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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물징계 때문에’ 적발되고도 또 불법 공매도한 외국 투자사들

    [단독]‘물징계 때문에’ 적발되고도 또 불법 공매도한 외국 투자사들

    박용진 의원실 제출 받은 금감원 자료골드만삭스인터내셔날 등 총 7개사불법 공매도 적발되고 또 불법 자행걸려도 대부분 주의 조치·과태료뿐금융당국, 뒤늦게 처벌 수위 높인다지만“외국계 불법공매도 적발 시스템 구멍”다수의 외국계 투자기관들이 불법 공매도를 해 금융당국에 적발되고도 재차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걸려봤자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온 데다 적발 시스템이 허술해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 가격 거품을 빼주는 공매도는 자본시장에 필요한 제도인데,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촘촘히 모니터링하지 못한 탓에 개인 투자자의 불신이 커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1년간 무차입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된 외국인·국내 기관투자자는 모두 105개사였다. 이 가운데 7곳은 제재 심의를 2번 이상 받아 처벌받았다. 한번 적발되고도 또 잘못을 저질렀다는 얘기다. 7개사 가운데 외국계는 골드만삭스인터내셔날을 포함해 6곳(85.7%)이었고, 국내 기관은 1곳이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미리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일부 외국계 투자사가 불법 공매도를 상습적으로 저지른 건 기존의 약한 처벌 수위 탓이 크다. 최근 11년간 불법 공매도가 적발된 105개사 가운데 56곳은 주의 조치만 받았고, 나머지 49곳에는 모두 합쳐 94억원의 과태료만 부과됐다. 예컨대 골드만삭스인터네셔날은 2013년 넥센타이어, 효성, 롯데케미칼을 대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주의 경고만 했다. 이 회사는 2018년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 96개사를 대상으로 불법 공매도를 했다가 또 적발돼 과태료 74억 8800만원을 받았다. 외국계 C사는 2017년 현대차를 불법 공매도를 했다가 6000만원의 과태료 물었다. 그런데 다음 해 같은 종목인 현대차와 삼성전자를 재차 불법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됐다. 실제 적발되지 않은 불법 공매도는 훨씬 많을 수 있어 실태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다음달 6일부터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적용해 불법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되면 과징금 부과는 물론 형사처벌까지 할 예정이다. 또 무차입 공매도 점검 주기를 기존 6개월에 1개월로 단축한다. 하지만 ‘불법 공매도하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릴 때 이 기록을 전산에 남기는 대차거래계약 확정 시스템을 오는 8일부터 운영할 예정이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제외된다. 예탁원 시스템 활용 때 참가기관을 인증하는 공동인증서를 내국인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탁원은 향후 외국인 거래정보도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탁원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얼마나 유입될지, 불법 공매도를 얼마나 적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불법 공매도의 사후 적발과 처벌은 물론 사전예방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박 의원은 앞서 증권사가 공매도 주체의 주식 보유 확인을 의무화하는 ‘공매도 거래 전산화 의무화 자본시장 법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실제 주식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투명한 공매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도 불법 공매도를 자백하거나 수사·재판 과정에서 타인의 공매도 관련 위법 행위 사실을 진술하면 감형을 받을 수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불법 공매도 어떻게 잡나…“자백하면 감형” 법안 나왔다

    불법 공매도 어떻게 잡나…“자백하면 감형” 법안 나왔다

    윤창현 의원,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타인의 공매도 위법행위 진술해도 감형’“인지 어려운 불법 공매도 적발에 도움될 것”오는 5월 3일부터 1년 넘게 금지됐던 주식시장의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는 가운데 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웠던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불법 공매도 행위를 자수하거나 타인의 위법 행위를 털어놓으면 형을 감면해주는 내용의 법안도 등장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무차입 공매도로 대표되는 불법 공매도가 워낙 은밀히 행해지고, 금융당국의 사후 적발 시스템도 아직 정비가 잘 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개정안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미리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윤 의원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불법 공매도 적발 가능성이 높아질뿐 아니라 사전 예방 효과도 키울 수 있어 자본시장의 공정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에는 공매도 관련 위법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했을 때 포상금을 지급하게 조항만 담겨있다. 다만 자백하면 형을 감면해주는 내용 등은 없어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 정보를 수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에는 ▲공매도 관련 위법행위를 한 자가 이 사실이 발각되기 전 자백하거나 ▲다른 사람의 공매도 관련 위법행위 사실을 수사 또는 재판 과정에서 진술해 범죄 규명에 기여하면 형벌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다. 윤 의원은 “무차입공매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 과징금 부과나 형사처벌이라는 사후처벌도 중요하지만, 자진신고자 형벌감면제도라는 사전 예방을 통해 불법이 설 자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본인 명의로 기자단과 학계 등에 서한을 보내 “정치권과 여론의 눈치를 봐 공매도 금지 해제 시점을 애초 예정보다 늦은 5월 3일로 늦춘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은 위원장은 “3월 16일 전종목 재개를 목표로 준비해왔으나 연초부터 언론 및 시장의 관심이 커 어떤 결정을 해도 시장충격이 우려된 상황이었다”면서 “시장 충격 최소화를 위해 부분 재개하기로 하고, 시행 방법을 점검해 재개 시점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공매도 관련 제도개선도 차질없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사설] 국회, 이해충돌방지법 논의 본격화하라

    3월 임시국회가 어제 시작됐다.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손실보상법·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 등 ‘상생연대 3법’, 데이터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등 한국판 뉴딜 관련 법안 등이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하고 몇몇 의원들이 발의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에 대한 논의 소식은 없다.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마지막 논의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이해충돌방지법 처리를 늦출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9월 “자리가 가지는 특혜나 부당한 시혜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이 법(제정)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한 말이 생색내기용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21대 국회 개원 직후 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자녀 명의로 소유한 이스타홀딩스 주식, 김홍걸 의원이 소유한 남북경협주 등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9월에는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시절 가족 소유 건설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거액의 관급공사를 수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직무상 획득한 정보로 전남 목포 부동산을 사들인 손혜원 전 국회의원, 다주택자이면서도 부동산 관련 상임위에 배치된 국회의원 등이 알려질 때마다 재발방지대책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이 거론됐지만 말로만 그쳤다. 권익위가 국회에 제출한 제정안은 국회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이해충돌 상황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8가지 행위기준을 규정했다. 직무관련자가 사적 이해관계자일 때 소속 기관장에게 이를 신고하거나 직무 회피 및 기피 신청을 해야 한다. 직무수행의 공정성을 해치는 외부활동을 금하고 공공기관 물품을 쓰거나 수익 행위 수단으로 삼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직계 존비속 등과의 수의계약 금지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런 내용의 이해충돌방지법이 국회에 처음 제출된 때는 2013년 8월이다. 그동안 여야가 입법을 약속해 놓고는 논의조차 하지 않아 임기가 끝나면 폐기돼 왔다. 국민의 대표로서 청렴하게 공직 생활을 한다면 이해충돌방지법이 두려울 까닭이 없다. 자신들이 적용 대상이 된다고 입법을 거부하는 것은 담합행위이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 거여의 힘을 여러 법안에 적용했던 여당이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유권자들 또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의원들의 노력을 기억하고 표로 심판해야 한다.
  • 9년째 표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3월 국회 문턱은 넘을까

