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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하는 사람들의 뇌 특징 분석해보니

    살인하는 사람들의 뇌 특징 분석해보니

    잔혹하게 살인하는 사람들의 뇌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호주 모나쉬대학 연구진이 살인을 하는 사람들의 뇌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참가자들에게 적군 또는 무고한 시민들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이미지의 비디오 게임을 하게 했다. 비디오 게임을 하는 도중 이들의 뇌 기능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연결하고 관찰한 결과, 뇌 측면의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이 살인의 정당성과 관련한 감정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안와전두피질은 인지와 감정을 조절하는 자기조절중추로, 욕구와 동기 그리고 도덕적 결정 등과 관련한 정보를 처리하기도 한다. 연구진이 실험참가자들에게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연상하게 하자, 실험참가자들의 안와전두피질이 매우 활성화 되는 것을 확인했다. 죄책감을 더 많이 느끼는 참가자일수록 안와전두피질은 더욱 활발하게 활동했다. 반면 ‘마땅히 죽여야 할’ 적군을 죽일 때 즉 죄책감 없는 살인을 연상할 때에는 안와전두피질의 활동성이 매우 낮아졌다. 연구를 이끈 모나쉬 대학의 마스칼 몰렌버츠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이 정의롭지 않은 폭력을 행사할 때, 특정한 신경 매커니즘이 덜 활성화 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죄책감과 관련한 뇌의 특정 부위 활성화를 처음으로 명확하게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어떻게 폭력에 둔감해지는지,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신경학적 차이 등을 연구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면서 “인간이 전쟁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어떻게 타인에게 극도의 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日 근현대사 위주로 치밀한 독도교육…한국은 독도지킴이학교도 외면 대조”

    “日 근현대사 위주로 치밀한 독도교육…한국은 독도지킴이학교도 외면 대조”

