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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개인회생은 도덕적 해이 아닌 사회적 투자”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청년 개인회생은 도덕적 해이 아닌 사회적 투자”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회생법정 앞에 선 청년 부채의 현실낭비와 절제 부족 보다 사회구조 탓자산 격차가 키운 청년 빚의 악순환생활비 대출 몰리다 범죄 유혹까지은행 수익 뒤에 가려진 채무자 위험개인 회생은 시혜 아닌 재기의 권리‘클린 바우처’로 회생절차 개선해야희망 잃은 청년들 일어설 기회 절실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청년 고용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5월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 불안은 빚 문제로도 번진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의 평균 채무액이 7000만원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월급을 모아 집을 사고 중산층으로 올라선다는 경로도 희미해졌다. 자산 격차가 커지면서 청년들 사이에는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중간’에도 가기 어렵다는 좌절감이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 좌절이 빚과 쉽게 만난다는 점이다. 생활비와 주거비를 메우기 위한 대출이 쌓이고, 격차를 따라잡으려는 투자와 도박성 선택도 빚을 키운다. ‘청년파산’의 저자 박기태 변호사는 청년 부채를 개인의 낭비나 절제 부족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가 책에서 주목한 것은 빚의 규모보다 빚에 이르는 과정이다.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 부담, 생활비 부족으로 시작된 빚은 카드 돌려막기와 고금리 소액대출로 이어진다. 전세사기 피해, 불법 금융, 범죄조직의 유혹이 겹치면 청년은 더 깊은 수렁으로 밀려난다. 그를 만나 청년 부채의 현실과 회생의 해법을 물었다. -요즘 청년 문제가 부각되는 와중에 책이 나온 시점이 공교롭다. “처음에는 빚과 이자 문제를 거시적 관점에서 풀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청년 채무자들의 사례가 워낙 강렬했다. 기성세대나 언론은 청년 부채를 낭비나 투자 실패, 도박으로 쉽게 단정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고 참혹한 현실이 있었다.” -15년간 노숙인 지원 활동을 해 왔다. 회생·파산 분야에 관심을 쏟은 계기였나. “노숙인센터와 로스쿨 시절 법률 상담을 하며 만난 이들의 사정은 제각각이었다. 실직, 질병, 주거 상실 등 벼랑 끝에 몰린 이유는 달랐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남는 문제는 하나, 결국 빚이었다. 빚은 이미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 못하게 붙드는 마지막 족쇄처럼 작용했다.” 박 변호사에게 회생·파산은 빚 정리를 넘어 사람이 다시 사회 안으로 돌아오게 하는 최소한의 통로다. -과거 중장년층의 문제로 여겨졌던 상담실에 왜 청년들이 늘었나. “2021년 무렵부터 20대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사회에 막 들어섰거나 아직 자리잡기도 전인 이들이 학자금 대출, 월세, 카드값, 소액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찾아왔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계급 이동이 어려워진 사회 구조를 이유로 본다. 노동소득만으로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약해지면서 일부 청년은 영끌, 공격적 투자, 불법 도박, 사채 같은 위험한 선택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자력 감당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첫 경계선은 어디인가.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을 넘어서는 순간이다. 학자금 대출, 월세, 카드값, 소액대출 이자가 한꺼번에 돌아오면 처음에는 카드 돌려막기로 버틴다. 그러나 연체가 시작되고 독촉이 이어지면 일상적인 노동도 흔들린다. 일을 해도 머릿속은 빚 생각뿐이다. 가족 안전망이 있는 청년은 그 전에 멈출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은 악순환으로 곧장 밀려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청년들은 어떤 상황까지 내몰리나. “빚이 일정 선을 넘으면 돈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력의 문제가 된다. 당장 갚을 돈이 없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흔들린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명의나 통장을 넘기고, 보이스피싱 수거책이나 불법 도박, 해외 범죄조직의 유혹에 노출되는 식이다. 위험을 알아도 멈출 힘이 별로 없다.” 박 변호사는 캄보디아 범죄조직 문제도 언급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상담 현장에서 위험 신호를 보고 있었다. 사채에 시달리다 자살 시도까지 했던 한 청년은 ‘600만원을 준다’는 말에 캄보디아로 갔다가 범죄조직에 구금됐다. 그 청년은 나중에 박 변호사에게 “바닥 밑에 지하, 지하 밑에 지옥이 있었다”고 했다. -청년 부채 문제에서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다. “금융회사는 못 받을 위험까지 계산해 이자를 받는다. 그런데 채무자가 무너지거나 금융사기를 당하면 책임은 개인에게만 돌아간다. 은행의 보안이나 본인 확인 절차가 허술했는지는 제대로 따지지 않고, 결국 ‘왜 속았느냐’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다. 은행은 정부가 허용한 이자사업을 독과점 체제 안에서 해 왔다. 국내 은행권 이자이익은 연간 60조원을 넘었다.” 박 변호사는 “꿀은 은행이 빨고, 위험은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라고 했다. 미국처럼 금융기관에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은행도 보안과 대출 관리에 신경 쓴다는 것이다. -청년 부채와 좌절이 정치적 극단화로도 이어진다고 보나. “청년들의 정치적 선택을 단순히 극단화됐다고만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 2000년대생들은 정보도 많고 자기 처지도 잘 안다. 문제는 자기 자리가 없다고 느낀다는 데 있다. 기성세대가 자산과 자리를 선점한 상황에서 청년들은 ‘내 몫은 어디에 있나’라고 묻는다.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다는 인식이 분노로 이어진다.” 그 분노는 냉소, 혐오, 정치적 극단 선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도덕적으로 꾸짖기보다 그 배경을 읽어야 한다는 게 박 변호사의 생각이다. -개인회생 제도가 있어도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했다. “우선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인생의 낙인처럼 여기고 끝까지 사채로 버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회생을 고민할 때쯤에는 이미 주머니에 돈 한 푼 없는 상태가 대다수다. 그런데 신청하려면 변호사 비용 등으로 200만~300만원이 필요하다. 돈이 없어 제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도는 다시 돈을 요구하는 셈이다.” 그는 책에서 ‘클린바우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클린바우처는 개인회생·파산 절차 비용을 공공이 먼저 지원하고, 이후 회생 절차 안에서 채무자가 갚아 나가게 하는 방식이다. 무상 지원이 아니라 재기 비용을 먼저 빌려주는 구조에 가깝다. -채무조정이나 탕감 논의에는 늘 ‘도덕적 해이’ 비판이 따라온다. “개인회생은 빚을 없던 일로 해 주는 제도가 아니다. 신청 단계부터 비용이 들고, 절차에 들어간 뒤에도 채무자는 3년 동안 최저생계비만 남기고 자기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만큼 갚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원금의 70~80%까지 갚는 사례도 있다. 결코 쉬운 절차가 아니다.” -그렇다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청년들이 개인회생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보나. “당연하다. 많은 청년이 공포 때문에 파산이나 회생 신청을 미루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사채나 돌려막기로 버티는 건 고통의 기간만 늘릴 뿐이다. 법이 정한 회생 제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합법적인 권리다. 국가 입장에서도 청년이 경제 활동을 포기하는 것보다 회생을 통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복귀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회생·파산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낀 경우도 있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무급 휴직을 하다가 카드 돌려막기로 빚이 수천만 원까지 불어난 30대 직장인이 있었다. 회생을 신청하자 반복되던 독촉 전화가 끊겼다. 그 소음이 멈추니 마음이 회복되고 다시 일할 수 있었다. 회생은 빚을 탕감받는 절차가 아니라 다시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고, 정해진 생계비 안에서 생활하면서 소비를 통제하고 규모 있게 사는 법을 익히는 효과도 있다. 노숙인 상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봤다. 파산 면책을 받고 공공근로로 한 달 60만~70만원이라도 벌게 된 사람이 그 돈을 자녀에게 보내고 싶어 했다. 중요한 것은 돈의 액수보다 삶의 의미다. 내가 번 돈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청년 채무 위기를 방치하면 어떤 비용을 치르게 되나. “가장 무서운 대가는 희망의 상실이다.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며, 범죄조직의 말단으로 흘러 들어가는 비용은 초기에 이들을 구제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청년 부채는 금융 문제이지만 금융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용, 주거, 자산 격차, 가족 안전망, 범죄, 정치 불안이 모두 연결돼 있다.” 청년에게 ‘각자도생하라’고만 말하는 사회에는 미래가 남기 어렵다. 박 변호사가 말하는 청년파산은 단순히 빚을 갚느냐 못 갚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일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연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최소한의 출발선을 보장할 책임과 의지가 있는지를 재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박기태 변호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와 같은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도산·손해배상·경제범죄 분야에서 활동하며 회생·파산 사건을 12년째 다뤄왔다. 대학 시절부터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노숙인 지원 활동을 이어왔고 현재 센터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장에서 청년 채무자 증가를 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파산’을 썼다. 개인회생과 파산을 낙인이 아니라 재기의 권리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박상숙 논설위원
  • 해리 왕자, 타블로이드 매체 소송전 패소

