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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 가는길 가로막는 ‘3대덫’

    선진국 가는길 가로막는 ‘3대덫’

    ‘후진적인 정치체제(정치 불안정), 공공부문의 비대, 노동시장의 경직성’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한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반면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국가들은 작은 정부와 강력한 리더십, 친기업적인 조세개혁, 개방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신자유주의적인 정책들이 모든 국가에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는 건 아니다. 개발도상국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 속도와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비전2030 민간작업단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작업단이 삼성경제연구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세계 각국의 사회적 자본, 성장·분배, 인적 자원, 성장동력, 국제화 등 5개 분야를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돌파한 14개국과 2만달러 돌파에 실패한 7개국의 원인을 분석했다.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1432달러를 기록한 뒤 11년째 2만달러 벽을 깨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정책적인 시사점을 던져준다. ●선진국 진입에 성공하려면 룩셈부르크와 노르웨이, 미국, 일본, 아일랜드 등 14개국이 1인당 국민소득을 1만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데 든 기간은 5∼13년으로 편차가 있지만 10년 안팎이 대부분이다.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이들 국가들은 효율적이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했다.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으면서 분배 욕구가 커지자 노사정의 상생적 타협으로 사회·경제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들 국가들은 친기업적 조세개혁과 개방화, 민영화, 규제완화, 시장주의 등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을 주로 펼쳤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혁신·경쟁, 고급 핵심 인력의 적극 개발과 유치도 선진국 진입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선진국 진입 실패 사례 스페인과 그리스, 포르투갈,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타이완, 이스라엘 등 7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었지만 2만달러 도달에 실패한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대부분 여야가 심하게 대립하는 등 정치체제가 후진적이며 노사분규는 장기화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아울러 개방보다는 수동적인 수입대체 및 과도한 보호전략으로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상실했다. 외국계자본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서비스 등 특정산업에 치우진 경제구조도 지속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경우 고질적인 노사분규와 이에 따른 노동 경직성이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스도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정치갈등의 장기화가 문제로 지적됐다. 포르투갈은 비대한 공공부문이, 타이완은 계속된 정치적 혼란이 각각 선진국 진입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실패에서 배운다 작업단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의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또 소득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면 분쟁해결이 어려워진다고 강조하고, 성장동력 및 수출상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적극적인 대외 지향 발전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적의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혁신과 함께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준조세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사설] ‘바다 이야기’에 멍드는 문화산업

    ‘바다 이야기’의 후폭풍으로 극장, 서점, 음반 업계의 선두 업체들이 일반 상품권까지 사용 제한조치를 내리고 있다. 교육문화상품권과 도서문화상품권 등의 거래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 중 상당수가 일반 상품권도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들은 상품권 판매업자 등에게 현금 상환을 요구받아 부도설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한 달에 한두 번씩 상품권을 정산하던 곳도 매일 환전을 신청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서울보증보험은 경품용 상품권 발행 업체가 부도 등으로 환전해 주지 못할 경우 소비자 한 사람에게 30만원까지 내주게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품용 상품권 가맹점 가운데 사행성 논란이 있는 곳은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빠질 수 있어 부도설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놀이공원, 호텔, 연극·뮤지컬계 등 상품권 사용량이 적은 곳에서도 최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는 상품권 유통 구조가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바다 이야기를 둘러싼 모든 비리를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그러나 상품권 사용의 연착륙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상품권 사용을 무조건 규제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문화산업계가 장기 침체에 빠져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문화산업계도 상품권을 받지 않으면 우선 손해는 면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부메랑이 될 수 있으므로 업계의 의견을 모아 현명한 대처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1) ‘원불교 발상지’ 영광 영산성지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1) ‘원불교 발상지’ 영광 영산성지

    전남 영광군은 이런저런 명물과 사연들로 이름난 곳이지만 종교계에선 단연 ‘원불교의 고장’으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영광읍 중심부로부터 약 10㎞ 떨어진 백수읍 길룡리 일대는 원불교가 시작된 제1성지로 연중 순례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교조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탄생해 구도, 대각하고 원불교의 문을 연 근원성지. 소태산 대종사가 탄생한 이후 원불교의 교법을 제정하기 위해 변산으로 자리를 옮기기 이전까지 29년간에 걸친 ‘구도자의 혼’이 묻어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탄생가, 구도지, 대각지를 비롯해 교단 초기의 각종 행적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적, 유물들이 곳곳에 보관 전시되고 있다. 주위에는 영산수도원, 영산원불교대학교, 대안학교인 영산성지고등학교, 영산성지송학중학교 등이 둘러서 있어 거대한 원불교 단지를 이루고 있다.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는 이곳 길룡리 영촌마을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나 1916년 26세의 나이로 깨달음을 이룬 인물. 지금도 길룡리 주민들에게 소태산 대종사는 어려서부터 자연현상과 생로병사에 대해 의심이 많았던 범상치 않은 인물로 전해진다.“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 없는 도와 인과 보응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뚜렷한 기틀을 지었도다.”라고 대각의 기쁨을 표현했다는 소태산 대종사. 그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표어를 내세우고 9인의 제자들과 함께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표방하며 창시한 게 바로 원불교다. ●5만평 간척지 ‘정관평´… 낙원 건설 의지 서려 전남 영광은 예로부터 조창이 있었고 쌀·소금·굴비 생산이 많아 ‘삼백고’,‘옥당골’로 불렸던 곳. 특산물과 ‘먹을 것’이 풍부했던 만큼 이 것들을 진상해 출세하려는 관리들이 다투어 눈독을 들였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6·25전쟁중에는 민간인이 2만 1000명이나 사망했고 전국에서 부녀자와 어린이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넓은 지역이다. 이에 비해 지금의 영산 성지가 있는 길룡리 일대는 대대로 궁벽산촌이었고 지금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성지에서 동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선진포에서 법성포까지 배를 이용해 다닐 만큼 바닷물이 성지 인근까지 들어왔고 성지 앞은 개펄지대였다. 소태산 대종사가 대각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바로 바닷물을 막아 이 개펄을 농토로 만든 간척사업인 방언공사다. 제자들과 함께 2차례에 걸친 공사 끝에 모두 5만평 200마지기의 논·밭을 일구었다고 한다. 이른바 정관평으로, 중국 당태종의 연호인 정관에서 따 평화 안락한 낙원세계 건설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종사는 정관평 간척사업을 하면서 저축조합을 운영했는데 이 저축조합을 독립운동 자금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한 일경들에게 붙들려 수감되는 등 숱한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 지금 이 정관평 논·밭 가운데 130마지기는 원불교 교무들이,70마지기는 주민들이 나누어 경작하고 있다. 성지 한가운데 자리잡은 초가집 영산원은 대종사와 제자들이 방언공사를 하면서 공사 사무실 겸 집회소로 썼던 원불교 최초의 건물. 지금 전국에 퍼져있는 교당들의 효시 격이다.1918년 지금의 성지에서 400m 떨어진 생가 터 옆에 지은 구간도실(九簡道室)이 원래의 건물로 1923년 성지를 조성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긴 것이다. ●아홉칸 방 ‘구간도실´엔 ‘백지혈인´ 전설이… 구간도실이란 가로 세칸, 세로 세칸의 아홉 칸 방에서 제자들이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는 집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 그런데 이 구간도실에는 원불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지혈인(白紙血印)’이란 이적의 전설이 담겨있다. 방언공사를 끝낸 대종사가 여덟 명의 제자들에게 각각 칼을 나누어주고 원불교의 큰 뜻, 즉 공도를 위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의 정신을 시험했던 것. 대종사로부터 자결할 것을 명령받은 제자들이 자결하기 전 흰 종이에 맨 손가락으로 도장을 찍었는데 모두 핏자국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교단의 신성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설로 통하지만 원불교 교역자인 교무들은 한결같이 교역의 으뜸정신으로 되새긴다. 영산원 맞은편의 초가 법모실은 대종사와 2대 교주 정산 종사의 인연을 보여주는 건물. 정산 종사는 경상도 성주 출신으로 증산교를 찾아 정읍에 들어와, 원불교 총장을 지낸 김삼룡 박사의 조모 집에 기숙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정산 종사와는 아무런 안면이나 인연이 없었던 대종사가 직접 정산 종사를 찾아가 연을 맺어 정산 종사와 가족들이 모두 옮겨 살았던 곳이 바로 이 법모실이다. 대종사와 정산 종사의 인연은 후계 전통이 되어 최고 지도자는 임기중 반드시 후계자를 양성해 지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산원, 법모실을 중심으로 둘러선 대종사 탄생가·일원상을 새긴 옥녀봉·방언공사를 마친 뒤 이를 기념한 삼밭재 마당바위·대종사가 자주 찾아 정진했다는 선진포 입정터·깨달음을 얻은 노루목 대각터·만고일월비·정관평 방언답·방언공사 제명바위·구간도실터·구인기도봉 등에는 모두 나름대로의 사연이 담겨 있다. 석가모니불의 영산회상에 연원을 두었다는 영산. 소태산 대종사와 제자들은 ‘영산회상’을 재현할 것이라는 뜻에서 이름붙여 일군 이곳을 떠나 1924년 전북 익산군 북일면 신룡리(현재 익산시 신룡동)에 본산인 총부를 세웠다. 하지만 대종사가 득도했다는 대각터에 세워진 대각기념비에는 지금도 ‘만고일월(萬古日月)’의 글씨가 또렷하다. 대종사의 뒤를 이은 정산 종사의 제의로 새겨진, 원불교의 과거이자 미래의 압축 상징이다. kimus@seoul.co.kr ■ 1916년 개교 ‘원불교’는 1916년 소태산 대종사가 개교한 원불교는 흔히 불교와 혼동된다. 그러나 불교와는 엄연히 구별되는 한국의 대표적인 민족종교중 하나다. 전통적으로 불교가 출가승 중심의 수행과 승단 구조를 갖는데 비해 원불교는 불교의 ‘처처불상’, 즉 ‘우주 만물 어디에든 불성(佛性)이 있다’는 원칙 아래 출가승 아니라도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생활불교의 특성이 강하다. 그래서 수행을 통한 깨달음과 견성보다는 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실 세계에서의 실질적인 도덕 훈련을 강조한다. 불상 대신 원(圓)을 모시는데 이 일원상(一圓相)은 시작과 끝이 없는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진리를 형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교단에선 특히 ‘은혜’를 중시하며 사은(四恩), 즉 ‘내가 받은 천지(天地)·부모(父母)·동포(同胞)·법률(法律)의 4가지 은혜를 돌려 갚는다’는 것을 핵심 교리로 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에 15개 교구 550여개 교당과 180여 기관, 국외에 5개교구 14개국 51개 교당과 9개 기관 등을 두고 교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도수는 140만명. 심성계발훈련, 마음공부확산, 은혜심기운동, 남북 통일운동, 종교협력운동 등을 통해 교세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 4대종교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 부산 익산에 원음방송국을 연데 이어 최근 군종 진입과 함께 평양에 국수공장을 설립하고 캄보디아에 무료 구제병원을 연 것을 계기로 일반인들에게 훨씬 친숙해졌다. 한국 최초의 대안(代案) 중·고등학교인 영산성지고, 성지송학중학교를 비롯해 새터민 청소년 교육기관인 한겨레중·고등학교 등 7개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영어·중국어를 비롯해 체코어·힌두어 등 21개 언어로 교서 번역 작업을 진행 중이다.
  • [서울의 문화재] (12) 의릉

