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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투자자가 변했다… ‘K금융’에 관대해진 까닭은[경제 블로그]

    금융지주들의 연초는 늘 분주합니다. 싱가포르, 홍콩, 뉴욕을 돌며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는 기업설명회(IR)가 이어집니다. 이른바 ‘K금융’ 세일즈입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K금융은 K-콘텐츠처럼 박수받는 단어가 아닙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K금융은 종종 ‘관치’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면 배당과 자본 정책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대출을 조여라”, “정책 자금을 확대하라”는 주문이 쌓이면 결국 주주 몫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핵심은 ‘내 돈이 안전하냐’는 것입니다. 금융사 경영진이 금융 관료와 함께 해외 IR에 나서 ‘정책 안정성’을 강조해 온 배경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포용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상황에서도 외국계 자금은 금융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7%대로 늘려 2대 주주에 오른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정책 부담이 거론되는 와중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거죠. 분기점 중 하나로 꼽히는 건 세법 개정안입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제시했던 정부안이 여야 합의 과정에서 30%로 조정되자, 시장은 이를 단순한 세율 인하가 아니라 ‘정책이 일방통행이 아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여기에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3차 상법 개정 추진도 힘을 보탰습니다. 주주환원 강화 기조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는 점이 확인된 거죠. 연간 수조원 규모로 편성된 생산적 금융도 다른 각도에서 해석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정책 부담이 아니라 첨단산업·인프라로 이어질 성장 투자라는 견해가 나오는 겁니다. 물론 의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최근 한 금융지주 회장이 만난 해외 국부펀드들은 “은행을 공적 기능 수행 기관처럼 묶는 것 아니냐”, “정부의 지원 요구가 상시화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결국 지금 K금융을 다시 보려는 흐름은 한국 금융이 ‘관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시장이 아니라, ‘정책과 수익의 균형’을 증명해야 하는 시장에 서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릅니다.
  • 건설 일자리 13만개 감소… 경제 중추가 흔들린다

    건설 일자리 13만개 감소… 경제 중추가 흔들린다

    작년 3분기 고용 14만개 늘었지만건설업 일자리는 8분기 연속 감소소비·투자 등 악영향으로 이어져기업 경기전망 4년 만에 첫 낙관 건설은 제자리… 장기 침체 우려 국내 증시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기업 가치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살아났다고 느끼는 국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핵심 원인 중 하나로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불황’이 꼽힌다. 건설업은 고용·소득뿐만 아니라 투자·소비에까지 경제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물 경제와 체감 경기 회복도 건설 경기 부활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는 24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서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가 2092만 7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 9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 서비스업(8만 3000개), 보건업(4만 7000개), 협회 및 단체(2만 5000개), 법률 자문·경영 컨설팅 등을 아우르는 전문 서비스업(1만 9000개) 등이 일자리 확대를 주도했다. 하지만 경제의 중추인 건설업 일자리는 175만 4000개로 12만 8000개(6.8%) 감소했다. 2023년 4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일자리도 429만 4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5000개(0.3%) 감소하며 3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건설업의 고용 안정성도 악화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건설업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전년 대비 1만 2000명 줄며 30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용보험 가입은 통상 ‘질 좋은 일자리’의 척도인 만큼 이 숫자의 감소는 안정적인 상시 고용 인프라가 해체되고 그 빈자리를 단기 아르바이트나 플랫폼 노동이 채우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기 전망도 온통 먹구름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102.7로 집계됐다. BSI가 기준치인 100을 웃돌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전망치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22년 3월(102.1)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비제조업 가운데 건설업은 100.0으로 전월과 같았다. 부문별로 보면 투자 부문 BSI에서 건설은 83.3에 그쳐, 건설 경기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은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산업이다. 숙련되지 않은 인력도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어 취약계층의 생계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 건설 경기가 회복되면 고용이 확연하게 좋아지고 저소득층의 소득도 큰 폭으로 늘어난다. 이는 소비와 투자 확대로 이어져 내수도 살아난다. 또 건설업이 살아나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고 국민의 자산 양극화도 해소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는 연 9.9%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는 -1.4% 포인트로 집계됐다. 건설업 불황이 경제성장률 1.4% 포인트를 깎았다는 의미다. 건설투자가 보합 수준만 유지했어도 지난해 성장률이 2.4%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 부진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 건설 침체, 원전·발전소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의 중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분양과 신규 공급이라는 민간 주택 시장의 고리가 끊겨버린 상태”라면서 “2~3년간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건설 수요가 줄어들면 공사 발주가 감소했다”면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활황에 따라 공장·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면 건설업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설] ‘사법 3법’에 대미투자법까지 불똥… 난장 국회

    [사설] ‘사법 3법’에 대미투자법까지 불똥… 난장 국회

    더불어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일방 처리하기로 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면서 어제 국회는 심각하게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강선우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만 참여했고, 민주당이 3차 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뒤 7박 8일 필리버스터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법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 등 ‘사법 3법’도 날마다 1건씩 단독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새달 3일까지 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상정할 때마다 필리버스터로 맞서기로 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파행은 거대 여당이 위헌 논란에도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사법 3법 등에 야당과 합의 없이 일방 처리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불씨가 당겨졌다. 여야가 내부 계파 갈등에 정신이 팔려 협상 의지를 내팽개친 탓도 물론 크다. 필리버스터는 여야 간 타협이 끝내 불가능할 때 소수당이 쓰는 최후의 비정상적 수단이다. 19대 국회는 단 1회뿐이었고 20대 국회는 2회, 21대 국회는 5회였다. 그런데 이번 22대 국회는 임기 절반도 안 된 올해 2월 초 기준 21회나 반복했다. 국회법은 전체 의석의 5분의3(180석) 이상 동의하면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 강제 종결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무책임하게 동원하고 여당은 무감각하게 대응한다. 어제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특별법도 단독 처리했다. 국가 행정체계의 기둥을 바꾸는 일에 야당은 팔짱을 끼고 있다. 그러면서 서로 네 탓 공방이다. 혈세로 세비를 따박따박 받으면서 무슨 염치로 이런 난장 국회를 여는 것인지 국민은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를 무효화한 가운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일방적 사법 3법 강행을 저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국민의힘은 대미투자특위 진행마저도 쟁점 법안들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익이 걸린 대미투자법을 해결하려면 여당이 먼저 정쟁 불씨를 걷어내도 될까 말까 하다. 그런데 급할 것 없는 사법 3법을 굳이 일방 처리하겠다고 동티를 내야 하는지 무책임한 태도를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화급한 대미투자법을 볼모로 삼겠다는 야당도 정상적인 대응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래 놓고 민주당은 미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려면 내달 9일까지는 대미투자법이 처리돼야 한다며 다급해 한다. 여당도 야당도 협의의 정치를 할 생각이 애초에 없다. 이렇게 무능하고 염치없는 국회는 전무후무할 것이다.
  • [오일만 칼럼] 정치 조급증, 창조경제의 교훈

