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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2차 기업 구조조정을 보며

    청산,매각,법정관리를 포함하여 52개 퇴출기업 명단이 발표된 뒤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구조조정을 연내에 완수하겠다는 정부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에서부터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신화는 여전히 살아있어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가 하면 퇴출대상기업들의 왜 우리가 퇴출 대상인가하는 항의도잇따르고 있다.노동조합에서는 부실의 책임을 왜 실업을 당하는 노동자만이 감당해야 하는지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과 고통은 우리가 불가피하게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다.왜냐하면 부실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부실기업의 적자가 누적되고 그것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누적시켜 대내외 신인도를 추락시키게 된다. 그 결과 금융이 마비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이렇게 되면 건실한 기업들마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져 경제전체가 파탄을 맞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이 때문에 아픈 일이지만 부득이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와 채권은행단이 발표한 이번의 기업구조조정을 보며 몇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우선 그 방법이 정당한가이다.선진국이라면 이러한 방법은 거의 없다.기업이 부도가 나면 그 즉시 채권기관과 해당기업간에 퇴출여부가결정된다.그때그때 민간시장에서 해결해 나가는 점에서 우리와 같이일괄적으로 한꺼번에 선정 발표하는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정부가 혹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은행단이 부실기업의 퇴출을 선정 발표하는 방식은 시장경제에서는 보기 드믄 예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러한 일들이 채권은행과 기업간에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퇴출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선진국에서는 퇴출이전에 부실기업이 발생하면 주주가 경영자에 대하여 책임을 묻는 일이 먼저 일어난다. 보통은 경영자가 바뀜으로써 새 출발을 하게 된다.그래도 문제가 계속되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떨어지고 나아가서는 적대적 인수나 합병이 이루어진다.때로는 LBO라는 방법으로 전문구조조정 회사가 부실기업을 매수,분할 매각하거나 정상화시켜 판매한다.이러한 기업매매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개입할 이유나 여지가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퇴출시스템이 작동하려면 그 전제가 몇 가지필요하다.은행의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은행에 대한 정부개입이계속되는 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퇴출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요원하다.신용평가시스템이 잘 발달되어 시장에서 퇴출여부가 제대로 판정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구조조정 전문회사들이 발달해야 한다.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가 빨리 발족하여 전문적으로 구조조정업무를 시장원리에 따라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구조조정은 고통스러운 것이므로 실업증가,협력업체 도산,해외공사처리 등 발생될 비용을 최소화하는 일이 앞으로 가장 중요하고 구조조정의 방향이 미래 한국산업의 발전방향과 궤를 같이 하도록 세심한주의가 필요하다. 강철규 시립대 교수 경제학
  • 移通 시장쟁탈전 “너죽고 나살자”

    SK텔레콤과 PCS(개인휴대통신) 3사들이 또 다시 낯뜨거운 싸움을 벌였다. 이번에는 비방성 신문광고로 맞붙었다.정부가 나서자 한발씩 물러났지만 진흙탕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끝없는 시장 쟁탈전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축소문제가진원지다.SK측은 시장점유율을 내년 6월 말까지 50% 밑으로 낮춰야한다.신세기통신을 인수할 때 공정거래위로부터 그런 내용의 명령을받았다. 그런데 SK측은 지난 6월15일 공정거래위에 이의신청을 냈다.축소시한을 1년 연장해 달라는 게 골자다.LG텔레콤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등 PCS 3사는 물론 반발하고 있다.내년 7월부터는 50%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통업계는 공정거래위가 오는 26일 전원회의에서 SK텔레콤의 이의신청을 심의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그 시기가 임박해지자 양진영의신경전이 위험수위로 치달았던 것이다.그러나 정작 공정위의 심결은행정절차상 다음달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법적 공방으로 비화 양측은 21일자 각 중앙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내고 싸움을 재개했다.PCS측이먼저 기습적인 선공을 취하려고 했다. 그러나 SK측은 이틀전 이를 포착했고,대응광고로 맞불을 놨다.밀고당기기 경쟁은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 PCS 3사는 2개 전면광고를 내고 “SK텔레콤을 시장지배력 남용을 통해 시정명령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처럼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맹공했다.SK텔레콤도 1개면으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결합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이뤄진 모범적 기업결합”이라고 맞받아쳤다. 전장(戰場)은 법원으로까지 이어졌다.SK측은 20일 오전 서울지법에광고게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법원은 오후에 SK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광고전쟁은 세번째.지난해 7∼8월 휴대폰 단말기보조금 문제를놓고 뜨거운 홍보전을 벌였다.올 3월 신세기통신의 인수경쟁 때도 치열했다. ◆정부개입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양측은 법원결정에 앞서 한발씩 물러섰다.비방성 광고를 빼기로 합의했다.결국 저녁판 신문에 냈던 내용을 새벽판에는 다른 것으로 바꿨다.PCS 3사 사장단이 21일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려던 계획도 취소했다.자율적인 합의가 아니다.정부측이 나섰다.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가 동시에 ‘보이지 않는 손’을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부처 관계자들은 “공정거래위 심결에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SK와 PCS사측을 압박했다는 전언이다. 업체들은 버티지 못하고 손을 들었다.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압력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간접 사인이 있었다”고 정부측 개입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번 화해는 땜질에 불과하다.서로의 감정은 상해 있다.재발가능성은 상존한다.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시장도 촉발 요인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英이코노미스트誌 “석유대란 주범은 OPEC”

    [런던 연합] 유럽국가들을 휩쓸고 있는 석유대란의 가장 근본적인원인은 시위대가 주장하는 유류세라기 보다는 역시 석유수출국기구(OPEC)라고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유류세로 유럽의 연료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비싼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미 수년전부터 그랬으며 유럽 각국 정부들이 연료세세수에 맛을 들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시위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석유대란이 과거와 다른 점은 유가가 3배나 뛰어 배럴당 30달러 이상으로 오르고 그 상승분이 소매가격으로 전가됐다는 점이라고잡지는 말했다. 사실 유류세는 유가의 급등락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역할을해왔으며 따라서 미국의 세제는 소비자들은 OPEC의 변덕에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고 이번 유가급등으로 인한 소비자가격 상승은 유럽보다미국이 훨씬 더 큰 폭이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유럽과 일본의 정책담당자들은 70년대 석유위기 이후 OPEC가 자국의경제에 타격을 주기 어렵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OPEC도 유류세가자신들의경제적 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OPEC 관리들이 부당한 세금 부과에 그토록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때문이라고 이 잡지는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유가가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고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OPEC가 산유량 감축을 통해 가격을 통제하려 했기 때문이며 지난주 빈에서 열린 OPEC 각료회담이 이를 반증했다고 지적했다. OPEC는 하루 80만배럴 증산이란 처방을 내놓았지만 실제 증산되는물량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혼란을 더욱 심화시켰다는것이다.시장을 더욱 혼란시킨 것은 이들이 오는 11월 다시 각료회의를 열기로 했기 때문에 증산 합의가 2개월간만 유효하다는 점이라고이 잡지는 말했다. 이같은 불확실성으로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그렇게 될 경우 또다른 형태의 정부개입을 야기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하고 미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물량을 방출할 것이고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미 미국 북동부지역의 난방연료 비축물량확대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 대한매일 창간96주년 여론조사/’포용정책’국민적 공감대 확산

