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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 교육위원도 유급화 요구

    시·도 교육위원도 유급화 요구

    지방의원에 이어 지방자치단체 교육위원까지 유급화하는 문제를 놓고 교육인적자원부와 행정자치부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지방의원과 교육위원에 같은 예우를 한 만큼 유급화도 똑같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행자부는 유급화를 교육위원까지 확대하려면 교육위원도 직선으로 뽑고 별도의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교육부,“교육위원도 유급화대상” 교육부 관계자는 6일 “지금까지 교육위원의 급여는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지방의원의 규정을 준용토록 했다.”면서 “지방의원이 1월부터 유급화된 만큼 교육위원도 유급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의원의 유급화를 명시한 지방자치법 시행령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때 각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했고, 다른 의견이 없어 지방자치법을 준용해 교육위원도 유급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각 자치단체에서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지방의원의 급여를 결정할 때 교육청별 의정비심의위원회도 교육위원의 급여를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교육위원도 유급제가 되어야 한다는 근거로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을 든다. 이 법 제19조에 ‘지방자치법 32조 규정을 준용하도록’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지방의원의 급여를 명시한 것이 바로 지방자치법 32조. 이에 따라 교육위원도 유급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해석한다. 교육위원을 유급화하지 않으려면 별도의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자부,“국민을 속이는 일” 행자부는 교육부의 해석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한다. 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 지방자치법을 준용토록 한 것은 유급화를 시행하기 이전의 일이며, 교육위원을 유급화하려면 별도의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는다. 행자부는 교육위원의 유급화는 지금까지 전혀 공론화된 사안이 아니며, 지방자치법을 준용한다고 교육자치법에 명시했다고 해서 지방의원과 같이 유급화를 하는 것은 ‘무임승차’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직선인 지방의원의 유급화는 지방의회를 활성화하고 능력있는 지방정치인을 양성하기 위한 제도인데, 간선제 교육위원까지 유급화하는 것은 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한다. ●교육부 “강행 방침”, 행자부 “재검토” 교육부는 행자부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교육위원의 유급화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유급화를 위한 별도의 재원도 갖고 있으므로 굳이 행자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지방재정을 총괄하고 있는 행자부는 답답한 표정이다. 이 문제에 이의를 제기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안에서 정책조정기능이 발휘되어 교육위원 유급제의 심도있는 검토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눈치다. 교육위원은 시·도별로 구성된다.16개 시·도에서 7∼15명씩 전국적으로 146명이다. 간선제인 교육위원은 교육 및 교육행정 경력이 10년 이상인 사람만 출마할 수 있다. 학부모·교사·지역사회대표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뽑는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독자의 소리] 휴대전화 보조금 가입연수별 차등을/김병연

    잦은 단말기 교체에 따른 자원낭비와 이에 따른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2003년 금지된 단말기 보조금의 3년 만료기간이 다가오자 정부는 규제안을 다시 마련했다. 규제안은 2년 규제 연장,2년 이상 가입자에게 1회 허용을 골자로 한 단말기 보조금 규제안을 마련했다.2월 정기 국회에서 이 안이 통과된다면 2년간 2년 미만 가입자에게 단말기 보조금은 지급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과징금을 내야 한다. 정부의 이런 안에 대해 이동통신사업자 간에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대립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자원낭비와 그에 따른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것이라면 2년 이상 가입자에게 허용하는 보조금도 가입연수 2년,3년,4년,5년 등 가입연수별로 장기가입자에게 보조금 혜택을 더 많이 주도록 하는 것이 보조금 금지 목적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김병연<시인·수필가/청주시청 근무>
  • [‘73일 쿼터’ 발표 그 후] 예술영화 살릴 수 있을까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대책으로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예술영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영화계는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이다. “차라리 공공도서관에서 예술영화 DVD를 구입케 해주거나 예술영화 수입단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예술영화관 100개를 설립하겠다는 정부안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이다. 영화사 백두대간의 김은경 상무는 “100개의 상영관에 채워 넣을 콘텐츠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100개 설립을 운운하기 이전에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실시하고 있는 10여개 예술영화관 지원사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작업이 앞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북독립영화협회 김정석 사무국장은 “예술영화관에 지원되는 2억원 가운데 1억 5000만원은 극장 임대료로 쓰여 운영비조차 빠듯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차원이 다른 스크린쿼터와 예술영화 진흥을 한 데 묶어 얘기하는 것 자체를 모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기덕 영화를 제작해 온 LJ필름의 곽신애 기획이사조차 “국내·국외영화와 예술·상업영화 문제는 전혀 다른 범주”라면서 “이 둘을 섞은 것은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을 선동하기 위한 언론플레이”라고 혹평했다. 정부안을 그대로 다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상업·예술영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한 점은 여전히 남는다. 정부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심의위원회를 구성, 제작비와 내용 등을 기준으로 예술영화를 선정·지원하고 있는 사례를 들고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영화계에 맡겨놓고 있는 실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파트 청약 추첨제서 가산점제로

