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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입원비 3억원 추산…민경욱 “모금운동 해야”

    박근혜 입원비 3억원 추산…민경욱 “모금운동 해야”

    최근 어깨수술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원비가 최대 수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일각에서 모금운동을 벌이자는 의견이 나왔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수술 마치신 박 대통령 입원실이 하루에 300만 원이고 석 달이면 3억 원인데 본인 부담이라는 기사가 떴다”며 “이상해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만약에 그렇다면 모금운동을 벌여야 되겠다”고 밝혔다. 전날 회전근개 파열로 어깨 수술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한 서울성모병원 21층 VIP병실 입원비는 하루에 327만 원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어깨수술을 집도한 김양수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3개월 정도의 재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박 전 대통령이 최대 3개월 입원한다고 가정할 경우 입원비만 3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으로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받을 수 없어 입원비는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이후 발가락 골절, 허리통증 등으로 10여 차례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받았을 때도 치료비는 모두 자비로 충당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국가정보원 뇌물 수수 및 국고 손실 혐의로 약 36억 원의 재산이 추징보전 조치됐고 수입도 없는 상황이다.박 전 대통령의 수술 경과에 따라 현재 입원실보다 작은 규모의 입원실로 옮길 수도 있지만, 작은 병실의 입원비도 하루 150만 원 안팎에 달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지방소멸, 거점지역 중심 컴팩트 개발로 막는다

    ‘전국 65세 이상 고령인구 38.4%, 85세 이상 초고령인구 6%’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28년 후인 2047년 대한민국 장래인구를 이 같이 예측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 행렬이 한참 지난 후에는 도시와 농어촌을 가리지 않고 인구 감소가 급격히 이뤄지고, 특히 읍·면 단위의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8년 후 인구성장률은 전국 모든 시·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지만 강원·경상·전라 지역의 인구 자연증가율 감소 추세는 가파르다. 전남(-1.32%), 경북(-1.30%), 강원(-1.25%) 순이다. 태어나는 사람보다 사망자수가 많다는 뜻이다. 고령인구도 전남(46.8%), 경북(45.4%), 강원(45.0%) 등에 전국 평균이 38.4%로 2017년 13.8%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다. 동시에 85세 이상 초고령인구 비율도 늘어나 전남과 경북이 각각 9.5%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경제활동인구(25~49세)는 2017년 38%(1950만명)에서 2047년 23.6%(1157만명)로 급감한다. 이 상황에서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은 30년 안에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이 89개(39%)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읍면동은 3463개 중 43.4%인 1503곳에 달해 농어촌일수록 위험이 심했다. 정부는 국민생활 최소수준 공공·생활서비스 제공,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확대, 자치단체간 행정서비스 공동 제공, 주민 주도 인구문제 해결과 함께 거점지역 중심의 컴팩트 개발로 지방소멸을 늦추거나 막을 방침이나 걸음마 단계다. 충남 청양군은 1964년 10만 7228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3만 1000명 정도로 급감하자 읍·면 소재지를 개발해 인구를 집중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시가지 정비와 커뮤니티센터 신설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추면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눈 구상이다. 청양은 연간 100여명이 태어나고 400여명이 고령화로 자연사해 인구 3만명 지키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김돈곤 군수는 “생활 인프라 구축으로 인구 유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한계가 있다”고 했다. 청양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국제진상조사단·인권위 권고사항 언급인권위 “일부 종업원 지배인 겁박에 입국결정”국제진상조사단 “기만에 의한 한국 강제이송”킨타나 유엔 보고관 “北종업원은 피해자” 북한이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실제로는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2016년 4월 남조선의 정보원 깡패들에게 집단납치돼 끌려간 리지예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밝힌 지춘애씨의 글을 게재했다. 지씨는 ‘우리 딸들을 한시바삐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순한 정치목적을 위해 우리 딸들을 남조선으로 끌어간 범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하며 특대형 반인륜범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이 사건을 다룬 인권위 조사를 언급하며 “우리 딸들이 본인들의 의사가 아니라 위협과 강요에 의해 남조선에 끌려갔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끓어오르는 격분과 함께 우리 딸 지예가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희망으로 나는 요즘 밤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인권위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2명이 지배인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진정인에 통지했다.인권위는 탈북 과정에 한국 정부의 위법·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지만 일부 종업원이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을 결정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COLAP)이 구성한 국제진상조사단은 방북 조사 결과 중간보고서에서 2016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에 대해 “12명의 여성 종업원은 기만에 의해 한국으로 강제이송 됐다”며 종업원들의 의사에 반한 ‘납치 및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지씨는 이를 근거로 “남조선 당국이 집단납치행위를 시인한 이상 우리 딸들을 하루빨리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이제는 남조선당국이 ‘정착’이요, ‘신변안전’이요 하는 부당한 구실을 내대며 우리 딸들을 남조선에 붙잡아둘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통일부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해당 사건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인권위가 통일부에 문제를 지적하고 업무 개선 권고를 한 것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매체는 “남조선당국은 왜 지난 3년 동안 너무도 뻔한 집단 납치범죄 행위를 놓고 ‘자유의사’니, ‘자진탈북’이니 하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공화국 대결과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이라고 일갈했다.그러면서 “최근 우리 공화국에 찾아와 집단 납치사건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국제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남조선당국의 모략에 의한 ‘집단납치 및 인권침해’로 낙인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최종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을 인정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탈북한 여종업원들을 직접 면담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같은 달 10일 “나와 직접 면담한 분들과의 인터뷰에서 파악한 사실은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종업원을 ‘피해자’로 규정했다.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사실관계를 제공받지 못하는 기만 상황에서 한국에 왔다는 것이 피해자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납치된 것이라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종업원과 함께 탈출한 지배인 허모씨는 지난해 6월 한 방송에서 “국가정보원 직원 요구에 따라 종업원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해 ‘국정원 기획 탈북’ 파문이 일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사] 한국면세뉴스, 조달청, 산업통상자원부, 충북도교육청

