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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사실과 언론의 책임/남재일 세명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사실과 언론의 책임/남재일 세명대 교수

    언론의 사회적 역할은 주로 민주주의와의 관계 속에서 논의된다.‘언론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언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언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가장 낙관적 견해는 사실의 공표는 그 자체로 민주적 의사결정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즉 정확한 사실만 고지되면 공론장의 토의과정을 거쳐 민주적 의사결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낙관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유주의 사상에 기초해 있다. 밀턴과 밀의 자유주의는 ‘사상의 자유 시장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다’는 것이 요체다. 하지만 사실의 공표자체로는 부족하다는 비관론도 만만찮다.‘월든’의 저자인 헨리 소로는 19세기 중반에 이미 “신문의 조각기사들 중에서 진정으로 알아야 할 것은 거의 없다.”고 불평했다. 소로의 후예들은 신문의 조각 기사들은 파편적인 사실만을 전달해줄 뿐 현실의 전체상을 전해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오늘날 ‘의견저널리즘’으로 명명된 해석적 저널리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부류들이다. 기자들은 사실의 강조에서 의견의 수용으로 조금씩 이동해 왔다. 자유주의 사상이 태동하던 당시처럼 모든 정보가 통제되던 시절에는 사실의 공표자체가 의미가 있지만,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에는 사실의 공표자체로 민주주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경험적 인식을 공유해 왔기 때문이다. 언론이 사실의 전달자가 아니라 사실의 해석자로 나서게 되면 해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란 부담이 생긴다. 책임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언론에 해석자를 요구하고 여기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면 ‘해석과 책임’에 대한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의 전달자를 주장하면서 편법으로 주장을 녹여 넣는 어정쩡한 태도는 앞으로 경쟁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금융위기 관련 기사를 신문별로 비교해 봤다. 금융시장이 추락할 때는 ‘패닉’,‘공황’ 등의 표현이 난무했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된 지난달 31일자에는 하루아침에 금융위기가 다 사라진 것처럼 흥분하는 기사들이 수두룩하다. 금융위기 같은 사안은 언론보도의 자기암시적 효과가 크다. 언론의 과장이 현실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려면 사실에 감정을 덧씌워 기사가치를 구성하는 선정성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배경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통해 시장의 감정을 진정시키려는 방침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서울신문은 대체로 침착성을 유지했다.1면 머리기사로 해설기사를 2회 편집한 것, 통화스와프 협정에 대한 관료들의 공치사를 비판한 작지만 알찬 기사 등이 흥분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들 같다. 하지만 31일자 통화스와프 협정체결 과정을 다룬 “역시 우리 만수” 기사는 ‘배경설명과 평가’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만수 한 건 했다’는 띄워주기 기사처럼 보인다. 관료가 당연해 해야 하는 일의 과정을 극화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언론의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보면 30일자 “여풍 거세지고 경찰대 출신 약진” 기사도 아쉬움이 남는다.‘사시 2차 합격자 분석’이란 타이틀이 붙었지만 분석의 틀은 합격자 출신대학별 서열과 여성의 비율이 전부다. 출신대학별 서열화는 정보라기보다는 대학별 서열에 대한 통념의 확인이다. 여성비율의 증가에 대한 세간의 호들갑도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남성사회의 우려의 목소리가 깔려 있지 않은지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타성적인 프레임에 대해 정치적 타당성을 질문해 보는 것이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남재일 세명대 교수
  • 오늘부터 국회 대정부질문 여야 전략·대응책 점검

    오늘부터 국회 대정부질문 여야 전략·대응책 점검

    3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대정부 질문은 정기 국회 후반기 주도권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책임론’을 전면에 부각시킬 예정인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개혁 법안 처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참여정부 실정을 우선 짚고 넘어갈 계획이다. 쌀 직불금 문제의 책임이 참여정부에 있음을 주장하고 봉하마을 특혜 논란을 다시 꺼내기로 했다. 야당의 집중 공격이 예상되는 경제분야에는 외환 스와프 성사 등을 내세워 현 경제팀 경질론을 방어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의 정당성과 금산분리 필요성을 주장하기로 했다. 외교·안보 분야 질문은 북핵문제 해결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에 집중된다. 남경필 의원은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할 방침이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 정부를 부자정부·무능정부·퇴행정부로 규정하고 ▲경제정책 실패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 악화 등 3대 이슈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총체적 평가와 함께 국정 쇄신과 인적 쇄신을 촉구하고 여당인 한나라당에도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민주당 대정부 질문의 전반적인 기조가 될 전망이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역시 경제다.6~7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앞서 3일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종부세 완화 등 감세 정책,2009년도 예산안 등을 지적하는 등 경제 문제에 가장 많은 화력을 쏟을 방침이다. 특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경질 혹은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이후 현안으로 급부상한 ‘표적 사정’ 문제도 치밀하게 따지기로 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6·15 및 10·4 선언의 계승과 이행을 주장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계획이다. 자유선진당은 수도권 완화 정책을 이명박 정부의 ‘신(新) 편가르기’ 음모로 규정하고 집중질의한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의원은 “국론을 통합시켜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점에 수도권 규제 완화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을 양산하는 이명박 정권의 후안무치함을 강하게 지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발언대] 무리한 퇴직연금제 개편 재고해야/정석윤 공인노무사

    [발언대] 무리한 퇴직연금제 개편 재고해야/정석윤 공인노무사

    기고자가 일선 현장에서 근로감독관으로 근무한 경험으로 비춰볼 때 아이로니컬하게도 현재 직원들의 퇴직금을 매월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영세 사업주들이 사실은 더 책임감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들은 언제 망할지 모르는 사업으로 인해 나중에 같이 고생한 직원들의 퇴직금도 못 주는 난감한 경우를 당하기보다는 형편이 될 때 매월 조금씩 부담을 줄여 나가자는 순수한 마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그간 우리 경제는 기간산업을 먼저 일으켜 연관 산업도 발전하게 하는 정책을 채택하다 보니 차입경영이 많아서 기업주들의 도덕적 해이가 항상 문제가 됐다. 이런 기업은 무책임하게 퇴직금을 장부에 계상해 두기만 하고 지급은 경기가 항상 좋기만 바라며 미룰 뿐이었다. 오래 근무한 직원이 퇴직한다고 하자. 그러면 회사에서는 “그간 수고 많이 하셨다.”라고 퇴직연금증서 한 장만 달랑 주고 잘먹고 잘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연금증서는 정확한 퇴직금이기는 할 테지만 근로자는 무언가 섭섭함을 느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퇴직금(8.3%) 외에도 국민연금(4.5%), 의료보험(2.54%), 산재보험(0.7~55.3%), 고용보험(0.7~1.3%)의 사업주 부담금이 임금의 약 20% 수준이다. 여기에다 근로자 부담분은 사용자(제품 원가에 반영되어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효과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고용의 경직성은 기업으로 하여금 신규 고용창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에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을 개정해 근로자들의 중층 노후보장장치를 보강하겠다는 의도는 좋으나 이는 현행 국민연금 등 기업주 부담 완화와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퇴직금 제도가 연금화돼 나간다면, 정당한 해고(경영상의 해고)는 거의 불가능한 현실을 감안해 근속연수에 비례한 해고수당의 지급만으로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제도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정석윤 공인노무사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면책결정 후에도 독촉장 날아와요