    [오일만 칼럼] 정치 조급증, 창조경제의 교훈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이다. 브리핑룸에서 가장 자주 들은 단어는 ‘창조경제’였다. 매일같이 반복됐고, 거의 모든 정책 설명의 머리말에 붙었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은 늘 같았다. “그래서 창조경제가 정확히 무엇입니까?” 기술혁신에서 국가 과학기술 드라이브까지, ‘창조경제’라는 이름 아래 온갖 정의와 해석이 뒤섞였다. 개념은 넓었지만 경계는 흐릿했다. 그럼에도 정권은 이를 핵심 경제 브랜드로 내세웠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청와대에 미래전략수석을 두며 제도화에 속도를 냈다. 당시 청와대는 “핵심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한국 경제가 더이상 추격형 모델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은 높이 살 만했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한두 달이 지나자 기류가 달라졌다. 생태계는 시간이 필요한 구조다. 실패가 반복되고, 자본이 순환하고, 인재가 이동하며 축적되는 과정의 결과다. 그러나 정권의 시간표는 5년에 불과했다. “언제 생태계를 만들어 성과를 낼 것이냐”는 현실론이 권력 핵심부에서 고개를 들었다. 전국 단위의 가시적 성과가 필요했다. 그래야 선거에 쓰고, 정권 연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다. 그 결과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매칭한 센터가 지역마다 세워졌다. 대통령이 참석한 출범식은 성대했고, 현판은 빠르게 늘어났다. 권력의 의도를 읽은 관료들은 기민하게 움직였고, 혁신센터의 성과는 보도자료 속 ‘확실한 숫자’로 각인됐다. 그 순간부터 창조경제의 본질은 흐려졌고, 생태계라는 구상은 전시형 행정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지금의 인공지능(AI) 국가 전략이 떠오른다. 주요 경쟁국들은 사활을 걸고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AI가 제조·금융·국방·의료를 관통하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전략 부재는 곧 국가 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가 AI를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둔 판단은 타당하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인프라·기술·투자가 선순환하는 AI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하고 있다. 국가 AI 전략위원회도 출범했다. 법과 제도, 데이터 인프라, 연산 자원, 인재 양성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문제의식과 방향은 옳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은 ‘방식’이다. AI 산업은 정부가 재배해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 아니다. 한 기업의 기술로 완성되는 산업도 아니다. 반도체와 데이터, 자본과 인재가 동시에 움직이는 연결 구조 속에서만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생태계는 하나의 사업이 아니라 질서라 단기 성과로 설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토양을 만드는 것이다. 규제를 예측 가능하게 정비하고, 실패가 처벌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며,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제도를 설계하는 일이다.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는 순간 정책의 방향은 틀어진다. 창조경제의 실패는 개념이 틀려서가 아니었다. 조급한 정치와 성과주의 행정이 만나 장기 전략을 단기 사업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정권은 임기 안의 숫자를 원했고, 관료는 그 숫자로 응답했다. 그 사이에서 본질은 밀려났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정치의 조급증과 관료의 성과주의를 완화하는 길은 집행 구조를 시장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규제를 정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대신 자금 배분과 프로젝트 선택은 민간 판단이 중심이 돼야 한다. 생태계는 행정조직으로 만들 수 없다. 자본이 실패를 감수하고, 인재가 이동하며, 기업이 스스로 경쟁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 정부는 그 과정이 왜곡되지 않도록 토양을 다지는 존재여야 한다. 정권의 시간은 5년이지만 산업의 시간은 20년이다. 이 간극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국가 생존이 걸린 AI 전략마저 정치의 소모품이 될 수 있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임기와 무관하게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정성이다. 정치의 시간에 산업의 시간을 끼워 맞추지 않는 것, 그것이 창조경제 실패가 남긴 가장 분명한 교훈이다. 오일만 EBN 편집국장
  • [기고] 쿠팡 사태, ‘전략적 소통’으로 통상 파고 넘어야

    [기고] 쿠팡 사태, ‘전략적 소통’으로 통상 파고 넘어야

    지난해 말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한미 간 정무적·통상적 갈등을 시험하는 뇌관이 되었다.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존 3370만건 외에 성명,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등이 포함된 배송지 목록 페이지가 1억 4000만여회 조회됐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민관합동조사단은 공격자의 기기에서 유출 정보를 해외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할 수 있는 스크립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실제 전송 여부를 입증할 로그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기술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보보호 전문가의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기업 때리기’도, 외풍에 흔들리는 ‘유화적 태도’도 아니다. 오직 기술적 사실관계에 근거한 합리적 접근과 국익을 고려한 고도의 전략적 소통만이 이번 사태를 질서 있게 해결할 유일한 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전직 개발자가 퇴사 후에도 반납되지 않은 보안 키를 악용해 벌인 명백한 관리 부실의 결과다. 다만 3000만건 이상의 데이터가 실제로 외부로 반출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해외 서버 전송 기능이 확인된 것과 실제 전송이 실행된 것은 법리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유출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이 서로 다르므로 같은 증적에 대해 다른 잣대가 적용되어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망 경계 보안 시스템에 대규모 전송을 차단할 수 있는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출 횟수만을 근거로 징벌적 제재를 가한다면, 이는 미국 투자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차별적 규제’ 프레임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긴박하다. 미국 하원 법사위는 이미 쿠팡 경영진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통상 기조 속에서 무역법 301조 조사가 개시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수출 기업들에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최근 구축된 ‘밴스·김민석 핫라인’은 시의적절한 외교적 자산이다. 김민석 총리가 강조했듯, 한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비차별적으로 조사하되 그 과정을 미국 측과 신속하게 공유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또한 로비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에 기대기보다는, 보안 체계의 근본적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해법은 투명성에 있다. 정부는 추가 유출이 확인된 16만 5000건을 포함, 포렌식을 통해 입증된 객관적 사실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보안관제 실패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되 제재 수위는 입증된 유출 규모와 비례해야 한다. 사실(Fact)이 로비(Lobby)를 이기고, 법치(Rule of Law)가 통상압박을 넘어서는 성숙한 대응을 기대한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미중 긴장 완화 땐 입지 흔들… 다카이치 ‘경제안보’로 한국과 협력[글로벌 인사이트]

