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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야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난상토론은 일요일의 평온을 깨기에 충분했다.토론이 끝난 직후 검찰총장은 사직을 표하였고 곧바로 수리되었다.‘일요일의 전투’였다. 전쟁터였으므로 그곳에서 오간 평검사들의 언행을 되새김질할 것은 없다.하지만,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본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전파를 타고 전달된 그들의 토론태도는 검찰개혁에 있어서의 검찰의 ‘국민적’ 입지 내지 그 운신의 폭을 좁힐 것이다. 반면,검찰의 최종적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저토록 초조하고 급하게 서두르는 까닭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지워지지 않는다.그런 점에서,노무현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벌인 검찰과의 정당성 싸움이라고 하는 전투는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주었다. 한 나라의 공권력은 검찰권에 한정되지 않는다.거기에는 이미 두 차례의 쿠데타를 거사한 경험을 가진 군권,전국 곳곳에 그 망이 뻗쳐 있는 경찰권,그리고 정치권력에 좀 더 직설적 영향을 주는 정보사찰권을 지니는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의 권력도 있다. 이들 권력기관에 비할 때,검찰권은 오히려수사와 기소라고 하는 준사법적 권한에 한정된 소박한 수동적 기관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금 왜 검찰이 문제인가.전두환 정권의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박종철 사건으로 경찰권의 사회적 위신은 땅에 떨어졌으며 이후 공동체의 질서형성기능에 주도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권위를 잃었다.이를 밝힌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상대적으로 커 갔다.노태우 정부 때부터의 일이다.문민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와 국민의 정부의 햇볕 정책 등으로 국정원이나 군권의 상당 부분도 침잠했다.검찰이 공동체의 질서와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고관대작이건 필부이건 법 앞의 평등 원칙에 따른 검찰권 행사로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는 사회적 기상을 창조하였어야 할 시대적 과제의 실천에 대한 미진함은 늘 지적되어 왔다. 12·12 군사반란에 대한 ‘성공한 쿠데타론’에 의한 처벌불가론이라든지 사상 최초의 특검을 가져 온 옷로비 게이트에 대한 수사미진 등이 그 한 예이다.경찰은 일부 수사권의 이양을 주장하고 있으며,그토록 비난받던 정치인과 그들이 임명한 정무직인 장관의 인사권에 의한 검찰권 통제의 가능성이라는 위기 상황으로까지 오고 있다. 이제 검찰은 80년대 중반 6월 시민항쟁에서 얻은,국민과 함께 선 사회적 신뢰의 상징이라는 위치를 되살려야 한다.공동체 리더로서의 기능 복권을 몸으로 느껴야 한다.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정치권으로부터의 인사의 독립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가져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황은 다시 제 자리를 잡기 시작할 것이라는 평검사들의 단순한 인식은 답답하였다. 그 자리가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어쨌든 그들은 적극적으로 법질서 유지를 위한 검찰의 자세를 대통령에 대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로 한다는 진심 어린 자세를 가졌어야 했다. 검찰은 범법자들을 벌주는 것에 만족해서는 아니 된다.누구에게도 냉정하게 벌을 줌으로써 공동체의 법질서를 세우는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 한다.그것이 치안질서 유지를 일차의 목적으로 삼는 경찰과의 차이다.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그래야 이제라도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능동적으로 함께 저어 갈 수 있는 검찰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강 경 근
  • 대통령 - 경제단체장 대화/ 盧 “SK수사 경제부담 없게 배려”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손길승 전경련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 오찬을 같이했다.노 대통령은 정부 과천청사에서 재정경제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청사 국무위원 식당으로 옮겨 경제단체장들을 만났다.최근 검찰이 SK에 대해 전격적인 수사를 벌여 최태원 회장을 구속,재계가 잔뜩 움츠러들고 있는 시점에서 대통령이 재계 대표들을 만난 의미는 작지않다.재계는 정부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 검찰 수사 관련해 특별한 의도가 없다.이런 일로 부담이 되지 않도록 배려하겠다. ●손길승 회장 체감경기가 나빠지는 이런 때일수록 재계와 정부가 수시로 모여 대안을 만들고 호흡을 맞출 필요가 있다.대통령의 비전 구체화를 공유해야 희망이 생긴다.정·재계 상시협의체를 상설화해서 대통령께서 주재해주시기 바란다. ●노 대통령 정·재계 오늘 만났다.12일 총리가 또 재계 대표들을 만난다.학계와 노동계 대표도 만날 예정이다.함께 인식을 맞출 수 있는 데까지 맞춰 나가자.어려운 때이나 도움 부탁한다.동북아 프로젝트와관련해 경제단체에서 태스크포스 따로 만들어 독자추진한 다음에 실무차원에서 정부측 태스크포스와 따로 만나 협의해나가기 바란다. ●권오규 정책수석 대외적인 기업설명회 부분의 협조를 당부한다.기업들이 외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경우 기업설명 활동에 적극 나서 주기를 바란다. ●손 회장 이미 활동중이다.프로젝트 구체화시키겠다. ●김재철 무역협회장 통상문제 관련 통상전문가 양성 필요하다. ●노 대통령 공직사회 제도와 문화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재계에서도 통상전문가를 양성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달라.정무직 통상전문가에 민간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것도 검토해보겠다. ●박용성 상의회장 노 대통령의 시장개혁 원칙을 재계도 수용한다.재계 내부에서도 정도(正道)경영하자는 합의 이뤄지고 있다.시장개혁의 완급조절을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집단소송제 반대 안 한다.배려 부탁한다. ●노 대통령 시민단체 의견 수렴해 집단소송제를 추진하겠다.우리사회 불신의 골이 깊다.노사문제 여러모로 어렵다.나도 적극 대화에 나서겠으니재계에서도 원만히 해결되도록 협조 부탁한다. 곽태헌기자 tiger@ ◆재계 반응 10일 노무현 대통령과 경제5단체장의 공식적인 첫 ‘대화’를 지켜본 재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재계의 불안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쪽과 ‘불신의 벽을 허물 계기는 마련했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S사의 한 임원은 “재계의 검찰총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인물을 선임하는 등 현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재벌정책이 예정된 수순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S사의 한 관계자도 “어제 대통령과 검사들간 대화에서 향후 재계에 대한 ‘사정’의 강도가 심해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재계가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대화에서 ‘정·재계 상설협의체 설치’ ‘동북아프로젝트 태스크포스 구성’ 등 재계와 정부쪽이 서로 필요한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뢰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H사 관계자는 “정부는 동북아 프로젝트 등과 관련해 재계의 힘이 필요하고,재계는 경기부양 및 기업활동 보장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재계와 정부가 여러차례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도 “인수위 활동기간과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로 SK에 대한 수사 등으로 재계가 크게 위축됐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경제’를 생각하면 상호신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양측이 똑같이 인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盧대통령·평검사 공개토론 대화록 요지/檢 “공정한 절차를” 盧 “人事 표적 없다”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의 대화 요약은 다음과 같다. ●허상구 검사 대통령은 토론의 달인이고 저희는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다.대통령이 토론을 통해 검사들을 제압하겠다면 토론은 무의미하다.어렵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검사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인적청산하자고 했는데,좋다.인적청산하십시다.그런데 이번 인사와 같은 인적청산은 과거 독재정권의 인적청산과 뭐가 다른지 설명해 달라. ●노 대통령 토론의 달인이므로 여러분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그말에는 잔재주로 진실을 덮고 토론으로 제압하려는 사람으로 비하하려는 뜻이 들어 있다.상당히 모욕감을 느낀다.그러나 웃으면서 넘어가자.그동안 삶으로 증명하고 대화했기 때문에 토론에서 이겼다고 생각한다.말재주로 이기지 않았다.약간의 유감을 표명하고 이 정도로 넘어가자. 처음에 밀실인사라든지,검찰장악 의도라든지 말을 들었을 때는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기분이 들어 국민 앞에서 심판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가졌으나 오늘 토론을 준비하면서는 좋은 길을 한번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강금실 장관 여러분은 인사권을 행사하는 장관인 저에게 외부인사나 정치권이라는 표현을 했으나 저는 정치권 출신이 아니라 검찰의 한 식구다.검찰에 와서 여러차례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들었다.기수도 어린 여성으로 검사가 아닌 사람이 왔을 때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개혁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온 저를 여러분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고 생각한다. 인사가 늦어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는 건의를 받았다.간부들로부터 하루속히 인사를 해야 한다는 재촉을 여러번 들었다.검찰국장에게 모든 인사자료를 받아보고서는 ‘이 나라 검사인사가 이 정도인가.’ 하고 놀랐다.학력,고향,경력은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사건처리는 어떻게 했고 공정한 수사업적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었다. 