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사기」 6명 구속/6개 백화점 직원
◎일본 도피 「롯데」책임자는 수배/한우로 속여 22억대 판매/검찰/7개업체 기소때까지 수사 계속/납품업체는 처벌대상서 제외
서울시내 유명백화점의 쇠고기 사기판매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2부(강신욱부장검사)는 21일 적발된 9개업체 가운데 7개업체에서 속임수판매행위를 해온 것을 확인하고 현대백화점 특별판매부대리 정재길씨(35)를 비롯,신세계ㆍ뉴코아ㆍ영동ㆍ그랜드백화점과 한양유통의 구매 및 판매책임자 6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롯데백화점 구매책임자인 일본인 마쓰이 겐이치(송정성일)씨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마쓰이씨는 롯데백화점에서 일해오다 최근 쇠고기속임수 판매사건이 터지자 지난 18일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들 백화점이 수입쇠고기로 만든 정육세트를 팔면서 「수입쇠고기」라고 표시하지 않은 점이 식품위생법의 「표시기준」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7개업체를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그러나 속임수판매 행위로 적발된 9개 백화점 및 유통업체 가운데 진로유통과 미도파백화점은 아직까지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앞으로 7개업체를 기소할 때까지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결과 이번에 적발된 백화점들은 소비자들이 연말연시와 추석ㆍ설날 등의 명절때 한우쇠고기를 많이 찾는 점을 악용,현대ㆍ신세계ㆍ그랜드 등 3개 백화점의 경우는 수입쇠고기를 1백% 한우고기라고 속여 팔았으며 뉴코아ㆍ영동백화점ㆍ한양유통 등은 한우고기에 수입쇠고기를 8대2로 섞어 파는 수법을 써 6개 백화점이 모두 22억원어치를 팔아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백화점측은 실무자인 마쓰이씨가 소환에 응하지 않아 수사가 늦어지고 있으나 수입쇠고기를 들여올때 처음부터 5백g단위로 포장해 납품업체를 통해 수입한뒤 「수입쇠고기」표시를 하지않고 한우고기로 속여 특별바겐세일기간동안 시중 한우고기가격보다 조금 싸게 팔아왔다는 것이다.
검찰관계자는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범죄사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앞으로 기소할 때까지 보강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사기판매액수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당판매액수가 가장 많은 뉴코아백화점은 지난해 1월부터 한우고기와 수입쇠고기를 8대2로 섞은 갈비세트 등 16억원어치를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은 지난 88년 추석때 수입쇠고기만으로 「현대추석세트」라는 갈비세트를 2천여개 만들어 이를 한우고기로 포장,1억2천만원어치를 팔았다는 것이다.
이밖에 영동백화점과 한양유통도 지난해부터 수입쇠고기와 한우고기를 2대8로 섞은 갈비세트를 각각 2억7천만원,1억7천만원어치씩을 만들어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그랜드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수입쇠고기만으로 각각 5천8백만원과 2천8백만원어치의 갈비세트를 만들어 한우갈비로 속여 팔아왔다.
한편 검찰은 이들 백화점과 수입쇠고기 납품업체들이 공모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보지만 납품업체들이 하청관계에 있는데다 혐의사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처벌대상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쇠고기 속임수판매사건은 사기혐의 사실이 워낙 분명하기 때문에 최근 무죄판결이 난 백화점사기 바겐세일사건과는 성격이 판이하다』고 주장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람은.
▲현대백화점 특별판매부대리 정재길(35) ▲신세계백화점 판매담당 박상홍(30) ▲한양유통 구매담당과장 강광모(32) ▲뉴코아쇼핑 구매부장대리 임재근(36) ▲그랜드백화점 구매담당과장 김태식(48) ▲영동백화점 영업차장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