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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시법 개정안’ 행안위 진통

    ‘집시법 개정안’ 행안위 진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4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처리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심야 옥외집회를 금지하도록 한 한나라당의 개정안에 민주당이 반대하며 위원장석을 점거하는 등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행안위는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집시법 개정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개회 직후 정회됐다. 오후 2시 다시 회의가 열렸지만 안경률 위원장이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권 의원과 협의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안 위원장은 “국회법과 의회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집시법 개정안을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에서 강행처리하지 않겠다는 한나라당의 공식 선언이 있을 때까지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버텼다. 이들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퇴장한 뒤에도 계속 점거를 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야간 옥외집회를 일괄적으로 금지한 집시법 10조가 헌법이 금지한 사전허가제에 해당하고, 금지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심야 시간대만 특정해 옥외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지만,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야간 옥외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주거지역, 학교주변, 군사시설 주변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한해서만 선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8, 29일 본회의에서도 집시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종전의 집시법 10조는 효력을 잃게 된다. 한편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원세훈 국정원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뇌졸중 후유증이 여전해 왼쪽 다리를 절고, 왼쪽 팔 움직임도 부자연스러운데 음주와 흡연을 다시 시작해 무리할 경우 건강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한나라당 황진하,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원 국정원장은 또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 때문에 북한은 3남 김정은에 대한 후계체계 조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태 발생 직후 열린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북한 소행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한 데 대해서는 “각종 정보망 등 과학적 증거로 봤을 때 불확실하다는 의미였고, 인적 정보로는 북한 소행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었다.”고 원 국정원장은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호랑이 사감’ 박지원의 리더십

    [여의도 블로그] ‘호랑이 사감’ 박지원의 리더십

    6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이었던 지난 14일.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킨 민주당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야당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비단 이날뿐만 아니라 요즘 민주당 의원들의 회의 출석률이 부쩍 양호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갑자기 ‘모범생’이 된 것은 ‘호랑이 사감’ 박지원 원내대표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 대표의 지시를 받은 원내행정실 당직자들은 요즘 하루 세 차례씩 상임위를 돌며 의원들의 출석을 체크하고 있다. 회기가 끝나면 출석률이 공개된다. ‘당근책’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성실한 의원들에게 배정하겠다며 ‘노른자 상임위’인 예결위 민주당 몫 11자리를 비워놓았다. 한 초선 의원은 “강압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박 원내대표가 법사위, 운영위, 정보위 등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항의하기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토해양위가 세종시 수정안을 표결하던 지난 22일에는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오전 8시에 의총을 소집했다. 핵심 현안이 다뤄지는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매일 오전 9시30분에 ‘선행 회의’에 참석해 지침을 전달받는다. 상임위에서 ‘스폰서 검사’ 특검법이 통과되고,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사감 리더십’은 이제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천안함 결의안’과 ‘집시법 개정안’을 놓고 험악한 분위기가 이미 연출됐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직접 부의할 태세다. “가급적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한 박 원내대표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큰 싸움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화합형 박희태’ 후반기 국회의장에

