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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듀토피아/ 방학기간 어린이도서관 인기

    “엄마랑 아이랑 동화책의 세상에 풍덩 빠지세요.” 서울 사직공원내 어린이 도서관 3층 열람실.겨울방학 중이어서인지 평일인데도 유치원생,초중생은 물론 이들의 손을이끌고 온 엄마들로 가득하다. 널찍한 원탁 위에는 평소 읽고 싶었던 책들이 듬뿍 쌓여있고,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소곤소곤 다정하게 책을 읽어주는모습이 한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서울 상계동에서 9살,7살짜리 두 아이와 함께 온 정명희(34)주부는 “큰 애가 책을 좋아해 새 책 사주기도 벅차다.도서대여점 책도 이젠 읽을 게 별로 없다고 불평을 해서 소문을듣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독서지도사로 일하는 김효진(36·서울전농동)씨도 “방학이라 집에서 함께 북적대는 것도 고역인데 이곳에 오면 즐겁게 책을 읽어 일석이조”라고 즐거워했다. 대지 1700평에 771석의 열람석을 갖춘 어린이도서관의 총장서는 15만권.90%가 창작,전래동화,위인전,과학서적 등 어린이용이고 나머지는 함께 온 어른들을 배려한 교육,육아관련 책들이다. 주민등록등본과 신분증을 가져오면 하루 6권까지 빌려주고15일내 반납하면 된다.비디오,컴퓨터CD롬,어학테이프 등도대여해준다. 어린이도서관은 책 열람,대여뿐 아니라 어린이독서교실,동화구연교실,글짓기교실을 여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내년에는 경찰의 ‘사직동팀’이 들어있다 나간옆건물 사무실을 전자정보자료실로 새단장,컴퓨터 50여대를갖춰놓을 예정이다. 민정숙 자료봉사실 팀장은 “일산,분당,남양주,수원에서 오는 열성엄마들도 많다.”면서 “요즘은 좋은 책을 권해달라는 엄마들은 드물고 아예 권장도서목록을 갖고 와서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어린이 도서관은 아이들이 ‘물고 빨면서’ 책을 보는 바람에 책이 빨리 낡고 따라서 도서 구입비가 많이 나가는 게 특징. 어린이도서관과 함께 대표적인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꼽히는 ‘인표어린이 도서관’도 인기다.구두업체 에스콰이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이 곳은 서울에는 상계동,구로동,월곡동,가양동 등 4곳이 있고 지방에도 10곳이 운영중이다. 각 6000∼8000여권의 어린이책을 갖추고 글쓰기교실,동화구연교실 등 어린이를 위한 문화행사도 다양하게 개최한다.간단하게 입회원서만 쓰면 당일 열람이 가능하다.대여는 하지않는다.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 도서관은 경기 용인 수지의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이 대표적이다. 8살,5살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박영숙(37)관장은 아이들이 마음놓고 갈 수 있는 문화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사비를 털어 직접 도서관을 만들었다. 박씨는 “지금은 거의 동네 사랑방 구실을 하면서 아이들이 이웃과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도와준다.”면서 “동네마다이런 곳이 하나씩 생길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아쉬워했다. 느티나무 도서관의 평생 가입비는 단돈 1만원.1가족 6권까지 1주일동안 빌려준다. 허윤주기자 rara@
  • 이회창총재 22일 訪美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미국 방문을 위해 22일출국한다.지난해 11월 러시아 방문처럼 대선 유력주자로서세계에 얼굴을 알리고 주요인사들과의 교분을 강화하자는차원이다.이 총재는 상반기 중 중국과 일본도 방문,한반도주변 4국 방문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재는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와 함께 오는 27일까지 워싱턴과 뉴욕에 머물며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와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등 정·관계 주요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미국기업연구소(AEI)와 헤리티지 재단 공동초청으로 ‘교차로에선 한국:평화,민주주의,세계화를 향해’라는 제목의 오찬연설도 할 계획이다.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면담도 추진중이나 확정되지는 않았다. 이밖에 워싱턴포스트 및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과의간담회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회동도 마련돼 있다.워싱턴과 뉴욕의 교민들과 만나고 세계무역센터 테러현장도 찾는다.이 총재의 방미는지난 99년 9월에 이어 2년4개월만이다. 이 총재의 미국 방문에는 한나라당의 정재문(鄭在文)·김만제(金滿堤)·김정숙(金貞淑)·정형근(鄭亨根)·조웅규(曺雄奎)·김무성(金武星)·남경필(南景弼)·오세훈(吳世勳)의원 등이 동행한다.이 총재는 지난 19일 당 소속의원 및지구당위원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일절 공항 출영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두 달여 전 러시아 방문 때 100여명의 의원들이 인천공항에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뤄 구설수에 올랐던전례를 피하자는 판단이다. 진경호기자 jade@
  • 한나라 당권경선 열기 가열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총재단 경선 열기도 점차 높아가고 있다.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선출마 이후,즉 ‘포스트 이회창’의 대권·당권을 겨냥한행보로,중진·소장층을 망라해 출마 예상자가 줄잡아 20명 안팎에 이르고 있다. 김기배(金杞培) 전 사무총장이 이미 18일 총재단 경선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신경식(辛卿植)·서청원(徐淸源)·김일윤(金一潤) 의원 등도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중진들 가운데는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박희태(朴熺太) 김진재(金鎭載) 의원 등이 출마의 뜻을 굳힌 상태다.김용갑(金容甲) 김종하(金鍾河) 목요상(睦堯相)현경대(玄敬大) 의원 등도 ‘TK(대구·경북)당권론’,‘PK(부산·경남)우대론’‘경기 결집론’ 등의 논리를 내세워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재선 의원 가운데는 이미 김원웅(金元雄) 의원이 당 개혁을 주창하며 출마를 선언했고,홍준표(洪準杓) 의원도 ‘젊은 리더십’을 표방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여성으로는 김정숙(金貞淑) 의원의 출마설이나돈다. 한나라당은 4월말∼5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대략 12명 정도의 부총재를 선출하되 총재 지명 몫을 2∼3명으로하고 나머지 9∼10명을 대의원 선거로 뽑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따라서 부총재 경선 경쟁률은 대략 2대 1을 웃돌 전망이다.중진들이 부총재 경선에 주력하는 이유는 총재 이후의 당권이나 차차기 대권고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지운기자 jj@
  • 만해 후손들 북한에 생존

