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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국무총리실 ◇교육훈련 <고위공무원>△중앙공무원교육원 임충연△국방대 권동태<서기관>△통일교육원 강동기△세종연구소 공병도◇서기관 전보△농수산국토정책관실 교통해양정책팀장 김홍수△정책분석관실 특정평가팀장 방진아 ■교육과학기술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기획재정부 정무경△대전시부교육감 박백범△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한풍우△교육과학기술부 이기룡 박춘란(중앙공무원교육원 파견) 김진홍(〃) 오승현(외교안보연구원 파견) 승융배(국방대 파견)<사무국장>△한국교원대 이문희△경북대 윤용식△목포대 이근우△강릉원주대 김명훈△안동대 이상범◇부이사관△강원도부교육감 직무대리 강정길△울산광역시부교육감 〃 강구도△교육과학기술부 이동호(세종연구소 파견) 이경희(국방대 〃) 정경택(녹색성장기획단 〃) 정병걸(단국대) 류혜숙(연세대)△한경대 사무국장 여종구◇서기관△교육과학기술부 황영준(강남대) 정희권(OECD) 박성수△국립국제교육원 장환영△경상대 김태형 ■법무부 ◇전보 <법무부>△장관정책보좌관 김석재[검사]△기획검사실 강지성 김형석△법무심의관실 구상엽△법무과 김윤섭△통일법무과 박상진△형사기획과 박세현△공안기획과 이주형△형사법제과 이상진△범죄예방기획과 박현철△인권구조과 정유미△인권조사과 양동훈<대검찰청>△연구관 차동언(국제협력단장 겸임) 황철규(미래기획단장 〃) 김호철(형사정책단장 〃) 조기룡 김동주 이수권 이문한 이남석 김양수 박길배 한정화 윤상호 전무곤<서울중앙지검>△검사 심재철 신응석 신자용 홍승욱 정재욱 김태우 양인철 박재억 정진우 양석조 김종오 박찬록 송길대 김용규 강정석 박동인 김성훈 안희준 정효삼 허정 정유철 정은혜 박태호 유도윤 허태원 조두현 김상현 원형문 김창수 이장우 한승헌 이방현 박순배 고진원 이정우 신혜진<서울동부지검>△부부장 윤대진△검사 유현식 김종근 김명석 최재민 신은선 황금천 이종찬 이유진 최재봉 황정현 정유리 이정민<서울남부지검>△검사 박재영 이준엽 김도균 문종렬 김도형 양건수 류국량 임정근 정우식 허치림 이남수 강세현 김윤선 원신혜 박정난 신건호<서울북부지검>△부부장 김범기△검사 황종근 신명호 박대규 장성철 이상길 김재하 박홍규 정광일 유석철 이광우 이상록 정성현 김명선<서울서부지검>△부부장 류장만 김연곤△검사 이경수 조재빈 김택균 임창국 이세진 주혜진<의정부지검>△검사 명점식 이철호 남상관 우남준 안종오 김보현 천관영 김공주 정재현 손진욱 신원용 이삼윤 심민정 김은하 김희영 이선녀<고양지청>△검사 강석철 김영미 전승철<인천지검>△검사 김영익 최영운 박종일 최헌만 강종헌 최호영 박영빈 오정희 우승배 윤철민 김현 김영일 정재훈 김태운 신지선 임세호 김지완 김수민 윤재슬 손찬오 유진승 안동건 김태견 이장혁 권찬혁 박양호 김윤정 송명섭 송정은 안영림 정현<부천지청>△검사 박승환 최영아 이성식 공준혁 강성기 김정화 곽금희 고미라<수원지검>△공판송무부장 김용남△검사 황현덕 김종필 예세민 옥성대 최성국 신형식 강성용 김한조 박혁수 홍용준 조상원 김창환 최임열 문현철 김우 김종현 오창훈 이광석 하동우 최선경 차상우 최나영 남계식 조영희 한상윤 임두환<성남지청>△검사 정진웅 이현정 민영현 김진호 박성욱 오미경<여주지청>△검사 문상식 민병권 임세진 김준선 오선희 송규영<평택지청>△검사 최재훈 강상묵 정영서<안산지청>△검사 손석천 김준배 안효정 이병석 우기열 이주영 조홍용 최우영 진혜원 강선주 임희성 서성목<안양지청>△검사 박승대 이선혁 권나원 권내건 박수민<춘천지검>△검사 박봉희<강릉지청>△지청장 이기동△검사 이재원 민경호 김진혁 박애경<원주지청>△검사 송지용 박성민 신희영 박지나<속초지청>△검사 정일권 호승진<영월지청>△검사 지은석<대전지검>△형사2부장 박동진△공안〃 김충우△검사 이철희 김신 민기호 노만석 김향연 정제훈 채희만 김재화 김상문 최소연<홍성지청>△검사 이준호 유옥근 송민경 박선민<공주지청>△검사 최재순<논산지청>△검사 정보영 장재완 고인선<서산지청>△검사 윤원기 강은선<천안지청>△검사 이영림 이곤호 이상현 박성민 최우균 박준영 이원모 손지혜 정미란<청주지검>△검사 박소영 김도완 전계광 이의수 최은정 원지애 송창진 황수연 장형수 문하경<충주지청>△검사 나창수 정가진 이동현 최두헌<제천지청>△검사 김상균 김수민<영동지청>△검사 신병재<대구지검>△부부장 조종태△검사 임현 전영준 정연헌 백혜련 장상귀 최종무 김태선 김원호 장윤태 이만흠 양동우 한기식 최청호 이동현 박홍기 서영배 권민오 장일희 손정숙 서경원 정휘연<안동지청>△검사 하준호 김희영<경주지청>△검사 채수양 박정의 장대규 고은영 김미수<포항지청>△검사 서창원 이태협 김창섭 류영지 구민기 장유강<김천지청>△검사 김세한 박성민 이주현 전수진<상주지청>△검사 허성환 심형석 박순영<의성지청>△검사 최형원<영덕지청>△검사 조용후<대구서부지청>△검사 김윤후 한진희 김은미 송규선 김해중 최순호 정명원 최혜경<부산지검>△부부장 이종철△검사 김종범 박철웅 고경순 이진수 김경우 정영은 조대호 이병대 허인석 조광환 최혁 이정렬 박석용 한용희 박은혜 허정훈 최승현 유효제 노선균 정혁준 박혜란 최미화 김보성 정수정<부산동부지청>△검사 배성효 여치경 김가람 최근영<울산지검>△검사 박병모 최용규 박주현 이희동 권유식 김익수 박종호 서현욱 김재남 이순옥 인훈<창원지검>△검사 최영의 안승진 전미화 김형석 배문기 최원석 정지영 이영화 윤석범 류남경 박경섭 박성민 신미량<진주지청>△검사 하신욱 오종렬 홍용화 최용보<통영지청>△검사 김한중 곽영환 손정현 우성영 천승재 신기련<밀양지청>△지청장 박형△검사 박대범<거창지청>△검사 박진현<광주지검>△부부장 김한수△부부장 최인호△검사 장봉문 송연규 이은강 김준섭 이영창 권오성 김수환 김중 이승혜 박기태 박종민 신승희 안광현 홍정연<목포지청>△검사 임길섭 김도연 강보경 김영철 이춘 장욱환<장흥지청>△검사 구관희<순천지청>△검사 홍보가 정경진 강남수 이동언 정선제 안재훈 국진<해남지청>△검사 김형원 이승희<전주지검>△검사 김홍태 박병규 박인우 신금재 김종필 김지혜 손상희 김형걸<군산지청>△검사 오기찬 최태원 류주태 김민구 정지영<정읍지청>△검사 한연규 박건영 김지숙<남원지청>△검사 엄재상<제주지검>△검사 유재영 김정헌 허지훈◇타기관 파견△방송통신위원회 오택림◇신규임용 <서울중앙지검>△검사 김기용 김성현 송한섭 오창명 김은정 이환우<서울동부지검>△검사 김치훈 이혜미 김지윤 김지연 신현만<서울남부지검>△검사 이지혜 임지수 조미경 이경한 서재희 장아량<서울북부지검>△검사 김형아 이지은 오대건 이재원 최현석 김희연<서울서부지검>△검사 김지아 송명진 이정민 박채원<의정부지검>△검사 임지연 구본승 박은혜 임아랑<고양지청>△검사 최수지 양익준 이승현<인천지검>△검사 김아름 정정욱 허정은 전영우 박영식 오상연<부천지청>△검사 이기홍 서혜선<수원지검>△검사 임은정 이은주 김유나 최윤희 권오승<성남지청>△검사 정혜승 김미연 김지은 김병욱<안산지청>△검사 박수 황성아 황나영 김은형<안양지청>△검사 안준석 정가원 최한나<춘천지검>△검사 박현규<대전지검>△검사 전철호 선현숙 이종혁<청주지검>△검사 박배희 이현주<대구지검>△검사 하일수 최하연 윤택수 이선기대구서부지청>△검사 이혜현 김도형 이창희<부산지검>△검사 손수진 강현정 정효민 구진미 정우성<부산동부지청>△검사 김재성 이수현 김미지 천재인<울산지검>△검사 김세희 유시동 이민영<창원지검>△검사 김지용 최리지 김연주<광주지검>△검사 손아지 서동범 허선주<순천지청>△검사 김민정 김성훈 한강일<전주지검>△검사 김원진<제주지검>△검사 김민정 최상훈◇의원면직△김상우 김동철 오종근 조욱희 김재권 변옥숙 김효정 조성규 전호천(이상 2월8일자)◇4월1일자 검사 신규임용 예정자△서울중앙지검 김영준 한상형 박대환 최수봉 한문혁 김형원△서울동부지검 김봉진 신도욱△서울남부지검 유민종△서울북부지검 송봉준△서울서부지검 박경택△의정부지검 천헌주△인천지검 이영민△부천지청 유정현△수원지검 윤원일△춘천지검 조재철△대전지검 최종혁△청주지검 이상훈△대구지검 소정수△부산지검 오석현△광주지검 정몽구△전주지검 박향철 ■환경부 ◇고위공무원 전보 △금강유역환경청장 임채환△국방대 교육파견 이성한△중앙공무원교육원 〃 이상팔△국립환경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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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조정실장 이삼주△지방행정연구〃 금창호△지방재정연구〃 서정섭△지역발전연구〃 김현호△지방세제연구센터소장 김대영△지방행정체제연구단장 김병국△대외협력관 한부영△행정과장 유순기△연구기획〃 최대환△DB센터소장 전대욱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장 노태돈 ■고려대 △교무부총장 남상구△의과대학장(의학전문대학원장 겸임) 서성옥△사범〃(교육대학원장 〃) 강선보△국제대학원장(국제학부장 〃) 박인원△언론〃(언론학부장 〃) 김승현△임상치의학〃 임재석△행정대학원장 서리 김상봉△안암학사 사감장 지영민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장 한종임△입학처장 오정화△연구처 부처장(산학협력단 부단장 겸임) 오억수◇소장△이화교수학습센터(교수학습개발원장 겸임) 이종경△국제회의센터 조계숙◇연구소장△글로벌STS교육 최경희△사회복지 정순둘△법학 정태윤△커뮤니케이션·미디어 박동숙△나노바이오기술 이상기△환경문제 김용표△특수교육 박승희△경영 신경식△간호과학(간호과학부장 겸임) 양숙자◇부원장△이화리더십개발원 박성연△국제개발협력연구원 Brendan M.Howe ■한림대 △국제교육원장 박준식△학생생활관장 김지일△산학협력단장 박진서△기후변화연구센터소장 김승도 ■광운대 △대학원장 이기서△정보콘텐츠〃 김성호△교육〃 여기현△정보복지〃 최영훈△환경〃 최상일△건설법무〃(법과대학장 겸직) 박상열△전자정보공과대학장 공진흥△공과〃 김대흠△자연과학〃 조광섭△사회과학〃 유태용△경영〃(경영대학원장 겸직) 윤윤석△교양학부장 이상훈△교수학습센터장 김선웅△연촌재관장 신만중 ■MBC 프로덕션 △콘텐츠사업부장 이준환 ■KB투자증권 ◇상무 승진 △IT센터 황원철◇이사 승진△리서치센터 김성노△법무실 김지은△기업금융팀 심재송△채권영업팀 박춘식 이광섭 이병곤△IB팀 최명록 ■IBK투자증권 ◇승진 <부사장>△글로벌파이낸셜마켓(GFM) 사업본부장 이계재<전무>△리테일사업본부장 서성원<상무>△금융상품영업담당 김우수△법인영업담당 허동호△리테일영업추진담당 신경우△리테일1그룹장(반포지점장 겸임) 김의원△리테일2〃(분당지점장 〃) 이승재◇전보 <상무>△IB사업본부 투자금융담당 이현정 ■KT파워텔 ◇영입 △CR부문장 오석근◇전보△마케팅기획실장 안기수△기획조정〃 박진석△유통관리팀장 최훈△특수영업〃 나용규△기업영업3〃 최의용△수도권서부지사장 임육영△울산지점장 김경원△경남〃 이상화△네트웍기획실장 김학곤△네트웍운용팀장 손동우△수도권기술지원센터장 박상철△호남〃 김명기 ■대우정보시스템 ◇승진 <전무>△ITO사업단장 유재용<상무>△제조사업단장 오영수<상무보>△경영지원실장 백종현△기술지원〃 송희경<수석부장(이사)>△권구안 김남호 김형근 박종현 박홍주 송영수 오정환 윤창석 이봉열
  • ‘악녀일기6’ 허여름 “전 차원이 다른 악녀(樂女)”(인터뷰①)