    ‘화합형 박희태’ 후반기 국회의장에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6선의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여야는 7일 의원총회와 워크숍을 각각 열고 18대 국회 의장단 후보와 16개 상임위 위원장, 2개 특별위 위원장 후보를 내정했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박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추대했다. 또 여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4선의 정의화 의원을 뽑았다. 박 의원은 이윤성 의원이 경선 직전 사퇴해 무투표 추대 형식으로 당선됐고, 정 의원은 이해봉·박종근 의원과 경선을 벌여 참석의원 156명 가운데 97명의 지지로 뽑혔다. 민주당도 오후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의원 워크숍을 열고 3선의 홍재형 의원을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확정했다. 홍 의원은 이날 결선 투표에서 5선 박상천 의원과 똑같이 39표를 얻었지만, ‘연장자 우선 원칙’이라는 당 규정에 따라 부의장에 오르는 행운을 안았다. 홍 의원과 박 의원은 똑같은 1938년생이지만 홍 의원의 생일이 3월, 박 의원의 생일이 10월로 홍 의원이 7개월 빠르다. 한나라당은 또 상임위원장 후보 11명을 확정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은 김무성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맡고 ▲정무위원장 허태열 ▲기획재정위원장 김성조 ▲국방위원장 원유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정병국 ▲정보위원장 정진석 의원 등으로 결정됐다. 외교통상통일위, 행정안전위, 국토해양위, 예산결산특별위, 윤리특별위 등 4개 위원회는 2년의 위원장 임기를 1년씩으로 나눠 2명이 차례로 맡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외통위는 원희룡 의원이 앞으로 1년간 위원장을 맡고, 2년차 위원장은 다음에 결정하기로 했다. 행안위원장은 안경률 의원이 먼저 맡고, 이인기 의원이 다음 1년을 맡기로 했다. 국토해양위원장도 송광호 의원과 장광근 의원이 번갈아 맡기로 했다. 예결위원장은 이주영, 윤리위원장은 정갑윤 의원이 우선 맡고 다음 1년은 맞교대하기로 했다. 민주당에 배정된 6명의 상임위원장도 확정됐다. ▲법사위원장 우윤근 ▲교육과학기술위원장 변재일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최인기 ▲지식경제위원장 김영환 ▲환경노동위원장 김성순 ▲여성위원장 최영희 의원 등이다. 보건복지위원장은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이 맡는다. 국회의장 후보인 박 의원은 “법을 잘 만들뿐만 아니라 법을 잘 지키는 국회가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다.”며 ‘법치(法治) 국회’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관록을 ‘노마지지’(馬之智·늙은 말의 지혜)에, 자신의 성품을 ‘유능제강’(柔能制剛·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에 빗대며 원만한 국회 운영을 약속했다. ‘화합형’ 정치인으로 꼽히는 그는 1961년 13회 사법시험에 합격, 부산고검장까지 지냈다. 1988년 제13대 국회부터 17대까지 경남 남해·하동에서 내리 5번 당선됐으며, 지난해 10·28 경남 양산 재선거에서 6선 고지에 올랐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정당과 민자당 대변인, 신한국당·한나라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부총재, 최고위원, 대표 등을 섭렵했다. 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정의화 의원은 “제가 신경외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자부하는데 외과의에 필요한 결단, ‘이글스 아이’(Eagle’s eye·환부를 정확히 찾아냄)로 필요할 때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15대 총선 당시 ‘물갈이 바람’을 타고 전문가 영입 케이스로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탄탄한 지역 기반으로 부산 중·동구에서 내리 4차례 당선됐다. 민주당 몫 부의장으로 선출된 홍재형 의원은 “여당의 독선적인 국회 운영을 막고,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의 디딤돌을 놓겠다.”고 밝혔다. 이창구·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의장 박희태 유력… 부의장 與野 3파전

    의장 박희태 유력… 부의장 與野 3파전

    여야가 8일 본회의에서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의원들 간 경쟁이 뜨겁다. ●한나라 이윤성도 국회의장 출사표 여당 몫인 국회의장직에는 현재 6선인 박희태(경남 양산) 전 대표와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윤성(인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김무성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 박 전 대표가 국회의장을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김무성 원내대표는 6일 당사 기자간담회에서 “의장 선거는 보이지 않는 손이나 오더에 의한 선거가 일절 없는 자율 선거다.”라고 강조했다. 여당 몫 국회부의장 한 자리에는 친이계인 부산 출신의 정의화 의원, 친박계인 박종근(대구 달서구갑)·이해봉(대구 달서구을) 의원이 경합 중이다. 모두 4선이다. 정 의원이 가장 유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영·호남 화합 행보를 일관되게 보여 온 데다 최근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무성 의원에게 양보의 결단을 내린 점이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친박계 부의장 후보들은 의장과 부의장 모두 경남이 차지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한다. 이 경우 연장자인 박 의원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 몫 한 자리를 놓고서는 민주당에서 5선의 박상천 의원과 4선의 이미경 사무총장, 3선의 홍재형 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모두 18개인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을 놓고서는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기존 11개에서 자유선진당 몫이던 보건복지위원장 자리를 포함해 12개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6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진 민주당은 기존대로 선진당이 1개를 가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상임위원장 기준을 3선 이상으로 정했다. 후보는 13명이다. 당초 남경필·권영세 의원을 포함한 15명이 손을 들었으나 남·권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함께 경합을 벌이던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자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원희룡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원 의원은 당 사무총장으로도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원 의원이 총장으로 임명되면 외통위원장 자리는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도 거명되는 정진석 의원이 맡을 공산이 크다. ●‘선진당 몫’ 보건복지위장 두고 갈등 국방위는 원유철 의원, 기획재정위는 김성조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주영 의원 등이 상임위원장으로 거론된다. 허태열 의원은 전당대회 재출마의 뜻을 접고 정무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국토해양위원장은 친박계 송광호 의원과 친이계 장광근 의원이, 문방위원장은 정병국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거론된다. 정보위원장과 행정안전위원장으로는 친이계 안경률 의원과 친박계 이인기 의원이 거론된다. 안 의원이 정보위원장을 맡으면 이 의원이 행안위원장으로 간다. 둘이 각각 번갈아 1년씩 맡을 수도 있다. 민주당의 경우 법사위 우윤근 의원, 지경위 김영환 의원, 교과위 변재일 의원, 농식품위 최인기 의원, 환노위 김성순 의원, 여성위 최영희 의원이 내정됐다. 그러나 재선 최고령인 김성순 의원이 지경위원장이나 교과위원장을 강하게 원하고 있어 추가 변동도 가능하다. 주현진 이창구기자 jhj@seoul.co.kr
  • 美하원 北규탄 결의안 채택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하원은 25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지지하며 북한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천안함 사건 관련 대북 규탄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411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을 가장 강한 어조로 규탄한다.”면서 미국 및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니 팔레오마베가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 주도로 발의된 결의안에는 하워드 버먼(민주) 하원 외교위원장, 일레나 로스 레티넨 외교위 공화당 간사, 게리 애커먼(민주) 외교위 부위원장, 도널드 만줄로 외교위 아태소위 공화당 간사 등 하원 외교위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결의안 채택 직후 버먼 외교위원장은 별도로 낸 성명을 통해 “정당한 이유가 없고 고의적인 이런 공격은 명백한 한국전 정전협정 위배”라며 “국제사회는 유엔안보리 결의 이행과 새로운 다자·양자적 조치를 통해 북한의 호전성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관련 소위는 26일 오후 비공개 청문회를 갖고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한 정보 당국의 보고를 청취할 예정이다. 한편 짐 웹(민주·버지니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국, 태국, 미얀마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남북관계 단절’ 선언에 대해 “한국과 추가적인 관계를 단절하는 것보다 북한 주민들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를 상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mkim@seoul.co.kr
  • 北잠수정에 뚫린 軍 대잠능력 ‘비상’

