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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칼럼] 盡善盡美한 정책은 없다

    외치(外治)는 내치(內治)의 연장이라고 한다.한 나라 안의 총체적인역량이 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나라 바깥을 향하는 외교적인 힘도그만큼 약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엔 외교는 잘 되고 있는데 나라 안의 사정은 왜 이렇게 부실한가 하는 의문이 절로 생긴다.그렇다면 외치와 내치를 잇는 연결고리는 무엇이며 그 양자의 간격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달 중순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23일부터는 ‘아세안+한·중·일 3국’회의에 참석하는 등 연이은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다.지난 번 APEC외교에서는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연쇄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정착을 위한 외곽 여건을 재조율했고 이번 아세안 외교는 동남아 건설진출 확대,경제위기 공동대처 등 경제외교에 치중하고 있다.이뿐인가. 김대통령은 이미 6·15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분단 반세기 만에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 대통령으로서 노벨평화상까지수상했다.외치에 관한 한 더할 나위 없는 업적을 남겼다.최근APEC정상회의에서 각종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보면 우리의 총체적인 국가역량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나라 안의 역량이 바깥에서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도 지금 일반이 느끼고 있는 내정(內政)은 그렇지가 못한 게 사실이다.대학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해 한숨을 쉬고 있고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은 정치 싸움에 볼모로 잡혀 있다.농민들은 부채경감을 주장하며 고속도로를 점거하는가 하면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때아닌 동투(冬鬪)를 벼르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분명히 졸업했는데도 서민들의 마음이 답답하기는 3년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빛나는 외교와 따분한 내정 사이에 놓인 갭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이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정상외교는 대통령 혼자서라도 외롭게 수행할 수 있지만 내정은 대통령 혼자서는 결코 수행할 수가 없다.국무총리 이하 내각과 각 행정부처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집권여당이 국회의 입법활동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렇게 되기위해서는 권력체계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움직여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권력이 제도화되고 제도화된 권력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된다는 것이다.권력이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권한이위임되면서 그만큼 책임이 뒤따라야 하며 임기응변식의 문제해결이아니라 법과 원칙에 의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뜻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대단히 나쁜 풍조가 팽배하고 있다.“떼쓰고 시끄럽게 하면 얻게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이런 풍조가 생겨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보면 다양한 이해관계가 조정되는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런 풍조가 점차 만연되어가는 조짐이 보이는 데는 그동안 정부가 구사해 온 문제의 대처방식이 이같은 현상을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심사숙고 끝에 정책의 분명한 방향과 원칙을 세웠다면 확실하게 집행해야 신뢰가 쌓인다.그런데도 그렇게 하지를 못했던 것이다.반년 가까이 끌어 온 의약분업이나 대우자동차,현대건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 과연 확고한 문제 해결의방향과 의지가 있었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모든 정책은 선택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어떤 정책도 진선진미(盡善盡美)한 정책은 없으며 51%의 찬성에 의해 채택되면 나머지 49%의 입장을 가급적 반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정부는 각 이해집단에 ‘듣기 좋은 말’만을 해서는 안 된다.‘들어 줄 것과 못들어 줄 것’을 확실히 구분해야 하며 이같은 구분은 위 아래 직책간에도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성공한 외치는 그동안 성공한 내치의 탄력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이러한 탄력이 시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원칙과 법에 의해 소신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이경형 수석 논설위원 khlee@
  • [사설] 성과 큰 APEC 정상외교

    브루나이에서 열린 제8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는 국제투기자금(헤지펀드)에 대한 국제적 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뉴라운드를 가급적 내년에 출범시킨다는 데 합의하는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16일 폐막됐다.특히 4박5일간에 걸친 이번브루나이 방문일정을 마치고 오늘 귀국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APEC 정상회의를 결산하는 정상선언문의 의제 채택을 주도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주변 4강과의 협력체제를 다졌다. 김대통령이 지난 1998,1999년 연차 회의에서 잇달아 제기한 헤지펀드 모니터링 채널 설치에 각국이 동조한 것은 이번 정상외교의 큰 성과다.또 APEC의 당면 최대 쟁점이었던 WTO 뉴라운드를 내년중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우루과이 라운드의 뒤를 잇게 될 새로운 국제무역질서의 수립을 가속화시키게 됐다는 점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이다.WTO 뉴라운드는 급변하는 세계무역환경 속에서 농산물과 서비스,공산품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유무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더욱이 김대통령이 제시한 회원국간 초고속 정보통신망 연결,개도국 네트워크 구축 등 7개 APEC 협력사업이 37개 항의 정상선언문에 모두 반영됨으로써 김대통령이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오는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키로 확정한 것도 이같은 이니셔티브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 기간중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과 연쇄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화해 협력을 심화시키기 위한 외곽 여건을 재조율했다.남북관계와 북·미,북·일관계가 상호보완적으로 진전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시킨 것을 비롯,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정례화,북한의 APEC 참여를 위한 정지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이다.이밖에 쌍무적인 관계에서도 많은 실적을 올렸다.푸틴 러시아대통령과는 경원선과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연결을 통해 남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참여하는 3각 경제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했고 브루나이 국왕과는 현대건설 미수금 문제를 거론,해결을 약속받는 성과도 거뒀다. 김대통령의 이러한 외치(外治)의 결실이산적한 국내 각종 현안들을해결하는 내치(內治)의 탄력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역내 경제협력체제로서 APEC의 앞날은 반드시 장밋빛 만은 아니다. 각국은 무역자유화라는 총론에서는 공감하지만 자국의 이해가 걸린각론에서는 저마다 입장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곧 닥칠 WTO 뉴라운드출범에 따른 의제협상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이같은 입장차이를극복하면서 어떻게 역내 협력을 제고해 나가느냐가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金대통령 올 마지막 ‘정상외교’ 시동

    [반다르 세리 베가완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3일부터 제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출국,올 마지막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브루나이 방문에 이어 오는 23∼29일 ‘아세안(ASEAN)+한·중·일’ 정상회의 참석,다음달 8∼13일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국가 방문을 끝으로 2000년 정상외교의 대미(大尾)를 장식한다. 올 정상외교의 최대 성과는 뭐니뭐니 해도 지난 3월 초 유럽순방 도중,베를린대학에서 밝힌 ‘베를린선언’을 시작으로 물꼬를 튼 남북관계 개선을 들 수 있다.앞으로 전개될 정상외교에서는 여러 현안이있지만,결국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총리,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정상들과 연쇄회담을 갖는 것도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ASEAN+3’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한·중·일 3국 정상과의 개별회담도 마찬가지다. 김대통령이 이 때 남북한이 중심이 되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담보하는 형식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제기할지 벌써부터 관심을모으고 있다.분위기가 성숙되었다고 판단되면,김 대통령이 ‘4자회담’의 재개를 본격 거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또 잇단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APEC 참여를 위해 회원국정상들의 지지를 본격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실히 마련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아울러 APEC 회원국들과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세일즈외교’에도 적극성을 띨 것으로 관측된다.주요 산유국인 브루나이 볼키아 국왕과 국제유가 안정 및 국내 도입원유의 안정수급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려는 것도 이의 연장으로여겨진다. yangbak@
  • 印尼 와히드대통령 부부 신체불편 감싸며 정상외교