    Q1년 전에 파산, 면책의 결정을 받았습니다. 그후 금융권에서 보내 오던 독촉장들도 끊겼는데,S신용정보회사에서는 면책결정에도 아랑곳 없이 최고장과 독촉장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 과거 사채를 쓴 곳에서 가끔 연락해 면책결정에도 불구하고 자기들 것은 갚으라고 독촉합니다. 이제 아이 데리고 살아보려고 하는데 너무나 힘들고 무섭습니다. -서진실(가명·43세)- A몇 년 전부터 파산법원은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그 사실을 금융기관들의 연합회에 통지하고 연합회는 이를 회원사가 이용하는 전산망에 올리고 있습니다. 면허를 받고 적법하게 영업하는 채권추심업자들인 신용정보회사들은 채무자에 대하여 면책결정이 있음을 알게 된 이후에는 추심행위를 중단하도록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하는 일은 업무착오 또는 순서 때문에 지연, 누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연합회의 통지가 즉시 전산에 반영되지 않는 영세업자들은 아무래도 수많은 채무자들에게 일괄적으로 독촉장을 출력해 발송하는 과정에서 면책결정 사실이 누락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알게 되겠지만, 불편함을 느낄 경우에는 독촉장에 기재된 전화로 담당자를 찾아 면책결정이 확정된 사실을 알려 주면 보통 해결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해당 신용정보회사는 금융감독당국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또 면책 결정이 확정된 사실을 채권자나 추심인이 잘 알고 있고 그 정당성을 다툴 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채무자에게 추심행위를 계속 하는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재산상 손해 이외에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 판례이며, 압류 등 법적 절차를 취한 때에는 500만원까지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어느 모로 보나 금융기관들은 규제를 지키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 채권자인 경우 규제 법규가 불충분하고 분명하지 않습니다. 채권 그 자체는 남아 있는 것이되 집행력만을 상실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민사법상의 고루한 해석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자의 최고 자체를 위법하다고 보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채권자라고 하더라도 채무자를 위협할 수는 없는 것이니 추심행위의 방법과 정도가 지나친 경우 일반적인 권리행사방해죄나 협박죄 등에 해당할 수 있고 손해배상을 할 수 있다고 할 뿐입니다. 면책결정 이후의 추심행위 일반에 대해 법정모욕죄로 형사처벌을 하는 선진국의 입법에 비하면 아주 불충분한 실정입니다.
  • [기고]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법질서론/지영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 조사관·법학박사

    [기고]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법질서론/지영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 조사관·법학박사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 한 적이 없었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이는 자신에게 잘못된 판결을 내린 사람들을 깨우치기 위한 경구였을 것이다.‘악법’은 이미 정당성을 상실했고, 소크라테스는 감옥에서 독배를 마셨다. 법치주의와 적법 절차가 강조되는 오늘날 헌법 체계는 정당한 법집행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일부 언론 학자나 교과서 등에서 ‘악법도 법이다.’를 준법정신 강조의 사례로 쓰고 있는 것은 또하나의 오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법’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강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법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움직이게 마련이다. 영국·미국은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동시지향적’ 의식 구조가 법질서와 함께 숨쉬는 나라다. 국가가 존립·발전하기 위해 법치의 실현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기초질서 수준에선 후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법질서 비용은 도로혼잡, 국가연구비 낭비, 산업재해 등 쉽게 줄이기 어려운 주요 질서 낭비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법질서 파괴에 따른 GDP 감소 비율은 4.8%에 이른다. 이 중 3% 포인트는 감쇄 가능하다. 2006년도 국내에서 발생한 합법적 시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4118억여 원(1만 368회)이었지만 같은 해 불법 시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무려 5조 5098억여 원에 이른다고 했다. 단국대 김상겸 경제학과 교수는 경찰대 ‘치안논총 제24집’에 게재한 ‘불법 폭력 시위로 인한 사회적 비용 추정 연구’에서 이같은 통계를 제시했다. 법질서 실현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법을 지키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입법 과정에서 국민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한 충분한 이해와 협력을 얻어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과정 그리고 이를 해석·판단하는 사법과정에 이르기까지 화해·설득과 조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다. 따라서 강제처벌 때문이 아닌 법치주의 속에서 ‘공익(公益)이 개인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한다. 플라톤은 ‘국가’편에서 시민 개개인도 저마다 지성을 갖추도록 교육하되, 그렇게까지 될 수 없는 사람들은 ‘시민적·평민적 덕’의 수행을 통해서라도 그렇게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적었다. 입법을 함에 있어 중지(衆智)를 모아 법조문 속에 ‘지성’을 반영한 플라톤처럼 우리는 ‘법치와 효율’을 스스로 깨달아 가야 한다. 법질서 유지의 자발적 순응이 기본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법시위 폭력자들은 사람의 피부나 눈에 닿을 경우 화상을 입을 수 있는 농도 35% 공업용 염산을 투척하기도 한다. 촛불 현장에는 ‘게릴라 시위꾼´이 많다. 그들은 사냥용 새총으로 쇠구슬을 쏘는가 하면 쇠파이프-해머로 무장한다. 이와 같은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엄정한 법적용과 인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체계화하여 선진국처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불법집회나 시위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제와 경찰비용 청구소송에 국가가 먼저 앞장설 필요성이 있다. 재산권 보호인 집단소송제가 정착되면 불법 집회·시위 주최측의 책임 회피가 힘들어져 올바른 집회·시위 문화 정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 변질된 촛불 폭력시위에 ‘무력경찰’이라는 말을 듣지 않아야 한다. 원칙과 소신으로 법을 집행하려면 먼저 공무원이 법질서를 지키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질서가 우리 모두의 안녕과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분위기가 국민들 가슴에 저절로 스며들도록 몸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영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 조사관·법학박사
  • 日 유엔 안보리이사국 출마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오는 17일 실시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 선거에 출마했다. 임기는 2009∼2010년으로 경합국은 이란이다. 지역별 배분 원칙에 따른 아시아 몫,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다. 비상임이사국는 10개국으로 임기 2년에 거부권은 없다. 장기적인 영향력을 막기 위해 재선이 금지된 데다 5개국씩 번갈아 해마다 새로 선출한다. 당선되려면 192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반면 5개국의 상임이사국은 영구적이고 거부권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상임이사국 진입을 노리는 일본은 여느 때보다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내년 2월쯤 시작될 유엔 안보리 개혁에 대비해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9차례 비상임이사국을 역임했다. 외무성은 “압도적인 지지를 얻을 경우, 상임이사국의 목표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비상임이사국이던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10월 핵실험 때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을 주도했다. 문제는 53년 만에 비상임이사국에 재도전하는 이란의 의욕이 만만찮다는 점이다. 안보리에 나가 핵개발의 정당성을 전개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 이란은 “일본은 미국의 앞잡이, 이란은 이슬람국가의 상징적 존재다. 진출은 우리의 권리”라면서 이슬람권의 결집을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서울광장] 10·4 선언 인정할 건 인정하자/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10·4 선언 인정할 건 인정하자/김인철 논설위원