    ■ 한국면세뉴스 △ 사장 겸 편집국장 박홍규 ■ 조달청 ◇ 부이사관 승진 △ 감사담당관 박이철 ◇ 과장급(직위승진) △ 조달품질원 품질총괄과장 이창호 △ 서울지방조달청 경영관리과장 노대희 ◇ 서기관 승진 △ 기획재정담당관실 임영훈 △ 원자재비축과 방형준 ◇ 기술서기관 승진 △ 서울지방조달청 정보기술용역과 김상헌 ■ 산업통상자원부 △ 통상협력국장 엄찬왕 ■ 충북도교육청 ◇ 5급 승진 내정 △ 청주농고 김동년 △ 보은교육지원청 행정과 김영일 △ 무극중 김용성 △ 청주중앙여고 김위숙 △ 흥덕고 김정희 △ 총무과 김현경 △ 충주교육지원청 행정과 노대열 △ 정책기획과 민선영 △ 산남고 박노경 △ 증평여중 박정희 △ 봉명고 박종구 △ 교육도서관 박현미 △ 주성고 손영빈 △ 보은중 신정희 △ 청운중 안동훈 △ 충북에너지고 연규웅 △ 군남초 오병수 △ 괴산증평교육지원청 행정과 오은숙 △ 감사관 유재명 △ 총무과 윤교한 △ 청주여고 윤병국 △ 옥동초 이경은 △ 단재교육연수원 이정원 △ 청천중 임재성 △ 학생수련원 장영철 △ 남평초 장영희 △ 목도고 전우석 △ 행정과 정덕순 △ 청주중 정철희 △ 청주교육지원청 총무과 최미영 △ 보은정보고 최혜경 △ 미래인재과 김영은 △ 교육연구정보원 최병창 △ 청주여고 이태희 △ 교육도서관 이채봉 △ 미래인재과 이상근 △ 옥천교육지원청 행정과 양승도 △ 체육건강안전과 윤치선 △ 충주교육지원청 체육평생건강과 윤원규 △ 청주교육지원청 체육건강과 남광우 △ 시설과 손상수 △ 충주교육지원청 행정과 이덕희
  • [글로벌 In&Out] 북한 경제 개혁의 밀록을 바라보며/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경제 개혁의 밀록을 바라보며/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북한 담당 차장을 두 차례 지낸 한기범 박사가 최근에 출간한 ‘북한의 경제 개혁과 관료정치’에는 북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얻어야 할 교훈이 많다. 2009년 발표한 박사 논문을 바탕으로 2010년 이후 상황을 추가했다. 그는 수많은 내부 문건을 발췌·인용하고 고위급 탈북자를 면담한 내용을 공개했다. 따라서 그의 박사 논문도 학계에서 널리 이용되고 인용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경제 관련 내부 결정 과정과 정책의 세부 내용을 처음으로 알려 주고 예리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한 박사는 김씨 가문의 시장에 대한 의심과 제한적 개혁의 윤곽을 묘사하면서 2002년 7·1 조치의 배경과 내부 실패 원인을 상세하게 알려 주고, 2004년까지 개혁파가 추진했던 시장 지향적 개혁 노선과 조직 간의 파쟁, 그리고 김정일의 거부권 행사로 인한 개혁파의 낙마를 설명한다. 여기서 크게 부각된 것은 최고지도자의 독단적인 결정권과 파쟁의 중요성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0년대 후반 농업 개혁을 시범사업으로 허용하다가 거부한 적이 있고, 2004년 7·1 조치와 2003년에 실시된 종합시장 허용에 따라 급속히 전개된 시장화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2005년 시장 지향적 내각의 정책을 공공연히 반대한 적도 있다. 원래 그 제도에서 그런 식이니 놀랍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 북한에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와 농업 분야의 포전담당책임제ㆍ분조관리제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소 급진적인 개혁안을 승인하고 올해 헌법 개정에서 명문화하는 데에 동의했다. 그런데 한 박사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지시와 연설문을 보면 중국만큼은 아닌 절충주의적 정책이 보인다. 즉 개인농이나 가족 도급제로 분조제를 바꾸지 말라는 지시와 사유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농업 쪽과 사업계에서 경제적 자극과 소유권 문제를 민감하게 다루었다. 아직은 제도적 차원에서 정비할 수 없다고 평가되는 부분이 크다. 파쟁과 파벌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2000년대의 개혁 과정과 반전에서 내각과 당 사이에 시장을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지 이견이 컸다. 2005년에 반시장 정책이 실행된 데 이어 2009년에 화폐 개혁에서 정점에 도달했다. 화폐 개혁은 장사꾼과 돈주의 ‘과잉’ 화폐 몰수 정책으로 시장과 통화 경제에 큰 타격을 주면서 반시장 정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친시장 정책 전문가인 박봉주가 복귀하게 되면서 반시장 정책의 중요한 부분들이 철회됐다. 그리고 김정은이 최고지도자가 되면서 친시장 정책 전문가들은 경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축이 돼 기업관리 개혁과 농장 개혁을 추진하게 됐다. 문제는 다른 파벌인 군대와 당의 이해관계와 입장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군대의 핵개발 고도화 요구는 친시장 정책의 추진에서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 심한 자본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 경제는 시급한 해외 투자가 필요하지만, 핵무장에 주력하게 되면서 투자 유치 사업은 미흡했다. 심지어 남한의 경협도 중단됐다. 최고지도자와 그 아래 파벌들은 북한 지도부의 이해관계와 서로 간의 이해상충을 잘 보여 준다. 핵과 외자의 필요, 시장의 효율과 국가의 통제가 현존하고 서로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북한은 핵이 없다면 외교에서 밀리고, 외자가 없으면 경제발전에서 계속 밀릴 것이다. 시장을 허용해야 그나마 경제가 살아남는데, 통제가 너무 느슨해지면 지도부의 사회에 대한 통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 이 복잡한 현황에 직면해 있는 북한 지도부의 대응과 내부 갈등을 설명해 주는 한 박사의 ‘북한의 경제 개혁과 관료정치’는 그들의 선택과 그들의 난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단독] 서훈 국정원장 극비 미국 출장… 북미 대화 지원 나서나

    [단독] 서훈 국정원장 극비 미국 출장… 북미 대화 지원 나서나

    지난 6월엔 김정은 친서 트럼프에 전달 일각선 한미 정상회담 사전 조율 관측도 방미 윤상현 “폼페이오, 키신저급 파워”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기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이번 주 극비리에 미국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원장이 북미 대화 고비마다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하거나 판문점 구역에서 북한 인사들을 접촉해 온 만큼 이번에도 미국을 방문해 북미 대화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17일 “서 원장이 이번 주 미국에 갔다. 북미 대화 국면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서 원장이 움직인 것”이라며 “이번 주말쯤 귀국할 예정인데 북미 협상 관련 접촉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정보위원들에게 방미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과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 원장은 지난 6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6월 30일 판문점 북미 협상이 성사되면서 당시 서 원장의 역할이 회자됐다. 따라서 이번에도 서 원장이 미국 방문에 나섰다는 관측이 우선 나온다. 그동안 미국의 대화 제의에 침묵하던 북한이 최근 실무협상 재개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고, 북한이 싫어하는 ‘리비아식 북핵 해결 모델’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대화 분위기가 급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불참할 계획이었던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로 하면서 한미 간에도 긴박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전례로 미뤄 봤을 때 북미 대화와 한미 정상회담 사전 정지작업을 하기 위해 미국에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보위 관계자는 서 원장의 역할에 관해 “어제(16일)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대해 중재가 아니라 지원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북한의 통미봉남과 함께 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역할을 다소 ‘톤다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서 원장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의 카운트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역할 확대도 주목된다. 지난 11일 미국을 방문하고 온 자유한국당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은 “미국 조야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과거 리처드 닉슨 정부 시절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과 같은 막강한 파워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또 “볼턴이 백악관에서 나가고부터 폼페이오 장관이 백악관과 국무부를 모두 장악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9기 부의장·협의회장 합동 워크숍 강연에서 다음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소강 국면을 보였던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며 “(한미·남북·북미 관계) 3가지가 서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때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단독]서훈 국정원장 극비 해외출장, 북미대화 지원차 미국 갔나

