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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안 때린다?”…트럼프 유예 반복, ‘양치기 소년’ 비판 커졌다 [핫이슈]

    “또 안 때린다?”…트럼프 유예 반복, ‘양치기 소년’ 비판 커졌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 공격을 또 미루며 전면전과 협상 사이를 오가는 압박 전술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한을 거듭 늦추는 사이 “진짜 협상인지 시간을 버는 전술인지 모르겠다”는 의구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외교 공간을 넓히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유예와 경고를 반복하는 방식이 오히려 미국의 신뢰를 깎아 먹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를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까지 10일 더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화가 진행 중이며 “아주 잘 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닷새간 유예를 선언한 데 이어 다시 열흘을 연장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번 조치는 확전보다 협상에 무게를 싣겠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거론한 4~6주의 전쟁 종료 구상과 맞물리면서, 4월 안에 일정한 형태의 종전 또는 휴전 틀을 만들려는 계산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계속 공격하겠다”는 취지의 경고도 함께 내놨다. 외교와 군사 압박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협상 방식이라는 해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낙관론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데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는 미국이 협상 진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의 종전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대화의 실체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미국안을 편향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낙관론과 이란의 반응 사이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뜻이다. 걸프 지역의 시선도 차갑다. 가디언은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진짜 협상인지, 아니면 트럼프식 압박 전술의 연장선인지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과거 중재 시도 뒤 곧바로 군사행동이 이어진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외교 메시지와 실제 전략이 다를 수 있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란이 미국의 15개항 제안을 거부한 상황에서, 주변국들 역시 이번 유예를 곧바로 협상 진전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 안도 대신 피로감…시장도 “또 바뀔 수 있다” 반응 금융시장도 즉각 안도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전쟁 종료 기대가 약해지자 뉴욕증시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유예 연장이 나왔는데도 시장이 안정 신호보다 변동성에 먼저 반응한 셈이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은 “공격을 미룬다”는 말보다 “정말 전쟁을 끝낼 수 있느냐”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시설 공격 유예만으로는 공급 불안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재개방 문제를 협상 지렛대로 계속 활용하고 있고, 이란도 미국의 요구를 쉽게 수용할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결국 시장은 이번 연장을 신뢰 회복의 신호보다 “또 바뀔 수 있는 시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 “외교 공간”인가 “시간 벌기”인가…더 커진 불신 이번 연장을 두고는 두 가지 해석이 맞선다. 하나는 미국과 이란이 합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시간을 더 확보했다는 시각이다. 닷새 안에 결론을 내기 어려웠던 만큼, 열흘의 추가 시간이 협상 타결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다른 하나는 결정적 군사행동을 준비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간 벌기라는 해석이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만 유예했을 뿐 모든 대이란 군사 행동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결국 핵심은 반복되는 유예가 협상을 위한 인내로 읽히느냐, 아니면 신호를 너무 자주 바꾸는 불안정한 리더십으로 보이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바뀌는 시한과 엇갈리는 메시지가 쌓일수록 시장과 동맹국, 중재국의 불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쟁의 끝을 향한 포석일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면 트럼프의 유예 정치는 오히려 미국의 신뢰를 깎아내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신한 진옥동·BNK 빈대인 ‘2기 체제’ 닻 올렸다

    신한 진옥동·BNK 빈대인 ‘2기 체제’ 닻 올렸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확정하며 2기 체제를 공식화했다. 신한금융은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진 회장은 2029년 3월까지 3년간 그룹을 이끌게 된다. 진 회장은 88.0%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라임펀드 사태(부실 펀드 환매중단 사고) 당시 책임 이력을 이유로 진 회장 선임을 반대했지만 주주들은 최근 3년간 실적 개선과 조직 안정, 내부통제 강화 성과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 97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율도 5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자본준비금 약 9조 9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도 의결되면서 향후 비과세 배당 재원도 확보했다. 이사회는 기존 사외이사 4명을 재선임하고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개편을 마쳤으며, 상법 개정 흐름에 맞춰 ‘독립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진 회장 2기 경영의 핵심 과제는 비은행 부문 강화다. 현재 비은행 이익 비중은 29.3% 수준으로 과거 40%대를 밑돌고 있어 수익 구조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KB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는 8700억원까지 벌어졌고 시가총액 차이도 12조원 이상 확대되며 리딩금융 경쟁 압박이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부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금융당국의 ‘참호구축’ 지적에도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빈 회장은 2029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며 2기 경영을 본격화한다. BNK는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주주 추천 인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구조를 바꾸는 동시에 주주 의견 반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일정 부분 정기화된 상태이고, 정부 차원의 추가 점검과 입법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르면 4월 중 방향이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복제약값 산정률 45%로 낮춰… 환자 부담 16% 낮아진다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17배 비싼 복제약(제네릭) 가격의 거품을 걷어낸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현재 오리지널 약값의 53.55%인 복제약 가격 기준(산정률)을 45%로 낮추기로 최종 의결했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환자는 기존보다 약 16% 저렴한 가격으로 복제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가령 현재 1만원인 복제약은 8403원으로 내려간다. 본인부담률 30%를 가정하면, 기존에 3000원을 내고 사던 약을 앞으로는 2521원만 내고 복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복제약 값 인하로 아낀 재정은 보건 안보를 지키는 ‘방패’가 된다. 수익성이 낮아 공급 중단 위기에 처한 필수의약품의 원가 보전 기준을 연 청구액 1억원에서 5억원으로 현실화하고, 최대 10%의 정책 가산을 신설해 제약사가 필수 약 생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유인책을 마련했다. 국내 제약사들에게 이번 발표는 사실상의 ‘체질 개선’ 통보다. 높은 약가에 기대 신약 개발은 소홀한 채 복제약에만 의존하는 영세 제약사의 난립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 충격을 고려해 가격 조정은 2036년까지 10여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연구개발(R&D)에 힘쓰는 혁신형·준혁신형 기업은 복제약 가격 산정률을 각 49%와 47%로 우대한다. 신약 개발 재원이 복제약 매출에서 나온다는 업계 의견을 수용해 각 4년과 3년의 한시적 특례를 부여하기로 했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개편이 완료되는 2036년에는 건보 재정 절감 효과가 연간 2조 4000억원 규모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쟁 추경’ 당정 “K패스 환급률 상향·석유 비축 확대”