    3·1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인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 선생의 후손들이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양시 중구역 보통문동에 살고 있는 한명심씨는 북한 무소속대변지 통일신보(2001년 12월29일자)에 기고한 수기를 통해 자신이 만해의 아들 보국씨의 딸이라며 자신 등 5남매가 북한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명심씨는 “3·1운동때체포된 할아버지는 숱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숨지는 순간까지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항거했으며 친일파로 변신한사람들을 극도로 미워했다”고 아버지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를 소개했다. 만해는 출가 전 14세때인 1892년 고향인 충남 홍성읍에서 전정숙과 결혼했으며,18세에 집을 떠나 백담사에 갔을 때 첫아들이 태어나자 나라를 보위하라는 뜻에서 ‘보국(保國)’이라고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국씨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여러 차례 옥살이를 했으며,광복 후 홍성군 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군인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북한 당국은 보국씨가 일제 때 정규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을 감안,6·25전쟁후 각종 정치학교에서 공부하도록 배려했다.김일성 주석은 보국씨의 회갑인 64년 12월에 생일상을 보내기도 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집중취재/ 호주제 ‘뜨거운 감자’

    [안타까운 사연들] 재혼한 정혜영씨(가명·38)는 최근 전남편 소생인 13살,11살난 두 딸을 미국으로 유학보냈다.재혼한 남편은 좋은 아버지였지만 ‘아버지와 성(姓)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날로 위축되어 갔다. 친권과 양육권을 가졌으나 ‘동거인’에 불과한 두 아이가의료보험도 따로 가져야 하는 등 불합리한 일에 거듭 속상해 하던 차에 학교생활에서도 상처받는 아이를 위해 결국미국에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법이 가족의 단란함을 도리어깼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김정숙씨(68)는 5살난 손자가 자신의 호주다.일찍 세상을떠난 남편 대신 아들을 키웠는데 3년 전 아들 내외가 교통사고를 당해 부모잃은 손자를 자신이 돌봐야 할 처지이다. “벌어먹이느라 손톱이 다 닳도록 일해온 내가 법적으로는어린 아들,손자의 보호를 받는 것처럼 되어 있는 것은 뭔가한참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6년 전부터 가정폭력으로 별거해온 윤경선씨(가명·34).남편과 다시 마주치는 것도 싫어 법적 이혼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혼자 살아왔다.그런데 지난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이혼을 서두르게 됐다.지지부진한 이혼수속 때문에 만삭이돼서야 이혼소송이 마무리됐고 아이를 낳았다.그러나 이혼후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작 아이의 출생신고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호주제,무엇이 문제인가] 현행 민법이 시대와 현실에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예는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이혼가정,미혼가정은 늘어나는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정상’ ‘비정상’ 두개의 잣대로만 가족의 형태를 구분하고 있다. 호주제란 실제 가족공동체를 이루고 있느냐에 관계없이 한가족집단에 반드시 가장인 호주를 두고 그 호주의 지위는승계에 의해 종적으로 이뤄지며,순위는 장남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제도다.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호적에 입적(入籍)해야 하고 자녀도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하며 법률상가족관계를 호주를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혼한 여성은 자신의 부모를 떠나 남편의 가(家)에 입적하고 남편 또는 남편의 아버지인 호주의 보호 아래 그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 호주제의 기본이다.‘출가외인’‘호적을 파간다’는 말은 여기에서 파생된다. 호주제 존치론자들은 “실제로는 호주라고 어떤 이익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묻는다.물론 호주라고 세금을 깎아주거나 아파트 입주권에서 우선권을 준다든지 등 현실적 이익은 없다.그러나 호주제 폐지론자들은 결혼생활의불평등은 물론 우리 사회의 남녀차별이 여기서부터 출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호주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 호주제는 일본이 농민이나 토후의 반란으로부터 정부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족국가’ 이념을 동원한 데서 출발했다. 호주 중심의 가족주의 원리를 국가통치의 원리로 전환해호주가 가족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일왕이 일본국민을 지배하는 것도 정당하다는 의도를 19세기 말 만든 일본 민법에 심었다. 이는 식민통치 수단의 하나로 1921년 우리나라에 도입됐으며,‘제사상속’과 ‘유산상속’ 등 전통의 조선관습에 억지로 ‘호주상속’이란 급조된 통치수단을 덧씌웠다고 법학자들은 지적한다.우리의 고유 전통이라기보다는 청산되지않은 일제의 잔재라는 것이 호주제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여자들 목소리가 커져서 남자들 살기가 힘들다’는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은 “평등을 원하는 여성과 전통이란 미명하에 군림하기를원하는 남성의 부조화 때문에 하루 329쌍이 이혼(2000년 통계청 자료)하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곽 소장은 “호주제가 없어진다고 가족이 붕괴하는 것이아니다.가족은 부계 조상으로부터 아들만에 의해 이어져 오는 것이 아니라 독립한 인격주체로서의 남성과 여성의 결합인 혼인에 의해 유지된다는 사실을 편견없이 법제도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1인 1호적등 다각 검토. 흔히 호주제가 폐지되면 당연히 호적제도도 폐지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가족별 편제방식이나 1인1호적제도 등 국민의 신분사항을 기록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여성부 관계자들은 대체로 가족편제 방안을 선호하는 편이다. 호주제 폐지가 너무 급진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여성부는 강제로 승계되는 호주제를 부부나 가족이 합의한다면 보다 민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가족문제에서의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인정한다는의식이 확산된다면 궁극적으로 호주제 폐지로 나아가는 길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여성부는 지난 57년 이래 끊임없이 문제 제기가 됐음에도호주제가 폐지되지 못했다는 현실상황을 의식해 단계적으로민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 중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남성 우선 호주승계 제도를 연장자 순이나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한 승계자 결정 방식으로 바꾼다면현행 호주제의 폐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아내가 남편의 혈족이 아닌 직계비속을 입적시킬 때 호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현행 민법조항을 삭제하면 재혼한여성과 자녀의 불편을 동시에 덜 수 있다.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아이를 아내의 동의없이 입적시킬 수 있는 현행 제도를 아내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도록 고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이와함께 원칙적으로 자녀는 아버지에게 입적케하는 규정은 그대로 두더라도 예외조항으로 이혼이나 혼인이 취소된경우 친권행사자의 호적에 두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오정진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권익옹호만이아니라 민주적 가정과 사회,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근간이호주제의 경직성을 고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전 국민이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호주제로 인해 절실한불편에 부딪혀 있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조속히 확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호주제 폐지땐 가족제도 붕괴””. ‘호주제 수호’를 올해 역점 추진사업으로 선정한 성균관은 호주제 완전 폐지에는 반대하지만 일부 조항은 수정할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승관(李承寬·67) 성균관 전례연구위원장은 “이혼녀는독립호주로서 호(戶)를 창설할 수 있고,아들이 없는 가족의경우 딸이 호주를 승계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호주가 미성년자일 경우 어머니나 할머니가 친권자로서 성년이 될 때까지 호주를 대행하는 것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다만 호주제 자체를 폐지하자는 극단적인 주장은 부계 혈통인 우리나라의 기본조직인 가족제도의 해체를 불러오기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이혼녀가 재혼했을 경우 새아버지의성(姓)을 따르는 문제는 따라간 자녀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점과 향후 원래 성과 바뀐 성을 둘러싸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결혼한장남이 따로 호를 구성하는 문제는 현행법에서도 장남이 호주 승계를 거부할 수 있고,이 경우 차남이나 삼남이 호주를승계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딸은 장남보다 나이가 많더라도 혼인을 하면 남편쪽의 호적을 따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호주승계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외국의 사례. 장자가 호주를 승계하는 우리 식의 호적제도는 사실상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것이다. 우리가 모델로 삼은 일본에서도 호주제가 지난 47년 폐지됨으로써 직접적인 비교대상 자체가 없다.유사한 사례를 구태여 찾는다면 남성 위주의 가장제전통을 갖고 있던 스위스를 들 수 있다.그러나 ‘남편이 혼인공동체의 우두머리가된다’는 규정이 남녀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84년 ‘가족공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합의에 의해임의로 가장을 둘 수 있다’고 민법을 개정,스위스도 호주를 남자로 한정짓던 것에서 벗어났다. 또 대만의 민법은 원칙적으로 가장을 친족간의 선거에 의해 선출하고 세대가 같은 경우 최연장자가 가장이 된다고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프랑스 등에서는 개개인이 출생과 혼인,사망등의 변동사항을 보여주는 신분기록을 갖고 있을 뿐이다. 개인별 편제는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는다는 정신을 깔고 있다.물론 가족 중 다른 사람의 신분사항 때문에 차별받는 일도 없다. 서양에서 결혼 후 남편의 성(姓)을 따라 사용하는 예를 들어 우리가 남녀평등사상이 앞선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독일은 지난 91년 남편의 출생 성(姓)이 혼인 성이되는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판결을 내림에 따라 민법을 개정해 부부는 공동의 성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프랑스에서도 지속적으로 한 성만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례가 있다. 최여경기자 kid@
  • [여성선언] 여자와 나이