    [서울의 문화재] (12) 의릉

    ‘이보다 더한 슬픈 운명이 있을까.’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의릉(사적 204호)을 바라보면 가슴이 시리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편치 않은 의릉의 주인, 경종(1688∼1724)과 선의왕후 어씨(1705∼1730) 때문이다. ●자식도 없이 떠나다 조선 제 20대 임금 경종은 숙종과 희빈 장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원자가 된 그는 세살 때 세자로 책봉된다. 그러나 비운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왔다. 어머니 희빈 장씨가 인현왕후 민씨를 저주하려고 차려놓은 신당이 발각되어 사사되는 사건을 14세 때 지켜본다. 게다가 희빈 장씨는 마지막으로 아들을 만나면서 하초를 잡아당겨 그를 기절시켰다. 이런 일이 있은 후 경종은 평생 병약한 몸으로 살았다.1720년 왕위를 계승했지만 재위 4년 만인 37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자식 하나 남기지 못했다. 선의왕후는 1718년 세자빈이 되었고, 경종이 즉위하면서 왕비가 되었다. 그러나 1730년에 남편의 뒤를 따라갔다.26세의 꽃다운 나이였다. 왕과 왕비는 천정산 끝자락에 함께 묻혔다. 봉분을 한 언덕에 앞뒤로 나란히 배치한 동원(同原)상하봉(上下封)이다. 조선시대에 왕릉 가운데 흔치 않은 구조다. 안치한 주검이 왕성한 생기가 흐르는 정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풍수지리에 따라 설계한 것이다. 그러나 사후까지 비운의 수레는 이어졌다. ●중앙정보부가 들어서다 1962년 중앙정보부(현 국정원)가 이 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의릉은 수난 시대를 맞는다.33년간 ‘접근 금지’구역으로 갇힌 왕릉은 크게 훼손됐다. 정자각 앞에 땅을 파서 연못을 만들고 외래수종을 가득 심었다. 중정 직원들이 운동장으로 활용하도록 잔디구장이 들어섰다.‘접근 금지’구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누가, 어떻게 훼손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1995년 9월 안전기획부(현 국정원)가 이전하면서 수난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의릉 관리사무소는 2003년 12월부터 연못을 메우고 잔디구장에 소나무를 심어 왕릉의 모습을 복원하고 있다. 전기설비나 하수도관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보여주는 설계도면조차 없어 공사하는 데 애를 먹었단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경종과 선의왕후는 이제라도 편히 쉬고 있을까. 20일 찾은 의릉에선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소풍 나온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왕과 왕비는 자식을 남기지 못했지만, 해맑은 손자, 손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난해 5월,43년 만에 개방된 천장산 산책로로 발길을 돌렸다. 오른쪽 길이 수월하다고 직원이 설명했다. 왼쪽 길에는 ‘108계단’이 놓여 올라가기가 힘겹단다. 울퉁불퉁한 흙길이라 휠체어가 다니기는 어려워 보였다. 오른쪽에 내달 개방할 신축 화장실이 보였다. 벽을 회색으로 칠하고 천장을 투명하게 만든 독특한 구조다. 길은 금세 산속으로 이어졌다. 나무 사이로 새가 지저귄다.15분밖에 걷지 않았는데 도심을 벗어난 듯싶다. 정상에 이르자 전망대가 나왔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시야가 탁 트였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이 한눈에 들어왔다.‘접근 금지’시절 이곳이 고도 제한지역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 의릉 입구가 가까워 지면서 낡은 건물이 눈에 띈다. 중앙정보부의 강당이다.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던 장소라 등록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산책 시간은 1시간 남짓.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입장료 어른 1000원, 학생 500원.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 ‘삐걱’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걸음마 단계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월 버스업체의 적자를 대구시의 재정으로 메워준다는 내용의 준공영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시행 4개월여만에 버스업체들이 시로부터 돈을 더 받아야겠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기사들의 임금인상을 대구시 책임으로 미루고 있다.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은 대구시장을 상대로 ‘시내버스 수익금 공동관리지침 등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25일 대구지법에 냈다. 버스조합은 소장에서 “대구시의 수입금 공동관리 지침과 표준운송원가 정산지침이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해 근본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버스조합은 또 “이로 인해 버스 한대당 한달에 93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준공영제의 취지는 업계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것인 만큼 원가까지 대구시가 책정하고 전액관리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측은“표준운송원가를 재조정해 줄 테니 관련 근거자료를 제출하라는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반박했다. 시는 또“유류비 조사결과,29개 회사 중 14개 회사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15개 회사는 오히려 남는 것으로 나타나자 버스조합측이 자료제출을 포기한 것이며 버스조합측은 이번 소송을 통해 세금을 더 따내겠다는 속셈”이라고 밝혔다. 최근 파업위기까지 몰렸던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도 버스업체들은 “운송수입금을 관리하고 운송원가를 정하는 시가 임단협에 나서야 한다.”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여기에다 버스회사의 적자를 대구시의 재정으로 메워주다 보니 버스회사들이 서비스 개선에 소홀해져 시민들만 달라진 것 없는 서비스에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업계가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 없이 막무가내로 지원해 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대구시는 원칙대로 버스행정을 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클릭 이슈] 연탄보조금 딜레마

    [클릭 이슈] 연탄보조금 딜레마

    요즘 서울시내에는 ‘연탄 삼겹살’,‘연탄 불고기’ 등 연탄 컨셉트를 간판으로 내건 고깃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식당 주인들은 “복사열이 나오는 연탄으로 구워야지 가스불로 구우면 고기가 제 맛이 안 난다.”며 ‘연탄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님들도 “이 맛이 바로 ‘추억의 맛’”이라며 만족하는 분위기다.‘연탄갈비’,‘연탄 생선구이’는 원조격인 서울 마포, 동대문을 벗어나 압구정동, 신사동 등 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고깃집은 ‘연탄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이들이 영세 자영업자라면 모를까 서민층의 연료비 지원이라는 측면에는 맞지 않다. 정부가 늘어나는 연탄 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보조금을 줄이기로 한 배경에는 이처럼 ‘연탄=서민’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 현 추세대로 연탄 소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날 경우 2004년 806만t에서 지난해 694만t으로 줄어든 정부의 석탄 비축량이 금방 바닥날 가능성도 크다. ●작년 연탄소비 45%나 폭증 25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탄 소비가 지난해에 201만t으로 전년보다 45%나 급증했다. 1996년(196만t) 이후 최고치다. 연탄 소비는 1986년 2425만t으로 정점에 올랐다가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지난 2002년 117만 5000t,2003년 119만 1000t,2004년 138만 5000t 등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연탄 소비가 늘면서 정부의 보조금 부담도 늘고 있다. 정부는 저소득층을 고려해 석탄을 캐서 연탄을 제조하는 데 지난해에 2400억원의 예산(탄가안정대책비)을 투입했고 올해도 2556억원의 예산을 책정, 이미 506억원을 집행했다. 연탄 1장당 정부보조금은 석탄 채굴과정에 167원, 수송보조에 25원, 연탄공장에 204원 등 396원에 달한다. 연탄공장에서는 장당 184원에 도매상으로 넘기는데 정부보조금 없이는 이 같은 가격이 불가능하다. 정부보조금이 없다면 현재 장당 300원선인 연탄 소매가는 700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석탄보조금은 놔두고 연탄 보조금만 없애도 500원으로 오른다. 산업자원부 이원걸 제2차관은 “저소득층의 연탄 사용실태를 추정한 결과 기초생활수급자 75만가구 가운데 5%인 4만가구, 차상위계층 100여만가구 중 6%인 6만가구 등 10만가구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탄 사용량은 연간 30만∼50만t 수준인 것으로 추산됐다. 게다가 소매상들이 사라지면서 저소득층 가구가 소량으로 연탄을 구하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실제 연탄 사용이 많은 곳은 농촌의 비닐하우스, 양계장, 목욕탕·음식점 등 상업시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고깃집 사장님은 제값 내고 연탄 써야 정부는 이달부터 5월까지 연탄의 판매 경로를 포함한 소비 실태를 센서스 형식을 통해 계층별, 용도별, 소비지별 등으로 세밀하게 조사키로 했다. 연탄 소비 급증이 저소득층의 수요 증가 때문이 아니라 다른 상업적 원인 등에 의한 것이라면 보조금의 실효성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산자부는 연탄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탄값을 단계적으로 차별화하되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연탄 쿠폰’ 지급 등 직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경우 면세유나 LPG 보조금처럼 쿠폰이 다른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데다 현재 연탄을 사용하지 않는 저소득층이 너도나도 연탄보일러로 변경하는 ‘가수요’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농촌의 비닐하우스나 영세 자영업자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도 과제로 남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권혁수 연구위원은 “연탄 보조금 제도 개선은 저소득층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를 살리자는 측면도 있지만 국내 무연탄 생산구조가 비정상적인 연탄 소비 급증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쿠폰제가 문제가 있다면 현실화된 가격으로 연탄을 사용한 뒤 ‘사후정산’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농민이나 영세 자영업자라 할지라도 연탄 보조금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정책 취지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새 5000원권 발행…초중고 월2회 주5일 수업

