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끌고 가놓고 강제동원 증거 없다니”
“일본 놈들이 내 양쪽 팔을 붙잡고 끌고 가놓고, 강제동원 증거가 없다니 정말이지 너무 억울해….”
꽃샘 추위가 매섭게 살을 파고드는 7일 낮 12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개최한 ‘제751차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가한 피해 할머니들은 지난 1일과 5일 연이어 불거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망언에 대해 “망언을 즉각 철회하고 역사 앞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장소인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는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구호로 가득했다.
망언 이후 첫 수요집회를 연 할머니들은 ‘강제동원 증거 없다.’,‘미 하원 결의안 나와도 사과하지 않겠다.’ 등의 아베 총리의 발언과 관련,“아베의 뻔뻔스러운 망언은 역사 왜곡일 뿐 아니라, 할머니들에게 지울 수 없는 이중의 아픔과 상처를 주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다면 할머니들이 제 발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갔단 말인가.”라면서 “일본군 성노예로 살았던 분들의 처참한 삶과 죽음을 부인한다면 결코 역사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15일 미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하고 돌아온 이용수(80) 할머니는 “미국 국회까지 가서 힘들게 증언한 게 헛수고가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16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집회 장소를 지켰던 사람으로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꼭 받아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일본군대에서 도망치다 팔뚝과 발목이 칼에 찔렸다는 이옥선(81) 할머니도 “결혼도 안 한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 일본이 한 짓은 감추고 싶어도 감춰질 수 없다.”면서 “아베가 아닌 우리의 말이 진실이고 역사”라고 힘줘 말했다.
정대협은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 정부의 망언이 나올 때마다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해선 안 된다.”면서 “한국 정부는 직무유기를 그만두고 자국민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대협은 이날 호주 및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한국, 호주, 일본 등 3개국에서 정신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동시에 열었다고 밝혔다. 일본은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네트워크’ 주최로 도쿄 국회 앞에서, 호주는 ‘일본군위안부와 함께하는 호주친구들’ 주최로 시드니 주호주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각각 개최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