    미중 긴장 완화 땐 입지 흔들… 다카이치 ‘경제안보’로 한국과 협력[글로벌 인사이트]

    日, 희토류 공급망 우방국 재편 등美 동맹 기반 영향력 확대 노리지만미중 개선 땐 韓 중요성 더 높아져‘다케시마의 날’ 각료 대신 차관 파견야스쿠니신사 참배 보류 검토 등한국과의 마찰 관리 움직임 보여“양국 경색될 우경화는 자제할 것”장기 집권 기반을 확보한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경제안보 외교’를 전면화하며 존재감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경쟁이 관리 국면으로 들어갈 경우 일본의 전략적 가치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한계도 동시에 드러난다. ‘1강 체제’를 구축한 다카이치 총리의 외교 구상이 향후 어디까지 작동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0일 시정방침 연설에서 미일 동맹을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으로 규정하고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제시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을 “전략적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구상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경제안보’다. 24일 이케하타 슈헤이 아오야마가쿠인대 지구사회공생학부(국제관계학)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외교가 가치·원칙 중심에서 경제안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다카이치 내각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을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인공지능 등 전략기술 공동 개발을 확대하며 미일 동맹을 기반으로 아세안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확대 추진도 포함됐다. 아베 시기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규범과 질서를 제시하는 구상이었다면 환경은 달라졌다. 미중 경쟁의 무대가 군사·이념에서 기술·공급망으로 이동하면서 단순한 가치 연대만으로는 영향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군사력보다 소재·부품·투자 역량에 강점을 지닌 일본으로서는 규범 제시보다 경제 구조를 묶는 방식이 더 현실적인 수단이 됐다. 다만 이런 전환이 일본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첫 시험대는 다음 달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안보·경제 등 전 분야에서 일미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추진하는 ‘경제안보 외교’가 실제로 동맹 내 역할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방위력 강화와 대미 투자를 묶어 ‘비용 부담’이 아닌 ‘역할 분담’ 구조를 만들려 한다. 공급망 투자는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다만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대신 새로운 요구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주도성을 갖춘 동맹으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특히 미중 관계가 변수다. 이케하타 교수는 “미중 긴장이 완화되면 중국은 일본을 압박하고 한국을 끌어들이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경우 일본의 외교적 중요성은 낮아지고 한국의 중요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경쟁이 완화될수록 일본이 내세운 역할론의 설득력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이 전략적 가치를 유지하려면 긴장 관리 국면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별도의 외교 자산이 필요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한일 협력이 핵심 카드로 부각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이 한국을 외교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상황에서 일본 입장에선 한일 관계 관리가 곧 지역 억지력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는 시정연설에서도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한일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케시마의 날’에 각료 대신 차관급 인사를 보내고 야스쿠니신사 참배 보류를 검토하는 등 마찰 관리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현실적 제약도 분명하다. 한국은 역사 문제로 안보 협력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크고 일본 역시 ‘미국을 매개로 한 협력’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전략적 필요성은 커졌지만 협력이 관리 수준에 머무를지 심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중국과의 관계는 ‘긴장과 관리’가 병행되는 구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 총리의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은 여행 자제령과 희토류 카드로 대일 압박을 높여 왔다. 헌법 개정과 방위력 강화로 상징되는 ‘강한 일본’ 노선 역시 중국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변수다. 총선 압승으로 추진력을 얻은 다카이치 정권의 안보 3문서 개정과 스파이방지법 추진 등 보수화 기조가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긴장을 얼마나 자극할지도 관건이다. 다만 일본 내부에서는 다카이치 개인의 이념 성향을 단순한 보수주의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하고 헌법 개정 역시 보수 지지층 등 정치적 기반을 고려한 발언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이케하타 교수는 “현 전략 환경에서 한일 관계 중요성이 커졌다는 다카이치의 인식에는 중국·러시아·북한뿐 아니라 미국 변수까지 포함된다”며 “보수 색채는 강화되겠지만 한국을 직접 자극할 수준의 우경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이 와중에 쿠팡은 미 의회서 7시간 증언… 301조 뇌관 되나

    이 와중에 쿠팡은 미 의회서 7시간 증언… 301조 뇌관 되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한국 정부와 국회 등에서 추궁을 당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미국 연방의회에서 증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새로운 관세 도입을 잇달아 추진 중인 가운데, 쿠팡 사태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비쳐 불똥이 튀는 상황이 우려된다. 로저스 대표는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7시간가량 비공개 증언을 했다. 미국 의회가 쿠팡 임직원을 상대로 직접적인 증언을 듣는 절차를 진행한 건 처음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측이 번갈아 가며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사위는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진행된 한국 정부의 조사와 국회 청문회 등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라고 의심하고 있다. 쿠팡 측은 한국 정부 기관과의 소통 기록이 담긴 수천 건의 문서와 동영상을 법사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미 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쿠팡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처우를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미 상원 민주당 소속 마리아 캔트웰(워싱턴주) 의원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서한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냈다고 한다. 로저스 대표는 증언을 마친 뒤 “어떤 답변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체 관세 도입을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각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정책에 미국이 관세 부과 등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조항인데, 자칫 쿠팡 사태와 로저스 대표의 증언이 한국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달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청원한 바 있다. 하원 법사위 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로저스 대표에 대한 조사가 공개 청문회나 입법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 소속 짐 조던 법사위원장 등은 로저스 대표에게 보낸 소환장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불필요한 장벽 생성을 피하겠다는 내용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무역 합의에도 표적 공격을 계속해왔다”고 주장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역시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회담에서 쿠팡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한편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의 로버트 포터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CGAO)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 의회 증언으로 이어진 한국 사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건설적인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며 “쿠팡은 미국과 한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양국 경제 관계 개선, 안보 동맹 강화, 양국에 이익이 되는 무역 및 투자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포터 CGAO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초안 작성 등을 맡으며 측근으로 불렸다.
  • 외교부 “美 안보 협상단 방한 보류 아니다… 미국 내 ‘스케줄링 이슈’로 늦어져”

