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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그룹 적통은?

    현대상선 지분 다툼이 범 현대그룹에 대한 적통(嫡統) 싸움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최대 주주에 오른 것은 외견상 현대상선 경영권을 차지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의 진짜 의도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막고,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등 정(鄭)씨 집안이 현대건설을 차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인이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인정받을 만큼 현대건설의 상징성은 크다.●“현대의 모태인 현대건설은 정씨 집안이 차지해야”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 26.68%를 전격 인수하는데 범 현대가의 사전 협의가 있었다는 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하기 전에 정몽준 의원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을 만나 내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그룹들은 이들의 만남 자체를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서열을 중시하는 현대그룹의 특성을 감안하면 정 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동의를 받았을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재계 전문가들은 정 의원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기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였다고 보고 있다. 정씨 집안이 현대건설 인수를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혼이 담겨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장자인 정몽구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를 사실상 접었기 때문에 정씨 집안 중에서는 자금력있는 정 의원이 인수 주체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명예회장에 대한 존경심이 각별한 정 의원으로서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드는 일인 것이다.●“현대그룹의 적통은 대북사업을 이끄는 현정은 회장” 현정은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현대건설 인수를 공식화했다. 적자에 시달리던 현대아산이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서고 현대상선도 흑자폭이 커지면서 자금력에 숨통이 트이자 현대건설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과 남편인 정몽헌 회장의 뜻을 이어 대북사업을 이끌어 오는 등 적통을 넘겨 받았다고 보고 있다.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것도 이같은 차원에서다. 현 회장측은 정 의원측이 범 현대가의 지원을 받아 현대상선을 인수하려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4일 “이번 적대적 M&A 시도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일으킨 것인데도 마치 범 현대가 전체의 의중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적통성이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현대그룹은 이어 “2003년 정몽헌 회장 타계후 일어난 KCC와의 경영권 분쟁 당시에는 현 회장의 도움 요청에 정 의원은 싸늘한 반응만 보였을 뿐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현대그룹이 역경을 이겨내고 경영상태가 호전되자 현대그룹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지적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2집이 맛있대] 창원 평화오피스텔 ‘한라산’

    [2집이 맛있대] 창원 평화오피스텔 ‘한라산’

    제주도 갈치는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하다. 두툼하고 싱싱한 하얀 속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은 먹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요즘은 냉장기술도 발달하고 수송도 용이해 전국 어디서나 제주도 갈치를 먹을 수 있지만 본고장의 맛을 내는 식당은 흔치 않다. 경남 창원시 중앙동 평화오피스텔 2층에 자리잡은 ‘한라산’은 갈치전문 식당이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도에서 먹는 갈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집이다. 매일 비행기편으로 공수되는 싱싱한 갈치에 이집 여주인 여청숙(44)씨의 손맛이 더해져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맛을 낸다. 이 집의 메뉴는 갈치찌개와 조림, 그리고 구이. 이 중에서 여씨가 권하는 것은 갈치찌개다. 양념 맛이 밴 부드러운 속살도 맛있지만 얼큰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소주 안주로도 딱이다. 우선 두툼하게 썬 무와 감자, 애호박 등을 냄비 바닥에 깔고 위에다 15㎝ 정도로 토막낸 갈치를 얹는다. 그리고 양념장을 뿌린 후 육수를 적당량 붓고, 센불로 한소끔 끓인다. 국물이 넘칠 정도로 끓고 나면 불을 끄고 파·마늘과 야채를 넣고 중불에서 다시 끓여 먹으면 된다. 여씨는 “한소끔 끓인 후 10∼20분쯤 있다가 다시 끓여야 고기에 양념 맛이 배어 더 맛있지만 대부분 그 순간을 참지 못한다.”며 웃었다. 따라서 예약하면 미리 끓여 놓기 때문에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 집의 맛은 양념장에 있다. 태양초 고춧가루에 진간장을 붓고 다진 마늘과 맛술을 넣고 버무려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밝힐 수 없는 2∼3가지 양념이 더 들어간다. 갈치조림을 요리하는 과정은 찌개와 같지만 국물이 자작하고, 달큰한 맛이 다르다. 구이는 올리브유를 살짝 두른 프라이팬에 구워낸다. 천일염을 듬뿍 뿌리고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야 제맛이지만 프라이팬에 굽는 것이 흠이다. 여씨는 “서울서 출장온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다.”면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인정한 맛”이라고 자랑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12일 프로축구 개막전을 관전하기 위해 창원에 왔다가 일행과 함께 이 집에서 식사한 후 “제주도에서 먹었던 맛과 같다.”며 칭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상선 지분 우호기업서 재매입 가능”

    다음은 전인백 현대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의 일문일답. ▶현대상선 지분을 다시 매입하면 현대건설 인수에 타격이 불가피할 텐데. -현대건설 인수는 현대상선이 중심이 돼야 한다. 상선 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 등 우호 기업이 매입하면 된다. ▶현정은 회장, 정몽준 의원,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이 만날 의향은. -현대중공업에 우리의 요구를 문서로 공식 요청했기 때문에 실무진 차원에서는 만남이 있어야 한다. 현 회장 등 현대가 내부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대중공업이 취득한 현대상선 지분 10% 매입 의사를 밝혔는데. -구체적인 금액은 언급하지 않고 방법론만 제시했다. 최대주주가 현대그룹 내 회사여야 한다. 그러나 협의가 된 제3자에게 넘기는 길은 열려 있다. ▶현대중공업이 ‘적대적 M&A’라는 증거는. -적대적이냐 우호적이냐 차이는 지분 매입 절차와 매입한 지분의 물량이 시사한다.1대 주주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분을 취득했다면 우호적 지분 매입이라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현대상선 ‘경영권 다툼’ 본격화

