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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교육 따른 초등생 학력 격차, 중학생 땐 2배로

    사교육 따른 초등생 학력 격차, 중학생 땐 2배로

    초등학교 때 받는 사교육이 중·고등학교 때 받는 사교육에 비해 이후의 학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약 8900명의 학생 표본집단을 통한 실증적 관찰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은 2010년 당시 초등 4학년이던 학생 2357명이 지난해 중학 2학년이 되기까지 5년간의 학업 성취도에 대한 종단연구를 실시, 그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초4 때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국어·영어·수학 평균점수)는 각각 51.28점과 47.69점으로 차이가 3.59점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중2가 됐을 때에는 각각 52.73점과 44.69점으로 8.04점까지 확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교생도 사교육 여부에 따른 학업 성취도 격차가 나타났다. 하지만 초등학생과 달리 학년이 올라가도 큰 변화는 없었다. 2010년 당시 중1이던 2314명 가운데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52.52점으로 받지 않는 학생(45.47점)에 비해 7.05점 높았다. 이들이 고2가 된 지난해에는 격차가 7.67점으로 0.62점 차이를 보였다. 2010년 당시 고1이던 4223명의 사교육 여부에 따른 학업 성취도 격차는 6.33점이었고, 2012년 고3이 된 이들의 격차는 6.45점으로 격차의 진폭이 미미했다. 연구책임자인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서울시 학생들의 사교육 학업 성취도 격차는 초등학교 단계에서 거의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육격차를 줄이는 정책 시행에 사교육과 학생 노력의 영향력이 강하게 나타나는 시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소득수준에 따른 학업 성취도 차이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생 표본집단이 중1일 때 가계소득 기준 ‘200만원 이하’와 ‘500만원 이상’ 가구의 학생 간 학업성취도 차이는 9.56점이었지만 이들이 고2가 된 지난해에는 격차가 7.46점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생 표본집단 역시 고1일 때 11.01점이던 격차가 고3 때는 9.84점으로 줄었다. 또 세 표본집단의 조사 첫해를 비교했을 때 고교생 11.01점, 중학생 9.56점, 초등생 7.81점으로 학교급이 낮을수록 소득수준에 따른 학업 성취도 차이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정원, 해킹 200여 차례 시도… 북한 무기 거래 적발도”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에서 도입한 해킹 프로그램인 RCS를 활용해 대공·대테러 목적의 해킹을 모두 200여 차례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29일 “국정원이 지난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해킹 의혹 관련 현안보고에서 해킹 시도 건수와 성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안다”며 “(해킹 시도 건수는) 200여건 정도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정원은 현안보고에서 내국인 사찰 의혹을 불러일으킨 해킹 프로그램을 계속 운용한 이유에 대해 이를 통해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를 적발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의 어떤 무기 거래를 적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핵·미사일 등의 대량살상무기는 물론 호화 사치품 거래가 금지돼 있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해킹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다음달 6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을 방문해 전문가 기술간담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들 의원 2명과 여야 추천 민간 전문가 각 2명씩 모두 6명이 국정원을 찾아 토론을 진행한다. 그러나 여야는 간담회에서 공개할 자료의 범위를 놓고서는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RCS의 로그파일을 비롯해 자살한 임모 과장이 삭제한 하드디스크의 원본과 삭제하지 않은 데이터의 용량과 목록 등을 모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신 의원은 “이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간담회가 무산될 수도 있다”며 공을 국정원으로 넘겼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국정원은 “임 과장이 삭제한 51개 파일의 목록은 공개할 수 있지만 로그파일은 보안상 공개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앞서 국정원은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운용한 것으로 알려진 임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총 51건의 자료를 삭제했으며 이 가운데 대북·대테러용이 10건, 실패 10건, 국내 시험용이 31건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권은희 의원 검찰 출석 “아직 알려드릴 내용이 많다. 최선 다하겠다”

    권은희 의원 검찰 출석 “아직 알려드릴 내용이 많다. 최선 다하겠다”