    [단독]서훈 국정원장 극비 해외출장, 북미대화 지원차 미국 갔나

    정보위 “북미 협상 국면, 서 원장 움직여”지난 6월엔 김정은 친서 트럼프에 전달일각선 한미 정상회담 사전조율 관측도“북미 정상, 톱다운 방식으로 일 진행서 원장 드러나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기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이번 주 극비리에 해외 출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원장이 북미 대화 고비마다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하거나 판문점 구역에서 북한 인사들을 접촉해 온 만큼 이번에도 미국을 방문해 북미 대화 지원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17일 “서 원장이 이번 주 내내 해외 출장이다. 북미 대화 국면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서 원장이 움직인 것”이라며 “이번 주말쯤 귀국할 예정인데 북미 협상 관련 접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원장의 출장지가 어디인지, 누구를 접촉하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워싱턴 방문설에 힘이 실린다. 서 원장은 지난 6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그 편지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6월 30일 판문점 북미 협상이 성사되면서 당시 서 원장의 역할이 회자됐다. 따라서 이번에도 서 원장이 미국 방문에 나섰다는 관측이 우선 나온다. 그동안 미국의 대화 제의에 침묵하던 북한이 최근 실무 협상 재개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고 북한이 싫어하는 ‘리비아식 북핵 해결 모델’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대화 분위기가 급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불참할 계획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다음주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한미 간에도 긴박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전례로 미뤄 봤을 때 북미 대화와 한미 정상회담 사전 정지작업을 하기 위해 미국에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보위 관계자는 서 원장의 역할에 대해 “어제(16일)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대해 중재가 아니라 지원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북한의 통미봉남과 함께 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역할을 다소 ‘톤다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서 원장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수차례 미국을 극비리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또 김영철 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카운트파트너로 ‘서훈·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을 가동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끌었다. 지난 4월에는 김영철 전 부위원장의 후임인 장금철 신임 통일전선부장과 판문점 구역에서 비밀리에 회동한 사실이 넉 달이 지난 후인 지난 8월에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박근혜 2~3달 입원 치료… “질병 탓 형집행정지 명분 사라졌다”

    박근혜 2~3달 입원 치료… “질병 탓 형집행정지 명분 사라졌다”

    어제 휠체어 탄 채 서울성모병원 도착 오늘 어깨 수술… 21층 통째로 통제 장기간 외부 치료로 질병 문제 해결 세 번째 신청 땐 심의위 안 열릴 수도 “내년 총선 이전 특별사면도 쉽지 않아”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술을 위해 외부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됐다. 2017년 3월 31일 구치소에 수용된 지 900여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그간 건강 문제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요구해 왔지만, 이번 수술을 기점으로 형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오히려 더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법무부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수속을 밟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엑스레이와 심전도 등 수술에 필요한 기초 검사를 받았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17일 어깨 부위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 관절 부위를 덮는 근육인 회전근개가 파열돼 왼쪽 팔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수차례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지만 수술을 위한 장기 입원은 처음이다. 법무부는 어깨 수술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소 2개월은 병원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이날 직원들에게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내 “보다 안전한 병원을 유지하고자 금일 오전 8시부터 약 2개월간 (박 전 대통령의 병실이 위치한) 본원 21층 병동 전체에 대한 출입 통제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병원 관계자는 “사람마다 수술과 회복, 재활 등에 필요한 기간이 달라 입원 기간은 2~3개월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원 기간 역시 형기에 포함된다. 이날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보수단체는 서울성모병원 앞에 모여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형집행을 정지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힘내세요”, “대통령은 죄가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고, 우리공화당 조원진·홍문종 의원은 법무부 호송차량 바로 뒤에 따라붙어 병원 정문으로 진입하려다가 제지당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과 지난 5일 두 차례에 걸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집행정지 여부를 판단하는 검찰은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심의 결과 박 전 대통령이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모두 불허했다. 올해 67세인 박 전 대통령이 형량을 모두 채워 출소하면 97세가 된다. 법조계에선 이번 장기 입원으로 인해 향후 박 전 대통령이 형집행정지로 풀려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측은 그간 질병으로 인해 더는 수용 생활을 이어 나가기 어렵다며 형집행정지 신청을 해 왔다”면서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 수술을 받고 나면 오히려 질병으로 인한 사유가 사라지게 되므로 형집행정지가 필요한 이유도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술을 마치고 구치소로 돌아가 세 번째 형집행정지 신청을 내더라도 불허 사유가 명백하다면 심의위조차 열리지 않을 수 있다. 정치 논리에 따른 특별사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마저도 재판이 확정된 피고인이 대상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불가능하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와 다른 범죄 혐의를 분리 선고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이 때문에 최종 형량 확정에 이르기까진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가 재상고되면 올해 내로 확정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이와 별도로 공천 개입 사건은 형이 확정됐지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은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변호사는 “시간상 내년 4월 총선 이전에 형이 확정돼 특별사면을 받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형집행정지 역시 수술 뒤에도 병세가 악화된다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겠지만 치료가 제대로 진행되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누군가에 쫓겨” 국정원 철조망 넘어 무단침입한 중국인

    “누군가에 쫓겨” 국정원 철조망 넘어 무단침입한 중국인

    국가정보원에 둘러쳐진 철조망을 넘어 무단으로 침입한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중국인은 누군가에 쫓겨 철조망을 넘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6일 건조물 침입 혐의로 중국인 A(5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 10분쯤 국정원 외곽 철조망을 넘어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내부 철조망을 넘으려다 국정원 방호원에게 현행범 체포돼 경찰에 인계됐다. A씨는 “누군가에게 위협받아 정신없이 뛰다 보니 철조망이 나와서 넘은 것”이라며 횡설수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지난달 관광목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 물질은 소지하지 않았고 음주 상태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입건 사실을 주한중국대사관에 통보하고 국정원과 함께 A씨의 침입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국가안보국장에 ‘아베 측근’ 경찰 출신 기타무라 임명

    日국가안보국장에 ‘아베 측근’ 경찰 출신 기타무라 임명

    일본 정부가 13일 외교·안보 정책의 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에 기타무라 시게루(62) 내각정보관을 임명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경찰 출신인 기타무라 신임 국장은 제1차 아베 정권에서 총리 비서관을 지낸 뒤 효고현 경찰본부장과 경찰청 외사정보부장 등을 거쳐 2011년 12월부터 우리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내각정보관을 맡아왔다. 전임 야치 쇼타로 국장은 내각 특별고문으로 옮겨갔다. 기타무라는 아베 총리의 측근 인사 가운데 한명으로 아베 정부에서 요직을 맡아왔다. 엘리트 경찰 출신인 그의 국가안보국장 임명은 일본에서도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한편 새 내각정보관에는 경찰청 외사정보부장 등을 거친 다키자와 히로아키 내각관방 내각심의관(내각정보조사실)이 취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박근혜 前 대통령, 16일 외부병원 입원 어깨수술