    현대상선 ‘경영권 다툼’ 본격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 현대상선 지분 다툼이 본격화됐다. 현대그룹은 2일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지분매입을 ‘적대적 M&A 시도’라고 규정하고 즉시 현대그룹에 지분을 매각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의 이같은 요구를 일축했다. 현대상선 경영권을 놓고 형수(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와 시동생(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 간에 벌어졌던 물밑 다툼이 여론전까지 곁들인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현대그룹 “백기사라면 증거를 대라” 전인백 현대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분 매입은 명백한 적대적 M&A시도”라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이 백기사가 맞다면 현대상선 지분 26.68%의 10%를 즉시 그룹에 넘겨야 한다.”고 공식 요청했다.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이 35% 수준인 만큼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의 지분 16%만 갖고 있어도 충분히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 사장은 이어 “만약 현대중공업이 즉각 현대상선 지분의 10%를 현대그룹에 매각하지 않으면 백기사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이 원만히 10%의 현대상선 주식을 넘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지분을 끝까지 넘기지 않을 경우 현대상선이 취할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은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의 실탄이 부족한 것도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15일쯤 3000만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현금 보유고가 부족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향후 현대건설 인수 등에 따른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2조원이 넘는 현금 보유고가 있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도 추가로 현대상선 지분 매입을 할 수 있다. 이를 감안,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 때 현대중공업은 참여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상선 지분 추가 매입도 포기하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주주이익 극대화… 매각 못해” 현대중공업은 즉각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요청받은 현대그룹측의 제의에 대해서는 투자가 불과 수일 전 결정된 현재로서는 수용이 불가하다는 판단이며 추후 검토해 주주이익 극대화의 원칙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고려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상선의 지분과 관련해 당사의 이러한 기본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것이며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이사회의 결의가 요구되는 사안이므로 이사회를 소집해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거친 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주식 매입 당시부터 현대상선에 대한 적대적 M&A는 물론 경영권 행사 의사가 없음을 수시로 밝혔으며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충식 류길상기자 chungsik@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형수의 ‘읍소’… 시동생 “…”

    [재계 인사이드] 형수의 ‘읍소’… 시동생 “…”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의 주력인 현대상선 지분 26.68%를 매입한 것과 관련, 양측의 팽팽한 긴장도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주로 불만을 터뜨리는 쪽은 형수(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진영. 반면 시동생(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 측은 “시간이 지나면 선의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숙(정상영 KCC 명예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동정여론’으로 승기를 잡은 현 회장이 이번에도 여론에 ‘읍소’하는 작전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은 요즘 기회 있을 때마다 시동생측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1일 현대그룹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 회장은 최근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현대상선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막아주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는 현대중공업의 주장에 대해 “(나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태도를 보면 속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이 회장인 대한축구협회로 세 차례나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동서(정몽준 의원 부인)인 김영명씨에게도 전화해 통화하고 싶다는 말을 남편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응답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정 의원에 대해 “별로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고 최근에는 아는 척도 안 하더라.”며 불만을 터뜨렸고,“정 의원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큰아들(정몽진 KCC 회장)과 함께 현대그룹을 빼앗으려 한다.2년 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났을 때도 정 의원은 삼촌 편에 섰었다.”는 말도 숨기지 않았다. 검찰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4월27일)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주식을 매집한 것에 대해서도 “기회를 노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측은 “조선업과 해운업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현대상선의 M&A 위협을 덜어주자는 투자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경영참여’가 아닌 ‘단순투자’ 목적임을 밝힐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리가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하지 않았으면 골라LNG에서 다른 투자자를 찾았을 것이고 그 경우 M&A 위협이 더욱 커진다.”면서 “현대상선도 처음에는 이해하는 입장이었는데 현 회장측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고 백기사치고는 지분이 너무 많다는 현 회장측 주장에 대해서도 “5000억원 가까운 주식을 거래하면서 당사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은 공정공시 위반 소지가 높다고 판단했고 골라LNG측에서 지분 전량 매입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몽준 의원과의 ‘접촉’ 시도에 대해서도 “KCC와의 경영권 분쟁 등 복잡한 집안 내력이 있긴 하지만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경영에서 손을 뗀 정 의원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바람잘 날 없는 현대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현대차 사태가 정몽구 회장 구속으로 결론이 난 가운데 이번에는 현대상선을 사이에 두고 시동생과 형수가 한판대결을 벌일 형국이다.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27일 현대상선 주식을 대거 매입, 최대주주로 부상하면서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년전 시숙인 정상영 명예회장이 이끄는 KCC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에는 ‘시동생의 난’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 주식 26.68%를 매입하기로 한 것은 당초 밝혔던 것처럼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고 풍부한 자금을 협력회사에 투자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면서 “골라LNG측에서 현대상선 지분 전량을 사겠느냐고 갑자기 제의했고 답변 시한을 워낙 촉박하게 주는 바람에 현대그룹과 충분히 협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KCC와의 ‘밀약설’이나 현대건설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측은 현대중공업그룹과 KCC(지분 6.26%)의 지분이 32.9%나 되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은 28일 금강산에서 열린 윤이상음악제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그룹 경영진과 수습책을 논의하느라 하루 미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정말로 현대상선의 백기사를 하고 싶었다면 굳이 26.68%나 매입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며, 사전에 우리측과 충분한 논의를 거쳤을 것”이라면서 “KCC와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범 현대가는 또 현대차사태에 묻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최근 고려산업개발 신주인수권 매매차익 56억여원을 개인적으로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도 주목받고 있다. 정몽근 회장에서 정지선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지분승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단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지만 한라그룹과 현대차그룹간에 벌어진 만도 인수전도 ‘진행형’이다.강충식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현대重은 백기사? 흑기사?

    현대重은 백기사? 흑기사?

