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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안행부 축소”…김한길 기자회견 “靑이 책임져야 근본적 대책”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안행부 축소”…김한길 기자회견 “靑이 책임져야 근본적 대책”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 ‘김한길 기자회견’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과와 후속 개혁조치를 담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해양경찰청을 전격 해체하는 한편 안전행정부의 구난 등 핵심기능을 새롭게 설치할 국가안전처로 이관, 사실상 안행부도 해체 수준의 조직축소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시스템을 책임지고 챙기지 않아 생긴 이번 참사의 대책에서 청와대가 책임지지 않는 것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 재난시 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직접 보고 받고 지휘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안에는 성역없는 조사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조사 대상에서 우리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다. 진상조사위에는 유가족 대표 참여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검에서는 국가재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문제와 정부 초동대응 실패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국민 생명을 저버린 정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담당할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대통령 대국민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오늘로 34일째가 되었습니다. 온 국민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과 비통함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한 달여 동안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고, 초동대응 미숙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고, 불법 과적 등으로 이미 안전에 많은 문제가 예견되었는데도 바로 잡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하고 분노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채 피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과 마지막 가족여행이 되어 버린 혼자 남은 아이, 그 밖에 눈물로 이어지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며 저도 번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그 가족들의 여행길을 지켜 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듭니다.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직후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인명 구조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입니다. 그 원인은 해경이 출범한 이래, 구조·구난 업무는 사실상 등한시 하고, 수사와 외형적인 성장에 집중해온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어왔기 때문입니다. 해경의 몸집은 계속 커졌지만 해양안전에 대한 인력과 예산은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고, 인명구조 훈련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그냥 놔두고는 앞으로도 또 다른 대형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서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최종 책임져야 할 안전행정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안전행정부의 핵심기능인 안전과 인사·조직 기능을 안행부에서 분리해서 안전 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인사·조직 기능도 신설되는 총리 소속의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겠습니다. 그래서 안행부는 행정자치업무에만 전념토록 하겠습니다. 해경을 지휘 감독하는 해수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해수부의 해양교통 관제센터(VTS)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토록 해서 각자 맡은 분야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책임행정을 펼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그동안 정부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제도를 바꿔서 정상화화기 위한 개혁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 개혁 작업을 서둘러 진행해서 이런 잘못된 관행들을 미리 끊어버리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아픔을 드리게 된 것이 가슴에 크나큰 회한으로 남습니다. 이번 사고는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라는 비정상의 관행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에 선박 심사와 안전운항 지침 등 안전관련 규정들이 원칙대로 지켜지고 감독이 이루어졌다면 이번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게 선박의 안전관리 권한이 주어지고, 퇴직관료들이 그 해운조합에 관행처럼 자리를 차지해 왔습니다. 선박 안전을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와 감독 대상인 해운사들 간에 이런 유착관계가 있는 한, 선박 안전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었던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20년이 다된 노후선박을 구입해서 무리하게 선박구조를 변경하고, 적재중량을 허위로 기재한 채 기준치를 훨씬 넘는 화물을 실었는데, 감독을 책임지는 누구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민관유착은 비단 해운분야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년간 쌓이고 지속되어 온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끼리끼리 서로 봐주고, 눈감아 주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우선,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그리고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기관에 대한 취업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할 것입니다. 현재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이 있지만, 최근 3년간 심사대상자 중 7%만이 제한을 받을 정도로 규정의 적용이 미약한 실정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이 있는 해운조합이나 한국선급은 취업제한 심사대상에 들어있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이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었던 조합이나 협회를 비롯해서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관피아의 관행을 막기 위해 공무원 재임때 하던 업무와의 관련성 판단기준도 고위공무원의 경우 소속부서가 아니라 소속기관의 업무로 확대해서 규정의 실효성을 대폭 높일 것입니다. 고위 공무원에 대해서는 퇴직이후 10년간 취업기간 및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를 도입할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안을 정부입법으로 바로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현직 관료들의 유착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정부가 제출한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 공직사회는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무사안일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창의성에 기반한 21세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저는 관피아의 폐해를 끊고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공무원이 되는 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보다 많이 진입할 수 있도록 채용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습니다. 민간 전문가 진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 대 5의 수준으로 맞춰가고, 궁극적으로는 과거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현재 과장급 이상의 직위에 민간 전문가가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형 충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결국 공무원들만 다시 뽑아서 무늬만 공모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관행은 현재 부처별로 선발위원회를 두고 공모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중앙에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서 공정하게 민간전문가를 선발해서 부처로 보낼 것입니다. 이와 함께 공직사회의 문제점으로 계속 지적받아온 순환보직제를 개선해서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문성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들은 더욱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함께 보다 나은 여건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직무유기와 업체의 무리한 증축과 과적 등 비정상적인 사익추구였습니다.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은 지난 1997년에 부도가 난 세모그룹의 한 계열사를 인수하여 해운업계에 진출한 회사입니다. 17년 전, 3천억원에 가까운 부도를 낸 기업이 회생절차를 악용하여 2천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탕감받고, 헐값에 원래 주인에게 되팔려서 탐욕적인 이익만 추구하다 이번 참사를 내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됩니다. 앞으로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여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해서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그런 기업은 문을 닫게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범죄자 본인의 재산 뿐 아니라, 가족이나 제3자 앞으로 숨겨놓은 재산까지 찾아내어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게 보상을 하고, 사고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특별법안을 정부입법으로 즉각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크나큰 희생을 당한 분들이 부도덕한 기업과 범죄자들로부터 피해를 보상받느라 또 한 번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죄지은 사람이나 기업의 잘못을 국민의 혈세로 막아야 하는 기막힌 일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청해진해운이 문제가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 유착이 있었던 것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명백히 밝혀내서 그러한 민관유착으로 또 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반의 부패를 척결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합니다. 거기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여야가 함께 논의해 주기 바랍니다. 이번 참사에서 수백 명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과 승무원의 무책임한 행동은 사실상 살인행위입니다. 선진국 중에서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수백 년의 형을 선고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앞으로 심각한 인명피해 사고를 야기하거나, 먹을거리 갖고 장난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는 그런 엄중한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을 제출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것이 결코 이득이 되지 않고, 대형참사 책임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참사로 우리는 고귀한 생명을 너무나 많이 잃었습니다.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개혁과 대변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국민의 안전과 재난을 관리하는 기능이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어서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컨트롤타워의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안전처를 만들어 각 부처에 분산된 안전관련 조직을 통합하고, 지휘체계를 일원화해서 육상과 해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유형의 재난에 현장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습니다. 육상의 재난은 현장의 소방본부와 지방자치단체, 재난 소관부처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며, 해상의 재난은 해양안전본부를 두어 서해·남해·동해·제주 4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현장의 구조, 구난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각 부처에서 주관하고 있는 항공, 에너지, 화학, 통신 인프라 등의 재난에 대해서도 특수재난본부를 두어 적극 대응할 것입니다. 특히 첨단 장비와 고도의 기술로 무장된 특수기동구조대를 만들어 전국 어느 곳, 어떤 재난이든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군이나 경찰 특공대처럼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골든타임’의 위기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습니다. 국가안전처의 이러한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안전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예방에 관한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부여할 것입니다. 안전처를 재난안전 전문가 중심의 새로운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선발을 공채로 하고, 순환보직을 엄격히 제한해서 국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공직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범부처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전국의 뜻있는 전문가와 국민 여러분께서 적극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면, 국민 여러분과 재난안전 전문가들의 제안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11년째 진전이 없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도 조속히 결론을 내서 재난대응조직이 모두 하나의 통신망 안에서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고 견고한 공조체제를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그동안 많은 고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해서 오늘 국민 안전을 위한 대책과 국가개조 전반에 대해 말씀드리기까지 번민과 고뇌의 연속된 날들이었습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역사에 지우기 힘든 아픈 상처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진정한 ‘안전 대한민국’을 만든다면,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막중한 책임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로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한 저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좌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명운을 걸 것입니다. 여러분께 약속드린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단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생업을 제쳐놓고 달려오신 어업인들과 민간 잠수사들, 각계의 자발적인 기부와 현장을 찾아주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셨습니다. 어린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포커스] 다시 내무부로? 안행부의 참담한 나날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면) 40년 전 내무부로 돌아가는 거 아닙니까?” 지난 14일 세월호 침몰 사고 현안 보고를 주제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열리자 안전행정부는 참담한 분위기였다. 모든 실·국장은 장관과 함께 국회에서 의원들의 눈물과 호통이 섞인 질타를 감내해야 했으며 정부서울청사에 남은 직원 1200여명도 국회 현장을 생중계한 국회 방송을 이례적으로 크게 틀어놓고 시청했다. 국회에 참석한 안행부 관계자는 “이런 국회는 처음이다. 변명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사죄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대비 시스템 개혁을 위해 신설하겠다고 밝힌 국가안전처는 안행부의 안전 기능을 흡수하게 된다. 야당 의원은 안행부의 안전 기능이 사라지면 40년 전 내무부로 돌아간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따지면 맞는 말은 아니다. 안행부의 전신은 1998년 내무부와 총무처가 통합한 행정자치부이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은 내무부가 40년 전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새마을운동을 앞장서서 이끌었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국가안전처는 몇 명으로 조직될지 등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안전처 조직 구성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공무원들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안전처가 공무원으로 채워지기보다는 민간과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안행부가 행정자치부로 회귀하더라도 내무부의 지방자치, 총무처의 공무원의 조직과 인사 기능은 유지될 전망이다. 공무원 개혁을 위해 1999~2008년 운영됐던 중앙인사위원회를 부활시켜 공무원 전체의 인사 기능을 안행부에서 떼어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새 정부 설립 초기도 아닌 만큼 정부조직법을 과도하게 개정하진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16일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열린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이 출석하고 세월호 참사의 책임 여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재난안전 총괄 ‘컨트롤타워’ 신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에서 국가안전처(가칭)를 신설해 재난안전대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그 위상과 기능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국가안전처가 생기면 국무총리실 관할 법제처, 국가보훈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4처를 이루며 행정 부처는 17부·4처·17청으로 개편된다. 국가안전처는 소방방재청과 안전행정부의 안전관리본부(안전정책국 등 3개국)를 통합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재해(방재청)와 사회재해(안행부) 업무가 다시 합쳐지는 것이다. 과거 참여정부 때는 모든 재난관리를 소방방재청이 총괄했다. 여기에 현재 총리실의 안전정책관실 기능까지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에 산재한 안전 기능까지 추가로 흡수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경제 부처 등에 분산된 각종 안전 기능은 부처 본래의 산업 기능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국토부의 건설안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안전과 가스안전 기능 등이 대상인데, 그러면 너무 비대한 조직이 될 우려가 있다. 국가안전처가 문을 열게 되면 안행부는 2년도 안 돼 정부조직, 인사, 총무, 지방자치 등의 업무를 맡았던 옛 행정자치부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1, 2차관 체제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방재청이 올 10월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설 국가안전처도 세종시에 둥지를 틀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안행부 안전관리본부 직원 160여명도 이사를 가야 한다. 또는 청와대와 관련이 깊은 국가재난 총괄 업무상 서울청사에 머물 수도 있다. 국가안전처 소속 공무원은 공직사회의 순환보직 시스템 대신 한 부처에서만 근무하며 재난 전문성을 키우도록 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외국인 전문가도 채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가안전처장이 차관급인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2012년 발간한 ‘범정부적 재난관리 시스템 연구’ 보고서에서 방재청과 옛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의 기능을 통합하는 장관급 처의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한 재난관리 전문가는 “문제의 핵심은 현장 정보를 취합할 수 없는 현 시스템을 고치고 현장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면서 “국가안전처장을 부총리급으로 둬야 관련 정부 부처를 제대로 지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특정직 공무원 보임 규정 대폭 완화