    “그런데 대표님은 도대체 몇 살이세요?” 만나서 불과몇 시간만 지나면 반드시 이같은 질문을 받는다.질문의 의도가 “도대체 저 여자는 몇 살이기에 저처럼 철이 없을까?” 또는 “나이에 맞지 않게 무슨 주책이야?”로 보여 “저는 나이 공개는 안 합니다”라고 대답한다.나이보다 어리게 보이고 싶은 여성의 철없음으로 치부해도 하는 수 없다.그러나 직업을 가진 여성일수록 ‘여자 나이’에 관한사회적 편견에 알레르기를 앓을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간과하지 말아주기 바란다.아직까지도 ‘젊은 여성에 한해서’ 직장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여성과 나이의 관계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1994년,내가 방송국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하자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가 그 나이에 무슨?”이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는 여성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여자는 나이가 들면 집안에 틀어박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여성들의 머릿속에 더 깊이 각인되어 있었음이다. 연말을 맞아 이어지는 송년 모임으로 잠이 부족해 피로를 풀려고 사우나 하러 갔다가 옆자리의 여성들이 주고받는대화를 엿듣게 되었다.“너는 정말 힘도 좋다.그 나이에유학은 무슨 유학? 나는 나이 먹으니까 귀찮아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라는 말이 또렷하게 들려왔기 때문이다.여성이 꽃으로 비유되면서 여자의 나이는 여자의 능력과 반비례적으로 치부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결과일 것이다. 내가 1995년에 미국에서 만난 70세의 엘렌은 여성도 나이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나이에 관계없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미국의 미시간 주립대에서 공부할때 생물학과 학부에 갓 입학한 70세의 엘렌은 여느 신입여대생과 같이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등에 배낭을 매고 학교에 다녔다.엘렌은 “나이를 앞세워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면 제 나이에 하지 못한 일은 절대 다시 할 수 없게 된다.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조금만 용기가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놓친 기회를 만회할 수 있는데 그럴 필요가 있는가? 나는 물론 젊었을 때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는 대학의 학과를 졸업했고 석사 학위도 2개나 가지고 있다.열심히 일해서 여생을 즐길 만한 돈도 벌어 놓았다.그래서 지금은 학위와돈벌이간에 큰 관련이 없는 생물학과에 입학했다.나는 어려서부터 생명의 신비를 다루는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형편상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기다려왔다.학부에 입학해보니까 공부도 공부지만 어린 남학생들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엘렌은 여성들이 나이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능력이 배가됨을 일깨워 주었다. 1998년 귀국해보니 우리 사회에도 엘렌같은 용기 있는 여성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60대에 대학에 입학한 여성,40대 중반에 유학을 떠난 어머니에 관한 기사가 반가운 것은 여성의 문제는 여성이 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여전히 나이 든 여성은 가정으로 돌아가 조용히 숨어살기를 원하지만 여성과 나이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는 용기있는 여성이 많아지면 여성과 나이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뀔 것이다.여성이 앓고 있는 크고 작은 아픔은 절대 남성이 대신 풀어줄 수 없는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 미디어 대표
  • ‘자랑스런 서울 시민상’ 68명

    서울시의 올 하반기 ‘자랑스러운 시민상’에 ‘지역사회발전상’부문 정병용씨(54·광진구 능동) 등 68명이 영예의수상자로 선정됐다.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심사에서 정씨는 주유소일을 하면서도 15년동안 청소년 범죄자들을 대학생과 연결해 선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650여명을 선도하고 불우청소년들에게장학금을 지급해온 점이 인정돼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100명이 넘는 불우청소년들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부모를 잃은 어린 4남매를 12년동안 친자식처럼 키워온권정숙씨(58·여·관악구 신림동)는 ‘시민화합상’을,지난65년부터 매일 출근시간에 신대방3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해온 민중호씨(63·동작구 상도동)는 ‘사회질서 확립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조모와 시아버지를 봉양하며 4대가 한 집에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도록 한 전순복씨(41·여·성동구 용답동)와 IMF사태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지 않은박경자씨(46·여·금천구 독산동) 등은 ‘미풍양속상’을 받게 됐으며 ‘근검절약상’ 수상자는 가족이 푼푼이모은 돈을 인근 중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한 라승재씨(45·중랑구중화1동)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7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생명의나무 기념식수 증서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여성 선언] ‘아줌마‘ 카테고리 때문에

