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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균씨·고시원 참사·난민… 이웃 아픔 함께한 성탄절

    용균씨·고시원 참사·난민… 이웃 아픔 함께한 성탄절

    “김용균님의 죽음은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악한 사회 구조 속에서 그 수단이 된 힘없는 비정규직들의 모습입니다.” 성탄절인 25일 오후 2시 한국 천주교 여성수도회 장상연합회 등 천주교계는 서울 광화문 남측광장에 마련된 태안화력 김용균씨 분향소에서 용균씨의 죽음을 위로하는 미사를 진행했다. 사제들은 이날 강론에서 “용균씨의 엄마가 만들어내는 고요하지만 거대한 움직임에 우리 또한 다시는 또 다른 김용균이 없도록 힘을 합해야 한다”면서 “사람의 존엄이 존중받고 인간의 가치가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4년이 넘도록 여전히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세월호 문제와 분단된 한국의 현실도 언급됐다. 자리에 모인 천주교 신자들과 시민 300여명은 우리 사회의 아픈 모습을 돌아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올해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아픔을 겪은 이들을 위로하는 종교계의 예배·미사가 잇따랐다. 오후 3시 광화문 북측광장에서는 개신교계 단체와 시민 400여명이 모여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를 열었다. 이 예배에는 예멘, 시리아, 이집트 등 각국의 난민들이 참석해 성탄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콩고난민공연팀인 ‘스트렁아프리카’의 공연으로 시작된 이 예배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거절당한 난민들을 환대하고 보듬었다. 예배에 참가한 시민들은 “한국사회 내부 모순을 난민들에게 투사하고 적대시하는 일이 없도록 기도한다”면서 “이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명, 평화, 사랑, 회복, 연대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관수동 옛 국일고시원 건물 앞에서는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등의 주최로 시민 100여명이 모여 고시원 참사로 사망한 이들을 추모하는 예배를 진행했다. 여재훈 대한성공회 신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전용숙소로 자리잡은 고시원은 대도심에 값싼 인력을 제공하는 기숙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이 커다란 도시의 밑바닥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는 안전한 세상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지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세종로 공원에서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등이 2007년 정리해고 후 복직 투쟁 중인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농성장을 찾아 10년 넘게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오늘의 눈] ‘409일’… 굴뚝 위 전달된 서글픈 성탄 선물/김지예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409일’… 굴뚝 위 전달된 서글픈 성탄 선물/김지예 사회부 기자

    25일 크리스마스 아침 슬픈 선물이 전달됐다. 공장 가동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75m 굴뚝 위에 올라간 파인텍의 두 해고 노동자가 409일째 고공 농성을 이어가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었다. 두 노동자,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건강은 매우 좋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이들의 고공 농성은 겨울의 한복판으로 향하고 있다. 한 몸 편하게 눕힐 수 없는 좁디좁은 공간에 갇힌 채 두 번째 겨울을 난다는 것은 감옥살이보다 더한 고통이다. 농성장 주변에 흐르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두 노동자에게 회한이 되고 있다. 홍 전 지회장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에게 전화가 왔다”면서 “함께 있었다면 작은 선물이라도 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고공 농성장에는 찬송가와 노동가가 울려 퍼졌다.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성탄 트리에는 ‘빨리 지상에서 만나요’, ‘노동자가 희망이다’라는 응원 메시지가 달렸다. 나승구 신부와 이동환 목사가 의료진과 함께 굴뚝 위에 올라 2시간여 두 노동자를 위로하고 기도했다. 두 사람이 버티는 가장 큰 동력은 바로 시민들의 온정이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함께하며 알게 된 시민 4명은 지난 24일 ‘노동 악법 철폐하라’, ‘스타플렉스는 노사합의를 이행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408일이 넘도록 굴뚝에 사람이 갇혀 있는데 힘 있는 사람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느냐”면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씨도 그런 무관심 속에 사망한 것”이라고 울먹였다. 차광호 지회장도 농성을 응원하러 찾아오는 시민들의 이름을 일일이 노트에 적으며 역사를 쓰고 있다. 시민들이 “파인텍을 잊고 산 시간이 길어 미안하다”며 위로를 건네자, 농성자들은 “저희 때문에 많은 시민이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이날 종교계 노동 관련 기구는 사 측인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와 처음 면담했다. 김 대표는 “상황이 어렵지만 해결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 노동자들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 대표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두 노동자를 75m 굴뚝 위에 409일이 넘도록 방치한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 특히 고공 농성이 일반적인 노사 문제를 뛰어넘어 시민사회의 연대 투쟁 문제로 커진 만큼 김 대표는 해고 노동자의 요구에 이어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답해야 한다. 또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의 죽음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만시지탄식’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jiye@seoul.co.kr
  •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극한의 투쟁뿐이라는 노동 현실 참담” 단식 동참 줄이어… 시민들 격려가 큰 힘‘고공 농성 세계신기록.’ 파인텍 해고 노동자 홍기탁(45) 전 노조 지회장과 박준호(45) 사무장이 75m 높이 굴뚝에서 버틴 지 25일로 409일째가 된다. 크리스마스에 세계 최장기 고공 농성이라는 슬픈 신기록을 쓴 것이다. 홍 전 지회장은 24일 통화에서 “408일을 넘기지 않길 바랐다”면서 “이 슬픈 기록은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록인 408일은 동료인 차광호 현 지회장이 가지고 있었다. 차 지회장은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정리해고 및 공장 가동 중단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경북 구미의 스타케미컬(현 스타플렉스) 공장 굴뚝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다. 그의 농성 이후 노동자들은 공장 정상화 및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지난해 11월12일 스타플렉스 본사가 보이는 서울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다시 올랐다. 굴뚝 위 두 노동자는 요즘 폭 80㎝, 길이 5m 남짓한 천막에서 핫팩에 의지해 잠을 자고 물티슈로 세수를 한다. 408일에 또 다른 408일의 고통이 덧대어졌지만 고용 승계와 단협 이행 요구는 찬 공기 속에 흩어질 뿐 아무런 메아리도 얻지 못하고 있다. 홍 전 지회장은 “김세권 스타플렉스 회장은 해외 출장을 빌미로 사실상 도피한 채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극한투쟁뿐이라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그는 토로했다. 굴뚝 아래에서 두 사람을 지켜 온 차 지회장은 지난 10일부터 무기한 ‘끝장 단식’에 돌입했다. 차 지회장은 “408일 이상을 버텨내는 두 동지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걱정”이라면서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정치인 4명이 농성장을 방문했지만, 홍 전 지회장은 “국회가 탄력근무제 연장 등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상황에서, 파인텍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굴뚝 노동자들에겐 시민의 격려가 가장 큰 힘이다. 매일 10여명씩 찾아와 하루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송경동 시인, 나승구 신부, 박승렬 NCCK인권센터 목사 등 4명은 끝장 단식에 동참했다. 24일 저녁에는 집회를 열고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 앞에서 굴뚝 농성자들이 있는 열병합발전소까지 약 2㎞를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은퇴 고민하는 한국인 ‘실업급여’·‘주택임대사업’ 집중 검색

