 손쉬운 방법을 썼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는 벌어지고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득계층별 실질소득도 상위 10%와 중간 계층, 하위 10%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도성장 이후 불거진 부동산 붐의 여파는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2000년 54조 2000억원 수준이었던 주택담보 대출은 지난해 221조 6000억원으로 7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돈을 쓸 여력이 없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힘든 경제 상황 속에서 더욱 쪼들리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스웨덴·덴마크의 성장복지 비결 성장복지의 성공적 모델로는 스웨덴, 덴마크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복지의 기본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고용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복지의 재원이다. 나아가 복지가 빈곤구제가 아니고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넓은 복지로 지지 확보 참여정부의 ‘비전 2030’ 선포로 관심이 집중된 스웨덴은 친(親)대기업 정책과 광범위한 복지정책이 공존한다. 좌·우도 아닌 제3의 길이다. 성장의 파이를 키워 그 과실을 사회복지에 쓴다는 개념으로 기업 우대세제, 기업 집중유도 등을 펴왔다. 대기업들은 직원교육,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쓰는 재생기금(옛 투자기금)에 세전 이익의 20%(1982년 이전에는 40%)를 적립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답한다. 삼성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브,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등의 최대주주인 발렌베리가(家)는 스웨덴 시가총액의 40%, 국민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삼성과 달리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복지는 특정 계층이 아닌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공감대를 넓혔다. 주 스웨덴 대사관에 따르면 2002년 스웨덴 복지제도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찬성률이 80%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부가연금, 질병수당, 실업보험 등의 급부가 결정되는 소득비례형 복지 프로그램으로 중산층의 지지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대다수 국민이 내는 세금은 33% 수준이다. 세금의 상당부분이 복지 형태로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조세저항이 적다. ●덴마크, 실업자 보호에 강점 덴마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기로 유명하다. 기업이 3개월 전에 해고를 통보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직업 안정성이 높다고 여긴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는 최장 4년간 직전 급여 90%까지를 실업급여로 준다. 실업자 교육과 재취업 등에 GDP의 1.5%를 쓴다. 다른 유럽 국가의 두 배 가량 되는 수치다. 이같은 노력으로 해고자의 95%가 1년 안에 재취업한다. 재취업에서 탈락해 빈곤층인 된 사람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잘 돼 있다. 빈곤층에게는 주거시설을 제공하고 최저 생활을 보장해준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의료 서비스는 무료이며 17세까지 매월 일정액의 양육비가 나온다. 개인소득세가 평균 50%에 이를 정도로 세율이 높지만 불평의 목소리는 매우 적다.2006년 영국의 신경제재단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학이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덴마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하다.‘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공직 인맥 열전] (14) 산업자원부 (하)

    [공직 인맥 열전] (14) 산업자원부 (하)

    어느 날 김준동 산업기술정책팀장을 비롯해 산업자원부의 주요 과장들이 사석에 모였다. 그런데 서로 이름을 불렀다. 엄연히 행정고시 선후배가 섞여 있는데도 말이다. 의아해하자 “공석에서는 기수를 철저히 따져 대우하지만 사석에서는 동갑 친구로 허물없이 지낸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이웃동네 재정경제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박사들도 즐비하다.“3동(산자부가 입주한 과천청사) 가서는 가방끈 자랑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문재도 등 해외파 포진 문재도 제네바국제연합사무처 상무참사관은 이재훈 차관의 학교(광주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이다. 빈틈없는 일처리 등 스타일도 비슷하다. 공보관 출신의 김경수 일본 상무관은 경제학 박사학위도 일본(히토쓰바시대)에서 땄고 과장급 상무관도 일본에서 했다. 