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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장 윤여준 급부상

    대통령실장 윤여준 급부상

    차기 청와대 대통령실장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급부상 하고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유임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12일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후임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적임”이라며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고, 개인적인 야망이 없어 대통령을 보좌해 민심이반을 정리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현재 류 실장을 대신해 이명박 대통령의 개각과 청와대 수석 인선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지낸 여권의 전략기획통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승수 총리의 경우 처음부터 ‘자원외교’로 역할이 한정돼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해 유임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교체가 확실시되는 민정수석에는 대통령직 인수위 당시 법무행정분과 법령정비팀장을 지낸 정선태 검사와 정종복 전 의원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수석에는 맹형규 전 의원과 함께 권오을·박형준 전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경제수석에는 김석동·진동수 전 재경부 차관과 김대기 통계청장 등이 오르내린다. 진경호 전광삼기자 jade@seoul.co.kr
  • [건국 60주년] 공권력에 대항한 민주화 세력들

    1960년 4월19일 이승만 독재정권에 반대해 학생들과 시민들이 달려간 곳은 경무대였다.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저항의 본거지로 처음 찾아 나선 곳은 도청이었다. 광장에서 시작해 권력의 중심으로 달려가는 시위의 양상은 2008년 촛불시위에도 이어지고 있다. 1960년 이승만 정부의 대대적인 부정선거에 맞서 거리로 달려 나왔던 학생과 시민들은 군경의 총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집무실인 경무대로 향했다. 이른바 ‘피플 파워’는 한때 ‘국부’로 추앙받기까지 했던 절대권력을 무너뜨렸다. 1984년 학원자율화조치 전까지 집회·시위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략과 전술이 필요했다. 경찰은 대학 내에 이른바 ‘학원CP(Command Post)’를 차려놓고 정보과 형사들과 사복으로 변장한 전경들을 상주시키면서 학생들의 동향을 감시했다. 희생양이 되기로 각오한 한 명이 유인물을 뿌리면서 학교 광장을 내달리면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곧 최루탄이 터지면서 전투경찰의 곤봉세례가 이어졌다. 청와대로 달려갈 수 없었던 당시 대학생들의 분노는 독재정권의 탄생을 묵인했던 미국을 향했다.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은 3년 뒤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으로 이어졌다. 산발적인 거리시위가 있었지만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선 것은 1987년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호헌철폐의 요구는 거리에서 시작해 명동성당으로 이어졌다.1980년 5월의 봄 이후 7년 만에 이한열 열사의 영정을 안고 100만 시민이 다시 거리에 섰고, 이미 군사정권의 양보를 얻어낸 뒤였다. 그해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건장한 팔뚝에 검푸른 작업복을 입은 남성노동자들이 시위의 전면에 나섰다. 주로 캠퍼스에서 시작해 거리로 나갔던 시위대는 이제 바리케이드를 쌓아 올리고 파업현장을 지키는 것으로 변모했다. 이후 1990년대 대학의 시위는 이적논쟁에 시달리며 잦아들었고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국가경쟁력 논리에 부딪쳤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광장과 거리를 ‘밟는 맛’을 깨달은 대중은 미군 장갑차 사건과 2004년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다시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화염병과 쇠파이프 대신 공감과 나눔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었다. 올해 촛불의 행렬은 청계천과 서울광장을 출발해 거리를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이번에 촛불을 들기 시작한 소녀들은 공권력이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한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물류·대중교통 멈춰선 안된다

    온 국민이 고유가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가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경유가 인하, 운송료 현실화, 표준요율제 도입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물류를 멈추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버스운송사업자들은 요금 인상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6일부터 적자 노선을 중심으로 30%, 다음 달부터 50%를 운행 감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덤프트럭과 레미콘 운전자들이 가입해 있는 건설노조도 유가 환급을 요구하며 1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모든 산업현장을 마비시킨 2003년의 ‘물류대란’이 재연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휘발유 가격을 앞지를 정도로 급속도로 치솟은 경유값으로 ‘운행할수록 손해’라는 운송·운수업계의 고통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정부로서도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서 이들의 손실을 최대한 보전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물류와 대중교통이 멈추는 사태만은 피해야 한다. 지금은 에너지 비상시국이다. 모든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게다가 우리 경제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폭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물류대란은 우리 경제를 회생하기 힘든 나락으로 내몰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숙원인 표준요율제 도입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화물업주 역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운송료 현실화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화물연대 소속 차주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 국제 유가 폭등과 공급 과잉에 있는 만큼 요구 수준을 적정선에서 조절해야 한다. 버스운송사업자 역시 경영합리화를 통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1차,2차 오일쇼크 때 전 국민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도 단합밖에 없다.
  • TV·영화관 영웅열풍 왜?

    TV·영화관 영웅열풍 왜?