    ‘전쟁 추경’ 당정 “K패스 환급률 상향·석유 비축 확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쟁 추가경정예산안’에 석유비축 확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대중교통 이용 촉진 예산 확대 방안이 담긴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다음달 9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직후 “공급망 안정, 지방재정 보강을 위해 2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 방향과 필요한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석유제품의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사업을 추경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석유 비축 물량 확대를 비롯해 나프타의 안정적 수급, 희토류와 요소 등 전략 품목의 안정적 공급도 추경을 통해 지원한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광 등 가정용 재생에너지 보급 사업도 재추진된다. 또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일정 횟수 이상 이용하면 사용 금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K-패스’의 환급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농축수산물 할인, 에너지 바우처(에너지 소외계층 대상), 무기질 비료 가격 인상분 지원 폭도 넓혀 물가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생지원금 기준과 관련해선 추가 논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주말을 반납하더라도, 밤을 새워서라도 추경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추경안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직후 국회에 제출되며, 다음달 2일 시정연설 뒤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정유업계의 사후정산제를 사전고지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내 정유사의 세전 판매 가격은 아시아 최대 석유 제품 시장인 싱가포르로부터 석유 제품을 수입한다고 전제하고 그 수입 가격에 관세 수입 부과금 등을 가산해 책정되고 있다”며 “원가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 [열린세상] 자본시장법 19년, 성찰과 과제

    [열린세상] 자본시장법 19년, 성찰과 과제

    2003년 일부 법학자들이 우리나라의 금융법 제도를 영국처럼 통합법 체계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은행법, 보험업법, 구 증권거래법을 수평적으로 통합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기관별 고유한 규제 철학 및 업종 간 이질성이 뚜렷하므로 법률 통합에 따른 혼란이 우려돼 위 논의는 중단되었다. 이에 2005년 정부는 자본시장에 국한된 통합법 제정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관 전문가들의 참여로 발족한 제1기 자본시장통합법 태스크포스(TF)는 ‘자본시장 혁신과 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금융투자상품 개념의 포괄주의화, 업무 겸업 확대, 동일 기능·동일 규제, 투자자 보호 선진화라는 4대 원칙을 수립했다. 과거 증권거래법 체제는 상품을 엄격히 열거해 규제했기에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다. 자본시장법은 이를 포괄주의로 전환함으로써 법률 개정 없이도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모든 금융투자업자 간 겸영을 허용함으로써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유사 기능에 대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규제의 차별성을 철폐하고자 했다. 혁신과 수반해 투자자 보호 체제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이 관철돼 설명 의무, 적합 투자 권유, 부당 권유 금지 등 관련 내용들도 정비되었다. 2007년 자본시장법이 제정된 후 19년이 흘렀다. 그사이 모든 금융투자업자들의 업무 범위는 분명히 확대되었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혁신과 규제 완화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금융투자업자가 양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우선 금융투자상품의 포괄주의화는 투자자들의 투자 편의를 증진시켜 새로운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였으나, 현실에서는 불공정 행위 규제 여부에만 논의가 매몰되었다. 불공정 행위 척결은 당연한 과제이나, 포괄주의의 도입 취지와 달리 규제 강화에만 편중된 논의 구조는 정작 혁신적인 금융투자상품 도입을 지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향후 시행될 토큰증권(STO)법이 이러한 정체를 해소할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능별 규제 원칙도 본래의 취지가 왜곡되었다. 현재의 규제는 금융투자업자의 규모와 관계없이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에 형식적으로 동일 기능·동일 규제라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형사의 혁신 및 성장을 가로막고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진정한 기능별 규제란 업무 범위와 규모에 따른 규제의 차등적 적용을 의미한다. 최근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논의되는 규모별 차등 규제 방안이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 오프라인 영업이 활발하던 시절 만들어진 투자자 보호 조항들은 2026년 현재의 디지털 환경과 동떨어져 있다. 원칙은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돼야만 그 빛을 발하는 것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인공지능(AI) 및 온라인 환경 변화를 반영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법률이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법률이 원래 제정 취지와 전혀 다르게 운용됨으로써 자본시장의 혁신을 오히려 저해한다면, 그 정당성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혁신과 경쟁력 증진에 주안점을 두고 투자자 보호 정책을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에만 안주할 것인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기일수록 자본시장법 제정 당시의 본래 입법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 당국은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는 균형 잡힌 감독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사설] ‘S공포’ 속 비상대응, 구호 아닌 실질적 위기 타개책이어야