    “아니 내가 분명히 여기까지 들고 왔는데 왜 가방이 없냐고?” 제주공항의 대형차량 주차장 앞에서 관광버스에 짐을 옮겨 싣고 있는데 갑자기 일행 중 한 여성의 쉰 고함소리가 들려왔다.차에 올랐거나 이제 막 오르려던 사람들은 일제히 그녀 주변으로 몰려왔다.시동을 걸던 버스 운전사는 다시 시동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사람들이 모여들자 더 큰 목소리로 “그런 건 여행사에서 챙겨줘야지.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녀도 가방 잃어버린 건 처음이야.그런데 가방이 없다니”하며 발을 굴렀다.일행은 모처럼 제주도에 왔다는 설렘이한순간에 사라지고 “이번 여행은 글렀구나”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평소에도 모임에 1시간 이상 지각해서 일행을기다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그날 아침에도 비행기 출발 10분 전에 나타나 행사 진행자의 애를 태우더니 기어이 소지품을 분실하고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그녀는 그러한 일에 대해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사람이 같은 일을 저지르면 서슴없이 비난하는 타입이었다.그녀는 관광버스에 오른 후에도 자신이분명히 주차장까지 가방을 들고 왔으며 여행사 직원이 버스에 싣지 않아 가방을분실한 것이라고 우기며 관광 안내원을 심문하듯 들볶았다. 날짜 조정에 숱한 진통을 겪은 끝에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온 일행은 대부분 회사를 경영하는 몹시 바쁜 사람들이었다.이들은 제주도가 홍콩처럼 자유무역 도시가 되어 더 많이 북적대기 전에 한번 다녀오자는 모임 리더들의 설득을 받아들여 시간을 낸 사람들이었다.그러한 그들의 여행을 그녀 한 사람이 망치고 있는 것이다.관광 안내원은 그녀 등쌀에 핸드폰으로 본사는 물론 공항의 분실물센터,각 경찰서에까지가방 분실 신고를 하느라 관광 안내가 뒷전으로 밀려 미리짜여진 일정조차 엉망이 되어버렸다. 다음날 오후,공항의 분실물센터에서 가방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그녀는 남자들이 자신의 가방을 알아서 옮겨주리라 기대하며 빈 손으로 공항을 빠져 나왔고 남자들은 그러한 그녀의 의중을 헤아릴 수 없어 자기 짐만 챙겼음이 증명되었다.그러나 그녀는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그녀는 별다른 사회생활 경력 없이 성공한 남편 덕에 사회봉사단체 등 여러 모임에 가입해 임원 등을 맡아왔다고 한다.그러나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열심히 노력하는 다른 여성들마저 “역시 여자는 별 수 없어” 혹은 “아줌마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라는 평가를 받도록 할 것임이 염려된다.게다가 반듯한 여성들이 이러한 부류의 여성들이 모임을 주도하기 시작하면 더러워서 피한다며 탈퇴해 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기금 등여러 가지 혜택이 엉뚱한 곳에 돌아갔다며 억울해하는 경우도 보게 되었다. 따라서 비상식적인 특정 여성의 행동 때문에 ‘아줌마’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여 비난을 받거나 여성에게 주어진정당한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으려면 비상식적인 여성들이 모인 자리를 피하지만 말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여성들이 바로 서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 않도록 더러운 싸움도 불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미디어그룹 대표
  • 한국 최초 여성조각가 김정숙 유작·소장품 20여점 7일 경매

    한국 최초의 여성 조각가 김정숙(1917∼1991)의 유작과소장품이 장학기금 마련 목적으로 경매장에 나온다. ㈜서울옥션은 7일 서울 평창동 경매장에서 열리는 제45회 한국 근ㆍ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서 김씨의 작품 ‘비상’과 그가 소장했던 청전 이상범의 한국화 ‘설경’ 등 20여점을 경매에 부친다.전시는 같은 날 오후 4시까지. 김인회 연세대 교수 등 김씨의 유족은 경매 수익금 전액을 장학기금으로 쓸 예정이다.한편 수십억원대에 이르는김정숙의 유작 70여점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최근 “유족이 ‘자라나는 날개’ 등 가족 소장품 70여점을 기증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전달해왔다”고 공개했다. 유상덕기자
  • 러 바가노바 발레아카데미 한국분교 조인식

    러시아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발레 학교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의 한국 분교가 내년 3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문을 연다.바가노바 발레아카데미의 레오니드 라디로프 교장(61)과 이 아카데미 한국 분교 교장 서정숙씨(67)는 이와 관련,2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조인식에서 라디로프 교장은 “세계 각국에 바가노바 아카데미의 분교가 설립돼 있지만 한국 분교는 양국의 관계상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발레가 최고봉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식에 참석한 이인호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발레의 정수를 만들어 내는 바가노바 한국 분교 설립이 민간 차원의 공동사업으로 성사돼 반갑다”며 “한국의 학생들이단지 발레 기술 뿐만 아니라 바가노바가 계승해온 러시아전통의 예술혼이 함께 전달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밝혔다. 바가노바 발레아카데미 한국 분교는 전 청구상업고교 재단 이사장을 지낸 서정숙씨가 개인 재산을 털어 설립하는것으로 서초동에 대형 연습실 2개와 최신 시설을 갖춘 연건평 200평 규모의 교사를 건립중이다.양측은 분교의 체계가 잡히는 대로 러시아 바가노바 아카데미와 꼭같은 학사체제로 운영할 것과 한국 학생의 러시아 바가노바 아카데미 편입도 가능하도록 협정을 맺었다. 바가노바 발레아카데미는 1738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러시아 최초의 황실연극무용학교로 설립된 이후 263년간스파르타식 교육을 통해 세계적인 발레 스타들을 키워낸세계 발레의 최고봉.9∼10세에 입학해 8년간의 종합 무용교육을 받으며 한해 60명을 선발하는데 4,000여명이 응시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졸업할 때면 학생들이 반 정도로줄어들 만큼 집중적이고 엄격한 교육이 정평나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문화광장 포커스

