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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주영 15주기… 정몽구 회장 자택서 첫 제사

    정주영 15주기… 정몽구 회장 자택서 첫 제사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5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범현대가(家)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11월 정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행사를 합심해 개최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뭉친 것이다. 이번 15주기 제사는 정 명예회장의 자택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이 아니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지냈다. 앞서 지난해 8월 정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8주기 제사도 한남동 정 회장의 자택에서 지냈다. 앞서 두 사람의 제사는 이들이 별세 직전까지 살던 청운동 자택에서 이뤄져 왔다. 이날 제사에는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 회장과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동생 정상영 KCC명예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또 정 명예회장의 3세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등도 참석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등 정 명예회장의 조카들도 모두 한남동을 찾았다. 21일에는 범현대가 가족과 계열사 임직원들이 개별적으로 경기 하남시 창우리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21일 울산 본사 내 체육관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오전 8시부터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연다. 전남 영암에 있는 현대삼호중공업도 분향소를 마련하고 추모식을 가질 계획이며,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 공장에도 분향소를 설치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4·13 총선 핫클릭] 서울에서 무소속 출마는 자살행위?… 16년간 당선자 0명

    [4·13 총선 핫클릭] 서울에서 무소속 출마는 자살행위?… 16년간 당선자 0명

    “무소속 출마를 생각했지만 지역의 지지자들과 구의원들이 입당을 강하게 권유했다.” 18일 군소정당인 민주당 입당을 공식화한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당의 변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이후 무소속으로 지역을 훑었으나 춥고 황량한 ‘광야’에 홀로 서 있는 게 녹록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병헌(동작갑) 더민주 의원도 재심 신청이 기각된 지난 16일부터 무소속 출마 등 향후 거취를 놓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르면 20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무소속 출마의 어려움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대 총선 서울 개표 현황을 보면 16대 선거가 치러진 2000년부터 16년간 무소속 당선자는 한 명도 없었다. 출마자는 16대 22명, 17대 34명, 18대 14명, 19대 27명 등 100명에 달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던 셈이다. 반대로 영호남은 16대 무소속 당선자 5명(강운태 광주 남구, 정몽준 울산 동구, 이강래 전북 남원·순창, 박주선 전남 보성·화순, 이정일 전남 해남·진도) 전원을 배출하며 서울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16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선자가 없었던 건 아니다. 13대 총선에서 서울 성북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철 무소속 후보가 31.15%를 얻어 민주정의당 김정례 후보를 7.70% 포인트 차로 따돌린 게 대표적이다. 당시 초선의원이었던 이 후보는 1987년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김대중’ 야권후보 단일화를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않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서울 서초갑에서도 박찬종 후보가 민주정의당 이종률 후보를 꺾었다. 15대 선거에서는 신한국당 정성철 후보를 이긴 홍사덕(강남을) 후보가 유일했다. 무소속으로 13대 선거에서 낙선한 뒤 두 번째 도전 만에 얻은 결과였다. 이에 대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교수는 “호남, 영남권은 다른 지역과 달리 사실상 일당 체제로 오랫동안 유지돼 다른 정당에 표를 줄 일이 없다 보니 무소속 후보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반대로 서울 등 수도권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지지도가 팽팽해 A가 아니면 B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라 영호남과 지역적인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서울은 정당 정책 등 총선을 관통하는 이슈가 투표 요인으로 작용하는 일이 많아 인물 경쟁력을 보는 지방보다 당선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오병하·로베르토 로메로 교수 등 아산의학상 수상