    20일 ASEM 개막식에선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부와 이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좌하는 둘째딸 자니바 아리파챠프소 라흐만씨(26)가 눈길을 끌었다. 예니란 애칭의 자니바씨는 시각 장애를 겪고 있는 아버지 와히드 대통령과 교통사고로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어머니 신타 여사를 모든공식 일정에서 수행했다. 행사준비위측은 신타 여사의 자리를 가장바깥쪽에 마련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여사도 이들 부부에게 따뜻한 경의를 표시하며맞는 모습. 와히드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작은 거인’.수하르토 일가의 재판 중단과 경제 성장 둔화로 내치에서 잃은 점수를 ASEM 외교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회의에 참석했다는 것.신타 여사도 남편에게 힘이 되고자불편한 몸을 이끌고 서울행을 결심했다.신타 여사는 20일 공식 행사외에도 정상부인들의 창덕궁 비원 관람에서 전통 의상 차림의 단아한자태를 드러내며 활발한 ‘내조 외교’를 펼쳤다. 이동미기자 eyes@
  • 클릭 아셈/ 한국을 ‘잃어버린’ 행사장

    무형의 이미지를 상품으로 사고파는 시대다.정상외교 현장이라고 다를 건 없다.아셈서울은 어떨까. 26개국 정상들과 함께 행사에 걸음한 외국 손님은 줄잡아 3000여명.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내 미디어센터에 진을 친 외신기자들만 600명이 넘는다.모두가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아셈서울의 ‘이미지 외교’에 유감이 많아지는 건 그래서다.행사장안팎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새겨줄 만한 근거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컨벤션센터 1층 식당 입구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운영하는 전통식품 무료 시식 코너가 유일무이한 문화외교 현장.2∼3일의 짧은 행사일정이긴 하지만 배려할 여지는 얼마든 있었을 것이다. 다시 발 아래 지하 1층 코엑스몰로 내려가 본다.아시아 최대라고 입이 닳도록 자랑해온 3만6,000여평의 거대 지하 도시.온갖 ‘외제’패스트푸드점에 통제된 회의장 입구를 ‘쏴보며’ 지나가는 쇼핑객들,시간만 때우고 앉은 전경들….안타깝다 못해 민망해진다.‘여기는한국’이라고 말해주는 구석이 단 한 뼘도 없는데야. 아셈은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다.회의장 건물이 통째로 문화상품이돼도 근사하지 않았을까.하다못해 토산품 가게 하나,사물놀이 한마당이라도 마련할 순 없었을까.그랬더라면 잠깐이나마 외신 카메라 몇대는 시민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을 거다.코엑스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국제회의를 치러야 할 곳이다.먼데서 온 손님들에게 안겨보낼 ‘서울의 메타퍼’ 하나쯤은 장만해둘 일이다. 황수정 문화팀기자 sjh@
  • ASEM SEOUL 2000 D-2/ 이모저모

    아셈(ASEM) 회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17일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의 국빈 방한으로 정상들의 입국이 본격화됐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ASEM 회의장과 공항,호텔은 정상맞이에 분주한가운데 막후에서도 서울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막바지 점검과 협상에 비지땀을 흘렸다. ■주 총리 입국 ASEM 회원국 정상국 중 처음으로 서울에 온 주 총리는 6명의 장관을 비롯,120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공항을통해 입국했다. 일본에서의 5박6일간의 공식방한을 마치고 이날 저녁 서울에 온 주총리는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들을 접견한 것외에는 별다른 일정 없이 서울 첫 밤을 보냈다.중국은 ASEM 서울회의참가국 중 두번째로 많은 30여명의 취재단이 수행하고 있어 이번 국빈방문과 서울회의에 거는 관심과 기대를 반영했다. ■막바지 진통 서울회의에서 채택될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 문안 작성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둘러싼 회원국간 이견이 제기돼진통을 겪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서울선언 초안에‘대량파괴무기(WMD)’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은 북한을 겨냥한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하고 있고 있으며 이에따라 이 문제를 놓고 막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서울 선언’ 초안을 만들 당시 WMD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나,각 회원국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유럽과 일본의 요청으로 “WMD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문장을 포함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화해협력과 평화정착에 대한 지지라는 서울선언의 근본 취지와는 큰 관계가 없는 것인 만큼 중립적인 자세로 양측간 의견조정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활발한 양자회담 98년 런던 정상회의 이후 2년만에 다시 서울에 모이는 아셈 회원국 정상들은 20,21일 이틀간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3차례의 정상회의 등 공식행사 외에도 막간을 이용,자국과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국가 정상들과도 양자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제3국간 양자 정상회담은 7건.아셈 창설을 처음 제안한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총리는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를 만난다.특히 주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독일 스페인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5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갖는 등 회원국 가운데가장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친다.이밖에 외무장관 간에도 22건의 개별적인 만남이 준비돼 있다. ■일부 정상 불참 ASEM에 정상이 참석하는 나라가 21∼22개국으로 줄어들 것 같다. 외교부 당국자는 “필리핀과 베트남,벨기에, 그리스 정상의 참석이어렵게 됐으며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의 참석은 유동적”이라고말했다. 벨기에는 루이 미셸 부총리가,그리스는 엘리사벳 파파조이외무교체장관이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황성기 홍원상기자 wshong@
  •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성과·전망