    참으로 난처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이라는 자원외교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거기에 조건이 달렸다. 경제성을 좌우할 가스관 매설에 경유국인 북한의 동의가 선결과제다. 북한이 거부하면, 물거품이 된다. 러시아측 시행사가 이미 북측과 접촉하고 있다지만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북한이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마당에, 정말로 가스관 통과료가 아니면 북한의 지도부가 권력을 내놔야 될 상황이 아니라면 남한과 러시아간 일방적 합의를 선선히 받아들인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공허한 얘기다. 취임 후 줄곧 냉대하다가 아쉬운 일이 생기자 만나자는데 누가 선뜻 응하겠는가. 오늘은 10·4공동선언 1주년이다. 이 대통령이 앞선 정권을 배척할 수는 있지만, 그러자고 10·4선언을 인정치 않는다면 이는 그 선언의 또 다른 당사자인 김 위원장을 인정하지 않는 게 된다. 금강산 총격사건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대화를 제의했지만 호응 받지 못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주무장관인 통일부 장관이 10·4선언 1주년 기념행사 참석마저 기피했으니, 북한 입장에서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의 진정성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 ‘안 봐도 비디오’다. 남북관계 개선이나 남북경협이 대북 시혜라는 생각은 참으로 일방적인 얘기다. 물론 민족적 사명감에서 대화를 하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남측이 얻는 경제적 성과가 지나치게 폄하되고 있다. 가령 10·4선언 합의사업을 이행하려면 14조 3000억원의 재원이 들 것이란 추산도 있지만, 반면 4배가량의 경제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통일연구원 김영윤 선임연구위원은 서해평화협력지대 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사업 등을 통해 최대 55조원의 경제효과와 연간 3만∼3만 6000명의 신규고용 창출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잃어버린 10년’의 대북 퍼주기 비판도 마찬가지다.10년 동안 모두 3조 5000억원을 ‘퍼준’데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외채이자 상환부담 절감과 국방부문 통일비용 절감, 내수경기 진작효과 등 여러 분야에 걸쳐 276억달러(28조원)의 경제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수익률’ 평가는 더 흥미롭다. 남북 보건의료 협력사업을 통해 북한주민의 건강수준이 현재보다 5% 높아지면 남북경협의 효율성이 10% 높아지고 투자비용이 10% 절감되며 말라리아, 결핵 등 전염병의 국내발생 위험이 낮아지면서 남한은 최대 14조 6000억원, 북한은 19조 1000억원의 비용편익이 발생한다고 한다. 북한주민의 건강이 좋아지면 통일비용이 13조원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세상사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장사꾼’(비하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으로 성공해온 이 대통령이 엄정하게 계산해야 한다. 공허한 이념에 매달려 북한을 적대시함으로써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 건처럼 경제적 이득이 막대한 기회를 그냥 날려버릴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상황이 엄혹하기만 하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한다.10·4선언의 정당성과 유용성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盧의 강공 vs 與의 역공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장군’을 치자 여권이 2일 ‘멍군’을 불렀다.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각을 세웠고, 청와대는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노무현 대북라인’ 교체 행보를 이어갔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활동 재개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전·현 정권의 대립도 한층 거칠어질 전망이다. ●盧, 10·4선언 계승 거듭 주문 노 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2일에도 대여(對與) 공세를 이어갔다.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기념사를 통해 “어떤 남북대화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10·4 남북정상선언을 진전시켜 동북아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10·4남북정상선언의 합의정신 계승을 현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역사는 정권이 아니라 시민들의 사상과 행동으로 진보하는 것”이라면서 “평화와 공존, 무력으로 침략하지 않는 사회, 설사 침략하고 전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배는 불가능한 세상으로 세계 역사가 진보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자신의 ‘업적’인 10·4정상선언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발끈한 與, 최고위원회의서 강력 성토 여권은 불편해하는 심경이 역력하다. 이날 한나라당의 최고위원회의는 ‘노무현 성토장’이나 다름 없었다. 박희태 대표는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말에 지난 5년간 시달렸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지 또다시 시달릴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전직 대통령이 정치 초월적인 언행을 하는 것을 국민이 좋아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같은 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전날 노 전 대통령이 ‘후임 사장의 인수인계론’에 빗대 이 대통령을 공격한 데 대해 “이명박 정권은 전 정권의 회사를 인수한 게 아니라 전혀 다른 형태의 회사로 출범했다.”고 반박하면서 “M&A를 통해 인수했다고도 할 수 있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盧 대북라인 교체 ‘실력행사´ 청와대는 공식 대응을 삼가는 대신 대북라인 교체라는 ‘실력행사’에 나섰다. 지난 두 정권과 거리를 둬 온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을 이날 대한적십자사(한적) 새 총재로 내정한 것이다. 형식상으로는 한적 중앙위가 선출하지만 한적 명예총재인 이 대통령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만큼 대통령의 뜻이 담긴 인선인 셈이다. 청와대는 이미 이달 들어 신언상 개성공단관리위원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 등 2명의 ‘노무현 라인’을 퇴진시킨 바 있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기고] 주공·토공 통합,밀어붙이기 지양해야/고일두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 교수

    [기고] 주공·토공 통합,밀어붙이기 지양해야/고일두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 교수

    느리게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게 문제다. 파급효과가 큰 정책일수록 검토에 검토를 더하고, 여러 의견을 들어 고치고 다듬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공기업 선진화와 관련하여 토공과 주공의 통합을 추진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며 하는 생각이다. 주공과 토공이 통합하면 직원수가 6000명을 넘어서고, 총 부채규모가 100조원대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이 탄생한다. 국민경제에 대한 영향분석이나 제대로 된 경영실사 없이 이 정도 규모의 공기업을 만드는 것이 타당한가. 기능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논란이 많다. 주택과 택지는 그렇다 쳐도, 서민주거복지와 도시개발, 산업단지개발, 해외 신도시개발, 지역개발을 모두 한 기관으로 통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이런 이유로 두 공사의 통합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검토를 거쳐 국회, 감사원, 해당부처, 전문기관 등에서 기능조정이 더 바람직하다고 결론낸 바 있다. 그동안 국회 등 책임있는 여러 기관에서 통합보다는 기능조정이 더 효과적이라고 내린 결론을 그 흔한 공청회 한번 없이 뒤집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한차례 토론회가 있기는 했다. 지난 8월14일 국토연구원이 주최한 ‘주공·토공 선진화를 위한 공개토론회’가 그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아닌 연구기관이 주최했을 뿐 아니라, 토론회에서 제기된 찬반 의견이 정책에 전혀 반영되지도 않은, 구색을 맞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이미 정부도 알고 있다. 민주적 절차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인수위백서를 보면, 국가비전인 선진일류국가 건설은 건국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 과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중 민주화 부분을 보면, 민주화는 되었으나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성숙은 민주주의가 제기능을 하도록 만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민주적 절차는 정당화와 학습의 기능을 가진다. 민주적으로 결정된 정책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민주주의의 정당화 기능이다. 민주적 과정은 정책을 수정·보완하게 하여 그러지 않을 때보다 더 좋은 정책을 만들게 해 준다. 민주주의의 학습 기능이다. 토공·주공 통합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정책은 그것이 사회적 정당성을 갖고, 학습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여기서 학습은 국민만이 아닌 정부에도 해당한다. 더구나 사회가 발전할수록 학습 기능이 더 중요해진다. 법적 하자가 없더라도, 의견수렴과 설득, 상호학습을 통한 개선과정이 충분하지 않을 때 국민들은 그 정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광우병 파동과 촛불시위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 파급력의 크기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추진하는 양 공사 통합의 부작용은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충분히 예상되는 국력낭비와 부동산정책의 혼선, 국책사업 지연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방법은 있다. 이제라도 ‘선진일류국가 건설’을 위해,‘민주화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중요 국가정책에 대해 개방적이고 철저한 검토와 토론, 심사숙고를 거치자.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정부도 방침을 바꿀 것은 바꾸고, 고칠 것은 고치자. 그렇게 1,2년 늦어지더라도, 가장 쉬운 길이 아닌 가장 좋은 길을 찾아내자. 단순히 통합이냐 아니냐는 식이 아닌, 국토관리와 주거복지의 큰 방향과 세밀한 정책의 틀에서 철저한 경영실사, 공청회와 통합타당성 분석을 거쳐 공기업 선진화를 추진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고일두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 교수
  • [지방시대] ‘주민참여 예산제’의 성공을 위하여/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주민참여 예산제’의 성공을 위하여/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대전시가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2006년 11월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각 기관이 추천한 58명의 인사를 중심으로 시민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본격화했다. 이는 그동안 시 예산 편성이 시민의 관심사임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인 관료적 의사결정 체제에 의해 시민과 괴리돼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시민들은 시가 예산 편성 및 집행권을 독점,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을 어떤 데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대전시는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시민 참여, 예산 공개, 관리자 책임 원리를 구현하려 하고 있다. 즉, 예산운영 과정에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공직사회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민선자치 10여년의 경험에 비춰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인기 위주의 예산 편성에서 오는 과도한 예산 낭비나 지방재정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도 이런 지방예산의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짧은 시행 과정에서 대전시의 주민참여예산제 성과를 속단할 수 없으나 주민들의 다양하고 폭넓은 참여를 기반으로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고, 시민사회와 공무원의 파트너십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거버넌스 구축과 운영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주민참여예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내용이나 요건들을 볼 때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이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의 폭넓은 참여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일반 시민은 예산분야의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참여에 소극적일 수 있다. 생업 때문이다. 예산 과정에 참여하게 될 시민위원회가 그들의 결정으로 집행부와 의회에 대해 강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형식적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권자인 주민들이 결정한 투자우선순위와 금액을 지방의회가 삭감하거나 조정하는 경우 양측이 자주 충돌하면 주민 대표성에 혼란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주민예산참여제는 또 지역·집단이기주의와 인기영합주의에 의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해 관계에 있는 주민의 예산참여는 분배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켜 갈등을 키울 수 있는 점이 있다. 게다가 지방의회의 고유 권한인 예산심의권을 침해하고 지방의회의 소극적인 태도를 야기할 수 있다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기존 예산 편성보다 더 많은 과정을 소화해 내야 하는 까닭에 집행부 공무원의 적극적 지원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 또한 상존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행정의 민주화(정치적 민주성)와 행정의 효율성(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할 때 성공적일 수 있다. 정치적 민주성의 논리에 중점을 둔 예산 결정은 주민 대표성과 대응성은 높을지 모르나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동떨어질 수 있다. 반면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에 매몰되다 보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은 가능할는지 모르나 주민 대표성은 낮게 돼 결국 책임 있는 재정 운영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면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대전시의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정착하려면 시장과 집행부 간부 공무원 및 관련 공무원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제도의 필요성을 깊이 깨닫고 주민이나 시민참여예산위원회를 적극 돕는 일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지역 주민에게 예산 편성의 결정권이 주어질 때 의사결정 지연과 업무부담 가중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보다 예산운영의 성과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 성매매 목숨걸고 할래요?..정말 무서운 성병