    *국가안보문제.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국가보안법 재검토/ 개정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75.4%가 현실에 맞게 부분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말해 보안법 완전폐지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폐지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자도 15.1%로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폐지론자(7.6%)를 두배이상 웃돌았다. 부분 개정론은 광주·전라(79.3%)에서,폐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은 대구 ·경북(18.9%)에서 높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주한미군 철수여부/ 10명 중 9명 정도가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말해 보수적시각을 엿보게 했다. 주한미군 주둔론을 세분해 보면 ‘단계적으로 규모를줄여야 한다’가 63.2%로 가장 많았으며 ‘계속 주둔해야 한다’도 27.1%나됐다.반면 ‘철수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9.0%에 불과했다. 단계적 축소론은 서울(67.1%),대전·충청(71.9%),강원(71.0%)지역 거주자,20대(69.1%)와 30대(70.1%),고학력층(대재 이상 67.0%)에서 높게 나왔으며 주둔론은 연령이 높을수록(50대 이상 47.5%),주부(32.6%),학력이 낮을수록(중졸 이하 40.3%) 높게 나왔다. 임태순기자 stslim@. *對북한관. 남북 정상회담 이후 10명 중 7명 이상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이미지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켰다.정상회담 이후 남한사회에 몰아친 ‘김정일 쇼크’가 여론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김정일 쇼크 확인 이런 변화는 사실 ‘한반도 특수상황’과 무관치 않다. 체제유지를 위해 남북 대결구도로 몰아가려는 역대 정권들의 작위적 정보 유포에 기인한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보여준 김 위원장의 깍듯한 예의와 재치있는 유머 등 ‘유연한 모습’이 국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 온 것은 분명하다. 김 위원장도 최근 재미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와의 인터뷰에서 남한 국민들의 긍정적 변화를 전하자 “내가 뿔 달린 사람이 아닌 것이 확인된 것 아니냐”며 농담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이미지 변화는 ‘매우 좋게 변했다’가 13.5%,‘비교적 좋게’가 62.7% 등 76.2%가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반면 ‘부정적 변화’는 1.4%였고 ‘별 변화가 없다’가 22.4%였다. ■여권지역 긍정도 높아 긍정적 응답자 가운데 광주·전라(81.0%)와 대전·충청(83.2%) 지역 거주자가 많았다.현 정부의 주요 지지 지역에서 긍정적 변화가 많은 점이 눈길을 끈다.반면 ‘별 변화가 없다’는 부산·경남(26.0%)및 대구·경북(29.4%) 등 ‘반 DJ정서’가 강한 지역에서 많았다. 북한 이미지 변화도 김 위원장 이미지 조사결과와 비슷하게 나타났다.‘긍정적 변화’(매우 좋게 13.1%,비교적 좋게 65.0%)가 78.1%였고 ‘별 변화 없다’는 20.5%로 나타났다.부정적 변화는 1.2%였다. 오일만기자 oilman@. *국민인식 변화 분석.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현실로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제공했다.북한의 실체가 바싹 다가오면서 국민들은 통일에 동반하는 그림도 구체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통일비용 부담이나국가보안법 재검토에 전향적인 모습은 바로 이런 변화의 실증이다. 대한매일이 창간 96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후달라진 국민 의식을 세세히 확인해 주고 있다. ■북한 체제 변화에 큰 기대감 북한과 김 위원장 이미지의 긍정적 변화가 ‘북한 체제가 좋은 쪽으로 바뀔 것’이라는 인식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대북 인식혼란의 와중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급격한 대북 접근을 경계하는 일부 보수세력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과 후속 조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반증으로 여겨진다.‘대북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거나 통일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경제적 비용’을 꼽고 있는 점은 통일비용 부담에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해석보다는 통일을 현실로 인식하기 시작한 단초(端初)라는 풀이쪽에 무게가 있다. 국가보안법 개정쪽에 상당수 국민들이 동감하고 있는 사실도 우리쪽의 ‘현실 인정하기’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제는 안정기로 집권 후반기를 한달여 앞둔 시점의 이번 조사는 현 정부의 개혁을 지지하면서도 안정을 바라는 양면성을 드러냈다. 물론 수치만으로 볼 때 ‘현 상태의 개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15.3%)는의견을 ‘개혁 성향’인지 ‘안정 희구’인지 해석을 달리할 여지는 있으나집권 초기 개혁에의 국민 욕구가 옅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최근 국회에서제기된 개헌론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안정을 바라는 성향과 같은 맥락에서풀이된다. ■정책의 일관성을 의약분업 사태 등 일련의 집단행동은 집단이기주의 보다는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은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일 대목이다.금융 개혁도 정부개입 보다 민간자율쪽을 선호했다.여론 동향과정책 방향의 간극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부 당국이 이 골을 어떻게 메울지 과제다. 황성기기자 marry01@. *통일·남북경협 문제점. 우리 국민들은 통일 이후 경제적 비용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대북 투자 비용 부담에도 절반 이상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남북 공동사업을 관광분야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은 그 연장선에 있다. ■통일후 문제점 가장 많은 30.1%가 경제적 비용을 꼽았다.빈부격차 심화는20.8%,가치관의 차이 20.3%,생활방식 차이 14.6%,정치적 혼란 12.9%의 순이었다.소수이지만 언어생활의 차이 0.8%도 있었다. 경제적 비용을 꼽은 응답자들의 연령별 순이 50대 이상(39.1%),40대(28.4%),20대(26.8%),30대(25.9%)에서 보듯 연령이 높을수록 통일 비용을 많이 걱정했다.소득별로는 월 100만원 이하가 36.5%,101만∼150만원이 35.6%였으며 소득이 낮을수록 비중이 높았다. ‘빈부격차 심화’라는 응답은 여자(17.3%)보다는 남자(24.4%)가 많았다.20대(24.7%) 40대(24.4%) 30대(19.4%) 50대 이상(15.7%) 순으로 연령별 특징은없었다. 블루칼라(27.2%) 학생(33.7%) 고졸(24.6%) 251만원 이상 고소득층(28.2%)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북투자비용 부담 의사 대북 투자에 따른 비용부담 의사를 묻자 55.0%가부담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혜택입은 기업이 내야 한다’가 31.0%를 차지했다.‘기꺼이 세금을 더 내겠다’(6.3%)거나 ‘어느 정도는 부담하겠다’(38.4%)는 긍정적 반응은 44.7%였다. 향후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할만한 사업으로는 압도적 다수(68.9%)가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꼽았다.인터넷 및 첨단기술개발(12.1%),공동상표부착 판매(9. 7%),음반 및 방송제작(2.3%),어린이 동화 및 애니메이션 제작(2.1%) 등이 뒤를 이었다.건설업,광산·금광개발(0.4%) 등도 이채롭다. 박대출기자 dcpark@
  • 대한매일 창간96주년 여론조사/집권후반기 ‘개혁속 안정’주문