    오병하·로베르토 로메로 교수 등 아산의학상 수상

     카이스트 오병하 교수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로베르토 로메로 교수 등이 올해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제9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기초의학 부문에서 오병하(55) 카이스트 생명의학과 교수, 임상의학 부문에서는 로베르토 로메로(64) 미국 국립보건원 주산의학연구소 교수를 각각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젊은의학자 부문에는 조승우(40)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김준범(40) 울산의대 흉부외과 교수가 선정됐다.[사진:순서대로 오병하·로베르토 로메로·조승우·김준범 교수] 아산의학상은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의과학자를 선정, 시상하기 위해 2007년 제정했으며, 특히 올해는 의학발전에 기여한 해외 의과학자를 처음 수상자로 선정했다.  오병하 교수는 세포분열을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인 DNA가 염색체로 응축되는 과정에 작용하는 단백질 ‘콘덴신’의 구조와 작용원리를 밝혀낸 업적을 높이 평가받았다.  DNA 응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분열되는 세포가 유전정보를 받지 못하고 사멸하게 된다. 이 작용원리를 활용하면 이후 콘덴신 기능을 제어하여 암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베르토 로메로 교수는 1970년대까지 초기 임산부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자궁외임신을 조기 진단하는 방법을 고안해 초기임산부 사망률을 크게 낮췄으며, 조산과 선천성 기형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등 30여 년간 산모와 태아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주산의학(Perinatology)이란 임산부와 태아 및 신생아의 건강을 위한 의학적 연구를 말한다. 특히, 로메로 교수는 주산의학을 연구하는 우리나라 산과학 의학자들과 77건의 공동연구 논문을 발표해 국내 의학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젊은의학자상을 수상하는 조승우 교수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혈관계 및 신경계 난치성질환의 치료를 위한 조직재생 기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김준범 교수는 심장혈관질환 및 심장판막 수술의 새로운 치료지침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6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며, 기초의학 부문 3억 원, 임상의학 부문 25만 달러, 젊은의학자 부문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재단 측은 지난해 6월부터 심사위원회를 구성, 수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진행해 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국내 의과학계 발전을 위해 2011년 조성한 아산의학발전기금을 2012년 300억 원의 규모로 확대해 아산의학상 시상 및 수상자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이창우(46) 서울 동작구청장은 젊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장 226명 가운데 최연소다. 젊음이 흠이 될 건 없지만, 인구 구조와 공직 사회가 가파르게 고령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구청장에게 부담은 될 수 있다. “연륜 있어 보이려 일부러 새치를 염색하지 않는다”는 젊은 정치인도 있지만, 그는 젊음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젊은 덕에 주민들에게 넙죽 큰절해도 어색하지 않다. 요즘은 더 어려 보이려고 BB크림도 바른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의 ‘청년 다움’은 구정에도 녹아 있다. “공적 재정에 기대지 않는 복지 체계를 만들어 보겠다”며 어르신 행복주식회사를 설립한 일이나 “범죄율을 낮추겠다”며 지역 범죄 정보를 공개한 행보는 노회한 행정가는 하기 어려운 참신한 발상이다. 그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도 행정도 결국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인 만큼 ‘사람 살기 좋은 동작’을 만들기 위해 향후 30년 미래 비전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정권 10년 동안 핵심부의 ‘숨은 조력자’ 이 구청장은 자신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상도동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10살 되던 1980년, 가난한 농부였던 아버지 손에 이끌려 동작구 상도동으로 이사왔으니 지역과의 인연이 올해로 36년째다. 젊은 초선 구청장이지만 그가 정치권에 발들인 건 꽤 오래됐다. 1997년 기자인 매형의 권유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의 당직자로 일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 정당을 이끌 때다. 27살이던 이 구청장은 학생운동을 하며 치열한 학창 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건설업체에 다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는 “‘학출’(학생운동 출신 노동자)로 필름공장에 위장 취업했던 이력도 있었던 터라 ‘이왕 세상을 바꾸려면 제도권 야당에 들어가 일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대변인실 자료부장’이 그의 첫 직함이었다. 이 구청장은 복 있는 정치인이다. 현대사에서 현 야권이 집권한 10년 동안 핵심부의 ‘숨은 조력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대선 때는 민주당 후보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곁에서 드라마 같던 당내 경선 과정부터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와 파기, 당선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참여정부 5년 내내 대통령의 관저 생활을 보좌하는 청와대 제1부속실에서 행정관과 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구청장에게 노 전 대통령은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는 “내 정치 철학과 행동, 의사결정 과정 등은 하나도 빠짐없이 노 대통령께 배운 것”이라고 했다.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것도 평소 풀뿌리 정치를 강조했던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을 따른 것이었다. 이 구청장은 부하 공무원 등 주변으로부터 “추진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예산 100억원 지원이 걸린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 등 대형 공모 사업이 있을 때마다 자신을 비롯해 구의 모든 국·과장급 간부를 출동시켜 전방위 세일즈 전략을 펴 사업권을 따냈다. 하지만 그는 “추진력보다는 지구력이 강한 편”이라면서 “참여정부 때 천성산 터널 분쟁 등 첨예한 대립이 생기면 노 대통령은 끈질긴 대화와 설득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노량진 컵밥거리’를 조성할 때 그의 추진력과 인내심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애초 노량진역 인근 학원가에 모여 있던 20여개의 컵밥 노점은 수험생 등이 많이 찾았지만, 통행불편 등을 호소하는 민원이 구청에 자주 접수됐다. 이 구청장은 “무조건 힘만 동원해 노점을 없애는 건 옳지 않다고 보고 인근 170m 떨어진 곳에 컵밥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대안을 마련해 상인들을 집요하게 설득했다”고 말했다. 1년 동안 협조를 구한 끝에 노점상인들의 동의를 구했고 컵밥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내년 6월까지 종합행정타운 건립 청사진 마련” 이 구청장이 보는 동작구는 30여년 전 막 이사왔을 때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다. 발전이 지체됐다는 얘기다. 특히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상업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 지역민이 일할 기업 등이 없으니 세입이 부족해 재정자립도는 28.7%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평균(31.7%)을 밑돈다. 그는 “동작은 100여년 전 경인선 출발지일 만큼 물류의 중심지였다”면서 “도시 구조를 너무 주거 중심으로 짠 데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뒤에도 지역 내 경제활동 기반을 체계적으로 조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발전이 정체된 지역을 깨우기 위해서는 장기 비전을 담은 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구청장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구는 조만간 공모를 통해 ‘동작구 종합도시발전계획’ 연구 용역 사업을 진행하고 내년 6월까지 지역 발전을 꾀할 미래 청사진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기 지역 발전 전략의 핵심은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이다. 현재 노량진역 인근 ‘노른자 땅’에 있는 구청사와 구의회, 보건소, 경찰서 등을 낡은 건물이 밀집한 장승배기 일대로 옮겨 약 2만㎡(6000평) 규모의 행정 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상업지구인 현 구청사 자리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을 입주시켜 쇼핑객 등을 끌어와 인근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이어지는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구청장은 “현재 진행 중인 행정자치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가 4월 나오는데 통과하게 되면 사업의 7부 능선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는 2019년 행정타운을 착공해 2021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취약계층이 겪는 일자리 문제도 구가 나서 도와야 한다. 사실 기초지자체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예산 등의 제약 탓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청년과 여성, 노인에게 시혜성 짙은 단기 일자리가 아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문 연 ‘동작구 어르신 행복주식회사’에는 이러한 철학이 담겼다. 행복주식회사는 동작구청과 시설관리공단, 문화복지센터 등을 깨끗이 하는 청소대행업체인데 만 60~71세를 직원으로 뽑는다. 구 예산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이윤을 창출해 자립하는 것이 목표다. 구는 설립 자금으로 2억 9000만원을 지원해 줬을 뿐 올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새로운 일자리 복지 모델이 될 수 있다. ●“구 숙원 사업인 흑석동 고교 유치는 꼭 마무리” 취직이 안 돼 고민하는 청년에게는 탄탄한 지역 중소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구해 주고 있다. 