여러분은 검사가 심의기구에 과반이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나 저는 반대다.심의기구는 수사권에 대한 견제로서,검사가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심의기구를 어떻게 가져가고 법령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는 매우 어렵고 검찰개혁의 핵심이다.3월 한달안에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 인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종전 방식으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 검찰총장과 만나 인사에 관한 말씀을 들었다.총장은 인사안을 서면으로 주셨다.검사의 이름을 거명하며 몇분을 천거했으나 옷로비사건 등 정치적으로 의혹을 받았던 분들이 있어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문사건과 관련된 분도 있었다.굉장히 많은 경로를 통해 수십명의 검사의 의견을 들었다.직접 만나기도 했다.그중에는 평검사도 있었고 부장검사도 있었다. ●김윤상 검사 대통령과의 대화시간인데 장관의 해명으로 시작돼 유감이다.검사들의 업무실적과 관련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장관의 말씀이 이해되지 않는다.장관 취임사에서와 달리 인사를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밀실인사는 외부와 차단된 채 밀실에서 하는 인사다.장관은 검찰총장 및 일부 사람과 협의해 인사를 서두르고 있는데 이것이 개혁인사인가. ●노 대통령 오늘 이 자리는 대통령과 검사간대화의 자리다.법무장관과 부하직원이 지엽적인 문제로 논쟁을 벌이면 보기 흉하다. 핵심은 검사인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인사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인데 현재 검찰인사위원회는 대검차장이 위원장이고 검사장급 인사가 위원으로 있다.거기에 외부인사들이 몇몇 참여하는데 전부 외부인사로 할 수도 없다.차장이나 총장 인사시 평검사들의 의견을 듣겠다.인사위원회 문제는 간단치 않다.새로운 인사위원회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검찰조직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는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수집한 여러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할 것이다.대통령과 법무장관이 합법적 권한을 행사하고 앞으로 제도개혁은 여러분과 상의해 인사위원회를 따로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검찰인사권 이관문제인데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이관하는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도 없다.검찰은 권력기관이다.권력기관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해 법무장관을 둔 것이다.통제받아야 할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다.인사권을 넘겨달라는 요구는 들어주기 어렵다.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넘겨달라는 요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화가 많이 났다.국세청·경찰청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국세청에는 검찰청처럼 대통령이 인사할 고급간부가 많지 않다. ●박경춘 검사 장관이 점령군이란 얘기를 했는데 검사들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대통령이 문민화란 말을 했는데 이는 군사독재 때 나온 것이며 마치 우리가 군사독재 시절의 주구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노 대통령 제도개혁을 하겠다고 해서 마냥 인사를 뒤로 물릴 수는 없다.인사권자에게 줄을 안 서는 검사의 기개를 전 검찰이 갖기를 바라며,인사권자가 기분에 안 든다고 편파적 인사를 하더라도 굽히지 않는 기개를 갖고 대응해 달라. 이번 인사의 목표는 그렇게 하기 위해 과거시대 경험을 덜 가진 사람을 빨리 위로 올리자는 것이다.인적청산의 특별한 표적은 없다.다만 가급적이면 문제있던 시절의 사람이나 개인적으로 많이 젖어 있던 사람들이 빨리 교체되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제도개혁만으로 안된다.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게 사람인만큼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평검사도 지휘부에 할 말하고 부당한 지시는 지적하고 해야 한다.부당한 명령으로부터 한발짝이라도 멀리 있던 사람을 올리려 한다. ●윤장석 검사 우리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법무장관의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달라는 것이다.약한 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강한 자에게 강한 칼을 들이대는 것이 진정한 검사상이라고 배웠다.그러나 신뢰를 못받는 것은 정치적 사건이나 큰 사건,힘있는 사람에게 그동안 칼을 못댔기 때문이다.대통령께 다짐하겠다.앞으로 이런 사건에 칼을 들이대겠다.그러나 이런 사건에 막 수사하려고 하면 비수사부서로 보내고 다른 청에 발령을 내곤 했다.이런 일이 없도록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을 믿는다.그러나 대통령이 가시고 다른 분이 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래서 제도적으로 이행해 달라는 것이다.인사청탁 좋아하고 정치권에 빌붙는 선배는 당연히 찍어내야 한다.그러나 적법한 내용으로 투명한 절차에 의해 해달라는 것이다. 법무장관이 가진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관해 달라는 요청이 유례가 없는 것은 우리도 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법무장관이 인사제청권을 갖고 있어 정치권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아왔다.그런 폐해가 있어서 주장한 것이다.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장관 혼자 하셨다는데 급박하게 하는 것보다 검찰 전체 구성원이 수긍할 수 있는 인사를 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노 대통령 일정한 수 이상의 검찰이 모여서 집단적 의견이라고 하면 언제라도 시간 내서 듣겠다.여러분이 “참여정부라고 하는데….”라는 말 속에 비아냥거림이 있다. 인사위원회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인사위를 만들지 안을 한번 내놓아 달라.나는 취임후 국정원 보고를 한 건도 받지 않았다.처음 온 것은 돌려보냈다.이런 것 하지 말라고 했다.검사에게 단 한 통의 전화도 하지 않았다.두려워서 안했다. 대통령이 검사에게 전화했다는 한마디로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땅에 떨어진다.왜 전화했나 하는 추측이 춤을 추게 돼 있다.그만큼 우리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어느날 갑자기 참모들이 정상명 검사를 법무차관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했다.그때까지 정 검사를 만난 일이 없고 동기 검사 누구로부터도 들은 적이 없다. 내가 가슴이 뜨끔해서 전화를 했다.“여러가지로 미안합니다.앞으로 잘 좀 도와주십쇼.” 그렇게 두세 마디 하고 끊었다.내가 검찰에 원한 가진 사람이 아니다. 용어 쓰는 것이 그렇다.밀실인사라고 하고….거기 문재인 수석,박범계 민정비서관 일어나 보세요.외부인사라면 이 사람들이 외부인사다.제가 검찰인사와 관련해서 단 한번도 민주당으로부터 전화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이 사람들을 검찰 인사위원에 임명하면 되지 않겠나.이 사람들을 못 믿는가. 오늘밤이라도 인사위원 임명하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있다.시간이 흐르면 나도 개혁 의지가 퇴색할지 모르고 대통령도 바뀌고….앞으로 인사위를 만들어 드리겠다.평검사 인사를 하는 데 평검사가 인사위에 안 들어갈 수 있는가.평검사와 간담회를 한다고 하니까 (문 수석 등을 가리키며) 이 사람들이 말렸다. ●김영종 검사 정무직 인사라는 것 자체가 정치논리다.검사들의 요구는 밀실인사,정치권 예속 인사가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하며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정치인이 인사를 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청탁을 한다.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이 있다.신문보도에 따르면 뇌물사건을 잘봐달라고 했다는데 검찰의 중립을 훼손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나. ●노 대통령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죠?그것은 청탁전화 아니었다.그 검사를 입회시켜 토론하자면 또 하죠.해운대의 당원이 사건에 계류돼 있는데 위원장이 자꾸 억울하다고 호소하니까 “못다들은 얘기가 있으면 가서 들어주십시오.”라고 했다.그 정도면 검사들이 영향을 받을 만하지 않느냐는 논쟁이 있었지만 그외에도 그런 정도의 전화는 많이 했다.검사들이 그 정도로 사건을 그르치지 않는다.검사들도 열린 검사 아니겠나. 현재 있는 검찰인사위원회는 그분들이 다 인사대상이다.장관은 정치인으로부터 임명받은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별정직 공무원으로 정치인과는 다르다.지금 인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현재의 검찰지도부로 몇달 가자는 것인데 용납하지 못하겠다.이 시기까지는 노무현이 인사권자다. 새롭게 하고 싶다.정치인이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 주는 것 아니다.여러분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언론의 자유가 구속되고 해직되고 해서 지킨 것 아니냐.검찰의 손에 의해 구속되고 감옥 가서 유죄판결 받은 분들이 민주주의를 열었다고 포상받고 대통령과 참모가 된 게 오늘날의 현실 아니냐. ●이석환 검사 정치적 사건에서 일부 잘못했다는 것에 반성한다.그중에 확대 재생산된 것도 있다.고소인들은 언론플레이하고 피고소인들은 억울해한다.최근 민망한 일이지만 행자부 장관도 상대 비방으로 200만원 벌금 받았다.굉장히 섭섭하다고 했다.사람들은 무의식적인 피해 의식이 있다.이러한 고충이 확대재생산되는 데는 대통령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 SK 수사팀에 있는데,여러 난항이 있다.그게 검찰 현 주소를 말하고 있다.변호인이 아닌 외부로부터의 외압이 있다.여당 중진 인사도 있고,정부 고위 인사도 있다.혹자는 “다칠 수 있다.”는 말을 수사팀에 전달하고 있다.“날려버리겠다.”는 말이다. 이게 검찰의 현 주소다.여기서 밀리면 정치검사되는 거다.이것이 현주소다.제도적으로 보장해 달라고 간청해 달라는 거다. ●노 대통령 다칠 수 있다고 한 사람을 제게 고발해 줄 수 없나. 지금 지도부 이대로 가면 잘 되는 것인가.솔직히 말하자.하필 다른 대통령들은 다 하던 것을 저는 시작하자마자 권한 행사하지 말라고 하느냐.간곡하게 말해야지 신문에 대고 비난 성명 내느냐.내가 죄 지은 것처럼…. ●이정만 검사 어디선가 대통령이 83학번이라는 보도를 들었다.저와 동기가 대통령이 됐다는 생각을 했다.대통령과 검사는 코드가 맞다.그걸 이해해 달라.여기 온 사람들 대부분 386세대다.암울한 시대를 겪었고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때에 문득 올려봤던 하늘과 별이 아득아득 하게 기억난다.토론 과정에서 거슬리는 말이 있더라도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그렇다. 