    은퇴를 앞둔 근로자들은 올해 ‘실업급여’와 ‘주택임대사업’, ‘기초연금 인상’ 등을 가장 많이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네이버와 함께 키워드 분석을 한 뒤 내놓은 올해 은퇴시장 10대 키워드는 실업급여, 주 52시간 근무, 주택임대사업, 국민연금 개편, 치매 국가 책임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웰다잉법, 기초연금 인상, 황혼이혼, 퇴준생 등이다. 주52시간 근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웰다잉법은 올해부터 새롭게 시행돼 주목을 받았고, 실업급여, 주택임대사업, 국민연금 개편, 치매 국가책임제, 기초연금 인상은 올해 들어 제도변경이 이뤄지면서 예비 은퇴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10대 키워드 중 가장 많은 검색량을 보인 것은 ‘실업급여’였다. 올해 1월 이후 실업급여 지급액 상한액과 하한액이 각각 1만원, 7632원으로 오르면서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검색이 더 늘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한 뒤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지급되는 것으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지급액은 총 5조 377억원에 달한다. 경기 불안정이 계속되며 비자발적 실업이 증가할수록 지급액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퇴직일 이전 1년 6개월 동안 180일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어야하고, 정리해고·권고사직·계약만료·정년퇴직 등 정당한 사정에 의해 회사를 그만뒀어야한다. 또 퇴직한 다음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신청을 해야만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노후 준비 방법 중 하나인 ‘주택임대사업’은 검색 순위 3위에 올랐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올초 늘어났다가 9·31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일부 축소되면서 실제 혜택과 등록 절차, 요건을 찾는 근로자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7번째로 많은 검색량을 보인 ‘웰다잉법 시행’은 올 2월 법 시행 이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본인이 말기 환자가 됐을 때 의미 없는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서약서다. 법 시행 9개월째인 11월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총 7만 3150명으로 집계됐다. ‘기초연금’은 올 9월부터 지급액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된 데 이어 내년에는 30만원까지 인상될 예정인 만큼 수급자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수준 하위 20% 고령자가 우선 혜택을 받고 2020년부터는 하위 20~40%의 고령자에게도 같은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저는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 농가부채만 늘어나는 농민들, 전세금 폭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과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여기 섰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던 대선의 경제 분야 TV 토론에서 이름조차 낯선 한 후보의 모두발언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IMF 환란은 극복했지만, 정작 서민 중산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노동자이자 진보 정치인’ 권영길(77)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겸 민노당 전 대표는 그해 대선 후보로 나서 95만표 남짓의 득표를 올리는 데 그쳤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진보정치 정책과 노선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진보정당이 한국에서 자리잡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뒤 암 투병을 딛고 최근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 이사장으로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진료차 경남 창원 자택에서 서울로 올라온 권 이사장을 지난 2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남북철도운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2012년 18대를 마지막으로 국회의원(경남 창원성산, 노회찬 전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서 20대 의원으로 당선)직을 그만뒀다. 평등 평화 통일이라는 신념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하고 의원직을 마감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자가면역체계 이상이 발견됐다. 합병증으로 설암 수술 등을 받고 아직 회복 단계다. 평화철도는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실사구시적인 평화운동이다. 평화가 이뤄져야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이 돼야 영구평화 체계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의 지원 등은 퍼주기 논란이 벌어진다. 하지만 철도를 깔자는 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 평화의 철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철도 건설에 쓰이는 아스팔트 침목은 1개 10만원이다. 여기에 한 사람이 1만원씩 내서 내 손으로 평화의 침목을 깔자는 것이다. 100만명이 참여하는 ‘침목깔기 1만원 기증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평화철도 공동대표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맡는다.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남북철도 연결에 노동계가 앞장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은 열차를 만드는 회사다. ‘우리 손으로 제작한 열차가 북녘을 넘어 유럽까지 달린다’는 취지에 공감해 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동참했다. 개신교와 불교, 가톨릭 등 종교계도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남북 경제교류 확대는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의 돌파구도 된다. -집이 있는 경남 창원은 조선과 기계공업이 주력 산업이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라 지역 경기가 엉망이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갔더니 어떤 분이 ‘문재인 정부는 통일 정책은 잘 하는데…’라며 얼버무리더라. 그래서 현재의 경제 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겪고 있고,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라 현 정부를 마냥 탓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 경제는 돌파구가 안 보인다. 수출의존형이라는 특성은 그대로인데 해외에서 물건이 안 팔리는 걸 어쩌겠나. 더구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은 앞으로도 확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더이상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이는 남북 경제공동체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 연결 혜택의 8할은 우리 쪽에 돌아온다. 금강산이나 개성 등 각종 관광이나 물류 등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 남북철도를 막는 건 대북제재가 아닌 대남제재가 되는 게 결국 이런 이유에서다. →어느 철도를 연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나.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고, 동해선 복원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평화철도는 경원선 복원에 집중할 생각이다. 경원선은 서울에서 백마고지까지 연결돼 있다. 북쪽은 평강 이북까지는 이어져 있다. 백마고지와 평강을 연결하면 된다. 거리도 27㎞ 정도로 비교적 짧다. 침목 설치 비용으로 50억원이면 충분하다. 북한의 원산 갈마관광단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원선 복원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남북 다 군사적 요충지를 지나야 한다. 갈마관광단지를 살리는, 경제부국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북측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것이다. 몸이 좀 추슬러지면 북한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등을 놓고 논란이 많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의 목표와 방향 설정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출범한 게 문제다. 최저임금이나 탄력근로제 등 단편적인 의제에만 매달리니 정상적인 논의가 되기 어렵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우리보다 앞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복지제도 확충,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사회보장 정책을 합의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노조가 국가 권력과 함께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조는 그런 걸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여긴다. 정부도 사회도 심지어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무상보육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아동수당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예산 싸움만 하고, 그러니 정치권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우리는 경제 규모 10위권의 국가이지만 교육이나 의료 등은 60위권 국가들만도 못하다. 중산층 서민들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재원의 배분까지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고 풀어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민주노총이 대기업 귀족노조를 대변한다는 비판도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호주와 영국의 노조들이 ‘김대중 석방’을 요구하는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호주와 영국에서는 ‘당연히 노조가 할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노조는 자국은 물론 외국의 민주화와 인권 상황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출범 당시부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민주 및 인권 신장 등 사회개혁 투쟁을 내걸었던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언론노조나 사무금융노조, 금속노조 등 모든 산별노조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별 노조들이 어느 순간 단위노조 투쟁에 주력하고, 그게 중점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한 대기업 노조 간부가 ‘수십년간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게 조합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을 따낸 것이다. 개별 회사의 학자금 재원들을 모아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의 개별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이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하더라. 민주노총 역시 개별 사안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적 역할은 묻혀버렸다. 탄력근로제만 해도 (대기업 중심인)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중소기업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노조가 없는 전체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가 탄력근로제를 반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만 하더라도 일부 조합원의 불만을 설득해가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런 과정은 생략되고 민주노총이 조직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언론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반성을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닌 국가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자기 희생을 통한 대안을 공격적으로 제시해야 민주노총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 →현 정부와도 노동계가 각을 세우는 분위기인데. -과거에 차령산맥 이북의 노동 관련 손해배상 사건은 김선수 변호사(현 대법관)가, 이남은 문재인 변호사가 가장 많이 맡았다. 대한민국에서 문 대통령만큼 노동자와 함께 싸웠던 이가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노조에 대한 개념 정의가 부족한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두려워 말라”고 당부했다.(권 이사장도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촛불정신에 따라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분기점에 서 있는 듯하다. 촛불의 주체는 서민과 노동자 등 지금껏 차별을 받아왔던 사람들이고, 이들을 위한 정치가 현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다. 소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권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 지지율에 연연하는 대신 앞날의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진보정당은 철저히 민생정치에 주력해야 한다. 정의당 등도 민생정치는 무엇인가, 국가는 무엇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통찰해 서민 중산층의 희망이 돼야 한다. ‘소득의 평준화’라는 경제 민주화는 사회적으로는 노조가 분위기를 형성하고, 진보정당이 국회에서 현실화해야 한다. 그게 진보정당의 갈 길이고 한국 정치 개혁의 길이다. ‘민주노총과 민노당은 내 영혼’이지만, 지금은 어느 당 소속도 아니다. 진보진영이 다시 통합돼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신념이다. 새롭게 하나가 된 진보정당이 출범하면 다시 당적을 갖겠다. douzirl@seoul.co.kr ●권영길은 누구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경남 산청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부산으로 이주해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 농잠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서울신문 기자로 입사해 파리특파원 등을 지냈다. 부친이 빨치산으로 활동했다는 가정사가 그를 진보운동으로 이끌었다. 안락한 언론인의 자리를 박차고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1995년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법 날치기 사건’에 맞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총파업을 이끌어 법안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진보 정치인으로 살았다.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 21에 입당해 1997년 15대 대선 후보에 출마하고, 1999년 민노당 창당 뒤 2002년 16대 대선 후보로 나섰다. 민노당 당대표이자 경남 창원에서 2004년 17대, 2008년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용·노동 전문가인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위다.
  • [경사노위 출범] 정부 못 믿는 민노총, 20년 가까이 대화 거부