    [새해 달라지는 것들] 새 5000원권 발행…초중고 월2회 주5일 수업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의 주5일제 수업이 월 1회에서 2회로 늘어나고 저소득층 지원이 강화된다. 부동산 관련 세제도 대폭 바뀔 예정인데,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은 상태여서 유동적이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법령·제도 등을 요약한다. ■ 세제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강화된다. 과세방법도 사람별 합산에서 가구별 합산으로 바뀌고, 과표적용률은 공시가격의 50%에서 70%로 올라간다.▲비(非)사용토지에 대한 종부세 기준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된다. 주택과 마찬가지로 과세방법은 사람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전환된다.▲개인간 주택거래에 대한 취득세는 2%에서 1.5%로, 등록세는 1.5%에서 1.0%로 내려간다. 과표는 기준시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뀐다.▲1가구 2주택·비사업용 나대지·잡종지·부재지주 소유 농지·임야·목장용지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가 과세된다.▲연말정산 서류가 대거 전산화돼 신고절차가 간편해진다. 카드사를 비롯한 영수증 발급기관이 연말정산 자료를 협회나 교육부·노동부 등을 통해 국세청에 일괄 제출하는 것이 의무화되기 때문에 납세자들은 증빙서류를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퇴직연금 불입액에 대해 기존의 연금저축불입액(연간 소득공제 한도 240만원)과 합쳐 연간 30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가 허용된다. 국민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 등 연금수령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연간 6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올라간다.▲장기주택마련저축은 현재 18세 이상 가구주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여야 하는데, 내년부터는 25.7평 이하라도 주택공시가격이 2억원 이하여야 한다.▲국외로 이주할 경우 1가구 1주택이더라도 출국 후 2년 안에 주택을 양도해야 보유·거주 요건에 관계없이 비과세된다.▲1주택자 중 주택마련저축불입액 소득공제 대상자가 국민주택 이하 1주택 소유자에서 가입당시 공시가격이 2억원 이하인 국민주택 이하 1주택 소유자로 축소된다.▲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에서 빠지고 연 9%의 저리로 분리과세하는 세금우대종합저축은 그동안 20세 미만 가입자도 연간 불입액 1500만원까지는 혜택을 부여했지만 내년 가입자부터는 이런 혜택이 없어진다. ■ 자치행정 ▲공무원의 휴가 일수가 조정돼 경조사 휴가 중 본인결혼(7일), 배우자 출산(3일)만 현행대로 유지하고 부모 사망은 7일에서 5일로, 조부모 사망은 5일에서 2일로, 자녀·자녀의 배우자 사망은 3일에서 2일로 축소된다. 자녀 결혼과 형제자매 사망, 탈상 등 나머지 경조 휴가는 모두 폐지된다.▲출산휴가(90일), 재해구호휴가(5일이내), 임신검진관련 보건휴가(1일)만 현행대로 유지하고, 생리로 인한 보건휴가는 무급으로 바뀐다. 포상휴가(현행 6일이내), 장기재직휴가(현행 10일), 퇴직준비휴가(3개월) 등은 모두 폐지된다. 공무원의 연가 일수도 현행 4∼23일에서 3∼21일로 재직기간에 따라 1∼2일씩 단축된다.▲1억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의 명단이 공개된다.▲지방의원에게 지급하는 회기수당이 월정수당으로 변경돼 사실상 급여로 전환된다. 지급기준은 자치단체별로 구성되는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지역주민의 소득수준과 지방공무원의 보수인상률,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조례로 정한다. ■ 과학 ▲연구개발(R&D)의 기획·자문·평가기능을 수행하는 ‘연구기획평가사’ 자격증 시험이 6월 실시된다.▲그동안 부처별로 달리 운영되던 7개 신기술 인증제도가 ‘신기술(NET·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제도’와 ‘신제품(NEP·New Excellent Product) 인증제도’로 통합, 운영된다. 공공기관 우선구매와 신기술 구매촉진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 환경 ▲수도권 지역에 공급되는 휘발유·경유의 품질을 평가한 뒤 결과를 공개한다. 환경품질등급은 5개 등급으로 나뉘며 최고등급은 별 5개(★★★★★), 최저등급은 별 1개(★)로 표시된다.▲비사업용 자동차의 정밀검사 대상 차령이 승용차는 7년에서 4년으로, 기타 차량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사업용 자동차는 승용차는 현행 기준(차령 2년)이 유지되지만 나머지는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 농림 ▲농업정책자금 취급은행이 협동조합 등 생산자 단체 위주에서 시중은행으로 확대된다.▲2006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농어민들의 상호금융자금 5조 9000억원의 상환이 3∼5년 연기된다.▲농어민 영유아 양육비 지원 대상이 농가의 경우 농지 2㏊ 미만에서 5㏊ 미만으로 확대된다.▲농지소유 5㏊ 미만의 여성 농업인이 만 5세 이하의 자녀를 보육시설에 보낼 수 없을 경우 보육비가 한달에 7만 9000원까지 지원된다.▲출산 등에만 지원되던 영농 도우미 제도가 농기계 사고 등으로 확대된다.63세 미만을 대상으로 최장 10일간 영농 도우미 임금의 70%가 지원된다.▲65세 이상의 취약농가를 돕는 가사 도우미 지원제가 시범 실시된다.▲일시적인 경영위기에 빠진 농가를 돕기 위해 농지를 팔아 부채를 갚고 임대로 영농을 보장해 주는 경영회생 농지매입 사업이 도입된다.▲농지를 전용해 축사를 지을 때 농업진흥지역 3㏊ 이내에서는 농지보전부담금이 면제된다.▲농산물의 생산에서 유통·소비까지 관리하는 농산물 이력추적 관리제가 도입된다.▲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던 농산물 원산지표지 위반에 대한 처벌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다.▲농·어민 건강보험료 경감률을 40%에서 50%로 늘린다. ■ 정보통신 ▲내년 3월부터 2년 이상 가입자가 휴대전화 기기나 번호를 바꿀 때 보조금 혜택을 볼 수 있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나 광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등의 신규 서비스도 최고 40%까지 보조금 혜택이 주어진다.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아직 국회를 통과 전이어서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SK텔레콤은 1월부터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KTF와 LG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들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짜 이메일로 개인 정보를 빼내거나 불법 행위를 위해 스팸 메일을 발송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속임수로 타인의 정보를 수집하는 피싱(Phishing)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마약·음란물 판매 등 불법행위를 위해 스팸 메일을 발송하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내년 2월부터 유선전화 외에 이동전화에 대한 번호 안내 서비스도 의무화된다. 번호안내 서비스 방법은 음성, 인터넷, 책자 중 통신사업자가 자율적으로 1개 이상을 선택할 수 있다. ■ 문화 ▲휴양콘도미니엄과 가족호텔업에 한해 허용하던 회원모집 제도를 관광호텔과 수상관광호텔·한국전통호텔 등 관광숙박업 전 업종으로 확대한다.▲만 18세 이상이던 관광종사원 자격시험 응시자격 연령제한 규정을 폐지해 청소년층의 응시기회를 확대한다.▲1급 경기지도자 응시자격요건을 ‘박사 또는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자’에서 ‘석사 학위 이상자로 경기 경력 1년 이상의 지도경력이 있는 자’로 바꾼다. ■ 복지 ▲생계유지가 곤란한 위기상황에 처한 저소득층에게 별도의 사전 조사없이 현장 확인만으로 우선 지원하고, 사후에 지원이 적정했는지 조사·심사하는 긴급복지지원제도가 시행된다.▲건강보험료가 평균 3.9% 인상돼 지역보험료는 부과표준소득의 점수당 131.4원, 직장보험료는 표준보수월액의 4.48%로 올라간다. ■ 병무 ▲1월부터 장애학생이 있는 초·중·고교에 공익근무요원이 배치된다. 배치를 원하는 학교는 병무청으로 신청하면 된다.▲수의사 면허를 취득한 수의사관후보생 중 수의장교로 선발되지 않았거나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 보충역을 공익수의사로 선발, 각종 방역기관에 배치한다.▲1월부터 보충역에 대한 교육소집부대가 육군훈련소로 일원화된다.▲10월부터 유학·어학연수 등으로 국외체류 중인 병역의무자는 재외공관을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체류연장을 직접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영주권 취득 및 국외거주 사실 등 재외공관장의 사실확인서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제외된다.▲1월부터 징병검사대상자는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서 희망하는 징병검사 일자와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지금까지 신장 158㎝ 이하는 모두 4급 공익근무대상 판정을 받았지만,1월부터 145㎝ 이하와 140㎝ 이하는 각각 5급(제2국민역)과 6급(병역면제) 판정을 받는다. ■ 여성·보육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저소득 가구의 만 4세 이하 자녀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늘어난다. 도시근로자가구 월 평균소득의 60% 이하에서 70% 이하로, 농어촌 지역은 100% 수준까지 지원된다.▲민간 보육시설 영아반 운영비 지원 단가가 0세 반은 1인당 15만원에서 16만원,1세 반은 9만원에서 9만 6000원,2세 반은 6만원에서 6만 9000원으로 인상된다.▲교육용 전기요금이 16.2% 인하되고, 보육시설 전기요금이 종전 일반용에서 교육용으로 전환돼 전기료 부담이 대폭 감소된다.▲보육시설이 2층 이상이면 1월29일까지 비상계단이나 영유아용 미끄럼대를 설치해야 한다. 보육시설 종사자는 만 1세 미만의 경우 영아 5명당 1명에서 3명당 1명으로,3∼4세 미만은 20명당 1명에서 15명당 1명으로, 장애아는 5명당 1명에서 3명당 1명으로 강화된다.▲직장 보육 서비스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사업장이 현행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에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남녀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최저생계비 130% 미만인 한 부모 가족의 6세 미만 아동 양육비로 매월 5만원을 지원한다.▲성매매 피해여성의 시설 입소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난다. ■ 법원·법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이 시행돼 기존의 화의제도는 없어진다.▲저소득층이 개인파산·개인회생 절차를 신청할 경우 변호사의 무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개인파산·개인회생 소송구조 지정변호사 제도’가 전국 지방법원에서 실시된다.▲1995년 6월30일 이전에 양도·상속·구입한 부동산 중 미등기 또는 등기부 기재사항이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부동산은 보증인의 보증서, 시장·군수·구청장의 확인서로 등기가 가능하다.▲사법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은 35학점 이상의 법학과목 학점을 취득해야 하는 법학과목 이수제도가 신설된다. 또 영어성적표 등을 사전에 제출한 수험생의 경우 인터넷으로 사시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범죄피해자구조법이 개정돼 피해자의 수입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유족이 구조금 지급대상자가 되지만 1순위는 배우자다.▲벌금이 부과된 경우 카드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 지로로도 납부할 수 있다. ■ 교육 ▲만 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대상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80% 이하에서 90% 이하로 확대된다.1인당 지원액도 월 15만 3000원에서 15만 8000원으로 늘고 지원 아동수는 8만 1000명에서 14만 2000명으로 늘어난다.▲초·중·고교의 주5일 수업제가 월1회에서 2회로 확대된다.▲8개 국·공립대학 부설학교에 특수학급이 운영된다.▲자립형 사립고 시범운영기간이 2009년 2월까지 연장되고 시범학교도 기존 6곳을 포함,20곳으로 늘어난다.▲교육복지 우선지역 지원사업이 15곳에서 30곳으로 늘어난다.▲대학 편입학을 1년에 한번(전반기)만 한다. 지금까지는 전기·후기 두 차례 실시했다.▲국내대학과 외국대학 공동명의 학위(Joint Degree)가 가능해진다.▲정부보증 학자금을 학부 신입생도 받을 수 있다.▲방송통신고의 사이버 수업이 라디오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실시된다. ■ 경찰 ▲6월부터 13세 미만 어린이는 킥보드·롤러스케이트는 물론 자전거를 탈 때도 안전모를 써야 한다. 그러나 위반할 때 벌칙은 없다.▲자동차 화물적재함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는 행위가 금지된다.▲고속도로 외에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갓길로 통행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한다.▲대마나 마약 등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복용하고 운전한 사람은 주취운전과 동일한 처벌기준이 적용된다. 이전까지 약물복용자가 운전을 할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왔다. ■ 산업·공정거래 ▲전기요금이 평균 1.9% 인상된다. 주택용 월 200 이하 사용 가구와 농업용은 동결되는 반면 주택용 201 이상 사용 가구는 1.8%, 산업용(을·병)은 2.8%, 일반용은 1.9%, 심야전력은 9.7% 인상된다. 학교에 공급되는 교육용 전기요금은 16.2% 인하된다.▲4월부터 상품권 발행 사업자는 할인기간과 할인매장, 특정 상품 등 상품권 사용에 제한이 있을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 건설·부동산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은 뒤 30일 안에 시·군·구에 실거래가 거래계약의 내용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당사자간 거래 때는 당사자가 해야 하고, 중개업소를 통하면 중개업자가 신고의무를 가진다.▲개발부담금 제도가 부활돼 전국의 택지 및 산업단지개발, 골프장, 관광·레저단지조성 등 30종의 토지개발사업을 할때 시행자는 개발 전후 땅값 차액의 25%를 부담금으로 물어야 한다.▲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이 확대된다. 감정가격 이하로 공급되는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85㎡ 이하 모든 주택 및 85㎡ 초과 공공주택의 경우 현행 택지비·공사비·설계감리비·부대비·가산비용 등 5개 항목에서 공사비는 직접공사비와 간접공사비로, 설계감리비는 설계비와 감리비로 공개항목이 세분화된다.85㎡초과 민간주택도 택지비와 택지매입원가를 공개하도록 했다.▲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전매제한 기간도 연장된다.85㎡ 이하 주택의 경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은 10년, 기타지역은 5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85㎡ 초과 주택의 경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은 5년, 기타지역은 3년간 제한된다.▲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 허가받은 목적대로 토지를 이용하지 않으면 3개월 동안 계고한 뒤 이용목적에 따라 공시지가의 5∼10%를 이행강제금으로 물린다. 또 허가구역에서 허가제 위반자를 적발, 신고하면 50만원의 포상금이 주어진다. 토지를 분할할 때 개발행위허가를 받도록 해 허가권자가 토지투기 우려여부를 판단, 허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땅 쪼개팔기’가 방지된다.▲건축주가 허가대상 건축물을 건축하려면 허가 신청 전에 해당 대지에 건축물을 짓는 것이 가능한지를 미리 결정받아야 한다. 화재진압과 피난을 위해 비상용 승강기 설치가 의무화되는 건축물 대상이 높이 41m에서 31m 초과 건축물로 확대된다.▲2003년 12월31일 이전에 주거용으로 지은 옥탑방 등 위반건축물 가운데 단독주택의 경우 50평, 다가구 100평, 다세대 25.7평 이하 장기 미준공 건축물이나 무단 증축건물은 사용승인서 교부를 통해 합법화된다. ■ 금융 ▲돈세탁 방지 제도가 강화돼 개인과 법인 등 동일인이 하루에 같은 금융기관에서 5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거래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은 거래내역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는 고액현금거래 보고제가 시행된다.▲위·변조 방지기능을 보강한 새 5000원권이 1월2일 발행된다. 기존의 5000원권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4월부터 모든 생명보험 상품에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적용돼 암 등 질병보험의 보험료는 5∼10% 인상되는 반면 정기보험은 12∼15%, 종신보험은 6∼8% 각각 내려간다.▲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개정돼 4월부터 교통사고로 다쳤을 때 받을 수 있는 위자료가 최고 79% 인상된다. 과·오납 자동차보험료는 이자를 포함해 환급받을 수 있다.▲해외유학 자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함께 출국한 부모가 현지에서 주택 등 부동산을 살 때 절차가 간편해진다. 현재는 비자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2년 이상 머무른다고 확약하고 사후에 체재 확인만 받으면 된다.
  • [주말탐방-버려진 개] 서울 인근에 들개?