    전국 곳곳에서는 지금 경찰과 성매매 업소 간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집중 단속은 성매매 집결지 몇 곳을 해체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 그런데 성매매 단속의 방법론 중 중요한 것 하나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바로 ‘성병 관리’의 문제다. 벌을 잡겠다고 벌집을 쑤시니 놀란 벌들이 숲 속으로 숨어버리듯 4년 전 대대적인 단속을 피해 성매매 업소들은 집결지를 떠나 주택가로 숨어들었다. 과거 집창촌 형태 성매매 업소들에 대한 기본적인 성병 관리는 정부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다양해진 장소와 업태로 ‘진화’한 이른바 변종 성매매들에 대한 성병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지적이다. 전 종암경찰서 서장인 김강자 한남대학교 교수는 “성매매 특별법 이전에는 (집창촌 여성들을 중심으로) 성병 검진이 (비교적) 제대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이것이 불가능해졌다”고 우려했다. 음성형 성매매 종사자들은 집창촌 같은 개방형 성매매 여성 종사자들과 달리 주부도 있고 여대생도 있고 아르바이트 삼아 일을 나오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이 스스로 성병 검진을 하겠느냐는 이야기다. 성매매 구역과 주거 지역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성병 안전지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성매매 특별법 이후 그 장소가 다양하게 흩어져버렸다”며 노래방, 이발소, 휴게텔, 술집, 안마시술소, 출장마사지 등 사방으로 흩어진 섬매매 업소들은 단속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집창촌부터 단속을 시작했던 과거 전략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성매매 업소들이 갈수록 유희 문화와 접목되면서 성매매에 대한 옳고 그름의 인식도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한 성매매 경험 남성은 “이제는 욕구 충족이 아니라 재미를 찾아 성매매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병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갈수록 풀어지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다.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 박사는 “(무절제한 성행위는) 콘돔을 끼어도 성병에 걸릴 수 있다며 콘돔을 맹신하는 행위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자각 증상이 없는 성병에 걸릴 경우 본인이 모르는 사이 성병은 몸 안에서 만성화되어 결국 남성에게는 전립선염, 고환염 등 심각한 문제를 유발시키고 여성에겐 자궁이나 질염, 심지어 불임이나 태아 간염까지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시킨다”고 경고했다. 원종진 비뇨기과 전문의는 “성 관념의 개방속도를 성병 위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 성병의 특징은 매독이나 임질 등과 달리 갈수록 자각증상이 없어지는 잡균 형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호도되고 있는 유사 성행위 업소 역시 성병의 피해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강조한다.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 박사는 “구강이나 손으로도 성병은 옮을 수 있다”며 유사 성행위 업소 종사 여성에겐 그 위험성이 더욱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는 10대 성병이 1만 건을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성병에 걸리는 연령층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서울대 윤리교육과 박찬구 교수는 “청소년들이 성매매와 연관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차단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며 “결핵 완치를 위해 인류가 그 싸움을 결코 멈추지 않는 것처럼 성매매 근절도 인류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될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성병 피해를 사회적으로 각성시키려는 노력은 성매매 의지 자체를 꺾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강자 한림대학교 교수는 “직장, 학교, 군대 등 사회 곳곳에 성병에 대한 공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이는 성매매 근절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 박사는 “중국에서 안마시술소 여성의 성병을 조사했더니 85%가 감염되어 있었다는 놀라운 통계가 나왔다“며 우리도 성매매 업소 여성들의 성병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다면 커다란 사회적 경각심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사회는 성매매 단속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놓고 갑론을박 속에 오랜 세월 만만치 않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하지만, 성병의 위험성을 알리고 근절하려는 노력은 사회적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명백한 당면 과제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4) 공기업 민영화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4) 공기업 민영화