    ■실험적 젊은 연출가들의 새 경향. ‘서울 공연예술가들의 모임’이 주최하는 제4회 변방연극제가 28일 막올 올려 12월16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계속된다. 변방연극제는 현 연극계의 주류에 휩쓸리지도 않으면서,그렇다고 일탈적인 주변만을 쳐다보지도 않는 실험적인 젊은연출가들이 새 경향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 ‘충돌을 향한 끝없는 여행’이란 주제아래 Art 3 Theater의 ‘멍’,부산연극제작소 동녘의 ‘사랑 첫 이미지-꿈’,포스트 스튜디오의 ‘서곡’,장애여성문화공동체 끼판의 ‘돌몸짓’을 비롯해 8개팀 8개 작품이 소개된다. 28일∼12월2일 아룽구지소극장,12월5∼16일 문예회관 소극장,수·목 오후7시 금·토·일 오후4시·7시(12월6일 오후4시·7시 12월7일 오후7시),(02)762-0010김성호기자 kimus@. ■바흐와 재즈가 사랑에 빠질때. ‘바흐와 재즈가 사랑에 빠지다’ 바흐 음악을 재즈로 해석해 독특한 연주세계를 펼쳐온 프랑스의 자크 루시에 트리오가 내한해 세차례 공연을 갖는다.파리 국립음악원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루시에가 지난 59년 창단한 밴드는 단순한 멜로디 변주가 아니라푸가와 대위법 선율까지 꼼꼼하게 연주해 내 바로크와 스윙을 성공적으로 융합했다는 평을 받는다.최근에는 비발디,헨델,사티,드뷔시 등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드럼에 아르피노,베이스에 드 세공작.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사티의 짐노페디1번,라벨의 볼레로,드뷔시의 월광등 레퍼터리를 준비중이다. 30일 오후 7시30분 현대자동차아트홀,12월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0일 오후 7시30분 세종대 대양홀.(02)599-5743신연숙기자 yshin@. ■사진·그림 극한의 시각적 혼란. “사진일까,그림일까” 아트선재센터 2층에 전시된 황규태의 확대 사진들은 마치그림같다.컴퓨터 모니터 표면이나 문구점에서 파는 스티커레이블,캡슐약 등을 찍은 뒤 사람 키만하게 확대한 것이다. 황규태의 이런 작업은 시각적 혼란과 감각적 극한을 경험케 한다.분명히 ‘스트레이트’ 사진이지만 조작되거나 꾸며진 그림같이 보이는 작품들을 통해 지각과 감각의 한계를 초월하는 사진의 세계를 드러낸다. 3층에 전시된 흑백사진들은 작가가 신문사 등에 재직할 때인 58∼64년 찍었던 사진들에 대한 재해석이다.그것은 사진마다 확대 비율을 달리해서 일부분만을 인쇄한 것이다. 내년 2월24일까지.(02)733-8945 유상덕기자 youni@. ■유달리 소박한 맛의 가야금 산조.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강정숙의 가야금 연주 무대가 30일 오후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서공철류 가야금 산조의 특징은 여타 산조들의 가락과 달리 유난히 소박한 맛이 두드러진다는 점.서공철에게 직접 전수받은 가야금 산조는 물론,‘상사천리봉’‘애수의 가을밤’‘발림’‘동해바다’ 등 신민요들을 가야금 병창으로 들려주는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했다.강정숙은 공연에 맞춰 서공철류 가야금 산조 음반도 나란히 선보일 예정이다.첫 무대였던 지난 91년 호암아트홀 연주를 바탕으로 이후 10여년간 꾸준히 재구성한 음악이다.(02)761-0154황수정기자 sjh@
  • 교육위 통과...남은 절차/ “교육 죽이기” “교육 살리기”

    교원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3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21일 여야 의원들간 첨예한 대치 끝에 국회 교육위를 통과했다. 이로써 지난 98년 민주당이 자민련과 함께 통과시킨 교원정년 62세가 3년만에 63세로 연장돼 현 정부가 취한 주요 개혁조치 중 하나가 후퇴하는 첫 사례를 기록하게 됐다. 야당은 이 법안 외에도 의보재정통합 반대를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남북교류기본법,방송기본법 등도 개정할 태세여서 여권이 개혁입법으로 추진한 여러 법안들이 개혁성을상실한 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정국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향후 정치권에 적지않은 혼란과 행정력소모 등 후유증이 뒤따를 전망이다. 개정 법률안은 의석비율(한나라당 8명,자민련 1명,민주당 7명) 때문에 결국 야당안대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개혁입법이라는 취지로 정년을 단축했던 민주당은 혼신을 다해 표결 처리를 늦추려 애썼지만 여소(與小)의 처지를 실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자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고,이재정(李在禎) 의원이 간사직을 사퇴했다. [여야 격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소속의 이규택(李揆澤) 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이 교원 정년 연장 관련법안 처리에 시간을 끌려는 것 같다”며 직권으로 세번째 안건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첫번째로 처리하려 하자 여당의원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이재정·전용학(田溶鶴)·임종석(任鍾晳) 의원 등은 “공청회는 뭐하러 했느냐” “힘이 있다고그러지 말라”며 항의했고,한나라당 황우려(黃祐呂)·김정숙(金貞淑) 의원 등은 “집권당답게 대범하게 하라” “신의를 지켜야지”라고 맞서 고성이 오갔다. 결국 이 위원장이 원래 순서대로 안건처리 의사를 표명한뒤 전체회의가 개회되자 민주당 임종석 의원은 “사립학교법 개정안 상정은 철저히 봉쇄하는 한나라당이 유독 교육공무원법을 처리하려 하는 것은 상식과 형평성에 어긋난 처사”라고 성토했다.반면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은 “합의가 안될경우 표결처리하는 것이민주주의 원칙이며,교원정년에 대한 표결처리는 이미 여야 총무간 합의사항”이라며 조속 표결처리를 촉구했다. [남은 처리 절차] 교육공무원법 중 개정법률안이 이날 교육위를 통과함으로써 법사위 자구심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케 된다.법률안 상정은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처리하거나 원내교섭단체 대표인 양당 원내총무의 합의를 통해 이뤄진다.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정부에 이송된 뒤 대통령이 공포한 즉시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즉, 내년 2월을 기준으로 만 62세에 이르는 교원은 자동적으로 1년간 정년이 연장된다. 이종락기자 jrlee@
  • [여성 선언] 형용사형 명사 ‘여자’