    안전행정부가 17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설치 근거가 되는 법령들을 하나의 법에 담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18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일부 기관에는 각 위원회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한 별도의 법률이 마련돼 있는 상태다. 이에 안행부는 정부조직법과 별도로 개별법을 두면 중앙행정기관이 난립할 소지가 있다며 각 기관의 설치 근거를 정부조직법으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안행부는 또 부처 간 협업·소통 활성화 차원에서 현재 정부조직법이 제한을 두고 있는 특정직 공무원의 보임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특정직 공무원이란 국가 안전 및 방위, 교육 분야 등에서 일하는 공무원으로 외교관, 군인, 검사, 경찰, 소방관, 교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특정직 공무원은 각자의 분야에 맞는 기관에만 몸담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검사는 법무부, 외교관은 외교부, 경찰은 경찰청에만 소속될 수 있었다. 이런 제한 규정 때문에 특정직 공무원이 다른 중앙행정기관으로 교류나 파견을 나갈 경우 본래 기관에서 퇴직한 후 일반직 공무원으로 채용되는 행정 낭비가 발생했다. 이에 안행부는 부처 간 협업 촉진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특정직 공무원이 별도의 전직 채용 없이 본인 직렬을 그대로 가지고 다른 중앙행정기관에서 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안행부는 각 부처의 조직, 정원 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정원감사 근거를 정부조직법에 마련해 정원감사 결과에 따른 시정 조치 사항에 대한 각 기관의 이행력을 높이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주영 인사청문회 ‘속전속결’ 통과… 경과보고서 채택