구는 지역 기업들과 함께 청년인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해 인턴으로 일했던 43명 가운데 24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 구청장은 “올해도 찾아가는 취업박람회와 직종별 소규모 박람회를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흑석동에는 고등학교가 없어 교육 문제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구민들이 있다”면서 “구의 숙원 사업인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는 임기인 2018년 내에 반드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영화 속의 현실/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영화 속의 현실/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설 명절 기간 중에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이 카톡으로 떠돌아다녔다. 정몽준 전 의원과 안철수 대표가 같이 만난 사진이다. 사진 속의 정 전 의원이 말풍선으로 “나는 금수저인데 너는?” 하고 묻는다. 안 대표가 말풍선으로 대답한다. “난 그냥 철수져….” 정 전 의원이 보면 기분이 안 좋을지 모르지만, 네티즌들이 그냥 웃자고 만든 사진이다. 금수저 흙수저가 얼마나 세간에 회자됐으면 네티즌들이 이런 사진까지 만들어 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의 핵심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다. 핏줄과 커넥션이 개인의 능력에 앞서는 사회에 대한 좌절감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금수저 위에 다이아몬드 수저, 흙수저 밑에 일회용 수저까지 나왔다. 요즘은 금수저, 흙수저에 관련된 영화도 인기다. ‘검사외전’은 개봉 이틀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인기몰이를 했던 ‘암살’을 넘어선 기록이란다. ‘검사외전’은 지난해 이병헌 주연의 ‘내부자들’, 황정민과 유아인 주연의 ‘베테랑’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의가 무너진 우리 사회에 대해 통렬한 비판과 풍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는 영화들 중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소재가 많다. 젊은 층은 ‘금수저, 흙수저’를 논하며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다. 가진 자들끼리의 견고한 커넥션 속에서 약자는 더 소외감을 느낀다. 영화 속에서 정의가 무너진 사회를 강타하는 주인공의 활약상에 천만 관객은 환호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현실감 있게 다가오기 때문에 인기몰이를 한다. ‘검사외전’도 특권층의 커넥션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철새 도래지를 개발해 돈을 벌려는 자본가, 이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주민들,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시위의 합법적 진압을 위해 폭력 조직이 동원된다. 이들은 환경단체 회원이 돼 경찰을 폭행하고, 여론의 방향이 바뀐다. 이 모든 이야기의 위에는 검찰 상층부와 집권당 정치인의 거대한 커넥션이 있다. 기득권 세력의 ‘검은 커넥션’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정의롭지만 폭력적인 주인공 검사 황정민은 이 검은 커넥션을 고발하려고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는 도리어 이 검은 커넥션이, 권력층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돼 감옥에 간다. 영화 속에서 강동원은 뜻밖의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사기꾼이지만 귀엽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거대한 복수극 속에서 그가 지니는 방관자적인 태도다. 주인공 검사를 돕지만, 사회 정의 같은 거창한 목적 따위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죽지 않기 위해서 뛰는 것이다. 인간적인 정을 끊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그 캐릭터는 서민의 캐릭터다. 거대 담론보다는 눈앞의 삶 속에서 살아남기에도 버거운 서민들의 상황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소름끼치는 장면이 나온다. 모든 악행의 근원인 죄인이 자신의 모든 죄가 밝혀지고 난 후에 이렇게 외친다. “이는 야당이 나를 죽이려는 음모야.” 어디서 많이 겪어 본 기시감마저 느껴진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흥행 돌풍 중인 영화 ‘검사외전’은 독과점 논란에도 휩싸였다. 절대적인 스크린 숫자로만 보면 독과점이 의심되지만, 독과점 비난을 퍼붓기엔 이 영화의 좌석 점유율이 매우 높다. 시원찮은 영화로는 스크린을 아무리 많이 잡는다고 해도 관객이 오지는 않는다. 관객은 1만원 가까운 입장료를 내버렸다고 생각할 때 더 분노한다. ‘검사외전’은 우리 사회의 분노 코드를 건드린다. 관객들은 속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것이다. 수저 계급론은 사회 계층 간 격차가 심해지고, 계층 간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면서 나타난 갈등이다. 갈등과 불만의 근원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일 것이다. 예전에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교육이었다. 가난한 집안에서도 죽어라 공부하면 개천의 용이 될 수 있었다. 사회의 커넥션이 견고해질수록 개천에서 용이 될 기회는 줄어든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열어 놓고 기득권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때라야 수저 논란이 잦아들 것이다.
  • [자치단체장 25시]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DJ 연설 보며 16살부터 ‘정치 꿈’…순천서 올라온 뒤 38년째 ‘용산 사랑’ “매달 10만명 몰리는 면세점과 연계…日아키하바라처럼 전자상가 살릴 것” 서울 용산은 개방적인 듯하며 보수적인 동네다. 다양한 문화를 껴안아 ‘무지개도시’가 됐지만, 선거철에는 보수 성향을 보인다. 이 지역 국회의원 자리는 12년째 여당 몫(진영 의원·새누리당)이고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에게 패한 자치구 3곳(강남·서초·용산) 중 하나였다. 박 후보가 졌던 3곳 자치구 중 야당 구청장이 당선된 곳은 ‘용산’이 유일하다. 그만큼 성장현(61) 구청장의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용산구 사정에 밝은 한 시민은 “성장현이라는 개인이 터를 잘 다져 유권자들이 정치 성향을 떠나 많은 표를 안긴 것 같다”고 말했다. 1978년 고향 순천에서 탄 서울행 완행열차가 용산역에 그를 내려 주면서 시작된 용산과의 인연은 벌써 38년째가 됐다. 용산의 골목골목 사정까지 안다고 자부하는 그다. 성 구청장은 “올해는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복지재단을 만들어 복지사각지대를 돕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지역기반으로 ‘與 텃밭 속 野구청장’ 성 구청장이 정치인을 꿈꾼 건 16살 되던 1971년 4월의 일이다. 촌마을 중학생이던 그는 ‘김대중 대통령 후보 연설회’를 알리는 벽보를 보고 우연히 유세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대학 교정을 가득 메운 인파와 김 전 대통령이 토해 내던 열변은 그를 매료시켰다. 막연히 가졌던 판사의 꿈은 가슴속에서 지워졌고 대신 정치인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순천 매산고 웅변부에 들어가 소질을 보이며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다. 성 구청장은 삭풍이 불던 1978년 12월 서울 땅을 처음 밟았다. 가정 형편 탓에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돈을 벌려고 무작정 상경했다. 공사 현장 일용 잡부부터 책·보험 판매원, 해수욕장에서 튜브와 비치파라솔을 파는 일까지 돈 되는 건 닥치는 대로 하며 고된 청춘을 버텼다. 1980년대 초 용산구 보광동의 웅변학원을 인수해 자리 잡으면서 지역과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그의 정치 무대는 늘 용산이었다. 1991년 용산 초대 구의원에 당선됐고, 1998년에는 민선 2기 용산구청장에 당선됐다. 2010년부터 민선 5· 6기 구청장으로 일하고 있다. 승승장구한 듯한 이력이지만 큰 정치적 아픔도 겪었다. 2000년 선거법 위반으로 취임 2년 만에 구청장 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지인들과 식사를 하면서 무심결에 44만원을 결제하려 했던 게 문제가 됐다. 이후 10년간 야인 생활을 한 그는 “정치인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다른 사람이 선거 유세하는 것만 봐도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감옥에 안 갔을 뿐 사실상 갇혀 있는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때의 아픔 덕에 사람을 용서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꼬박 10년 뒤인 2010년 구청장에 당선돼 재기에 성공했다. ●면세점 협력업체 5곳과 주민 우선채용 협약 성 구청장의 2016년 구정 화두는 ‘성장’과 ‘나눔’으로 요약된다. 성장 전략의 열쇠는 면세점이 쥐고 있다. 지난해 12월 용산역 아이파크몰에는 HDC 신라면세점이 문을 열었다. 면세점에는 매달 10만명의 쇼핑객이 몰리고 있다. 성 구청장이 이곳을 ‘복덩이’로 여기는 이유다. 그는 “면세점 고객들이 이태원에서 각국 음식과 문화까지 즐길 수 있도록 이곳을 문화관광벨트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효과가 활력을 잃은 용산전자상가에도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성 구청장은 “면세점과 힘을 합쳐 용산전자상가를 일본의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처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는 전자제품 매장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점 등이 즐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다. 용산전자상가는 1990년대까지 국내 최대 전자상가로 호황을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침체했다. 성 구청장은 면세점 지원을 받아 전자상가의 ‘드래건 정보기술(IT) 페스티벌’을 벌이는 등 활기를 불어넣을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완공 예정인 용산관광호텔(1730객실 규모)로부터 2700㎡(약 817평)의 땅을 기부받아 IT산업지원센터도 만들기로 했다. 지역 내 일자리 만들기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구는 지난달 11일 면세점 협력업체 5곳과 업무 협약을 하고 직원 채용 때 용산 주민을 우선 뽑고 면세사업을 확장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면 주민을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눔 사업의 핵심은 용산복지재단 설립이다. 성 구청장 스스로 “최대 공약 사업”이라고 표현할 만큼 애정이 크다. 용산구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벌가 자택이 몰려 있어 부촌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동자동 쪽방촌 등 저소득층 거주지도 섞여 있어 빈부 격차가 심하다. 성 구청장은 “기초연금 등 들어갈 복지비용은 느는데 예산은 제자리걸음이라 민간이 참여하는 복지 재단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 지역 기업과 주민들의 기부로 30억원의 종잣돈을 모아 늦어도 오는 5월에는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1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성 구청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아동·청소년 교육이다. 그는 ‘어린이·청소년 종합타운’을 원효로 옛 청사 터에 내년 준공하기로 하고 올 한 해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종합타운에는 산후조리센터, 어린이집, 육아종합지원센터, 장난감도서관, 청소년도서관, 원어민 외국어교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는 “남은 2년여의 임기 동안 100억원 목표인 용산장학기금 마련 등 지역의 숙원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뉴스 분석] 안철수 “이번 선거에 모든 것 건다”… 교섭단체 구성이 최대 관건