    ‘죽도(독도), 북방 영토 문제를 생각한다’라는 주제의 중학생 백일장 대회가 5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으며 14개 중학교에서 1000점이 넘는 작품이 응모된다. ●日 중·고교 독도 시험 정답률 93% 중·고교에서 지난해 독도 관련 시험문제를 처음 출제했고 정답률은 93.3%였다. 독도의 행정 소재지를 표방하는 시마네현 상황이다. 또 현내 220개 초등학교 중 216개(98.2%), 공립고교 52개 중 52개(100%)가 ‘죽도문제연구회’의 학습지도안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2008년부터 초·중등학교 대상으로 ‘독도지킴이학교’ 지원 신청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선정되는 학교는 많지 않다. 올해 신청 지원한 학교는 452개지만 선정된 학교는 100개에 불과하다. 국내 초·중·고교의 독도 교육 부재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일본의 교육 상황과 뚜렷이 비교되는 대목이다. 6일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관련해 동북아역사재단이 개최한 ‘일본의 독도 교육과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한 긴급학술회의에서 곽진오 동북아재단 연구위원은 시마네현의 독도 교육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곽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의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 ‘고등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 개정, 외무성의 ‘독도 문제 10가지 포인트’, 홍보 동영상 등 일본 정부의 대응이 크게 변하며 교사 및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연구위원은 독도 문제와 관련된 일본 교육의 체계성에 주목했다. 김 연구위원은 “초등학교에서는 시각적인 측면, 중·고교에서는 논리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며 근현대사 위주의 독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단순한 과거사적 사료 중심이 아니라 ‘전근대 시기 어업 활동 및 1905년 각의 결정에 따라 시마네현에 편입된 자국 영토’, ‘한국의 국제법적 불법 점거’ 등을 강조하며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자리매김시켰다. ●한국선 국제법적 정당성 교육 시켜야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주로 전근대와 근대사 중심으로 교육을 한다. 그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국제법적 정당성을 중학생에게 교육시킬 필요가 있고, 근대와 현대에 부합하는 내용과 자료를 제시해 현대 일본이 동북아의 역사 갈등을 유도했다는 서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판결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판결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가 2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수정명령이 적법했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교육부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교육부가 2013년 11월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7종에 내린 수정명령 41건의 정당성이 법원에서 인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6종에 내려진 수정명령은 광복 이후 정부수립과정,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 천안함 피격 사건 등 내용이 다양하다. 우선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육은 광복 후 북한이 무상 몰수·무상 분배 방식의 토지개혁을 실시했다는 내용의 서술을 고수했지만 교육부는 소유권 제한이 따랐다는 서술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등이 북한의 주체사상 또는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기존 서술을 유지한 것도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다며 수정하거나 사회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추가하라고 명령했다. 금성출판사,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에 대해서는 남북 분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산동아의 경우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도발 사건의 주체가 생략돼 있다며 행위주체를 명시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두산동아는 “금강산 사업 중단,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 남북관계는 경색됐다”고 기술했다. 이밖에 미래엔에는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을 다루는 부분에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 사례를 제시하라고 명령했고 비상교육에는 남북 대립과 통일중단 원인에 대한 서술에서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이 우리 정부에게만 있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법원은 교육부의 수정명령에 대해 “그 필요성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교육부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교육부가 ‘친일·독재 미화’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다른 교과서들에 수정·보완 사항을 지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컸었다. 민주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의 논란을 덮기 위해 물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며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사퇴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미래엔 대표 집필자인 한철호 동국대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맞춰 언제든지 수정 또는 보완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가 2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수정명령이 적법했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교육부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교육부가 2013년 11월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7종에 내린 수정명령 41건의 정당성이 법원에서 인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6종에 내려진 수정명령은 광복 이후 정부수립과정,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 천안함 피격 사건 등 내용이 다양하다. 우선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육은 광복 후 북한이 무상 몰수·무상 분배 방식의 토지개혁을 실시했다는 내용의 서술을 고수했지만 교육부는 소유권 제한이 따랐다는 서술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등이 북한의 주체사상 또는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기존 서술을 유지한 것도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다며 수정하거나 사회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추가하라고 명령했다. 금성출판사,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에 대해서는 남북 분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산동아의 경우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도발 사건의 주체가 생략돼 있다며 행위주체를 명시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두산동아는 “금강산 사업 중단,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 남북관계는 경색됐다”고 기술했다. 이밖에 미래엔에는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을 다루는 부분에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 사례를 제시하라고 명령했고 비상교육에는 남북 대립과 통일중단 원인에 대한 서술에서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이 우리 정부에게만 있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법원은 교육부의 수정명령에 대해 “그 필요성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교육부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교육부가 ‘친일·독재 미화’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다른 교과서들에 수정·보완 사항을 지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컸었다. 민주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의 논란을 덮기 위해 물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며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사퇴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미래엔 대표 집필자인 한철호 동국대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맞춰 언제든지 수정 또는 보완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닥난 곳간… 지방 복지세 도입해야”

    “바닥난 곳간… 지방 복지세 도입해야”