    권은희 의원 검찰 출석 권은희 의원 검찰 출석 “아직 알려드릴 내용이 많다. 최선 다하겠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유죄를 끌어내기 위해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고발된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0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신 부장검사)는 이날 권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권 의원은 “허위라는 점을 알면서도 법정에서 증언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권 의원은 “검찰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서 드러난 사실을 모두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2012년 12월16일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묻혀버릴 사건이 이만큼이라도 알려진 데 대해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제 앞으로 사건이 돌아왔는데, 아직 알려드릴 내용이 많다.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권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가 올해 1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김용판 전 청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하급심 증언과 관련해 고발됐다. 김 전 청장이 현직에 있을 때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지냈던 권 의원은 공판에서 “김 전 청장이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보류하라고 종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김 전 청장의 무죄가 확정되자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성향 단체들은 작년 7월 권 의원을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모해위증죄는 형사사건의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법정 증인이 허위 진술을 했을 때 처벌하는 법조항이다. 검찰은 권 의원이 법정에서 김 전 청장에 관해 증언하기 전에 이미 관련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권 의원은 검찰 출석 전에 낸 입장 자료에서 “김 전 청장이 여러 증거에도 국정원 측의 혐의가 없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서경찰서 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증거분석 결과물 회신을 지연시킨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수서경찰서 직원들에 대한 감찰 조사 내용에 대해 증거보전을 신청할 것”이라면서 “이들의 진술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확인하고 국정원 직원과의 통화 내역 등 객관적 자료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고 보안등급 부산항, 가출 중학생에 뚫렸다

    최상 보안 등급 ‘가’급 국가시설인 부산항이 가출한 중학생에게 뚫렸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산항에 잠입해 일본행 국제여객선에 몰래 승선한 김모(15)군을 밀항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17일 오후 1시쯤 경북 경산의 한 중학교 방학식을 마친 뒤 열차를 타고 무작정 부산에 내려왔다. 학년 초 성적표를 위조했다가 발각된 적이 있는 데다 성적도 저조한 게 고민이 돼 가출한 것이다. 김군은 오후 9시쯤 어둠을 틈타 부산세관 뒤편 컨테이너 야적장에 잠입했다. 체격이 왜소한 탓에 철문 아래 30㎝ 틈을 쉽게 통과했다. 선박과 연결된 갱웨이(선박에서 터미널까지 승객 이동 길)에 잠입한 뒤 2.7m 높이 펜스도 넘어 일본 시모노세키로 향하는 2만t급 선박에 들어가 화장실에 숨었다. 하지만 오후 9시쯤 출항할 예정이던 여객선이 기상 악화로 승객을 태우지 못하고 화물만 실은 채 18일 오전 3시쯤 일본으로 떠났다. 이를 몰랐던 김군은 갑판 위로 나왔다가 시모노세키항 입항 직전인 오전 7시쯤 선원에게 발각됐다. 김군은 19일 오전 7시쯤 이 선박이 부산항에 돌아온 뒤 경찰에 넘겨졌다. 국가정보원과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보안공사는 지난 20일 보안대책회의를 열어 당시 보안 담당자를 징계하고 보안등, 철조망 등을 추가 설치하는 등 뒤늦은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국정원 해킹 의혹 검찰 수사로 말끔히 해소해야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을 둘러싼 진실 규명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엊그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의 현안 보고가 있었지만 국정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시각차만 드러났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삭제한 51건의 해킹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복원한 결과 대테러 관련 10건, 국내 실험용 31건, 나머지 10건은 실험 실패건”이라면서 “국내 사찰은 전혀 없었다. 내 직을 걸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야당은 자료 제출도 없이 자신들의 말을 믿어 달라는 국정원의 얘기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혹 규명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출하라고 다시 요구했다. 안철수 의원은 “자료가 충분히 제출되고 최소한 5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로그 파일을 한 달가량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규명은 물 건너가고 국정원과 야당, 여당과 야당 간에 진실게임과 정쟁만 되풀이될 뿐이다. 사태의 본질은 해킹 프로그램을 대공 수사 등과 관련이 없는 내국인을 상대로 사용했는지 여부다. 국회에서 이걸 밝혀내는 데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방법은 검찰 수사밖에 없다. 검찰 수사는 의혹 규명 과정에 국정원의 기밀 자료들이 공개돼 국가 안보에 해가 되는 일도 없을 테고 국회가 안고 있는 조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대안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야당이 국정원을 고발한 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배당해 놓은 상태다. 검찰은 국회 정보위 등 4개 상임위의 현장조사가 다음달 14일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추이를 지켜본다는 판단인 듯하다. 뚜렷한 증거 등이 없는 의혹으로 제기된 고발 사건에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성과 없이 끝날 경우 검찰이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그래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어떤 형태로든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할 사안이다. 정치권의 역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수사기관이 나서는 게 맞다. 정치권도 소모적 정쟁을 거듭할 게 아니라 검찰에 맡겨야 한다. 다만 검찰 수사는 신속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국정원이 사실대로 말했다고 하더라도 야당이 믿어 주지 않듯이 어물쩍하거나 눈치 보기 수사를 하면 또 다른 국민적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자칫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으로 국회 청문회, 특검 도입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검찰이 좌고우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사찰 의혹 → 불법 감청… ‘공격 타깃’ 이동

