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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뉴욕 채널 가동] 남북관계 복원·인도적 지원 논의

    “남북회담은 종합 경쟁이다.” 남북 차관급회담을 하루 앞둔 15일 정부 고위 당국자가 던진 소감이다.10개월만에 재개되는 남북 당국간 회담에 거는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담겨있는 언급이다. 탐색전의 성격이 짙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정부는 준비과정 내내 “포괄적인 주제로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왔다. ●남북관계 정상화가 우선 정부는 무엇보다 끊어진 남북관계의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관급·경추위·장성급회담 재개가 관건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번 회담은 남북관계 정상화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정상화·안정화·제도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봉조 차관도 “중단된 장관급회담과 경추위·장성급회담 등을 차례차례 복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판단에는 장기간 대화 중단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북한측도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깔려 있다. 회담을 제의해 온 권호웅 내각참사가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담이 장관급회담을 염두에 둔 실무회담 성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관급회담과 경의선·동해선 건설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협력사업 등 최근 남북간 협력사업이 6·15 정신에 의한 ‘동력’이었음을 고려하면 보다 포괄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급’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총리급 회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 북핵문제 압박에 대한 전환 의도 엿보여 이번 회담의 주요한 의제로 예상되고 있지만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주장하는 북한측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6자회담과 관련, 미국과 관련국들의 대북 압박구도를 전환시키려는 데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대화를 거부하는 모양새를 벗어나 보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듯하다. 이 차관은 “우리측은 6자회담 조기 재개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면서 남한 당국이 미국의 의도에 말리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당부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실장은 “대외적인 압박을 피하려는 수단으로 남북관계를 활용해 보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비료지원, 남 ‘20만t’vs 북‘50만t’ 북한은 연초 50만t의 비료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남한측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강조하는 동시에 당국간 회담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 차관은 “현 시점에서 비료문제가 논의돼 지원하면 인도적 차원”이라고 강조,“예년 수준인 20만t의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료지원은 주로 해상을 통해 이루어졌지만 이번에는 도로와 철도 등을 활용하는 육로지원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남한측은 다음달로 3주년을 맞는 서해교전 사태를 감안, 남북간 사전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군사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높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개성·뉴욕 채널 가동] 북측 실무대표단 누구

    16일부터 이틀간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릴 차관급회담 북측 실무대표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남측이 상대적으로 중량급인데 비해 북측은 40대 신진들로 라인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서기국 부국장은 문화성 국장을 맡고 있고 수차례 남북장관급회담 대표로 서울을 방문했던 인물.1997년 8월 남ㆍ북ㆍ해외학자 학술대회에 참가하면서 대남사업에 처음 등장한 이후 2001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로 서울을 방문했다. 정부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만길 부국장은 서해교전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2002년 8월 금강산에서 이루어진 실무대표 접촉에서 남측 대표를 맡은 이봉조 통일부차관(당시 통일부 정책실장)과 함께 2002년 8월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7차 장관급회담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평통 국장은 남북관계 총사령관으로 김 부국장은 남북의 큰 행사가 열리면 뒤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정도로 과거보다 거물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3년 10월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에서 경질됐다가 다시 2003년 10월 제주도에서 개최된 민족평화축전에 북측 대표로 나섰다. 서구풍의 수려한 외모와 점잖은 매너를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전종수와 박용일도 남북장관급회담 대표로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14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회담을 제의했던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단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지난 1995년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열린 남북대학생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가했던 인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남측에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북측에서는 권 참사가 ‘권민’이라는 이름으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위원장 자격으로 참가했다.”면서 “그때 이봉조 차관은 남측 학생대표단의 인솔 책임자였고 권 참사는 북측 학생위원장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위원장직은 대학생을 조직하고 정치사상적 지도를 맡는 ‘정치 일꾼’역할을 수행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우리당, 당정협의 물먹고…정책주도 정부에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40여일을 넘겼지만,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확고한 리더십으로 당내 이견을 수습하지 못해 여당으로서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정책 주도권도 정부에 내줬다는 평가다. 문희상 의장은 4·2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직후 “국정을 책임지는 강력한 여당”,“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선 투쟁에 날새는 지도부 그러나 지난 2일 처리된 과거사법 투표에서 여당 지도부의 과반 이상인 4명이 기권 및 반대표를 던져 당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유인태 의원은 “투표결과를 며칠째 살펴봐도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을 지도부에서 기권하고 반대하는 정당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상임위원인 염동연 의원도 “당론과 다르게 투표하는 것은 초선의원들이나 가능하지, 지도부가 뒤집는다면 앞으로 원내대책을 어떻게 짜나갈 것이냐.”고 한탄했다. 실용파와 개혁파간의 노선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4·30재보선에서 ‘23:0’으로 전패한 원인을 개혁파는 실용파 때문에, 실용파는 개혁파 때문이라는 상호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혁신위를 꾸렸으나 ‘난닝구(실용)’와 ‘빽바지(개혁)’ 논쟁 등 감정 싸움으로 비화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23.2%로 하락해 한나라당(30.7%)에 역전당한 것도 고민거리다. 한 의원은 “재보선의 전패가 역으로 민심을 떠나가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음에 따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의 ‘조기복귀론’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당으로서 정책을 발굴하고 순발력있게 이슈화하는 능력이 정부에 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정협의도 주도적으로 하기보다는 정부에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정동영·김근태 당 복귀론 힘 실려 ‘5·4 대책’으로 불리는 1가구2주택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방침이 발표된데 이어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2일 2007년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방침을 발표했다. 부동산 문제와 세제 개편은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국회의 입법사항이므로 긴밀한 당정협의가 필요했지만, 불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정부의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 방침으로 국민의 조세저항 및 경기 위축 효과가 우려된다며 16일 오후 당정간담회에서 보완책 마련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미리 언론을 통해 공론화를 시켜놓은 정부측에 비해 한박자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이전과 수도권 발전대책에 대해서도 여당은 야당을 국회로 끌어들이지 못해 정부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다. 법조계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정부가 논의를 주도하면서 당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법사위 소속의 한 초선의원은 “정부가 모든 걸 결정하면 당은 그냥 따라야만 하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부 “6자 재개 낙관 이르다”