    이주영 인사청문회 ‘속전속결’ 통과… 경과보고서 채택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4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실시한 데 이어 곧바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마친 이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 통상 청문회를 실시하고 1~2일 뒤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농해수위가 청문경과보고서까지 채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농해수위 위원장인 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장관 공백으로 조직이 불안정한 해수부를 빨리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 여야가 공감했다”며 “이 후보자의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통솔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동료 의원 출신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혹독하게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의 ‘관례’ 덕분이라는 관측도 있다. 농해수위 보고서는 종합의견에서 “해수부 장관으로서의 적격성과 관련, 이 후보자는 2008년 해양수산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법에 찬성하고 해수부 관련 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후보자의 준법성·도덕성과 관련, 경기 시흥 주택 구입 등에 대한 답변이 일부 명확하지 않았으나 업무수행에는 커다란 문제가 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적시했다. 이어 “해양정책·수산정책·항만·해운 등 소관 분야의 경험은 부족해 보이므로 이른 시일 내 전문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2014 공직열전] 법제처(하)

    [2014 공직열전] 법제처(하)

    법제처 직원 10명 가운데 6명은 행시 출신이거나 변호사, 박사다. 전체 182명 가운데 52%가 행시 출신이다. 10%가 변호사 또는 박사다. 법제처에만 있는 ‘법제관’이란 과장 직위도 전문성 높은 부처의 특징을 보여 준다. 각 부처에서 입안한 법령을 심사하고, 소관 부처에서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법리 문제를 콕콕 집어 낸다. ‘법적 안정성과 적정성’을 진단하고 조정하는 ‘수문장’들이다. 법제관실 앞 표지판이 그 방 주인 이름을 딴 ‘아무개 법제관실’로 돼 있는 것도 그만큼 법제관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크고, 무겁다는 것을 보여 준다. 법령해석과장 또한 법제처의 전통적인 과장 보직이다. 모호하거나 부처 간 충돌이 생긴 법령에 대해 유권 해석을 내린다. 정부 전체의 입법 계획이 중요해지면서 정부 입법 전체를 기획·조정하는 법제정책총괄담당관, 법령정비담당관 등의 과장 자리도 부상 중이다. 정부 정책과 과제를 법에 담고, 법제화를 진행하는 이들 자리에는 기획통들이 배치됐다. 백문흠 기획재정담당관은 공무원 조직·인사 문제를 5년 가까이 맡아 왔다. 정부조직법과 부수 법령을 고쳐 새 정부의 조직 기틀 마련에 일조했다. 최영찬 법제관은 산업통상, 국토교통, 고용노동 분야를 두루 거쳤다. 빠르고 예리한 심사에 논리적이고 설득력도 뛰어나며 조직 위아래 신임도 두텁다. 경제자유구역법을 심사하며 산업부의 지방권한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이상훈 법령정비담당관은 민법, 형법 등 기본법의 한글화 작업과 국민 및 기업에 불편을 주는 법령 정비 업무를 맡고 있다. 행정심판 및 법령해석 업무를 오래 맡아 ‘법령 집행 현장’에 밝다. 정세희 법제관은 한·콜롬비아 및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조약을 두루 심사하고, 조약 심사 기준을 마련한 조약 전문가다. 지난해 11월 국정감사 때 “조달 협정에서 국회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야당 의원들의 질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설득해 내는 강단을 과시했다. 채향석 법제관은 토지, 주택, 건설 분야를 맡고 있는 ‘토지법제’ 전문가다. 현장을 중시하고, 포용력 있는 성격으로 상하 직원 사이에 평가가 높다. 국민불편법령개폐팀장으로 국민행복법령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고낙훈 법제관은 안행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의 법령을 두루 심사해 온 베테랑. 인사 업무를 오래 담당하면서 인사 현안을 매끄럽게 풀어냈다는 평도 받았다. 농림부를 담당하는 김은영 법제관은 법령총괄서기관 시절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담당하며 정비 기준을 만들었다. 법리 논쟁을 통한 상대방 설득에 달인 수준이란 평이다. 박영태 법령해석총괄과장은 법제심사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법령 해석의 만족도를 높였다. 남창국 법제관은 법제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해 효율적인 법제 교육의 틀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 밤을 새워 법안 심사를 마친 뒤 해외 출장길에 오를 정도로 업무 열정이 강하다. 안건을 놓고 물러서지 않는 고집도 유명하다. 박영욱 자치법제지원과장은 자치 법제에 이해가 깊은 자치 법규 전문가. 제주도 법제자문관으로 2년여 동안 통합조례안 심사와 법령 자문을 수행했다. ‘사례로 보는 조례의 이해’, ‘쟁점으로 보는 제주특별자치도법’이란 책도 썼다. 양미향 대변인은 법제처에 입성한 첫 여성 고시 합격자다. 법령정보과장 등을 맡으며 국가법령정보 데이터베이스(DB) 통합 구축의 속도를 높이는 등 법령정보 제공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부드럽지만 넘치는 에너지에 꼼꼼하며 책임감도 강하다. “여성 과장을 배출시켜라”라는 기관장 지시로 승진 대상에 오르자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여러 차례 승진을 고사한 일화도 있다. 안상현(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방극봉(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입법관) 등 쟁쟁한 전임자들에 이어 대변인을 맡아 법제처의 입으로 법과 국민 사이에서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 “개각 전혀 고려 안해… ‘특검’ 언급 적절치 않아”