    강경파 “정부 사탕발림에 지도부 속아”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20년 가까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회적 합의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여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등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은 탓이라고 분석한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기간이던 1998년 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에 참여했다. 여기서 민주노총은 공무원노조 결성 권리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합법화 등을 인정받고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부는 당초 약속과 달리 국가 위기의 원인이 된 재벌들의 전횡을 막기 위한 조치에는 소극적이었다. 결국 재벌 개혁은 이뤄지지 않은 채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근로자들의 노동 여건만 나빠졌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판단이다. 이때부터 이들에게는 ‘(진보·보수에 관계없이) 정부는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주노총은 IMF 사태 이후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내막을 이해하지 않은 채 이들에게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고만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내부의 복잡한 계파 갈등도 사회적 대화 참여를 막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과거부터 지도부가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 소수 강경파가 물리력으로 맞서 투쟁을 압박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2005년 2월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노동 현안을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안건을 대의원 대회에 상정했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소동을 벌였다. 결국 대의원 대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지금도 강경파들은 “현 지도부가 정부의 사탕발림에 속아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판한다. 전임 민주노총 집행부 관계자는 “현 지도부가 대화와 교섭에 무게를 뒀지만 지금까지 얻은 게 뭐가 있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안 통과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광주형 일자리’ 도입 등 노동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내용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부는 정직한 협상 자세를… 민노총도 투쟁중심 탈피해야”