    [사설] ‘S공포’ 속 비상대응, 구호 아닌 실질적 위기 타개책이어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물가 속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어제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비상한 의지를 보였다. 위기 대응에 실기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자세는 바람직하나 인위적 시장 개입만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정부는 석유화학 제품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을 해소하고자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을 막아 내수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그에 따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판단에서 업계는 각자도생으로 대체 수입처를 알아 보고 있는 실정이다. 효율적 위기 극복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탁상행정이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을 정책 과정에 직접 참여시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2차 석유 최고가격제와 전기요금 유지 정책도 본의 아니게 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기름값과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묶어 에너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에너지 가격을 억지로 잡아 둔다는 의심이 사실이어서는 안 된다. 필수 산업 부문과 취약계층으로 에너지 가격 유지 대상을 최소화하는 ‘핀셋 정책’이 필요하다. 당정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사업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하기로 했다. 가격 담합을 의심해 정유사들을 압수수색하는 강수를 두면서 한편으로는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맥락이 닿지 않는 조치로 비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도 불가피하게 편성한 ‘전쟁 추경’이라면 단 한푼이라도 효율 있게 써야 할 것이다. 민간의 에너지 소비 제한에 있어서는 눈치 보지 말고 좀더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 현재 공공 부문과 일부 대기업이 시행하는 차량 5부제를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한시적 재택근무도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 볼 만하다.
  • [사설] ‘살던 곳에서’ 통합돌봄 시작… 희망고문 되지 않으려면

    [사설] ‘살던 곳에서’ 통합돌봄 시작… 희망고문 되지 않으려면

    오늘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이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일제히 시행된다.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한번에 받게 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7.2%가 기존 거주지에서 노후를 보내길 원한다. 그러나 퇴원 후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요양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을 강요당하는 현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7년의 준비 끝에 시행되는 통합돌봄은 초고령사회 한국이 가야만 할 방향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인프라와 유인 구조다. 통합돌봄의 핵심인 방문 진료를 담당하는 재택의료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시군구가 수십 곳이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가정을 방문하는 구조인데, 이동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수가가 턱없이 낮다.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경기도는 방문 진료 차량에 인증 스티커를 붙여 주차 단속 손실을 막아 주는 것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국비 보조금 사업의 틀에 묶여 수가 구조를 손댈 수 없는 지방정부의 의료진 유인을 위한 보완 대책이 이 정도라는 사실이 제도의 민낯을 보여 준다. 그런데도 환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부담된다. 동네 의원에 직접 가면 1500원 정액이지만 방문 진료를 받으면 본인 부담금이 30%로 뛴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못 가는 어르신들이 오히려 더 높은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은 제도의 역설이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새로운 수가 체계 시범사업을 준비했으나 그 시작일이 오는 7월이다. 예산 부족과 지역 격차도 큰 문제다. 올해 통합돌봄 예산 914억원 중 인건비와 시스템 구축비를 빼고 실제 지역 서비스에 쓸 수 있는 돈은 620억원이다. 53개 유관 시민단체가 요구한 2132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액수다. 시군구별로 배분하면 4억원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노인맞춤돌봄·장기요양 등 수조원대 기존 예산과 연계하라고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적극적인 돌봄 서비스는 기대 난망이다.통합돌봄은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야 사업이 돌아가는 보조금 구조라, 재정이 빈약한 지자체일수록 사업 규모를 제대로 갖추기 어렵다. 결국 돌봄의 질이 지자체장의 의지와 재정 역량에 따라 ‘지역 복권’처럼 들쭉날쭉이 될 수 있다.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늙어 갈 권리는 선언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고령화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정책의 성패가 달린 전문 인력과 예산이 제대로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생업과 일상을 포기한 수많은 간병 가족들에게 빛 좋은 개살구 정책이 되지 않아야 한다.
  • [기고] 백신 이물질 논란을 넘어

