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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정배 “내년 재정 확대…내수·SOC 투자”

    천정배 “내년 재정 확대…내수·SOC 투자”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하고, 회담 여건 조성을 위해 자신이 방북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또 국가보안법 폐지 대안·언론관계법 등 4대 입법 등과 관련해 “여야 4당 지도부와 정책 책임자가 참여하는 가칭 ‘민생·개혁입법 원탁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체제를 흔들면서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로, 진정 민생을 걱정한다면 4대 입법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그런 다음 여야가 터놓고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북핵 문제는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모든 논의가 남북 사이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만나 책임있게 대화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새해 예산안과 관련, 천 원내대표는 “내년 경기 전망이 예상보다 매우 어려워짐에 따라 추가적인 재정 확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면서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마련한 예산 규모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일반회계 131조 5000억원, 특별회계 64조 20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홍재형 정책위의장은 “5%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고 건설경기를 연착륙시키려면 예산을 좀 더 늘려 내수와 사회간접자본 등에 투자해야 한다.”며 수조원 규모의 예산 증액 방침을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에너지 소비 절약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유류세의 탄력적 적용과 에너지 가격 체계의 합리적 조정을 적극 추진하고, 에너지 가격 체계의 개편 시기도 재검토할 것”이라며 유류세 인하를 적극 추진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대해서는 “갑작스러운 관습헌법의 출현으로 국회의 입법권은 물론 우리 헌법 자체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총체적 구상의 일부인 신행정수도건설은 중단됐으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헌재 결정의 효력을 인정하고, 수용한다.”고 덧붙였다. 천 원내대표는 화폐단위 변경에 대해서는 “화폐권종 변경이나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은 참여정부에서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재정확대로 성장 잠재력 높여야

    노무현 대통령이 그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5%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뉴딜형 종합투자계획’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어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을 천명했다. 천 대표는 특히 정부가 제출한 131조 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의과정에서 예산을 추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6조 8000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것을 전제로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이 확대되면 전체 적자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국가 채무가 늘어나는 등 지금까지 정부가 확정한 국가재정운용계획과 채무관리계획 등 재정운용의 밑그림이 흔들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공청회 등 수많은 논의과정과 국무회의 의결절차를 거쳐 올해 처음으로 공표한 중기 재정운용계획의 틀도 다시 손질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당국의 5% 성장 유지 의지 천명에도 불구하고 내년도에는 4%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정부가 재정건전성 악화를 감수하면서도 건설경기 연착륙 등을 통한 내수 진작에 나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정부의 재정 확대를 통한 민생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추진방향에 공감하면서 투자의 우선순위가 성장잠재력 확충에 맞춰져야 한다고 본다. 외환위기 직후처럼 투자가 생산이나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나눠먹기식으로 추진돼선 안 된다는 뜻이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어제 저축의날 치사를 통해 밝혔듯이 우리 경제의 역량을 좌우할 성장잠재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부와 여당은 재정 확대만 부르짖을 게 아니라 투자를 어떻게 성장으로 선순환시킬 것인지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부동산 거래세를 인하하는 등 돈의 자연적인 흐름을 가로막고 있는 애로요인도 적극 해소해야 할 것이다.
  • 與, 경기처방 ‘예산안 확대’ 가닥

    경제위기가 아니라며 애써 태연해하던 당(黨)·정(政)·청(靑)이 다급해졌다. 빚을 대폭 내서라도 정부 지출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가 하면 “경제가 어렵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의 조율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정치권에서 불쑥 예산안 확대 카드를 내놓는 등 조급증마저 엿보인다. ●“경제 어렵다” 한목소리 당·정·청의 인식변화는 최근의 잇단 발언에서 쉽게 읽혀진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참여정부의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음날 국회 연단에 오른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비장한 어조로 경제 활성화 의지를 다졌다. 비슷한 시각,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저축의 날’ 치사를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성장잠재력 훼손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수출 증가세 둔화, 소비 회복지연, 건설경기 경착륙 조짐 등 각종 악재로 내년에 4%대 성장마저 위태롭다는 안팎의 경고에 뒤늦게나마 당·정·청이 귀를 연 것으로 풀이된다. ●뉴딜은 민자로…적자국채 10조원 부담 여당은 일단 빚(적자국채)을 늘려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경기처방을 잡았다. 내년도 예산안이 당초 131조 5000억원에서 얼마나 더 늘어날 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 기획예산처는 “(당과의)사전협의가 없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정책 조율의 미숙함을 또한번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여당 구상대로 예산을 수조원 늘리게 되면 적자국채 발행규모가 당초 6조 8000억원에서 10조원 안팎으로 불어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국제사회가 권고하는 ‘마지노선’, 즉 GDP(국내총생산,750조원)의 1%선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 점을 들어 예산안 확대 반대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부도 재정부담을 의식해 7조∼8조원 규모의 ‘뉴딜사업’은 가급적 민간자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정부재정으로 뉴딜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서 “연기금이나 시중 부동자금 등 민간자본을 노인복지시설·학교·공공임대주택 건설에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채수익률 이상’의 적정수익률도 보장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보장 방법과 수익률 수준에 따라 민자 조달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與 ‘4대입법’ 좌초 위기설

