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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도라 상자」 열어야 하나(김호준 정치평론)

    「한보청문회」가 끝나기 무섭게 92년 대선자금 공개문제가 불거져 정치권이 또 와글와글 끓고 있다.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어수선한 정국이다.요즘 시국이 자꾸 피곤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춘곤증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노동법사태다,한보비리다,김현철씨 국정농단이다해서 너무 큰 대가를 치렀다.국정의 표류로 경제난은 가중되고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전례없이 고조됐다.국론은 분열되고 국민들의 자존심은 상처를 받았으며,밖으로는 국가위상과 신인도가 추락했다.거기에다 이제 또 대선자금의 「핵폭풍」까지 몰아치면 어떻게 되겠는가. 대선자금 시비는 잘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쓰면 독이 된다.현재로서는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대선자금 공개는 초과사용을 시인하는 총액만 밝힌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우선 그런 거액의 돈을 어디서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밝혀야 할테고,그렇게 되면 그 자금의 불법성 여부를 따져보지 않을수 없게 된다.결국 문민정부의 정통성이 무너지고 임기말 대통령의 탄핵과 더불어두 전직대통령 단죄때처럼 재벌들이 다시 줄줄이 법정에 서야하는 사태가 재연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모처럼 자리를 잡아가던 국정은 다시 표류하고 시국은 혼란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이다. ○대선자금 문제로 다시 시끌 자꾸 일만 벌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지금 우리에게는 당면 과제의 마무리가 중요하다.한보사건이나 김현철씨문제를 다부지게 매듭지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깊은 교훈을 새겨야할 것이다.그 와중에 또다른 분란에 빠져들면 죽도 밥도 안된다.재앙이 가득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지금 여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는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법치국가에서 『법대로 하자』는 것처럼 명쾌한 논리도 없다.그런데 대선자금은 법대로 해도 이미 종결된 상태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92년 대선비용의 초과사실이 지금 드러난다해도 아무런 제재를 가할수가 없다.당시 선거법위반에 대한 공소시효(6개월)가 만료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수없기 때문이다.또 당시에 기부나 매수행위와 관련해 불법자금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이 역시 공소시효(6개월)의 만료로 처벌할 수가 없다.대선자금에 대한 야당의 『즉각 수사』요구는 법적으로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주장이다.결국 대선자금 공개문제는 도덕성 논쟁으로 그칠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대선자금엔 법적으로 애매모호한 문제가 많다.우선 어디까지를 대선자금으로 보느냐는 문제다.대통령선거법 규정대로 법정선거운동기간(28일)중에 쓴 법정선거비로 대선자금을 국한할 경우 지구당에 내려보낸 막대한 지원금이나 사조직 운영비는 누락되는 문제가 생긴다.또 법정선거운동 개시전에 정당활동이라는 구실로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을 하면서 사용한 돈을 선거비로 잡을 것인지,아니면 정당활동비로 잡을 것인지도 논란의 소지가 많은 문제다.대선자금을 본격적으로 추궁하려면 이런 문제들의 개념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법적 뒷받침이 없는 추궁은 정치공세의 수준을 넘을 수가 없다. ○제도개선의 타산지석으로 여권이 사용한 대선자금의 규모에 대해 야당측은 공·사조직을 합쳐 1조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한다.그러나 당시 여당인 민자당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금액은 법정선거비 3백67억원의 77.6%에 불과한 2백84억8천만원이다.설사 여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더라도 그 총액은 야당측 주장과 거리가 멀것이 뻔하다.선거자금 공개는 액수가 적으면 적은대로,많으면 많은대로 불신의 시비만 뜨겁게 불러일으킬 것이다. 어느 국회의원 말마따나 『여건 야건 대선을 법정자금 한도내에서 치렀다면 소가 웃을 일』이다.대선자금 시비에서는 야당도 결코 자유로울수 없다. 물론 초과금액의 다과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적다고 도덕적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김대중씨의 경우 법정비용의 56.5%인 2백7억원을 썼다고 신고했다.그러나 당시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20억원이라든가 하위재벌인 정태수씨가 내놓겠다고 제의한 30억원 등을 연상하면 진실성이 얼마나 담긴 신고액인지 의심스럽다.여당대표였던 김종필씨의 경우 직접 당사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방조의 책임은 면할수 없다.3김씨 사이의 대선자금 시비는 누가 누구를 향해 돌을 던질 문제가 아니다.3김씨의 공동참회야말로 대선자금 시비를 가장 무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길인지 모른다. 92년 대선자금 공개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누구의 책임을 추궁하는 차원에서 논하기 보다 잘못된 정치현실을 바로 잡는 제도개혁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그리하여 금년 대선을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로 치러 원죄없는 정권을 탄생시켜야 할 것이다.〈논설주간〉
  • 박관용 총장“대선자금 입장표명 안해”/야,수사 촉구…정치 쟁점화

    ◎“국민회의 “92년 당시 7천억∼8천억 사용 추정” 92년 대선자금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한보정국이 대선자금정국으로 급속히 전환될 조짐이다.〈관련기사 5면〉 야권은 30일 신한국당 대전시지부 김재덕 홍보부장의 대선자금발언을 계기로 여권에 92년 대선자금의 전면공개와 이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이에 맞서 신한국당은 김씨에 대한 국민회의의 회유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야권의 공세를 일축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당무회의 결의문과 정동영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92년 대선 당시 민자당 공조직에 지급된 돈만 4천억∼5천억원에 이르며 이와 별도로 노태우씨의 비자금 3천억원이 나라사랑운동본부와 민주산악회 등 사조직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여권의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했다.자민련 안택수 대변인도 『김대통령을 비롯해 대선자금에 관련된 사람들이 이를 직접 밝히거나 검찰이 대선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한국당의 이윤성 대변인은 『국민회의가 김씨를 억대의돈으로 매수,4·11총선과 12월 대선에 이용하려 한 공작음모』라며 『추악한 공작정치의 고질병에 분노를 느낀다』고 반박했다. 박관용 사무총장도 상오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씨는 92년 당시 대선자금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당시의 대선자금을 확인할 길이 없고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야권은 그러나 지난 3개월간 계속된 한보사태가 마무리돼 가는 시점에서 대선자금 문제를 정국 주도의 호재로 인식,당분간 공세를 강화해 나갈 태세여서 여권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야권은 통상적인 정당활동비까지 포함시키려 하고 있으나 대선자금이란 법정선거운동기간에 쓰여진 돈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전체적인 대선자금 공개 등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92년 대선 당시 민자당 경리실대리로 근무하면서 선거자금관리에 참여했던 김부장은 29일 한 일간지와의 회견에서 『92년 대선때 1천3백억원 정도의 선거자금을 지출했다』고 밝혔다가 이날 밤 이를 전면 부인했었다.
  • 돈 안드는 프랑스 선거/김병헌 파리 특파원(오늘의 눈)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1차 선거일을 5월25일로 잡은데 대해 이곳 정치분석가들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들 한다.휴일이 유난히 많고 각종행사도 줄지어 있는 5월말에 선거를 치르는 것은 야당인 사회당을 많이 의식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좌파성향이 강한 젊은층들의 투표참가율을 떨어뜨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프랑스는 최근 정치자금법을 개정,의회활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업으로부터는 기부금을 아예 받지 못하도록 못박았다.자금사용내역 공개도 보다 까다로워졌다.후보자 1인당 쓸 수 있는 법정 선거자금의 규모가 줄지는 않았지만 선거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이번선거부터는 자금사용도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프랑스 하원의원 총선에서 한 후보당 사용가능한 선거운동자금은 유권자의 수에 따라 다소 달라지지만 평균 35만프랑(약5천6백만원)가량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거의 모든 후보자들이 법정선거자금의 절반 정도만 사용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유권자 5%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정부가 법정선거자금의 절반을지원해주기 때문이다.따라서 상당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거의 한푼도 한 들이고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 대통령이 의회해산까지 마음대로 하는 이곳의 정치현실이 결코 우리보다 선진화 되어있진 않다.하지만 정말 돈 안드는 경제적 선거로 치뤄진다는 사실은 다소 부럽다.전적으로 짧은 선거운동기간과 엄격한 법 탓만은 아니다.우리나라도 선진선거풍토 정착을 위해 엄격하고 훌륭한 정치자금법과 선거법이 있다.문제는 법이 지켜지지 않는다는데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우리가 진정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유권자와 후보 모두의 의식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 서남대 총장 긴급체포/이홍하씨/등록금 등 수십억 유용혐의