    9년째 표류하고 있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 3월 임시국회에서는 처리될 수 있을까.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자의 부패 행위를 막기 위한 이해충돌방지법안은 지난달 임시국회 때 해당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 2013년 8월 처음 제출된 이후 좀처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해충돌방지법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청렴한 공직 풍토를 조성하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장치”라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이 부동산 관련 상임위에 배치되거나 고위공직자 자녀가 민간기업에 특혜 채용되는가 하면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이득을 챙긴 사례가 드러날 때마다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정작 입법부에선 주요 정치현안마다 충돌하고 있는 여야가 짬짜미로 자신들의 이해와 관련된 법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익위가 마련한 제정안은 국회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일하는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이해충돌 상황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8가지의 행위기준을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자가 사적인 이해관계자일 때 소속 기관장에게 이를 신고하거나 직무 회피 및 기피 신청을 하도록 했다. 직무수행의 공정성을 해치는 외부활동을 금지하고 공공기관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수익 행위의 수단으로 삼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고위공직자와 채용업무 담당자는 공개·경력경쟁 채용을 제외하고는 가족 채용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직무관련자와의 금전 등 거래 시 신고, 직무상 비밀이용 금지, 배우자나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 존·비속 등과의 수의계약 금지, 고위공직자 임용 전 3년간 민간 부문 업무활동 내역 제출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제정안은 직무상 비밀금지 규정을 위반했을 때 최고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위반 시 처벌 조항도 담았다. 시민단체에서도 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투명성기구는 성명에서 “국회 정무위가 이해충돌방지법안을 마지막 논의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시간을 핑계로 법안에 대한 논의를 회피하고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국회의원 자신들을 적용 대상으로 한 입법 처리를 최대한 늦추거나 거부하고자 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입법 담합”이라고 비판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머리 맞대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머리 맞대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은성수(왼쪽) 금융위원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보고서 내용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정무위에선 금융위와 한국은행이 갈등을 빚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관한 공청회가 열린 것을 비롯해 대규모유통업법, 자본시장법 등도 논의됐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머리 맞대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머리 맞대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은성수(왼쪽) 금융위원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보고서 내용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정무위에선 금융위와 한국은행이 갈등을 빚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관한 공청회가 열린 것을 비롯해 대규모유통업법, 자본시장법 등도 논의됐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지난해 코로나19가 할퀸 청년들의 면면은 닮아 있다. 기약 없는 재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계약직 해고노동자 전연정(31·가명)씨와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를 잘린 김준영(25·가명)씨, 실직 후 카드론으로 생활 중인 이주현(34·가명)씨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다. 비정규직, 계약직,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에게 코로나는 생존의 위협이다. 지난해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은 여전히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중’이다.●月40만원으로 끼니만… 전월세 대출도 막혀 2015년부터 지방의 한 복지관에서 계약직 사회복지사로 일해 온 전연정씨는 2019년 12월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전씨는 곧바로 재취업에 나섰지만 이듬해 1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후 비자발적인 ‘구직 악순환’에 빠졌다. 다른 복지관에 최종 합격했지만 감염병 우려로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매달 160만원씩 받던 실업급여가 끊기면서 생활고에 빠졌다. 지병을 앓아온 홀어머니와 사는 20평대 아파트 월세 50만원을 내기 위해 300만원이 담긴 적금 통장을 깼다. 전씨 모녀는 한 달 40여만원으로 쌀과 반찬만 먹으며 집에서 버텼다. 전씨는 1인 가구만 대상인 주택기금의 청년 전월세대출도 신청할 수 없었다. 전씨는 현재 지자체의 공공일자리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정부의 청년 대상 지원을 받으려 해도 문턱이 높고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시 덮친 코로나에 또 계약직 일자리 잃어 올해 대학교 4학년인 김준영씨는 지난해 2월 대구의 한 유통매장 판매직으로 일하던 중 점주로부터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았다. 일시적인 휴점일 거라고 애써 불안한 마음을 눌렀지만 한 달 후 김씨는 권고사직됐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며 본사가 전 지점에 계약직 정리 지침을 내린 여파다. 다행히 고용보험 가입 기간 180일이 넘어 실업급여가 나왔다. 3월부터 110만원가량씩 나오는 실업급여로 6개월을 버텼다. 그가 일했던 매장은 매출이 회복되자 9월에 다시 판매직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3차 코로나 유행으로 3개월 만에 또 권고사직됐다. 이번에는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려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생활금 대출 150만원과 신용카드 단기대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1년 새 두 번이나 권고사직되고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가족도 돕기 힘들어… 구직·생계 ‘빈곤의 늪’ 전씨나 김씨처럼 한시적이라도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이주현씨는 지난해 1월 학원이 폐업하면서 실직했다. 학원장은 주말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이씨에게 강의하도록 했지만 4대 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았다. 그는 과외로 생계를 잇다 이마저도 일이 끊겼다. 이씨에게 구직과 생계는 현실 속 늪이었다. 은퇴한 부모와 정신지체장애를 겪는 언니에게 지원까지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는 신용카드 2개로 카드론을 받아 돌려막다 빚이 1000만원대까지 늘었다. 결국 그는 월세가 6개월째 밀리면서 부모와 언니가 사는 본가로 씁쓸히 귀향했다. 이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론 이자를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이자율 채무조정)을 상담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어떻게든 동아줄이라도 잡아 보려는 사람들은 쥐고 있던 동아줄도 놓치기 쉬운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들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18개 시중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9조 6000억원으로 전년(7조 4000억원)보다 29.7% 늘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도 52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1조 6000억원) 대비 25.2% 늘었다. 반면 40대부터 60대 이상 연령층의 증가율은 10%대에 그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의 부채는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이들이 다시 취직해 갚기 어려운 성격의 부채라는 점에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액수 자체는 적지만 재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소비자 개인에게는 가계경제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득이 적은 20대의 경우 지난해 카드론과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크게 늘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의 ‘연령별 카드론 잔액 및 리볼빙 이월잔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 1410억원으로 전년(9630억원) 대비 18.5%, 일부만 결제하고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전년 대비 6.8% 늘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수당 등 용돈주기 아닌 일자리 대책 내놔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청년 수당 등 지원금 위주의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며 “단순 용돈 주기식의 대책이 아니라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특단의 일자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지난해 코로나19가 할퀸 청년들의 면면은 닮아 있다. 기약 없는 재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계약직 해고노동자 전연정(31·가명)씨와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를 잘린 김준영(25·가명)씨, 실직 후 카드론으로 생활 중인 이주현(34·가명)씨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다. 비정규직, 계약직,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에게 코로나는 생존의 위협이다. 지난해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은 여전히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중’이다.●月40만원으로 끼니만… 전월세 대출도 막혀 2015년부터 지방의 한 복지관에서 계약직 사회복지사로 일해 온 전연정씨는 2019년 12월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전씨는 곧바로 재취업에 나섰지만 이듬해 1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후 비자발적인 ‘구직 악순환’에 빠졌다. 다른 복지관에 최종 합격했지만 감염병 우려로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매달 160만원씩 받던 실업급여가 끊기면서 생활고에 빠졌다. 지병을 앓아온 홀어머니와 사는 20평대 아파트 월세 50만원을 내기 위해 300만원이 담긴 적금 통장을 깼다. 전씨 모녀는 한 달 40여만원으로 쌀과 반찬만 먹으며 집에서 버텼다. 전씨는 1인 가구만 대상인 주택기금의 청년 전월세대출도 신청할 수 없었다. 전씨는 현재 지자체의 공공일자리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정부의 청년 대상 지원을 받으려 해도 문턱이 높고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시 덮친 코로나에 또 계약직 일자리 잃어 올해 대학교 4학년인 김준영씨는 지난해 2월 대구의 한 유통매장 판매직으로 일하던 중 점주로부터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았다. 일시적인 휴점일 거라고 애써 불안한 마음을 눌렀지만 한 달 후 김씨는 권고사직됐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며 본사가 전 지점에 계약직 정리 지침을 내린 여파다. 다행히 고용보험 가입 기간 180일이 넘어 실업급여가 나왔다. 3월부터 110만원가량씩 나오는 실업급여로 6개월을 버텼다. 그가 일했던 매장은 매출이 회복되자 9월에 다시 판매직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3차 코로나 유행으로 3개월 만에 또 권고사직됐다. 이번에는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려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생활금 대출 150만원과 신용카드 단기대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1년 새 두 번이나 권고사직되고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가족도 돕기 힘들어… 구직·생계 ‘빈곤의 늪’ 전씨나 김씨처럼 한시적이라도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이주현씨는 지난해 1월 학원이 폐업하면서 실직했다. 학원장은 주말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이씨에게 강의하도록 했지만 4대 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았다. 그는 과외로 생계를 잇다 이마저도 일이 끊겼다. 이씨에게 구직과 생계는 현실 속 늪이었다. 은퇴한 부모와 정신지체장애를 겪는 언니에게 지원까지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는 신용카드 2개로 카드론을 받아 돌려막다 빚이 1000만원대까지 늘었다. 결국 그는 월세가 6개월째 밀리면서 부모와 언니가 사는 본가로 씁쓸히 귀향했다. 이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론 이자를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이자율 채무조정)을 상담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어떻게든 동아줄이라도 잡아 보려는 사람들은 쥐고 있던 동아줄도 놓치기 쉬운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들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18개 시중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9조 6000억원으로 전년(7조 4000억원)보다 29.7% 늘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도 52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1조 6000억원) 대비 25.2% 늘었다. 반면 40대부터 60대 이상 연령층의 증가율은 10%대에 그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의 부채는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이들이 다시 취직해 갚기 어려운 성격의 부채라는 점에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액수 자체는 적지만 재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소비자 개인에게는 가계경제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득이 적은 20대의 경우 지난해 카드론과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크게 늘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의 ‘연령별 카드론 잔액 및 리볼빙 이월잔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 1410억원으로 전년(9630억원) 대비 18.5%, 일부만 결제하고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전년 대비 6.8% 늘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수당 등 용돈주기 아닌 일자리 대책 내놔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청년 수당 등 지원금 위주의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며 “단순 용돈 주기식의 대책이 아니라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특단의 일자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금융위·한은 국민보호 내세운 ‘전금법’ 밥그릇 싸움