    “이러다가 다른 개혁과제들도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추락하는 건 아닌지….” 22일 국회에서 기자와 마주친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의 여파로 여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4대 입법, 즉 국가보안법 폐지·과거사 진상규명법 제정·사립학교법 개정·언론관계법 개정마저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 의식의 표현이다. 물론 당 지도부는 표면적으로는 ‘이상 없음’을 공언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에서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은 의연한 자세로 개혁을 추진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닥에서 감지되는 기류는 어수선하다. 헌법기관인 헌재의 압도적 위헌 결정으로 여권의 개혁과제 전반에 ‘무리한 개혁’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실제 4대 입법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의 높이는 신행정수도 건설 논란에 못지않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등 야당은 물론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만 해도 사학재단들이 ‘학교 폐쇄’나 위헌심판 제기 등을 공언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보법은 여론마저 우호적이지 않다. 법안 처리를 강행하면 한나라당이 몸으로 막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번 위헌 결정의 여파로 열린우리당이 명분면에서 우위에 설 여지가 좁아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극한 대립이 벌어졌을 때 여당으로서는 ‘야당이 발목 잡는다.’란 비판으로 여론에 호소하는 전략이 효과적인데, 이번 위헌 결정으로 여론전이 호락호락하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국보법 문제는 당내에서조차 의견 통일이 안 되고 있는 복잡한 숙제다.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한 중도보수파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경우 자중지란이 명약관화하다. “4대 개혁법안을 국회 심의과정에서 손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현실론이 당내에서 일기 시작한 것은 이같은 정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권이 ‘노무현 대통령 스타일’을 교본으로 한 초강수로 난국 돌파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헌재에 정면 반발, 지지자를 결속시킴으로써 사회 전반을 보·혁대결 구도로 몰고 가는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의견을 펴는 쪽에서는 외부와의 전선이 형성되면 당내 결속은 자연스럽게 강화되면서 되레 당초 안보다 더 강도높은 개혁 입법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논거로 들고 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강금실 前법무 ‘위헌’ 경고 했었다

    [수도이전 위헌 파장] 강금실 前법무 ‘위헌’ 경고 했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을 석달전 예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여권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강 전 장관은 지난 7월 퇴임 직전 각료 중 유일하게 헌재의 위헌 결정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는 것이다.‘정보력’에 의한 것인지,‘법적 판단 능력’에 따른 것인지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이 ‘간단히 볼 문제가 아니다. 위헌 결정이 날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장관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괜찮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자리는 7월 15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과 관련,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회의였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보수적인 헌재 구성원들의 성향상 쉽게 합헌 결정이 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도 전했다. 강 전 장관은 특히 법제처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맡았던 법무법인을 헌법소원 정부대리인으로 정하겠다고 보고하자 “이번 사안은 탄핵과 성격이 다르다. 좀더 면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헌법소원이 제기된 지 사흘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래서 건설교통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대책반과 당·정·청이 참여하는 특별협의체도 구성키로 결정했다. 당시 이해찬 총리와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과 청와대 정책 브레인들이 참석했다. 열린우리당의 원내 관계자는 “뒤돌아보면 강 전 장관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시지탄의 감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운영위-‘수도이전 위헌’ 책임 공방전

