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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세대에 공감과 향수, 젊은 세대에 신선한 재미’…경기아트센터 <명랑가족> 재공연

    ‘부모 세대에 공감과 향수, 젊은 세대에 신선한 재미’…경기아트센터 <명랑가족> 재공연

    경기아트센터(사장 김상회) 경기도극단이 지난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트로트 뮤지컬 을 오는 27일~31일 5일간 다시 선보인다. 은 ‘가족’이라는 익숙한 관계 속 진심을 트로트 특유의 흥과 유머로 풀어낸 작품이다.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으로 다시 마주한 네 남매가 유산을 둘러싼 특별한 무대를 통해 진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초연 당시 공연을 접한 관객들은 작품이 전하는 웃음 뒤에 남는 가족의 얼굴, 그리고 세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따뜻한 힘에 깊이 공감했다. 특히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참여형 연출과 트로트의 친숙한 리듬 위에 쌓아 올린 섬세한 감정선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는 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부모 세대에게는 공감과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전하며 가정의 달 5월에 특별한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공연 관계자는 “은 단순히 재미있는 작품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우리가 정말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단전·단수 죄책 비해 형량 가벼워”… 이상민, 2심서 징역 9년으로 늘어

    “단전·단수 죄책 비해 형량 가벼워”… 이상민, 2심서 징역 9년으로 늘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항소심에서 1심의 징역 7년보다 무거운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유무죄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죄책에 비해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형량을 늘렸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부장 윤성식)는 이날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등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시한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는 물리적으로 비상계엄에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그곳에서 근무하는 국민들의 생명 및 신체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며 “합법적인 비상계엄 상황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책임지는 지위에 있었던 점에 비춰 죄책이나 비난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질타했다. 또 “피고인은 비상계엄의 요건을 정확히 파악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고, 당시 비상계엄 선포가 위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비상계엄 선포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꾸짖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경찰에서 연락이 가면 서로 협력해서 적절한 조처를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에게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거나 소방청장에게 협조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윤 전 대통령이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에게 계엄 관련 문건을 건네는 것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부분도 위증이라고 봤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계엄 관련 문건을 건네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혐의에 대해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라고 봤다. 일선 소방청이 단전·단수를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추게 하는 등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이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249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해 국군정보사령부 요원들의 인적 정보 등 군사기밀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 ‘새시모 봉사단’, 순천 덕연동 어르신 효도잔치 열어···17년째 선행

    ‘새시모 봉사단’, 순천 덕연동 어르신 효도잔치 열어···17년째 선행

    ‘순천 새시모 봉사단’이 덕연동 어르신 100여명을 초청해 식사 나눔과 문화 공연이 어우러진 효도 잔치를 열어 박수를 받았다. 지난 11일 중화요리 전문식당 자금성에서 열린 효도 잔치는 가정의 달을 맞아 지역 어르신들에게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성껏 준비한 식사와 한국무용, 사물놀이, 색소폰 연주 등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이어지는 등 흥겨운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정선 회장은 “2007년 처음 개인적으로 시작한 어르신 식사 나눔이 코로나19 시기 3년을 제외하고 올해로 17회째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어르신을 공경하고 이웃과 정을 나누는 봉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류영권 덕연동장은 “오랜 시간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해 주신 새시모 봉사단에 감사드린다”며 “따뜻한 나눔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관심을 갖겠다”고 화답했다. 새시모 봉사단은 2020년 창립한 봉사 단체로 현재 73명이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 효도 잔치뿐만 아니라 매년 김장김치 나눔 봉사, 취약계층 지원 등 나눔 문화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 전남도교육청 4,440억원 감소에 재정 쇼크

    전남도교육청 4,440억원 감소에 재정 쇼크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여파로 전남교육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교육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정선 전남광주통합교육감 후보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교육이 직면한 재정 위기는 단순한 긴축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개혁의 기회”라며 교육재정 운용의 전면적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남교육청의 2026년 예산은 전년 대비 4,440억 원(9.1%) 감소했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중앙정부 이전수입 감소와 기금 축소가 겹치면서 재정 압박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이번 위기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정된 재정을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핵심 정책은 ▲365-스터디룸 확대 ▲1고교 1대입 디렉터 배치 ▲1인 1AI 튜터 도입 ▲공립형 윈터스쿨 운영 ▲지역 산업 연계형 특성화고 확대 등이다. 단순 현금성 지원이나 보여주기식 사업보다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예산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광양 이차전지, 고흥 우주항공, 여수 에너지·MICE, 나주 AI·에너지 산업 등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교육 확대 방안도 내놨다. 교육과 취업, 지역 정착이 이어지는 ‘정주형 교육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학생과 학부모가 전남에서도 충분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복지”라며 “성과 없는 사업은 과감히 재검토하고 미래 역량 강화 분야에 재정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신곡 가사에 ‘이승만 연설’…‘멸공’까지 외친 유명 래퍼 누구길래