    금융위·한은 국민보호 내세운 ‘전금법’ 밥그릇 싸움

    한은 이어 금융위도 ‘전자지급 거래 청산’ 금융위 “제도 안전성 높여 소비자 보호”한은 “고유권한 침해한 빅브러더” 반발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정면충돌이 점입가경입니다. 전금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되면서 더욱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두 곳 다 전면에 ‘국민 보호’를 내세우지만 이면엔 ‘밥그릇’(지급결제 권한)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해석이 대체적입니다. 국민을 들먹이며 밥그릇을 키우려고 선공을 날린 금융위와 넋 놓고 가만히 있다간 밥그릇을 빼앗길라 뒤늦게 사활을 걸고 뛰어든 한은이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이 지난 17일 정무위원회에 상정됐습니다.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핀테크 등의 금융업 진입 장벽을 낮춰 디지털 금융 혁신과 경쟁을 촉진하자는 취지입니다. 지난해 7월 금융위가 내놓은 ‘디지털 금융 종합혁신방안’과 일맥상통합니다. 금융위와 한은이 맞붙은 건 개정안에 신설된 ‘전자지급 거래 청산’입니다. 청산은 금융기관 간 거래로 인해 생기는 채권·채무 관계를 계산해 서로 주고받을 금액을 확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금융결제원이 금융기관 간 주고받을 차액을 정하면 한은이 최종 결제합니다. 한은이 전권을 쥐고 있는 구조입니다. 한은은 지급거래 청산뿐 아니라 국내 지급결제 제도 전반을 독자적으로 감시·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정안은 ‘전자지급 거래 청산업’을 제도화하고, 금융위에 전자지급 거래 청산 기관에 대한 허가뿐 아니라 감독·제재 권한까지 모두 부여했습니다. 금융위는 규제가 느슨한 빅테크·핀테크 금융거래의 안전성을 높여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은은 금융위가 빅테크를 앞세워 한은 고유의 지급결제 영역을 침범하려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초기 고유 권한 침해에서 최근 ‘빅브러더’(사회 감시·통제 권력)로 전선 프레임을 확대했습니다. 금융위가 내세운 국민 보호에 맞서 개정안의 국민 피해를 집중 부각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한은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을 통해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의 모든 거래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수집하게 된다”며 “개정안은 빅브러더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빅테크의 지불·결제 수단을 통한 개인의 충전·거래 내역 등이 모두 금융결제원에 수집되는데, 개정안은 이를 금융위가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빅브러더법은) 지나친 과장이다. 조금 화난다. 제 전화 통화 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러더라고 할 수 있느냐. (한은의 빅브러더 지적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맞받았습니다. “사건이 있을 때 법에 의해 자료를 받아 누가 자금의 주인인지를 보려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두 기관은 저마다 확고한 논리로 무장했습니다. 어느 기관의 말이 옳은지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관건은 ‘국민 피해 유무’입니다. 금융위는 국민 피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물러서야 하고, 한은은 국민을 위한 법이라면 지지해야 합니다. 밥그릇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두 기관의 협치를 기대합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국서 돈 번 쿠팡, 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냐”