    “친노동 성향 정권에 파업은 시대착오” “文대통령 용두사미식 공약이행 문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대화 해야” 한입 민주노총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노정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노동계의 불신을 털어내고 사회개혁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정직한 협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역시 기존 투쟁 중심의 운영 방식을 바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에 나서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파업에 대해 학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권에 비해 친노동 성향을 보이고 있음에도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참여를 거부하며 파업에 나선 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보수정권 때는 노조가 사회적 공론장에 나서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도 이번 정부는 ‘노동존중사회’를 지향하며 적극적으로 사회적 대화 틀을 갖추려고 애쓰는데, 민주노총이 그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고는 극한 수단을 택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파업의 원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용두사미식 공약 이행’에 있다는 비판도 컸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을 불러온 자치분권·재정분권 종합계획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 대통령과 정부가 현실성 없는 약속을 지나치게 남발해 정책 수혜자들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놨다는 설명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주노총도 이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현 정부처럼 ‘사회적 대화 틀(경사노위)이 있으니 우선 여기로 들어와서 얘기하자’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민주노총은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 (정부가 재벌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고 노동자 정리해고만 강행해) 여러 차례 큰 상처를 입었다. 이제라도 정부가 ‘여기까지는 해줄 수 있고 나머지는 안 된다’는 식으로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 지금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태도로 점잔만 빼고 있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창곤 전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단순히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왜 필요한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기한 다음에 설득을 해야 한다”며 “무조건 강요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도 “들어가는 순간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협상장에서 논의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대화를 하려면 탄력근로제만 밀어붙이지 말고 여러 다른 사안을 묶어서 줄 것은 주고 그렇지 않을 것은 빼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정 간 극단적인 대결을 지양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가기 위해 정부와 민주노총이 좀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안을 놓고 고민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최소 휴식시간제와 야근수당 감소분 보전 등 대안으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민주노총이 100% 다 달라고 하면 대화가 안 된다”며 “서로가 ‘이것은 가능하고 이것은 못 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 대통령 순방 중 읽은 책 소개…“내가 생각한 공감 얕고 관념적”

    문 대통령 순방 중 읽은 책 소개…“내가 생각한 공감 얕고 관념적”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파푸아뉴기니를 순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 중 기내에서 읽은 책의 후기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자신의 SNS를 통해 “정신과 의사이며 치유전문가 정혜신의 신간 ‘당신이 옳다’를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면서 “‘공감과 소통’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내가 생각했던 공감이 얼마나 얕고 관념적이었는지 새삼 느꼈다. 가족들과의 공감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 같은 것을 떠나서라도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제대로 공감할 수 있다면, 하다못해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에 대해 더 공감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더 공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소회를 남겼다. 그동안 고문 피해자와 쌍용차 정리해고 피해 노동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등의 치유를 도왔던 정혜신 박사는 지난 9월 책 ‘당신이 옳다’를 펴냈다. 정 박사는 약 30년 동안 정신과 의사로 활동해오면서 터득한 심리치유에 관한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금융권 정리해고 칼바람에도… 취업자 6%나 늘었다고?

    퇴직한 주식 단타족까지 ‘금융업’ 분류 車·조선 실업자 귀향도 농림어업 포함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 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9개월째 10만명대 이하인 ‘고용 참사’ 상황에서도 금융·보험업과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각각 6%대, 4%대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금융업의 경우 모바일 거래 이용자 증가 등으로 금융사들이 영업점과 직원을 줄이는 상황인데 오히려 통계에 잡히는 일자리는 늘어난 것이다. 농림어업도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그동안 일자리가 꾸준히 줄었는데 갑자기 지난해 5월부터 취업자 수가 반등하는 역설적 상황이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에서 이 같은 ‘일자리 미스터리’의 원인을 파악하는 작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금융·보험업과 농림어업 취업자 수 증가가 통계 작성 방법 등에서 오는 ‘착시 효과’로 추정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18일 “금융권에서 정리해고 등이 많은데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이 이상해 들여다보는 중”이라면서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못했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해고 또는 퇴직한 사람들이 ‘주식 단타족’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금융·보험업 취업자로 분류된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은 조사원이 직접 집을 찾아가 취업 여부와 직종 등을 물어보는 방식이다. 이 관계자는 “설문조사는 대부분 출근한 실제 취업자가 아닌 집에 있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예를 들어 은행 등에서 퇴직한 남편이 주식 단타족이 됐는데 아내가 고용동향 조사에서는 ‘금융업’으로 체크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통계청은 “증권을 비롯해 선물, 경마, 경륜 등의 투자활동을 하는 사람은 아예 취업자로 보지 않는다”면서 “통계작성 기준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농림어업 취업자 수 증가도 이 같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침체에 빠진 자동차와 조선 등이 주력 산업인 지역에서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님 농사를 돕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집에 있는 가족들이 실업자라고 표시하는 대신 농림어업에 체크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자동차·조선 등 지역 주력 산업이 침체에 빠진 경북과 경남, 전북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 3분기 전체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만 2000명 늘었는데 경북과 경남에서 각각 2만 5000명, 전북에서 1만 2000명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전국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5만 7000명 증가했는데 경북이 3만 4000명, 경남이 2만 7000명, 전북이 1만 3000명으로 1~3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농림어업은 일주일에 18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만 취업자에 포함시킨다”면서 “집에서 쉬는 실업자가 농림어업 취업자 수에 포함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헌법소원까지 개입한 법원행정처