    *국정운영 기조. ‘개혁이냐,안정이냐.’ 개혁 없이는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혁과 안정은 동전의 양면같은 것인 데도,여론조사 결과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학력과 소득수준에따라 체감지수가 달랐다. 조사결과 먼저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기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 7%가 ‘안정’을 택했고,31.2%가 ‘지금보다 더 강도높은 개혁’을,15.3%는‘현 개혁수준 유지’를 바랐다.이를 전체적으로 보면 안정이 51.7%,개혁이46.5%로 서로 엇비슷한 셈이다. 세분화하면 안정은 응답자 가운데 여성(61.1%),50대 이상(63.3%),농·임·어업 종사자(64.4%),블루칼라(55.5%),주부(62.5%),중졸 이하(64.3%),소득 100만원 이하(63.4%)가 주로 원했다. 반면 남성(41.2%),30대 이하(73.0%),자영업자(36.7%),화이트칼라(48.1%),학생(41.5%),대학재학 이상(39.5%),소득수준 251만원 이상(42.6%)에서 주로 지금보다 더욱 강도높게 개혁이 추진되길 희망했다. 이같은 결과는 저소득층 등 많은 소외계층이 생활안정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길 바라는 분야로는 경기활성화가 31.4%로 가장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빈부격차 해소(9.0%),물가안정(8.9%),정치안정(7.1%), 대북관계(4.5%),정치권 개혁(3.9%) 순이었다.이런 결과는 일부 고소득층의 과소비 풍조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지수는 상당히 낮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실업대책은 2.2%로 집계돼 사회의 관심에서 점차 비켜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순위별 격차가 크지만,1∼3위가 모두 경제와 관련된 것으로 국민들이 경제문제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었다. IMF 위기의 경험이 국민의식 저변에 잠재돼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실제 정치·사회문제인 부정부패척결(2.5%),사회질서 확립(2.1%),교육문제(1.9%) 등은 하위 순위를 기록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대통령 중임제 개헌. 최근 여야가 제기한 ‘개헌논의’에 국민들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인 반응을보였다. ■개헌에 알레르기 반응 개헌 자체가 과거 정권에서 집권 연장을 위해 악용돼 왔다는 점에서 강한 ‘경계심리’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많은 국민들은 개헌 논의가 몰고 올 정치적 소용돌이를 결코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정치가 제발 조용히 해주었으면 하는 희망이 개헌에 대해 이같은 부정적 입장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 정부들어 제기됐던 ‘내각제 개헌’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태라 일부에서는 개헌논의를 정략적 발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전체적으로 아직은 ‘국민적 공감대’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대통령 중임제 지지 상대적으로 높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통령4년 중임제’ 및 ‘정·부통령제 도입’에 대해 응답자 56.4%가 개헌에 반대하며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개헌을 바라는 응답자 가운데 ‘임기 4년 중임제,정·부통령제’가18.8%,‘임기 4년 중임제 찬성,정·부통령 반대’가 12.0%,‘임기 4년 중임제 반대,정·부통령제 찬성’이 5.8%였다. 연령별로 50대 이상(61.0%),직업별로 농·임·어업 종사자(61.6%),블루칼라(64.5%) 계층에서 현행 유지를 지지했다.반면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 개헌은 자영업자(27.0%)와 학생(22.8%),대재 이상(20.6%)에서 상대적으로 지지가 높았다. 이들이 주로 여론 주도층을 형성하고 있어 향후 개헌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오일만기자 oilman@. *경제 현안. 금융기관 및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감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다소 높았다. 최근의 은행 파업 등의 집단행동에 대해선 정부의 정책 소홀과집단 이기주의를 모두 질책했다. ■금융·기업 인원감축에 대한 견해 54.8%가 근로자의 안정이 우선이므로 감원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군살빼기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찬성한다’는응답(41.0%)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대 의견은 학력이 낮을수록(중졸 이하 66.5%),소득이 낮은 층(월소득 150만원 이하 100만원 이상 60.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찬성한다는 응답은반대로 학력이 높을수록(대재 이상 51.9%),151만원 이상 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이같은 결과는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의 당위성과 고용안정이라는 근로자들의 현실적 요구사이에 정책결정이 쉽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그러나 정책의 선택은 반드시 여론조사에 나타난 인기를 좇아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자율이냐,정부개입이냐 금융기관등의 감원을 민간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56.6%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39.8%)보다 높았다.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대답은 부산·경남지역(65.5%),학력이 높을수록(대재이상 61.9%),소득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강원지역(73.3%)과 광주·전남지역(47.3%)거주자들이 많이 내 이채로웠다. ■집단행동의 근본 원인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이라는 응답이 41.6%였다.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견해가 31.6%,‘정부와 해당 집단간의 불신’이라고 한 대답이 18.2%였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는 응답은 여자(44.5%),30대(44.9%),주부(46.7%)에게서 조금 높게 나왔다. ■하반기 경제 전망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48.7%로 가장 높게나타난 가운데 ‘나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25.9%,‘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23.4%였다.낙관과 비관이 엇비슷했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 지역(47.0%) 및 블루칼라(36.7%)가,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은 대구·경북 지역(31.2%)및 자영업자(39.2%)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와 흥미롭다. 손성진기자 sonsj@. *조사방법.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6월13∼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와 정치·경제현안에 대한 국민의식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방법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제주 포함) 1,006명을 대상으로 지역별 비례할당에 의한 무작위 추출법으로 실시됐다.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10시까지 전화면접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표본오차는 ±3.09%”라고 조사를 맡은 리서치 앤 리서치는 밝혔다. ■설문 내용 남북 정상회담후 의식변화 파악이 목적인 만큼 질문 15개항 중남북 관계가 7개항을 차지했다.북한의 변화 전망과 통일비용 부담 의사를 묻는 질문이 골자였다. 개헌과 국가보안법 재검토,주한미군 철수 등 핫 이슈를 담은 정치 현안은 5개항,하반기경제전망 등 경제 현안은 4개항이었다.지난 11일 여야 의원들이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제기한 개헌론에 관심이 쏠리면서 개헌에 관한 질문은 설문조사 직전 추가됐다. 이목희기자 mhlee@
  • 금융파업 타결국면/ 무엇을 주고 받나

    정부와 금융노조의 최종 협상안의 기본 골격은 정부안을 유지하면서 노조측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이 구조조정 원칙 고수라는 명분과 강제합병 저지라는 실리를 나눠갖는선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관치금융 근절을 위한 총리훈령 제정. 관치금융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총리훈령을 제정하기로했다.노조의 특별법 제정 요구를 훈령으로 대신 받아들인 셈이다. 훈령에는 금융기관들에 대한 정부 지침 전달을 유선·구두 지시가 아닌 공식문서로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은행장 인사의 독립성 확보방안,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기능 활성화 방안,관료의 낙하산 인사 배제,퇴직뒤 3년 이내 금융기관 임원 선임 금지 등의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예금보호한도제 신축적 운용. 내년부터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1인당 2,000만원인 한도액을 은행이 원한다면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합의, 부실은행에 미칠 충격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한도액을 5,000만원선까지 올리자고 주장해왔던 한빛·조흥·외환은행등은한도액을 올릴 것이 확실하다. 반면 조속한 예금보호한도제 시행을 주장해온 국민·주택·신한·하나 등이른바 우량은행들은 한도액의 차등 허용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할 것이나 오히려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부실 해소방안. 정부 개입 등으로 생긴 부실은 재원이 확보되는대로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해소해주기로 했다. 노·정이 해소에 합의한 정부개입에 따른 은행부실은 ▲97년 외환위기 당시은행들이 종금사의 유동성 위기해소를 위해 지원했다 예금보험공사 대출금으로 묶인 4조원 ▲정부가 지급을 보증한 1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경협차관 ▲수출보험공사의 4,800억원의 대우관련 보증 등이다. ■정부 주도의 강제합병 없다. 2단계 금융 구조조정과 관련,정부 주도의 강제합병은 없다는 점을 합의서에 담았다.또 2∼3년안에 정년퇴직 등 자연 인원 감소가 있으므로 강제 인원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데도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융 지주회사법 제정. 그대로 추진한다.1차 구조조정 방식인 합병이나 자산부채 인수방식(P&A)보다조직 및 인력 감축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정부측논리를 노조가 수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외언내언] IMT-2000 선정방식

    현재 이동전화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14.4킬로(K)bps이지만 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정한 국제표준을 적용하여 2000년대에 새로 제공될 차세대이동통신(International Mobile Telecomunication),즉 IMT-2000의 전송속도는 2메가(M)bps로 거의 140배 빠르다.따라서 기존 이동통신이 고작 음성이나 E-mail,저속 인터넷 서비스 등을 할 수 있는데 비해 차세대이동통신은 영상전화는 물론 고속인터넷,이동 전자상거래 서비스까지 할 수 있게 돼 ‘황금알을 낳는거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세계 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 IMT-2000의 국내 사업자 선정방식이 사실상 확정됐다.안병엽(安炳燁) 정보통신부 장관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자 수를 3개로 하고,사업자 선정방식은사업계획서 심사와 주파수 경매제를 절충하는 방안으로 하며 기술표준은 동기식(미국식)과 비동기식(유럽식)이 모두 가능한 복수표준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방식의 장점을 취하고자 한 절충형의 이 방식이 실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제대로 기능하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단은 무난해 보인다.우선 사업자 수를 3개로 한 것은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를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오는 2002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차세대이동통신 사업의 손익분기점은 사업자가 3개일 경우 2005∼2006년이고 사업자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손익분기점도 늦어져 시장안정이 어려워진다.기술표준 방식의 복수 채택도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지금까지 동기식이 국내 정보통신산업 발전의 한 축을 맡아 세계적 수준의 기술축적을 이루었으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에 불과해향후 발전가능성은 세계시장 점유율 80%인 비동기식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자 자율에 맡긴 기술표준 방식의 선택이 정보통신부가 희망하듯이 동기식 업자 1개에 비동기식 업자 2개로 황금분할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있다.그럴 경우 정부개입이 불가피한데 사업자들의 담합으로 기술표준이 단일화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유인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심사와 경매를 혼합한 절충형의 선정방식에 대해서도 사업자들은 출연금(하한 1조원∼상한 1조3,000억원)이 너무 많다고 반발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이 사업의 향후 잠재가치에 비해 적다는 시각도 있다.출연금 과다 논란은 신규 사업자의 진출 가능성과도 연결되는 문제로,기존사업자에 대한 특혜시비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으므로 그 산출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출연금의하한선만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에도 귀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차세대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문제가 많았던 PCS 사업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한국 국가위험도 IMF이전수준 회복

    경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함에 따라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2일 미국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유러머니,EIU 등 세계적 경제조사기관이 실시한 국가위험도(Country risk) 조사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1·4분기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거의 외환위기이전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아시아 1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WEFA 월별 국가 위험도 조사에서단기(2000∼2001년) 위험도 4점,장기(2002∼2005년) 위험도 5점을 받아 조사대상국 평균에 비해 각각 1점이 낮았다. 경제성장,물가안정,금리,환율,금융안정,공공재정,외채,노사관계,기업가 신뢰,정부개입,사회안정,정치안정 등 12개 항목을 기준으로 삼은 WEFA의 국가위험도는 1∼10점으로 평가되며 점수가 낮을수록 위험도가 낮다.작년 조사에서는 조사대상 12개국 평균에 비해 단기 위험도는 5점으로 같았으나 장기 위험도는 5점으로 오히려 한단계 높았었다. 또 정치적 위험,경제정책 위험,경제구조 위험,유동성 위험 등을 평가항목으로 삼은 EIU의 분기별 국가위험도 평가에서도 올해 1·4분기 한국은 외환위기를 맞았던 97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점수인 28점을 받았다.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2·4분기,3·4분기때의 25점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손성진기자 sonsj@
  • 페루-멕시코-베네수엘라 大選정국 中南美3國 혼란 가중