    “한국서 돈 번 쿠팡, 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냐”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이 “제2, 제3의 쿠팡을 국내 증시에 유치할 수 있는 정부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회 정무위의 업무보고 질의를 통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왜 한국에서 돈벌고 성공한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느냐”면서 “한국의 상장제도 자체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또한 “앞으로 쿠팡 같은 사례가 나와 국내증시를 패싱하지 않도록 금융위 차원에서 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은성수 위원장은 “쿠팡이 미국에 상장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 상장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은 위원장은 “앞으로 기술력 있는 기업의 상장제도를 유가증권시장에도 도입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오는 3월 증시에 데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55조원 가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시가총액 51조원인 현대차보다 높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금감원, NH투증·하나은행 ‘옵티머스’ 첫 제재심 ‘빈손’

    금감원, NH투증·하나은행 ‘옵티머스’ 첫 제재심 ‘빈손’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첫 제재심의위원회가 빈손으로 끝났다. 금감원은 다음달 4일 제2차 제재심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추가 심의 과정에서 금융사 측에 사전 통보된 징계 수위가 낮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주요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대한 부문 검사 결과 조치안을 상정·심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제재심은 오후 2시 30분에 시작돼 오후 8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금감원은 “제재심의 위원들이 다수의 회사측 관계자들과 검사국의 진술과 설명을 충분히 청취하면서 심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재심에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직접 출석해 적극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내부통제 미비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의 발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은 4327억원으로, 전체 환매 중단 금액의 약 84%에 달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3개월 직무정지 제재안을 사전 통보하고,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다만 옵티머스 펀드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에게만 제재안이 통보됐을 뿐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 대표가 받은 직무정지 제재안은 3~5년 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로 향후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제재심 과정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 측은 다른 사모펀드 사태와 달리 현재까지 사기 행각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임직원이 없으며, 사측에서도 뒤늦게 해당 사실을 인지해 가장 먼저 옵티머스 측의 범죄 사실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앞서 금감원이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대다수에게도 중징계를 결정한 만큼 이번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징계 수위가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라임 펀드 판매사 CEO들에게 지나치게 무거운 제재를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에 “소비자 보호에 힘쓴 회사의 경우에는 감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민형배 의원 “금융위, 포상 전반에 대해 점검하라”

    민형배 의원 “금융위, 포상 전반에 대해 점검하라”

    “(금융위원회) 포상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 수상자를 결정하는 데 뒷거래가 있었다는 얘기도 있고, 이런저런 좋지 않은 얘기가 있다. (금융위) 포상 전반에 대해 점검해 달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금융위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업계 최다 징계액을 받은 은행·카드사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에게 ‘자금세탁 방지를 잘했다’며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여했다는 본지 보도(2월 16일자 1면)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금융위 표창이 뒷거래·로비로 선정된다는 얘기가 들리는 만큼 객관성·공정성을 기해달라는 의미다. 민 의원은 “포상을 받으면 나중에 면책 사유도 되고, 인센티브가 주어지니까 이런 부분은 깔끔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자금세탁방지의 날’에 표창을 받는 직원들의 선정 근거와 기준을 정확하게 해 달라”고도 했다. 은 위원장은 이에 “신문에도 났는데, 과태료 받는 부분은 담당자 그 사람 잘못이 아니다”면서 “전국 지점 중 어느 지점에서 잘못하면 과태료를 받는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개인 표창과 기관 제재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징계 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가 표창을 받는 건 문제가 있다며 금융정보분석원(FIU) 검토 과정에서 걸러냈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민 의원은 “FIU에 자금세탁방지법 위반과 관련해 금융기관별 구체적인 (위반) 내용을 요구했는데,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며 “자료를 챙겨 달라”고 했다. 구체적인 위반 내역이 공개되면 FIU가 과태료를 천편일률적으로 건당 최대 240만원으로 부과한 이유도 드러나게 돼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현행) 법 자체 내에서는 (공개를) 못하게 돼 있다”며 “처음 금융위원장에 가니까 FIU 원장이 ‘나는 보고 안 할 테니까 위원장이 나한테 보고하라고 하지 말라’고 공부를 시켰다”고 맞받았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우리카드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FIU로부터 각각 동종업계 최고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신한은행은 고객확인의무 위반 67건으로 1억원을, 우리카드는 고객확인의무 위반 21건으로 5040만원을 징계 받았다. 그런데도 FIU는 신한은행과 우리카드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을 자금세탁방지 공로자로 선정해 지난해 ‘자금세탁방지의 날’(11월 28일)에 금융위원장 표창을 줬다. 자금세탁방지법은 2001년 도입됐다. 금융기관들은 계좌 등의 실소유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고객확인의무, 1000만원 이상 고액거래는 30일 안에 FIU에 보고해야 하는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의심거래보고의무와 같은 세 가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FIU 제재 현황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징계액이 천편일률적으로 240만원이다. 신한은행(67건·1억원)만 건당 약 149만원이고 삼성카드(2건·480만원), 우리카드(21건·5040만원), 동양생명(19건·4560만원), 농협생명(14건·3360만원) 등은 모두 건당 240만원이다.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소 37만원에서 최대 84만원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70대 모바일 계좌이체 10분 걸려 “그림만 잔뜩 있고 글씨는 안 보여”

    [단독] 70대 모바일 계좌이체 10분 걸려 “그림만 잔뜩 있고 글씨는 안 보여”