    강제징용, 전교조, 통합진보당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법원행정처가 헌법재판소 사건까지 개입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제기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2년 2월 접수 뒤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아 헌재에서 가장 오래된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처는 2015년 7월부터 헌재의 주요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의혹을 받고 있다. 헌재 파견 판사를 통해서다. 한일협정 헌법소원, 민주화운동 보상, 과거사 소멸시효, 형사소송 성공보수 무효, GS칼텍스 사건 등 당시 법조계가 주목하던 사건들이다. 이런 내용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돼 있다. 대부분은 정보 수집으로 끝났지만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업무방해 사건은 청와대를 통해 압박을 시도한 정황이 나온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이 2012년 업무방해와 관련해 헌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앞서 2010년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뒤 특근을 거부했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 전원합의체는 이미 특근 거부 등에 대해 유죄라고 판결한 상태였다. 행정처는 헌재 평의에서 한정위헌이 다수였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정위헌 결정이 나올 경우 대법 판결과 배치되고, 최고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임 전 차장은 2015년 11월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이 보고서에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하면 대법 판결의 법률 해석을 전면 부정하는 최초의 사례로 사법기관 갈등을 부추겨 두 기관의 정면충돌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결국 국가 안정의 저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업무방해 한정위헌 논리는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숙원 사업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고, 불법 파업이 폭증해 산업계와 재계의 부담이 급증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임 전 차장은 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뒤 청와대 관계자에게 해당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헌재 소송까지 개입한 법원행정처…“민주노총 숙원사업으로 불법 파업 폭증”

    헌재 소송까지 개입한 법원행정처…“민주노총 숙원사업으로 불법 파업 폭증”