    [뉴스 분석] 안철수 “이번 선거에 모든 것 건다”… 교섭단체 구성이 최대 관건

    새 인물 수혈·정책 등 반전카드 없으면 13%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등 어려워‘현역 갈등·호남 물갈이’도 뇌관으로… 安·千·金 ‘3두체제’ 찰떡호흡이 숙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4·13총선을 71일 앞둔 2일, 중도 정당의 깃발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안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51일 만이다. 안 의원이 2014년 3월 독자 창당을 중단하고 새정치민주연합과 합당한 지 23개월 만이기도 하다.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안 의원은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오늘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정치혁명의 길을 시작한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당이 첫 발자국을 내딛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저는 국민의당에, 이번 선거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를 맡은 천정배 의원은 “3당 체제에서 국민의당이 제1당이 될 수 있는, 최소한 새누리당의 과반을 저지하며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천 의원을 공동대표로, 두 사람과 함께 김한길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박주선·주승용 의원, 김성식 전 의원,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참여혁신수석 출신인 박주현 변호사가 최고위원으로 지명됐다. 지금껏 양당 구도를 허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주영(통일국민당), 이인제(국민신당), 정몽준(국민통합21), 문국현(창조한국당) 등 1987년 이후 이뤄진 도전은 번번이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김종필)이 한때 원내 50석을 얻는 등 제3당 역할을 했지만 결국 2006년 소멸했다. 국민의당 또한 30~35%로 추산되는 중도·무당층을 겨냥한다. 국민의당이 존속하려면 4·13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래야 안 의원도 2017년 대선을 도모할 수 있다. 우선 12~13%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등이 절실하다.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경우 야권 내 힘의 균형이 더민주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설 민심 잡기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새 인물 수혈이나 새누리당·더민주와 차별화된 어젠다 선점 등 반전카드가 마땅치 않다. 안철수·천정배·김한길 등 사실상 ‘3두체제’의 순항 여부도 변수다. 안 의원 측근 그룹과 더민주 탈당파 현역 의원 간 갈등, ‘호남 물갈이’를 주장해 온 천 의원과 현역의원 간 갈등 등 ‘뇌관’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총선 야권연대도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야권연대를 안 하자니 수도권에서 참패가 예상되고 단일화를 하자니 ‘새 정치’란 지향점을 잃게 되기 때문에 딜레마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대전 장진복 기자 vivian49@seoul.co.kr
  • [서울광장] 핵무장 논의 활성화 의미 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핵무장 논의 활성화 의미 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더이상 북핵에 재래식 무기로 맞설 수 없다는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이제 자위적 차원의 핵무장이 불가피함을 밝힙니다.”(○○○○년 ○월 ○일 한국) “핵우산 제공 약속이 변함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한국의 핵 개발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동북아에 불필요한 핵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미국, 즉각적이고 강력한 어조로 반대 입장을 밝힌다) “남북한 모두 진중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한반도 비핵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중국, 종전 한반도 핵 관련 대응과 대동소이하다) “한국의 핵무장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 한국이 핵무장 의지를 접지 않는다면 우리도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일본 외무성 대변인) 한국의 핵무장 선언 이후 미·중·일 3국은 전에 없는 강한 강도로 한국을 몰아친다. 가장 발 빠른(?) 나라는 역시 일본이다.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에 있는 고속로 임계시험장치(FCA) 내 플루토늄의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핵무기 전용 우려로 미국이 회수에 나선 핵연료다. 중국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일본의 움직임에 (중국은) “동북아의 핵 안정을 저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핵 경쟁의 진앙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을 겨냥해 원유 공급 축소에 나서는 등 국제 공조에 가세한다. 여차하면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공급을 아예 끊을 태세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설도 나돈다. 4차례 핵실험에도 중국이 보이지 않던 반응이다. 한국을 겨냥해서는 수출품의 통관 절차가 갑작스레 까다로워진다. 중국을 필두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북한은 한국의 핵무장 계획 취소 등을 전제로 비핵화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를 전격 표명한다. 북핵이 답답하다. 그래서 그려 본 가상 시나리오다. 북한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10여년 동안 4차례나 핵실험을 했지만, 현상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대응도 판박이다. 미국이 전략폭격기인 B52를 한반도 상공에 띄우고, 한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4개월 만에 재개하고,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제재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북한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속도를 내는 듯했던 중국이 갑자기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세 가지 원칙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그동안의 스탠스인 것이다. 북핵 해법이 답보를 거듭하면서 한국 내에서도 핵무장론이 나오고 있다. 정몽준 전 의원이나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북핵을 풀 열쇠는 우리의 핵 보유라는 주장이다. 물론 국제 역학관계상 우리가 핵을 가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들이 그것을 모르고 일각의 비판처럼 포퓰리즘 차원에서 핵무장을 주장했을까. 오히려 그들도 한국의 한계를 알지만 핵무장론이 우리에게 보탬이 된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높인 것은 아닐까. 핵은 보유하기도 어렵지만 이를 포기시키기는 더 어렵다. 이스라엘을 포함해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등 어느 한 나라도 미국이 핵 개발에 반대하고 제동을 걸려 했지만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 같은 예는 아니지만 포기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 소련 해체 이후 독립국가가 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은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했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똘똘 뭉쳐 강력한 압박과 당근을 제시해 3000여기에 달하는 핵무기를 러시아로 반출, 1996년까지 모두 폐기 처분했다. 핵 폐기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공고한 연대와 압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국가(IS) 등 중동 문제로 북핵은 국제정치 이슈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 북핵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런 때 국내에서 논의되는 핵무장론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무턱대고 핵무장 논의를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나설 수 없지만 정치권 등의 핵무장 논의는 우리에게 충분히 의미가 있다. sunggone@seoul.co.kr
  • [신년 여론조사] 반기문 대선 출마 땐 ‘야권 흔들’… 지지도 26.7% 압도적 1위