    해리 왕자, 타블로이드 매체 소송전 패소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가 엘턴 존 등과 함께 타블로이드 매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런던 고등법원은 7일(현지시간) 해리 왕자 등 원고 7명이 영국 데일리메일 발행사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ANL)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해리 왕자 등은 ANL이 사설탐정과 프리랜서 기자 등을 동원해 음성사서함을 불법 도청하고 유선전화를 감청하는 등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ANL은 제보와 기존 기사 인용 등 합법적 취재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반박했다.
  • “AI 기업, 개발 매몰돼 안전은 후퇴”

    가장 점수 높은 앤트로픽도 C+오픈AI·구글 딥마인드 뒤이어“내부 레드라인 기준 약화·폐기”“인공지능(AI) 기업들은 초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정작 개발 경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미국 AI 안전 분야 비영리 싱크탱크 퓨처오브라이프 인스티튜트(FLI)의 맥스 테그마크 회장은 “(AI 기업들의) 자발적인 안전 약속만으로는 충분히 안전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미 매체 액시오스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FLI는 이날 주요 AI 기업 9곳의 안전성 등을 평가한 ‘2026년 상반기 AI 안전성 지수(AI Safety Index)’를 발표했는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앤트로픽도 ‘C+’에 그쳤다.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는 나란히 ‘C’를 받았고, 메타는 지난해보다 순위는 올랐지만 ‘D+’이었다. 반면 xAI는 ‘F’를 받아 4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평가에 처음 포함된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도 ‘F’를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중국 딥시크도 F였다. FLI는 AI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반면 안전 관리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FLI는 특히 앤트로픽과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메타가 일정 수준 이상의 위험이 확인되면 AI 개발을 중단하겠다며 제시했던 내부 ‘레드라인’ 기준을 최근 약화하거나 폐기했다고 지적했다. AI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가정과 산업은 물론 군사·사이버보안 분야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통제하기 위한 안전 기준은 오히려 느슨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FLI는 이 같은 변화가 다른 기업들까지 안전 기준을 낮추도록 압박하며 업계 전반의 안전 관리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기업들이 충분한 안전조치를 갖춘 경우에만 새 시스템을 출시하겠다는 기존 약속에서 물러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FLI는 2014년 설립된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반기마다 주요 AI 기업의 안전 관리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며, 이번에는 위험 평가와 현재 피해, 안전 프레임워크, 인류 생존 차원의 안전, 거버넌스와 책임, 정보 공개·소통 등 6개 분야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 ‘가짜뉴스 처벌법’ 네이버·구글·디시 등 9곳 적용

    허위·조작 정보의 유통을 차단하는 이른바 ‘가짜뉴스 처벌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지난 7일 본격 시행된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등 의무적으로 허위·조작 정보를 실시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하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 9곳이 지정됐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허위·조작 정보 대응 의무를 적용받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네이버·카카오·다음·네이트·디시인사이드(국내)와 구글·메타·엑스(X)·틱톡(국외) 등 9곳을 지정하고 각 사에 통보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사업자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이들 플랫폼은 앞으로 허위·조작 정보의 신고·조치 체계와 자율 운영 정책을 마련하고 운영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신영규 방미통위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자율 운영정책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라며 “운영 과정은 조사·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정보통신망법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했다. 법령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서 성격으로,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기준과 준수 사항, 허위·조작 정보 피해 구제 절차, 과징금 등 제재 내용 등을 담았다. 풍자나 패러디 표현이 허위·조작 정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정부는 “플랫폼의 자율 판단에 맡긴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허위·조작 정보에 대해선 “AI 생성 여부를 기술적으로 판별하기 어려운 콘텐츠는 현 단계에서 플랫폼이 자율적으로 삭제하기 어렵다”면서 “최종적인 허위·조작 여부는 법원이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연결자산 10조 이상’ 상장사, 2028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

    2028년부터 연결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는 지속가능성(ESG) 공시가 의무화될 전망이다.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당장 내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관리하고 대응 체계를 가동해야 하는 만큼 기업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단계적으로 이를 확대해 2030년에는 2조원 이상 규모 기업으로까지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관련 당정협의’ 직후 “일단 기후 공시를 우선으로 하되, 자본시장법에 담는 방식으로 법정 제도화를 우선으로 한다”며 “2028년 10조원 이상 되는 매출 규모를 가진 기업부터 (ESG 공시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029년 5조원으로 확대하고 2028~2029년 공시 상황 진행 결과를 좀 보고 평가해서 2030년에는 2조원까지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당정이 발표한 내용은 지난 2월 발표됐던 ESG 공시 로드맵 초안보다 대폭 강화된 수준이다. 초안에는 2028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적용 대상이었다. 당정의 계획대로 일단 ESG 공시 가운데 ‘기후 공시’가 의무화되면 기업은 기후 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대응 현황 등을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기업의 탄소배출량, 에너지·용수 사용량, 기후 리스크 관리 현황, 기후 전략 등이 공개 대상이다. 기업 입장에선 ESG 공시 대상 정보를 작성하려면 사실상 전체 부서가 협의해야 하며 관련 정보를 측정, 관리할 전문 인력도 확보해야 한다. 특히 2028년 공시를 위해선 당장 2027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당정은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실 착오는 면책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고의적인 ‘그린워싱’(친환경인 것처럼 위장)에 관한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행정책임은 단호하게 물기로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정책위 부의장은 면책 범위와 관련해 “아직 제도 초기라 기업들에게 충분히 적응할 시간도 줘야 하고 고의가 아닌 과실의 영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면책 제도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 “권한만 키워선 안 된다… 수사·행정 분리로 독립성 높여야” [경찰, 준비돼 있습니까]

