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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 훈풍… 이달 1만4992가구 봇물

    분양 훈풍… 이달 1만4992가구 봇물

    봄철을 맞아 그동안 아파트 분양을 중단하다시피했던 주택업체들이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분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이 분양에 적기라고 판단, 너도나도 분양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달 말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유예가 끝나면 분양 열기가 수그러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택업체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국 27곳에서 1만 4992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3942가구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3월 5977가구에 비해서도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분양시장이 오랜만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이 광명시에 분양하는 광명 해모로 ‘이연’(以然)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이성민(45)씨는 “집값이 오를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고, 시기상 적기라는 판단에 정부가 곧 DTI 규제를 강화해 대출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 주택을 분양받을까 하고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러 왔다.”고 말했다. 분양경기 회복과 DTI 규제 완화 종료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그동안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DTI 규제 완화는 이달 말로 끝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이를 연장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지만 연장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 기존주택에만 적용되고, 신규 분양의 경우 중도금이 담보대출로 전환될 때까지는 적용되지 않지만 주택시장에는 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주택업체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것은 최근의 분양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지난 7일 ‘강남역 2차 아이파크’ 오피스텔 거주자 우선청약률이 146대1까지 치솟았다. 9실 분양에 1316명이 몰렸다. 부산 명지동 두산위브더포세이돈은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용인에서는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가 한 달 새 1000여가구가 팔린 것도 주택업체를 자극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부산발 훈풍과 DTI 규제 완화 일몰 전인 이달 신규분양에 나서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모델하우스 준비와 분양 일정 공고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대열에는 대형주택업체도 가세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서울 행당동에 서울숲 더샵 495가구의 이달 말 분양을 목표로 준비작업 중이다. 또 올해 서울 옥수 12구역 재개발 지역에 첫 물량을 선보이는 삼성물산도 분양 준비가 한창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시점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3월 중순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3월 분양은 아니지만 분양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분양을 무기연기했던 부산 동래구 명륜동 재개발 아파트 분양시기를 5월로 앞당길 계획이다. 1420가구 가운데 104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국지적이기는 하지만 주택업체는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다만, DTI의 경우 기존주택을 살 때 적용되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hihi@seoul.co.kr
  • 정책금융公 - 산은 배당싸움 속내는?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7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산은금융지주사의 고액 배당과 관련, “산은금융 측과 올해 26.5%의 배당 성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금액으로는 20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산업은행의 순이익이 1조 400억원 안팎이어서 정책공사가 실제로 받는 배당금은 2600억원대로 추정된다.하지만 산업은행 노조의 반발로 아직 공식발표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노조는 “산업은행의 지난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인 15%에 비춰봐도 정책금융공사의 이번 배당 요구는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금융계에서는 1조여원의 이익금을 놓고 산은과 정책공사 간 ‘배당 싸움’이 예견된 것이어서 금융당국의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은금융의 민영화가 늦춰지면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인 데다 2014년까지 해마다 배당 싸움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영화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결국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2개의 산업은행을 만든 금융당국의 ‘원죄’를 꼬집었다.정부는 산은금융의 민영화 이후를 겨냥해 현재 산업은행이 맡고 있는 정책금융 업무를 맡도록 하기 위해 2009년 10월 정책금융공사를 출범시켰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산은금융지주로부터 분리할 당시 산업금융채권 17조원어치의 부채도 함께 받았다.”면서 “이자 비용으로 나가는 금액이 적지 않은 데다 대주주인 정부도 고액 배당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또 하나의 한류확산 동력/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또 하나의 한류확산 동력/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동·서편 양쪽에 ‘한국전통문화센터’라는 곳이 있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각종 전통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가져가는 체험장이다. 하루 두 차례씩 민요와 가야금 병창, 해금·대금 등 소리와 전통악기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지루한 탑승 대기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 외국인에게 한국의 5000년 역사에 담긴 전통의 멋과 맛을 체험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 독특한 문화공간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공간을 무료 제공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광기금을 지원,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2009년 3월 문을 열어 운영하는 이곳은 작년 한해 방문객 수가 20만 5000명이 넘을 정도로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다. 인천공항공사에서도 국제공항협의회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문화공항’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인천국제공항이 6년 연속 세계1위를 차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전통문화의 소개와 체험으로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달 전쯤의 일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어떤 이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간곡한 ‘민원’을 해왔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선 한 학기에 보통 100~150명의 학생이 한국어, 한국문학, 한국문화를 배운다고 한다. 한국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체험을 통해 교육할 전문적인 자료가 없어 항상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한국 방문 후 귀국길에 인천공항 ‘한국전통문화센터’의 전통공예품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던 기억이 인상 깊었고 미국 대학에서도 전통공예품 만들기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지원해 줄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자신이 체험했던 부채 만들기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대학에서 진행하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한국전통문화센터를 운영한 이후 이분처럼 지원을 요청하는 기관·단체가 한두 곳이 아니다. 이 전통문화센터의 프로그램이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그런 지원 요청이 있을 때마다 늘 안타까운 것은 그들의 요청을 100% 수용해 만족스럽게 들어줄 수 없다는 현실적인 면도 있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확산시킬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지원과 협력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정부에서는 17개국 29곳에 ‘세종학당’을 세워 한국어와 한국문학, 그리고 우리 문화를 소개하며 가르치고 있다. 정부지원 없이 비슷한 교육활동을 하는 ‘세종교실’도 20개국 59곳에 이른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도 세계 12개국 69개 대학에 한국학과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류 확산을 위해 설치된 각국의 거점에서 전통문화의 소개·체험을 위한 지원 협력체계를 갖추는 데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 한류 거점을 전통문화 소개를 위한 체계적 접근 통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기존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문화에서 발원한 한류가 동남아를 넘어 러시아, 유럽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음력설을 우리 민족문화가 아닌 중국의 ‘춘제’(春節)로만 알고 있는가 하면, 강릉단오제가 2005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문화재 걸작으로 등재된 뒤에도 여전히 우리 전통문화가 아닌 중국 문화로 잘못 알려져 있을 만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한류와 함께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킬 수 있도록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설치된 각국의 거점과 지원체계를 최대한 활용하고 전통문화 원형을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에 그치지 않고, ‘한류 확산’의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해 우리의 문화산업 발전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그리스 신용등급 B1으로 세단계 강등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7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a1’에서 ‘B1’으로 세 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부채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재정 긴축 조치와 구조 개혁 목표가 여전히 높고, 시행과정에서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B1 등급은 벨라루스, 볼리비아 등과 같은 수준의 신용등급이다. 새라 칼슨 무디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디폴트 가능성이 현저하게 커지고 있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의 결정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추가 등급 하락도 가능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코메르츠은행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프 웨일은 “이미 시장은 ‘그리스 디스카운트’를 하고 있고, 평가사는 그 뒤를 쫓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에도 유럽연합(EU)이 상환 조건을 완화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칼슨은 “설사 조건을 완화한다고 하더라도 그리스의 장기적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디스의 발표에 그리스 정부는 “객관성과 균형된 평가가 결여됐다.”며 발끈했다. 나길회·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이슈 인터뷰] ‘증세 없는 복지 확대’ 허황된 기대 버려라