    인류사상 최대의 외교무대 밀레니엄 정상회의가 8일 오후(현지시간) ‘밀레니엄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됐다.정상들은 기조연설과,원탁회의,5개 상임 이사국 정상회의 등 3일 동안 치러진 다양한 회동을통해 만들어낸 합의 선언문에서 “유엔이 인류에게 불가결한 ‘공동의 집’으로 평화와 협력,개발의 보편적 이상을 실현할 기구”라는점을 확인하고 공동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결의를 다짐했다. ◆성과 세계 147개국 지도자들이 유엔이라는 틀 속에서,21세기 유엔의 역할 강화에 한 목소리를 내고 지구촌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 특히 안보리 15개 이사국 정상들이 자리를 함께 해 지구촌의 숙제인지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안보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을 강화키로 한 것은 큰 성과다.정상들은 2015년까지 지구촌의 기아와 질병을 없애고 국제사회의 그늘인 아프리카 지원 필요성에대해 공감했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된 원탁회의는 모든 참가국이 4개 그룹별비공개 토론을 함으로써 이해대립 국가간 상호이해를 높이는 역할을했다는 평가다. 또 선언문에 유엔의 최고 정책결정기구인 총회의 위상을 회복시키기로 명시,유엔이 강대국 중심의 기구에서 지구촌 모두의 기구로 거듭날 수 있는 시발점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회의론 그러나 이같은 모든 성과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말의 잔치’에 불과할 것이란 시각도 만만찮다.강대국 중심의 국익우선 외교가강화되는 시점에서 선언문의 다짐들은 ‘상징성’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다음주부터 속개되는 총회에서 179건의 의제들이 정상회의 논의 방향에 따라 구체화될 예정이지만 어느정도 반영되고 실행에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회의론자들은 밀레니엄 선언에도 불구,국제사회의 힘과 경제력 구도가 확고한 이상 유엔이 ‘서구 강대국들의 지구촌 지배 도구’라는오명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양한 기록 상당기간 깨지질 않을 기록들을 남겼다.100명의 국가원수(대통령 또는 국왕),47명의 정부수반(총리)이 참석,사상 최대의정상외교가 펼쳐졌다.국가간 공식,비공식 회담은무려 700여건.취재진도 5,500명에 달했고 유엔 웹사이트 접속은 하루 350만건에 달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간 첫‘조우’ 등 정상들의 다양한 회동과 의전문제로 인한 북한 대표단의 돌발적 불참 등 외교 일화도 만발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金대통령 행보