    정부는 24일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 탓에 한미 후속 안보 합의를 위한 미국 협상단의 방한이 보류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보류된 것은 아니고 스케줄링 이슈”라고 했다. 방한이 늦어질 경우 우리 측의 방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협상단의 방한 일정과 관련해 “미국 에너지부,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부 등 여러 부서가 조율하고 세세한 입장을 만들어서 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방한이) 더 늦어지면 (한국 대표단이) 중간에 다녀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란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정상회담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있어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과 미국 연방대법원 상호관세 위헌 판결 등으로 안보 분야 협의까지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이날 두 번째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대미투자특별법 공청회만 진행한 후 여야 대치로 또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안’ 등 쟁점 법안 처리 강행을 두고 국민의힘이 특위 진행 상황과 연계해 ‘보이콧’ 방침을 밝히며 양측 간 ‘책임 공방’도 벌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특위 위원장은 공청회 후 “민주당에서 본회의와 관계없이 특위만 정상적으로 운영해 달라는데 그렇게 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에 여당 간사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특별법을 다루는 문제를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서 다루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지적하자 야당 간사 박수영 의원은 “전혀 갈라진 별개라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나”고 맞받았다. 특위 파행을 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익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이유로 특별법을 볼모로 삼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볼모로 잡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여당이 대한민국 대신 ‘이재명 대통령 살리기’를 택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개최되는 국회 상임위 일정에 대해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 李 “농지까지 투기대상 돼… 농사 안 지으면 매각명령”

    李 “농지까지 투기대상 돼… 농사 안 지으면 매각명령”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귀농 비용을 줄여야 하며 그러려면 근본적으로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며 농지 가격 전수조사 및 매각명령 검토를 지시했다. 투기 성향의 다주택자에 이어 농지 가격까지 언급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선을 확대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산골짜기에 버려지다시피 한 땅도 너무 비싸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더라”며 “심하게는 (평당) 20만~30만원까지 나간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이 집값 때문에 난리가 났다가 지금은 약간 소강상태가 된 것 같긴 하지만 농지 가격에 대해서도 검토를 한번 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가 투기 대상이 됐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 농지 관리가 너무 엉망이다.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돼 버리지 않았느냐”며 “땅값이 오르지 않을 것 같으면 땅을 내놔야 정상인데 값이 오를 것 같으니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필요하면 대규모 인력을 통해 (위법 행위에 대해) 전수조사·매각명령을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현행법은 ‘경자유전’(농사 짓는 사람만 농지 소유) 원칙에 따라 땅을 산 뒤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 강제 매각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실제 매각명령을 하는 사례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고도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이게 전부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생기는 문제”라며 “하여튼 이 나라의 모든 문제의 원천은 부동산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엑스(X)에 남긴 글에서도 “다주택을 유지하든 비거주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든 평당 3억씩 하는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든 자유지만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또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권력은 규제, 세제, 금융, 공급 등 정상화를 위한 막강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권력의 의사와 의지”라며 투기 세력 근절을 위해 모든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5월 10일부터 다시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담긴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차익에는 최고 75%(지방세 포함 82.5%)의 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지정 시점에 따라 4~6개월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또 매수인에게 한시적으로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 10% ‘트럼프 관세’ 발효… “대법 판결로 장난치는 국가엔 더 부과”

    10% ‘트럼프 관세’ 발효… “대법 판결로 장난치는 국가엔 더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전 세계에 부과한 새로운 관세가 24일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계기로 무역 합의를 불이행하는 국가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연방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 하는 나라는 최근에 합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체결한 대미 투자 협약을 번복하거나 보류할 경우 보복을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 비준 절차를 연기하고, 인도가 무역회담 일정을 미룬 것 등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바탕으로 각국에 10%의 관세를 매긴 행정명령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됐다. 트럼프발 ‘관세전쟁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그는 이 관세를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터라 조만간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세는 미국 의회 동의가 없는 한 최장 150일 동안 유지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다른 법 조항을 적용해 관세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형 배터리·주철 및 철제 부품·플라스틱 배관·산업용 화학물질·전력망·통신장비 등 6개 산업 분야에 대해 신규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대법원 제동에도 관세 강행…트럼프 “장난 치면 더 때린다” [핫이슈]