    ‘악녀일기6’ 허여름 “전 차원이 다른 악녀(樂女)”(인터뷰①)

    잠은 4일에 한 번씩 자는 날이 허다하다. 그동안 모아둔 하이힐 구두만 천 켤레가 넘는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체코, 벨기에…유럽의 웬만한 나라와 도시는 다 섭렵했다. 더구나 프랑스 파리는 제일 좋아하는 도시라 시간이 나면 언제든지 비행기로 날아가곤 한다. 2009년 버전의 신개념 악녀의 모습이다. 학과 공부를 위해 잠은 4일에 한 번씩 자고, 하이힐 구두를 사 모으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건 그녀의 어마어마한 공부량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자그마한 체구에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유럽의 학생들을 가뿐하게 제압한 당찬 그녀. 케이블 채널 올’리브 ‘악녀일기 시즌6’(이하 ‘악녀일기6’)의 새로운 주인공인 허여름을 만났다. 올해 한국나이로 24살이라지만 허여름은 익히 봐왔던(?) 악녀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기자기하고 달콤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졌다. 영국 최고의 명문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치학과와 입학했지만 1년 후 박차고 나와 현재 영국왕립의대 3학년에 재학 중이란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허여름은 ‘악녀일기6’의 첫 방송을 보고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단다. “예상했던 것 보다 TV에 얼굴이 크게 나왔다.”며 엄마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라는 주문이 있었노라고 푸념했다. 방학을 이용해 한국을 종종 찾는 덕에 한국문화를 자주 접한다는 그녀는 우연히 ‘악녀일기’를 보게 됐고, 이를 계기로 출연까지 덥석. 더군다나 ‘악녀일기’ 시리즈에 등장했던 김바니, 정수정과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고 했다. “방송을 보면서 내가 TV에 나가서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 악녀(惡女)가 아닌 악녀(樂女)거든요. 악녀는 재밌게 놀 줄도 알아야겠지만 일단 본인이 해야 할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면서 나 자신을 위해 즐거운 인생을 개척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더군다나 허여름은 지난 1년 동안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한국에 들어와 ‘열혈 강사’로 변신했었다. 휴학 중에는 절대 용돈을 줄 수 없다던 부모님의 명을 받아들인 허여름은 소위 ‘교육의 메카’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에서 ‘잘나가는’ 영어 과외선생님으로 살았다. 허여름은 당시 수입이 꽤 짭짤했다며 빙그레 웃었다. “방송 첫회가 나가고 저를 모르는 사람들한테 악플을 받았어요. 글쎄요. 재밌다고 할까요? 제 성격상 남이 무슨 애기를 하던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왜 그럴까 궁금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귀여운 동안외모에, 조리있는 말솜씨를 지닌 허여름. 보면 볼수록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 촬영은 이미 모두 끝난 상태지만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라고 했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게 촬영을 했어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재밌을 때도, 화날 때도 모두 거짓 없이 다 공개했어요. 만약 화면에 제가 소리 지르고 화내는 모습이 나온다고 해도 싸가지 없고 나쁜 애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허여름, 나라는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줬거든요. (갑자기 생각난) 큰일이에요. 자다가 깨서 씻지도 않고 바로 촬영한 날도 있는데. 으악, 정말 큰일이네.” [인터뷰②에 계속]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클론의 역사

    베른의 ‘달나라 여행’,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같은 미래소설이 어떻게 한 시대를 뒤흔든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을까. 꿈에서 덜 깬 소리에 지나지 않았을 그 이야기들에서 사람들은 무얼 찾고 싶었던 걸까.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인간은 쉼없이 자기복제를 욕망해왔다. 미래소설들이 독자들의 가슴에 두고두고 불을 지펴온 이유를 찾는다면, 그게 바로 답이다. 멀리 돌아볼 것도 없다. 당장 우리에겐 황우석 사건이 있었다. 독일 다름슈타트 공대 생화학 교수였던 한스 귄터 가센과 그의 제자 자비네 미놀이 인류의 ‘인간만들기 프로젝트’의 장구한 역사를 정리했다. 과학문명의 숙명적 딜레마로 떠오른 생명복제 문제에 관한 한 그들의 책 ‘인간, 아담을 창조하다’(정수정 옮김, 프로네시스 펴냄)에는 없는 이야기가 없다. 유전공학과 현대인 사이의 떼려야 뗄 수 없는 뿌리깊은 역사를 조명하느라 고대 신화에서부터 종교, 미술, 문학 등 시대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활강한다. #인간복제, 예술작품의 상상에서 태어나다 이 논의 자체는 이미 진부하다. 오리무중인 해답을 독자가 제각기 판단해볼 수 있게끔 방대한 근거를 제시해주는 배려가 이 책의 최대 매력이다. 무엇보다 신화, 문학작품, 영화 등 익숙한 소재에서부터 논의를 이끌어내는 순발력이 전문식견이 없는 독자들에겐 무척 반가울 듯하다. 자기복제의 열망은 인간에겐 본능 같은 것이었다. 진흙으로 신을 닮은 인간을 빚어 생명을 불어넣은 대가로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힌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 히브리 전설에 나오는 진흙 인간 골렘, 사람의 시체를 짜깁기해 괴물을 만든 프랑켄슈타인 박사…. 자기복제의 인간 욕망이 적나라하게 투시된 주인공들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 역사학자는 물론이고 종교인, 문학가, 철학자들이 인간복제의 역사에 기여한 몫이 얼마나 큰지 책은 독자들에게 에둘러 넘겨짚게 만든다. 관련 문학작품들의 내용과 탄생배경도 상세히 소개한다. 읽는 재미를 두배로 부풀리는 ‘이스트’다. 예술가들의 분방하다 못해 “고삐풀린” 상상력은 복제과학의 가장 적극적인 촉매제였다. 예술작품에 담긴 상상화(想像)가 과학자들의 연구 열망을 부추겼다. 반대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분별없는 과학자들에게 디스토피아적 메시지로 매섭게 경고한 역할자 역시 예술작품이기도 했다. 책이 의미심장한 밑줄을 긋는 부분이 이 대목이다. 메리 셸리의 처녀작 ‘프랑켄슈타인’은 결과를 책임지지 않은 무모한 과학자, 그러니까 “근대의 프로메테우스”였다. 자신의 역할을 대체할 존재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사이보그의 역사에서도 입증된다. 그리스ㆍ로마신화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판도라, 영화 ‘스타워즈’의 깡통로봇, 터미네이터, 로보캅, 주나라 무왕 때 등장했다는 인간조각상 등 인간복제를 꿈꾼 사례는 차고넘친다. #유전공학은 은총일까, 저주일까 고대인들이 인형을 만들어 복제의 꿈을 꿨다는 사실은 새삼 놀랍다. 그리스 여신의 성전이나 무덤에서 관절인형(기원전 5세기)들이 자주 발견되곤 한다. 고대인들은 인간의 초상으로서 인형을 대했던 것이다.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이브, 뱀에서 인간창조의 역사가 이미 시작된 건지 모른다. 복제를 향한 욕망이 이처럼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면 좀더 우호적인 시각으로 생명공학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제안한다. 여론은 왜 늘 현대기술에 비판적인지, 두루 성찰하게 하는 이 책은 지난해 7월 현지에서 출간됐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드는 뇌의 메커니즘을 완전해부해 ‘인간 만들기’의 고지를 밟는 날이 올까. 그렇다면 우리 욕망은 지금 몇부 능선쯤 넘어서고 있는 걸까.1만 6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경기도 이천 원적산