    10년 전인 2005년 당시 사회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앙정부에선 21.8%, 지방자치단체에선 12.8%였다. 2010년에는 그 비중이 각각 25.2%와 20.0%가 됐고 2014년에는 27.1%와 24.5%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사회복지지출 부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지자체에 쏠리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10년간 지방재정에서 매년 세출 증가액의 40% 정도가 사회복지지출 증가로 이어졌으며 특히 자치구는 그 비중이 71.9%나 됐다고 분석한다. 사회복지지출 부담은 급증하는데 저성장 기조와 감세정책 여파 등으로 지방재정의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중앙정부에선 증세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결국 지자체가 나서 다양한 지방세입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자치부와 지자체, 한국지방세연구원 등이 결성한 ‘지방세 네트워크 포럼’은 1일부터 이틀간 전북 전주에서 대규모 세미나를 열고 지방세입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첫날에는 국가부담금 지방이양과 지방세외수입 신규 발굴, 수수료 및 등록면허세 개선 등 다양한 지방세입 확대 방안을 다뤘다. 2일에는 재산세 과세 확대와 레저세 개편, 취득세 정비, 지방복지세 도입 방안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복지재원 확충을 위한 지방복지세 도입 방안’ 발표였다. 시민단체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를 중심으로 제기하는 사회복지세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국세가 아니라 지방세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 교수는 몇 가지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지방복지세를 제안했다. 그는 먼저 현실적으로 세율인상은 피할 수 없는 데다, 지금 같은 중앙·지방 재정관계에서는 지방재정에서 돌파구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방재정 압박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방의 사회복지지출 재원 조달을 위한 목적재원으로서 지방복지세는 지방이 안고 있는 재정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최 교수는 기존 세목의 과세 대상 확대, 기존 세목의 세율 현실화 및 세율 인상, 국세와 지방세, 비과세·감면액에 대한 부가세 방식 도입 등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증세는 조만간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며, 재분배 차원의 목적세가 지닌 정당성과 수용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간 공동세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지방복지세 도입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기계 부수시설물과 태양광·풍력발전 시설에 대해 재산세 과세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행산업을 대상으로 레저세의 과세 대상을 확충하는 방안과 함께 자치단체 간 세수배분체계를 개편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 박병희 순천대 경상대학 교수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발전량에 따라서 새롭게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대체 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대체 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대체 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가 2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수정명령이 적법했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교육부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교육부가 2013년 11월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7종에 내린 수정명령 41건의 정당성이 법원에서 인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6종에 내려진 수정명령은 광복 이후 정부수립과정,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 천안함 피격 사건 등 내용이 다양하다. 우선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육은 광복 후 북한이 무상 몰수·무상 분배 방식의 토지개혁을 실시했다는 내용의 서술을 고수했지만 교육부는 소유권 제한이 따랐다는 서술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등이 북한의 주체사상 또는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기존 서술을 유지한 것도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다며 수정하거나 사회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추가하라고 명령했다. 금성출판사,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에 대해서는 남북 분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산동아의 경우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도발 사건의 주체가 생략돼 있다며 행위주체를 명시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두산동아는 “금강산 사업 중단,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 남북관계는 경색됐다”고 기술했다. 이밖에 미래엔에는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을 다루는 부분에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 사례를 제시하라고 명령했고 비상교육에는 남북 대립과 통일중단 원인에 대한 서술에서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이 우리 정부에게만 있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법원은 교육부의 수정명령에 대해 “그 필요성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교육부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교육부가 ‘친일·독재 미화’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다른 교과서들에 수정·보완 사항을 지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컸었다. 민주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의 논란을 덮기 위해 물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며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사퇴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미래엔 대표 집필자인 한철호 동국대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맞춰 언제든지 수정 또는 보완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적법 “북한 주체사상 그대로 소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가 2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수정명령이 적법했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교육부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교육부가 2013년 11월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7종에 내린 수정명령 41건의 정당성이 법원에서 인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6종에 내려진 수정명령은 광복 이후 정부수립과정,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 천안함 피격 사건 등 내용이 다양하다. 우선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육은 광복 후 북한이 무상 몰수·무상 분배 방식의 토지개혁을 실시했다는 내용의 서술을 고수했지만 교육부는 소유권 제한이 따랐다는 서술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등이 북한의 주체사상 또는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기존 서술을 유지한 것도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다며 수정하거나 사회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추가하라고 명령했다. 금성출판사,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에 대해서는 남북 분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산동아의 경우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도발 사건의 주체가 생략돼 있다며 행위주체를 명시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두산동아는 “금강산 사업 중단,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 남북관계는 경색됐다”고 기술했다. 이밖에 미래엔에는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을 다루는 부분에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 사례를 제시하라고 명령했고 비상교육에는 남북 대립과 통일중단 원인에 대한 서술에서 통일 논의 중단의 원인이 우리 정부에게만 있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법원은 교육부의 수정명령에 대해 “그 필요성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교육부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교육부가 ‘친일·독재 미화’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다른 교과서들에 수정·보완 사항을 지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컸었다. 민주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의 논란을 덮기 위해 물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며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사퇴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미래엔 대표 집필자인 한철호 동국대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맞춰 언제든지 수정 또는 보완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 多樂房] ‘화이트 갓’

    [영화 多樂房] ‘화이트 갓’