    “권한만 키워선 안 된다… 수사·행정 분리로 독립성 높여야” [경찰, 준비돼 있습니까]

    베테랑 이탈 악순환 끊어야수사 부서 기피에 평균 경력 8.4년인력 늘었지만 사건 부담도 커져‘전문수사관’ 교육 여력마저 부족인사·조직개편 혁신 필요사건 양보다 난도로 실적 평가를독립기관 도입 ·수사심의위 강화도18개월째 공석인 경찰청장 채워야 검찰청 폐지와 형사소송법 개정 등으로 경찰이 사실상 형사사건 대부분을 책임지는 시대가 석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대로는 커지는 수사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인력은 늘었지만 업무 부담은 여전히 높고, 숙련된 수사관이 현장을 떠나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한만 넘긴다고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사 조직과 인사 체계, 평가 시스템 전반의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수사 인력은 지난해 3만 6823명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20년(2만 2478명)보다 63.8%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수사가 아닌 지원 업무 인력 등도 포함된 숫자다. 같은 기간 경찰이 접수한 사건도 237만 4893건에서 320만 5709건으로 35.0% 늘었다. 실제 수사 인원 기준 수사관 1인당 담당 사건은 약 108건에서 134건으로 24.1% 증가했고, 사건이 많은 경찰서에서는 수사관 한 명 앞에 놓인 사건이 2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사건 부담과 잦은 야근, 낮은 보상 탓에 수사 부서가 기피 부서가 된 지 오래다. 숙련된 수사관은 현장을 떠나고, 그 자리를 저연차 수사관이 메우는 구조가 이어졌다. 지난해 경찰 수사관의 평균 경력은 8.4년에 불과했다. 경기 지역의 한 수사과장은 “예전에는 팀장 1명과 경험 많은 수사관 4명이 팀을 꾸렸다면, 지금은 숙련된 수사관이 많아야 2명이고 나머지는 신입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경험 부족은 결국 수사의 질과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경기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과 고 김창민 영화감독 상해치사 사건에서는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졌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김병기 무소속 의원 공천헌금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도 장기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팀장은 “고소·고발 사건을 예외 없이 모두 정식 접수하는 전건접수가 2023년 시행된 뒤 수사관들이 맡는 사건이 크게 늘었다”며 “복잡한 사건을 맡아도 보상은 부족한데, 위에서는 3개월 안에 처리하라고 재촉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은 수사 경찰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수사경과 제도와 함께 2005년 ‘전문수사관’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상당수 수사관들은 현실적으로 관련 교육을 이수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고 토로한다. 서울의 한 수사과장은 “전문수사관을 많이 배출하면 좋지만 수사팀 입장에선 당장 처리해야 할 사건이 쌓여 있어 3~4주씩 교육을 보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 주요 보직과 승진이 여전히 기획·인사 등 비수사 분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 역시 수사 경험이 풍부한 간부를 육성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범죄수사학과 교수는 “수사관은 업무량에 비해 보상과 승진 기회가 부족하고, 경찰서장 가운데도 수사 분야 출신이 많지 않다”며 “수사 경시 풍조가 만연한 조직에서 누가 수사관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통제 및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아닌 별도 기관이 추가 수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과 보완 수사 필요성을 검토하는 독립된 제3기관을 두는 것도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외부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해 심의하는 제도인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심의위 외부위원인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심의가 한 번 열릴 때마다 40건 안팎의 사건을 다루지만 회의 시간이 짧다”며 “피해자의 억울함을 제대로 살피고 경찰 수사를 실질적으로 견제하려면 심의위원회 규모와 운영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와 조직 개편에 있어 수사와 행정을 엄격히 분리하고, 정치적 외압이나 여론 중심의 지침으로부터 경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찰 인사권이 사실상 정치권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구조에서는 경찰이 여론과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계급을 단순화해 성과와 전문성이 곧 평가로 이어지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1년 6개월 넘게 경찰정장을 공석으로 두며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 역시 경찰 수뇌부들의 정권 눈치보기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다. 이건수 교수는 “경찰의 인사평가 역시 사건처리 건수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복잡한 사건을 피하게 된다”며 “난이도를 반영하는 평가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놓친 K조선… 美 1600조원 군함 ‘마스가’ 노 젓나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놓친 K조선… 美 1600조원 군함 ‘마스가’ 노 젓나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업계에 함정 건조·설계 역량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확인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K조선이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는 차순위로 밀렸지만, 최대 1600조원대 미국 함정 시장에서 ‘마스가’(MASGA·한미조선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 국방부(전쟁부)와 해군은 지난달 전투함과 유류지원함(중형급 급유함)에 대한 정보요청(RFI)을 국내 조선사들에 보냈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의 전투함 설계·건조 역량을 미 국방부에 전달했고,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삼성중공업까지 3개사가 회신했다. 특히 미 국방부는 한국 해군의 3600t급 최신예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충남함)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RFI는 미국 정부가 사업 계획 수립을 위해 가격과 납기, 기술력 등 시장 정보를 수집하는 절차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가 국내 조선업계의 함정 역량을 일괄 문의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미국이 향후 공식적 입찰 제안요청(RFP) 등을 통해 협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은 것이 공개된 뒤 실무 검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2024년 말 기준 296척의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함정 조달 예산은 연평균 300억 달러(약 45조원)로 추산된다. 코트라는 총 1조 750억 달러(약 1600조원)를 투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370여척의 함정을 보유한 중국을 당장 견제해야 한다. 이에 압도적 건조 역량을 갖춘 한국의 참여가 절실하다. 다만, 미국 예산으로 건조되는 함정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 수정법’과 ‘존스법’ 등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국내 조선사의 공략법은 각기 다르다. 한화오션은 2024년 인수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를 통해 연간 1.5~2척의 군함 건조 능력을 선제적으로 갖췄고, 이를 최대 20척까지 증산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헌팅턴 잉걸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 등 현지 방산 조선사와 기술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 교수는 “한미 양국의 호혜성을 기준으로 존스법 등을 수정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 업계가 하청 기지 역할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용선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미국 조달 시장에 참여하려면 갖춰야 할 ‘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CMMC)도 거쳐야 하는 만큼 양국 정부 간 호혜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내가 느그 서장하고”… 아직도 통하는 경찰 [경찰, 준비돼 있습니까]

    “내가 느그 서장하고”… 아직도 통하는 경찰 [경찰, 준비돼 있습니까]