    사찰 의혹 → 불법 감청… ‘공격 타깃’ 이동

    국가정보원 해킹 논란의 전선이 ‘민간인 사찰’ 의혹에서 ‘불법 감청’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야당이 민간인 스마트폰 해킹 흔적이라며 제기한 의혹들이 지난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의 해명으로 일부 소명이 돼 버린 까닭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국정원 해킹 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을 열고 해킹 프로그램 사용의 위법성 입증에 나서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행사 현장에서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연구팀인 ‘시티즌랩’과 실시간 화상 통화를 연결할 예정이다. 시티즌랩은 국정원에 해킹 프로그램을 공급한 이탈리아 ‘해킹팀’이 전 세계 21개국에 스파이웨어를 판매한 사실을 최초로 폭로한 비영리 연구팀이다. 야당이 해외 전문가의 입을 빌려 “국정원 해킹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28일 “해킹 자체가 도적질이고 허가받지 않은 영역 침범”이라며 “국정원은 각종 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국가 기밀을 스스로 파헤치는 나라는 없다”며 야당의 의혹 제기를 국가 안보와 국익을 훼손하는 일종의 ‘해국(害國) 행위’로 규정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은 통신장비에 대한 도·감청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수사기관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만 피의자의 통신 기록과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열어 볼 수 있다. 정보기관의 대북 해킹은 대통령의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새정치연합이 공격의 초점을 해킹의 ‘대상’에서 해킹 자체의 ‘위법성 여부’로 전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규정이 국정원 첩보 활동의 족쇄가 되는 것으로 여권은 보고 있다. 이번 민간인 사찰 논란도 이런 엄격한 규제 때문에 빚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국회에 계류 중인 도·감청을 허용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과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전직 국정원 간부들도 이 법안들의 국회 통과를 해킹 논란을 종식시키는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은 이 법안들을 두고 “국정원의 도·감청에 날개를 달아 주는 법”이라며 처리에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국정원,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재탄생하려면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국정원,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재탄생하려면

    최근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 사건으로 정치권의 공방전이 치열하다. 쟁정은 이탈리아 정보기술(IT) 업체인 해킹팀의 해킹 프로그램인 RCS(Remote Control System) 구입의 적법성 여부, 카카오톡 해킹 의혹 등 민간인 사찰 여부, 선거개입 여부 등이다. 해킹 담당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쉽게 복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료를 삭제한 경위와 복구된 자료의 공개 여부도 쟁점이다. 이러한 쟁점에 대해 국정원 측은 모두 그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대북 정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입했을 뿐 선거나 민간인 사찰에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어제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 보고에 출석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직을 걸고 국정원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해킹 프로그램인 RCS로는 카카오톡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복구 자료의 경우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목록만 공개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근거 없이) 믿어 달라는 이야기만 한다”며 의혹 제기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경과를 보면 민간인 사찰 의혹은 여전히 규명대상이다. 게다가 국민의 과반수는 국정원이 대북 정보 감청 이외 내국인 사찰에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0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2.9%가 국정원의 RCS 프로그램에 대해 ‘대테러, 대북 업무 외 내국인 사찰도 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은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안전기획부 시절의 정치사찰 등 어두운 그림자가 아직까지 우리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게다. 지난 대선 당시 야당 후보를 비난하는 국정원 댓글 사건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국정원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 “국정원은 권력기관이 아닌 순수한 안보전문 국가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국민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국정원의 자기반성과 함께 국정원이 순수한 정보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는 정치권이 나설 일이다. 이번 해킹 의혹 사건에서도 드러났지만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정보통신 관련 법령이 있다. 어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국정원이 구입한 RCS가 감청설비가 아니냐는 질문에 “통비법에선 감청설비를 전자·기계장치 등 유형 설비로 간주하고 있지만, RCS는 무형물이기 때문에 감청설비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정의)에서 감청설비를 ‘대화 또는 전기통신 감청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장치·기계장치 기타 설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데 근거한 대답이다. 야당에서도 비판했지만 이 같은 인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콘텐츠 원소유자의 허락 없이 복사 및 퍼나르기로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할 경우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시대 아닌가. 현재 국회에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비롯해 국가사이버테러방지법 등 국정원 관련 법 개정안이 여러 건 계류 중이다. 통비법 개정안의 경우 범죄 수사나 국가 안전보장 목적의 휴대전화 도·감청을 허용하고 통신사업자에게 감청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감청설비에 포함시키는 통비법 개정을 해야 한다. 이석기 의원 사건도 내부자 고발이 아닌 실시간 감청을 하지 못해 사법 처리가 지연됐다고 생각할 정부로서는 이 같은 통비법 정비가 시급한 일일 게다. 하지만 야당의 인권 침해 가능성 제기도 합리적 비판인 만큼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통비법 등 관련법 정비 시 사이버 안보의 총괄 조정 기능을 국정원이 아닌 청와대에 두고, 국정원은 실무 기능만 맡는 방안 등 세부 내용을 조정하는 지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타협을 기대해 본다.
  • 국정원 삭제자료, 대북·대테러용 10개+국내 실험용 31개 ‘무슨 뜻?’