    박근혜 前 대통령, 16일 외부병원 입원 어깨수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깨 통증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법무부는 수술과 치료를 위해 오는 16일 박 전 대통령을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형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고유 권한이므로 법무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지만 수술과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구치소 소속 의료진의 진료 및 외부 의사의 초빙 진료, 외부병원 후송 진료 등을 통해 치료에 최선을 다했으나 어깨 통증 등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면서 “수술 후 박 전 대통령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재활치료 및 외래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지병 치료가 필요하고 형의 집행으로 인해 건강을 현저히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박 전 대통령 측이 낸 신청서를 바탕으로 임검(현장조사)을 하고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형집행정지 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며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 등 지병이 악화돼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박 전 대통령은 20대 총선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2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200억원이 선고된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의 대법원 판단을 각각 앞두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 보고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외부 기관 대상으로 한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 ’무마·마사지용’”쟁점 분석보고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됐으나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어”검찰의 신문에 “생각 강요하지 말라···보고서는 오히려 사법부 재판 독립 위한 것”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입니다.” 법정 곳곳에서 이따금씩 피식거리는 얕은 웃음들이 삐져나왔다. 법정에 나온 15번째 증인이 그 앞의 14명의 증인들에 비해 가장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을 반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조사단 보고서가 그런 식으로 나와서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단호한 어투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까칠’한 증인에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들이 마주한 법정 앞쪽에는 한껏 긴장이 높아졌다.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9회 재판에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박성준 서울고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히 박 판사가 작성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 관련 보고 문건이 쟁점이 됐다. 국정원의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5년 2월 9일 당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은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에게 1, 2심 판결문을 분석해 상고심에서 예상되는 핵심 쟁점과 그에 대한 의견 등을 정리해 2월 10일 보고했다. 박 판사는 검찰의 진술조서에 쓰인 내용이 자신이 한 진술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에서부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서를 다 읽고 날인한 것은 분명하고요. 형사소송법상 진정성립을 물으신다면 부인은 안 합니다. 다만 1회 조서 같은 경우 문답 내용이 실제 조서에 적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요. 제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받으면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한 걸 나중에 검사님이 재구성해서 만든 조서인데 제가 충분히 검토를 해봤고 그에 대해 적어도 제가 진술한 부분은 동의하기에···”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 이렇게 시작된 검찰의 주신문을 통해 박 판사는 사법지원실에서 심의관으로 일하며 각종 대외기관을 상대로 한 현안보고와 중요사건 등에 대한 쟁점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생각해 본 적 없고 국회와 언론, 검찰, 변호사협회, 기타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와 판결 관련해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문건을 작성하기 위해 재판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거나 선고 전 재판의 진행상황이나 쟁점을 보고하기 위해 재판부의 의중이나 심리방향을 확인한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일선 재판부에 대한 재판개입 의혹도 차단했다. 아직 선고가 되지 않은 상급심의 결론을 보고서에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아직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인 상급심 사건의 쟁점에 대해서는 “예상 쟁점을 언급한 것은 당연히 정당한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이 “상급심의 예상 쟁점이 외부에 설명되거나 알려지면 외부의 입장이나 견해가 재판부에 전달될 수 있어서 (통상적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외부에 설명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판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가 잘못됐다. 쟁점을 알려준다고 재판부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 설명된다고 해도 외부 의견이 재판부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건가?”라고 검찰이 재차 묻자 박 판사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다”면서 “예상 쟁점을, 설명자료로 하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마디로 기대를 품게 하는 거다. 원세훈 사건의 경우 1심은 야당(당시 민주당)이 반발했고 2심은 여당이 반발했다. 극렬히 반발하는 정치적 집단에게 ‘다음 쟁점은 이거니까 기다려보라’는 게 설명자료의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맥락이 정다주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이 원 전 원장의 2심 선고 전날인 2015년 2월 8일 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검토‘ 보고서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시 청와대가 불만 표시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에 대한 암시를 전달하고 국정원 사건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것이 바람직하며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 통해 사법부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라는 내용이 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판결이 선고됐으니 이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법원이 청와대에 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보고서 작성자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3일 증인으로 나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적으로 ’무마·마사지용’” 박 판사가 선고 직후 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 보고’ 문건에는 특히 목차 가운데 ‘심각성’이라는 카테고리가 있고 그 아래 ‘국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난 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사유가 개입했다는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음’, ‘대법원 구성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판사는 기조실 보고서와 자신이 쓴 보고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건데, 왜 했냐고 말씀하시면 근본적으로는…최소한 설명자료는 ‘우리 법원 좀 그만 비판하라’ 이거다. 기다려봐라. 그걸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유화적 제스쳐이고 당시에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무마인데, 만날 국회에서 비판성명 때리며 재판부가 날로 모든 비판을 다 받아야 하니까 우리(행정처)가 중간에서 완화시키는 그런 의미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결 내용을 비판하고 의문을 갖는 외부를 상대로 법원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정리를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박 판사는 이 문건의 내부용 보고서를 먼저 작성했다가 대외용 보고서를 다시 만들었다. 이 가운데 빠진 내용이 있는데 바로 박 판사가 ‘사견(私見)’이라며 적은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 부분이었다. 박 판사는 “사견이라는 게 저, 기조실장, 사법지원실장, 차장, 처장, 이 몇 명 사이에서만 하는 말이다. 나를 믿으시는 거니까 내가 그 분들에게만 이 말을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누가 보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보고용으로 특정 사건의 쟁점을 분석하면서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생각이니 (틀리더라도) 야단치지 말라. 당신들이 내 생각을 궁금해 하니까 적은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용 보고서는 당시 윤성원 사법지원실장, 임종헌 기조실장,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됐다고 말했다. “제가 대법원장한테 보고한 건 아니고 보고된 건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법원장 방 자체에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원 전 원장의 상고심이 진행되던 도중 박 판사는 신모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부터 “보고서를 아주 잘 썼던데, 내가 종이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파일로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누구인지도 몰라 실제로 재판연구관이 맞는지 검색을 해본 뒤 선배 법관인 것을 알고 대외용 파일을 보내줬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보고서가 넘어가면 재판연구관에게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제점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판사는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된 쟁점 분석 보고서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었다” 박 판사가 보고서에 쓴 ‘상고심 쟁점 검토사항’에는 증거능력과 선거운동 인정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거론됐다. 특히 다음의 문구들이 재판개입이 의심되는 대목으로 지적됐다. -‘이 사건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인 핵심 쟁점일 듯.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너무나도 구체적임.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단순히 전제법리 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1심과 2심 판결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포섭 범위에 대한 법리 해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고 사실인정이 달라진 것은 증거능력 인정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이므로 당연한 논리적 흐름’ 지난해 5월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는 박 판사의 문건에 대해 ‘보고연구관이 사법행정담당자가 작성한 문건을 검토보고서 작성에 참조한다는 것은 사법행정 담당자가 가지고 있던 사건에 관한 지식 내지 시각이 소송 외적인 통로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떠나 부적절함’이라고 지적됐다. 