    “여자 치곤 대단한 분이세요.”“덜 떨어진 남자 열 명보다 훨씬 낫다니까요.” 나를 제 삼의 남자에게 소개하는,나를 아주 잘 아는 남자들의 나에 대한 찬사들이다.간혹센스 있는 남자 중에는 민망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것은 칭찬이 아니지.잘난 남자 열 명보다 낫다고 말해야하는 것이야”라고 고쳐 말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박장대소하며 “그래서 저는 사장님을 존경합니다”라는 장난기 어린 말로 앞사람의 말을 마무리한다. 만약 내가 이런 종류의 말에 정색을 하면 남자들은 대부분 “사장님도 역시 여자시군요,그만한 일에 화를 내시다니. 실망했습니다”라고 반응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나는 싫어도 웃으며 그들의 말을 삼킨다. 그러나 때로는 그 말들이 목에 가시처럼 걸릴 때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나를 아는 독자들 중에는 “진짜 실망했습니다.장난으로 한 말인데 사장님답지 않게 가시는 무슨…”하며 웃어넘길는지도 모른다.그러나 그렇지가 않다.앙금을 남기면 그대로 독이 되는 것이 ‘말’일 것이다.그들의 말은 ‘여자인네가 감히’라는 숨은 의미가 있어 나에게 가시가 되는 것이다. 지난 11월15일 오랜만에 KBS-TV ‘아침마당’ 프로그램에출연한 ‘여고시절’의 가수 이수미씨는 대중의 기억을 벗어나 칩거하며 겪었던 지난 상황을 말하면서 “세상에서가장 무서운 것은 말로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말은 칼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기지요”라고 압축해서 말했다.그녀는 대천 앞 바다 괴한 습격 사건으로 여성을 상실한 후 여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언어 폭력들을 견디며 살아온 나날들을그렇게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사람은 이처럼 단 몇 마디의 말로 사회에서 매장 당할 수 있는 것이다.물론 세상이많이 달라져 여사장도 흔해졌고 전문직 여성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여성은 어떤 전문직에 종사하더라도 여전히 여자 CEO,여자 의사,여자 박사,여자 변호사 등 ‘여자’가 형용사형으로 따라 붙어 같은 직종의 남성과 차별화되는 것이현실이다.‘여성’또는‘여자’가 형용사로 쓰이면 “어쭈,여자가 제법이야”라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그리고 이것은 여성의 능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됨도 안다.사회의 제도 및 관습이 포함된 문화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 법이다. 여성의 사회활동 역사가 짧으니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는문화를 무조건 탓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적어도 여성 자신은 그러한 용어가 여성인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한 번쯤은 깊이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여자’라는 형용사형 명사를 우격다짐으로 벗겨내려고생떼를 쓰자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활용해 경쟁 사회를 슬기롭게 살아가든지 남성 경쟁자보다 두각을 나타내 의미를 전환시키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그럴 때 형용사형으로 쓰이는‘여자’라는 단어는 의미의 무게를 바꾸게 될 것이다.여성이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해 억울하면 감정 표현부터 하고 전략은 나중에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의 위상은 바른 용어 사용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미디어그룹 대표
  • 국회 교육위·예결위 “널뛰기 수능이 공교육 말살”

    국회 교육위는 13일 대입 수능시험의 난이도 실패를 놓고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를 난타했다.예결위는 2000년도 결산안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여야 간사회의에서 정부의예산전용 논란을 마무리하지 못해 본회의까지 연기시키는등 진통을 겪었다. 작심하고 따로 날을 잡은 만큼 야당 의원들의 추궁은 매서웠다.한나라당 김정숙(金貞淑)의원은 “학교 교육은 사고력·창의력을 배양하지도 못하면서 시험문제는엉뚱하게 내면 어떡하느냐”면서 “현장감도 없는 대학 교수들이 시험을 망쳤으니 책임을 지라”고 호통을 쳤다. 같은 당 박창달(朴昌達)의원은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의실패가 이번 수능시험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면서 “교육부장관과 평가원장·수능출제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제안에 초점을 맞췄다.이재정(李在禎)의원은 “시험이란 게 변별력이 있어야 하는데 수능의 난이도가 해마다 혼선을 빚고 있다”면서 “문제은행으로 난이도를 안정시키고 수능시험의 복수응시로 학생들의 심적 부담을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국회에 재정개혁특위를 구성하고 예결위에 결산위원회를 두는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안을 수용하겠다며 야당측을 구슬렀다. 또한 결산과 관련,국회에 사용액수만을 보고하는 관행을 개선해 사업별 세부항목과 이·전용 내역을 모두 보고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예산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장관의 사과와 함께 예산을 불법전용한 공무원을 처벌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지운기자 jj@
  • 첫 여성조각가 선구적 삶은…

    놓치기 아까운 미술전시회 둘이 덕수궁미술관에서 동시에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권옥연씨(78)의작품전과 현대 조각의 선구자였던 김정숙의 10주기전으로각각 내년 1월20일과 1월27일까지 전시된다. 권옥연은 초기에 구상화풍을 띠다가 50년대 이후 70년대초반까지 추상적 경향과 초현실주의적 경향을 결합한 실험적이고 개성적인 양식의 화풍을 보였다.이후에는 인물,정물,풍경 등 구상적 화풍으로 회귀했다.올들어서는 흙으로 얼굴 등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3호 크기의 소품부터 150호가넘는 대작까지 70여점이 출품됐다. 김정숙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따라다닐 만큼 한국조각사에서 큼직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다. 최초의 여성 조각가,최초의 미국유학,최초의 용접기법 사용 등이 그의 선구적 삶과 예술세계를 웅변한다. 작품은 ▲모성애를 테마로인체를 조각한 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 ▲인체의 형태가단순화된 60년대 중·후반 ▲자연이미지의 추상화가 이루어지는 70년대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비상’(飛翔)연작을 만든 80년대 등 4기로 나눌 수있다. ‘자라나는 날개’라는 제목아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부조,회화,공예 작품들도 소개되는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유상덕기자 youni@
  • “옷로비 실체없다”논란일듯

    서울지법이 옷로비 사건 보고서를 유출해 기소된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김태정 전 검찰총장에게 각각 일부 무죄와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사실상 옷로비 사건의 실체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구명을 위해 최회장의 부인이 고급 옷으로 로비를 시도한 사건으로 알려진 소위 ‘옷로비 사건’은 검찰총장의 부인이 로비에 연루됐고 청와대 비서관이 총장과 함께 고의적으로 사건의 실체를 은폐하려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의혹들을 전면 부정했다.먼저 재판부는김 전 총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사유를 통해 옷로비 사건이‘사실상 실체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옷로비 사건을 당시 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가 같은 교회 교인으로서 친분이 있었던 김 전 총장의 부인 연정희씨를 통해 신동아그룹 이형자씨를 도우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일이잘 풀리지 않자 연씨를 의심한 이씨가 ‘무리하게 옷값 대납을요구한다’는 소문을 내고 다닌 것으로 파악했다.즉,연씨가 이씨에게 옷값 대납을 요구한 적이 없고 오히려 이씨의 ‘오해’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박 전 비서관의 고의적 사건 은폐 시도에 대해서도 사실상무죄를 선고했다.박 전 비서관의 혐의 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공용 서류 은닉’혐의였다.박 전 비서관이 내사 보고서 등을검찰과 특검에 제출하면서 일부 참고인 등의 진술조서를 제외했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김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박 전 비서관이 이 사건을 고의로 축소·은폐하려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가벌성’이 약하다며 선고를 유예했다.재판부는 박 전 비서관이 참고인들의 진술조서 중 일부를 제외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들이었고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 등을 통해 충분히확인 가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남궁장관 “문화분야 5,000명 고용창출”