    ‘시동생의 형수 구하기냐, 위협이냐?’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7일 골라LNG계열의 제버란트레이딩 등이 갖고 있던 현대상선 주식 26.68%(2750만주)를 주당 1만 8000원에 시간외 대량거래 방식으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매입대금은 4950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최대 고객인 현대상선이 최근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어 고객 확보와 투자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상선은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 등 최대 주주 지분율이 20.53%에 불과해 M&A 위협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현대상선측은 케이프포춘 10%, 우리사주 2%, 기타 4% 등 우호지분을 더하면 37.2%나 되기 때문에 M&A 위협은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KCC에 이어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 인수에 ‘욕심’을 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KCC그룹은 지난 3월 현대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47%를 스위스업체인 쉰들러에 매각했지만 아직 현대상선 지분 6.26%를 갖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오늘 오전 현대중공업측에서 그룹을 찾아와 주식을 인수하겠다고 설명했다.”면서 “M&A 위협이 없으니 주식 인수를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공업측이 곧바로 이사회를 열었다.”고 의아해했다.‘백기사’치고는 인수한 지분이 너무 많다는 것도 현대그룹을 불안하게 했다. 현대중공업과 KCC를 더하면 ‘범 현대가’의 지분은 32.94%나 돼 현정은 회장측 우호지분 37.2%와 대등하다. 지분 8.7%를 갖고 있는 현대건설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승패가 갈릴 수 있다. 현대그룹은 이미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것을 선언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역시 현대건설에 ‘욕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분을 대량으로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지만 현대상선이 계열로 편입되는 것은 아니며 경영권을 행사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 주주인 정몽준 국회의원은 현대상선이 속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시동생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축구와 국제평화’ 기조연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19일 오전 9시30분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리는 한국정치학회 주최 국제학술회의에서 ‘축구와 국제평화’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22일로 5·31지방선거까지 D-70일. 여야는 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 아래 선거채비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인물론이 선거의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면서도 지방권력 심판론이니 참여정부 심판론이니 하면서 기선 잡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전략공천과 상향식 경선이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갖가지 잡음도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지역분할구도에 변화가 올지, 여권의 장관 총동원령이 먹혀들지도 지방선거의 관심거리다. 지방선거의 4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5·31지방선거’는 꽉 짜여진 지역구도 아래서 치러질 전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TK·PK 지역에서 다른 정당 후보들이 발붙일 공간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호남과 충청권 일부를 제외한 11곳에서 승리를 희망하고 있다.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 현재 열린우리당은 전북을 제외하고 어느 지역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여권은 ‘지방정권 심판’으로 전체 선거판을 짜면서 참신한 ‘인물론’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강금실(서울)-진대제(경기)-강동석 혹은 제3의 인물(인천)’로 이어지는 ‘드림팀’이 핵심 병기다. 드림팀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맡으면서 전체 지방선거에 활력을 주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1승을 올리면 우리가 지지 않은 선거”라고 밝혔다. 높은 인기도를 유지하고 있는 강 전 장관에게 기대가 크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빅 3지역’에서 싹쓸이한다는 목표다. 한나라당은 “강금실 할아버지가 나와도 어림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강 전 장관의 ‘인기 파워’를 두려워하는 눈치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 강 전 장관에 대한 ‘검증’에 착수할 경우 ‘거품’이 빠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노리는 맹형규·홍준표 의원이 초반부터 거칠게 경쟁을 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인천시장·경기지사 선거는 여권에 비해 유력 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모두 높은 편이라 비교적 수월한 승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활 건 지역 텃밭 경쟁 민주당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반면 여당은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로 ‘호남 탈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되레 민주당은 탈당설이 나도는 강현욱 현 전북지사를 영입, 열린우리당과의 한판 대결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국민중심당의 출현으로 새로운 지역구도 흐름이 형성되는 기류다. 국민중심당은 충남지사 선거에 올인 전략을 세웠다. 출마설이 나돌던 이인제 의원이 불출마로 선회했지만 대신 지지율이 높은 이명수 전 행정부지사가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권은 이에 대해 염홍철 대전시장의 재선에 기대를 걸면서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충남)-한범덕 전 정무부지사(충북) 카드로 맞설 구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민련 김학원 대표의 입당으로 충청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의 변수는 민주노동당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를 등에 업은 민노당 지도부가 버티고 있지만 울산 아성을 구축한 정몽준 의원의 선택과 한나라당의 ‘영남 싹쓸이’ 전략 등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강금실씨 골프유탄?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은 여권이 노리는 ‘강금실 효과’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골프 파문이 정점에 이른 지난 10일 CBS 라디오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가상대결 조사에서 강 전 장관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모두 뒤졌다.20세 이상 52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강 전 장관은 맹형규 후보와는 44.5%대31.6%, 홍준표 후보와는 44.0%대36.2%로 패했다.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는 시나리오에서도 52.4%대31.8%로 강 전 장관이 낮게 나왔다.리얼미터의 지난 1월 조사에서는 강 전 장관이 맹·홍 후보 모두에게 많게는 7.3% 포인트 앞섰다. 리얼미터측은 “30∼40대와 남성 응답자가 지지를 바꾼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골프 파문 이후 민심의 악화와 여권의 난기류가 강 전 장관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앞서 폴앤폴이 지난달 9∼10일 1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강 전 장관은 맹·홍 후보에게 많게는 11.2% 포인트 뒤졌었다.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골프 파문의 후폭풍과 최근 당내 전략공천 반발 기류 등을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권의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범현대家 ‘영광은 계속된다’

    오는 21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5주기를 앞두고 범 현대가의 ‘세력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의 절대강자였던 정주영 회장 시절에는 못 미치지만 ‘핵분열’ 이후 각자의 영역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혔다는 분석이다. 정주영 회장 생전부터 계열분리 진통을 겪었던 현대그룹은 98년 11월 현대해상을 시작으로 99년 4월 현대백화점이 새 살림을 차렸고 2000년 9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분리되면서 위상이 많이 격하됐다. 이후 2001년 8월 현대건설, 하이닉스, 현대큐리텔 등을 포기해야 했고 2002년 2월에는 현대중공업마저 분리됐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거듭된 분리 이후에도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만만찮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집단(공기업 포함)에는 현대자동차그룹(3위), 현대중공업그룹(15위), 현대그룹(21위), 현대백화점그룹(36위),KCC그룹(38위), 현대산업개발(40위) 등 6개 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범 현대가 6개 그룹의 자산은 87조 8600억원으로 55대그룹(778조 4800억원)의 11.3%를 차지한다. 본격적인 분리가 시작되기 전인 99년(자산 91조원)에 거의 근접했다. 범 현대가는 2003년 8월 적통을 이어받았던 정몽헌 회장이 사망한 뒤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명예회장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등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시숙과 질부’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아직 KCC가 현대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4%를 갖고 있어 ‘불씨’를 남겼다. ‘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부품회사 만도 인수를 놓고 사촌동생인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인수 1순위지만 우선매입권을 갖고 있는 한라그룹 역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 인수전에서는 현대그룹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범 현대가의 지원사격이 어디까지 가능할지가 관심사다. 범 현대가는 또 건설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건설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는 현대아산과 현대건설을 더해 종합건설업체 도약을 꿈꾸고 있고 현대차그룹의 건설계열사 엠코도 성장속도가 눈부시다. 현대산업개발,KCC건설, 한라건설이 건재하고 현대중공업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건설업에 뛰어들 수 있다. 물류업에서도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가 현대그룹의 현대택배와 경쟁관계다. 한편 정 명예회장의 5주기를 맞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준 국회의원(현대중공업 대주주),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은 20일이나 21일에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과 청운동 자택에서 추모식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시차를 두고 선영을 참배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일가가 한자리에 모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씨줄날줄] 러브콜/진경호 논설위원