    [신년 여론조사] 반기문 대선 출마 땐 ‘야권 흔들’… 지지도 26.7% 압도적 1위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변수는 야권 지지층 흡수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 총장을 후보군에 포함시킬 때와 제외시킬 때 여야의 나머지 지지 후보 순서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9대 대선 한 해 전인 2016년 초 현재 대선 구도는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 형세다. 반 총장을 제외하고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4.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12.4%), 안철수 무소속 의원(11.7%), 박원순 서울시장(9.3%)의 순서였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8.0%),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3.7%), 이재명 성남시장(3.5%),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3.1%), 김문수 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2.0%), 남경필 경기지사(1.6%), 안희정 충남지사(1.3%) 순이었다. ●반기문 지지율 1년 전보다 12%P 빠져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 총합이 38.2%로 여권 후보들 32.7%보다 우세했다. 부동층(모름/무응답)은 29.1%로 거의 3명 중 1명꼴을 형성하며 여전히 유동적인 민심을 반영했다. 반면 반 총장을 포함시킬 경우 26.7%로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김무성 대표(9.9%), 문재인 대표(7.7%), 안철수 의원(7.5%)이 뒤를 이었다. 반 총장은 여야 선호 후보나 지지 정당, 지역·연령에 관계없이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고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무당파의 26.1%가 반 총장 선호로 돌아서는 등 부동층에게도 어필했다. 하지만 1년 전인 지난해 1월 1일 본지·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8.7%가 반 총장을 대선 후보로 선호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2% 포인트의 지지율이 빠졌다. 대선에 반 총장이 나설 경우 여권 후보 지지율이 22.5%(반 총장 지지율 제외), 야권 지지율은 21.9%로 역전되며 야권 지지층 흡수 현상이 확연했다. ●김무성, PK서 문재인에 1%P 앞서 후보별로 살펴보면 문재인 대표(4.7%) 김무성 대표(4.4%), 안철수 의원(4.2%) 순이었다. 김무성 대표의 선호도는 대구·경북 지역(21.1%)과 60대 이상(23.6%), 50대(19.4%)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문재인 대표의 선호도는 강원·제주(25.4%), 부산·울산·경남 지역(13.8%)에서 높은 분포를 보였다. 연령층으로는 40대(17.4%), 20대(17.0%), 30대(14.4%) 순이었고 블루칼라(15.8%)와 학생층(15.1%)에서 더 높았다. 김무성·문재인 대표의 고향인 부산·경남 지역에서 김 대표 지지율은 14.8%, 문 대표 지지율은 13.8%로 김 대표가 1% 포인트 근소하게 앞섰다. 안철수 의원의 선호도는 광주·전라(25.2%), 20대(19.5%)와 학생층(17.7%)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박원순 시장의 선호도는 광주·전라(14.8%)와 30대(11.4%), 40대(12.4%) 허리계층에서 높았다. 화이트칼라(11.7%)와 자영업 계층(10.7%)의 선호도도 두드러졌다. 반 총장의 선호도는 인천·경기(29.6%)와 광주·전라(28.1%), 서울(27.7%)을 포함해 전국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반면 그의 출신지인 대전·충청·세종(18.5%)은 전국 지역 중 가장 낮았다. 20대(29.2%)와 40대(30.3%) 허리계층, 자영업(40.1%), 학생층(32.3%)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정당별 지지도로 살펴보면 반 총장은 안철수 신당 지지층에서 33.8%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뒤이어 무당파(26.1%), 새누리당(27.0%),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22.7%), 더불어민주당(22.4%) 등의 순으로 나타나 특정 세대나 정당을 넘어서는 지지세를 보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평창동계올림픽 ‘미리보기’… 리우 금사냥 ‘본방사수’

    평창동계올림픽 ‘미리보기’… 리우 금사냥 ‘본방사수’

    2016년 병신년(丙申年)에는 스포츠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빅 이벤트’들이 펼쳐진다. 8월에는 지구촌 최대 축제인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고, 2월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3월에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등이 기다리고 있다. 9월에는 ‘야구의 도시’ 부산 기장군에서 여자야구월드컵이 열린다. 2016년에 열리는 국내외 대회와 스포츠계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신태용호 U23챔피언십서 리우행 도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올림픽 대표팀은 연초에 8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예선전인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2016년 1월 12∼30일)에 참가한다. 이 대회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 올림픽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이라크와 우즈베키스탄, 예멘 등과 C조에 포함됐다. 1월 14일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고, 이어 예멘(1월 16일), 이라크(1월 20일)와 차례로 2, 3차전을 치러 8강 진출을 결정한다. 대표팀은 앞서 1월 4일 아랍에미리트, 1월 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알파인스키·스노보드… 평창 ‘워밍업’ 2018 평창동계올림픽(2018년 2월 9~25일) 테스트 이벤트가 2월 국제스키연맹 (FIS) 남자 알파인스키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7년 11월까지 총 28개 대회가 열린다. 테스트 이벤트는 올림픽 리허설 성격으로 열리는 대회로 경기장 시설과 코스를 점검하고, 대회 운영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다. 올림픽 개최 전까지 테스트 이벤트로 세계선수권대회가 5회, 월드컵이 14회 개최되고, 코스 점검을 위한 트레이닝위크 등 기타 대회도 9회가 포함됐다. FIS 남자 알파인스키 월드컵이 2월 6~7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리고, 이어 스노보드·프리스타일 월드컵이 2월 18~28일 보광 스노경기장에서 열린다. ‘블라터 몰락’ FIFA 축구 대통령 선거 부정부패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2월 26일(현지시간)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후보는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프랑스 전직 외교관 제롬 샹파뉴, UEFA 사무총장인 스위스 출신 지아니 인판티노,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치인 토쿄 세콸레 등 5명이다. 강력한 두 후보였던 정몽준 전 FIFA 명예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FIFA 윤리위원회에서 각각 6년과 8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후보에 나서지 못한다. 앞서 지난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당선됐지만 부정부패 추문에 휘말리면서 새 회장 선거가 열리게 됐다. 슈틸리케호 승점 보태 월드컵 직행 Go!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국내에서 레바논(3월 24일), 쿠웨이트(3월 29일)와의 2연전을 끝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국은 2차 예선 6경기에서 전승을 기록, 승점 18점으로 G조 1위를 달리고 있어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2점만 보태면 자력으로 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직행한다. 최종 예선은 8개조의 조 1위와 조 2위 상위 4개팀 등 12개팀이 2개조로 나눠 8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풀리그를 벌인다. 아시아 지역에 주어진 티켓은 4.5장이다. 엘리트 +생활체육 = 통합체육회 출범 엘리트체육과 국민생활체육을 각각 대표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결합한 통합체육회가 3월 28일 출범한다. 통합체육회는 일단 공동회장 체제로 운영하다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새 회장 선거를 실시한다. 통합체육회장 선거는 10월 31일 이전에 실시될 예정이다. 두 단체를 통합하는 것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분리된 현 구조를 깨고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회는 국민생활체육회의 법정법인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안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리우올림픽 첫 채택된 골프 ‘金티샷’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8월 5일부터 21일까지 17일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에는 28개 종목에 206개국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친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종합 5위를 기록한 한국은 리우올림픽에서도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순위 10위 이내를 목표로 세웠다. 한국은 사격에서 진종오(36)가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양궁 기보배(27), 태권도 이대훈(27), 체조 양학선(23), 배드민턴 이용대(27) 등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골프 개인전에서 ‘태극낭자’들의 메달 가능성이 높다.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21)의 메달 획득과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은 ‘마린보이’ 박태환(26)의 출전 여부도 관심이다. 부산에 여자야구월드컵 보러 오이소 세계 여자야구인들의 축제인 제7회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이 9월 3~11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다. 대회에는 12개국이 참가해 3개조로 나눠 그룹별 예선 라운드를 진행하고 각 그룹 상위 2팀이 슈퍼라운드를 통해 최종 예선 순위를 확정한 뒤 결승 라운드로 우승팀을 가린다.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는 국제여자야구대회로서 2004년 제1회 대회(캐나다 에드먼턴)를 시작으로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1000호 회원 탄생