    아파트 청약제도를 현행 추첨제에서 가구주 소득과 부양가족, 통장가입 기간 등을 반영한 ‘가산점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31일 당정에 따르면 청약제도 개편안을 용역 작업중인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당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간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르면 2월말쯤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윤호중 제4정조위 부위원장은 “1일 부동산 정책기획단 회의를 통해 가산점제도 전환을 위한 심도있는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개편안은 민간택지에 지어지는 주택에 대해서는 현행 청약제도의 골격을 유지하지만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이 조성하는 공공 택지내 주택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공택지내 25.7평 이하 주택은 가구주 연령, 부양가족수, 가구소득, 무주택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을 기준으로 배점을 매겨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25.7평 초과주택도 채권입찰제 외에 가산점을 부여, 당첨자를 가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영개발지구내 중소형 아파트는 부금, 예금, 저축을 통합, 가점제로 결정하는 방안과 공공택지내 25.7평 이하 주택을 전량 무주택자에게 주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당정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청약제도 개편방안을 중장기 차원에서 면밀히 연구중이며 상반기 중 정부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靑 “신중치 못했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세수 확보를 위해 소주세율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고 ‘구두 경고’했다. 그는 이날 “박 차관의 발언 취지는 지난 정부안에 대한 배경설명으로 보이지만 이미 당정협의와 국회에서 결론이 난 사안을 이 시기에 거론해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도록 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중계석]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 논란/최용규 산업부 차장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안 공청회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제한적’으로 지급하려는 정부안에 대한 공청회가 23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김영선(한나라당)·류근찬(국민중심당) 의원이 공동 마련한 이날 공청회에서는 SK텔레콤-소비자단체는 보조금 지급 금지 해제를,KTF-LG텔레콤측은 지급 전면 철폐 또는 정통부안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공청회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정보통신부 양환정 통신이용제도과장은 “그동안 단말기 보조금은 가입자의 요금 부담에 따른 기여도에 따라 배부되지 않고 주로 회사를 바꾸는 전환 가입자만 혜택이 주어졌다.”면서 “같은 회사에 2년 이상 가입한 고객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또 “보조금 지급 경쟁도 자금력 차이로 사업자간 건전 경쟁을 해칠 우려가 있어 장기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2년간 제한했음을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상임위원은 “단말기 보조금은 단말기의 다기능화로 고가화하면서 나타난 소비자의 요구”라면서 “정통부는 소비자에게 일체 금전 혜택을 주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년 이상 가입자만이 아니라 2년 미만 가입자에게도 미래를 담보로 해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이형희 CR전략실장(상무)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정부안은 이동통신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따라서 “보조금 규제 정책도 사업자간의 이해 관계를 떠나 이용자 후생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F 김윤수 사업협력실장(상무)은 “보조금 규제가 완전히 풀리면 자금력에 기반한 마케팅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이러한 금권 마케팅은 사업자간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후생이라는 2가지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사업자간 보조금 경쟁은 소비자 후생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단말기 보조금 규제 연장을 통한 시장의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LG텔레콤 한양희 정책협력실장(상무)은 “기본적으로 정통부안을 지지한다. 보조금이 풀리면 3위 사업자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시장이 돈 싸움으로 변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통신사업자가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정리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클릭이슈] 휴대전화 보조금 정부안 어디로