검찰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임 전 차장과 공모해 원 전 원장 사건의 핵심 쟁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상고심 재판부와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박 판사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재판연구관에게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 제 사견이나 쟁점에 대해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등의 한 쪽 방향을 설명한 게 아니다. 다른 분들의 보고서를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기각이 아니라 각하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넘어갔으면 예단이지만 제 보고서에는 (2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를 날려야 한다… 뭐 그렇게 보고 싶은 분은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재판 연구관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면인 분한테 내가 쟁점을 이렇게 뽑았는데, 자기가 검토해보니 그게 아닐 수 있어 부끄러워서 사견을 알려주지 않고 대외용 보고서를 보내줬다. 재판연구관의 예단에는 상관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자체도 보고서에 그렇게(재판연구관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판단해 뒀는데 판결만 비교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거라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안 본다”고 말했다.검찰은 이어 “하나만 보충하면 이 보고서는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대법원장에까지 보고된 보고서라는 것을 알고, 그 보고서에 이 사건의 심각성이라든지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면 그 자체로 검토하는 연구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을 더했다. 그러자 박 판사는 “그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맞받아쳤다. 사건의 중대성을 어떻게 재판연구관이 모를 수 있냐는 취지다. 약간 당황한 듯 검찰이 다시 “당연히 알아야 되는 거지만, 지휘부에 보고된 보고서라는 건 다른 것 아닌가?”라고 묻는 동안 박 판사와 두어 번 말이 엉켰고 박 판사는 이내 “아니,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여쭤보는 것”이라는 검찰의 말에 박 판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 기조실과 사법지원실에서 국정원 사건을 두고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고 특히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기조실 보고서에 판결과 관련된 ‘각계 동향’에 청와대 입장도 있었던 것을 들어 검찰은 “증인도 당시 청와대의 입장이나 청와대 입장에 대한 행정처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판사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박 판사가 보고서에 작성한 ‘심각성’이라는 표현과 함께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소지가 있어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보고서가 이렇게 공개될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을 못했고, 만약 공개될 거라고 알았다면 지금 제가 제일 후회되는 게 목차를 ‘심각성’으로 고친 거다. ‘판결의 파장’이라고 했으면 아전인수격 해석을 덜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내가 심각성이라고, 굳이 후회할 만한 표현을 썼을까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에 상고심 심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강행 규정으로 2개월씩 심리기간이 다 정해져 있어 상고기간을 빨리 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라면서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이다”라고도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이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는 뜻이 있다는 어떤 종류의 느낌이라도 받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박 판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검찰에서 또는 지금 소위 말하는 ‘법원행정처 무용론자’들이 말하는 건 판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냐는 건데, 저희는 판사로서 하는 게 아니라 사법행정 담당으로 한 것이다. ‘왜 법관 신분이 그런 일을 해야하냐’는 사법행정의 효율성과 재판독립성은 언제나 충돌할 위기가 있다. 재판독립을 우위에 두고 있는 게 법원인 것은 당연하다.” 박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현안보고는 국회나 언론에 대응해 재판부 또는 재판의 독립을 보호하기 위함이 목적이지 재판에 영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왜 이런 말을 했냐면, 지금 (검찰이) 무슨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의심이 현안보고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면 정반대라고 말한 것이다. 법관 신분을 가진 사람으로서 법관 독립이 최우선이었고, 현안보고하는 이유는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했을 때 저희(행정처)가 중간에서 속된 표현으로 마사지 기능이라고 하는데요. 극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대편을 향해서 처장이나 차장님이 직접 화살을 맞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재판부에 직접 화살을 돌린다. 신상 털리고 그러는 건 당시엔 없었는데. 처장, 차장이 나와서 재판부가 이렇게 해서 법리에 따라 판단한 거고, 또 어떻게 보면 최종적으로 상급심이 남아있다고 말해줌으로써 일종의 진정효과가 있는 거다. 재판부 개개인이 예뻐서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공격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사법부 재판이 독립되기 때문에 그게 궁극적 목표라는 의미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국가기록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 언론에서 ‘나랏돈’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고 국가의 것”이라면서 공공물인 대통령기록물의 안정적·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도 개별 대통령기록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원장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대통령기록물법(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이후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법의 영향을 받아 대통령기록물을 이전보다 열심히 생산했고, 이 때 생산된 대통령기록물들을 (청와대로부터) 이관받아 저희(국가기록원)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그 전에 15명의 대통령 때는 대통령기록물이 국민과 국가의 것이라는 인식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퇴임 후에 많이 태우기도 하고, 아무래도 불안한 내용들이 담겨 있을 수 있으니까 많이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한 건, 요즘도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대통령기록물들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혼자서 생산하는 기록물이라고 볼 수 없고 대통령비서실, 청와대 경호실, 대통령 보좌기관·자문기관들의 기록물이 다 포함돼 있어서 대통령기록물 생산자는 굉장히 많다. 이게 (외부에) 흘러흘러 관리가 안 될 정도”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법이 제정된 때가 2007년 4월(시행은 2007년 7월)이었는데, (이 법 시행 이후 이 법에 따라) 대통령기록물을 첫 번째로 이관해야 되는 시점은 2008년 2월이었다. 8개월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는 통합 대통령기록관이든 개별 대통령기록관이든 별도의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조차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아서 당시 국가기록원 서고에 임시로 공간을 만들어 (대통령기록물을) 일단 이관하고, 이후 통합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다보니 2015년에야 개관을 했다”면서 과거에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지 못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2007년 4월 제정된 대통령기록물법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국가기록원장을 가리킴)은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치 근거는 오래 전에 마련됐지만 그동안 설립이 추진되지 않았다가 국가기록원이 문 대통령 기록관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원장은 “국가기록원이 지난 10여년 동안 믿음직하게 대통령기록물, 특히 지정기록(대통령지적기록물)을 보호하지 못했다”면서 “제가 취임하고 나서는 국민들께 최대한 (대통령기록물 보호에 있어) 안심을 드리려고 했지만 이전에 열리면 안 되는 대통령기록물들이 너무 많이 열렸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NLL 대화록 파문’을 언급하자 이 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군사·외교·통일에 관한 비밀기록물, 대내외 경제정책 또는 무역거래, 재정에 관한 기록물, 대통령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을 표현한 기록물 등에 대해 열람·사본제작 등을 허용하지 않거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기간(보호기간)을 따로 정한 대통령기록물이 ‘대통령지정기록물’(지정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정문헌 당시 새누리당 의원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2009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지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중 일부 내용을 추려 만든 ‘NLL 대화록’ 발췌본이 청와대에 보고됐고, 대선을 앞둔 2012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누군가가 대화록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2017년 11월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의 기록물을 관리하는 현 대통령기록관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기념관을 따로 짓겠다며 내년 예산에 32억이 넘는 돈을 편성했다”면서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은 공공의 것인데 민간에서 관리하라고 관리권을 넘겨주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흔히들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랄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데, 공과 과를 단순히 당사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당시에 업무를 하면서 만들었던 기록에 근거해서 평가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만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러 대통령기록물이 한 곳에 있는 것이 갈등과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 법(대통령기록물법)에 이미 제정 당시 있었던 조항이 뭐냐하면, 대통령기록관의 관장은 전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지정기록을 포함해서 맡기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그 원칙은 1년 만에 무너져서 지금은 사실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정기록은 최장 15년까지 보호되지만, 15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퇴임직후에 가장 취약해져 있는 상태에서의 기록은 책임지고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열쇠를 맡기는 취지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 증가 추세가 예상을 뛰어넘어 보존 공간이 부족해졌다. 통합 대통령기록관 증축 비용보다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이 훨씬 예산이 적게 든다”면서 “전임 대통령도 요청한다면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은숙 여사는 극한 상황 견디고 산 영특하고 의식 있는 분이셨다”