김 상무관이 ‘태생적 일본통’이라면 김경종 중국 상무관은 ‘준비된 중국통’이다.3년 동안이나 중국어를 갈고 닦은 끝에 마침내 뜻을 이뤘다. 우태희 미국 상무관과 권평오 서울산업대 교수는 국장급 가운데 기수가 가장 어리다.27회 동기다. 우 상무관은 청와대 파견 근무로 승진이 빨랐다. 권 교수는 ‘고용 휴직’ 형태로 에너지정책을 강의 중이다. ●기술국 출신 두각 과장급의 선두주자는 행시 28회 출신의 김준동 산업기술정책팀장과 정양호 총무팀장이다. 김 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때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제학 박사이지만 ‘난 척´하지 않고 친화력이 좋아 안팎의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정 팀장은 성실함이 강점이다. 무척 꼼꼼하다.28회 출신인 최민구 팀장의 기업행(하이닉스반도체 전무)으로 경쟁구도가 다소 헐거워졌다. 오영호(23회)-임채민(24회)-안현호(25회)-정재훈(26회)-이관섭(27회, 기획예산처로 호적 옮김)-김준동(28회)으로 이어지는 라인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도 있다. 공교롭게 모두 기술국 출신이어서 기술국 전성시대라는 말도 나온다. 도경환(29회) 에너지자원정책팀장은 고정식(특채)-김정관(24회)으로 이어지는 자원통이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간부로 일했다. 말수는 없지만 영어실력이 뛰어나다. 이재홍 산업기술개발팀장도 과묵형이다. 더러 답답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묵묵히 맡은 일에 열심이다. 김순철 혁신기획팀장은 성실하다는 평가다. 성윤모 산업정책팀장은 머리가 뛰어나면서도 성품이 온화해 주위에 적이 별로 없다. 이인호 장관 비서관은 순발력과 친화력이 뛰어나 장관의 신뢰가 깊다. 김학도 전력산업팀장은 성실함과 끈기가 강점이다. 정승일 가스산업팀장은 33회에서 단연 돋보인다. 너무 일찍 두각을 드러내 윗기수들의 견제가 은근히 심하다. ●성윤모·정승일·여한구 ‘산자부 3대 수재’ 여한구 FTA팀장은 성윤모·정승일 과장과 더불어 ‘산자부 3대 수재’로 꼽힌다. 미국 하버드대를 나왔다. 올초 ‘하버드 MBA의 경영수업’이라는 책도 썼다. 본부 경력이 짧아 때로 경험 미숙도 발견된다. 한·유럽연합(EU) FTA 협상 때 ‘대선배’인 김한수 수석대표와 맞붙은 일화는 유명하다. 최연소(36) 과장인 김남규 홍보지원팀장은 국내 몇 안 되는 ‘환경경영’ 박사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장하성은 얼굴마담?

    장하성은 얼굴마담?

    |뉴욕 이두걸특파원|“우리는 장기 투자자입니다. 한국 시장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 증시의 주인공은 단연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 일명 ‘장하성 펀드’였다. 중견 중소기업의 주식을 대거 매입, 그동안 무관심했던 기업의 지배구조와 배당 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기업의 이익만 먹고 빠지는 ‘먹튀 펀드’와 다름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KCGF 운용사인 미국 라자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시시 부타니 회장과 존 리 라자드 KCGF 펀드 담당 매니저 겸 이사가 28일(현지 시간) 뉴욕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한국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기업구조 개선 선행돼야 허브 성장 가능 부타니 회장은 “우리는 장기투자자이기 때문에 단기차익에는 관심이 없고, 과거 코리아펀드와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이를 위해선 먼저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리 이사도 “기업구조 문제 때문에 한국 증시가 저평가돼 있는 상태인 만큼, 기업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대주주나 투자자에게 다 이익이 된다.”면서 “기업구조 개선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은 남미로 가는가, 선진국으로 가는가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와의 관계도 명확히 했다. 부타니 회장은 “투자 주체는 라자드이고 어떤 주식이 싸며 언제 사고 팔아야 하는지는 라자드가 결정한다.”면서 “장 교수는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관련 문제에 대한 정보 제공과 자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리 이사도 “IMF 외환위기 이후 장 교수가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보고 ‘이런 사람이 있구나.’ 감동을 받아서 이후 친구가 됐다.”면서 “장 교수로부터 회사의 지배구조나 법률 관계, 소액 주주의 권리 등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일종의 ‘어드바이저’이고, 투자의 전권은 라자드가 행사한다는 뜻이다. ●부정적 시선 여전 그러나 라자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역시 여전히 있다. 