제가 지금까지 4명의 대통령을 모셨는데 검찰 중립을 약속해 놓고 모두 어겼다.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안된다.얼마 전 대통령의 형님 해프닝처럼 친인척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노 대통령 여기는 개인적인 약점을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다.그런 이야기 거론하는 것을 아마추어라서 그런다 하면 검찰에 대한 문제도 아마추어답게 해야지…. 대통령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도 그런 이유로 검찰을 못믿겠다.검찰의 일부 상층부를 못믿겠다.어수룩한 대통령 형님이 한 사람 있다.바보처럼….아니 이렇게 말하면 형님에게 미안하겠지만….정말 이렇게 대통령 낯을 깎아내리는 식으로 토론이 되겠나. 법무장관을 검찰 출신에서 찾고 찾아봤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검찰 개혁과 법무부를 검찰로부터 분리할 분이 안 계신 것 같아서 이리로 갔다.거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김영종 검사 대통령께서 왜 지금까지 싸우지 않았냐고 했는데,이종왕씨 등 저희 검사들이 숱하게 싸워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유지돼 온 것이다. 대통령이 쓴 ‘노무현의 행복한 책읽기’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투명성·개방성·자율성이 핵심이다.대통령 돼서 많은 일 하지 않으려 한다.모든 문제를 대화와 타협을 풀 수 있다.인사는 신뢰가 중요하다.”는 구절이다.또 “개혁은 자체 내부에서,스스로 개혁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지난해 월드컵 4강 진출했다.히딩크 감독에게 모든 선수 선발권을 부여했다.만일 축구협회장이 히딩크 감독의 선수선발권을 뺏어서 본인이 행사했다면 4강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노 대통령 노무현,강금실,문재인 등이 의견 수렴해서 인사할 것인가,아니면 김각영 총장과 논의해서 인사할 것인가 라는 문제 아닌가. ●김영종 검사 예측 가능한 것을 해달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 수뇌부 인사에 무슨 예측 가능한 인사가 있느냐. ●김윤상 검사 물론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공무원이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기본적 자세가 아니다.중간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장관이 행사하던 인사와 관련된 권한을 총장에게 넘겨달라는 거다. 마치 지금 평검사들이 현직 총장 아무개를 옹호하면서 젊은 여자 장관 싫다,30년 동안 모셔온 김모 총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오해받는 것은 옳지 않다. ●이옥 검사 열심히 일하고 싶다.대통령이 됐으니까 저희 검사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보듬어 안아달라. ●노 대통령 불행한 과거가 저와 여러분들 사이 갈등을 만든 것이다.그러나 여러분들과 제가 바르게 가면 다 바로잡을 수 있다.여러분들 신뢰한다.나는 그저 쉽게 정치해 오지 않았다.이번에 대통령 되고 나서도 쉽고 편하게 하지 않았다.강 법무 임명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으로부터 불안하다는 전화 받았는지 아나.그런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부처든 쉽게 개혁되지 않는다고 본다.비장한 결심으로 밀고 나가는 거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검찰 지도부를 옹호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여러분이 제 인사 중단시키면,그래서 결과적으로 검찰 상층부들이 인사 유예되면 그분들은 가만히 있겠나.그분들도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한다 하는 분이다.개혁이든 뭐든 무산시킬 수 있는 분들이다.왜 이 시점에서 제 인사를 무산시키려 하나.한번만 믿고 가자. 정리 김상연 박정경기자 carlos@
  • 기획실장 일반직 발탁 국방부 인사패턴 변화

    새 정부에서는 군 출신을 우대하는 국방부 인사관행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5일 최근의 차관 인사로 공석이 된 기획관리실장을 일반직에서 발탁하도록 지시했다. 1급(관리관)인 기획관리실장은 정무직인 장·차관에 이어 3번째 자리인데,그동안 업무 특성을 이유로 예비역 장군들이 차지해 왔다. 이로 인해 국방부내 900여명에 이르는 일반직의 경우 사실상 올라갈 수 있는 국방부내 1급 자리가 국립현충원장뿐이어서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또 예비역 장성들의 이같은 ‘요직 독식’ 관행은 행정고시 출신의 능력있는 일반직 공무원들이 국방부 근무를 꺼리는 요인도 됐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힘받는 정찬용인사보좌관 느린 말투와 사투리

    노무현 대통령은 3일 “통치인사에 대한 모든 창구는 인사보좌관으로 일원화해 달라.”고 주문했다.이에 따라 장·차관 등 정무직 인사에 관한 공식라인이 정찬용 인사보좌관으로 단일화되면서,그에게 힘이 쏠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차관인사 공식창구로 부상 정 보좌관은 이날 차관인사의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느린 말투로 전라도 사투리 억양을 써가면서도 거침없이 답변해 나갔다.민정수석과의 역할이 조정됐느냐는 질문에는 “이어달리기 운동처럼 혼신의 힘으로 달려오고,또 앞으로 달려가면서 바통을 주고 받는 것 아니겠느냐.”며 “아직 민정에서 인사를 이양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차관 인사에 재경부·기획예산처 출신이 많은데,나눠먹기식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그렇게 잘못된 인사로 보일 수도 있겠다.”고 솔직하게 답변하기도 했다. ●민감한 질문에 “앗따 목마른디…” 독특한 언어습관도 관심거리다.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육부총리에 대해 “‘물짠 놈(형편 없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해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는 또한 노 대통령이 임기 보장을 약속했던 일부 차관급 인사의 자진사퇴를 원하느냐는 등의 민감한 질문에 “앗따,목마른디….여그는 물도 안갔다주네,이∼.”라며 곤란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던 그는 “얀가에 가보니 그냥 집이고,아무 것도 아닙디다.테니스장도 있어서 공 한번 치자고 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편집자에게/ 직업공무원 인위적 물갈이는 무리

    -‘1급 공무원 대폭 물갈이’ 기사(대한매일 3월3일자 1면)를 읽고 1급 공직자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가 조만간 단행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180여명에 달하는 중앙 부처의 1급은 각 부처의 차관보 내지는 실장급으로서 직업 공무원의 최고 직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인사 방침은 공직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필자는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장·차관 같은 정무직이 아닌 직업 공무원에 대한 인위적인 물갈이를 논의하는 것은 찬성하기 어렵다.우리에게는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하는 직업 공무원이 필요하다.그런데 그 직업 공무원의 최고 직위가 5년마다 신분 불안에 시달린다면 선거철마다 나오는 공직자의 줄대기 풍조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인위적인 인적청산을 논하기보다는 능력 있는 사람이 일상적으로 발탁되도록 하는 제도개선안을 찾을 때이다.이런 점에서 현행 직위-직급 연계 운영 방식을 전반적으로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싶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부교수
  • [뉴스 인사이드] ‘인사권을 내품에’ 치열한 3파전

    통합·강화 예상 인사기능 흡수 겨냥 총리실·행자부·중앙인사위 ‘힘겨루기' 새 정부가 ‘인재풀’ 구축 등을 통해 정무직과 고위 공직인사 기능의 통합을 강력히 추진중인 가운데 총리실과 행정자치부·중앙인사위원회가 3인3색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꾸고 있다. 이 부처들은 새 정부의 인사 정책 방향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지만 곧바로 이어질 정부 조직개편에서 통합·강화되는 인사권을 자신들의 조직으로 흡수하려는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통합 과정에서 이들 부처간의 힘겨루기가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밀린 부처들의 반발이 예상돼 통폐합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고건(高建) 국무총리를 맞이한 총리실은 책임총리제 실현을 위해서는 과거 국무조정실에서 현 중앙인사위의 모태가 된 총무처를 관할했던 만큼 중앙인사위를 직속기관으로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에서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돼 있는 중앙인사위를 총리 직속으로 해 인사 검증 기능을 보강하고,행자부 기능 중 과거 총무처 기능인 조직관리·인사복무·행정심판·소청심사 등 각 부처의 업무를 지원·조정·감독하는 기능을 총리 소속 기관으로 이관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앙인사위원회는 고위공직자 등에 대한 인사자료를 중앙인사위로 일원화,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곧 조직과 인력·예산 등 인사 권한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재 3급이상 공직자 7만여명의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는 중앙인사위는 행자부 인사국 등을 흡수해 거대 조직으로의 변모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인사기능 통합에서 가장 수세에 몰렸던 행자부도 인사기능 사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행자부에 행정개혁의 중추역할을 맡긴다는 방침을 밝힌 데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金斗官) 장관이 발탁되면서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지방분권 전문가인 김 장관 취임으로 지방관련 업무가 대폭 축소되고 재난관련 업무도 독립될가능성이 커 핵심 기능인 인사조직은 놓칠 수 없는 마지막 보루라는 인식이다.인사정책 집행 이외에 오히려 인사위원회의 정책 업무까지 행자부로 가져와 인사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품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취임 첫날/국회 리셉션서 “새로운 한국 만들것”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 집무실에 도착,낮 12시20분에 고건 국무총리 임명동의 요청서를 재가하면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곧바로 노 대통령은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수석비서관과 보좌관 등 정무직 비서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노 대통령은 맨 먼저 나온 문 비서실장이 인사를 하자 “너무 고개를 많이 숙이지 않아도 됩니다.