    [클릭이슈] 휴대전화 보조금 정부안 어디로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논쟁이 겨우 한 고비를 넘어섰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당정협의회를 통해 정부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일단 입법과정에 탄력이 붙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 상당수가 “소비자들의 편익을 저해한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안을 반대하고 있고, 야당 역시 정부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어 국회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여곡절끝에 정부와 여당이 정부안의 국회 상정을 합의했다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특히 한나라당의 계속된 등원 거부로 2월 임시국회가 무산될 경우 보조금 금지 규정은 일몰될 수밖에 없다. 이 규정은 오는 3월26일이 지나면 효력을 상실한다. ●정부안 큰틀에서 수용, 넘어야 할 산 많아 정장선 열린우리당 제4정조위원장은 당정협의회가 끝난 뒤 “정부의 휴대전화 보조금 금지연장 법안을 정부 원안대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협의회에 참석한 서혜석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안의 취지를 큰 틀에서 합의한 것”이라면서 “세부적인 내용은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의회에서는 ‘2+2’(규제 2년 연장,2년 이상 가입자에게 보조금 지급)라는 정부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승희 의원은 강력한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안은 소비자보다는 사업자 편익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냐.”면서 “정통부의 논리는 근거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유 의원이 지적했다.”고 전했다. 23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인 김영선(한나라당)·류근찬(국민중심당)의원 등 과기정위 소속 야당 의원들도 당정협의 결과에 주목했다. 류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안을 2월 국회에 상정키로 합의했다지만 정부가 여당 의원들을 완벽하게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며 “국회에 상정되더라도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리는 공청회는 야당의 입장을 정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정부와 이통3사, 녹색소비자연대 등 5자가 공청회에 초청됐다. 정보통신부,KTF,LG텔레콤 대 SK텔레콤, 녹색소비자연대로 확연히 갈라져 있다. 치열한 논리대결 및 난타전이 예상된다. ●밀리면 끝장, 이통3사 장외대결 후끈 모 의원 보좌관은 “요즘 정통부 국·과장은 물론 이통사 관계자들이 굉장히 많이 찾아온다.”며 현재의 달아오른 분위기를 전했다. 정통부와 이통사들이 전력투구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소비자단체도 목소리를 내며 한몫하고 있다. 정부의 2+2안은 신규 가입자를 뺐는 데 썼던 보조금을 2년동안 금지하고 장기 가입자에게 혜택을 주자는 안이다. 보조금 규제를 완화해 규제 일몰을 위한 연착륙을 시도하자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 후발사업자인 LGT와 KTF 등은 이 같은 정부안을 지지한다.LGT 관계자는 “정부안은 규제환경에서 완전 자율환경으로 연착륙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시장친화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과도기적 2년 동안 체력을 길러 시장지배 자본력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KTF는 규제 연장은 2년으로, 보조금 지급대상은 3년 이상 가입자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조금 지급대상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반면 SK텔레콤은 소비자 차별을 없애고 이용자 후생을 위해 규제가 일몰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보조금 지급을 완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과기정위 소속 서혜석 의원실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SK텔레콤 이형희(CR전략실장) 상무는 “보조금 허용 규제는 후발사업자를 보호하는 유효경쟁과는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상임위원은 “정부안은 원칙적으로 근거가 없는 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한다. 전 위원은 “단말기 보조금 금지 정책은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영업비 지출을 줄일 수 있어 경영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희생 정책”이라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경제정책돋보기] 전자금융법 또 ‘헛바퀴’

    [경제정책돋보기] 전자금융법 또 ‘헛바퀴’