    [박대통령 신년회견] “개각 전혀 고려 안해… ‘특검’ 언급 적절치 않아”

    박근혜 대통령은 개각과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제 도입, 개헌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개각설에 대해 박 대통령은 “현재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 정국 전환이나 분위기 쇄신 수단으로 개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지만 이런 이벤트성 개각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도 늦게 통과되고 해서 장관들이 업무를 시작한 지 열 달도 안 됐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개각에 대해 선을 그음에 따라 새누리당 내 개각설은 수그러들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쇄신용 인적 쇄신을 주장하고 있다. 개각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일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불씨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개각 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개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개각 카드를 쓸 것임을 간접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야권의 특검 주장에 대해서는 “재판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언급을 했다. 다만 “지난 1년간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국력이 소모된 것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회 시정연설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 준다면 그것을 국민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여야가 국가정보원, 국가 기관의 정치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했고, 국가정보원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했기 때문에 이제는 제도적으로 그런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됐다”고 강조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론적인 언급이긴 하지만 당면 과제 극복을 위해 야당이 도와 달라는 메시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개헌이라는 것은 워낙 큰 이슈이기 때문에 한 번 시작되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다 빠져들어서 이것저것 (해야) 할 것을 (해)낼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경제회복의 불씨를 되살릴 때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4년 중임제 및 국민의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을 공약하면서도 시한부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4월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민생이 어렵고 남북관계도 불안한 상황에서 개헌 논의를 하면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 18분 모두 발언에 ‘경제’ 24차례 최다 언급

    [박대통령 신년회견] 18분 모두 발언에 ‘경제’ 24차례 최다 언급

    “실제로 보고서를 보는 시간이 제일 많아요. 장관·수석들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이것저것 결정하고 나면 밤늦은 시간인데, 어떤 분은 ‘너무 숨 막힌다’ 생각할 수 있지만 자나 깨나 거기서 즐거움과 기쁨을 찾아요.”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퇴근 뒤 관저 생활과 관련해 ‘보고서 본다는 말 말고 다른 것으로 대답해 달라’는 질문에도 이렇게 답했다.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일상으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하기보다는 국민들에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데 주력한 듯 보인다. “제가 하는 방식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개인 일 따로 국정 따로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모두 발언은 경제 문제에 집중됐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된 내용은 원고지 30장 분량으로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했다. ‘경제’가 24차례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투자’와 ‘개혁’은 각각 7차례, ‘변화, 혁신’은 각 5회, ‘행복’ 4회, ‘일자리’ 3회 등이었다. 역대 대통령이 신년 구상을 밝힐 때 정치·경제·외교·사회 등 각 분야 현안을 골고루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청와대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며 국민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것들을 순서대로 열거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통일은 대박’ 등 친숙한 표현으로 회견을 이어갔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거 결코 공돈이 아니다” “막 떼를 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나쁜 관행이 덕지덕지 쌓여 가지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출렁출렁 되어서는…” 등 구어체 표현을 썼다. 대박이라는 표현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하루 종일 화제가 됐다. 이를 놓고 “격이 떨어진다” 등의 반응이 나오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박’은 국어사전에 ‘어떤 일이 크게 이루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부연하면서 “준비를 한 것은 아니고 본인이 평소 생각하던 것을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 공공기관의 강도 높은 개혁 등 방점을 찍어야 할 대목에서는 여러 차례 손짓을 써 가며 힘을 줬다. 박 대통령의 답변이 길어지면서 회견은 예정시간인 70분을 다소 넘겨 80분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분홍색 재킷 차림으로 연단에 나섰다. 연단 뒤편의 짙은 파란색 배경과의 보색 관계를 고려했고 브로치 대신 목걸이를 했다. 박 대통령이 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은 지난해 3월 4일 여야에 정부조직법 개정을 촉구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내외신 기자 150여명이 회견장을 빼곡히 채웠다. 모두 발언은 5300여자 분량으로 18분간 진행됐고 이어 로이터 통신, 중국 CCTV 등 외신을 포함해 12명의 기자들이 질문에 나섰지만 일본 기자들은 제외됐다. 박 대통령 왼쪽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전체 국무위원, 오른쪽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수석비서관 전원이 배석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올 때 받은 진돗개 새롬이와 희망이가 자란 것을 소개하며 기자들에게 “다음에는 같이 보자”고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 회견…키워드는 민생·경제·안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 회견…키워드는 민생·경제·안보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은 지난 주말부터 5일 저녁 늦게까지 간단한 실내 공사가 이뤄졌다. 단상과 기자석 간의 상당한 공간과 높은 천장 등 ‘권위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물을 개선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있었지만,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진정성’을 강조하는 평소 스타일을 고수했다. 회견장의 ‘외형’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박 대통령의 6일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해 3월 4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정치권에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를 춘추관에서 발표했을 뿐 공개석상에서의 회견이나 간담회는 하지 않았다. 70분쯤으로 예정된 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새해 국정운영 구상을 먼저 발표한 뒤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오래전부터 준비한 국정 구상을 발표하는 것으로 기자회견과 함께 비중 있게 할 것”이라면서 “신년 구상에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경제정책과 외교·안보·문화·교육·지방·복지 등 국정 전반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년 구상 발표에 이어 국정 전반에 대해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견에서는 철도 파업에서부터 개헌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질문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주요 국정 구상은 철통 보안 속에 알려진 게 없지만, 야권의 관심사와는 결이 다소 어긋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야권의 관심사가 국정원 등의 댓글 사건, 대야 소통 문제, 전향적 대북 자세 등에 있는 반면 청와대의 전반적인 기류를 놓고 볼 때 박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 안보의 중요성 등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5일 “지금 청와대에는 ‘열심히’보다는 ‘잘해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역시 중점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야권은 그간 요구해 온 ‘소통’이라는 단어를 원하는 만큼 듣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 청와대는 “국민들과 좀 더 밀접하고 충분한 ‘교감’에 노력할 것이지만, 야당의 ‘불통’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청와대는 공석 중인 대변인도 조만간 임명, ‘교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회견에는 국무총리 이하 각료들과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1948~2047년 정부 변천사·미래상 한눈에