선거 때도 아닌데….”라며 웃어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줬다.수여식에서는 의전상의 실수로 대통령에 대한 경례가 생략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했다.고이즈미 총리는 “지난해 3월에 방한했을 때에는 황사가 심했는데,오늘은 날씨가 매우 좋아 햇볕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 “취임연설은 명연설이었으며 감명받았다.”고 말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일본에서 가장 귀한 손님이 오셔서 날씨를 다스리는 하늘이 특별히 좋은 날씨를 선물한 것 같다.”고 답례했다. 노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첸치천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세르게이 미로노프 연방 상원의장과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 등 러시아 대표단도 면담했다.취임 첫날 한반도 주변 4강의 고위급과 모두 회담한 셈이다. 노 대통령은 오후 4시 국회의사당에서 10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리셉션에서 “지난 대통령선거때 반대한 분도 여기에 계시지만,선거때의 찬성과 반대를 떠나 대통령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그는 “내편,네편 가리지 않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자기 잔치에 자기가 건배하자는 게 솔직히 쑥스럽다.”고 말해 웃음이 터져나왔다. 리셉션에서 박관용 국회의장,최종영 대법원장,김석수 취임준비위원장,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이 건배를 제의했다.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예고없이 참석해 헤드테이블에 앉았고,김종필 자민련 총재 내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취임 첫날 노 대통령의 마지막 공식행사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이어진 외빈초청 만찬이었다.노 대통령 내외는만찬 직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를 표시했다.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북한 핵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 바이체커 전 독일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커다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한국 국민들과 노 대통령이 하는 일에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만찬에는 나카소네·모리 전 일본총리,박관용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히딩크 감독과 황선홍 선수,스칼라피노 버클리대 명예교수,도예가 심수관씨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문소영기자 symun@kdailyl.com
  • 노무현의 ‘젊은 韓國’/청와대 실세 분석

    새 정부 청와대비서실에서 공식적인 핵심인물은 역시 문희상 비서실장이다.‘참여정부’의 비서실은 정무와 정책을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문 실장이 정무파트를 책임지고,정책파트는 이정우 정책실장과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이 분리해 담당하도록 했다.하지만 정무·정책 모두 최종 총괄은 문 실장의 몫이다.같은 장관급이라도 서열은 명백히 문 실장-이 실장-나 국가안보보좌관 순으로 매겨진다. ●결재 받아본 유일한 정무참모 문 실장은 ‘국민의 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김중권 실장과 흔히 비교된다.‘소수 정부’로 행정 경험이 별로 없는 김대중 정부에서 조직의 안정적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김 실장의 역할과 영향력은 막강했다. 시민단체 출신 전문가 집단과 ‘386측근’ 세력이 주축이 된 새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행정경험 여부가 소중하다.청와대 정무분야 비서 40여명 중 행정결재 서류를 챙겨본 경험이 있는 비서는 문 실장이 유일하다.문 실장은 청와대 정무수석,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냈다. 문 실장의 측근은 “비서실장 내정자가 된 뒤로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란다.평소 알아서 하라고 놔두는 스타일이었는데,이제는 청와대가 자신의 책임아래에 놓여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한다. ●대통령과 가까운 참모 그러나 권력은 대통령과의 ‘거리’에서 나온다고 한다.그 지근 거리에 노무현 새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이 놓여있다. 국정상황실장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청와대의 무게 중심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국정상황실장은 3∼7장 분량의 ‘상황과 동향’이라는 국정보고서를 매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청와대 수석회의와 국무회의도 배석한다.하기에 따라서는 공식·비공식 정보를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국민의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이던 장성민 전 의원과 곧잘 비교된다.당시 장 실장은 김 대통령과 독대할 기회가 잦았고,각 부처뿐만 아니라 치안·검찰 등으로부터도 국정상황을 체크해 대통령에게 직보했다.국정원 등에서 올라오는 밀봉된 형태의 ‘직보’ 일부도 그의 손을 거쳐갔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청와대 한 인사는 “당시 장 실장은 각종 정보를 손에 넣은 뒤 인사에도 깊게 관여하게 됐다.그러다 보니 당시 김중권 실장,박지원 공보수석 등으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국정상황실장으로 내정 당시부터 문 실장과의 ‘잡음’이 흘러나왔다.문 실장은 비서관 내정 사실에 대해 확인을 요구받자,“이광재는 국정상황실장이 아니다.”며 불쾌한 듯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이 실장은 내정 직전에 국정상황실장 자리를 고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앞으로 대통령의 일정까지 국정상황실에서 관리하면 이 실장의 영향력은 대단히 커질 수도 있다.이와 관련,청와대 직제개편 담당자는 “일정을 어느 부서에서 담당할지는 새 정부의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일정은 국정상황실 외에 제1부속실,정책상황실,의전,행사기획 등에 모두 관련돼 있다.노 새 대통령은 평소 “단기 일정 외에 장·단기 일정을 국정상황실에서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힘의 균형과 분산 추구 그러나 새 정부 청와대비서실은 ‘힘의 균형과 분산’과 ‘상호점검 시스템’이라는 원칙을 존중하고 있다고 인수위측은 설명했다.국정상황실로부터 해외부문을 떼어내 국가안전보장회의 소속의 안보상황실로 옮긴 것도 그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국정상황실내에 있던 국정모니터 기능이 국민참여센터로 옮긴 것도 주요한 시사점이다.이런 ‘힘의 분산’은 국민여론 동향을 보고하는 민정1비서관에 ‘부산팀’의 이호철 비서관이 임명됨으로써 일부 설득력을 갖는다.원칙론자로 알려진 이호철 비서관은 국정상황실과 다른 라인으로 노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통치차원에서 필요한 정무직 인사를 추천하는 역할을 하는 정찬용 인사보좌관의 역할도 막중하다.과거 존안자료와 같은 ‘네거티브 정보’가 아니라,능력과 역할을 중심으로 다시 구축되는 DB는 공개적으로 인재를 찾으려고 하는 새 정부의 시책과 맞물려 나갈 것이라고 인수위측은 밝혔다. ●공직검증 시스템 강화 검찰·경찰·국정원의 개혁과 공직인사의 도덕적 검증을 책임지는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의 역할은 새정부 출범 이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문 수석은 노 대통령과 20년간 함께 일하면서 단 한차례도 다툼이 없었던 것으로 유명하다.한 인사는 “국민의 정부에서는 공직자 사전검증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모든 인선이 엉망이 돼 버렸다.참여정부에서는 인사추천과 검증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봉쇄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서갑원 의전비서관의 역할도 주목된다.원래 외교통상부 몫으로 돼 있는 의전비서관의 자리를 맡은 서 비서관은 “권위주의적이고 공식적인 외교행사에 대통령을 끌려다니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대통령의 코드에 맞는 일정을 배치해 정책적 검토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24일 확정된 청와대비서실 직제개편은 현 청와대 관계자조차 “새 정부가 시스템에 따른 운용을 강조하면서 조직을 너무 벌여놓을 것 같다.”고 평가한다.그러나새 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은 “외국에서 벌써 활용하고 있는 시스템일 뿐이고,현재에 익숙해 변화가 이색적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한다.새로운 시스템의 운영과 관리가 청와대 비서들에게 달린 만큼 그들 사이에서 권력의 ‘균형과 분산’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심거리다. 문소영기자 symun@kdaily.com ◆이정우 정책실장 탐구 이정우(李廷雨) 청와대 정책실장(장관급) 내정자.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인 그가 정책실장을 맡기까지는 인수위원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가 있었다.관료가 정책실장을 맡아서는 개혁적인 정책이 나올 수 없다는 인수위원들의 공감대가 강했다.그만큼 그의 정책실장 임명은 인수위원들의 개혁성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정우의 개혁성은 “이정우 교수의 저서 ‘소득분배론’이 있나요?” 경제 부처의 도서관마다 이 정책실장의 경제관을 알기 위해 그의 저서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어렵사리 책을 구한 공무원들은 밑줄을 쳐가면서 공부하고 있다.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인 그는 전형적인 분배론자로평가받아왔다.펴낸 저서 ‘소득분배론’과 ‘도시빈민층 대책에 관한 연구’에서도 분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강하게 느껴진다.미 하버드대 박사 논문 제목도 ‘한국 경제성장과 임금 불평등’이다. 그는 ‘소득분배론’에서 “우리나라의 소득분배가 상당히 불평등할 뿐더러 최근에는 더욱 심화됐다.”고 진단한다.우리나라 재벌들이 벼락부자고,치부방법이 떳떳지 못했으며 가족기업의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경영참여 ▲기업공개와 종업원 지주제확대 ▲기업내의 보수 평등화 ▲불로소득에 대한 중과세 ▲빈부격차를 가져오는 교육제도 개혁 ▲국방비의 감축과 사회복지 확충 등 7가지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다.