    [국감 하이라이트] 운영위-‘수도이전 위헌’ 책임 공방전

    국회 운영위는 국정감사 마지막날인 22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2라운드’ 공방을 한치의 양보없이 전개했다. 또 국감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상임위를 소집해 최광 국회예산정책처장 면직동의안을 상정하는 등 극심한 파행을 겪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권이 헌재의 결정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을 비판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즉각 수용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은 현 정부의 오기, 오만, 오류에 대한 평가인 만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 재탄핵’을 에둘러 암시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한나라 “盧대통령 헌재결정 수용하라” 최구식 의원은 노 대통령이 지난 5월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 뒤 ‘냉정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시킨 데 대해 국민 모두가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대국민성명 발표 사실을 들며 “헌재의 결정에 불복한다면 다시 탄핵 정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인가.”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또한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비서실에서 대통령에게 퇴임 건의를 할 생각은 없나.”라고 묻기도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측에 ‘원죄론’과 ‘이중적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영선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찬성표를 던진 167명 중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남경필·심재철·이병석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이 82명이었다.”면서 “한나라당 논평대로라면 자신들이 법치를 위반한 사실에 그처럼 환호한 것인데, 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본인들이 주도해 통과한 법이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은 입법권에 대한 심대한 타격인데도 환호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우리당, 국회예산처장 면직동의안 상정 여야간 신경전은 의사진행 발언이 몇차례 오간 뒤 천정배 위원장이 “질의와 발언의 금도를 지켜달라. 다른 교섭단체 의원들에 대해 감정적 훼손이 없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면서 겨우 진정기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국감을 마친 뒤 여당은 ‘정부의 정책은 좌파적’이라고 말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최 예산정책처장의 면직동의안을 상정해 면직을 강행했으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처리를 유보했다. 최 처장은 이날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으로부터 ‘의도적으로 행정수도이전비용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최 처장이 편향적인 정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면직동의안 처리 강행을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일단 진상조사를 한 뒤에 면직동의안건을 다루자고 맞섰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與 “관습헌법 논거 승복 못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대한 여권의 태도가 간단치 않다. 헌재의 위헌 결정 행위와 절차는 승복하겠지만 ‘관습헌법’을 원용한, 결정 논거에 대해서는 승복하기 어렵다는 자세다. 정치권은 22일 헌재 결정의 수용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千원내대표 “법리 납득할 수 없어” 열린우리당은 오전 상임중앙위를 열어 헌재의 위헌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을 따르든 말든 (위헌 결정의) 효력은 이미 발생했지만, 위헌 결정의 법리는 아무리 봐도 납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천 원내대표는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라는 사실이 경국대전에 나온 관습일지는 모르나 그것이 왜 헌법질서를 갖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가 헌법에도 없는 관습헌법으로 국회가 만든 법을 해석하고 무효화시킬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나아가 “서울을 관습법상 수도로 본다 해도 우리는 신행정수도를 건설하려 했을 뿐 수도를 이전하려 했던 게 아니다.”고 헌재 결정을 반박했다. 회의가 끝난 뒤 김현미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성문헌법에 따라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관습헌법에 따라 무력화됐다.”며 “의회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라고 규정했다. ●청와대 “결정 절차는 승복” 청와대 역시 열린우리당과 보폭을 맞췄다.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김우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헌재의 결정 절차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 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즉답을 피했다. 자연스레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안명옥·남경필·최구식 의원 등은 “헌재 결정을 승복하지 않겠다는 말이냐.”고 파고 들었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절차에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어제 밝혔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헌재 결정은 국가균형발전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입법부 권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느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헌재 결정 절차는 승복하느냐.’는 남경필 의원의 질문에 “승복한다.”고 말했으나 ‘그럼 그 내용에 대해서도 승복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어제 밝혔다.”는 답변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충청권 의원9명 “헌법재판관 탄핵” 열린우리당의 김종률 노영민 오제세 의원 등 충청권 의원 9명은 “헌법재판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헌재의 위헌 결정 논거에 불복하는 듯한 여권의 이런 자세는 수도 이전 중단에 따른 여권의 입지 축소와 직결돼 있는 듯 하다. 헌재 결정의 의미를 최소화해 후속대책의 공간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후속대책을 둘러싼 제2의 법리논쟁, 그리고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여권 ‘헌재결정’ 미리 알았나

    21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위헌 결정을 여권 핵심부가 하루 전날, 적어도 몇 시간 전에 미리 알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일 “수도권은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한 발언이 헌재 결정을 예상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사전인지설은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국가정보원, 검찰 등 여권 곳곳의 이날 움직임에서 감지된다. 우선 청와대. 오전부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오늘 아침에 긴장하는 사람도 있었고,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언급, 청와대가 헌재의 결정내용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음을 내비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런저런 얘기는 들었는데 경국대전을 인용할 줄은 몰랐다.”며 사전인지설을 뒷받침했다. 또 노 대통령이 전날 유럽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해찬 총리와 이날 낮 오찬을 함께 하면서 위헌 결정에 따른 대책을 심각하게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헌재 결정 직후 청와대와 이 총리가 내놓은 입장 표명은 똑같은 내용이었다. 심상찮은 움직임은 열린우리당에서도 뚜렷했다. 오후 2시 헌재의 결정선고가 시작되기 직전 긴급 주요당직자 대책회의가 소집된 것이다. 예정에 없던 회의다.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를 진행해야 할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 등 당 지도부 대다수가 국회 원내대표실의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한 중간 당직자는 오후 1시 비서관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헌재 결정문을 챙겨 놓을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당 주변에서도 “위헌결정을 내린 재판관이 4명인데 늘어날 듯하다.”는 ‘첩보’가 전날부터 나오기 시작해 21일 헌재 결정 직전에는 “8대1의 위헌 결정이 내려질 것 같다.”는 ‘정보’가 나돌았다. 물론 몇 분 뒤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국정원과 검찰 주변에서도 아침부터 “심상치 않다.”는 얘기와 함께 8대1,7대2 등의 구체적 결정 내용까지 회자됐다. 이같은 여권 움직임은 모두가 숨 죽였던 지난 5월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때와는 사뭇 다르다. 헌재가 결정 내용을 여권에 사전에 통보했다기 보다는 여권이 정보력을 총동원, 헌재 재판관 9명을 상대로 일일이 사전 취재에 나섰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과 달리 한나라당은 구체적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 박록삼기자 jade@seoul.co.kr
  • 신행정수도 건설사업 전면 중단