기업지배구조펀드가 주주의 권리를 향상시킨 것은 맞지만 기업의 자사주 매입 등을 유도하면서 투자 위축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한화섬, 크라운제과, 화성산업, 동원개발 등 라자드가 매입하는 종목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또 하나의 ‘소버린’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남아 있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결국 외국으로 유출하는 투기 자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정승일 부연구위원은 “펀드가 투자냐 투기냐를 판단할 때는 기간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 가치를 높였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장하성 펀드가 현금이 풍부한 중견기업의 주가는 높였지만 그 대가로 장기투자의 여력은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차원에서 대기업과 건실한 중소기업이 자금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돌릴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해야 투기성 자본의 악영향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일부 국내 기관 라자드펀드 참여 라자드 애셋은 1848년 건식품 회사로 출발했으며,1876년 금융업으로 전환했다. 라자드 펀드의 전체 관리자산 규모는 990억달러이다. 라자드펀드는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시드니에 이어 세번째로 지난 2005년 한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한국 투자 규모는 전체의 1% 정도에 머물고 있다. 라자드 펀드의 전체 규모는 2300억원 정도.100만달러 이상을 투자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일부 한국 기관도 라자드 펀드의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ouzirl@seoul.co.kr
  • “뉴딜 대상 넓히고 정부협력 모색”

    열린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이 30일 외부 경제전문가를 초청, 뉴딜 토론회를 갖고 김근태 당의장의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대타협’행보를 측면 지원했다. 정부와 재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비판 속에서 ‘그래도 이 길밖에 없다.’는 김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자리였다. 토론회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이 양극화와 투자부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각각 다른 의견과 진단을 쏟아내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중산층을 복원하고 매년 1∼2%의 추가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박정희식 개발독재방식이나 시장지상주의 모두 해답이 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승일 국민대 교수는 발제에서 “사회복지와 노동, 과학기술 정책 등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적극적인 개입주의가 없다면, 개방과 시장화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라면서 “비민영화 은행을 장기 투자자로 육성하고, 황금주와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제도를 도입해 기업지배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대신 대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는 뉴딜의 접근법과 투자부진 이유를 둘러싼 이견이 쏟아졌다. 이장원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수익주의나 주주자본주의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의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대기업 집단만이 해결사로 비춰져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반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뉴딜 방향은 총론적으로 타당한 선택이며, 반 기업이 과연 개혁적인가에 대한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비정규직과 지방 중소기업, 여성·노인 등 타협의 범위를 확대하고 정부나 다른 정당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부장은 “설비투자가 저하된 것은 우리 산업이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형 지식기반화 산업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올해 주총에서는 외국 기업사냥꾼들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는 것이 최대 화두다. 칼 아이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KT&G는 물론 외국인 지분이 절반이 넘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외국인 주주들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투기자본의 ‘사냥’에 속수무책인 현 상황을 보는 국내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민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무분별한 지배구조 개선이 투기자본의 ‘기업사냥’을 불렀다며 금융자본에 대한 유럽식 규제를 주장한다. 