    1948~2047년 정부 변천사·미래상 한눈에

    안전행정부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행정 변천사와 각종 정책 관련 기록물을 전시하는 정부행정역사관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1층 로비에 개관했다고 24일 밝혔다. 역사관은 11부 4처로 구성된 정부조직법(1948년)과 국가공무원법(1949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시안(1961년) 등 정부 변천사를 담은 다양한 기록을 전시하고 있다. 또 그동안 정부가 걸어온 길과 2047년까지 정부·행정의 미래상을 보여 주는 ‘100년 달력’도 전시됐다. ‘테마로 보는 행정’에는 1960년대 중앙청 복구공사 완료와 정부 신청사 신축, 정부세종청사 건설 등 정부청사의 변천과 공무원 임용 및 교육 등의 기록물을 전시하고 있다. 안행부는 공직자의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올바른 공직자상을 정립하기 위해 전시물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선배 공무원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미래 지향적인 공직 생활을 다짐하는 장으로 정부행정역사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불통 논란 차단 ‘쌍방향 소통’… 민심 다독이기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과 설 특별사면을 추진하기로 한 데는 부정적인 민심 흐름을 되돌리려는 일종의 ‘민심 수습책’ 성격이 짙어 보인다. 60%대 고공행진하던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48%로 떨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취임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적이 없다. 주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에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제시해 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4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기도 했으나 주제가 제한적인 데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의 기회도 갖지 않았다. 4월과 5월, 7월에 각각 언론사 편집국장, 정치부장, 논설실장들을 차례로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지만 이 역시도 국민과의 ‘직접 소통’ 방식은 아니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야권 등으로부터 ‘불통’ 비판을 받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최근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을 계기로 불통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권 2년차의 정책 구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 각종 현안이나 쟁점에 대해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과의 ‘쌍방향 소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특사는 취임식이나 3·1절, 8·15 광복절, 성탄절 등을 계기로 간간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특사를 남용하지 않고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고 한 공약의 연장선으로 간주됐다. 따라서 민심 다독이기 차원에서 ‘생계형’ 특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특사 대상을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제외한 순수 서민생계형 범죄”로 제한한 만큼 정치인이나 기업인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사회지도층 인사가 특사로 풀려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신년 기자회견과 설 특사 추진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진경호의 시시콜콜] 응답하라 2003, 데자뷔 정치

    [진경호의 시시콜콜] 응답하라 2003, 데자뷔 정치

    “정국 파행의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 철학과 방식에 있다. 이를 바꿔 국정을 쇄신하는 것이 새해 예산안 편성보다 더 중요하다.” 누구의 말일까. 김한길 민주당 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아니다. 꼭 10년 전인 2003년 11월 26일 야당인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가 한 말이다. 최도술 등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 수사를 위한 국회의 특검법을 노 대통령이 거부하자 최 대표는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특검 및 국정쇄신을) 받아들이면 전폭적으로 국정을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고도 했다. 서울광장에서 노숙하는 등 101일간 장외투쟁을 벌였고, 지금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을 촉구하며 이를 새해 예산안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민주당 김 대표의 언사와 비슷하지 않은가. 이 말은 어떤가. “특검은 검찰이 수사를 회피하거나 수사 결과가 미진할 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게 사리에 맞다.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권력으로부터뿐 아니라 국회 다수당의 횡포로부터도 보호돼야 한다.” 누구 말일까. 박근혜 대통령? 아니다. 10년 전 노 대통령의 말이다. 측근비리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법 질서에 나쁜 선례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제 의무”라며 이렇게 말했다. “수사 중에 언제라도 국회의 결의로 수사권을 빼앗을 수 있다면 검찰의 수사 소추권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 민주당이라면, 그리고 박 대통령의 말이라면 ‘오만과 독선의 극치’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일 아닌가. 10년이 흐르고, 당명이 바뀌고 당색도 바뀌었건만 여의도 정치극단의 대본은 오늘도 여전히 ‘2003년의 추억’을 맴돌고 있다. 공수(攻守) 교대로 여야 배역만 바꿨을 뿐 10년 전 대사를 그대로 꿔다 쓰며 재탕, 삼탕의 데자뷔 정치를 천연덕스럽게 펼치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특검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잊은 게 분명하다 싶어 지난 4월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했던 말을 민주당에 환기시킨다. 여야가 어렵게 정부조직법 협상을 타결지은 뒤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이 여야 합의를 기다려준 건 잘한 일이다. 앞으로도 여야가 논의 중인 사안에 청와대가 ‘감 놔라, 통 놔라’ 해선 안 된다. 새누리당도 청와대 거수기 노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기춘 당시 원내대표의 말도 곁들인다. “대통령은 국회 논의에 간여하지 말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선 안 된다.” 한데 아뿔싸. 이 글을 쓰는 동안 데자뷔 발언이 또 터져 나왔다. “새 검찰총장에게 힘을 몰아줘 검찰권을 바로 세워야 하는데 다시 특검을 얘기하며 지휘권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국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적절치 않다. 특검을 도저히 받을 수가 없다.” 새누리당 황 대표의 이 말, 10년 전 노 대통령 것이 아닌가. 논설위원 jade@seoul.co.kr
  • [19대 초선 의원 정치와 도전] (8) 민주 윤관석