    해킹이나 전산장애 등 전자금융거래에서 발생한 사고를 금융기관이 책임진다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안’ 제정이 늦어져 연내 법 시행이 불투명하다. 법이 제정되면 마음놓고 인터넷 뱅킹 등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이용자들은 올해에도 위험부담을 안고 전자금융거래를 하게 됐다.‘유비쿼터스 뱅킹’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당리당략에 따른 여야간 갈등으로 국회 공전이 거듭된 탓이다. ●여야 갈등으로 인터넷 이용자의 불안과 불편만 가중 8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권, 국회 등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안은 지난해 12월 초 국회 재경위 금융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사학법 논란으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재경위 전체회의에서는 논의조차 안 됐다. 전자금융거래법은 거래 당사자의 권리와 의무 관계를 명확히 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했다. 즉 해킹이나 위·변조, 전산장애 등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금융기관이 이용자의 고의나 중과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금융기관 잘못이 아니더라도 책임을 지게 했다. 이른바 금융기관의 ‘무과실 책임조항(8조 1항)’이다. 지난해 인터넷 뱅킹이 해킹당하거나 가짜 은행 홈페이지가 나돌아 고객이 피해를 봤을 때에도 금융기관이나 전자금융업자는 고객들의 잘못으로 책임을 떠넘겼다. ●자꾸만 늦춰지는 법 제정, 시행은 연말이나 내년에 가능 정부는 지난해 1월 법률 제정안을 처음 국회에 제출할 당시 4월이면 법이 통과되고 시행령 제정에 7∼8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 올해 초에는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공청회 등 여론 수렴에 시간이 걸리고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법안처리는 지난해 정기국회로 연기됐고 시행 시점도 1월에서 9월로 늦춰졌다. 그러다가 지난 연말 국회가 파행을 맞으면서 법이 재경위에 계류돼 처리 일정은 불투명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2,3월 임시 국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법 통과 여부는 정치권 사정에 달린 것으로 시행 시기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설령 다음달 법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시행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 등의 반발로 일부 책임조항 수정될 듯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이 이 법안을 ‘금융기관에 대한 폭거’로 묘사할 만큼 은행권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은행에만 돌리면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특히 대기업 거래까지 금융기관이 책임지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 재경위 소속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도 “개인의 사고는 은행이 책임지더라도 법인의 거래까지 금융기관이 떠맡는 것은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재경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받아들여 ▲개인과 법인의 전자금융거래 모두를 금융기관이 책임지게 하는 당초 정부안과 ▲개인과 법인 가운데에는 중소기업 거래만 책임지게 하는 수정안을 동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재경위 소위는 당초 정부안을 통과시켰다. 재경부는 법인의 과실을 따져야 한다는 은행측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는 중립적인 입장이다. 은행연합회 마상천 수신신탁팀 부장은 “개인과의 거래에서도 은행의 책임은 합리적 절차에 따라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일단 법인 부분에 대한 책임 소재를 조정하는 것만으로 수용할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터넷 거래와 관련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금융권이 인터넷 서비스 확대에만 치중했을 뿐 보안에는 뒷전이었다며 이용자가 다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철저한 보안장치 등의 안전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사설] 장관 내정자들 현실인식 혼란스럽다

    연초 단행된 개각이 그리 후한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장관 내정자들의 언행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부 장관 내정자들은 처음으로 시행되는 인사청문회라는 관문도 통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정책을 뒤집는 발언을 쏟아내 공직사회와 이해당사자들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라고 자처하지만 발언 내용을 뜯어보면 시대에 뒤진 과거의 잣대로 현안을 재단하거나 장관 직분에 충실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소관부처의 정책노선과는 동떨어진 ‘소신’을 내놓고 있다. 가장 많은 말을 쏟아내고 있는 이상수 노동부장관 내정자의 경우,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한 비정규직 보호법을 상반기 처리로 한걸음 물리는가 하면, 한국노총 중재안을 중심으로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 장관에 취임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정부안을 폐기처분한 셈이다. 상반기 중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노사관계 로드맵도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임 김대환 장관의 ‘법과 원칙’도 ‘조화’로 바꿀 태세다. 그런가 하면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는 ‘세계 일류 보건의료산업’을 약속했다. 이는 의료시장의 전면 개방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복지부의 기존 노선과는 어긋난다. 당의장직을 버리고 입각한 정세균 산업자원부장관 내정자도 인선 발표 다음날 산자부 간부들과 만찬회동을 가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청와대가 정책 혼선 등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과잉예우와 월권을 금지하는 지침을 시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장관 내정자들은 정책 노선을 바꾸려 한다면 장관 취임 후 업무를 완전히 숙지한 뒤 충분한 검토를 거쳐 추진하는 것이 옳다. 누차 강조했지만 잘못된 정책보다 오락가락하는 정책이 더 큰 해악을 끼친다. 자중자애하기 바란다.
  • 속타는 재건축아파트

    서울 아파트 재건축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 상향조정, 층고 규제 완화 등을 담은 조례안 상정이 잠정 보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둔촌 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사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최고 12층으로 층수가 제한돼 있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평균 층수’ 개념을 도입해 평균 층수를 15층으로 올리는 도시계획조례안을 마련했고, 시의회는 평균 층수를 20층으로 올려 최고 30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하자는 조례안을 제시하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를 풀지 않기로 합의하고 서울시의회도 수정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시키지 않기로 하면서 안정세를 찾을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값이 잔뜩 오른 아파트는 가격 하락이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막차를 탄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개포 주공 저층 아파트 단지에선 건교부와 서울시의 2종 주거지 용적률 합의 자체가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177% 용적률로 사실상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1단지에 비해 대지 지분이 적어 사업 추진이 더 어려워진 개포 주공 2∼4단지 주민들은 더욱 울상이다. 주공 2단지 이영수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정부안대로라면 7.5평형 아파트를 사서 7000만∼8000만원의 추가 부담금을 내고 14평형에 들어가라는 꼴”이라고 말해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고덕동 일대는 그래도 낫다. 고덕 1단지는 대지 지분이 넓고 임대 아파트와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용적률을 240%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층수 제한의 된서리를 맞으면서 시세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 가구당 2000만∼3000만원 빠졌다. 층고 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던 개포·둔촌지구 등 저밀도 재건축 단지에서는 2000만원 정도 호가가 떨어졌다. 개포주공 1단지 11평형은 4억원에서 3억 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주공 2단지 8평형은 2억 8000만원까지 호가하다가 2억 5000만원까지 내려갔다. 강동구 둔촌주공 1단지 16평형은 4억 6000만원으로 2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 투자의 성공은 사업 추진 속도에 달려 있다.”면서 “용적률·층고 완화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사실상 재건축 사업 메리트가 떨어져 사업이 지지부진해지고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소매업체 日진출 어려워질듯