반면 글로벌 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참여연대는 주주권익을 무시한 방만한 경영이 적대적 인수·합병의 빌미가 됐다며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기업가치 제고를 역설한다. ■ “미국식 지배구조가 M&A 불러” 정승일 국민대 교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를 노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KT&G의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가 재벌과 공기업, 은행 등의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왜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한창 시행되고 있다.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결합된 개혁의 목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서의 미국 모델이다. 그것은 소유지분 분산과 소액주주권 강화, 경영권 방어제도의 폐지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아이칸이 KT&G 공격의 무기로 삼는 집중투표제와 사외이사 선임권이 소액주주운동의 성과라는 점은 상식이다. ‘주식시장에 의한 기업지배’를 이상(理想)으로 간주하는 미국 시카고학파 재무이론(대리인이론)에 따르면 소액주주권 강화와 적대적 인수·합병(M&A) 활성화는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효과를 준다. 소버린과 아이칸의 사례에서 보듯 경영권 인수 위협은 그 성공 여부를 떠나 위협 자체만으로도 주가를 폭등시키는 까닭에 건전한 투자자들도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적대적 M&A에 노출된 것은 KT&G만이 아니다. 유력한 대주주가 없는 포스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외국인지분제한(49%) 폐지를 요구받고 있는 KT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총수의 지분이 적어 계열사 지분으로 간신히 그룹구조를 유지하는 재벌도 계열사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제한 등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는 삼성 등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며, 그것은 편법 상속을 정당화하려는 재벌의 억지 주장이라고 말한다. 단 비난을 받았던 소버린의 SK 공격은 예외라고 한다. 시카고학파 재무이론의 신봉자인 이들은 공정거래법 강화를 통해 적대적 M&A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재벌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즉 이들은 적대적 M&A의 활성화를 위해 온갖 규제완화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삼성 등 특정 재벌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니 염려하지 말라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재벌의 편법상속 문제는 분명히 단죄되고 경영 투명성도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개방된 자본시장과 미국식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는 현실이 적대적 M&A를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칸이 매각을 요구하는 한국인삼공사는 KT&G의 미래사업이다. 그런데도 적대적 M&A가 과연 국민경제에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나. 이는 향후 논쟁의 포인트다. 참여연대 김우찬 교수 등은 이미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KT&G, 삼성 사태를 맞아 우리 사회와 학계는 더 이상 이 논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 “주주중시 경영·우호세력 영입을”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 칼 아이칸, 그는 누구인가?아이칸은 1979년부터 다양한 적대적 M&A 방식을 창안하며 M&A 교과서를 장식한 인물이다. 자산매각, 주당 수익증대, 자사주 매입, 배당 증대 등의 수단을 주로 사용한다. 그가 KT&G에 3명의 사외이사 임명을 요구한 이유는 KT&G의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KT&G가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하면 주가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KT&G는 전세계 담배회사 중에서도 매출총이익률이 40∼60%대로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다. 매각 가능한 알짜 자산도 많이 갖고 있다. 인삼 부문의 상장이익뿐 아니라 보유 부동산의 개발이익도 상당할 것이다. 이같은 구조에선 M&A 전문가들이 LBO(차입으로 100% 지분매수)와 같은 손쉬운 방식으로 기업을 매수해도 자산매각을 통해 조기에 부채를 갚을 수 있다. 지분구조도 외국인 지분율이 61.78%에 달해 그 일부와 연합하면 경영진의 대거 교체도 가능하다. 아이칸이 진행중인 ‘타임워너 결전’도 마찬가지다. 지분 3%를 매집한 아이칸은 회사를 4개로 분할하고 200억달러(2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가치가 400억달러(40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가는 50% 상승한다는 것이다. 아이칸은 파슨스 회장 등 현 경영진이 비전도 없이 재벌체제에 안주하면서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비난하고 있다. 결국 경영진이 압력에 굴복해 출판사업부를 매각하자 주가는 정말 올랐다. 