    페루,베네수엘라,멕시코 등 대선을 앞둔 중남미 3국이 부정선거 시비,쿠데타 설 등에 휘말려 진통을 겪고 있다.28일 결선투표를 앞둔 페루에서는 알레한드로 톨레도 야당후보가 정권에 의한 광범위한 선거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며후보사퇴를 발표,극도의 정국혼란을 예고하고 있다.같은날 대선을 치를 베네수엘라는 군부 쿠데타설로 홍역을 치르는 중이며 7월 대선인 멕시코에서도벌써부터 집권세력의 압력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페루 돌풍의 주인공인 야당 ‘페루의 가능성’당 알레한드로 톨레도 후보가 결선투표를 6일 앞둔 22일 전격 보이콧을 선언함에 따라 후지모리 현 대통령에 공정선거를 요구해온 대내외적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그간 카터 전미 대통령휘하에서 선거감시활동을 해온 미주기구(OAS) 국제감시단 역시 투표 공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활동중단을 선언,후지모리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톨레도 후보는 지난달 9일 치러진 1차투표에서 박빙의 승부를 예고한 각종여론조사결과를 뒤집고 후지모리에 10% 가까이 뒤진 것으로집계되자 투개표 컴퓨터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이의 점검을 위한 결선투표 2주 연기를 요구해왔다.그러나 후지모리정부는 헌법 규정 등을 동원,톨레도와 국제선거감시단의 요구를 거부해왔다.톨레도의 결선불참 승부수에 후지모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또한 경제적 맹주격인 미국의 반응여하에 따라 페루정국이 요동치게 될 전망이다. ◆멕시코 7월2일 D-데이를 앞두고 확산돼가던 정부개입설이 23일로 예정된대선후보간 마지막 TV토론회가 무산되면서 급격히 부각되고 있다.당초 토론회는 집권 제도혁명당(PRI) 프란시스코 라바스티다,야당인 국민행동당(PAN)비센테 폭스,그리고 민주혁명당(PRD) 콰우테목 카르데타스 등 후보들이 모두 출연,대선향방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후보들이 절차상의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달 첫 토론회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의 폭스 후보가 대약진,라바스티다를 앞지른 결과에 경악한 집권당이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보고 있다. 멕시코의 제도혁명당은 지난 29년이후 71년간 장기집권해오며 그간 무수한선거부정 시비에 휘말려왔다.민간 선거감시기구 등은 이번에도 각종 금품제공,불법 선거자금 수수 등 집권당에 의한 선거부정이 광범위하게 자행되고있다고 주장해왔다. ◆베네수엘라 당선이 확정적인 것으로 전망돼온 차베스 현대통령측이 지난주 제기된 군부 쿠데타설로 막판 시험대에 올랐다.전국방장관이 이끄는 한 예비역 장성 모임에서 “군내 일부 세력이 차베스 정권의 전복을 획책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같은 소문은 과장된 것이며 군부는 정부 개혁의 지지자”라고 즉각 진무에 나섰으나 집권 이후 최악의 경제실정,범죄율 증가 등 자질론까지 다시 불거지며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초 1998년 임기 5년짜리 대통령에 당선된 차베스는 이듬해 대통령 임기 6년 연장 및 한번에 한한 중임허용 등을 골자로 한 헌법개정을 강행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지나친 정부개입 은행 발전 저해”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 총재와 한은 조사국의 이코노미스트 11명이 공동저술한 책 ‘한국 은행산업의 진로’가 14일 발간됐다. 이 책자는 우리나라 은행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한은이내부적으로 실시한 조사 연구 결과와 자료를 묶은 것이다. 함정호(咸貞鎬)조사국 수석조사역 등 저자들은 이 책에서 은행경영에 대한정부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한편 산업자본에 의한 은행지배를 방지하는방향으로 은행의 소유구조와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동안 은행산업에 대한 정부의 간여는 시장실패를 치유하는 ‘도움을 주는 손’이라는 명목 아래서도 지나치게 재량적으로 행사돼 왔다”면서 “앞으로 은행산업 또는 금융부문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이러한 정부의 인식을 어떻게 바꿔 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근간인 은행을 중심으로 단기금융시장·자본시장 등 다양하고 중층화된금융시장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성진기자 sonsj@
  • [사설] 정치개혁, 절반의 책임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일 연두회견을 갖고 국정전반에 대해 그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정부 여당에 대단히 비판적이었으며 시장중심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표방했다.총선을 앞둔 시점이고 야당의 총재로서 정부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총재가 정치개혁을 특별히 강조하고 정치권의 환골탈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다소 의외다.누구나 알고있듯 한나라당은 과거 오랜 기간 집권해온,세칭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이다.지난 2년간의 정치행적에서도국회에 계류중인 상당수의 개혁입법안이 야당의 반대로 묶여있다.그밖에도비리정치인 처벌이나 총풍,세풍같은 일에도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며 사정(司正)을 적극 막았던 것도 한나라당이다.그런점에서 의외가 아닐 수 없다. 어찌됐든 이총재는 스스로 정치개혁에 앞장설 것임을 다짐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공천개혁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다.그는 이어 당내 민주주의 보장과 2002년 지방선거부터 후보자 선택을 위한 예비선거제도도입을 공약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총재의 이런 변화된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면서 그의 대국민약속을 지켜보려 한다.특히 그가 약속한 공천개혁이 과연 어떤 내용을 담을지 관심을 모은다. 우리는 이총재가 진정한 공천개혁을 실행해 국민들에게 참으로 신선감을 주는 공천을 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정치개혁은 1개 정당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한나라당의 개혁의지에 큰 기대를 갖는다. 그러나 이총재가 지난 2년간을 국정 혼란기로 규정하고 그 책임이 독선과독주의 정치를 해온 현 정권에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김대중(金大中)정부는 소수당 정부로 자민련과의 공조문제,거대 야당의 견제에 부딪쳐 헌정사상 그 어느정권에서도 보지 못했던 정치적취약성을 여러 대목에서 노출해왔다. 이총재는 정부의 시장개입을 비판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옹호했다.우리는 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은 적을수록 좋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그러나 지난2년간은 IMF사태라는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할것으로 본다. 더구나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그 한계와 문제점이 이미 드러나 있고 이에대한 반성으로 미국에 클린턴정권이 들어섰으며 유럽 여러나라에 좌파정권이들어서게 된 배경임은 다 아는 일이다. 맹목적인 신자유주의의 수용은 위험하다.재벌경제권을 껴안으려는 선거전술적 발언이 아니길 바란다.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며 빈부(貧富)격차를 우려하는 대목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 [해외논단]’부실 재벌 지원不可’ 정부의지 재확인

    대우사태를 통해 한국기업들은 정부가 더 이상 기업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는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4일자 사설에서 지적했다. 사설은 “앞으로 한국 경제는 도덕적 해이의 감소와 정부개입의 축소로 더욱강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다음은 이 사설의 요지다. 대우그룹과 외국 채권단들은 지난 22일 40억달러에 달하는 대우의 무(無)담보 채권을 40%에 사들이기로 잠정합의했다.대우는 한국의 금융위기 발생이후에도 확장을 계속한 재벌이다.1998년 정부의 차입중단 촉구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40%나 늘렸다. 채권단들은 대우가 제공하는 높은 이자율과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믿음,도산시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는 생각에 매력을 느꼈다.한국 정부도 과거에 그런 믿음을 조장했고 결국 오랫동안 예견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발생했다. 대우가 부채의 대양에 침몰하자 채권단은 지난 해 8월 그룹해체를 승낙했다.직분을 다하지 못한 은행과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의 과오에 대가를 치러야했다.대우의 국내 채권단은 일부 여신만 회수할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받아들였고 이젠 외국인들 차례다. 외국 은행들은 지난 해 대우의 구조조정에서 결정권이 거의 없다고 이유있는 불만을 표시했으며 12월에 총여신의 59%의 상환을 요구했으나 최저 18%만 지급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양측은 지난 주 타협해서 정면충돌은 피하는 게 서로에게 이롭다는 판단에따라 차이는 45%와 36.5%로 좁혀졌다.이번 협상은 외국 채권단들이 더 많은부담을 국내 채권단에 떠넘겨야 보다 나은 ‘거래’를 할 수 있었던 탓에 매우 복잡했다.이는 대우의 주채권자인 몇개의 은행을 국유화한 한국 정부가협상의 주역이 된다는 뜻이었다. 재벌의 덩치와 금융위기가 한국의 금융부문에 가해진 손해를 감안할 때 문제해결에서 정부개입은 불가피하다.핵심 문제는 이 경우에 김대중 정부가 완벽하게 공정한지가 아니라 이같은 예외적 상황이 지나갈 경우 정부가 시장에서 빠져나갈 확실한 출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느냐이다.대우사태에서 한국기업들이 배워야 하는 항구적 교훈은 정부가 앞으로 그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는 높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정리 박희준기자 pnb@
  • [새천년 이렇게 맞자](3-1)완벽한 조기경보체제를