    “천안함 침몰 전후 2, 3일 동안 북한 잠수함정 2척의 기지이탈을 식별하지 못했다.” 합동조사단 연합정보분석과장 손기화 준장이 20일 대잠(對潛) 경계 태세에 뚫린 구멍을 인정함에 따라 제2, 제3의 천안함 사태를 막기 위해 우리 군의 대잠 경계 능력 향상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인 황원동 공군 중장은 “잠수함에 대한 방어대책은 난해하다.”면서 “가장 용이한 잠수함에 대한 대응은 기지에 정박해 있을 때 식별하는 것이지만 기지를 이탈해서 잠항이 시작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세계 어느 나라의 기술로도 분명하게 추적하는 것이 제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당장 북한 잠수함 기지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절실한 대목이다. 현재로선 다량의 정보위성을 운영하는 미국과의 연합 대잠 정보 협조를 강화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감시 방법이다. 기지를 떠나 잠항한 잠수함(정)을 좇기 위해 소나(sonar·음파탐지기) 감시망도 재정비해야 한다. 수심이 깊은 동해안에 쏠려 있던 대잠 대응 태세를 서해안에까지 연장시켜야만 한다. 앞서 6일 해군도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진해항의 소해함(기뢰탐지·제거함) 9척을 분산 배치하고 서해에서의 대잠수함 작전 능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결정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일부에선 동해 대잠 경계를 위해 마련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서해에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대잠 초계기인 ‘P3CK’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인근 수역까지 확대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군 관계자는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문제”라면서 “천안함 사태 후속 조치로 장비 확보와 군 소요 재편 등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P3CK 운영 문제와 관련, “동해와 달리 서해 NLL 북쪽에는 바로 옹진반도가 접해 있어 P3CK를 운영할 경우 대공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더구나 회전익을 추진체로 사용해 비교적 저속인 P3CK의 특성상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비대칭 전력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잠수함 확충안도 거론된다. 이 역시 예산의 문제로 군의 소요 체제를 재점검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가장 확실한 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해군 잠수함장 출신인 한 예비역 장성은 “잠수함 1대가 침투할 경우 이를 수상함 1척으로 잡아낼 수 있는 승률은 0%지만 잠수함 1척이 대응한다면 승률은 30%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잠수함을 잡아내긴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잠수함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김정일 방중] 한·미 정보공조 ‘척척’