    광주지검 특수부(정선태 부장검사)는 25일 등록금등 학교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남원 서남대·광주예술대 등 5개 학교법인 설립자 이홍하씨(59·서남대총장)를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서남대등 학교법인과 광주 남광·녹십자병원 등 2개 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학교 공금 수십억원을 빼돌려 학교설립 자금등으로 무단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의 혐의를 확인하는 대로 업무상횡령 및 사립학교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대선자금 공개문제(사설)

    청와대가 92년 대통령선거자금에 대한 입장표명을 검토중이라고 한다.의혹의 시선이 끊이지 않고 있는 대선자금을 덮어두고선 「한보정국」을 수습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해,우리는 그런 입장표명이 대선자금 공개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대선자금 공개는 아주 민감한 문제다.잘 쓰면 약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파괴만을 몰고올 핵폭발로 돌변할 것이다.문제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데 있다.그렇지 않아도 한보사태와 경제난 등으로 가뜩이나 어지러운 판에 대선자금문제까지 끼어든다면 시국수습은커녕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지금은 죄악과 재화가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열 때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대선자금엔 애매모호한 문제가 많다.우선 어디까지를 대선자금으로 보아야 하느냐다.대통령선거법 규정대로 법정선거운동기간(23일)중에 쓴 법정선거비용으로 대선자금을 국한할 경우 막대한 지구당 지원금이나 사조직 운영비는 누락되는 문제가 생긴다.또 법정선거운동 개시전에 정당활동이라는 구실로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을 하면서 사용한 비용을 선거비로 잡을 것인지, 아니면 정당활동비로 잡을 것인지도 논란의 소지가 많은 문제다. 야당은 92년 대선에서 한보자금 6백억원을 포함해 1조원 가까운 돈이 여권에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한다.만일 여권이 대선자금을 공개하더라도 그 규모는 야당측 주장과 거리가 멀 것이 분명하다.그러므로 대선자금 공개는 액수가 적으면 적은대로,많으면 많은대로 새로운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대선자금에 대한 여권의 입장표명은 신중해야 한다.공식기록이 남아있지도 않은 모금내역과 지출규모를 공개하려는 모험보다는 금년 대선을 돈 안드는 선거로 치를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일에 지혜를 모으는 것이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 “정 리스트 33명이 전부” 강조/한보수사 이모저모

    ◎박명환·정한용·장재식 의원 등 혐의벗어/행장·수석수사 진전없어 “물건너 간듯”/수사비 바닥 소식에 “송금용의” 전화쇄도 이른바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에 대한 1차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지은 검찰은 김현철씨가 25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증언을 마치는대로 김현철씨 비리의혹에 대한 재수사에 본격 착수한다는 방침 아래 관련 자료를 점검하는 등 수사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검찰은 24일 일부 언론에서 「정태수리스트」와 관련해 「33명+α」설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더이상은 없다』고 거듭 강조. 이에 따라 그동안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으로 꾸준하게 거론됐던 신한국당의 박명환(서울 마포갑)·박우병 의원(강원 태백정선)과 국민회의 정한용(서울 구로갑)·장재식 의원(서울 서대문 을),심대평 충남지사 등은 결과적으로 누명을 벗게 됐다.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수사가 한창일때 해외로 나갔던 국민회의 장의원이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지난 23일 귀국한 것과 관련,『시점이 묘하다』면서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있다. ○…정치인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이른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현직 은행장 및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수사는 좀처럼 진전이 없어 이들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지배적.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은 이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법률적 판단 때문이라는 전문. 검찰의 한 관계자는 『여론에 밀려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하더라도 공소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이들을 사법처리하기 위해서는 금품수수 사실을 밝혀내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 ○…수사가 석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수사비가 바닥남에 따라 대검 중수부는 조사중인 참고인에게 밖에 나가 자비로 식사를 해결토록 한 사실이 알려져 관심. 지난 1월27일부터 한보수사에 착수한 대검 중수부는 그동안 70여명의 수사진을 투입,3백여명이 넘는 참고인을 거의 매일 철야조사했고 이들이 배달시켜 먹는 식사 비용도 수사비로는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딱한 처지가 됐다는 것. 대검은 이에 따라 95년 12월전직대통령비자금 수사때 법무부로부터 2억원을 긴급 수혈받은 전례를 감안,자금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중수부에는 『돈을 보내줄테니 계좌번호를 가르쳐달라』는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걸려오기도.
  • 공허한 정치개혁 목소리/오일만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요즘 정치권의 화두는 단연 정치개혁이다.여야를 떠나 선진정치를 위한 제도개선에 골몰하고 있다.일부에서는 『떡값을 받지 않겠다』는 「자정선언」도 나왔다.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고비용­저효율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는 눈물겨운 노력인 것이다. 하지만 같은날 국회 건설교통위를 지켜보자면 이런 노력들이 결국 「구두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이날 건교위는 의원들의 입을 빌리자면,『건국이래 최대 국책사업(고속전철)의 운명을 걸고 정부대책을 따지는 자리』였다.지난 16일 미WJE사가 고속전철 시공물의 70.6%가 하자가 있고,21.3%가 재시공이 필요하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했다.국민들의 충격을 의식한듯 회의 초반 의원들은 『제2의 한보부실을 막아야 한다』며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이런 열기는 카메라가 몰려오고 기자석이 메워지는 초반에 그쳤다.정작 가장 중요한 정부답변이 시작된 하오 5시,의원석은 위원장을 포함해 신한국당 서훈,국민회의 이윤수 한화갑 의원 등 6명만 자리를 지켰다.건교위 소속 30명 중 24명이 오간데 없고 일부는 『서면 답변을 제출해달라』는 말을 남긴채 사라져 버렸다.이미 자신의 발언을 속기록에 남긴 상태에서 정부답변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인 듯했다. 공교롭게도 회의가 열리고 있던 이날 상오 국민회의소속 초선의원 30명은 『정치와 검은 돈의 단절이야말로 우리에게 맡겨진 숙제요,정치발전의 디딤돌』이라고 자정 선언을 했다. 이날 하루는 「떡값 사절」선언으로 우리의 정치가 개선되기엔 너무도 깊은 「원초적 부실」을 안고있음을 반증한 두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의원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문제라는 느낌이다.정치개혁의 목소리를 아무리 높인다해도 그 집행주체들이 변하지 않는한 정치개혁은 백년하청이 될 것이다.하드웨어를 최신으로 바꿔도 소프트웨어가 구식이라면 어떻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정치권의 개혁움직임이 한보위기에서 탈출하려는 「눈가림」이나 「정치쇼」가 아니길 진정으로 바랄 뿐이다.
  • 국민회의 초선들 “떡값 사절”