    신곡 가사에 ‘이승만 연설’…‘멸공’까지 외친 유명 래퍼 누구길래

    유명 래퍼 비와이(32)가 최근 발표한 신곡에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육성으로 추정되는 음성과 ‘멸공’을 연상시키는 단어 등을 넣어 팬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가사에 종교적 신념을 담아왔는데, 최근 들어 자신의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가요계에 따르면 비와이는 지난 8일 신곡 ‘사우스사이드 프리스타일(SOUTHSIDE FREESTYLE)’을 발표했다. 이달 말 발표하는 정규 3집 ‘POP IS CRYIN’의 선공개곡이다. 팬들은 신곡에서 그의 정치 성향을 담은 요소들을 찾아냈다. 곡의 도입부에는 “생명의 소식이요, 자유의 소식입니다”라는 목소리가 삽입됐다. 이는 1942년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이승만 박사가 그해 6월 13일 미국의 소리(VOA) 단파방송을 통해 고국에 전한 연설의 한 구절이다. 또 “나 선했다면 꿇었겠지 / 낫과 망치 앞에”라는 가사에 담긴 ‘낫과 망치’는 공산주의와 공산당, 공산 국가의 상징이다. 이를 근거로 팬들은 보수 성향인 비와이가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음녀는 선동 할라해 사랑 멸종 / 내 목소리엔 성공 미녀 목소리엔 멸-(삐처리)”라는 가사에는 ‘선동’이라는 단어와 함께, 뒷글자가 생략됐지만 ‘멸공’으로 추정되는 단어가 있다. 보수 성향의 팬들은 그의 유튜브 채널 댓글 등에 “비와이가 국부(이승만 전 대통령)를 샤라웃(Shout-out·공개적인 존경 표시)했다”, “공산주의를 저격했다”, “국힙 원탑은 비와이” 등의 댓글을 달며 환호했다. 반면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그의 음악을 좋아해왔던 팬들은 “좋아하는 래퍼의 음악에서 정치 논쟁을 접하고 싶지 않다”,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다”, “국민의 반을 등돌리게 하는 게 괜찮은지 모르겠다” 등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에서는 “어느 성향이든 자신의 생각을 가사로 표현하는 게 힙합이다. 이걸 비판하고 못 하게 하면 억압”, “그의 성향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 들으면 그만”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2014년 첫 디지털 싱글로 데뷔한 비와이는 2016년 엠넷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5’에서 우승하며 힙합 신의 ‘대세’로 떠올랐다. 그는 거친 표현이 난무하는 힙합계에 종교적 성찰을 담은 가사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최근 수년 사이 자신의 종교적 보수 성향은 물론 특정 정치적 성향까지 가감없이 가사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엠넷 ‘쇼미더머니12’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참가자 권오선의 무대에 피처링으로 등장한 그는 “싹 다 까보면 놀라겠지, 그 급은 마치 선구안 위”라는 가사를 선보였다. 야구 용어인 ‘선구안’을 활용한 라임처럼 들리지만, 팬들은 그의 발음이 마치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들린다면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제기했다.
  • 이정선 ‘교육 연합정부’ 대전환 승부수...“실력 광주를 전남으로”

    이정선 ‘교육 연합정부’ 대전환 승부수...“실력 광주를 전남으로”

    이정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교육감 예비후보가 12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후보들과 함께 ‘전남광주 교육 대전환 5대 핵심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번 공약은 고두갑 전 예비후보의 청렴 가치와 김해룡 전 예비후보의 현장 경험, 그리고 이 후보의 미래 비전을 결합한 ‘교육 연합정부’ 구상을 담고 있어 지역 교육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후보가 내세운 제1의 목표는 공교육의 경쟁력 회복이다. 그는 “AI 대입 내비게이터 시스템을 보급해 1대1 맞춤형 진학 컨설팅을 제공하고, 수능 만점 프로젝트를 상시 운영하겠다”며 사교육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서울 강남 수준의 입시 데이터를 공교육 시스템 내에서 차별 없이 제공하고, 1인 1교 1대입 디렉터 양성 및 365일 온라인 상담센터를 강화해 대입 지원의 사각지대를 없앨 방침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교육 기본소득 2.0’이 핵심이다. 현재 광주에서 시행 중인 연간 최대 100만 원 상당의 ‘꿈드리미 교육수당’을 전남 전역으로 확대 보편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 거점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 연수원과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유치해 ‘K-에듀테크 특별시’ 및 ‘글로컬 교육 특구’를 조성함으로써 지역 인재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누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복지 분야는 ‘완전 돌봄’에 방점이 찍혔다. ‘365일 온종일 돌봄’과 ‘방학 중 급식’을 전면 시행해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자치구별로 24시간 긴급 돌봄센터를 확충해 이른바 ‘돌봄 절벽’을 해소하고, 방학 중에도 학교 급식을 의무적으로 제공해 아이들의 먹거리와 돌봄을 교육청이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교육 평등과 현장 혁신을 위한 구체적 대안도 제시됐다. 전남광주 통합특수교육원을 설립하고 지역 기업과 연계한 ‘취업 쿼터제’를 도입해 장애 학생의 자립을 실질적으로 돕는다. 또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상한으로 제한해 쾌적한 교실 환경을 조성하고, 교권 침해 발생 시 교육청 전담 변호사와 상담사가 즉각 개입하는 ‘원스톱 핫라인’을 구축해 교사의 자율성을 보호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행정의 투명성으로 신뢰를 세우고 교실의 자율성으로 현장을 살려 실력 광주의 자부심을 전남으로 확장하겠다”며 “전남광주 특별시가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이자 아시아의 교육 중심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희대 진학부터 KLPGA 데뷔까지… 제27회 총장배 골프대회 개최