    ‘영웅’이 대중문화를 읽는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극장가에서 가장 많은 관객(425만)을 동원한 외화는 무기 군수업자에서 세계의 구원자로 변신한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의 활약을 그린 영화 ‘아이언맨’. 그 뒤를 잇는 화제작도 좁은 대학 강의실을 박차고 소련 특수부대에 맞서 고대유물을 사수하는 영웅 ‘인디아나 존스’이다. 안방극장에도 영웅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낮에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다 어둠이 내리면 의적으로 변신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SBS 수목드라마 ‘일지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린다.17일부터는 또 자객들의 활약상을 그린 KBS 미니시리즈 ‘최강칠우’가 첫 전파를 탄다. ●선악 갈리는 ‘서양 영웅’ vs 서민적인 ‘한국 영웅’ 할리우드의 슈퍼 히어로들과 비교할 때 한국 대중문화 속 영웅들은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 할리우드 영화 속 영웅들은 십중팔구 보이지 않는 거대한 악의 축을 상대로 싸우다 결국 ‘최강 영웅’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로 집중 부각된다. 반면 최근의 한국판 영웅들에겐 특별한 사명감이 없다. 이웃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는 그들에겐 친근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물씬 배어 있다. 드라마 ‘최강칠우’의 박만영 PD는 “작품속 칠우는 절대 멋있는 영웅으로 그려지지 않고, 자신이 직접 주변상황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뭔가 억울한 일이 있어도 남에게 손내밀기도 어렵고 이웃을 돕기도 힘들어진 요즘 세태를 풍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울 때 나타나는 현상” 하지만 당분간 이같은 ‘영웅 열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스크린에는 ‘인크레더블 헐크’‘핸콕’ 등 각양각색의 할리우드산 영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국내 극장가에는 5년 만에 돌아온 ‘공공의 영웅’ ‘강철중’이 19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강철중’의 제작사인 KnJ엔터테인먼트의 정선영 프로듀서는 “요즘 드라마나 영화 트렌드가 스토리보다 캐릭터의 특성이나 장르의 미학을 중시하다 보니 영웅담이 작품 소재로 인기가 높은 것”이라면서 “하나의 영웅 캐릭터가 주어진 난관을 극복하는 이야기 구도는 다양한 인물들이 극을 끌어가는 드라마보다 훨씬 관객집중도가 높다.”고 말했다. 전반적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대중문화판의 ‘영웅 열풍’은 드세지게 마련이라는 해석도 지배적이다. 물가불안, 미국산 쇠고기 파문 등 답답한 현실에 대중은 영웅에 대한 막연한 판타지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들이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새 정부 들어서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가 기대에 어긋나자 대안적 영웅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적 난제에 맞닥뜨릴 때 나타나곤 하는 사회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촛불발언’ 정선희 3개 프로 하차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관한 설화(舌禍)로 홍역을 치르는 개그우먼 정선희(36)가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정선희입니다’를 비롯해 자신이 진행하는 3개의 MBC 프로그램 MC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선희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6일 “정선희씨가 많은 시청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의미에서 문제가 된 라디오 방송을 포함해 ‘불만 제로’,‘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에서 자진 하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정선희는 지난달 22일 ‘정오의 희망곡’에서 자전거를 분실한 청취자의 사연을 전하면서 “아무리 광우병이다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며 촛불집회를 하지만 환경오염을 시키고 맨홀 뚜껑을 가져가는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많은 네티즌들의 항의를 받았다.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정선희입니다’발언 녹음파일 서울신문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차상위층까지 유류세 감면 검토

    정부는 8일 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한 유류세 감면을 포함한 민생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책을 최종 조율한다. 경기 전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업환경개선, 창업·건설투자, 미분양대책 등 중장기 대책도 내놓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일 “최근 민생의 어려움과 직결되는 경유값 부담 해소 문제 등을 포함해 서민층에 대해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장기적으로 경제 활성화를 통해 서민 경기를 살린다는 복안”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관련,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는 물론 차상위계층까지 포함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는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가구별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이다.4인 가족의 경우 월 소득인정액이 120만원가량이다. 차상위계층은 기초생활수급권자 소득의 120% 이하 계층으로 4인 가족의 경우 월 소득 인정액이 140만원 정도이다. 서민층 지원 방안에는 지난해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 가운데 일부를 소득 수준이 일정선 이하인 빈곤층에 현금 또는 쿠폰으로 돌려주는 세금 환급 제도 도입 여부도 포함돼 있다. 대형마트가 주유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유가상승에 따른 운송료 부담을 영세업자에게 떠넘기지 못하도록 화물차의 최저 운송료 기준을 정부가 정하는 표준운임제도도 검토 대상이다. 또 장기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 창업투자 세부담 완화 등 기업환경 개선대책과 건설투자 지원책 등도 발표한다.미분양 아파트 매입때 취·등록세 감면, 양도세 중과 면제, 일시적 다가구 주택 대상 제외 등도 검토하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촛불발언’ 정선희 3개프로 하차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관한 설화(舌禍)로 홍역을 치르는 개그우먼 정선희(36)가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정선희입니다’를 비롯해 자신이 진행하는 3개의 MBC 프로그램 MC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선희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6일 “정선희씨가 많은 시청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의미에서 문제가 된 라디오 방송을 포함해 ‘불만 제로’,‘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에서 자진 하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정선희는 지난달 22일 ‘정오의 희망곡…’에서 자전거를 분실한 청취자의 사연을 전하면서 “아무리 광우병이다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며 촛불집회를 하지만 환경오염을 시키고 맨홀 뚜껑을 가져가는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많은 네티즌들의 항의를 받았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영업정지 업체가 입찰 참가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건설교통부 등을 대상으로 건설분야에 대한 제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가 공사입찰에 참가하거나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업활동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건설업체는 영업정지 기간 중 공사 도급계약이나 입찰참가 등 영업 활동을 할 수 없는데도, 서울 서대문구 등 15개 기관은 8개 건설업자의 도급계약과 13개 업자의 입찰참가(138건)를 방치했다. 또 경기도 등 3개 기관은 15개 건설업자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건설업자가 공사수주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영업정지 기간을 부당하게 변경해 줬다. 서울시는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3개 건설업자에 대해 법령과 달리 2개월 영업정지 처분만 내려 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를 받았다. 특히 부실 공사를 막기 위해 시행 중인 부실벌점제도와 뇌물제공 업체에 대한 제재 규정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군 등 3개 기관은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건설업체를 ‘부정당업자’로 제재하지 않았고, 입찰자격을 제한하도록 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4개 업체가 8건의 공사계약을 따내도록 했다가 적발됐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버스에 분실물처리 시스템 도입을”