    남·북한이 10개월간 중단돼온 당국간 회담을 16일부터 개성에서 차관급으로 다시 열기로 14일 전격 합의함에 따라, 북한의 영변 원자로 폐연료봉 인출 발표 등으로 고조돼온 북핵 위기가 해소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5일 기자와 만나 “남북 회담 재개가 6자회담 등 북핵 국면에 영향을 주는 측면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바로 6자회담 재개로 연결될 것으로 성급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이봉조 통일부차관은 14일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단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남측대표단 수석대표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16∼17일 개성에서 당국간 회담을 갖자고 제안해 왔다.”면서 차관급 실무회담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이 차관은 이번 회담에서▲남북관계 정상화 방안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측 입장 전달 ▲비료 지원 문제 등 3가지가 주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북측 권호웅 내각 참사께/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사실 지난 주말에 저는 대북 비료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칼럼 원고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우리 정부가 조건 없이 비료지원을 하는 것이 오히려 북핵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였습니다. 그런데 한참 원고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북측 권호웅 참사께서 남측 정동영 장관에게 통지문을 보내 당국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당국간 대화 중단이라는 상황을 전제로 써내려가던 제 칼럼은 당연히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칼럼 원고가 쓸모없게 된 개인적인 안타까움보다는 10개월 넘게 소강상태였던 남북관계가 정상화된다는 기대와 기쁨이 훨씬 컸던 게 사실입니다. 그간의 사정이야 어찌됐든 북측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해서는 모자라지 않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열리는 실무회담에서도 아무쪼록 조그만 의견차이는 뒤로 하고 당국간 대화 재개라는 큰 대의를 위해 조금씩 양해하면서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합니다. 물론 이번 북측의 당국간 대화재개 제의 배경에 대해서는 이러저러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년 공동사설에서 농업을 사회주의 건설의 주공전선으로 규정한 북측의 사정상, 시기를 놓치기 전에 남측으로부터 비료를 받아야 했다는 절실한 이유를 지적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 해도 저는 굳이 비료제공이라는 현실적 혜택 때문에 북측이 대화재개에 나섰다고 보는 것은 피차가 조금은 궁색해 보이는 것 같아 썩 내키지 않습니다. 또 눈앞에 닥쳐온 6·15 남북공동행사 등을 원만하게 진행하고 민족공조를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북측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른바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널리 선전하기 위해 당국간 대화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만, 이 역시 북측 내부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민족관계를 활용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쉽사리 동의하기 힘듭니다. 오히려 날로 심각해지는 북핵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측이 남북관계 복원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물론 이번 대화재개 방침의 진짜 배경이야 권 참사께서 누구보다도 잘 아시겠습니다만 비료지원이나 6·15 행사 때문이라면 남이나 북이나 왠지 씁쓸하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북·미간 대결이 심화되고 있는 위기상황에서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한반도의 긴장고조를 일정정도 완화시킬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화 재개는 의미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실무회담의 합의에 따라 15차 장관급회담 등 끊겼던 당국간 대화가 조만간 열리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오랫동안 중단되었던 만큼 남북은 많은 일들을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랜만에 남북간 대화 채널이 확보된 만큼 핵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북핵문제 해결은 북·미의 상호양보를 통해서만 평화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다 알고 있고 이에 대한 이행의지도 있는 만큼 타협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협상 당사자인 미국의 양보의사가 불투명하고 신뢰구축 의지가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북측의 안타까움과 불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원칙을 강조하는 것과 함께 불만족스럽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직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좀더 전향적으로 협상태도를 가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면, 오히려 북측이 선양보 조치를 취함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갖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1년 가까이 공전되고 있는 6자회담 재개에 당당히 나서는 것이 오히려 그 틀 안에서 북·미간 양자대화를 내실 있게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어렵게 마련된 남북관계 복원의 첫출발이 중단된 당국간 대화의 재개에만 머물지 말고 지금 한반도에 잔뜩 드리워져 있는 북핵위기의 먹구름을 해소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부디 건승하십시오.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 [정치플러스] 鄭통일 홈피에 ‘눈물의 사모곡’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8일 어버이 날을 맞아 지난 4일 세상을 떠난 모친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어머님을 그리며’란 글을 통해서였다. 정 장관은 모친이 48세의 젊은 나이에 면장과 도의원을 지낸 남편(정 장관 부친)과 사별한 아픈 가족사를 회고한 뒤 “실로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손과 재봉틀 몇 대로 저희 4형제를 먹이고 입혀 모두 대학공부를 시켜내셨다.”고 모친의 사랑을 되새겼다
  • “高가 싸이월드에 떴다”… 정가 긴장

    “高가 싸이월드에 떴다”… 정가 긴장

    최근 각종 대선 예비후보 여론조사에서 인기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싸이월드에 ‘입성’했다.9일 오전 0시 미니 홈페이지(www.cyworld.com/letsgo)를 개설한 것. 기성 정치인이 세 확장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해온 싸이월드에 고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정치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홈페이지 주소 ‘렛츠 고’(letsgo)는 ‘한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고건(GO)과 함께 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지인들은 설명했다. 고 전 총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젊은 네티즌이나 일반 국민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정치 행보의 시작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면서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이런 저런 질문이 많아 네티즌과 솔직하게 대화하자는 뜻에서 개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정동영 통일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장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등 차기 대선주자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고 전 총리가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대학생들과 호프미팅을 갖는 등 꾸준히 젊은층과 접촉해 왔기 때문에 네티즌 표밭에 판도변화를 부를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기류가 엿보인다. 고 전 총리가 퇴임 1주년인 오는 24일을 앞두고 서서히 동선(動線)을 넓히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평소 “퇴임 후 1년 동안은 활동을 자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고 전 총리는 첫 외국인 이사로 임명된 미국 시라큐스대 재단이사회 회의 참석차 오는 11일 1주일간 일정으로 방미길에 오른다. 이어 다음달 중순에는 국내 최고경영자(CEO)포럼과 중국 인민일보 공동 주최로 베이징(北京)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한·중 경제 대논단’에 참석, 한·중 경제협력 강화방안 등에 대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고 전 총리의 행보가 어떤 정치적인 괘적을 그릴지 주목된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5월 가정의 달 맞아 관련서적 봇물