    [기고] 백신 이물질 논란을 넘어

    최근 감사원의 ‘코로나19 대응 실태 진단’ 결과 발표 후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 접종’ 보도가 이어지며 우려가 크다. 감염병 위기를 겪은 국민 입장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감염내과 전문의로서 이번 감사 결과가 던지는 진짜 교훈은 자극적인 논란 너머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 접종’은 사실과 다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물질 신고 백신 1285건은 전량 격리·보관되어 실제 접종에 사용되지 않았다. 1420만 회분은 신고된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를 가진 백신이 접종된 규모다. 백신 공정 특성상 동일 제조번호 내 일부 바이알(주사액 용기)에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제조사 조사 결과 중대한 결함은 없었다. 더욱이 신고된 이물질의 65%는 주사기로 고무마개를 찌를 때 발생하는 파편이었고 8%는 보관 용기 코팅 성분인 이산화규소였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외에 일반적인 주사제 시술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육안으로 상태를 확인해 문제 있는 백신을 사전에 걸러 낸다. 물론 질병청이 위해 우려 신고를 접수받은 후 동일 제조번호 백신에 대해 즉각적인 접종 보류나 식약처 통보를 누락한 것은 개선해야 할 행정적 오류다. 그러나 이를 과도하게 해석해 백신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방역의 신뢰를 흔들 수 있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버텨 낸 힘 중 하나는 백신에 대한 국민적 신뢰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진정 고민해야 할 부분은 감사 결과에 담긴 방역 대응 체계의 구조적 한계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감염병 대응 거버넌스의 정비다. 코로나19 당시 질병청과 보건복지부 간 역할이 중복되거나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아 위기 소통에 혼선이 생기고 중요 업무 처리에 일부 문제가 발생했다.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을 위해서는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고 기관 간 협업 절차를 구체적으로 매뉴얼화해야 한다. 또한 방역 정책은 철저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 명확한 기준 없이 환자가 없는 시설 전체를 봉쇄했던 ‘예방적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공동 격리) 사례처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포스트 팬데믹 대비 과제의 성실한 이행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립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의 핵심 과제 상당수가 아직 미이행 상태다. 다중이용시설 환기설비 기준 마련 등 미래 감염병 대비를 위한 필수 조치들이 조속히 실행되어야 한다. 감사 결과를 계기로 이러한 과제들이 더이상 미뤄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이번 감사의 진정한 목적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국가 방역 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 언론은 소모적인 논란보다는 방역당국이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제언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정부 역시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거버넌스를 재정비하고 미이행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다음 팬데믹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지금은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더욱 견고하고 과학적인 방역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지난해 우리가 겪은 산불은 분명한 경고였다. 2025년 한 해 산불 발생 건수는 459건으로 최근 10년 평균(529건)보다 적었다. 그러나 피해 면적은 10만㏊로 10년 평균 대비 7배를 웃돌았다. 단 6건의 대형 산불이 전체 피해의 99%를 차지하며 대형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얼마나 자주 불이 나는가’가 아니라 ‘단 한 번의 불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가’로 주요 지표가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불은 더이상 나무만 태우는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씨가 길어지고 순간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이 일상화, 대형화하고 있다. 불길이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대형화된 산불은 숲을 태우는 것을 넘어 송전망을 끊고 통신 기지국을 집어삼키며 주거 단지를 초토화했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핵심 기반 시설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산불은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이 됐다. 2025년 산불 발생의 68%는 산림 외부, ‘산림 인접지’에서 시작됐다. 산불이 숲 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 영역에서 발생해 숲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재난의 시작점이 구시대적 ‘관행’에 자리하고 있다. 입산자 실화와 쓰레기 및 논·밭두렁 소각이 여전히 산불의 주된 원인이다. “내 땅에서 내 쓰레기를 태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안일한 고집과 농산 폐기물 소각이라는 악습이 국가적 재난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관용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고의적인 방화뿐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실화도 공동체 안전을 파괴한 대가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책임을 물어 ‘소각 행위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사회에 각인시켜야 할 때다. 행정적 권한의 ‘사각지대’도 해결이 시급하다. 현행 규정에 산림청은 산림 내부만 관리할 수 있어 산불의 ‘입구’가 되는 산림 인접지 주택가나 농경지에 대한 예방 조치에 한계가 있다. 산불이 자주 산림 밖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산림청의 예방 및 관리 권한을 산림 인접지까지 확대·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다. 불이 난 뒤 헬기를 띄우는 대응보다 불이 나지 않도록 인접 지역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예방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화’는 사회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살인·강도·성폭행과 함께 4대 강력 범죄에 포함된다. 산불 위험 시기에 산림 인접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을 다루는 행위를 ‘준방화’ 행위로 규정해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술적 대응 역시 병행돼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불 감지 시스템과 위성 및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 고도화된 기상 예측 정보의 활용 등은 초기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형 산불 시대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 산불 예방은 정부 역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국민 개개인이 공포에 가까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건조한 봄철 산림 인접지에서의 소각 금지는 불편함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무다. 우리는 지난해 값비싼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산불은 ‘안전과 안보’의 문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백 년의 숲과 이웃이 삶터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강제와 국민적 절제가 맞물리는 강력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이상 불타는 산림을 보고 싶지 않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세종로의 아침] 집, 사는 곳을 사는 것