    대법원 제동에도 관세 강행…트럼프 “장난 치면 더 때린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무역 합의를 흔드는 국가들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강경 경고를 내놨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규모 관세 조치에 제동을 건 이후 각국이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 질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판결로 ‘장난을 치려’는 국가는 훨씬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 나쁜 조치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수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미국을 뜯어먹어 온 나라들은 최근 합의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거래 경고 문구인 “구매자 주의(BUYER BEWARE!!!)”라고 덧붙였다. 이 메시지는 각국이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대미 투자나 시장 개방 약속을 번복할 경우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관세는 대통령 권한” 의회 무시 발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또 다른 게시글에서 관세 부과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나는 관세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며 “관세 권한은 오래전부터 여러 형태로 이미 확보됐으며 이번 터무니없고 형편없이 작성된 대법원 판결로 다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150일 한시 관세 조치 이후에도 의회 승인 없이 관세 정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 대법원 제동에도 관세 강행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도입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IEEPA가 대통령에게 긴급 경제 조치를 허용하지만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까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전면적 관세 정책의 법적 기반을 흔든 결정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법적 근거를 동원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 동안 전 세계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서명한 뒤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무역법 301조 조사와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등을 통해 추가 관세 부과도 추진할 방침이다. ◆ EU 협상 중단…세계 무역 혼란 대법원 판결 이후 각국은 무역 합의의 효력 유지 여부를 검토하며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 비준 절차를 일시 중단했으며 인도도 무역 협상 일정을 연기했다. 영국 역시 기존 협정이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 증시에서도 S&P500 지수가 약 1% 하락하는 등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무역 갈등을 다시 격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배터리 관세까지 검토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 품목별 관세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검토 대상에는 대형 배터리와 전력망 장비, 통신 장비, 산업용 화학 제품, 철강 관련 제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배터리와 전력망 장비 등이 포함되면서 한국 기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추진될 예정이며 15% 글로벌 관세와는 별도로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대해 국가 안보를 근거로 한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조치는 대법원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 150일 뒤 정치 충돌 가능성 이번 15% 관세는 최대 150일 동안 한시 적용되며 이후 연장을 위해서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관세 연장에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이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치권 충돌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2기 무역 정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전주로, 청라로… 금융지주 지방거점 육성 박차

    KB·신한은 전북에 금융허브 조성하나, 일부 계열사 청라 이전 검토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에 맞춰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은 23일 전북혁신도시에서 국민연금,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 금융타운 조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상주 인력은 당초 250명에서 380여명으로 늘어나며, 이 가운데 170여명을 지역에서 신규 채용한다. KB금융은 기업 투자와 창업 지원, 교육을 묶어 지역 금융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후·에너지·스마트농업 분야 10여곳과 청년 스타트업 3~4개사를 발굴해 육성한다. 연간 3000여명에게 금융교육도 제공한다. 이튿날인 24일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전북혁신도시를 찾는다. 전북도, 국민연금공단, 신한금융그룹, 전주시가 신한펀드파트너스 전주NPS본부에서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 출범식과 전주본부 개소식을 연다. 신한금융은 전북혁신도시를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운용지원·수탁·리스크관리·사무관리 등 자본시장 기능을 한데 모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고, 현재 120여명인 인력을 단계적으로 최대 300여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인천 청라 이전을 올해 최대 과제로 설정했다. 지주 본사 이전을 추진하되 은행·증권 영업 부문은 서울에 두고, IT 일부와 카드·저축은행 등 계열사 및 후선 조직을 묶어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 계열사 중에서는 하나생명은 이전하고 하나손해보험은 서울에 남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번 지방 이전 속도전은 생산적 금융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 기조에 부응하는 동시에, 수도권 집중 리스크를 낮추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금융권 해석이다.
  • 새만금, AI·수소·로봇 메카로… 현대차, 10조원 쏟아붓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 지역에 10조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과 수소, 로봇 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 이에 새만금이 미래 산업 클러스터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은 이르면 이번 주에 새만금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5년간 10조원을 투자해 신사업 시설을 조성하면,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협력하는 구도다. 이번 투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한미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2030년까지 국내에 약 12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이다. 관세 협상으로 자동차 품목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된 데 대해 현대차그룹이 국내 투자로 화답하는 셈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돕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경기 용인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제기됐던 전북 소외 우려도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7일 전북도에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그간 대기업의 지역 투자를 요청해온 만큼 이번 투자 협약이 모범 사례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새만금은 일조량이 풍부해 재생에너지 확보가 용이하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전력 소모가 큰 AI와 수소 생산의 적지로 판단하고 새만금을 AI 데이터센터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피지컬 AI,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성되는 AI 학습 데이터를 저장·활용할 계획이다. 로봇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대형 수전해 설비와 수소차 실증단지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설비 등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에 있는 현대차 전주 공장의 수소 상용차 라인과 연계해 거대한 수소 밸류체인으로 묶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론스타 이어 엘리엇에도 완승… 한국, 1600억원 안줘도 된다

    론스타 이어 엘리엇에도 완승… 한국, 1600억원 안줘도 된다

    PCA, 2023년 1억 782만弗 지급 판정정부, ‘중재지’ 英법원에 취소 소송 정성호 “인용률 3% 바늘구멍 뚫어”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에게 1600억원을 지급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판정이 취소되면서 사건은 중재 절차로 환송됐고, 국고 유출도 막게 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원 판정에서 인정된 정부의 배상 원금 및 이자 등 합계 약 1600억원의 배상 의무는 잠정적으로 소멸되어 다시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부당하게 개입해 7억 7000만 달러(약 1조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해 국민연금공단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었다. 국정농단 특검에서 수사한 내용이기도 하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2023년 6월 엘리엇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가 엘리엇 청구 금액 중 약 7%인 690억원과 지연이자 등 합계 약 1556억원(약 1억 782만 달러)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PCA가 관할권이 없는 사건을 판정했다며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소송을 각하했지만 항소법원은 지난해 7월 한국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법원은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보유한 점 ▲공적연금기금의 운용이 치안·국방 등 국가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점 ▲국민연금의 일상적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임을 전제로 한 판단 부분을 취소했다. 이번 승소 판결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원 중재 판정은 더는 유지될 수 없게 됐고, 사건은 중재 절차로 다시 환송됐다. 정 장관은 “이번 승소는 한 번에 얻은 결과가 아니다. 정부는 처음에 취소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으나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이 각하 판결을 뒤집고, 12월 파기환송심까지 철저한 준비 끝에 오늘의 승소 판결을 거뒀다”며 “국민연금을 지켜낸 소중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인정받기 위해 원 중재 절차의 서면·구술 공방 때부터 국민연금공단이 국제법상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개진했고 받아들여졌다”며 “정부는 엘리엇의 6분의 1에 불과한 소송비용을 쓰고도 취소 소송 인용률 3%의 바늘구멍을 뚫어냈다”고 밝혔다. 영국 법원의 중재 판정 취소 인용률은 3%에 불과한데, 정정 신청·취소 소송·항소 등을 이어가며 일관된 법리를 주장한 결과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ISDS에서 승소한 데 이어 엘리엇과 분쟁에서도 승소하며 총 5600억원 규모의 국고 유출을 막는 성과를 냈다. 당시 승소로 정부가 지급하지 않은 배상 원금 및 이자는 4000억원에 이른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ISDS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론스타 ISDS 취소 절차 정부 완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법무부 ISDS 대응팀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국제투자분쟁대응단과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이 헌신하여 이룬 또 다른 성과”라고 밝혔다. 향후 정부는 구체적 취소 범위와 소송비용 분담 등 쟁점에 대한 대응에도 만전을 기하고, 엘리엇 측 항소 제기에도 대비하는 등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대응할 계획이다. 또 관련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관련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는 한편 남은 절차에서도 전문성을 활용해 관계 부처·외부 전문가 및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과 긴밀히 협력해 대처할 예정이다.
  • [열린세상] 마이클 페이와 해롤드 로저스의 운명