    사회가 메마르고 각박해질수록 그 소중함이 빛나는 건 가정이요 가족이다. 내가 실패를 해도,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가정이 아닐까. 자고 나면 생활고로 인한 자살, 부모·형제를 해하는 패륜범죄 소식이 마음을 얼어붙게 하지만, 그래도 지친 현대인의 마지막 피난처는 여전히 가정이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와 남편, 그리고 아이들. 무심코 지내다가도 이때쯤이 되면 한번쯤 자신을 둘러싼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 가정의 소중함, 가족의 진정성을 주제로 한 책이 많이 나왔다. 먼저 사랑합니다, 내게 하나뿐인 당신(옹기장이 펴냄,1만800원)은 ‘미치도록 사무치고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이다. 기억의 주인들은 김수환 김점선 손숙 이윤택 이철수 이홍렬 장경수 정동영 주철환 최완수 최윤 한승원 홍신자 등 13인. 성직자에서 소설가, 화가, 방송인, 정치인까지 다양하다. 순종과 반항, 조화와 갈등이 점철된 기억의 스펙트럼 또한 모두 다르지만, 결국 이야기의 매듭은 ‘지금의 나를 키운 것은 어머니, 혹은 아버지’라는 것이다. 소설가 한승원의 아버지 기억은 폐부 깊숙이 찌르는 ‘통회(痛悔)’의 기억이다. 고교 졸업후 시골 아버지를 도와 농사와 바다일을 하던 그는 ‘머슴살이’하듯 살림살이를 이끌었다. 살림이 어려웠던 그때 아버지는 이발비도 주지 않고 직접 가위로 아들의 머리를 잘라 주었다. 거울에 비쳐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던지, 그는 울분이 끓어올라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어버렸다. 한데 후일 아버지 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그를 통회케 한 것은, 호통 한마디 없이 민머리를 하고 있는 아들을 애써 외면하시던 모습이었다. 한승원은 ‘부부간에 생이별을 하게 되면 환장하게 좋은 일들만 새록새록 떠올라 목 놓아 슬피 울고, 부모 자식간에 생이별을 하게 되면 궂은 일들만 굽이굽이 떠올라 통회(痛悔)하면서 운다.’고 했다. 글 속의 저자들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코흘리개 아이가 되기도 하고, 반항하는 사춘기 소년 소녀가 되기도 한다. 부모는 글만 겨우 깨우친 무학의 부모이기도 하고, 지식인 아버지, 손 귀한 집안의 외며느리 등 다양하지만,‘자식’이라는 나무에 거름을 주며 성장하도록 이끈, 빛나는 가르침을 준다. 열두 편의 가슴시린 편지(행복공작소 펴냄,9500원)는 가난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의 애틋한 기억을 모은 책이다.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 시인 도종환, 조류학자 원병오, 부총리를 지낸 한상완 등 12명이 ‘아들의 아버지’‘딸의 아버지’‘딸의 어머니’‘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가슴 시린 사연을 풀어놓았다. 고국의 자식을 버리고 일본에서 가정을 이루어 살다가 세상을 하직한 아버지 유해를 10년 만에 모셔오며 “아버지 가십시다…. 이제 바지게를 받쳐 두시고 어머니와 함께 손을 모아달라.”고 외치는 정채봉. 아들 시집 출판기념회에서 분단시대의 굴곡진 삶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아들을 키워낸 이야기를 풀어냈던 농사꾼 아버지의 연설이 가슴을 쳤다는 시인 도종환. 각기 사람과 사연은 다르지만, 그 참혹한 가난의 강을 건너게 했던 힘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들이다. 두 책이 과거의 기억을 통해 가족의 진정성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면 모녀지정(김선미 지음, 북라인펴냄,9000원)은 이 시대의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조명한 책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예전처럼 어머니가 딸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 하지도 않고, 딸도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애써 벼르지도 않는, 요즘의 모녀는 한결 부드럽고 편안한 관계다. 책에서 소개하는 20인의 어머니와 딸은 이같은 우리시대 모녀관계를 크로키하듯 발빠르게 그려나간다.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조한혜정과 딸 전주원, 연극배우 박정자와 딸 이연수, 발레리나 강수진과 어머니 구근모 등. 처한 상황은 달라도 이들 어머니와 딸들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속에 그대로 투영되고, 종종 잊고 살지만 문득문득 깨닫는 것이 바로 모녀지정임을 일깨워준다. ■ 가족의 소중함 일깨우는 기타 책들 가족의 비밀(세르주 티스롱 지음, 정재곤 옮김, 궁리 펴냄) 가족간에 존재하는 비밀이 어떤 것이며, 비밀이 어떻게 드러나는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정신분석학자의 분석을 통해 들여다본 책이다. 가족의 비밀은 아이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며, 세대에 걸쳐 이어지면서 성장·대화·정신장애를 겪게 하기 때문에, 비밀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9800원. 불량가족, 희망여행을 떠나다(대니얼 글릭 지음, 정명진 옮김, 세종서적 펴냄) 마흔다섯살에 상상치도 못한 이혼을 당하고 형이 암으로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가장이 아이들과 함께 150일간 희망을 찾아 세계 생태여행을 떠난다. 아빠와 아이들은 지구 곳곳에서 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잃어버렸던 대화를 되찾고, 아내와 엄마를 이해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의 따뜻한 시선 속에 아름다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1만500원. 아버지 자리찾기(자녀사랑을 실천하는 아버지 모임 엮음, 뜨인돌 펴냄) 가정이라는 소중한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들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일깨워준다.‘아이를 안을 때는 왼쪽가슴으로 안자’‘한 달에 한 번씩 영화나 연극 등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자’‘서로 등을 밀어주자’ 등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는 제안들을 담았다.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동영장관 모친상 빈소 정·관·재계 조문 줄이어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4일 모친상을 당하면서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위상에 걸맞게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5일에도 이어졌다. 정 장관 등 유족들은 조화와 조의금을 사절했지만, 조화가 줄을 이으면서 리본만 떼 보관하느라 애를 먹었다. 빈소에는 영정 좌우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자리한 가운데 김원기 국회의장과 이해찬 국무총리, 정진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보낸 화환도 눈에 띄었다. 김 국회의장과 이 총리가 4일 오후 10시를 넘겨 빈소를 찾아 김종빈 검찰총장 등과 함께 한동안 담소를 나눴다.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고영구 국정원장도 조문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문희상 당의장과 염동연ㆍ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을 비롯, 임채정 전 의장, 천정배 전 원내대표 등 마치 당사를 옮겨놓은 듯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대표는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고 김문수·박계동 의원이 조문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천영세 의원단 대표와 권영길 의원이, 민주당은 한화갑 대표와 김효석 정책위의장이, 자민련은 김학원 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오영교 행정자치부장관, 윤광웅 국방부장관, 변양균 기획예산처장관,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등 전·현직 장관들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도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황우석 서울대 교수, 명계남씨,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희상의장 “개혁·실용 함께 추구할 것”