    지난달 1·2차 공기업 선진화 추진계획이 발표된 데 이어 이달 내에 발표될 3차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개혁 대상에 오른 기관은 전체 319개 검토대상 기관 중 79개다. 이번 3차 방안에는 20여개 안팎의 공공기관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통합을 비롯한 민감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여 전체 공기업 개혁의 성패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6일 시작되는 국감의 최대 이슈인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국회 공기업대책특위 간사를 지낸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과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이용섭 의원간 지상대담을 게재한다. 각 의원의 답변은 상대 의원이 미리 서울신문에 제출한 질문에 대해 이뤄졌다. 1 민영화 방안 평가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3차 발표를 앞두고 있는 등 윤곽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이종구 의원 공기업 선진화 계획이 당초 일괄적으로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이는 당·정이 추진계획에 대한 검토와 준비를 충분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회에서 공기업특별위원회 활동까지 마쳤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3차 발표이후 선진화 로드맵이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여·야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용섭 의원 공기업 선진화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공공성에 비해 기업성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공기업 위주로 민영화 대상을 선정해야 하는데 선정기준이 모호하고 의혹이 많다. 추진방법도 졸속이다. 사전 면밀한 검토 없이 불쑥 발표하고 비판이 많자 이를 축소 조정해 정책이 혼선을 빚고 신뢰도 잃고 있다. 2 기관장 낙하산 논란 ▶청와대에서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안하겠다고 했지만 낙하산 인사가 난무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면서 공기업 선진화를 말할 수 있나. 이종구 의원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공기업 인사는 철저하게 공모제를 통해 심사를 하고 인사에 관한 검증도 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정치인 출신이 공기업에 일부 진출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정치인 임명은 외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의 공기업 인사야말로 낙하산 인사를 한 게 아닌가. 이용섭 의원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오류는 ‘과거 정부에서도 잘못했지 않았느냐.’는 식의 사고와 대응이다. 낙하산 인사가 국민적 선택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새 정부가 개혁을 위해 철학과 소신을 공유하는 전문가를 등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공기업 개혁에 대한 청사진이나 기본 방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없이 취임하자마자 과거 정부에서 임명된 모든 공기업 사장들에게 일괄적으로 사표를 강제하고 임기가 남아있는 사장들의 절반 이상을 해고했다. ▶공기업 민영화는 효율 극대화와 공공성 유지라는 상충된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공기업에 대한 가치 재평가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런 결과를 얻은 후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어떠냐. 이종구 의원 민영화(선진화)야말로 과거 정권 10년동안의 묶은 과제가 아닌가. 단순히 민영화라는 작은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선진화의 대상이 되는 기관의 입장이나 특성을 고려해 민영화, 통폐합, 기능조정, 경영효율화 등 4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상충된 목표라기보다는 공공성이나 국민경제적 편익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에 충분한 비용-편익 및 비용-효과 분석을 통해서 추진되고 있다. 3 인천공항공사 매각 ▶공기업 선진화(민영화)는 10여년전부터 미뤄져 온 지난 정부의 핵심과제였는데. 이용섭 의원 공기업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나, 정당성과 신뢰를 충분히 확보해 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작업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밀실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인천공항공사처럼 국민의 세금이 투입돼 건설되었고, 단기간내에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우수 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량 공기업을 매각한다는 것은 문제다. 주가가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해 향후 대규모 이익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귀속되는데도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하는 오류를 범했다. 특히 대통령 측근 관련 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천공항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2012년 이후로 매각을 늦출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종구 의원 작금과 같은 개방화된 국제환경의 변화에서 2012년에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한가.5년후의 주가, 환율, 물가요인, 국제환경변화 등을 고려할 때 얼마를 받는 것이 제값을 받는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나. 인천공항공사를 매각하는 것은 국제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외국의 전문공항운영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및 지분매각(49%)을 통한 경영효율화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4 주공·토공 통폐합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폐합방식과 관련해 선 통합 후 구조조정, 또는 선 구조조정 후 통합에 대한 지역 및 기관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가장 만족할 만한 대안이 있는가. 이용섭 의원 주공과 토공이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나 뼈를 깎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나 정부가 의도된 목적으로 결론을 내놓고 ‘정부를 따르라.’는 식의 개혁은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다. 정부가 합리적인 개혁방향을 제시하면 주공과 토공 직원들도 적극 협조할 것이다. 정부는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에서 토공과 주공의 개혁방향을 찾는 진지함과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주공·토공 통폐합 문제도 의견수렴절차와 연구가 부족했고,‘혁신도시 이전’ 대상 지역의 참여도 부족하다. 이로 인해 소모적 사회갈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해결책은 뭔가. 이종구 의원 주공·토공의 통폐합은 중복기능 및 민간과의 경합부분, 기능조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통폐합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야권도 반대하지 않는 사안이다. 다만 혁신도시 이전으로 인한 지역간의 갈등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소모적인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게 필요하다. 5 인력 구조조정 ▶선진화의 성패는 인력구조조정에 있다고 본다.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 통폐합시 강제퇴직 없이 자연스러운 감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정부가 2단계로의 인력감축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용섭 의원 공기업 개혁은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인력구조조정 위주의 개혁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이율배반적인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현 정부는 민영화 대상 공기업별로 이러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사전 고민과 전략 없이 일단 밀어붙이기 식으로 발표만 해놓다 보니 많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았다. 힘없고 규모가 작은 산하기관 몇 군데만 통합하는 선에서 그치게 된다. 대상 기업별로 인력 진단을 통해 가장 효율성이 제고되면서도 구성원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매쿼리 매각 가능 발언 등 정부가 오히려 민영화 과정의 투명한 절차를 훼손하고 있다. 대통령 측근 연루 의혹도 나오고 있다. 불신과 의혹을 극복하고 국민적 합의에 따라 민영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이종구 의원 언론보도에 의하면 민영화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적 합의와 투명하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니까 공기업 선진화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여·야간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선진화의 기관장 선임방법에 있어서 공모제의 형식성과 실효성에 대한 대안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용섭 의원 기관장 공모제는 17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마련한 공공기관운영법의 성과다. 그러나 현 정부는 법에 정해져 있는 사장의 해임과 임명에 관한 절차를 처음부터 철저하게 무시하고, 자의적이고 반 강제적으로 임기가 남아있는 사장들을 해임하고 있다. 공기업 선진화는 기관장 공모제의 취지를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부산(58)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17회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청와대 경제수석실 근무 ▲금융감독원 감사 ▲한나라당 수석정조위원장 ▲사무1부총장 ▲17·18대 국회의원 ■이용섭 민주당 의원 ▲전남 함평(57) ▲학다리고, 전남대 무역학과 ▲행정고시 14회 ▲재경원 조세정책과장 ▲국세청장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 장관 ▲민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 ▲18대 국회의원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헬보이2:골든 아미’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헬보이2:골든 아미’

    ‘헬보이2:골든 아미’는 슈퍼히어로 영화라기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영웅이 등장하여 악당들을 물리치는 활극을 보여주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다른 혹은 겹쳐 있는 이세계(異世界)의 풍경과 법칙을 보여주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헬보이2:골든 아미’를 보고 있으면,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오래된 전설이 있었다. 인간과 요괴의 끔찍한 전쟁이 거듭되던 고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골든 아미에게 두려움을 느낀 요괴들은 휴전을 맺는다. 인간은 도시에서, 요괴는 숲에서 살아가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하지만 인간의 문명이 발전하면서 계속 숲이 줄어들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 요괴들을 위해 누아다 왕자는 휴전을 깨기로 결심한다. 골든 아미를 깨우려는 것이다. ‘헬보이2:골든 아미’의 악당은 누아다 왕자다. 하지만 아버지를 죽이는 등의 악행을 범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정한 악당이 될 수 없다. 헬보이와 싸우기 위해 숲의 정령을 불러낸 누아다는 헬보이에게 말한다. 마지막 남은 숲의 정령을 죽일 것이냐고, 그리고 너는 인간이 아니라 우리들과 더 가까운 존재가 아니냐고. 누아다가 대표하는 것은, 인간이 파괴한 자연과 어둠의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연과 지구를 파괴하는 인간에 대해 복수하고 벌을 내리는 것뿐이다. 누아다의 복수에는 분명한 논리와 정당성이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우리가 외면했던 다른 세계의 종족들을 통해서 우리가 파괴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누아다와 싸우는 헬보이, 에이브, 리즈 등은 결코 인간의 틈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거리에 나서면 추하다고 손가락질하거나 두려워서 피하는 이형의 존재들. 인간은 자신들의 형상과 다르게 생긴 존재를 거부하고 내친다. 편견과 두려움 속에서, 인간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존재일 뿐이다. ‘판의 미로’에서 놀랍도록 아름답고 슬픈 판타지를 보여주었던 기예르모 델 토로는 ‘헬보이2:골든 아미’에서 다시 한 번 판타지의 절정을 선사한다. 숲의 정령이 죽어가면서 뿌린 씨앗들로 온통 녹색의 화원으로 바뀌어버리는 아스팔트와 건물들, 요괴들로 가득한 숨겨진 시장, 부숴지면 스스로 복구하는 골든 아미, 언덕에 파묻혀 있다 일어서는 거대한 거인, 정교하게 움직이는 기계장치들 등 ‘헬보이2:골든 아미’에는 신기한 볼거리들로 차고 넘친다. 단지 그것들만으로도 ‘헬보이2:골든 아미’를 볼 가치가 있다. 영화평론가
  •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3) 언론관계법