    천안함 침몰 사건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전후해 한·미 두 나라 간의 긴밀한 정보 공조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길은 출발 하루 전인 2일 낮부터 한·미 정보 감시망에 감지됐다. 평양 인근 전용열차 탑승 구역의 부산한 움직임이 미 정보 당국의 KH-12 정찰 위성과 U-2 정찰기에 포착된 것. 이후 한·미 양국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김 위원장의 방중길을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청와대 측이 지난 3일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 “여러 경로로 이미 파악을 다 하고 있었다.”고 밝힌 이면에는 양국 간 긴밀한 정보 공유의 힘이 컸다. 같은 날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그동안 여러 채널과 관련 소스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예의주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과거와 달리 우리 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움직임을 수차례 사전 포착했다.”면서 “한국 정보당국의 정보력만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상당부분 한국 측에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미 양국 간 정보 공유 및 상호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 정보 당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 수차례 방중 징후를 포착했다. 특히 지난 3월31일 청와대에서 “김 위원장이 4월 1~3일 방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반도 안팎의 시선이 신의주와 중국의 국경도시 단둥을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에 쏠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이 남측에 사전 노출되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4일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평양 체류 소식을 전하며 그의 방중설에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계획을 사전 노출, 결과적으로 그의 방중을 연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지난달 6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국회 정보위에 참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월 25일쯤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되자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행되지 않았다. 한·미 두 나라는 이와 함께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 초기 단계부터 미국의 전문가들을 초빙, 공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때부터 노무현 정부 당시 뜸해졌던 양국 간의 정보교류가 다시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정보 및 안보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황장엽 암살지시·천안함 침몰 배후설 北정찰총국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라며 2명의 공작원을 남파한 곳으로 알려진 북한의 정찰총국은 대남·해외 공작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특히 지난 6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 중인 북 관계자가 천안함 사건은 정찰총국의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밝히면서 정찰총국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했다. ●軍정찰국·당35호실·작전부 통합 21일 안보 당국에 따르면 정찰총국은 지난해 2월 공작원 호송과 안내의 임무를 지닌 노동당 작전부, 대남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노동당 35호실,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산하의 군 정찰국 등 3개기관이 통폐합되면서 탄생했다. 인민무력부 산하 조직 형태이며, 대남 공작의 총본부로 불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보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산하 조직은 간첩 양성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1국, 암살·폭파·납치 등을 담당하는 2국, 공작장비 개발이 주 임무인 3국, 대남 및 해외정보 수집 등을 맡은 5국 등 모두 6개국으로 이뤄져 있다. ●간첩양성·암살 등 6개국 정찰총국의 책임자는 김 국방위원장의 3남 정은의 최측근이자 대남통으로 알려진 김영철 상장(우리 군의 중장급)이다. 당국에 따르면 그는 이번 황장엽 암살 계획 지령을 남파 공작원들에게 직접 하달했다. 김 상장은 지난 1990년부터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대표로 참석했으며 2006~2007년에는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을 맡아 “북방한계선(NLL)은 강도가 그은 선” 등의 강경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김정은 최측근 김영철 총책임자 정찰총국의 모태인 인민무력부 정찰국은 과거 잠수함정을 이용한 대남 침투 임무 등을 주로 수행하는 등 대남 공작을 일삼아 왔다. 정찰국 소속으로는 4개의 저격여단과 5개 정찰대대, 국군 월북자들로 구성된 907부대나 북한군 유일의 여군 특수 공작조가 편성돼 있는 38항공육전여단 등이 있다. 2006년 7월 방글라데시→태국→필리핀 등으로 국적 세탁을 하며 입국했다가 체포된 간첩 정경학의 경우 정찰총국 전신인 35호실 출신이었으며 ‘무하마드 깐수’로 유명한 위장간첩 정수일 사건도 35호실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8년 6월 속초 유고급 잠수함 침투와 같은 해 12월 여수 반잠수정 침투, 1996년 9월 강릉 상어급 잠수함 침투,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1983년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등도 정찰총국의 대표적인 대남 도발 행위로 꼽힌다. 때문에 이런 조직들을 하나로 거머쥔 김영철 상장 등은 지난달 천안함 침몰사건 발생 직후부터 용의선상에 올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국정원 “北 관련성 단정 어렵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6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북한의 관련성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현재까지의) 최종 결론”이라고 밝혔다. 원 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파악된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보위 여야 간사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북한의 관련성 유무를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 오늘 보고의 최종 결론”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단순한 야간 간첩 침투도 아니고, 한·미 키 리졸브 훈련 중에 북한이 이번 사고를 일으킨 것이라면 전쟁의 징후인 것 아니냐. 그렇다면 북한 작전사령부와 잠수정 사이에 교신이 이뤄졌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원 원장은 “국정원에서는 군사정보와 관련된 것 말고는 천안함 사건 전후의 특이동향만 파악했는데, 언론에 나온 것 이상의 특이동향은 없다.”고 답했다. 일부 의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상태 등을 언급하며 “북한이 개입된 것이라면 지금 김 위원장의 상황에서 이 정도로 큰 프로젝트가 가능하냐.”고 질문하자 원 원장은 “북한이 개입했다는 물증이 없지만, 만일 증거가 나온다면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원장은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과 관련, “김 위원장이 이달 초 방중하지 않는다면, 중국 수뇌부의 해외 순방 일정과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이 오는 15일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25~28일쯤 가능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터 샤프 주한 미사령관은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최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강연에서 “우리는 매일 북한을 주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사건의 연계 여부와 관련해) 북한의 특이 활동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한·미가 침몰함의 사고원인을 밝혀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다만 섣불리 사고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국정원 “北군부 혼자 못할 일”…강경파 감행설 차단