    [뉴욕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저녁(한국시간)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 및 개회식 참석을 시작으로 유엔 정상외교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김 대통령은 북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 불발을 안타깝게 여기며 향후구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셉션 김 대통령은 유엔본부 ‘노스 델리게이츠 라운지’에서 열린 유엔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에 통역만 수행한 채 참석,유엔 의전장의 소개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공동의장국인 나미비아의 누조마 대통령,핀란드 할로넨 대통령 등과 인사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이어 160여개국 정상들과 나란히 서 커피,토스트 등 간단한 조식을 들며 남북정상회담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으며 유엔의전관의 안내로 다른 정상들과 함께 총회장으로 이동,개막식에 참석했다. ◆개막식 유엔 공동의장 2명과 아난 사무총장이 먼저 연설을 한 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32개국 정상들이 5분씩 연설을 하는 순서로진행됐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유엔사무총장부인의 안내로 총회장 지정 좌석에 앉아 개막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개막식이 끝난 뒤 김 대통령은 7일 새벽 노스 델리게이츠 라운지에서 열린 아난 사무총장 주최 오찬 행사에 참석한 뒤 옆방인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오찬 김 대통령은 오찬 행사에서 이번 밀레니엄 정상회의 개최를주도한 아난 총장의 노력과 지도력을 평가하고,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환영 논평과 축하 서한을 보내 준 데 감사를 표시했다. 아난 총장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김 대통령이 인내와 신념을 가지고 추진해 온 대북 포용정책의 성과라며 한국이 국제무대의중견국가로서 21세기 유엔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미·일·중·러 등 각국 정상들과 가벼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개막식 리셉션과 오찬행사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앞다퉈 김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후속조치등에 대해 질문하는 등 6·15 선언 이후 각국의 한반도 정세에 쏠리는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안타까운 남북회담 무산 김 상임위원장의 돌발적인 방미 취소에 김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수행중인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김 상임위원장이 참석했더라면서방국가들에게 이미지를 개선하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북·미간의 일이긴 하나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전세계에 알리려던 우리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져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뒤 다만 개선국면에 들어선 북·미 관계가악화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김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과의 만찬이 무산됨에 따라 이희호여사와 조촐하게 식사를 하며 향후 구상에 몰두했다. ◆남북 정상회담 지지 유엔 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 전문.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공동의장은 금년 6월 평양에서 개최된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과 대한민국 지도자간 정상회담및 양 정상이 합의한 공동선언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통일을 위한 중요한진전으로 환영하며,남북한 양측이 대화과정을 계속 발전시킴으로써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 및 안전에 기여하면서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에이르기를 희망한다. ◆성명 의미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공동의장인 나미비아의 누조마대통령과 핀란드 할로넨 대통령 명의의 남북정상회담 지지성명은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반증으로볼 수 있다. 이는 남북 화해·협력 정책이 국제적 이슈가 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역사상 가장 많은 정상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지구상의 숱한 지역문제 중 유일하게 한반도 진전상황을 특별히 언급한 것으로,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화정착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로 평가할수 있다.평화에 대한 김 대통령의 기여와 역할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된 김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남북간 화해·협력을 환영하는 유엔 최초의 성명이라는 점은 북한의 개방이 되돌리기 어려운 기정사실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 北 金正日통치 2년…‘은둔’서 점진적 개방으로 물꼬 돌려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체제가 5일로 공식 출범 2주년을 맞았다.지난94년 김일성 사후 극심한 경제난과 과도기적 체제불안을 보이던 북한은 마이너스 성장이 둔화되는 등 정치·경제적 안정을 되찾고 있다. 김정일 자신도 최고지도자로서 명실상부한 실권을 장악하고 체제강화와 실리추구를 위해 점진적이지만 구체적인 대외개방을 선택해 나가고 있다. ■대내적 체제안정 선군(先軍)정치를 축으로 체제안정과 경제회복을시도하고 있다.군을 사회질서 유지에서 경제회복에 이르기까지 모든활동의 전면에 내세우고 실권을 부여한 군부중시정책이다.98년 9월5일 북한 최고인민회의(10기 1차)에서 국방위원장을 국가최고직책으로격상시키고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했다.헌법을 개정하고 주석제를 폐지,40년간 지속되어온 ‘김일성 체제’를 마감한 것. 앞서 97년 10월 총비서에 취임한 김정일은 국가와 당·군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 군림하고 있다. ■강성대국 김정일 체제의 국가적 목표다.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틀 위에서 변화된 현실을 수용한 실리추구의 생존전략이다.경제번영과 군사력 강화,사상적 안정 확보를 위한 것이다.대남정책의 획기적인 수정과 대외개방 등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생존을 위해 대남관계의개선과 대외개방의 확대가 합리화되면서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향후 과제 대외개방과 체제유지란 두 가지 명제의 조화가 과제다. 대외개방에 소극적일 경우 경제회복이 어렵고 반면 개방은 체제안정성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이 점에서 제한적이고 단계적인 개방과인적교류의 확대보다는 경제적 실리추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당대회를 통한 북한내 체제정비와 중국·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과의 관계강화도 전망된다. 이석우기자 swlee@. 북한 김정일(金正日) 체제가 5일로 공식 출범 2주년을 맞았다.북한최고인민회의(10기 1차)에서 국방위원장을 국가최고직책으로 격상시키고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한 것이 98년 9월5일.94년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후 극심한 경제난과 과도기적 체제불안을 보이던 북한은 마이너스 성장이 둔화되는 등 정치·경제적 안정을 되찾고있다. ■대내적 체제안정 김정일 자신도 최고지도자로서 명실상부한 실권을장악하고 체제강화와 실리추구를 위해 점진적이지만 구체적인 대외개방을 선택해 나가고 있다.선군(先軍)정치를 축으로 체제안정과 경제회복을 시도하고 있다.선군 정치란 군을 사회질서 유지에서 경제회복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의 전면에 내세우고 실권을 부여한 군부중시정책이다.북한은 98년 주석제를 폐지하는 헌법개정을 단행, 40년간지속되어온 ‘김일성 체제’를 마감했다.김정일은 97년 10월 당 총비서에 취임,국가와 당·군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 군림하고 있다. ■강성대국 김정일 체제의 국가적 목표다.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틀 위에서 변화된 현실을 수용한 실리추구의 생존전략이다.경제번영과 군사력 강화,사상적 안정 확보를 위한 것이다.대남정책의 획기적인 수정과 대외개방 등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생존을 위해 대남관계의개선과 대외개방의 확대가 합리화되면서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향후 과제 대외개방과 체제유지란 두가지 명제의 조화가 과제다.대외개방에 소극적일 경우 경제회복이 어려운 반면 개방은 체제안정성을 흔들수 있기 때문이다.이 점에서 제한적이고 단계적인 개방과 인적교류의 확대보다는 경제적 실리추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당 대회를 통한 체제정비와 중국·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과의 관계강화도전망된다. 이석우기자 swlee@. *남북간 4대 분야별 점검. ■이산상봉 확대. 이산가족 문제는 우리측이 워낙 공을 들이는 부분이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으로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63명의 비전향장기수를 우리측이 기꺼이 송환한 데 대해 어떻게든 성의를 보여야 할입장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재결합이나 이주 등 완전한 해결책까지 염두에둔 것 같지는 않다.사실상 체제 붕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김 위원장이 면회소를 통한 상봉 등 제도화에 대해적극적인 것 같지도 않다.남쪽 가족과 접촉하는 주민들이 갈수록 많아지면 ‘사상 오염’이 커져 상당한 부담이 된다. 따라서 당분간은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같이 홍보효과는 크면서도 단발성인 행사에 주력할 것 같다.최근 남북이 합의한 연내 2차례 추가교환방문이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른 것에서도 짐작이 간다.서신교환도 여러 사람을 만족시키면서도 가족들이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 면회소 설치는 최대한 늦출 것으로 보인다.통일연구원 임순희(林順姬)박사는 “면회소가 설치되더라도 북측은 가급적 적은 규모로 상봉을 주선하는 등 소극적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경제난 해소.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과연 ‘정치는 틀어쥐고 경제는 푸는’중국식 경제 개혁·개방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일까. 장기적으론 몰라도,당장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경제분야의 완전 개방이 체제 전체를 위협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물론 북측이 개성이나 금강산 등 특정 지역만을 개방하는 것은 중국의 초기 경제개방 방식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그러나 운용 방법면에선 사유재산 제도를 불허하고 강력한 사상통제를 실시하는 등확연히 다른 모습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사상무장이 잘 돼있는 극히일부 인사만 남쪽 사람과 접촉하고 기술을 전수받으면 사상적인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이렇게 해서 일부 특구가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대다수 ‘인민’들을 먹여 살린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경협 분야에서의 북측의 적극성이 치밀한 시나리오에 의한 것 같지는 않다.생존을 위해 일단 ‘빗장’을 열고 보자는 식이란견해가 지배적이다. 통일연구원 임강택(林崗澤)연구위원은 “대외 경제교류가 가속화할경우 북측의 의도대로 사상적 통제가 완벽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군사적 긴장완화. 가장 가늠키 힘든 분야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뚜렷한 입장표명이 없기 때문이다. 군사적 긴장완화 분야에 있어 북측은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지는 줄곧미국과의 대화만을 고집했다. 53년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닌 남한은미국의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논리에서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왔다. 우리측은 급속한 남북화해 물결 속에서 북측이 과거와 같이 우리를노골적으로 따돌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그렇지만 북측이 과거의 입장을 쉽게 바꾸리란 보장도 없다. 최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2(평화체제 남북 합의+미·중 보증)’시스템을 역설한 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따라서 김정일위원장이김 대통령의 평화구축안을 받아들일지가 최대 관심사인데, 이는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해제 조치 등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지호(申志鎬)박사는 “김 위원장은 군사 직통전화설치와 국방장관 회담은 우리측과 직접 타결하고,군축, 평화협정 체결 등 핵심적 문제는 미국의 참여를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측은 타협 속도를 가급적 늦추면서 남한과 미국으로부터 실리를 최대한 얻어낼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상연기자. ■대외 개방정책. 북한은 미·일·중·러 등 한반도 4강 외교를 축으로 전세계의 문을두드리는 전방위(全方位)외교에 나서고 있다. ‘은둔 외교’에서 적극 개방쪽으로 돌고 있는 셈이다. 경제적 실리와 체제보장 확보를 위한 관건인 대미 외교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오히려 미국 내 사정이 대북 관계개선을 지연시키는 상황이다. 정상회담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제무대에서의 위상 강화도 시도될 전망.김 위원장은 지난 5월29일부터 시작된2박 3일간의 중국 비공식 방문을 시작으로 6월의 평양 남북정상회담,7월 평양 북·러 정상회담 등 연이은 정상외교를 통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한국과의 수교 이후 소원하던 중국,러시아와의 우호관계 복원이 이뤄졌고 북한의 외교 발언권도 정상회담을 통해 한층강화시켰다. 북한의 최대 외교과제는 미·일과의 관계정상화.워싱턴과의 정상화가 우선이지만 함께 병행하며 양자를 경쟁시키는 양상으로 나타나고있다.각종 국제경제기구에 가입,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도 미국과의관계정상화가 필수다.김 위원장이 대미 관계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 이석우기자
  • 金대통령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 안팎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과 개별 정상외교는 우리의 외교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차원의 국제 행보다.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특히 명목상 국가원수이긴 하나 북측 김영남(金永南) 상임위원장과의 뉴욕 단독회담은 화해·협력의 한반도 기류를 국제사회에 직접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남북 단독회담] 김 상임위원장과 가질 회담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이후 북한 고위층과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받을 만하다.특히 ‘6·15 공동선언’에 대한 후속조치들이 속도를내며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남북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을 예정이다.서울 답방을 앞둔 김 국방위원장의 메시지가 전달될 공산이커 남북정상간 간접 대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남북관계가 보다 탄탄한 기초 위에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국제 외교무대에서 처음으로 남북의 국가원수급 인사가회담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 화해·협력 시대의 도래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정상회의 및 개별 정상회담]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은 21세기유엔에 대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김 대통령 스스로도 기조연설을 통해 이러한 우리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할 예정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6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의의를 설명함으로써한반도 화해·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에 대한 지원약속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클린턴 미 대통령,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푸틴 러시아대통령과의 개별 정상회담은 양자관계의 발전과 함께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를 위한 조율의 자리가 될 것이다.김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정착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란. 유엔 천년 정상회의(밀레니엄 정상회담)는 내달 6일부터 8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164개국 국가원수 또는 행정수반들 간의 정상회담을 말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새천년을 맞이해 인류의 평화와번영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회의다. ‘21세기 유엔의 역할’이란 큰 주제는 잡았지만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입장차이 때문에 세부 주제는 정하지 못했다.▲빈곤퇴치 ▲평화와 안전 ▲환경보존 ▲유엔개혁 등 4개 의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각국 정상들은 각각 5분씩 기조연설을 추첨순으로 하게 되며본격적 회의는 40개국으로 나뉜 4개 그룹에서 원탁회의로 진행된다. 정상회담의 의장은 나미비아와 핀란드 대통령이 공동으로 맡는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오후,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은 8일 오전 기조연설을 한다. 오일만기자 oilman@
  • 국민의 정부 2期 국정방향/ 3개분야 개혁 성과.과제