    금융감독원이 발족하기 전 한국은행 산하 은행감독원 시절의 일이다.당시은감원에서는 매년 두세 차례 부실여신(대출이자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여신) 통계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전체 부실여신을 몇개의 등급으로 구분해 그중 부실의 정도가 심한 극히 일부분만을 공개했다.그것도 은행권 전체로 몇조원이라는 식이었다.방대한 부실여신 규모가 공개되면 해당은행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져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었다. 부실은 경제의 안정기반을 무너뜨리는 ‘암적인 존재’다.인체에 치명적인암 환자라도 조기에 발견되기만 하면 치유할 수 있다.하지만 시기를 놓치면목숨을 잃는다.부실도 마찬가지다.감춰져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터진 지난 97년 가을,불행하게도 우리의 시장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부실이 조기에 발견되지 않았으며 자율적인 치유의 시기도 놓쳤다.누적된 부실은 한보와 기아 부도사태로 이어졌다.당시경제팀을 이끈 강경식(姜慶植)부총리-김인호(金仁浩)청와대경제수석 라인이외환위기의 조짐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옛 은행감독원 시절의 허술한 금융감독 기능을 다시 끄집어낸 것은 IMF사태의 책임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지금 우리 경제에 조기경보시스템이 과연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지난 3·4분기에 우리 경제는 12.3%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그동안 부진했던 설비투자도 48%나 늘었다.기업들이 IMF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투자를 재개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지난 2년여 동안 극심한 투자부진으로 실물경제가 한없이 추락하고 실업자를 양산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투자 없이 성장의 열매를 거둘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기업들의 투자확대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기업가가 신이 아닌 이상 판단착오와 투자실패가 따르게 마련이다.지금도 어디선가 설비투자의 상당부분이 부실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경제는 대략 10년을 주기로 누적된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이 있어 왔다.그때마다 부실이 시장의 자율적인 작동에 의해 처리되지 못하고 정부개입으로 거의 강압적으로 이뤄졌다.70년대의 중화학투자조정과 80년대 산업합리화조치 등이 모두 그랬다. 문제는 부실을 조기에 발견하고 처리함으로써 더 큰 부실을 막는 시장시스템이 잘 갖춰지고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에 있다.하지만 아직 “그렇다”고확실하게 답변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대우사태를 돌이켜보자.해외의 금융기관들이 먼저 부실징후를 파악하고 자금줄을 끊을 때까지도 국내에서는 정부나 은행 모두 쉬쉬했다.부실을 드러내치유책을 찾기보다 감추기에 급급했다.그 와중에 부실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IMF사태 이후 표면화된 기업부실은 금융부실을 낳고 금융부실을 메우기 위해 정부재정에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됐다.그 결과 나라빚은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정부의 내년예산 93조원 가운데 8조5,000억원이 늘어난 나라빚에 대한 이자로 나가야 할 형편이다. 드러난 부실은 더이상 부실이 아니다.그러나 감춰지면 급속도로 불어나 회생불능의 상태가 되고 만다는 것이 지난2년의 IMF체제에서 우리가 값비싼대가를 치르고 배운 교훈이다. 염주영 경제과학팀차장 yeomjs@
  • [새천년을 위한 한국사회의 비전]

    -사회분과 밀레니엄시대의 한국 사회는 노동,환경,법 등 세분야의 변화와 발전방향에따라 비전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됐다. ‘21세기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정책’을 발표한 차명제(車明齊) 배달환경연구소장은 “그린벨트정책은 비록 많은 문제와 모순을 안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지난 7월발표된 정부의 그린벨트제도 개선안은 오히려 과거보다 후퇴한 감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차소장은 특히 환경정책은 장기적 전망과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회집단과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동의과정을 통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관리기구의 신설 등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의 선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사회에서의 법의 지배’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한 박은정(朴恩正)이화여대교수는 “법치문화의 미성숙과 규범의 뒤틀림,이로 인한 국민적 불신의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새 세기의 세계질서의 능동적 주체로서 활약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박교수는 법치문화의 혁신을 위해 시민의 권익과 편의에 봉사하는 법원,정의와 형평을 수호하는 검찰,값싸고 질높은 서비스로 다가서는 변호사를 배출하는 사법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법은 사회통합과 사회조직화의 기본원리이므로 통일과정과 통일후를 대비,통일법이념의 기본원리들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분야 주제발표자로 나선 선한승(宣翰承) 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노사정위원회와 한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발표문을 통해 “21세기 노사정위원회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지평을 열어가는 제도적 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의 위상강화 ▲다원화된 노사정위원의 협의채널 구축 ▲노사정의 공정한 역할분담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사회에서 노사정위원회가 도입된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아래서 구사됐던 ‘국가합의주의’가 ‘사회적 합의주의’로의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 분과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과 대화를 위한 ‘다자 안보체제’의 확립이 21세기 한국외교의 핵심 과제의 하나로 지적됐다. 김성한(金聖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21세기 한국외교의 방향과 한미관계’란 주제발표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 노력과 함께 지역차원에서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햇볕정책의 결실로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체제는 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안정 확보를 위한 지역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화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도 같은 맥락에서 다자간 안보체제 확립필요성을 지적했다.김 위원은 ‘21세기 동북아 안보환경과 중국의 역할’이란 주제발표에서 “동북아의 전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선 다자간 안보체제에 중국의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동북아 안보의 양대 축은 중국과 미국이며 중국을 지역 안보질서와 안정의 협조자 또는 균형자로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중국과 미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교차하는 동북아 상황에서 중미관계는 동북아상황의 결정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현 상황에 대해 김성한 교수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사이의 협력지향적인 양자간 상호협력이 이전보다 활발해지고 있으며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중국·일본간의 ‘새로운 삼각관계’의 불안정성은 계속되고남북한 관계도 경제부문에서의 협력과 정치부문에서의 대립이 병존하는 형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이에대한 한국외교의 대응 방향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한의 군사력 수준과 군축논의’란 주제발표에서 지만원(池萬元) 사회발전시스템 연구소장은 한국군의 대북 군사전략도 상황변화와 국가의전략수행의 방향변화에 따라 변화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북한이 평화공존을 원치않을 경우 한국군은 보다 강한 억지력과 전투력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으로 수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분과 개혁의 성공을 위해선 개혁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국가발전과공동체를 위한 것이란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시급한 과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장의관(張義寬)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적 개혁정치의 현실과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개혁의 시점선택이 개혁 방식과 함께 당위성 확보에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정책의 홍보는 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영역”이라면서 “개혁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펼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위원은 개혁에 불안감을 느끼는 보수세력이 기득권층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존재하는 것은 다수가 민주화의 성취를 과거와 비교해 조급하게 만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또 보수세력에 대응해 현실성있고 체계적인 정책대안들을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도 중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교수는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이란 주제발표에서 “새천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정부의 통치철학의 바탕은 ‘강한 국가’와 ‘강한 사회’가 어우러진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통치철학은 집권 첫해인 지난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출발,올들어 생산적 복지를 추가한 ‘3자병행발전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또 재벌개혁과 중산층·시민을 위한 정치는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력한 지도력에 바탕을 두고 공정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일관성있는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국가체제가 앞으로의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기현(辛起鉉) 전북대교수는 지역주의는 권위주의 통치시대의 산물이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역주의적 선거문화의 추방을 위해 총체적 분권화와 독일식 비례대표제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립이나 국정운영과정에서의 정당 제휴를 통한 ‘공동선의 추구’가 자연스런 선거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함께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통해 저항적 지역주의나 패권적 지역주의의 고착화를 막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분과 다가올 세기는 문화의 세기이자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통해 ‘창조적 문화한국’을 건설할 절호의 시기라는 문화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영화와 유교문화분야에서의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충돌 등 순기능과 역기능이 거론됐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문화시민운동과 정치,경제,사회와 유기적인 연관을 갖는 종합적인 문화발전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 역설됐다. ‘문화개방 시대의 한국영화-출구는 어디인가’를 발표한 유지나(柳智娜)동국대교수는 “외국영화가 주도하는 한국영화시장,국내시장에 갇혀있는 한국영화의 폐쇄성,관객층 및 제작배급·상영시스템의 불투명성과 부조리 등이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단기적이고 전시행정적인 정부개입보다는 한국영화의 체질개선과 강화를 유도하는 간접적이고 장기적인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광현(沈光鉉)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창조적 문화한국 건설과 문화시민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통해 “새 세기의 문화정책은 관변인사와 단체가중심이 아닌 다양한 문화예술인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문화적 참여주의의장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는 문화산업을 단순히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21세기 한국의 문화주권과 국민들의 문화적 정체성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아시아적 가치논쟁과 한국의 유교문화’를 발표한 이승환(李承煥) 고려대교수는 “흔히 아시아적 가치로 거론되는 것들은 각기 순기능과 역기능을 갖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중요한 것은 전통적 가치의 비판적 계승이며 이들 가치들이 유효하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는 영역을 현대사회의 시스템에 맞게 재구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지적하는 ‘유교적 자본주의’는 잘못된 용어이며 자기절제와철저한 정신적,육체적 수양을 강조하는 유교의 지혜를 경제체제의 핵심부에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 강동형 노주석 최여경기자 yunbin@ -학술대회 이모저모 정치·사회·외교안보·문화 등 4개 분과별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은 18일학술회의에는 모두 60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분과별 회의는 짜임새 있게 진행 됐으며 방청석의 의견 개진도 활발했다. 9시 30분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개회식은 아태재단측에서 이문영(李文永) 이사장,오기평(吳淇坪) 사무총장,대한매일신보사차일석(車一錫)사장,김삼웅(金三雄)주필 등 대회관계자,학술대회 주제발표및 토론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30분동안 진행됐다.오기평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전환기에 살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불안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느냐,그리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분과 학술대회에서 국민의 정부 정체성과 개혁정책,선거 정당제도를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그러나 이론적인 면과 학술적인 고찰에 치우쳐 현실적 대안제시가 부족하다는 방청석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지병문(池秉文) 전남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 교수가 ‘정부는 선거를 의식,신자유주의적 민중주의에 빠지지 말아야할것’이라고 주문한 데 대해 “실업자가 150만명을 넘고 노숙자가 늘어나는 마당에 선거를 의식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정책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사회분과 학술대회는 김동익(金東益)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2시간30분동안 짜임새있게 진행됐다. 그린벨트제도의 해결방안,노사문제 등 당사자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힌 다소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방청객들이 직접 나서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는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린벨트제도의 점진적 개선방안을 제시한 차명제 배달환경연구소장의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박승(朴昇)중앙대교수는 “후진국형 환경보호정책인 그린밸트제도를 완전철폐한 뒤 선진국형 국토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공격적인 의견을 개진,눈길을 끌었다.한편 문화분야 학술대회는 사회를 맡은 권태준(權泰埈)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제외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모두 30∼40대의 젊은 문화인으로 짜여져 열기를 더했다.
  • [기고] 재벌 해체냐 개혁이냐