    [19대 초선 의원 정치와 도전] (8) 민주 윤관석

    “등산으로 비유하자면 초입을 지나 이제 능선에 오른 정도입니다. 이 능선에 오르기 위해 여러 길을 거쳐온 것 같습니다.” 윤관석(53·인천 남동구을) 민주당 의원은 25일 1년 5개월여의 초선의원 생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스스로 여러 길을 거쳤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이력은 이색적이다. 윤 의원은 대학졸업 뒤 1985년부터 7년 동안 인천 주안공단 등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면서 노동운동을 했다. 이후 시민운동을 거쳐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지방선거 뒤에는 인천시 대변인을 하기도 했다. 노동·시민·행정·입법 경험을 한 것이다. 윤 의원은 “정치라는 게 백두대간의 커다란 산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행정은 산맥 내에 사람들이 다니는 길도 뚫고 환경도 보호하는 것”이라며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선의원의 어려움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소산폐대산 원근지부동’(小山蔽大山 遠近地不同)이란 시로 설명했다. 윤 의원은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니 멀고 가까운 것이 같지 않다는 뜻”이라며 “의원 개인으로서의 이해관계와 당론 등이 충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초선의원은 다선의원에 비해 부담감이 적어 패기 있게 일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당내 질서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공부와 의정활동을 같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현 정세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정치인으로서의 열정도 강조했다. 윤 의원은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관료와 정치인에게는 책임감과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다만 정치관료와 달리 정치인은 열정을 가지고 있어 수동적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정책을 만들고 어떤 가치를 지향할 것인지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선 의원이지만 그는 지난 3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과정에서 원내대변인으로서 여야의 협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당시 정부조직 개편안이라는 청와대의 요구와 국가정보원 국정감사라는 국민의 요구 사항이 충돌했지만 이를 힘의 논리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이전의 국회가 ‘수에 의한 정치’였다면 국회 선진화법 이후에는 대화와 타협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결국 국회 선진화법은 여야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정치 문화가 법을 못 따라 가는 형편인데, 문화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법이 잘못됐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시퀘스터(미 연방정부의 자동 예산삭감)를 앞두고 야당의원들과 골프를 치면서 대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면서 “우리도 이런 협상 문화를 배워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국회 선진화법 운명 이번 정기국회에 달렸다

    정기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식물국회’를 만드는 법인 만큼 손을 보겠다는 태세다. 이에 민주당은 “물리력과 날치기가 난무하는 국회로 후퇴하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몸싸움 방지법’으도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은 만들어진 지가 불과 1년이 조금 넘었다. 새누리당 스스로가 발의해 지난해 5월 국민들의 박수 속에서 이 법을 처리해 놓고 국회 운영에 어려움이 나타나자 위헌 소송까지 거론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역시 이 법의 맹점을 활용해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정략적 계산을 거두어야 할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나선 새누리당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쟁점 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5분의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 한 그 어떤 법안도 처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새 정부 출범 때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생고생을 한 여당 입장에서 보면 의사 일정 마비로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하는 이 법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 법안들을 줄줄이 처리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선처’만을 기다려야 한다면 집권 여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법에 다수결 원리를 무시한 법리상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시행도 하지 않고 고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사실 이 법 제정 때부터 ‘식물국회’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도 박근혜 당시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법 처리를 밀어붙인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국회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처리할 때마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처리 시도와 이를 저지하는 야당 간에 쇠사슬과 해머까지 동원해 몸싸움을 벌이던 후진적인 국회를 바꿔야 한다는 국민적인 주문이 있었다. 일방적인 수(數)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만든 법이 바로 국회 선진화법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이 법을 사실상 대여 투쟁의 수단으로 삼을 기세다. 혹여 민주당이 이 법을 방패 삼아 정부·여당의 입법 저지에 올인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이 법의 운명은 어찌 보면 민주당의 대승적인 협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 역시 야당과 더 소통해 합의 정치를 이끌어내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천년만년 야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도 언젠가는 야당이 될 수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정기국회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이 법의 본래 취지를 잘 살려내길 바란다.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원칙중시’로 대북 주도권 얻었고…‘권위주의’로 정치를 잃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원칙중시’로 대북 주도권 얻었고…‘권위주의’로 정치를 잃었다