    [열린세상] 마이클 페이와 해롤드 로저스의 운명

    1994년 싱가포르에서 생긴 일이 떠오른다. 18세 미국인 마이클 페이가 도로 표지판 등을 훼손한 혐의로 태형 6대에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태형은 형틀에 묶인 범죄자의 맨살 엉덩이를 등나무 회초리로 때려서 처벌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말썽 피우다 걸려 어른에게 효자손으로 맞던 수준이 아니다. 형 집행자가 1.2m 길이의 회초리를 휘둘러 전속력 풀 스윙으로 때리면 살이 터지고 기절도 한다. 최근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때린다는 말도 있다. 처음에는 몇 대만 때리고 약을 발라 준 뒤 진정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나머지를 나눠 때려서 공포감과 치욕감을 극대화해 범죄를 막는다.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반인권적이네 후진국형이네’ 하는 갑론을박이 언론으로 터져 나왔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나서 자비를 호소했지만 리콴유 당시 싱가포르 총리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식으로 의연하게 대처했다. 싱가포르는 길가에 침을 뱉어도 처벌을 내리는 경제 선진국이자 자부심 강한 독립국가다. 결국 싱가포르 당국은 2대만 줄여 준 태형을 집행했고 미국 청년은 죗값을 치렀다. 2025년 말 국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로 미국인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최근 두 차례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로저스는 청문회 직후 출국해서 경찰의 출석 요구에 두 번이나 불응하더니 신병 확보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입국했다. 청문회에서 로저스는 국정원이 지시한 대로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의 노트북을 찾아 처리했고 그 결과 개인정보 유출은 3000여건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 주장에 관해 왜곡이 있다고 하고 있으며 경찰은 문제의 노트북에 대한 쿠팡의 셀프 포렌식과 관련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지난주 민관 합동 조사단은 쿠팡의 셀프 포렌식 결과와 달리 개인정보 피해 계정이 16만개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청문회의 중요 진술이 허위인 줄 알면서도 고의로 한 진술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처벌된다. 미국에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 삼아 불공정하게 다루는 중이며 미국인 임원을 부당하게 처벌하는 중이라고 보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한국 기업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미국의 혁신적 기업으로 홍보하고 백방으로 로비해 온 쿠팡의 전략이 먹히는 중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우리 국회에서 지연되는 것을 보고 상호관세를 10%로 합의했던 것에서 후퇴해 25%로 올리겠다고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압박은 전방위적이다. 미국 하원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이 로저스를 미국으로 소환했다. 조던 위원장의 측근이었던 타일러 그림은 워싱턴의 로비 회사인 밀러 스트래티지스 소속으로 쿠팡의 로비스트가 되었다. 밀러 스트래티지스는 트럼프 2기에 가장 실적이 좋은 로비 회사 가운데 하나다. 곧 열릴 하원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공화당을 가리지 않은 채 한국 정부가 어떻게 쿠팡에 차별적인 조치를 강화하고 미국인을 처벌하느냐며 성토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위증죄 처벌 사례가 없지 않다. 2017년 1심 재판부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위증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징역 1년,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하고 국정조사의 기능을 훼손시켰다”라고 꾸짖었다. 1999년 있었던 ‘옷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죄로 2000년에도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의 부인 배정숙씨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해롤드 로저스의 운명은 마이클 페이와 다를까, 아니면 같아질까.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설] 전략기술 2년 새 11개나 中에 추월… 이대론 안 된다

    [사설] 전략기술 2년 새 11개나 中에 추월… 이대론 안 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50개 국가전략기술 수준을 주요 국가별로 비교한 평가에서 한국이 2년 만에 11개 기술에서 중국에 역전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위를 지켰던 이차전지 분야도 중국에 자리를 뺏기는 처지에 놓였다. 과학기술 인재 등 투자를 소홀히 한 뼈아픈 결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보고한 ‘2024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과 비교 분석한 50개 국가전략기술 평가에서 82.7%로 조사돼 최하위였다.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중국은 91.3%로 직전 평가인 2022년(86.5%)보다 올라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이차전지를 비롯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등 11개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했고 미국과의 격차도 대폭 줄였다. 건설·교통, 재난 안전, 우주·항공·해양, 국방, 기계·제조, 소재·나노, 농림수산·식품,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환경·기상,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등 11대 분야의 총 136개 핵심 기술 성적도 초라했다. 한국은 82.8%로 미국(100%), EU(93.8%), 중국(86.8%), 일본(86.2%)에 못 미쳤다. 미국과의 격차가 2.8년인데 중국(2.1년)과 비교하면 0.7년 차로 2022년보다 0.5년 더 벌어졌다. ICT 강국이던 한국이 AI와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면 중국처럼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나라 전체가 벤처’인 중국은 AI·로봇 등 과학기술 인재 양성·영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공대에 합격하고도 더 나은 처우를 이유로 의대로 옮겨가는 현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에서 “실험실 창업이든, 세상이 아직 상상하지 못한 미지의 이론이든 상관없다. 정부를 믿고 마음껏 도전해 달라”며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했다. 정부의 약속이 헛되지 않으려면 예산 확충 등을 통한 인재 육성책을 강화해야 한다.
  • [서울광장] 집값 안정보다 주거 안정·임대 공급에 초점을