    ‘반려견’, ‘반려묘’ 등의 이름으로 평생 인간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지내는 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거리에서 태어나 거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동물들도 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각자 주어진 삶이 있을 터. 그러나 인간의 손에 길러지다가 하루아침에 내쫓긴 동물들의 운명은 처절하기만 하다. ‘화이트 갓’(White God)은 잡종견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유기견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그들의 역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기발한 상상력과 표현력 기저에 내비치는 풍자와 비판이 섬뜩하리만치 날카롭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 둘 곳 없는 열세 살 소녀 ‘릴리’에게 ‘하겐’은 가장 좋은 친구이며 유일한 위안거리다. 그러나 아버지 집에 머무는 사이 잡종견 신고가 들어오자 고지식한 아버지는 하겐을 강제로 내다 버리고 만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릴리와 하겐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하겐은 인간에게 종속된 동물이 아니라 릴리와 동등한 주인공이자 유례없이 인상적인 캐릭터로서 극을 이끌어 나간다. 처음에는 주인과 애견이 재회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지만, 이들이 겪게 되는 일들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며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확실한 것은 눈물겨운 신파조의 그것보다 훨씬 강렬하고 세련된 마지막 장면이 준비돼 있다는 것이다. 먼저 하루빨리 하겐을 찾으려 동분서주하는 릴리는 이를 방해하는 아버지 및 음악 교사와의 갈등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제도와 기성세대의 불관용에 대항하기엔 그녀는 너무 어리고 가냘프다. 덩치가 큰 또래들까지 릴리를 이용하는 사건은 약자를 대하는 인간의 오만한 태도와 악한 본성을 돌아보게 한다. 이미 역사를 핏빛으로 물들인 바 있었던 순혈주의적 발상이 현대에 와서도 평범한 소녀의 삶을 나락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하겐 역시 비슷한 맥락의 폭력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의 이야기는 모든 면에서 훨씬 충격적이다. 버려진 잡종견들을 포획하려는 경찰들, 유기견을 잡아 팔아넘기는 노숙자, 투견을 양성하는 업자들, 동물보호소 직원들까지 하겐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인간들의 양태는 하나같이 잔혹하다. 특히 하겐이 투견으로 길러지는 장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의 본성까지도 조종하며 군림하는 ‘화이트 갓’의 역겨움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이 때문에 하겐이 수백 마리의 개와 함께 감행하는 처절한 복수는 이 서사 안에서 나름의 정당성을 획득한다. 윤리적 판단은 그 다음 문제다. 누아르와 스릴러의 관습들이 직조된 후반 30분은 완벽하리만치 밀도 있게 연출돼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처음과 마지막 부분에 반복되는 이미지, 자유를 쟁취한 후 텅 빈 도로를 힘차게 질주하는 개들의 생명력과 역동성은 영화가 가진 에너지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명장면이다. 유기견들의 반란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과 착취의 문제를 고발하는 대담함이 돋보인다. 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女보디가드 연상케 하는 시리아 ‘여성 여단’ 공개

    女보디가드 연상케 하는 시리아 ‘여성 여단’ 공개

    여성으로만 구성된 시리아의 여성 여단 ‘국가방위를 위한 암사자들’(Lionesses for National Defence)의 훈련 및 전투 장면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국가 방위를 위한 암사자들’ 여단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정부군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국제사회에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할 목적으로 창설됐다. 여군 800여 명은 남자 군인과 마찬가지로 탱크를 운전하거나 박격포 등을 쏘는 등 강도 높은 훈련과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진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 반군과 격전을 벌이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한편 이 여성 여단은 반군의 방어지역을 찾아내고 검문을 하거나 실제 전투에 참여해 반군을 격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13년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 여성여단에는 이란에서 훈련을 받은 엘리트군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모습이 최초로 공개된 것은 2013년으로, 당시 이들은 짙은 화장에 하이힐 전투화를 신고 아사드 대통령 초상화 앞에서 행진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영국 인디펜던트는 “이 여군 여단의 모습에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보좌했던 여성 보디가드가 연상된다”고 전한 바 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시작됐으며, 4년간 지속된 전쟁 탓에 국민의 80%가 빈곤층인 ‘빈곤국가’로 전략했다. 내전이 시작된 이래 사망자는 21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돼 이를 각성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女보디가드 연상케 하는 시리아 ‘여성 여단’ 공개