    25일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지난 2월 25일 취임 직후부터 잇단 인사 파동과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 개성공단 사태, 국내외 경기 침체 등 안팎의 위기를 맞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심한 등락을 거듭했다. 정치와 경제 분야 등 내치(內治)에서 다소 부진한 반면 대북 문제와 외교안보 등 외치(外治)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6개월을 요약하면 ‘절반의 성공이자 절반의 실패’인 셈이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 정치와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 등으로 나눠 지난 6개월간의 국정 운영을 짚어봤다.‘원칙’과 ‘권위’가 공존하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동전의 양면처럼 국정 운영 전반에 명암을 만들어 냈다. 집권 후 측근들조차도 토론과 반론을 꺼릴 정도로 권위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된다. 소통과 통합의 길은 약화되고, 통치만 있고 정치가 없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확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1인 체제가 강화되면서 내각에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책임장관제 또한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방적, 권위적 국정 운영 방식은 관료들에게 일사불란한 효율성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소통 부재의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 권위적인 국정 운영으로 대통합 약속을 위반했다”면서 “기자회견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국정을 설명하려는 소통 노력이 없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박 대통령이 후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특히 야당을 포함한 국회의 협조와 국민적 지지가 없으면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난제라는 점에서 이 같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은 향후 국정 운영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취임 6개월 동안 끊임없이 지적된 ‘수첩 인사’ ‘나 홀로 인사’가 인사 검증 시스템 미비와 결합되면서 인사 파동으로 이어졌다는 점도 아픈 대목이다. 널리 주변에서 인재를 구하기보다는 자신이 정한 범주에서 사람을 쓰는 편협한 용인술이 아직까지 크게 개선됐다는 징후는 별로 없다. ‘윤창중 파문’과 전격적인 청와대 2기 참모진 출범에 이어 최근엔 양건 감사원장 사퇴를 둘러싼 외압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집권 6개월 동안 창조경제와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핵심 정책들에 매달리고 있지만 아직 손에 잡히는 로드맵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 관료집단의 안정성에 의존한 국정 운영이 일정한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원칙 중시 리더십은 그동안 수동적이던 남북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게 한 원동력이 됐고 북한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비롯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특허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 중시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 미국과 중국에 대한 균형 외교를 모색하는 점 등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남북관계선 대화국면 열매… 야당과 ‘허니문’은 없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허니문’ 기간 없이 처음부터 야당과 충돌했다. 인사 파동과 정부조직 개편 문제 등으로 출범 전부터 야당과 대립각을 세웠고 이후에도 ‘스킨십’ 부재로 야당의 원만한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현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 활성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법안들이 야당의 반발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 등으로 소통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지난 6개월은 최악의 ‘대야(對野) 관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이 난항을 겪자 취임 열흘도 안 돼 대(對)국민 담화를 통해 야당을 몰아세웠고 이에 민주당은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고 반발했다.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 등 현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 것도 야당의 비판을 자초한 대목이다. 여당 내에서조차 더 적극적으로 야당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단독 회담 제의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3자 회담 제안을 수용하는 대신 원내대표를 포함한 5자 회담을 고수하는 것은 ‘야당 존중’과 거리가 먼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반면 긴장과 대치 상태의 남북 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돌려놓고 미국, 중국 등 주요 2개국(G2)과의 정상외교에서 북한 비핵화의 공조 기틀을 마련한 점은 성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 취임 전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개성공단 폐쇄 등 최고조로 치달은 한반도 긴장을 ‘신뢰’라는 원칙을 갖고 관리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6월 대표의 ‘격’ 문제로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고 개성공단이 파국 직전에 이르는 고비를 반전시키는 결과물을 도출했다. 개성공단은 7차례의 실무회담을 거쳐 발전적 정상화의 기틀을 다졌고, 다음 달 25~30일에는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산가족 상봉은 3년 만이다. 이는 대립 속에서도 원칙을 고수하고유연성을 발휘한 전략적 접근이 주효했다는 평을 듣는다. 물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아직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의 안보 위기는 잠시 진정됐지만 북핵 해법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대일 관계 ‘안정화’ 또한 시급하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남북 및 대외 관계에 대한 국정 평가가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청와대의 과도한 관여와 컨트롤 타워 역할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면서 “대야 관계 등 내치와 외치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점은 향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남북 관계가 진전될수록 민간 분야까지 다양한 행위자가 참여해야 하고 여야 간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방송공정성특위는 ‘공전특위’

    방송공정성특위는 ‘공전특위’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29일 새 위원장으로 민주당 이상민 의원을 선임했지만, ‘공전특위’라는 오명을 벗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정부조직법 개편 과정에서 6개월간 한시 기구로 출범한 뒤 논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데다 앞으로도 두 달이 채 안 남았기 때문이다. 특위는 출범 초부터 공전을 거듭했다. 여야가 사안마다 사사건건 대립해 논의 진전이 불가능했다. 지난 3월 여야 합의로 구성한 뒤 한달여 지난 4월 17일에야 위원장 선임을 마쳤다. 소위 구성도 특위 발족 뒤 넉달 만인 지난 18일에야 완료됐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을 교체한 것도 전임 위원장이었던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지난 5월 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겸임이 어려워진 때문이다. 이날 전체회의 후 진행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소위 회의도 소위가 구성된 지 12일 만에 처음 열렸다. 위원장 교체가 늦어진 탓에 제대로 된 회의조차 못한 것이다. 회의에서도 여야 입장차가 여전해 결과물 도출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사장 선임 과정에서 자격 제한을 엄격히 하되, 선임은 쉽게 해야 한다”고 말했고,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사장 선임의 결격 사유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여야 추천 비율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안, 방송의 보도 제작 편성의 자율성 보장 방안,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 방안 등에 대한 성과를 내놓기로 했지만 휴가철과 국정감사 등을 감안하면 깊이 있는 논의가 쉽지 않다는 게 특위 안팎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시론] 관치금융 청산은 금융위 개혁에서부터 시작해야/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관치금융 청산은 금융위 개혁에서부터 시작해야/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관치금융 청산은 이번 정부가 해결해야 할 해묵은 숙제다. 관치금융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금융감독에서 모피아가 손을 떼고 공적 민간기구가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산업정책 차원을 신경쓰면 된다. 그런데 사태가 참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금융감독체제 개편이 핵심은 제쳐 두고 부분적인 논점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대략 이러하다. 우선 지난 3월의 정부조직법 개편에서 금융위원회의 조직 개편은 제외되었다. 따라서 ‘자리 보전’에 성공한 모피아는 남은 과제인 ‘금감원 쪼개기’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금감원에서 분리·독립시키자는 것이다. 금감원을 쪼개면 금융위가 조금 더 확실히 금융기관을 좌지우지할 수 있고, 설사 실패해도 큰 문제는 없다. 어차피 쪼개기를 반대하는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보다 조직논리를 앞세우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각인되고 말 것이니까. 꽃놀이패가 따로 없다. 이런 배경 속에서 금융위원장이 위촉한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지난 6월 21일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방안: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중심으로’라는 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개편 방안은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본격적인 감독체계 개편은 ‘사회적 실험’이어서 조심해야 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는 너무 과도하게 하면 “금융산업의 발전이 저해”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나중에 또 이런 논의를 할 것이니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다.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감원의 조직 분리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서야 조금 가닥이 잡혔다. 그렇다면 이제 다 잘된 것인가. 여기가 바로 “묘한” 부분이다. 사실 금감원 쪼개기는 지난 2009년 하반기부터 금융위가 추진해 온 사업이었다. 그 첫 번째 가시적 표현이 당시 정무위원장이었던 김영선 의원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감원을 쪼개는 내용의 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한 것이다. 그런데 당시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금융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에 금융 안정의 책무와 감독권한 강화를 부여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던 시기였다. 금융위의 전략은 지급결제에 관한 법률이라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쏴서 한은법 개정을 법사위에 묶어 두고,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분리하는 법률을 제안토록 해서 금감원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당장 통과될 것 같던 한은법 개정안은 2년의 세월이 지나고 ‘영선 대 영선’의 결투를 거쳐 당초보다 후퇴한 기형적인 모습으로 2011년 8월 말에야 국회를 통과했다. 그 후 다시 2년이 지난 지금 남은 반쪽의 과제인 금감원 쪼개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난 4년의 계산서를 뽑아 보면 비록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약간 체면을 구기고 TF에 참여한 교수들은 왕창 체면을 구겼지만, 이익집단으로서의 모피아는 잃은 것은 하나도 없이 얻을 것을 다 챙긴 모습이 됐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물론 해야 한다. 그리고 필자는 이를 위해 금감원을 건전성 감독 부문과 행위규제 부문으로 쪼개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큰 그림을 고치지 않은 채 변죽만 울려서는 전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모피아의 관치금융과 이권 추구를 통제하지 않은 채 그 밑에 금융소비자 보호 부서를 붙이건 분리하건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금융감독체계는 그 밑바닥부터 제대로 다져야 한다. 그 출발은 금융위를 해체하고 정부가 할 산업정책과 공적 민간기구가 해야 할 금융감독 업무를 제대로 구분하는 것이다.
  • 민생·경제민주화 법안 6월 처리 물 건너가나