    노벨 경제학상을 탄 미국 시카고대학의 코오즈 교수는 “모든 제도는 필요에 따라 생성된다”는 원리를 밝혀냈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모든 제도와 관행은 정부의 규제나 인위적인 개혁의 산물인 것 같다.시장이 불완전하고 시장실패가 크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기 위한 정부개입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정부가 추진하는 재벌개혁이다.재벌들은 흔히 총수 1인의 독단적 선단(船團)식 경영,상호출자,상호지급보증을 통한 중복과잉투자,방만한 족벌체제 등으로 금융·외환위기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비판을 듣는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정부는 재벌의 구조조정을 시급한 개혁과제라고 인식한다.이것은 또한 IMF와의 협약사항이기도 하며 외국투자자들도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정부는 재벌개혁을 독려해 왔다.재벌들로부터 투명경영,재무구조 개선,기업지배구조 개선,핵심사업 중심의 구조조정 등 실천과제의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이런 방향에서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된다면 재벌의 선단식경영이나 과잉 중복투자 등 비능률과 낭비는 저절로 없어질 것 같다. 최근에 정부는 더욱 가시적인 개혁성과를 얻기 위해서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그리고 필요하다면 국세청,검찰 등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서 재벌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우리나라 재벌이 아무리 공룡같다고 해도 무소불위(無所不爲)한 정부와 맞서고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해 LG그룹이 반도체 빅딜에 저항하다가 결국 정부에 굴복했고 최근에삼성자동차 부채문제도 마찬가지다.대우그룹은 아예 해체의 운명을 맞았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시급하더라도 과도한 정부개입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구조조정에서 기업실패에 따른 정부 채권단 기업간의 손실분담 원칙도 불분명하다. 기업총수의 사재출연이 경영실패의 책임을 응징하는 의미는 있다.그러나 사유재산과 주식회사 제도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칙과 법치주의에는 어긋난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 때문인지 최근에는 재벌개혁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이냐는 의구심까지 생기고 있다.지난달 25일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5대 재벌총수와 장관 등이 참석한 정·재계 간담회에서 “일부에서 재벌개혁을 재벌해체라고 오해하지만 정부의 의도는 선단식 경영을 종식시키는 것”이라고해명했다. 실제로 대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핵심 역량사업 위주로 구조조정을하는 것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본다.이러한 노력은 무한경쟁 시대에살아남기 위해 재벌이 스스로 추진해야 할 일이다.재벌개혁이 재벌해체나 국민정서에 따르는 응징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재벌의 구조조정도 산업기반을 무너뜨리고 글로벌시대에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궁극적으로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이런 목적에서 재벌개혁은 가능한 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일관성있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의 개입은 재벌로 하여금 스스로 기업구조를 조정하도록 하는 환경 제도 및 유인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둬야한다.주어진 여건에서 재벌이 어떠한선택을 하느냐는 기업에 맡겨야 한다.경제제도의 생성과 변화는 결국 경제주체들의 필요와선택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李在雄 성균관대 부총장]
  • [재벌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정부·경제전문가 좌담