    아이콘으로 구성된 메뉴 해석 어려워불편사항 반영한 앱 쓰면 2분대로 줄어금융위 노인 전용앱 가이드라인 마련“애들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아 주긴 했는데 매번 헷갈려요. 그림이 잔뜩 있는데 뭔 뜻인지 모르겠고, 글씨도 안 보여서….” 임자영(71·가명)씨는 지난해부터 이체 같은 은행 일을 볼 때 창구를 찾는 대신 스마트폰 앱을 자주 이용한다. 하지만 눈이 침침해 몇 번을 잘못 누르고 나서야 겨우 손주 용돈이라도 부쳐 줄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3월부터 시중은행들이 금융 서비스의 온라인화 속도를 높이면서 노인 세대도 스마트뱅킹을 강요받고 있다. 하지만 앱 구성 등이 고령층엔 친화적이지 못해 임씨처럼 애먹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실제 실험을 해봤더니 간단한 계좌 이체에도 7분 이상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고령층 전용 앱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신문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금융위원회의 ‘고령층 친화적 디지털 금융환경 조성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청운대 산학협력단 연구팀이 65~80세 노인 8명을 대상으로 은행 모바일 앱에 로그인해 계좌 잔고를 확인하고 이체한 뒤 결과까지 확인하도록 부탁했는데, 노인들은 모든 작업을 끝내는 데 평균 7분 46초가 걸렸다. 또 아이콘을 잘못 누르는 등 평균 2.6회 실수했다. 실험에 참여한 남성 A(72)씨는 네 번이나 실수해 이체에 9분 14초가 걸렸다. 20대인 서울신문 기자가 시중은행 앱으로 같은 작업을 했는데 53초 걸렸다. 노년층이 은행 앱 활용에 애를 먹는 건 매뉴 구성 등이 복잡해서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집 모양처럼 생긴 아이콘(부동산 관련 메뉴)이 보이는데 솔직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거나 “폰트가 작아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바탕색과 글자색이 비슷해 안 보인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예컨대 지구본 모양이 표시된 환전 서비스, 카드 모양이 그려진 간편결제, 돋보기 모양인 계좌조회 아이콘 등은 청년층이 이해하기엔 무리가 없으나 노년층은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수도권과 인천, 부산에 사는 50대 이상 시민 165명에게 설문조사해 보니 응답자의 68.5%가 온라인뱅킹과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불편하다고 답했다. 연구팀이 고령층이 느끼는 불편 사항을 반영해 앱을 수정한 뒤 노인들에 다시 계좌 이체를 부탁해 보니 작업 시간이 평균 2분 40초로 현저히 줄었다. 은행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노년 고객들이 훨씬 편히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18개 시중·지방·특수·인터넷은행의 예적금과 펀드액 가운데 60대 이상 자금 비율은 32.0%에 달한다. 그만큼 노년층은 은행의 주요 고객이다. 윤 의원은 “은행권에서는 점포를 줄이면서 노인들한테 모바일을 하라고 떠밀기만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나 은행권은 어르신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모바일앱 개발 등 금융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은행 점포 수 축소에 따른 고령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창구를 마련하고 고령층 전용 앱을 개발하는 등 고령 친화 금융환경 조성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 보고서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라면서 “향후 금융회사에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단독] “이게 무슨 그림인지”…손주 용돈 보내는데 10분간 ‘끙끙’

    [단독] “이게 무슨 그림인지”…손주 용돈 보내는데 10분간 ‘끙끙’

    65~80세 은행 모바일앱 이용 실험 20대 1분 만에 하는 계좌이체 한참 걸려“아이콘으로 구성된 메뉴 해석 어려워”은행 예·적금 등 32%가 노인 돈인데…고령층 68.5% “온라인·모바일 뱅킹 불편”금융위 노인 전용앱 가이드라인 마련“애들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아 주긴 했는데 매번 헷갈려요. 그림이 잔뜩 있는데 뭔 뜻인지 모르겠고, 글씨도 안 보여서….” 임자영(71·가명)씨는 지난해부터 이체 같은 은행 일을 볼 때 창구를 찾는 대신 스마트폰 앱을 자주 이용한다. 하지만 눈이 침침해 몇 번을 잘못 누르고 나서야 겨우 손주 용돈이라도 부쳐 줄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3월부터 시중은행들이 금융 서비스의 온라인화 속도를 높이면서 노인 세대도 스마트뱅킹을 강요받고 있다. 하지만 앱 구성 등이 고령층엔 친화적이지 못해 임씨처럼 애먹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실제 실험을 해봤더니 간단한 계좌 이체에도 7분 이상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고령층 전용 앱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신문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금융위원회의 ‘고령층 친화적 디지털 금융환경 조성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청운대 산학협력단 연구팀이 65~80세 노인 8명을 대상으로 은행 모바일 앱에 로그인해 계좌 잔고를 확인하고 이체한 뒤 결과까지 확인하도록 부탁했는데, 노인들은 모든 작업을 끝내는 데 평균 7분 46초가 걸렸다. 또 아이콘을 잘못 누르는 등 평균 2.6회 실수했다. 실험에 참여한 남성 A(72)씨는 네 번이나 실수해 이체에 9분 14초가 걸렸다. 20대인 서울신문 기자가 시중은행 앱으로 같은 작업을 했는데 53초 걸렸다. 노년층이 은행 앱 활용에 애를 먹는 건 매뉴 구성 등이 복잡해서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집 모양처럼 생긴 아이콘(부동산 관련 메뉴)이 보이는데 솔직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거나 “폰트가 작아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바탕색과 글자색이 비슷해 안 보인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예컨대 지구본 모양이 표시된 환전 서비스, 카드 모양이 그려진 간편결제, 돋보기 모양인 계좌조회 아이콘 등은 청년층이 이해하기엔 무리가 없으나 노년층은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수도권과 인천, 부산에 사는 50대 이상 시민 165명에게 설문조사해 보니 응답자의 68.5%가 온라인뱅킹과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불편하다고 답했다. 연구팀이 고령층이 느끼는 불편 사항을 반영해 앱을 수정한 뒤 노인들에 다시 계좌 이체를 부탁해 보니 작업 시간이 평균 2분 40초로 현저히 줄었다. 은행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노년 고객들이 훨씬 편히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18개 시중·지방·특수·인터넷은행의 예적금과 펀드액 가운데 60대 이상 자금 비율은 32.0%에 달한다. 그만큼 노년층은 은행의 주요 고객이다. 윤 의원은 “은행권에서는 점포를 줄이면서 노인들한테 모바일을 하라고 떠밀기만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나 은행권은 어르신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모바일앱 개발 등 금융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은행 점포 수 축소에 따른 고령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창구를 마련하고 고령층 전용 앱을 개발하는 등 고령 친화 금융환경 조성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 보고서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라면서 “향후 금융회사에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단독] ‘자금세탁’ 美 벌금 1000억원… 韓 ‘푼돈 과태료’

    [단독] ‘자금세탁’ 美 벌금 1000억원… 韓 ‘푼돈 과태료’