    [천안함 침몰 이후] 국정원 “北군부 혼자 못할 일”…강경파 감행설 차단

    원세훈 국정원장이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6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특이동향이 없다고 밝히면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북한 개입 가능성이 상당 부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군(軍)도 그동안 북한이 개입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말했지만,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의미의 원론적인 입장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북한군의 교신 내용 등 대북 정보를 직접 수집하는 국정원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이라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보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원 원장의 보고는 북한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면 교신 횟수가 늘어나는 등의 움직임이 포착됐을 텐데 그런 동향이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특히 원 원장이 천안함 침몰사건을 실제로 북한이 일으킨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시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은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 원장은 “북한 체제상 이런 사건은 해군 차원에서, 정찰국장 등의 차원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이 밝혔다. 현재 북한은 화폐 개혁으로 인한 혼란이 아직 수습되지 않은 데다 후계자 문제까지 겹쳐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김 국방위원장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방중(訪中)이 임박했다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서해상에서는 한·미 독수리훈련이 진행돼 북한군 역시 극도의 긴장 상태였다. 북한 정세와 원 원장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김 국방위원장이 전시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공격을 감행할 조건이 아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일부 강경파 군 간부의 단독 공격 감행설도 힘을 잃는다. 하지만 군은 여전히 어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보위 회의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수준과 잠수정의 종류가 무엇이고, 우리 군의 북한 무기 탐지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를 캐물었다. 또 속초함이 새떼를 북한 잠수정으로 오인해 발포했다는 것과 관련해 당시 북한 개입 가능성에 대한 국정원의 판단은 무엇이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관련 사항을 어떻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 원장은 “군 내부의 정보는 국정원 소관이 아니다.”라는 대답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야당 의원은 “원 원장이 받은 첫 보고가 ‘원인미상으로 침몰 중’으로 1차 안보관계장관 회의 때까지도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됐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에서 이 정도 보고밖에 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숨기거나 안보 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정부 안보관리능력 심각한 위기”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 등 참여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핵심위원들이 천안함 침몰 참사와 관련, “현 정부의 안보관리 능력이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5일 오후 민주당 정세균 대표 및 국회 국방·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가진 비공식 회의에서다. 이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통상 안보관계장관회의가 열리면 상황보고 및 긴급조치, 대국민 공개수준이 결정되는데 이번에는 이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청와대의 긴급 지하 벙커 회의에서도 대통령의 입만 바라본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원장은 “의혹의 진실을 정부가 모를 리 없다.”면서 “생존자들의 증언만 들어도 알 수 있고, 사고 당시 한·미 합동훈련이 실시돼 한·미간 정보가 자세히 교류됐을 텐데 정부가 왜 정보를 숨기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송 전 총장은 “기뢰, 어뢰, 암초, 함내 안전사고 등 현재 제기되고 있는 사고 원인이 아닌 다른 이유로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면서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처럼 한·미 공동작전 중에 북한이 도발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백 전 실장은 “사실을 밝혀서 잃는 것보다, 은폐해서 잃는 게 더 클 수 있다.”면서 “군은 교신내용을 비공개로라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구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2일 ‘천안함 국회’… 난타전 예고

    천안함 침몰사고로 4월 임시국회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당초 여야는 4월 국회에 그리 무게를 두지 않았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당내 경선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의원들은 저마다 지역구를 돌며 표밭을 다지고 경선 분위기를 띄울 작정이었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사고가 정국의 핵으로 등장하면서 여야 의원들은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2일 개회와 동시에 국무총리, 국방부·외교통상부·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천안함 참사와 관련한 긴급현안질문을 갖는다. 민주당은 ‘저격수’로 정평이 난 이종걸·문학진·전병헌 의원을 내세운다. 이들은 초기대응 미숙과 정보은폐 의혹 등을 추궁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촉구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박상은·김동성·정옥임 의원이 나서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자제하라.”며 야당의 예봉을 꺾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이 각각 5일과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자로 나서 각 당의 주장을 국민에게 호소한다. 6일에는 국회 정보위원회가 열린다. 여야 정보위원들이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등을 상대로 이번 사태에 북한이 관련됐는지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참사가 ‘구조 국면’에서 ‘진상규명 국면’으로 넘어가면 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특위 구성과 국정조사를 더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진상규명을 놓고 벌이는 여야의 불꽃 대결은 각종 상임위원회를 통해 다른 쟁점으로 옮겨 붙을 전망이다. 천주교 주교회의의 입장 발표로 재점화된 4대강 사업(국토해양위원회), 명진 스님의 연이은 폭로로 달궈진 봉은사 사태와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큰집 조인트 발언’으로 불거진 MBC 문제(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명숙 전 총리 재판(법제사법위원회) 등이 휘발성 강한 쟁점이다.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을 중심으로 펼쳐진 교육비리와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 등의 사안이 쌓여 있는 교육과학기술위원회도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화약고’다. 시·군·구 광역화와 함께 특별시 및 광역시의 기초의회를 없애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이 4월 국회에서 법제화될지도 주목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지금 군관계자들을 국회로 부를 때인가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이 악천후로 인해 차질을 빚으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지켜보는 국민들의 가슴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해군 초계정 천안함 침몰 사고는 정치권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지혜를 짜내 사태수습을 해야 하는 국가적 시련이다. 따라서 정치권이 침몰 원인과 구조 과정의 문제점을 사태를 수습한 뒤 따져도 늦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원인과 책임규명을 놓고 정쟁이나 일삼다가는 참사를 수습하더라도 후유증이 클 것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내일 임시국회에서 긴급현안 질의를 통해 천안함 사태수습 과정의 문제점을 추궁하기로 했다. 정보위원회 소집은 물론 국회차원의 진상조사 특위 구성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정조사까지 거론하고 있다. 성급한 군수뇌부 문책론도 나온다. 7일부터는 관계국무위원들을 출석시켜 대정부질문을 통해 사태를 추궁할 예정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사태수습과 진실규명이 먼저이고 책임 추궁은 나중의 일이라고 팽팽히 맞서며 여야 모두 여전히 싸움질을 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그제 이명박 대통령의 백령도 방문에 대해서도 구조작업만 방해한 것이라며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가 사건을 특정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은폐 왜곡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시중에 억측과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책임 있는 야당이 취할 태도인지 의심스럽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을 자임한다면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 민주당은 시민단체가 아니고 10년 집권당이다. 현 국면에서 정치공세적인 의혹 제기는 자제하는 게 순리다. 국회의 수장인 김형오 국회의장이 국방차관과 핵심 군지도부를 불러 개별브리핑을 받은 것도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국방장관이나 국방차관 등 군수뇌부를 여기저기 불러 책임추궁이나 할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 실종자 구출을 위해 촌각을 다투는 시기다. 천안함 사태는 사회적, 정치적 파장이 매우 크다. 6·2지방선거 열기를 일시에 식혀버리는 폭발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군수뇌부를 부르더라도 인원과 횟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군관계자들을 자꾸 국회로 부르면 언제 사태를 지휘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겠는가. 가뜩이나 침몰 원인과 사태수습 과정을 놓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침몰을 전후해 북한 잠수정이 움직였다는 첩보가 나오고 있다. 암초에 충돌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함정이 20년이 넘어 피로파괴됐다는 분석도 있다. 자칫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모두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지 우려된다. 정치권은 군수뇌부가 진상을 파악하고 대책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원인규명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여야는 정쟁을 접으라. 군을 믿고 지켜보자.
  • [천안함 침몰 이후] 여야 ‘천안함 설전’