    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1000호 회원 탄생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가 29일 1000호 회원을 맞았다. 1000호의 주인공은 이심(76) 대한노인회장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으로부터 아너 인증패를 받으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이 회장의 기부금은 공동모금회를 통해 미래세대 육성사업과 노인 의료취약계층 지원사업에 절반씩 사용될 예정이다. 이심 회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건국대 법대 졸업후 에스콰이어 상무이사, 주택문화사 대표이사, 한국잡지협회 회장 등을 거쳐 노년시대신문 발행인(2005), 대한노인회 중앙회 임원(2006), 대한노인회 노인자살대책위원회 부회장(2009) 등으로 활동했다. 공동모금회는 2007년 12월 사회지도층의 나눔 참여를 선도하고 한국형 고액기부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아너 소사이어티를 결성했으며, 출범 8년 만에 1000호 회원 가입 경사를 맞게 됐다. 누적금액은 29일 현재 약 1087억원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2012년 3월 100번째 회원(주기영 쌀눈조아 대표) 가입 이후 빠른 속도로 회원이 늘어나 2012년 12월 200호(배우 수애), 2013년 6월 300호(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 2013년 12월 400호 (목영준 김앤장 사회공헌위원장), 2014년 5월 499 ․ 500호(부산 치과의사부부 배기선ㆍ김선화), 2014년 10월 600호(김재수 네츄럴엔도텍 대표), 2014년 12월 700호 회원(정형철 한우전문점 칠억조 대표), 2015년 4월 800호 회원(팝페라 테너 임형주), 2015년 10월 900호 회원(길광준 미8군 제1지역 사령부 민사처장), 2015년 12월 1000호 회원을 맞았다.아너 회원은 직종별로는 기업인이 458명(45.8%)으로 가장 많고, 전문직 129명(12.9%)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회원은 127명이다. 가족이 함께 가입하는 사례도 늘어 현재 부부회원 55쌍과 패밀리 아너 8가족 등 모두 72가족 153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고액 순으로 보면 1위는 2013년 29억원을 독거노인을 위해 기부한 재일동포 익명기부자, 2위는 2008년부터 누적금액 28억원을 기부한 최신원 경기 공동모금회장(SKC회장), 3위는 20억원을 기부한 정몽준 전 국회의원이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김문수·정몽준까지 거론… 與 ‘험지 출마’ 공천지형 바꾸나

    새누리당에서 탄력 붙은 험지 출마론이 내년 20대 총선의 공천 지형을 대거 바꿀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가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뜨거운 감자는 ‘차출 대상과 지역’이다. 비박계에서 불붙기 시작한 험지 출마론은 안대희 전 대법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중랑급 인사들에 이어 다른 거물급들에게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혜훈 전 의원(이상 서울 서초갑),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대구 수성갑)는 물론 정몽준 전 의원 등이 다음 타자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왔다. 험지 차출을 통한 전략공천은 앞서 총선 때도 주요 필승전략으로 다뤄졌다. 가장 성공적 공천으로 평가받는 15대 총선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오·김문수 의원 등 쟁쟁한 신인들이 전략공천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 속에서도 전략공천 승부수로 121석의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다. 19대 총선 때는 이른바 예비후보들의 ‘지역구 돌려막기’ 식 전략공천이 빛을 발했다. 당시 나성린·김을동 의원은 부산 중·동구, 경기 광주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거나 공천을 희망했다가, 격전지인 부산진갑, 서울 송파병으로 옮겼고 혈투 끝에 금배지를 달았다. 호남 투입론이 나왔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이날 삼고초려한 김무성 대표의 요청을 거절했다. 김 대표는 “오후에 김 전 총리를 만나 (내년 총선에서) 당에 힘을 보태 달라고 간곡한 말씀을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이제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뜻이 확고부동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조용히 돕겠다’고만 답했다. 김 대표는 “삼고초려를 해야 할 입장이지만 뜻이 워낙 강해서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자 그대로”라며 “총선에는 뜻이 없고 나는 조용히 돕겠다는 말씀만 드렸다”고 말했다. 지원 유세 요청 등에 대해 김 전 총리는 “오늘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김 대표가 여권 인사들을 직접 만난 것은 앞서 안 전 대법관, 오 전 시장에 이어 세 번째다. 비박계는 특히 TK(대구·경북) 지역에 출마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수도권 차출에 겨냥하고 있다. 김용태 서울시당위원장은 통화에서 “지금 여당의 최대 위기는 특정 지역에서 특정 인사들이 ‘진박(진짜 친박)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 장관·수석 출신들이 수도권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 운영’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김 전 총리, 안 전 대법관 같은 분은 험지가 아니라 인큐베이터에 넣어서 큰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안대희 “당 원하는 곳 출마” 험지차출론 탄력