    문희상의장 “개혁·실용 함께 추구할 것”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3일 불법대선자금 모금에 연루된 정치인의 사면문제와 관련,“광복 60주년인 오는 8월15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진상규명과 반성, 사과에 이어 대법원의 형 확정 이후 용서와 화해의 시점이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당장은 사면을 건의할 생각이 없다.”고 전제한뒤 “8월 15일 국민통합 차원에서 정치인과 경제인, 행정범 등을 일대 사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이상수·신상우 전 의원·이재정 민주평통 부의장, 신계륜 의원, 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김영일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 최돈웅·서청원·신경식·박상규·박명환 전 의원, 서정우 변호사,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 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문 의장은 4·30 재·보선 이후 현 지도부의 실용 노선을 둘러싼 당내 비판에 대해서는 “개혁과 실용, 원칙과 전략은 같이 가야 한다.”면서 “이분법적인 사고는 권위주의 시절의 사고 방식”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개혁과 민생의 ‘동반 성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재·보선 이후 여소야대 상황의 정국 운영 방향에 대해 “여당이 임의로 정책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정파든, 언제든 연대할 수 있다.”면서 “연대의 형식은 정책연합, 공천연합, 선거연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동당보다는 민주당이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지만 대의명분과 절차의 투명성이라는 원칙과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조기 당 복귀론에 대해 “현 지도부의 대중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조기 복귀하는 것은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회의적인 뜻을 분명히 했다. 문 의장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지역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9월 정기국회때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등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 수를 100명 정도 늘려서라도 지역주의를 없애야 한다.”면서 “야당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천 재선거에서 지역발전이 주요 이슈가 된 것만 해도 지역주의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문희상 의장 본지 단독 인터뷰] “차기대통령 시대 꿰뚫는 ‘슈퍼파워’ 필요”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된 만큼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과도 정책연대를 해야만 한다.”면서 “물론 연대에는 통합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문 의장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한걸음 물러선 것이다. 4·30 재보선에서 참패한 데 이어 국회 본회의에서 ‘과거사법안’ 처리를 앞두고 당의 개혁파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문 의장과의 인터뷰는 국회 당의장실에서 1시간 10분간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열린우리당이 이번 23곳의 재보선 선거에서 한 석도 못건졌다. 유례가 없지 않나. 공천실패나 실용노선 추구, 과도한 개혁 추구 등이 참패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완패의 원인이 뭔가. -유례가 많다. 재보선에서 거의 그랬다. 유권자의 생각이 다양하듯 모든 국민의 생각이 다양하고, 그같은 이유들이 다 조금씩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소장파는 재보궐 선거의 패인이 개혁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실용만 주장한 적이 없다. 나는 동반성공론자다. 재보선 참패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복지부 장관의 조기 복귀설이 거론된다. -그 두분이 선거를 치르면 더 나았을까?대중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대중성을 보면서 두분을 돌아오라고 하면 그분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차기 대권주자로 정 장관, 김 장관외에 이해찬 총리,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문 의장이 대선 후보로 주목되고 있다. 문 의장이 거론되는 이유가 뭐냐. -호랑이 없는 굴에 토끼가 왕된다고 하는데, 밀려서 와서 갈데 없는 것이다. 대권주자 거론은 내 뜻과는 상관이 없다. 차기 대권주자의 덕목은. -국민통합과 국가경영 능력이다. 하나는 민주성과 하나는 효율성으로,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차기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향후 10년 아주 중요한 만큼 차기 대통령은 시대상황을 꿰뚫는 확고부동한 슈퍼파워가 필요하다. 대통령과 거리는 소원한가. -의장 당선 축하연때 말고 공식적으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거나 하지 않았다. 당정 분리가 확고히 됐다. 다만 정책적 협의는 역대정부에서 이렇게 많이 한 정부가 없다. 정책협의는 자주 많이 하라는 것이 대통령 뜻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인가. -대선주자를 관리한다는 것은 새정권 창출이 목표가 되듯이 중요하게 된다. 아마 서로 상의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과의 통합은? -대전제를 했다. 왜 평소보다 무게가 실리냐면 과반수 의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정책결정을 여당 맘대로 할 수가 없다. 그것을 연대라고 한다면 정책연합도 한나라당, 민주노동당하고도 할 수 있다. 연대는 통합도 포함된 말이다. 제 정파와 연대하지 않으면 국회를 운영할 수가 없다. 새로운 결혼보다 이혼한 사람이 재결합하기가 어렵다. 4·30 재보선에서 경북 영천이 못내 아쉬웠을 것 같다. -옛날에는 영남에 내려가면 말도 못 붙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 때 영천에 갔더니 말을 다 받아주더라. 더구나 영천 선거에서 지역발전이 큰 이슈가 됐다. 이것만 해도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자체가 지역감정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선거제도 개편이 지역주의 극복의 답이라고 보는가.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하면,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아니어도 뽑힌다. 