    “버스에 분실물처리 시스템 도입을”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 펼치는 5월 의정모니터에는 현명한 주민생활을 위한 알찬 의견이 많았다.‘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이 먼저 머그잔을 사용하자.’‘산림관리를 위한 벌목 후 잔여물을 정리하자.’ 등 환경보호를 위한 제안도 돋보인다. 5월 한달 동안 접수된 80건의 의견 가운데 심사를 통해 15건이 우수의견으로 선정됐다. ●공공기관 머그잔 사용으로 일회용품↓ 정선희(39·서대문구 홍제동)씨는 공공기관조차 일회용 종이컵 사용으로 자원낭비는 물론 환경까지 헤치고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정씨는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의 쓰레기통에는 직원들이 먹고 버린 일회용 종이컵이 가득하다.”면서 “공무원이 먼저 전용 머그잔을 만들어 이용하면 건강은 물론 환경까지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머그잔에 지자체, 자치구 등 독특한 디자인과 문양을 집어넣는 방안도 제시했다. 즉 청와대는 ‘봉황’을, 서울시는 상징물인 ‘해태’, 자치구는 각각 상징물을 새겨넣은 머그잔을 제작, 직원들에게 나눠줘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주자고 덧붙였다. 정순애(52·양천구 목6동)씨는 벌목 후 사후관리 미비와 등산객 등에 의한 자연훼손에 대한 장문의 의견을 올렸다. 그는 “벌목 후 쌓아놓은 나무더미는 해충의 서식지나 사람들의 화장실 역할을 할 뿐”이라면서 “환경관련 직원 등이 함께 ‘야산사랑동우회’ 같은 단체를 만들어 주기적인 순찰과 감시로 산을 보호하자.”고 말했다. 박명희(50·영등포구 신길7동)씨는 지저분하게 방치된 영등포고가도로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박씨는 “영등포고가도로는 도색이 벗겨진 곳이 많고 각종 광고 스티커까지 곳곳에 붙어있다.”면서 “맑고 깨끗한 영등포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도로의 청소는 물론 고가 밑에 멋진 그림이 그려진 펜스로 막아 지저분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오혜선(34·강남구 도곡동)씨는 ‘버스에 물건을 두고 내리면 찾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물음을 던졌다. 그는 “지하철은 물건을 놓고 내리면 역무실을 통해 바로 찾을 수 있는 시스템뿐 아니라 인터넷 분실물센터까지 잘 운영하고 있다.”면서 “시내버스에도 이런 분실물처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저분한 고가밑에 ‘그림 펜스´ 설치 요구 지역·광역별로 버스분실물센터를 만들고 운전기사와 연락을 통해 빨리 분실물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하철역사에 운행상황 표지판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정미숙(40·강북구 수유6동)씨는 “출근시간에 지하철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면서 “역사에 지하철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상황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공공시설 화장실에 관리번호를 부여해 고장신고를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하자는 편현식(58·강남구 삼성동)씨, 열린화장실 스티커를 눈에 잘 띄는 디자인으로 바꾸자는 정둘연(50·강동구 둔촌동)씨 등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이렇게 바뀌었어요 지난 4월 제시된 의정모니터 의견 중에 상당수가 서울시와 산하기관에 개선 시책으로 채택됐다. 서울시는 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노인들에게 봉사활동 기회를 주자는 의견에 대해 이미 시교육청, 경찰청과 함께 ‘안전 둥지회’와 아동안전지킴이집을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또 서대문형무소 주차장 진입로 확대는 근린공원 지역이라 대형주차장 설립 등에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현재 주차장 구역에 있는 수목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알려왔다. 서울메트로는 지하철과 승강장의 간격이 넓어 훨체어 바퀴가 걸린다는 의견에 대해 바닥안내문과 간격을 좁혀주는 고무발판(곡선승강장 39개역 2446곳)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두줄 서기 타기에 대한 홍보와 관련해 승강장 PDP 동영상 광고, 스크린도어 동영상, 각 역사의 홍보 포스터 부착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 [길섶에서] 솔바람 시냇물/최태환 논설실장

    6월이 뜨겁다. 지난 주말 오원 장승업 화파전(畵派展)을 찾았다. 친구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들렀다. 녹음 덮인 낡은 미술관 건물은 여전히 편안하다. 성북동 간송미술관이다.1960년대를 재현한 드라마 세트장 같다. 주변 모습도 더디 변하면 좋으련만…. 송풍유수(松風流水) 화제(畵題)처럼 ‘솔바람 시냇물’같은 시원함을 선사해서일까. 과장된 듯한 풍광이 오히려 넉넉하다. 관람객이 넘쳤다. 전시기간 내내 그랬단다. 오원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독특한 미완성, 정교하기보다는 어딘지 어리숙해 보이는 특유의 화풍 때문일까. 팍팍함에서 벗어나고픈 우리의 감각엔 겸재 정선이나 혜원 신윤복보다 오원이 더 편할지 모르겠다. 도록은 매진됐다.10년전 전시회 때의 흑백도록을 구입했다. 언제 또 진본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폭포소리 요란한데/흰구름 한가하니/나막신 끌고서/어느날 예 왔던가’ 그림 난천청산(亂泉靑山)속의 글이다. 천출의 오원이다. 슬픈 풍류가 눈에 잡힐 듯하다. 출구 없는 일상이다. 솔바람향을 맡고 싶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oeul.co.kr
  • 파킨슨병 조기진단 영상기술 상용화

    파킨슨병 조기진단 영상기술 상용화

    국내 연구진이 조기에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영상기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기는 의사가 직접 환자의 상태를 관찰해 발병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김재승·오승준 교수팀은 최근 파킨슨병 진단용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방사성 의약품인 ‘에프피씨아이티(FP-CIT) 주사’에 대한 신약 허가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센터 이명종·정선주 교수팀과 함께 2006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파킨슨병 환자와 파킨슨 증후군(파킨슨병 증상과 유사한 질환)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PET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기기의 진단 정확도는 99%에 달했다. 파킨슨병은 뇌조직을 떼어내 병리학적인 검사를 진행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지만, 살아있는 환자에게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사가 임의로 진단을 내려왔다. 따라서 오진율이 높았다. 그러나 김 교수팀이 개발한 PET는 정확도가 높아 의사의 오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8) ‘빈자의 등불’ 성골롬반 외방전교회 안광훈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8) ‘빈자의 등불’ 성골롬반 외방전교회 안광훈 신부