    TEXT 서울 인근에 ‘들개’가 살고 있다? 얼마전 서울 도심에 야생 멧돼지가 몇차례 등장한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대부분은 “개체수가 늘어 영역 싸움에서 밀린 멧돼지들이 내려온 것”이라는 풀이를 내놓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목할 만한 분석을 했다. 도심에 등장한 멧돼지가 상당히 크고 힘이 좋았다는 점, 그리고 지나치게 흥분돼 있었던 점 등을 들어 멧돼지 서식처 근처에 ‘들개’가 살고 있을 것이라는 설을 내놓은 것이다.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개들이 산속으로 들어가 공격성향을 보이는 들개로 변했고, 이들에 의해 멧돼지가 쫓겨 내려왔다는 주장이다. 멧돼지라는 큰 이슈에 가려 들개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는 못했지만, 들개가 서울 인근의 산에 살고 있다면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심각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부산 금정산에 들개떼가 출몰해 가축을 죽이고 등산객을 위협했던 사건이 발생했었다. 결국 들개들은 K2소총으로 무장한 경찰관들에게 모두 소탕됐다. 지난 2002년에는 제주도 한라산 1700m 윗세오름 대피소 부근에서 야수로 변한 들개 4마리가 출현해 노루나 꿩 등을 잡아먹는 장면이 방영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이보다 앞선 2000년 등산객들에게 위협을 주는 들개 7마리를 포획하기도 했었다. 이같은 들개 아닌 들개들은 수도권 인근 골프장 야산에서 죽은 까치나 청설모 등의 잔해와 함께 간간이 목격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 인근의 산에 들개가 살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이수정 과장은 “사람을 많이 접하는 도심에서 살다 버려진 개는 산속으로 간다 하더라도 들개로 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자란 대형견의 경우 들개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생동물협회 관계자는 “서울 근교의 산에서 4∼5마리씩 무리지어 다니는 개가 있더라도 크기가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전문가들이 말하는 ‘들개’라기보다 버려진 개들이 숲속에 들어가 사는 ‘숲개’라고 부르는 편이 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서울 인근에서 들개에 의한 피해가 접수된 사례는 없다. 그러나 사람이 개를 버리면 ‘들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는 게 애견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시론] 노령화시대 퇴직연금의 필요성/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노령화시대 퇴직연금의 필요성/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오는 12월부터 퇴직연금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에 대해 돌아보고 왜 퇴직연금이 필요한지를 짚어보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이미 2000년에 7.2%에 이르러 국제연합(유엔)기준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의 추정에 따르면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4.3%가 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고,2026년에는 20.8%가 되어 ‘초(超)고령사회’에 도달한다고 한다. 문제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행되는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데 있다. 그 배경에는 첫째 노동시장에서 은퇴한 이후의 생존기간이 길어지는 평균수명의 연장이라는 현상이 엄연히 존재한다.2002년 평균수명은 77.0세로 1991년 71.7세에 비해 5.3세 늘어났다.2020년이 되면 평균수명이 81.0세,2030년에는 81.9세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둘째 2004년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균 자녀수)이 1.16명으로 대체출산율(현재 인구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인 2.1명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곧 인구가 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숨어있는 것이다. 결국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와 평균수명의 증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고령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은퇴 이후부터 사망할 때까지 긴 기간을 근로기간 중에 축적한 소득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여기에 바로 퇴직연금의 필요성이 있다. 근로자들은 오랫동안 퇴직연금과 비슷한 제도인 법정퇴직금제도의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노동시장과 관련된 구조 및 제도 변화로 잦은 직장이동, 퇴직금 중간정산 등으로 퇴직금조차도 목돈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퇴직금제도는 일부 대기업 등을 제외하면 노후 소득보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보장은 주로 국민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에 큰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필자는 물가상승률 3%, 임금상승률 3%, 이자율 6%, 퇴직연금보험료를 급여의 8.33%로 전제하여 확정기여형(DC) 상품의 연금액을 계산한 결과에 근거해 소득대체율을 추정했다. 월 소득이 113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동시에 가입하면 20년 가입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은 50% 정도이고,40년을 가입한다면 100%가 훨씬 넘었다. 월 소득이 57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20년 동안 가입할 경우에는 74∼75% 수준,40년을 가입하면 130%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서 소득대체율은 월 연금수령액을 생애 월 평균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연금보다는 현행 퇴직금제도와 같이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비해 현행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에는 특별한 경우에, 중도인출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이미 월 급여로 생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일시금보다는 연금수령이 훨씬 근로자들의 효용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퇴직연금과 현행 법정퇴직금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노사협의에 맡기고 있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만 보면 퇴직연금을 선호하는 것이 앞서 살펴본 긴 은퇴후 생존 기간에 걸맞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판단된다.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각종 연금혜택은 가입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가입기간은 길게 할수록 좋다. 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 [열리는 퇴직연금 시대] (3) 궁금증 Q&A

    [열리는 퇴직연금 시대] (3) 궁금증 Q&A

    퇴직연금은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제도여서 그런지, 시행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궁금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퇴직후에 받는 돈의 규모도 크지만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연금액수나 회사 부담액도 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이 크다. 노동부 등 관련부처는 이번주부터 전국 순회 설명회(표 참조)에 나선다. 주요 궁금증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모든 사업장이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야 하나. -12월1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퇴직보험의 신규 가입도 중단된다. 다만 사정에 따라 오는 2010년 말까지는 기존 퇴직금 제도를 그대로 둘 수도 있다. ▶퇴직연금 시행 이전의 근무기간은 어떻게 처리하나. -노사가 정하기 나름이다. 과거 근무기간을 퇴직연금의 근속연수로 인정해 소급받을 수 있다. 제도 시행후 기간만 근속연수로 인정한다면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고 이후부터 연금을 적립한다. 퇴직연금제도의 유형 가운데 확정기여형(DC)을 선택했다면 퇴직금을 퇴직연금의 투자상품에 중복투자할 수도 있다. ▶확정급여형(DB)은 결국 기존 퇴직금과 같은 것 아닌가. -둘 다 이미 정해진 같은 규모의 퇴직급여를 받는 점은 같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적립금의 60%가 외부 금융기관에 맡겨지기 때문에 투자손익에 따라 회사 부담이 증감될 수 있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망해도 그동안 적립된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 ▶퇴직연금을 운용하게 될 금융상품은 어떤 종류가 있나. -현재 보험사, 은행, 증권사들이 나름의 특징이 있는 금리형예금, 적립식펀드, 변액형 보험 등을 설계하고 있다. 안정성이 높으면 수익성이 처지는 식으로 구조가 서로 교차하는 상품일 것으로 예상된다. DB형을 선택한 회사는 몇종을 노사가 협의해 고르면 되고,DC형을 채택한 회사는 일정한 범위에서 근로자가 직접 선택해야 한다.DC형의 금융상품은 높은 안정성 또는 고수익 등 상품구조가 다른 3종 이상이어야 한다. 이 가운데 1종은 반드시 원리금이 보장돼야 한다. ▶퇴직금 누진제를 하고 있는데, 연금제는 손해가 아닌가. -노사가 협의해서 회사가 부담하는 적립금을 법정기여율(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1)보다 높게 책정해두면 손해가 아니다. ▶나중에 퇴직연금을 받을 때 일시금보다 연금이 유리한가. -일시금에 부과되는 소득세보다 연금에 붙는 소득세율이 더 낮아 결국 연금이 유리하다. 또 연금을 받는 동안에는 과세가 미뤄지는 효과도 있다. ■ 도움말 굿모닝신한증권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세제개편안 뭘 담았나]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나

