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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남북정상회담] 대선주자들의 당부

    7년 만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일 여야는 한 목소리로 성과 있는 회담을 기대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1일 “남북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이 걱정하는 바도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국민 걱정을 잘 고려해서 남북회담이 성공적으로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담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국민적 우려’는 거스르지 말아달라는 주문을 덧붙였다. 범여권 대선주자들 역시 일제히 회담을 반겼다.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평화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자처하는 등 아전인수격 해석도 곁들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회견에서 “평화가 곧 경제 성장”이라면서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력 등을 염두에 둔 ‘통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논의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비핵화는 김일성 전 주석의 유훈이다, 북·미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지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비무장 지대의 평화 지대화 ▲서해에 평화경제의 삼각지대 건설 ▲개성공단 확대발전 등 3대 평화경제사업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손학규 후보도 성명을 내고 “정치입문 이후 남북화해협력과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했고 대북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면서 “앞으로도 한반도 통일의 길닦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또 “한반도에 흐르는 평화의 기운을 더욱 무르익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큰 전환이 와서 남북 경제공동체를 토대로 남북연합으로 발전하고 남북연합을 토대로 통일까지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제가 그간 평양과 워싱턴, 일본과 중국을 방문해 이 문제와 관련해 논의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평양에서의 2박3일이 평화의 뜨거운 열기로 달궈졌으면 좋겠다.”고 덕담한 뒤 “남북한 모두에게 한반도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는 희망찬 소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박지연 구동회기자 anne02@seoul.co.kr
  • “대통령 명의도용은 후보사퇴감”

    “대통령 명의도용은 후보사퇴감”

    잡음 수준을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동원·조직 선거 의혹이 현역 국회의원이 연루된 폭행사건으로 비화되더니 이번에는 선거인단에 대통령 이름을 도용한 사람이 특정 후보 지지자라는 것까지 밝혀졌다. 박스떼기, 차떼기에 이어 ‘폰떼기’ 등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가리키는 신조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눈만 뜨면 새로운 사건이 터져, 통합신당 경선은 혼탁 그 자체다. 1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 앞은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확대간부회의에 앞서 이해찬 후보 캠프 선거본부장을 맡고 있는 신기남 의원이 오충일 대표를 찾았다. 신 의원은 “당이 불법선거를 일삼고 있는 후보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전했다. 확대간부회의 직후에는 손학규 후보측의 정봉주·전병헌·조정식·김영주·우상호 의원이 오 대표를 찾아왔다. 폭행 사건 현장에 있었던 김 의원은 “쌍피(상호폭행)라고 하는데 억울하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이건 조직 선거가 아니라 부정 선거”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런 일들이 생길까봐 충북 동원 선거에 대해 당에 엄중 항의했다.”면서 “하지만 당 조사결과를 보면 조사하겠다는 건지, 면죄부를 주겠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무기력한 조사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노 대통령의 명의를 도용해 선거인단에 포함시킨 사람이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구의원이라는 경찰 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손·이 후보측은 정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경선은 결코 부정선거 기술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면서 “정동영 후보는 후보직 사퇴를 하는 것이 당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고,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령 명의 도용 같은 부분은 후보가 사퇴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 후보측을 압박했다. 이날 오후 대전 배재대 21세기관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는 후보들이 직접 공방에 나섰다. 이 후보는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경선이 국민 관심을 끌지 못하고 외면받고 있다.”는 말로 정 후보측을 우회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내가 하면 정당하고 정동영이 하면 불법이라는 이중잣대로는 아름다운 경선이 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경선 과정의 과열 사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태 수습을 시도했다. 그러자 손 후보는 “말 한마디로 유감 표시를 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국민을 업수이 여길 수(깔볼 수)는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명의 도용 문제와 함께 모바일 선거인단 과정의 이른바 ‘폰떼기’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후보측은 “당이 대리접수 중단 요청을 하자 마치 대통합민주신당 휴대전화 선거인단 접수처인 것처럼 전화 응대를 했다.”며 전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은 해명과 더불어 손·이 후보측의 불법 선거 사례를 제시하며 역공을 폈다. 결국 서로가 비방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경선은 더욱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전 나길회·서울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부산경선 심야에 무슨일이…

    30일 새벽 발생한 대통합국민신당 경선 과정의 ‘폭력 사태’의 전말은 무엇일까. 발단은 손학규 후보측이 정동영 후보측의 ‘차떼기 불법선거’의혹을 목격했다는 주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손 후보측은 이날 부산 벡스코 경선발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의원 3명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측에 따르면 이날 새벽 12시30분쯤 인적이 드문 장소에 300여명의 정 후보측 지지자들이 참석해 부산·경남 투표구별 차량동원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남, 경남, 서울 등 전국 각지의 번호판을 단 차량 100여대가 줄지어 부산 산업인력관리공단 주차장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정 후보측 지지자들은 선관위 출동 사실을 모른 채 “북구의 차량 배치는 끝났다.” 등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최종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는 게 손 후보측 주장이다. 식당의 한편에는 ‘주소별 분류’라는 박스가 나뒹굴었다. 손 후보측이 더 이상 상황을 좌시할 수 없어 진행을 저지하려는 순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던 것이다. 손 후보측 정봉주 의원은 “정 후보측 지지자 10여명이 나와 김영주·안민석 의원을 감쌌고 심한 욕설과 함께 옷을 잡아당기며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 의원 비서관이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정 후보측 지지자 한명이 휴대전화를 뺏어 도망가던 중 김영주 의원에게 붙잡혔고, 김 의원에게 휴대전화를 내놓으라고 실랑이를 벌이던 도중 인근 편의점에서 폭력을 휘둘렀다. 위협을 느낀 김 의원은 편의점 직원에게 경찰을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김영주·정봉주·안민석 세 의원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향했다. 변호사 출신 송영길 의원은 세 의원의 자문을 위해 경찰서에 도착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고 “형사 고발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조서만 받아놓았다. 차량이 모인 것은 확인되었다.”고 말했다는 것이 손 후보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정 후보측 주장은 이와 달랐다.30일 새벽 광주·전남의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에 정 후보측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부산으로 모였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손 후보측 김영주·정봉주·안민석 의원이 선관위 직원들을 대동하고 들어와 욕설을 퍼붓고 사진을 찍어댔다고 반박했다. 손 후보측은 “정봉주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얼굴을 허락없이 찍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의 행동에 불쾌해하던 정 후보측 지지자가 자신의 얼굴이 찍힌 파일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김영주 의원이 끼어들어 휴대전화를 두고,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부산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부산·경남서도 1위… ‘정동영 독주’ 굳혔다