    “경찰 전국 순환근무 안 돼 향촌 세력화”… 13만명 기강 관리도 난항수사기록 조작·유출 잇단 덜미‘장윤기 사건’ 도화선 불신 확산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수사권을 독점하게 될 ‘공룡 경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논란의 도화선이 된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은 범인 장윤기의 부친이자 현직 경찰관인 장모 경감을 중심으로 경찰 수사팀의 증거인멸·유착이 이뤄진 정황이 포착되며 수사를 맡았던 팀장이 하루아침에 구속됐다.지난 3월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금품과 룸살롱 접대를 받고 방송인 양정원씨 관련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비대해진 권한에 비해 취약한 경찰 수사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이를 견제할 장치와 개선 방향을 모색한다. 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 한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23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인력업체 운영자로부터 “세무조사가 시작됐으니 만약 수사기관에 고발되면 해당 사건을 직접 맡아 처리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실제로 이 사건은 해당 경찰서로 이송됐고, A씨는 관련자들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의 문답 내용을 임의로 작성하는 등 수사기록을 조작해 사건을 불송치했다. 유사 사건과 다른 처분에 의구심을 품은 국세청과 검찰의 수사에 덜미가 잡힌 A씨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주민등록법위반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불송치 결정권’을 경찰이 가지면서 이를 교차 검증할 보완 장치가 부실하고, 이에 외부 청탁이나 학연 등 개인적 관계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해도 같은 수사관이 다시 수사를 하기 때문에 수사 의지가 없으면 사건이 진행될 수 없는 구조”라면서 “담당 수사관의 권한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착으로 인한 부실 수사 의혹은 끊이지 않는다. 한 은행 법인은 2024년 자신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서류를 조작해 부실 대출을 수차례 실행한 의혹이 제기된 지점장 B씨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노동위원회에서 면직 처분된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으나, 경찰은 지난해 말 불송치 결론을 내렸다. B씨는 평소 ‘경찰서장과 친하다’며 사회 고위층 인맥을 자랑하고 다녔다. 담당 수사관은 수사 진행 상황을 B씨에게 수시로 공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담당 변호사는 “수사관이랑 통화할 때마다 ‘나도 난처하다.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말을 수시로 했다”며 “결국 1년 반 동안 이렇다 할 조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허무하게 ‘혐의 없음’ 결론이 났다”고 토로했다. 지난해엔 김용환 전 서울 도봉경찰서장이 현직 경찰서장으로 가상자산 투자 피의자로부터 수사 무마 대가로 수천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경찰이 외부 청탁 등에 취약한 원인으로 내부에서는 순환인사의 공백을 지목한다. 서울의 한 간부급 경찰관은 “경감으로 승진하면 다른 서로 옮겨 5년 단위로 순환인사를 하는데,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예외가 있다. 거주지를 배려해 근무하던 서에 남기거나 멀지 않은 곳으로 인사를 하는 것”이라며 “경찰에 대한 불신이 커진 부실 수사 사건으로 남양주 스토킹 살인 등이 꼽히는데, 한 사람이 같은 서에 오래 머물면 ‘고인물’이 되고,  언젠가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내부에선 장윤기 사건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는 분위기다. 경기 지역의 한 간부급 경찰관은 “광주청은 예하 경찰서가 5개에 불과하다. 장윤기의 아버지도 광산서에서 오래 근무했으니 아들 사건 수사 담당자와 아는 사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법무법인 MK파트너스 변호사도 “전국 순환근무가 이뤄지지 않는 지방의 경우 경찰이 ‘향촌 세력화’돼서 유착에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경찰 전체 구성원 수만 약 13만명에 달하는 만큼 기강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의 한 경찰서에선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사기 혐의로 지인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담당 경찰관 C씨가 수사를 하지 않고 사건을 임의로 반려한 뒤, 자신의 상사 계정으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로그인해 무단으로 종결 처리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발각되기도 했다. C씨는 공전자기록 등 위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 ‘장윤기 사건’ 성범죄 증거 은폐·인멸…수사팀장 결국 구속

    ‘장윤기 사건’ 성범죄 증거 은폐·인멸…수사팀장 결국 구속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를 누락하고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전 수사팀장 A 경감이 결국 구속됐다. 광주지방법원 최윤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A 경감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오후 8시 17분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경감은 지난 5월 장윤기 사건 수사 당시 범행 차량인 SUV를 압수수색하면서, 장윤기의 강간살인 의도를 입증할 결정적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현장 수사관들에게 “그냥 두라”고 지시하며 압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압수수색 내부 상황이 담긴 채증 영상에서 케이블타이 장면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검찰에 제출하지 않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애초 이 사건을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장윤기가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살해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사라졌던 케이블타이 실물이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부친의 자택에서 발견되면서, 수사팀이 성범죄 연관성을 묵살하고 가해자 측을 비호하려 했다는 유착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수사팀장이 구속됨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과 검찰은 현직 경찰인 장윤기 부친이 수사 정보를 사전에 건네받았는지, 리얼돌 등 다른 성범죄 정황 증거물을 폐기하는 과정에 수사팀의 조직적 방조가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 ‘가짜뉴스법’ 시행 첫날 김어준 유튜브 채널 신고 당했다

    ‘가짜뉴스법’ 시행 첫날 김어준 유튜브 채널 신고 당했다

    이른바 ‘가짜뉴스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지난 7일 시행된 가운데,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이 ‘가짜뉴스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신고당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개정 정통망법 입법 취지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례”라며 김씨의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영상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전 기자가 신고한 영상은 2020년 4월부터 10월 사이 ‘딴지방송국’ 채널 내 ‘다스뵈이다’ 코너에 게시된 일부 영상들이다. 김씨는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최강욱 전 의원이 2020년 4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이 전 기자가 이씨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걸로 끝이다’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의 이러한 글은 법원에서 허위 사실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그는 해당 글을 올린 혐의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이 전 기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강요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2023년 1월 무죄가 확정됐다. 이 전 기자는 2022년 2월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 성북경찰서에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현재 김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김씨 측은 “최 전 의원이 작성한 페이스북 글을 사실로 믿었고, 믿을 만한 상당한 정황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14일 열린다. 한편 전날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SNS와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대해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체계와 운영 정책을 마련하는 등 자율규제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5월 경상흑자 386억 1000만 달러 ‘신기록’

    5월 경상흑자 386억 1000만 달러 ‘신기록’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60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연간 수치를 이미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386억 1000만 달러(약 58조 6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직전 최대인 올해 3월(379억 3000만 달러)을 두 달 만에 뛰어넘은 수치다. 전월(282억 9000만 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99억 1000만 달러)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00년대 들어 2012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83개월 연속 흑자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 8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1230억 5000만 달러)를 이미 돌파한 것이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 흑자가 378억 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943억 4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62.9% 급증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IT) 기기의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제품 증가 폭도 늘었다. 통관 기준 품목별로는 컴퓨터 주변기기(249.4%), 반도체(167.7%), 석유제품(49.1%), 화공품(11.0%) 등이 크게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0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여행 수지는 입국자 수 증가로 5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역대 최대였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310억 5000만 달러 급감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도로 풀이된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 순자산은 310억 8000만 달러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3월(369억 9000만 달러)에 이어 2위 증가 폭이었다. 올해 1~5월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를 상회하면서 기존 한국은행 연간 전망치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반기 1515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1~5월 누적 흑자를 보면 이를 넘어설 것 같다”며 “연간으로 봐도 전망치(2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60조원 놓친 K조선, 美 1600조원 함정시장 ‘마스가’ 노 젓나