    [산이 좋아 산으로]경기도 이천 원적산

    어느 한 계절에만 유난히 인파가 몰리는 산이 있다. 진달래나 철쭉산행으로 유명한 봄 산, 시원한 그늘과 계곡이 좋은 여름 산,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 산, 쌓인 눈을 헤치며 눈꽃을 감상할 수 있는 겨울 산. 그러나 한 계절에만 유독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산은 다른 계절 볼품없는 모습으로 외면당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산이나 한결같은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법. 하지만 적절한 변신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천년고찰 영원사 보고… 이천 쌀밥도 먹고 설봉산에 가려 유명세는 덜하지만 경기도 이천과 광주의 경계가 되는 원적산(圓寂山·634.1m)은 계절마다 다른 빛깔과 은근한 향기로 사람을 유혹한다. 경기도 이천의 최고봉이기도 한 원적산 정상에 서면 북쪽 광주 시가지와 그 너머 산군, 남쪽 이천을 비롯해 북동쪽으로 용문산과 추읍산(바가지산)은 물론이고 시계가 좋으면 월악산 영봉까지 조망된다.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부하다. 산기슭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영원사를 비롯해 산자락 바로 아래 산수유마을이 있고, 거기서 빠져나오면 도립리 길가에 선 반룡송(천연기념물 제381호)도 만날 수 있다. 반경을 조금 더 넓히면 예로부터 이천을 상징했던 도자기, 온천, 이천쌀밥 등 가족이 함께 즐길 거리도 무궁무진하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래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곱절의 기쁨이 된다. ●원적산~정개산 거쳐야 능선 종주 ‘제맛´ 원적산 산행 들머리는 크게 동원대학과 백사면 송말리 두 군데가 있다. 산행 초보자들이나 자가용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송말리를 들머리 삼아 원점회귀하는 게 좋다. 백사면 송말리에서 출발해 영원사, 원적봉을 지나 정상인 천덕봉까지 다녀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30분 정도. 실질적인 산행 들머리가 되는 천년고찰 영원사를 출발해 활엽수가 우거진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얼핏 정상인 듯 보이는 봉우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첫 번째 봉우리는 원적봉이며 그 너머로 다시 정상인 천덕봉이 이어진다. 짧은 코스지만 사방으로 트인 능선 종주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원적봉∼천덕봉 구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능선 종주의 참맛을 느끼려면 원적산과 이웃한 정개산(솥뚜껑을 닮았다 하여 ‘소당산’으로 불린다)을 포함시키면 된다. 정개산과 원적산을 잇는 종주는 양방향 모두 가능한데 이천시 송말리를 들머리 삼아 원적봉∼천덕봉∼정개산으로 향하는 산길은 정상에 닿기까지 조망이 덜 시원하고 가파른 구간이 많아 반대 코스를 권한다. 동원대학을 들머리로 정개산을 들러 천덕봉, 원적봉을 거쳐 영원사로 내려서는 코스는 가파르지 않은 데다 오르락내리락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고, 능선 왼쪽의 잘 다듬어진 골프장 인조잔디와 오른쪽 너른 평야의 대조적 풍경도 볼 만하다. 정상인 천덕봉 일대는 산불의 흔적으로 온통 민둥산이다. 큰 산불 이후 해마다 10∼12월까지 석 달 동안 전위봉 아래 부대에서는 군인들을 동원해 나무와 풀을 깎는 작업을 한다. ●산수유마을 색다른 매력에 빠져볼까 천덕봉에서 원적봉을 바라보고 서면 동쪽 깊은 골짜기에는 숲이 우거지고 서쪽 능선은 맨살이 다 드러나 색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다. 한겨울 잘 깎인 민둥산에 눈이 소복이 쌓이면 부드러운 산의 자태가 하얀 칼날능선으로 돌변해 넋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4시간30분∼5시간쯤 걸리는 이 코스는 하산 길에 영원사를 돌아본 후 철마다 다른 산수유마을의 정취도 맛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백사면 도립리를 중심으로 경사리·송말리 일대에는 매년 3∼4월이면 노란 산수유 꽃이 만발하고 11월에는 선홍색 산수유 열매가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4월 초 열리는 이천백사산수유축제도 좋지만 10월 말 서리가 내리고 난 후 더욱 붉은 윤기가 흐르는 산수유 열매는 더욱 황홀하다. 글 정수정(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산청 왕산·필봉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산청 왕산·필봉산

    지리산 천왕봉·웅석봉·황매산과 마름모꼴로 이어진 경남 산청의 왕산(923m)은 지리산 왕등재에서 뻗어내린 봉우리다. 왕산은 다시 필봉산(848m)까지 이어져 경호강에 의해 긴 걸음을 멈춘다. 왕산 정상에서 필봉산까지의 거리는 겨우 1㎞. 그래선지 사람들은 흔히 왕산과 필봉산을 묶어 ‘왕산필봉산’ 하나의 이름처럼 부르고 연이어 산행하는 경우가 많다. 구형왕릉에서 출발해 왕산과 필봉산을 거쳐 강구폭포로 하산하는 코스는 약 4시간 30분쯤 걸린다. 산행은 가락국의 전설이 깃든 구형왕릉에서 시작한다. 가락국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알려진 구형왕릉(사적 제 214호)은 돌과 돌을 잇대어 쌓은 것이 마치 피라미드의 축소판 같은 모양이다. ●‘류의태 약수´ 위장병·피부병에 효과 구형왕릉 뒤로 본격적인 산길이 열리고, 소나무 군락 사이에 얕은 계곡이 흐른다.15분쯤 울창한 소나무 숲을 올라서면 임도와 합류, 임도를 따라 700m쯤 올라가면 나오는 류의태 약수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잡으면 된다. 풀숲에 덮인 수정궁터를 지나 5분쯤 올라가면 삼거리, 류의태 약수는 망경대 쪽으로 조금 더 가야 나온다.‘동의보감’을 편찬한 허준의 스승 류의태가 약재를 달일 때 사용했다는 류의태 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류의태 약수에서 이어지는 30여분의 오르막길 끄트머리 억새밭 너머 휑한 공터에 무덤자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은 정상으로 향하는 길, 앞으로 나아가면 평전샘, 오른쪽은 방곡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사거리에서 20분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서면 왕산 주능선에 닿는다. 정상으로 올라가기 전 주능선 왼쪽으로 나무 그늘이 넉넉하게 드리운 전망바위 쉼터가 있으니 잠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억새밭을 지나 왕산 정상에 서면 천왕봉 웅석봉이 지척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서 40분밖에 걸리지 않는 필봉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지만 만약 왕산 정상에서 그대로 하산하려면 망경대를 거쳐 구형왕릉으로 원점 회귀하면 된다. 왕산보다 75m 낮은 필봉산까지는 대체로 유순한 내리막이어서 부담이 없다.20분쯤 내려서면 공터가 나오고 완만한 오르막을 10분쯤 가면 필봉산 정상부 암릉이다. 우회해도 되지만 암릉을 타고 올라선 사람만이 더없이 훌륭한 조망을 만날 수 있다. 경호강을 따라 늘어선 산청군과 엄천강 건너 함양 휴천면 일대, 평화로운 산골마을과 다랑논, 대진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는 자동차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묘한 풍경을 연출한다. ●여인 젖가슴 닮은 필봉산 정상 필봉산 정상부는 영락없이 여자 젖가슴을 닮았다. 선비의 고장 산청에선 절대 용납될 수 없던 표현 대신 붓끝을 닮았다 하여 필봉산이 되었고 문필봉이란 별칭도 가지고 있다. 정상이 암릉인 것도 그렇지만 멀리서 보든 가까이서 보든 필봉산은 육산마냥 그리 풍만한 가슴은 아니다. 태양 아래 드러난 깡마른 돌덩이와 흙이 말라버린 젖무덤처럼 안쓰럽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황금빛 들판은 한없이 풍요롭다. 강구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2.4㎞. 직삼각형 형태의 산이라 내려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반대 코스로 오르려면 땀깨나 흘릴듯. 비교적 유순한 왕산에서 시작해 발 아래 펼쳐진 산청의 뜰을 바라보며 필봉산 쪽으로 느긋하게 하산하는 것이 편하다.10분쯤 내려서면 쉬어가기 좋은 바위가 나온다. 조금 더 진행해 희미한 갈림길을 만나면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철 난간이 설치된 암릉길이 나오고 바위를 지나면서 약간의 오름길이 나타난다. 고만고만한 길들이 이어지면서 암릉이 나오는데, 필봉산 정상 아래 전망대에서도 훤히 내려다보이던 곳이다. 좁은 간격으로 설치된 나무계단을 10분쯤 내려서면 삼거리, 이 지점에서 강구폭포까지는 1.7㎞ 더 내려가야 한다. 글 정수정 사진 황소영(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하남시 검단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하남시 검단산

    경기도 하남시 팔당대교를 지나 양수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강 건너편으로 우람하게 따라오는 산, 백제의 승려 검단선사가 은거하며 도를 깨우쳤다는 검단산(黔丹山·657m)이다. 검단산은 서쪽으로 하남 시가지와 서울, 북쪽으로 한강과 예봉산, 동쪽으로 팔당호와 용문산, 남쪽으로 용마산으로 연결된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인 검단산에선 특히 동쪽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극적으로 해후하는 장면과 그 너머 용문산 능선이 장관을 이룬다. 서쪽으로는 유장하게 흐르는 한강을 따라 서울의 모습이 광활하게 펼쳐지고 그 너머 북한산과 도봉산의 흐름이 장쾌하다. ●가장 많이 찾는 코스 4시간 소요 산행 들머리는 크게 세 군데로 나뉜다. 하남시가지 창우동과 여기서 버스로 세 정거장 떨어진 하산곡동 산곡초교 앞에서 산길이 시작되고, 한강을 끼고 있는 아래배알미동에도 산길이 나 있다. 창우동 들머리는 다시 두 군데로 나뉘는데, 애니메이션고교 남동쪽 등산 장비점이 들어선 골목으로 들어가 호국사를 경유하는 코스와 애니메이션고교 동쪽 베트남 참전 기념탑을 들머리로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있다. 참전 기념탑에서 출발해 유길준 묘소∼전망대∼정상∼호국사를 들러 장비점 거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는 가장 많은 하남 사람들이 즐겨 찾는 코스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에서 호국사 대신 벽곰약수를 경유해 산곡초등학교로 내려오는 코스도 걸리는 시간이 비슷하다. 검단산 정상에서 아래배알미동으로 내려오는 길은 2.13㎞,1시간 정도 걸린다. 최근 등산객이 점점 늘고 있는 종주코스는 검단산에 오른 후, 능선을 타고 고추봉을 넘어 전망 좋은 용마산을 거쳐 광주시 삼성리 각화사로 내려가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창우동∼검단산∼용마산∼각화사 코스는 약 11㎞로 6∼7시간 정도 소요된다. 창우동 애니메이션고교를 왼쪽으로 끼고 골목으로 200m 정도 들어가면 베트남 참전 기념탑과 등산로 안내판이 나온다. 검단산이 올려다보이는 널찍한 등산로 입구에서 10분 지나면 밤나무가 많이 보이고, 이어 잣나무 터널을 지나게 된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20분쯤 오르면 구한말 대표적인 개화사상가 구당 유길준(1856∼1914년) 묘소를 만난다. 묘소에서 15분 오르면 능선 사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약 2㎞ 거리, 중간에 전망바위를 지나게 된다. 전망바위까지 50분 정도 걸리는데, 경사가 몹시 가파르다. 전망바위는 검단산을 통틀어 가장 전망 좋은 자리다. 우선 북쪽으로 강 건너 솟아난 예봉산이 손에 잡힐 듯하고, 북서쪽으로 미사리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한강의 유장한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드넓은 평야인 서울의 모습이 발아래 펼쳐지고, 서울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선 북한산과 도봉산의 능선도 인상적이다. 동쪽 운길산 옆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아름답다. ●한강·북한산·도봉산 한눈에 전망바위에서 10분만 더 오르면 억새밭이 나오고 검단산 정상이 올려다보인다. 다시 30분 비지땀을 흘리면 정상 도착.100여평의 널찍한 공터에 헬기장이 놓여 있다. 정상의 조망도 나쁘진 않지만 잡목들이 시야를 가려 전망바위만은 못하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내려서면 아래배알미동으로 하산하는 길이고, 남쪽으로 가면 안부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호국사를 거쳐 창우동 애니메이션고교 앞으로 원점회귀할 수 있고, 산곡초교로 하산하려면 능선을 계속 타야 한다. 완만한 능선을 20분 밟으면 삼거리, 오른쪽으로 내려서야 벽곰약수터다. 여기서 계속 능선을 이어가면 고추봉, 용마산으로 나아가게 된다. 벽곰약수터부터 본격적인 하산로인데,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차고 맑은 물이 흘러 땀을 식히기 좋은 계곡을 따라 40분 내려서면 하산곡동 산곡초교 앞이다. 글 정수정 사진 진우석(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충남 청양 칠갑산