    ‘그리스도의 대리인’, 즉 사제들은 분명 범인(凡人)들과는 다른 차원의 고통과 번민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극기와, 사회정의를 위한 복례(復禮)를 사제가 당연히 지켜야 할 덕목이라 여긴다. 많은 사제들은 실제로 교회 안에서 그렇게 자신을 속박한 채 애써 덕목을 지켜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에는 교회속 ‘그리스도의 대리인’에 안주하지 않고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향해 교회 밖으로 밖으로 뛰어나가는 ‘길 위의 사제’가 적지 않다. 성골롬반 외방전교회 서울지부 안광훈(67·본명 로버트 브레넌·뉴질랜드) 신부도 ‘빈자의 등불’이 되고자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어 살아가는,‘거리의 신학자’중 한 사람이다. ●“나는야 점퍼때기 거리의 신학자”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성골롬반 외방전교회 서울지부 접견실.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한국의 사제 17명이 살고 있지만 존재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적막한 사제관의 맨 앞쪽 방이다. 약속시간이 지났는데 신부가 나타나지 않는다. 견디기 힘든 적막에 걱정이 겹쳐 목이 탄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점퍼 차림의 신부가 불쑥 방으로 든다. 예상했던, 목에 빳빳한 로만 칼라를 두른 말쑥한 사제복 차림이 아니다.“미아동 성당 오전 미사를 주례하느라….” 미사 집전도 점퍼 차림으로 하고 내쳐 달려왔다는 말과 함께 신부가 사무실로 쓰고 있다는 작은 방으로 이끈다. 대면부터가 여느 사제들과는 다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전화 기술자 아버지와 독실한 천주교 신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3남2녀 중 장남. 어릴 적부터 집으로 배달되는 골롬반 선교지를 받아보며 자랐다. 별 다른 진로 걱정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골롬반 외방전교회에 입회해 신학교를 졸업한 사제. 그것이 안광훈 신부가 한국에 오기까지의 이력이다. ●30년간 한국의 달동네 전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개인사를 갖고 있는 사제. 그런 그가 30여년간 교회 대신 한국의 달동네를 전전하며 삶의 터전을 빼앗긴 철거민들이며 빈민들의 입과 발이 되어 울타리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택한 길이니 뚜렷한 이유와 방향이 있지 않을까. 대뜸 첫 부임지 강원도 삼척 사직동성당에서 만난 지학순 주교 이야기를 꺼낸다. “저를 가난한 탄광지대인 삼척 사직동성당으로 파견한 게 바로 당시 원주교구장이었던 지학순 주교였어요. 아주 활달하면서도 따뜻한 사람이었지요. 처음엔 어디서 그의 그런 열정과 사랑이 나오는지 몰랐는데….” 지학순 주교였다.30여년을 한결같이 달동네 전셋방을 옮겨다니며 철거민들과 함께 울고 웃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며 부대끼는 험한 길의 처음에는 지학순이란 인물이 있었다. 삼척에서 1년을 살고 정선본당 주임으로 산 게 무려 11년.30명이 100원씩 출연한 3000원으로 1973년 설립한 정선 신협은 지금 300억 규모로 성장해 전 강원은행 건물을 살 정도가 됐다. 지금의 정선 본당도 안 신부가 세운 성당. 초대 춘천교구장 구(具)토마스 주교가 미8군에서 얻어쓰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헐고 교인 바자회와 교구청, 본국 뉴질랜드 주교들의 도움을 받아 세운 ‘1000만원짜리’성당이란다. 그러나 무엇보다 온 몸을 던져 군사정권과 독재에 맞서다 구속된 지학순 주교와 함께 했던 정선의 세월들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원주 시내의 주교좌성당인 원동 성당과 공소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껴가며 열었던 시국관련 기도회며 미사 중 주교회의 선언문 발표 때 어김없이 지 주교의 옆에 있었다고 한다. “그때 교회를 위한 교회는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교회는 세상 사람과 지역주민 전체를 위한 도구나 제도,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교회를 위한 교회는 쓸모없다” 본격적으로 교회 밖 세상에 몸과 마음을 둔 것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다음해인 1981년 안양천변의 목동 철거민 투쟁 때부터. 목동 본당 주임으로 있으면서 신시가지 계획에 따라 쫓겨난 안양천변 철거민들의 아픔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부임할 때만 해도 목동성당 앞은 거의 논밭이었어요. 구로공단에서 흘러드는 폐수에 오염된 물로 길러낸 곡식으로 연명하는 철거민들이 가진 것이란 아무 것도 없었어요. 주거권이란 말도, 보상이란 말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한 푼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내쫓긴 사람들에게 아무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 사제로서 무엇이든 해야만 했지요.” 여기저기서 모금한 돈으로 철거민 100여가구가 모여살 만한 목화마을을 시흥에 마련한 것은 작지만 큰 보람.5년간의 목동성당 주임신부 생활 중 잊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보람 때문일까. 그의 ‘길 위의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성신여대 입구 부근의 골롬반 신학원 원장을 6년간 맡은 뒤 당시 서울대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을 만났다고 한다.“빈민사목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뜻을 간곡히 전해, 받아들여졌다. 곧바로 미아6동 산동네에 전셋방을 얻어 살기 시작했다. 개발 바람이 불어 1992년부터 지금까지 살던 집에서 세번을 쫓겨났고 집도 모두 헐렸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미아8동의, 네 번째 셋방인 셈이다. 집은 물론 자기 소유의 손전화도, 자동차도 단 한번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서울의 대표적 재개발지역인 달동네 미아동 지역에서 많은 것을 이루었다. 아니 해결해놓았다. 