    [이슈 인터뷰] ‘증세 없는 복지 확대’ 허황된 기대 버려라

    강봉균(68)의원은 재정경제부 장관과 정책위의장을 두루 거친 민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상복지에 대한 민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 등을 제시하는 등 날카로운 전문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반면 복지 논쟁에서 국민의 이중성을 이용한 정치인의 속성을 지적하고 국민들의 오도된 기대감을 질타하는 등 소신있는 정치인으로서의 모습도 선보였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강 의원은 과감한 금리인상 등 거시정책에 대해 다소 급진적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만큼 현재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5% 성장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물가안정에 올인하라는 대정부 질책도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당의 무상복지에 대해 비판하셨는데. -민주당의 ‘3+1’(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정책은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상급식은 논란의 여지가 적다. 교과서 주면서 이건희 손자한테 돈 받고 주는 것 아니지 않은가. 무상보육은 아이를 부모가 키우는 것에서 사회나 국가가 키워주는 것으로 개념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 점에서 무상보육이 아니라 사회보육이다. 사회보육은 의료처럼 불필요한 수요를 만들지 않으므로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소득계층 70%까지 하겠다는 것은 선별적 복지다. 고소득층 30%도 요즘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편적 복지는 이유가 있다. 문제는 의료다. 민주당 대책의 핵심은 입원 환자의 자기부담률을 현재 40%에서 10%로, 자기부담 금액한도를 5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러면 불필요한 의료수요가 만들어진다. 보장을 늘리면 자연히 보험료가 올라가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 원칙하에 국민이 동의하는 보험료 수준에 맞춰 의료 보장성을 강화하면 된다. 대신 국가는 의료공급체계를 개선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선진국은 의료에서 공공기관 비중이 50% 내외지만 우리는 12%다. 민간병원은 적정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수요를 만들어 낸다. →세금, 보험료를 늘려 복지를 확대하자는 ‘보편적 증세를 통한 보편적 복지’로 이해된다. -의료보험료는 세금보다 안 내는 사람이 적지만 현재보다도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자식이 직장에 다니면 부모는 돈이 많아도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재산이 있다면 내야 한다. →개혁이 필요하지만 표를 의식해서 아무도 강하게 이야기 못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하면 여야가 표 싸움을 벌일 이유가 없다. 재산이나 수익이 있는데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재정 정의에 맞지 않는 것 아닌가. 서민보다 고소득층이 의료보험료를 더 내는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자)를 병원에서 돌볼 수 없다. 조세부담률도 올려야 한다. 세계 어떤 선진국도 직접세인 소득세를 반 이상 안 받으면서 복지하는 곳은 없다. 현재 소득세 내는 사람이 47%다. 매년 기획재정부가 면세점을 올리는 감면안을 내놓는다. 그러지 않으면 명목임금이 올라 소득세 증가율이 일반 조세 증가율을 앞지르기 때문이다. 4~5년 정도만 그대로 둬도 납세자가 전체 국민의 60~70%가 된다. 나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세금을 새로 만들거나 세율을 올리는 것은 반대한다. 기존 제도를 충분히 이용하면 된다. →무상복지 논쟁에서 정치인들이 국민을 속이는 것인가. -국민들은 복지를 늘리는 것은 좋아하지만 보험료나 세금을 더 내는 것은 싫어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를 정치인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국민들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더 걷어서 자신한테 더 해줄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를 갖고 있다. 여기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베이비부머 은퇴에 대한 정부의 준비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사회안전망은 굶어 죽지 않게 하고, 아파서 죽을 정도인데 병원에 못 가는 것을 해결하는 수준이지만 이것으로는 곤란하다. 베이비부머는 산업화의 역군으로 자식도 키우고 부모도 부양했다. 그런데 국민연금 미가입자가 40%,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60%나 되는 등 과도기적 소외계층이 되고 있다.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현재 9만원 수준의 기초노령연금을 단계적으로 올려 30만원 정도까지 지급해야 한다. 농지연금제도와 주택연금제도 등을 확대해야 한다. →은퇴와 관련해 부동산세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는데. -그동안 주택정책의 목표는 모든 가구가 자기 집을 갖는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집이 재산증식 수단이 아니다. 주택수요 중 독신이나 부부가구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이 늘었다.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가 큰 돈 들여 집을 사는 것보다 월세 내고 사는 것을 선호한다. 분양되지 않은 주택을 은퇴자들이 한두채 사서 월세로 노후생활하겠다면 세제로 뒷받침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중과가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돼 있다. 2주택 보유시 50%, 3주택 보유시 60% 중과를 한시적으로 1년 미만 보유시 50%, 1~2년 보유시 40%가 적용되고 있다. 더 완화해야 한다. 집을 사서 세를 주다가 팔면 1년에 10%씩 내야 될 양도세를 감면하는 것이다. 즉 10년간 세를 놨으면 1가구 1주택에 해당하는 비과세를 적용하자. →‘집부자’에 대한 반감이 커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 -사람들은 은퇴하면 상가에 투자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상가에 투자하면 투기가 아니고 집에 투자하면 투기인가. 상황이 바뀐 만큼 인식도 바꾸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주택수가 많다고 양도세 더 내는 경우는 없다. 세제를 바꾸면 상가에 매달리던 사람들이 집에 투자해서 월세로 생활하려 할 것이다. 