    [여야 쟁점현안 지상대담] (3) 언론관계법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18대 국회의 최대 격전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 공방을 비롯해 KBS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문제, 현 정부의 언론장악·종교편향 논란 등 대부분이 매머드급 사안이다. 그만큼 여야의 대립각이 날카롭다. 한나라당은 미디어 정책을 ‘언론’에서 ‘산업’으로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다. 신문방송 겸영규제 완화와 인터넷·포털 뉴스를 언론에 포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미디어 정책을 ‘언론 장악 음모’라며 저지 각오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여야 ‘문화 전투’의 최전선에서 창과 방패로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지상대담을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 보았다. 1 낙하산 인사 공방 ▶이번 정기국회에서 언론관계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말해 달라. 나경원 의원 한나라당 미디어 정책의 핵심은 규제완화와 경쟁의 활성화다. 미디어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과도한 통제와 시장의 왜곡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은 80년 언론통폐합으로 형성된 기형적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왜곡되다 보니 효율성과 생산성이 지나치게 떨어져 경쟁력을 상실했다. 이제는 산업적·미디어적 관점에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언론의 공공성을 소홀히 여기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지나치게 국가가 시장에 개입했던 측면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다양성은 민주주의 근간인 만큼, 시장의 논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정책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병헌 의원 정부·여당의 언론 정책은 정치적으로는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경제적으로는 지나치게 산업적이며, 사회적으로는 지나치게 후진적이다. 신문과 방송의 보수·우경화를 통해 보수세력의 장기집권을 꾀하고, 재벌들의 새로운 수익 창출을 관철시키며, 보수신문의 항구적인 여론 영향력 증대를 노리는 것이다. 보수적 성격의 권력과 언론, 재벌의 카르텔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여론의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며 시민사회, 학계, 종교계 등 모든 양심세력과의 연대도 모색해 나갈 것이다. ▶KBS,YTN 등 언론기관 사장에 대한 사퇴 압력 및 낙하산 인사문제로 정부·여당의 언론정책이 불신을 받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만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는가. 나 의원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분들이 어떤지부터 살펴 봐야 한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KBS 구성원 대부분의 반대와 여론의 사퇴 압력에도 불구하고 재신임될 수 있었던 것은 참여정부와 코드가 맞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 사장 재임 동안 KBS의 경영은 부실해졌고 방송의 공정성은 약화됐다. 그러므로 정 사장 해임과 신임 사장 임명은 KBS를 다시금 국민과 KBS 구성원의 품으로 돌려 주기 위한 일이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언론 기관 인사에 대해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론 정상화의 수순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 신문·방송 겸영 ▶한나라당은 신문·방송 겸영이 매체 융합시대에 맞는 새로운 미디어정책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간지의 지상파 방송, 보도 및 종합편성 PP(방송채널 사용업자, 프로그램 공급자)에 대한 소유 완화를 불러와 여론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우려도 있다. 나 의원 지상파 방송은 콘텐츠 생산 능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꾸준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문은 콘텐츠 경쟁에서도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의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를 보면 방송의 영향력은 58.7%인 반면, 신문의 영향력은 11.9%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막연한 우려와 추측에 근거해 특정 신문의 영향력을 과장·왜곡하는 논리가 있다고 본다. 방송의 영향력이 압도적이고 신문의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에서 지상파도 아닌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PP 진출을 허용한다고 해서 여론 독과점이 심화된다고 보지 않는다. ▶작은 신문사에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종합편성 및 전문보도 PP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야당은 어떻게 생각하나. 방송사의 신문시장 진출은 허용하면서 신문사의 방송시장 진출은 금지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 아닌가. 전 의원 메이저 신문들의 방송 진출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의식해서 , 규모가 작은 신문사들의 기회 운운하는 것은 본심을 감추기 위한 위장논리에 불과하다. 일정한 시장점유율 기준을 두고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한다면 정책취지는 사라지게 된다. 현재 신문의 경영 상태를 보면 극히 제한된 신문사만 진출여력을 갖고 있다. 독자적으로 방송진입 초기의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데 부족함이 많다. 정부여당은 대기업의 진출 제한을 완화해 콘텐츠(기사)와 자본의 결합을 통한 방송진출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방송사와 신문사의 소유구조는 다르다. 방송사는 공적재원으로, 신문사는 사적재원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에 일간신문과 다른 지상파방송, 종합유선방송에 대한 교차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신문법 개정 관련, 이미 합헌으로 결정난 사안까지 개정하겠다는 것은 과도한 입법권 행사라는 비판이 있다. 나 의원 헌법재판소가 신문방송 겸영 제한규정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것은 정책적으로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헌재는 위헌적 요소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할 뿐이며, 고도의 전문적인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헌재가 마치 정책적 타당성을 인정한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이는 합헌 결정의 의미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3 1공영 다민영 도입 ▶현행 다공영 1민영 체제가 왜곡됐다며 공영방송의 정체성 회복 방안으로 1공영 다민영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입장은. 전 의원 KBS2나 MBC는 87년 민주화 항쟁을 겪으면서 방송의 공공성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다. 그런 정신이 지금의 공영방송 체제에 녹아 있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정체성은 단순히 재원조달 방식으로는 설명이 될 수 없다. 공영방송을 올바르게 세우고 지키기 위해서는 권력이 욕심을 버려야 한다. 집권을 했다고 초법적인 압력을 행사해 임기제 공영방송 사장을 해임시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사실보도가 보장될 수 있도록 재정적·정치적 독립이 선행돼야 한다. 4 인터넷·포털 규제 ▶인터넷·포털에 대한 규제가 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자칫 개방의 정신을 담고 있는 인터넷의 장점을 위축시키고 인터넷 강국의 위상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보는 의견에 대한 견해는. 나 의원 우리 인터넷 문화가 건강하지 못한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인터넷과 관련된 법제도에 미비점이 많다는 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분야의 핵심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불합리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 정책 중에서 일부 규제강화와 관련된 부분만 부각되고 이 부분이 정치적으로 해석돼, 전체적인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 정부 정책은 언제나 산업적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털에서 권리를 침해당한 자가 구제를 받을 수 있으면서도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존중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동의하나. 동의한다면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전 의원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정보통신망법 전부개정안은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실질적인 권리의 침해여부와 관계없이 침해가능성이나 침해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권리자의 요청에 의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삭제나 임시조치를 해야 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또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이용자에게 사전검열의 효과를 주어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문제 해결방식이 ‘선 규제·후 표현의 자유’가 되어서는 안된다. 피해구제 제도는 기본권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우선 인정하는 기준 내에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5 언론기관들 통합 ▶문화체육관광부는 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한국언론재단, 신문유통원을 하나의 기구로 통합하는 방안을 한나라당에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야 합의로 만든 기구를 통·폐합할 경우 신문시장의 독과점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나 의원 문광부의 통폐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변경의 여지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현 제도가 가진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지원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기구를 줄인다고 해서 지원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통폐합을 통해 신문사에 대한 지원을 개선하면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부분에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 신문 시장 독과점 우려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본다. 통폐합이 안정적으로 추진되면 결과적으로 오히려 신문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방송광고시장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독점 구조에 대한 논란이 있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고 경쟁체제를 위해 민영미디어랩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광고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전 의원 코바코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거나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코바코 체제였기 때문에 가능한 순기능을 생각해야 한다. 편성과 광고판매의 분리를 통해 프로그램 제작의 독립성이 보장됐다. 지역·종교방송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면서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프로그램의 상업화를 막고 낮게 책정된 방송광고 요금체계는 물가안정에 기여했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의 민영미디어랩 도입은 방송계 전체를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잘못된 정책이다. 정리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美·日의 대표적 反戰영화 알고보면 제국주의 음모?