    ‘러브콜’이 홍수다. 선거의 계절이 됐다는 얘기다. 러브콜은 원래 백화점이 세일에 앞서 단골고객들에게 세일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뜻하는 마케팅 용어다. 하나 요즘엔 정치용어가 됐다.‘구애(求愛)’, 즉 내 편 만들기의 뜻으로 쓰인다. 몸값이니 짝짓기, 연대, 단일화 같은 표현들이 러브콜에 이웃한 말들이 될 것이다. 러브콜이 됐든, 구애가 됐든 사실 이를 매개로 한 합종연횡(合縱連衡), 짝짓기는 이이제이(以夷制夷)와 더불어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정치의 속성이기도 하다.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남과 손을 잡고, 또 이를 통해 다른 경쟁자를 누르는 것이 정치 아닌가.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은 그 짝짓기의 내용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우리 현대정치사도 이 편먹기와 편가르기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정치에 있어서 대척점에 선 세력간의 짝짓기, 즉 ‘적과의 동침’이 파괴력과 목표달성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다.1990년 노태우 정부와 YS·JP의 3당 통합이 대표적이다. 명분과 민의를 저버렸다지만 정권획득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이로부터 7년 뒤에 등장한 DJP연합도 마찬가지다.‘적들의 동침’에 일격을 당한 DJ가 이들의 이이제이를 그대로 차용해 적이나 다름없던 JP와 손을 잡았고, 결국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이회창-조순, 이인제-박찬종의 연대는 DJP의 두꺼운 지역기반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2002년 대선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해도 노동변호사와 재벌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척점에 있다 할 노무현-정몽준 연대가 비슷한 정치적 색깔의 이회창-박근혜(합당전 미래연합 대표) 연대를 누른 것이다. 5월 지방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고건 전 총리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몸값이 금값이다. 특히 고 전 총리에겐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민주당, 심지어 한나라당에서까지 손짓하는 상황이다. 눈여겨볼 점은 고 전 총리의 경력을 감안할 때 어느 당과 연대하더라도 적과의 동침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대가 이뤄져 내년 대선이 치러질 경우 그 파괴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결과에 따라,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이 러브콜 공식의 존폐도 결정될 것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브로커 천국’ 코리아] 음지서 양지로 끌어내 관리 필요

    [서울신문 탐사보도-‘브로커 천국’ 코리아] 음지서 양지로 끌어내 관리 필요

    탈주범 지강헌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친 것은 1988년이다. 거의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한다. 여전히 수사와 재판, 행정처리에 돈과 배경이 개입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부류가 브로커들이다. 브로커들이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려면 돈과 연줄이 통하지 않는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선행조건이다. ●처벌해도 계속 생기는 브로커 브로커들은 어쩌면 가장 위험한 환경에서 기생하는 셈이다. 브로커들의 활동 무대는 어쩔 수 없이 잘못 접근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사기관 주변이다. 브로커 활동 자체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브로커들은 불법을 단속하는 수사기관에 가까이 가려고 시도한다. 수사기관으로서도 브로커는 매우 피곤하고 척결해야 할 존재다. 수사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검찰은 ‘대물’ 브로커 윤상림씨를 ‘거악’으로 규정했다. 거물 브로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브로커가 개입될 여지를 줄이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 최근에는 법원과 검찰이 구속기준을 공개하고 나섰다. 사건 당사자가 브로커를 주로 찾는 시점이 구속 여부가 판가름날 때쯤이기 때문에 브로커나 변호사의 영향이 구속에 미치지 못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뚜렷한 기준을 공개하는 것이다. ‘브로커와의 전쟁’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현행법 체계에서는 전망도 밝지 않다. 검찰 수사단계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브로커들이 단기형 또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고 재기할 수 있는 것은 변호사법 등으로 이들을 옭아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연수생 송출로비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홍모씨에게 최근 증거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되는 등 입을 닫아버리는 브로커들의 혐의를 입증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로비 양성화·정보공개 추진 규제와 단속 위주의 브로커 정책은 최근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양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16·17대 국회에 ‘외국대리인 로비활동 공개에 관한 법률안’을, 민주당 이승희 의원은 ‘로비스트 등록 및 활동공개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른바 로비스트법이다. 정 의원 법안은 외국 기업을 위해 활동하는 전문 브로커들의 활동을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국적 기업이나 외국 단체를 위해 활동하는 브로커들이 국회 의원회관이나 정부기관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 제정을 일궈내고 천문학적인 이득을 보지만 국내에서는 이들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로비스트법은 활동공개 범위를 내국인에게까지 넓혔다. 이 법안의 특징은 브로커를 근절·규제하는 식의 네거티브 전략이 아니라는 데 있다. 브로커를 양성화하고 활동을 인정해 궁극적으로 양질의 로비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책결정과 입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로비하려는 개인이나 법인 또는 단체는 10만원 이상 금품의 사용내역 등 그들의 로비활동을 공개하고 법무장관에게 6개월마다 보고하라는 것이다. 이 의원실은 국회에서 활동하는 입법 브로커만 200여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법안은 이들을 정책결정 과정에 잡음을 남기는 불온세력으로 보지 않고 국민의 청원권을 행사하거나 대리하는 주체로 본다. 제3자가 아닌 스스로 로비스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청원권 보장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나왔다. 이처럼 이 의원 법안은 불법 로비 근절과 함께 정책결정의 합리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효성에는 의문 이같은 법안에 대해 브로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변협은 브로커를 양성화시켜 로비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들의 건전한 법감정에 어긋난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활동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부패를 없애고 청렴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변협의 문제제기는 브로커의 활성화가 변호사 활동에 제약이 된다는 데서 출발한다. 윤씨 사건에서도 고검장 출신 변호사가 윤씨에게 사례비로 의심되는 돈을 건네는 등 변호사-브로커 간의 종속관계가 뒤집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률사무 자격증을 가진 변호사와 ‘경험칙’으로 활동하는 브로커와의 영역 싸움이 한창인 마당에 법안에서 규정한 로비업무가 법률업무와 겹치는 부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양성화 등에 대한 이견은 제도가 먼저냐, 의식이 먼저냐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종 브로커 사건이 기승이던 2000년 로비스트 양성화 법안 논의가 처음으로 제기됐을 때 경실련은 “아직 뇌물수수 행위와 건전한 로비행위를 구분할 수 있는 사회적 의식이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자금 실명제 실시 등 선행대책이 마련된 뒤 논의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로비활동 양성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제도를 먼저 만들면 의식이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한다.‘로비의 제도화’라는 책을 쓴 고려대 평화연구소 조승민 연구원은 “발의된 로비스트법은 브로커가 득세하는 사법부분에 대한게 아니라 입법, 행정 부분에 치중한 것”이라면서 “음성적 브로커 활동을 없애는 시도의 첫걸음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브로커 근절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팀 saloo@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 정부 고위직 82% 재산 불렸다