현 전세대란은 저금리 때문에 수익이 떨어진 주택 소유자들의 방어 전략 측면이 강하다. →10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빠른 시일안에 금리를 올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4%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 때로는 0.5%포인트씩 올리는 강행군이 필요하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가계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자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가계 부채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금리를 올리면 대출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정책의 기본이다. 내릴 때 0.5%포인트씩 내린 적이 있기 때문에 올릴 때도 그렇게 올릴 수 있다. 그동안 가계부채 급증은 저금리 정책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원래 안정론자였는데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탓인지 이명박(MB)의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 성장 목표에 대한 집착 때문에 저금리 정책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고, 수출을 걱정해 환율이 낮아질까 걱정한다. 물가 안정의지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물가잡기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다. -공산품처럼 대내외 경쟁시장이 만들어진 품목에 정부가 개입하면 행정적 비용만 더 들고 시장을 왜곡시켜 나중에 몰아서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잡다한 품목에 대한 감시가 아니라 독과점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통신요금은 기술혁신 속도가 워낙 빠르므로 연구개발투자의 적정성 수준에 대한 원칙을 먼저 세울 필요가 있다. 정리·대담 전경하차장 lark3@seoul.co.kr
  • 그의 입에 달려 있다

    그의 입에 달려 있다

    지난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미시 대책’의 한계를 지적한 금통위원들이 오는 10일 예정된 금통위 회의에서 통화 정책(금리)을 통한 ‘거시 대책’으로 물가 잡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히 ‘베이비 스텝’(아기 걸음식의 금리 인상)을 강조한 김중수 한은 총재가 2월 금리 동결에 이어 3월엔 인상으로 엇박자 계단을 밟아 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들어 물가는 날고 있다. 1월 물가는 4.1%였고, 2월은 4.5%로 치솟았다. 정부의 물가억제 정책인 미시 대책으로는 약발이 서지 않고 있다. ‘리비아 쇼크’로 급등한 국제유가(배럴당 100달러대)는 이달부터 물가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물가상승률 5%대 진입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한은이 지난해 하반기 물가 잡기에 선제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이 지금의 ‘물가대란’의 한 원인이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한은 금통위도 정부 대책을 지켜보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더라도 금리를 통한 물가잡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1월 금통위 회의에서 “3%를 상회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지속되고 있으며, 1월엔 4%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라면서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이미 그 타이밍을 놓쳤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조심스럽다. 인상과 동결 전망이 엇갈린다. 시장은 2월 소비자물가(4.5% 상승)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금리 동결에 무게중심이 쏠렸었다. 최석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3일 “김 총재 취임 이후 지난해 환율 전쟁과 남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그나마 시장에 형성된 컨센서스가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할 경우 한은은 금리 동결을 결정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월 물가가 4.5%로 치솟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두달 연속 4%대의 물가상승률을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비난 여론을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지만 최근 물가가 너무 높기 때문에 한은이 이를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애초 한은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동결로 바꿨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전문가 진단 “공급량 부족 오름세 지속”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적지 않다. 낙폭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거기에 전세난으로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더해지면서 일부 지역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1~2월 거래량은 정부의 부동산중개업소 단속과 계절적 요인 등으로 좀 줄었지만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오름세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는 상태”라면서 “앞으로 정부의 정책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겠지만 공급량 절대부족과 전세난으로 인한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연구소장은 “지금의 반등세는 ‘전세난민’에 의한 밀어 올리기라고 보기에는 전셋값과 집값의 차이가 커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이번 반등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연장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전매 완화 등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수도권 미분양이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는 것은 아직 부동산 시장이 회복기에 들어서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면서 “강남 등 서울 일부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는 주택 공급물량 부족으로 일어나는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집값 언제 이렇게 올랐지”