    신한은행·우리카드 업계 최고 징계액담당 책임자들에게 ‘금융위원장 표창’ 최고 과태료 240만원·포상규정 깜깜이일각 “개인표창·기관제재 동일시 안돼”금융위원회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업계 최다 징계액을 받은 은행·카드사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에게 ‘자금세탁 방지를 잘했다’며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세탁방지법이 도입된 지 올해로 20년이나 됐지만 자금세탁방지 공로자에게 주는 포상 관련 규정조차 없다. 징계액도 고무줄 잣대로 들쑥날쑥하고 건당 최대 240만원에 그쳐 ‘무늬만 자금세탁방지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서울신문 취재와 국회 정무위원회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금융기관 제재 현황’을 종합하면 지난해 신한은행과 우리카드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FIU로부터 각각 동종업계 최고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신한은행은 고객확인의무 위반 67건으로 1억원을, 우리카드는 고객확인의무 위반 21건으로 5040만원을 징계받았다. 그런데도 FIU는 신한은행과 우리카드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을 자금세탁방지 공로자로 선정해 지난해 ‘자금세탁방지의 날’(11월 28일)에 금융위원장 표창을 줬다. 자금세탁방지법은 2001년 도입됐다. 금융기관들은 계좌 등의 실소유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고객확인의무, 1000만원 이상 고액거래는 30일 안에 FIU에 보고해야 하는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의심거래보고의무와 같은 세 가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융위는 FIU 설립일을 자금세탁방지의 날로 지정하고 2007년 이후 매년 유공기관과 유공자 표창을 해오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 표창과 기관 제재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징계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는 검토 과정에서 걸러냈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직 FIU 출신 한 인사는 “금융기관 제재 내용은 자금세탁방지의 날 이전에 FIU 내에서 논의된다”며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책임자들이 표창을 받은 건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에선 “징계받은 곳도 잘한다며 할당식으로 상을 주는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상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표창 업무 지침에 따라 선발한다”고 했다. FIU 관계자는 “표창 관련 내부 규정 같은 건 따로 없고 FIU 내 각 부서에 추천을 요청해 수상 대상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자금세탁방지법 표창 규정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고 알음알음으로 내부에서 추천해 ‘깜깜이 선발’을 한다는 얘기다. 민 의원은 “금융위원장 표창은 개인을 넘어 금융기관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들에겐 표창을 주지 않는 방식의 공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과태료 산정 기준도 주먹구구식인 데다 징계액도 미미해 ‘안 지켜도 되는 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FIU 제재 현황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징계액이 천편일률적으로 240만원이다. 신한은행(67건·1억원)만 건당 약 149만원이고 삼성카드(2건·480만원), 우리카드(21건·5040만원), 동양생명(19건·4560만원), 농협생명(14건·3360만원) 등은 모두 건당 240만원이다.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소 37만원에서 최대 84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11건·410만원)이 건당 약 37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농협은행(21건·1760만원)이 건당 약 8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대 6000만원,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900만원, 의심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1800만원이다. FIU 관계자는 “고의성, 피해 규모 등을 따져 건별 과태료를 정한다”고 밝혔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FIU 입맛대로 건당 징계액이 산정된다”고 맞받았다. 금융권의 한 임원은 “미국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금융기관에 1000억원대 벌금을 부과하는데 우리는 많아야 고작 240만원”이라며 “금융기관엔 푼돈 수준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정제재인 과태료는 소액 부과로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처럼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부과하는 과징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자금세탁’ 美 벌금 1000억원… 韓 ‘푼돈 과태료’

    [단독] ‘자금세탁’ 美 벌금 1000억원… 韓 ‘푼돈 과태료’

    신한은행·우리카드 업계 최고 징계액담당 책임자들에게 ‘금융위원장 표창’ 최고 과태료 240만원·포상규정 깜깜이일각 “개인표창·기관제재 동일시 안돼”금융위원회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업계 최다 징계액을 받은 은행·카드사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에게 ‘자금세탁 방지를 잘했다’며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세탁방지법이 도입된 지 올해로 20년이나 됐지만 자금세탁방지 공로자에게 주는 포상 관련 규정조차 없다. 징계액도 고무줄 잣대로 들쑥날쑥하고 건당 최대 240만원에 그쳐 ‘무늬만 자금세탁방지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서울신문 취재와 국회 정무위원회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금융기관 제재 현황’을 종합하면 지난해 신한은행과 우리카드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FIU로부터 각각 동종업계 최고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신한은행은 고객확인의무 위반 67건으로 1억원을, 우리카드는 고객확인의무 위반 21건으로 5040만원을 징계받았다. 그런데도 FIU는 신한은행과 우리카드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을 자금세탁방지 공로자로 선정해 지난해 ‘자금세탁방지의 날’(11월 28일)에 금융위원장 표창을 줬다. 자금세탁방지법은 2001년 도입됐다. 금융기관들은 계좌 등의 실소유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고객확인의무, 1000만원 이상 고액거래는 30일 안에 FIU에 보고해야 하는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의심거래보고의무와 같은 세 가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융위는 FIU 설립일을 자금세탁방지의 날로 지정하고 2007년 이후 매년 유공기관과 유공자 표창을 해오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 표창과 기관 제재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징계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는 검토 과정에서 걸러냈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직 FIU 출신 한 인사는 “금융기관 제재 내용은 자금세탁방지의 날 이전에 FIU 내에서 논의된다”며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책임자들이 표창을 받은 건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에선 “징계받은 곳도 잘한다며 할당식으로 상을 주는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상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표창 업무 지침에 따라 선발한다”고 했다. FIU 관계자는 “표창 관련 내부 규정 같은 건 따로 없고 FIU 내 각 부서에 추천을 요청해 수상 대상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자금세탁방지법 표창 규정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고 알음알음으로 내부에서 추천해 ‘깜깜이 선발’을 한다는 얘기다. 민 의원은 “금융위원장 표창은 개인을 넘어 금융기관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들에겐 표창을 주지 않는 방식의 공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과태료 산정 기준도 주먹구구식인 데다 징계액도 미미해 ‘안 지켜도 되는 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FIU 제재 현황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징계액이 천편일률적으로 240만원이다. 신한은행(67건·1억원)만 건당 약 149만원이고 삼성카드(2건·480만원), 우리카드(21건·5040만원), 동양생명(19건·4560만원), 농협생명(14건·3360만원) 등은 모두 건당 240만원이다.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소 37만원에서 최대 84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11건·410만원)이 건당 약 37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농협은행(21건·1760만원)이 건당 약 8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대 6000만원,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900만원, 의심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1800만원이다. FIU 관계자는 “고의성, 피해 규모 등을 따져 건별 과태료를 정한다”고 밝혔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FIU 입맛대로 건당 징계액이 산정된다”고 맞받았다. 금융권의 한 임원은 “미국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금융기관에 1000억원대 벌금을 부과하는데 우리는 많아야 고작 240만원”이라며 “금융기관엔 푼돈 수준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정제재인 과태료는 소액 부과로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처럼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부과하는 과징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자금세탁방지법’ 최다 위반 금융기관에 賞까지 줬다