    부산·경남서도 1위… ‘정동영 독주’ 굳혔다

    30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경남지역 경선에서 정동영(얼굴) 후보가 총 유효투표수 3만 629표 가운데 1만 1150표(36.42%)로 또다시 1위를 차지하면서 독주 체제를 굳혔다. 정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인 이해찬 후보는 1만 890표(35.57%)로 2위에, 손학규 후보는 8577표(28.01%)로 3위에 그쳤다. 정 후보는 전날 열린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총 유효투표수 5만 5797표 가운데 2만 6065표(46.71%)로 1위를 차지했다. 손 후보는 1만 9906표(35.68%), 이 후보는 9826표(17.61%)였다. 정 후보는 범여권과 대통합민주신당의 전통적 텃밭지역인 ‘슈퍼 4연전’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해, 남은 경선 레이스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 됐다. 정 후보는 이날 1위 소감 발표에서 “앞으로 경선 일정이 절반 남았지만 이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깨뜨리기 위해 (범여권의)대통합·대연합 준비에 착수하겠다.”며 ‘사실상’ 당 경선 승리를 확신했다. 반면 ‘칩거’ 이후 반전을 노렸던 손 후보는 역전에 실패하면서 ‘대세론’이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를 위기에 직면했다. 정 후보는 지금까지 실시된 8개 지역 경선 결과,5만 1125표(43.10%)를 얻어 누적득표 순위에서도 선두를 지켰다. 손 후보는 3만 7851표(31.91%)로 2위를, 이 후보는 2만 9641표(24.99%)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후보들의 치열한 승부와는 별개로 경선이 불법 선거 시비로 얼룩지면서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경선 초반부터 불거진 조직·동원선거 논란이 급기야 폭력사태와 후보 사퇴론으로 확산되면서 당의 허술한 경선관리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저조한 투표율까지 겹쳐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이날 정 후보 지지자들이 차량동원 계획을 위한 사전 모임을 가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부산시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손 후보측 정봉주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 후보측이 투표 개시를 불과 7시간 앞둔 심야에 차량 동원을 위한 불법 모임을 가졌다. 손 후보측이 제지하려 했지만 현역 국회의원에 폭력까지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측은 “손 후보 측의 행태야말로 뒤집어 씌우기의 전형”이라고 반발했다. 부산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관련기사 6면
  • 진흙탕 경선… 만신창이 신당

    진흙탕 경선… 만신창이 신당

    ‘조직동원, 차떼기, 폰떼기, 폭력사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갈수록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곳곳이 경고음이다. 후보들의 날선 비방전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심야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현역 의원들이 불법경선 논란으로 폭력시비에 휘말려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지난 8월27일 후보들이 다짐했던 ‘아름다운 경선’ 서약은 잊혀진 지 오래다. 당 경선위가 ‘혐의 없음’으로 잠정 결론 내린 동원선거 의혹도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30일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는 다시 한번 ‘죽기살기식’ 공방을 벌였다.‘더 이상 밀리면 끝장’이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손 후보측은 정 후보측의 차떼기 준비모임 현장을 적발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후보측도 정 후보측이 전화기 하나로 모바일투표 선거인단을 대량 접수했다며 ‘폰떼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즉각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손·이 후보측은 “정 후보는 구태정치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협공을 펼쳤다. 그러나 정 후보측은 오히려 손·이 후보의 불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정 후보측은 “1위 후보에 대한 무책임한 마타도어”라며 역공을 취했다.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후보들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통합신당 경선에 무관심하다는 점도 문제다. 경선은 점차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당 관계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던 광주·전남 경선에서조차 겨우 평균 22.6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고지 부산·경남 경선 투표율은 14.62%에 불과하다. ‘민심’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질 법하다. 이쯤 되니 당 안팎에서는 ‘무늬만 국민경선’이라는 장탄식이 쏟아진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는 당도 후보도 모두 공멸”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모바일투표에 기대를 건다지만 ‘흥행 경선´이라는 목표는 애당초 접은 분위기다.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경선을 끝내고 후보를 뽑아도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재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정 후보가 최종 후보에 오르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이다. 손·이 후보도 마찬가지다. 만에 하나 불법선거 시비가 경선 불복으로 이어질 경우, 경선 레이스 자체가 불법 공방 속에 휩싸일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1대1 대결은 고사하고, 범여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조차 불투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은 당대로 치명타를 맞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 핵심 관계자는 “밥하라고 쌀을 줬더니 죽을 쑤는 꼴”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미 경선 과정에서 관리능력 부재라는 낙제점을 받은 데다 낮은 투표율까지 더해, 책임론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한편 이날 부산·경남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정 후보는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이 정동영을 다시 일으켜세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평소와 달리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감정이 북받친 듯했다. 간발의 차로 2위에 머문 이 후보의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안타까움이 역력했다. 불법선거에 대한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너무 얼룩지고 파행을 거듭하고, 국민에게 외면받는 경선이 됐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손 후보는 “남은 경선에서 낡은 정치·구태정치를 심판해달라. 모바일투표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위기에 빠진 통합신당을 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상회담 대선후보별 득실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상회담 대선후보별 득실