    “아무래도 내집 마련 시기를 놓친 것 같아요.”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의 K부동산중개업소를 찾은 이성원(43)씨는 “보세요. 잠실엘스 84㎡(전용면적 25평) 아파트는 모두 10억원 후반대예요. 지난주만 해도 9억원대 매물도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씨는 “보금자리 주택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여서 포기하고 아이들 학교가 있는 잠실 지역에 아파트를 사려고 했는데 매수 타이밍을 놓쳤다.”면서 “한달 사이에 6000만원이나 뛰어 살 엄두를 못 내겠다.”고 말했다.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완연하다. 강남 일대 일부 아파트는 불과 몇달 사이에 1억원이나 올랐다. 정부와 세입자들이 치솟는 전셋값에 매달려 있을 때 집값은 물밑에서 소리 없이 오르고 있다. 전셋값처럼 폭등세는 아니지만 2년 동안 숨죽였던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정부가 회복기에 접어든 집값의 연착륙을 위해 대책을 준비할 때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잠실 L중개업소. 금요일 평일임에도 집을 사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중개업소 김모 실장은 “2월 들어 찾아오는 손님과 문의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잠실 일대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추석 때보다 1억~2억원 올랐다.”면서 “문의는 많지만 단기간에 많이 올라서인지 매수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잠실 엘스 아파트는 84㎡짜리가 지난해 10월 8억원 후반대 급매물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지난달에는 10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한때 서울 아파트 가격의 잣대 역할을 했던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추석 직후 95㎡(전용면적 28평) 기준으로 8억원 후반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지난달 9억 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고 지금은 10억원을 호가한다. 은마아파트 상가의 D중개업소 임모 소장은 “아파트값의 바닥은 추석 직후였다.”고 말했다. 서울 상계동 상계주공 7단지 42㎡(전용면적 12평)의 경우 올 초 1억 7500만원에서 1억 8500만원으로 1000만원 올랐다. 50㎡(전용면적 15평)는 2억 4000만원에서 2억 6850만원으로 뛰었다. 거래량도 늘었다. 지난해 1분기 2630가구 규모의 주공7단지에서 10건이 거래됐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28건이 거래됐다. 가온랜드 이성현 대표는 “거래량은 아직 최고 가격 당시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지만 급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집값이 반등을 시도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지난해 7월 바닥을 찍은 뒤 불안한 회복국면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 연장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부 대비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원재 국토해양부 주택국장은 “역세권의 소형을 중심으로 오르고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상승압력이 거센 것은 아니다.”면서도 “집값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hihi@seoul.co.kr
  • 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2월까지 25개월 연속 오른 전셋값은 2년간 누적 상승률이 20%를 웃돈다. 정부가 올 들어서만 두 차례 전세 대책을 내놓았지만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집값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석 달 연속 오름세다. 누적상승률은 0.5% 안팎으로 상승폭이 작지만 강남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도 84% 선으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 거래량은 ‘8·29대책’ 이후 지난해 11~12월 큰 폭으로 늘었다. 1월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거래가 주춤했지만 2월 들어서는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름세라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얘기이다. 땅값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11% 상승하며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월에도 0.09% 상승률을 유지했다. 땅값은 집값의 선행지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19만 495가구로 지난해 29만 7108가구에서 35%가량 감소가 예상된다. ● 집값 선행지수 ‘땅값’도 8개월만에 최대 상승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 초미의 관심사는 ‘전셋값 상승이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이다. 1987년과 1999년 이후 각각 4년간 전개된 전세대란에선 결국 집값이 오르고 투기적 가수요가 더해졌다. 오른 집값만큼 다시 전셋값이 오르는 악순환도 이어졌다. 정부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 등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집값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최근 상황이 ‘전세난→내집 마련 수요 증가→집값 상승→투기 수요 출현→전셋값 재상승→신도시 개발’ 등의 사이클의 초기 단계라는 해석도 있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일부 갈아타는 것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요즘 주택시장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와 달리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좀처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 물가폭등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주택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 DTI 완화 규정 없어질 듯 전셋값이 많이 올랐지만 주택가격의 거품이 여전해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이 비율은 1999년 서울지역에서 56%를 웃돌았지만 현재 44%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60%를 넘어야 매매가 살아난다고 보지만 부산·대구·울산지역만 이 수치를 넘어선 상태다. 인구 고령화와 가계부채 800조원도 과거와 달라진 요인이다.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94년 49.5%에서 최근 122%까지 늘었다. 가장 큰 변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다시 묶느냐이다. 가계부채 급등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8·29대책의 DTI 완화 규정을 그대로 일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DTI 완화는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규제를 다시 살릴 경우 집값 회복이나 전세난 완화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지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DTI 완화 연장 여하에 따라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전세·물가 민생현안 공방