재벌들과 ‘가진 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만한 얘기들이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하지만 이 내정자의 지인들과 그를 만나본 인사들은 “(개혁성이)걱정할 정도가 아니다.”고 말한다.그는 분배와 경제성장력 배양의 조화를 강조해 온 ‘학현(學峴·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의 아호) 사단’의 대표적 인물이다. 변형윤 전 교수는 24일 이 내정자에 대해 “그 정도면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고 외유내강형”이라며 “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서울대 경제학과 68학번 동기인 금융권 인사는 “굉장히 합리적이어서 현실과 동떨어진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면서 “연구할 때와 현실 정책을 다룰 때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현실과 이론의 조화를 강조했다. 경제1분과의 한 인수위원은 “이론은 이론이고 현실과 이론이 상충될 때도 잘 해낼 것”이라며 “선비 같은 외유내강형”이라고 평가했다.경제부처 고위관계자도 “인수위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만나 보니까 합리적이면서 이론적인 원칙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권오규 정책수석 내정자가 현실성을 받쳐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입안에 주력할 것” 이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책실장의 기능에 대해 “조정보다는 입안기능이 강할 것”이라며 “(정책수석과의 역할 분담은)나는 학계에,권 수석 내정자는 관계에 있었으므로 이론과 실무를 잘 조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선정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등 12대 국정과제를 구체화하고 입안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대통령 비서실 93명 증원

    대통령 비서실 인원이 현재보다 93명(22.9%) 늘어난다.또 현재 1급인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정무직인 차관급으로 격상된다. 정부는 2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국민의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의결했다.이날 의결된 ‘대통령비서실직제 개정안’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에 정무직인 정책실을 신설하는 등 비서실 정원은 현재 405명에서 93명 늘어난 498명이 된다. 또 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구성될 예정인 10개 국정 과제팀에 참여하게 될 인력 40명을 편성하는 등 비서실 직제와 인력을 개편한다. 직급별로는 비서실장을 포함한 보좌관 및 수석비서관 등 차관급 이상인 정무직이 현 9명에서 13명으로 늘었고,1∼9급 일반직은 219명에서 88명 늘어난 307명,기능직은 177명에서 178명으로 1명 늘어났다. 각의는 또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직위를 차관급인 정무직으로 격상하는 ‘문화관광부 직제' 개정안도 의결했다.한편 각 부처에 2∼3급의 장관 정책보좌관을 신설하는 방안은 새정부 출범 이후각 부처 장관 인선이 끝난 이후로 연기됐다. 조현석기자
  • 마지막 총리·장차관 임기논란

    ‘국민의 정부’ 총리,장·차관은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하는 것일까. 2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이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현재로서는 김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인 이들의 임기는 이날 밤 자정을 기해 소멸되는 김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 한다는 견해가 다수설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변수’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고건(高建) 국무총리 지명자의 국회인준이 25일 부결되면 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위헌 논란이 있는 총리서리제를 피하기 위해 새 정부 출범 전에 인사청문회를 하는 취지를 살리는 의미에서 총리인준이 무산되면 노무현(盧武鉉) 새 대통령은 고 지명자를 서리로 임명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그 때문에 김석수(金碩洙) 총리도 이날 사표를 내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후문이다.인준 실패로 고 지명자가 각료제청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장관들의 공백사태도 불가피하다. 정부 대변인인 신중식(申仲植) 국정홍보처장은 “결국 논란 끝에 국정운영의 공백을 없애야 하는 만큼 유사시 현직 장·차관들이 ‘당분간’ 출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
  • [뉴스 인사이드] ‘관료 푸대접’ 공직 술렁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단행된 공직인사가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정서와 동떨어져 있고,현재 검토 중인 인사안들도 대부분 관료들을 배제하는 방향이어서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정부는 ‘좋은 정부,일하는 정부’라는 기치 아래 5년 전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김대중(金大中) 정부’와는 달리 조직과 인원을 과감하게 늘리려 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여러 무리수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새 정부는 우선 청와대를 개혁의 총본산으로 하기 위해 직원 수를 현재(450여명)보다 90여명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물론 3∼5급의 행정관이 주축이지만 장관급도 4명이나 돼 있다는 것이다.단순 수치로 보면 20% 증가하는 셈이다. 증원 대상도 공직자들을 기용하기보다는 민주당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 인사들로 채울 것으로 전해졌다.때문에 관가에서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들이다.인수위측이 이 방안을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처리하려다 일단 ‘출범 뒤 적절한 시점’으로 연기한 것도 이런 기류와무관치 않다. 2∼3명의 장관 직속 정책보좌관 신설을 추진하는 문제도 공직사회에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더욱이 이들을 민주당 전문위원이나 인수위 전문위원·행정관 중에서 채우고 대부분 2,3급 상당으로 보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하위 공직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부처 한 공무원은 “장관급 1명이면 9급 공무원 16명을 채용할 수 있는데 새 정부가 너무 정무직 신설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근에 단행된 몇몇 공직인사도 인선원칙을 지키지 않거나 관련 부처간의 충분한 법률 검토를 거치지 않아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 당선자측은 지난 2일 청와대 인사비서관에 지방행정전문가를 선임해 인사담당 공무원들의 반발을 샀다. 당선자측은 “인사비서관은 인사추천뿐만 아니라 기존에 공직기강비서관이 담당했던 인사검증 기능까지 맡게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새 정부가 김대중 정부의 최대 오점이었던 인사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사추천과 검증 권한을 가진 민정수석실의기능을 축소하고 인사추천을 전담할 인사보좌관을 신설한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인사추천을 전담할 정찬용 인사보좌관을 돕는 비서관에게 인사추천은 물론 막강한 검증권까지 준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새 정부가 정 보좌관을 중앙인사위 부위원장으로 겸직시키려다 하루 만에 철회한 것도 출범 초기 인사의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당선자측은 차관급인 인사보좌관이 1급인 인사위 사무처장을 겸직토록 추진했지만 직급이 맞지 않아 부위원장직을 신설했다.그러나 이 방안도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야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번복했었다. 올해로 공직생활 30년째인 7급 출신 중앙부처 모 과장은 “청춘을 바쳐 국가발전에 헌신했는데도 아직 서기관(4급)에 머물러 있다.”면서 “최근 청와대 인선과 관련해 30대 중반 인사가 3급 선임에 못마땅해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공무원이 된 것을 처음 후회할 정도로 심한 좌절감을 느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중앙인사위의 인재풀 관리 현주소/직원2명이 7만여명 인재DB 관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적극 활용하려는 강한 의욕을 갖고 있다.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인사자료를 중앙인사위원회로 모으고,해외 인재DB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그러나 12일 기자가 찾은 중앙인사위의 현실은 이런 기대와는 너무도 달랐다.고작 2명의 직원이 무려 7만여명에 달하는 인재DB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인재풀’ DB를 관리하느라 힘겹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두 명의 ‘맹렬 여성’ 하정수(河汀秀·32) 사무관과 전문계약직 우금향(禹錦香·32)씨로부터 우리나라 인재DB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일은 폭주하는데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지난해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인재DB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업무량이 3∼4배 늘었어요.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쏟아지는 업무량을 감당하기 힘들어요.” 중앙인사위원회 1층 인재정보계.10평 남짓한 사무실에는 하 사무관,우씨와 함께 아르바이트생 4명이 컴퓨터 앞에서 새로운 인재DB자료를 입력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이들은 지난해말 발송한 1만여통의 DM(직접우편)중 회수된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기 위해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하 사무관은 “분기마다 1만명씩 DM을 발송해 회신된 자료를 입력하고 있는데 인수위에서 인재DB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과거 7∼8%에 불과하던 회신율이 20∼30%대로 치솟았다.”