    신행정수도 건설사업 전면 중단

    신행정수도 건설사업이 전면 중단되게 됐다. 21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라 사업추진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권이 수도 이전을 재추진하려면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국회 의석이 개헌 정족수인 3분의2 이상에 못 미치는 데다 이전 반대 여론이 우세한 현실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특단의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해찬 국무총리는 이날 “추진위가 법률적 효력에 미치는 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정순균 국정홍보처장도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극심한 국론 분열 양상을 빚어온 수도 이전 논란은 법적으로 일단락됐지만 정치·경제·사회 등 국정 전반에 걸친 파장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해 온 수도이전 사업에 제동이 걸림으로써 향후 정국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우리당 긴급의총… “국민투표 검토” 정부 차원에서도 국가균형발전계획,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신수도권 발전방안 등은 사실상 수도 이전을 전제로 추진해 온 사안인 만큼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헌재의 ‘관습헌법’ 논리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이론”이라고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뒤 “충분히 시간을 갖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여권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인 채 대책 마련에 부심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헌재 판결을 환영한 반면 민주노동당은 수도이전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가졌으며 열린우리당은 긴급 상임중앙위에 이어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총리와 이부영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청와대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당·정·청 특별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또 저녁 7시 긴급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국민투표를 통해 수도 이전을 재추진하거나 청와대와 국회 등을 뺀 정부 부처만 이전하는 방안 등 대안을 검토키로 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예상하지 못했던 너무나 뜻밖의 결과여서 커다란 충격과 고통을 받았다.”며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해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정체성이 흔들리고 법질서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우려했는데 법치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결정”이라고 헌재 판결을 환영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이 민생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기를 바라고 한나라당도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 정체성을 지키면서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균형 발전의 취지에 맞지 않게 추진돼 온 수도 이전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논평에서 “헌재의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천도’ 수준이라면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요동…외환시장 덤덤 이날 주식시장은 요동쳤고, 외환시장은 덤덤했다. 부동산 투기꾼과 건설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경기 급랭으로 내수 부양의 ‘큰 재료’가 사라져 단기적으로는 경제 운용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대출 안미현기자 dcpark@seoul.co.kr ■ “개헌·국민투표 안 거쳤다”…8대1“위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1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은 단순히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수도 이전”이라고 지적하고 “국민투표가 필수적인 헌법개정 사항임에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정부가 수도 이전을 재추진하려면 헌법을 개정해 이전하려는 지역이 수도라는 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7명의 재판관이 다수의견으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상 명문의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왕조 이래 600여년간 오랜 관습에 의해 형성된 관행이므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는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 만큼 위헌”이라고 말했다. 별개의견을 낸 김영일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수도 이전은 헌법 72조가 정한 국방·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이라면서 “이 경우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함에도 이를 어긴 것은 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소수의견을 낸 전효숙 재판관은 그러나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다.”면서 “행정수도 이전 정책 역시 국민투표를 요하는 사안이라고 볼 수 없어 헌법소원은 이유없다.”는 각하 의견을 냈다. 청구인측 이석연 변호사는 선고 직후 “개혁이란 이름으로 헌법정신을 무시한 채 국가를 분열시키고 갈등으로 몰고 가는 집권세력에게 헌법의 가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측 오금석 변호사는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법 이론적으로는 소수의견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강충식 박경호기자 chungsik@seoul.co.kr
  • [종교 플러스] 에큐메니컬운동 학술대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KNCC 창립 80주년을 맞아 새달 1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강당에서 ‘한국교회 에큐메니컬(교회일치) 운동 발전을 위한 학술대회와 공청회’를 연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와 신학적 지향점을 확인하고, 에큐메니컬 운동의 새 장을 열기 위해 마련한 자리. 박재순(한신대) 김동선(호남신대) 이정배(감신대) 교수와 나창규 한국정교회 교무국장이 발표한다.(02)763-7323.
  • 與 국보법 폐지 첫 관문 ‘집안싸움’

    與 국보법 폐지 첫 관문 ‘집안싸움’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국보법 폐지에 반대해 온 안영근 의원 등 일부 중간당직자들이 당직 사퇴의 뜻을 밝히며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국보법을 폐지하고 형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20일 관련 입법안을 국회에 낸 열린우리당으로선 야당과의 협상에 앞서 집안 싸움부터 치러야 하는 양상이다. 당 제2정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당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과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을 구성, 본격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특히 “지난 9월 중순쯤 천정배 원내대표가 전화를 걸어와 ‘안개모 활동보다는 당직에 충실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감 시작을 전후해 복수의 원내 관계자들로부터 정조위원장직 사퇴를 권유받았다.”고 말해 천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 당 지도부의 사퇴 종용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안 의원은 “이미 천 대표에게 국감 이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과 별도로 이계안 제3정조위원장도 최근 이부영 의장에게 건강을 이유로 국감 후 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역시 안 의원과 함께 ‘국보법의 안정적 개정을 위한 의원모임’ 활동에 참여하며 국보법 폐지에 반대해 왔다. 이들 외에도 안개모에 참여해 온 안병엽 제4정조위원장, 조배숙 제6정조위원장 등도 거취를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감 이후 중간당직자들의 연쇄사퇴 가능성도 엿보인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재건 의원은 이날 “안개모 소속 의원들이 국보법 당론을 확정하는 의총이 열리기 직전 천 대표를 만나 약속받았던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당내 이견이 있는 만큼 한쪽으로 당론을 결정하지 말고 대야 협상의 재량권을 지도부가 위임받는 식으로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천 대표도 약속했는데 결과적으로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보법 폐지에 반대해 온 안개모 소속 의원 22명이 국감 이후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보일 경우 천정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 지도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국보법 대체입법 가능’ 발언 파장