    경희대 진학부터 KLPGA 데뷔까지… 제27회 총장배 골프대회 개최

    경희대학교가 오는 6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정선 하이원CC에서 ‘제27회 경희대학교 총장배 전국 중·고등학생 골프대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결합한 ‘복합 성장 플랫폼’을 지향한다. 대한민국 스포츠 교육의 중심인 경희대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강원랜드, 123HR과 협력해 전문성을 높였다. 유망주들을 위한 특전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고등부 남·여 상위 10위 입상자에게는 경희대 골프산업학과 수시전형 지원 특전과 함께 장학금이 수여된다. 특히 여자 중·고등부 통합 챔피언에게는 ‘2027 KLPGA 하이원 드림투어 출전권’이 주어져 프로 무대 직행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학부모와 선수를 위한 현장 밀착형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대회 첫날인 24일에는 경희대 교수진이 ‘멘탈 코칭’과 ‘진로 로드맵’ 특강을 진행하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의료진이 1대1 상담을 통해 부상 예방 가이드를 제공한다. 오경록 경희대 체육대학장은 “박상현, 김민별 등 스타 선수를 배출한 노하우를 담아 이번 대회를 선수의 미래를 여는 성장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참가 신청은 이달 18일부터 6월 5일까지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이서진·고아성의 첫 무대, 내공으로 꽉 채웠다

    이서진·고아성의 첫 무대, 내공으로 꽉 채웠다

    연극 ‘바냐 삼촌’은 많은 것을 증명했다.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을 첫 연극 무대에 올려야 했는지 그 이유를 또렷이 각인시켰고, 손상규 연출은 130년 전 ‘바냐 아저씨’ 이야기를 왜 오늘 이 무대로 불러냈는지 명쾌하게 답했다. LG아트센터는 ‘벚꽃동산’, ‘헤다 가블러’를 거쳐 오며 제작 극장으로서 자리를 한 번 더 단단히 다졌다.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개막한 연극 ‘바냐 삼촌’은 이서진과 고아성에게는 ‘첫 연극’, 손 연출에게는 ‘첫 대극장 작품’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세 사람과 양종욱, 이화정, 김수현, 조영규, 민윤재, 변윤정 등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아온 배우들이 정교하게 호흡하며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1860~ 1904)의 고전 ‘바냐 아저씨’를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이서진은 삶에 대한 회의와 냉소, 책임과 애정이 뒤섞인 바냐의 감정을 때로는 절제된 에너지로, 때론 폭발적인 분노로 풀어냈다. 무심한 듯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풀어내는 바냐의 아이러니는 객석에서 웃음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동안 바냐에 대해 가진 인상과 완전히 다른 해석이라 내 편견도 많이 깨지고 있다”는 손 연출의 설명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고아성 역시 무너지는 현실 속에서 묵묵히 삶을 감내하는 조카 소냐를 단단하면서 섬세하게 표현했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인물의 감정을 점차 또렷하게 쌓아 올려, 소냐가 담담하게 읊조리는 마지막 대사가 더 깊은 여운으로 남게 한다. “하루하루 버티느라 너무 힘들었지. 근데 괜찮아. 너는 애썼잖아. (중략) 우리 삶이라는 게 사실 얼마나 눈부셨는지 얼마나 감사했는지, 지금 이 불행했던 순간들을 막 웃으면서 돌아보게 될 거야.” 대사가 끝난 뒤 역할에 몰입한 이서진과 고아성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커튼콜을 준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1899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초연한 ‘바냐 아저씨’는 평생 매형인 세레브랴코프 교수를 위해 헌신한 바냐가 어느 날 그 모든 게 헛수고였음을 깨닫고 분노와 환멸에 사로잡히는 과정을 그린다. 19세기 말 격변기가 배경이지만 절망 속에서도 내일을 위해 버티는 이들을 향한 응원은 시대가 지나도 유효하다. 손 연출은 지금 ‘바냐 삼촌’을 꺼낸 이유를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에서 남의 인생을 쉽게 말하고 판단하며 상처를 주는데 누가 감히 누군가 잘못 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면서 “우당탕거리며 실수하고 후회하는 바냐의 인생을 통해 ‘잘못한 게 아니다, 이대로도 괜찮다’는 위로를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어두운 색의 벽을 세우고, 나무 의자와 탁자 배치를 바꾸는 정도로 미니멀하게 구성한 무대는 배우의 연기와 감정선에 집중하게 만든다. “체호프의 공허한 유머를 좋아한다”는 손 연출은 각색을 하면서 원작이 지닌 희비극적 정서를 빠른 호흡의 대화로 녹여내 140여분(인터미션 포함)이 지루할 틈이 없다. 공연은 오는 31일까지.
  •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 나고야 AG 선발전 우승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 나고야 AG 선발전 우승

    ‘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획득했다. 우상혁은 11일 강원도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80회 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m2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1차 시기 2m15를 넘은 뒤 2m21까지 첫 번째 시도에서 가볍게 성공하며 사실상 1위를 확정했다. 이어 2m27을 두 번째 시도에서 뛰어넘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2m15를 2차 시기만에 뛰어넘은 김주는(고양시청)이 차지했다. 이번 경기는 우상혁의 시즌 첫 실외 대회다. 우상혁은 지난 2월 8일 2026 세계육상연맹 실내 투어 실버 후스토페체 높이뛰기 대회에서 2m25를 뛰어넘어 4위에 올랐다. 이어 2월 25일 2026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 실버 반스카비스트리차 실내높이뛰기 대회에서 2m30을 넘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3월 21일 2026 세계실내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6을 넘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달 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시즌 첫 실외 국제대회인 왓 그래비티 챌린지에 출전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출전 기회를 놓쳤다. 이달 초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던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도 연기됐다. 우상혁은 경기 후 취재진 인터뷰에서 “아쉬움은 남지만, 상황에 맞게 훈련했기에 이번 대회 준비에 지장은 없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최종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기 때문에 멀리 보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시즌 첫 실외 대회에서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는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이코 골든 그랑프리에 출전한 뒤 다시 유럽으로 이동해 다이아몬드리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 “더 큰 전남광주 이뤄낼 것”…민형배 ‘전남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