    청와대 참모들은 참여정부의 특징으로 원칙과 실용을 유난히 강조한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려운 현안을 권력으로 해결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원칙과 실용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며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국민의 정부가 권력으로 원칙을 풀어 나갔다면, 참여정부는 원칙으로 권력을 시스템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청와대의 기류도 다르지 않다. 노 대통령은 “특정 정파나 대선 후보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할 일을 하겠다.”고 피력해 왔다. 정치권 일각의 ‘이면 거래설’에는 지난 200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제4장 21조 3항의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는 규정을 들어 투명성에 방점을 찍는다. 하지만 대세론에 안주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해 절치부심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 후보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정치 공방과 유불리의 계산법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변수는 노 대통령의 귀경길 보따리에 무엇이 담기느냐가 될 것이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 세력은 “노 대통령이 실천을 약속할 수 없거나, 약속하지 말아야 할 의제를 합의해 온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 종합적인 평화 플랜을 적극적으로 내놓기보다 합의된 의제에 대응하는 ‘수세적 공세’의 전략인 셈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문제를 비롯해 무리수가 나올 것이고, 북측도 차기 정권이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상임위별로 정상회담 결과를 도마에 올려 대선의 돌출변수로 부각시키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 후보가 지난 28일 “기왕하는 것인 만큼 성공적으로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정상회담의 정치적 효과를 희석시키려는 포석으로 여겨진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들 사이에는 기대와 딜레마가 교차할 것이다. 노 대통령이 가시적 효과가 기대되는 경제관련 의제를 성사시킨다면 찬바람 부는 경선 현장이 다소 달궈질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인단의 정치의식을 고려할 때 정상회담의 맥이 끊기고 의제 실현이 요원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자발적 참여의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후보별 셈법은 묘하게 엇갈릴 것이다. 후보 결정 열흘 전에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시간적 촉박함으로 볼 때 특정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리거나,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노 대통령의 보따리가 생각보다 푸짐할 때 정동영·손학규·이해찬 세 후보 사이에 “계승이냐, 차별화냐.”라는 논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유지하고 있는 정 후보는 ‘개성(開城) 동영’이라는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키며 ‘어색한’ 접점을 찾으려 할 것이다.‘굴러온 돌’의 한계에 시달리고 있는 손 후보에게는 참여정부가 주도하는 정상회담 이슈 자체가 또 다른 부담일 수 있다. 참여정부 노선을 일관성 있게 지켜온 이 후보의 몫이 커 보이긴 하지만, 후보 본인의 이슈 주도력과 정치적 리더십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남은 열흘 동안 정상회담의 과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ckpark@seoul.co.kr
  • ‘필패론’ 3각공방

    ‘필패론’ 3각공방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29일 광주·전남과 30일 부산·경남 경선 ‘슈퍼 4연전’을 맞아 ‘필패론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 4개 지역이 지닌 정치적 상징성과 향후 경선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감안할 때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후보는 28일 부산 합동 연설회와 TV토론회 등을 통해 상대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필패론을 설파하며 막판 득표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호남후보 鄭, 본선 가면 필패” 경선 초반 선두를 달리는 정 후보는 손·이 후보로부터 ‘호남후보 필패론’에 시달리고 있다. 전북 출신인 정 후보는 광주·전남북 유권자가 399만명에 불과해 부산·대구·경남북 유권자 926만명보다 턱없이 부족해 ‘필패카드’라는 논리다. 정 후보측 정기남 공보실장은 “그렇다면 호적이라도 파란 말이냐. 호남 필패론은 지역감정에 매몰된 사고에서 비롯된 논리일 뿐”이라면서 “이번 대선은 지역감정을 완전히 청산할 수 있는 최초이자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 3등 孫, 한나라 1등 꺾겠나” 손 후보는 한나라당 탈당 전략과 함께 ‘한나라당 3등 후보’라는 공세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로부터 “한나라당 3등이 한나라당 1등을 어떻게 이기겠느냐.”며 직격탄을 맞았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에서 3위를 달린 것은 한나라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개혁적 후보이기 때문에 당원들이 손학규를 지지하지 않고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손 후보는 수도권에서 이명박 후보의 지지를 저지할 수 있고, 영호남 지역 대결을 막고, 이명박 후보의 경제 컨셉트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친노후보 李, 대선선 아킬레스건” 이 후보의 아킬레스 건은 친노(親盧)라는 틀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정부 심판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친노 후보로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공격을 받고 있다. 이 후보측 윤호중 전략기획본부장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며 “친노 후보 필패론은 민주세력을 대동단결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분열의 논리이고 필패의 논리”라고 말했다. 이종락 구동회기자 jrlee@seoul.co.kr
  • 후보들 ‘사생결단’

    후보들 ‘사생결단’