선거가 없는 금년 내 정기국회에서 고쳐야 한다. 행정 체제 개편은 어떻게 보는가. -평소 지론이다. 행정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그렇다. 시’군 통합도 하나의 개혁이지만, 지금처럼 도, 시·군·구, 읍·면·동의 단계를 하나로 줄이는 작업이다.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국가보안법은 대체입법을 찬성한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폐지가 지론이다. 형법보완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야가 대체입법에 합의한다면 소신과 달리 따를 수 있다. 386가운데 지도자 반열에 오를 만한 사람을 꼽아달라. -마음 속으로 꼽는다고 해도, 말하긴 어렵다. 황희 정승 말처럼, 검은소가 일을 잘 한다고 하면, 흰소가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내코도 석자인데, 내 것도 못하는 주제에 남을 품평할 때인가.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투자 의혹과 관련해 이광재 의원이 연관되지 않았다고 보는가. -이 의원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아직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믿는다. 유전의혹 특검을 하자는 얘기가 있다. -검찰이 이미 수사 중이라는 게 중요하다. 특검은 검찰 수사가 미진할 때 보완적으로 진행하면 된다. 법률 자체가 그렇게 돼 있다. 이 정부가 대통령 측근과 관련해 소홀했거나 덮으려고 한 적이 있는가. 오히려 대법원에서 확정 무죄판결 받으려고 홀라당 다 공개했다. 그런데 우리가 특검을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옛날 발상이다. 당 의장 경선에서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도리어 여성 할당제의 피해를 봤다는 얘기가 있다. -여성이 사회, 특히 정치로 진출할 때는 아직 불이익을 받을까봐 만든 제도다. 한 위원처럼 특수한 한 사례를 보편화해 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 말이 안 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차기 대권후보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다른 당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내가 본 박근혜 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유연하고 괜찮은 분이다. 온유하다. 검경의 수사권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잘 타협해 합의될 것으로 본다. 그 전에 자치경찰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자치경찰은 교통사고, 도난 등을 중심으로 하고, 전국적인 마약·테러·살인마 사건은 검찰이 하면 된다. 업무가 분리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검찰이 자꾸 인권문제를 거론하는데, 그것은 옛날에 경찰의 수준이 아주 낮았을 때 얘기다. 검찰이 너무 자기 방어적인 거다. 여야가 과거사법 등을 비롯해 3개 항에 합의했는데, 한꺼번에 너무 양보한 게 아닌가. -판단의 주체가 누구인가. 아무도 얘기할 수 없다. 다만 여야가 조금씩 양보하는 민주적 과정이 중요하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신뢰를 쌓아야 한다. 누가 더 양보했느냐를 따지면 한이 없다. 합의해 놓고 약속하면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안 된다.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정치개혁협의회가 지역정당을 허용하자고 했는데. -독일처럼 연방과 연방이 서로 법 체계가 다른 국가연합 같은 곳에선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에겐 지역정당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정치후원금 제도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도를 늘릴 생각이 있는가. -지금 정해진 후원회의 한도를 오버해서 후원금을 받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쓰여지는지,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간당원에게 앞으로도 힘을 줄 것인가. -기간당원이 꼭 필요하고, 그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 상향식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것부터 흔들리면 아무것도 안 된다. 물론 실험을 하다 보니 문제도 있었다. 이번 공천처럼 상향식 공천이 능사가 아니라는 문제점은 물론 있다. 대담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정리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4·30전패후 첫 인터뷰를 마치고 4·30 재보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유례없는 전패를 당한 뒤 사흘 만인 3일 문희상 의장과 마주앉았다. 예상과 달리 그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시원시원했다. 특유의 정연한 화법도 여전했다. 그는 “유권자의 생각이 다양하듯이 패인도 특별한 한가지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나의 대중성이 (박근혜 대표보다)떨어져서인지도 모른다.”며 패배를 솔직히 인정하기도 했다. 적어도 그의 겉모습에서 구질구질한 패장의 상흔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투박한 그의 얼굴에서 기자는 ‘겉은 장비지만 속은 조조’라는 그에 대한 세평을 새삼스럽게 떠올렸다. 물론 그는 터프한 외모가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를 닮았다는 것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조조라는 별칭에는 머리만 좋고 원칙이 없는 마키아벨리즘을 연상시킨다며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차라리 제갈공명으로 불러 달라는 농담성 주문과 함께. 그를 조조에 비유하든, 제갈공명으로 부르든, 부르는 이의 마음이겠지만, 그가 원칙있는 전략가를 지향하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인터뷰에서도 “문 의장의 실용정치 때문에 선거를 망친 게 아니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지만,“원칙만 따라가면 탈레반주의, 전략만 따라가면 마키아벨리즘이나 인기영합주의”라며 ‘개혁적 실용주의’를 고집할 뜻을 분명히 했다. 최고위 당직인 의장을 맡은 지 한달 만에 재보선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그에게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번도 대권에 나갈 의사가 있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앞으로도 그런 마음이 변하겠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구본영 부장 kby7@seoul.co.kr
  • 정동영·김근태 “아직은…”