    “더 큰 전남광주 이뤄낼 것”…민형배 ‘전남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민심캠프 사무소에서 ‘전남광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지방선거 본선 체제에 돌입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회의원을 비롯해 서삼석·권향엽·김문수·박균택·안도걸·전진숙·정준호·정진욱·조계원·조인철 의원 등 전남광주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또 시민사회·노동·산업·청년·농어민·문화예술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해 통합특별시의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원팀 결의를 다졌다. 정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민형배는 김대중의 민주주의 정신, 노무현의 국민통합 정신, 문재인의 한반도 평화 정신, 이재명의 실사구시 정신을 한 몸에 갖고 있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민형배를 혼자 외롭게, 힘들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 전남광주 통합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자리를 함께 한 당원 및 지지자를 향해 “‘내가 곧 민형배’라는 마음으로 민형배의 손발이 되고 심장이 되어 전남광주 통합의 새 역사를 함께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민형배 후보는 “80년 5월 신군부의 총칼에 피 흘리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켰지만, 돌아온 것은 전두환 정권의 분할 통치였다”며 “한 뿌리에서 난 전남과 광주가 억지로 갈라져 예산과 사업, 인재와 기회를 놓고 서로 다투며 역량을 소모해야 했으나, 그 오랜 인고의 세월을 넘어 이제 대한민국을 뒤흔들 거대한 성장축으로 도약할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민 후보는 이어 “전남광주의 성공이 곧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될 것”이라며 “기업이 몰려들고 AI·반도체·미래차·데이터 산업이 넘쳐나 청년들이 더 이상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경제대도약’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민 후보는 또 “시정의 중요한 결정은 특별시민께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의 뜻이 예산·인사·정책에 직접 반영되는 시민주권정부를 세우겠다”며 “가장 앞에서 뛰고, 가장 낮은 곳에서 듣고, 가장 빠르게 움직여 ‘압도적 성장, 더 큰 전남광주’를 반드시 현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한 전남광주 대전환 선대위는 ‘시민주권·미래도약·원팀’ 3개 선대위를 축으로 한 ‘사발통문형’ 구조로 꾸려졌다. 시민 누구나 주권자로서 의제를 발의하고 실행을 이끌어내는 수평적 참여 구조를 선거 조직 전반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인선은 경제특별고문으로 위촉된 주은기 삼성전자 고문이다. 민 후보는 직접 위촉장을 수여하며 “기업의 언어와 산업 현장의 속도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분”이라며 “대한민국 경제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AI·에너지·미래산업 중심의 전남광주 대전환 전략을 함께 설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주은기 고문은 AI 등 미래산업을 지역 산업 생태계에 안착시킬 핵심 조력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후원회장에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정성택 전 전남대 총장, 양동호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이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김원이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 주철현 국회의원, 박기영 순천대 교수(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가 맡았다. 상임선대위원장에는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전남·광주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한다. 선대위 실무를 총괄하는 총괄상황본부장에는 윤주식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선임됐다. 법률지원단장은 민심캠프 공명선거감시단장을 지낸 양은숙 변호사가 맡아 선거 전반의 법률 대응과 공정선거 감시를 지원한다. 비서실장에는 김대중 민선7기 광주광역시 비서실장, 공동조직본부장에는 정장우 민선7기 광주광역시 정무특별보좌관과 변원섭 전 한국능률협회 공공혁신본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수석대변인에는 윤난실 전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이, 공보단장에는 김기봉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선임됐다. 방송TV토론본부장에 박태명 전 kbc 광주방송 편성제작국장, 메시지실장에 이정우 전 더불어광주연구원장, 정책본부장에 이민철 전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 총무본부장에 박수미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임명됐다.
  • 이정선 전남광주교육감 후보 ‘수능만점펀드’ 공약…“사교육 없이도 수능 만점”

    이정선 전남광주교육감 후보 ‘수능만점펀드’ 공약…“사교육 없이도 수능 만점”

    지난해 광주에서 10년 만에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배출된 가운데, 전남·광주 통합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정선 후보가 공교육 중심의 입시 지원 플랫폼인 ‘수능만점펀드’ 구상을 내놓으며 교육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 후보는 10일 “광주가 축적해 온 진학 노하우를 전남까지 확산해 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교육 플랫폼을 통해 공교육의 힘으로 수능 만점과 명문대 진학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제시한 ‘수능만점펀드’는 단순한 장학사업을 넘어 공교육 기반 진학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비롯해 AI 기반 진학 컨설팅, 방학 집중학습 프로그램인 윈터스쿨 운영 등을 통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교육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특히 “경제적 여건 때문에 교육 기회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여주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의 참여형 펀드 모델을 교육 분야에 접목해 시민과 함께 지역 인재를 키우는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주 교육계 안팎에서는 최근 수능 만점자 배출을 계기로 지역 공교육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공약이 ‘공교육 회복’과 ‘교육격차 해소’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겨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AI 기반 맞춤형 진학 지원과 지역 연계 학습 프로그램 확대는 농어촌 학생들의 입시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 박지현, 마침내 WNBA 무대 나선다…LA스팍스 최종 로스터 포함