    국가보안법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현행 형법의 내란죄 조항을 보완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관철시켰던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당내 ‘파열음’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17일 당론 채택 과정에서 수세에 몰려 ‘대체입법론’을 양보했던 중도보수파가 한숨을 돌릴 틈도 없이 장외에서 ‘사령부’를 겨냥해 포격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내란의 주역은 당내 중도보수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회원 13명·간사 안영근 의원) 소속 의원들이다. 현 단계에서 이들이 조직적으로 반발을 모의한 흔적은 감지되지 않는다. 아직은 전방을 조심스럽게 탐지하면서 각개격파식으로 움직이는 수준이다. 하지만 여론의 추이에 따라서는 일거에 화력을 집결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선발대를 자임하고 나선 사람은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조성태 의원이다. 조 의원은 당론 채택 바로 다음날인 18일 천정배 원내대표를 찾아가 “형법보완으로는 안보공백과 국민불안을 메우기에 부족하다.”면서 대체입법안도 포함해 야당과의 국보법 협상에 임해 달라고 호소했다. 17일 밤 당론 채택 직후 기자회견 석상에서 천 원내대표의 바로 옆에 앉아 “당론에 따르겠다.”고 꼬리를 내렸던 안영근 의원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는 19일 “우리는 천 대표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 통과시킬 자신이 있다.’고 해서 당론 채택을 묵인해준 것이다. 천 대표가 12월9일까지 법안통과 약속을 못 지킬 경우 책임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야당의 반대로 법안 통과가 지연될 경우 기존의 당론 합의는 없었던 일이라는 논리다. 유재건 의원도 “당론에는 따르지만 당이 교만해선 안 된다.”며 “국회 절충 과정에서 폐지안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계속 대체입법을 주장할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종률 의원은 “국민들의 안보 불안심리를 의식해야 한다. 국회내 합의 도출 과정에서 대체입법의 시각이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이처럼 내우외환이 고조되자 지도부는 급히 진압에 나섰다. 천 대표와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보법 폐지시 처벌 공백’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수석부대표는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대체입법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변, 형법보완 당론이 대야 협상용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與 “대체입법도 협상 가능”

    與 “대체입법도 협상 가능”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과 관련,“(당론 결정과정에서 검토됐던) 대체입법안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될 때는 의원총회나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당론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의 발언은 국보법을 폐지하고 형법상 내란죄 관련조항을 보완키로 한 당론을 변경, 국보법을 대체할 별도 법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러나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 수석부대표의 발언 직후 별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여러가지를 가정해 많은 말들을 하는데 우리 당론은 명확히 형법 보완론”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엇갈린 발언은 지난 17일 채택한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형법보완 당론이 국보법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는 한나라당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협상카드’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 수석부대표는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대체입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야당과 끈질기게 협상을 진행해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면서 “지금 대체입법을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20일 국보법 폐지에 따른 형법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관계법 제·개정안, 과거사 진상규명법(진실규명과 화해 기본법) 제정안 등 4대 입법안을 20일 국회에 제출, 한나라당 등 야당과 본격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들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확고한 목표 아래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국사인 만큼 법안을 단독처리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들 4대 입법안을 ‘국론분열법’으로 규정하고 국보법 폐지 절대반대 방침을 세우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서 향후 법안 심의과정에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 당 안팎의 법률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다음달 5일까지 각 법안의 대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다음달 3일까지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당의 대안을 마련한 뒤 5일까지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 국회에 대안을 제출, 소관 상임위별로 여당안과 병합심리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국감을 반대하기 위해 4대 법안을 내놓은 것이야말로 개혁을 참칭한 것”이라며 “시대에 꼭 필요한 개혁은 민생을 살리고 안보를 지키고 국민을 통합하는 것인데,4대 법안은 경제와 안보를 허물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대변인도 “국보법 폐지는 국가안보 무장해제법이며, 언론관련법 역시 반민주 언론통제법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당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악법폭탄’을 던져 국정감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진경호 박지연기자 jade@seoul.co.kr
  • 與, 국보법 폐지 형법 보완…20일 국회제출

    與, 국보법 폐지 형법 보완…20일 국회제출

    열린우리당은 17일 국가보안법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별도의 법안을 새로 만들지 않고 현행 형법을 보완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보법 폐지를 ‘친북활동 합법화’로 규정한 한나라당과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부가 마련한 4개 대안(형법 보완안 3개, 대체입법안 1개)에 대해 6시간 넘게 난상토론을 벌인 결과 형법상 내란죄 부분을 개정하는 방안을 담은 제1안을 다수가 지지함에 따라 당론으로 채택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1안은 형법 87조에 ‘내란목적단체조직-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 문란하고자 폭동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전조의 구별에 의하여 처단한다.’란 조항을 신설해 대북 간첩행위에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보법의 ‘북한=반국가단체’ 개념은 삭제되는 셈이다. 1안은 또 형법 98조의 ‘간첩죄’ 조항을 수정,‘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란 문구 대신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를 위하여‘로 바꿈으로써 ‘북한=적국’ 개념을 없앴다. 국보법 2조의 반국가단체 조항 중 ‘정부참칭’ 부분도 삭제했다. 이와 함께 ‘잠입탈출(6조)’,‘찬양·고무(7조)’,‘회합·통신(8조)’,‘불고지(10조)’ 등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조항들을 모두 삭제했으나, 그에 따른 보완책은 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가를 위해하는 행위를 이 형법 보완안으로 처벌할 수 있다.”면서 “오는 20일까지 국보법 폐지법안과 함께 형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대체입법론을 주도해온 안영근 의원은 “당론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 野 “친북 합법화… 실력저지” 반면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열어 국보법 폐지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본회의 통과를 저지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는 친북활동의 합법화”라며 “이번 국감을 통해 안보상의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지난 10일엔 동해에서 북한잠수함 사건도 있었는데 집권당이 국민 대다수의 뜻을 무시하고 국보법 폐지를 강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보법 폐지 불가가 절대당론인 만큼 법안 상정단계부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 저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국감 이후 당내 특별기구를 구성한 뒤 당 법률지원단이 마련한 국보법 개정안을 보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전광삼 김상연 박록삼기자 carlos@seoul.co.kr
  • ‘개혁법’ 처리 여의도 전운