    [공직자 재산공개] 정부 고위직 82% 재산 불렸다

    행정부 1급 이상 공무원의 82%가 지난해 재산이 늘었다. 국회의원은 73.4%, 사법부 고위 법관은 85%가 지난해보다 재산이 증가했다. 특히 행정부의 23.2%, 국회의원의 30.9%, 사법부의 24.6%는 1억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양극화 분위기 속에서 고위공직자의 재산증식은 두드러졌다. 정부·입법부·사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8일 재산공개대상 고위공직자들의 지난 한해 동안 재산변동 내역을 관보에 공개했다. 행정부는 1급 이상 공직자 643명 가운데 81.8%인 526명이 재산이 늘었다.150명은 1억원 이상 증가했다.12명은 5억원 이상 늘어났다. 가장 많이 증가한 사람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주식 매각에 따라 40억원이 늘었다. 재산이 가장 많은 사람은 기획예산처 신철식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186억 1721만원이다. 2위가 165억 7814만원을 등록한 진 장관이다. 행정부 1급 이상의 50.5%인 326명은 서울 강남에 부동산을 갖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9447만원이 늘었다.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1억 6399만원이 증가했는데,1억 3600만원은 코트라 사장 때 인센티브로 받은 것이라고 신고했다. 반면 행정부 재산공개대상의 18.2%인 117명은 재산이 줄었다.27명은 1억원 이상 감소했다. 가장 많이 줄어든 사람은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으로 45억원이다. 행자부가 분석한 결과 고위공무원의 재산이 늘어난 이유는 급여 저축과 주식 매매 및 상장 차익, 부동산 매매 차익 등이었다. 반면 감소한 이유로는 자녀 결혼과 교육비, 부동산의 매입가격과 신고가격의 차이 등을 꼽았다. 294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73.4%인 216명이 지난해보다 재산이 늘었다.91명은 1억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25.8%인 76명은 줄었다. 1억원 이상 줄어든 의원은 14명이다.2명은 변동이 없다고 신고했다. 2005년 신고 때는 증가가 68.4%인 201명, 감소가 31.3%인 92명이었다. 재산을 불린 사람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10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도 11명이나 됐다. 특히 주식백지신탁제도 시행에 앞서 주식을 대거 처분한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이 82억 6300만원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36억원 증가했다. 재산 총액은 정몽준 의원이 2648억원으로, 이날 재산이 공개된 고위공직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사법부 고위 법관 137명 가운데 117명은 재산이 늘었고,19명은 줄었다.1명은 변동이 없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월드컵 D-100’ 서울 온 FIFA컵

    ‘월드컵 D-100’ 서울 온 FIFA컵

    대한축구협회 정몽준(사진 오른쪽) 회장과 대표팀 딕 아드보카트(왼쪽) 감독이 2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공개된 ‘FIFA컵’ 진품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코카콜라는 이날 FIFA컵 언론 공개에 이어 2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추첨으로 당첨된 4000명에 한해 일반에 공개한다. 한국에 첫 선을 보이는 진품 트로피는 높이 36㎝, 무게 4.97㎏,18K 금으로 한·일월드컵 당시 브라질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 과정에서 흠집을 내 지난해 이탈리아 조각가 실비오 가나니가에 의해 새로 제작됐다. 지난달 7일 가나부터 시작된 FIFA컵 투어(28개국)는 한국(17번째)에서 독일월드컵 D-100일(3월1일)을 보낸 뒤 4월10일까지 계속된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 참석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에서 열리는 AFC 집행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출국했다.
  • 여·야 지방선거 후보 영입전

    여·야 지방선거 후보 영입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세불리기가 본격화됐다. 다른 정당·정치세력과 연대를 모색하거나 외부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에는 21일 ‘영입 1호’로 한범덕 전 충북부지사가 입당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자민련과 통합키로 하고 김학원 대표의 입당을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숨은 인재 찾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정동영 의장이 ‘영입전’의 총 사령탑이다. 조만간 문희상 당 인재발굴 기획단장의 보고를 받고 청사진을 마련할 것이란 후문이다. 핵심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 ‘빅3’다.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는 3각벨트에서 ‘드림팀’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정은 여의치 않다. 당초 강금실(서울) 전 법무장관, 진대제(경기) 정보통신부 장관, 송도균(인천) 전 SBS 상임고문을 포진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강 전 장관을 빼고는 사정이 어려워졌다. 송 전 고문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실상 물건너갔으며, 진 장관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 장관에게는 임명직 최고위원을 주는 ‘선물’도 검토하는 등 마지막까지 ‘끈’을 놓지 않고 있다. MBC 간판앵커인 엄기영 이사의 강원도지사 후보 영입은 추진되고 있지만 본인이 고사, 성사 가능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거돈 해양수산부·오영교 행자부 장관 등과의 접촉으로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대를 통한 세불리기 전략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번 주말쯤 고건 전총리와 회동, 선거 연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근태 최고위원이 박원순 변호사나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과의 ‘연대’를 성사시킬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은 영입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최근 ‘연대 전략’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21일 “민주당·국민중심당과의 선거공조를 타진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합의된 것은 없지만 공조 원칙만 합의하면 연합공천은 쉽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세력들을 대통합해야 한다.”며 “긴 장래로 봤을 때 정치세력의 재정리는 필요하다.”고 말해 여의치 않으며 대선 때 재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개혁성향의 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다음 대선은 ‘연대 전략’이 승부를 가름할 것이기에 연대가 필요하지만 정당마다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상태여서 지방선거 연합공천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서울·광주시장 후보로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서울 시장 후보로 황영기 우리은행장과 정몽준 의원 영입설이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종수 오일만기자 vielee@seoul.co.kr
  • “축구협회 회장하다 王된 사람 여럿있다”