재개발이 되면서 쫓겨났던 미아 1·6·7동, 정릉4동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 앞장선 끝에 미아6·7동 주민들을 위한 가이주단지 기금 확보를 이끌어냈다. 안 신부의 전셋방은 늘상 세입자 대책위원회가 열리는 투쟁의 중심이었다. 철거될 동네의 주민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어느 곳으로든 옮겨살겠단다. ●지금은 미아동 전셋방서 빈민운동 서울에서 제일 먼저 도시빈민 사목을 위해 세워진 선교본당인 미아1동 성당(솔샘공동체)의 초대 주임을 맡아 5년을 지낸 뒤 한국인 신부에게 자리를 물렸다. 지금은 주임 신부를 돕는, 일종의 보좌신부이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시간을 미아동 주민들과 어울려 살고있다. 이런 저런 직책을 갖고 있다 보니 일주일 내내 회의의 연속이다. 하루 3∼4번씩 회의에 참석할 때도 있다고 한다. 골롬반 서울지부 재정담당, 강북구 실업자사업단·주거복지센터 대표, 삼양 주민연대 대표,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 서슴없이 입에 담는 타이틀만 해도 10여가지가 넘는다. 여기에 가끔 본당 미사 집전도 해야 하고 주민들을 위한 성경공부도 가르쳐야 하고…. “외국인인 데도 이렇게 많은 일을 믿고 맡기는 주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현재 골롬반 외방전교회에 소속된 한국인 신부 6명은 모두 안 신부의 제자. 골롬반 신학원 초대원장 시절 안 신부에게 배운 사제들이다.“골롬반 사제들은 성직주의, 관료주의, 권위주의에서 멀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만을 끝까지 생각하기를….” ●“빈민대출은행 꼭 성사시켜야죠” 신부가 아니라면 고고학자, 특히 성서고고학자가 됐을 것이라는 안 신부.“예수는 하루종일 성전에 앉아 기도하지 않았다.”며 봉사의 정신을 새겨야 할 신부들이라면 응당 교회가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아픈 사람, 슬퍼하는 사람, 배고픈 사람을 찾아가 고쳐주고 먹을 것을 주고 눈물을 닦아주어야 할 것 아닙니까.” 잘못된 정치와 경제 때문에 희생되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봉사.“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가장 변두리에 처져 있는 사람들을 먼저 찾아가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음의 가치관”이라고 거듭 말한다. 지금 안 신부가 가장 신경쓰는 일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소액대출은행.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같은 성공사례들을 벤치마킹하며 가난한 주민들의 돈 걱정 줄일 생각에 흠뻑 빠져 있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안광훈 신부는 ▲1941년 뉴질랜드 오클랜드 출생 ▲1959년 고교졸업, 성골롬반 외방전교회 입회 ▲1965년 성골롬반 외방전교회 소속 시드니 신학대 졸업, 사제 수품 ▲1966년 한국 입국 ▲1968년 원주교구 삼척 사직동 주임신부 ▲1969∼79년 정선본당 주임 ▲1981년 서울 목동성당 주임, 철거민들과 투쟁 시작 ▲1985∼91년 골롬반 신학원 원장 ▲1992년 미아5동 성당 부임, 달동네 전입 ▲현재 미아동 전셋방에 살며 빈민운동
  • [열린세상] 진품과 위작,그 경계 넘어서기/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열린세상] 진품과 위작,그 경계 넘어서기/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서예 이야기를 시작하면 누구나 왕희지(王羲之)라는 이름 석자는 안다. 제대로 알든 모르든 서예라면 왕희지 이름부터 말한다. 사실 맞기는 맞다. 동양의 서예 또는 서법에서 왕희지를 서성(書聖)으로 부르는 데는 의견이 일치되어 있다. 글씨라면 왕희지는 성인 또는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왕희지는 4세기 중국의 육조시대에 동진(東晋)의 사람이다. 아직 서법이론이 정립되지 않은 때이지만 그의 작품은 신품(神品)에 다다른 것이고, 역대 중국의 황제들은 이를 자기 손에 넣으려고 모두 안달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 왕희지 글씨를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천하 제1행서´라고 불리는 ‘난정서(蘭亭序)´다. 획의 시작이 불꽃같이 시작하여 거침없고 필법과 구성에서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으며 속됨이 없어 누가 봐도 아름답고 완벽하고 소쇄(瀟灑)하다. 그 내용은 오늘날 소흥(紹興)에 있는 난정이라는 정자에 현인들이 모여 모임을 결성하고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시회를 가졌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난정서´는 왕희지의 친필이 아니다. 오늘날 ‘난정서´라는 이름으로 전해오는 글씨는 후대 명필이 왕희지의 글씨를 보고 베껴 쓴 임본(臨本)이다.‘난정서´의 대표적인 임본으로 전해 오는 것은 5가지가 있다. 베이징 고궁박물원에 있는 우세남(虞世南)의 임본, 저수량(遂良)의 모본(摹本), 풍승소(馮承素)의 모본, 황견본(黃絹本), 비석 탁본인 정무본(定武本)이 있다. 우세남의 것이 가장 본래의 모습에 가깝다고 평하지만 어쨌든 모두 베껴 쓴 것이다. 유명한 ‘대당삼장성교서(大唐三藏聖敎序)´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왕희지 글씨를 모아 돌에 새긴 것이다. 그 외 왕희지 글씨로 유명한 ‘초월첩(初月帖)´,‘원환첩(遠宦帖)´,‘평안첩(平安帖)´,‘상란첩(喪亂帖)´,‘쾌설시청첩(快雪時晴帖)´등도 모조리 다른 사람이 옮겨 쓴 것이다. 옆에다 대고 베낀 것도 있고, 세필로 정교하게 윤곽을 그리고 가운데를 먹으로 채운 쌍구전묵(雙鉤塡墨)의 복사본도 있다. 보통 사람이 보면 깜쪽같이 친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오늘날 전해오는 왕희지의 글씨는 모두 후세에 만들어진 복제품이라는 말이다. 