    ◎6개항 결의문… 돈안쓰는 선거법 마련/「한보 돈」으로 얼룩진 정치탈출 몸부림 국민회의 초선의원들이 「떡값사절」을 외치고 나섰다.「한보돈」으로 얼룩진 정치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려는 몸부림이다.소속 의원들의 연루로 구겨진 「선명야당」이미지를 원상복구하겠다는 계산도 읽혀진다.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발빠른 「선택」으로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22일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자정선언문을 발표했다.먼저 「돈을 요구하는 정치현실」과 「돈을 멀리하라는 국민적 요구」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이어 『한보사태와 정치인 검찰소환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냉소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문제의 근본은 정치권력과 돈의 유착이므로 여권의 책임임을 주장했다.「남의 눈의 대들보」라고 규정했다.그러면서 「내눈의 작은 티」부터 반성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6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먼저 어떠한 명목의 「떡값」도 받지 않겠다고 천명했다.이어 경조사비 등 억제 가능한 정치경비의 지출을 삼가할 것을 다짐했다. 또 고비용 정치 및 돈정치를 청산하고 돈안쓰는 선거를 위한 관련법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정치환경 정화를 위해 당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자정 선언에는 김경 김민석 김병태 김상우 김성곤 김영환 김종배 김한길 박찬주 방용석 배종무 설훈 신기남 유선호 윤철상 이기문 이성재 장성원 정동영 정동채 정세균 정한용 정호선 조성준 조한천 천정배 최선영 최희준 추미애 한영애 의원 등 30명이 참여했다.
  • 「떡값」근절 제도보완으로(사설)

    국민회의 초선의원들이 자정결의대회를 갖고 앞으로 어떤 명목의 「떡값」도 받지않겠다고 선언했다.이들은 당내 초선의원 30명이 서명한 선언문에서 『정치와 검은 돈의 단절이야말로 우리에게 맡겨진 숙제요,정치발전의 디딤돌』이라고 천명하고 고비용 정치구조 청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최근 한보사태와 「정태수리스트」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상기할 때 우리는 이번 자정결의가 시의적절했다고 보고 환영하는 바다.또한 이러한 자정노력이 야당 일각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로 번져 깨끗한 정치를 확립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실 「떡값」근절의 요체는 말로 하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에 있다.우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여야의원들의 자정선언을 보아왔지만 비합법적인 음성 정치자금의 수수와 관련한 정치인의 추문은 끊이지 않았다.자정선언이 여론을 의식한 일과성 자성으로 끝난 경우가 많았고 또한 정치행태와 정당구조가 법정액이상의 많은 돈이 들어가도록 돼있어 정치자금의 음성조달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자정노력은 엄격한 실행과 함께 폭넓은 제도개혁을 통해 저비용 정치구조가 확립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최근 여야가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당내에 각기 특위를 설치하고 연말 대통령선거를 돈 안드는 선거로 치르기 위한 선거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하겠다. 우리는 「떡값」근절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제도의 개선과 보완이라고 본다.한달 운영비가 수천만원이 드는 지구당을 그냥 두는 한 「떡값」은 근절되기 어려울 것이다. 차제에 상시지구당운영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또한 정치자금법을 고쳐 「떡값」수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근거를 명문화해야 한다.그렇게 하면 「떡값」수수를 당연시하며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 몰염치는 사라질 것이다.
  • “대선비용 20억 신고 안했다”/박태중씨 증언

    ◎최형우·김혁규씨가 「나사본」자금 전달 김영삼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박태중 (주)심우 대표는 22일 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지난 95년 중반부터 96년 10월까지 현철씨에게 사무실 직원 3명의 인건비조로 매달 3백만원씩 지원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92년 대선당시 김대통령 후보의 사조직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총괄본부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임대료를 제외한 인건비와 기념품비,건물관리비 등으로 모두 20억원을 지출했으나 법정선거비용으로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20억원의 자금 출처에 대해 『김혁규 당시 기획실장과 최형우 총괄본부장으로부터 타 썼고 서석재 조직본부장이 직원위로금조로 조금씩 줬으며 기타 여러 사람이 십시일반식으로 조금씩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러나 현철씨의 정치자금 관리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현철씨의 재산관리인도 아니고 현철씨는 관리할 재산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씨는 또 전날 박경식 G남성클리닉 원장이 『93년부터 현철씨를 100여차례 만났다』고 진술한데 대해 『어제 박씨의 증언 직후 현철씨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현철씨는 「박씨가 사무실에 온 적도 없고 93년 이후 많아야 10번 정도 만났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박씨는 전날 박원장이 자신을 만났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특히 『정태수 한보총회장이나 정보근 회장과는 단 한차례도 만난 적이 없다』며 한보사건 연루의혹을 부인했다.박씨는 『한보사건 이후인 지난 1월말과 2월중순 현철씨와 두차례 만났을때 현철씨가 「나는 한보사태와 관련이 없는데 왜 이런 낭설이 나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자신의 계좌에 코오롱으로부터 2억원이 입금된 사실은 시인했으나 『당시 코오롱 이웅열 회장,김상훈씨 등과 「블루노트 코리아」라는 회사를 2억원씩 들여 투자키로 했기 때문이며 현철씨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답변했다.
  • 한보 청문회­박경식씨 신문 지상중계