    국정원 삭제자료, 대북·대테러용 10개+국내 실험용 31개 ‘무슨 뜻?’

    ‘국정원 삭제자료’ 국가정보원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운용한 것으로 알려진 임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삭제한 자료는 모두 51개로, 이 가운데 대북·대테러용이 10개, 국내 실험용이 31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 오후 2시에 시작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은 오늘 정보위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에게 자신의 직을 걸고 불법 사찰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뿐 아니라 전직 국정원장들도 불법 사찰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히며 해킹프로그램인 RCS로는 카카오톡 도청이 불가능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야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오늘 정보위 보고를 통해 의혹 대부분이 해소됐다고 말했지만,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이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아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신경민 간사는 정보위 산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에 저희는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료를 내놓아야만 상임위가 순조롭게 진실규명을 향해 갈 수 있기 때문에 자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정원 삭제자료, 국정원 삭제자료, 국정원 삭제자료, 국정원 삭제자료, 국정원 삭제자료 사진 = 국정원 삭제자료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세 번째 수사… ‘親국정원’ 공안2부, 민간인 사찰 의혹 풀까

    세 번째 수사… ‘親국정원’ 공안2부, 민간인 사찰 의혹 풀까

    국가정보원과 함께 대공 수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가 결국 국정원을 겨냥한 칼자루를 뽑아 들게 됐다. 물론 그 칼이 날카롭게 벼려진 칼인지 이빨 빠지고 무뎌진 칼인지는 수사 진행 과정과 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7일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의혹’ 고발 사건을 공안2부(부장 김신)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정원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2012년 대통령 선거 개입 사건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이어 세 번째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국가 정보기관의 안보업무와 관련돼 있다는 점과 시민단체 고발로 시작된 2002년, 2005년 국정원 도청 사건 수사를 공안2부가 담당했던 점 등을 종합 검토해 사건을 배당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선 고발인인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시민단체가 추가 고발할 내용과 사건을 병합, 검토한 뒤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새정치연합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소프트웨어 수입 중개업체 나나테크 등을 고발했다. 이와 별도로 참여연대 등 8개 시민단체도 국민고발인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오는 30일 고발장을 낼 예정이다. 검찰이 밝혀야 할 핵심 의혹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 사찰 여부다. 국정원은 “내국인 사찰은 절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국정원과 이탈리아 해킹팀의 이메일에는 의심할 만한 대목이 곳곳에 있다. 최근 자살한 국정원 임모 과장이 삭제한 해킹 프로그램 자료에 대한 확인도 검찰의 몫이다. 삭제됐던 데이터를 100% 복구했고 내국인 사찰 내용은 없다는 국정원 주장을 검증해야 한다. 또 임 과장이 해당 자료 삭제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데이터가 지워진 경위도 파악해야 한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의 자료 요청에 소극적인 상황이라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력을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공안 파트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등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공안 검사 사이에선 사건 배당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됐다. “국민들이 국정원과 검찰 공안부를 같은 편으로 보고 있는 마당에 수사를 아무리 잘한들 믿어 주겠냐”는 것이다. 2002년 국정원 휴대전화 도청 의혹을 공안2부가 수사했으나 무혐의 처분했던 것을 2005년 특수1부와 공안2부가 수사팀을 구성해 다시 수사한 전력도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공·테러 분야를 담당하며 국정원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안1부가 아닌 정치·선거 사건을 전담하는 공안2부가 사건을 맡은 것도 성역 없는 수사에 대한 검찰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정성 논란은 수사 진행 내내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안부의 특성상 지휘 라인이 국정원 파견 근무를 경험한 ‘친(親)국정원’ 검사들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시빗거리가 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병호 “국정원장직 걸고 불법사찰 없었다”… 野 “근거 대라”

    이병호 “국정원장직 걸고 불법사찰 없었다”… 野 “근거 대라”