    [산이 좋아 산으로] 충남 청양 칠갑산

    “콩밭 매는 아낙네야/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무슨 설움 그리 많아/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제법 오지에 속하던 충남 청양의 칠갑산(七甲山·561m)은 애달픈 노랫말의 가요 ‘칠갑산’으로 더 유명하다. 비록 해발고도가 높고 험준하진 않으나 깊고 웅장한 산세를 가진 칠갑산은 예부터 청양의 진산으로 여겨져 왔고,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칭을 가졌다. 산천숭배사상을 따라 천지만물을 상징하는 칠(七)과 육십갑자의 첫 글자인 갑(甲)자를 따와 칠갑산이 되었다고 한다. 혹은 계곡이 깊고 급하며 지천과 계곡을 싸고 돌아 7곳에 명당이 생겼다는 데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고도 한다. 칠갑산은 특이하게도 정상을 중심으로 아흔아홉계곡을 비롯한 까치내, 냉천계곡, 천장호, 천년고찰 장곡사 등 비경지대가 우산살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지도상에서 보면 산 북동쪽으로 한여름에도 서늘한 마치리의 냉천계곡, 북서쪽으로 강감찬계곡, 서쪽 장곡사 방향으로 장곡천과 아흔아홉계곡, 동쪽 천장리 쪽으로 천장계곡, 남쪽 절골 방향으로 백운계곡의 수림이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칠갑산에는 청양군에서 개발해 놓은 7개의 등산로가 있다. 장곡사, 대치터널, 천장호, 도림사지, 까치내 유원지, 자연휴양림 등을 기점으로 정상에 이를 수 있는데 어느 산길을 택해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정상에 닿을 수 있다.7개의 코스 중 마음에 드는 한 코스로 올라갔다가 다른 어떤 코스로든 마음대로 내려올 수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는 한티고개에서 출발해 장곡사로 내려오는 코스로,3시간이면 넉넉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면암 최익현 선생의 동상과 칠갑정, 칠갑산장이 있는 한티고개에서 칠갑정을 지나 1시간 정도 오르면 50여 평 남짓의 잔디밭 광장 같은 정상이 나온다. 하산은 서쪽 내리막길로 능선을 따른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삼형제봉, 오른쪽 길로 30여 분 가면 465봉이다. 진달래 군락이 있는 곳을 거쳐 내려가면 장곡사에 닿게 된다. 신라 문성왕 때 보조선사가 창간했다는 천년고찰 장곡사에는 5점의 보물과 미자나무밥통, 길이가 1m나 되는 목어 등의 볼거리가 남아 있어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장곡사를 들머리로 정상을 거쳐 대치터널 위 한태고개 칠갑광장에 이르는 코스도 많은 사람들이 찾으며 시간은 비슷하게 걸린다. 여러 코스의 산길 대부분이 오솔길처럼 길이 잘 닦여 있어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산행에도 제격. 반면 암릉길 같은 아기자기한 산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자칫 단조롭고 지루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니 다양한 등산로를 따라 걸어보는 게 좋다. 칠갑산은 나지막한 데다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만 금강으로 흐르는 물줄기의 최상류에 해당하는 곳이라 계곡에 물이 적고 중간에 식수를 보충할 샘터가 없다. 따라서 식수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산길이 단순한 반면 등산로가 아닌 곳은 아직까지 울창한 수림을 간직해 아흔아홉골로 불리는 아니골이나 도림사지가 있는 절골 등에서 벗어나면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글 정수정 사진 김도훈(월간 MOUNTAIN 기자) ■가파마을서 가을걷이 농촌체험을! 대부분 벼농사와 함께 고추, 구기자를 재배하는 청양 가파마을에서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 청양고추따기, 벼베기, 장승깎기, 천연염색, 솟대만들기, 떡메치기 등 계절에 맞는 프로그램이 있고, 여러 가지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다. 민박을 하려면 전화로 예약한 후 마을 입구 전통문화전수관에서 소개받으면 된다. 전체 60가구 중 20가구가 민박을 하고 있다. 지불한 민박비용 중 10%는 마을공동기금으로 적립된다. 전통문화전수관 041)940-2401 www.gapa.go2vil.org
  • [산이좋아 산으로]전북 진안 운장산

    [산이좋아 산으로]전북 진안 운장산

    가을 바다가 그립다. 여름 내내 북적대는 사람으로 몸살을 앓던 백사장 대신 언제 그랬냐는 듯 쓸쓸하리만치 휑한 파도만 떠밀려 오는 광경을 목도하고 싶다. 가을 계곡도 괜찮다. 인파로 치면 바다 못지않던 산길 초입의 맑은 계곡물에 손을 담그면 시리도록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게다. 조용히 가을을 마중하기엔 여름철 사람이 심하게 들끓던 곳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한산하게 느껴지는 법. 여름이 떠난 자리, 고요 속 운장산(1126m)으로 떠난다. 전라북도 진안군 부귀면, 정천면, 주천면과 완주군 동상면에 걸쳐 있는 운장산은 아직까지 때 묻지 않은 천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깊은 산 속의 모습과 달리 산의 동북쪽 명덕봉과 명도봉 사이의 주양리와 대불리에 걸쳐 있는 운일암·반일암 계곡은 여름철 관광지로 유명하다. 한참 휴가철엔 물 반, 사람 반일 정도. 약 5㎞에 이르는 협곡에 용소바위, 족두리바위, 대불바위, 천렵바위 등 집채 만한 바위들 사이로 노송이 우거져 있는 계곡에는 여름이면 텐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풍경을 연출한다. ●천연의 아름다움 간직… 조망도 훌륭 깎아지른 바위길 사이로 구름 밖에 지나는 이가 없던 때, 그 깊은 계곡에 들면 해를 반나절밖에 볼 수 없다 하여 이름이 지어졌다는 ‘운일암(雲日岩)’과 ‘반일암(半日岩)’은 더위가 한풀 꺾인 지금에야 그 정취를 제대로 드러낸다. 깊은 계곡을 품은 운장산에는 북두칠성의 전설이 담긴 칠성대, 조선조 성리학자 송익필(1534∼1599) 선생이 은거했던 것으로 알려진 오성대가 있다. 운장산이라는 이름이 송익필 선생의 자 ‘운장’에서 따온 것이라니 한 사람의 이름이 산 이름이 된 셈이다. 운장산은 금남정맥 최고의 전망대로 통하기도 한다. 정상부에 서면 북쪽으로 대둔산과 계룡산이, 동쪽으로 덕유산, 남쪽으로 마이산과 그 너머 지리산 전경이 웅장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산 주변 지역인 완주와 익산, 정읍 일대가 평야지대라 조망은 더욱 훌륭하다.1000m 넘는 고산들이 즐비한 곳에서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바라보는 멋은 그 자리에 서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산행은 일반적으로 피암목재에서 오르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피암목재∼활목재∼서봉을 거쳐 정상(중봉)에 이른 후 동봉을 지나 내처사동으로 하산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4시간 남짓. 피암목재를 20여 분 오르면 첫 봉우리에 닿고 우거진 수풀과 급경사를 오르고 능선을 타넘은 지 30여 분이면 활목재다. 이어 가장 가파른 코스를 올라서면 서봉이고, 바로 아래 오성대가 있다. 여기서 능선을 타고 30여 분 가면 상여바위, 조금 더 가면 정상이다. 이때 산행은 운장산 진보산장이라는 입석 안쪽 임도를 따라 들어가 계곡을 건너면서 시작된다. 활목재까지 오르막이 조금 가파를 뿐, 능선에 오르면 대체로 길이 순하다. ●연석산~운장산~구봉산 종주산행 각광 독제봉이라고도 불리는 서봉에서의 풍경이 가장 좋다. 북쪽으로 대둔산, 남쪽으로 마이산, 서쪽으로는 호남평야, 동쪽으로는 덕유산의 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운장산 정상은 서봉∼중봉∼동봉으로 세 봉우리가 동서로 이어지는데 중봉이 가장 높다. 동봉에서 하산 길 암릉 구간에는 보조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그리 위험하지 않다. 최근 운장산을 중심으로 동쪽 연석산 연동계곡에서 출발해 연석산∼운장산∼구봉산을 잇는 종주산행을 하는 사람도 제법 늘고 있다.8시간 이상 걸리는 이 종주 코스는 전북 지방에서 가장 장쾌한 능선 종주 코스로 손꼽힌다. 글 정수정·사진 김선미(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좋아 산으로] 경북 봉화 청량산

    [산이좋아 산으로] 경북 봉화 청량산

    사통팔달 잘 뚫린 포장도로가 전국 구석구석 닿지 않는 곳이 없는 요즘,‘오지’라는 단어조차 무색하지만 경북 봉화는 개발의 광풍을 살짝 비켜간 덕에 오히려 전통마을의 미덕과 청정한 자연을 오롯이 간직한 땅이다. 여기 청량산(淸 山·870m)이 있다. ●12개 빼어난 바위 봉우리가 인상적 경북 봉화군 재산면 남면리와 명호면 북곡리, 안동시 도산면, 예안면에 걸쳐있는 청량산은 1982년 경상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청량산 육육봉’이라 불리는 12개의 빼어난 바위 봉우리들 때문에 주왕산, 월출산과 함께 한국의 3대 기악으로도 불린다. 특히 낙동강이 휘감아 도는 바위 절벽에 어우러진 단풍빛이 고와 가을철 관람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청량산은 퇴계 이황의 산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어린시절부터 산에 들어와 학문을 닦던 산으로 스스로 ‘청량산인’이란 호를 썼을 정도다. 훗날 그가 공부하던 자리에 제자들이 세운 청량정사를 ‘오산당(吾山堂)’이라 부르는 것도 퇴계가 ‘나의 산(吾山)’이라 부르며 사랑한 탓이다. 청량산은 규모와 높이만으로 따지면 별로 내세울 게 없다. 하지만 아담한 산세에 비해 독특한 모양을 자랑하는 12개의 봉우리와 봉우리마다 전망 좋은 대(臺)가 있고, 산자락에는 8개의 굴과 4개의 맑은 샘이 있다. 한때 30여개의 암자가 있었다는 산에는 현재 청량사와 청량정사만 남아있고 청량사에는 두 가지 보물인 공민왕의 친필 현판 ‘유리보전’과 종이 부처인 지불이 있다. 산행 들머리는 청량폭포, 선학정, 입석 세 군데. 선학정에서 청량사까지는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시멘트 포장도로가 힘에 부친다. 그 밖의 길은 대체로 편안하고, 안내판과 표지기가 많아 길 찾기에 어려움이 없다. ●풍혈대·어풍대서 바라보는 절경 압권 산행 시작은 입석에서 오르는 길이 가장 편안하고 경치가 좋은 편이다. 각자의 산행 여건에 따라 짧게는 2시간, 길게는 7시간까지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입석에서 출발해 금탑봉∼경일봉∼자소봉을 거쳐 정상인 장인봉에 오른 후 병풍바위∼청량사에 들러 선학정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청량산의 면모를 두루두루 볼 수 있는 적당한 코스로 약 5시간 소요된다. 청량산 열두 봉우리 가운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곳은 경일봉, 자소봉, 연적봉, 장인봉, 축융봉 등. 그 중에서 자소봉, 연적봉, 장인봉은 철계단을 올라갔다 다시 되돌아 내려와야 한다. 경일봉으로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정상인 장인봉을 향하는 막바지 오르막은 가파르고 미끄러운 데다 낙석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청량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로는 청량산의 이름난 기암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융봉과 입석에서 금탑봉을 오르는 길의 풍혈대와 어풍대가 있다. 자소봉에서는 첩첩 산중인 봉화 일대의 동북쪽 산세를 볼 수 있다. 장인봉 정상은 수풀에 가려져 답답하지만 대신 정상 50여m 아래쪽에는 멋진 전망대가 숨어 있어 청량산 바위 벼랑 아래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의 풍광을 내려다볼 수 있다. # 청량산의 볼거리 ◇청량사 산사음악회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청량사 산사음악회가 10월6일 늦은 7시에 열린다. 연꽃의 수술 자리에 앉았다는 청량사, 봉우리들이 에워싼 도량 안 천연무대에서 ‘장사익의 별빛나들이’가 펼쳐진다.1986년 29세에 청량사 주지로 부임해 등짐을 나르며 절을 가꿔온 청량사 주지 지현스님은 최근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도 길은 있다’라는 에세이집을 내기도 했다.www.cheongryangsa.org ◇청량산박물관 봉화 지역의 역사와 전통 문화 속에서 청량산을 조명한 의미 있는 곳으로 청량산집단시설지구 내에 있다. 인근 지역의 향토역사자료와 민속자료,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료는 무료. ◇산꾼의 집 청량정사의 요사채 건물에 있는 산꾼의 집에서 주인 이대실씨가 무료로 제공하는 9가지 약초를 달여서 만든 구정차를 맛봐야 청량산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차를 마시고 찻잔을 씻어놓기만 하면 된다. 이대실씨는 달마를 그리고 도자기를 구우며 청량산 바람과 함께 대금과 가야금을 즐기는 예인. 글 정수정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양주 불곡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양주 불곡산