    [세제개편안 뭘 담았나]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나

    정부가 26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보면 일단 ‘세수 부족분’부터 채우고 보자는 심사가 엿보인다.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지 여부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경제활력 회복과 세입기반 확대, 고령화·양극화 보완 등의 이유를 들었으나 전문가들은 “별것 없다.”는 반응이다. ●올 세수부족액 5조원 안팎 원윤희 서울시립대 경제학 교수는 “비과세 대상을 줄이고 주세 등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경기를 생각한다면 투자활성화 쪽에 맞춰야 하는데 그런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비과세·감면 금액은 18조 6000억원이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도 “세수를 올린다는 것 말고는 눈에 띄는 게 없다.”면서 “부동산 대책에만 신경이 쏠린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실제 정부가 경제활력을 위해 15가지의 세제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사전상속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내용이 없는 게 사실이다. 열린우리당이 서민층의 반발을 우려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겠다며 제동을 걸었으나 ‘정치적 수사’에 가까운 정도다. 때문에 국회에서도 정부 원안대로 통과돼 결국 서민들의 등골만 휘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 결과 가계의 실질소득은 줄어 소비가 정체되고 경기는 나빠져, 정부가 노린 세수증대 효과가 되레 반감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지난해 세수부족액은 4조 3000억원이다. 올해는 이보다 많은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부는 사회·복지 등의 재정수요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세금을 줄이기 위한 세법개정은 어렵다고 밝혔다.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인상에 지금도 반대하는 모습과는 아주 다르다. ●서비스업과 자영업 지원 지금까지 호텔·여관업, 단란주점과 유흥주점, 도박장, 안마시술소 등의 접대비 손비 인정을 일반기업의 20%로만 제한하던 것을 없애고 똑같이 적용키로 했다. 광고선전비도 전액 손비로 인정된다. 이와 함께 5만원까지만 증빙서류 없이 인정하던 경조사비 손비인정을 모든 기업에 10만원 이상으로 높였다. 매출액 2400만∼4800만원이 대상인 간이과세자의 경우 그동안 소매업은 매출액의 20%에 대해 부가가치세 10%를 적용했으나 내년부터는 15%에 대해 부과한다. 음식·숙박업의 부가가치율도 40%에서 30%로 낮아진다. 다만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2007년말까지만 적용된다. ●창업자금 사전상속제 도입 젊은 세대로 부(富)를 조기에 이전,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65세 이상의 부모가 만 30세 이상이나 혼인한 자녀에게 창업자금을 30억원까지 증여하면 세제혜택을 받는다. 지금은 자녀에게 증여시 3000만원만 공제하고 10∼50%의 증여세율을 물린다. 그러나 사전상속제를 이용하면 5억원을 공제한 뒤 10%의 세율로 과세해 세부담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10억원을 사전상속할 경우 5000만원의 증여세만 내고 상속할 때 4000만원을 더 내면 된다. 현행 세법을 적용할 때 내야 하는 2억 3100만원을 훨씬 밑돈다.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기업이 구매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면 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가 2년 연장되면서 중소기업간 거래로 제한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의 세금감면은 폐지된다. 공장자동화 물품에 대한 관세감면율은 40%에서 30%로 낮아지지만, 중소기업은 그대로 유지된다. 국가나 지자체, 이재민 구호 등에 대한 법정기부금과 사립학교에 대한 기부금의 비용인정 범위를 소득금액의 100%에서 50%로 낮추되 2008년까지 한시적으로 75%를 인정한다.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조정시 양도자산 등에 대한 세금을 나중에 물리는 과세이연 대상은 토지와 건물 등에서 기계설비 등 사업용 유형고정자산으로 확대된다. 중복자산의 양도차익에 대한 분할과세도 인정한다. ●연말정산 간소화 내년부터 근로소득자는 소득공제와 관련된 15개의 서류 가운데 7개 자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보장성 보험과 연금관련 저축 등의 금융관련 자료, 신용카드 사용액, 유치원비와 초·중·고 공납금 및 대학등록금 등 교육관련비, 보청기와 안경비 등을 제외한 의료비 자료는 국세청에 바로 통보된다. 다만 취학전 아동의 사설학원비와 기부금, 주택자금, 혼인비, 장례비, 이사비 등은 근로소득자가 직접 챙겨야 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초등생 여름독서학교 캠프 서울여대는 다음달 10∼12일 초등학교 3∼6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바롬교육센터에서 ‘여름독서학교 캠프’를 연다. 성격유형에 따른 독서방법과 영어동화 등 책읽기 교육프로그램뿐 아니라 전통놀이와 우리가락도 배울 수 있다. 강사진은 김두임 서울여대 독서연구회 연구위원 등 대학내 평생교육원 강사들로 이뤄졌다. 등록기간은 29일까지 선착순이다. 신청은 전화로 받는다.(02)970-5341,5343. ●전교생 반별 독서발표회 경동초등학교는 지난 14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반별로 독서 발표회를 열었다. 그동안 읽었던 학년별 필독도서를 바탕으로 독서감상화, 시화, 독후감, 만화 등 여러 분야를 선택해 솜씨를 뽐냈다. ●영어뮤지컬 ‘Boksyl´ 발표회 목동중학교는 지난 18일 서울 목동방송회관 브로드홀에서 제1회 영어 뮤지컬 ‘Boksyl’ 발표회를 가졌다. 이 뮤지컬은 특기·적성교육수업을 통해 4개월 동안 연습한 작품이다. 주인공이 잃어버린 강아지를 다시 찾는 내용으로 학생 36명이 참여했고 교사 7명이 지도했다. ●5·6학년 대상 흡연 예방교육 대신초등학교는 지난 15일 5,6학년을 대상으로 흡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흡연을 할 때에 찌그러드는 폐를 보고 놀라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으며 흡연이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10개 특기활동반 닦은 기량 뽐내 언북초등학교는 지난 16일 특기적성 발표회를 열었다.10개의 특기활동반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냈다. 마술부에서는 1학년 어린이들이 귀여운 마술실력을 보였다. 생명과학부에서는 애벌레를 직접 만질 수 있게 했고, 거미, 장수풍뎅이 등 여러 곤충들을 전시했다. ●국립국악원 방문 체험활동 국악문화예술교육 연구학교인 중대초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12일 국립국악원을 방문했다. 장구, 북, 꽹과리, 소고 등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탈춤을 배웠다. 사물놀이를 감상하고 국악기와 국악자료 체험활동도 펼쳤다. ●최신 시설 교내 도서실 개관 연촌초등학교는 지난 13일 많은 책과 최신 시설을 갖춘 교내 도서실을 열었다. 그간 비좁고 책도 적어 학생들의 독서 활동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던 도서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교실 2개를 터서 만든 새 도서실에는 기존 책에 새 책 1000여권이 더 들어왔고, 인터넷 및 도서 검색용 컴퓨터도 여러 대 설치됐다. 개관식에서는 학부모·교사들이 모여 효과적 도서실 운영에 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12개 고교 내년 학과개편 경기도 성남 성일정보고교는 내년에 경영정보과와 사무자동화과, 정보처리과를 폐지하는 대신 인터넷정보과와 디지털정보과를 신설한다. 또 안성공고는 인테리어디자인과를 신설하고 광주 경화여고는 정보처리과를 없애는 대신 비즈니스영어과 및 디지털경영정보과를 새로 만든다. 이와 함께 수원 정산공고가 디지털통신과와 디지털전자과를 신설하고 전자전산과 및 전자통신과를 폐지하며 성남 성보정보고는 관광경영과를 신설한다. 이밖에 성남 양영공고가 디지털로봇과와 멀티미디어과를, 여주 창명여자종합고가 관광레저과 및 인터넷정보과를, 화성 남양종합고가 e-비즈니스과 및 인터넷정보과를 각각 새로 개설한다. ●미국 앨라배마서 스페이스 캠프 인천대학교 영재교육원은 다음달 5일까지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스페이스 캠프(SPACE CAMP)’를 실시한다. 올해로 두번째를 맞이하는 이 캠프는 영재교육원에 재학중인 중등 2∼3년생 22명이 참가한다. 연수단은 연수기간중 미국 ‘스페이스 캠프’에 입소한 뒤 ‘우주왕복선 기본구조 및 작동방법 익히기’,‘우주역사 및 천체 우주학 강의’,‘우주왕복선 발사 및 착륙 체험’ 등의 체험을 하게 된다. ●영어소통 능력향상 캠프 개소식 인천시교육연수원은 최근 원어민과의 다양한 체험을 통한 영어소통 능력 향상을 위한 ‘2005 Power-up English Camp’ 개소식을 가졌다. 인천지역 교육청이 자체 선발한 100명의 중학교 1학년생이 참가하는 이번 캠프는 방학기간중 연수원 외국어수련부에서 합숙으로 진행된다. 캠프 기간에는 원어민교사 11명과 캠프 지도교사로 선발된 영어교사 20명 등 모두 53명의 교사들이 학생을 지도하게 된다. 교육은 영어권 10개 나라에 대한 지리, 문화, 관습 등 이해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된다.
  • [혁신 공기업탐방](16)이성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혁신 공기업탐방](16)이성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환골탈태(換骨奪胎)’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다. 만성적자 기업이 흑자로 돌아섰고, 큰 병에는 건강보험이 쓸모없다는 인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성재 공단 이사장은 24일 “공단이 건강보험증이나 만들어주고 보험료나 독촉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웰빙(Well-Being)에 맞게 국민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사에 건강증진센터를 설치하거나 노인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이같은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이 이사장을 만나 공단 운영 방침을 들어봤다. 계속 적자를 내던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재정 안정화 문제부터 설명해달라. -1997년 말 이후 침체된 경제가 보험료 부담능력을 저하시킨 반면 보험 진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적자를 낸 이유다. 게다가 의약분업이 도입돼 보험제도권 밖의 임의조제 비용이 보험제도권으로 편입됐고, 의약분업을 전후해 이루어진 몇 차례의 관련 수가 인상이 재정위기를 가속화시켜 2001년에는 당기수지 적자가 2조 4000억원이 넘었다. 그러나 수가의 구조적 인하, 급여 및 심사기준 합리화, 고가의약품 심사기준 강화, 지역보험 국고지원 확대 등을 통해 2002년부터 수지가 개선됐다.2003년에는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누적적자를 모두 메우고 757억의 누적수지 흑자를 실현했다. 아직도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 - 안정적인 재정기조를 위해서는 국고 지원범위를 법적으로 명문화하고, 구조적으로 ‘의료의 과잉’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의료제공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또 지불제도를 개선하고 보장성 강화를 위해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률을 높여야 한다. 물론 공단이 가입자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키는 관리운영 체계의 개선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2004년도 경영평가에서 13개 기관 가운데 10위를 기록,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 억울한 측면도 있다. 특히 경영평가단이 올때 마다 공단 1층에서는 노조원들의 격렬한 시위가 있었다. 어떤 날은 노조의 시위로 인해 경영평가단이 공단으로 들어오지 못한 때도 있었다. 결국 10점 만점이었던 노조와의 관계에 대한 점수가 0.2점 밖에 얻지 못했다. 내년에는 향상도 점수도 반영되니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영평가 등급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계획을 추진하고 있나. - 핵심은 국민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 공단은 고객만족도에서 항상 하위에 처져 있다. 그래서 올해는 조직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국민위주의 서비스 제공체제 확립에 투입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원응대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고객불만요인 해소를 위하여 ARS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전화상담 원스톱 서비스제를 도입했고,ARS 안내멘트를 3단계에서 1단계로 단축했다. 직장과 지역조합이 통합된 지 올해로 5년이 됐다. 통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 2000년 7월1일 ‘의료보험’에서 ‘건강보험’으로 명칭을 바꾼 것은 단순히 의료보험 통합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보험에서, 온 국민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공단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각오와 국민의 열망을 품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된 뒤 국민들에게 미친 효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우선 건강보험 통합으로 질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분산 효과를 극대화해 사회연대를 강화했고, 계층간 소득재분배를 통해 형평성이 강화됐다. 또 적정부담-적정급여를 통해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질병치료 등 사후조치에서 질병예방, 재활서비스 제공,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 등 사전 예방적인 보험급여를 제공하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는 변화상이다. 효율적인 관리운영 체계를 구축해 관리운영비를 줄일 수 있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려면 재정이 더 투입돼야 한다. 반면 보장성이 강화되지 않으면 결국 민간보험을 통할 수밖에 없게돼 보험료 이중부담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 현재 우리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1.3%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 병에 걸려 병원을 찾더라도 높은 본인 부담 때문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2008년까지 건강보험 급여율을 70%까지 높이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공청회도 열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보장률이 80%이상은 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공단은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 만료되더라도 지역가입자 급여비의 43%가 지원되는 현재 규모 이상의 국고지원이 계속될 수 있게 건강보험법에 명시되도록 국회, 정부를 설득해 나가고 있다. 또 현재 4.31%에 불과한 우리의 보험료율을 일본·타이완 수준인 9%나 유럽 선진국 수준인 13∼15%로 끌어올리기 위해 적정보험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득해 나갈 예정이다. 공단을 바라보는 여론은 솔직히 부정적이다. 조직이 방대하고, 직원이 불친절하며, 노사관계가 불안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 공단은 국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전체 임직원이 참여하는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경영혁신 전담조직을 이사장 직속으로 설치하고 경영전략수립, 대국민 서비스혁신, 평가보상 등 경영혁신과제를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또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한 조직진단결과를 반영, 소규모 지사는 민원서비스 위주로 개편할 예정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입원환자 식사도 내년부터 보험혜택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장성은 60%에 불과하다. 보장성이 80∼85%에 달하는 프랑스와 독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와 공단은 2008년까지 건강보험 급여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모든 입원환자의 식사도 보험혜택을 받는다. 2007년부터는 6인실뿐만 아니라 3∼4인실 등 상급 병실을 이용할 때도 보험이 적용된다. 특히 오는 9월부터 암, 중증심장질환, 뇌수술 환자의 부담이 대폭 줄며, 암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비율이 75%까지 확대된다. 이에 대한 재정은 보험료율을 연평균 4.1% 올려 확보할 예정이다. 또 공단이 제시하는 것처럼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담배부담금과 국고지원금 등 4조원을 정부로부터 더 지원받아야 한다. 공단 관계자는 “정부 계획대로 2008년까지 보장성이 70%로 확대된다 하더라도 서구유럽이나 일본, 타이완과 비교하면 역시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국가의 적정한 부담과 보험료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뒤따라야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급여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국민들이 OK할때까지 혁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구하는 혁신의 타깃은 국민이다. 공단이 자체 업무처리 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더라도 국민들에게 편익을 주지 못하면 진정한 혁신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모씨가 10억원짜리 땅을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김씨는 재산이 줄었기 때문에 땅을 판 시점부터 보험료를 적게 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본인이 직접 재산변동신고를 하지 않으면 공단은 매년 10월쯤 지방자치단체의 과세자료를 근거로 11월분 보험료부터 새롭게 산정해왔다. 즉 2월에 땅을 팔고 공단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11월분 보험료를 낼 때부터 보험료가 줄어든다.9개월 동안 보험료를 더 내는 셈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재산변동에 따른 보험료 산정을 실시간으로 산정키로 했다. 대법원으로부터 부동산 매매에 대한 등기변동 사항을 넘겨 받아 매달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했다. 본인이 재산변동사항을 신고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변동된 재산에 대한 보험료가 산정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가 바로 공단이 말하는 혁신이다. 공단은 또 오는 12월부터 직장인들을 위해 연말정산 소득공제용 의료비 본인부담내역을 제공할 예정이다. 입원비나 수술비처럼 비용이 많을 때는 대개 의료비 내역을 보관하지만 감기 등 간단한 진료를 받았을 때는 진료비 내역을 병원에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단에서 1년동안의 의료비 내역을 일괄적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적은 진료비의 영수증도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다. 연말에 신용카드사들이 소득공제용 사용 내역을 보내주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공단은 국민들의 건강을 높이는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질환 등 3대 만성질환자를 간호사 출신의 사례상담사가 전담하는 사례관리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104개 지사에 있는 2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부터는 160개 지사 2만 5000명으로 확대했다. 앞으로는 227개 전 지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일반인에게도 맞춤형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건강·의료정보제공시스템을 늘려 개인별·질환별로 차별된 정보를 공단 홈페이지(www.nhic.or.kr)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외상값 빠삐용?