    [세종로의 아침] 집, 사는 곳을 사는 것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를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내보이는 가운데 다소 놀라운 통계들이 나왔다. 지난해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30대가 서울 아파트를 역대급으로 사들였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생애 첫 집’으로 서울의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을 매수한 이들 중 30대는 49.8%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어차피 계속 오를 집값,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FOMO)도 있겠지만 대출만 받아 사기는 힘든 가격이다. 부모 찬스나 주식·코인 대박, 로또 같은 엄청난 행운이 따랐을 가능성이 크다. 또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약 6개월 만에 2조원이 넘는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서울 주택 매수 자금으로 이동했다. 정부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본을 이동시키려 하는데 실상은 주식으로 번 돈이 다시 부동산에 묶이는 모습이다. 주식 매매 이익으로 서울 아파트를 산 30대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는 확실치 않다. 다만 최근에 집을 보러 오는 30대의 경우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을 모은 경우가 많다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말에서 힌트를 얻는다. 30대는 왜 지금 부동산에 소위 ‘베팅’을 할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거나 금융 지식이 가장 풍부한 세대라는 MZ세대도 결국 부동산 투기에 나서기로 한 것일까. 말끔한 해석이 되지 않을 때 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이 새롭게 와닿았다. “30대에게 집은 진짜로 ‘사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서 거주한 경우가 많고 학군, 역세권, 직주근접 등 부동산 시장의 선호 조건을 누리며 자랐거나, 그게 편리하고 좋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란 세대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살 집에 대한 눈높이는 오히려 부모보다 높을 수 있다. 더이상 부모 세대만큼 쉽게 집을 사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던 시대도 아닐뿐더러 주거 환경 자체가 다른 30대에게 집은 삶의 질을 가르는 기회이자 인프라인 셈이다. 좋은 직장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고, 가정을 꾸려 다수가 생활하기 좋다는 선호 지역에 살기를 원하는 것은 이들의 합리적인 선택이자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가가 없는 30대의 조급함과 공포도 부모 세대와 그 크기가 다를 것이다. 부모의 돈도, 코인 벼락도, 로또의 행운도 기대할 수 없는 대다수의 30대는 부동산 가격의 벽 앞에 선택지가 거의 없다. 최근 정부의 압박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두 달간 40% 넘게 늘고, 강남 3구와 용산 등 핵심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에겐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다. 그렇게 핵심지 밖으로, 서울 밖으로, 전월세로 멀어지는 격차들을 좁혀 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 잘 아는 세대다. “집은 사는(Live) 곳이지 사는(Buy) 것이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철학은 오랫동안 확고하게 이어져 왔다.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 망한다”는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0.1%의 물 샐 틈도 없게” 촘촘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주문에는 이번에는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도 보인다. 다만 다주택자 또는 고가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내놓고, 집값이 떨어지고 난 뒤 ‘구매 행위’의 열기를 잠재운 그다음엔 ‘거주하는 곳’에 대한 고민과 설명이 필요하다. 사지 못하게 하려면 안 사도 괜찮은 환경을 갖춰야 하고, 서울 아파트 쏠림이 문제라면 서울 밖의 삶도 서울 수준에 근접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30대가 왜 이토록 비싼 서울 아파트를 무리하게 사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공공주택 공급이나 규제만으로는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30대의 박탈감을 정부가 더 조급하게 여기지 않으면 자산 흐름이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가더라도 또 다른 격차가 굳어질 뿐이다. ‘살기 좋은 곳’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해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을 때 시장도 정부의 의지를 진정성 있게 신뢰할 것이다. 허백윤 산업부 기자(차장급)
  • ‘30일 마감’ 앞두고 원전 지원한 지자체 윤곽

    정부가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 공모가 오는 30일 마감을 앞둔 가운데 유치에 뛰어든 지방자치단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6일 경북 경주시에 따르면 전날 시는 한국수력원자력에 SMR 1호기 유치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 전달에는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김남용 경주유치단장, 동경주 주민대표 등이 참여했다. 한수원 본사와 원전을 보유 중인 경주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 개발 및 실증을 통해 관련 산업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경주에는 2027년까지 SMR 기술 설계·실증 기관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조성되고, 2028년에는 SMR 국가산업단지가 착공에 들어간다. 최 권한대행은 “SMR 1호기 유치는 경주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업”이라며 “행정 역량을 집중해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기장군도 SMR 유치에 뛰어든다. 기장군은 25일 열린 기장군의회 제294회 본회의에서 ‘i-SMR 신규원전 건설 후보 부지 유치 동의안’이 원안 가결되면서 27일 한수원 본사를 방문해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형 원전 2기 유치에는 울산 울주군과 경북 영덕군이 경쟁할 전망이다. 울주군은 지난 17일 ‘신규 원전 유치 기원 울주군민 릴레이 대행진’을 진행하고,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23일 한수원을 방문해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려던 영덕군은 같은 날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로 일정을 연기했다. 군은 이르면 27일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 변수는 주민 수용성이 될 전망이다. 경주·기장·울주는 이미 원전을 보유하고 있고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조성을 추진하다 정부 정책 변경으로 취소된 바 있다. 부지 여건이 비슷한 만큼 지역 여론이 긍정적일수록 원전 건설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
  • 서울시, 국유재산 공익 목적 무상 사용 건의

    국가가 소유한 국유재산을 지방자치단체가 공익 목적으로 사용하려 할 때 별도의 사용료를 내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했다. 시는 ‘국유재산의 공익 목적 무상 사용 근거 마련’ 등 4건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26일 밝혔다. 현행 공유재산법에 따르면 국가가 지자체 소유 공유재산을 공익 목적으로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지자체가 국유재산을 쓸 때는 사용료를 내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2010년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의 협의로 경의선을 지하화하고 조성한 ‘경의선숲길’이다. 2017년부터 시에 부과된 변상금은 총 575억원에 이른다. 시는 이런 불균형으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늘고 공익사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이다. 시는 임대주택 우선 공급 대상자를 전체 공급량의 최대 50% 범위에서 정한 탓에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공급 확대가 어렵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입주 후 출산하면 최장 20년을 거주할 수 있는 미리내집은 저출산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현행법상 우선 공급 대상자 비율 50%를 없애 시·도지사가 자율적으로 정하거나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비율을 70%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 중인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국고보조금 지원 단가가 조정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아울러 하천에 치수 안전성을 확보한 경우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천법 시행령을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홍제천 ‘카페폭포’ 같은 수변 카페 등 다양한 친수·편의시설을 설치해 문화·휴식 거점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미국 공화당은 어떤 연유로 극우화의 길로 들어섰는가