    “이은숙 여사는 극한 상황 견디고 산 영특하고 의식 있는 분이셨다”

    “우당상·영석상 제정해 올 11월 시상 임정기념관 김원봉 기록도 남길 것”11~14대 국회의원, 국가정보원 원장을 지낸 이종찬 우당기념관장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이회영·이은숙의 손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도 맡고 있다. 우당기념관이 있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은 우당의 선조 이항복이 살았던 서울 배화여고 뒤 필운대와 지척에 있다. 이 전 의원은 “‘우당상’과 ‘영석상’을 새로 제정해 독립운동 연구에 매진하고 사회공헌에 공로가 많은 인물에게 오는 11월에 시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석(潁石)은 독립운동 자금의 대부분을 댄 우당의 형 이석영의 호다. -우당은 어떤 인물인가. “우당의 삶 자체가 기성에 대한 저항이었다. 성리학에 저항해서 양명학을 했고 과거시험을 안 보고 신학문을 공부했으며 독립운동을 하면서 아나키스트 운동을 했다. 시대 조류와 타협하는 법이 없었다.” -이은숙 할머니는 어떻게 기억하는가. “영특하고 의식이 있는 분이셨다. 갓 낳은 젖먹이 고모(이규숙)를 안고 망명을 가 극한 상황을 견디고 살았다. 마적 떼에 습격당하는 등의 변을 겪으면서도 남편이 하는 모든 것을 뒷바라지했다. 북경에서 ‘새우젓 보내라’, ‘어리굴젓 보내라’는 등의 암호 편지를 보내곤 했는데 그대로 다 해냈다.” -6형제의 삶은 어땠는가. “넷째 우당은 만주 망명 후 국내에 다시 들어와 종로구 통인동 제자 윤복영(교육부 장관과 서울신문 사장을 지낸 윤형섭의 부친)의 집에서 숨어 지내며 고종 망명 사건을 모의했다. 그 정보가 새서 고종이 독살당한 것으로 믿고 있다. 둘째 석영은 영의정 이유원에게 양자로 가 재산을 다 물려받았다. 매천야록에 따르면 이유원은 경기 양주에서 서울까지 남의 땅을 밟지 않고 올 수 있을 정도로 땅이 많았다고 한다. 중국 상하이에 있던 석영은 윤봉길 사건 이후 고립돼 있다 굶어 죽었다. 어머니(조계진) 말씀이 당시 아버지(우당의 전처 소생 이규학)는 전차매표원으로 근근이 살며 40원을 받으면 10원씩 석영을 위해 내놓았다고 한다. 그것이 끊겨 죽은 것이다. 첫째 건영은 맏형으로서 선영을 돌보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1924년 귀국했다. 신흥무관학교장을 지낸 철영은 병사했고 호영은 일가족이 몰살당했다. 마적 떼의 짓 아니면 배후가 일제일 것이다.” -아버지 이규학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인데. “아버지는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김달하를 처단한 다물단원이었다. 어머니는 대원군의 외손녀로 외가는 중국에 가서도 남은 재산으로 우당 뒷바라지를 했다(이 전 의원의 외조부 조정구는 일제의 자작 수여를 거부하고 베이징으로 망명해 있었다). 외숙이 우당과 가까운 동지적 관계였다. 딸 둘을 병으로 잃는 등 어머니의 고생이 극심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다시 상하이로 가서 아버지와 살았다. 나도 거기서 태어났다. 일제에 붙잡혀 고문을 몹시 당해 청력을 잃고 폐인이 되다시피했다. 어머니 삶을 정정화 여사의 ‘장강일기’처럼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다.” -고모 이규숙과 숙부 이규창은. “숙부 이규창(건국훈장 독립장 추서)은 친일 앞잡이 이용로를 사살하고 13년 형을 받아 마포형무소에서 복역했다. 같이 복역하던 정이형씨에게 면회 오던 그의 딸과 광복 후에 결혼하고 반민특위 검찰관으로 일했다. 고모도 사실은 독립운동을 했는데 훈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계획은 어떻게 되고 있나. “서대문 독립공원 옆에 2021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이승만부터 김원봉까지 임정에 참여한 분들의 역사를 다 담으려 한다. 김원봉도 월북했지만, 임정에 참여한 분이니 기록을 남겨둬야 한다. 역사를 묻어버리면 안 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에하라와 에키타이