    60조원 놓친 K조선, 美 1600조원 함정시장 ‘마스가’ 노 젓나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업계에 함정 건조·설계 역량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확인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K조선이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는 차순위로 밀렸지만, 최대 1600조원대 미국 함정 시장에서 ‘마스가’(MASGA·한미조선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 국방부(전쟁부)와 해군은 지난달 전투함과 유류지원함(중형급 급유함)에 대한 정보요청(RFI)을 국내 조선사들에 보냈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의 전투함 설계·건조 역량을 미 국방부에 전달했고,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삼성중공업까지 3개사가 회신했다. RFI는 미국 정부가 사업 계획 수립을 위해 가격과 납기, 기술력 등 시장 정보를 수집하는 절차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가 국내 조선업계의 함정 역량을 일괄 문의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미국이 향후 공식적 입찰 제안요청(RFP) 등을 통해 한미 협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은 것이 공개된 뒤 실무 검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2024년 말 기준 296척의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함정 조달 예산은 연평균 300억 달러(약 45조원)로 추산된다. 코트라는 총 1조 750억 달러(약 1600조원)를 투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캐나다가 잠수함 사업에서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독일의 손을 들었지만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 370여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팽창하는 중국을 당장 견제해야 한다. 이에 압도적 건조 역량을 갖춘 한국의 참여가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함정 시장은 건조비용은 많이 들지만 단가가 통상 한국보다 3배 이상 높아, 캐나다 잠수함보다 수익성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예산으로 건조되는 함정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 수정법’과 ‘존스법’ 등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국내 조선사의 공략법은 각기 다르다. 한화오션은 2024년 인수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를 통해 연간 1.5~2척의 군함 건조 능력을 선제적으로 갖췄고, 이를 최대 20척까지 증산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헌팅턴 잉걸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 등 현지 방산 조선사와 기술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 교수는 “한미 양국의 호혜성을 기준으로 존스법 등을 수정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 업계가 하청 기지 역할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용선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미국 조달 시장에 참여하려면 갖춰야 할 ‘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CMMC)도 거쳐야 하는 만큼 양국 정부 간 호혜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첫 공식행보로 도 재난상황실 긴급 방문...의장단.대표의원 호우대책 집중 점검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첫 공식행보로 도 재난상황실 긴급 방문...의장단.대표의원 호우대책 집중 점검

    제12대 경기도의회 의장단과 여야 교섭단체 대표의원들이 임기 개시 후 첫 공식 의정 행보로 재난 현장을 찾아 도민 안전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남종섭 의장(더불어민주당, 용인3)을 비롯해 고은정(더불어민주당, 고양10)·김미숙(더불어민주당, 군포3) 부의장, 그리고 안광률(더불어민주당, 시흥1)·방성환(국민의힘, 성남5) 양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8일 오후 경기도청 2층에 마련된 도 재난상황실을 긴급 방문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도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남 의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첫 번째 실천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재난상황실을 찾은 의장단과 대표의원들은 경기도의 기상 전망과 호우 대처 상황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폭우로 인한 도민들의 일상 속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고 부의장은 “도시 지역 침수 피해의 상당수는 상습 침수 구역의 우수관 및 배수구 관리 부실에서 시작된다”라며 “폭우가 쏟아지기 전에 우수관 막힘 현상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즉각적인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시 예찰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생활 밀착형 안전 점검을 요구했다. 김 부의장은 “반지하 주택이나 저지대 거주민, 홀몸 어르신 등 재난 취약계층은 집중호우 시 대피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라며 “침수방지시설 설치 현황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등 촘촘한 안전망을 가동해야 한다”라고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두터운 보호를 특별 주문했다. 안 대표의원 역시 “집중호우가 출근 시간대에 겹칠 경우 도민의 발이 묶이고 극심한 혼란이 야기된다”라며 “기상 악화 시 대중교통 우회 및 지연 정보를 도민들에게 신속히 안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특히 해안 지역의 만조 시간대와 겹쳐 역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방 대표의원은 “여름철 집중호우는 한 해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생계와 직결된다”라며 “도 차원의 대응뿐만 아니라 31개 시군과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긴밀히 가동해 농업 기반 시설물 파손과 농가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달라”라고 당부했다. 이날 의원들이 제기한 다양한 질의와 요구사항을 종합한 남 의장은 비상 상황 발생 시 대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보고체계를 전면 강화하라고 집행부에 지시했다. 남 의장은 “형식적인 절차를 탈피해 비상 상황 발생 시 의회와 집행부 간의 보고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실시간 상황 공유가 즉각적으로 이뤄지도록 해달라”라고 강력히 당부했다. 이 같은 의회의 강력한 요청에 대해 경기도 측은 즉각 수용 의사를 밝히며, 비상 상황 보고 체계와 양 기관 간의 공조 체계를 한층 더 두텁게 강화하겠다고 확약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재난상황실 보고에 따르면 도는 현재 비상 1단계 근무 체제를 전격 가동 중이며, 총 383명의 행정 인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와 기상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 서대문구 환경교육 블로그…네이버 AI도 인정했다

    서대문구 환경교육 블로그…네이버 AI도 인정했다

    환경교육도시 서울 서대문구는 운영 중인 ‘서대문구행복그린센터 블로그’가 7월 ‘네이버 메이트’ 교육 분야 우수 사례로 선정돼 환경교육 콘텐츠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환경정책과 환경교육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해 온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네이버 메이트는 네이버의 우수 콘텐츠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AI) 브리핑에 자주 인용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자나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난달 운영을 시작했다. 선정은 AI 인용 수를 중심으로 주제 전문성, 이용자 반응, 서비스 활동성, 콘텐츠 신뢰도, 검색 활용도 등을 종합 고려해 매달 이뤄진다. 서대문구행복그린센터 블로그는 환경교육·정책은 물론 활동 기록, 교구재 개발·보급, 친환경 생활 카드 뉴스 등 전문성과 공공성을 토대로 환경교육 분야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왔다. 그 결과 2026년 상반기 AI 브리핑 누적 인용 수가 33만 회를 기록했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이번 선정은 디지털 시대에 주민분들께 유용한 환경교육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 온 데 따른 결과”라며 “앞으로도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환경 정책과 환경교육 콘텐츠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 [단독] 정부 “정유사, 손실 없으면 보상 없다”…가격 조정 ‘이중적 행태’ 철퇴 [강 기자의 세종실록]

    [단독] 정부 “정유사, 손실 없으면 보상 없다”…가격 조정 ‘이중적 행태’ 철퇴 [강 기자의 세종실록]