    미국 공화당은 어떤 연유로 극우화의 길로 들어섰는가

    1990년대 극우 성향 정당으로 변침 이념 없이 ‘민주당 반대 세력’ 전락 한국 정치인들에게 존경하는 외국 정치인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에이브러햄 링컨을 꼽는다. 미국 제16대 대통령이었던 링컨은 남북전쟁을 통해 국가분열을 막았고, 노예제도와 강제노동을 전면 금지하는 수정헌법을 관철했다. 그는 경제개발을 촉진했으며, 큰 정부를 지향했다. 놀랍게도 링컨은 공화당 출신 첫 대통령이었다. 160년이 지난 지금의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의 개인 정당으로 몰락했다. 미국 좌파의 역사와 미국 사상사를 주로 연구하는 폴 하이드먼 박사는 이 책에서 1950년대 미국을 빨갱이 광풍으로 몰아넣은 조지프 매카시를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까지 반세기 동안 공화당이 어떻게 극우화의 길을 향하게 됐는지를 추적했다. 책의 원제는 무리를 떠나 혼자 떠돌아다니는 성격이 거친 코끼리를 뜻하는 ‘로그 엘리펀트’다. 민주주의 사회를 제멋대로 뒤흔드는 극우, 그들을 조종하며 미국 사회를 혼란으로 끌고 가는 트럼프를 연상케 한다. 많은 이가 트럼프가 공화당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정치적 파멸을 맞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저자는 공화당이 트럼프에게 완벽하게 지배당한 것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진행된 정치적 변화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공화당은 1990년대 원내대표였던 뉴트 깅그리치로 인해 극도로 보수적인 정당으로 변했고, 2000년대 들어 공화당 내에서 심각한 내부 갈등이 발생하며 트럼프의 손아귀에 쉽게 떨어지기 쉬운 상태가 됐다. 민주당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지만 당내 다양한 이익집단이 상호 견제하면서 이념적 양극화를 막아냈다는 진단은 흥미롭다. 그러다 보니 공화당은 더 이상 ‘이념 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에 반대하는 정당’을 정체성으로 삼는다고 저자는 꼬집었다. 미국의 정당사를 다루고 있지만, 한국의 정치 상황과 겹치는 느낌마저 들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 마약 30억 규모 뿌린 박왕열… 판매·자금책 등 공범만 236명

    마약 30억 규모 뿌린 박왕열… 판매·자금책 등 공범만 236명

    경찰이 이른바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에 대해 필로폰 4.6㎏ 밀수와 30억원대 마약 유통 혐의를 적용해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날 언론 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왕열은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지난해 6월 공범에게 필로폰 1.5㎏을 커피 봉투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7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을 캐리어에 담아 김해공항으로 들여오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필리핀 교도소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와 메신저를 이용해 국내 밀수 경로를 관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박왕열은 2019~2020년 공범들과 함께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마약을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 놓고 구매자에게 위치 좌표를 전송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4.9㎏(밀수 포함), 엑스터시 4500여정, 케타민 2㎏, LSD 19정, 대마 등으로 시가로 3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실제 유통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판매책 29명과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책 1명, 단순 매수자 194명 등 236명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42명은 구속했다. 경찰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범행과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범죄 수익이 가상화폐로 전환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과 은닉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전날 필리핀에서 송환된 박왕열은 약 10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으며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으나 일부 불리한 진술이나 구체적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왕열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7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다. 같은 날 신상공개위원회도 개최된다. 이미 언론을 통해 얼굴과 신상이 공개된 상태이기는 하다.
  • ‘최대 20일’ 출산휴가 간 아빠… 일 대신한 동료에 지원금 준다

    ‘최대 20일’ 출산휴가 간 아빠… 일 대신한 동료에 지원금 준다

    오는 7월부터 20일간의 배우자 출산휴가를 떠난 남자 동료의 업무를 대신하면 ‘업무 분담 지원금’을 받게 된다. 예비 아빠들은 출산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쓸 수 있고, 동료들은 추가 노동에 대한 보상을 받게 돼 업무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고용보험법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5월 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업무 분담 지원금은 육아휴직을 낸 동료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하는 동료의 업무를 대신한 노동자에 한해 지원되고 있다. 육아휴직 한 동료의 업무를 ‘백업’하면 월 최대 60만원, 단축 근로 중인 동료의 업무를 대신하면 최대 20만원을 받는다. 정부는 동료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썼을 때도 업무 분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 사업주가 직원에게 수당을 먼저 지급한 뒤 정부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대상 사업장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금 규모는 노동부 장관 고시로 정해질 예정이다. 업무 분담자가 여러 명이면 금액을 나눠 갖게 된다. 노동부는 육아휴직 급여 조정 기준을 기존 월 단위에서 휴직 기간에 비례해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고용위기 지역 거주자를 6개월 넘게 채용할 때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은 지원금 지급의 기준이 되는 조업 시작 신고 기한을 1년 6개월 이내에서 6개월로 단축해 빠른 고용과 조업을 유도한다. 채용 예정자와 구직자에게만 주던 직업훈련 수당은 중소기업 재직자와 외국인 노동자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이로써 재직자도 주말 등을 이용해 수당을 받으며 직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 이란 대사 “한국은 비적대국이나, 美 연관된 선박은 호르무즈 통과 못 해”