    ◎“현철씨 부산시장 출마하려 했다”/오정소씨,임용 이틀전 현철씨 만나/김희완·이성재씨가 전화녹음 부탁/이성호씨 북한에 여러번 다녀왔다/현철씨가 몇번 돈주려 했지만 거절 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21일 국회에서 김현철씨의 YTN(연합텔리비전뉴스) 인사개입 의혹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한 G남성클리닉원장 박경식씨를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열어 김현철씨의 각종 인사 및 이권개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상만 의원(자민련) ­대통령과 현철씨를 언제부터 알게 됐나. ▲87년 통일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있을때 주치의를 맡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4·11총선 당시 공천문제를 들은 적이 있는가. ▲들은 바 있다.대표적인 예가 우리 형(박경재)도 있을테고…한리헌씨의 경우,해운대구보다 자기 고향인 김해쪽을 원했는데,어른(김영삼 대통령)한테는 말 못하고 현철씨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 ­형의 공천관계는. ▲96년 1월 중순 현철씨가 형에게 『전국구든 지역구든 원하는 것은 주겠다』 『서울의 어디를원하느냐』고 제의했다.현철씨가 재차 권유했지만 형은 거부했다. ­YTN 인사권 등 현철씨가 국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보는가. ▲처음에는 현철씨가 아버지를 도우려는 순수한 뜻을 가진 것으로 안다. ­현철씨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다 못하고 부산시장에 출마하려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는데. ▲출마하려다 지방의회 선거의 참패때문에 부담을 느낀 것같다. ­김기섭,오정소씨를 잘 아는가. ▲지난 대선때 김기섭씨는 의전을 맡았다.그래서 알게 됐다.오정소씨는 96년 6월인가 신라호텔 647호실에서 현철씨가 오라고 해서 갔는데 그곳에는 현철씨와 김기섭씨,그리고 처음본 사람이 있었다.이상하게 생각했는데 현철씨가 「열심히 하라」고 하니 그 사람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했다.이틀후 발령받은 것을 보고 오씨인줄 알았다. ­메디슨 사건에 대해 알고 있나. ▲95년 4월 이민화 사장이 직접 내게 항의를 해와 알게 됐다.초음파와 MRI 설비를 주생산품으로 하고 있다. ­이홍구 전 신한국당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이 회사를 언급했는데. ▲이대표가 그런 말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 주치의 고창순씨와 김현철씨가 측면 지원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나. ▲고창순씨는 전화를 해서 「꼭 돌봐줄 사람이다」라며 담당검사에 압력을 넣은 사람이다.보건복지부에 팩스를 보낸 일도 있다. ­국무총리나 신한국당 대변인 임명사실을 김씨가 미리 얘기한 소리를 들은 적 있나. ▲이총리는 총리 임명 하루전에 알았고 김철 대변인도 하루전에 알았다.김현철씨에게 직접 들었다. ­강성구 문화방송사장,홍두표 한국방송공사사장 임명을 김현철씨가 알고 있었는가. ▲대안이 없다고 그러더라. ◇김학원(신한국당) ­메디슨 사건으로 증인이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했나.청와대 주치의 고창순씨가 검찰에 압력을 넣었다고 얘기했는데 그렇다고 믿고 있나. ▲고씨가 이민화 사장은 내가 꼭 돌봐주어야할 사람이라고 했다. ­김희완씨(현서울시 정무부시장)와 이성재 의원이 지난해 10월21일 병원을 찾아와 메디슨 문제를 의논했나. ▲의논한 셈이다. ­증인이 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나,그 사람들이 자청해 찾아왔나. ▲본인들이 찾아왔다. ­그 사람들이 가면서 걸려오는 모든 전화에 대해 녹음과 녹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나. ▲녹음해 달라고 했다.그래서 했다. ­10월23일 이성재 의원과 관련해 김현철씨로부터 전화온 것도 그 사람들이 부탁해서 해놓은 것인가. ▲내가 판단해서 한 것이다. ­김희완씨는 어떻게 테이프를 입수했나. ▲통화가 끝났을때 김씨가 들어와 김현철씨와 통화하지 않았냐고 물어서 들으면 문제가 있다고 했다.그러자 김씨가 자꾸 테이프를 달라고 했다.들으면 문제가 있다면서 못준다고 하니까 1주일을 쫓아 다녔다.억울한 것을 푸는데 봐야겠다고 말했다. ­억울하다는 것이 뭘 의미하느냐. ▲총선에서 홍준표씨와 맞붙었는데,100% 부정선거였다고 말했다.억울하다면서 재정신청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이야기했다. ­김현철씨가 한보철강의 시설재 도입과 관련해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는가. ▲없다. ­김현철씨와는 93년 이후 몇번 만났나. ▲100번도 더 만났다.­김현철씨가 증인에게 치료받은 적이 있나. ▲(침묵 뒤)개인적인 일은 묻지 마라. ­오정소 안기부1차장 등용전에 모호텔에서 만난적이 있다고 했는데,오차장에 대한 인사가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는 의미인가. ▲단순히 만났다고는 할 수 없다.김현철씨가 『열심히 일하라』고 했더니,오차장이 90도로 깎듯이 절하면서… ­YTN 사장 인선과 관련한 테이프를 공개했는데,그 뒤 김현철씨가 MBC사장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다면서 유임을,KBS 사장에 대해서는 열심히 했으니 유임시켜야겠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런 말했다.특히 KBS 홍사장에 대해서는 극찬했다. ­증인은 「내가 입열면 나라가 흔들린다.한달이상 기사거리가 나올 것이다.핵폭탄 갖고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나. ▲그런 말 한 것같다. ­갖고 있는 테이프에 김현철씨가 국정개입을 했다는 내용이 있느냐. ▲개인적인 것을 이야기할 수 없다. ­증인이 갖고 있는 테이프외에 김현철씨와 만나면서 적은 자세한 메모가 있다던데. ▲메모는 어떤 기자가 갖고 있다. ­증언 등과 관련해 외압을받은적 있나. ▲외압을 받을 나이가 아니다. ­평소에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찍었나. ▲나는 성기확대수술과 발기부전증의 전문이다.수술전후의 상태를 비교하고 합병증 등을 연구하는 것은 의사의 의무다. ◇김민석 의원(국민회의) ­증인이 김주열 열사의 심정으로 증언을 한다고 해서 인상적있다.증언과 관련해 협박받은 적이 있나. ▲많이 받았다. ­현철씨가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강삼재씨 등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목격했나. ▲함께 본 적도 있다. ­박태중씨는 김현철씨의 측근이라는데 박씨가 김씨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는가. ▲거의 그랬다. ▲치료를 위해 녹화를 하고 있다.이런 사실을 (환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공천과 관련해 이상룡씨와 증인의 형 얘기를 했는데,현철씨가 공천을 준 다른 여당의원은 또 없는가. ▲다 알면서 왜 그러느냐. ­증인과 현철씨와의 갈등해소를 주선한 대권주자가 혹시 박찬종씨 아닌가. ▲그 분의 정치적 입장이 곤란해지니 답변 안했으면 한다. ­현철씨가 대통령되려는 원대한 꿈을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또 증인이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 또 하나의 대통령이 있다」고 했는데. ▲근본적으로 현철씨에 대해 나쁘게 생각 안한다.옛날 야당시절의 정치인 자제에 대해 학벌을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매일 구속이나 되고 하니 자제들을 돌봐줄 리가 있겠나.개인적으로 현철씨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처음에는 아주 좋았는데,나중에 변절돼서 그렇지… ◇이인구 의원(자민련) ­테이프가 공개된 이후 박해와 위협을 많이 받았을텐데. ▲죽기를 각오했다. ­김현철씨와 김덕룡 의원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김덕룡 신경식씨이다.김덕룡 의원은 사실 김현철씨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한번은 김의원이 영부인에게 「사이비종교인을 만나지말라」고 하자 영부인은 「아저씨(김의원을 지칭) 왜 종교문제까지 건드리느냐,아저씨는 정치만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증인은 김현철씨가 95년 가을 이성호씨에게 전화를 걸어 박태중,정보근이 하고 술을 한잔 하자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으나 정보근씨는 청와대 민원비서관의 소개로,김현철씨와 딱 한번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적이 있다고 증언했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김현철씨가 (이성호씨에게) 전화를 걸었을때 날씨가 쌀쌀한 것만은 기억하고 있다. ◇맹형규 의원(신한국당) ­김현철씨씨가 인사와 관련한 애기들을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나. ▲그가 대선에서 일등공신이었고 정치참모로서 일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87년 대선이후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의원출마를 권유받았다는데. ▲사실이다. ­박태중씨가 김씨의 제일 큰 돈줄이라고 했는데 어떤 근거인가. ▲항상 박씨 사무실에 김씨 사무실이 있었다.박씨가 김씨 사무실 직원들 비용을 댄다고 했다. ◇이상수 의원(국민회의) ­이성호 전 대호건설사장의 아버지 이건씨가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때 입건돼,김현철씨가 풀어주겠다고 해놓고도 집행유예를 받아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아니냐. ▲김현철씨가 풀어준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흐름에 따르라고 했다.이성호씨는 자기아버지보다 더 비자금을 조성한 사람이 많은데 아버지가 뭐 그래 잘못했느냐며 섭섭하게 생각했다. ­대선때 한번 모일 때마다 3억∼5억원씩 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경실련에서 뒤에 말한 부분인데 큰 의미를 두지 마라. ◇이사철 의원(신한국당) ­김현철씨를 통해 권력행사나 청탁을 하려했나. ▲김현철씨가 대선 끝나고 대통령 주치의로 (청와대에) 들어가자고 했으나 사양했다. ­96년 8월까지는 김현철씨와 사이가 좋았나. ▲9월까지인 것 같다. ­8월에 김현철씨에게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고 충고했나. ▲여러차례 말했다. ◇이규정 의원(민주당) ­과거 대통령 후보때 주치의한 것과 관련,청와대에 공적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는데. ▲나는 명예욕이 없다.국회의원에 출마하라는 것도 거절했고 주치의도 사양했다. ◇이양희 의원(자민련) ­이성호씨가 북한에 다녀왔다는데. ▲그렇다.여러번 다녀왔다. ­현철씨가 남북회담 등에도 은밀하게 개입했다고 생각하나. ▲잘 알지 못한다. ­현철씨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일부에서는 「신라호텔에 구름처럼 모여든다」는말도 하고 있는데. ▲신라호텔에선 모르고 롯데호텔에서는 (사람들이 모인 것을) 봤다. ◇박주천 의원(신한국당) ­김동진,박상범,오정소씨 등의 인사에 현철씨가 개입됐다는데. ▲김동진씨는 아니고.인사개입이라기 보다는 인사내용을 미리 알았다는 것이다. ­미리 알았다면 개입했다는 것아니냐. ▲사실상 개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경재 의원(국민회의) ▲김현철씨 한 명이다…아니 몇명 더 있다. ­92년 당시 김영삼후보는 선거운동 경비로 3백20억원을 신고했는데 측근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액수가 터무니 없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여야) 피차간에 많이 쓰지 않았는가. ◇이국헌 의원(신한국당) ­메디슨사건에 비호세력이 있다고 생각했는가. ▲이미 국산회된 제품이 있었는데 메디슨에 1백억원의 특혜대출이 나갔다. ◇김문수 의원(신한국당) ­메디슨사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된 뒤에도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증인이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게 아니냐.정권이 도움을주지 않아 야속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 ▲사실을 밝히자는데 피해의식은 무슨 피해의식이냐. ◇조순형 의원(국민회의) ­청문회 준비를 어디에서 했나. ▲서울 근교 호텔에 있었다.이상한 전화가 많이 왔다. ­여당인사 및 관계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고 전화했다는데. ▲사실이다. ◇박헌기 의원(신한국당) ­93년이후 김현철씨와 어디서 가장 많이 만났나. ▲롯데호텔에서 많이 만났다. ­정보근,박태중씨와 함께 만나자고 이성호씨에게 전화한 곳은 어디인가. ▲한국일보 부근 사무실이다. ◇김원길 의원(국민회의) ­전병민씨가 청와대 비서관을 그만둔후 김현철씨와의 관계는 어떤가. ▲전씨는 작년까지 하와이에 있었고 금년에는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김씨의 일본체류를 위해 전씨가 일본에 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적 없나. ▲안 받았다. ­김씨가 주려고 하지 않던가. ▲여러번 의사표시를 했지만 거절했다.
  • 누구말이 맞나/정·권 의원 「대가성」 증언 엇갈려(청문회 초점)