    박지현, 마침내 WNBA 무대 나선다…LA스팍스 최종 로스터 포함

    정선민과 박지수에 이어 박지현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를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밟게 됐다. 박지현의 소속사 에픽스포츠는 8일 “박지현이 WNBA LA 스팍스의 정규시즌 최종 로스터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LA 스팍스도 홈페이지에 13명의 로스터명단에 박지현의 이름을 올렸다. 등번호 6번을 부여받은 박지현은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은 신인으로 표기돼 있다. 2023~24시즌을 마치고 아산 우리은행을 떠나 뉴질랜드, 스페인, 호주 등에서 해외 도전을 이어온 박지현은 지난달 LA 스팍스와 루키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트레이닝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로스터 진입을 위한 생존 경쟁에 돌입한 박지현은 4일 포틀랜드 파이어와의 경기에 출전해 9분 32초를 뛰면서 2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 경기뿐이었지만 박지현의 가능성을 확인한 구단은 그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개막최종로스터에 포함되면서 박지현은 정선민, 박지수에 이어 역대 한국 선수 3호 WNBA리거가 됐다. 정선민은 2003 W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시애틀 스톰에 지명됐고 박지수는 2018 W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로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박지현은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와 시즌 첫 경기에서 미국 무대 정식 데뷔를 노린다.
  • 고향사랑 기부자 대상 ‘관광 패스권’ 뜬다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의 지역 방문 유도와 함께 지역민과 같은 관광시설 할인 혜택으로 예우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경북 울진군은 기부 참여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문화관광시설 감면 혜택을 담은 ‘울진사랑패스’를 5월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울진사랑패스는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온라인 기부 혜택증으로, 기부자에 대한 예우 강화와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체감형 혜택 제공을 위해 마련됐다. 패스권은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10만원 이상 기부 시 즉시 발급되고,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시설 매표소에서 신분증과 함께 제시하면 군민 요금과 동일한 수준의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강원 정선군도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정선와와패스’를 지급한다. 특히 최근 1년간 기부자에게도 자동 발급으로 패스권을 제공해 제도 시행에 따른 혜택 대상자를 크게 늘렸다. 패스를 제시하면 병방산군립공원 스카이워크와 아리랑박물관을 무료 입장할 수 있다. 전남 목포시도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목포사랑패스’를 발급해 어린이바다과학관, 목포시티투어, 목포문학관 등 관광지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실질적인 예우를 높여 기부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방문을 유도해 지역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예우 프로그램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 아픈 과거 품은 물길에… 다시, 치유가 차오른다[서울 로드]

    아픈 과거 품은 물길에… 다시, 치유가 차오른다[서울 로드]