    女보디가드 연상케 하는 시리아 ‘여성 여단’ 공개

    여성으로만 구성된 시리아의 여성 여단 ‘국가방위를 위한 암사자들’(Lionesses for National Defence)의 훈련 및 전투 장면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국가 방위를 위한 암사자들’ 여단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정부군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국제사회에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할 목적으로 창설됐다. 여군 800여 명은 남자 군인과 마찬가지로 탱크를 운전하거나 박격포 등을 쏘는 등 강도 높은 훈련과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진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 반군과 격전을 벌이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한편 이 여성 여단은 반군의 방어지역을 찾아내고 검문을 하거나 실제 전투에 참여해 반군을 격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13년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 여성여단에는 이란에서 훈련을 받은 엘리트군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모습이 최초로 공개된 것은 2013년으로, 당시 이들은 짙은 화장에 하이힐 전투화를 신고 아사드 대통령 초상화 앞에서 행진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영국 인디펜던트는 “이 여군 여단의 모습에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보좌했던 여성 보디가드가 연상된다”고 전한 바 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시작됐으며, 4년간 지속된 전쟁 탓에 국민의 80%가 빈곤층인 ‘빈곤국가’로 전략했다. 내전이 시작된 이래 사망자는 21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돼 이를 각성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포토+5] ‘로켓추진식 수류탄, B10 로켓포, 기관총’ 거침없이 쏴대는 여군

    [포토+5] ‘로켓추진식 수류탄, B10 로켓포, 기관총’ 거침없이 쏴대는 여군

    여성으로만 구성된 시리아의 여성 여단의 훈련 및 전투 장면이 공개됐다. 이 여단은 ‘국가 방위를 위한 암사자들’ 여단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정부군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국제사회에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할 목적으로 창설됐다. 여군 800여 명은 남자 군인과 마찬가지로 탱크를 운전하거나 박격포 등을 쏘는 등 강도 높은 훈련과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진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 반군과 격전을 벌이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만만 태우는 금연정책 - 철학 없는 정부