고 최근의 세태를 전하고 “제대로 일하려면 7만여명의 정보를 수시로 갱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입력해야 하지만 현재의 인력과 예산으로는 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우씨는 “DM은 회신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1∼2년 전에 발송했던 DM을 찾아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하루 처리건수는 100여통에 불과한데도 회수되는 양은 수백여통에 달해 처리하지 못하고 쌓아놓은 DM자료만 현재 3000여통에 달한다.”고 한숨을 지었다. 1개의 자료에 수십편의 논문 등 각종 첨부물이 붙어 있어 1명이 하루 25건 이상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입력되는 것에 비해 회수되는 것이두배 이상 많아 갈수록 업무량만 쌓여가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노 당선자가 인사위를 방문,인재DB를 만들 때 저서와 논문,기고문을 통해 본 가치관 등 특정정책에 대한 평가자료를 포함해 달라는 당부를 한 뒤 업무가 더욱 가중됐다고 한다. DB자료에는 총 7만 2110명의 인적사항이 기재돼 있다.5급 이상 국가공무원,4급이상 지방공무원 2만 6819명과 전직 공무원 1만 9330명,민간인 2만 5961명 등이다. ●낮은 처우와 육아문제로 이중고 하 사무관은 제41회 행정고시 일반행정분야의 수석 합격자.지난 1997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다 2001년 10월 인사위로 자리를 옮긴 뒤 DB업무를 맡고 있다.그러나 담당 계장이라는 직함만 있을 뿐 입력작업과 DB관리,각종 지표개발 등 일선 업무를 직접 처리해야 한다. MS-SQL(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서버)을 관리하는 우씨는 전문계약직 직원.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우씨는 학원에서 컴퓨터 관련 강의를 하다가 2000년 10월 채용돼 근무중이다.그러나 ‘가’∼‘마’급으로 분류된 전문계약직가운데 최하위급인 ‘마’급 대우를 받는다.그나마 올해 6월로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두 사람은 모두 ‘애 딸린 아줌마’다.바쁜 업무속에 육아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탓에 업무 외적인 걱정도 많다. 하 사무관과 우씨는 각각 세살배기와 9개월을 갓 넘은 아이를 두고 있다.1998년 행시 동기생과 결혼한 하 사무관은 매달 120만원을 주고 보모를 고용해 돌보고 있고,2001년 결혼해 9개월 된 아이를 둔 우씨는 친척집에 아이를 맡겨 놓고 있다.토요일에 데려왔다가 일요일에 다시 데려다 주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당선자 의지에 걸맞게 조직이 보강돼야 이들은 각 부처 등에서 인사추천 자료를 요청하면서 “왜 이것밖에 없느냐.”“자료가 아직 옛날 것이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야속하다. 하 사무관은 “DB는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데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막상 자신이 필요할 때만 관심을 갖는다.”면서 “7만여명의 DB 관리에 물리적 한계가 있는데도 이런 현실은 안중에도 없다.”고 아쉬워했다. 또 인수위에서 공기업 인사나 정무직 인사 등에도 인재DB를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 DB로는 어렵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해외 인재DB에 대해서도 “앞으로 정무직 인사와 해외 인재 DB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조직 인력의 확대가 시급하며,관련 전문가들도 대폭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인재DB 하면 그냥 사람의 명단을 입력하는 일이라며 쉽게 말을 하지만 인재의 발굴과 갱신 등을 반복해야 하는,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무엇보다 인재 DB를 만들려면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와 DB의 구축 목적,인재범위,인력의 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부심은 대단하다.이들은 “인재 DB검색을 통해 지난 10일 서울시로부터 대공원사업관리소장 선발시험 위원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식물·동물 분야 전문가와 행정학자 등 12명을 찾아 추천했다.”면서 “사람 관련 업무이다 보니 재미있고 또 누군가 해야 할 중요한 업무를 내가 맡고 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전문가 조언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徐永福) 사무처장은 “인재DB 구축에 있어 ‘몇급 이상’ 등 간판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직급과 연령을 초월해서 발굴해야 한다.”면서 “인사위의 기능과 조직을 강화하거나 민간 헤드헌팅 회사 등에 외주를 주는 등 광범위한 자료수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찰대 이송호(李松浩·본지 편집자문위원) 행정학과 교수는 “인사위는 조직강화를 통해 광범위한 인재DB를 구축하되 고위직 공무원 인재DB와 정무직 인재DB 등 목적별 DB 구성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盧, 장관·수석과 워크숍”취임식전후 1박2일 검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식을 전후해 각 부 장관 및 청와대 수석들과 1박 2일 일정으로 연찬회를 가질 계획이어서 주목된다.당초 취임식 전에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총리청문회 일정 등으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으면 취임 직후인 이달 말쯤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노 당선자는 장관,수석들과 워크숍을 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며 “토론과정을 중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찬회에서는 대통령 당선자의 국정철학과 국정목표,어젠다와 국가발전 전략,주요 현안,특히 앞으로 1년간의 국정운영계획,팀 정신 함양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전망이다.미국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을 대상으로 하루 반 정도의 연찬회를 대통령 취임 전에 하는 게 관례로 돼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그런 게 없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인 김판석 연세대 교수는 “특히 레이건 대통령은 취임 직전 두 차례 연찬회를 가졌다.”면서 “여야 원내총무가 연찬회에 참석하는 것도 행정부와 정치권의 새로운 관계라는 측면에서 고려해 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인수위 “정찬용 인사보좌관 인사위 부위원장 겸직”하루 만에 번복 소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6일 정찬용(鄭燦龍) 신임 청와대 인사보좌관이 중앙인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직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인수위는 이날 오전 정 보좌관의 임명을 전격 발표한 뒤 ‘불편부당’한 인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자평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정 보좌관의 겸직 임명은 국가공무원법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중대한 실수였음이 밝혀졌다. 당초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측 관계자들은 인사보좌관을 중앙인사위 사무처장과 겸직토록 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차관급인 보좌관과 1급인 처장의 직급이 맞지 않자 고민 끝에 부위원장직을 신설했다.하지만 이 묘책도 정 보좌관이 국가공무원법 8조에 규정된 인사위원의 여러 자격요건 가운데 한 조항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악수’였다. 국가공무원법에 인사위원은 ▲2급 이상 공무원 또는 상장법인의 임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하거나 ▲대학 또는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15년 이상 행정학·경영학·정치학·법률학 또는 관련학문분야를 연구·근무하거나 ▲법관·검사·변호사 또는 언론인으로서 15년 이상 근무한 자 등이 임명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정 보좌관은 거창과 광주 YMCA 등 시민단체에서 20년동안 근무한 경력밖에 없어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야 한다.그러나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보좌관이 인사위원을 겸직한다면 인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견지하기 어렵다.”는 논평을 내는 등 반발하고 있어 국가공무원법 개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허점이 뒤늦게 확인되자 인수위는 7일 오전 “인사보좌관이 인사위 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있어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발을 뺐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인사보좌관의 인사위 부위원장 겸직은 청와대가 정무직뿐아니라 일반 공무원의 명줄까지 챙기겠다는 발상”이라면서 “그동안 공직사회가 지연·학연 등 편중인사 시비에 휘말렸는데 정치적 시비까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종락 박정경기자 jrlee@
  • 청와대 인사보좌관 정찬용씨 내정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6일 정찬용(鄭燦龍) 광주 YMCA사무총장을 신설되는 청와대 인사보좌관으로 내정했다. 인사보좌관은 중앙인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임하며 인사위와 함께 인사제도 개혁 및 정무직 인사를 위한 기초조사를 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대학원 재학시절인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한 차례 투옥 경력이 있으며,대안학교인 거창고 교사와 거창 YMCA총무를 거쳐 90년 초반 광주 YMCA총무를 지냈다.2000년 4·13총선 당시 광주·전남 정치개혁 시도민연대 공동대표로서 낙천·낙선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약력 ▲전남 영암(53) ▲서울대 언어학과 ▲거창고 교사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문소영기자 symun@