    *포용정책. 국민의 정부는 집권 2기를 맞아서도 대북 포용정책 및 국제외교협력강화, 생산적 복지 실천,시민단체 활성화를 비롯한 사회적 민주화 조치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이들 세 분야 별로 개혁 추진방향과 과제를 살펴본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포용정책은 국제무대에서 한반도 냉전해체및 북한의 대외개방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반도의 냉전구도 해체 없이는 남북 평화공존은 물론 화해·협력이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이런 맥락에서 대북 포용정책은 우선북한의 대외개방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80년대말∼90년대초 옛소련및 동구 공산권 붕괴 이후 극단적 폐쇄정책으로 일관했던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 대통령의 취임 후 2년반은 포용정책에 입각해 한반도 4강 정책을재점검하면서 ‘외교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했던 시기다. 취임 초기미·일·중·러 4강과의 빈번한 정상외교는 ‘21세기 동반자 관계 ’를 굳히면서 한반도 냉전해체의 당위성에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외교적 자산은 체제위기를 타개하려는 북한의 대외개방 정책과 맞물려 하나 하나 가시적 성과를 이뤄냈다.주목해야 할 것은 북·미간 화해 분위기의 조성이다. 동북아 뇌관으로 불렸던 북한 미사일 문제는 지난해 9월 북·미 베를린협상을 통해 ‘미사일 발사 유예’와 ‘대북 경제제재 완화’라는 빅딜을 통해 접점을 찾았다.포용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한·미·일3국의 공동노력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이를 고비는 북한은 국제사회에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했고 6월 남북 정상회담으로 전격적인 국제무대 복귀를 선언했다.이어 열린 지난7월 말 사상 첫 남북 외무장관 회담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본격화하는 가시적 성과라는 분석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생산적 복지. 국민의 정부 집권 2기를 맞아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일할 능력을 키워주는 ‘생산적 복지’의 틀이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다.외환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던 99년 6월 본격적으로 생산적 복지의 개념과 정책이 도입된지 1년2개월만이다. 생산적복지의 3대 축인 일자리 창출,국민기초 생활보장법,빈곤·서민층에 세제혜택 등의 제도가 마련됐다. 올해부터 2003년까지 벤처기업,문화·관광산업 등에서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연말까지는 6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일자리 창출은 6,7월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3.6%의 잠재실업률 수준을 기록한데서 반영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10월에 시행되면 154만명의 저소득층에게 생계급여가 나간다.나이·근로능력과 무관하게 한달에 4인가족 기준 93만원 수입을 갖지 못하면 누구나 대상이 된다. 노인과 장애인같은 저소득·소외계층의 생계형 저축에 세제혜택이주어진다.앞으로는 새로운 복지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복지의 수단들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하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4대 보험의 안정적 운영도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할 사안이다.고용·산재보험은 어느 정도 정착됐지만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의재정은 여전히 위태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보험료 부과기준을 보완하고 5인 이하영세사업장근로자도 직장가입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전문가들은 저임금근로자들의 근로시간에 비례해 정부가 일정 금액을 보조해주는 쪽으로 실업·일자리 창출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정현기자 jhpark@. *NGO 활성화. ‘국민의 정부’ 출범 2년반 동안 나타난 뚜렷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국민의 힘(People Power)’이 눈에 띄게 커졌다는 점이다. 현재 활동 중인 국내 비정부기구(NGO)는 3,000여개로 국민들의 민주의식 성장과 세계적 조류에 발맞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이들 시민·사회·노동단체는 분출하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등 정치·사회 등 각 방면에서 변혁의 주체가 되고 있다. NGO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4·13 총선 당시 3개월 동안펼친 ‘낙선운동’으로 꼽힌다.녹색연합,참여연대 등 300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총선시민연대’는 60여명의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발표,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부정선거 감시라는 소극적 활동에서 벗어나 ‘국민 저항권’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난달 미8군의 독극물 무단방류 사건을 비롯,환경문제나 재벌 소유구조개혁 등 각종 사회적 병폐의 해결에는 항상 시민·사회단체의 손길이 있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무분별한 난립 양상은 힘을 분산시키는 역기능을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또 재정자립이 안돼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민주적 요구와‘집단이기’를 혼동함으로써 오히려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경희대 김운호(金雲鎬·NGO대학원) 교수는 “국제회의에서 국민의의견을 대변하는 등 정부에 버금가는 일을 하는 비정부기구의 활동을정부 차원에서 활성화하고 시민들도 수혜자로만 머물 게 아니라 기금기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한일·한러’ 연쇄 전화 정상외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일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와 연쇄 ‘전화 정상외교’를 펼쳤다.특기할 대목은이날 전화 외교가 모두 상대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한반도가 주변 4강의 중심적 위치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징후다. 김 대통령의 전화 외교는 한반도 주변 4강과 ‘상시 대화 채널’ 구축을 의미한다.그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고,이에 우리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초다. [푸틴 대통령 통화] 김 대통령은 먼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장거리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북한의 입장과 러시아의 평가를 들었다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푸틴 대통령은 비교적 상세히 미사일문제 등 지난달 북한방문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김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한·러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한 관계로발전되길 희망했다.또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서 남북 대화를 지지한 데 대해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모리 총리 통화] 이어 모리총리로 부터 G8 정상회의 및 북·일 외무장관회담 결과를 들었다. 김 대통령은 모리 총리가 G8회의에서 ‘한반도에 관한 특별성명’이 채택되도록 노력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시했다.특히 세계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방안을 제시한 것을 높이 평가한 뒤 북·일 외무장관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축하했다. 또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이후 국제 사회와 접촉을 활발히 하고 있다”면서 이런 기회를 통해 한반도 냉전구도 종식과 평화 정착을 위한노력에 일본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기를 강하게 기대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오늘의 눈] 시험대 오른 한국외교