    국가정보원의 불법 감청·해킹 의혹을 떨쳐내기 위한 국회 정보위원회가 27일 5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열렸지만,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직을 걸고 국정원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100% 소명이 이뤄졌다”며 수긍했지만, 야당은 “(근거 없이) 믿어 달라는 이야기만 한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 원장은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전직 국정원장들의 사찰 관여 가능성을 일축하며 “사찰이 드러나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해킹 프로그램인 ‘리모트컨트롤시스템’(RCS)으로는 카카오톡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SKT 3개 회선은 내부 실험용” 야당이 해킹 증거로 거론한 SK텔레콤의 3개 회선 해킹 의혹에 대해 국정원은 “국정원 자체 회선이며 내부 실험용”이라고 해명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 자체 스마트폰과 이탈리아 ‘해킹팀’ 접속 시간이 일치하고, 공용폰 등 국정원 번호라는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직원 임모(45) 과장이 자살하기 전 삭제한 파일은 모두 51개로 조사됐다. 여당 측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국내 실험용 31개, 대북·대테러용이 10개, 접수했으나 ‘잘 안 된’ 파일이 10개”라고 설명했다. ‘잘 안 된’ 10개는 북한동향 감시를 위한 해킹에 실패한 파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대북·대테러 용의점이 있는 해킹 대상은 모두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고 대부분 외국 이름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임씨의 자살 이유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설명을 했다. 이 의원은 “보안에 문제가 있지 않냐고 해서 반대도 있었는데 (임 과장이) 강력하게 주장해 RCS를 채택(운영)해 왔다. (숨지기 전날인) 17일 새벽 1~3시 사이 (파일을) 지웠다고 한다. 이날 오후 국정원장이 원본파일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엄청난 압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 측 간사인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설명은 아무도 못 한다. 국정원도 못 하고 우리도 납득을 못 한다”고 말했다. ●與 “엄청난 압박에 임과장 자살” 野 “납득 못 해” 여야는 삭제된 파일 복구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국정원 관계자의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다만, 국정원은 민간 전문가에게 해킹 자료 열람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로그파일은 기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 원장은 로그파일 제출 요청에 대해 “보안상 불가능하지만 국정원에서 보는 것은 유효하다”며 “로그파일을 제출한다면 세계 정보기관들이 국정원을 조롱거리로 삼을 것”이라고 답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소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 의원은 “제기된 의혹이 100% 소명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신 의원은 “사실상 100% 가까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해킹 의혹에 대한 부인이 거듭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현재 이동전화 감청 장비가 구비돼 있지 않아 감청 영장을 받더라도 실행에 옮길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구입한 RCS가 감청설비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소프트웨어를 감청설비로 보긴 어렵다”고 답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국정원 삭제자료 해명 “불법 없었다”…野 “아무런 근거 없다” 비판

    국정원 삭제자료 해명 “불법 없었다”…野 “아무런 근거 없다” 비판

    국정원 삭제자료 해명 “불법 없었다”…野 “아무런 근거 없다” 비판 국정원 삭제자료 국가정보원은 27일 자살한 직원 임모 과장이 삭제한 자료의 복원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다. 불법 사실은 없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병호 국정원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해킹 의혹에 대한 현안보고를 비공개로 청취했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임 과장이 자료를 삭제한 게 51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면서 “대북·대테러용이 10개, 접수했으나 잘 안 된 게 10개, 31개는 국내 실험용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밝힌 ‘잘 안된’ 자료는 대북 감시의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심어 해킹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했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직을 걸고 불법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국정원장은 민간인 스마트폰 해킹 의혹과 관련, “국내 사찰은 전혀 없고, 리모트컨트롤시스템(RCS)으로는 카카오톡도 도청이 불가능하다”면서 “국정원에 오면 자료를 보여주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민간인 사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SK텔레콤 회선 해킹 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원 자체 실험으로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반면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아직 아무런 근거가 없고,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면서 “일단 전문가끼리 만나서 얘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고, 여당과 국정원은 현장 안을 보여줄 수는 없고 안가에서 미팅(회의)하는 것을 진행하자고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야당이 해킹 의혹 규명과 관련해 민간 전문가 참여를 요구한 데 대해 “(국회의원들이) 데려온 기술자들에게 (자료를) 열람·공개는 못하지만 국정원의 기술자와 간담회를 통해서 이야기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들과 국정원 관련 기술자들의 간담회를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로그 파일 등 야당이 요구한 자료 제출을 국정원이 거부한 것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철우 의원은 “자료 제출과 관련해 처음부터 로그 파일 원본은 안 된다고 국정원에서 얘기했고, 새누리당도 단호하게 그 자료의 제출은 안 된다고 했다”면서 “대신 오늘 삭제한 자료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자료제출이 사실상 없었다. 우리가 총 34개 요구했고 몇 개에 대해 답변이 왔는데 ‘해당무’라고만 왔다”면서 “이 국정원장은 자료제출에 노력하겠다는 뻔한 얘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삭제자료 51건…국내 실험용 31개, 대북 대테러용 10개”

    국정원 “삭제자료 51건…국내 실험용 31개, 대북 대테러용 10개”