  • 정찬용 인사보좌관 문답 “盧 인사철학 실무에 연결”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 내정자는 6일 “당선자의 인사철학,즉 개혁성과 투명성,국민참여 정신을 실무레벨과 연결시키겠다.”며 “공직에 들어가 일해본 적이 없지만,성심을 가지고 충분히 상의하면 함께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인사정책의 문제점은 “인사 검증작업이 개인적 노력이나 존안자료에 의존한 점”이라며 “널리 인재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또 “지역안배의 원칙이 타당하다.”며 “주류와 비주류 사회가 같이 연결돼야지 주류에게 집에 가라는 일은 안된다.”고도 했다. 신계륜 인사특보는 정 내정자가 발탁된 이유에 대해 “노무현 당선자는 평소 정 내정자의 개혁성과 도덕성,그리고 NGO 대표로서의 상징성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앞으로 중앙인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임하면서,인사제도 개선과 정무직 인사개선을 위한 기초조사를 통해 대통령을 보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 내정자는 노 당선자와 개인적인 친분은 거의 없다고 말한 뒤 지난 1월2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토론회에서 잠깐 만나 ‘언질’을 받았지만,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호남출신으로 영남에서 17년 4개월 동안 거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서울대 언어학과 대학원 재학시절이던 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년쯤 징역을 살고 출소했을 때 거창고 설립자인 전영창 교장의 제안으로 거창고에서 교사생활(75∼79년)을 한 뒤 거창 YMCA총무로 일한 것이다.98년부터는 광주 YMCA사무총장을 했고,지난 16대 총선 때는 광주·전남시민단체연대 대표를 맡아 광주지역 낙선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특히 ‘마지막 5·18 수배자’로 불렸던 윤한봉씨의 미국 밀항을 적극 돕기도 했다. 그는 기존의 사회적 주류들의 우려가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노 당선자가 세상의 흐름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됐듯이 나도 당선자와 비슷한 유의 사람”이라는 답변으로 갈무리했다. 한편 인수위 주변에서는 노 당선자가 지방순회를 통해 ‘초야(草野)의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아니냐며 앞으로 청와대 비서실 인선에서도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1부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⑦경제개혁-여성역할 확대

    훌륭한 리더는 대중적 인기의 유혹을 극복한다.미거릿 대처 총리가 침체된 영국경제를 살리는 구조개혁으로 민영화를 추진할 때의 일이다.역사상 최대규모였던 영국석유공사의 매각 도중에 다른 요인에 의한 주가폭락 사태를 겪게 됐다.증시안정을 위해 당장 민영화를 중단해야 한다는 당연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지만 대처 총리는 영국경제의 장기적·구조적 체질개선을 위해 이러한 반발을 일축하고 민영화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했으며 그 결과 영국경제는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할 수 있었다.새 대통령은 대처 총리처럼 단기적 성과와 정치적 인기의 유혹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과 구조개혁을 주도하는 진정한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과거의 오류 되풀이 말아야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새로운 경제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과거 우리의 경제정책이 범했던 심각한 오류들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해 본다. 첫째,정부가 할 일을 찾는 만큼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찾기 바란다.정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해 왔고,국민들 역시 정부에 모든 것을 요구해 왔다.그러나 정부는 선하지도 않고(not benevolent),필요한 모든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으며(not omniscient),필요한 모든 수단을 갖고 있지도 않음을(not omnipotent) 누구보다 대통령이 먼저 겸손하게 인정해야 한다.정부가 해야 할 일만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겸손하게 포기해 주기를 바란다.정부의 겸손과 자제는 민간의 잠재력과 참여를 존중함을 의미한다.국가경쟁력을 비교하는 외국기관들이 우리나라는 민간부분의 높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부문의 낮은 경쟁력 때문에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낮게 평가됨을 지적하는 것은 매우 사실적이라고 생각된다.새 대통령과 인수위원회는 잠시 일을 중단하고 대통령과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을 작성하기 바란다. 둘째,경제정책이 국민을 분열시키는 수단이 됨을 경계해야 한다.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국민화합에 있다.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정부가 언론을 조연으로 삼아 국민들을 분열시켜 왔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올림픽을 거친 소위 3저 호황시기를 지나자마자 우리 경제는 심각한 침체를 맞았다.당시 정부와 언론이 주도한 마녀사냥의 대상은 근로자였다.호황기에 명목임금이 매우 크게 증가한 것을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지적했던 것이다.정부는 근로자들을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몰아갔고 언론이 이러한 분위기를 확산시켰으며 그 결과 국민들은 근로자들을 비난했다.우리나라 고도성장의 일등공신이었던 근로자들은 졸지에 국가경제를 망친 국민의 적이 돼버리고 말았다.1997년 IMF 경제위기 때의 희생양은 과소비를 저지른 소비자들이었다. 새 대통령은 국민들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해 서로 분열시키는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지 않기를 바란다.이제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경제정책은 근절돼야 한다.노와 사,재벌과 중소기업,부자와 빈자 모두 우리 국민이다. 셋째,경제정책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결정되지 않아야 한다.삼성자동차의 시장진입은 우리나라 경제정책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승용차시장의 인허가는 당시 주무부처의 과장에게 위임된 정도의 분권화된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청와대가 결정권을 행사했음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매일 인수위원회가 새로운 경제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다.인수위원회는 말 그대로 인수과정만을 책임지는 기구인데 인수위원회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다 만들어버리면 곧 들어설 새로운 장관과 경제관료들은 도대체 무엇을 한다는 말인가?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가들은 결코 경제전문가가 아니다.경제정책을 추진할 적임의 경제관료를 임명하는 것은 정치권의 역할이지만 간섭은 그 선에서 멈춰야 한다. ●발표된 정책에 관해 첫째,재벌개혁은 새 정부의 색깔을 나타내는 가장 상징적인 경제정책이다.그러나 재벌개혁이란 극히 잘못된 용어인 동시에 잘못된 접근방법이다.결론적으로 개혁대상은 재벌이 아니라 재벌과 관련된 부작용들을 용인하고 있는 제도,즉 정부정책이다.소비자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기업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왜냐하면 기업은 다른 경제주체들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제도하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기 때문이다. 재벌은 현실적으로 수출과 고용창출,투자와 연구개발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한다.재벌을 개혁한다는 것이 재벌의 수출과 고용,투자와 연구개발을 저지하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재벌이 탈세를 하고 있다면 개혁대상은 재벌이 아니라 탈세를 가능케 한 현행 조세정책과 조세행정이다.재벌이 금융거래를 왜곡한다면 올바른 개혁대상은 재벌이 아니라 금융제도와 관행이며 현재와 같은 비효율적인 금융제도를 초래한 정부의 금융정책이다.이러한 이유는 새로운 행정수도 이전을 조기발표함으로써 후보도시의 부동산투기가 초래됐다면 개혁대상은 땅을 사고 판 투기꾼이 아니라 보완장치없이 공약을 발표한 정부가 돼야 함과 같다.재벌의 기획조정실을 개혁대상으로 삼은 것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정부의 권력남용에 불과하며,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정책에 몰두함으로써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함은 역시 우리나라 재벌정책의 남용을 드러낸다. 둘째,민영화는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아니다.민영화는 정부의 한계 인정에서 출발한다.선진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민영화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정부보다 민간이 더 효율적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셋째,성장과 분배 논쟁은 극히 소모적이다.정부가 여러 경제정책들과 조세정책을 잘 운영함으로써 국가경제가 성장하고 그 잉여가 잘 분배되도록 함은 정부책임의 기본일 뿐 국민들에게 선택을 강요할 문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가 있어도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결국 노와 사는 서로 이익이 되는 협상안을 찾아낼 것이며 그 후부터는 협조적 노사관계가 정착될 것이다. 경제분야에서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개혁의 대상은 국민이 아니라 바로 정부 자신임을 인정하게 되기를 바란다. ★근본적 해결방안-여성차별 타파 결단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제안한 20대 기본정책 중 하나가 특권과 차별이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여성의 사회진출을 지원하고,남녀 불평등 요인을 해소해 성에 의한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약속이다.그동안 대선 때마다 정부 출범 때마다 여성문제는 단골메뉴로 등장했으나 특별한 성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여성문제를 보다 더 거시적으로 보편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도 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최우선적인 선결과제다.여성을 인권의 주체로 사회발전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따라서 지금까지 여성에 대한 성폭력,가정폭력,학대,희롱 등의 문제를 여성문제로부터 인권문제로 보편화해 인권국가의 기본적인 과제로 삼아야 한다. 둘째로,정부는 인력자원을 사회발전을 위해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즉 사회참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장애물들을 과감히 제거해 남녀 구분없이 공정한 능력별 경쟁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구직과정에서의 불평등,직장 내에서의 불평등,가정 내에서의 불평등 등이 상호 중첩적으로 여성을 압박하고 있다.