우량 자산을 다량 보유했음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 적대적 M&A의 대상이다.M&A 압력은 방만한 경영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다. 엔론 회계 부정사태 이후 세계는 강력한 최고경영인(CEO)보다 강력한 이사회를 선호하고 있다. 이사회는 주주이익에 문호를 개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관투자가협회, 연금기관, 헤지펀드 등이 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유능한 경영진을 선임하고, 높은 주가를 실현하는 주주중시 경영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이 활력을 찾도록 해야 한다. 재벌은 독립경영, 중립적 이사회 구축으로 수익성 제고 및 주주 권익보호를 추구해야 한다. 경영권 방어전략으로 기관투자가 등을 우호세력으로 영입해야 한다. 이것이 적대적 M&A 압력을 이겨내는 정공법일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소유구조 개선의 ‘덫’

    소유구조 개선의 ‘덫’

    칼 아이칸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최고 전문가답게 사전에 꾸며진 ‘기업공략법’에 따라 KT&G에 치밀하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6개월전까지 ㈜SK를 틀어쥐고 있던 소버린 펀드를 빼닮은 꼴이지만 어느 면에선 더 교묘하다.KT&G 사태는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독점적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도리어 투기성 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파장이 예상된다.9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아이칸 파트너스 마스터 펀드’는 지난 3일 KT&G의 지분 6.60%를 확보했다며 제2대 주주로 신고했다. ●4개월여간 은밀한 공략 준비 지분을 보유한 목적은 이사 선임 및 해임, 정관 변경, 회사 합병, 자산 처분 등이라고 밝혔다. 펀드의 정체와 관련해서는 카리브해의 조세회피지역 케이만 군도에 법인 등록을 한 사모투자조합으로, 순자산이 15억달러라고 신고했다.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공략은 지난해 9월28일 시작됐다. 아이칸은 이날 4만 7520주,29일 1만 4200주,30일 10만 1980주 등 올 1월9일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70일 동안 조금씩 주식을 사들였다. 나중에 아이칸과 연합전선을 편 헤지펀드 ‘하이리버’도 아이칸과 같은 날 주식 매집을 시작해 같은 날 매수를 그쳤다. 또다른 연합세력인 ‘스틸파트너스’도 45일 동안 몇만주 단위로 사들였다. 칼 아이칸은 지난해 말 KT&G에 ▲부동산 매각 ▲자사주 소각 ▲한국인삼공사의 증시상장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당시 펀드의 지분은 칼 아이칸 3.83%, 하이리버 0.96%, 스틸파트너스 1.81%였다. 아이칸은 급기야 최근에는 KT&G 경영진에게 자신들이 내세운 사외이사 3명의 인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고수익 보장 아이칸 펀드는 ▲고배당 요구 ▲무상증자, 유상감자를 통한 투자금 회수 ▲구조조정 ▲자산매각 등 더욱 노골적으로 KT&G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KT&G의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6명은 오는 3월 임기가 끝난다. 따라서 3월 주주총회에서 6명 중 3명을 아이칸측이 장악할 경우 ‘현 경영진이 주주이익에 소홀하다.’며 퇴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에 따라서는 최대주주인 프랭클린 뮤추얼(7.15%)과 제2의 연합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분율은 13.75%가 된다. 현재 프랭클린 펀드는 KT&G 경영진 편에 있다. 하지만 미국 타임워너에 대한 공격에서 칼 아이칸과 손잡고 있어서 언제 돌아설지 모른다. 신뢰를 유지해도 KT&G 경영진은 안심할 수 없다. 아이칸 펀드는 과거 소버린과 달리 KT&G를 흔드는 이유로 ‘주주의 실익보장’을 내세우고 있다.49.34%에 달하는 외국인 소액주주 등이 아이칸의 논리에 솔깃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이유다. 소버린은 아이칸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지배구조 개선’ 등 명분론에 치우쳐 다른 주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주총 표 대결에서 실패했다. ●자본시장 개방론의 모순? 아이칸 펀드가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해도 새로운 압박카드를 내놓으며 주가부양의 재미를 볼 수 있다.KT&G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이후 26.0% 올랐다. 이로 인해 아이칸 펀드는 이미 1418억 3900만원의 미실현 이익을 올렸다. 소버린도 경영권 장악에는 실패했지만 주가 시세차익 8000억여원, 환차익 1316억원, 배당금 수입 485억원 등 약 1조원의 돈을 챙겨 한국을 떠났다. KT&G는 1999년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을 잘게 분산시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기업사냥꾼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되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도 최대주주가 지분 5.72%를 지닌 외국계 얼라이언스캐피털매니지먼트다. 