    지난 일주일은 우리와 주변국들 모두에게 ‘해빙(解빙)의 아침’으로 기록될 것이다. 55년 냉전구도가 갈라지는 ‘균열음’은 우리와 국제사회를 경악시켰고 한반도 역사를 스스로 열어 갈 한민족의 역량도 맘껏 과시했다.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한반도가 국제무대 전면에 나선 것 역시 모처럼 찾아온 민족의 호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 전환기는 늘 기회이자 위기라는 ‘양면의 동전’으로 다가온다.위기를 기회로 살리지 못해 고통의 길을 헤맸던 우리 근대사가 확연히 증언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21세기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우리가 새로운 ‘외교환경’을헤쳐나갈 역량이 있는지 곱씹어 봐야 할 때다. 국가의 모습을 갖춰갔던 60년대부터 우리는 ‘분단 외교’,‘남북대결 외교’에 길들여져 왔음을 상기하자.싫든 좋든 우리는 해방후 55년간의 분단 역사 대부분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를 펼쳐 볼 기회를 상실했다. 한 외교관의 말을 빌리자면 “미국 등 주요 우방의 힘에 의지하고 적당히경제지원으로 후진국들의 표를 모았던 것이 냉전외교의 핵심”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외교부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러한 냉전외교에 길들여져 왔다는 사실이다.북한 외교목표를 좌절시키고 유엔에서의표 대결을 위해 적지 않은 외교 에너지를 낭비해 온 것 자체가 우리 외교의비극이다. 이 때문에 번듯한 중국,러시아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했고 문제가생길 때마다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르며 ‘정상외교’에 매달렸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한반도 주변 4강들이 지금은 한 목소리로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지만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언제 통일의반대세력으로 돌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과거처럼 주먹구구식 외교에서 벗어나 적어도 우리가 능동적으로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공존과 통일로 향하는 ‘외교 청사진’을 세워야 할 때인 것 같다.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의 말대로 ‘걸출한 외교스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정착의 길을 뚫었다면 이 길을 넓히고 고속도로로발전시키는 일은 외교부의 몫이다. 오일만 정치팀 기자 oilman@
  • 美·中·日 정상과 통화외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남북 공동선언이 국제적인 지원을 통해 이행될 수 있도록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후속 정상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지난 16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방북 결과를 설명한 데 이어 17일에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와 통화,김 위원장과의 대화내용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금명간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과도 통화를 갖고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다. 김 대통령은 모리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이 북한과 외교 관계 수립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으며,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감사히 접수했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모리 총리는 “일본에서 곧 열리는G7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보내도록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압둘 와히드 대통령과도 통화를 가졌다.이에 앞서김 대통령은 평양방문을 수행했던 황원탁(黃源卓)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내 정상회담 결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황 수석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15일 오찬장에서 김 위원장에게 ‘김 대통령의 지시로 클린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데 특별히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고 묻자 ‘듣고 본대로 전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 수석은 북한 고위급 관리의 워싱턴 방문과 핵 및 미사일 문제,그리고 주한미군에 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황 수석은 클린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메시지”에 대해 좋은반응을 보인 뒤 “미국이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어떻게 도와야 할것인지를 연구토록 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도운기자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dawn@
  • 남북정상회담 D-9/ 北·中 정상회담이 남긴것

    2박3일간의 중국 방문에서 보여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다양한 행보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적지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94년 권력승계 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실용주의 노선’을 대내외에 각인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장쩌민(江澤民)주석의 5원칙/ 장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은 영토의 보전과 주권의 상호존중,상호불가침,내정불가침 등 중국이 제시하는 ‘평화공존 5원칙’과 7·4 공동성명에 명기된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3대 통일 원칙에 서로 환영과 지지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미묘한 갈등관계에 있는 중국으로서 북한의 통일원칙을 지지하면서미국과 일본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북측 역시 주변 4강이 지지하는 ‘한반도 당사자 해결원칙’에 무게 중심을이동하면서 중국과 ‘전략적 제휴’로 정상회담 이후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치밀한 포석이 담겨 있다. 하지만 북·중 관계 복원은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변화에서 주변 4강들의 치열한주도권 다툼과 이념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이런 맥락에서 북·중 정상들이 쌍방의 통일정책을 지지하는 대목이 관심을 끄는 것이다. ◆김 국방위원장의 변화/ 김 위원장은 중국의 대외개방 정책을 평가한 뒤 이례적으로 중국의 경제발전 현장을 방문했다.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북한의 5개년 경제개발에서 주요 ‘참고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반도 문제해결에 있어서 남한을 파트너로 인정하는 ‘남북관계 중시 발언’은 향후 남북대화의 전망을 무척 밝게하는 대목이다.그동안 북·미협상 등미국을 통한 체제유지와 경제회생을 고집했던 김 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끈질기게 이어졌던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해소된 것도 계산할 수없는 ‘부수익’일 것이다.“김 위원장이 건강을 생각해 절주와 금연을 하고있다면서 술은 포도주 정도를 마시는 수준으로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 *訪中이후 관심 커져.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은 국제 외교무대 데뷔의 신호탄인가. 한국은 물론 서방의 언론들도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인 ‘정상외교’를 가동할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상황변화론’을 앞세워 김 위원장의 국제무대 복귀를 점치고 있다.이들은 “대외개방으로의 전환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상황에서 ‘김정일 신비화 카드’가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제시한다.더욱이 김일성(金日成) 주석처럼 대일본 항전 등의 뚜렷한 정치적 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김 위원장을 경제회생의 주인공으로 각인시키는 권력 공고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이번 방중과 남북정상회담 이후 종전처럼 막후로 모습을 감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대외개방에 대한 군부의 반발을 무마하고 자칫 불거질 ‘책임론’에서 한 걸음 비켜날 필요성도 제기된다. 중요 고비에만 나타나 ‘해결사’ 이미지를 심는 것이 더욱 효과적 통치술이란 지적도 이런 맥락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이후 본격적인 남북경협 협상에서 명목상국가원수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않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
  • 北, 정상회담 앞두고 ‘원군 만들기’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전격적인 극비 방중은 북한 지도부의 치밀한 계산이 담긴 ‘다목적 카드’로 분석된다. ◆북·중 공조복원 92년 한·중 수교 이후 소원했던 양국 관계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북·중 혈맹’으로 복원하려는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양국공조체제 복원은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회담 등 향후 북한의 대외협상에서 강력한 원군(援軍)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심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대외개방에서 중국의 ‘노하우’를 배울 필요성도 절감하는 것 같다.이런 관점에서라면 북한이 대외개방의 발걸음을 뗐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정상회담 이후 급변할 동북아 정세도 극비 방중을 재촉한 원인으로 여겨진다.한·미·일 3국공조 체제에 맞서 ‘중국 카드’를 통한 협상력 제고 효과도 노리는 듯하다.방북을 희망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으로 이어질경우 ‘북·중·러 3각 협력체제’ 구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분석이다. ◆한·미·일 3국공조 견제 방중을 극비리에 한 데서 김위원장의 치밀한 계산이 엿보인다.최근 리펑(李鵬)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북한 방문 계획이 틀어지면서 양국 관계가 더 나빠졌다는 게 외교가의 설명이다.이런 와중에 직접중국을 찾아가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획기적 관계 증진의 전기를 모색했다는것이다. 미국의 동북아 ‘패권주의’를 경계해 온 중국으로서는 북·중 공조체제를복원,한·미·일 3국 공조를 견제한다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특히 북한은 중국의 미·일 전역 미사일방위(TMD)체제 구축과 대만 문제에부담을 느끼는 점을 활용한 측면이 크다. 한편 김국방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포함,다섯 차례 해외를 방문했다.57년 11월과 59년 1월 소련을 방문했으며 65년 4월 인도네시아,83년 6월에는 중국을방문했다.83년 중국 방문은 비공식 단독방문이었다. 오일만기자 oilman@. *남북회담 앞두고 치열 한반도 주변 물밑 '외교전쟁'.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의 외교전이 치열하게전개되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판이하게 달라질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비하고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28일 전격적인 극비 방중과 10년 만에 이뤄진장쩌민(江澤民)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한반도·동북아 정세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동북아 정세는 한·미·일 3국공조와 북·중·러 협력체제가 복잡하게교차하는 ‘합종연횡(合縱連衡)’이 진행되는 느낌이다. 과거 냉전체제의 이분법적 대립이 아닌,협력과 견제가 미묘하게 병행하는 ‘21세기 외교전’의전형을 이룰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미·일·중·러 등 주변 4강들은 연쇄 ‘교차 정상외교’를 통해 복잡한 탐색전에 돌입했다.지난 29일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3∼5일 미·러 정상회담,8일 오부치 전총리 조문을 통한 한·미 정상회담,오는 9월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주룽지(朱鎔基)총리 회담 등이 계획돼 있다. 우선 한반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은 세계전략 속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고 있다.정상회담을 북·미 관계 정상화의 동인(動因)으로활용하면서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미·일 3국 공조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 ‘페리 보고서’를 중심으로 3단계 한반도 냉전해체 구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 역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해결하고 당면한 북·일 수교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을약화시키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기회있을 때마다 ‘남북당사자 해결원칙’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극비리에 중국 지도부를 만난 것도 중국 지도부의 대미견제 심리를 활용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일만기자
  • [푸틴의 러시아] 4.국방·외교