    대동여지도에 경기도 양주의 진산이라 되어 있는 불곡산(佛谷山·465m)은 한북정맥이 도봉산으로 연결되기 직전에 솟아난 암봉이다. 웅장한 도봉산의 자태에 비해 자칫 낮고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암릉과 능선, 탁월한 조망 등 근교산행지로 부족함 없는 조건을 갖췄다. 특히 주말이면 인파로 들끓는 도봉산, 북한산에 비해 제법 한산한 편이라 조용한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장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서울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불곡산에서 호젓한 산행을 만끽할 수 있다. ●남·북쪽으로 백화암·부흥사 불곡산은 ‘불국산(佛國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불곡산이든 불국산이든 부처의 자비로운 기운이 골골이 배어 있다는 한뜻이리라. 이름값을 하듯 산의 남쪽과 북쪽에는 각각 백화암과 부흥사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 때인 898년(효공왕 2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은 창건 당시에는 불곡사(佛谷寺)라 불렀으나 이후 재난과 중건을 거듭하다 1956년 복원되면서 절 이름이 백화암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절 앞마당에는 수백년 된 느티나무가 있어 사찰의 역사를 실감나게 한다. 또 백화암 아래에 있는 약수터는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고 혹한에도 얼지 않는다고 전한다. 불곡산 산행 들머리는 크게 양주시청, 유양리 공단 입구(채석장)와 백화암 입구, 산북리 등 4군데로 나뉜다.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3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볼거리가 많은 백화암, 정상부, 임꺽정봉을 중심에 놓고 교통편을 참고하면서 적절하게 등산 코스를 잡으면 편리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코스는 백화암 입구∼시멘트길∼백화암∼십자고개∼정상∼불무리 쉼터∼420봉(무덤)∼임꺽정봉∼유양리 공단 입구. 이 코스는 임꺽정봉까지 올라가 전망을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임꺽정봉 직전 안부까지 되돌아 내려와 남쪽계곡으로 내려서는 것이 좋다.3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두 번째 코스는 백화암에서 부흥사를 거쳐 산북리로 넘어가는 코스. 백화암 입구에서 출발해 시멘트길∼백화암∼십자고개∼정상을 거쳐 불무리 쉼터∼부흥사∼산북리로 이어지는 이 코스는 백화암과 부흥사 두 절집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불무리 쉼터에서 임꺽정봉을 거쳐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더 타고 올라가다 부흥사로 내려설 수도 있다. 반대로 산북리 샘내 정류소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백화암으로 내려오는 역코스도 3시간 정도 걸린다. 세 번째 코스는 양주시청 뒤 현충탑에서 출발해 십자고개∼정상∼불무리 쉼터∼임꺽정봉을 거쳐 유양리 공단 입구로 내려오는 코스로 주능선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잇는 방법이다. ●정상에 서면 도봉산·북한산 ‘한눈에´ 불곡산 주능선은 온통 암릉으로 되어 있으며, 구간구간 아찔한 곳이 있으나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정상에서 임꺽정봉까지 암릉 구간이 특히 재미있다. 화강암과 소나무가 조화로운 불곡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활짝 열린다. 시원스레 뻗은 산줄기들 중에서 특히 남서쪽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도봉산과 북한산 능선의 흐름이 압권이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삼척 덕항산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삼척 덕항산

    약 82개의 동굴이 산재해 있는 ‘동굴도시’ 강원도 삼척. 덕항산(德項山·1071m)은 그 중에서도 동양 최대 규모의 환선굴을 비롯해 관음굴, 사다리바위바람굴, 양터목세굴, 덕밭세굴, 큰재세굴 등 6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굴들을 품고 있다.30℃를 웃도는 한여름 산행 후 10∼15℃를 유지하고 있는 서늘한 동굴 속 탐험, 계곡산행과는 또 다른 여름 산행의 묘미가 아닐 수 없다. 덕항산은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한내리에 걸쳐 있으며 백두대간 상의 두타산과 매봉산 사이에서 서쪽으로 태백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태백 쪽 산의 서쪽은 완만하고 동쪽 삼척 방향은 가파른 협곡을 이룬다. 옛날부터 삼척 사람들이 이 산을 넘어오면 화전을 일구기 좋은 편편한 땅을 만날 수 있는 덕을 봤다 하여 덕메기산이라 불렀으나 한자로 표기하면서 덕항산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덕항산 자락인 도계읍 신리와 신기면 대이리에서는 화전민들의 주거지였던 ‘너와집’과 ‘굴피집’을 찾아볼 수 있다. 덕항산 산행 들머리는 골말과 환선굴, 태백 하사미 방면 등 크게 세 군데로 나뉜다.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산길은 골말에서 출발하여 장암목이 능선을 타고 올라 장암밭목(쉼터)에 이르는 길이다. 이곳에서 덕항산 정상을 거쳐 태백 방면으로 내려갈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에서 되돌아와 환선봉(지각산)을 거쳐 환선굴 방면으로 하산한다. 환선봉이라는 돌로 된 표지석 뒤쪽으로 50여m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시야가 트인 전망대가 있으니 들러보는 게 좋다. 환선굴을 들머리로 하는 코스도 골말에서 오르는 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이리 관광단지 입구에서 포장도로를 한참 올라 환선굴을 관람한 후 자암재를 거쳐 환선봉에 이른다. 이후 덕항산 정상 근처의 쉼터에서 골말이나 태백 방면 예수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정상을 거쳐 구부시령을 지나 예수원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오후 시간대에 환선굴 관람객이 몰리기 때문에 산행 전에 동굴 관람을 하는 코스로 적당하지만 환선굴∼지암재 구간의 경사가 심한 편이라 산행 초반부터 무리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신 구석구석 땀을 식히기 적당한 천연동굴이 있고 간간이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태백 하사미 방면에서 오르는 길은 예수원을 들머리로 터골을 거쳐 장암밭목으로 이를 수 있으나 정상을 되올라가야 하므로 새메기골을 거쳐 구부시령으로 오른다. 구부시령에서부터는 백두대간 구간. 여기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덕항산 정상을 거친 뒤 그대로 환선봉과 자암재를 거쳐 환선굴 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이 코스는 골말, 환선굴 들머리에 비해 대중교통이 적당하지 않아 승용차로 이동하지 않으면 접근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어느 길을 택하든 산행시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산행과 함께 환선굴 관람까지 당일 코스로 충분히 가능하다. 더운 여름철에는 산행 내내 쏟아낸 땀을 서늘한 동굴 속에서 식히기 위해 환선굴 관람을 산행 후로 잡는 게 더 낫다. ●가볼 만한 곳-서늘한 동굴 속에서 여름을 식히자 환선굴은 천연기념물 178호로 1997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된 삼척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동굴 입구가 폭 14.2m에 높이 10m로 현재까지 알려진 총 연장 길이 8㎞ 가운데 1.6㎞를 개방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리는데 관람객이 많이 몰리는 경우 외길 통로를 따라 줄 지어 관람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동굴 내 크고 작은 폭포와 옥좌대, 사랑의 맹세, 지옥의 다리, 참회의 다리, 만리장성 등 구석구석 볼거리들이 많다. 동굴 내부 기온이 10∼15℃로 바깥 공기와 기온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긴 팔 옷을 준비해야 한다. 환선굴 관람은 동절기(11∼2월) 오전 8시30분∼오후 5시, 하절기(3∼10월) 오전 8시∼오후 5시이며, 매표는 3시간 전에 동굴 입장 완료는 2시간 30분전에 끝내야 한다. 동굴관람료는 어린이 2000원, 청소년·군인 2800원, 어른 4000원이며, 주차요금은 대형 2000원, 소형 1000원이다. 삼척시 대이동굴관리소 033)541-9266.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함양 삼봉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함양 삼봉산

    1000m가 넘는 높은 산들이 둘러싸여 전형적 산악 지역인 경남 함양의 삼봉산(1186.7m)은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로 통한다. 함양읍과 마천면, 전북 남원시 산내면 경계에 솟은 삼봉산과 그 아래 백운산(902.7m)∼금대산(847m) 능선은 엄천강 물줄기에 의해 지리산과 나뉘었지만, 삼봉산 기운은 서쪽 투구봉(1068m)에서 팔령을 지나 전북과 경남의 도 경계를 가르며 연비산(842.8m)∼안산(641m)∼아홉새드리를 거쳐 천왕봉을 출발한 백두대간과 맞닿는다. 이 혈맥이 육십령∼덕유산으로 이어지니, 남녘의 큰 산줄기 지리산과 덕유산의 양대 기운을 모두 품은 산이라 할 수 있다. 동서로 길게 누운 삼봉산은 급경사가 많아 대체로 산세가 험한 편이다. 반면 남원 산내 쪽으로 신라 고찰 실상사와 백장사, 마천 쪽으로는 금대암 등 좋은 절집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실상사에는 삼층석탑(보물 제37호)을 비롯해 석등, 철제여래좌상 등의 보물이 여러 점 있고, 백장사에는 국보 제10호인 삼층석탑이 있다. 금대암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수령 500년의 전나무가 자라고 있는 등 문화재와 볼거리도 다양하다. 삼봉산 산행 들머리는 크게 네 군데로 나뉜다. 남원과 함양을 잇는 24번 국도상의 팔령에서 투구봉으로 오르는 길이 약 4.75㎞, 상죽림을 거치는 길은 2.6㎞, 동쪽 오도재에서는 3.9㎞쯤 된다. 서쪽의 남원 산내면 백장사에서도 오를 수 있다. 네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정상에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지리산을 제대로 조망하려면 삼봉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 백운산, 금대산을 거쳐 내려오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삼봉산∼백운산 구간은 숲이 우거진 곳이 많지만 금대산과 가까워지면서 자주 시야가 트이며 겹겹이 두른 지리산 봉우리들이 잘 보인다. 삼봉산과 백운산 사이의 등구재는 산내와 마천, 즉 전남과 경남을 잇는 고갯마루다.‘등구’라는 지명은 ‘거북이 기어 올라가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인데 ‘등구 마천 큰애기는 곶감 깎기로 다 나가고, 효성 가성 큰애기는 산수 따러 다 나간다’라는 민요가 구전될 만큼 감나무가 많고 곶감이 달기로 유명한 곳이다. 판소리 6마당 중 가루지기타령에 등장하는 변강쇠와 옹녀가 마지막으로 정착해 살던 곳도 바로 등구 마천이다. 오도재를 출발해 삼봉산, 백운산, 금대산을 차례로 거쳐 금대암으로 내려서는 데 약 5시간이 걸린다. 산행 들머리는 해학적인 표정의 장승들이 손짓하듯 서 있는 오도재 임도. 거기서 10분쯤 올라가면 잠시 쉬어가기 좋은 정자 관음정이 나오고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삼봉산 정상에 닿게 된다. 지리산 전망대답게 천왕봉을 중심으로 동쪽엔 하봉∼웅석봉을 주축으로 한 동부능선이, 서쪽으론 반야봉∼만복대로 이어진 서북릉이 주르륵 펼쳐진다. 등구재 안부를 통과하면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고, 무성한 잣나무 조림지를 지나면 곧 백운산. 삼봉산에서 30분 남짓 걸린다. 반쪽짜리 무덤 때문에 백운산 정상 표지석이 구석 한쪽으로 물러나 있어 수풀이 무성할 땐 잘 보이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정상석∼무덤과 일직선 나무 사이에 지리산 천왕봉이 가깝다. 백운산에서 금대산도 지척이다. 바위가 많은 금대산에 다가설수록 등산로는 삼봉산 구간과 달리 시야가 탁 트이며 조망이 시원하다.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서면 마천 일대와 걸어온 오도재∼삼봉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외로운 고사목 하나가 바위틈에 뿌리를 두고 앙상한 뼈처럼 꽂힌 곳도 있다. 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며 바위에 올라서니 멀리서 보던 산불감시초소 건물이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금대산이다. 하산은 금대암 쪽으로 하며 정상에서 금대암까지 20분이면 충분하다. 금대암 사찰 뜰에는 눈앞의 지리산 봉우리들을 하나하나 짚어볼 수 있게 안내도가 세워져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말자. 글 정수정 사진 황소영(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대구 팔공산