    일본 정부가 대형 매장의 건설을 제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며, 이에 따라 외국 대형 소매업체들의 일본 시장 공략이 어려워질 것 같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은 도시 근교에 대형 매장을 지으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계획법 개정안을 마련, 내년 1월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90년대 후반 업체들이 대형 매장을 짓기 쉽게 ‘대형 소매점법’을 개정한 뒤 해외 업체들의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적 가구 판매업체인 스웨덴의 이케아는 내년 2개의 대형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월마트는 일본 슈퍼마켓 체인 세이부와 합작해 일본 소매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도시계획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새로 대형 매장을 여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은 유권자인 주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소규모 소매업자들은 대형 소매점이 들어설 경우 매출이 급감하게 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또 지자체들은 대형 매장이 들어선 주변지역에 도심공동화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의 경제단체인 유럽사업자회의(EBC)는 “이 규제안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난했다. 외국업체뿐 아니라 이토요카도, 아에온 등 일본의 대형 소매업체들도 새 매장을 열려는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아에온은 이미 정부안과 비슷한 규제안을 시행 중인 후키시마현에 “규제안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조작을 금지하는 헌법을 위배한 것”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일본 체인점협회의 곤노 가즈마사 회장은 “새 규제안은 외국 소매업체의 투자를 가로막고 ‘일본은 사업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2년이상 가입자 휴대전화보조금 허용

    정부는 7일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기간을 2년 연장하되 한 업체에 연속 2년 이상의 장기 가입자에게는 보조금 지급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단말기 보조금이란 이동통신업체가 일부 단말기 값을 대리점에 지원하는 것으로, 불법이었지만 업계는 음성적 지원을 해왔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7일 “재정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와 보조금 금지기간을 2년 연장하되 2년후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정부안을 갖고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개정안은 9일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된다. 차세대 서비스인 휴대인터넷(와이브로),WCDMA폰은 당초안 대로 최대 40% 허용한다.또 PDA폰은 25% 허용하지만 DMB폰은 허용하지 않는다. 보조금 혜택자는 2년 이상 가입자로 바뀌면 전체 가입자의 53%인 1950만명으로 늘어난다. 정통부는 지난달에 보조금 금지 기간을 3년 연장하되 3년 이상 가입자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허용할 것이라고 입법예고했었다. 정부의 장기 가입자 보조금 허용에 대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비용 증가 등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규모 최소화 등을 약관에 명확히 언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경찰과 대등 협력관계’ 검찰 “수용 못한다”

    천정배 법무부장관과 정상명 검찰총장이 6일 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천정배 법무장관은 이날 열린우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수사담당 주체의 자질과 역량, 신분보장 등을 고려할 때 문제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우리당 고위정책회의에 참석,“늦어도 이달 말까지 행정부 내 협의를 거쳐 단일안을 제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검찰총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경찰을 수사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검찰과 경찰을 대등협력 관계로 정의한 여당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검찰과 법무부가 정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도 여당이 경찰측 의견만을 반영해 갑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면서 “검찰의 정치적인 중립을 강조한 정치권이 신임총장을 맞은 지 10여일도 채 안된 검찰을 흔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 총장은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모든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한편 국민 인권이 최대한 보장되는 수사지휘 체계가 만들어지도록 입법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 수사정책기획단장인 박상옥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사법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와 감시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찰 수사과정의 부당한 인권침해나 사건의 장기 방치 등이 발생해도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권리구제를 받아야 하는 등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수사지휘와 관련해 검찰은 내년부터 수석검사나 부부장검사가 구속사건을 지휘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은 부장검사가 직접 지휘토록 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千법무 ‘친정’서 高聲