    사생결단의 대결이었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슈퍼 4연전’(29일 광주·전남,30일 부산·경남)을 이틀 앞둔 27일.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는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사활을 걸고 맞붙었다. 후보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흘렀고, 내뱉는 말에는 날이 서 있었다.‘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먼저 연단에 오른 정동영 후보는 동원선거 논란에 대해 거침없이 반격했다.26일 당이 내린 ‘혐의 없음’ 결론으로 목소리에 자신감이 실렸다. 그는 “경선을 시작한 후 지난 2주간 인간적으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했다.”며 “정동영의 누명은 벗겨졌고 의혹은 증거 없음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의 진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또 토를 다는 사람이 있지만 당원은 당의 명령에 따르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손학규·이해찬 두 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발언이다. 정 후보는 동시에 1위를 달리는 후보로서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 그는 “손 후보와 이 후보가 초반경선 결과를 보고 많이 실망했을 것”이라며 위로한 뒤 “이해한다. 그러나 협력하자.12월에 승리하는 것만 생각하자.”고 두 후보에게 손을 내밀었다. 부산·경남지역에서 당내 친노 세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도 강조했다.“지금은 소원해졌지만 우리는 동지이자 경쟁자”라고 소개했다. 손학규 후보는 정-이 두 후보를 향해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열린우리당을 문 닫게 한 장본인,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주역으로는 중도세력의 표심을 가져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장 내는 ‘우와’하는 함성과 ‘취소하라.’는 야유가 뒤엉켰다. 한나라당 경력에 대해서도 다시 사과했다.“상처받고 섭섭했던 분들에게 반드시 그 빚을 갚겠다.”고도 했다.“한나라당 경력이 효자가 될 것”이라던 정면돌파 자세는 버린 듯했다. 친노세력의 근거지를 찾은 이해찬 후보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연단에 올랐다. 그는 “부산 경남에서 몰표를 주시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호언했다. 그러면서 정·손 두 후보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지금 정상회담 한다니까 모두 노무현, 노무현하는데 작년에는 노 대통령 인기 없다고 다 버렸던 사람들 아니냐.”며 “나는 여기 다른 두 후보가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라고 공격할 때 노무현을 지켰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 후보를 향해서는 “열린우리당이 어려울 때 당원을 버리고 탈당한 사람이 무슨 얼굴로 표를 달라고 하느냐.”고 일갈했다. 중반으로 가면서 응원 열기도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각 후보 지지자들은 막대풍선과 피켓으로 무장한 채 한치 양보 없는 응원전을 펼쳤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이종석 前장관은 지금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인터뷰한 곳은 경기도 성남의 세종연구소 213호실이다. 그가 박사학위를 딴 뒤 37세에 세종연구소에 들어와 갖게 된 연구실. 지난해 말 통일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다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 연구위원으로 돌아갔다.8평짜리 연구실은 김일성 저작집, 김정일 선집, 조선중앙연감 등 북한 관련 서적들로 빼곡히 뒤덮여 있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년 10개월간 그는 대북정책의 중심이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과 상임위원장, 통일부 장관을 맡는 동안 ‘왕의 남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적지 않은 월권 시비를 낳기도 했다. 질문이 이 대목에 이르자 목소리가 높아졌다.“NSC 외교안보정책 가운데 지금 돌이켜 잘못된 게 무엇이 있었나. 주한미군 재배치에서부터 이라크 파병, 용산기지 이전, 미 대사관 부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 해결되지 않았느냐. 말아먹은 게 뭐가 있느냐.”고 반박했다.“국방부, 외교부 말 듣고 이라크에 1만명을 파병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 미국에 다 의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우리 수준에 맞게 하자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한·미 양국 중 어느 쪽이 먼저 꺼냈는지에 대해 그는 “분명히 우리”라고 못박았다. 미국이 먼저 제기한 것이라는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의 주장에는 “그분이 뭘 모르고 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미국이 전작권 조기 이양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럼즈펠드(당시 미 국방장관)의 특성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다분히 전작권 환수에 대한 거부감이 거꾸로 나타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관 퇴임 후 근황을 묻자 “(고위직에서 물러나면)금단현상이 있다는데 이를 경계하려 했고, 학자로 돌아와 나름대로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끔’ 본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 이후 통일부 장관 모임인 ‘이월회(매월 두번째 월요일 모임)’ 멤버다. 임동원·박재규·정세현·정동영 전 장관과 이재정 현 장관 등 6명이 참여한다. ▲49·경기 남양주 ▲용산고·성균관대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NSC사무차장 ▲통일부 장관·NSC상임위원장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孫-鄭 경합·李 추격…표심은 안개속

    孫-鄭 경합·李 추격…표심은 안개속

    D-1.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들이 피말리는 하룻밤을 남겨두고 있다.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있어서다. 경선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이지만, 이 지역은 여권의 본류인데다 역대 선거에서 보듯 다른 지역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근거지 역할을 해왔다. 각 캠프가 자체 분석한 판세로만 보면 정동영·손학규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이해찬 후보가 추격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광주·전남 표심은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참여정부 실패론과 호남후보 필패론, 분당 책임론이 뒤엉킨 채 아직도 적임자를 찾는 분위기다. 신당 경선 이후의 범여권 단일화까지 감안하는 전략적 상황판단도 있어 보인다. 이 지역은 특히 민주개혁세력 적통성과 호남후보 필패론으로 맞부딪혔다.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한 시민은 “손학규 후보로는 이 지역의 자존심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그렇다고 이해찬·정동영 후보를 지지하자니 참여정부 탄생의 주역들로 호남 소외에 책임있는 인사들이고….”라며 혼란스러워했다. ●鄭측, 우세승 자신… 분당 책임론 우려 초반 승기를 잡은 정동영 후보 측은 ‘우세승’을 자신하고 있다. 손·이 후보측이 동원선거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날 당 경선위가 “특별한 물증이 없다.”고 발표함에 따라 오히려 상대편 후보들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고 내다봤다. 캠프 측은 정통 민주개혁세력의 적자론을 강조한다. 광주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정윤태(40)씨는 “누가 뭐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 정 후보가 지역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으로 믿는다.”며 지지를 표시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분당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판세에서 보듯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전남 서부지역(목포와 해남·진도, 함평·영광 등)에서 정 후보의 지지세는 그리 높지 않다. ●孫측 “전화위복 계기로”… 한나라 전력 눈엣가시 손학규 후보측은 상승세를 확신하고 있다. 최근 ‘칩거’로 지지층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었지만 역으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는 자평이다. 자원봉사단의 ‘밑바닥’ 활동이 지지층 결집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구 민주당 탈당 의원들의 지지도 상승기류를 거든다고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 탈당 경력은 눈엣가시다. 현지에서 만난 주부 강인숙(53)씨는 “손 후보는 철새 정치인 이미지가 강해 부담스럽다. 대통령이 됐을 때 국가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李측, 적자론·신의 내세워… 강골기질 부담 이해찬 후보측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이 지역의 정치의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충성도’있는 유권자들이 많아 투표율이 오를수록 이 후보가 유리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잇는 적자론과 이에 기반한 ‘신의’를 앞세우고 있다. 지역주민인 임남수씨는 “참여정부가 어려울 때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모습에 신뢰감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광주에서는 지지의사를 밝힌 강운태 전 행자부장관 덕택에 남구가 취약지에서 경합지로 돌아섰다고 한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는 이 후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총리 시절 보여주었던 강한 이미지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이 지역 민심은 최종적인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이룰 민주개혁후보가 나오면 그제서야 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광주·전남 민심이 범여권에 무관심하다는 말은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구혜영·광주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시론] 민주신당 경선에 왜 ‘바람’ 없나/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참여연대 정책자문부위원장