    ‘국정원 삭제자료 51건“ 국정원이 “삭제자료는 51건이고 그 중 대북 대테러용이 10개”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운용한 것으로 알려진 임 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삭제한 자료는 모두 51개로, 이 가운데 대북·대테러용이 10개, 국내 실험용이 31개였다고 27일 국정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삭제 자료를 복구·분석한 결과에 대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이 의원은 “임 과장이 자료를 삭제한 게 51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면서 “대북·대테러용이 10개, 잘 안된 게 10개, 31개는 국내 실험용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밝힌 ‘잘 안된’ 자료는 대북 감시용 등의 목적으로 해킹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자료 제출은 처음부터 로그 파일 원본은 안 된다고 국정원에서 얘기했고, 새누리당도 단호하게 그 자료의 제출은 안 된다고 했다”면서 “대신 오늘 삭제한 자료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월 4~23일 국감 잠정 합의

    올해 국정감사가 오는 9월 4일부터 23일까지 20일 동안 열린다. 국회가 정부 기관을 견제하는 대표 활동인 국감은 통상 10월에 열렸지만 올해는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감안해 조기에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국감을 9월 4~23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여당 전임 원내수석부대표와 그때쯤 하기로 했었다”면서 “여당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국감이 예정대로 이뤄지려면 여야는 다음달 중순까지 계획서를 채택해야 한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여야가 국감 대상 기관 규모와 증인 등을 놓고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8월 임시국회 소집 시기와 관련해 “다음달 7일에 야당이 (8월) 임시국회 소집 공고를 낼 것 같다”면서 “이 경우 다음달 30일까지 임시회를 열어 놓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과 관련해 국방위원회는 다음달 7일이나 10일, 안전행정위원회는 다음달 10일에 각각 전체회의를 열어 관련 기관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국정원 “삭제자료 51건…국내 실험용 31개, 대북 대테러용 10개” 과연?

    국정원 “삭제자료 51건…국내 실험용 31개, 대북 대테러용 10개” 과연?

    ‘국정원 삭제자료 51건“ 국정원이 “삭제자료는 51건이고 그 중 대북 대테러용이 10개”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운용한 것으로 알려진 임 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삭제한 자료는 모두 51개로, 이 가운데 대북·대테러용이 10개, 국내 실험용이 31개였다고 27일 국정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삭제 자료를 복구·분석한 결과에 대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이 의원은 “임 과장이 자료를 삭제한 게 51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면서 “대북·대테러용이 10개, 잘 안된 게 10개, 31개는 국내 실험용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밝힌 ‘잘 안된’ 자료는 대북 감시용 등의 목적으로 해킹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자료 제출은 처음부터 로그 파일 원본은 안 된다고 국정원에서 얘기했고, 새누리당도 단호하게 그 자료의 제출은 안 된다고 했다”면서 “대신 오늘 삭제한 자료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삭제자료 해명 “불법 없었다”…野 “아무런 근거 없고 신뢰 못 해”

    국정원 삭제자료 해명 “불법 없었다”…野 “아무런 근거 없고 신뢰 못 해”