    외상값 빠삐용?

    외상값 독촉을 피해 선원 2명이 스티로폼을 타고 섬을 탈출했으나 표류하다 4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영화 ‘빠삐용’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13호는 8일 오전 3시30분쯤 충남 보령시 오천면 호도 북방 1.6㎞ 해상에서 스티로폼 뗏목을 타고 표류하던 최모(31·강원도 강릉시)씨와 소모(31·경기도 양주군)씨를 구조했다. 최씨 등은 지난 3월6일 서울의 한 직업소개소에서 추천을 받아 4개월간 매달 70만원의 기본급에다 잡는 만큼 성과급을 받기로 하고 호도의 5.98t급 어선인 진성호(주인 신영세·44)에 선원으로 취직했다. 그물로 광어와 우럭 등을 잡던 이들은 지난 7일 아침 신씨에게 갑자기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 일이 생겨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신씨는 “그물을 거둬야 하는데 어디를 가느냐.”고 승강이를 벌이다 다음달 5일 4개월치 봉급을 정산할 때 업무중단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변상받기로 각서를 쓰고 헤어졌다. 육지로 돌아가려던 이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외상값이었다. 동네가게에서 외상으로 담배와 생필품을 구입한 뒤 지금까지 신씨로부터 60만원을 가불받아 한집 외상값 10만원만 갚았다. 하지만 다른 가게 주인인 고모(64)씨가 이들이 곧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왜 우리집 외상값은 갚지 않느냐.”고 따지자 몰래 탈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집에 진 외상은 담배값 8만 5000원 등 모두 10여만원. 이들은 2㎞쯤 떨어진 녹도로 탈출,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갈 목적으로 7일 밤 11시쯤 구명조끼도 없이 소지품이 든 가방만 챙겨 가로, 세로 2m 크기의 스티로폼에 함께 올라탔다. 얼마 안가 이들은 조류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을 알았지만 빠른 물살에 속수무책이었다. 망망대해만 펼쳐졌다. 섬을 떠나 4시간여를 표류하던 이들은 야간불법조업을 단속하던 무궁화 13호의 레이더에 포착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13호 송종필 선장은 “레이더에 이상한 물체가 포착돼 다가가니 남자 두명이 스티로폼 위에 앉아 있었다.”면서 “탈수증세에다 온몸을 떨고 있었지만 큰 이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리딩증권 브릿지인수 무산