    국가보안법 폐지 대안, 과거사 규명법안,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관계법. 열린우리당이 12일부터 15일까지 하루 한건씩 내놓은 법안들이다. 열린우리당은 ‘4대 개혁법안’이라며 강행 처리 의지를 거듭 내보였다. 한나라당은 ‘4대 악법’이라며 ‘결사 저지’를 외쳤다. 머지않아 여야간 정면 대결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 정가는 긴장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속사정은 복잡하다. 열린우리당은 반대 여론은 물론 내부 반발도 걱정된다. 반면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을 가진 열린우리당의 ‘공격력’에 난감해하는 눈치다. 게다가 ‘수비력’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날은 치열한 ‘입씨름’으로 기선잡기를 시도하는 데 주력했다. 열린우리당은 국정감사 이후 개혁입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6일 당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4대 개혁법안의 조문을 정리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민주당과 회의를 열어 공조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최종 당론 예정일은 정책의원총회가 열리는 17일로 잡았다. 열린우리당이 가장 힘겨운 숙제로 여기는 것은 국가보안법이다. 야당과의 전선은 물론, 여당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만만치 않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4대 개혁입법 중 국보법 말고는 정기국회 안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지도부는 국보법에 전력을 쏟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정책의총을 하루 앞둔 16일 당내 중도보수 성향 의원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간사 안영근 의원)’ 회원들을 만나기로 한 것도 이견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안개모는 국보법 폐지 후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국민분열법’이라며 강력 성토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연쇄적으로 정책발표를 하고 있는데 이는 4대 국민분열법안으로 국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고 각을 세웠다. 이성헌 제2사무부총장은 “국론분열을 막겠다는 양식 있고 소신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의해 리콜 결정이 나리라고 확신하며 기대한다.”고 열린우리당 내부에 ‘공’을 떠넘겼다. 박대출 김상연기자 dcpark@seoul.co.kr
  • [사고] 새모습 SEOUL IN 15일 배달됩니다

    지난 6월1일 창간돼 매주 화·금요일 발행하고 있는 ‘서울 in Seoul’이 15일자부터 가을철 지면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먼저 제호를 ‘Seoul in’으로 바꾸고 컬러 지면을 16면에서 20면으로 늘렸습니다. 섹션은 커버스토리,‘수도권 in’,‘교육 in’,‘쇼핑 in’,‘부동산 in’ 등 5개 섹션으로 운영하고 분산돼 있던 기사도 섹션별로 재배치,통일성을 기했습니다. 커버스토리 화요일자에는 서울,수도권의 각종 통계를 그래픽으로 ‘숫자로 보는 서울’이,금요일자엔 각종 문화행사의 관람소감을 싣는 ‘아자아자 시민기자’가 신설됐습니다. ‘수도권 in’ 화요일자에는 이슈가 됐던 사건이나 아파트재개발 등 주요 공사의 진척도를 점검하는 ‘지금 그곳은’ 코너가 첫 선을 보입니다.금요일자에는 서울시내 주요 대형건물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빌딩 X파일’,유명 인사의 삶에 영향을 미친 사건이나 책 등을 소개하는 ‘내 인생의 등대’ 등이 마련됐습니다. ‘교육 in’(화요일자)에서는 시사문제를 기자의 눈으로 풀어쓰는 ‘금주의 키워드’를 신설,중·고생이 논술이나 심층면접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명문·특성화·이색 학교 등을 찾아가는 ‘학교탐방’은 학교 현장의 움직임을 생생히 전달할 것입니다. ‘쇼핑 in’(금요일자)은 할인행사 등 이벤트 위주의 기사에서 탈피,주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매장과 상품 중심으로 접근했습니다. ‘부동산 in’에서는 화요일자에 서울지역 부동산 시세표 및 현황이,금요일자에는 수도권일대 부동산 시세표 및 현황이 고정배치됩니다. 새롭게 단장한 ‘Seoul in’에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 與, 사립학교법 개정안…‘개방형 이사제’ 도입