    천안함 침몰사고로 언쟁을 자제해 왔던 여야가 사고가 일어난 지 닷새째인 30일 다시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민주당을 비롯해 야5당은 일제히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구조작업이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국회에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고 31일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통해 사고 관련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군(軍) 당국의 ‘안보 허점’을 지적하며 공세모드로 전환한 모양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동안 상황 자체를 파악하고 실종자를 구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조용히 기다려 왔다.”면서 “하지만 어제부터 진행되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든다. 중요한 내용들에 대해 군 당국이나 정부가 시간을 끌면서 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얘기하고 싶어하는데도 한나라당이 입을 막고 있다.”며 국회 정보위 소집을 거듭 촉구했다. 정보위 소속 민주당 송영길·박영선·박지원 의원이 최병국 정보위원장을 찾아가 전체회의 개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은 “한나라당과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최 위원장도 4월1일 오전 정보위를 개최하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공세에 한나라당은 ‘선(先) 구조작업, 후(後) 국회일정’ 논리로 맞서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실종자 구조가 최우선이다. 현장 지휘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 관계 국무위원을 국회에 출석시켜 긴급 현안질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실종자를 구조한 뒤에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국회 진상조사특위 가동에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실종 장병들의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사고원인을 규명한 다음 특위 구성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상세히 질문하면 된다.”며 야당의 긴급 현안질의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어제부터 국방부 장관이 북한 연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굉장히 복잡한 국제관계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유엔에 이 문제를 의뢰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뉴욕에 있는 유엔 한국대표부가 유엔 사무총장과 북한 대표부에 사실규명을 위한 협조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與 “초당적 협력을” 野 “靑 안보회의 결과 뭐 있나”