    문화관광부는 1일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분야의 전문인력을 늘리거나 자리를신설해 내년에 총 5,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남궁진(南宮鎭)문화부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150여억원을 투입하는 ‘청년 전문인력고용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2월부터 시간제 생활체육지도자 928명을 뽑아 노인과 어린이 복지시설 등에 배치하여 소외계층에 대한 스포츠지도 등을 맡길 계획이다.또초·중·고에서 실시하는 국악강사 풀(pool)제를 확대하여40명을 추가 채용하고 연극에도 강사풀제를 도입하여 새로104명을 뽑을 예정이다.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전후한 내년 상반기에 월드컵지정숙박시설 3,800곳에 2,660명,주요 관광안내소 100곳에 300명의 통역 안내원을 배정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초선의원들 ‘국회 우등생’

    국회 의정활동이나 국정감사에서 초선의원들이 높게 평가받았다. 경실련은 30일 16대 국회의원 273명에 대한 2000년도 의정활동 자체평가 결과를 발표,“정책대안 및 국정심의 능력,법안 발의 및 처리,청원 소개 부문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을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했다”고밝혔다. 경실련은 회의 출석률,질의 및 보고 부문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을 2위로 선정했고 한나라당 심재철·정병국 의원과 민주당 이미경 의원을 3위로 꼽았다. 경실련은 국회의원의 회의 출석·일괄 질의·일문일답·입법 발의·청원 소개·정책 연구서 발간 횟수와 주요 직책수행 평가 등 13개 항목에 대해 자체 점수를 매겨 평가했다. 경실련은 273명 가운데 상위 10% 안에는 민주당 조순형·장영달 의원을 제외하고는 3선 이상 다선 의원이 없으며 초선 의원만 18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실련은 평가서에서 “상임위 활동이 전년도에 비해 대체로 활발했지만 소위원회에서 속기록이 작성되지 않고 상임위가 상설화되지 않은 점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률소비자연맹 등 27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 NGO모니터단도 올해 국회 상임위 국감 모니터 결과,운영위 소속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 등 67명을 우수활동 의원으로 선정했다. 우수 의원 67명 가운데에는 초선 38명,재선 18명,3선 3명,4선이상 8명으로 나타났다. 정당 별로는 김정숙 의원 등 한나라당 37명,조순형 의원등 민주당 27명,이완구 의원 등 자민련 3명 등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여성 선언] 그놈의 사모님 소리

    “사모님 도장 좀 주시겠어요?” 매번 입금하는 대학의거래 은행이 필자 회사 주거래 은행과 달라 대학과 같은은행의 새 통장이 필요해 회사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있는은행을 첫 방문했다.그 곳은 마침 출퇴근하는 중간지점에있어 담당 직원을 시키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챙겨들고 은행에 갔다. 담당 은행원은 사업자등록증 등 회사의 대표이사임을 입증하는 서류들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나를 “사모님”이라고 불렀다.일일이 꼬장꼬장하게 따지기가 뭣해서 그 “사모님”소리에 꼬박꼬박 대답해주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은행원이 도장을 달라며 나를 “사모님”이라고 부른 순간 참지 못하고 화를 내었다.“사모님이라고 안 부를 수 없어요?” 은행원은 “그럼 뭐라고 불러요”라고 되물었다.그 젊은 은행원의 반문은 여사장을 사장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적 시선을 반영한 것이다.그래서“사장을 사장이라고 불러야죠”라고 답변했다. ‘사모님’은 스승의 부인에 대한 존칭을 상사나 윗사람의 부인에게까지 확대해 사용하는 존칭이다.그러다 보니남편 잘 둔 아내들은 다 사모님이 되었다.딱히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싫어할 이유는 없는데도 내가 민감한 이유는 독자적으로 일을 하는 여성을 그 자체로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음모가 호칭 속에 담겨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같은 업종의 남자 사장은 당연히 사장님,일정한 직업이 없어도 여사장 남편은 여전히 사장님으로 불리지만 여사장은 버젓한사장도 사모님으로 불린다. 이는 여성이 비독립적 존재임을 부각시키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사모님의 사용 범위가넓어지면서 고객의 환심을 살 필요가 있는 업종의 종업원일수록 결혼한 여성이면 누구라도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평생 남편의 그늘을 마다하고 독자적인 일에 매달려온 나 같은 여성은 사모님 소리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일하는 여성이 늘수록 사모님 호칭은 점차 퇴색될 것이자명하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이러한 호칭의 난립에 대해여성 자신이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한번은 업무 관계로 만난 대학교수 한 분이 나에게 ”이정숙씨“하며 이름을 불렀다.연배가 비슷하고 지위의 고하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내가 그의 수하 직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부른 것이다.만약 내가 남자 사장이었다면 그가 이름만 부르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여간 괘씸하지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1주일에 한번씩 대형 여성전용 사우나에다니게 되었다.식당과 한증막이 다 구비되어 있어 한주간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그러나여기서는 식당부터 때 미는 아주머니까지 고객을 모두 ‘어머니’ 또는 ‘언니’라고 부른다. 언어란 사상을 지배하기 때문에 호칭과 용어 선택은 매우중요하다. 여성의 사회 활동 역사가 짧아 여성에 관한 호칭이 이처럼 난립되어 있다.지금부터 여성 자신이 이를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못마땅한 호칭에 대해서는 “이러이러하게 불러달라”고 당당하게 주문해서 왜곡된 메시지가 담긴 호칭을 정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정숙 (주)시그니아 미디어그룹 대표
  • [2002 관광월드컵 현장을 가다] 인천·수원