    [시론] 민주신당 경선에 왜 ‘바람’ 없나/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참여연대 정책자문부위원장

    추석연휴가 끝났다. 석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연휴기간의 민심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그 움직임의 일단이 이번 주말에 드러날 것이다. 이번 토요일 대통합민주신당은 광주·전남에서, 민주당은 전북에서 경선을 치르는데 그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결과를 보고 경선의 향방을 어느 정도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의 주자들은 광주·전남 경선에 온힘을 기울였다. 연휴 내내 이들은 광주·전남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했다. 지난 15·16일 잇달아 치러진 대통합민주신당의 첫 4연전에서 정동영 후보가 압승을 거두었다. 정 후보는 제주·울산·충북 등 3곳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누적 지지율 43.2%로 29.1%에 그친 손학규 후보를 14.1%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손 후보는 27.7%를 얻은 이해찬 후보에게 불과 1.3% 차이로 꼴찌를 면했다. 이 후보는 강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가 ‘손학규 대세론’을 깰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조직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2차례 당 의장을 지내며 다져온 당내 조직과 안팎의 지지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조직력이 강하면 투표율이 낮을 때 더욱 유리하다. 그러나 정 후보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조직동원’ 논란에 휘말린 데다 ‘참여정부 책임론’과 ‘대표주자 교체론’을 내세운 손 후보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친노단일화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장투표와 똑같은 효력을 갖는 모바일 투표와 막판에 반영될 여론조사 10%도 변수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범여권 후보 선호도 1위를 지켜왔던 손 후보는 경선이 진행될수록 더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의 기반이 허약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지역에서 손 후보는 뼈아픈 꼴찌를 기록했다. 이는 한나라당 탈당에 대한 영남지역의 반응이 매우 차갑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지역에서 손 후보가 강세를 보이지 못하면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친노단일화를 이룬 이해찬 후보가 치고 올라오면 손 후보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동영 후보가 광주·전남에서도 1위를 지킨다면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손학규 후보는 광주 전남에서 역전하지 못한다면 후보선출의 기회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이해찬 후보가 친노단일화의 위력을 보여준다면 경선은 더욱 팽팽해질 것이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가장 큰 변수는 경선참여율이다. 첫 경선을 치른 제주·울산, 충북·강원의 4곳의 투표율은 겨우 19.7%였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노풍’이 불었던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 때 제주와 울산의 투표율은 각각 85.2%와 71.4%였다. 투표율이 낮다 보니 조직기반이 강한 한 두 명의 영향력으로 경선이 좌우되는 웃지 못할 현상도 나타났다. 경선참여율이 낮아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누가 후보가 돼도 12월 본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경선참여율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세 후보 모두에게 주어진 공통의 과제이다. 경선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대통합민주신당이 선택한 마지막 카드인 모바일 투표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대리투표, 공개투표의 가능성은 제쳐두더라도 모바일 투표 참여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참여연대 정책자문부위원장
  • 9일만에 한자리…더 거칠어진 연설회

    9일만에 한자리…더 거칠어진 연설회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광주·전남지역 투표를 이틀 앞둔 27일 광주. 손학규·정동영·이해찬 후보가 TV토론회와 합동연설회에서 격돌했다. 손 후보의 이틀간 경선 일정 불참으로 9일 만에 한자리에 모인 세 후보는 다른 지역과 달리 지지자들의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진 가운데 설전은 더욱 거칠어졌다. 작심하고 나온 쪽은 누적 득표수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해찬 후보였다. 이 후보는 “오랜만에 돌아오셨는데 변한 게 없다.”“오늘 공격하려고 했는데 또 나가시면 어쩌나 해서”라는 등 손 후보의 경선 기간 중 잠행을 우회 비판했다. 이어 “손 후보는 우리당 후보돼서는 안 된다. 내가 안 되면 정 후보가 돼야 한다. 말은 바로 하자. 한나라당 3등이 한나라당을 어떻게 이긴단 말이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의 정체성 공격에 손 후보도 발끈했다. 그는 “정권 유지 위해 대연정을 하자, 그것이 이해찬 전 총리가 강조하시는 정체성의 본질인가. 친노 단일화도 정권이 어떻게 되든 당권잡는 게 우선이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이 후보의 공격은 정 후보에게 더 집중됐다. 정 후보가 과거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권 시절 지역 편중 인사가 문제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정 후보가)정말로 참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데 이어 지방선거 직후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을 선언한 것을 두고는 “진짜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가 대학 시절 얘기를 꺼내려고 하자 “친구 얘기 좀 그만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 후보는 “이반유반(이해찬 반, 유시민 반)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유시민 의원이 선대위원장 맡더니 기조가 바뀌었다.”며 이 후보의 ‘까칠함’을 지적한 뒤 “이 후보가 나쁜 사람이라고 하면 (정동영이) 나쁜 사람이 되는 거냐.”고 따졌다. 줄곧 ‘1등 때리기’ 대상이었다가 입장이 바뀐 손 후보도 정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손 후보는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계승하겠다고 했는데 무슨 과를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가 않다.”고 꼬집은 뒤 “모든 불행의 씨앗은 분당에서 시작됐다.”며 정 후보를 몰아세웠다. 광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 경선 3대 관전포인트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추석 연휴를 끝내고 29일부터 경선을 재개한다.4개 지역 경선을 마친 통합신당은 29일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는 광주·전남과 30일 부산·경남 경선을 치른다. 지난 20일 인천에서 첫 경선을 치른 민주당도 29일 전북,30일 대구·경북 강원 경선을 각각 앞두고 있다. 범여권의 경선 초반에 나타난 특징과 향후 주목할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대세론 불씨 되살까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경선 초반 특징은 ‘대세론’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경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통합신당 손학규, 민주당 조순형 후보는 경선이 시작되자마자 각각 정동영·이인제 후보에게 일격을 당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손 후보는 경선 초반 4연전에서 밀리자 정 후보측의 ‘동원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7일과 19일의 TV토론에 불참하고 선대본부를 해체하는 등 ‘벼랑끝 전술’로 대세론 불씨를 살리는 데 애쓰고 있다. 민주당 조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섰기 때문인지 경선을 앞두고도 도서관에 머무는 등 방심하다 인천 경선에서 이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조직의 힘 언제까지 정 후보와 이 후보의 초반 강세는 탄탄한 조직력에서 비롯됐다.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 시절 당의장 선거 2번, 대선후보 경선 1번, 총선,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5번이나 치르면서 쌓아온 조직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전국에 1만 2000여명의 회원을 둔 지지모임 ‘정통들’이 2002년 ‘노사모’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철저한 조직관리에 진력 중이다. 민주당 이 후보도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대선을 치르면서 관리하던 조직을 재건, 초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동정론을 등에 업은 손 후보와 대선 본선 경쟁력을 앞세운 조 후보의 반격도 만만찮아 조직력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민주 후보도 줄사퇴? 2002년 민주당 경선은 7파전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김근태-유종근-한화갑-김중권-이인제 후보가 나란히 중도 사퇴해 노무현·정동영 후보만이 완주했다. 통합신당은 예비경선을 거쳐 10명의 후보를 5명으로 줄여 경선을 시작했다. 그러나 14일 한명숙,15일 유시민 후보가 사퇴해 3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민주당은 아직 첫 경선만 치러 중도하차한 후보가 없지만 경선이 지속될수록 5명의 후보 가운데 득표가 부진한 후보들이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외교·안보·통일정책 분석