    국정원 삭제자료 해명 “불법 없었다”…野 “아무런 근거 없고 신뢰 못 해” 국정원 삭제자료 국가정보원은 27일 자살한 직원 임모 과장이 삭제한 자료의 복원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다. 불법 사실은 없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병호 국정원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해킹 의혹에 대한 현안보고를 비공개로 청취했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임 과장이 자료를 삭제한 게 51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면서 “대북·대테러용이 10개, 접수했으나 잘 안 된 게 10개, 31개는 국내 실험용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밝힌 ‘잘 안된’ 자료는 대북 감시의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심어 해킹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했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직을 걸고 불법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국정원장은 민간인 스마트폰 해킹 의혹과 관련, “국내 사찰은 전혀 없고, 리모트컨트롤시스템(RCS)으로는 카카오톡도 도청이 불가능하다”면서 “국정원에 오면 자료를 보여주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민간인 사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SK텔레콤 회선 해킹 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원 자체 실험으로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반면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아직 아무런 근거가 없고,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면서 “일단 전문가끼리 만나서 얘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고, 여당과 국정원은 현장 안을 보여줄 수는 없고 안가에서 미팅(회의)하는 것을 진행하자고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야당이 해킹 의혹 규명과 관련해 민간 전문가 참여를 요구한 데 대해 “(국회의원들이) 데려온 기술자들에게 (자료를) 열람·공개는 못하지만 국정원의 기술자와 간담회를 통해서 이야기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들과 국정원 관련 기술자들의 간담회를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로그 파일 등 야당이 요구한 자료 제출을 국정원이 거부한 것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철우 의원은 “자료 제출과 관련해 처음부터 로그 파일 원본은 안 된다고 국정원에서 얘기했고, 새누리당도 단호하게 그 자료의 제출은 안 된다고 했다”면서 “대신 오늘 삭제한 자료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자료제출이 사실상 없었다. 우리가 총 34개 요구했고 몇 개에 대해 답변이 왔는데 ‘해당무’라고만 왔다”면서 “이 국정원장은 자료제출에 노력하겠다는 뻔한 얘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블로그] 김진태 檢총장·국정원 악연 아닌 악연의 굴레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이 야당의 고발로 결국 검찰에 넘어왔습니다.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으로 내국인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것 아니냐는 이번 의혹을, 검찰은 내심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해결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또다시 국정원에 칼끝을 겨누게 됐고, 27일 사건 담당 부서를 확정해 배당할 계획입니다. 검찰은 어떤 부서에 사건을 맡길지 고심해 왔습니다. 당장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공안부가 거론됐습니다. 별도의 특별수사팀 구성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검찰 내에서는 국정원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공안부가 사건을 맡고, 해킹 수사와 분석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첨단범죄수사부가 일부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내국인 사찰은 없고 해외 대공 용의자를 상대로 썼다”고 해명한 만큼 대공 수사를 전담하는 공안부가 해명을 검증하고, 첨수부가 기술 지원을 한다는 콘셉트입니다. 이번 수사는 올해 12월 퇴임하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임기 중 마지막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 총장과 국정원 간 얽히고설킨 ‘악연 아닌 악연’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2년 전 취임하자마자 국정원이 주도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과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국정원 직원의 증거 조작을 밝혀냈지만 조작된 증거를 활용했던 검찰도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그가 야인에서 검찰총장으로 복귀하는 과정에도 국정원이 얽혀 있습니다. 김 총장은 대검 차장 시절 한상대 총장이 대검중앙수사부 폐지를 둘러싼 논란 끝에 사퇴하자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습니다. 이후 2013년 4월 사법연수원 동기(14기)인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총장에 내정되자 홀연히 검찰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진두지휘하던 채 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취임 5개월 만에 돌연 낙마하자 김 총장이 구원투수로 전격 복귀하게 됐습니다. 이런 탓에 그에게는 “채 총장보다는 정권의 말이 통할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습니다. 해킹 의혹 사건으로 다시 국정원을 마주하게 된 김 총장이 과연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지 세간의 이목이 서초동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野 “청문회 수준 진실 규명” 與 “억지 공세엔 단호 대처”

    국회는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현안보고를 시작으로 국가정보원의 내국인 대상 해킹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시작한다. 야당은 사실상 청문회 수준의 철저한 진실 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억지 공세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맞서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공개 청문회가 아닌 강제성 없는 현안 보고인 탓에 알맹이 빠진 공방전으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된다. 정보위는 이날 이병호 국정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삭제했던 자료의 복원본 등을 보고받는다. 앞서 지난 주말 국정원은 임씨가 삭제했던 파일에 대해 100% 복구 작업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내국인 사찰 논란과 관련해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RCS)을 실제 내국인 해킹 용도로 사용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임씨가 삭제한 기록이 무엇인지, 삭제 시점이 언제인지 등을 추려서 보고받을 것”이라면서 “데이터 원본, 해킹 프로그램 로그파일 전체를 내놓으라는 야당의 요구는 국정원더러 문 닫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복원된 자료의 공개 여부 역시 “정보위 논의를 통해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로그파일 등 30개 기록 공개 요구에 대해 국정원이 물타기로 버티겠지만 2차, 3차, 4차 현안보고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방송통신위는 기술적인 부분을 놓고 공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국정원·RCS 구입 중개업체인 ‘나나테크’의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 국정원이 SK텔레콤 회선 5개 IP에 스파이웨어를 감염시키려 했다는 의혹 등이다. 현안보고 이후 열릴 정보위에 야당은 관련 증인들을 대거 출석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증인 출석 및 진술은 여야 간사 합의에 따르기로 한 터여서 험로가 불가피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온 국민 팔아 외국업체 배불린 의료정보 유출

    의료정보 제공 업체가 51억건이 넘는 환자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이 중 47억건이 해외로 불법 유출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국민 4400만명의 진료 정보로서 전체 인구의 90%에 해당한다. 불법 유출된 개인정보는 다국적 의료통계 업체의 미국 본사로 넘어갔다가 다시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에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그제 IMS헬스코리아와 약학정보원, SK텔레콤, 지누스 등 의료정보 제공 업체 관계자 24명을 불법으로 환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유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사건에는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비영리 재단법인 약학정보원은 물론 국내 1위 이동통신 업체, 의료재단, 병원·의료 정보 업체, 다국적 의료통계 업체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파장이 크다. 지난해에도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에서 1억건의 고객정보가 새나간 데 이어 KT에서 1200만건의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돼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재발 방지책을 만든다고 아우성쳤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여전히 속수무책임을 다시 증명했다. 이번 사건은 보건의료의 빅데이터 구축 과정에서 불법 유출 문제가 터진 것이라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 국민의 건강검진 결과나 진료 내역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국민건강정보 DB’에서 많은 정보가 새 나갔다. 기존 정보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신약 개발을 위한 다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반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치명적 약점도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의 상용화 초기부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활용 방안을 세우는 데 급급해 정보 보안에 대한 안전 장치를 제대로 만들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앞으로 언제 어디서 유사 범죄가 생길지 알 수 없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해 제2, 제3의 범죄에 사용될 수도 있어 개인정보 불법 거래는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정부는 의료정보 시스템에 대한 인증·등록 제도를 도입하고 의료정보 시스템을 통해 불법 유출할 때는 최대 3년간 인증을 취소하겠다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피해의 정도에 비해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 [추경안 국회 통과] 여야 ‘법인세 정비’ 엇갈린 해석