    재벌개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정부는 순환출자 억제와 사외이사제 도입등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현대의 주가조작의혹 수사,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의 변칙증여혐의 조사 등으로 재벌들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개혁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이한구(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최운열(崔運烈)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의 좌담을 통해 마무리 단계인 재벌개혁의 바람직한 방향을 들어본다. ■이한구 사장 현대전자의 주가조작의혹이나 삼성 이건희회장의 우회증여 혐의 등은 범법행위가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이를 재벌개혁의 압력수단으로 이용한다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재벌개혁은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자는 것인 만큼 일부 재벌및 관계자들의 불법행위를 놓고 재벌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당초 목적을 달성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근경 차관보 그 문제는 법집행에 관한 문제인 만큼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는 부적절합니다.재벌개혁과 관련해 세가지 원칙이 새로 제시됐습니다.제2금융권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재벌 지배를 차단하는 것,순환출자와 부당내부거래를 억제하는 것,변칙적인 증여와 상속을 방지하는 것입니다.재벌개혁의 원리는 투명성,책임성,재무구조 건전성입니다.이 원리들이 현실에 적용되면 기업을 둘러싼 당사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게 될 것입니다.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재벌개혁의 기본 취지는 과도한 차입을 통한 무모한 확장을막고,국민을 볼모로 부실을 치유함으로써 경제 전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의고리를 끊는데 있습니다. ■최운열 교수 제가 보기엔 재벌개혁이라는 용어 자체가 거부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차라리 기업 개혁이라고 했으면 저항이 덜했을 것입니다.개혁의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기업 체질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습니다.글로벌시대에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왔습니다. ■이사장 저는 재벌정책에서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점이 몇가지 있다고 봅니다.먼저 기존 재벌구조로 인한 경제문제를 개선하려는 건지,새로운 환경을맞아 새롭게 행태가 변하도록 유도하는 건지 불투명합니다.또 기업의 재무에 초점을 맞추느냐,영업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시책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이 부분도 모호합니다.특히 외환위기 때문에 부채가 갑자기 늘어났는데도무조건 부채를 줄이라고만 강요하면 영업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간섭을 어떤 범위에서 할 지에 대해서도 분별이 없습니다.지배소유구조와 재무구조,사업구조는 구별해야 합니다.지배소유구조는 사회적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이므로 간섭할 수도 있겠지만 재무나 사업구조에까지 정부가 나서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사업구조는 더 큰 문제입니다.사업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는 잘 아는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데 지나치게개입하고 있습니다.수술을 하다 환자를 죽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교수 말씀하신 것들을 모두 독립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재무구조 등과 기업의 업종다각화 등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는 없습니다.또 기업의주채권단이 은행이고,부실은행에 대한 정부 출자가 많아 주주 입장에서라도재무구조 개선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이를 반드시 간섭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사장 그러나 부채비율이 기업마다,업종마다 다르고 도산가능성도 모두다른데 외부에서 판단해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주주는 은행이 제역할을 못할 경우,경영진을 바꾸면 되지 부채비율이나 여신에까지 간섭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요. ■이차관보 정부가 채권은행과 재벌간의 약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도록 한 것은 재벌이 망하면 금융기관 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국민의세금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같으면 빚을 다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이제는 빚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시장에서 신뢰하지 않습니다.기업의 부실이 국민경제의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의 안전을 위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사장께서 사업구조에 대한 정부개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재벌이 문어발로 다각화돼 중소기업의 설 땅이없어지는 것을막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또 핵심역량 집중작업은 재벌간의 자율합의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이사장 문제는 부채비율을 맞추면 안전하고 못 맞추면 안전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입니다.어떤 업종은 부채비율이 높아도 현금이 많이 돌아가 문제가없고,어떤 기업은 부채비율이 낮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획일적으로밀어붙이면 병이 드는 경우가 생깁니다.금융기관들이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권한만 주면 왜 능력이 없겠습니까.금융기관이 능력을 갖지 못했다면 정부는 지금까지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선진국도 직접금융 중심 국가와 간접금융 중심 국가가 다릅니다.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 현금 흐름이 좋아지고 부채비율도 낮아지게 돼 있습니다.정부는어떻게 이를 뒷받침할 지에 치중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시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지금까지는 정부가 은행·재벌이 망하지 않도록 암묵적인 보증을 해왔지만 그런 보증이 끊어진 마당에 시장은 기업의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봐야 합니다.그런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면 스스로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최교수 제조업의 평균 금융비용 부담률이 5.8∼5.9% 정도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보다 두,세배 높은 수치입니다.직접금융이 우위에 있는 미국의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이 100∼150% 안팎이고 간접금융 중심의 일본이 200% 가량입니다.국내 기업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에 400%였던 것이 1년뒤 500%까지 올라갔습니다.이 정도면 기업 스스로도 어렵다고 판단할 것입니다.예전에는 금융의 행태가 부도를 내지 않는데 맞춰져 있어 빚이 많아도 부도가 안났지만 이제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부채비율을 스스로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할 것입니다. 계열사를 30∼40개씩 거느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기보다 한 그룹내 기업들이상호지급보증 형태로 운명을 얽어매고 있기 때문에 부실기업이 우량기업까지 동반몰락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독립경영으로 가는 것만이 그룹 전체가사는 길입니다. ■이사장 저도 일찍부터 상호지보의 위험성을 지적해 왔습니다만원인과 형태도 따져보지 않고 똑같이 없애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예를 들어 신규사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신용도가 떨어진다면 상호지보를 해야 합니다.모든 것을 정부가 획일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또 사업영역의 다각화는 외국과의 경쟁에서 아직 유용합니다.부작용이 있다면 이를 없앨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지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하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부채비율도 그렇습니다.물론 낮추면 경쟁력이 올라가지요.하지만 경쟁력은마케팅력,기술력 등 여러 요소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차관보 정부의 지시 이전에 적어도 재무 건전성만큼은 재벌 스스로 달성해야 합니다.상호지보도 금융기관들이 기업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면문제 될게 없지만 위험을 줄이려는 금융기관과 금리를 낮추려는 재벌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정부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선단식 경영에 대해서도 정부는 매우 부정적입니다.총수의 경영 전횡에 대한 견제가 없어 무모한 의사결정과 그로 인해 자원이 낭비되는 사례도있었습니다.재벌이 자금시장과 사업 영역을 독식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설 땅이 좁아졌습니다. ■이사장 제 생각은 다릅니다.재벌이 중소기업의 입지를 좁혔다지만 시장이완전 개방돼 외국기업들이 밀려오는 판에 대기업 진입을 막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정부정책이 재벌을 살리는 것이냐,죽이는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벌 해체로 이해하고 있습니다.일부 정부 인사들이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해체론에 불을 붙였습니다.이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정부는 재벌이 문어발식으로 수많은 기업에 진출하는 것을 원치않습니다.재벌은 앞으로 은행과 재벌의 약정에 따라 핵심 역량에 주력해야합니다.정부가 정유·철도차량·항공산업 등에서 재벌의 과잉 투자를 조정한 것은 이를 위한 조치입니다.또 순환출자를 억제하고 상호지보는 금지해 그룹 내부의 지나친 결속에서 오는 국가경제의 위험을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최교수 저는 단순히여러 기업을 한 그룹에서 경영하는 것을 선단식으로보지는 않습니다.수많은 기업의 의사결정이 한사람의 지시에 따라가는 것이선단식이지 단지 한 그룹 안에 10개,20개의 기업이 있다고 해서 선단식으로부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우리 재벌은 순환출자를 고리로 공동운명체가 돼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기업이 전체 주주의 이득을 극대화하지 않고 총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총수가 지배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관련부처가 사전 의견조율을 해서 재벌해체나 선단식 경영과 같은 용어를분명히 정의해야 혼선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명확한 의미도 전달되지 않은 채 사회적 파장만 주고 있는 설익은 아이디어 남발은 하지 않았으면좋겠습니다. ■이사장 정부의 지시가 너무 심하다보니 심지어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가 어느 정도까지여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자본주의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려면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나 조직에게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차관보 기업을 잘 아는 사람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는 정부도 공감합니다.그 결정은 정부가 아니고 시장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 사유재산 침해 등 이념의 문제를 들먹이고 있지만 재벌개혁은 헌법질서와 시장원리의 테두리내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정부가 추진하는 것은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건전화해 두번 다시 환란과 같은 위기가 오지 않도록 하자는 것일 뿐입니다.그것이 결국 국가경제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일 뿐 아니라 재벌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손성진 김태균기자 sonsj@
  • [사설] 대우‘워크아웃’차질없게

    대우그룹 주력계열사들에 대한 채권금융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결정은 대우사태 장기화로 인한 금융시장불안이 실물경제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취해진 고강도 처방으로 평가된다.대우의 자금결제능력 상실로 빚어진 이른바 대우쇼크의 파장으로 주가폭락,시장 실세금리 급등 등 금융불안이 심화됐고 이는 모처럼 활력을 되찾고 있는 산업생산활동에 결정적 타격을 줄 것으로 심히 우려됐던 것이다.특히 대우 하청업체들은 연쇄도산위기에 직면한 상태였다.지난 19일 채권단이 4조원의 긴급자금을 대우에 지원했으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 격이었으며 마침내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조치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이번 조치는 우리 경제가 더 늦기 전에 대우의 멍에에서 벗어나 건전한 회생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므로 일부에서 주장하는 ‘지나친 정부개입’‘신관치금융’등의 비난은 경제현실에 대한 상황인식이 그릇된 것임을 지적한다.물론 이번 워크아웃으로 채권금융기관들은 대우계열사에 대한채무상환 3개월 유예,신규자금 지원,부채의 출자전환,대손충당 적립금 증가등으로 적잖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워크아웃 대상 계열사들은 대부분 급전(急錢)조달이 불가능하게 된단기유동성문제를 제외하면 사업성은 비교적 좋기 때문에 자금지원을 통한독립기업으로의 회생 가능성은 큰 것으로 전망된다.대우계열의 중소하청업체들도 물품거래대금으로 받은 진성어음 결제가 보장됨에 따라 파산위기에서벗어나게 됐다.게다가 대우사태 처리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되고 대우채권 편입 수익증권에 대해서도 정부가 사실상 지급보증을 약속한 만큼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상당부분 제거됨으로써 긍정적 파장이 점차 폭넓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신인도 제고로 대우계열사 해외매각이나 외자유치등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는 이점도 있다. 때문에 우리는 대우계열사 워크아웃을 될 수 있는 한 신속하고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채권단에게 당부한다.또 이번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채권금융기관들의 피해가 커지고 이에 따른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민부담이늘어나는 점을 깊이 인식,대상기업들은 뼈를 깎는 자구(自救)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외국 채권금융기관과의 개별적인 의견조율도 원만히 이뤄지도록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경영진 교체와 인원감축등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후속대책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와함께 다른 상위 재벌그룹들은 대우의 워크아웃이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님을 되새겨서 더이상 머뭇거림 없이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경쟁력강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 1弗=1,100∼1,200원대 ‘오르락 내리락’