    국회는 28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전·월세 대란과 물가 급등 등 민생 현안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전·월세난 해결을 위해 공급 확대라는 총론에는 공감했으나,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정부에 공급 확대 대책을 주문했다. 정두언 의원은 “신탁 및 개발리츠 등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성운 의원은 “이달 말까지인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조치를 연장하고,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金총리 “소형 임대주택 의무규정 검토” 반면 민주당은 임대·소형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 등을 요구했다. 문학진 의원은 “DTI를 완화해 전·월세 대란을 잡겠다는 것은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의원도 “미분양 속 전·월세 대란은 주택 정책의 총체적 실패에 따른 것”이라면서 “임대주택 의무건설, 재건축시 소형주택 의무비율 등을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소형 임대주택 공급과 관련해 도시형 주택을 많이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의무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종환 장관 5억 전세 내놔” 꼬집어 특히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경기 산본 소재 158㎡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서울 중구에 195㎡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지난해 11월 5억원에 전세를 줬다.”면서 “주무 장관이 투기용으로 주택을 구입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면서 정 장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물가 문제에서도 여야 간 시각차는 뚜렷했다. 물가 급등 원인으로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정부의 인위적인 고환율 기조와 기준금리 인상 실기(失期)를,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정유업계의 석유값 담합과 이동통신사의 통신료 인상을 각각 꼽았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이동통신요금이 국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요금 인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여부와 관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단계에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논의에 부쳐/서채란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기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논의에 부쳐/서채란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2009년부터 시작된 전세난이 해가 두번 바뀌어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전국 전셋값이 0.9% 올라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가수요도 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전세대책 중 수요자 대책은 전세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는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가계부채를 더 늘리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전세기간이 끝날 때 집주인이 무리하게 전셋값을 올리는 것을 막을 실질적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닥쳐 있는 전셋값 마련에 급급해서일까, 아니면 정부의 전세난 대책에 더는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전셋값 인상에 집 없는 설움을 토로하던 사람들도 정부라고 전세자금을 풀어주는 것 말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며 허탈하게 웃는다. 전세난 해소를 위해서는 정부가 주택공급정책과 수요조절정책, 전세자금지원정책을 종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임대인의 과도한 인상 요구에 대해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전세기간을 지금보다 장기간 보장하고 계약 갱신 시 적절한 범위 안에서 보증금·차임을 인상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1회에 한하여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갱신 시 보증금·차임 인상을 일정한 비율 이상은 할 수 없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잠자고 있다가 최근 전세난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개정 논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일각에선 갱신청구권과 인상률 상한제가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임차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보호해 위헌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나라들은 임대차 기간을 우리보다 훨씬 길게 보장하고 있다. 미국의 대도시도 차임 인상에 대한 제한법을 두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제도 도입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다. 또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요구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인상률 상한도 물가상승률과 연동시켜 임대인에게 적정 이윤을 보장하면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시비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주거권보다 법적 보호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영업권과 관련해 이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갱신청구권과 갱신 시의 인상률 상한제가 도입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상당수 국민이 임차주택에 사는 점을 생각해볼 때,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이라는 이익은 임차주택의 소유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선언한 바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복지를 증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국회는 광범위한 입법재량권을 가진 만큼 전세난 해결을 위한 이번 법 개정에 여야를 가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국회가 헌법재판소의 취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국민을 섬기는 충정이 있다면 여야 구별 없이 일치된 마음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안을 이른 시일 내에 통과시킬 것이라 믿는다.
  •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 축출땐 부족간 석유 쟁탈전… 제2 소말리아로 가나

    궁지에 몰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2일(현지시간) 시위대를 향해 ‘피의 역습’을 선언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리비아 정국이 더욱 암울해졌다. 전문가들은 카다피가 선전포고를 시작으로 전 국토를 혼란에 빠뜨려 부족들을 위협한 뒤 재집권을 꾀할 것으로 내다본다. 리비아가 소말리아처럼 장기 내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튀니지나 이집트 등 ‘민주화 도미노’를 먼저 거친 아랍국과 달리 리비아의 혼돈은 오래갈 가능성이 커졌다. ●카다 피, 석유시설파괴 혼란 유도 카다피가 이미 ‘자해작전’에 돌입했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지역 담당자인 로버트 바엘은 23일 리비아 내부 소식통을 인용, 카다피가 석유 생산시설을 파괴하려 한다고 미 시사주간 타임의 칼럼을 통해 전했다. 석유를 무기로 리비아 내·외부의 반(反)카다피 세력에 “카다피와 대혼란 중 한쪽을 택하라.”는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카다피가 ‘벼랑 끝 전술’을 선택한 것은 취약해진 지지 기반과 관련이 깊다. 자신이 속한 알카다파 부족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데다 군부마저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 카다피가 자신이 퇴진하지 않은 채 ‘무늬만 개혁안’을 내놓는 등 점진적 사태수습에 나선다면 강제 축출될 가능성이 크다. 카다피는 이 때문에 차라리 정국을 내전으로 몰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엘은 “카다피가 주변 인사들에게 ‘다시 권력을 찾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리비아를 소말리아로 만들어 반역자들이 후회하도록 만들 수는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디피는 또 “나는 오랫동안 싸울 돈과 무기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간 암투 계속될 듯 카다피가 대국민연설 뒤 이슬람 무장세력을 대규모 사면한 것도 혼란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극단세력이 외국인과 반 카다피 부족들을 공격하도록 해 리비아를 공포에 몰아넣으려는 것이다. 바엘은 “카다피는 서방사회가 반정부 시위를 점화시켰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때문에 카다피가 최근 몇주 동안 리비아 주재 유럽 대사들에게 자신이 무너지면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유럽을 휩쓸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카디피의 계획이 실패해 그가 축출된다고 해도 내전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우선 석유가 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디에데릭 반데발레 미 다트머스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원유 시설을 통제해 온) 카다피가 물러나면 석유 지분을 차지하기 위한 부족 간 충돌이 벌어져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국제 석유업계들까지 리비아 내부에 계속 간섭해 혼란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 ‘포스트 카다피’를 놓고 벌어질 암투도 리비아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부족장들은 이미 카다피 이후 지도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전문가인 로널드 브루스 세인트 존은 “카다피가 군의 쿠데타 가능성을 염려해 군 사령관을 한 자리에 오래 두지 않는 등 경계했기 때문에 군부에서 통치자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면서 “부족들이 통치 위원회를 만들어 리더십 공백을 막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광장] 물가 시그널 확실히 줘야 한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가 시그널 확실히 줘야 한다/주병철 논설위원