국내 대주주는 SK텔레콤으로 지분이 2.85%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 전체 지분은 69.02%나 된다.KT도 최대주주인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지분이 7.85%이지만, 국내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은 3.38%에 불과하다. 국민대 경제학부 정승일 교수는 “자본시장 완전개방을 추구하는 쪽이 초래한 최악의 결과”라면서 “공기업을 민영화하더라도 유럽식의 ‘황금주(단 1주로 이사회 의결권을 보유한 주식)’를 도입해 투기자본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종남 기획국장은 “5%룰(지분 5% 이상 매입시 신고)을 강화해 단기수익을 노린 자본은 아예 5% 이상을 매입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프리드리히 리스트. 최근 각광받는 경제학자다.19세기적 독일 경제학자가 관심을 받는데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공이 크다.‘사다리 걷어차기’와 ‘쾌도난마 한국경제’(정승일 국민대 교수 공저)를 잇따라 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참모진에게 권할 정도였다. 리스트는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 그 가운데서도 한계효용학파의 학설만 나열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 교수가 부활시킨 리스트는 정반대다. 거짓과 위선에 찬 영국식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독일의 발전을 고민한 경제학자다.IMF 뒤 신자유주의에 휘청댄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정완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가 리스트를 ‘2등의 철학’으로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내놨다. ●리스트,‘2등 철학’의 한계 2등의 철학이라는 이유는 리스트가 당시 1등국가였던 영국 따라잡기(catch-up)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세운 자유무역주의를 독일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식 자유주의경제학에 젖은 정부관료와 경제학자들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서울신문 9일자 1면) “리스트는 영국의 시장개방 압력 아래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고민했습니다. 세계화와 분단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스트의 최종목표가 ‘독일민족의 1등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은 문제다. 독일 사회 내부 갈등이나 식민지 문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민족주의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할 지 모르지만 계급·계층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훗날 히틀러가 ‘리스트 부활운동’을 벌였던 것이 단적이 예다. 요컨대 2등의 철학이었기에 1등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여유도, 꼴찌의 철학이 내세우는 변화의 가능성도 없었다는 얘기다. 오직 ‘1등을 향한 채찍질’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로서는 어렵지 않게 ‘박정희 모델’을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신 교수는 무분별한 ‘리스트 열풍’을 경계했다. 예컨대 장 교수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혁한답시고 주주자본주의로 재벌을 때릴 것만이 아니라 경영권을 보호해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대신 노조와 정부가 얻을 것은 얻자는, 유럽식 ‘사회적 대타협’이 장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언뜻 재벌도 뭔가를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솔직히 한국의 여러 정치사회적 여건을 보면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뒤집어 얘기하자면 재벌로서는 굳이 대타협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룩된 국가들의 경우 평등주의적 지향이 강하고 노조와 사회단체의 힘이 강력했었다는 것. 우리에게 ‘평등주의적 경향=능력없는 자들의 시기심’이요,‘노조·사회단체=발목만 잡는 빨갱이 집단’이라는 등식이 강력하다. 신 교수는 또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재벌)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봤다.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주의 권리가 강조될수록 재벌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요구나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한마디로 장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실현’이 아니라 ‘악용’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리스트에게 배울 것은 그 내용보다 바로 주체적으로 학문을 하는 자세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방폐장 경주 확정] 인접지역 반발·주민갈등 해소 시급