    불만만 태우는 금연정책 - 철학 없는 정부

    정부가 지난해 9월 강력한 금연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담뱃세 2000원 인상과 함께 모든 음식점을 비롯해 PC방, 커피숍 등 공중이용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흡연 경고 그림’(혐오 사진)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담뱃세 인상은 사실상 ‘우회 증세’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흡연 경고 그림은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금연구역 확대에 대해서는 흡연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 상생의 길은 없는지 찾아본다. 정부의 금연정책에 대해 말들이 적지 않다. 흡연자나 비흡연자가 모두 정부를 성토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마디로 정부가 ‘정책 철학’을 담기보다 ‘딴생각’을 많이 해서다. 세수 확보 정책을 금연정책으로 둔갑시키고, 후속 조치인 흡연 경고 그림 도입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또 내수를 살린다면서 무차별적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해 음식점과 PC방 자영업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사회적 손실 비용을 감안해 금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담뱃세 인상부터 따져 보자. 담뱃값 인상과 흡연율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2004년 담뱃값 500원을 올릴 때도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바로 회복됐다. 반면 정부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3년 국내 총담배 판매량은 969억 개비였고 2004년에는 1065억 개비를 기록했다. 담뱃값을 인상한 해에 판매량이 되레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해외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인도와 러시아의 담뱃값은 한갑당 2달러 수준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흡연율은 러시아가 33.8%로 인도(10.7%)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해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각각 23.3%, 23.2%로 비슷하지만 담뱃값은 프랑스가 8.3달러로 우리나라(2500원 기준)보다 3배 이상 높다. 일본도 2010년 담뱃세 인상 이후 흡연율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부의 담뱃세 2000원 인상을 놓고 ‘서민 증세’ ‘꼼수 증세’라고 비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으로 바로 금연을 결심했지만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서 “의지가 약한 나 자신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담뱃값을 터무니없이 올린 정부의 흡연자 권리 무시 처사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측은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세를 올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올해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은 1475억원으로 전체 국민건강증진기금 2조 7357억원 중 5%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국민 건강이 아니라 세수 확대가 주된 목적이라는 얘기다. 흡연자 동호회인 ‘아이러브스모킹’은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지난 10년간의 흡연율 감소는 공공장소와 음식점 금연 등 비가격정책의 효과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뱃세 인상에 따른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관심이 덜했던 전자담배와 말아 피우는 담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터넷쇼핑업체인 G마켓에서는 지난 1월 전자담배 판매가 전월 대비 125% 증가했다. 옥션과 11번가에서도 같은 기간 전자담배 판매가 각각 48%, 38%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밀수입한 담배가 인터넷에서 불법 거래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2년 32억원에 그쳤던 담배 밀수 적발 규모가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7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는 이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흡연 경고 그림 도입은 정부와 국회의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2001년 흡연율 22%에서 경고 그림이 도입된 이후 2012년 16%까지 떨어진 캐나다’를 예로 들며 도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담뱃세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경고 그림 도입에 대한 열정이 갑자기 사그라들었다. 국회에 마치 짐을 떠넘긴 모습이다. 경고 그림 도입과 관련해서는 현재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금연단체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도입하면 흡연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측은 “금연정책은 가격정책뿐 아니라 경고 그림 도입 등의 비가격정책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면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한 행복추구권 침해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반면 일부 국회의원들과 담배 제조사들은 ‘우리나라의 연평균 흡연 감소율이 경고 그림을 도입한 국가들보다 매우 높다’며 경고 그림 도입과 흡연율의 상관관계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흡연 감소율은 1.57%(2001~2012년)로 정부가 사례로 제시한 캐나다(0.90%, 2001~2012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러시아와 칠레, 아일랜드 등은 경고 그림을 이미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경고 그림 도입으로 흡연율이 대폭 감소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국가별 금연정책과 사회·문화적 정서에 따라 흡연율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제세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 회장은 “금연 교육과 홍보 등을 더욱 강화해 흡연자 스스로가 금연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경고 그림을 도입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며 사실에 입각해 그림과 위치, 크기 등을 조절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은 900만명의 흡연자와 15만명의 담배 판매인, 잎담배 경작 농가 5000가구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금연을 유도하는 대의명분과 흡연자의 인격권, 혐오 그림 노출에 따른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경고 그림은 담뱃갑 하단의 20% 수준이 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미국 컬럼비아 항소법원은 식품의약국(FDA)이 추진하려던 상단 50%의 경고 문구는 위헌이지만 앞 또는 뒷면 20% 수준의 경고 표기는 할 수 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포토+5] “로켓포 발사 정도는 식은 죽 먹기…” 시리아 여군의 카리스마 눈빛

    [포토+5] “로켓포 발사 정도는 식은 죽 먹기…” 시리아 여군의 카리스마 눈빛

    여성으로만 구성된 시리아의 여성 여단의 훈련 및 전투 장면이 공개됐다. 이 여단은 ‘국가 방위를 위한 암사자들’ 여단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정부군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국제사회에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할 목적으로 창설됐다. 여군 800여 명은 남자 군인과 마찬가지로 탱크를 운전하거나 박격포 등을 쏘는 등 강도 높은 훈련과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진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 반군과 격전을 벌이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4] 탱크 모는 시리아 여군 “앳되어 보이는데…”

    [포토+4] 탱크 모는 시리아 여군 “앳되어 보이는데…”