    與, 사립학교법 개정안…‘개방형 이사제’ 도입

    열린우리당이 14일 발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학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한편,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을 축소하고, 교사와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권한을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무엇보다 교육부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학 35개와 전문대 50개 등 전국 85개 법인에서 친족 이사수를 감축해야 한다. 사립학교 재단들이 ‘사학 말살정책’이라고 반발하는 또다른 이유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립 중·고등학교의 경우 운영비에서 등록금과 국고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재정의 98%를 차지하고, 사립대학의 경우에도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60%가 넘는 등 사실상 공교육 기관”이라며 “학교 설립자에게 운영권을 부여하면서도 학교 구성원에게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해야 공공성과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 독점적 학교운영 제동 열린우리당 개정안이 제시하는 학교 구성원의 권한 강화 방안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이른바 ‘개방형 이사제도’다. 이사회 정수를 현행 7명 이상에서 9인 이상으로 늘리고, 이사회에 참여하는 친족의 수를 현행 3분의1에서 4분의1로 줄였다. 또한 이사 정수의 3분의1 이상을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하게 했다. 사립학교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을 크게 하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학교운영위의 추천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재단의 독점적인 학교운영에 따른 폐단을 줄이는 균형추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조배숙 제6정조위원장은 개방형 이사제에 대해 “기업의 사외이사처럼 이사회에 외부 인사가 일부 참여하는 것을 법으로 보장해 사학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당정협의 과정에서 사학재단의 반발 등을 고려해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되, 이사 정수의 4분의1로 제한하자고 주장했지만 열린우리당은 당초 입장을 고수했다. 재단은 최대 쟁점이던 교직원 임면권을 유지하게 됐지만, 나머지 권한이 크게 줄어들게 됨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운영위나 대학평의원회가 예산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이사회 권한 침해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열린우리당은 이사장의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은 학교장으로 임용할 수 없도록 해, 학교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비리자의 복귀 제한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강화하고, 재적 이사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도록 강화했다. 열린우리당이 당초 10년 제한에서 한발 물러서 교육부 안을 수용한 것이다. ●학교 소유와 운영을 분리 학교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이사회의 권한에서도 ‘학사관련 사항’은 제외돼 학사 운영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초·등 교원의 채용의 경우 공개 전형을 자율적으로 해오던 것을 의무화함으로써 교원 임용절차를 대폭 개선했다.2인 이상인 재단 감사의 경우에도 학교운영위가 추천한 이사를 1인 이상 포함시키고, 학교 결산서 제출시 감사 전원이 확인·날인한 감사증명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한 것도 재단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교사회 또는 교수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하여금 교원인사위원회와 교원징계위원회에 3분의1 이상의 인사를 추천할 수 있게 한 규정도 재단의 전횡을 막고, 교사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사립학교를 사유재산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교육기관이라는 특수성과 사립학교도 공교육 기관과 다름없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사학 재단이 반발하는 개방형 이사제의 도입에 대해서도 “학교운영위가 이사를 추천할 때 재단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15일 이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할청에게 조정 권한을 부여하는 ‘안전판’을 마련했기 때문에 재단의 권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경 2004하반기호/박선욱외 지음

    ‘춘천역 가는 버스 기다리는데/차는 오지 않고/헬리콥터 소리 귀를 찢는다/바로 건너 역이 보이지만…/양키 비행장이 버티고 있어/우리는 에돌아 가야 하고/그곳에서 우리는/유리관 속 하얀 나비로/줄지어 앉아 있는/홍등가 어린 것들을 만난다’(이행자의 ‘아름다운 도시 춘천,봄 여름’ 중에서). 시 전문지 ‘시경’ 2004하반기호는 이 땅에 머물며 ‘주둔’과 ‘철수’,‘제국주의’와 ‘민주주의’,‘냉전’과 ‘화해’ 등 숱한 갈등을 배태해온 주한미군의 존재성을 특집 시선으로 묶었다.‘주한미군-이 땅에서 쉽게 써지지 않는 한편의 서정시 30인선’이 그것.박선욱 박찬 백무산 이달균 맹문재 이덕규 등이 참여했다. 이 시편을 ‘서정시’라고 했지만 기실은 참여적이고,그 배경에 깔린 정서는 서정적 순화라기보다 저항성이고 거부감이다. ‘사방으로 퍼져 꽃 피우는 토종 민들레와/같이 지낼 수 있을까/남의 땅에 들어와/미군부대 옆 담장에 기대어/늘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평화로 위장하거나 가시 숨기고 피어 있는 흑장미’(공정배의 ‘동침’ 중에서)에서 보듯 시인의 감성은 납작 엎드려 애면글면 꽃을 피우는 민들레와 미군부대의 담장에 기대 농염하게 피는 흑장미를 통해 같은 꽃이면서도 결코 동화할 수 없는 현실적 괴리,즉 한국민의 기층정서와 주한미군의 실체를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사실,우리 문학사는 이런 참여의 문학을 의도적으로 배제해온 측면이 없기 않다.이는 반(反)나치 문학을 애써 끌어안았던 전후 프랑스의 풍토와 여러 면에서 대비된다.“문학을 낳은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접고 오로지 완성도만으로 문학을 재단한 결과”라는 게 문단 일각의 지적이고 보면 이 특집이 주는 새삼스러운 자극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물론 문학은 자체의 완성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러나 민족이라는 공동운명체의 문제,혹은 역사적 진실에 대한 문학적 접근은 단순하게 완성도만으로 평가되지는 않는다.또 이 시편들의 완성도를 두고,이미 경락이 닫혀 늘어질 대로 늘어진 일부 서정시편들과 단선적으로 비교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닐 것이다. 편집진은 머리글에서 “분단체제하 이 땅에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아름’은 이 세계의 참다운 진실에 대한 ‘알음(知)’이면서 동시에 타자의 고통을 자기화하는 아픈 ‘앓음(病)’이어야 하는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적어도 시와 역사성과의 상관성을 인정한다면 이 ‘특집 시편’들은 문학적 기교의 시비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있는 듯 보인다.1만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與 과거사 기본법안 발표…정책적 사안 포함