이러한 중첩적 불평등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정치적 결단이 중요하다.북구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는 남녀평등 옴부즈맨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셋째,공정한 사회를 이룬다는 큰 목적 하에 여성의 문제를 별개의 독립적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남녀 불평등을 시정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예컨대 사회적 합의를 요하는 정치분야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할당제를 시행해야 하고,능력이 중시되는 경제분야에서는 직업능력에 따른 대우와 보수 등이 차별없이 강제돼야 한다. 남성과 여성은 확연히 구별되는 면이 있음에도 여성들의 대표성을 남성들이 독점해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남녀 모두에게 시행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행정부의 정무직에 여성을 다수 임명하고,국회의원 및 자치단체장 선거공천에서 여성할당제를 확대실시하고 대학교수 충원에서도 여성을 일정비율 채용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아울러 여성부의 역할과 기능을 다시 검토해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여성부는 국민을 위한 기관이지 여성만을 위한 기관이 아니다.그런 의미에서 여성부는 궁극적으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가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거시적인 정책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합의된 거시적 정책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미봉책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여성을 위한 장기적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고 실질적·배분적인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예산배분에 있어서 성인지적 개념(Gender budget)의 도입 등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노 대통령 당선자는 특권과 차별 없는 공정한 사회를 천명하고 있다.여성문제 해결은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과제다.일시적 효과를 추구하는 일과성 정책에 연연하기보다는 서두르지 말고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전략 하에 적절한 정책수단을 마련해 가야 한다.
  • 공직인사시스템 개혁 국민토론회/대통령 인사차모 기능 전문화 시급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주최로 28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공직인사시스템 개혁을 위한 국민토론회’는 인수위가 국민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거쳐 각종 정책을 확정한다는 점에서 이날 논의된 내용의 상당 부분이 정부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을 끌었다.특히 김병준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는 이날 “인사가 공개되고 직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적어도 정무직 인사는 이런 시스템으로 갈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관측에 힘을 더해주었다.토론회에서는 정무직 인사개혁 방안으로 공직후보자 배경조사 강화와 장관임기 2년 보장,윤리계약제 실시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산하단체장 인사개혁을 위해서는 공모제 확대 등이,고위공무원 인사개혁 방안으로는 순환보직 기간 연장과 지역편중인사 점검강화,기술직 공무원 비율증대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분야별 토론내용을 간추린다. ●정무직 인사개혁 김판석(金判錫) 연세대 교수는 “중앙정부 차관급 이상 120명 정무직 공무원의 경우 임명과정이 전문화·체계화돼있지 못한 데다 빈번한 교체로 정책실패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며 인사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현 정무직 인사의 문제점으로 ▲대통령 인사참모조직 부재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인재 물색 ▲인물검증절차의 부재 ▲제한된 인재풀 등을 꼽고 “전문성과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대리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특정지역이나 특정분야의 인사가 정무직을 독·과점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인사개혁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인사참모 기능을 전문화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청와대에 인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인사수석실 또는 인사보좌관실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이어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위들에 대한 정기적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여·야당의 지원 아래 ‘정무·고위직 현황백서’를 정기적으로 발행해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무직 장·차관이 개인비리 등으로 중도하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철저한 배경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빈번한장관교체는 정책 일관성과 책임성 등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국회 상임위 인사청문회를 거친 국무위원의 경우 2년 정도의 임기를 보장하는 ‘인사안정법’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밖에 정부기관은 물론 정당과 시민단체,학회 등 다양한 대내외적인 채널을 활용한 ‘인재풀’ 구성,고급 정보를 많이 접하는 정무직 공무원들의 ‘윤리계약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박순애(朴順愛) 숭실대 교수는 “청와대에 인사수석실을 설치할 경우 중앙인사위원회 등과의 기능중복 문제가 있고,인사의 ‘옥상옥’을 만들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고위직 공무원 인사개혁 박천오(朴天吾) 명지대 교수는 “중앙부처 고위직 공무원의 평균 재임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면서 “보직 임기제를 도입해 재임기간을 2∼3년 정도로 연장하고,직위별 공개모집제를 실시해 대규모 인사이동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연,학연 등 지역편중인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인사위원회가 부처별 핵심직위나,선호직위에 대한 보직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특정지역 출신의 점유비율이 초과할 경우 기관장에게 자율적 해소를 촉구해야 한다.”면서 “특히 전체 국가공무원의 70%를 넘지만 심사대상에서 제외된 감사원 소속 공무원과 검찰과 경찰 등 특정직 공무원도 중앙인사위의 심사대상에 포함시키고,직위승진도 심사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방형직위의 외부임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수현실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개방형직위제의 확대실시를 통해 전문성과 관리능력을 겸비한 고위공무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아울러 기술직의 고위직 진출 확대와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다면평가제 실시 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朴元淳)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인사의 정치화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이른바 ‘인사·이권청탁 공개 및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것도 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산하단체 인사개혁 이수철(李秀哲) 용인대 교수는 “정부 산하단체의 경우 체계적인 법적·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인사내용의 비공개와 심사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과 함께 신뢰성의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많다.”면서 “범 정부차원의 표준인사제도를 확립하고,각 단체는 표준안을 바탕으로 단체의 특성에 맞는 인사제도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단체장들과 임원들에 대한 과학적인 직무분석과 함께 인력풀과 공모제의 확대,민간 헤드헌터 활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큰 틀에서 단체장의 임용도 장·차관이나 고위공직자 인사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총괄기구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채일병(蔡日炳) 부패방지위원회 사무처장은 “청와대에 총괄기구를 두면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 집중이 우려된다.”면서 “인사권을 주무부처 장관에게 부여하고,책임도 묻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장세훈기자 hyun68@
  • 장·차관 실적평가 검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신설될 청와대 인사보좌관실에서 장·차관(급)인 정무직 인사들에 대한 실적을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인사보좌관이 중앙인사위 사무처장을 겸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헤드헌터를 동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무직을 비롯한 고위직에 적합한 인사를 발굴할 방침이다.또 장관들은 적정 임기(2년 정도)를 원칙적으로 보장하고,정무직을 대상으로 윤리계약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인수위는 28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공직인사시스템 개혁을 위한 국민토론회’를 개최하고,발제 및 토론된 내용중 인사개혁에 도움이 될 부분은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연세대 김판석(金判錫) 교수는 ‘정무직 인사개혁’에 관한 발제를 통해 “인사보좌관실에서 정무직 120여명의 잠재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기록까지 관리하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곽태헌 조현석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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