    여야가 24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하면서 부대의견으로 채택한 ‘법인세 정비’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어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인세율 인상 여부에 대해 “인상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정책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비과세·감면제도 개편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4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의 원인이 된 법인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이 법인세 정상화 논의를 지속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인세율 인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또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는 열지 않는 대신 ‘청문회에 준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도 자료 제출과 증인 채택 등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오는 27일 국회 정보위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소집해 의혹 관련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기고] 국민 삶의 질 잘 챙겨야 할 여의도/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정책학과 교수

    [기고] 국민 삶의 질 잘 챙겨야 할 여의도/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정책학과 교수

    요즘 두 가지 일로 착잡하다. 하나는 소가 들어갈 수도 없는 집에 소를 몰아넣고 있는 복지행정이고, 다른 하나는 소 잃고도 외양간을 못 고치는 보건행정이다. 지난 7월 1일부터 국민기초생활제도가 맞춤형 급여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일괄적으로 지급되던 급여가 생계, 의료, 주거, 교육 영역으로 수급자들을 분류해 지급되게 됐다. 복지의 체감을 높이고 낭비를 줄이는 매우 의미 있는 전환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최근 어느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피곤한 표정과 음성을 접하고는 가슴이 쓰렸다. “복지부에서 내려온 할당을 채우려니 너무 힘들어요”라고 어려움을 호소해 “그게 뭔데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자율형목표관리제’에 대한 설명이 돌아왔다. 맞춤형급여신청이 부진하자 각 구청에 할당을 내려보내 신청률을 높이려는 귀에 익숙한 내용이었다. 학술적 호기심에 현장 여러 곳을 다녀보면서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강제 할당으로 신청을 부추겨 놓고 부적합 판정을 내리는가 하면, 국토교통부에서 지급하는 주거 급여가 수급자 생성이 미약해 주택조사를 하다 변경하여 혼선을 초래하고,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에게는 LH, SH 등 기관의 가상계좌를 통해 지급해야 하는데 개인 계좌로 입금되는 등등. 시행 초기의 혼선은 어느 정책이나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경우는 사전 준비와 부처 간 협력체계가 부족한 한국형 부처절벽 현상이 융합돼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또 하나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사후 조치를 보면서 느끼는 소회다. 정부에서 준비는 하고 있겠지만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권역별 공공의료체계 구축, 감압병동 및 격리병원 완비 등 보건 인프라에 대한 청사진이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언론을 보면 장관을 의사 출신으로 하자느니, 보건담당 차관을 신설하자느니 하는 얘기들만 난무한다. 2003년 사스에 잘 대처했다는 말을 필자는 다른 각도에서 본다. 초반 대처는 잘했다지만 그 후 공공의료 체계의 중요성을 알고 정책적으로 반영한 것이 뭔가. 그런 사태 이후 행정은 국민들의 ‘위기 망각의 강’에 올라타 유유자적하다가 오늘과 같은 사태를 맞지 않았을까. 메르스 사후 대책에 필요한 예산을 두고도 정쟁을 하는 것을 보면 대응 수준이 2003년 사태 이후보다 나아질 수 있을지 걱정된다. 곧 휴가가 본격화된다. 국민들은 당정청과 여야가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궁리로 땀 흘리는 진정성을 인식한 후에야 쉴 수 있을 것 같다. 메르스를 정치공세용으로 활용하던 정치권이 이제는 국가정보원 직원의 자살을 두고 또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런 문제는 전문가로 구성된 믿을 수 있는 조사단과 여야 정치권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된다. 여의도의 창과 방패를 통한 공세 정치 때문에 오히려 국가 기밀이 누설될 수 있고 국민의 행복에 관해 머리를 맞대는 살림정치를 위한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줄어들 것 같다. 보건복지 관련 인프라 확대를 포함해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 계류 중인 민생경제 관련 법안들로 눈을 돌려 비전과 내용 있는 토론을 하는 여의도만이 고단한 국민에게 쉴 수 있는 여름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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