    이란 대사 “한국은 비적대국이나, 美 연관된 선박은 호르무즈 통과 못 해”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26일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검토하기 위해 한국 선박의 제원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스라엘과 관련된 모든 선박은 해협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쿠제치 대사는 26일 CBS 라디오에서 “우리는 한국 선박의 제원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란 군과 관계 당국의 조율 및 검토를 거쳐 해당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78명이 고립돼 있다. 그는 이날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선박 항행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은 비적대 국가”라며 “한국이 미국 제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이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과 관련된 모든 대상에 대해서는 이 해협 통과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제재는 페르시아만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기업 및 유전 개발에 투자한 미국 기업과 그 주주들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비적대국’인 한국 선박도 미국·이스라엘 기업과 관련된 화물을 싣고 있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3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의 통화에서 한국 선박의 통항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당시 선박에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안전 통항을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이란 측이 이를 모든 한국 국적 선박의 통항 요청으로 ‘오해’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움직이겠다는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두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과 따로 통항을 얘기하는 것은 외교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프랑스 측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항행 문제를 논의하는 다국적군 회의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란이 말레이시아 유조선들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이날 발표했다.
  • “과학자로서의 매일이 즐겁게… 보상 뛰어넘는 열망 길러 줘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과학자로서의 매일이 즐겁게… 보상 뛰어넘는 열망 길러 줘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강성란 교장 “사명감 갖는 교육 필요”강지영 교수 “호기심 유발 환경 조성”윤성희 대표 “경계 없는 과학의 매력”교육부 “경제적 어려움 없게 만들 것” 직업적 안정성이 보장되지도, 경제적 보상이 뒤따르지도 않는다. 국가에서는 과학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학생들이 과학자의 길을 선뜻 택하기 어려운 이유다.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는 학생들을 과학의 길로 이끌기 위한 여러 의견이 나왔다. ‘과학인재의 시작-육성이 아닌 유인의 문제이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교육 현장과 연구계, 산업계, 정부 관계자들은 학생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강성란 경기 화성 능동고 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연구의 즐거움이나 전 지구적인 가치보다 과학자가 되면 내 미래가 불확실한 거 아닌가를 우려한다”면서 “경제적 보상을 우선 가치로 두다 보니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등 취업과 직결된 첨단학과는 선호하지만, 순수 과학을 다루는 학과는 외면받는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지식 습득을 넘어 문제 해결로 전환하는 교육, 막연한 동경을 직업적 열망으로 바꾸는 연계 교육도 강조했다. 예컨대 과학자의 일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고교와 대학연구소·기업 현장과의 연결을 들었다. 이와 함께 “과학적 역량이 인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가치 있는 도구임을 깨닫게 해 경제적 보상을 넘어서는 직업적 사명감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지영 부경대 과학컴퓨팅학과 교수는 호기심을 지속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들었다. 뇌과학을 전공하는 그는 “중학교 때 읽은 프랜시스 크릭의 저서 ‘놀라운 가설’을 읽고 과학자가 됐다”면서 “큰 발견을 하고 ‘유레카!’를 외치는 정도는 아니지만 과학자로서 매일이 즐겁다”고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기업 에루디오바이오코리아의 윤성희 대표도 비슷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세계적 회사인 삼성반도체와 아마존, 가우스랩스 등을 거치면서 과학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치를 창출하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과학적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결합될 때 지속 ‘가능하고 임팩트 있는’ 과학자가 탄생한다”고 밝혔다. 이날 플로어에서는 행사 참석 학생들의 소감, 날카로운 질문도 뒤따랐다. 김하랑 대전과학고 학생은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연구 현장의 교수님들을 직접 만나 뵐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며 “AI 연구의 장점을 알게 돼 앞으로 진로 설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겐트대 글로벌 캠퍼스에 재학 중인 김지민 학생은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도록 교육과정 제도 측면에서 교육부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송근현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이와 관련 의대 대신 항공우주공학을 택한 자신의 고교 동창 사례를 들어 “과학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여러분 선배들이 겪었던 것보다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구자로 일하는 제 친구가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분이 장래에 일정 시점이 지나 ‘내 후배에게도 의대 아니고 과학 연구의 길을 자랑스레 권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 “과학자의 덕목은 회복력… 기업들이 적극 육성 나서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과학자의 덕목은 회복력… 기업들이 적극 육성 나서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생리의학상’ 랜디 셰크먼 교수파킨슨병 아내가 연구의 원동력호기심 쌓고 활동할 기회 마련을 “한국의 다른 대기업들도 과학 인재 육성에 자금을 후원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 같은 활동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모든 재산을 공공 보건 발전에 기부했듯이 한국 기업들도 투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셰크먼 교수는 “한국의 대기업들도 고학력 인재에 의존하고 있지 않나”라며 “공교육으로 높은 학력을 쌓은 인재들이 자국 내에서 기초과학을 연구할 기회가 없어 해외로 나간다면 교육 예산 낭비이자 국가적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민간은 투자 규모를 늘리고 정부는 세제 혜택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민간 후원 제도가 보편화된 연구 생태계를 갖췄다. 셰크먼 교수가 몸담고 있는 글로벌 파킨슨병 공동 연구 컨소시엄(ASAP) 재단 역시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미국의 주요 자선 단체 마이클 J 폭스 재단의 후원으로 설립됐다. 