    2일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투표가 마무리되면서 방폐장 건설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자칫하다가는 방폐장 건설 자체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변수가 여전히 산재해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방폐장 부지를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한 뒤 토지보상을 실시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안전성평가와 환경영향평가, 부지특성조사 등이 이뤄진다. 정승일 산업자원부 방사성폐기물과장은 “이르면 오는 2007년 하반기부터 공사에 착수,2009년 말쯤 준공과 함께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방폐장을 흙으로 덮는 천층방식으로 할지 암반 속에 가두는 동굴방식으로 할지는 부지에 대한 정밀조사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부지 매입에 4500억원을 비롯, 건설비용 1100억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포함한 부대시설 마련 2100억원 등 총 8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특별지원금 3000억원과 도로와 항만 등의 건설비용을 추가하면 방폐장 유치지역에는 향후 4년간 최소 1조 1000억원의 돈이 지원되는 셈이다. 주민투표를 통해 방폐장 예정부지를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우선 방폐장 유치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지역·주민간 깊게 팬 감정의 골을 메우는 게 시급하다. 또 각종 지원대책에서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방폐장 인접 지자체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특별지원금과 연간 50억∼100억원의 핵폐기물 반입수수료 등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빚어질 수 있는 주민간 갈등, 토지보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 등도 정부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중·저준위 방폐장을 우선적으로 짓게 되면서 고준위 방폐장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후대에 넘긴 것도 큰 문제다. 정부는 고준위 폐기물과 중·저준위 폐기물을 함께 처리하는 ‘어려운 길’ 대신 막대한 지원금을 미끼로 중·저준위 방폐장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쉬운 길’을 택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民과 먼저 대통합… 대연정 ‘우회로’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읽은 책 가운데 한 권이 ‘쾌도난마 한국경제’다. 장하준(케임브리지)·정승일(국민대) 교수가 한국 사회와 경제 현안을 두고 좌담을 나눈 것을 묶은 것으로, 김대중 정부 이후 신자유주의적 경향을 비판하고 재벌 체제의 불가피성을 거론한 책이다. 노 대통령은 경제보좌관실에 책에 대한 보고서 제출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이 12일 시정연설에서 제의한 스웨덴의 ‘잘츠요바덴 협약’이 이 책에 소개돼 있다. 국민대통합 연석회의의 아이디어나 이론적 근거는 이 책에서 나온 듯하다.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라는 명칭이 생소한 만큼 내용과 윤곽 또한 분명하지 않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의제와 야당 참여에 대해서 “앞으로 논의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제시한 의제는 양극화 해소, 노사문제, 국민연금 정도다. 갈등과 분열의 해소라는 연석회의 제의의 취지에 비춰보면 대연정과 닮은꼴이다. 그래서 야당으로부터 대연정의 ‘다른 버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기숙 홍보수석이 대연정 제안의 종료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시정연설에서 제의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지고 있다.외형적으로 볼 때 연석회의는 경제·사회적 현안을 다루는 것이고, 대연정은 정치의 구조와 문화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김만수 대변인은 “대연정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했지만 경제·사회적 현안이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고 선거제도 개편이 연석회의에서 다뤄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어 연석회의는 정치협의체로 확대될 소지도 없지 않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시정연설문이 ‘총리실 작품’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3부요인 초청 만찬에서 “시정연설을 총리께서 했는데 방송뉴스에는 대통령이 제의했다고 나오더라.”면서 “대독인데 원래 총리 버전이고, 아이디어와 주도할 의지를 총리가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시정연설 후 이 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후속조치를 논의한 점도 청와대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다. 