    외국자본의 자산 빼돌리기 논란을 부른 리딩투자증권의 브릿지증권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에 따른 경영 개선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영업도 기대하기 힘들어 합병을 불허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감위가 금융기관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금감위는 리딩투자증권이 브릿지증권을 합병한 뒤 영업을 확대해 대규모 흑자를 내고 주요 수익모델로 투자은행 업무 등을 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리딩투자증권이 브릿지증권 인수대금과 구조조정 비용, 주식매수청구 대금 등 1494억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현금성 자산(1561억원)을 대부분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합병 이후 대규모 자본 유출에 따른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감위 윤용로 감독정책2국장은 “리딩투자증권이 제시한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종합증권업도 효율적으로 하기 힘든 것으로 보여 합병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불허 결정은 외국자본에 대한 차별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브릿지증권의 최대주주인 영국계 펀드 브릿지투자지주(BIH)는 지난 2월 브릿지증권 지분 86.9%를 리딩투자증권에 131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20억원을 먼저 받고 187억원은 리딩투자증권이 인수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며, 나머지 1103억원은 매각 후 브릿지증권의 현금성 자산을 팔아 받기로 했다. 이 때문에 브릿지증권 노조와 시민단체는 “외국계 투기자본의 자산 유출을 위한 편법 매각”이라며 반발해왔다. 계약을 하고도 인수를 거부당한 리딩투자증권은 보도자료를 통해 “금감위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다만 우선 인수후 대금을 후불하는 자산인수후 정산(LBO)이 선진적 M&A기법이지만 아직 사회적 인식이 이를 따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금감위가 불허하면 브릿지증권을 청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BIH는 앞으로 청산 절차를 밟거나 또는 말을 바꿔 새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감위의 이번 결정은 외국계 펀드에 대한 국세청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외국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외국자본에 대한 차별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지난달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출장길에 오른 구본무(60) LG 회장을 수행한 사람은 차장급 직원 한명뿐이었다. 계열사 사장들과 같이 가는 출장이 아니면 수행은 늘 직원 한명이 담당한다. 공항으로 임원들이 배웅이나 마중을 나오는 것도 금지한다. 구 회장은 지난 12일 LG 계열사 사장단 20여명과 함께 국내사업장 ‘혁신투어’를 나서면서 자신의 차량인 ‘벤츠S600’을 놔 두고 대형 관광버스 2대를 빌렸다. 사업장간 이동중에도 사장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지난 2003년에도 구 회장은 버스로 2박3일간 전국의 사업장을 누볐다. 이처럼 ‘격식’을 따지기보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구 회장을 두고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평이 따라다닌다. 사람좋아 보이는 눈웃음 등 구 회장의 외모도 이같은 이미지 구축에 한몫했다. ●몸에 밴 검소한 생활 구 회장의 소탈한 모습은 아버지 구자경(80) 명예회장이나 할아버지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인회 회장은 창업초기인 40년대 후반 부산 서대신동 시절 활동하기 편하다며 미군 파카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외출할 때를 제외하곤 공장내에서 늘 입고다녀 소매가 닳고 기름때가 반지르르 묻은 옷이었다. 구 회장은 또 비싼 담배와 싼 담배를 같이 갖고 다니면서 손님에게는 좋은 담배를 권하고 자신은 값싼 담배를 피웠다.“돈이란 벌 때 아껴야 하는 법”이라는 지론이다. 사돈이자 동업자인 고 허준구 회장도 당시 판매와 구매일을 맡으면서 수금하러 거래처를 다닐 때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찰떡궁합’인 셈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사업장이나 계열사 사무실을 즐겨 찾았는데 어떤 때는 사전통보없이 불쑥 고객서비스센터 등 현장을 방문해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럭키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객장을 방문했을 때는 고객들이 좁은 객장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데 반해 임원실이 한 부서보다 큰 것을 보고 “무슨 임원방이 내 방보다 커요?”라며 질책을 했다고 한다. 이같은 소탈한 이미지 때문인지 LG의 회장들은 삼성이나 현대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발표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순위에서도 구본무 회장은 삼성 이건희 회장은 물론 현대차 정몽구 회장보다 순위가 낮았다. 재계에서 LG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대차그룹보다 낮지 않은데도 그룹총수의 영향력은 현대차가 높게 나온 것이다. LG관계자는 구 회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는 허씨와의 동거기간이었고 2년전까지만 해도 삼촌뻘 되는 집안어른들이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었다. 또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 직격탄을 맞았고 99년에는 반도체 빅딜로 주력사업을 빼앗기는 고초를 겪었다. 사실 구 회장의 총수로서의 경영능력은 올해부터 검증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LG의 상징, 인화(人和) 구인회 창업회장은 포목상, 청과·어물전, 운수업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뒤 47년 럭키크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인생을 걸었다.6형제의 장남(4명의 여자형제도 있었으나 일찍 사망함)이자 6남4녀의 아버지가 하는 사업을 돕기 위해 초기 가족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영도 대부분 가족이나 사돈(허씨)들이 도맡아 했다.47년 락희화학 설립당시 생산담당이었던 김준환씨를 제외하면 구 회장, 부사장 고 구정회(둘째 동생)씨, 영업담당 허준구(첫째 동생 철회씨 사위)씨 등으로 사실상 ‘가족기업’이었다. 이후에도 아래로 다섯 동생과 여섯 아들, 조카, 허씨들이 대거 경영에 참여했는데 LG의 ‘인화정신’은 이같은 독특한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친인척들을 잘 다독여 가며 경영을 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경영이념으로 발전시킨 것이 인화다. 창업회장부터 내려온 인화정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과 함께 했던 방송사업. 구인회 회장은 60년대 초반 사돈인 고 이병철 삼성회장으로부터 방송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50대 50 합작으로 64년 ‘라디오서울’과 ‘동양TV’를 설립했다. 하지만 방송사 경영이 시원치 않은 와중에 두 그룹에서 파견된 임직원간 알력이 심해졌고 결국 TV는 LG가 라디오는 삼성이 맡아서 하기로 잠정 합의를 봤다. 이후에도 TV와 라디오 사업의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구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 회장을 만나 TV사업까지 삼성에 넘기기로 결정한다.LG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았지만 구 회장은 사돈간의 ‘불화’가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80년대에는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가 사돈과의 정리를 생각해 포기했다. 당시 기획조정실에서는 21세기 물류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택배사업을 유망한 신규 사업으로 선정, 일본의 택배사업을 벤치마킹하고 계획을 수립했지만 사돈인 한진그룹에서 택배(한진택배)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자경 회장이 사업중단을 지시했다.LG와 한진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의 2녀 명진(41)씨가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하면서 사돈으로 맺어졌다. ●창업주의 사람들 구인회 창업회장은 할아버지 밑에서 한학을 배우다 열네살때인 1921년에야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한다.24년에는 서울로 상경, 중앙고등보통학교를 다녔지만 19세때인 26년 처가에서 보내주던 학비가 끊기고 본인의 뜻도 있어 낙향, 사업의 꿈을 키운다. 구 회장은 사업을 키워가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했고 동생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한 뒤 형의 사업을 성심성의껏 도왔다. 한때 구씨, 허씨 일가가 너무 많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구씨, 허씨들 가운데는 경영능력을 갖춘 이들이 적지 않았다. 창업회장의 동생들은 초창기 외국원서를 번역해 기계 작동법을 알아내고 수출, 기술도입 등 형이 할 수 없는 해외업무를 도맡아 했다.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는 형과 함께 첫 사업인 포목상 ‘구인회상점’을 세웠고 둘째 고 구정회씨는 동경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하고 평안남도청 토목과에 잠시 근무하다 형의 사업을 도왔다. 구태회(82) LS전선 명예회장은 일본 후쿠오카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쳤다. 그는 경영보다는 정치권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4대 민의원과 6,7,8,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구평회(79) E1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치고 51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구두회(77)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고려대 상대,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일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63년 금성사 상무로 입사했다. ‘골프멤버’였던 사돈인 이보형 제일은행장·홍재선 전경련 회장·경방 김용완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도 구인회 회장과 교우가 깊었다. ●제2의 창업주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경 LG명예회장은 삼촌인 구평회 명예회장과 진주고보에 같이 입학한 뒤 진주사범을 마치고 고향인 지수보통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50년까지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는데 제자들 중에는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권근술 전 한겨레신문 사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부인인 한인옥씨 등이 있다. 구 명예회장은 한씨에 대해 “얼굴도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신 전 부의장은 모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구 명예회장에게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구 명예회장은 50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지만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들과 같이 먹고 자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구인회 회장은 생전에 왜 장남을 그토록 고생시키느냐는 질문에 “대장장이는 하찮은 호미 한 자루 만드는데도 담금질을 되풀이해 무쇠를 단련한다. 내 아들이 귀하니까 저렇게 일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덕분에 그는 현장에서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69년 12월31일 구인회 회장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뜬 직후인 1970년 1월6일 열린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은 본인의 경영 퇴진과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의 회장 추대를 제안했고 이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통과됐다. 구 회장 취임 이후 1년간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준 사람은 삼촌인 고 구정회 사장이었다. 조카를 ‘보필’하는 삼촌은 LG가의 저력을 잘 말해준다. 구자경 신임회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인화단결과 상호협조를 통해 그룹의 부드러운 기업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급속한 확대보다는 내실있는 안정적인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락희화학, 금성사 등 11개 계열사를 갖고 시작한 구자경 회장은 95년 2월 이임할 때까지 LG를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취임 첫 해인 70년 520억원에 불과하던 그룹매출은 94년 30조원을 넘어섰고 수출은 3100만달러에서 147억달러로 474배나 늘어났다. ●늘 꿈이었던 농사일에 매진 구 명예회장은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주면서 “앞으로 여의도 본사에는 일주일에 한번만 출근할 것이다. 모든 경영은 신임 회장에게 맡긴다.”고 약속했다. 구태회·평회·두회씨 등 창업주 형제들과 허준구·허신구 회장도 고문으로 물러났다. 충남 천안의 ‘천안연암대학’으로 내려간 구 명예회장은 버섯재배 등에 심혈을 기울이며 10년전 약속을 지키고 있다. 주중에는 천안에 머물다 주말에는 서울 성북동 집으로 올라오는데 매주 월요일에만 트윈타워로 출근한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 집무실인 30층 대신 32층으로 직행, 본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문화재단 업무만 보고 오후에는 천안으로 내려간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 회장 얼굴을 보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 분재, 장미재배를 거쳐 버섯재배로 이어진 구 명예회장의 왕성한 취미활동은 요즘 된장, 생면, 만두 등 유기농 먹을거리로 확대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선친이 두산, 경방그룹 회장과 함께 1956년 서울컨트리클럽에서 발족한 ‘단오회’와 진주중 15회 동창회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있으며 능성구씨 대종회장을 맡고 있다. 단오회에는 김각중 경방 회장,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 선친을 치료했던 이동렬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진주중 동창인 고 이규호 전 문교부 장관도 생전에 절친한 사이였다. 고 정주영 회장도 전경련 회장단 활동 등을 통해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 ●20년 경영수업 받은 ‘구병장’ 구본무 회장은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재벌 총수 가운데 현역 출신은 쉽게 보기 어렵다. 보병으로 만기 제대후에는 미국 애슐랜드대로 유학을 떠났다.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 회장은 30세때인 75년 럭키(현 LG화학)의 심사과(사업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부서로 사업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 과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심사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구 회장의 ‘핵심참모’인 강유식(57) ㈜LG 부회장이다. 강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2년 럭키에 입사했다.97년 회장실(구조조정본부)로 소속을 옮겼고 99년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룹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아버지처럼 ‘험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81년에야 금성사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았다. 럭키 심사과장, 수출관리부장, 유지사업본부장을 거쳐 80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옮겨 기획심사본부장을 맡았고 83∼84년에는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입사 10년만인 85년에야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95년 회장 취임사에서 ‘초우량 LG’를 약속했던 구 회장은 인터넷, 홈쇼핑, 이동통신, 통신 등에 잇따라 진출하며 사세를 넓혀갔고 필립스와 합작으로 LCD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빅딜’과 ‘LG카드 사태’로 반도체, 금융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1등LG를 이끄는 사람들 지금까지 LG그룹을 상징해 온 ‘인화’는 구본무 회장 대에 이르러 사실상 ‘일등주의’로 바뀌었다.LG는 그동안 ‘인화정신’이 결코 ‘온정주의’가 아니라고 항변해 왔지만 삼성그룹에 비해 LG그룹의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요즘 LG가 거의 매일 쏟아내는 ‘강한 승부욕’,‘독종정신’,‘다이내믹’ 등은 LG가 온건하고 점잖은 반면 보수적이고 느린 조직에서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김쌍수(60)부회장에게 맡긴 것도 생활가전사업을 1등으로 만든 그의 ‘뚝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부진을 면치 못하던 휴대전화 사업을 ‘비전문가’인 박문화(55) 사장에게 맡겨 새로운 도약을 주문했다. 오디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LG의 ‘광스토리지’ 사업을 7년 연속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LG에서 독립한 다른 친척이나 형제와 달리 주력사인 LG필립스LCD 부회장을 맡고 있는 둘째동생 구본준(54) 부회장 역시 1등에 대한 집념이 남다르다. 경복고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나온 구 부회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AT&T를 거쳐 86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했다. 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빼앗기다시피 넘겨주는 것을 눈으로 지켜본 뒤 99년부터 LG필립스LCD 대표를 맡아 세계적인 LCD업체로 키워왔다. ●숨어있던 승부사기질 발휘되나 소탈하고 인자해 보이는 구 회장의 이면에는 무서울 정도의 집념과 승부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이다. 구 회장의 집념은 그가 하늘을 나는 모습만 보고도 무려 150여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조류학’에 조예가 깊은 것에서 잘 나타난다. 중학교때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다친 새 한 마리를 발견, 집에 데려와 치료해 준 인연으로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구 회장은 2000년에는 ‘조류도감’을 낼 정도로 새에 관해서는 전문가다. 여의도 LG트윈빌딩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구 회장의 각별한 보살핌덕에 무사히 새끼를 낳은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동생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도 최근 ‘사진으로 보는 한국야구 100년’을 발간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보통이 아닌데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좋아 보이는 구 회장이 거의 ‘경멸’할 정도로 싫어하는 부류가 있는데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이다. 구 회장은 연습장에서 충분히 연습하지 않고 무작정 골프장에 나타나는 초보자를 무척 싫어한다고 한다. 더 싫어하는 부류는 ‘트리플보기(이븐파보다 3타를 더 치는 것)’를 하고도 ‘히죽히죽’ 웃는 사람이다. 다시는 트리플보기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계열사 사장들을 평가할 때도 이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구 회장은 특별히 운동에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끈질기게 연습에 매달려 한때 핸디캡 5∼6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고 한다. 환갑을 맞은 지금도 핸디 8∼9 정도를 친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구 명예회장 시절 선포한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에 ‘1등LG’를 더한 ‘LG Way’를 새로운 기업문화로 천명했다.10여년에 걸친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은 구 회장은 ▲고객이 신뢰하는 LG▲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LG▲인재들이 선망하는 LG▲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LG를 목표로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의 집념과 승부사기질이 앞으로 어떻게 발휘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동국제강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할 정도로 장세주 회장과는 친분이 깊은 편이다. 장 회장의 숙부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 인영(37)씨가 구 회장의 당숙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와 결혼해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만화가 허영만씨와도 교류가 있는데 허씨는 인기작 ‘식객’에서 구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맛있는 삼계탕을 사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단출한 네식구 구 회장은 72년 김태동 전 보사부 장관의 딸인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닌 ‘재원’으로 서구적인 외모의 미인이었다고 한다. 시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은 “보수적인 며느리를 원했는데 맞고보니 맏며느리는 개방적이고 아래 며느리들이 보수적이었다. 뒤바뀐 감도 없지 않지만 그만하면 잘 맞는 편”이라며 만족하는 분위기다. 구 회장 부부는 금슬이 좋기로 유명하지만 ‘내외’가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주말에 곤지암에서 골프를 치다 부인이 일행들과 골프를 치는 것을 보고 나무랐다는 일화도 있다.LG 소유인 곤지암은 주말에 주로 계열사 임원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애용하는데 ‘회장 부인’이 나오면 임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다. 김씨가 다른 그룹 회장 부인과 달리 미술관을 맡지 않은 것이나 여의도 트윈타워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것도 LG가의 엄격한 ‘단속’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양자로 들인 구광모(27)씨와 연경(27)·연수(9) 두딸을 두고 있다. 광모씨는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으로 국내의 한 IT솔루션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올해 병역을 마치면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공대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양자로 입적된 뒤 ㈜LG와 LG상사 지분을 대폭 늘려 ‘경영승계’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LG측은 “광모씨의 양자입적은 ‘제사 지낼 장손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4세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연경(27)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26)씨와 함께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붓감’이다. ukelvin@seoul.co.kr ■3공화국서 “소총 만들어보라” 권유 구인회 “유망해도 무기는 싫다” 거절 LG화학은 한때 자회사를 통해 ‘비데’사업을 하다 그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타일, 욕조 등 욕실 인테리어사업에 비데를 함께 취급하면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했지만 구본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첨단기술로 해외시장을 노리는 제품도 아닌데 돈이 된다고 해서 ‘품위’에 맞지 않는 제품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LG에서 계열분리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말에도 LG카드의 부실이 해결되지 않자 채권단은 또 한번 LG그룹의 지원을 요청했다.LG측은 “이미 1조원이 넘게 지원을 한데다 그룹에서 분리된 회사를 무슨 근거로 지원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구 회장의 ‘결단’으로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구 회장은 LG카드 기업어음(CP)을 갖고 있던 친척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가며 출자를 부탁했다고 한다. 삼성과 공동으로 시작했던 방송사업을 넘겨준 것이나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 직전에 포기한 것도 ‘사돈간의 불화’로 세인들의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LG가 이처럼 ‘세간의 평판’을 신경쓰는 것은 엄격한 유교가문의 장손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구인회 회장은 도박이나 술 등 사행산업은 물론 이른바 ‘먹고 마시는’일과 연관된 소비성 사업, 부동산 투자도 금지할 정도로 엄격했다. 나중에야 필요에 의해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설립했지만 한때는 호텔사업도 LG의 ‘금지리스트’에 올라 있을 정도였다.3공화국 당시 정부로부터 “소총을 만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도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라도 무기는 만들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을 정도다.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같은 ‘체면 경영(정도경영)’은 자칫 수익성 좋은 사업 기회를 놓칠 수 있고 공격적인 확장에도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관계자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가며 일등할 생각은 없다.”면서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갖추면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아도 고객들이 인정해준다는 것이 구 회장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ukelvin@seoul.co.kr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합병돼 설립된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이 누가될 것인지를 놓고 재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각대금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이 대형 매물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전 주인인 LG가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LG는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검토할 일도 없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40년 가까운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이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LG는 구인회 창업회장 생전인 69년 미국 NSC의 기술제공으로 반도체 회사인 금성전자를 설립했다. 초대 사장은 구자두 현 LG벤처투자 회장이었다. 금성전자는 1차 오일쇼크 등으로 73년 금성사에 흡수합병되면서 주춤했지만 74년 삼성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 등에 ‘자극’받아 75년 반도체팀을 만들고 미국 AMI와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등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79년에는 대한전선의 대한반도체를 인수, 금성반도체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초대 회장은 구자경 현 명예회장, 사장은 이헌조 현 LG그룹 고문이었다. 금성반도체는 이후 85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1메가롬(ROM)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금성일렉트론으로 이름을 바꾼 뒤 90년 1메가 D램,91년 4메가 D램을 잇따라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LG는 98년 정부의 ‘빅딜정책’의 ‘희생양’이 되면서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에 양보하게 된다.99년 1월6일 청와대를 방문한 구본무 회장은 전자사업이 주력인 LG에 반도체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지만 이미 현대측과 ‘얘기’가 끝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귀에 구 회장의 ‘절규’가 들릴 리 만무했다. 이날 밤 이헌조, 변규칠, 성재갑 등 LG의 원로들이 마련한 위로자리에서 구 회장은 모처럼 통음을 했다. 일부에서는 구 회장이 ‘통곡’을 했다고 하지만 ‘통한의 눈물’을 보인 정도였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한남동 구 회장의 집앞에 진을 친 기자들은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구 회장을 붙들고 ‘소감’을 물었고 구 회장은 “다 버렸습니다.”는 말로 3대를 내려오며 30년간 이어진 반도체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소송 소나기’ 대비 백태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소송 소나기’ 대비 백태