     강제징용, 전교조, 통합진보당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소 재판까지 개입하려 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제기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이다. 행정처는 청와대에 청탁을 넣었고, 2012년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은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처는 2015년 7월부터 헌재의 주요 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의혹을 받고 있다. 헌재 파견 판사를 통해서다. 한일협정 헌법소원, 민주화운동 보상, 과거사 소멸시효, 형사소송 성공보수 무효, GS칼텍스 사건 등 당시 법조계가 주목하던 사건들이다. 이런 내용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돼 있다.  대부분은 정보 수집으로 끝났지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의 업무방해 사건은 청와대를 통해 압박을 시도했다.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강모씨 등 4명이 2012년 업무방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이다. 이들은 2010년 3월 비정규직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뒤, 특근을 거부했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미 특근 거부 등 합법 파업에 대해 유죄라고 판결한 상태였다.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관 평의에서 한정위헌이 다수였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정위헌 결정이 나올 경우 대법원의 판결과 배치되고,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임종헌 차장은 2015년 11월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업무방해죄 관련 한정위헌 판단의 위험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으로 인해 불법파업에 대한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해 결국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는 핵심 내용이 담겼다.  이 보고서에는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 결정을 하게 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률해석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최초의 사례로 사법기관 갈등을 부추겨 대법원 헌법재판소의 정면충돌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결국 국가 안정의 저해요소로 작용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또한 업무방해죄에 대한 한정위헌 논리는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숙원 사업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고, 불법 파업이 폭증해 산업계와 재계의 부담이 급증한다는 내용도 세세히 담겨 있었다. 임종헌 차장은 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뒤 청와대 관계자에게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2016년 헌재가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당시 헌재는 이례적으로 행정처 의견서까지 받았다. 2015년 11월 행정처는 ‘헌재가 한정위헌을 결정하면 안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헌재는 2012년 2월 접수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을 2015년 12월 이후 별다른 심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현재 헌재에서 가장 오래된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헌재에 업무방해 사건 관련 지시를 내렸다는 점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중독의 시대/강수돌·홀거 하이데 지음/개마고원/292쪽/1만 7000원중학교 때 뉴질랜드에 이민 갔던 친구가 성인이 돼 다시 한국에 왔다. 서울에서 1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한 그는 “사람들이 모두 지독하게 일만 한다. 그 스트레스를 술(회식)로 푸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에 그는 웃으며 반박했다. “그래 봤자 집 한 채 사기도 어려워. 그리고 그렇게 성공해서 뭐할 건데?” 그는 그러면서 내게 되물었다. “한국, 한국인은 왜 자신을 망가뜨리는 걸까?” 그가 던진 질문은 10여년 동안 유령처럼 내 머릿속을 떠돌고 있다. 나라는 부유해졌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어렵게 사는 것일까. 강수돌 고려대 교수와 그의 스승인 홀거 하이데 전 브레멘대 교수가 함께 쓴 ‘중독의 시대’는 이 질문에 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바로 ‘중독’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저자들은 한국에서 나타나는 여러 사회 문제가 중독 상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한국을 ‘중독사회’로 규정한다. 여기서 중독사회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알코올 중독자처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은 일·알코올·마약·도박·섹스·게임·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에 빠져 있다. 전체 사회구조와 시스템 차원에서도 중독의 특징이 나타난다. 중독이란 인간적 욕구 충족에 실패한 경우 대리만족에 강박적으로 의존하는 병리적 행위를 가리킨다. 대체물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된다. 한국이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더 큰 경제 성장을 요구하게 될수록 개인은 더 일해야 한다.저자들은 이런 중독의 원인을 현대사 밑바닥에서 끌어올린다. 책 표지에 ‘대한민국은 포스트 트라우마 중독사회’라고 적힌 것처럼, 현대사에서 겪은 트라우마가 지금의 중독사회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사회가 식민지 억압이나 전쟁, 군사독재, 보릿고개와 같은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집단적으로 겪으면 집단 트라우마로 이어진다.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자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개발독재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빈곤을 이겨 냈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취한 채 외환위기(IMF)를 맞았다. 레드 콤플렉스, 빈민 콤플렉스, 정리해고 콤플렉스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신자유주의 물결과 성장의 구호에 파묻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 이런 일들이 결국 사회를 중독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회를 중독으로 내몬 이들은 누굴까. 저자들은 ‘재벌·국가 복합체’를 든다. 앞서 외환위기 등을 거치는 동안 국가가 재벌을 길들이면서 ‘국가·재벌 복합체’가 생겨났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1997년 IMF 구제 금융까지 약 10년 동안 권력이 재벌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충기 삼성 사장 문자메시지는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들은 재벌의 철저한 관리로 정부 고위 관료들이 재벌에 충성을 다하고, 퇴직한 뒤엔 삼성 사외이사로 다시 수억원을 받는 ‘삼성맨’이 된다고 꼬집는다. 정경유착이 심하다는 폭로가 나왔을 때 건강한 조직이라면 공식 사죄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쇄신한다. 그러나 중독된 조직은 달리 반응한다. 언론과 학계를 단속하고, 검찰을 동원해 문제 제기자를 색출한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보인 박근혜 정권의 모습도 유사하지 않았던가. 중독 조직의 전형적인 특성을 보이는 이들은 숨기고 억압하기에만 급급했다. 중독은 내면의 두려움을 회피하거나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저자들은 사회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해 억지로 내면의 두려움을 억압하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체제나 강자의 논리에 동일시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누군가가 문제점을 지적하면 ‘너무 이상적인 말이다’, ‘너무 먼 이야기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관행이잖아’, ‘난 그저 내 일만 열심히 할 뿐이야’, ‘먹고살려니 어쩔 수 없어’라고 한다. 저자들은 이런 중독 사회를 깨뜨리려면 그저 그런 해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정책 같은 ‘과감한 조치’ 이전에 아예 사회 체질을 바꿀 ‘과감한 발상 전환’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온 구절은 지금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격언일지 모르겠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에게 하나의 세계다. 새로 태어나려는 생명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한국 경쟁력 갉아먹는 독과점과 노동시장 경직성

    세계경제포럼(WEF)이 어제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지난해보다 11계단 뛰어오른 15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싱가포르, 독일, 일본보다 낮지만,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보다는 우위에 있다. 순위 자체로만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에 올라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이번 결과가 올해부터 정보통신기술(ICT) 보급 등 경제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평가방식 변화 때문이란 점을 고려하면 그리 들뜰 일도 아니다. 외려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독과점이나 노동시장 불안정성 등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우려스럽다. WEF는 ‘거시경제 안정성’과 ‘ICT 보급’ 부문에선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했다. 교통과 전력 등 ‘인프라’, 연구개발과 지적재산 등 ‘혁신역량’도 최상위권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최하위권에 맴도는 ‘생산물시장’과 ‘노동시장’ 부문이다. 독과점 수준(93위)과 관세율(96위) 등이 생산물시장을 크게 왜곡한다고 봤다. 노동 부문은 더 문제다. 노사협력(124위), 정리해고비용(114위) 등은 최하위 수준이다. 대립적 노사 관계,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이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경제를 떠받치는 생산물시장과 노동시장 경쟁력이 낙후된 현실은 보통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정작 독과점 해소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횡포 규제 등 시장경쟁 보호·촉진에는 소홀히 한 결과다. 노사 문제는 외려 후퇴한다는 판단도 나온다. 강성 노조는 툭하면 파업 카드를 빼들고, 노사정위원회는 파행을 되풀이하기 일쑤다. WEF는 독과점과 노동시장을 한국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했다. 여기에 대한 진정한 개혁 없이는 더이상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의미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모두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한다.
  • 韓 국가경쟁력 15위… 거시경제·ICT 1위