이렇다 보니, 왕희지가 진짜 실존인물인가 하는 문제까지 제기되었는데, 학계에서는 생몰연대는 정확히 고증하기 어려우나 실존인물이라는 것에는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나는 이 난(4월26일자)을 통하여, 우리나라 그림과 글씨 감정에 문제가 심각함을 지적하고 그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번에 이 분야의 전문가인 이동천씨가 ‘진상´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고미술감정의 심각한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있다.1000원짜리 지폐 뒷면의 정선의 ‘계상정거도´도 위작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학계와 고미술계는 이런 주장을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무시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법이 개입하기 전에 제대로 연구한 사람들이 나서서 올바른 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이다. 덮어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겸재이건, 추사이건 오원이건 당대 유명한 그림이나 글씨는 그 시대에 이미 서예가나 화가 등에 의해 옮겨 놓은 작품도 많을 것이고, 위작도 많이 제작된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그렇다면, 그 작품이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든 억대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든 아니면 어떤 학자에 의하여 진품이라고 선언되었든 다시 과학적으로 학문적으로 재감정하는 작업이 행해져야 한다. 진품이라는 것이 가품으로 밝혀지면 박물관 진열에서 배제되고 소장자에게 수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진짜와 가짜를 제대로 밝히는 작업이 이 분야의 학문과 전문가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 [문화마당] 넘버원 관광 코리아/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넘버원 관광 코리아/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연휴만 되면 인천공항이 북새통이다. 아니 평일에도 초등학생에서부터 시골 할머니 단체관광객에 이르기까지 인천공항은 늘 분주하다. 원유가며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언론의 보도는 적어도 인천공항과 관계가 멀다. 이제 대학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 중순부터 휴가철이 끝나는 8월 말까지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의 엑소더스는 역대 최고가 될 것이다. 이미 해외여행 예약은 성시를 이루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관광객은 645만명인 데 비해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무려 1330만명이 넘었다. 세계 최고 해외관광객 송출률을 자랑하는 일본의 1700만여명에 비하면 아직은 적은 숫자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2.7배의 인구와 1.7배의 국민소득을 가진 나라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의미에서 일본보다 훨씬 많은 몇 배의 숫자가 해외로 나가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작년 한 해만 101억달러 곧 10조원이 넘는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하였다. 가히 해외관광대국이라 할 만하다. 해외여행을 무조건 비난할 일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누구나 여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해외여행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다. 구태여 국제적 안목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이만큼 발전하는 데 해외여행도 눈에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외국의 관광지를 찾기에 앞서 얼마나 우리나라의 관광지를 가보고 또 알고 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사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모든 면에서 제일가는 것은 아니다. 크기로 따진다면 우리가 자랑하는 경복궁이 어찌 중국의 자금성에 비길 수 있으며, 제주도의 천지연 폭포가 남미의 이구아수폭포나 북미의 나이아가라폭포에 견줄 수 있겠는가. 관광 인프라 또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관광(觀光)은 말뜻 그대로 그 나라의 빛 곧 문화와 정신을 보는 것이다. 유형의 문화유산은 물론이고 무형의 문화유산 그리고 한 민족의 종교와 정신과 문화를 빚어낸 자연유산의 깊은 내면을 음미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의 관광자원은 세계에 내놓아 결코 뒤지지 않는다. 7년 전 모처럼만에 여름휴가를 얻어 가족과 함께 강원도 일원을 여행했었다. 영국에서 한 4년 체류하면서 유럽여행 기회도 얻었던 우리 가족은 유럽 어느 곳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강원도의 산천에 감탄을 그칠 줄 몰랐다.700고지를 자랑하는 동계올림픽 후보지 평창에서부터 정선의 산기슭을 따라 민둥산 너머 태백으로 이어지는 이런 멋들어진 여행코스를 세계 어디에서 흔히 볼 수 있단 말인가. 문화유적지는 물론이고 가는 곳곳마다 깃들여 있는 설화며 옛 이야기들은 얼마나 구수하고 또 인간적인가. 제주의 구구한 전설이며 우람하면서도 어머니 품 같은 한라산과 주변에 봉곳이 솟은 오름들 그리고 아열대 작물들을 한꺼번에 간직하고 있는 섬을 미국이나 영국에서 쉽게 볼 수 있단 말인가. 처연하리만큼 고고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서해 바다의 저 외딴섬 홍도, 한 폭의 조선시대 정원 그 자체인 완도의 보길도, 늦은 가을 보슬비라도 내리면 왠지 서글픔이 세 겹 가슴 깊은 곳까지 후비는 듯한 민통선 안에 있는 고성의 건봉사. 어찌 우리의 발길을 사모하는 곳이 이곳들뿐이겠는가. 우리의 산하와 유적, 사람냄새가 진동하는 재래시장, 어느 곳인들 우리의 문화와 역사 없는 곳이 있단 말인가. 해외여행 가실 분은 가더라도 갈까 말까 망설이는 형제 이웃들이여, 이번 여름에 우리 국내 여행 한번 해봅시다. 북으로는 강원 고성에서 남으로는 제주 마라도까지, 동으로 경북 독도에서 서로는 전남 홍도까지 우리 국토 구석구석을 두루두루 관광(觀光)합시다. 혹시 해남 땅 끝 전망대에서 우연히 마주치걸랑 우리 서로 반갑게 아는 체합시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 [박재범칼럼] 백일 잔혹사