    “축구협회 회장하다 王된 사람 여럿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정몽준 의원이 슬며시 정치적 기지개를 펴보는 것 같다. 정 의원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과거와 현재의 정치적 사안에 대해 두루 입장을 피력했다.2002년 대통령 선거를 몇 시간 앞둔 12월17일 밤 전격적으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뒤 줄곧 유지해온 ‘자숙기간’을 벗어나려는 것처럼 보였다. 정 의원은 ‘노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정치적 보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대선 뒤 한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전혀 없더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정 의원은 특히 지지 철회 등과 관련해 “사람들이 나를 유별나게 본다.”면서 “그게 힘들다.”고 말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 정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는 이명박 시장 쪽으로 많이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 시장과 친하느냐.’는 질문에 “친하다는 기준이 뭔지….”라고 말끝을 흐려 1992년 대통령 선거 이후 현대가와 이 시장측과의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대선에 다시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공직과 죽음은 피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그는 또 “축구협회 회장을 하다가 왕이 된 사람들도 여럿이 있다.”는 말도 했다. 정 의원은 “축구협회장과 무소속 의원을 오래했는데 둘 다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정 의원은 “아주 잘한 것으로 본다.”면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몇십억 달러를 기부했으며, 상속세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부여 출신의 3형제가 서로 도와 세운 건설사.’ 국내건설업 면허 1호 업체인 삼부토건의 유래다. 삼부토건의 삼(三)은 삼각형과 안정,3형제 등을 의미한다. 부(扶)는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의 고향인 부여와 자조(自助)를 뜻한다. 즉 삼부는 부여출신 3형제인 조정구·창구·경구 3형제가 창업했다는 뜻이다.3형제가 서로 도우며 안정적으로 회사를 끌고 가겠다는 의미도 있다. 삼부토건은 60,70대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면허 1호 업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급순위 3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업문화는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창업주인 조 총회장뿐 아니라 대를 잇고 있는 큰아들 조남욱(73) 삼부토건 회장은 지금도 10대 선조까지 제사를 지낼 정도다. 보수적인 기업문화 탓에 여러차례 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80년대부터는 기업순위가 밀려 현재는 도급순위 26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성실시공’이란 창업정신과 호텔업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엄격한 한학교육 받으며 성장한 창업주 조정구 삼부토건의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은 1914년 11월 충남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에서 부친 조동일씨와 모친 풍천 임씨 사이에서 4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 총회장이 5세때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면서 총명함을 보이자 부친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가정교사를 둬 조 총회장을 가르쳤다. 조 총회장은 15세때인 1928년 장암면장 남정국씨의 맏딸 삼순씨와 결혼을 했다. 이후 부여공립보통학교와 일광심상고등소학교를 다녔다. 고3 때에는 장남인 조 회장을 낳았다. 조 총회장은 자식까지 생겼으나 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 경성공업고등학교(현 서울기계공고) 건축과에 입학했다. 경성공고를 졸업하고 1936년부터는 경기도청에서 건설관련 공무원으로 출발했다.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1948년 3월 사직서를 제출,12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곧바로 삼부토건을 설립했다. ●성실시공이 성공의 밑거름 창업 초기 삼부토건은 이렇다할 공사를 따내지 못했다. 삼부토건이 따낸 첫 공사는 창업 한달 뒤인 1948년 4월 성동소방서와 돈암동소방서의 부서진 문을 고치는 공사였다. 토목공사라기보다는 보수공사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공사 규모에 연연해하지 않고 ‘성실시공’이라는 창업정신으로 임했다. 삼부토건의 성실성이 알려지면서 경기도 상공국의 지하식당 수리공사, 서울시 부녀병원 수리공사, 전매국 통상염고 신축공사 등 굵직한 공사를 도맡았다. 삼부토건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된 계기는 군공사를 싹쓸이하면서부터다.1951년 해군본부의 해군병원 수리공사를 맡은 3개 건설업체 가운데 삼부토건만이 예정된 기간에 공사를 끝내면서 군당국으로부터 신뢰를 쌓았던 것이다.1951년에만 삼부토건은 진해에서 4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1960년대 초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은 제주도였다.1948년 4·3 사건이라는 정치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제주도가 개발이 낙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건설업체들의 수익성 때문이다. 섬이라는 특성 탓에 장비, 자재, 인부 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도 정부는 건설단가를 제주도와 내륙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제주도 공사 참여가 바로 적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제주도 개발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해군공사를 도맡으면서 알게된 해군 준장 출신의 김영관씨가 제주도지사를 맡으면서 삼부토건이 제주도 사업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던 것이다. 수익을 생각하면 당연히 거절해야 했지만 조 총회장은 “우리가 공사를 하지 않으면 제주도민들은 한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한 끝에 수락했다. 제주도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40㎞에 달하는 제주∼서귀포 횡단도로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경부·경인고속도로, 잠실개발사업 등으로 한단계 도약 1968년에 착공된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는 삼부토건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에게는 모두 도약의 기회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는 종전 불도저나 포클레인 등 구식 장비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2000대에 달하는 당시로서는 첨단 중장비가 투입됐다. 건설업체들은 정부보증으로 부족한 중장비를 구입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부터 본격적인 기계화 시공이 이뤄진 것이다. 삼부토건은 충북 옥산∼충북 현도 구간 21.3㎞, 경북 봉산∼경북 금천 구간 16.2㎞을 맡았다. 경인고속도로는 합작회사 형태로 건설을 맡았다.1967년 경인고속도로가 착공될 때는 시공업체가 삼안산업이었지만 정부가 공기 단축을 위해 당시 도급순위 1∼3위였던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부토건을 공사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1970년대 초에 시작된 잠실개발사업도 오늘날의 삼부토건을 있게 한 대공사다. 잠실주변을 흐르는 성내천과 탄천을 막지 못하면 잠실개발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삼부토건은 이들 지류를 막기 위해 하루에만 1000여명의 인력과 500대의 중장비를 투입하자 물 길이 멈춰서면서 100만평에 달하는 매립지가 생겨났다. ●90년대 들어 사세 주춤, 제2의 창업 선언 삼부토건은 60,7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도급순위 3∼4위에 달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70,80년대 활발했던 해외건설 사업에 소극적이었다. 다른 건설업체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등 대규모 건설공사에서 재미를 봤지만 삼부토건은 제한적으로만 해외사업을 해나갔다. 철저하게 해외 현지시장을 조사해야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건설업을 기반으로 제조업, 중공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꺼렸다. 주로 국내시장을 공략했다. 삼부토건이 처음으로 해외공사에 뛰어든 시기는 1973년. 말레이시아 제2연방고속도로 공사 성공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순환공사, 네팔의 쿨레카니 댐 건설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상수도 확장공사 등을 잇따라 따냈다. 이처럼 삼부토건이 해외건설에 뒤늦게 뛰어들어 기회를 잃었지만 내실경영으로 인해 1979년의 제2차 석유파동을 견뎌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삼부토건 기술력이 빛을 발한 것은 국내 최초의 하저터널을 성공리에 마쳤을 때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의 유로터널도 두 번이나 무너졌을 정도로 하저터널 공사는 선진국에서도 어려워하는 공사였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1990년부터 7년에 걸친 공사 끝에 별 사고없이 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나루역 공사를 성공리에 끝냈다. ●미래 유망산업인 호텔업에 진출 삼부토건은 1980년 경주 도뀨호텔을 인수하면서 호텔업에 진출한다.1981년에는 강남구 역삼동에 부지 5000여평을 매입했다.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가 결정됐기 때문에 호텔을 짓게 되면 올릭픽 기간에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삼부토건이 호텔을 짓기로 한 데는 80년대 들어 국내외 건설 수주가 어려워져 자체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자는 전략도 담겨 있었다. 삼부토건은 서울올림픽 개최 불과 70여일 전인 1988년 7월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준공했다. 호텔업에 진출할 때의 전략대로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은 개관 6개월동안 19억여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올해로 창사 58년을 맞은 삼부토건은 몇차례의 부침 끝에 현재는 2005년 기준으로 도급순위 26위(도급액 7938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삼부토건은 르네상스서울호텔, 삼부건설공업㈜, 경주 콩코드호텔,㈜여의상사, 삼부스포츠프라자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조 총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른바 ‘KS’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조 회장의 인맥은 정계, 재계, 경제계에 널리 퍼져 있다. 경기고 졸업 동기로는 성백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면영 홍익대 이사장, 최영철 변호사, 한건희 전 육군 소장 등이 있다. 서울법대 졸업 동기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롯해 박우동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이대순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장 등이 있다. 