    [정책선거 원년으로]외교·안보·통일정책 분석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4일 앞둔 시점에서 대선 후보들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이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은다. 정상회담이 끝나면 평화 무드가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이 제시하는 통일정책들은 쟁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역대 대선에서는 대북정책이 그다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성급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통일 대통령’ 또는 ‘평화 대통령’을 내세운다. 하지만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은 단편적일 뿐더러 외교·통일·국방정책 사이에 일관된 통치철학이나 전략기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의 철학을 찾아 보기 어렵거나 세부방안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후보들의 공약에 맞춰 대화와 개방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후보들은 거시적으로는 통일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시적 접근 방법에서는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먼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원칙 없는 퍼주기로 인한 실패’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미 안보협력체제를 강화시켜 ‘힘에 바탕에 둔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는 게 기조다. ●이명박, 북핵 해결 해법 결여 다음달 2일 열릴 2007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가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하고, 북방한계선(NLL) 양보도 불가라는 입장이다.‘이명박 독트린’은 외교 및 대북정책으로 전략적 대북개방정책, 한·미동맹 강화, 아시아 외교 확대,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확대, 국가간 에너지협력 강화, 문화외교의 실현 등으로 요약된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과감한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 경제를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과 ‘남북공동체실현을 위한 협의체’를 설치해서 이 구상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북핵 해결 해법이 결여돼 있고, 북한을 지나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측면이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세 후보들의 외교안보 정책은 엇비슷하다. 손학규·정동영·이해찬 후보는 자신이 햇볕정책을 계승할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손 후보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정후보와 이 후보에 비해 온도차가 있다. 손 후보는 대선용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손 후보는 지난해 북한 핵실험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북한 참여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후보의 외교정책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손·정·이 세후보 엇비슷… 실현가능성 의문 정 후보는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점을 들어 ‘개성동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지만 개성공단은 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연계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부딪힐 수 있다. 그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대륙평화경제론’을 내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대륙평화경제론’, 남남사회 통합, 남북경제 통합, 동북아 미래통합 등 이른바 ‘3통 원칙’, 차기정부의 조속한 북핵해결, 남북평화협정과 평화체제 완결, 남북국가연합 성사 등 ‘3대 평화공약’을 내세운다. 또 서울-인천-개성 평화경제 복합특구 등 ‘5대 평화경제사업’을 핵심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손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은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을 기본 틀로 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남북이 경제협력을 확대해 공동발전과 북방시장의 공동진출을 모색하자는 계획으로 국제협력, 경제특구 중심, 전략산업 육성 등을 중심추진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손 후보가 남북관계의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데 비해 이 후보는 평화체제 정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후보는 ‘한반도시대’를 열겠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축, 한강-임진강-서해안 평화공동수역 조성,DMZ의 평화지대화 등을 중점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약들은 북한의 호응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해외 파병과 관련해 손 후보와 이 후보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정 후보는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부정적 입장이나 상대적으로 이 후보의 목소리가 강하다. 주변국 외교와 관련, 대중국 외교는 세 후보 모두 강조하고 있지만 대일본 외교에 있어서 손 후보가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권영길 “통일헌법 만들고 보안법 폐지하자”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 공약의 초점은 ‘통일’에 맞춰져 있다. 권 후보는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통일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3단계 남북 공동조치를 제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연합연방통일공화국 건설’을 제시하고 있다. 외교는 한·미동맹 최우선의 외교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공언하고 있다. 통일을 국시로 하는 통일헌법을 만들고 국가보안법을 전면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남북정상 핫라인 구축과 남·북·미·중 평화협정 체결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남북관계 공동조치 제안은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비슷하다. 이현출 국회 입법정보연구관
  • [남북정상회담 D-4] 노대통령 ‘아리랑’ 관람 결정 안팎