    천정배 법무장관이 6일 ‘친정’인 열린우리당을 찾아 이례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당내 검경 수사권 조정 정책기획단(단장 조성래 의원)이 발표한 조정안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였다. 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 참석, 조정안의 법리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기획단의 조정안이 너무 앞서 나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의 손을 들어준 기획단의 조정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검찰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천 장관은 “정부내 조정 과정에서 검찰이 일정 부분 양보할 용의가 있었는데, 갑자기 당이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 지휘권 제도가 정부 수립 이후 반세기 동안 운영된 점을 감안할 때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더라도 단계적, 점진적으로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 공약대로 민생범죄에 한해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되, 수사책임성과 통일성을 고려해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 문제는 정부내 권한 분배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 조정, 해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직급상 경무관까지인 사법경찰관리가 치안감-치안정감-치안총감 등 수사권이 없는 행정경찰 상관의 지휘를 받게 되는 것은 불합리하며, 수사 지휘와 책임문제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천 장관은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을 때 그 책임을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물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경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당 고위정책회의는 “조정안이 검·경, 전문가, 청와대, 당내 율사출신 의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마련됐다.”고 전제한 뒤 “향후 정책의원총회와 당정협의 등을 통해 조정안과 정부안을 검토,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국민생활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수사권 조정문제의 신중한 처리를 주문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검찰은 유아독존적인 자세를, 경찰은 과도기에 뭘 한꺼번에 해 보겠다는 식의 자세를 각각 버려야 한다.”면서 “법사위에서 여당의 조정안을 심의하고, 그때 가서 한나라당의 당론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여당 조정안대로 법사위를 통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클릭 이슈] ‘3년째 표류’ 국민연금법개정안 쟁점

    [클릭 이슈] ‘3년째 표류’ 국민연금법개정안 쟁점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연내에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국회가 국민연금제도개선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회의 일정조차도 합의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내 처리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마저 내년 초 당에 복귀하게 되면 개정에 대한 추진력마저 잃게 된다.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방안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가 워낙 커 내년 초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 ●대국민선언문 채택 무산 특위는 지난달 29일 2차 회의를 열고 “특위 활동 기간인 내년 2월까지는 국민연금법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선언문을 채택할 계획이었다. 특위 위원들도 그만큼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특위는 2차 회의에서 어떠한 결론이나 일정도 못잡고 논쟁만 하다가 헤어졌다. 한나라당이 “선언문 채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특위는 이날 운영위원회 구성도 의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운영위의 참석 범위와 실효성을 놓고 입씨름만 하다가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특위는 3차 회의에 대한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헤어졌다. ●재정안정화 방안 조율이 핵심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3년째 처리가 안 되는 이유는 재정안정화 방안에 대한 정부안, 여당안, 야당안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안은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구조다. 현재 월 소득의 9%인 보험료율(매달 내는 국민연금액)을 2010년 10.38%로 올린 뒤 2030년에는 15.9%까지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반면 급여수준(실제 받는 연금)은 현 평균소득의 60%에서 2007년 55%,2008년 50%까지 단계적으로 내리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금재정 고갈 시점을 일단 2074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열린우리당안은 ‘보험료는 지금처럼 내되, 연금은 덜 받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급여수준은 단계적으로 낮추지만 보험료율은 2008년까지 일단 현 수준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한나라당안은 기초연금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노후에 연금혜택을 받지 못하는 연금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정부가 일정액(연금 가입자 평균 소득의 20%)을 기초연금으로 주고, 여기에 개인이 보험료를 낸 만큼 연금을 돌려주는 소득 비례연금(보험료는 월 소득의 7%, 연금은 은퇴 전 평균 소득의 20%)을 선택적으로 덧붙이는 안이다. 기초연금에 대한 재원은 일반조세로 마련하도록 돼 있다. ●독립된 자산운용에는 합의 여야는 국민연금 기금운용기구를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는 합의가 돼 있다. 다만 기금운용기구를 보건복지부 산하의 공사로 할지, 한국은행처럼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 정부·여당은 국민연금관리공단내 기금운용본부가 맡던 기금운용을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를 별도로 설립해 맡길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보험료 징수와 급여지급 등 기금관리만 담당하고, 자산운용은 ‘국민연금기금자산투자전문회사’와 같은 독립된 기구가 맡도록 하자는 것이다. 특위 관계자는 2일 “기금운용을 독립적인 기구로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이 부분은 쉽게 합의도출이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도개선 부분은 이미 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 가운데 제도개선 부분은 이미 합의가 끝났다. 예를 들어 조기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60∼64세 사이에 소득활동을 하더라도 연금지급을 정지하지 않고 일부 지급하는 방안이나 여성의 연금수급권, 장애·유족연금수급권 등은 개선키로 여야가 합의를 한 상태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캐스팅 보트’ 쥔 단병호의 고민