조 회장은 대학 졸업 뒤에는 조달청의 전신인 외자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2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계장, 선거과장, 총무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1973년에는 대통령으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회장은 외자청에 다니던 29세때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사범대를 나온 후 교사를 하던 김양희씨와 결혼했다. 조 회장의 장인은 초대 상공부 전기국장을 지내고 한국전력의 전신인 조선전업 부사장을 지낸 김영년씨다. ●재계·관계에 퍼져 있는 혼맥 조 회장은 3남1녀를 뒀다. 연세대 가정학과 출신인 장녀 명선(47)씨는 이용걸(49)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과 결혼했다. 이 단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장인인 조 회장의 고교·대학 후배인 셈이다. 명선씨의 결혼에는 이 단장의 외삼촌이면서 삼부토건 상무까지 지냈던 신억상씨가 중매를 했다. 행정고시 23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단장은 기획예산처로 자리를 옮겨 재정정책과장, 기획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등을 두루 거친 기획예산처 내 선두주자다. 장남인 조승연씨는 1997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인창고, 경희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MBA까지 마친 차남 조시연(44) 삼부토건 이사는 박선정(35)씨와 결혼했다. 조 이사의 장인은 신라교역 회장인 박준형씨다. 한국원양어업협회 제14대 회장을 지낸 박 회장은 신라수산, 신라엔지니어링, 비전힐스 골프장, 신라문화장학재단을 거느리고 있다. 조 이사의 부인 선정씨와 선정씨 언니인 민정씨는 모두 ‘미래회’멤버다. 미래회는 재계 유력 인사들의 부인과 며느리 등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불우이웃돕기 등 자선활동을 하는 미래회에는 선정씨 자매 외에도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 한솔 조동길 회장의 부인 안영주씨,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며느리 이수연(이명박 서울시장 딸)씨 등이 회원으로 있다. 조 회장의 막내 성연(39)씨는 가톨릭의대 외래교수의 딸인 최지영(34)씨와 결혼했다. 성연씨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삼부토건 공무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조 이사는 삼부토건 현장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자재 조달과 구매 등을 맡는 핵심부서다. 조 회장이 삼부토건에 입사하기 전 조달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조달업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때문에 삼부토건의 사실상 후계자인 조 이사에게 현장지원 업무를 맡도록 했다.MBA를 마친 조 이사는 영어실력도 유창해 해외사업도 관여하고 있다. 후계구도와 무관하게 삼부토건의 모든 업무는 아직까지는 조 회장이 좌지우지한다. 엄격한 유교집안 탓에 장자인 조 회장이 회사일과 집안일 모두를 결정한다. 한달이면 한두차례 모든 형제들은 조 회장 집에 모인다. 조 회장의 첫째 동생인 조남원(61) 부회장은 물론 경주에서 콩코드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조남립(53) 사장도 제사에 반드시 참석한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조 회장의 두 아들은 물론 조 회장의 동생들도 조 회장에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정도 가부장적인 분위기”라면서 “조 회장도 아버지인 조정구 총회장에게 그렇게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가풍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형을 끝까지 보좌하고 있는 조남원 부회장 조 총회장의 차남인 조남원 삼부토건 부회장은 금융인인 고 신동필씨의 딸인 용옥(60)씨와 결혼했다. 고려대를 나와 미국 로욜라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용옥씨를 만났고, 귀국과 함께 외환은행에 다녔던 용옥씨와 결혼한 것이다. 조 부회장은 1975년 삼부토건에 입사,30년동안 건설 외길을 걸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 하수종말처리장, 타이프 스포츠센터, 말레이시아 MBA사옥, 파키스탄 물탄∼미안찬누 도로건설 등과 같은 해외건설 공사를 완벽하게 끝내 세계속에 ‘건설 한국’의 입지를 다진 토목 전문가다. 조 부회장이 삼부토건의 해외파트를 도맡았던 것은 유학생활을 통해 얻은 외국어 실력 덕분이다. 형인 조남욱 회장보다 1년 먼저 삼부토건에 입사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대한건설협회 대의원 및 이사,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도로교통협회 부회장, 한국엔지니어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장학재단인 숙정재단을 설립하고 사회복지법인인 재활재단 이사를 맡아 사회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조 부회장의 부인인 용옥씨는 삼부토건의 유통업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감사로 있다. ●호텔 계열사를 넘겨받은 조남립 회장 조 총회장의 3남인 조남립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경주콩코드호텔 대표로 재직중이다. 조 총회장의 장녀 옥주(68)씨는 이화여대를 다니면서 연세대를 다니던 정병렬(작고)씨와 만나 졸업 뒤 결혼했다. 잠시 공무원생활을 한 병렬씨는 결혼과 동시에 장인회사인 삼부토건에 입사, 금융담당 상무까지 지낸 뒤 81년 퇴사했다. 한때 선일레미콘이라는 별도의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정자(65)·남숙(작고)씨 등은 모두 연예결혼했다. 차녀 정자씨의 남편은 선도전기 대표이사 회장인 전경호(65)씨. 마산고와 성균관대 독문학과를 졸업한 전씨는 학창시절 친구의 소개로 정자씨를 만났다고 한다. 4녀 남숙씨는 학창시절 교회의 성가대에서 알게된 정홍식(58)씨와 결혼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홍식씨는 당초 삼성그룹에 입사, 그룹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그는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총무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보문관광·도큐호텔·라마다르네상스 등 그룹내 계열사를 돌며 장인을 도왔으나,1987년 주방기기 납품업체인 HRS를 차려 독립했다.HRS의 홈페이지에 월요예배 코너를 따로 만들어 설교를 전할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chungsik@seoul.co.kr ■ 故조정구 총회장 11대 장남 조남욱 회장은 13대 父子 국회의원 삼부토건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과 큰 아들인 조남욱 회장은 공통점이 많다. 부자(父子)가 모두 국회의원과 대한건설협회장을 지냈다는 점이다. 조 총회장은 지난 1981년 3월 제11대 한국국민당의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대한건설협회장을 여러차례 역임했던 조 총회장은 건설업체들의 도움으로 국민당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건설업체의 뜻대로 조 총회장은 국회 경제과학위원회에 배정돼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갔다. 하지만 조 총회장은 당초 약속대로 4년동안만 국회의원을 지낸 뒤 기업인으로 돌아왔다. 정치에 미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도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걸었다. 대한건설협회장을 맡고 있던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민정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1990년 노태우·김영삼·김종필씨가 합당했을 때는 김종필씨의 지역구였던 부여의 지구당 위원장직도 넘겨받기도 했다. 조 회장이 아버지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계속 정치를 할 뜻이 있었던 것이다. 부여 지구당위원장직도 넘겨받았기 때문에 다음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출마도 가능했다. 하지만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김종필씨가 부여에 직접 출마했다.1996년 총선에서는 김종필씨가 민자당을 탈당한 뒤 자민련 후보로 부여에 출마했다. 조 회장은 그 당시 여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지만 당선 가능성이 떨어져 아예 정치의 뜻을 접었다. 조 회장처럼 부자가 모두 국회의원을 한 경우는 현직에만 9명이 있다. 대표적으로 6선을 지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민주당 의원이 있다. 정주영(제14대 전국구 의원)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정몽준 의원은 무소속으로 활동중이다. 한나라당에는 김무성(김용주 전 의원 아들), 남경필(남평우 전 의원 아들), 정문헌(정재철 전 의원 아들), 이종구(이중재 전 의원 아들), 유승민(유수호 전 의원 아들) 의원이 있다. 국민중심당에는 정진석(정석모 전 의원 아들), 열린우리당에는 노웅래(노승환 전 국회 부의장 아들)의원이 있다. chungsik@seoul.co.kr ■ 조남욱회장 남다른 백제문화사랑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은 백제문화에 애정이 남다르다. 물론 조 회장 고향이 부여이기 때문에 백제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일 수도 있다. 부여는 백제가 서기 538년 천도(遷都)한 뒤 660년 패망할 때까지 문화적 전성기를 이룬 도읍지였다. 하지만 조 회장이 백제문화권개발에 앞장서는 데는 고향이라는 이유말고도 다른 사연이 있다. 백제문화는 일본에 전파돼 일본 고대국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위대한 것인데도 신라문화권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본격적으로 백제문화권 개발에 나선 것은 1990년대부터다.1990년 국립부여박물관 공사를 시작했고,1994년에는 ‘백제 작은길’과 ‘백제 큰길’을 착공했다. 또 그해 일본 규슈 미야자키 남향촌 등의 유적지를 답사한 뒤 백제문화가 일본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남향촌은 ‘백제마을’이라고 불릴 만큼 백제문화의 영향이 깊이 서려 있는 곳이다. 1998년에는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 사업에 앞장섰다. 부여 규암면 합정리 일대 100만평 부지에 3700여억원을 들여 역사재현촌, 민속박물관, 호텔, 컨벤션센터, 예술인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해 4월 열린 기공식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김종필 국무총리,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 심대평 충남지사 등 30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동안 공사는 속도를 냈고 조만간 백제의 역사와 백제인의 생활상·문화·유적 등을 총망라한 ‘백제역사문화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사비(지금의 부여)시대 백제 왕궁과 능사(능을 지키기 위해 세운 절) 5층 목탑도 일반에 공개된다. 또 2010년까지 산업교역촌, 개국촌, 장제묘지촌, 전통민속촌 등이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백제역사재현단지에는 생태숲인 백제숲도 들어선다. 충남도가 2008년까지 8억원을 들여 단지내 왕궁촌 주변 43㏊에 백제풍의 생태숲을 조성키로 한 것이다. 백제숲에 백제시대에 많이 자생했던 것으로 옛 문헌을 통해 밝혀진 소나무와 박달나무, 느티나무, 떼죽나무 등 각종 나무 3만 8000그루와 가시연꽃, 감국, 개미취, 나리꽃, 원추리, 인 동덩굴 등 3만 2000포기의 초화류를 심어 백제시대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chungsik@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붉은악마 챙기려 독일행 자원했죠”