    [단독] ‘자금세탁방지법’ 최다 위반 금융기관에 賞까지 줬다

    신한은행·우리카드 업계 최고 징계액담당 책임자들에게 ‘금융위원장 표창’ 최고 과태료 240만원·포상규정 깜깜이일각 “개인표창·기관제재 동일시 안돼”금융위원회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업계 최다 징계액을 받은 은행·카드사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에게 ‘자금세탁 방지를 잘했다’며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세탁방지법이 도입된 지 올해로 20년이나 됐지만 자금세탁방지 공로자에게 주는 포상 관련 규정조차 없다. 징계액도 고무줄 잣대로 들쑥날쑥하고 건당 최대 240만원에 그쳐 ‘무늬만 자금세탁방지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서울신문 취재와 국회 정무위원회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금융기관 제재 현황’을 종합하면 지난해 신한은행과 우리카드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FIU로부터 각각 동종업계 최고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신한은행은 고객확인의무 위반 67건으로 1억원을, 우리카드는 고객확인의무 위반 21건으로 5040만원을 징계받았다. 그런데도 FIU는 신한은행과 우리카드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을 자금세탁방지 공로자로 선정해 지난해 ‘자금세탁방지의 날’(11월 28일)에 금융위원장 표창을 줬다. 자금세탁방지법은 2001년 도입됐다. 금융기관들은 계좌 등의 실소유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고객확인의무, 1000만원 이상 고액거래는 30일 안에 FIU에 보고해야 하는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의심거래보고의무와 같은 세 가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융위는 FIU 설립일을 자금세탁방지의 날로 지정하고 2007년 이후 매년 유공기관과 유공자 표창을 해오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 표창과 기관 제재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징계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는 검토 과정에서 걸러냈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직 FIU 출신 한 인사는 “금융기관 제재 내용은 자금세탁방지의 날 이전에 FIU 내에서 논의된다”며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책임자들이 표창을 받은 건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에선 “징계받은 곳도 잘한다며 할당식으로 상을 주는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상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표창 업무 지침에 따라 선발한다”고 했다. FIU 관계자는 “표창 관련 내부 규정 같은 건 따로 없고 FIU 내 각 부서에 추천을 요청해 수상 대상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자금세탁방지법 표창 규정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고 알음알음으로 내부에서 추천해 ‘깜깜이 선발’을 한다는 얘기다. 민 의원은 “금융위원장 표창은 개인을 넘어 금융기관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들에겐 표창을 주지 않는 방식의 공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과태료 산정 기준도 주먹구구식인 데다 징계액도 미미해 ‘안 지켜도 되는 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FIU 제재 현황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징계액이 천편일률적으로 240만원이다. 신한은행(67건·1억원)만 건당 약 149만원이고 삼성카드(2건·480만원), 우리카드(21건·5040만원), 동양생명(19건·4560만원), 농협생명(14건·3360만원) 등은 모두 건당 240만원이다.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소 37만원에서 최대 84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11건·410만원)이 건당 약 37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농협은행(21건·1760만원)이 건당 약 8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대 6000만원,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900만원, 의심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1800만원이다. FIU 관계자는 “고의성, 피해 규모 등을 따져 건별 과태료를 정한다”고 밝혔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FIU 입맛대로 건당 징계액이 산정된다”고 맞받았다. 금융권의 한 임원은 “미국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금융기관에 1000억원대 벌금을 부과하는데 우리는 많아야 고작 240만원”이라며 “금융기관엔 푼돈 수준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정제재인 과태료는 소액 부과로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처럼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부과하는 과징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자금세탁방지법’ 최다 위반 금융기관에 賞까지 줬다

    [단독]‘자금세탁방지법’ 최다 위반 금융기관에 賞까지 줬다

    법 도입 20년... 금융위 ‘고무줄 상벌’ 신한은행.우리카드 업계 최고 징계액해당기관 직원들 금융위원장 표창 받아위반 건당 최고 과태료 고작 240만원포상 규정도 ‘깜깜이’... 입맛대로 뽑아 금융위원회가 일명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업계 최다 징계액을 받은 은행·카드사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에게 ‘자금세탁 방지를 잘했다’며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세탁방지법이 도입된 지 올해로 20년이나 됐지만 자금세탁방지 공로자에게 주는 포상 관련 규정조차 없다. 징계액도 고무줄 잣대로 들쑥날쑥하고 건당 최대 240만원에 그쳐 ‘무늬만 자금세탁방지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15일 서울신문 취재와 국회 정무위원회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금융기관 제재 현황’을 종합하면 지난해 신한은행과 우리카드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FIU로부터 각각 동종업계 최고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신한은행은 고객확인의무 위반 67건으로 1억원을, 우리카드는 고객확인의무 위반 21건으로 5040만원을 징계받았다. 그런데도 FIU는 신한은행과 우리카드의 자금세탁방지 담당 책임자들을 자금세탁방지 공로자로 선정해 지난해 ‘자금세탁방지의 날’(11월 28일)에 금융위원장 표창을 줬다. 자금세탁방지법은 2001년 도입됐다. 금융기관들은 계좌 등의 실소유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고객확인의무, 1000만원 이상 고액거래는 30일 안에 FIU에 보고해야 하는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의심거래보고의무와 같은 세 가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융위는 FIU 설립일을 자금세탁방지의 날로 지정하고 2007년 이후 매년 유공기관과 유공자 표창을 해오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 표창과 기관 제재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징계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는 검토 과정에서 걸러냈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직 FIU 출신 한 인사는 “금융기관 제재 내용은 자금세탁방지의 날 이전에 FIU 내에서 논의된다”며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책임자들이 표창을 받은 건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에선 “징계받은 곳도 잘한다며 할당식으로 상을 주는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상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표창 업무 지침에 따라 선발한다”고 했다. FIU 관계자는 “표창 관련 내부 규정 같은 건 따로 없고 FIU 내 각 부서에 추천을 요청해 수상 대상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자금세탁방지법 표창 규정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고 알음알음으로 내부에서 추천해 ‘깜깜이 선발’을 한다는 얘기다. 민 의원은 “금융위원장 표창은 개인을 넘어 금융기관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제재받은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들에겐 표창을 주지 않는 방식의 공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과태료 산정 기준도 주먹구구식인 데다 징계액도 미미해 ‘안 지켜도 되는 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FIU 제재 현황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징계액이 천편일률적으로 240만원이다. 신한은행(67건·1억원)만 건당 약 149만원이고 삼성카드(2건·480만원), 우리카드(21건·5040만원), 동양생명(19건·4560만원), 농협생명(14건·3360만원) 등은 모두 건당 240만원이다.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소 37만원에서 최대 84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11건·410만원)이 건당 약 37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농협은행(21건·1760만원)이 건당 약 8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객확인의무 위반 과태료는 건당 최대 6000만원,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900만원, 의심거래보고의무 위반은 건당 최대 1800만원이다. FIU 관계자는 “고의성, 피해 규모 등을 따져 건별 과태료를 정한다”고 밝혔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FIU 입맛대로 건당 징계액이 산정된다”고 맞받았다. 금융권의 한 임원은 “미국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금융기관에 1000억원대 벌금을 부과하는데 우리는 많아야 고작 240만원”이라며 “금융기관엔 푼돈 수준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정제재인 과태료는 소액 부과로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처럼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부과하는 과징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코스피 급락한 날 국회 찾은 은성수…‘공매도 해법’은 없었다