    블라디미르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서방 지도자들은 세계평화에 대한 ‘희망과 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물론 체첸 사태와 관련,우려를 빼놓진 않았다.푸틴 대행은 아직 자신의 명확한 외교정책은 표명하지 않고 있다.하지만 지난해말 대통령 대행직을 맡은 이후 보여준 일련의 행보들은 그가 외교·국방에 관한 한 ‘실용주의’노선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푸틴의 대외관계 전략은 크게 ‘강대국 러시아 부활’기치를 드높이되 이카드를 자본유치 등을 통한 경제 살리기에 활용하는 것으로 요약할수있다. 푸틴은 지난해 8월 정치 전면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매’와 ‘비둘기’의 모습을 고루 섞어가며 보여줬다.지난해 총리가 된 직후 국방비 50% 증액을승인한 그는 핵 선제사용 등의 공세적 내용을 담은 신안보정책등을 내놓아서방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옐친의 후계자로 지목된 지난해 12월31일 이후는 달랐다.그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4일 열린 국가안보회의(SB)는 신 외교강력을 채택,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 시절의 ‘국제질서 다극화’를계속 추진하면서 러시아의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또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동등한 파트너 자격이면 나토(북대서양조약)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군부내 강경파에 대한 경고이자동시에 나토의 유고 공습으로 중단된 대화를 11개월만에 시작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제사회 지배를 경계,중국,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동시에 미국 등 대 서방관계를 좀더 협조적인 관계로 풀어나갈 것으로분석한다.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처한 입장도 푸틴의 실리외교 득실에서 호조건으로 점쳐지고 있다.클린턴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9개월.어떤 식으로든 러시아와 무기감축협상을 이끌어내 자신이 최근 20년 사이 유일하게 무기협상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란 오명을 쓰지 않으려 할것이기 때문이다.러시아는지체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6억4,000만달러를 얻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안드레이 피욘코프스키 전략연구센터소장은 “푸틴은 서방과 밀월관계를 보낼 것이다.그는 실용주의자이며 이는경제를 살리는 것이 최대의 과제임을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체첸문제에 대한 서방의 간섭은 배제하면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ABM협정개정등에서의 양보의사를 협상카드로 활용,서방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최근에는 체첸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 비준 등 무기통제 협상에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그는 의회에 이의 비준을 설득하고있다.서방과의 우호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의회 역시 STARTⅡ 비준에 협조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해 20여건의 정상회담 외유를 앞두고 있는 푸틴은 적극적 정상외교로 국제적 외교적 위상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오는 7월 일본 오키나와 선진 8개국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다.그러는 한편 5월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중국을 방문,다극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대내외에 과시할 예정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정부, ‘베를린선언’후속조치 구체화

    정부는 대북지원과 경제교류를 일방적인 지원형식이 아닌 호혜에 입각한 신축적인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북한의 농업지원을 위한 대북 비료공급도 이 원칙에 따라 이산가족문제와 연계해 풀어나갈 계획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 “정부는 대북경협과 관련,당국간 협력과 민간교류가 함께 병행해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며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대북 사회간접자본(SOC)건설지원은 남북 당국간의 직접 접촉을 통한협력사업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방식은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당국자는 “북한의 동의가 있을 경우 정부기금,국채발행,세계금융기구의 대북지원에 대한 채무보증 등 다양한 방법이 채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 4개국 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서울공항에서 가진 귀국보고에서 대북 사회간접자본 투자재원 조달 방법등과 관련,“정부가 조금 내고 전망이 있으면 국민도 투자하고,세계은행이나 외국투자자를 유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방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경제투자는 시혜적 지원과 달리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며 “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의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을 활용,상당한 경제적 이득이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뜨고 있기 때문에 남북이산가족상봉사업은 늦출 수 없으며,특사교환도 이미 남북사이에 합의된 것인만큼 수용해 한다”고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김 대통령은 “앞으로도 세일즈 정상외교를 계속하기 위해 오는 5월 일본방문은 세일즈외교 중심으로 하고 싶고,올해나 내년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남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승현 이석우기자 yangbak@
  • [金대통령 유럽 순방] 獨 프랑크푸르트 행보