    병자호란 ‘환향녀’ 슬픔이 서린 곳과거 씻는다는 의미로 몸 씻게 해50년간 버려졌던 유진상가 지하는빛의 예술길 ‘홍제유연’으로 재탄생커피와 함께 인공폭포서 ‘폭포멍’도 ‘길에는 주인이 없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에 이렇게 썼다. 소설가 김훈은 ‘허송세월’에서 ’“길은 소통의 통로란 의미”라고 풀었다. 오래 전부터 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재화, 서비스가 움직이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처럼 길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풍경이며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600여년 역사의 서울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쫓겨갔던 유배길부터 3·1 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두 번의 탄핵 촛불까지, 역사의 변곡점마다 길이 있었다. ‘서울 로드’에서 길에 스며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보려 한다. “제 외아들의 처가 청나라에 잡혀갔다가 몸값을 주고 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아들의 배필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선조의 제사를 받들 수 없습니다. 이혼하고 새 장가를 들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1638년 3월 11일 ‘인조실록’ 중 우의정 장유의 상소문) “제 딸이 청나라군에 사로잡혀 있다가 몸값을 주고 귀국했는데, 사위가 다시 장가들려 합니다. 원통해서 못 살겠습니다.”(같은 날 전 승지 한이겸의 상소문) 병자호란(1636~1637년) 때 청나라에 끌려간 이들은 50만~60만명. 다수가 여성이었다. 일부는 온갖 고초를 겪고 다시 고향 땅을 밟았지만, 정절을 강조하던 조선 사회는 이들을 죄인 취급했다. ‘환향녀’(還鄕女)란 주홍글씨를 덧씌웠고, 잡혀갔었다는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인조실록’에서처럼 사회적 논란이 됐다. 급기야 인조가 “홍제원(弘濟院) 냇물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면 죄를 묻지 않겠다”고 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럼에도 돌아갈 수 없었던 여성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고 왕의 큰 은혜에 감사한다는 의미의 ‘홍은동(弘恩洞)’이 됐다는 속설이 있다. 북한산에서 발원해 홍제동, 남가좌동, 성산동을 거쳐 한강에 이르는 홍제천에는 ‘살아서 돌아온 죄’를 짊어져야 했던 환향녀의 슬픔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소거’되기를 강요받았지만, 살아내려 했던 여성 캐릭터를 다뤄 화제를 모은 드라마 ‘연인’과 연극 ‘나비’로 변주됐다. 홍제천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중국 사신이 묵는 홍제원에서 유래했다. 의주를 거쳐 평양, 개성을 찍고 도착한 명, 청 사신이 무악재를 넘어 궁궐에 도착하기 전 의관을 정돈하는 숙소였다. 중국으로 출발하는 학자, 상인도 왕래하던 교통 요지다. 홍제원 건물은 남아 있지 않지만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 표지석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930~40년대 홍제천 일대는 경성이 확장되면서 도시 빈민이 몰려든 사대문 밖 대표적인 달동네였다.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글에 종종 등장하는 현저동에 대한 묘사를 보면 그때 생활상을 짐작할 만하다. “막상 내가 도달한 어머니의 서울 살림은 형편없이 궁색한 것이었다. 반듯반듯한 기와집 동네를 다 그냥 지나쳐 꼬불꼬불한 길을 한없이 기어올라가 깎아지른 듯한 축대 끝에 제비집처럼 매달린 초가집의 우중충한 문간방이 어머니의 서울 살림집이었다.”(‘나 어릴 적에’) 조선시대 중요한 육상교통로 중 하나였던 의주로는 박정희 정권에서 ‘통일로(서울역~파주 통일대교)’라는 새 이름을 얻고, 서울 서북권역의 교통 요지로 계속 기능했다. 1968년은 1·21 사태(김신조 사건)와 푸에블로호 사건,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 등 군사적 긴장이 한껏 고조된 시기다. 3선 개헌을 준비하던 박정희 정권은 국민 불안감을 활용해 정치적 저항을 억누르는 전략을 취했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구호가 ‘싸우면서 건설하자’였다. 이 흐름 속에 세워진 건축물이 유진상가다. 홍제천을 덮은 시유지에 1970년 지어진 유진상가는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이자 랜드마크였다. 세대별 분양 면적이 최소 33평, 최고 68평에 달했다. 상가아파트임에도 고급 공동주택을 일컫던 ‘맨션’이란 명칭이 붙은 까닭이다. 유진상가는 서울 서북부가 뚫렸을 경우에 대비해 일반 건축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지어졌다. 당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방어선은 구파발이다. 북한군이 구파발 저지선을 뚫고 청와대나 세종로로 진출하려면 반드시 홍은사거리를 거쳐야 했다. 구파발에서 6㎞ 남짓 떨어진 이곳에서 세검정길을 거쳐 청와대까지 5㎞, 정부중앙청사까지 4㎞ 거리였다. 유진상가 1층에 거대한 기둥(필로티)을 세우고 공간을 확보해 유사시 아군 전차의 엄폐 진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까닭이다. 하부 기둥을 부술 경우 아파트가 넘어지면서 거대한 대전차 장애물 역할도 하도록 지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유신 시대를 상징하는 유진상가 위로 1995년 내부순환도로가 개통했다. B동의 절반인 4, 5층이 뜯겨나가고 회색빛 그늘이 드리웠다. 낙후한 부도심인 데다, 지하 주차장이나 엘리베이터도 없고 소음과 분진이 심각했다. 점점 흉물 취급을 받았고, 2010년대부터 재건축 민원이 제기됐다. 서대문구청이 사업시행자를 맡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고 지난 4월 최고 49층 규모의 주거복합시설로 바꾸는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50년 동안 막혀 있던 유진상가 지하의 홍제천은 2019년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군사 목적으로 폐쇄됐던 지하통로를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재생했다. 홍제천을 따라 흐르는 인연이란 의미로 ‘홍제유연(流緣)’이란 이름을 붙였다. 유진상가를 지탱하는 100여개 기둥 사이 물길을 따라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콘크리트는 캔버스가 되고 물이 스크린이 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온기’의 작가(팀코워크)는 “조선시대 환향녀 이야기에 비춰진 홍제천은 억울하게 외면받던 여성들을 위한 치유의 장소다. 따뜻한 온기를 담은 빛의 향연으로 평온한 정서를 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유진상가에서 걸어서 홍제천 변 산책로를 40분쯤 거슬러 올라가면 물길이 좁아진다. 홍제천 상류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위해 찾던 장소다. 특히 비 온 뒤 폭포의 모습이 장관이라는 세검정(洗劍亭)이 으뜸이다. 요즘 말로 ‘물멍’ ‘폭포멍’을, 당시에는 관창(觀漲·비 온 뒤 폭포 구경)이라고 했다.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은 ‘유세검정기’에서 ‘우두커니 앉아만 있어도 좋기에 / 시 다 짓고도 어서 가자 말하지 않노라’라고 묘사했다. 노년의 겸재 정선(1676~1759)은 이를 그림으로 남겼다. 세검정이란 이름은 인조반정 때 이귀·김유 등이 모여 광해군 폐위를 결의하고 칼날을 씻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정자 앞 너른 바위는 조선왕조실록 편찬자들이 비밀 유지를 위해 원고 종이를 씻어낸 세초(洗草) 작업의 현장이다. 현재 세검정은 1941년 화재로 불타 주춧돌만 남아 있던 것을 1977년에 복원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서울도성과 북한산성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탕춘대성의 성문 ‘홍지문’도 가까이에 있다. 홍제천 옆 옥천암 바위에는 마애보살좌상이 앉아 흐르는 물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정하면서 이곳에서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이 있다. 홍제천 상류의 지류인 백사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추사 김정희의 별장터(별서터)가 나온다. 홍제천의 또 다른 이름인 모래내는 1960년대 형성된 남가좌동 모래내시장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맑은 물에 모래가 많아 생긴 이름이다. 장마철이 돼야 물이 흐르는 ‘건천’이었던 홍제천은 요즘 사계절 물이 흐르는 산책로로 바뀌었다. 2008년부터 펌프로 한강에서 상류까지 물을 끌어올렸다. 봄에는 벚꽃, 개나리가, 가을이면 단풍이 흐드러진다. 천변을 따라 달리는 러닝 크루, 자전거 족도 적지 않다. 안산(鞍山) 자락의 홍제천 인공폭포는 커피와 함께 ‘폭포멍’을 즐길 수 있는 또다른 명소다.
  • “손님 아닌 가족”…고향사랑기부자 대상 관광 패스권 뜬다