    안대희 “당 원하는 곳 출마” 험지차출론 탄력

    안대희 전 대법관이 22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제기된 이른바 ‘험지차출론’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 당초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 해운대 출마 계획을 밝혔던 안 전 대법관이 수도권 출마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맞물려 새누리당은 ‘국민공천제 후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험지차출론이 그동안 김무성 대표가 거부 반응을 보여 온 ‘전략공천’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오늘 오후 안 전 대법관을 만났다. 기왕 출마하게 되면 총선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적인 판단을 해서 당에 협조해 달라고 정중하게 권유했다”며 “특정 지역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앞으로 몇 번 더 권유해서 (부산 해운대 외에) 다른 곳으로 전략적 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법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권유에 예스(Yes)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정식 요청이 오면 해운대를 포함해 출마 지역을 고민해 보겠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다른 유명 출마자들의 ‘등판’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몽준 전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우선 거론된다. 서울 종로에서 박진 전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타 지역으로 차출해 후보 ‘교통정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총선 출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 대표의 “험지 전략적 배치” 발언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던 김 대표가 안 전 대법관에게 험지 출마를 제안한 것이 “험지에 나오면 공천을 주겠다”, 즉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정신’을 강조하며 정치 신인들을 배려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험지차출론은 국민공천 취지에 반하는 것은 물론, 현실화되면 이에 따른 후폭풍은 모두 정치 신인을 향하게 된다. 이런 지적을 예상한 김 대표는 “과거처럼 특정인을 특정 지역에 내리꽂는 (전략)공천과는 다르다. (험지에 출마해도) 민주적 절차인 경선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전략공천이 아니라 ‘전략경선’을 하겠다는 것인데, 험지에 차출된 거물급 인사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할 확률은 극히 낮다. 결국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또 “남보고 어려운 곳에 나가라 하면서 왜 정작 김 대표 본인은 험지 출마를 거부하느냐”는 목소리도 당 내부에서 나왔다. 한편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서울 송파을은 ‘무주공산’이 됐다. 현재 여러 예비후보자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송파을이 새누리당의 텃밭인 ‘강남 3구’라는 상징성 때문에 야당이 대어급 인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험지차출론 대상으로 거명되는 인사로 맞불을 놓는 방안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10억 기부한 70대 부부 “이웃을 보살피라는 조부말씀 실천했을 뿐”

    10억 기부한 70대 부부 “이웃을 보살피라는 조부말씀 실천했을 뿐”

    70대 사업가 부부가 10억원을 기부하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으로 나란히 가입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진행된 가입식에서 허천구(76) ㈜코삭 회장이 9억원, 부인 김미정(73)씨가 1억원 기부를 약정하며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남편 허씨는 986호, 부인 김씨는 987호 회원으로 등록됐으며, 부부 아너로는 54호가 됐다. 기부금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청소년 복지시설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강원 횡성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 회장은 현재 소다회를 미국에서 수입해 공급하는 ㈜코삭을 운영 중이다. 20대 직장인 시절, 외국 출장 중 우연히 방문한 사회복지시설에서 나눔문화를 접하고 기부를 시작했다. 허 회장은 삼미그룹 임원 재직 후 고려물류, 아시아냉장을 창업하는 등 40여년 동안 기업가로 활동했다. 모교인 춘천고등학교 학생을 위한 소양장학회에 기부금을 수차례 기탁했고 (재)춘고삼일장학회를 발족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고향인 강원도 지역사회를 위해 익명으로 15억여원을 기부해오기도 했다. 허 회장은“인생을 의미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기부를 결심했고, 함께 기부에 동참해준 아내와 응원해준 두 아들 부부에게 고맙다”며 “어릴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를 길러주신 할아버지께서 늘 이웃을 보살피고 사랑하라고 말씀해주셨고, 그 말씀이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언젠가 나눔을 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부부 아너 첫 회원은 2011년 10월 가입한 장선오ㆍ이덕우씨 부부이며 2014년에는 부부 의사인 배기선ㆍ김선화씨가 499호ㆍ500호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박종옥ㆍ김종민ㆍ박광재 회원들의 부인인 남명숙ㆍ이재정ㆍ신정윤 회원이 잇달아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며 한번에 부부 아너 3쌍이 탄생했다. 고액 순으로 보면 1위는 2013년 29억원을 독거노인을 위해 기부한 재일동포 익명기부자, 2위는 2008년부터 누적금액 25억원을 기부한 최신원 경기 공동모금회장(SKC회장), 3위는 20억원을 기부한 정몽준 전 국회의원이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與 “싸우지 말자” 공감했지만… 공천 ‘룰의 전쟁’ 계파별 동상이몽

    새누리당이 백가쟁명식 공천룰 논의에서 계파별로 서로 다른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비박근혜계가 국민경선제 및 험지 차출론, 친박근혜계가 결선투표제, 중진용퇴론, 전략공천(우선공천)론을 맞세운 가운데 현역 단체장 출마 금지 조치까지 계파별 속사정이 판이하다. 김무성 대표가 당 복귀를 앞둔 친박계 핵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지난 9일 만찬 회동에서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고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어떤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친박 “결선투표제가 가장 민주적” ‘일반국민 대 당원 5대5’인 현행 경선방식에서 국민 비율을 높이자는 비박계와 결선투표제를 요구해 관철시킨 친박계의 의도는 정반대다. 2007년 대선 경선 패배의 기억이 뼈아픈 친박계는 국민 여론조사에 부정적이다. 결선투표제는 여론조사의 보완재적 성격을 갖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한 (1등) 후보가 있을 때 1·2등을 다시 붙여서 최종 후보자를 뽑는 게 가장 민주적”이라고 주장했다. 후보가 난립할 경우 현역만 유리하고 교체 열망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논리다. TK(대구·경북) 지역 중심으로 박근혜 키즈가 출격한 친박계로서는 이들을 활용한 결선투표를 통해 친유승민계 등 비박계 현역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비박계는 영호남 일부를 제외하고 과반 1위가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결선투표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 대표가 친박계 요구를 수용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비박 “현 방식서 국민 비율 높여야” 비박계의 험지 차출론은 친박계발 중진 용퇴론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한 비박계 의원은 “비박계 김성태·김용태 의원이 김무성 대표는 물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대희 전 대법관, 정몽준 전 대표 등의 서울 차출론을 들고 나온 것은 결국 7선 서청원 최고위원 등 상대편 중진들의 희생 또는 용퇴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박계인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둑의 사석(버리는 돌)처럼 험지에 나가도록 하는 건 안 된다”는 전제 아래 “당의 훌륭한 자산들이 수도권에 출마해 당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 의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바람직하다”고 원칙적 찬성론을 밝혔다. 한편 친박계는 중진 용퇴론으로 공간이 비는 TK, PK(부산·경남) 지역구에 박근혜 정부 출신 장관들 등 ‘진박’들의 우선공천도 노리고 있다. 우선공천론을 놓고선 친박계 내부의 수위 조절도 감지된다. 김재원 의원은 전날 “우선공천은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에 한해 적용해야 된다”면서 ‘친박 중진 용퇴’로 불똥이 튀는 것을 차단했다. 현역 지자체장 출마 시 페널티를 적용하는 안은 서 최고위원 등 친박계가 적극 찬성했다고 한다. 현역 친박계 의원들이 ‘진박’ 마케팅을 내세운 영남권 일부 단체장들에 대한 솎아내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오세훈·안대희 등 서울 험지 출마해야”