    지금의 물가대란은 3년 전 이맘때와 꼭 닮았다. 2008년 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금처럼 4%대를 훌쩍 넘어섰고 정부는 52개 품목으로 구성된 이른바 ‘MB물가’를 만들어 관리에 나서겠다고 법석을 떨었다. ‘대란’(大亂)이니 ‘때려잡기’니 하는 용어도 그대로다. 정유·통신업계가 공공의 적이 된 게 다를 뿐이다. 물가상승 요인은 이상기후 영향에 따른 농산물 생산 감소, 구제역·전세 파동, 국제유가·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복합적인데, 정부와 업계는 원가 논쟁을 벌인다고 야단이다. 원가를 알아낸다고 물가가 잡힌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다. 참 답답한 노릇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참에 독과점 구조를 가진 업계의 담합 여부 등은 집중 점검해 볼 만하다. 업계의 은밀한 비밀을 제대로 캐낸다면 ‘그동안에 뭘하고 있었느냐.’는 비아냥은 들을지언정 독과점 폐단을 확 바꾸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문제는 미시적인 처방으로 물가가 안정되겠느냐는 얘기다. 어려울 때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물가대란의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 체질 개선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과잉 유동성 문제다. 국제 유가 등 비용 측면의 물가상승 요인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쏟아부은 국제 유동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우리나라도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렸다. 2009년에는 가계·기업의 단기자금 운용 규모라 할 수 있는 M1(협의 통화)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0%까지 올랐고, 여태껏 유동성증가율이 명목 GDP(국내총생산)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 여전히 돈이 넘친다. 2008년 8월 기준금리는 5.25%에서 2009년 2월 2%로 떨어졌다. 이후 세 차례 인상했지만 2.75%로 거의 반토막이다. 유동성은 넘쳐나고 금리는 낮은 상황에서는 물가가 뛰게 돼 있다.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가 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물가 상승 요인이 비용 측면이라면 긴축통화정책을 펴도 별 효과가 없다. 그러나 총수요 압력이 생기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근들어 소비자물가 가중치의 60%를 차지하는 서비스물가 가운데 집세와 개인 서비스 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심상찮은 조짐이다. 그동안 꾹 눌러놨던 공공요금도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구제역·전세 파동도 한동안 총수요에 악재다. 우물쭈물하다 인플레 기대심리까지 겹치면 물가는 엉망이다. 올해 성장률이 5%를 넘으면 총수요 압력은 더 거셀 것이고,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비용 측면에서 총수요 측면으로 물가 상승 요인이 옮겨가는 상황에서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성장보다는 물가안정에 둬야 한다. 정부는 성장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지만 둘은 양립할 수 없는 목표다.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이 시장에 물가 시그널을 확실히 줘야 한다. 정부 핑계대지 말아야 한다. 한은은 참여정부 때도 금리정책에 실기를 거듭해 부동산 버블을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지 않았는가. 물가안정의 정책수단은 금리와 환율이다. 과잉 유동성 해소는 금리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금리를 올리면 77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에 대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하지만 2008년의 금리와 비교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시 은행권 대출금리는 10%대였지만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지금은 5% 남짓 된다. 금리 인상이 서민들에게 여전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해 우려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대선과 맞물려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다. ‘정치쓰나미’에 경제가 휘말리면 경제정책의 목표와 수단은 영 힘을 받지 못한다.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누가 뭐래도 물가다. 치솟는 물가를 붙드는 데 통화당국이 실기(失機)하지 말고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bcjoo@seoul.co.kr
  • “청년실업은 시장실패… 고용할당제 도입을”