    2차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과 방북 대표단이 북한의 예술공연 아리랑을 관람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입장을 굳힌 것은 초청받은 입장에서 북측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평양에서 개최되는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손님으로서 초청측인 북측의 입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은 방북 인사들에 대해 혁명열사릉과 금수산기념궁전 등 북한의 국가성지(聖地) 참관을 제한하고 있는 마당에 예술공연마저 체제선전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관람을 거부할 경우 ‘상호 인정과 존중’이라는 남북간 합의의 대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지난 2005년 8·15 행사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한국전쟁 전사자들이 묻혀 있는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는 점도 적지 않은 압박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북한을 방문한 정부 고위 인사와 민간인 1만여명이 공연을 이미 관람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2005년 9월 제16차 장관급회담을 위해 방북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아리랑을 관람했다. 다만 정부는 일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공연 내용은 북측에 요청해 수정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실장도 “북측도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측 입장을 고려, 공연을 수정해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4월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행사를 기념해 처음 공연된 아리랑은 학생과 노동자, 예술인 등 6만여명이 투입돼 식민지시대 항일무장투쟁부터 현재에 이르는 북한의 역사를 대규모 군무(群舞)와 카드섹션을 통해 표현하는 집체공연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후보별 공약 특징

    [정책선거 원년으로] 후보별 공약 특징

    대선 후보와 예비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제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가장 친기업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여러 공약들이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내적 일관성을 갖추고 있다. 선발 주자로서 다른 후보들에 비하면 공약의 구체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 역시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거시 경제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선심성 공약도 없지 않다. 특히 각종 감세 공약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한 것으로, 만약 경제가 어려워지면 이들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제 성장을 이끌어 줄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막대한 환경 훼손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첨단 경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점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는 여권 후보 중에서 가장 친기업적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 비교하면, 거의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다. 공약의 실천 가능성을 경기도 지사 시절의 업적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이 후보와 비슷하다. 다만 이명박 후보에 비해 구체적 공약의 수가 적으며, 수사학적으로는 서민 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손 후보로서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성 부각을 위해서 강조하는 점은 이 후보가 토목 공사 위주의 성장을 추진하는 데 반해 자신은 글로벌 첨단산업 위주의 성장을 구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정동영 후보는 상당히 친기업적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 손 후보에 비해 진보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공약 내용에서는 두 후보와 커다란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성을 위해 정 후보가 강조하는 것은 소위 ‘북방경제론’이다. 개성공단 건설을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는 정 후보는 개성공단과 대륙철도를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해찬 후보는 민주신당 후보 가운데 이명박 후보와 가장 차별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친노파의 대표 주자로서, 성장-분배 균형론이라는 현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좋지 않은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이러한 공약이 얼마나 유권자의 호응을 얻을지는 의문이다. 이해찬 후보는 경제보다는 정치 및 대북 문제로 이명박 후보와 승부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해찬 후보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재 내세우고 있는 한강과 임진강 하구 준설공사 외에 보다 획기적인 경제 공약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매우 진보적인 경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 노동자 중심의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권 후보의 공약은 구체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내적 일관성은 매우 높다. 비슷비슷한 공약들 가운데서 전혀 새로운 주장을 일관되게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특히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로컬푸드시스템 구상은 돋보인다. 로컬푸드시스템은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역먹거리체계’다. 다만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 이러한 과격한 변화가 얼마나 수용 가능한지는 의문이며, 이는 권 후보의 낮은 당선 가능성으로 연결되고 있다.
  • [정책선거 원년으로] 세금인하 이명박·손학규 “찬성” 정동영·이해찬 “반대”

    [정책선거 원년으로] 세금인하 이명박·손학규 “찬성” 정동영·이해찬 “반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만 확정됐고, 다른 정당들의 경선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본선이 시작되지 않은 탓에 대선 후보와 예비 후보들은 공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직은 공약의 체계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 특히 매니페스토 공약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후보들의 공약이 매우 부실하다. 재원조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공약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그러한 보완 과정을 거쳐 각 정당 후보가 매니페스토 공약집을 발표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의 완성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책을 중심으로 선거가 진행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의 모든 참여자가 노력해야 한다.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해찬 “부동산 세제 강화” 권영길 “부유세 신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발표한 공약의 대부분은 경제 관련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위 ‘7·4·7구상’이다. 연 7%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10년 이내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60만개,5년간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 경제 공약은 공약이라기보다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정동영·이해찬(기호순) 후보는 거의 비슷한 거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손 후보는 6.4% 성장률에 연간 50만개 일자리, 정 후보는 6% 성장률에 연간 50만개 일자리, 이해찬 후보는 6% 성장률에 연간 40만개 일자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숫자만 조금씩 다를 뿐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 비슷하다. 예외적으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이러한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감세·부동산·재벌 정책에서는 후보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후보는 대대적 감세를 주장하며, 구체적으로는 법인세 최고율을 25%에서 20%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손 후보는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감세를 주장하고, 정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감세에 반대한다. 권 후보는 오히려 부유세 신설 등 증세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이명박 후보는 1가구 1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완화해 줄 것을 약속하고 있으며, 신혼부부에게는 1가구 1주택을 실비로 공급하겠다는 선심성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재원조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손 후보와 정 후보는 종부세를 유지하되,1가구 1주택에 대해 양도세 감면을 내세우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오히려 부동산 세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권 후보는 공공주택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빠져 있다. 재벌 및 기업 정책에서 후보간 차이는 가장 극명하다. 이명박 후보는 경영인 출신답게 재벌 및 대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약속한다. 법인세율 인하는 물론이고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전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의 단계적 재검토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미 FTA는 권영길만 반대 다른 후보들은 이명박 후보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손 후보는 규제 완화와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후보만큼 파격적이지는 않다. 정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해찬 후보는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권 후보는 오히려 재벌 해체와 민중참여 소유·경영 구조로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약속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에서도 후보간 일정한 차이가 발견된다. 이명박 후보와 손 후보는 적극 찬성, 정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농민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라는 조건부 찬성을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는 한·미 FTA에 대해 적극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 정책 및 비정규직 문제에도 비슷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강조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손·정·이 후보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할 뿐,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 제시는 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서 권 후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국가고용책임제 도입을 통해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후보간 경제 시각의 차이를 살펴보면 이명박 후보는 ‘선(先)성장 후(後)분배’를 내세우며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시각을 바탕으로 이명박 후보의 각종 공약은 상당한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손 후보도 성장 우선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만큼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기본 방향에 있어서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정 후보는 성장 우선주의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명박, 손학규 두 후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해찬 후보는 친노파 후보답게 현 정부의 성장-분배 균형론을 유지하면서 중도-진보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권 후보는 전통적인 자유주의적 개념의 성장보다는 생태적 국가발전모델을 통한 소위 ‘진보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집필 김욱 배재대 교수
  • 신당 후보 경선 갈수록 ‘혼탁’