    원화가치의 상승곡선이 어떤 모습을 그릴지,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 전문가 전망 대우경제연구소 거시경제팀 권순현(權純賢·여) 연구위원은 “지난달에 원-달러 환율을 올 연말기준으로 달러당 1,150원대로 전망했다”며 “그러나 하반기에는 수출물량이 늘면서 3·4분기에는 1,150∼1,16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4·4분기에는 원화가치 절상압력이 커져 1,150원대 밑으로 내려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면 외환은행 환은경제연구소 신금덕(辛金德) 동향분석실장은 “2∼3개월동안은 달러당 1,18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9월부터는 1,200원대 가까이 오를것”이라고 예상했다.그는 종전 달러당 1,170∼1,180원대였을 때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 지난 22일 1,150원대까지 떨어졌다”며 “지금은 정부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3일 내놓은 ‘9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달러화 공급우위 현상으로 원화가치가 절상압력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을 조기 해소하기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연구원은 지난 1·4분기에 플러스성장을 기록함에 따라 직접투자를 포함한 자본유입이 본격화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달러당 1,100∼1,170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기관 전망 영국의 바클레이즈 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오는 9월 말에는 달러당 1,175원,12월 말에는 1,16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최근 예측했다.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6월에는 달러당 1,150원,11월에는 1,1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반면 JP모건은 9월에는 1,150원,연말에는 1,200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승호기자 osh@
  • [특별기고] 정부 조직개편의 합리성

    정부는 지난 17일 부처별 하부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중앙행정기관 실·국·과 총수의 7.5%인 120개를 폐지하는 것이 골자로 실을 5개,국 또는 심의관을 32개,과는 83개를 축소할 예정이다.그에 따라 4급 이상의 고위직 240여 자리가 줄어들고 이번에만도 6,000명이상의 국가공무원이 감축될 것으로보인다. 이번 정부조직의 축소조정안은 국가의 모든 부문에 걸쳐 요청되고 있는 구조조정작업에 중앙정부가 동참하여 시범을 보였다는 점에서 평가할만 하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을슬림(slim)화 하고 임직원을 대폭 감축하여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려는 자구적인 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다.그로 인해 많은 근로자들이 정리해고 등으로 직장에서 밀려나 대량 실업사태를 가져왔고 노동조합에서는 조직적인저항을 하기도 했다.그러나 IMF관리체제라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국민들사이에 형성되어 금년 봄의 민주노총 총파업도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정부도 작년에 국가공무원 총정원의 5.6%인 약 9,000명을 감축했고 지방공무원은 12%인 3만5,000명을 감축한 바 있다.그리고 공무원들의 보수도작년에 4%를 삭감했고 금년에도 4.5%를 삭감하도록 되어 있다.그러나 그런정도의 구조조정만으로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든다는 취지를 실현했다고 보기 어렵고 조직과 인력의 감축면에서도 중앙정부가 오히려 미흡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였다. 정부의 이번 제2차 조직개편으로 작년의 제1차 개편과 합하면 총 1만4,860명의 국가공무원이 2001년말까지 공직을 물러나게 되므로 총 정원의 10.5%가 감축되는 셈이다.지방정부도 이달 하순부터 제2차 구조조정을 시작하여 6월말까지 큰 폭의 조직통폐합과 인원감축이 있을 전망이다. 우리정부의 국제경쟁력은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원(IMD)의 평가에 의하면 총46개국 중 3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운영효율성은 43위로 꼴찌에 가깝다.따라서 정부조직의 군살을 빼고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상태이다.이는 인건비를 절약한다는 차원에서 뿐 아니라 관료조직을 소수정예화 함으로써 불필요한 정부개입과 규제를 폐지하고 행정기능의 능률성을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한번 공직에 들어오면 무사안일하게 지내도 자동적으로 승급이 되고 신분이 보장된다는 이른바 ‘철밥통’의 관념이 없어져야 한다.공직사회에도 유능하고 열심히 근무하는 사람만이 살아남고 승진할 수 있으며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 경쟁과 실적위주의 인사관리체제가 확립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인원감축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능력과 실적위주의 기준이 적용되어야할 것이다.작년에 공무원 정원을 일반공무원 1년,교육공무원은 3년을 단축한 바 있지만 연령만을 기준으로 퇴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정년에 가까운 사람을 명예퇴직 시키는 방식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개인에 따라 신체적인조건과 능력면에서 차이가 심하며 연령이 많더라도 젊은이들보다 더 적극적이고 개혁 지향적인 공무원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금년이후 고위직 공무원부터 연봉제와 성과상여금제를 적용할 예정이다.여기에는 정확한 근무실적평가가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지금까지 시행해온 근무성적 평정은 다분히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승진에 임박한 공무원들에게 근무실적이나 능력과 상관없이 높은 점수를 주는 관행이 지속되어 왔다.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정착시키려면 부처단위에서 지속적이고 정밀한 능력평가 및 객관적인 근무실적평가 체제가 확립되지 않으면 안된다.그와 같은 엄정한 평가를 토대로 감원의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하며 과거처럼 감축인원수를 채우기 위해 기능직이나 하급직만 권고퇴직 시키는 등의 편법이 더이상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金信福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 러시아경제, 마이너스 성장속 짙은 먹구름

    옐친 대통령이 프리마코프를 총리직에서 해고하는 이유로 적시한 ‘병든’러시아경제는 실제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중환자와 흡사하다. 이 빈사의 러시아 경제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한마디로 요약해준다.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5% 성장했다.러시아 경제가 그만큼 위축된 것이다.성장률이 올해 나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전문가들은 올해 작년보다 심한 마이너스 6%의 ‘성장’을 점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내수와 수출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외자유치에 꼭 필요한 개혁이 되지 않고 있고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내수부진은 러시아 국민들의 현금부족,빈약한 구매력이 큰 원인이다.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현금 대신 석유 등 현물을 지급하고 있고 지방정부와 기업체 역시 상품권으로 임금을 대신하고 있다.돈이 없으니 수요가 없고 이에 따라 생산과 성장이 제대로 될 리 없다.수요공급 원칙의 시장경제라는 적자대신 원시적인 물물교환이라는 사생아가 자라나고 있다. 그나마 주력 수출품인 유가상승이 한가닥 희망.러시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를 경우 월 7억달러의 추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도 부정부패 때문에 모두 재정수입으로 잡히지는 않는다. 작년 8월17일 루블화 평가절하와 40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 국공채에 대한지불유예(GKO) 선언이후 국민들이 달러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러시아 경제를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다.루블화는 현재 달러당 25루블 선으로 작년 8월에 비하면 75%나 하락했다.그간 인플레가 81%나 돼 루블화는 가지고 있어봐야손해라는 생각이 러시아 국민들의 뇌리에 뿌리박혀 있다.정부는 2주마다 환율고시를 하지만 이름 뿐이고 따로 시장환율이 있다.달러에 집착하는 게 당연하다.약 350억달러가 장농속에 있거나 암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추정된다.러시아 금융기관에 달러가 없는 원인이자 러시아 경제가 비실비실돌아가는 이유다. 정부도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지난해 8월이후 IMF와 세계은행 등은 금융개혁,통화증대,달러화 유통금지,가격통제 등을 권고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어느 것 하나실천한 게 없다. 특히 국제투자자들의 신인도 회복을 통해 외자유치를 할 수 있는 지름길인금융개혁은 더디기만하다.현재 월 20억달러의 자본이 이탈 중이다. 또 사회주의 경제를 완전히 버리지 말고 소련식 정부개입을 요구하자고 공산주의자들은주장한다.러시아 정부가 한 것이라고는 차관을 끌어오기 위해 IMF과 한협상이 전부라는 극언마저 나올 정도다.IMF는 지난 4월 46억달러의 신규차관 공여를 결정했고 세계은행도 30억달러를 새로 주기로 했으나 실제 입금은유보된 상태.이도 구조개혁보다는 러시아가 올해 갚아야할 173억달러의 외채상환용이다. 박희준기자 p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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