    ◎정 의원­“호텔로비서 정씨 돈 메모지와 함께 주었다”/권 의원­“정씨 돈인줄 몰랐고 국감무마 요구 없었다” 누구 말이 맞나.정태수 한보총회장이 신한국당 정재철 의원(전국구)을 통해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전국구)에게 건넨 1억원을 놓고 두 의원의 증언이 엇갈렸다.정의원은 96년 10월 권의원에 전달한 1억원의 성격을 묻는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의 신문에 대해 『저녁 7시쯤 하이야트호텔 로비에서 (약속시간보다) 1시간 늦게 온 권의원에게 정회장이 보내온 돈과 메모지와 함께 주었다』고 밝혔다.대가성이 있었다는 증언이었다. 정의원은 메모지와 관련한 증언에서는 국정감사에서 한보에 대해 질문할 국민회의 4인방과 관련된 메모라는 뉘앙스를 풍겼다.정의원은 또 『권의원이 그자리에서 「형님을 봐서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권의원도 1억원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정의원은 『부탁이 효과를 봤나』는 신한국당 이사철 의원(경기 부천원미을)의 신문에 『정회장이 「잘 됐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의원에 이어 증인으로 나선 권의원은 돈을 받은 시기에 대해 국정감사가 진행중이던 96년 10월이 아니라 12월 6일이나 7일쯤이었다고 정정했다.권의원은 정의원을 만난 장소도 하이야트 호텔이 아닌 국회 귀빈식당이었으며,그 자리에서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권의원은 『귀빈식당에서 정선배(정의원)가 사람을 보내라고 해서 며칠뒤 비서관을 정선배 집에 보내 돈을 받아 오도록 했다』고 말했다.권의원은 『1억원이 정태수회장의 돈인줄은 몰랐으며 메모도 알지 못한다』면서 『정선배는 국감무마 등 어떤 요구도 없었다』고 말했다.대가성이 없었다는 뜻이다.권의원은 다만 돈을 준 정의원이 『안동지구당과 경북도지부 결성대회에 보태쓰라고 했을뿐』이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의 증언이 엇갈리자 여야 의원들은 『누군가 1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박했다.정의원은 아무런 말도 못한 반면 권의원은 『정선배가 서글프다』고 말했다.
  • 정치인 33명 소환 시작/의원 20명­단체장·전 의원 13명