    전쟁 직후 11일 만에 200원 올리고 종전 직후 11일 만에 20원 ‘찔끔’ 하락 10배 차이…‘2~3주 시차’ 변명 무색 “트럼프 만세, 100원 더” 정유사 기소 정부, 보고 체계 허점 노출… 정비 필요 정유사, 상식 동떨어진 대응·신뢰 파괴 손실 호소 전에 반성·국민에 사과부터 검찰이 6일 발표한 국내 정유사들의 담합 행태는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전쟁으로 자원 공급망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 이들은 대화방에서 “트럼프 만세”를 외치며 가격 인상을 반겼습니다. 수조원대 이익을 노린 담합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고 주유소마다 긴 줄을 세웠으며 산업 현장 곳곳을 혼란과 마비에 빠뜨렸습니다. 종전 직후 ‘전광석화’처럼 석유 가격을 끌어올렸던 정유사들은 정작 종전이 공식화된 뒤에는 ‘느림보’처럼 가격을 내리는 데는 한없이 더뎠습니다. 그 모습은 국민의 울화통을 다시 한번 자극했습니다. 정유사들이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담합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전쟁 직후 주유소에 재고 없다더니 정유사 며칠 후 공급가격 대폭 인상1차 최고가 시행 후에도 가격 인상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분석 결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쟁 발발 전날인 2월 27일 ℓ당 1692.58원에서 불과 11일 만인 3월 10일 1906.85원으로 200원(214.37원) 이상 급등했습니다. 일부 지역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400원 이상 치솟은 곳도 속출했습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1597.24원에서 휘발유보다 더 비싼 1931.62원으로 300원(334.38원) 넘게 뛰었습니다. 검찰 조사와 업계 취재 결과, 당시 정유사들은 전쟁 직후 주유소에 “공급할 재고가 부족하다”고 통보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공급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겠다고 알렸습니다. 소비자와 직접 마주하는 최전선에 있던 주유소들은 이런 내부 사정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비난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시장 지배력을 가진 정유사들의 이런 대응이 반복되면서 지방의 영세 주유소들은 소비자 이탈과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폭등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고, 산업통상부가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가격을 통제하는 ‘1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3월 13일 이후에도 일부 주유소에서는 수백원대 가격 인상이 이어졌습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에 정유사로부터 비싼 가격으로 들여온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국가적 위기를 ‘한몫 잡을 기회’로 삼아 가격 인상 행렬에 편승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았습니다. 국제유가 배럴당 70달러대 하락에도‘찔끔 인하’ 국내유가 1900~2000원대반면 지난달 17일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상황은 정반대였습니다. 종전 11일 뒤인 6월 2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009.08원에서 1987.57원으로 21.51원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경유도 같은 기간 2004.08원에서 1978.49원으로 25.59원 내렸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불과 11일 만에 200원 넘게 치솟았던 기름값이, 종전 이후에는 같은 기간 겨우 20원 안팎 내리는 데 그친 것입니다. 상승 속도와 하락 속도가 약 10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 셈입니다. 국제유가는 종전 합의와 함께 배럴당 70달러대로 빠르게 안정됐지만 국내 주유소 가격은 달랐습니다. 종전 서명 후 열흘이 지난 지난달 27일 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할 당시에도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96.10원, 경유는 1987.13원으로 여전히 1900원 후반대를 유지했습니다. 국제유가는 빠르게 내려왔지만 국내 기름값은 소수점 단위의 ‘찔끔 인하’만 반복하며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의미 있는 가격 하락은 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휘발유·경유·등유 등 전 유종의 공급가격을 ℓ당 150원씩 인하한 이후에야 나타났습니다. 시행 열흘 뒤인 7월 7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891.96원, 경유는 1879.13원으로 각각 약 104원, 108원 떨어졌습니다. 정부가 공급가격을 강제로 낮춘 뒤에야 100원 넘는 인하가 이뤄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종전이라는 시장 환경 변화만으로는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고, 정부의 가격 통제가 이뤄진 뒤에야 비로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의 인하가 나타났다는 점은 곱씹어 볼 대목입니다. ‘2~3주 시차’ 반영, 유가 오를 땐 안하고내릴 땐 정석대로? 소비자 불만 쇄도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비롯한 산업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네 차례 연속 동결하는 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70~80달러대로 떨어졌는데도 국내 기름값이 1900~2000원대를 유지한 이유에 대해 일관된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도 평시 5달러 안팎에서 20달러 수준까지 확대돼 국제유가가 75달러라고 해도 실제 도입 원가는 95달러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2~3주간의 시차 반영과 1500원이 넘는 환율도 거론됩니다. 정유업계는 “국제 석유제품을 구매해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2~3주의 시차가 발생하고, 15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도 가격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국제가격 하락이 곧바로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공급가격이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인상됐지만, 국제유가가 안정된 뒤에는 ‘2~3주의 시차’가 반복해서 강조됐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올릴 때와 내릴 때 적용되는 속도가 왜 이렇게 다른지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이유입니다. 결국 ‘올릴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라는 정유사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일부 정유사의 가격 결정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의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검찰은 현재 현대오일뱅크와 가격결정부서 직원 2명을 기소한 상태입니다. 검찰 조사, 손실보상 중요 기준될 듯정유사 “석유제품 기준·기회비용 반영”업계 3조 이상 보상 추정에 정부 ‘냉담’ 정부 “원가 기준으로 손실 여부 결정”“허위 보고·조작 시 과태료·행정처분”“단 檢 조사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 내용”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정유사들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국민 세금으로 이를 보전해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정유사들이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한 생산·내수·수출 관련 일일 보고 내용과 내부 관리 자료가 서로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실 보전 규모가 과장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만큼 정산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산업부는 “손실이 없으면 보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복수의 산업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과 상관없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과 고시가 정한 대로 원가 기준에 따라 손실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손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산업부는 검찰 수사 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검찰이 수사 중인 담합 의혹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안인 만큼,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에는 정유사 공급가격이 동결돼 이번 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는 향후 정유사 손실보상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정유사들은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해 달라며 국제유가뿐 아니라 수출 시장에서 한국산 정제유에 붙는 프리미엄, 관세, 수입부과금까지 모두 원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를 근거로 최소 3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추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산업부는 정유사가 실제 부담한 ‘제조원가’를 기초로 손실을 따져야 하고 실제 발생하지 않은 기회수익까지 국민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원가에 기반한 원유 도입가, 생산 비용, 최소한의 마진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죠. 정부는 손실 보상에 대비해 예비비 4조 2000억원을 편성해 둔 상태입니다. 산업부는 검찰이 확보한 정유사 직원들의 대화방 내용만으로 담합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대신 정유사들이 그동안 정부에 제출한 생산·내수·수출 관련 일일 보고 자료와 내부 자료가 일치하는지, 손실보상을 위해 제출하는 회계자료와 원가 산정 근거가 사실에 부합하는지 등을 손실 정산위원회에서 면밀히 검증할 계획입니다. 실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제출 자료가 사실과 다를 경우에는 국민 세금으로 보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산업부의 판단입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보고 체계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며 허위 보고나 자료 조작 등이 확인될 경우 과태료 부과나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정유사, 손실보상 아닌 토해내야”담합 최소 14조…부당이익 환수 수조원 예상검찰은 오히려 정유사들이 손실을 보상받을 처지가 아니라, 담합으로 얻은 부당이득을 환수해야 할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전쟁 발발 6일 뒤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일방 통보한 공급가격은 평균 40%가량 급등했습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 12%, 경유 28%, 등유는 무려 80%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가격 정보를 교환하며 공급가격을 대폭 올렸고, 이후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이에 맞춰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정유 4사는 상당한 규모의 원유 재고를 확보하고 있었던 만큼 원가 상승 압박이 크지 않았는데도, 모든 회사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동시에 공급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입니다. 정유사들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 석유제품 가격 급등의 수혜를 입으며 약 1조 5000억원의 이른바 ‘전쟁 특수’를 누렸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전쟁 발발 약 2주 뒤부터 국제 가격 상승이 국내 공급가격에 반영됐던 반면, 이번에는 가격 인상 시점이 훨씬 빨랐다는 점에서 검찰은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유사 직원이 대화방에서 “오늘 100원 더 올린다. 올해 2조 벌 듯”이라며 적은 것도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검찰은 정유사들의 담합이 중동 전쟁 이전인 2024년 7월부터 이어졌으며,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직접 담합 규모만 약 14조 2000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정유 4사의 가격 인상 효과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26조원 규모의 담합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물론 이 규모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기초한 추산으로 향후 재판 과정에서 다퉈질 사안입니다. 다만 검찰 판단이 법원에서도 인정된다면, 정유사들이 정부에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것과 별개로 담합에 따른 막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신뢰 잃은 정유사, 국민 공감 얻는 노력 필수 정부 검증 체계 미흡…책임 미루지 말아야실제 담합 여부와 규모는 앞으로 재판을 통해 최종 가려질 것입니다. 다만 이번 수사로 그동안 정유사들이 정부와 언론, 국민을 상대로 해온 설명의 신뢰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국민들이 정유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산업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해제 시점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시한인 60일 정도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이 보장되고 원유 공급 불안이 해소되면 언제든 최고가격제를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8차 석유 최고가격제는 4주 뒤인 이달 25일쯤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지난주 첫 회의를 연 손실정산위원회도 8월 말 정유사들이 제출한 손실 산정 자료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합니다. 정유업계는 전쟁 종료와 최고가격제 해제 이후인 하반기에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러나 국민이 먼저 듣고 싶은 말은 손실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위기 때마다 반복돼 온 ‘올릴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라는 행태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일 것입니다. 신뢰를 잃은 기업은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는 석유 수급 보고 체계의 허점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전쟁 당시 정유사들이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한 생산·내수·수출 관련 일일 보고는 법적 의무가 아니었고, 제출된 자료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체계도 미흡했습니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매일 들어오는 자료를 어떻게 모두 검증하느냐”며 서로 책임을 미룰 일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보고 체계와 검증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할 때입니다. 물론 정유업계의 모든 노력을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쟁 기간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원유를 확보하고 새로운 수입선을 찾으려 애쓴 노력은 분명 평가받아야 합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한 판단이었든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대응이었든, 위기 속에서 공급망을 지키기 위해 움직인 것은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자산은 신뢰입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신뢰는 한순간의 거짓 보고와 담합 의혹, 그리고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대응으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정유업계에는 윤리와 투명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정부에는 허술한 관리 체계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전쟁이 다시 찾아오더라도 국민은 정부와 기업을 믿고 위기를 함께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충청권 등 6개 시도 산사태 위기 경보 ‘주의→경계’ 상향