    새누리당 전·현직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김용태 의원은 10일 공동 성명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정몽준 전 대표,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전 최고위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대한 ‘서울 험지 차출론’을 제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내년 총선의 분수령인 서울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는 자기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서울 종로, 이 전 최고위원과 조 전 수석은 서울 서초갑, 안 전 대법관은 부산 해운대에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 정 전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험지 차출론은 당내 경선 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이미 해당 지역구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출마를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김무성 대표도 자신을 향한 험지 차출론에 대해 “제 지역구에서 심판받겠다”며 거부한 바 있다. 국민경선제와 결선투표제 등 ‘공천 룰’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간 신경전이 비박계의 험지 차출론과 친박계의 중진 용퇴론 등 지역구 선택권을 둘러싼 갈등으로도 비화될 조짐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오너家 3·4세 대거 승진… 경영권 대물림 가속도

    오너家 3·4세 대거 승진… 경영권 대물림 가속도

    대기업들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오너가 3, 4세들의 대거 승진으로 압축된다. 한화그룹은 6일 단행한 임원 인사를 통해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32) 한화큐셀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지난해 12월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이고 2010년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지 6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김 상무의 승진 인사에 대해 “한화큐셀이 지난 3분기 영업이익 46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공을 세운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30) 한화생명 디지털 팀장도 지난 1일 신설된 전사혁신실 부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룹 내 역할을 확대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정기선(33)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정 전무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한 지 불과 1년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정 이사장이 정치 활동에 주력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던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오너 경영 체제 전환을 공식화한 셈이다. GS그룹에서는 4세들이 전면 포진한 게 특징이다.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36) GS건설 사업지원실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갔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31)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장은 지난 2일 그룹 인사에서 입사 4년 만에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앞서 1일 실시된 삼성 인사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이서현(42) 삼성물산 사장은 직급 승진은 아니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전략담당 사장에서 패션 최고 책임자인 패션부문장으로 격을 높였다. 유통업계에서도 오너가 3세들의 승진이 대폭 이뤄졌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인 정유경(43) 신세계백화점 총괄 부사장은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6년 만에 사장 직함을 달았다. 신세계그룹의 후계 구도가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동생인 정 신임 총괄사장이 백화점을 맡도록 정리된 것이란 분석이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박용만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4세인 박서원(36)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부사장에게 유통사업부문 전략담당 전무를 겸직하게 했다. 박 부사장은 그룹의 신규 사업인 면세점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하이트진로와 SPC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로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알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37)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는 2012년 하이트진로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입사해 3년 만에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38) 파리크라상 부사장은 2005년 입사해 지난해 3월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달 부사장이 됐다. 이번 오너가 3세들의 승진은 최근 경영 상황이 어려워진 기업들의 경영권 안정화 조치라는 분석도 있으나 일반 직원들에게 박탈감을 준다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219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사무직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이 되려면 입사 후 평균 23.7년이 필요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현대중공업 정기 임원인사…정몽준 장남 정기선 전무 승진

    현대중공업 정기 임원인사…정몽준 장남 정기선 전무 승진

    현대중공업은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의 전무 승진을 포함한 201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인사에 따라 중앙기술원 신현수 전무, 현대오일뱅크 강명섭 전무 등 6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정기선씨를 포함한 상무 15명이 전무로, 상무보 36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 창사 최초의 여성 임원인 해외영업1부 이진철 부장을 포함해 57명이 새롭게 상무보로 선임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 전무의 승진과 관련해 “정 전무는 사우디 아람코 및 인도와의 협력사업을 책임지고 수행할 뿐 아니라 조선과 해양 영업을 통합하는 영업본부의 총괄부문장을 겸직해 해외 선주들을 직접 만나는 등 수주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에서 대규모 적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양사업 임원을 대폭 교체했고 연구·개발(R&D) 분야에 힘을 싣기 위해 중앙기술연구원장을 부사장급으로 격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재계는 변혁 중] 현대중공업 그룹

    [재계는 변혁 중] 현대중공업 그룹

    글로벌 조선업계 세계 1위 현대중공업그룹(이하 현대중공업)은 지금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3조 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회생을 위한 전방위적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계열사별로 몸집을 최대한 줄이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에도 착수했다. 26일 업계와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10년 이후 인수·합병(M&A)에 총 3조 87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10년 1월 인수한 현대종합상사와 같은 해 8월 인수한 현대오일뱅크가 각각 1142억원, 2조 2933억원으로 90% 이상을 차지한다. 2010년 1월 인수했던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8월 인수한 현대오일뱅크는 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룹의 주축인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총 3조 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3분기에도 1조 26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9월 취임한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주도 아래 고강도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권 사장 취임 직후 전 임원이 사직서를 제출해 재신임을 받았고, 제도개선 전담팀을 구성해 내부 시스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16일 그룹 임원 262명 중에서 31%인 81명을 감축했다. 지난 23일에는 전 계열사가 긴축경영 제체에 돌입하며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최대 5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조직 개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다.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 조직을 통합해 ‘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켰고, 기존 58개 사업부를 45개로 22% 축소했다. 올해 초에는 현대자원개발을 현대종합상사로 이관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3개 금융계열사 사업을 재편해 불필요한 조직을 줄여 나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또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기업 지분도 잇달아 처분하며 유동성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와 KCC 지분을 매각하면서 각각 2865억, 4152억원을 확보했고 지난 9월에는 포스코 지분에 이어 현대차 지분을 매각하며 총 1조 262억원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 자금을 경영 정상화에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 개편과 함께 새 먹거리를 위한 수익 방안과 경영 승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는 이달 초 중동 최대 국영 석유기업 중 하나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주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정주영 탄생 100주년] 車·중공업·백화점·보험… 한국 경제 중추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부인 변중석 여사와의 사이에 8남 1녀를 뒀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필 회장은 2001년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정 명예회장은 당초 셋째 동생인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게 현대자동차의 경영을 맡겼다가 1999년 차남인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자동차의 경영을 맡겼고,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갔다. 정몽구 회장은 1남 3녀를 뒀으며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녀 정성이씨는 광고 업체인 이노션 고문을 맡고 있고, 차녀 정명이씨는 현대커머셜 고문이다. 3녀인 정윤이씨는 해비치호텔&리조트의 전무다. 정 명예회장의 3남 정몽근 명예회장은 유통 부문을 맡았다. 현재는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고 있다. 4남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은 1990년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남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아산, 현대상선 등을 물려받았지만 2003년 대북 송금 비자금 사건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는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경영을 이어받았다. 현대건설은 2011년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에 인수됐고,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대북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아산 등을 보유하고 있다. 6남 정몽준(현 아산재단 이사장) 전 새누리당 의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을 물려받았다. 현재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7남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은 금융부문을 맡아 경영하고 있다. 8남 정몽일씨는 현대기업금융을 물려받았으나 현재는 현대중공업에 경영권을 넘기고 퇴진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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