    [서울광장] 집값 안정보다 주거 안정·임대 공급에 초점을

    이재명 정부는 다주택자의 주택 관련 대출에 이전 정부들과 다른 입장이다. 결과에 대한 전망은 주택 시장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만큼 제각각이다. 최근 5년간 임대 시장도 많이 변한 터라 방정식 또한 복잡해졌다. 지난해 6월 1일부터 전월세를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2020년 7월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5% 상한제의 ‘임대차2법’은 국회 통과 이후 바로 시행됐지만, 신고제는 계도 기간이 적용됐다. 보증금 6000만원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지연 신고 시 최대 30만원, 허위 신고 시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가 누적된 터라 지난해 전월세 임대차 계약의 월세 비중 63%는 과거보다 시장을 잘 반영한다. 월세 비중은 2022년(52.0%) 절반을 넘어선 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월세 상승률(3.27%)은 전세 상승률(2.99%)을 웃돈다. 전세 상승률은 전년(3.25%)보다 낮아졌는데 월세 상승률은 전년(2.14%)보다 가파르다.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아직도 오르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는 그동안 임차인에게 전가돼 왔다. 전월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더 커졌다. 월세 비중이 늘고 가격도 오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전월세 거래량 자체가 줄었다. 집주인은 2+2, 즉 4년 단위 신규 계약 때 4년치 상승분을 한꺼번에 반영하려 한다. 인상된 전세보증금 부담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둘째, 전세사기 여파다. 지금까지 인정된 전세사기 피해가 3만 6449건이다. 보증금 3억원 이하(97.5%)가 대부분이고 피해자는 30대 이하가 다수(76.0%)다. 사회 경험도, 모은 돈도 적은 청년이 ‘사회적 재난’의 최전선에 섰다. 2023년 제정된 전세사기특별법은 두 번의 개정을 거쳐 내년 5월 31일까지 유효하다. 지난해 6월 1일 이후 신규 계약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세사기 예방 시스템이 완비됐다고 판단해서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임대차 계약이다. 세입자에게는 월세, 전세,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의 중간 역할을 해 왔다. 집주인은 보통 다음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기존 보증금을 갚는다. 사실상 전 재산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 수십·수백채를 가진 동일인에 의해 전세사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런 위험성을 등한시했다. 사고는 종종 일어났지만 계약 기간이 길어 피해가 분산됐고 세금 체납, 보증 사고, 등기 등도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어서다. 안심전세 앱(2023년), 계약 전 임대인 정보 조회(2025년) 등이 도입됐다. 몰라서 안 쓰는 경우가 없게 지나칠 정도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집은 ‘사는(buying) 곳’ 이전에 ‘사는(living) 곳’이다. 주택 정책은 집값의 오르내림이 아닌 주거 안정이 기준이어야 한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는 번복하지 말자. 5대 은행의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36조 4686억원이다. 2023년 1월 말(15조 8565억원)보다 배 이상 늘었다. 그해 6월부터 ‘규제 정상화’라며 다주택자·임대·매매 사업자의 주담대가 허용됐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 등으로 전년(2022년)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서다. 규제 완화 이후 수도권은 오르고 지방은 계속 내리며 양극화가 커졌다. 다주택자의 투자·투기 주택 구매는 선호 지역에 몰리기 때문이다. 정책대출 규제 일부는 완화하자. 6·27 대책에서 디딤돌(구입) 대출 한도는 최대 1억원, 버팀목(전세) 대출 한도는 최대 6000만원씩 줄었다. 관련 대출은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있는 실수요자 대출이다. 주택 마련이 결혼과 출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정책과 떼어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 22일 다주택자 레버리지의 점진적 축소와 임대 공급 구조 개편을 언급했다.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선거가 다가와서 등의 이유로 정책이 바뀌면 시장에 내성만 쌓인다. 주택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세운 정책이 당장은 아니겠지만 맞았다는 평가를 받길 바란다. 전경하 논설위원
  • “접경지 기회발전특구 지침 마련해야”

    “접경지 기회발전특구 지침 마련해야”

    김덕현 경기 연천군수가 인구 감소가 진행 중인 수도권 접경 지역도 기회발전특구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군수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내 인구 감소 지역 및 접경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기회발전특구 운영·신청 지침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2023년 7월 시행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수도권 인구 감소지역도 특구 지정이 가능함에도 2년 넘게 세부 지침이 없어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김 군수는 접경 지역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각종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연천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장기간 발전이 제한돼 온 대표적 접경지”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만큼 균형 성장 정책도 수도권 여부가 아니라 인구 감소와 지역 여건을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업 이전과 신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감면, 규제 완화, 재정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묶어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를 운영 중이다. 2023년 도입 이후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55개 특구가 지정됐고 약 33조원 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일 고시된 5차 추가 지정에서는 부산·울산도 재지정됐다. 반면 연천·파주·강화·옹진 등 수도권 접경 지역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비수도권보다 인구 감소 지역 우대’ 원칙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김 군수는 “기회발전특구는 청년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일자리를 찾게 하는 지방소멸 대응의 핵심 전략”이라며 “비수도권보다 인구 감소 지역을 우대한다는 국정 방침에 맞게 수도권 인구 감소 지역과 접경 지역에도 특구 지침을 적용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 韓 경제 ‘타코 트럼프’에 내성… 정부 “불확실성 커, 냉정히 대응”

    韓 경제 ‘타코 트럼프’에 내성… 정부 “불확실성 커, 냉정히 대응”