    ‘죄를 짓고 자수하면 얼마나 정상 참작을 해줄까.’ 증권집단소송제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이런 원론적인 ‘물음’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 수십년간 쌓여온 분식회계를 털기 위해, 혹은 처벌을 낮추기 위해 기업들이 ‘고해성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그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죄는 죄’라며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법 취지에 맞게 처벌 수위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집단소송제를 둘러싼 기업들의 대응과 향후 행보, 정부의 고민, 시민단체의 ‘면죄부’ 주장 등을 살펴본다. 상장사 주식·공시 담당자 250명은 22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어떤 회사가 증권집단소송이 되는가.’,’증권집단소송 어떻게 대비할까.’라는 주제를 놓고 뜨거운 논쟁과 토론을 진행했다. 증권집단소송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마련한 모임이었다. 분식회계로 곤욕을 치렀던 현대상선은 지난 18일부터 회계담당자의 실수나 조작을 방지하는 새 회계시스템을 가동 중이다.LG화학도 본사 및 사업장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제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올해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법에 따른 ‘후폭풍’이 재계를 ‘강타’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소송 제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소송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 안전판 ‘미리미리’ 국내 대기업들은 우선 ‘돈 쌓기’에 나섰다. 등기 이사들을 대상으로 집단소송 제기 등 법적 분쟁에 대비해 가입한 임원배상책임보험의 보험금 한도를 대폭 올린 것. 삼성전자는 2003년 1000억원이 한도이던 이사 배상책임보험의 책임 한도를 지난해 1500억원으로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500억원에서 700억원,SK㈜는 100억원에서 200억원,KT는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각각 늘렸다. 집단소송에 대비한 재벌 오너의 등기이사 퇴임도 눈에 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최근 삼성에버랜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또 삼성물산,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SDI, 삼성전기 등기이사에서도 조만간 사임할 전망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일 경우 이사회 의사록 등을 통해 잘못을 입증할 수 있지만 등기이사가 아니면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문서로 남아 있지 않으면 책임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가 영입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는 김광년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이자 한국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위원을 지난달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했으며, 현대상선도 올 주총에서 강보현(전 고등법원 판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두산은 법무팀을 신설했으며, 삼성은 향후 5년 안에 변호사 300명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내 교육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LG전자는 공시 관련 부서의 교육을 강화, 막연한 장래사업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거나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 예측 정보를 발표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공시 유관부서뿐 아니라 사내 모든 조직 책임자들에게 공시 관련 업무 규칙을 숙지토록 했으며 기획팀, 재무팀, 홍보팀 등 공시 유관부서마다 공시 담당자를 따로 선정했다. 퇴직 임원 관리도 활발하다. 집단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내부자 고발을 사전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말 SK그룹의 전직 임원 모임인 ‘유경회’ 송년행사에 참석, 유대관계를 돈독히 했다. 삼성은 전직 사장단 출신 모임인 ‘성대회’를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별도 사무실을 제공하고, 전담 비서를 배치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LG도 전직 임원 모임인 ‘LG클럽’에 비용과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왕 맞을 매라면 먼저 맞자” 기업들은 분식회계에 대한 ‘고해성사’를 앞세워 집단소송 빌미를 차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2003년 말 대차대조표상 재고자산 항목 가운데 하나인 미착품 잔액 880억원 중 719억원이 과대 계상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거 회계처리 기준 위반 사실을 밝혔다. 대한항공의 이런 조치는 지난 3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개정으로 기업이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정산하는 경우 증권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앞서 기아차도 현대모비스 주식을 평가하면서 지분법이 아닌 시가법을 적용, 장기투자증권 9972억원을 과다계상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고 지난달 초 자진공시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분식회계 ‘자수’는 정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기아차의 이번 고백에 대한 금융·사법당국의 대응 수위가 다른 기업들의 고해성사 활성화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한항공과 같은 과거 분식 수정을 자진 공시하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는 나중에 분기나 반기 등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웅 변호사는 “올 초에 이뤄진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는 7∼8월에 금감원 조사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밝혀진다.”며 “그 결과에 따라 8∼9월에 집단소송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안미현 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제일은 전·현직 임원 올 평균 20억 챙길듯

    최근 미국계 뉴브리지캐피탈에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제일은행의 전·현직 임원들이 ‘돈방석’에 앉게 됐다. 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제일은행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일은행 전·현직 임원들이 스톡옵션과 함께 성과보수로 1인당 평균 20억원 가량의 목돈을 챙기게 된다. 스톡옵션의 경우 SCB 인수 시점에 현금으로 정산될 예정이다. 감사보고서는 “SCB의 인수가격인 주당 1만 6511원에서 1·2차 스톡옵션 행사가격인 9834원과 1만 2497원을 각각 차감한 금액으로 현금 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스톡옵션이 살아있는 전·현직 임원 18명이 보유한 214만 4751주에 대해 총 114억원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했다. 던컨 바커 부행장과 랜비어 드완 부행장은 각각 21억 345만원을, 이수호·현재명 부행장은 두번째로 많은 각각 11억 190만원을 지급받는다. 감사보고서는 집행임원이나 이사는 장기 보상계획에 의해 지배구조 변화나 합병 등이 발생하는 시점에 일정한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돼있고 현재 총 246억원이 미지급 비용으로 잡혀 올해 안에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일은행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5600만원으로, 시중은행 8곳 중 5위에 그쳤다. 직원 평균 연봉 1위는 6410만원을 지급한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한국씨티(6370만원)·조흥(6040만원)·외환(568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규모 1·2위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5040만원,5080만원으로 최하위권이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초보 펀드 투자전략 (하)] 돈 잘버는 펀드 돈 못버는 펀드

    [초보 펀드 투자전략 (하)] 돈 잘버는 펀드 돈 못버는 펀드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버는 펀드를 찾아낼 수 있을까.’누구나 이같은 생각을 하겠지만 “좋은 펀드를 고르는 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품의 종류가 6000종이 넘고, 유형도 무척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이나 증권사·보험사(4월 이후) 등을 방문, 전문가들과 상담하는 것이 펀드를 정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주부 김모(40)씨는 지난해 12월 초 은행 예금 1000만원을 인출해 그 자리에서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 그는 최근 통장을 조회했다가 3개월만에 이자가 150만원이 붙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1000만원을 은행에 1년 꼬박 넣어봐야 이자가 50만원도 되지 않을 텐데, 펀드 가입으로 연 수익률로 따지면 60∼70%에 이르는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석달만에 150만원 벌어 최근 증시가 활황을 맞으면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어느정도 원금도 보장받으며 통장에 넣은 돈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 못지 않은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만 주식은 언제 가격이 폭락할지 모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수익률을 잘 따져 봐야 한다. 수익률은 펀드 설립 때부터 누적되기 때문에 가입 시점의 수익률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수익률을 따지려면 복잡하지만 우선 펀드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기준가와 잔고좌수도 알아야 한다. 기준가는 수시로 변하지만 잔고좌수는 통장에 기재돼 있다. 펀드 가입후 얼마의 수익이 발생했는지 알려면 잔고좌수에 기준가를 곱한 뒤 1000으로 나눈 금액에서 원금을 빼면 된다.1000으로 나누는 것은 잔고좌수가 1000단위로 표기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주가가 오를 때에는 주식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가 좋다. 주식투자의 비중은 30∼70%까지 다양하다. 고금리시대에는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적금이 유리하지만 요즘처럼 저금리 때에는 확정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실적배당 상품인 펀드가 낫다. ●주식형 펀드 인기 만발 3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려면 적립식 펀드가 효과적이다. 장기간 분산투자로 시장평균 대비 수익률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펀드의 주요대상도 배당주나 가치주, 성장주 등 우량주에 집중적으로 투자된다. 한꺼번에 1000만원 등의 목돈을 넣는 것이 아니라 매월 5만원,10만원 등 적은 액수로 일정액을 불입한다. 주가가 뜨면 불입액을 늘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다. 시스템펀드라는 상품도 있다. 펀드를 굴리는 펀드매니저의 판단을 배제하고 미리 짜여진 일정한 조건의 주가변동이 이뤄지면 자동으로 주식에 투자되는 펀드다. 유능한 펀드매니저라도 주식의 매매시점을 정확히 찾기는 어렵기 때문에 등장한 상품이다. 시스템펀드는 일정한 리듬을 타면서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박스권 장세’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추가로 사고, 오르면 그동안 사들인 주식의 일부를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장기주택마련 펀드는 세금혜택이 많다. 연 15.4%에 이르는 이자에 대해 세금을 전혀 물지 않는다. 연말정산 때 적립금의 40%(3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주식형 펀드와 좋은 대조를 이루는 것이 채권형 펀드다. 그러나 요즘 채권의 시세가 별로 좋지 않아 주식형 펀드에 고객을 잃고 있다.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선박펀드는 투자자들의 목돈을 모아 배를 구입한 뒤 선주에게 임대해 생긴 수익을 나눠 갖는 펀드다. 선주가 대부분 현대상선,LG칼텍스 등 운송·에너지 관련 대기업이어서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매력이 있다. 최근 저금리에다 해운경기가 좋아서 이 펀드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최근 7개 펀드의 설정액이 1300억원이었는데 1조 2000억원이 한꺼번에 몰린 예도 있다. 대체로 10년 만기에 최저 연 6%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부동산펀드는 부동산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아파트를 지어 분양해 원금과 수익금을 챙긴다. 지난해 처음 등장했을 때 부동산경기가 별로 좋지 않았는데도 ‘부동산 불패신화’ 탓인지 큰 인기를 누렸다. 금펀드, 환율펀드도 저금리시대에 각광받는 펀드다. 금 시세와 환율변동에 따라 수익을 챙긴다. 다만 금·환율펀드라고 해서 100% 금에 투자하거나 환율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다.95% 정도는 안정적인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5%만 금 등에 투자한다. 따라서 금값이 폭락해도 원금이 보장된다. 요즘처럼 국제 금시세가 오르고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때에는 금펀드 등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펀드오브펀드는 한 개의 펀드가 아니라 여러 개의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그만큼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좋은 펀드를 고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면서 “집 근처의 은행이나 증권사를 2곳 이상 방문해 설명을 듣고 과거 운용실적을 비교해 보는 것이 요령”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이 ‘중단’,‘유보’,‘추가논의’ 등을 이유로 줄줄이 해를 넘기면서 조속한 방향설정과 집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불황으로 공공사업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어서 추진 여부를 서둘러 확정, 국가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설립, 새 원자력발전소 건립 등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새만금 간척지와 경부고속철 천성산 구간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불안하게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국회에서 법 통과가 안돼 올 상반기 중 설립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정부는 원전센터 후보지로 1986년 경북 영덕을 시작으로 충남 안면도, 경북 울진, 인천 굴업도, 전북 부안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주민 반발 등에 번번이 막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확정조차 못했다. 이 문제와 맞물려 당초 지난해 7월 공사에 착수하려던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건립 문제도 제자리걸음이다. 건설비용만 신고리 4조 9000억원, 신월성 4조 7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조원에 가까운 돈이 ‘낮잠’을 자는 셈이다.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목적으로 추진됐던 KIC는 공사법 제정안이 국회 재경위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해 올해 상반기 중 설립이 불투명해졌다. KIC는 2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해외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대외결제수단인 외환을 투자에 쓰는 데 대한 논란과 운용의 투명성 등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의문제기 등으로 오는 2월 임시국회 통과도 난망이다. 새만금사업 용도 변경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정확한 정책 방향 설정이 배제된 가운데 1년 내내 표류를 거듭하다 결국 미완의 과제로 분류됐다. 새만금사업의 경우 서울행정법원이 이달 중순 조정권고안을 낼 예정이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한 채 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은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판결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정부가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 하거나,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중단됐던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11월 말부터 재개됐지만 대법원에 재항고된 상태여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하루평균 70억원, 완공이 1년 늦어지면 2조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 배전사업 분할 계획이 전면 유보돼 미래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다른 산업분야 공기업의 민영화 과제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책사업이 표류하면서 재계에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형 국책사업의 차질은 국가적인 리더십 약화에 따른 정책불안감으로 인식돼 민간의 투자심리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5% 달성을 하지 못하고 4%대에 머물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수조원대의 국책사업들이 중단됐기 때문이며, 이는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면서 “올해 예정된 국책사업들만 실행해도 경기를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도 “주먹구구식 국책사업 추진은 지양해야 겠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흔들리지 않는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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