    충청권 등 6개 시도 산사태 위기 경보 ‘주의→경계’ 상향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충청권 등 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 경보가 발령됐다. 산림청은 8일 오후 2시 30분을 기해 대전·세종·충북·충남·강원·전북에 내려진 산사태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뉜다. 현재 서울·인천·부산·대구·울산·경기·경북·경남·전남광주 등 9개 시도에는 ‘주의’, 제주는 ‘관심’ 단계가 각각 발령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충남 부여·서천군, 계룡시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기상청은 충청·전라권에 80~150㎜(많은 곳 150~200㎜ 이상), 수도권·강원권에 50~100㎜(많은 곳 150㎜)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산사태 발생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산림청은 산사태예방지원본부 상황실장을 산사태방지과장에서 산림재난통제관으로 격상해 비상 대응 체제에 나섰다. 또 ‘경계’ 경보가 발령된 6개 시도에는 산사태협력관을 긴급 파견하고 주민 대피와 현장 대응을 강화했다. 산사태협력관은 지방정부의 산사태 예보 적기 발령 여부와 주민 대피 지원체계, 산사태취약지역 등 위험 요인 사전 조치 상황 등을 점검하고 호우가 끝날 때까지 현장 대응을 지원한다. 특히 이날 취약 시간대에 강한 비가 예보되면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디지털 사면통합 산사태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산사태 예측과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 간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위험 상황 발생 시 주민 대피가 현장에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 ‘러시아판 랩터’는 종이호랑이?…Su-57 스텔스 전투기, 우크라 드론 못 막았다 [밀리터리+]

    ‘러시아판 랩터’는 종이호랑이?…Su-57 스텔스 전투기, 우크라 드론 못 막았다 [밀리터리+]

    러시아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Su)-57이 실전에 동원됐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 미디어 등 현지 언론은 Su-57이 러시아 옴스크 정유시설을 공격하는 장거리 드론 방어에 나섰으나 한 대만 요격하고 나머지는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전선에서 약 2500㎞ 떨어진 시베리아 남서부의 옴스크 정유 시설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수천 ㎞를 날아 러시아 에너지 핵심 시설을 타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곳은 연간 2200만 톤 이상의 원유를 처리하며 러시아 전체 정제 능력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공격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는 최신예 전투기 Su-57과 A-50U 조기경보기를 띄웠다. 보도에 따르면 Su-57은 최근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내부 무장창 대신 외부에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엔진 아래에 조준 시스템으로 추정되는 장비를 장착했다. 이는 드론과 같은 소형 공격 목표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러시아 매체들이 지난 5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Su-57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면서 “이번에 사실로 확인됐으나 옴스크 정유시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서방 군 당국의 관심을 끌고 있는 Su-57은 미국의 F-22 랩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러시아 최초의 5세대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다. 내부 무장창을 활용해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으며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흉악범’(Felon)이라는 코드명을 부여했다. Su-57은 길이 19.8m, 날개폭은 14.1m로 최고 속도가 마하 2.0 이상에 이른다. 그간 러시아 국영 언론은 종종 Su-57의 성능이 미국의 F-22나 F-35 같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낫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F-35는 낮은 레이더 반사 단면적(RCS), 내장 센서, 레이더 흡수 소재로 인해 Su-57보다 스텔스 능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Su-57의 실전 배치는 단계적으로 진행 중인데, 2020년 12월 첫 번째 양산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0여 대가 인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Su-57은 이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도 전선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장거리 공대지 및 공대공 미사일 발사 임무 등에 간헐적으로 투입됐는데, 사실상 활약상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방 정보기관에서는 Su-57이 격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평판 손상, 민감한 기술 유출 등의 우려 때문에 러시아군이 사용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 덕성여대, ‘2026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연차평가 A등급