    [산이 좋아 산으로] 대구 팔공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유명한 대구에는 동서로 길게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팔공산(八公山·1192m)이 있다. 대구 기상대에서는 대구 도심 기온과 팔공산 기온을 함께 발표하는데 최고 기온이 보통 7∼8℃ 이상 차이가 난다. 대구 시내가 35℃ 열기에 펄펄 끓을 때도 팔공산은 서늘한 산바람이 불기 십상. 그래서 대구에는 여름이면 아예 팔공산 자락으로 이사(?)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동화·파계지구 야영장에는 한 달 이상 텐트를 걷지 않고 산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팔공산 산줄기는 낙동정맥이 남하하며 서쪽으로 뻗어놓은 남쪽 비슬산 산줄기와 가장 가까운 형제다. 금호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마주보고 선 팔공산과 비슬산은 멀리 낙동강으로 향하는 물줄기들을 살뜰하게 키워 하나로 모으고 그 둘레에서 어깨를 걸고 넓은 대구 분지를 굽어보고 있다. 정상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20㎞에 걸쳐 능선이 이어져 동봉(1155m)과 서봉(1041m)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상은 군사시설과 송전탑 때문에 오를 수 없어 동봉과 서봉이 실질적으로 오를 수 있는 이 산의 정상부인 셈이다. 동봉 아래로 염불봉·수봉·인봉·노적봉·관봉·환성봉이 힘차게 뻗어 내렸고, 서봉은 삼성봉·파계봉·가산을 거느렸다. 동봉과 서봉 밑으로 각각 병풍바위와 톱날능선의 화강암 바윗길이 이어져 암릉등반을 즐길 수 있다. 산 남쪽으로 문암천, 북쪽과 동쪽에 한천, 남천, 신녕천 등으로 이어지는 여러 계곡이 있는데, 골짜기가 깊고 숲이 우거진 수도사 치산계곡과 수태골이 가장 유명하다. 팔공산에는 등산로가 수없이 많다. 동남쪽의 관봉에서 서북쪽의 가산에 이르는 주능선 종주 코스를 비롯해 산기슭에 있는 동화사·파계사·부인사·관암사·군위석굴암·은해사·공산폭포·선본사 그리고 능선상의 가산산성·한티재·파계재·서봉·동봉·신령재·능성재·선본재·관봉·노적봉·인봉·수봉 등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 주능선에서 남쪽으로 갈래길이 너무 많아 코스 선택이 어려울 정도다. 대신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찾는 팔공산의 대표 등산로는 동화사∼부도암∼염불암∼동봉에 이르는 12㎞ 5시간 코스. 동화사에서 염불암까지 확 트인 길은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할 뿐만 아니라 계곡의 수려함이 팔공산의 산세와 더불어 일품을 이룬다. 염불암은 팔공산의 많은 사찰 중 가장 높은 곳(900m)에 위치해 있다. 염불암까지는 많은 유흥객들이 들끓지만 염불암을 지나면 제법 한적하다. 서봉에서 파계재를 거쳐서 가산, 파계사, 제2석굴암 등의 종주코스를 택할 수 있다. 파계재∼서봉 코스는 팔공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능선산행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주능선을 따라 변화무쌍한 바위와 웅장한 팔공산의 산세를 한눈에 조망한다. 서봉 바로 아래 넓은 폐사지에 팔공산에서 가장 높은 샘이 있고, 샘터에서 부인사로 하산할 수 있다. 여름엔 수태지로 흘러내리는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연결된 수태골 코스가 좋다. 여기엔 80m 높이의 암벽장이 있어 클라이머들도 많이 찾는다. 팔공산의 북쪽 등산로 중 가장 깊고 깨끗한 계곡이 있는 공산폭포 코스도 여름에 적합한 코스. 연중 물이 마르지 않고 흘러내리는데 겨울에는 눈과 얼음이 덮여 있고 늦은 봄까지 잔설이 있다. 은혜사 코스도 계곡과 그늘에서 땀을 식히기 좋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춘천 용화산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춘천 용화산

    백두대간의 북녘 땅 매자봉에서 뻗어 내린 도솔지맥이 북한강과 소양강 사이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서 우뚝 솟은 용화산(龍華山·878.4m). 용화산은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과 화천군 하남면의 경계를 이루며 꼭 절반씩 몸뚱이를 걸치고 있다. 호반의 도시답게 북쪽 파로호, 서쪽 춘천호, 남쪽 소양호가 둘러싸고 있어 산과 강을 함께 즐길 수 있고, 기암괴석이 많아 산세가 빼어나고 산행이 지루하지 않다. 바위 많은 용화산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많다. 용화산의 이름은 지네와 뱀이 싸우다가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에서 기원한다. 구전에 의하면 그 싸움의 승자는 지네였는데, 지나던 선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부모를 죽인 늙은 뱀의 원수를 갚았다고 한다. 큰 바위를 날아오르던 새가 힘이 부쳐 앉아 바위가 되었다는 새남바위가 있어 새남바위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 삼국시대 이전 맥국의 왕이 피신을 왔던 산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용화산은 춘천과 화천에서 출발하는 등산로가 여럿 있고 주변 오봉산까지 능선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교통이 불편해 아직까지 찾는 이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계곡이 울창하고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청청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산길은 크게 화천쪽과 춘천쪽으로 나뉜다. 화천쪽 등산로는 하남면 삼화리와 유촌리를 들머리로 하며 춘천쪽은 사북면 고성리 양통마을을 기점으로 한다. 삼화리를 거치는 길은 산 정상 부근인 큰고개까지 포장도로가 나있어 정상까지 40여분이면 올라설 수 있다. 때문에 새남바위를 등반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며 새남바위 아래에는 샘터와 야영터가 있다. 유촌리 기점은 용화산을 오르던 가장 옛길로 계곡과 능선을 따르는 길과 수불무산을 거치는 길 등이 나있다. 유촌리에서 오르면 정상능선까지 2시간쯤 걸린다. 용화산 정상부는 암벽으로 이루어져 경관이 수려하지만 군데군데 약간 위험한 구간도 있다. 춘천쪽 사북면 고성리 양통마을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양통계곡을 따라 큰고개까지 난 비포장도로로 산 중턱까지 차로 갈 수 있어 크게 힘들지는 않다. 산 중턱 출발지점에서 임도를 따라 큰고개까지 걷는데 40분, 정상에 닿는 데는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새남바위, 층계바위, 등잔바위, 하늘벽 등 삐죽이 솟은 바위를 둘러보느라 정신없는 틈에 널찍한 공터 같은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 표지석이 서 있는 지점은 숲에 가려 시야가 트이지 않으나 조금만 벗어나 고탄령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서면 조망이 훌륭하다. 남쪽으로 춘천시를 에워싼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이 보이고 그 사이 인공호수 물빛이 반짝인다. 하산은 주능선을 고탄령, 사야령까지 이어간 후 지난해 9월 문을 연 용화산 자연휴양림으로 하면 된다. 하산코스가 좀 길다 여겨진다면 중간에 난 산길 어느 곳으로 내려와도 휴양림 진입로에 닿게 되어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사야령에서 능선을 계속 따르면 수리봉을 지나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배후령에 닿게 되는데, 용화산에서 오봉산을 잇는 종주는 하루 이상 걸린다. 글 정수정 사진 김도훈(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고흥 천등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고흥 천등산