    여성으로만 구성된 시리아의 여성 여단의 훈련 및 전투 장면이 공개됐다. 이 여단은 ‘국가 방위를 위한 암사자들’. 여단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정부군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국제사회에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할 목적으로 창설됐다. 여군 800여 명은 남자 군인과 마찬가지로 탱크를 운전하거나 박격포 등을 쏘는 등 강도 높은 훈련과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진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 반군과 격전을 벌이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하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놓고 위헌 및 과잉 입법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 역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사 주체 문제는 검찰과 경찰,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 간 암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주된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 역시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김영란법 시행에 앞서 ‘교통정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사 주체에 따른 논란 요인 등을 짚어 봤다. ■檢, 수사·처벌 권한 더 집중…표적·과잉 수사 부채질 우려 현행법 체계 아래에서는 김영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 권한 모두를 검찰이 쥐게 된다. 따라서 검찰이 우리 사회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김영란법이 검찰의 수사권 남용 가능성을 키우는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검찰은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 처벌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 착수는 물론 혐의 입증, 기소도 이전보다 한층 수월해진다. 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하는 ‘공직자’를 비롯해 이들의 배우자까지 약 300만명이 김영란법 적용을 받게 되면서 검찰의 수사 영역도 대폭 확대됐다. 김영란법이 ‘검찰을 미소 짓게 하는 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영란법이 검찰의 표적·과잉 수사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얘기다. 제도적으로 차단할 장치도 마땅치 않다. 검찰은 김영란법 위반 여부가 확실치 않더라도 혐의 입증이 쉽기 때문에 의혹만으로도 수사에 착수할 여지가 크다. 또 그 대상이 공직자들이기 때문에 여야의 정략에 따라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언론 등 민간 영역도 포함된 만큼 검찰의 ‘민간 사찰’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란법 입법의 단초가 된 ‘스폰서 검사’ ‘벤츠 여검사’ 사건 등 검찰 내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정작 누가 하느냐는 문제 의식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박노섭 한림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권만 더욱 강화돼 모든 공직자가 검찰에 예속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검찰의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해 공동 연구를 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檢 기능 조정해 독주 차단…검·경 수사권 조정 분란 재연 가능성 김영란법 위반자 처벌 주체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조정해 이들의 독주를 차단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의 암묵적 합의에도 불구, 검·경 간 ‘밥그릇 싸움’이 다시 첨예화될 수 있다.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하는 현 상황에서 김영란법은 검찰의 권한과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소지가 크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검찰과 경찰의 상하관계를 깨뜨려야 한다. 경찰 비리는 현행대로 검찰이 맡더라도, 적어도 검찰 비리는 경찰이 수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같은 별도 수사 기구가 필요 없고, 경찰의 인력 규모를 감안할 때 법 집행에도 큰 무리가 없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도 “일단 ‘수사’라는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이 검·경 갈등으로 필연적으로 옮겨 가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노무현 정부는 수사권 조정에 손을 댔지만 검찰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찰의 내사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놓고 검·경이 갈등을 겪다 경찰청장이 물러났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분점’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기소와 수사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수사권 조정을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진척은 없는 상태다. 검·경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주민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의원은 “미국처럼 검찰과 경찰의 수장을 주민이 직접 뽑아야 검찰과 경찰의 독립성과 정당성이 확보돼 김영란법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다”면서 “조만간 주민직선제 도입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검찰 밖 검찰’로 힘의 균형…공수처 등 독립기관 필요 ‘검찰 밖 검찰’ 조직을 신설해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권력에 대한 ‘힘의 균형’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반발은 물론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독립된 수사기구인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나 자의적인 법 집행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검찰 조직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도 가능하다. 서강대 임지봉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과잉 수사, 표적 수사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법 집행을 검찰에 전적으로 맡기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법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공수처와 같은 독립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신설은 해묵은 과제에 가깝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1년 부패방지법 제정 과정에서 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공수처 신설 문제가 처음 거론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검찰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아들을 내쫓고 양자를 들이는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했고, 결국 유야무야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이재오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검찰 외) 별도 사정기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옥상옥’(屋上屋)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반대 논리도 만만찮았다. 공수처 신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정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야당이 특별감찰관의 감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를 공수처를 통해 메워야 한다고 요구할 경우 여당과의 신경전으로 번질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권익위, 접수·수사 이첩 등 막강 재수사 요구도…사법권 없어 한계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처벌 주체로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익위의 기존 위상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권익위는 위반 사례에 대한 신고 접수와 기초 조사는 물론, 검찰·경찰·감사원 등 조사기관에 대한 이첩까지 맡는다. 조사기관의 조사가 불충분할 경우 재수사도 요구할 수 있다. 법안만 놓고 보면 권익위가 검찰이나 경찰 못지않는 사정기관이자 권력기관이 된다. 활동 영역이 입법·사법·행정부는 물론 민간 부문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헌법기관인 감사원조차 갖지 못한 권력을 갖는다. 당초 법안에는 권익위가 위반자에게 과태료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었지만, 그나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 주체가 법원으로 바뀌었다. 법안이 원래대로 통과됐다면 권익위가 행정권은 물론 일부 사법권까지 행사할 수 있었다. 권익위의 역할을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지적이다. 권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고충처리위와 국가청렴위, 행정심판위를 통폐합해 만든 국무총리 산하 행정위원회다. 국민신문고를 운영하는 등 정부를 대표하는 민원처리 기관이다. 권익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위상을 바꿔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 금융위나 공정거래위 등은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이지만 실제 운영은 ‘독임제 장관’ 체제로 운영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처럼 만들려면 김영란법 때문에 헌법을 고치는 ‘주객전도’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고려대 하태훈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없다”면서 “권익위에 단속권한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이슈&논쟁] 퇴임 대법관 변호사 개업 신고 반려 논란