셰크먼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낸시’를 소개하며 “예상치 못하게 발병해, 예측할 수 없이 악화됐던 낸시의 투병 기간이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감을 느낀 시간”이라며 “낸시가 세상을 떠난 후 파킨슨병에 대한 국제 연구 조직을 만드는 데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마이클 J 폭스 재단이 연방 정부보다 더 큰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시절 박테리아 배양 실험을 하기 위해 직접 병원을 찾아가 혈액을 구하기도 했다는 셰크먼 교수는 과학자의 꿈을 가진 진취적인 학생들이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을 쌓고 실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 토의에 나선 셰크먼 교수는 “단순히 무엇을 하라는 누군가의 지시에 따르기만 한다면 결코 독창적인 연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과학자로의 커리어를 폭발시키는 힘은 충분한 탐구를 통해 기른 개인적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셰크먼 교수는 인터뷰에서도 “K-과학인재 아카데미에서도 학생들이 과학 박람회 등 창의적 활동을 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학년 땐 개인적 탐구를 격려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서로 건강한 경쟁을 통해 기준점을 높여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 고교·대학까지 연구 활동 연계… ‘인재 양성 파이프라인’ 구축[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고교·대학까지 연구 활동 연계… ‘인재 양성 파이프라인’ 구축[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4월부터 이공계 대학생 10팀 선발 우수 프로젝트엔 창업 기회도 지원 방학 땐 서울대서 고교 과학 캠프도 중기·벤처 연계… 실제 사업화 진행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과학인재를 육성하는 ‘호반그룹과 함께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가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을 시작으로 출범했다. 호반그룹과 서울대가 함께하는 이번 프로그램에선 이공계 대학생 및 고등학생의 연구·창업을 지원하는 다채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강병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농생대) 학장은 이날 비전선포식에서 “아카데미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이어지는 연속형 교육 연구 프로그램”이라며 “이를 통해 사회의 과학기술 인재 기반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농생대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참여 학과로, 강 학장은 이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았다. 올해 연중으로 진행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는 미래 과학인재를 보다 대대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고등학생뿐 아니라 대학생도 참여 대상이다. 당장 오는 4월부터 8월까지 이공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4명 이내로 구성된 10개 팀이 연구 주제를 수행하면서 팀당 2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최종 심사를 거쳐 선발된 상위 3개 팀에는 총상금 6000만원이 수여된다.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될 경우 향후 창업 및 사업화 연결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과학캠프가 예정돼 있다. 총 30명을 선발해 5명씩 6개 팀으로 운영된다. 서울대 캠퍼스에서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과학캠프에서 학생들은 인공지능(AI)·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실험·실습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아울러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 컨설팅, 멘토링 프로그램도 경험하게 된다. 강 학장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교육을 넘어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연구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과학인재 양성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자 한다”면서 “중소 벤처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연구기관과의 협력, 산학 연계 프로젝트 등이 포함돼 있다. 강 학장은 “아카데미는 대한민국이 미래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기반을 만들 것”이라며 “이공계 부활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카데미는 올해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진행되며 지속적인 학습 커뮤니티로 거듭날 예정이다. 아카데미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찬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자원은 인적자원이고 글로벌 인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과학 분야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면서 “아카데미가 정부의 정책과 연계되고 기수별로 차별화된 커뮤니티를 이어 갈 수 있도록 과학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지속되자 정부가 26일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어 ‘유류세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휘발유 가격 상한선은 국제유가 상승률을 고려해 ℓ당 1934원으로 210원 높이고,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는 수출을 전면 통제해 전량을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석유류에 대한 2차 최고가격을 적용한다. 휘발유의 ℓ당 공급가격 상한은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이다. 지난 13일 1차 지정 때보다 각각 210원씩 인상됐다. 최고가격이 오른 건 국제유가 증가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브렌트유는 지난달 27일 배럴당 72.5달러에서 지난 25일 99.2달러로 41% 급등했다. 정부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고자 ‘유류세 인하’ 카드를 추가로 내놨다. 휘발유 인하율은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ℓ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1차 때보다 커진 석유 최고가격 부담을 유류세 인하로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유류세는 정유사가 석유 제품을 공장에서 출고할 때 국가에 먼저 내는 세금이다. 이를 깎아 주면 소비자 가격 인상도 억제된다. 하지만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인 최고가격이 휘발유와 경유 모두 1900원대로 껑충 뛰면서 주유소의 평균 소비자 판매 가격은 ℓ당 2000원대에 진입이 유력해졌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할 뜻을 내비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류세는 더 인하할 법정 한도(37%)가 남아 있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 유가와 전쟁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급 차질이 빚어진 나프타에 대해 27일 0시부터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생산된 수출 물량도 국내로 돌려 공급을 확대한다는 조치다. 이와 동시에 자동차 촉매제(요소수)와 그 원료인 요소에 대해서는 사재기를 금지하고 기업이 보유한 재고 물량을 판매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돼지고기, 달걀, 쌀 등 23가지였던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에 전기·가스비, 택배비, 대중교통 요금 등 20가지를 추가해 총 43가지 품목을 집중 관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 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면서 “국민 여러분은 에너지 절감에, 특히 전기 사용 줄이기에 많이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서산의 한국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찾아 석유 비축 현황을 점검하고 “지금 과제는 최대한 원유를 확보하고 소비를 줄여서 잘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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