    정동영·김근태 “아직은…”

    4·30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조기 복귀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복귀론은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일뿐 양쪽의 의중이 담긴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장관의 측근인 정봉주 의원은 “벌써부터 진검승부에 들어갈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지금은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단결할 때”라고 말했다. 정 장관의 측근도 “정 장관은 복귀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측근은 “북핵문제와 6자회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업무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조기복귀론’으로 흔들어대면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조기복귀의 명분과 함께 오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의원 신분이 아닌 정 장관을 배려한 구체적인 선거구까지 거론되고 있어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4·30 재보선 분석] 흔들리는 文…탄탄해진 朴

    [4·30 재보선 분석] 흔들리는 文…탄탄해진 朴

    ‘미니 총선’으로 불린 4·30 재·보선이 열린우리당의 참패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자 정치권이 한바탕 술렁거리고 있다. 가까이는 과거사법 처리 문제에서부터 나아가 정치권의 재편 논의까지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재·보선 이후 각 정당 내부나 정치권의 기상도를 살펴봤다. ①명암 갈린 여야 지도부 열린우리당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책임론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희상 의장은 최근 인터넷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재·보선)전체가 잘못되면 사퇴하는 것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출범한 지도부가 현실적으로 ‘자리’를 걸고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문 의장도 1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선에서 책임론에 일정한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일부 개혁적 초선 의원들이 ‘개혁 대 실용’논쟁을 촉발시키며 지도부에 개혁노선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당내에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보장받게 됐다. 행정수도 분할론 등 당내 비주류 인사의 ‘박근혜 흔들기’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나아가 박 대표는 정치권에 ‘박풍(朴風)’의 파괴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킴으로써 대선 예비주자로서 행보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평가다. ②향후 선거에 미칠 파장 여야는 이번 선거 결과가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자치선거 등 향후 선거에 미칠 파장을 두고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과 대선주자로서 박근혜 대표의 득표력”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과 분당한 이후 분열된 ‘호남표’를 통합시키기 위해 호남 출신 대선 예비주자인 정동영 통일부장관 조기 당 복귀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박 대표의 득표력과 대적할 수 있는 호남 출신 장관이 당으로 돌아와 민심을 돌려세워야 한다는 얘기도 나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을 견제하려는 민심을 확인했다.’며 고무된 표정이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당직자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여러차례 강세를 보이고도, 정작 대선에서는 고배를 마셨다.”면서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③충청권 신당논의 탄력? 충청권에서 여당의 참패와 무소속 후보의 당선으로 충청권 신당 논의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측은 회의적이다. 정치적 명분이 없는데다 지역주의 정당으로선 더이상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나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으로 충청권 신당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신당이 생기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충청권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이 한나라당과 성향이 비슷해 큰 선거에서 연합을 시도하는 등 정치적인 입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특히 행정도시 건설이 추진되는 공주·연기 지역에서 승리를 거둔 점을 중시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지난 두차례 대선때 충청권에서 패한 경험이 있다.”면서 “공주·연기 승리 자체로 여권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찬구 전광삼기자 ckpark@seoul.co.kr ■ 민주 민노 민주·민노 표정 4·30 재·보선으로 민주당의 ‘몸값’이 한껏 뛰어올랐다. 열린우리당이 당분간 146석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라 개혁법안 등을 처리하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민주당은 전남 목포시장을 배출한 것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 경기 성남중원에서 11.6%의 득표율을 기록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에서 열린우리당의 표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밝혀짐으로써 이름값을 더욱 톡톡히 올렸다는 평가다. 이낙연 원내대표도 1일 이를 강조하며 “열린우리당은 이대로 가다간 중부권에서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당이 지금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바뀐 태도로 임하지 않는다면 (민주당과의)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못을 박은 뒤‘캐스팅보트’ 역할로 위상을 한껏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 안팎에서는 내년 6월 지자체 선거나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때까지 최대한 몸값을 부풀려 ‘여당에 흡수’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수도권 교두보로 기대하던 성남중원의 석패가 아깝다는 표정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여야가 본 패인·승인 4·30 재·보선은 여야 모두에게 여러가지 시사점을 남겼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어거지 공천’의 대가는 컸다는 게 중론이다. ●與,“겹친 악재”,野,“여전한 朴風”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그동안 “국가보안법·과거사법 등 정치적 공방에만 관심을 두고, 민생·경제를 살피지 않았다.”는 여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행정도시 건설 예정지인 공주·연기에서도 패배한 것을 놓고 충청권 민심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경북 영천의 경우, 선거 초반 두자릿수 차이로 뒤지다가 박 대표의 ‘읍소작전’이 먹혀들면서 막판 뒤집기에 겨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열린우리당의 전략 부재와 ‘경제위기설’ ‘오일게이트’ 등도 표심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야,“공천시스템 이대론 안된다” 열린우리당은 공천 실패도 패인의 하나로 꼽고 있고, 한나라당 역시 공천과정에서 시·도당 위원장들의 ‘품앗이 공천’이 논란이 되면서 선거전을 어렵게 끌고가게 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철새논란’을 일으키며 입당시킨 한나라당 출신 염홍철 대전시장의 입당도 충청권 선거에 악영향을 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염동연·한명숙 상임위원은 “공주·연기, 아산에서 후보가 교체된 것이 문제였다.”면서 “집권당으로서 긴장감을 가지고 다각도로 당을 쇄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병렬 의원도 “직접 충청권 2곳의 선거를 지원하면서 후보 교체가 패인임을 깨달았다.”면서 “중앙당이 후보를 선발·검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당의 정체성과 상관없는 후보와 인물들을 ‘당선 가능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입하는 편의적·실용적 공천이 전패를 불러 왔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역시 불법 선거운동설이 나도는 후보들을 공천하는 등 ‘공천 파동’을 겪었다. 시·도당 위원장들에게 막강한 권한을주는 어정쩡한 상향식 공천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게 됐다. 특히 당 지도부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는 공천시스템으로 인해 ‘책임은 없고 의무만 있는’ 기형적인 방식이 됐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당선 가능성 못지 않게 도덕성을 갖춘 참신한 정치 신인도 영입할 수 있도록 공천 시스템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위기의 北核] ‘6월위기설’과 韓·美 공조