    ●인천. 인천시는 지난 99년 11월 발족시킨 월드컵추진기획단의 주도 아래 월드컵 준비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월드컵 주경기장인 문학종합경기장은 94년 7월 착공,총사업비 3,266억원을 들여 13만3,592평의 남구 문학동 산 8번지 일대를 스포츠단지로 변모시키고 있다.공정률 93.7%로 12월 초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현재는 관중석의 98%를 덮는 주경기장(5만256석) 지붕을 설치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문학경기장의 지붕은 항구도시 인천을 상징하는 배의 돛을 형상화했으며,한국적 곡선미를 살리기 위해 강재 사용을 최소화했다.스탠드는 반원형과 직선의 조합으로 구성,관중석과 그라운드를 최대한 밀착시켜 선수와 관중의 친밀도를 높이는데 역점을 두었다. ◆교통= 99년 개통한 인천지하철 1호선이 문학경기장 코앞을 지나가는 덕에 교통은 어느 정도 숨통을 텄다.서해안고속도로에서 곧장 경기장으로 갈 수 있도록 문학인터체인지를 건설중이고 접근도로망 확충을 위해 3개 노선 2,976m와입체화도로 2개소를 신설하고 있다. 월드컵 기간중에는 지하철운행시간을 평상시 4∼8분에서3∼4분으로 단축하고 경기장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4개 노선을 신설할 방침이다.또 택시 부제운행을 해제하고 경기장 접근도로에 임시 버스전용차로 2개 노선 5.8㎞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기장 주변의 주요 교차로 및 버스·택시정류장이 협소하고 관교로상의 횡단보도가 미흡하게 설치돼 있어심각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이로 인해 경기장 반경 3㎞이내를 아예 교통통제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숙박시설= 경기기간 동안 선수·심판진·관람객 등으로 7,592실(12,477명)의 숙박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876개 업소 8,051개의 객실을 확보,105%의 객실 확보율을 보이고 있다.지정숙박업소에게는 교통유발금·환경개선부담금 감면과 시설 개·보수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또한 대회기간중에 국제민박(Home Stay)제를 운영키로 하고지난 7월까지 620가구를 지정했다.국제민박 가정에는 세금·수도료 감면 등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인천은 서울 등지에서 불과 1∼2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숙박상의 문제는별로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관광·서비스= 월드컵 기간 중 전세계에 인천을 알리고인천의 관광상품을 팔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500여명의 화교가 거주하고 있는 중구 북성동에 차이나타운 시범거리를 조성하고 개항 당시의 건물을 복원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강화 외포리에 외국인 관광안내소를 설치하고,외국인 전용음식점 102개소를 지정하는 한편 특색 음식거리 9곳을 지정했다. 시는 월드컵이 끝난 뒤 문학경기장을 인천도호부·인천향교 등과 연계시켜 관광단지로 활용하기로 했다.시는 자체확보하고 있는 1,30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재교육,월드컵조직위에서 운영할 팀과 별도로 가동해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수원. 수원시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월드컵 기간중 수원은 물론 경기도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문화도시,관광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관광인프라 구축과 각종 이벤트 개발에 힘을 쏟고있다.◆환경 및 시민참여= 경기장 주변 반경 2㎞이내의 도시환경에 대한 입체적인 정비사업을 펴고 있다.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천연가스 시내버스 193대를 도입하는 한편 주변아파트단지의 색채환경 개선과 벽화 그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한 1인1의자 갖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주목을 끌고 있다.이 운동은 ‘경기장 의자를 우리 손으로 마련하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운동으로 1구좌에 10만원을 일시 또는 적립식으로 받고 있다.지금까지 2만2,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있다. ◆교통= 수원의 교통망은 사통팔달의 철도와 도로망을 자랑한다.경기장도 경부고속도로 수원 IC에서 불과 5㎞거리에있고 신갈∼안산간 도속도로 동수원 IC와도 곧바로 연결되는 진입로를 갖추고 있다.그러나 대륙간컵대회 등 크고작은 대회를 치르면서 드러난 교통 혼잡 등 문제는 철저한차량 2부제 시행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또 경기장을 중심으로 최소한 반경 2㎞이내의 승용차 진입을 자제시키고임시주차장도 좀더 멀리 마련해 대중교통과 셔틀버스를 늘릴 계획이다. ◆숙박시설= 수원시는 월드컵 기간동안 하루 6,900여실의숙박시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관광호텔과 콘도미니엄 등모두 7,200여실을 확보해 놓고 있다. 또 부족할지 모르는 숙박시설 충당을 위해서는 홈 호스트와 홈스테이 등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할수 있는 민박 3,200여가구를 모집한 상태며 경관이 아름다운 광교산 주변에 야외캠프촌도 만들 계획이다. ◆관광= 수원은 화성(華城)이란 세계문화유산을 비롯 다양한 예술축제,한국의 맛 수원갈비 등 볼거리, 먹거리,즐길거리가 풍성한 도시다. 대회기간중 아름다운 화장실과 화성을 관람하는 시티투어와 인근의 한국민속촌,에버랜드,이천도자기 축제 등을 연계하는 관광테마코스를 운영한다. 또 화성문화제와 화성국제연극제,수원국제음악제,정조대왕능행차,전통무예전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들도 준비된다. 인천 김학준 수원 김병철기자 kimhj@. ■최기선 인천시장“세계에 참모습 알릴 기회”. 2002년 월드컵은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송도신도시 조성 등으로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뻗어가고 있는 인천의 진면목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인천에서는 예선전 3경기가 펼쳐지는데 6월 14일은 우리나라의 월드컵 첫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예선 마지막 경기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시는 월드컵 유치가 결정된 이후부터 시민들의 성원아래 행정력을 결집시켜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주경기장인 문학종합운동장은 넉넉한 입지와 최신식의 시설을 갖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좋은 건축물이될 것이다.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문학경기장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서해안고속도로와 연계돼 교통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숙박시설 확보와 환경정비 등도 철저한 준비가 진행중이다.외국인 및 관람객들이 인천에 체류하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편안한 체류,훈훈한 인심,즐거운 관광”이라는 슬로건 아래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는 경기장시설을 주니어랜드,체육정보센터,다목적 이벤트홀 등으로 활용해 보다 시민곁으로 다가설 수 있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월드컵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도시로 뻗어나가는 우리시의 참모습을 널리 알리겠다. ■이무광 수원부시장“최고 품질 월드컵 치를것”. 수원월드컵은 200여년 전 화성 축성으로 수원이라는 계획도시가 만들어진 이후 최대의 경제 투자사업이면서 수원의발전 여부를 판가름할 도시의 명운이 걸린 사업이다.이에따라 한일 20개 개최도시 가운데 최고 품질의 월드컵을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 특히 수원시민만의 대회가 아닌 950만 경기도민의 축제가될수 있도록 붐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완공된 경기장은 8개국 초청 국제축구대회와 대륙간컵대회 등 크고 작은 대회를 치르면서 국내외 축구 관계자들로부터 완벽한 구장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제민박프로그램(홈 호스트·스테이)과 ‘경기장 1인 1의자 갖기’ 운동,아름다운 화장실 설치 사업 등은 수원만의자랑거리다. 경기장 관람석 의자 설치비용을 시민들이 마련하는 ‘1인1의자 갖기 운동’은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이 극찬했을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수원시가 맨 먼저시도한 아름다운 화장실가꾸기 사업은 전국으로 확대되고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 등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지리적으로도 다른 어떤 경기장보다 찾기가 수월해 수원은 어느 도시보다도 성공월드컵이 예견되고 있다. 우리 시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수원시가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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