    ◎검찰/오늘 김덕룡·김상현·김용환 의원 조사 한보 및 김현철씨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심재륜 검사장)는 10일 이른바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 있는 신한국당 김덕룡(서울 서초 을)·국민회의 김상현(서울 서대문 을)·자민련 김용환 의원(충남 보령) 등 3명을 11일 하오 대검청사로 소환·조사키로 했다. 심 중수부장은 이날 하오 기자들과 만나 『한보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수사기록에 나타난 정치인은 현역의원 20명을 포함,지방자치단체장 및 전직 국회의원 등 모두 33명』이라고 공개하고 『이들 가운데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된 세 김의원을 우선 소환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관련기사 3·4면〉 소환대상 현역 의원들은 신한국당 13명,국민회의 4명,자민련 2명,민주당 1명이다.이들 가운데 지역구 출신의원은 17명,전국구는 3명이다. 이에 따라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 현역 의원은 신한국당 홍인길(부산 서)·황병태(경북 문경·예천)·정재철 의원(전국구)과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전국구) 등 구속자 4명을 포함해 24명으로 늘어났다. 「정태수리스트」에 오른 정치인으로는 세 김의원외에 신한국당의 박명환(서울 마포 갑)·박우병(강원 태백·정선)·박성범(서울 중구)·박종웅(부산 사하 을)·김정수 의원(부산 부산진 을),국민회의의 김원길(서울 강북 갑)·장재식(서울 서대문 을)·정한용 의원(서울 구로 갑),자민련의 김현욱 의원(충남 당진) 등이 거론됐다.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문정수 부산시장 등이 지목됐다. 검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얼마나 받았고 받은 돈이 대가성인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심중수부장은 11일 소환되는 의원들의 사법처리 가능성과 관련,『조사해 봐야 안다』면서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고 밝혀 오는 15일까지 계속되는 국제의회연맹(IPU) 서울총회 등을 고려,일단 되돌려 보낼 것임을 시사했다. 심중수부장은 정치인들을 전격 소환키로 한데 대해 『현역 의원들은 오는 15일까지 계속되는 IPU 서울총회가 끝난 뒤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한보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하루 빨리 풀어야겠다고 판단,관련 정치인들을 11일부터 차례로 소환키로 했다』면서 『수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소환 정치인들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또 정치권이 「정태수 리스트」로 혼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수사를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심중수부장은 이어 『33명의 명단을 한꺼번에 밝히지 못하는 것은 수사기밀이 사전에 누설될 수도 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소환하는 정치인은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본인이 요청하면 비공개로 소환할 방침이지만 명단은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한보철강 설비 도입과 관련한 김현철씨의 2천억원 리베이트 수수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결론짓고 사실상 내사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92년 대선 당시 여권의 사조직이었던 나사본 총무부장으로 자금관리 실무를 맡았던 (주)심우 이사 백창현씨(37)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 「정 리스트」 정치인 20여명 곧 소환/검찰

    ◎문정수 부산시장·심대평 충남지사도 포함 한보사건과 김현철씨 비리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심재륜 검사장)는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한보특위 청문회에서 금품수수 정치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됨에 따라 이른바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있는 정치인 20여명과 광역자치단체장 2명 등을 빠른 시일 안에 소환·조사키로 했다. 소환 장소는 서울지검 등 제3의 장소가 유력하며 이들이 받은 돈이 순수 정치자금인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이다.이들은 한보로부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1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치자금의 성격을 벗어난 금품수수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하고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국회 윤리위원회에 명단을 통보할 방침이다.〈관련기사 6면〉 현재까지 「정태수 리스트」에 포함된 여·야 정치인으로는 신한국당의 홍인길(부산 서)·황병태(경북 문경·예천·이상 구속)·김덕용(서울 서초 을)·박명환(서울 마포 갑)·박우병(강원 태백·정선)·박성범(서울 중)·박종웅(부산 사하 을)·김정수 의원(부산 부산진 을),국민회의 권노갑(전국구·구속)·김상현(서울 서대문 갑)·김원길(서울 강북 갑)·정한용의원(서울 구로 갑),자민련 김용환(충남 보령)·김현욱 의원(충남 당진) 등이 거론되고 있다.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문정수 부산시장과 심대평 충남지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현철씨의 측근인 (주)심우대표 박태중씨(38)가 지난 92년 대선 이후 운용해 온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를 캐기 위해 박씨의 주변 인물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92년 대선 당시 여권의 사조직인 「나사본」총무부장으로 자금관리 실무를 맡았고 심우 이사인 백창현씨(37)가 검찰 출두에 응하지 않음에 따라 체포영장 발부를 검토중이다.
  • 「돈안드는 선거」 본격 논의 예상/수면위 떠오르는 선거제도 개선