    韓 국가경쟁력 15위… 거시경제·ICT 1위

    노사협력·근로자 권리 등은 최하위권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전 세계 140개국 중 15위로 지난해보다 2계단 상승했다. 거시경제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초경제 환경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시장 경쟁 구조와 노동시장 경직성 등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18년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6위였지만 새 평가 기준에 따라 환산한 순위는 17위이다. 한국은 12개 부문 중 10개에서 30위 안에 들었다. 거시경제 안정성 부문에서는 물가 상승률, 공공부문 부채의 지속 가능성 등 2개 항목이 1위였다. 광케이블 인터넷 가입자 수(1위)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6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ICT 보급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인프라(6위), 혁신역량(8위), 시장규모(14위), 보건(19위), 금융시스템(19위) 등의 부문에서도 순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노동시장(48위)과 생산물시장(67위) 부문은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노동시장에서는 노사관계 협력(124위), 정리해고 비용(114위), 근로자 권리(108위), 외국인 노동자 고용 용이성(104위) 등이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생산물시장에서도 관세율(96위), 독과점 수준(93위), 관세 복잡성(85위) 등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 관련 분야는 평가가 엇갈렸다. 혁신역량의 평가 항목인 연구개발(R&D) 지출(2위)과 특허출원 수(3위)는 최상위권, 연구기관 역량(11위)과 과학논문 게재(18위)도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혁신적 사고(90위)와 기업가정신·기업문화(50위), 창업 비용(93위), 비판적 사고 교육(90위) 등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혁신성장의 토대가 되는 주요 항목에서 경쟁력이 낮았다. 올해 국가별 순위는 미국, 싱가포르, 독일 순이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5위였다. 기재부는 다음달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어 장점은 이어 가고, 단점은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40세 이상 중장년 재취업해도…5명 중 2명은 월급 ‘반토막’

    40세 이상 중장년 재취업해도…5명 중 2명은 월급 ‘반토막’

    56.6% “명퇴·권고사직·정리해고로 퇴사” 재취업 뒤에도 계약 종료 등 1년 못버텨 “중장년 맞춤형 일자리 등 정책 지원 필요”퇴직 후 재취업에 나선 중장년 5명 중 2명은 임금이 이전 직장의 ‘반 토막’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 이상이 명예퇴직이나 권고사직, 정리해고 등 자신의 의사에 반해 일을 그만뒀고, 재취업을 해도 상당수가 1년 이상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중장년 일자리 개발 등 중장년의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구직을 위해 센터를 찾은 40세 이상 중장년 5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취업한 직장의 임금이 퇴직 전 일했던 주된 직장의 50% 미만이었다는 응답이 38.4%에 달했다. 주된 직장보다 임금을 높게 받는다는 답변은 1.8%에 불과했다. 중장년이 직장에서 퇴직한 이유는 권고사직과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이라는 응답이 56.6%로 가장 많았다. 정년퇴직은 21.4%, 사업부진 및 휴·폐업은 13.3%이었다.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4.8%가 재취업에 나섰지만 절반 가까이(45.4%)가 1년을 버티지 못했다. 1~2년 일했다는 응답은 29.2%, 2년 이상 일했다는 응답은 25.4%에 그쳤으며 20.4%는 6개월 이내에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계약기간이 종료(27.5%)되거나 직장의 경영이 악화(21.5%)되는 등의 이유로 재취업한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중장년의 재취업을 발목 잡는 것은 ‘나이’였다. 응답자들은 구직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중장년 채용 수요 부족’(50.0%)과 ‘나이를 중시하는 사회 풍토’(34.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중장년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개발’(34.1%)을 가장 필요로 했으며 ‘중장년 일자리기관 확충’(15.8%), ‘장년 친화적 고용문화 확산’(15.3%) 등도 요구됐다. 배명한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후 경력에 적합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고, 임금 수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 “보다 적극적인 장년고용 활성화 대책과 함께 정부의 중장년 채용지원제도도 확대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원세훈 구속·김어준 무죄’ 소신 판결로 주목···신임 대법관 후보 김상환은 누구

    ‘원세훈 구속·김어준 무죄’ 소신 판결로 주목···신임 대법관 후보 김상환은 누구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땅콩회항’ 조현아 집유 석방도헌법과 노동 문제에 깊이 있다는 평···친형이 김준환 국정원 3차장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김상환(52·사법연수원 20기)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는 그동안 권력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 판결을 했다는 평가를 두루 받는 법관이다.대법원은 2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 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고 밝히며 “사회 정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배려에 대한 인식, 사법권의 독립에 대한 소명의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은 물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전문적 법률지식 등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맡던 2010년 ‘맷값 폭행’ 사건 관련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음해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사촌으로,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홍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엔 SK그룹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김원홍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4년 6개월로 형을 가중했다. 반면 다음해 ‘땅콩회항’ 사건의 항소심에서는 여론의 뭇매를 받았던 “새 삶을 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하는 판결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가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사건 항소심 판결때문이었다. 1심은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만 인정해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원 전 원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김 부장판사가 맡은 항소심에서는 댓글공작이 대선에 개입한 게 맞다고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결론냈다. 김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며 그를 법정 구속했다. 이를 두고 “공무원의 헌법 및 법률 준수 의무의 엄중함을 확인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법원 안팎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부 증거능력을 문제 삼아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는데, 최근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의 재판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두 차례 헌법재판소에 파견돼 4년동안 근무를 했고 노동전담 재판장을 지낸 경험 등을 토대로 헌법적 가치를 강조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을 명예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어준씨 등에게 “언론·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16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김 부장판사는 “일탈행위를 한 일부 참가자가 시민단체의 구성원이거나 지휘를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시민단체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결을 했다. 헌법상 중요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강조하고 국민의 의견표명의 기회가 축소될 수 있는 위험 등을 신중히 고려한 판결로 풀이된다.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때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 등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췄다 해도,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정리해고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한 판결을 내렸다. 노조파괴 공작을 벌인 발레오전장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 금속노조에 배상하라고도 판결했다. 법원 안에서는 소탈하면서도 활당한 성품으로 뛰어난 소통능력을 발휘해 법원 구성원들에게도 두루 신망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영 위기 정리해고로 풀겠다는 스타벅스…대규모 실직 우려