    美·日의 대표적 反戰영화 알고보면 제국주의 음모?

    무구무패(無垢無敗)하다고 스스로 굳게 믿었던 미국에게 패전의 기억은 그래서 더 쓰라렸다. 대중매체를 통해 베트남 전쟁에서의 패배와 철수를 두고두고 돌이키는 건 그 때문이었다. 보수파는 제국주의의 폭력성에 둔감한 미국 국민들의 정치적 감수성이 지극히 온당한 것으로 인식시키려는 작업을 은연중 끊임없이 해왔다. 그 모색의 흔적들은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우리가 완성도 높은 반전영화로 인식하고 있는 화제작들에서조차 그런 음모는 어렵잖게 찾아낼 수가 있다. 일본은 또 어떤가.1945년 8월 일본제국의 붕괴는 미국의 베트남 패배보다 훨씬 더 사정이 심각했다. 패배의 아픈 기억에 그들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은 이후 한순간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일본의 제국적 국민주의가 건재함을 과시하는 의도적 장치들은 꾸준히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미국 코넬대 아시아학과 교수인 사카이 나오키가 ‘일본, 영상, 미국’(최정옥 옮김, 그린비 펴냄)에서 펼치는 핵심 논제다. 일본인이면서도 철저히 국외자적 관점을 견지한 저자의 사유방식 덕분에 균형잡힌 제국주의 비판서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책이다. 책은 1994년부터 최근까지 사카이 교수가 여러 매체에 발표한 논문 묶음이다. 미국과 일본영화에 나타나는 제국주의적 이미지에 정확히 초점을 맞췄다. 다시 말해 책은 미국과 일본이 제국주의 이념을 확장해가는 과정에 영화를 얼마나 유효적절한 도구로 활용했는지를 고찰한다. ●미국의 폭력 역사 부인하려는 영화 ‘디어헌터´ 반전영화로 세계적인 대접을 받고 있는 할리우드 화제작 ‘디어 헌터’(1979년). 저자의 날선 시각에 이 영화의 의미도 여지없이 재편된다. 반전 메시지를 담은 대표작으로 포장됐으나, 기실 따져보면 미국이 (비서방국가들에)행사한 폭력의 역사를 부인하려는 집단심리가 깃들어 있다고 해석한다. 비인간적 고문을 자행하는 베트남인 ‘러시안 룰렛’을 캐릭터로 설정한 것도 의혹의 여지가 다분하다. 그를 통해 미국인들을 피해자로 인식시킴은 물론,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불신을 부추겨 ‘국민주의’를 공고히 한다는 주장이다. ●일본인을 동경하는 미얀마 원주민 출연… 우월감↑ 비슷하게 대입되는 사례는 일본에도 있다. 일본의 대표 반전영화로 꼽히는 이치카와 곤 감독의 ‘버마의 하프’(1985년). 패전 이후 포로가 되어서도 일본인을 동경하는 미얀마 원주민 노파를 동원함으로써 국가주의적 우월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일본의 주요 반전영화들은 이처럼 아시아의 피지배국들을 일관되게 ‘야만’과 ‘미개’의 이미지로 고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미묘한 식민지 권력의 함수관계를 읽어낸 영화들도 많다.‘늑대와 춤을’‘냉정과 열정 사이’ 등이 그들. 인종을 초월한 연애를 그린 영화들에서 지은이는 “더러 강간이라 표현되어도 좋을 (남성의)폭력적 지배”가 연애담에 묻혀 미화되는 지점들을 정확히 짚어낸다.1940년 일본에서 제작돼 아시아 다수국가들에서 선보인 ‘지나의 밤’. 일본인 남성과 중국인 여성의 연애담인 이 영화가 남경학살 사건이 일어난 지 3년 만에 만들어진 데 주목한다. 양국의 남녀를 낭만적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일본의 중국지배가 마치 양자간 합의 하에 이뤄진 정치현실인 양 은유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일본의 민족주의가 미국의 패권주의와 공범관계에 있다고도 주장한다. 일본의 우경화가 정치권에서 표면화된 것이 다름아닌 1982년 레이건 미 행정부와의 동맹 이후였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1만 8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종부세 헌법소원 18일 공개변론

    헌법재판소는 18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서울 강남구 주민 등 91명이 제기한 종합부동산세법 헌법소원 등 7건을 합쳐 공개변론을 연다. 과세표준 합산금액이 9억원이 넘는 주택의 소유자와 6억원이 넘는 토지의 소유자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2005년 12월31일 개정된 현행법은 합산금액을 주택 6억원, 토지 3억원으로 낮춘 바 있다. 종부세의 또 다른 쟁점은 가구별 합산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게 혼인 및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다. 청구인들은 종부세가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토지와 주택을 제한해 시장경제 질서와 사유재산 제도를 부정하고 있고, 과거에 형성된 이익이나 재산에 대해 과세하는 것으로 소급과세 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수도권 부동산에만 과세하는 것도 평등의 원칙에도 반하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과세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생존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이러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은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기각하며 “불필요한 부동산 보유를 억제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켜 국민 다수에게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한다.”며 종부세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부러운 ‘비디오 판독’

    사람의 움직임과 공만 제대로 보이면 충분했던 흑백텔레비전 시절, 축구 한·일전은 소년들에게 만화방으로 달려가 함께 소리치게 만든 최고의 콘텐츠였다. 우리나라가 이길 때가 많아 들떠 한마디씩 하는 가운데 꼭 기분을 잡치게 하는 잘난 정보통의 말은 소년들의 가슴 한구석을 찝찝하게 만들곤 했다.“일본은 올림픽에서 3등을 했대. 가마 뭐라는 선수는 득점상도 탔고. 그리고 일본 텔레비전은 색깔도 나온대.” 2002월드컵 4강은 어른이 된 그때 소년들에게 남아있던 찝찝함을 개운하게 씻어주었고 만화방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응원하던 경험은 자녀들이 길거리 컬러 전광판 앞에 모여 하는 응원에 관대한 시선을 보내게 했다.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란 자부심에 젖어있던 야구팬들은 월드컵 4강 얘기만 나오면 주눅이 들었다. 이들에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은 훌륭한 위안이 되었지만 그 대회에서 일본이 우승한 것은 가슴에 응어리를 남겼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일본에 두 번이나 이기고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던 WBC의 비극이 재현될까봐 노심초사하며 중계를 지켜보았다. 제도에 대한 시비를 원천봉쇄하면서 전승으로 따낸 금메달은 야구공의 실밥까지 보여주는 화면처럼 시원하고 깨끗했다. 메이저리그에 조용하지만 아주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심판 판정에 텔레비전 카메라가 보조 수단으로 도입돼 홈런 시비를 가리게 된 것. 심판, 선수, 단장 등 모든 관계자가 찬성한 가운데 지난주 처음 탬파베이 홈구장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타구가 엄청난 높이로 왼쪽 폴대를 넘자 홈런 판정의 정당성을 가리는 데 사용됐다. 경기장은 넓지만 공이 커서 판정 시비가 가끔 일긴 하지만 비디오 판독의 도입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축구나, 스피드는 빠르지만 ㎝단위 판정이 필요하지 않는 농구와 달리 야구는 시속 200㎞를 넘나드는 스피드를 지닌 야구공에 대해 0.5㎝까지 판정이 필요하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란 말로 넘겨왔지만 장비의 필요성이 너무나도 큰 야구가 이제야 채택한 것은 늦은 게 분명하다. 전 구장의 카메라를 뉴욕 본부에서 원격조종하고 심판 조장이 요청하는 화면도 본부에서 보내 2분30초안에 번복 여부를 결정하도록 시스템을 갖춘 것을 보면 야구에 관한 한 정보통신(IT) 선진국이란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하게 한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seoul.gmail.com
  • 조갑제 등 보수 인사들 ‘어청수 구하기’ 나서