    코스피 급락한 날 국회 찾은 은성수…‘공매도 해법’은 없었다

    여당 정무위원들에 신년 업무보고공매도 재개 관련 구체보고는 안해여당, 재보선 앞두고 재개에 부담학계에서는 “뚜렷한 장점 있다”국내 주식시장이 큰 폭 조정을 받으며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진 2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국회를 찾았다. 여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올해 업무를 보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뜨거운 감자’인 공매도 재개 여부를 두고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이 제도를 바라보는 ‘동학 개미’(개인 투자자)의 시각과 금융당국 내부 또는 학계의 시각이 워낙 큰 차이를 보이다 보니 당정도 방향을 쉽게 잡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9일 국회에서 은 위원장을 포함해 정무위 산하 6개 기관장을 불러 비공개 신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은 의원장은 올해 추진할 업무계획을 종합적으로 보고했다. 다만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공매도 관련해 개선된 제도의 후속조치로 시행령(불법행위 처벌강화) 만들고 있다는 경과보고 정도만 했다.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오늘은 공매도뿐 아니라 신년 업무 전반을 보고 받는 자리였다”면서 “의원들이 ‘공매도 제도를 지난해 개선한 점도 있는데 언론과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으니 금융위가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4월 서울·부산시장을 뽑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가 반대하는 공매도를 예정대로 오는 3월 16일 재개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무위 소속인 양향자·박용진 의원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공매도 금지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무위 소속인 오기형 의원은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 등을 우려하며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등 의견이 일치되지는 않는다. 학계에서는 공매도를 예정대로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공매도 제도의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적정 주가를 찾아 주가에 낀 거품을 일찌감치 걷어내 변동성을 줄여 주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공매도를 금지했던 국가 중 아직 재개하지 않은 곳은 한국과 인도네시아뿐이라 글로벌스탠다드(국제 표준)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글로벌스탠다드를 지키지 못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등이 생겨 오히려 우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28일 우리 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의 금융시장 안정화가 많이 진행됐고, 경제도 회복되고 있어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이 공매도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부당한 수익을 내왔기에 제도 개선을 모두 마친 뒤 재개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아예 공매도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만명 넘는 인원이 동의해 정부가 답변해야 하는 기준을 넘겼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 분쟁조정 신청했더니 GA ‘꼼수 소송’… 보험설계사 발목잡는다

    [단독] 분쟁조정 신청했더니 GA ‘꼼수 소송’… 보험설계사 발목잡는다

    “금융감독원 분쟁 조정만 믿고 있었는데, 꼼수 앞에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하네요.” 보험설계사 송인석(66·가명)씨는 거대 보험대리점(GA)인 A사 소속이던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대형 보험 계약 3건을 따냈다. 회사와 계약한 조건대로라면 모집 수당으로 2억 2400만원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A사가 준 돈은 8000만원이 전부였다. 같은 회사 소속인 다른 보험설계사 성지석(49·가명)씨도 유지 수당(보험계약을 유지하면 주는 돈)을 못 받았다. 회사의 담당 임원은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대비해 장부를 맞춰 놔야 하는데 돈이 모자라니 다음달로 미루자”는 이유를 댔다. 받아들일 수 없었던 두 설계사는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보통 3개월이면 조정 절차가 끝나기에 곧 수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안 회사 대표 김모씨가 “오히려 돈을 더 줬으니 돌려받아야겠다”며 민사소송을 내면서 분쟁 조정이 중단됐다. 민원처리법상 소송이 제기되면 분쟁 조정은 진행될 수 없다. 송씨는 “대표가 탈세하려고 보험사에서 나온 수당을 내 계좌에 입금받도록 한 뒤 인출해 현금으로 받아 갔는데, 이를 돈을 준 증거처럼 제시했다”며 황당해했다. 금융사로부터 당한 금전적 피해를 법으로 풀기엔 재정·시간적 여력이 없는 개인을 위해 마련된 분쟁조정제도가 꼼수 앞에 무력해지는 일이 빈번해졌다. 특히 국내 대형 보험대리점이나 보험사들이 분쟁 조정을 막으려고 억지 소송을 걸어 피해자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이 처리한 생명보험 관련 금융 분쟁은 2018년 5766건에서 2020년 6613건으로 12.8% 늘었다. 특히 민사소송을 이유로 취소된 분쟁은 2018년 5건에서 2019년 23건, 2020년 33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사가 진짜 억울해 소송을 건 사례도 있겠지만 분쟁 조정 절차를 피하고 시간을 끌기 위해 소송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사건이 법원으로 가면 최종심을 받는 데 2년 이상 걸리는 일이 흔하다. 송씨처럼 생활 자금이 급해 분쟁 조정을 신청했던 입장에서는 소송을 통해 이겨 봤자 ‘상처뿐인 승리’로 끝난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업계 내 이직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무직자로 전락할 수 있다. 반면 금융사 입장에서는 분쟁 조정 대신 민사 소송을 택하면 득이 많다. 보험전문 박기억 변호사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검사하면 자료 요구 등을 많이 하는데 법원으로 가면 아무도 관여 없이 재판이 진행되기에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금융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영업정지 같은 행정처분에서도 자유로워진다. 20대 국회 때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이 5000만원 이내 소액 사건의 경우 분쟁조정 신청 이후 금융사의 소송 제기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회기가 끝나 폐기됐다. A사 측은 “송씨와 성씨가 계약 유지를 못해 수당을 환수하려고 소송을 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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