    ‘캐스팅 보트’ 쥔 단병호의 고민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진통제만 줘서는 안 됩니다.”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장에 들어선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법안 통과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 언론의 관심은 단 의원에게 모아져 있다.‘영원한 위원장’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비정규직법안만 4개를 발의했다. ●단의원 “기간제 사유제한 양보못해” 현재 법안을 두고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법안이 최종 처리될 때까지 단 의원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도 회의에 앞서 “단 의원만 활짝 웃으면 된다.”며 우회적으로 협조를 당부했을 정도다. 이날 소위는 정부안과 의원안 등 9개안을 검토했지만 단 의원은 ‘기간제 노동자 사유제한’과 ‘불법파견시 고용의제’만큼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과 목소리를 높여가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진통이 이어졌고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4일 다시 소위를 열어 다루기로 했다. 민노당도 법안처리를 동의한 마당에 합의가 늦어지고 있는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 의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경재위원장 “5일 상임위서 처리”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난 뒤 세부내용은 시행을 통해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는 ‘현실론’과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경재 위원장도 “오는 5일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이번 회기 내에 처리를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 준비 등에 파묻히고 이해 관계자가 늘어나 갈등이 더 깊어진다.”며 단 의원의 자세가 ‘대책 없는 이상주의’에 지나지 않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단 의원은 “비정규직법이 사회에서 큰 쟁점 사안인데도 정작 국회에서는 제대로 된 토론 한번 없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심도 깊게 다루어야 하지 않겠냐.”고 되받았다. 회기가 바뀌더라도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처리가 늦어진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치지형상 불리한 것이지 여론은 결국 누가 노동자를 위하는 것인지 판단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민노당 내부적으로도 비정규직법안 처리는 당운을 걸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 단 의원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였다.“마음이 편치 않다. 불편하다.”는 단 의원의 언급이 현 상황을 가늠케 한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비정규직법안 회기내 처리 불투명

    비정규직 권리 보호를 위한 법안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노총이 1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절충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통과 전망이 불투명하다. 민주당만 여당안에 동조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심사했지만 여야간 입장 차만 확인했다. 여야는 2일 오전 10시 소위를 다시 열어 주요쟁점을 중심으로 축조심의를 벌이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 사유의 제한 없이 2년까지 고용할 수 있게 하되 2년을 초과할 경우 무기계약(고용의제)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안을 제시했다.‘사용 사유의 제한 없이 최장 3년까지 허용하고 기간을 초과할 경우 해고를 제한한다.’는 정부안과 ‘사용 사유의 제한없이 1년까지 허용하되 기간 경과 후 무기계약으로 간주하자.’는 기존 노동계안을 절충한 내용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간사인 배일도 의원은 “여당안이 노사 간의 양보와 합의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론으로 반대한다.”면서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소위에 앞서 성명을 내고 “사용 사유를 제한하지 않고 기간만 제한하면 2년간 맘대로 쓰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유 제한이 기간제 고용 남용을 막는 핵심”이라면서 “사용 사유를 제한하자는 원칙에 합의한다면 제한의 폭은 협상의 용의가 있다.”고 여당안에 반대했다.민노당은 파견제, 특수고용노동자 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 여야간의 협상을 갖자고 여당측에 제안했다. 열린우리당은 비정규직 법안을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구혜영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軍병력 50만명 규모로

    국방개혁을 법제화한 국방개혁기본법 정부안이 29일 확정됨에 따라 상비병력 감축과 문민기반 확대를 골자로 한 개혁안이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방개혁기본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우선 69만명 수준의 상비병력을 오는 2020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해 정예화하기로 했다.이와 함께 문민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에 근무하는 군인 외 공무원의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70% 이상이 되도록 하고, 전문성을 갖춘 민간인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 책임운영기관제도를 도입해 전문화도 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 같은 개혁방안을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 국방개혁위원회와 대통령 소속의 국방개혁자문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서울광장] 빚으로 일어나는 한국 경제/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빚으로 일어나는 한국 경제/우득정 논설위원