    전라남도 동남단에 위치한 한반도 속 또 하나의 반도 고흥.172개의 작은 부속섬을 가진 고흥에서 세 번째로 높은 천등산(天燈山·553.5m)은 남쪽 바다를 향해 활짝 열린 바위산이다.‘봉우리가 하늘에 닿을 듯하다.’ 혹은 ‘스님들이 정상에 자주 올라 밤이면 수많은 등불이 켜져 있었다.’ 하여 ‘천등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등산 정상에는 마복산과 연락을 주고받던 봉수대와 가뭄 때 기우제를 지냈다는 제단이 있다. 정상 아래 금탑사가 내려다보이는 너럭바위는 먼 옛날 신선이 내려와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신선대(선인대)라 불린다. 바위에 새겨진 바둑판 모양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는 의미일 것이다. 천등산과 임도로 갈린 남쪽의 딸각산(429m)은 바위를 밟고 오를 때마다 ‘딸각딸각’ 소리가 난다 하여 붙은 이름인데 월각산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다. 천등산과 딸각산은 겨우 2㎞ 거리, 천등산 산행 코스를 잡을 때 딸각산과 이어보는 것도 좋다. 온통 바위더미로 이뤄진 딸각산에 서면 한적한 풍남항과 성벽처럼 견고한 천등산의 바위벽들이 잘 보인다. 두 산을 잇는 대표적인 코스는 송정마을∼딸각산∼천등산∼임도∼천등마을로 3시간쯤 걸린다. 두 산 사이 임도가 있어 차량 접근은 쉽지만 산행의 재미는 그만큼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임도를 거치지 않으려면 사동마을∼천등산∼헬기장∼딸각산∼송정마을 코스를 택하면 된다. 자가용을 가지고 갈 경우 원점회귀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사동마을에서 출발해 천등산과 딸각산을 거쳐 다시 사동마을로 내려오는 코스가 적당하다. 대신 딸각산 갈림길에서 사동마을까지 약 4.5㎞의 임도를 지루하게 내려서야 한다. ‘뱀처럼 생긴 계곡’ 사동마을의 사동저수지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저수지를 지나면 바로 천등산 산행 안내판이 나오고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의 좁은 흙길은 안지재를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 오른쪽 시멘트 도로는 정상 턱밑까지 이어지는 임도다. 어떻게든 정상에만 가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임도로 갈 이유는 없다. 사실 퍽퍽하게 임도를 따라 걷는 일도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등 뒤로 따라오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걷노라면 산행 초입부터 높고 우거진 수풀이 앞을 가로막지만, 그쯤은 기꺼이 즐거운 푸념으로 넘겨야 한다. 인적 드문 천등산, 자연이 주는 천혜의 선물이니 말이다.30분 남짓 오르면 안지재에 닿고 이제 길은 나긋해진다. 안지재 지나 얼마 안 가 숨이 멎을 거처럼 빼곡한 숲에서 모처럼 시야가 트이고 뒤돌아보면 사동저수지 곁으로 벼락산(343.8m)이 보인다. 덩굴 무성한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서면 펼쳐지는 본격적인 바윗길. 정상까지 이어지는 바위 능선에 올라서면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선계가 따로 없다. 특히 정상에서 5분 거리 신선대에 서면 동쪽 비자나무숲 아래 금탑사와 남쪽으로 이어지는 안장바위능선이 장관이다. 딸각산으로 선을 잇기 위해서는 철쭉공원을 지나 내려선 임도를 20여분 따라 걷는 방법과 헬기장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양천잇재 임도에서 곧바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임도에서 겨우 15분, 딸각딸각 바위를 딛고 다다른 딸각산 정상은 자칫 다녀가지 않았으면 크게 후회할 만큼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사방으로 펼쳐진 신록의 세상, 삐죽삐죽 솟은 바위와 남쪽으로 활짝 열린 남해바다 정경에 한여름 더위도, 일상의 시름도 싹 잊게 된다. 글 정수정 사진 진우석(월간 MOUNTAIN 기자) # 가볼 만한 곳 나로도 우주센터를 건립 중인 고흥에서는 7월28일∼8월6일 10일 동안 ‘2007 고흥우주항공체험전’을 연다. 블랙홀 체험, 우주인 훈련코스, 남극체험 등 우주항공 관련 체험행사와 자연사박물관 전시, 우주곤충 전시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된다. 우주캠프, 물로켓 발사대회 등 청소년 관련 행사가 많으니 자녀들과 함께 산행 후 들러보면 제격이다(www.spacegoheung.co.kr). 고흥에는 19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도 적당하다.
  • [여름아! 반갑다] 계곡산행 베스트4

    [여름아! 반갑다] 계곡산행 베스트4

    여름 휴가때 바다로 떠나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깊은 산속의 계곡에서 느끼는 특별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맑은 물과 싱싱한 산소, 그리고 새들의 음악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디가 좋을까. 여름철 가볼 만한 계곡산행 4곳을 소개한다. ■ 대야산 용추계곡 # 경북 문경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 일대에 걸쳐 있는 대야산은 빼어난 암릉들이 이어져 조망이 좋고 특히 산의 동쪽과 서쪽으로 계곡이 깊어 여름산행에 제격이다. 널리 알려진 선유동 계곡에는 여름 피서객들이 붐비는 데 반해 산꾼들이 자주 찾는 코스는 계곡과 능선을 잇는 산길이 잘 정리된 용추계곡 코스.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기우제를 지냈다는 용추폭포는 대야산의 명물로 밑에서 올려다 보면 하트모양을 하고 있다. 산행 코스는 문경 가은읍 완장리 벌바위마을에서 출발해 용추폭포를 거쳐 다래골∼밀재∼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피아골∼정상, 또는 피아골∼촛대봉∼정상으로 오르는 방법이 있다. 벌바위마을을 들머리로 용추계곡∼월영대∼다래골∼밀재∼정상으로 올라 피아골로 내려오는 약 9㎞의 코스가 적당하고 약 5시간 걸린다. ■ 석룡산 조무락골 # 경기 가평 명지산과 화악산의 명성에 가려져 이름이 덜 알려진 경기 가평의 석룡산은 차고 맑은 물이 콸콸 흘러넘치는 조무락(鳥舞樂·새들이 춤추고 논다 하여 붙여진 이름)골을 품고 있는 최적의 여름 산행지다. 약 6㎞에 이르는 조무락골은 소와 담, 폭포가 상류에서 하류까지 고르게 발달해 전체가 비경지대. 조무락골을 따라 계곡으로 올라 정상에 닿은 후 남서쪽 능선을 타다 다시 조무락골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는 총 11.4㎞로 6시간 소요된다. 이밖에 조무락골로 올라 정상을 지나 1103봉에서 고시피골로 내려오는 고시피골 코스, 조무락골로 올라 석룡산을 지나 도마치까지 능선을 타는 종주 코스가 있다. 조무락골에 가면 주등산로에서 50m쯤 비껴난 곳에 자리 잡은 복호동 폭포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정면에서 보면 폭이 좁고 보잘 것 없지만 왼쪽 이끼바위에 올라서면 높이 30m의 5단 폭포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맹렬하게 낙하하는 기막힌 장면을 만나게 된다. ■ 내연산 청하골 12폭포 # 경북 포항 경북 포항의 내연산에는 12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다. 상생폭, 보현폭, 삼보폭, 잠룡폭, 무풍폭, 관음폭, 연산폭, 은폭, 복호1·2폭, 실폭, 시명폭 등을 따라오르는 청하골 계곡 트레킹은 기본이고, 울창한 숲길을 걷는 능선종주도 가능하다. 게다가 7번 국도를 따라 화진, 월포, 칠포, 송도해수욕장 등이 가까이 있어 그야말로 피서를 겸한 산행지로 안성맞춤. 능선 대신 계곡산행만 원한다면 12개의 폭포가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쏟아내는 청하골 계곡을 왕복하면 된다. 계곡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연산폭포에서 회귀하지만 비하대 왼편으로 가파른 길을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명리까지 시원하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 방태산 조경동계곡 # 강원 인제 아침 한나절이면 밭갈이를 끝낼 정도로 좁은 골짜기 혹은 첩첩산중이라 아침 일찍 밭을 갈지 않으면 안 된다 하여 ‘아침가리’라는 이름이 붙은 방태산 조경동 계곡. 구룡덕봉·가칠봉 등 1200m가 넘는 준봉들이 둘러싼 깊은 골짜기는 백패킹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조경동 계곡 하류 4㎞ 지점, 바위틈으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와 깊이 모를 검푸른 빛깔의 뚝발소 주변 경관이 특히 아름답다. 글 정수정(월간 MOUNTAIN 기자) 사진 월간 MOUNTAIN 사진부
  • [산이 좋아 산으로]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

    [산이 좋아 산으로]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었다는 섬 무의도(舞衣島). 인천 연안부두나 월미도에서 배를 타고 한참을 가야 닿을 수 있던 곳.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생기면서 영종도까지 육로가 연결되고 무의도는 세간에 급속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후 영화 ‘실미도’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무의도는 어느덧 유명 관광지로 거듭나기에 이른다. 인천 중구 용유동에 속하는 무의도는 면적 9.43㎢, 해안선 길이가 18.7㎞인 아담한 섬이다. 주변으로 실미도, 무도, 해녀도, 사렴도 등 여러 작은 섬들이 떠있는 모습이 그림 같고 하나개 해수욕장과 실미도 해수욕장은 여름철 피서지로 그만이다. 임야가 섬 전체 면적의 88%를 차지하고 있으니 섬은 그대로 산. 남쪽에 솟은 호룡곡산(虎龍谷山·245.7m)과 북쪽의 국사봉(230m)을 잇는 등산로가 섬의 중앙을 가로지른다. 호룡곡산 산행 코스는 단순하다. 북쪽 큰무리 선착장을 들머리 삼으면 국사봉∼호룡곡산 코스가 되고, 남쪽 샘꾸미 선착장에서 출발하면 호룡곡산∼국사봉 코스다. 영종도에 공항이 들어선 이후로는 접근성이 좋은 큰무리 선착장 쪽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큰무리 선착장에서 실미도 방향으로 가다 야트막한 고개를 들머리로 국사봉과 호룡곡산에 오른 후,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된다. 거기서 ‘환상의 길’이라 불리는 해변 길을 따라 하나개 해수욕장까지 가는 코스는 총 6㎞로 3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무의도에 가기 위해서는 영종도와 시멘트 다리로 연결된 손바닥만 한 잠진도에서 배를 타야한다.5분 만에 닿게 되는 큰무리 선착장을 빠져나와 삼거리에서 실미도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10분 정도 가면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산행은 여기서 시작된다. 고갯마루에서 왼쪽(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잡풀이 우거진 무덤 위로 올라서면 등산로가 나타난다. 은은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15분 걸으면 2m 높이의 바위 부석암이 나오고, 여기서 처음으로 전망이 트인다. 부석암에 올라서면 서쪽의 실미도가 잘 보인다. 과거 특수부대원들이 북파 훈련을 받았다는 영화 속 실미도는 밀물 때 바다가 갈라지며 무의도와 연결된다. 도로 고갯마루에서 국사봉까지는 40분 거리로, 중간쯤에 전망 좋은 바위가 있다. 이곳에서 서쪽 바다가 시원하게 뚫리고, 주변 산세가 웅장하여 마치 깊은 산속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정작 국사봉 정상은 비좁고 잡목이 우거져 볼품없다. 국사봉에서 20분 내려가면 조망대가 나온다. 국사봉 아래 능선이 재빼기 고개로 내려서기 직전에 한번 용틀임하여 솟아난 봉우리로 사방 전망이 빼어나다. 특히 백사장이 드넓은 하나개 해수욕장과 건너편 호룡곡산이 장관이다. 조망대에서 15분 내려오면 작은 구름다리가 놓인 재빼기 고개다.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이어주는 재빼기 고개는 지대가 워낙 낮아 고개라는 생각보다는 다 내려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시 호룡곡산으로 올라가는 게 부담스럽지만 50분쯤 발품을 팔면 무의도의 최고봉 호룡곡산 정상에 닿게 된다. 정상에 설치된 삼각 철탑을 지나면 바위지대가 나오고 전망이 시원스레 열린다. 북동쪽으로 하나개 해수욕장이 펼쳐지고, 그 뒤로 국사봉을 비롯한 여러 봉우리가 바다를 향해 발을 뻗어 내려오는 모습이 일품이다. 하산은 주능선을 10분 더 타다가 마당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을 따르면 된다. 갈림길에는 ‘하나개’라는 간판이 서 있다. 부처바위를 지나 능선을 타고 15분 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계곡으로 내려가게 되고, 직진하면 능선을 타게 된다. 두 길 모두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모든 내리막이 끝날 즈음 눈앞에 바다가 성큼 다가선다. 물이 빠져 훤히 드러난 황톳빛 갯벌, 붉은 바위들이 벼랑을 이룬 해안,1㎞나 길게 이어지는 환상의 길을 따라 걷노라면 어느새 하나개 해수욕장이다. 글 사진 정수정 진우석(월간 MOUNTAIN 기자)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가평 명지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가평 명지산