    ◎청와대 총재회담서 제도 개선 필요 공감/선거공영제 대폭 확대… 새달 공론화 예상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통합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선거관련 제도개선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단초는 지난 1일 영수회담때 제공됐다.당시 여야 지도자들은 현행 제도와 관행의 불합리성을 언급하고 개선 필요성에 어느정도 공감했다는 후문이다.특히 선관위원장을 지냈던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위원은 지정기탁금제를 비롯한 현행 선거 관련법의 모순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야당 총재들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는 오는 8일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법 개정 작업에 대한 소신과 향후 처리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이와관련 이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은)어차피 대선 이전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여야가 워낙 큰 문제들로 정신이 없으니 시기는 좀더 두고 봐야한다』고 언급했다. 박관용 사무총장과 박종웅 기조위원장도 4일 기자들과 만나 대략적인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정치자금 모금의 투명성을 대전제로 선거자금을 최소화,「돈안드는 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행 통합선거법상 920여 차례의 후보연설회를 줄이고 후보간 TV토론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과 신문광고와 홍보물수,방송료 등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대규모 유세비용이나 조직활동비를 줄이고 선거공영제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이와함께 당비와 국고보조금,후원금,기탁금 등의 제도를 일부 보완해 정치자금 모금의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박총장은 『현행법에 따른 법정선거비용 460억원으로 실제 대선을 치를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긴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선거비용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고 밝혔다.신한국당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보사건 이후 사실상 기업으로부터의 음성적인 「뒷돈」이 차단된데 따른 현실적인 고육책으로도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신한국당은 조만간 실무차원의 구체적인 검토작업을 거쳐 청문회 정국이 마무리되는 오는 5월 이후 공론화해 본격적인 대야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야권은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와 선거공영제 확대 방침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지정기탁금제 폐지 등 정치자금법 개정 문제에 대해 더욱 명확한 태도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특히 자민련측은 「돈안드는 선거」의 실현을 위해서는 내각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며 권력구조 문제와 연계시킬 태세여서 향후 여야 협상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 국민회의 취약지구 중점 보강

    ◎새조직책 6명중 전 연기군수 한준수씨도/253개 지구당중 아직도 18곳은 빈자리로 국민회의는 2일 새 지구당 조직책 6명을 임명했다.다음달 19일 전당대회에서 총재·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대의원 군단」의 지역 책임자다.김대중 총재로 확실시되지만 12월 대선 후보를 위해 뛸 전위대이기도 하다. 이날 임명된 조직책들은 충남 3곳,경남·북 1곳씩 등 대부분 취약지구에 해당한다.전체 253개 지구당 가운데 18곳이 빈자리로 남아 있다. 국민회의는 궐위지구당 조직책 임명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어왔다.특히 영남 및 충청권 등에서는 구인난에 시달려야 했다.아직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하지만 당 관계자들은 전당대회 전에는 매듭지을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날 임명된 새 조직책 가운데는 청양·홍성의 한준수씨(65)가 눈에 띈다.지난 92년 14대 대선때 충남 연기군수로써 부정선거 문제를 폭로한 장본인이다.당시 공직에서 물러난 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부위원장 등으로 시민활동을 펴왔다. 이와 함께 이날 변호사 출신으로 13,14대 총선에서 두번낙선한 신호양(56)가 경기평택을 지구당 조직책으로 임명됐다.이밖에 이춘동(41·충남 보령) 이의홍(53·충남 예산) 김형일(46·경북 안동갑) 한명철씨(37·경남 창원을) 등이다.
  • 황동규씨 신작시집 「외계인」 내주 출간

    ◎라인강∼이 미켈란젤로공원 「발품 흔적」/꽉막힌 일상서 「개안의 순간」을 짚는 순발력/언뜻 비치는 꿈에 본 지난날… 늙음의 영상… 시인 황동규씨(58)의 신작시집 「외계인」이 내주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다. 지난 93년의 「미시령 큰바람」,95년 연작시집 「풍장」에 이어지는 이번 시집엔 한 대가가 부지런히 팔았던 발품의 흔적이 찍혀있다. 「발품팔아 쓴 시」란 여행길에 건져올린 작품들이란 뜻.유달리 길떠나 떠돌길 좋아하는 시인은 앞선 시집들에도 자기 유랑의 자취를 드문드문 뿌려놓길 즐겼지만 이번엔 죽도에서 몸섞는 남도의 금강줄기부터 라면봉지,소주병 하나 널리지 않은 라인강변을 따라 도시의 내장이 훤히 내려다뵈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미켈란젤로공원에 까지 이른다. 〈…장마 때면 떠내려가는 나무다리 몇 채/건너는 사람없어 하릴없이 건들거리고 있는 곳/그 마지막 건들거림 끝나면 강물이 사행하며/마음속에 질탕한 곡선 하나를 그어주는 곳./마음이 몸 빠져나와 두어 길 높이로 떠서/걸어오는 나를 보는 곳.//마음 빼앗기고/일회용으로 건들거리며 걸어오는…〉(「걷다가 사라지고 싶은 곳­3.정선군 가수리길」에서) 〈고트프리트 벤이 진치고 살았다는 쿠담에 들려/체코출신 다다이스트 시인 리하 교수와/…/다다이즘과 관계없는 날씨와/날씨에 관계없는 커피맛에 대해 얘기할때//…/히치코크 「새」의 주인공들보다 더 생생한 까마귀 떼가/겹겹이 접근하고 물러선다./반 고흐의 밀밭 까마귀들이 그림마다 사라져/… 열배 백배로 늘어 공중에서 휘돌며/…/다다 저 다다다,/…저 놈봐!/뒤쳐지는 놈 하나,/한 날개 절듯 나는 맵시 어색하고/(나도 한때 무리에서 처져 날아다녔다.)…/까마귀떼 풀린 저 대리석 하늘/내려와 내 시간이 된다./커피 한 잔 더./어이 못산당?〉(「독일 시편­5.쿠담의 까마귀떼」) 부대끼고 상처입히는 거추장스런 일상에서 앞이 확 트이는 개안의 순간을 꼭 집어내는 시인의 순발력은 여행길에선 혼의 무게마저 벗어부친 채 까마귀떼에게서도 그로테스크한 삶의 탄력을 읽어낸다. 얼마전 가벼운 풍으로 수술받은 체험탓인지 시집은 꿈에 본 지난 날들,희미한 내세나 늙음의 영상을 어느 때보다 자주 내비친다.하지만 시인에겐 죽음이 사로잡힌 종말이 아니다.삶의 축제에서 새롭게 날아오르기 위한 하나의 벼랑이라며 시인은 장난치는 제사장처럼 미소를 던지고 있다. 〈복사꽃 조팝꽃 산벚꽃 싸리꽃/꽃 물결 때문에/길들이 온통 뒤영켰구나./그 길에 엉켜 앞뒤 못보고/아파트 거실의 찌든 살 한 덩이/떠돌지 않고 돌아왔다면/그대를 어찌?//가슴에 주렁주렁 꽃채 매단 큰 재 하나 넘으면/작은 재들 머리에 꽃 동이 이고 떠돈다./처음 보는 재도 낯익은 재 같이/벼랑 가까이 끌려가다 아슬아슬 놓여난다./발 바로 앞에서 산까치 한마리 현란히 난다./벼랑이란 바로 날기 시작하는 곳.그 날음에 눈 퍼뜩 떠져/벼랑 반보앞/살 떨림 한번 격하게 격하게 그대 몸 훑지 않았다면/그대를 어찌?〉(「그대를 어찌?」전문)
  • 첫선 보인 여 경제대책위