    기획예산처는 221조 4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일반예산+특별회계 및 기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우리의 국가채무 정도가 결코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내년 말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1.9%인 279조 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나 국제적인 권고기준인 60%를 훨씬 밑돌 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반회계의 국채 발행이 9조원에 이르지만 전체적으로는 경기중립적인 건전재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 예결위에서 한나라당의 ‘8조원 삭감’ 주장에 맞서 열린우리당이 동원하고 있는 ‘정부안 고수’의 논리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여권은 국민의 정부 시절 카드 남발로 촉발된 내수의 장기 침체에서 막 벗어나려는 시점에서 예산 삭감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극구 반대하고 있다.3·4분기의 4.4% 성장에 이어 내년에 4% 후반의 성장률이 예상되고,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등 2년여에 걸친 소비와 지출구조의 피나는 구조조정 결과가 이제 결실로 이어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청와대 직원대상 특강에서 “한국경제가 중진국의 반열을 넘어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자신한 것도 지표상의 호조에 힘입은 발언이라 하겠다. 하지만 한국선진화포럼은 지난주 월례토론회에서 내년도 경제운용을 위한 10대 긴급제안을 하면서 ‘재정 건전성 회복’을 맨 위에 올렸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처하면서도 국가채무 증가액은 73조원이었던 반면 참여정부에서는 현 추세대로라면 국가채무가 165조원이나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2년내 일반회계 10% 절감,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 국채사업 전면 재조정을 권고하고 나선 것도 따지고 보면 방만한 재정운용에 대한 질책과 재정 확장을 통한 경기 살리기의 부작용을 경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빚에 대한 무감각, 무신경증은 가계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1분기 1.4%,2분기 2.8%,3분기 4%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민간소비의 경우 소득이 늘어 소비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고유가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하지만 가계부채는 2분기의 전분기 대비 증가율이 21.9%에 이르는 등 최근 또다시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금융기관들이 쌓인 돈을 부동산 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로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들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2분기와 3분기의 신용카드 사용액도 두자리 수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1.3배로 미국(1.2배)이나 일본(1.3배)과 비슷하다. 가계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는 51.4%로 미국과 일본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가계의 건전성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취약할 뿐 아니라 획기적으로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한 상황이 호전되기도 어렵다. 그래서 요즘 경제전문가들은 국가채무의 가파른 상승세와 가계 부채 증가세에 적신호를 울려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경기 회복에 도취돼 상환능력 상실 위험선을 향해 한걸음씩 내닫고 있는 가계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제어장치를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빚내어 떠벌인 잔치가 어떤 후유증을 남기는지는 2003년과 2004년의 고통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금융감독기관은 더 이상 팔짱을 끼고 있어선 안 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8·31대책 3개월 점검] “서민 재산세부담 고려 탄력적 예외조항 필요”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에 전문가들은 “시장에 이미 예고됐던 내용인 만큼 빠른 시일안에 가시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집값이 일부 오르는 것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매물이 줄어드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입법과정이 늦춰질수록 시장은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법 과정에서 “양보는 없다.”는 정부 입장에 비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예외조항, 일부 조항의 완화 필요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2007년의 대통령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종합부동산세법의 완화 요구가 불거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입법 과정에서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임주영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동산도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산업이므로 거시경제 선순환 차원에서 5년,10년 뒤를 봐야 한다.”면서 “투기를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보유과세의 합리화 측면이라면 현 정부안이 다소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혁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으로 전국의 집값이 올라 기준시가가 오르는데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마저 오르면 서민의 재산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시가의 50%를 적용하고 있는 과세표준을 재산세는 오는 2008년부터 5%포인트씩, 종합부동산세는 내년에 70%로 올린 뒤 매년 10%포인트씩 올려 2009년에는 10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정부안(案)이다.한나라당은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도 내년부터 5%포인트씩 올리자는 입장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징벌적 성격도 있는 만큼 한 곳에 10년 이상 산 사람을 과다보유자, 투기자로 보는 것은 무리”라면서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탄력적인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대표는 “8·31부동산 대책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기본 골격이 잘 짜여진 정책임은 분명하지만 고지서를 받을 납세자에 대한 현실적 고려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경제적으로는 국회에서 입법 과정이 어느 시점까지는 끝나고, 그래야 국민들한테는 좋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걸려 시장이 왜곡되는 사례는 다반사”라면서 “정치인이 중요하지만 그들이 제몫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질타했다.다른 교수는 “주택에 대한 세금이 강화되면서 일고 있는 상가 투기에 대한 보완대책도 필요한데 이에 대한 논의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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