연석회의 추진을 총리실에서 맡게 됨으로써 ‘대통령은 중장기 과제-총리는 현안’을 맡는다는 국정운영의 방침이 깨지고 대통령이 중장기 현안에서도 손을 뗀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성급한 얘기”라면서 두고보자는 반응이다. 야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연석회의가 실제로 구성될지도 미지수다. 구성된다 해도 노사정위원회가 지지부진했던 전례가 있어 성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성사여부와는 별개로 연석회의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지난여름을 달군 연정론처럼 연말까지 뜨거운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킬 것 같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쾌도난마 한국경제’ 저자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

    ‘쾌도난마 한국경제’ 저자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

    “그러니까 보수지요.” 최근 경제개혁과 관련된 이슈를 담은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낸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이 책을 크게 다룬 기사들이 재벌이나 박정희에 우호적인 측면만 부각한 것 같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제도학파적 입장에서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와 한국경제를 다룬 이 책은 사실 껄끄러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책의 핵심은 경제의 세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정부’‘재벌’‘노동’ 모두 ‘자유와 시장’에 현혹돼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박정희에 대한 반감 때문에 외려 더 종속적인 경제구조를 옹호하고 있고, 재벌은 사실 이데올로기 공세 외에는 별 쓸모도 없는 ‘자유와 시장’을 덥석 물었고, 노동은 신자유주의·재벌·비정규직의 함수관계에 대해 기초적인 이해조차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언론도 문제를 보탰다.‘연봉이 얼만데 파업이냐.’는 소리나 ‘부자를 적대시하는 정책 때문에 투자가 안 된다.’는 소리나 모두 한심한 얘기기는 매한가지다. 언론자유를 빙자한, 도를 넘어선 정부 욕해대기 역시 비판 대상이다. 이들의 주장은 정부와 관료집단이 금리 가지고 노닥거릴 게 아니라 일관되고 강력한 정책으로 광범위하게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아래 북유럽식 사회적 타협 모델을 책 말미에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이런 내용임에도 책을 다룬 기사는 약간씩 비틀렸다. 가장 크게 기사를 다룬 곳은 중앙일보와 문화일보. 기사 내용은 그나마 책에 충실한 편인데 제목이 튄다. 중앙일보는 ‘경제야, 경제야, 진보가 밥 먹여 주니’, 부제는 ‘재벌 총수가 미워 투기자본에게 재벌의 운명을 맡겨도 좋다는 발상까지’로 잡았다. 문화일보는 ‘신자유주의 경제개혁 저성장 불렀다’는 제목 아래 ‘박정희 경제성공은 자유주의 제한의 결과’,‘재벌은 현재까지도 우리 경제의 견인차다’,‘투자없이 효율성 개선으론 고용창출 한계’ 등을 부제로 배치했다. 그러나 이 책이 과연 진보와 현 정부(현 정부의 진보성 여부와는 별도로)만을 겨냥하고, 박정희와 재벌을 옹호만 하는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물론 정 겸임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지금 정책을 만들어 내는데 대한 책임이 있기에” 현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관치’의 주역 격인 재경부가 외려 자유니, 시장이니 하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가 움직이기만 하면 ‘관치’ 운운하고 노사정위원회나 유럽식 사민주의 모델에 수시로 ‘빨간칠’을 해댄 쪽은 어느 쪽인지 모를 일이다. 정 겸임교수도 이를 감안한 듯 진보·보수로 꼽히는 신문 2∼3곳을 지목해 “아마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진보쪽은 재벌 옹호론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고, 보수쪽은 책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기에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 실제로 전혀 다루지 않았거나 다루더라도 간략하게 단신 정도로 처리한 경우가 많았다. 정 겸임교수는 “사실 합리성과 투명성이라는 시장의 원칙을 내세우는 측이 지금 경제학의 주류”라면서도 “그러나 합리성과 투명성에도 국적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그렇게 서구적 합리성과 투명성이 좋다면 나라를 들어다 그들에게 바치지 왜 우리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아둥바둥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론은 현실의 반영이고 그렇다면 이론에 국적이 없을 수 없는데, 미국식 자유시장이론만 배워서 우리나라에 갖다 붙이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판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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