    [박재범칼럼] 백일 잔혹사

    참으로 혹독한 시절이다.5일 뒤면 이명박 정부가 시련으로 점철된 출범 백일을 맞는다.20여일 전부터 서울 청계천에서 학생들이 ‘미 쇠고기에 뿔났다.’며 촛불시위를 연일 갖고 있다. 이 시위는 점차 전국으로 번질 조짐이다.‘탄핵’이라는 정치구호가 벌써 터져나오고 있다.‘아마추어 학생’자리에 ‘프로’들이 끼어드는 흔적도 있다. 시위대들이 밤새 경찰과 승강이 중이다. 노조 등도 기름값이 올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슬슬 몸을 추스르는 기색이다. 심지어 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마저 기름을 부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해 쇠고기 협상을 끝맺음하려다 이 지경이 됐는데,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새정부 인사들은 손에 흙이라도 묻을까 몸 사리는 구태의연한 모습들이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입맛이 쓸 것 같다. 인터넷에서 ‘노간지’로 불리며 인기를 모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권위주의 체제가 종식된 이후인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검증’은 시대의 켜가 쌓일수록 시점이 빨라지고, 철저해지고 있다.1993년 취임 초 90%의 지지율을 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라운드 쌀 협상 실패론으로 9개월여만에 사과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다음해 초중반쯤 측근비리 등으로 사과했다. 취임 1년을 전후해 모두 리더십이 실추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는 좀 앞당겨졌다. 둘은 대외개방으로, 둘은 비리로 곤경에 처했다. 새정부에 대한 민심이 급변하는 것은 국정운영 환경이 달라진 탓으로 보인다. 과거 정치인에 국한된 목소리가 국민으로부터 굉장히 급하고 편하게 쏟아져 나온다. 열린사회로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인터넷 모바일이 발달하면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으론 민심의 감정선만 잘 건드리면 언제든 새로운 ‘한판승부’를 기대해 볼 만해졌다. 그러나 세상은 한가지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닌 법. 최근 ‘뇌송송 구멍탁’말고 색다른 신호가 나왔다.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의 국회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일이다.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표결에서 비한나라당 표 9개가 이탈해 가결정족수 146표에서 6표가 미달했다.9표에 담긴 뜻은? 이 메시지를 읽어내야 새 정부의 국정운영이 조금 매끄러워질 것 같다. 한때 70%에 이르던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면서 등장한 길거리 시위와 장관 해임안 부결. 두가지 현상을 보면서 하나는 여론이 성말라지고 있다는 인상과, 또 하나는 갓 출범한 대통령의 역량을 조금 더 지켜보려는 인내심이 아직은 남아 있구나 하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백일은 갖가지 병 등으로 신생아가 죽는 일이 많은 옛날,‘아기가 살 수 있겠구나.’하고 확신할 수 있는 시기다. 그래서 선조들은 백일을 중시했다. 정부도 백일치레 중이다. 미국 언론이 새정부 취임 6개월을 지지율 조사조차 않는 허니문 기간으로 둔 것은 경험적 지혜의 소산이다. 미처 뿌리내리기 전에 파헤치다간 오히려 뜻과 달리 국민에게 손해가 됨을 알아차린 것이다.“뭔가 달라질 줄 알고 시켜줬더니 그게 그거네.”라고 ‘배반감’을 뭉게구름처럼 피워 올리기에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자기 교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jaebum@seoul.co.kr
  • 30% 싼 유사휘발유 ‘불티’

    30% 싼 유사휘발유 ‘불티’

    “아낄 수 있으면 더 아끼자. 기름과의 인연도 가능하면 끊어라.” 기름을 아끼려는 ‘자린고비족’들의 행보가 시작됐다.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나서는 모습은 일반화됐고 사라졌던 카풀제도 활성화할 조짐이다. 승용차 경제속도 운행과 주유 할인카드는 어느새 운전자가 지녀야 하는 필수 품목으로 자리했다.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출·퇴근 때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차량 내부의 장식과 트렁크 내 예비용 타이어까지 떼내는 모습은 차라리 눈물겹다. ●주유소 가격 체크·할인카드 활용 ‘油테크´ 열흘에 한 번꼴로 회사 근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손은미(37·여·강원 원주)씨는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이 개통된 뒤 기름값을 비교하는 습관이 생겼다. 같은 원주권에서도 ℓ당 150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손씨는 이같은 ‘유(油)테크’로 매달 기름값을 2만∼3만원 줄이고 있다. 춘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조모(46)씨는 같은 회사의 주유소만 찾아 다닌다. 맞벌이 부부인 조씨는 2대의 차량을 운행하다 보니 매달 40만원 가까이 나가는 기름값이 부담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할인되는 주유카드와 정유회사의 보너스카드를 모두 활용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정유사와 제휴한 주유 할인카드는 보통 ℓ당 50∼100원 깎아준다. 이런 방법으로 한 달에 200ℓ를 주유하면 월 1만∼2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승용차로 춘천∼강릉간을 1시간대에 달린다며 자랑하던 김광한(45)씨는 요즘 시속 80∼100㎞의 ‘경제운전’으로 운전 방식을 바꿨다. 김씨는 경제운전으로 운행거리가 예전에 비해 20% 정도 늘어난 것을 느낀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정품에 비해 30% 정도 값이 싼 유사 휘발유를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춘천의 윤기석(52·회사원)씨는 “엔진에 무리가 온다고 하지만 한 달에 9만원 정도 기름값을 줄일 수 있어 유사 휘발유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출퇴근… 통근버스 타는 회사원 급증 당국이 나서 기름절약을 지원하는 곳도 있다. 전남도는 직원들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 위해 자전거를 구입하려는 직원들에게 1인당 10만원씩 보조해 주기로 했다. 신도청 소재지로 남악신도시가 건립 중인 무안군 삼향면과 목포시 옥암동에 자리한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도 관계자는 “자전거 타기는 녹색신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기름값도 아끼는 1석2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출·퇴근시간대 카풀족이 늘고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도 부쩍 늘었다. 전남도청 직원 이모(46)씨는 “기름값 여파로 출·퇴근 버스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버스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강원도지부 관계자는 “타이어 공기압 적정선 유지, 공회전 방지, 불필요한 짐 싣지 않기 등 경제 운전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묻는 전화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80∼100㎞의 경제 운전도 기름값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기름값 줄이는 지혜를 몸에 배게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전국종합·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일요영화]우리형