    경영 위기 정리해고로 풀겠다는 스타벅스…대규모 실직 우려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인 미국 스타벅스가 경영상의 위기를 정리해고로 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CEO) 케빈 존슨은 최근 사내 타운홀 미팅이 끝난 후 직원들에게 오는 11월 중순까지 조직 개편 작업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메모를 보냈다고 미국 CBS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빈 존슨 CEO는 메모를 통해 “우리는 회사의 모든 분야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대규모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스타벅스의 대변인은 “정리해고와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스타벅스의 매출 위기는 일부 제품의 판매 부진과 함께, 맥도날드와 던킨도너츠 등에서 판매하는 상대적으로 값싼 커피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초래됐다. 또 지난 30여년 동안 스타벅스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하워드 슐츠(65) 전 CEO가 지난 6월 물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됐다. 스타벅스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CNBC는 “스타벅스는 지금까지 매출이 부진한 매장을 중심으로 연간 평균 50곳씩 문을 닫았지만 내년에는 150여곳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의 신규 점포 허가와 관련해 당초 예정보다 100개를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덕수궁 앞 ‘쌍용차 분향소’ 79일만에 철거

    덕수궁 앞 ‘쌍용차 분향소’ 79일만에 철거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전원 복직이 확정되면서 19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희생자 추모 시민분향소가 철거되고 있다. 지난 7월 4일 분향소가 설치된 지 79일 만이다. 연합뉴스
  • [사설]쌍용차 전원복직 합의, 국가권력의 부당한 노사 개입 다시 없어야

    쌍용자동차 노사가 어제 해고 노동자 119명을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노사가 발표한 합의서에 따르면 70여명은 연내에, 나머지 인원은 내년 상반기 말까지는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쌍용차 사태가 이로써 9년 만에 매듭지어진 셈이다.  쌍용차 문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였다. 2009년 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로 촉발된 사태는 지금까지 해고자와 그 가족 등 30명이 삶을 등지게 했다. 2015년 노사는 해고자 복직에 어렵사리 뜻을 모았으나 이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지난해 5월에는 해고자의 부인이 목숨을 끊었고, 지난 6월에는 해고 노동자 김주중씨가 또 스스로 생을 포기했다. 그러니 이제라도 해결돼 다행인 것이 아니라 만시지탄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합의는 복직 시점을 내년으로 못박은 데다 경영상황이 나쁘더라도 남은 해고자들을 전부 복귀시킨다고 명시한 점에서 2015년의 합의와 의미가 다르다. 회사가 합의사항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노조도 2009년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한 집회·시위를 앞으로 열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자율적인 노사의 합의 결과는 환영하고도 남을 일이다. 하지만 쌍용차의 골깊은 생채기가 노사가 손을 잡았다고 말끔히 치유될 수는 없다. 지난달 말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가폭력이 얼마나 야만적이었는지를 확인시켰다.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상급자인 강희락 경찰청장의 반대를 무시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쌍용차 진압 작전을 승인했다. 대테러 장비인 테이저건과 다목적 발사기, 2급 발암물질을 섞은 최루액을 헬기로 노조원들에게 살포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은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려고 경찰관 50여명을 동원해 ‘쌍용차 인터넷 대응팀’을 별도 운영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국가가 작심하고 이런 음모를 기획했다면 해고 노동자가 설 땅이 없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극렬 범법자로 내몰린 노조원들은 재취업이 불가능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쌍용차의 비극에 국가권력의 조직적 횡포가 개입한 흔적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재판거래를 하면서 쌍용 사태도 먹잇감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마당이다. 쌍용차 정리해고는 무효라는 고법의 결정을 2014년 대법원이 뒤집은 배후가 과연 무엇이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공권력 남용과 국가폭력 행위가 명백한 상황이라면 치열한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책이 뒤따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쌍용차지부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

    쌍용차지부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

    “최고의 합의는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로 보인다.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 김득중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14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고자 복직 합의를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지부장은 “지난 10년이 기억나지 않는다. 매 순간, 당장 이 시간, 1시간 후를 계획하며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계획하며 그렇게 왔다”고 지난 10년 소회를 표현했다.쌍용자동차지부는 국가폭력과 손배가압류를 풀고자 노력하고, 정리해고로 고통받는 다른 노동자들의 문제에 계속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김주중 동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국가폭력의 문제에 대한 정부의 사과는 없다”면서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손배가압류도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 목숨을 담보로 재판거래했던 문제도 아직 규명이 되지 않았고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제 열린 긴급총회에서 조합원들 다수가 공장으로 돌아가더라도 더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마음과 몸을 보태면서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면서 “지부장으로서 고맙고 자랑스러웠던 밤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투쟁을 함께해온 노동자들과 종교계, 인권단체 관계자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30명의 희생자를 위한 30개의 꽃을 들고 ‘고맙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세워두고 즉석에서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소나기를 피해가는 합의가 아니라 진심으로 이행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월 사측과 복직에 합의한 김승하 전국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은 “10년 가까이 버텨준 쌍용차 분들 고맙다”며 “쌍용차와 우리는 사법 농단의 피해자다. 명확하게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할 때까지 현장에서 싸워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하 지부장은 김득중 지부장과 껴안으며 축하를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쌍용차 사태로 희생된 30명의 영정 앞에 ‘해고자 복직 합의서’와 화분 30개를 분향소에 바치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글·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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