    덕성여대, ‘2026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연차평가 A등급

    덕성여자대학교는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2026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연차평가에서 우수 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2025년 사업 운영 실적과 2026년 사업 추진계획, 2027~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등을 종합 평가해 올해 사업비를 배분하는 절차다. 덕성여대는 평가 결과에 따라 총 4억 3037만 5000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사업을 추진한다. 덕성여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입학전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고교 연계 진로·진학 프로그램과 입학상담, 대입정보 제공 등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신뢰할 수 있는 입시 정보를 제공하고 고교교육 변화가 대학 입학전형에 안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민재홍 덕성여대 총장은 “A등급 획득은 공정하고 투명한 입학전형 운영과 고교교육 연계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신뢰받는 입시 환경을 조성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대학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 “대만 터지면 북한도 움직인다?”…한국 덮칠 동시다발 전쟁 시나리오 [밀리터리+]

    “대만 터지면 북한도 움직인다?”…한국 덮칠 동시다발 전쟁 시나리오 [밀리터리+]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중동의 휴전마저 불안한 상황에서 대만해협까지 무력 충돌에 휩싸이면 북한이 한반도에서 동시에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전력이 여러 전선으로 분산된 틈을 이용해 북한이 전쟁 초반 대규모 포병·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앤드루 미흐타 미국 플로리다대 해밀턴스쿨 전략학 교수는 지난 6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 기고문에서 “여러 지역의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면 한반도가 부차적인 전선이 아니라 전체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위험한 지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흐타 교수는 미국이 이미 유럽과 중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고 북한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 미군은 인도·태평양과 유럽, 중동에서 병력과 탄약, 요격체계를 나눠 써야 한다. 그는 이런 동시다발 위기가 북한의 군사력 자체보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다른 지역에서 증원 전력을 신속히 끌어와야 하지만, 여러 전선이 동시에 열리면 대응 속도와 규모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첫 몇 시간, 포병·미사일로 한미 대응 흔들기 북한의 핵심 전략은 장기전보다 전쟁 초반에 한미 양국의 대응 체계를 흔드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미흐타 교수는 북한이 병력 규모와 기습, 장거리 정밀 타격을 결합해 단시간에 미군 피해를 키우고 증원 전력의 진입을 늦추려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수천 문의 야포와 방사포를 배치하고 상당수를 지하 진지에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평택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 공군기지, 한국군 비행장과 군수 거점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발사하면 한미 미사일방어체계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필요하면 일본 내 미군기지까지 공격해 전장을 넓힐 수 있다는 게 미흐타 교수의 설명이다. 북한의 상비병력은 약 128만명으로 추산된다. 교도대와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등을 포함한 예비전력은 약 762만명에 이른다. 육·해·공군에 포함된 특수작전군도 약 20만명 규모로 평가된다. 이들은 전쟁 초기 비행장과 통신시설을 파괴하고 군 지휘부와 보급망을 교란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새로운 변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던 북한군 일부가 실전 경험을 갖고 귀환해 교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전술핵을 항모전단과 지휘시설, 병력 밀집 지역을 겨냥하는 전장 무기로 운용할 가능성도 위험을 키운다. 미군 탄약 부족 노리나…한반도 위기 ‘연쇄 폭발’ 가능성 미흐타 교수는 미국이 한반도에 전력을 집중할 수 있다면 북한의 수적 우위를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위기, 대만 충돌이 겹치는 경우다. 장기간 여러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면 정밀유도무기와 미사일 요격탄 등 핵심 탄약이 부족해질 수 있다. 소진한 무기를 다시 생산하는 데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이 걸린다는 점도 미국과 동맹국의 약점으로 꼽힌다. 유럽의 무기·탄약 생산 능력 역시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서방의 생산 병목과 전력 공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반도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도 국경 지역의 불안정과 미군의 움직임을 외면하기 어렵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면서 유럽과 동아시아의 안보 위기도 직접 연결됐다. 결국 대만해협의 전쟁은 한국과 무관한 먼 지역의 충돌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이 중국 대응에 집중하는 동안 북한이 포병·미사일 공격과 국지 도발을 병행하면 한반도는 독자적인 위기를 넘어 여러 전선이 맞물린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 다만 이번 주장은 실제 공격 징후를 포착한 정보당국의 평가가 아니라 국제안보 전문가가 제시한 가상 시나리오다. 북한이 반드시 대만 충돌과 연계해 군사 행동에 나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차가운 표면 아래 숨긴 ‘뜨거운 속살’…천왕성 해왕성 안에 마그마 바다 있다 [우주를 보다]

    차가운 표면 아래 숨긴 ‘뜨거운 속살’…천왕성 해왕성 안에 마그마 바다 있다 [우주를 보다]

    태양계의 행성은 지구 같은 암석 행성과 목성 같은 가스 행성으로 나눌 수 있다. 가스 행성 중 가장 외곽에 있는 천왕성과 해왕성은 ‘얼음 거인’으로 더 세분하는데, 이 두 행성은 물, 암모니아, 메탄 등으로 구성된 거대한 얼음 맨틀을 지닌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1986년과 1989년에 두 행성을 방문한 유일한 탐사선인 보이저 2호와 허블 및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지상 망원경들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행성 내부 구조를 추정해 왔다. 현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행성 모델에 따르면 천왕성과 해왕성은 수소와 헬륨 대기 아래에 얼음 맨틀이 있고, 그 중심부에 단단한 암석 핵이 존재하는 3중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UCLA의 에드워드 영과 동료 과학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기존 가설에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얼음 맨틀 모델과 함께, 행성 내부가 고온·고압 상태에서 규산염, 철, 수소가 완전히 뒤섞인 ‘초임계 수소 부유 마그마 바다’(Supercritical, Hydrogen-rich Magma Ocean)로 이루어져 있다는 새로운 모델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마그마 바다 모델은 현재 관측되는 해왕성과 천왕성의 질량 및 반경과 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고압 환경에서 수소 기체가 마그마 속으로 용해되어 들어가 밀도를 낮추고 압축률을 높임으로써, 현재까지 실제로 관측된 해왕성과 천왕성의 물리적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마그마 바다 모델은 최근 관측된 태양계 외곽 천체들의 구성 성분과도 더 잘 들어맞는다. 기존 얼음 거인 모델은 태양계 초기 형성 단계에서 외곽 원반에 얼음 성분이 매우 풍부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실제 태양계 외곽 천체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와 혜성 관측 결과, 초기 재료 중 얼음의 비율은 약 25% 수준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암석 성분이 훨씬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얼음 거인보다는 마그마 바다 모델을 지지하는 구성이다. 연구팀은 마그마 바다 모델이 외계 행성 연구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하계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외계 행성 형태 중 하나인 ‘미니 해왕성’도 마그마 바다 모델로 더 쉽게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쉽게 관측할 수 있는 해왕성과 천왕성을 통해 우주에 흔한 미니 해왕성의 구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 다만 연구팀의 주장을 확실히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직접적인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천왕성의 대기 내부를 직접 탐사하는 ‘천왕성 궤도 탐사선’(UOP)과 해왕성을 정밀 조사하기 위한 ‘해왕성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천왕성과 해왕성 두 행성뿐 아니라 수많은 외계 행성의 비밀을 풀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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