    유럽을 순방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박 3일간의 프랑스 국빈방문을마치고 8일 저녁(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도착,숙소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여장을 풀었다.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트에 8시간 가량 머물며 독일 최대 화학그룹인 BASF사 회장단을 접견하고 코흐 헤센주 총리 주최 오찬과 경제인 초청 연설 모임에 참석하는등 ‘막간(幕間) 세일즈외교’를 펼쳤다. □헤센주 총리오찬과 BASF회장단 접견 김 대통령은 8일 오전 프랑크푸르트마인공항에 도착,숙소인 스타이겐베르거 호프 호텔에서 BASF사의 슈트루베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을 접견했다. 김 대통령은 슈트루베회장에게 BASF사의 향후 4년간 4억달러 규모의 대한(對韓)투자 계획에 고마움을 표시한 뒤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 한국과 함께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코흐 총리내외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헤센이 자랑하는 화학,기계,자동차,전자,환경 등의 분야에서 산업기술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또 “코흐총리는 국수요리에조예가 깊다는 얘기를 들었는데,한국에서는 혼인잔치 같은 좋은 일이 있을 때 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다”며 “헤센주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고 번성하는 것은 총리가 국수를 많이 만들어 그런 것 같다”고 강한 친근감을 표시했다. □프랑크푸르트 경제인 초청 연설 김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열린 독일·아시아태평양위원회와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 초청연설에서 참석자들에게 “한국에 투자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달라.직접 해결하겠다”며 독일에서 역시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 대통령은 또 BASF사,오스람사 등 대한 투자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적시하면서 “한국시장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훌륭한 교두보”라고 자랑했다. 이어 ‘친구는 기쁨을 두 배로 해주고 슬픔을 반으로 해준다’는 독일 시인실러의 말을 인용,“한국과 독일이 든든한 친구관계로 더한층 발전하기 바란다”고 기대했다.김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트 시청을 방문,로트시장을 만난 뒤마지막 행사로 동포간담회를 가졌다. [프랑크푸르트 양승현특파원] yangbak@. *DJ 세일즈외교 스타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번 유럽 4개국 순방에서 ‘정상 세일즈외교’를통해 총 51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기업으로부터각각 10억달러,21억달러를 끌어들였다.또 8일부터 시작되는 독일 방문에서는독일 제1의 화학그룹인 BASF의 4억달러를 포함,2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정상외교는 정상이 혼자서 90%를 하는 것’이라는 외교 관계자들의 평가를 감안할 때,이번 투자유치는 김 대통령 세일즈 활동의 결과다.특히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오랜 투쟁으로 인한 그의 ‘상품성’이 기본 바탕이 됐다. 수행중인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도 “외국지도자의 동정에 인색한프랑스 언론들이 연일 김 대통령의 방문을 보도한 것을 보면 프랑스 국민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것 같다”며 “이는 프랑스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존경심,그리고 IMF위기때 우리가 보여준 노력과 의지에 대한 평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 대통령의 ‘호소하는 형식’의 독특한 세일즈 스타일도 크게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다시 말해 ‘한국에 투자하면 왜 성공할 수 있는지 이유를 먼저 설명하고 앞으로 이런 투자환경을 만들테니 적극 투자하라’는 식의 논리를 전개해 호응을 얻었다. 김 대통령은 다단계 논법의 호소를 즐겨 사용한다.먼저 우리 국민의 의지를강조하기 위한 ‘금 모으기 운동’에서 출발,62%가 대학에 진학하는 높은 교육열과 창조·젊음의 신명이 있는 나라임을 강조한다.이어 정부출범 후 대북포용정책의 일관된 추진으로 한반도 전쟁위험이 줄었음을 알리고, 미·일·중·러시아 등 4강이라는 거대 시장의 한 가운데 물류와 정보의 중심축으로한국이 위치하고 있다는 지정학적 장점을 제시한다. 끝으로 “나는 일하기 위해 네번만에 대통령이 됐다.남은 임기 3년 동안 한국을 위기에 몰아넣은 모든 제도와 법령을 고쳐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호소때마다 장내는 순방국 기업 대표들의 박수소리로 가득해진다. 프랑크푸르트 양승현특파원
  • [기고] 金대통령 이탈리아 방문에 부쳐

    유럽 4개국 순방에 나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국가원수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내달 2일부터 6일까지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다.김대통령은 ‘정치수도’ 로마에서 참피 대통령과 달레마 총리를 비롯한 이탈리아 정치지도자들을 만나고,‘경제수도’ 밀라노를 찾아 경제계 지도자들에게 연설하게 된다.또한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을 방문,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도 만난다. 1884년 조선왕국과 사보이 왕국간의 우호통상조약 체결로 국교가 수립된 이래 최초로 실현되는 이번 정상방문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새천년의 시작이며 전세계 가톨릭 교도의 정신적인 재탄생을 뜻하는 ‘대희년’ 벽두에 이루어지는 정상외교는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두나라간 협력을 획기적으로 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탈리아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길러 서방선진공업국(G7) 반열에 오른 나라다.규모의 경제면에서 불리하고 연구·개발(R&D) 투자의 영세성이 불가피한,중소기업만으로 어떻게 첨단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에 군림할 수 있는지 불가사의하기까지 하다.그러나 역사적 배경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중소기업은 오랜 문화전통 속에서 함양된 개인의 예술적 재능과 창의성을 산업의 원동력으로 발전시켰다.패션과 산업디자인이 대표적인 예다. 예술적인 감각을 계승 발전시키고 장인 정신을 지켜나가는 데는 거대한 조직보다 가족중심의 중소기업이 더 적절할지 모른다. 종래 대기업 위주로 단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와 연륜이 깊은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이탈리아는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할 여지가 크다.이번 김대통령 방문시 채택될 ‘중소기업협력선언’은 이 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담게 될것이다. 이번 김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동서양의 문화를 대표하는 두 나라간의 문화협력을 촉진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다. 이탈리아는 문화 유산을 이벤트화하여 관광객 유치에 잘 활용하는 나라이기도 하다.대희년을 맞이하는 올해엔 4,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탈리아를찾을 것으로 추산된다.관광은 21세기 중심산업의 하나다.김대통령 방문시 체결될 ‘관광협력협정’ 체결이 우리의 유구한 문화유산과 금수강산을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탈리아는 G7국가로서는 처음으로 올 1월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이탈리아는 이 과정에서 우리와 충분히 협의하고 입장을 조율했다.우리의 ‘포용정책’을 전폭 지지하는 이탈리아가 북한의 개방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에 두나라 정상은 이를 위한 방안에 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오늘의 국제사회는 세계화와 ‘개방적 지역주의’가 동시 병행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유럽은 지역통합으로 향하고 있으며 아시아는 지역협력강화의 길에 나서고 있다.올 10월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두 지역의 대표적 지도자의 만남은 아시아·유럽간의 협력에 관한 철학과 비전을 피력하고 이의 구현방안을 심도있게논의할 수 있는 시의 적절한 기회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지식과 정보의 시대라고 한다.한국과 이탈리아처럼뿌리깊은 문화전통 위에 뛰어난 창의성을 갖춘 나라가 선도할 시대라고 할수 있다.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양국이 지식기반과 문화의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파트너로서 서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협력의 틀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태익 駐이탈리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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