    북한강 푸른 물줄기를 휘감고 있는 경기도 양평과 가평은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여름이면 긴 피서행렬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명지산을 끼고 도는 가평천과 조종천 일대 역시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수영장을 방불케 하는 유원지에서 좁은 틈을 비집고 발을 담그는 대신 등 뒤에서 말없이 긴 그림자를 늘어뜨린 명지산을 찾는다. 깊은 숲과 계곡, 명지폭포의 우렁찬 물소리는 흘린 땀의 고단한 기억을 말끔히 식혀줄 것이다.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와 도대리에 걸쳐 있는 명지산(明智山·1267m)은 화악산(1468m)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주변으로 국망봉, 촉대봉, 연인산, 석룡산 등 1000m가 넘는 많은 산들에 둘러싸여 깊고 웅장한 느낌을 더한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물 맑은 계곡이 좋다. 가을철 ‘명지단풍’은 가평8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등 철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발길을 당긴다. 무엇보다 명지산의 가장 큰 매력은 서울에서 1시간30분 거리라는 입지 조건과 다르게 아직도 원시림 상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숲이다. 적목(이깔나무)이 많아 붙여진 동북쪽의 적목리(赤木里), 잣나무가 무성하여 이름 붙은 남쪽의 백둔리(柏屯里·잣둔리) 등 산자락을 끼고 있는 마을 지명만 봐도 짐작이 간다. 근래 불법 채취로 주목나무는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전국 40%나 되는 잣을 생산해 내는 잣나무를 비롯해 밤나무, 굴참나무, 전나무 등이 군락을 이룬다. 명지산 산행은 승천사가 있는 익근리와 상판리 귀목마을을 들머리로 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이용되는 산길은 익근리 원점회귀 코스로 5시간30분∼6시간 정도 소요된다. 승천사∼명지폭포∼익근리계곡∼정상에 이르면 간 길을 되짚어 내려오거나 좀 더 북쪽 능선을 따라 사향봉을 경유해 내려올 수도 있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능선에서 조망이 좋다. 귀목마을에서는 귀목고개∼명지2봉∼정상에 이르거나 귀목고개 대신 아재비고개를 통해 정상에 닿는 코스가 있다. 귀목고개 코스는 정상까지 3시간 남짓, 아재비고개 코스는 2시간50분 정도 걸린다. 정상에서 원점회귀하거나 익근리로 하산할 수도 있다. 귀목마을에서는 명지산 정상 쪽으로 가지 않고 귀목고개를 통해 귀목봉에 오르는 경우도 많은데 되돌아오기까지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귀목고개는 귀가 아홉 개 달린 백여우가 고개 중턱에 나타나 나그네의 보따리를 잡아당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만큼 첩첩산중이었다고 한다. 백둔리를 들머리로 아재비고개를 거쳐 명지3봉∼명지2봉∼정상∼명지폭포∼익근리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는 총 7시간 정도 걸린다. 연인산 들머리를 지나 백둔리마을회관 쪽에서 시작되는 종주산행의 본격적인 산길은 철조망이 쳐진 사과밭을 지나야 한다. 사유지이지만 작은 문이 항상 열려 있어 지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아재비고개까지는 급할 것 없는 완경사의 오솔길이다. 징검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계곡의 굽이를 따라 자연스러운 선을 그리며 돌아 오르기도 한다. 아재비고개에서 연인산과 명지산이 갈린다. 아재비고개에 올라서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여기서 명지3봉까지 오르막은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한여름에는 어깨 높이의 풀숲을 헤치고 가야 한다. 명지산 정상까지는 가끔 바위구간도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하산할 땐 아무리 급하더라도 주 등산로에서 60여m 떨어져 숨어 있는 명지폭포를 찾아내 지친 다리와 마음을 내려놓자. 실타래를 다 풀어도 끝을 알 수 없다는 명지폭포의 깊은 소와 우렁우렁 물소리에 한여름 무더위도 풍덩 빠져들고 말 것이다. 글 정수정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여행정보 백둔리 자연학교(031-582-9261,www.ebns.co.kr)와 두밀수련원(031-581-1253)에서는 야영도 할 수 있다. 백둔리의 양지카운티(031-582-4770, www.yj-gt.co.kr)는 나비·생태 전시관 등이 갖춰져 있다. 이 밖에 별을 헤는 마을(031-582-9869), 달빛사냥(031-582-3184), 달빛고을(031-582-7074) 등의 펜션이 있다.
  • [산이 좋아 산으로] 충남 서산 팔봉산

    [산이 좋아 산으로] 충남 서산 팔봉산

    강원도에 홍천 팔봉산이 있다면 충청도엔 서산 팔봉산이 있다. 금북정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팔봉산(八峯山·362m)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 백두대간에 이은 정맥과 지맥 종주 붐이 일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올망졸망 모여 있는 8개의 봉우리를 가진 팔봉산의 가장 큰 매력은 정상 부근의 빼어난 바위미와 장쾌하게 펼쳐지는 태안반도 가로림만의 푸른 물결. 부담 없는 산행 코스와 수도권에서 차로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는 점도 구미를 당긴다. 산행 후 서산과 태안의 바닷가에서 여유를 즐긴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 ● 1∼4봉은 기암괴석·소나무 어우러져 ‘장관´ 팔봉산의 산길은 그 이름만큼이나 단순명쾌하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1∼8봉을 차례로 밟고 내려서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3시간 남짓. 암봉인 1∼4봉은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서해안 조망도 훌륭하다. 반면 5∼8봉은 야산 같은 육산으로 그다지 볼거리가 많지 않다.8봉 종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산의 북쪽 들머리인 양길리에서 출발해 정상인 3봉을 지나 전망 좋은 4봉까지 갔다가 원점 회귀하는 편이 낫다. 팔봉산 산행은 매년 6월이면 팔봉산 감자축제가 열리는 양길리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임도가 나 있는 솔밭을 15분 걸으면 거북이샘이 보이고 만세팔봉(萬歲八峯) 빗돌이 서 있는 널따란 쉼터에 닿는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완만한 경사의 계단길을 10분만 오르면 벌써 능선이다. 이 곳은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로 왼쪽은 1봉, 오른쪽은 2봉을 경유 3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갔다가 되돌아오는 일이 다소 번거롭더라도 1봉의 주변 경관과 전망을 놓치지 않는 게 좋다. 바위를 첩첩이 쌓은 1봉에 턱 올라서는 순간 북쪽으로 열린 서해바다와 2봉과 3봉 바위를 뒤덮은 신록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안부로 다시 내려와 2봉으로 향하는 길은 제법 가파르고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철계단을 올라 10분 지나면 2봉을 은근슬쩍 넘어서고 곧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 정상을 한번 쳐다보고 걸으면 이번에는 긴 철계단이 나타난다. 철계단 안쪽은 통천굴인데 정상이 코앞이다. 철계단보다는 통천굴을 통과하는 것이 좀더 극적이다. 팔봉산 정상은 인접한 두 개의 봉우리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두 봉우리에 모두 정상 표지석이 서 있다. 마치 누가 던져 놓은 듯 크고 작은 바위들이 서로 몸을 기대거나 포개어져 있는 정상에 올라서면 태안반도 가로림만의 고즈넉한 풍경이 넓게 펼쳐진다.4봉에서 8봉까지 이어지는 팔봉산 주릉도 잘 보인다. ●태안반도 고즈넉한 풍경 ‘한 눈에´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정상에서 발길을 돌리지만 반대편 정상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4봉까지 다녀오면 더 좋다. 이곳에서 정상의 바위가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전국 바위경연대회라도 열린 듯 바위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한껏 뽐내는 광경이다. 되돌아올 때 3봉과 4봉 사이 안부에서 동쪽 방향의 우회로를 택하면 운암사터를 거쳐 1봉과 2봉 사이 안부에 닿는다. 이제 정상에서 굽어보던 태안반도의 푸른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글 정수정 진우석(월간 MOUNTAIN 기자) ■맛집 알아두세요 가로림만 개펄에서 잡히는 세발낙지가 제철인 요즘 서산·태안 지방의 토속음식인 박속밀국낙지탕은 빼놓기 아까운 별미. 팔봉산에서 가까운 구도항(구도횟집 041-662-6117)이나 학암포(학암포어촌계 041-674-7080)에서 바다구경 후 맛보면 좋다.
  •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원주 치악산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원주 치악산

    해발 1100m 고지에 자리 잡은 치악산(1288m) 상원사에는 목숨을 구해준 나그네의 은혜를 갚기 위해 피투성이가 된 채 종을 울렸다는 꿩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 꿩의 보은 전설은 가을 단풍이 곱다 하여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리던 산의 이름까지 ‘치악산(雉岳山)’으로 바꿔놓았다. 최고봉 비로봉을 중심으로 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 영월군에 걸쳐 있는 치악산은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198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악(岳)자 붙은 산은 험하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원주 사람들은 치악산을 ‘치 떨고 악 쓰며 오르는 산’이라 말한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일반적인 지형지세와 반대로 주능선을 중심으로 완만한 동쪽에 비해 심하게 가파른 서쪽 산길을 오를라 치면 입에서 단내가 나는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 대신, 흠뻑 젖은 땀을 충분히 식혀줄 만큼 깊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장엄한 산의 위용에 감탄하게 된다. 치악산에는 ‘치악 8경’이라는 볼거리가 있는데 비로봉 미륵불탑, 상원사, 구룡사, 성황림, 사다리 병창, 영원산성, 태종대, 입석대 등이다. 모두 치악산의 역사와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어 산행 중 꼼꼼히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치악산의 면모를 두루두루 맛보려면 주능선 종주가 제격이다. 남쪽 성남리 상원골을 들머리 삼아 남대봉, 향로봉을 거쳐 정상인 비로봉에 닿는다. 사다리병창을 지나 구룡사 쪽으로 하산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9시간 남짓.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해가 저물어서야 산을 내려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역방향 코스도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오르막이 더 가파른 데다 날머리인 성남리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전체 24㎞에 달하는 주능선 종주 말고도 치악산은 어느 쪽으로 올라도 내려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산길이 다양하다.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산기슭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았기 때문이다. 구룡사 방면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정규 등산로만 해도 5개 코스. 특히 바위능선으로 이루어진 사다리병창 코스는 가파르지만 조망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구룡사에서 사다리병창을 거쳐 비로봉에 이르는 왕복 12㎞코스는 약 7시간쯤 걸린다. 이 밖에 치악산 주능선의 허리를 치고 오르는 등산로도 여럿 있다. 원주 쪽에서는 황골과 행구동 등산로에 매표소가 있다. 황골에서 입석대 쪽으로 향하는 험준한 코스는 비로봉 정상에 오르는 가장 빠른 길로 2시간이면 바로 비로봉에 닿을 수 있다. 횡성 방면에서 치악산을 오르는 길은 강림면 부곡리에서 출발한다. 태종 이방원과 그의 스승 운곡 원천석의 일화가 담긴 태종대(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6호)가 있는 부곡리 코스는 입산통제소를 지나 곧은치골을 따라가는 길이다. 이 길은 예전부터 원주와 횡성을 오가던 주요 교통로였는데 등산로 옆으로 소가 다니던 넓은 길이 따로 나있기도 하다. 곧은치라는 지명은 곧게 뻗어있는 고갯길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산길이든 인생길이든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저마다의 몫이 아닐까. 치악산 산행은 자신의 취향과 체력에 맞게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순한 길로 느릿느릿 오래 걷는 코스도, 한 순간 고통을 참아내며 빠르게 정상에 코스도 본인이 즐겁고 만족스러우면 그만이다. ‘아랫입술을 세 번쯤 꽉 깨물고 퍽퍽한 다리를 참으며 오른’ 비로봉. 그렇게 닿은 1288m 정상에는 1964년 고 용창중씨가 처음 쌓아올렸다는 돌탑 3기가 나란히 서서 사람들을 반긴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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