    [이해영의 쿠이 보노] 에하라와 에키타이

    도쿄생 에하라 고이치(江原綱一ㆍ1896~1969)와 평양생 에키타이 안(한국명 안익태ㆍ1906~1965). 두 사람의 관계는 어쩌면 근대 이후 한일 관계사의 가장 괴이하고, 희비극적인 한 대목일지 모른다. 꽤 오랫동안 에키타이의 행적을 추적해 온 나는 최근 3건의 원본 문서들과 한 건의 매우 흥미로운 주장을 접할 수 있었다. 이 문서는 미 CIA 문서고에서 기밀 해제된 것들이다. 문서 중 하나는 전쟁 중인 1944년 4월 18일자 ‘터키에서의 일본 첩보·선전활동’에 관한 보고서이고, 다른 하나는 1945년 1월 30일자 ‘스칸디나비아에서의 일본 첩보활동’에 대한 보고서다. 전자는 미 전략첩보국(OSS) 이스탄불지부가, 후자는 영국 정보원이 생산한 것이다. 세 번째 문서는 종전 이후인 1949년 11월 18일자 미 육군 유럽사령부 정보국이 미 합참 정보국장에게 보낸 ‘전시 독일의 외교·군사 정보활동’이라는 보고서다. 그리 보면 마지막 보고서가 가장 정확하고 포괄적인 셈이다. 전시 일본의 재유럽 첩보활동의 본부는 베를린에 있었다. 2차 대전 직후 일본은 처음에는 ‘간첩활동의 수도’라 불리던 포르투갈 리스본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태평양전쟁이 확전되면서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위협하게 되자 마찬가지 중립국인 터키 이스탄불로 이동한다. 하지만 터키마저 연합국으로 기울자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미·영 첩보전의 기지로 활용했다. 일본 첩보활동의 동선을 미국은 매우 촘촘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나라의 첩보 라인이 이렇게 ‘탈탈 털리는’ 경우는 드물다. 오직 패전이라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에하라의 회고에 따르면 에키타이안은 1941년 말부터 1944년 4월까지 자신의 베를린 사저에 기거했다고 했다. 안익태가 나치 독일의 제국음악원 회원증에 기재한 주소지가 바로 이 사저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사실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에하라 고이치는 누구인가? 나와는 다른 시기에 또 다른 이유로 에하라 고이치를 추적한 학자가 있다. 북텍사스대학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음악학 교수 팀 잭슨이다. 잭슨 교수는 에하라가 하얼빈 소재 731부대의 20세기 최악의 전쟁범죄와 연루돼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1938년 에하라가 독일로 건너간 뒤 731부대의 생체실험 정보를 독일과 공유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아우슈비츠 등에서의 생체실험과 731부대의 그것은 에하라를 고리로 해서 서로 연결돼 있다는 말이다. 잭슨 교수와 서로 자료를 공유해 온 내 쪽에서도 확인해 본 결과 에하라는 1935~1937년 하얼빈의 총무처장으로 있다가 1937년 7월 1일자로 하얼빈 부시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뒤 베를린 주재 만주국공사관 참사관으로 파견됐다. 731부대가 일왕 히로히토의 칙령에 의해 본격적으로 하얼빈으로 확장 이전된 때가 1936년이다. 만주국의 직제는 이른바 일만정위(日滿定位) 원칙 곧 일계(日係)와 만계의 직위가 정해져 있었다. 일본의 괴뢰국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성장, 시장이나 공사 등은 만계에 할당하고 그 아래에 일계를 배치했는데 실세는 당연히 일계였다. 중앙에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총무청(처) 중심주의를 기본으로 해서 인사ㆍ재정, 특히 모든 기밀업무를 총무(청)처장이 관장했고, 그 배후에는 관동군이 있었다. 그렇게 보면 에하라가 하얼빈 시절 직간접적으로 731부대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아주 농후하다. 위에서 말한 1949년 보고서에 따르면 에하라는 “재독 일본 첩보망의 총책”이었다. 이 진술은 페터 바이라우흐 나치 독일의 SS 해외첩보부(SD) 소련·일본국장에게서 나온 것이다. 독일과 소련은 군사동맹이었지만, 1943년 8월 이후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상호 첩보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에하라는 1945년 1월의 영국 첩보부 보고서에도 등장한다. 당시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핀란드의 만주국공사관 참사관으로 등록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1949년 보고서만큼 정확한 정보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국 첩보원은 그가 일본과 러시아 간 협상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OSS 이스탄불지부에 따르면 당시 일본은 베를린에서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약 300명의 정보망을 운용하고 있었다. 에하라 고이치는 외교관이라는 합법적 신분으로 위장한 ‘화이트’였다. 그의 집에 주소지를 둔 에키타이 안은 추축국과 나치 점령국을 돌면서 나치와 일제의 전쟁 수행을 음악으로 응원했다. 에키타이 안이 안익태다.
  •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피고인은 진술거부권, 변호인조력권을 사전에 적법하게 고지받지 못했다. 자필진술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2014년 9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 김우수)는 중국에서 탈북 브로커 납치를 시도하고 국내로 잠입해 탈북자 동향 등을 탐지한 혐의로 기소된 홍강철(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씨가 구속 기소된 지 6개월 만이었다. 검찰은 홍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간첩, 특수잠입·탈출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홍씨의 기소 내용은 검찰이 보도자료를 내면서 언론에도 공개됐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한 날이었다. 간첩 조작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간첩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이었을까. 국가 기관의 시선 돌리기용 발표는 오히려 홍씨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 유씨 사건을 맡았던 장경욱 변호사 등 많은 변호사들이 홍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6년 2월 2심에서도 무죄 선고가 났다. 홍씨는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보도자료를 낸 게 천만다행”이라면서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무슨 일을 했나. “강건종합군관학교(초급장교 양성기관)를 나왔다. 군 복무를 오래 했는데 간부 등용이 안 됐다. 제대 후에는 공장에서 일했다. 제도에 대한 불만이 생기면서 송금 등 탈북 지원도 했다.” -탈북하게 된 계기는. “아내가 먼 친척뻘 되는 조카를 탈북시키려다 현장에서 잡혔다. 과거 일까지 드러나면 형이 무거워질 것 같아서 ‘나한테 뒤집어씌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체포영장이 떨어졌다. 2013년 6월 탈북 과정에서 브로커가 나를 도와주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뒤 국정원에 내가 국가안전보위부 정보원인데 탈북 브로커를 납치하려고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한다.” -감옥에는 얼마나 갇혀 있었나. “국정원과 서울구치소에서 6개월씩 1년 정도 있었다. 모두 독방이었다. 국정원에 갇혀 있을 때에는 미친 사람처럼 밤마다 노래를 불러댔다. 사람이 그리웠다.” -어찌 됐건 간첩이라고 자백을 한 건데. “국정원 직원이 ‘빨리 인정하고 가라’고 하더라. 북한에서는 자기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면 반국가적 범죄나 살인, 강간죄가 아닌 이상 감옥에 안 보낸다. 정치적 목적으로 나를 간첩으로 만들려고 해도, 사실은 내가 간첩이 아니라는 걸 국정원은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빨리 인정하면 하나원에 보낼 줄 알았다. 어떻게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빨리 교도소에 가라고 하나.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했는데 안 그렇더라.” -그래서 보위사 정보원이라고 인정했나. “국정원 1차 조사 때 보위부 정보원이냐고 물어보더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질문만 들었다. 군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보위사령부(보위사)는 알아도 보위부는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보위사 정보원이 왜 한국에 왔냐고 하더라. 자꾸 ‘담뱃값을 하라’고 하는데 이해를 못했다. 그저 정보원이라고 하면 ‘국정원 직원이 상금을 받나’ 속으로 생각하고 ‘그렇다’고 했다.” -국정원 2차 조사 때 자필 진술서만 1000여장이 된다. “우리는 ‘숙제’라고 불렀다. 조사관이 ‘어떤 임무를 받고 왔느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니까 ‘그냥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 ‘그럴 수가 있나’라면서 ‘탈북 동향 임무를 맡았겠지’ 하고 힌트를 주는 식이다. 그렇게 밤마다 쓴다. 제목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을 매번 반복해서 쓰면 어느 순간 세뇌가 된다. 내가 간첩 임무를 받은 것처럼 되더라. 무서운 수법이다.” -간첩이라고 인정하면 언론에 알리지 않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한국에 데려다 준다고 했다던데. “우연한 기회에 구치소에서 신문을 보다가 내 기사를 봤다. 탈북 위장 북한 공작원이 기소됐는데 국정원 밥을 먹고 14㎏ 살쪘다는 기사였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그때부터 변호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국선변호인이 국가 편에 선 변호사인 줄 알았다. 국선변호인에게 ‘황금 같은 시간을 빼앗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 할 말이 있으니 꼭 만나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런데 그 편지를 장경욱 변호사가 보낸 다른 변호사가 갖고 오더라.” -1심에서 무죄를 예상했나. “처음에는 재판부가 검찰 편인 것 같았다. 변호인이 이의 신청을 해도 받아주질 않았다. 그런데 선고를 열흘 앞두고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에 현장 검증을 간 적이 있다. 그때 판사들 얼굴이 달라지는 걸 봤다. ‘아, 나 무죄구나”라는 걸 느꼈다.” -대법원 선고가 길어지는 것 같다. “검사가 상고한 지 벌써 3년 반이 지났다. 답변서를 안 내서 그런가 싶어서 요즘 새벽 2~3시까지 (답변서를) 쓰고 있다.” -판결이 뒤집히면 어떡하나. “불안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한 번 구속된 적이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 다시 수감되는 꿈도 꾼다. 아내가 닭곰탕을 끓여 왔는데 교도소에 갇혀 못 먹는 꿈이다.” -요새 하는 일은. “내 사건 변호를 맡아줬던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 변호사를 돕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 ‘고문 조작’으로 드러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이 진행 중인데 3년 전부터 증거 수집하고 사건 기록을 함께 검토했다. 증거 찾으러 전국을 다녔다. 부산에도 자주 내려가 당시 고문 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 면담하고 녹취록도 만들었는데 나중에 녹취를 풀면서 부산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힘들었다(웃음). 1990~1992년 3년치 고문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부산일보 자료실에서 한 달 동안 신문을 훑어보기도 했다. 나중에 재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참 뿌듯할 것 같다.” -탈북할 때만 해도 이런 길을 계획한 건 아닐 텐데. “북한에 있을 때는 나만 아는 사람, 내 가족만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더 억울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몇십년을 교도소에 갇혀 있던 사람들도 있더라.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돈을 못 벌더라도 꼭 이 사람들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지난해 새로 결혼을 하고 아이도 생겼다. 경제적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아내가 지금 하는 일을 지지해 준다. 꿋꿋이 가보려고 한다.” -유튜브 방송도 시작했던데.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혼자 해보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같이 하자고 해서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남북 화해를 가로막는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한다. 누구는 친북 방송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옳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북한은 이렇다’라는 걸 보여 주는 거다.” -얼굴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방송을 하면서 평소 말버릇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말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을성도 배우고 있다. 내가 잘못하면 방송 조회수 떨어지잖아(웃음).” -더이상 간첩 조작의 비극이 없어야 할 텐데. “탈북자에 대한 국정원 조사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반인권적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 국정원 조사를 받을 당시 ‘세상 밖에 버려진 기분’이었다. 합신센터 이름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꾼 것만으로는 안 된다. 간판이 아닌 사람이 바뀌어야 비극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부고] 김세환씨 모친상, 최길동씨 모친상, 정장호씨 별세, 이종일씨 부친상