    “손님 아닌 가족”…고향사랑기부자 대상 관광 패스권 뜬다

    ‘패스권’을 제공해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의 지역 방문 유도와 함께 지역민과 같은 관광시설 할인 혜택으로 예우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경북 울진군은 기부 참여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문화관광시설 감면 혜택을 담은 ‘울진사랑패스’를 5월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울진사랑패스는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온라인 기부 혜택증으로, 기부자에 대한 실질적인 예우 강화와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체감형 혜택 제공을 위해 마련됐다. 패스권은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10만원 이상 기부 시 즉시 발급되고,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시설 매표소에서 신분증과 함께 제시하면 군민 요금과 동일한 수준의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강원 정선군도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정선와와패스’를 지급한다. 특히 최근 1년간 기부자에게도 자동 발급으로 패스권을 제공해 제도 시행에 따른 혜택 대상자를 크게 늘렸다. 패스를 제시하면 병방산군립공원 스카이워크와 아리랑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현재 시설 보강 중인 가리왕산 케이블카 재개장 시에도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전남 목포시도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목포사랑패스’를 발급해 어린이바다과학관, 목포시티투어, 목포문학관 등 관광지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실질적인 예우를 높여 기부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방문을 유도해 지역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부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예우 프로그램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했다.
  • [단독] 성착취 피해자 지원 220만원… 가해자 수용 비용 3000만원[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성착취 피해자 지원 220만원… 가해자 수용 비용 3000만원[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성착취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에게 정부가 쓰는 1인당 연간 예산은 220만원 남짓이다. 가해자가 교정시설에 수용됐을 때 들어가는 비용(1인당 약 3000만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수용 비용은 의식주와 인건비, 시설 운영을 모두 포함한 액수여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격차가 크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6일 서울신문이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성평등가족부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전국 17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지원센터) 운영 예산으로 26억 8800만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지원센터가 누적 지원한 아동·청소년 1226명으로 나누면 1인당 220만원꼴이다. 지원센터는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의료·법률 지원, 심리치료를 맡는다.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한다. 2021년 출범해 올해 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지원의 보폭은 좁다. 피해자는 2021년 727명에서 지난해 1226명으로 69%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예산은 18억 9800만원에서 22억 2200만원으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지원센터 1곳당 배정된 예산은 1억 5800만원이다. 센터장과 상담사(평균 3.9명)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하다. 단순 계산으로도 상담사 한 명이 연간 18명 안팎의 피해 아동을 떠안는 구조다. 인건비 부담은 한층 무겁다. 전국 지원센터 직원 50여명에게 최저임금만 지급한다고 가정해도 인건비 총액이 전체 예산의 절반을 넘는다. 현장의 어려움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차량 지원이 없어 상담사 개인 차량으로 서울시의 2~3배에 이르는 권역을 도는 센터도 있다. 정선영 수원여성인권센터 돋움 대표는 “피해 아동의 마음의 문을 여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한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성착취를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 대응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중앙·지역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인력 확충, 성평등부·경찰청 등의 원스톱 대응협력체계 구축이 세부 과제로 제시돼 있다. 김수현 십대여성인권센터 변호사는 “성착취물 삭제와 같은 기술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일상 회복 지원뿐 아니라 예방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성평등부 관계자는 “피해자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인력과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주말엔 겸재 정선과 미술 산책을…오는 9일 ‘겸재문화예술제’

    주말엔 겸재 정선과 미술 산책을…오는 9일 ‘겸재문화예술제’

    서울 강서구는 오는 9일 겸재정선미술관과 궁산근린공원 일대에서 ‘제10회 겸재문화예술제’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겸재문화예술제’는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등을 남긴 진경산수화의 거장 겸재 정선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5년 처음 시작됐다. 양천현(현 강서구)의 현령으로 머물던 겸재 정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주민이 어우러지는 강서구 대표 문화예술 축제다. 특히 올해는 겸재 정선 탄생 350주년을 맞아 행사가 더욱 풍성하고 뜻깊어졌다. 최근 야외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 겸재정선미술관을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먼저 예술제의 대표 행사인 ‘제21회 겸재전국사생대회’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궁산근린공원과 겸재정선미술관 일대에서 열린다. 전국의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이 겸재가 사랑한 궁산의 풍경과 봄날의 정취를 화폭에 담을 예정이다. 오후 1시부터는 미술관 3층 야외무대에서 보컬, 클래식 연주, 요들송 등을 선보이는 ‘문화예술한마당’이 진행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미술관 1층 앞마당 체험존에서 전통놀이를 재해석한 ‘뉴트로 놀이마당’, 예술작품 만들기, 네일샵, 페이스페인팅 등 체험부스가 마련될 예정이다. 곳곳에서 전시도 즐길 수 있다. 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겸재 정선 탄생 350주년 기념 특별전 ‘소나무, 늘 푸르른’이, 궁산근린공원 사생대회 길 일대에서는 ‘2025년 겸재전국사생대회 수상 작품전’과 ‘겸재 시화전’이 함께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겸재 정선 탄생 35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게 마련된 이번 축제에서 가족과 함께 봄날의 예술 감성을 마음껏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단독]성착취 그 놈 3000만원 vs 피해 소녀 220만원…두 번 울리는 예산[소녀에게]