    여야는 천안함 침몰 나흘째인 29일에도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고,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등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여당은 이번 사건이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야당은 해군의 초기 대응 미숙 및 정부의 정보 미공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고로 여권 전체에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보고 긴장감 속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안보 대책 미흡 또는 군 시스템 붕괴로 결론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중앙당 상황실을 유지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로 일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중앙당 상황실에 접수되는 각종 의견을 국방부에 전달하는 협조체제도 갖추기로 했다. 비상대책회의도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세종시 중진협의체 회의는 하루 연기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 없는 예단이나 추측, 유언비어는 실종자 구조와 사고 원인 규명에 혼란을 주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면서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관련 상임위를 지속적으로 가동해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고,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통해 국회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 요구는 거절했다. 민주당은 그동안에는 실종자 구조가 급선무라고 판단, 상황을 조용히 지켜봤지만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자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과 안보태세 문제점을 본격 제기했다. 문희상 국회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위도 구성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지하벙커에서 여러 차례 안보장관 회의를 열고도 아무런 내용도 밝히지 못한 것에 국민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도 “정부는 차분한 대응도 못하면서 회의만 소집하는데 뭘 만지작거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첫 폭발지점과 침몰 시작 지점에 부표 표식을 하지 않아 실종자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수색에 차질이 생겼고, 민간 어선이 함미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해군은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며 대응 미숙을 지적했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씨줄날줄]김정일의 초읽기 심리/구본영 논설위원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게 인간의 운명이다. 자연인의 수명이든, 절대적 지배자가 누리는 권력이든 매한가지다. 그래서 인생 황혼기나 권력 말기에는 누구든 초조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요즘 “신경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국정원은 그제 국회 정보위에서 “김 위원장이 (김일성의)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자탄하는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초조감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100% 신빙성 있는 정보분석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그러나 그럴듯한 정황적 근거는 많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은 “이(쌀)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을 베풀겠다.”는 수사로 요약된다. 하지만 북한의 보통사람들은 여전히 강냉이밥으로라도 허기를 못 채우는 상황이 아닌가. 김 위원장도 건강이상설에 시달리며 후계구도와 국제사회와의 핵게임 등으로 인한 중압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혈맹인 중국조차 지난해 북 정권의 세습을 반대하고 핵포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최근 남북관계나 북한 내부 노선이 오락가락하는 양상이 김 위원장의 ‘초읽기’에 몰린 듯한 심리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상회담을 타진하면서 서해상에 해안포를 쏴대는 일이 그렇다. 전격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해 시장을 폐쇄했다가 다시 푸는 등 갈팡질팡하는 듯한 모습도 마찬가지다. 조훈현이나 이창호 같은 바둑 고수도 초읽기에 몰리면 왕왕 실수를 하는 법이다. 문제는 신산(神算)의 절대 고수라도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초반 포석이나 행마가 근본적으로 잘못됐을 경우다. 중국 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은 생전에 김일성과 모두 11차례 만나 개혁·개방을 권유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문헌연구실이 편찬한 ‘덩샤오핑 사상연보’ 등에 나오는 비화다. 김일성이 “창문을 열면 신선한 바람과 함께 모기(체제에 위험한 외부사조)도 들어온다.”며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알려진 얘기다. 결국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이 오늘날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G2 반열에 올려놓았음은 불문가지다. 이제라도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유훈 관철에 매달리기 전에 이를 위한 수단인 노선 선택부터 잘못됐음을 알았으면 싶다. 북한주민에게 쌀밥을 주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북한체제의 지속을 위해서라도 개혁·개방 이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국정원 “北 100억弗 유치설 사실 아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10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는 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23일 공식 확인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북한은 지금도 100억달러를 유치하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 같지만 100억달러를 유치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외자를 얼마나 유치해 놓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국정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안면 얼룩을 제거하는 등 건강하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연초 산업현장을 집중 방문하는 등 활동이 늘었지만 경제 문제 등 현안 해결에 초조감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남북관계와 관련, “대화는 계속되고 있어 경색국면은 아니다.”면서도 “북한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국정원이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권력계층은 현재로서는 내부 통제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쿠데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美 “北, 핵보유국 지위획득 모색”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블레어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에서 “북한이 (그동안) 2개의 핵장치를 실험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은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국장은 “북한은 남한과의 재래식 군사력 차이가 너무 현격히 벌어진 데다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전망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 그들 정권을 겨냥한 외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핵프로그램 개발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레어 국장은 “현 시점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잇단 실험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종전보다 유리해진 협상지위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 태평양군사령부의 벤저민 믹슨 중장은 2일 국방전문 블로거들과의 전화회견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kmkim@seoul.co.kr
  • NSS 같은 각국의 비밀 정보기관은