    [일요영화]우리형

    ●우리형(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연년생 형제인 동생 종현(원빈)과 형 성현(신하균)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다. 그것도 같은 반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형만 편애하는 것같아 묘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살아온 종현은 어느날 형과 또 다른 경쟁에 맞닥뜨리게 된다. 둘이 동시에 미령(이보영)에게 반해버린 것. 이래저래 서로에 대한 불편함과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형제. 그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하며 대판 싸운 날, 형 성현은 동생 종현에게 간절하게 부탁을 한다.“종현아! 한번만 형이라고 불러줄래?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자신만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 때문에 종현에게 늘 마음 한구석으로는 미안했던 처지였으나, 결국 성현의 작은 소원은 이뤄지지 못한다. 종현은 ‘형’이라 불러달라는 성현의 부탁을 단박에 거절한다. ‘우리형’의 연년생 형제는 사사건건 다투고 경쟁하는 우리네 형제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종현과 성현 또한 한쪽은 싸움실력이 뛰어난 반항아, 다른 한쪽은 순하다 못해 소심하기까지 한 모범생으로 상반된 성격이라 바람 잘 날이 없다. 한 핏줄이지만 적성도 취미도 너무 다르다. 그래도 신통한 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사실이다. 위기상황에서 서로를 도와주는 장면 앞에 관객들은 번번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은 두 톱스타 배우의 연기질감을 비교감상하는 점이다. 신하균과 원빈의 말그대로 ‘환상의 호흡’이 드라마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이 됐다. 특히 남자 형제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과 끈끈함, 애증과 애정 등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잡아내 공감을 이끌어낸다. ‘친구’의 조감독 출신인 안권태 감독의 데뷔작. 그러고 보면 ‘친구’가 그랬듯 지나간 시절에 대한 진한 향수로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이 영화 곳곳에서도 눈에 띈다. 부산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등의 설정들은 특히 그렇다.‘친구’에서 맛보았던 우정의 농도만큼이나 진한 우애로 가슴을 적셔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채널을 고정시켜도 좋겠다.2004년작.112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체 게바라 행동하는 삶 그려”

    |칸(프랑스) 이은주 특파원|“행동으로 보여주는 체 게바라의 삶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렸죠.”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혁명과정을 그린 영화 ‘체’(Che)로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스티븐 소더버그(45) 감독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내내 중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했다. 상영시간만 4시간28분에 달하는 이 작품에서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만남부터 쿠바혁명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그는 “체 게바라에 관한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그의 신념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그의 생각에 경도되지 않고 감독으로서의 중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소더버그는 혁명가뿐 아니라 의사, 장관으로서의 그의 삶을 조명하면서도 극적 재미보다는 다큐멘터리적 특성으로 감정선을 자제하는 관조적인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소더버그 감독은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는 할리우드의 관습적인 방법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출자로서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영어 더빙을 하지 않고 스페인어 대사로 처리한 것도 당시 문화를 최대한 반영하고 영화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1989년 자신의 데뷔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소더버그 감독은 “체 게바라는 매우 훌륭한 영화 소재이지만 볼리비아에서의 그의 게릴라 활동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그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간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편, 체 게바라 역을 맡은 연기파 배우 베네치오 델 토로(41)는 “멕시코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그가 따뜻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고 그에 대한 선입견이 바뀌었다.”면서 “그의 역할을 연기하면 할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rin@seoul.co.kr
  • 강원랜드서 5억8000만원 ‘잭팟’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개장 이후 최고액인 5억 8000만원의 ‘잭팟’이 터졌다. 행운의 주인공은 올해 이곳을 처음 찾은 40대 남성이었다. 21일 하이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9시쯤 H(47)씨가 60대 슬롯머신 중 시작당첨금이 1억원으로 가장 큰 슈퍼메가에서 3시간쯤 게임을 즐기다 당첨금 5억 8995만여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H씨는 객장에 수백만원의 팁을 남기고 세금을 제외한 4억 2000여만원을 모두 수표로 바꾼 뒤 밤 11시쯤 영업용 택시를 타고 홀연히 사라졌다. 슈퍼메가 잭팟은 지난해 12월 6일 2억 2300만원을 마지막으로 5개월이 넘도록 침묵했었다.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귀포에도 관광 레일바이크 설치

    제주 서귀포 해안가에 레일바이크 시설이 추진된다. 서귀포시는 내년부터 3년간 100억원을 들여 쇠소깍∼중문관광단지 일대에 레일바이크 시설 6㎞와 산책로 5㎞, 해안전망쉼터 5곳 조성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레일바이크는 철도인 ‘레일’(rail)과 자전거인 ‘바이크’(bike)를 합성한 것으로서 철도 위에 특수 제작한 네발 자전거를 탑재한 뒤 관광객들이 직접 운전하는 시설이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정선지역에서 지난 2005년부터 레일바이크를 운영해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는 경관이 빼어난 쇠소깍에서 중문 해안 일대에 레일바이크 시설이 들어서면 주변 지역의 전설과 설화 등을 소재로 한 독특한 관광자원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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