    [위기의 北核] ‘6월위기설’과 韓·美 공조

    6자회담이 중단된 지 꼭 1년을 맞는 오는 6월27일을 앞두고 북한 핵실험 준비설까지 터져나오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의 원자로 가동 중단 및 폐연료봉 인출 주장에 이어 미국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할 가능성에 대비, 중국측에 이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해달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무력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던 1994년의 북핵 위기 상황을 연상케 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핵실험준비설의 현실성에 그다지 무게를 두지 않고 있지만 ‘6월 위기설’과 맞물려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간 공조가 삐걱거리고 한국내에선 당정간에도 엇박자가 나오는 등 허둥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미국에서는 강경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는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의 전언이 확인됐고, 조너선 그리너트 7함대 사령관은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미 7함대를 투입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북한 핵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겠다는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과거사를 둘러싸고 한·일, 중·일 사이에 조성된 동북아의 긴장관계도 새로운 변수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은 북핵의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 내 강성 목소리에 힘을 보태주는 형국이다.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위기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와 북한을 움직이는 지렛대인 중국의 잦은 발걸음은 이런 긴장감의 바로미터다. 이번 주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미국을 가고,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한·중·일을 잇달아 방문한다.6월에 다가갈수록 6자회담 당사국간 회동의 격은 높아지고, 횟수도 잦아질 것같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2일 평양을 방문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달 9일쯤 후진타오 주석과 모스크바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노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6월 정상회담으로 북핵 해법 문제는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측에는 안보리 회부 카드를 꺼내지 않도록 하고, 중국에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최근 독일 방문길에 “북한에 얼굴 붉힐 것은 붉히겠다.”고 한 강성 발언은 미국내 매파의 발언을 잠재우려는 전술적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간 협의 과정에서 한·미 동맹과 공조체계는 흔들거리는 듯한 모양새로 비쳐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원자로 중단에 이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으로 몰고갈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벼랑 끝에서 극적인 타협의 길을 모색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강석주 외교부 1부상은 6자 회담으로 뛰어들 ‘뜀판’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북한 노동신문이 미국의 성의가 있으면 핵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퇴로를 열어놓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외교부 허둥지둥… 당·정 ‘엇박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20일 내외신 정례 브리핑 도중 멈칫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능수능란하게 일문일답을 진행하던 반 장관은 “오늘 아침 당정 협의회에서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맞는 것이냐.”는 질문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누가 그런 입장을 밝혔느냐.”고 되물었다. 1시간 전에 이미 국회에서 발표된 통일부와 열린우리당간 당정협의 결과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즉각적으로 ‘외교부가 중요 현안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물론 외교부 당국자는 “그때 발표된 것은 협의 결과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측 참석 의원이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이더라.”며 ‘외교부 왕따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다음날인 21일 라디오에 출연,“안보리 회부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해, 사실상 전날 당정 협의 결과에 맞춰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때문에 6자회담 주무부처는 명백히 외교부인데도, 현 정권 실세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결정하면 외교부는 그저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당·정간 엇박자는 더욱 심각하다. 지지층을 의식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정부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고 민감한 외교적 사안에 대해 인기몰이식 언행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당정협의 결과는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발표했으며, 이후 통일부측은 “안보리 회부 반대는 ‘현 상황에서’를 전제로 얘기한 것”이라며 톤을 낮추느라 진땀을 흘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 등 민감한 외교 사안을 외교부 실무자와 충분히 논의한 뒤 천명하는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교부가 ‘대통령 말씀’을 뒤늦게 따라가느라 허겁지겁하는 인상이 짙다. 실제 김숙 북미국장은 동북아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한참 뒤에야 미국에 가서 우리 진의를 설명하느라 분주했고,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지 거의 한 달 뒤인 지난 18일에야 “미국 정부는 우리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전문가들이 보는 북핵해법 최근 급변하는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6자회담에 참석하더라도 북·미 양자회담 병행 의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고 이로 인한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미국이 대북강경책을 유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압력’ 외교전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의견으로 나누어졌다. 남한측이 좀더 파격적인 제안을 시도하는 것이 북핵 해법의 방안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음은 북핵문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북한의 입장과 북핵문제의 해법이다. ●송민순 외교부차관보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다 같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혼자 떨어질 수도 있다. 북한은 회담장에 조속히 나와 얻을 수 있는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유엔 안보리 상정은 미국측이 제의했거나 우리가 검토한 적이 없다. 안보리 회부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6월은 3차 6자회담 1년이 되는 심리적인 시기이다. 북한이 회담을 지연시키고 전망도 보이지 않아 참가국들간에는 이런 상태가 무한정 갈 수는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물컵에 물을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목적하는 양의) 물을 채울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물컵을 바꾼다. ●정영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선임연구원 중국과 북한은 활발한 물밑 접촉을 통해 6자회담 참석을 위한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북한 군부측의 박재경 대장이 중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과 정부측 대표자에 이어 군부측 고위 인사가 중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은 6자회담 참석을 위한 정치적 협상차원이라고 전망된다. 다음달 말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6자회담 참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이 성사돼 북한이 참석하더라도 북미 양자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성과는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파동 당시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그때에 비해 지금은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반대하고 있고 6자회담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대북지원 강도가 세져 미국이 쉽게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곤란한 처지라는 점이다. 남북 당국의 대화채널이 막혀 있는 데다 북한에 제안할 카드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이 6자회담 관련국을 움직이기 힘든 만큼 총리급회담 등 국정 최고급 회담을 제안하는 등 돌파구가 필요하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6자회담을 거치면서 북미 사이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북한은 핵 동결에 상응해서 에너지·경제원조 형식의 보상을 받아야 하고 반드시 미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3차 6자회담 직전 미국은 완전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북한의 핵 동결시 북한에 보상해주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완화했다. 이런 입장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향후 6자회담 성공의 관건이다. 만약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 문제를 안보리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절차가 시작되면 의장성명에서부터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될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북핵문제가 안보리가 간다면 북한으로서는 견디기 힘들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를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6자회담과 유엔 안보리 상정을 병행하는 차원의 전술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도 유엔 안보리 상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북핵 안보리 회부 반대”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0일 미국 조야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및 대북 경제제재 가능성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핵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고 대북경제 제재를 실질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미국측 입장이 보도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안보리 회부 및 경제제재에도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당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 간에 안보리 회부와 관련해 협의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안보리 회부 여부는 전략적인 문제로 추후 상황 전개에 따라 한·미간에 협의할 사안이며 현재 진행중인 노력이 성공하지 못할 때의 대안으로 일반적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안택수 의원 “NSC, 콩고서 유전개발” 주장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과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20일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말 아프리카 콩고 유전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NSC, 석유공사·가스공사 관계자 10여명을 현지에 파견해 유전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정 장관이 엄삼탁 콩고 대통령 특보의 부탁으로 콩고 자원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며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NSC가 최근 논란이 된 사할린 유전개발 사업에 개입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NS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콩고 조사단은 지난 3월16일 콩고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콩고측의 경제협력 요청에 대한 기초조사를 하기 위해 파견한 것”이라면서 “조사단에는 가스·석유공사 직원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안상수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왕 본부장이 작성한 결재 문서에 사업의 주체가 ‘NSC외교안보위’로 적시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NSC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8월12일 회의자료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민감한 NSC라는 말을 빼고 ‘외교안보위(이광재 의원)’라고 언급했지만 4일 뒤인 8월16일 신광순 당시 철도청 차장에게 결재를 얻는 과정에서 ‘NSC외교안보위(이광재 의원)’라고 명시했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NSC는 “외교안보위원회라는 조직을 둔 바 없으며 NSC와 유전사업을 연결시키는 것은 황당무계한 억지 주장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한편 최연혜 철도공사 부사장은 이날 건교위에 출석,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의 질의를 받고 “철도진흥재단 이사로 있던 지난해 9월9일 왕영용 철도청 사업본부장이 철도재단 이사회에서 사할린 유전개발 사업을 보고하면서 ‘이광재 의원이 사업을 밀고 있어 안정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왕 본부장은 “허문석 코리아크루드오일 대표의 말을 인용해 ‘이 의원이 유전개발 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발언한 것이 와전됐다.”고 부인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새 국면 맞는 ‘오일게이트’] ‘커지는 油田의혹’ 정권부담 덜기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철도공사의 유전개발 사업투자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수용 입장을 천명한 시점이 묘하다. 검찰이 철도공사 등 12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하면서 의욕적으로 수사를 막 시작하려는 무렵에 이 발언이 나온 것이다. 검찰은 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을 의식해 어느 때보다 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권 초기에 대북송금 특검을 하자는 한나라당의 요구는 수용했으나, 측근 비리 특검의 연장을 거부했던 터다. ●의혹사건 철저 규명 의지 노 대통령이 특검에 부정적인 듯한 열린우리당에 사실상 특검 수용이라는 지침을 준 것이다. 특검 수용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적인 설명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유전개발 의혹에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을 넘어, 정동영 통일부장관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계산도 한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비생산적인 정치 공세를 계속하고, 다음 수순이 특검일 바에야 그것 갖고 논란하지 말고 의혹이 있다면 당당히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대응 과정을 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조사의 방향과 단계를 미리 제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자신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일부의 해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지난 8일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현안점검회의를 가진 뒤 “만일 철도공사의 유전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조사에 한계가 있다면 즉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검찰에서 의혹 해소와 함께 책임 관계를 철저하고 명확히 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 뒤에 의혹 사건은 검찰수사로 이어졌고, 이번에는 특검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이다. ●‘정권비리’ 인상 차단 노 대통령은 검찰보다는 특검을 통해 유전개발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생각을 한 데는 의혹이 청와대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당과 청와대가 의혹사건을 방어한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자칫 정권비리로 비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만수 대변인은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야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野 “친미·반미 이분법적 사고”