    정치권의 사퇴 압력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보수계 인사들이 구원군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를 비롯,국민행동본부 등은 어 청장의 경질 논란에 대해 “정부가 어 청장을 해임한다면 법치주의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행동본부는 지난 4일 서정갑 본부장 명의로 ‘어청수 경찰청장 해임은 촛불 난동세력에 대한 항복이다’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서 본부장은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 차량 검문을 문제삼아 어 청장을 해임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 나라를 무법천지로 만든 촛불난동 수배자를 비호하는 조계사가 잘못이지 어째서 경찰 검문이 잘못이란 말인가.”라며 경찰을 옹호했다. 불교계의 종교편향 시정 요구에 대해서도 “우선 조계사에 숨어 있는 촛불난동 수배자들부터 내보낸 뒤 평화적인 의사표시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서 본부장은 불교계가 요구한 시국 관련자 화합조치에 대해 “세 달 넘게 폭동을 선동한 자들과 화합하라니,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포기하고 ‘깽판’세력에게 폭란의 자유를 주란 말인가.”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어 청장의 사퇴를 종용한 것에 대해 “어 청장 해임은 촛불 난동세력에 대한 항복으로 간주할 것”이라면서 “여당이 비겁하게 눈치나 보다가 법치를 포기한다면 강력한 불신임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어 청장 구하기에 나섰다. 조씨는 ‘차라리 박희태 대표가 물러나라!’는 칼럼을 통해 “외롭게 촛불난동을 진압한 경찰 총수를 희생시켜 난동세력에 아부해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의 어 청장 경질 요구에 일격을 가했다. 그는 “불교계의 요구사항 중 경찰청장 파면과 촛불시위 구속자 석방 및 수배해제는 민주주의의 핵심인 법치주의에 위반되므로 정부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어 “어 청장은 촛불난동을 외롭게,때로는 영웅적으로 진압했다.”고 극찬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 청장을 해임한다면 촛불난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주동세력에 항복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 “여당이면서도 촛불난동 시기에 경찰을 응원하지 않고 기회주의적 처신을 했던 ‘웰빙정당’”이라는 혹평을 늘어놓으면서 “굳이 누군가가 물러나야 사태가 수습된다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불교도들이 불만을 가진 것에 대한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으므로 박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조씨의 주장이다. 특히 그는 “공동체를 위해서 누가 더 소중한 존재인가.한나라당과 박 대표인가,경찰과 어 청장인가.”라며 어 청장의 자진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조씨는 “어 청장을 희생양으로 바친다면 촛불난동보다 더한 친북좌익들의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을 때 과연 경찰과 공무원 조직이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부가 경찰청장을 물러나게 하는 즉시 건전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반 정부·반 한나라당 운동을 벌일 것이고,깽판세력들은 더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계 인사들이 어 청장 사임 논란을 촛불집회와 ‘색깔론’에 대입시키며 반발하고 나서 향후 어 청장 해임이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서울광장] 남은 4년 6개월 뭘 할 건가/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남은 4년 6개월 뭘 할 건가/김인철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넘기면서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촛불도 기세가 꺾였고,10%대로 떨어졌던 지지율도 30%를 넘어서고 있다. 지지율 회복에 올림픽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로서는 액면 그대로 믿고 싶을 것이다. 덩달아 자신감을 되찾은 양상이다. 엔도르핀이 돈다거나 좌고우면 않겠다는 등의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대통령의 강한 의욕이 잘못일 수는 없다. 문제는 지난 6개월을 어떻게 정리했느냐이다.‘잃어버린 6개월’을 반성하고, 실패원인을 찾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남은 4년 6개월 펼칠 국정운영의 ‘수정본’을 마련했는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게 아닌 듯하다. 우선 진정성 있는 반성의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대통령과 당이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고 걱정이 컸을 것”이란 대통령의 편지나,‘대내외의 어려움 속 삶의 선진화를 준비한 6개월’이라는 청와대의 자평은 지난 6개월의 소용돌이를 무색하게 한다. 반성이 없으니 오답노트도, 제대로 된 국정운영의 수정본도 없다. 지난 6개월을 그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원안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태세다. 그런데 그 원안이 기실은 시대착오적 과거회귀다. 정치는 유신독재와 군사정권 시절의 권위주의를, 경제도 1960,70년대 성장주의를 답습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규제 완화는 전국적인 투기 광풍을 촉발했던 수년전의 정책 실패와 닮아 있다. 이 대통령이 부쩍 ‘법치’를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시위피해 집단소송제나 사이버모욕죄 등의 신설 움직임과 맥이 닿아 보인다. 행여 법으로 제2, 제3의 촛불의 싹을 아예 잘라 버리겠다는 계산이라면 오산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박정희 유신독재나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의 권위주의적 법치가 아니라, 통합과 소통의 정치다. 민주적 정당성이 전무했던 독재정권의 부끄러운 유산을 왜 이 대통령이 물려받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는 지난달 28일 미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경제의 힘을 억만장자들의 숫자나 포천 500대 대기업의 이익으로서 평가하지 않는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경제를 이루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자본의 가치가 아니라 중소기업·서민·근로자를 존중하는 경제를 주창했다. 이에 질세라 존 매케인도 이제 44살의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미 대선 사상 두번째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며 ‘공화당식’ 변화와 개혁의 맞불을 놓았다. 변화와 개혁이 작금의 시대정신임을 보여준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얼마 전 “변화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다. 진보보다 더 진보적 가치를 수용해 나가야 한다.”고 한나라당에 한 주문은 액면 그대로 이 대통령에게도 전해져야 한다. 내가 눈을 감는다고 앞에 있는 사물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남은 4년 6개월 촛불을 곁에 끼고 살 작정이 아니라면, 지난 6개월의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이 내려준 ‘첨삭지도’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첨삭지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찢어버리고 옛 방식대로 문제를 푼다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운이 좋으면 20점에서 30점대로 조금 오르겠지만, 낙제점이긴 마찬가지다.4년 6개월 뒤면 이 대통령도 역사 속으로 돌아간다. 그 역사가 이 대통령이 상위 1%를 위한 정책을 밀어붙이려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기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세르비아, 노총각 위한 ‘여성 수입’ 논란

    세르비아 정부가 지나친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부수입’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고있다. 젤코 바실예비치(Zeljko Vasiljevic) 사회정책부 장관은 지난주 “시골에 약 25만명의 젊은 남성들이 결혼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만명 이상 규모의 정책적인 ‘신부수입’을 주장했다고 현지 인터넷매체 ‘B92’가 보도했다. 바실예비치 장관이 밝힌 ‘신부 수입 협상’의 우선 대상국가는 우크라이나, 몰도바,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며 베트남, 버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권 국가들도 거론됐다. 바실예비치 장관은 “세르비아 시골에서는 수많은 젊은 남성들이 원치 않아서가 아닌, 신부감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고 있다.”며 신부 수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대사와는 거의 얘기가 끝난 수준”이라며 “우크라이나에는 우리와 반대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매우 많아 결국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주장은 바로 도마에 올랐다. “국가가 돈으로 사람을 거래한다면 노예제도와 다를 것이 없다.”는 내용의 항의 전화가 정책 관계 부처에 쇄도했던 것. 한편 세르비아 국가인권위원회 라심 랴이치 위원장은 지난 1일 인터뷰를 통해 “국가가 나설 영역이 아니며 만약 필요하다고 해도 정책부에서 거론할 내용은 아니었다.”고 지적한 뒤 “부처간 합의된 내용이 아니었다.”며 여론 수습에 나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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