    청년들의 취업난 해결을 위해 청년고용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1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3대 경제불안과 정책과제’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연구소 측이 제시한 3대 경제 불안은 청년 실업, 가계 부채, 복지 불안이다. 전명유 한신대 교수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고용할당제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의 청년고용정책은 한시적인 정부인턴제나 프로그램이 부실한 직업훈련정책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청년층 일자리가 부족한 일종의 ‘시장실패’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청년고용할당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소득보장과 고용 서비스를 결합한 청년고용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영목 충북대 교수는 부유층의 과도한 가계대출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득과 순자산이 가장 많은 부유층이 최하위층과 함께 부채상환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배 교수는 “채무액 자체가 많지 않은 저소득층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반면 부유층의 부채상환 부담은 문제가 된다.”면서 “그중에서도 금융기관의 부실가계대출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유층이 부동산 투기 등을 목적으로 과다한 채무를 지고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빈번하다는 것이다. 구인회 서울대 교수와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중부담-중급여의 복지국가 모델을 제시했다. 두 교수는 “빈곤층 지원 위주의 한국의 복지정책으로는 양극화, 고령화로 증대되는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중산층에 대해 효과적 지원이 어렵다.”면서 “한국 복지국가의 발전상태, 재정여건과 경제환경으로 볼 때 당면 목표는 중부담-중급여의 복지국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요동치는 중동] 혁명 후 계층 간 갈등 더 커져

    이슬람혁명 32주년을 맞아 이란 국민이 고물가와 계층 간 갈등으로 다시 폭발하고 있다. 2009년 대선 당시 유혈시위로 번졌던 ‘그린 무브먼트’가 튀니지·이집트 시민혁명에 힘을 얻어 ‘제2의 이란혁명’을 실현시킬지 주목된다. ●탄압정치·생필품 보조금 삭감에 분노 시위대를 이끄는 야권세력은 튀니지·이집트 시위를 1979년 이란혁명에 비유,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은 독재자에 저항한 이슬람 운동’이라고 표현하며 지지해 왔다. 하미드 다바쉬 미 컬럼비아대 이란학과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집트·튀지니 혁명으로 새 에너지를 받아 이번 시위는 2009년보다 더 과격해졌으며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모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원과 막대한 석유 수익을 등에 업고 탄압 정치로 일관한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지 32년이 지난 지금 이란 내부는 정부의 탄압정치에 대한 분노가 응집돼 있다. 지난해 12월 이란 정부가 생필품에 대한 보조금 수백억 달러를 삭감하는 대규모 경제 개혁 조치를 단행하고 이로 인해 물과 식량, 석유, 가스, 전기 등의 가격이 살인적인 수준에 이르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보조금 삭감 이후 밀가루 값은 40배 가까이 뛰었고 석유 가격은 4~7배, 가스는 5배, 전기와 물값은 3배 이상 올랐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11%에 이른다. 이란 전체 인구 7300만명 가운데 4800만명이 한 달에 800달러(약 89만원)도 벌지 못해 빈곤선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 ●이란 지도자 “서방국가 시위 책임” 하지만 이란 지도자들은 시위의 책임을 서방국가에 전가하며 사태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 이번 행진이 ‘그린 무브먼트’를 되살리려는 음모로 규정하고, 서방국가들이 시위를 부채질해 이슬람 정권을 전복시키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구제역 후폭풍] 축산농 이젠 穀소리