    민생·경제민주화 법안 6월 처리 물 건너가나

    6월 임시국회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국’으로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경제 민주화, 민생법안 처리 전망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음 달 2일 끝나는 임시국회가 후반전으로 접어들었지만 상임위마다 현안들이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주요 법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별 법안심사소위는 이번 주라도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하지만 상임위와 법사위가 공전한다면 6월 국회가 파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처리 대치로, 4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허송세월했다가 “6월 국회만큼은 민생법안에 머리를 맞대자”고 다짐했었다. 경제 민주화 법안과 갑을(甲乙) 상생 법안은 여야 모두 우선처리법안으로 분류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가맹사업법은 4월 국회 때 숙려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사위에서 보류된 이후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여야 이견이 만만치 않다. 가맹사업점의 예상매출액을 산정하는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추가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역시 법사위에 계류 중인 FIU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민주당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민간인 사찰 방지책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고 있어 법사위에서 병합심사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권성동 법사위 간사는 23일 “FIU법과 가맹사업법이 함께 처리되거나 아니면 아예 처리가 무산될 것 같다”고 전했다. 노동선진화 법안들을 벼르고 있던 환경노동위 역시 공전 중이다. 당장 근로시간 단축·정리해고 요건 강화·통상임금 개편 등 안건이 산적해 있지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는 지난주 여야 신경전 끝에 파행했다.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법안 중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야당 반발로 처리가 무산됐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법안 역시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상황이다. 주택바우처 및 행복주택 도입 방안은 6월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서울 강남권에 혜택이 돌아가 강북권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가 표출됐다. 밀양송전탑 건설과 관련, 송전탑 건설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내용의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지원법안’은 산업통상자원위에서 처리가 유보된 상황이다. 무상보육 예산 지원을 늘리는 영유아 보육법도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9월 이전 예산소진 전망이 나왔지만 정기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이날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여러 민생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의사당 폭력’ 의원직 상실…의원 겸직·영리업무 금지

    ‘의사당 폭력’ 의원직 상실…의원 겸직·영리업무 금지

    앞으로는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지는 폭력행위’는 단 한 차례만으로도 의원직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의원 특권 중 하나로 지적됐던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 업무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국회 정치쇄신 특별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채택했다. 특위는 입법권 및 의결권이 없어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은 운영위를 비롯한 관련 5개 상임위에서 다시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앞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조찬 회동에서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함에 따라 법안 통과에 큰 장애물은 없어 보인다. 법안에는 ‘국회 회의 방해죄’가 신설돼 형법상 폭행죄보다 높은 형량으로 처벌된다. 이 조항을 어겨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의원은 5년간 또는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의원 겸직 및 영리 업무 금지에 따라 대학교수직은 의원 임기 개시 전에 반드시 사직해야 한다. 반면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겸직 금지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아 합의에 실패했다. 특위는 “우리 헌법의 의원내각제 요소 존중과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국무총리 등까지 겸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이 사안은 앞으로 국회 운영위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 특권으로 지적됐던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전직 의원 연금)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9대 국회의원부터 지원금을 폐지키로 하고, 앞으로 관련 법이 시행되는 날 현재 지원금을 수급한 전직 의원들에게만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는 일부 조정이 이뤄졌다. 당초에는 인사청문 대상 공직에 ‘대통령실장, 국무조정실장, 국민권익위원장, 정부조직법상 처·청장’ 등을 포함시키기로 했으나 통치 행위를 보좌하는 대통령실장까지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대통령실장은 제외키로 했다. 특위는 오는 9월 말 활동 기한 종료 전까지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 나머지 과제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야 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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