    “2002년엔 대표팀의 ‘입’역할을 했지만 이젠 우리 대표팀과 독일로 원정올 ‘붉은악마’응원단을 지원하고 한국 여행객들의 안전을 챙기는 게 주된 임무가 될 겁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1년 이상 외교관 생활을 접고 한국 대표팀의 미디어 담당관, 즉 히딩크 감독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허진(43) 외교통상부 재외이주과장이 내달 11일 월드컵이 열릴 독일로 떠난다. 주독 한국대사관 참사관이 그의 자리다. 최근 이뤄진 인사에서 독일 근무를 자원했고, 외교부는 ‘월드컵과 허진’이란 인연을 고려, 여러 후보를 물리고 그를 임명했다. 허 과장은 “한국의 축구협회가 워낙 견실해져서 공관의 도움은 필요없겠지만 도울 일은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 오는 17일 정몽준 축구협회장과 만나 향후 계획도 협의할 계획이다. 히딩크 감독의 한국행 비자에 서명한 이는 당시 네덜란드에서 근무하던 허 과장. 히딩크 감독이 한국으로 오기로 가계약한 상태에서 중동의 한 국가를 놓고 고민할 때 그를 찾았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 가기 전 말라리아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6·25전쟁과 차범근, 허정무 이 세 단어가 히딩크 감독이 지닌 한국에 대한 지식의 전부였다는 것. 허 과장은 “한국은 아시아 두번째 선진국이다. 한국은 절대로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란 말로 설득했다. 월드컵 당시 외교관을 대표팀 언론담당관으로 파견한 것은 파격이었다. 히딩크 감독과의 친분, 어학능력, 전문성 등을 갖춘 허 과장에 대해 정몽준 협회장이 외교·행자·문화 3개 부처장관의 협조를 받아 가능했던 일이다. 신임 아드보카트 감독이 히딩크 이상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허 과장은 우리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최소 16강, 또는 8강에 진출하리라 낙관했다. 특히 그는 베어백 코치에 대해 “아드보카트의 다혈질적 요소를 보완해줄 완벽한 참모형”이라고 평했다. 히딩크감독과 그의 관계를 옆에서 계속 지켜본 결과다. 허 과장은 1970년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3연속 승리하는 모습에 완전히 매료됐다고 한다. 이후 노트를 하면서 경기를 보는게 버릇이 됐다. 월드컵 이전부터 스포츠 신문에 칼럼을 써온 축구 ‘전문가’다. 그는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출사표를 던지면서 마지막 언급으로 ‘경기를 즐기자’(Let’s play the games)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경기의 결과를 국가운명의 상징으로 여기기보다는 축구를 생활화해야 한다.”면서 “이번 월드컵은 온 국민이 ‘즐기는’ 축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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