    15% 관세에도 코스피 한때 최고치원달러 환율도 6.6원 내려 1440.0원관세 휘두르던 시대 종식에 안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 글로벌 관세’,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 등 다채로운 보복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같았으면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며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의 위협이다. 그러나 미국의 새로운 관세 압박이 있고 난 이후 첫 거래일인 23일 국내 금융시장은 지극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미국발 관세 쇼크를 버틸 수 있는 탄탄한 ‘경제 굳은살’이 생긴 모습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56 포인트(0.65%) 오른 5846.0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5903.11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 초반 5931.86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원 내린 1440.0원으로 주간 거래 종가를 형성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통상 당국자들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 당일 미국, 유럽 주가가 상승하고 달러 인덱스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글로벌 시장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한마디에 전 세계 증시가 시퍼렇게 질렸던 것과는 양상이 확연하게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한국을 ‘최악의 침해국’으로 지목하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한 이후 4월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57%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대통령 앞으로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관세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예고했을 때(7월 4일)는 1.99%, “한국의 대미투자액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고 압박했을 때(9월 26일)는 2.45%씩 급락했다. 이랬던 관세 압박이 최근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한국산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했을 때 코스피는 오히려 2.73% 반등했다. 급기야 미국이 쌀 시장 개방 등 ‘비관세 장벽’까지 다시 꺼내 들고 보복관세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이날 주가는 올랐고,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해가 바뀌면서 ‘트럼프 리스크’의 성격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강한 위협이 결국엔 철회나 양보로 끝난다는 이른바 ‘타코’ 현상이 ‘양치기 소년’의 외침처럼 반복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대로 관세를 주무르던 시대가 차츰 저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법 301조 등을 적용하려면 사전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하다 보니 당장 관세가 오르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마음대로 관세율을 정하던 방식이 제약받게 된 점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다만 대미 통상 환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상황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한국에 플러스가 될 수도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면서 “냉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민관합동 대책회의에서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한층 증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K-방산 꺾으려는 독일군…역대급 공격적 투자, 한국 위협할까? [밀리터리+]

    K-방산 꺾으려는 독일군…역대급 공격적 투자, 한국 위협할까? [밀리터리+]

    독일이 한국 방위력 개선 사업의 5배가 넘는 돈을 무기 조달에 배정하면서 K방산의 위협적인 존재로 재부상했다. 독일 연방정부가 17일 공개한 ‘2026 국방 전체 예산안’에 따르면 독일은 1080억 유로(한화 약 156조원)를 국방 예산으로 배정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독일은 지난해 헌법에 명시된 부채 제한 규정에서 국방비를 제외했다. 부채 제한 규정은 국내총생산(GDP)의 0.35% 이내로 재정적자를 제한하는 규정인데, 국방비가 이 규정에서 제외되면서 대규모 차입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독일 국방 예산에서 눈여겨볼 점은 무기 조달 부문이다. 예산안에 따르면 독일이 편성한 무기 조달 규모는 약 381억 3300만 유로(이하 23일 환율 기준, 약 64조 8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72% 이상 늘어난 규모다. 더불어 군사력 증강을 위해 조성한 특별자산 계정에는 약 255억 1000만 유로(약 38조 3500억 원)가 추가 투입된다. 무기 조달과 개발 등 실질적인 방위력 개선에 들어가는 총액이 약 640억 유로(약 102조 1700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한국의 2026년 방위력 개선비인 약 18조원의 5배 이상에 달한다. K-방산 넘보는 독일, 주력 품목도 겹쳐독일은 유럽에서 주가를 높이는 K방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실제로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독일 레오파르트2 전차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폴란드와 대규모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노르웨이의 자주포·장사정체계 도입 과정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가 역시 독일계 자주포 등 유럽 시스템과 경쟁했다. 노르웨이의 선택은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K방산이었다. 한국과의 경쟁에서 연거푸 수주 실패의 쓴맛을 본 독일은 초대형 예산 편성으로 설욕전 준비를 시작한 모양새다. 독일 국방부에 따르면 레오파르트2 생산 라인을 대규모 투자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대량 생산 체제를 노리고 있다. 레오파르트2 유지 보수에는 12억 1300만 유로(약 1조 7600억원), 구매에는 5억 4068만 유로(약 7850억원)를 투입한다. 이는 한국이 K2 전차 양산 및 개량에 배정한 3549억원에 비해 7배 많은 규모다. 실제로 독일은 레오파르트2 생산 공장에 자동화 용접 로봇과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과거 월 1.6대 수준이던 레오파르트 2A8의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월 20대 이상(연간 240대)으로 10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한국 K2 전차의 연간 생산량인 약 120대를 2배 상회하는 규모다. 하늘·바다에서도 격돌하는 한·독 무기들한국과 독일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하는 품목은 지상무기체계뿐만이 아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KF21은 독일과 영국 등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와 동남아 시장과 중동 시장에서 잠재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현재 유로파이터를 운용하고 있으나, 향후 추가 도입 또는 대체 사업 시 가격과 기술 이전 조건에 따라 KF21과 경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전투기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인 동유럽 일부 국가도 유로파이터 도입이 부담스러울 경우 ‘가성비’를 고려한 KF21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독일은 KF21과 경쟁할 차세대 전투기(FCAS)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98% 늘어난 약 12억 1441만 유로(약 1조 7600억원)를 편성했다. 여기에 유로파이터 구매·개량 사업에 투입하기로 한 약 12억 2672만 유로(약 2조 913억 원)를 더하면 전투기 관련 예산만 24억 유로가 훌쩍 넘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6년 KF21 개발·양산, 신규 전용 미사일과 엔진 개발에 투입되는 예산은 2조 4000억 원 수준이다. 바다에서는 잠수함이 격돌 중이다. 현재 한화오션은 캐나다에서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을 두고 독일 TKMS(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와 경쟁하고 있다. 더불어 독일 해군은 212CD급 잠수함 확보를 위해 약 1조 8600억원 규모의 지출 권한을 신규 설정하며 한국의 장보고-III 예산(3736억원)을 압도했다. 한국제 vs 독일제 경쟁의 핵심 요인독일의 공격적인 군비 증강은 K방산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납기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일이 막대한 예산을 통해 생산 설비를 증강하고 로봇 등의 도입으로 생산 단가를 낮춘다면 한국 방산 업체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빠른 납기·저렴한 가격 등의 강점 우위를 빼앗길 수 있다. 게다가 독일은 최근 군사력 재정비에 열을 올리는 유럽 국가들이 기존에 운용하던 무기와의 호환성과 현지화를 카드로 쥐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2023년 노르웨이 전차 사업에서 K2 흑표 전차의 우수한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독일 KMW(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에 밀렸다. 일각에서는 독일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유럽뿐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한국의 납기 경쟁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이에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대 강점인 납기 속도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구매 국가 현지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조립·부품을 생산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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