    [구제역 후폭풍] 축산농 이젠 穀소리

    세계 곳곳의 기상이변이 계속되면서 2008년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불안이 심해지고 특히 축산업계는 구제역에 이어 사료 파동까지 겪을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18,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가해 국제 농산물 가격 변동성 완화 방안 등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쌀 이외의 곡물 비축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부분 중장기 대책으로 현재 진행 중인 곡물 가격의 급등을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지난 9일(현지시간) t당 275달러로 2008년 7월 7일(282달러/t)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대두는 t당 533달러로 2008년 9월 12일(587달러/t) 이후, 밀(사료용)은 326달러로 2010년 이후 최고가였다. 지난해 2월 9일과 비교할 때 옥수수 95%, 대두 56.7%, 밀 84.2%의 상승률을 보였다. 설탕의 재료인 원당도 지난 2일 t당 778달러로 지난해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의 주원인은 세계적 곡창지대의 기상이변이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2010, 2011년 곡물가격 안정을 예측하면서 각국이 대비를 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카자흐스탄·중국·아르헨티나·호주 서편을 강타한 가뭄으로 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중국 가뭄과 미국 중서부 가뭄이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1년 49.2㎏에서 59.9㎏으로 늘어난 중국의 1인당 육류소비 증가세도 사료에 들어가는 옥수수, 대두박(껍질) 등의 가격 급등을 주도했다. 전 세계 식량재고율은 지난해 22.4%에서 19.2%로 감소했다. 국제적 유동성 증가로 투기 세력은 곡물 가격 상승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곡물 가격 급등은 식량자급권 확보, 국내 물가 안정 등에 큰 위협 요소다. 특히 구제역 발생과 함께 가격을 동결한 사료업체들은 구제역 종결 후 바로 사료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합사료 원료의 40%를 차지하는 사료용 옥수수는 지난해 10월 t당 309달러에서 2월 350달러로 13.3% 상승했고, 같은 기간 재료의 15%인 대두박은 470달러에서 485달러로 3.2%가 올랐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1.3% 내린 것을 감안해도 적어도 5% 정도의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사료 수입에서 제품 제조까지 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체 배합사료의 33%를 공급하는 농협사료와 협조해 가격안정을 유도하고 식량자급권을 위해 쌀 이외에 밀, 옥수수 등도 1개월치를 비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구제역에 투입돼 예산이 바닥난 상태다. 농촌경제연구원 승준호 연구원은 “올해 대두와 옥수수의 경우 2008년 가격 수준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본다.”면서 “향후에는 미국과 같이 세계 곳곳의 수급 여건과 기후 등을 관측해 곡물가 급등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물가잡기용 금리인상 효과 낮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하성근(연세대 교수) 한국경제학회 회장은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정책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것은 유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앙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하 교수는 “정책금리를 집중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총수요를 관리하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으며, 인상을 하더라도 먼저 이해득실을 신중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것은 유효성에 다소 제한이 있을 것”이라면서 “가계부채가 많으므로 정책금리 인상이 가계금융 부실을 낳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에 약간의 제약이 있더라도 올 상반기에는 정부가 물가관리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 교수는 “물가상승을 막는 데에는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올 상반기에는 정부가 물가상승 압력 대처에 총력을 기울인 뒤,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력이 줄어들면 성장에 치중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5% 성장 목표와 관련, 그는 “신흥시장국의 빠른 경기회복세를 타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계속돼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신자유주의/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출간 이후 신자유주의 논쟁이 또다시 뜨겁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위기 확산의 주범으로 신자유주의가 몰매를 맞는 분위기였다면 이번에는 ‘대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외환위기와 진보성향의 정부 등을 거치면서 진보와 보수진영이 나름의 내공을 쌓은 결과라고 하겠다.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니즘 이후 30년간 각국의 통계를 분석하면 ‘세계화’로 이름 붙여진 신자유주의는 개도국의 절대빈곤 감소에는 기여했으나 국가 간·국가 내 소득 불평등 확대를 부채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 개방과 통합으로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자본과 자원이 이전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된 탓이다. 2009년 11월 15일 아·태 경제협력체(APEC) 지도자 성명에서 21세기 아·태 신성장 패러다임으로 균형성장·통합성장·지속가능성장이 제시된 것도 신자유주의의 장점을 취하면서 약점을 보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의 세계화 선언(시드니 구상) 이래 외환위기, 김대중·노무현정부에 이르기까지가 1기 신자유주의 시대라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를 2기 신자유주의 시대로 분류할 수 있다. 1기에는 ‘워싱턴 컨센서스’(1989년)로 상징되는 미국 일방주의가 제정한 규칙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면 이젠 제한적이나마 규칙 제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국제적인 거버넌스의 한모퉁이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외면한 채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이념의 잣대로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찬·반 논쟁은 시대착오적이라 하겠다. 2009년 세계은행의 스티글리츠 보고서 발표 이후 빈곤 해결과 소득분배 개선 노력, 교육 및 의료 등 공공재 공급, 금융시장 규제 등 시장실패 부문에 대한 정부의 역할 강조는 당연지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기조는 유지하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자는 뜻이다. 최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복지논쟁도 좌·우가 아닌 속도와 방향문제로 봐야 한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WF)이나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발표지수에서 확인되듯 우리나라는 정부의 효율성이 국가경쟁력이나 기업의 효율성보다 한참 뒤지고 있다. 관치(官治)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은 다원사회에서 정부가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정부 경쟁력부터 높여야 한다. 우득정 수석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사설] 中 금리인상… 고금리시대 준비할 때다

    중국이 그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팽창한 통화량과 국제 원자재값 상승 압력 등을 감안하면 올해 중 최고 0.75%포인트까지 추가로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의 위축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도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도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물가상승 압력과 과잉 유동성 등 환경이 유사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내일 다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 환율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금리까지 올리지 않으리라는 견해가 다수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기준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 1%포인트 이상 밑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의 추가 인상은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6% 중반대까지 치솟고 있다. 정책당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85.9%로 미국(98.6%)이나 일본(92.7%)보다 낮은 수준이고 연체율도 0.7%여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가계부채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우리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선진국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가계의 재무구조가 금리변동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이자부담은 2조 2500억원이나 늘어난다. 가계부채가 이처럼 ‘시한폭탄’으로 작동하고 있음에도 금융권은 손쉬운 가계대출 영업에만 매달리고 있다. 정부 역시 부동산시장 회복과 성장 지표에 얽매여 고금리 시대가 초래할 부작용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9년 전의 카드대란과 같은 정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살린 버팀목이 됐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선제적이고도 과감한 정책대응을 촉구한다.
  • “DTI완화 연장여부 시점 미정”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8일 국토해양부가 이르면 이달 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결정 시한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참석한 초·중·고 금융교육 표준안 최종 연구 결과 보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와 같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결정 시점은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아파트 매매 건수가 대폭 감소한 것에 대해 “1월은 원래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안 나간다.”면서 “1월이 (연장 여부의) 기준이 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2월 들어 매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 원장은 11·11 ‘옵션 쇼크’를 유발한 도이치뱅크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급적 2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 이야기할 사항이 아니라 (나중에)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잘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한 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신한금융의 내부 파벌 경쟁설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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