    [단독]성착취 그 놈 3000만원 vs 피해 소녀 220만원…두 번 울리는 예산[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피해자 69% 증가했는데 예산은 17%↑인력·지원차량 태부족…열악한 현장성착취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에게 정부가 쓰는 1인당 연간 예산은 220만원 남짓이다. 가해자가 교정시설에 수용됐을 때 들어가는 비용(1인당 약 3000만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수용 비용은 의식주와 인건비, 시설 운영을 모두 포함한 액수여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격차가 크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6일 서울신문이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성평등가족부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전국 17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지원센터) 운영 예산으로 26억 8800만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지원센터가 누적 지원한 아동·청소년 1226명으로 나누면 1인당 220만원꼴이다. 지원센터는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의료·법률 지원, 심리치료를 맡는다.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한다. 2021년 출범해 올해 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지원의 보폭은 좁다. 피해자는 2021년 727명에서 지난해 1226명으로 69%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예산은 18억 9800만원에서 22억 2200만원으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지원센터 1곳당 배정된 예산은 1억 5800만원이다. 센터장과 상담사(평균 3.9명)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하다. 단순 계산으로도 상담사 한 명이 연간 18명 안팎의 피해 아동을 떠안는 구조다. 인건비 부담은 한층 무겁다. 전국 지원센터 직원 50여명에게 최저임금만 지급한다고 가정해도 인건비 총액이 전체 예산의 절반을 넘는다. 현장의 어려움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차량 지원이 없어 상담사 개인 차량으로 서울시의 2~3배에 이르는 권역을 도는 센터도 있다. 정선영 수원여성인권센터 돋움 대표는 “피해 아동의 마음의 문을 여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한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 상담 지원과 연계 기관 협력도 피해 회복을 위해 필요하지만, 지금은 피해 아동에 대한 지원도 빠듯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성착취를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 대응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중앙·지역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인력 확충, 성평등부·경찰청 등의 원스톱 대응협력체계 구축이 세부 과제로 제시돼 있다. 김수현 십대여성인권센터 변호사는 “성착취물 삭제와 같은 기술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일상 회복 지원뿐 아니라 예방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희 의원은 “피해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지역 지원센터가 최소한의 인력과 예산으로 버티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지원센터의 인력과 예산을 현실화해 피해 발견부터 상담, 삭제 지원, 의료·법률·심리치료, 일상 회복까지 즉각적이고 촘촘한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성평등부 관계자는 “피해자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인력과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어린이날의 비극… 교육계, 유세 멈추고 “애도”

    가장 행복해야 할 어린이날 새벽, 광주시민들은 비보에 잠겼다. 꿈을 키워가던 고교생이 일면식도 없는 20대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는 참변이 발생하면서, 지역 교육계는 선거 유세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지역 교육 수장을 자처하며 유세에 한창이던 후보들은 일제히 애도 성명을 내고 선거운동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 현 광주교육감인 이정선 후보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비극 앞에 교육자이기 이전에 어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후보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비상식적 범죄에 분노와 슬픔을 통감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 전남교육감인 김대중 후보도 초등교사노조의 설문 결과를 인용하며 이번 사건의 비극성을 더했다. 어린이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장 안전해야 할 시간에 비극이 발생했다는 점을 짚었다. 김 후보는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기 전에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하루를 보내야 할 삶의 공간”이라며 애도를 표하고 잠시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광주·전남 시도민공천위원회 단일 후보인 장관호 후보 역시 “한 아이의 삶이 피지도 못한 채 허망하게 꺾인 사건 앞에서 가슴이 찢어진다”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앞서 비극이 된 ‘어린이날’ 사건은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 인근 인도에서 고교 2학년 A 양이 흉기에 찔렸다. A 양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고교 2학년 B 군도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다. A 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B 군은 전북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있다. 경찰은 두 고교생에 흉기를 휘둘러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용의자인 20대 C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 경찰, 모스 탄 ‘李대통령 소년원설’ 美발언 각하…“공소권 없음 결론”

    경찰, 모스 탄 ‘李대통령 소년원설’ 美발언 각하…“공소권 없음 결론”

    경찰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청소년 시절 강력범죄 연루설을 제기한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의 미국 내 발언 고발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다만 탄 교수가 국내에서 한 발언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중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시민단체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탄 교수를 고발한 사건을 지난달 9일 각하하고 검찰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탄 교수는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 빌딩에서 열린 ‘국제선거감시단’ 주최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한 소녀의 살해 사건에 연루되어 소년원에 수감됐고 그 때문에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7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경찰은 탄 교수가 미국 국적의 외국인인 점, 해당 발언이 이뤄진 장소 역시 미국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소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탄 교수가 한국에 입국해 행한 다른 발언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자유대한호국단 고발 건 외에 접수된 다른 고발 사건들에 대해서는 혐의점이 있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탄 교수에 대한 입국 시 통보 조치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탄 교수는 그간 한국의 부정선거 의혹 등의 음모론을 반복적으로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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