    ●김세환(동의대 교수)·김태경(아파트 관리소장)·김주원(보람상조 실장)·김순한(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차장)씨 모친상, 이재옥·양재희(동양중 교감)·서송민씨 시모상, 송기욱(유한킴벌리 본부장)씨 장모상, 6일 0시57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8일 오전 8시, 장지 벽제중앙추모공원. 02-2227-7556 ●임상금씨 별세, 최해운(자영업)·길동(경북일보 사회2부 국장)·길운(자영업)씨 모친상, 6일 오전 9시 30분, 경북 영덕효요양병원 장례식장 101호, 발인 9일 오전 9시. 054-732-4444 ●정장호(전 강원대 지리교육과 교수)씨 별세, 정경혜·정혜승·정윤주·정택화(혜민서한의원 진료원장)씨 부친상, 허영석(연세대 학술정보원 미디어서비스팀장)·임용현(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분석화학표준센터장)씨 장인상, 심지민씨 시부상, 5일 오후 5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3호실, 발인 8일 오전 5시, 장지 서울 화계사. 02-2227-7594 ●이현주(에프앤디넷 부문장)·이종일(KT 팀장)씨 부친상, 이선주씨 시부상, 6일 오전 6시5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4호실, 발인 9일 오전 7시, 장지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선영. 02-3010-2294
  • 국정원 ‘사찰 공작’ 폭로자 공익제보 인정… 신변보호

    “국가정보원의 제안으로 시민단체 회원들의 동향을 파악해 왔다”고 폭로한 김모씨가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게 됐다. 4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김씨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해 신변보호를 결정했다. 김씨가 한 제보의 공익성이 인정된 것이다. 신변보호 업무는 경찰이 맡는다. 경찰 관계자는 “4일부터 1개월 동안 김씨를 보호하고 원하면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에게는 스마트워치가 지급되는데, 비상시 버튼을 누르면 경찰에 즉각 알릴 수 있다. 또 김씨 주거지 주변 순찰도 하루 2~3번씩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거주지역이 노출될 수 있어 신변보호를 담당할 경찰서 등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말 언론 등을 통해 자신이 2014년 10월부터 약 5년간 국정원의 ‘프락치’로 활동했다고 폭로했다. 서울대 재학 때 학생 운동 이력이 있는 그는 “2014년 생활고에 시달릴 때 국정원 수사관이 연락해 ‘서울대, 고려대 학생운동 단체 출신자들의 동향을 파악해 주면 경제적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해당 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어 김씨의 협조를 받아 적법한 내사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인사] 인제대학교, 건국대학교, 부산대

    ■ 인제대학교 △ 의약부총장 이병두 △ 교학부총장 이범종 △ 대학원장 이대희 △ 보건대학원장 김광기 △ 경영대학원장 오세희 △ 사회복지대학원장 김희년 △ 교육대학원장 황보영란 △ 산업융합대학원장 김만식 △ 의과대학장 최석진 △ 문리과대학장·리버럴아츠칼리지학장 강석중 △ 사회과학대학장 홍완표 △ 보건의료융합대학장 최흥호 △ 공과대학장·디자인대학장 김진상 △ BNIT융합대학장 김철수 △ 소프트웨어대학장 김한두 △ 약학대학장 김만수 △ 교무처장 정진우 △ 기획처장·프라임 사업단장 양영애 △ 학생취업처장 배성윤 △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창업지원단장 송한정 △ 입학처장 원종하 △ 국제교류처장 이홍섭 △ 대학교육혁신원장 김묘정 △ 사무처장 이명섭 △ 디지털정보원장 이형원 △ 백인제기념도서관장·생활관장 박재섭 △ 인제미디어센터장 양세욱 △ 기획부처장 김성태 △ 산학협력단 부단장 장동진 △ 입학부처장 정필승 ■ 건국대학교 △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홍기 ■ 부산대 △ 인권센터장 이기춘
  • 김경 서울시의원, ‘혁신 미래교실 공간설계 토론회’ 개최

    김경 서울시의원, ‘혁신 미래교실 공간설계 토론회’ 개최

    김 경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지난 2일 오후 서울시의회 제1대회의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한 혁신 미래교실 공간설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김 경 의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박기열 부의장, 장인홍 교육위원회 위원장, 이현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서울시의원 20여명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교장 및 교사, 학부모 등 1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 교실공간과 더불어 미래교육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먼저 김정임 서로아키텍츠 대표가 ‘배움의 공간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섰으며, 미래의 교실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과거 획일적인 학습공간에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문제 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학습공간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발제를 진행한 임완철 성신여대 교수는 ‘교실을 탐구하는 실험실’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으며,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 환경 변화에 대한 데이터 기반을 구축한 후 측정된 빅데이터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거나 학생들에게 제공해 교실공간을 스스로 상상하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격적인 토론에서는 김 경 의원이 좌장을 맡고 세 명의 토론자가 심화 토론을 진행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본부장 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은 우리 생활과 교육환경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교실 역시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ICT를 활용한 도전정신 또는 기업가 정신을 실험할 수 있는 메이커 공간으로, 교과 간 융합된 문제기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서울시립대 교수는 “학교와 교실은 다양한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거쳐 가는 공간으로 꿈담교실을 지금 완벽하게 하더라도 5년, 10년 뒤 학생들에게 필요 없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며, “교실을 한 번에 전문적으로 완벽하게 조성하는 것보다는 미래 학생들이 교실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철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교육청에서는 현재 학교공간혁신사업으로 학교단위 개축사업과 영역단위 공간혁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이 학교현장, 교실공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교실을 창의적이고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학습공간으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 흐름에 따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과 구조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며, “교육청은 교실이 학생들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맞춤형 학습공간이 될 수 있도록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문가와 함께 혁신 미래교실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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