    동북아균형자론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내 친미주의자’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는 18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NSC(국가안정보장회의) 사무차장을 각각 출석시켜 동북아균형자론 등 현 정부 외교정책의 허점을 따졌다. 특히 야당은 노 대통령의 ‘친미주의자’ 발언을 “친미·반미의 이분법적인 사고”라며 강력 비난했다. 여야는 북한인권 문제를 놓고도 시각차를 보였다. ●균형자론 및 친미주의자 발언 야당 의원들은 능력과 효과에 대해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인기영합적 외교를 경계하면서 “차리리 ‘탈미친중(脫美親中)’이 더 솔직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송영선 의원도 갈등조정 능력을 강조했고, 통외통위 박계동 의원은 “자기 힘의 과대 평가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방위 소속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은 “균형자론은 누구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번영을 위한 것”이라면서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균형자론의 근본 취지”라고 정부를 거들었다. 통외통위 김원웅 의원은 “야당도 큰 차원에서 뜻을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방위에선 노 대통령의 ‘친미주의자’ 발언을 놓고 한나라당은 건전한 비판을 친미주의라고 했다면서 발끈했고, 열린우리당은 굳건한 외교정책 수립을 당부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국가 미래를 위해 건전한 비판을 하는 사람을 친미주의라고 한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면서 “친미·반미의 단세포적인 이분법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한·미 동맹에 금이 가도록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극우파나 지나치게 친미적인 사람들이 시비를 걸어도 굳건하게 외교안보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국방위에선 NSC의 위상과 관련해서 야당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NSC가 자문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대일 독트린’을 공표하는 등 국가 외교·안보정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권경석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NSC 상임위원장 자격으로 ‘대일 독트린’을 발표한 것과 관련,“자문기관의 상임위원장이 어떻게 대외정책을 발표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안영근 임종인 의원 등은 “(작계 5029는) NSC가 대처를 잘했다.” 등의 발언으로 NSC를 옹호했다. ●북한 처형 동영상 공개 통외통위에서는 북한의 공개처형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지난달 북한 함경북도 회령에서 진행된 공개처형 장면을 ‘몰래카메라’ 형태로 찍은 동영상을 10여분간 상영했다. 그는 “판사가 사형을 선고하면 항소권한 없이 즉시 형이 집행된다.”고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폭로했다. 상영 전 열린우리당이 남북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이유로 비공개를 요구해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공개 처형과 관련,“야만적 행동에 통일부가 그냥 넘어간 것은 유감”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박준석 김준석기자 pjs@seoul.co.kr
  • 어선1척 동해서 사격받고도 월북…軍 늑장출동·발표 오락가락

    13일 오후 4시4분쯤 강원도 고성군 저진항 3∼4㎞ 앞바다에서 남측 주민이 탄 어선 1척이 육군 해안초소로부터 경고사격을 받았으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월북했다. 군당국은 월북하는 어선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고속정을 늑장출동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쯤 동해 NLL 남쪽 6마일 지점에서 약 10노트(20㎞) 속도로 북상하는 3.9t 규모의 어선 ‘항만호’가 육군 해안 레이더부대에 처음으로 포착됐다. 항만호에는 이 배의 주인인 어민 황모(57·남·강원도 속초시 중앙동)씨 한 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선은 3시42분쯤 NLL 남쪽 2마일 지점에 설정된 어로한계선을 넘었고, 군은 경고방송을 6차례 실시했다. 이어 MG-50 기관총 300여발과 81㎜ 박격포 1발,106㎜ 무반동총 3발 등으로 경고사격을 했다. 해군 고속정은 어선이 NLL을 넘고 난 3시55분쯤 현장에 출동했다. 더욱이 합참은 당초 이날 오후 3시30분쯤 선박이 NLL로 접근하다가 경고사격을 받고도 북상했다고 발표했다가,2차 브리핑에서 3시42분쯤 NLL보다 2마일이나 아래에 있는 어로한계선을 넘는 선박을 발견했다고 수정했다.3차 브리핑에서 최초 발견 시간을 오후 3시30분으로 다시 고쳤다. 합참 관계자는 “발견 시간대가 부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선박이 어로한계선에 접근하면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그래도 북상하면 경고사격을 가하도록 작전 예규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사건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해당 부대인 22사단을 방문하고 나온 직후에 발생해 정 장관 일행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정부는 상선 통신망을 이용해 북측에 조속한 송환을 요구했으며, 북한의 최근 월북선박 처리 사례를 감안하면 자체 조사를 거쳐 남측에 인계할 가능성이 높다. 조승진기자·고성 구혜영기자 redtrain@seoul.co.kr
  • [대정부 질문] 동북아균형자 vs 왕따

    12일 국회 본회의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과연 한국이 ‘동북아 균형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독도영유권 갈등 등으로 일본 정부와 갈등하고,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난항을 겪으며, 한·미동맹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상황에서 ‘균형자론’으로 주변 4강 사이에서의 ‘왕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균형자론’에 국민들이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하자 이해찬 총리는 “평가가 사실에 가깝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인의 역할이 다자간 협상에서 상황에 따라 많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한국의 태도가 6자회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특히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의 잇단 망언에 대한 대책을 묻는 한나라당 고 의원의 질문에 “서양에서는 개가 짖으면 계속 짖도록 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억지주장엔 ‘무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개가 계속 짖으면 시끄러워져서 동네 사람들이 다 싫어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균형자론의 확신이 크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 총리는 “균형자론은 단독으로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토대로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로 바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일본과의 독도영유권 문제 갈등이 탄력성을 결여한 외교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해 이 총리로부터 “일련의 대응을 탄력적이며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한·중군사교류를 한·일교류만큼 올리겠다는 국방부장관의 말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외교안보정책이 정해지면 따르겠다는 국방부의 기조와 다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계동 의원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 강화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며 “이는 수사에 불과하고 오히려 동맹국에 오해만 불러일으켜 국익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균형자론이 구체적이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외교정책의 중대한 기조변화라면 국민적 토론을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현 정부 외교정책은 ‘안개정책’‘솜사탕 외교정책’”이라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균형자론은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생존은 우리가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존과 평화·안전을 담보하자는 21세기 전략적 비전”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한국의 힘과 위상이 10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소영 박지연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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