    NSS 같은 각국의 비밀 정보기관은

    최근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정보기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드라마에서는 극의 진행과 효과를 위해 도심 한가운데서 총격전까지 벌였지만 대부분의 정보기관은 아무도 모르게 일을 처리하는 게 사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인사나 정책과 관련된 사항 외에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매우 낮다. ‘국가정보원법’에 따르면 국정원은 예산까지도 비공개로 처리된다. 활동뿐만 아니다. 정보기관들은 존재 자체는 확인할 수 있지만, 내부 조직과 임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하지만 정보기관은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끌만하다. 우리나라 주변에는 어떤 정보기관이 있는지 널리 알려진 미국의 중앙정보부(CIA)나 국가안전국(NSA) 등을 제외하고 알아보자. ◆ 한국 국가정보원(NIS) 국정원의 역사는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정보기관은 중앙정보부(KCIA)로, 미국의 지원을 받아 창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부장은 김종필 전 총리로, 당시 중앙정보부는 일명 ‘중정’으로 불리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1979년에 김재규 부장이 10.26사건을 일으킨 후 해체되어 1981년 1월 ‘국가안전기획부’(ANSP, 이하 안기부)로 재탄생한다. 당시 안기부는 서울 남산에 있었는데, “남산에서 나왔습니다.”라는 말은 곧 권력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안기부 역시 1997년 15대 대선 당시, 특정후보에 대한 불법도청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쇄신을 위해 1999년 현재의 국정원으로 개편됐다. 국정원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을 거치면서 국내의 정치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이 많이 약해지면서 진정한 ‘국가정보기관’ 평가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일본 내각정보조사실(이하 내조실) 내조실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2년 창설됐다. 일본은 전쟁에서 패하고 나서 국방력을 미국에 기댔던 탓에 내조실의 기능 역시 군사정보가 아닌 경제와 산업정보 수집으로 특화됐다. 이 정보들은 민간기업들에도 유용했기 때문에, 얼마안가 정부와 기업이 서로 협력해 방대한 정보망을 구축하게 된다. 해외로 나간 주재원들이 정보원의 역할을 겸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조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산업정보를 수집하게 됐다. 최근 내조실은 내각정보위성센터의 창설과 함께 인원과 예산규모가 급증하는 등 확대 개편된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국가안전부(MSS, 이하 국안부)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중국의 국안부도 능력을 인정받는 정보기관 중 하나다. 특히 97년과 99년에는 미국의 국립실험실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을 포섭해 소형 핵탄두와 관련된 기술까지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을 정도다. 벌써 10년이나 지난 사건이지만 미국은 아직도 중국의 첩보활동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KGB의 후예, 러시아의 연방보안국(FSB) ‘러시아’하면 KGB(국가보안위원회)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KGB는 구소련 시절의 정보기관으로 지금은 해체되고 없어졌다. 다만 KGB 출신들이 지금까지 실세를 잡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의 푸틴 총리로, 그는 15년간 KGB에 몸 담았었다. 러시아의 정보기관은 구소련의 해체와 이어진 경제난 덕분에 조직의 분리와 개편, 통합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능력도 많이 약해져 각종 테러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의 연방보안국은 러시아의 부활과 함께 과거 KGB의 기능을 상당부분 계승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뉴스&분석] 北화폐개혁 기득권층 힘빼기?

    [뉴스&분석] 北화폐개혁 기득권층 힘빼기?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유지혜 김정은기자│북한 사회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북한 당국이 반세기만에 옛날 돈과 새 돈을 100대1로 교환하는 화폐개혁(redenomination)을 30일 전격 단행한 여파다. 북한은 1992년과 1979년에도 화폐개혁을 했으나, 그것은 1대1 교환에 불과했다. 이번 조치는 6·25 직후인 1959년에 있었던 100대1 교환의 성격이어서 주민들의 충격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손에 들려 있는 100원짜리가 1원으로 둔갑하는 것은 물론 가구당 10만~15만원까지만 새 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15만원이 넘는 돈은 있으나 마나 한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 “北, 주민들에 스피커로 발표” 현금을 많이 쥐고 있는 상인들이 당국에 불만을 표출하며 눈물바다를 이뤘다거나 전화량 폭주로 전화교환기 작동이 마비됐다는 풍문도 들린다.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예전처럼 노동신문으로 공표하는 방법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원세훈 국정원장은 1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고 주민들에게 스피커로 발표한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 앞다퉈 북한 돈을 중국 위안화와 바꾸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고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이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평양발 보도에서 화폐개혁 사실을 확인하면서 화폐 교환 기간은 지난 30일부터 오는 6일까지라고 밝혔다. 또 현재 평양시내 상점들은 새 가격표가 하달되지 않아 판매를 중단한 상태이며, 1주일쯤 후에야 정상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각 지역 당, 인민위원회 간부들을 총 동원해 화폐교환의 필요성을 선전하는 등 혼란 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의 불만을 감안, 화폐교환 한도를 당초 가구당 10만원에서 15만원까지로 확대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 시장경제 진입 베트남 닮나 이번 조치는 인플레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2년 일부 시장경제적 요소를 담은 ‘7·1 경제개선조치’를 도입한 이후 개인의 장사를 허용하면서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가구당 교환 가능 액수를 제한했다는 점에서 부정축재자에게 일격을 가하는 동시에 3남 김정은의 후계작업을 앞두고 기득권층의 힘을 빼려는 속셈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개혁은 빈곤층에게는 지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제 막 자본주의의 맛을 본 현금 보유자들은 극도의 불만을 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에서는 북한 당국의 정책을 믿지 못하게 된 주민들이 중국 위안화나 미 달러화 보유에 나서면서 장기적으로 북한 경제 자체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베트남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베트남은 과거 북한의 7·1조치와 비슷한 조치를 취한 뒤 인플레이션이 이어지자 10대1로 화폐개혁을 단행했고, 그래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가격의 완전 자유화를 선언하면서 시장경제로 진입했다. 북한 당국이 체제 붕괴라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그런 방향으로 향할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그 길을 간다면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것이다.  한편 통일부와 국정원 등 우리 정부 당국이 화폐개혁 사실을 제때 포착하지 못한 것을 두고 대북 정보 부재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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