    與 과거사 기본법안 발표…정책적 사안 포함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3일 과거사 진상규명 법률안을 확정,발표했다.정식 명칭은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안’으로 했다.초안보다 조사범위를 약간 축소하되,조사기구의 권한은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법안은 한나라당이 별도로 마련한 ‘현대사정리기본법안’과는 조사범위와 조사기구의 권한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국회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역사책을 새로 쓴다” 열린우리당이 마련한 최종안의 조사범위를 보면,가히 우리 현대사를 새로 쓰려는 의지가 읽혀진다.특히 (1)‘식민지 지배권력의 개입 및 권위주의적 통치로 인해 왜곡되거나 밝혀지지 않은 항일 독립운동’과 (2)‘1948년 건국 이후 권위주의 통치 하에서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 등 현대사에서 논란의 중심이 돼온 두 축을 조사범위로 광범위하게 규정한 대목은 예사롭지 않다.조사결과에 따라서는 기존에 믿어왔던 역사의 선(善)과 악(惡)이 일거에 뒤바뀌는 극단적 형태의 충격파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의 경우,항일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통치 하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왜곡된 사건과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의 복권(復權)에 진상규명의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2)는 사실상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를 겨냥한 것이라 할 만하다.특히 ‘헌정질서 파괴행위’라는 대목과 관련,열린우리당 관계자는 “5·16 군사쿠데타도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혀 3∼4공화국의 정통성을 통째로 부정하는 결과를 부를 수도 있게 됐다.이 부분은 곧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정체성과도 연결되는 문제여서 여야간 논란의 핵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구체적 의혹사건으로는 인혁당,통혁당,민청학련 사건,유서대필 사건,정인숙 사건,김형욱 납치사건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시대 이전의 의혹사건으로는 김구 선생 암살사건 등이 대상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밖에 열린우리당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란 항목을 조사범위로 명기,한·일국교정상화 협상 등 정책적 사안까지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해방과 한국전쟁 사이에 불법적으로 이뤄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도 조사범위로 명시했지만,노근리사건 등은 이미 별도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이유로 제외했다.초안에 포함시켰던 일제하 강제동원도 같이 빠졌다. 반면,한나라당은 북한정권 및 좌익세력에 의한 테러와 민주화운동을 가장한 친북 이적행위 등을 조사범위에 포함시키자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조사기구 권한 세다 열린우리당의 최종안에 따르면 조사기구인 ‘진실화해위원회’의 성격은 국가기구로 하되,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완전 독립기구로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위상을 갖고 있다.위원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지만 조사기간 중 대통령의 지시와 통제를 받지 않으며 최종보고서만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했다. 권한은 기존의 의문사위에 비해 대폭 강화했다.자료제출요구권,압수수색영장청구의뢰권,청문회실시권,통신자료요구권,동행명령권,국가기관 상호간 협조의무 등을 부여했다.다만 금융자료제출 요구권은 금융기관들의 자료보관기간이 5∼10년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특히 동행명령을 거부하는 피조사인에게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도록 했고,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국가기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검찰에 의뢰할 수 있게 했다.또 위원장에게는 위원회에 파견되는 공무원의 교체와 승진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자문기구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한나라당은 조사기구의 성격을 민간기구인 학술원 산하 위원회로 하고,조사권한도 ‘인권침해방지’를 이유로 출석요구,자료제출요구 등 최소한으로 국한하고 있어 한판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의원들 국보법 대안 “…”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해 제시한 4개 대안에 대해 13일 당내 의원들이 보인 반응은 ‘침묵’이다. 폐지한 뒤 형법을 보완하자던 의원들이나 형법만으론 안 되고 다른 대체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던 의원들 모두 입을 다물었다.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우선 오는 17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확정하는 마당에 지금 왈가왈부하는 것은 당내 갈등으로 비쳐질 뿐이라는 판단인 것같다. 당 일각에서는 천정배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4개 대안을 발표하면서 각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얘기도 나돈다. 상당수 의원들이 이들 4개 대안의 구체적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도 또다른 배경이다.실제 기자가 열린우리당 의원 20명에게 이들 대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대다수가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이들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참여한 동료의원을 상대로 보충취재(?)하거나 아예 “당신 뜻에 따르겠다.”며 ‘정답’을 묻는 경우마저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일정과 겹치다 보니 당내 의원들조차 이들 4개 대안의 내용과 파장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당내 기류는 형법 가운데 내란죄나 외환죄 중 하나만 보완하는 1,2안보다는 내란죄·외환죄 모두를 보완하는 3안과 대체입법,즉 국가안전보장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경합하는 양상이라는 관측이다. 대안마련 작업에 참여한 한 소장파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2안,즉 형법의 외환죄 부분을 보완해 북한을 ‘준적국’으로 규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면서도 “나와 상의한 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내란죄·외환죄 모두를 보완하는 3안에 보다 관심을 갖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반면 국보법 개정을 주장했던 안영근 의원은 “당이 마련한 국보법 내용을 보니 대체로 무난한 것 같다.”며 “17일 당론 확정 전에 국보법 폐지에 반대해 온 의원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갖고 대체입법안을 관철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국보법 폐지 의원모임’에 서명했던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도 대체입법을 전제로 폐지에 찬성했던 것”이라며 “대체입법안이 최종 당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경호 김준석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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