    신당 후보 경선 갈수록 ‘혼탁’

    ‘감동은 없고 상처만 있다?’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아름다운 경선’을 공언했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박스떼기 접수·버스떼기 투표 논란, 당권 거래설에 이어 선거인단 명부가 공개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당 지도부의 특정 후보 지지 논란까지 점입가경이다. ●李측 “불법선거운동 날로 지능화” 정동영·이해찬 후보는 추석 연휴 내내 ‘명부떼기’ 공방을 주고받았다. 지난 23일 오후 5시43분쯤 정 후보 홈페이지에 올라온 ‘긴급입수-광주 이해찬 지지하는 선거인단 명단’이라는 글이 발단이다.1시간가량 게시된 이 글에는 광주지역 선거인단 1870명의 개인정보와 ‘정 후보의 압승을 위해 이해찬 지지자들에게 전화해 설득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스떼기, 조직동원, 당권 뒷거래 등 구태정치의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도 모자라 불법 ‘명부떼기’까지 하는 등 불법선거운동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측은 “해당 글에 대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해 둔 상태”라면서 “모든 일을 공식적인 캠프 활동인 양 매도하며 또다시 낙인찍기에 나서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반박했다. ●鄭측 “홈피 글 수사 의뢰” 정 후보측은 다른 후보들의 ‘조직선거’ 공격에 ‘관권 선거’와 ‘꼼수정치’ 의혹으로 대응했다. 정 후보측 문학진 선대본부장은 26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후보가 현 정부 인사와 전·현직 관료 등을 총동원해 신종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 선대본부장은 지난 24일 손 후보측이 ‘이낙연 대변인 등 대통합민주신당 8인 모임이 손학규 후보를 지지하기로 내부 결의했다.’는 요지의 보도자료를 발송했다가 실무자의 착오였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허위사실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발송한 것은 이중 선거법 위반이다. 동네 반장선거도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측 윤호중 전략기획본부장은 “당 중진·구 민주당 출신 의원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손 후보측의 언론 플레이를 보고 ‘오죽하면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손 후보를 돕고 있는 우상호 의원은 “이낙연 대변인이 손 후보에 대해 덕담하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을 두고 중립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모바일투표 대리접수 허용 잡음 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모바일 투표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당 경선위는 모바일 투표도 1인당 1명에 한해 대리접수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고 각 후보측에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다. 이 후보측 양승조 대변인은 “당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대선후보 공약 허실을 공개합니다

    서울신문은 올 대선을 정책 선거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대선평가교수단과 공동으로 각 정당의 대선 후보와 예비후보의 공약을 비교·분석합니다. 당내 경선을 마친 정당인 한나라당 이명박·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경선 중인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정동영·이해찬 후보의 정책을 집중 해부합니다. 공약은 경제, 외교·안보·통일, 정치·행정·지방자치, 건설·교통, 사회·교육·복지·조세 등 6개 분야로 나눠 시리즈로 분석합니다.
  • “2002년 같은 바람 없더라”

    국회의원들이 26일 전한 추석 민심 가운데 정당과 정파를 막론하고 공통적인 내용은 이번 대선 관심도가 예년에 비해 낮고, 민생고에 대한 원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일방 독주가 대선 무관심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 이미지가 민심에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상으로 확인된 셈이다. 앞으로 3개월도 남지 않은 대선의 판도는 범여권이 어젠다를 ‘경제’에서 ‘평화’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 그래서 이 후보와 극적으로 양강구도를 형성할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 이경재(인천 서·강화을) 의원은 “시장에 가봤더니, 정치 얘기를 많이 안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전남의 어머니 묘소에 다녀온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은 “이번에는 투표율이 70%도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호남 민심을 전했다. 김학원(충남 부여·청양) 의원도 “관심들이 별로 없더라.”라고 했다. 범여권 의원들의 얘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의원은 “대선에 대해 강렬한 관심은 없었다. 여야 후보가 확정이 안 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정성호(경기 양주·동두천) 의원도 “대선에 대해 특별히 얘기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중립지대에 있는 정성호 의원은 “추석 민심이 범여권 후보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더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손학규 후보 지지 성향의 오제세 의원마저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다. 손 후보에 대해 관심은 많은데 주말에 전남·광주의 결정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2002년의 노무현 후보처럼 호남 민심이 결집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가 추석 연휴 내내 호남을 훑으며 총력전을 펼친 것은 오는 29일 광주·전남 경선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올인’이라고 할 만하다. 세 후보는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도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29일 광주·전남 경선은 대선 승리의 점화식이 될 것”(정 후보),“광주가 저를 선택하면 신당 후보는 확정된다.”(손 후보),“한가위 대역전 필승투어를 통해 본선에서 이길 사람은 이해찬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이 후보)는 등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라는 문구도 인용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심이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의 화합을 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親)이 성향의 공성진(서울 강남을) 의원은 “대선이 이명박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말이 많았다.”고 했다. 친박 성향의 박종근(대구 달서갑) 의원도 “범여권 후보 지지도가 20%를 넘기 어려울 것이며, 올해는 게임이 안 된다는 시각이 상당히 느껴졌다.”고 했다. 친이 성향의 남경필(경기 수원) 의원은 “가장 큰 주문은 박 전 대표를 무조건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대구 중·남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안 나서니 신바람이 안 나고 투표하기 싫다는 사람도 있다. 대다수의 주문은 박 전 대표와 이 후보가 손잡고 가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 홍희경 구동회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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