    ◎김중위 의장 중심 원내 경제전문가 15명 가세/금융기관장·민간연과 토론뒤 종합플랜 작성 신한국당이 26일 위기국면에 처한 경제현안을 타개하기 위해 당내 특별기구로 「경제종합대책위원회」를 본격 가동했다.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제반 문제점에 대해 당차원의 경제종합대책을 세워보자는 취지다. 김중위 정책위의장이 위원장을,나오연 제2정조위원장이 간사를 맡았다.위원으로는 차수명(경남 울산남갑) 이명박(서울 종로) 이우재(서울 금천) 서상목(서울 강남갑) 이강두(경남 거창합천) 조진형(인천 부평갑) 노기태(경남 창녕) 김기재(부산 해운대기장을) 이상배(경북 상주) 김호일(경남 마산합포) 김충일(서울 중랑을) 이응선(강원 홍천횡성) 이신항(서울 구로을) 박우병(강원 태백정선) 윤한도(경남 의령함안) 의원 등 원내 경제관련 전문가 15명과 이동호 은행연합회회장(전 내무부장관),황인정 전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윤영오 여의도연구소장 등 모두 18명이다. 90분동안 진행된 이날 1차 회의에서 대책위는 최근 한보 삼미 등 잇따른 부도사태로인한 자금경색 현상의 타개 방안과 금융실명제 보완책,98년 예산편성지침,향후 경제운용방향 등을 자유토론식으로 중점 논의했다.김정책위의장은 인사말에서 『사안이 대단히 심각하다』면서 『경제위기의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위기 타개를 위한 구심체 역할을 해나가자』고 당부했다. 대책위는 27일 금융기관협회장과의 간담회와 4월초 민간연구기관과의 토론회에 이어 당정협의를 거쳐 중·장기대책을 마련할 작정이다. 필요하면 수시로 간담회와 공청회를 열어 물류난과 인건비,금융비용 등에 대한 당안팎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이를 토대로 오는 5월에는 당차원의 경제종합대책이 발표된다.
  • 돼지의 심장을 위급한 환자에게…/국내서 「형질전환 돼지」 연구

    ◎3개 대학팀 공동연구 착수 합의/조직거부 반응 유전인자 DAF 제거/이식용 장기 구할때까지 한시사용/관련기술 이미 확보… 3∼5년내 실현될듯 복제 양 「돌리」의 탄생으로 동물 복제의 윤리성에 대한 논쟁이 활발한 가운데 인간에게 이식용 심장을 제공할 수 있는 돼지 생산 연구가 국내에서 기획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황우석 교수는 25일 서울대 의과대학 서정선 교수,건국대 축산학과 이훈택 교수와 공동으로 인간에게 심장을 제공할수 있는 「형질전환 돼지」생산 연구에 착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황교수가 3∼5년을 계획하고 있는 이 연구는 아직 해외에서도 보고된 바 없는 첨단 연구분야로 『한국은 이미 관련 요소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때문에 이 연구를 빨리 시작할 경우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선두에 선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황교수는 설명했다. 황교수팀이 목표로 삼은 「형질전환 돼지」는 조직거부 반응 유전인자가 제거된 심장을 가진 돼지다. 의학적으로 장기 이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기것이아닌 다른 장기가 자기 몸에 이식됨으로써 일어나게 되는 조직거부 반응이다.연구팀은 돼지심장의 유전형질을 전환시켜 조직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인자인 DAF가 제거된 돼지를 생산할 경우 치명적 심장병 환자에게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같은 돼지 생산을 위해서는 원하는 유전적 형질을 나타내도록 동물의 형질을 바꿔주는 유전자 발현기술과 형질 전환 동물을 원하는 만큼 다두 생산해 낼 수 있는 동물 복제 기술이 필요하다.특히 형질전환 동물은 외부 환경에 약하고 자연 번식능력이 없어 경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똑같은 유전형질을 지닌 개체를 다수 생산할 수 있는 복제기술과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는 「암 자연발생 유전자 이식 마우스」「T세포가 결합된 유전자 이식 마우스」「당뇨병 발생 유전자 이식마우스」등 3건의 형질전환 생쥐를 이미 생산,특허 출원해 놓고 있는 유전자 발현기술 분야 전문가다.건국대 이훈택 교수와 서울대 황교수는 수정란 핵 이식 기법으로 유전형질이 똑같은 송아지를 다수 복제해 낸 번식생물학 전문가. 황교수는 『3개대팀이 협력하면 유전공학기술이 인류복지에 얼마나 긍정적인 기여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 보일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공동 연구팀을 구성,선도기술개발 사업(G7프로젝트)이나 자체 연구사업으로 협동연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형질전환돼지의 심장은 인체의 영구 이식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우선은 생명이 위급한 상태에 있는 심장병환자가 이식용 장기를 구하지 못했을 경우 장기를 구할때까지 생명 유지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목표.그것도 원숭이에 대한 이식 실험 등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인체에 적용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 하지만 황교수는 『돼지는 심장의 구조가 사람과 동일하고 크기도 같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 건널목 열차·버스 충돌… 16명 사망/남원 서도리

    ◎장보러가다 한마을 8명 참변/16명 부상… 일단정지 무시 버스운전사 영장 24일 상오 8시 55분쯤 전북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서촌마을 앞 철도 건널목에서 남원여객 소속 전북74자 1032호 농어촌버스(운전사 량재문·36)와 전남 순천발 서울행 제 282호 무궁화호 열차(기관사 송성관·36)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31명 중 이일재(73·남원시 사매면 서도리)·박금례씨(73)부부 등 16명이 숨지고 운전사 량씨 등 16명이 다쳤다. 사고는 상오 8시 40분쯤 사매면 노봉마을을 출발해 서촌마을 등에서 승객을 태운 버스가 건널목을 지나다 열차에 오른쪽 뒷부분을 들이받혀 4m아래 논으로 굴러떨어지며 일어났다. 승객 박현문씨(19)는 『버스 중간에 앉아있는데 건널목에 들어서는 순간 「꽝」하는 소리가 나면서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건널목은 차단기와 간수없이 경보기만 설치된 2종 건널목이다.사망자 16명중 12명은 여자이며 대부분 남원 5일장을 보러 가다 변을 당했다. 경찰은 운전사 양씨가 일단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건널목을 건너다 사고가 난 사실을 밝혀내고 양씨에 대해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원시와 순천지방 철도청은 시청과 사매역에 사고수습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우선 사망자 장례비와 부상자 위로금으로 50만원과 20만원씩을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사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최정용(61·사매면 서도리) △최완범(58·〃) △이일재(73·〃) △송경자(51·여·〃) △최소님(66·〃) △박금례(73·〃) △이갑선(75·〃) △소공순(77·〃) △김기현(50·사매면 덕평리) △장정선(55·여·사매면 인화리) △이동순(58·〃) △유인례(49·〃) △형양례(77·여·광주 북구 동림동) △정옥남(60·〃) △김옥주(54·〃) △황남수(55·〃) ◎고총리,수습만전 지시 고건 국무총리는 24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 전라선 서도역 열차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사망자 후송과 부상자치료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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