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인맥 열전] 법무부·검찰 (중)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조직 개편과 조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검찰도 예외는 아니다. 참여정부 마지막으로 임명된 임채진 검찰총장의 신임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신임이 유력해지면서 임기 2년을 보장받은 임 총장이 빠르면 2월말로 보이는 정기인사에서 어떻게 라인업을 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달 말 대대적 인사이동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임 총장의 사시 19회 동기인 정진호 법무부차관, 안영욱 법무연수원장, 박상길 부산고검장, 조승식 대검 형사부장, 강충식 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등 5명의 집단 퇴진이 예상된다. 공석인 대전·대구·광주 고검장 세자리도 새 인사에서 채워질 것으로 보여 대대적인 인사 이동이 전망된다.
전문분야별로 큰 계파로 분류되는 특수통, 공안통, 기획통 검사장의 자리 이동이 최대 관심사다. 검찰내 ‘빅4’인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의 지각변동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 검찰 1·2·3·4과장과 검찰국장을 거치면서 전형적인 기획통으로 불리는 임 총장의 직계라인을 누가 이어받을지도 주시할 만하다.
지금까지는 문성우(사시21회)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표적인 직계로 분류된다. 대검 기획과장과 법무부 검찰 1·2·3과장을 거치고 국가수사개혁단장, 사법개혁위원 등으로 참여했다. 보기 드물게 검찰국장을 2년이나 지낸 경력 덕분에 올해 인사에선 이동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이 건재하다면 법무부 차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뒤를 이어 차동민(사시22회) 대검 기획조정부장, 조근호(사시23회) 사법연수원 부원장도 기획통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차 검사장은 대검 공보관을 거쳐 서울지검 특수2·3부장을 지내 수사와 행정을 아우른 인사이고, 조 검사장은 대검 범죄정보 1·2과장, 범죄정보기획관,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지낸 기획통으로 검찰 6시그마 운동을 기획하기도 했다.
법무부 및 대검 등 주요 포스트로 이동이 예정된 사시 24회 출신 중에는 특수통이 돋보인다. 채동욱 부산고검 차장, 민유태 대구지검 1차장, 이인규 대전고검 차장 등이 검찰에서도 손꼽히는 특수통이다.
채 차장은 서울지검 특수2부장 때 삼성 에버랜드 CB헐값 매각 사건을 수사해 기소했고, 굿모닝시티 사건도 파헤쳤다. 대검 수사기획관 때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해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공안부장 박철준·김학의 경합
동기 검사장 가운데 유일하게 연세대 출신인 민 차장은 대검 중수 1·2·3과장과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낸 전형적인 특수통으로, 공적자금비리합동수사반을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이 차장은 서울지검 형사9부장 때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해 최태원 회장을 구속기소하고,2003년 원주지청장 시절에는 대검 중수부로 파견돼 16대 대선자금 비리 수사를 이끌었다. 이들 모두 특수통 검사의 소망인 대검 중수부장의 후임자로 물망에 오른다.
참여정부에서 상대적 홀대를 받았던 공안통도 약진을 준비 중이다.
현역 검사장 중에는 박철준(사시23회)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수원지검 공안부장·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낸 김학의(사시24회)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공안통의 맥을 잇고 있다. 이들은 오는 4월 18대 총선을 관리할 대검 공안부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