    [이슈&논쟁] 퇴임 대법관 변호사 개업 신고 반려 논란

    퇴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문제를 놓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로 구성된 대한변호사협회 집행부가 퇴임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권고하더니, 결국 로펌의 공익재단에서 활동하겠다는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를 법적 근거 없이 반려했다. 또 퇴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법조계의 고질적 병폐인 전관예우 타파라는 변협의 행보를 지지하는 경우도 많지만 변협의 월권이라거나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다수의 퇴임 대법관이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하는 상황인 만큼 평등권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법조계에서 나오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 본다. [贊] 강신업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 “도장 한번 찍어 주고 수억 받기도…돈보다 재능나눔으로 봉사해야” 법조계에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3년간 “100억원을 못 모으면 바보”라는 속설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 개업 10개월 만에 27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대법관 출신 총리 후보자의 사례는 이 속설이 빈말이 아님을 확인시켜 줬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버는가. 전직이 대법관인 변호사는 도장 한 번 찍어 주고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는다. 사건을 수임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사건은 대개 다른 변호사가 가져온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먼저 대법관 출신 변호사는 귀하다. 대법관의 임기는 6년이고 대법관은 대법원장까지 포함해 14명이기 때문에 대법관을 마치고 퇴임하는 변호사는 산술적으로 1년에 2명밖에 안 된다. 반면 1년에 대법원에서 처리하는 상고 사건은 3만 6100건에 이른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찾는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수가 귀하면 몸값은 치솟게 마련이다. 수임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상고심에서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면 1심과 2심에서 진 소송도 뒤집을 수 있다고 믿고 거액을 쓴다. 진 쪽이 대법관 출신을 선임하면 이긴 쪽도 불안한 마음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대법관 출신을 찾아 나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로펌 입장에서도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영입하면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결국 전직 대법관 변호사와 이를 영입한 로펌은 거액을 벌게 된다. 그렇다면 국민도 그만큼 이익을 보는가. 그렇지 않다. 이기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쓴 터라 상처뿐인 영광이다. 거액을 쓰고도 재판에 지게 되면 그야말로 패가망신이다. 또 반드시 이겨야 될 소송을 대법관 출신 변호사 때문에 지게 되면 화병에 결려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지기 쉽다. 결국 대법관 출신 변호사는 재판의 공정성을 해친 대가로 막대한 돈을 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게 된다. 이쯤 되면 전직 대법관들의 도장 장사는 전관예우가 아니다. 그것은 대법관이라는 지위를 팔아 돈을 버는 비리 행위요, 범죄 행위다. 일각에서는 로펌 등에서 개업하더라도 공익 활동에만 전념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한다. 그러나 로펌이 땅을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수억원씩 연봉을 줘 가면서 영입한 전직 대법관 변호사를 공익 활동만 하도록 놔두겠는가. 일각에서는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고들 한다. 그러나 꼭 변호사 개업을 해야 직업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2010년 퇴임 뒤 서강대에서, 배기원 전 대법관은 구청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법관이 개업을 해서 비리 행위로 돈을 버는 것은 직업의 자유 보호범위에 속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김능환 전 대법관이 몇 년 전 선관위원장을 끝으로 퇴임하고 편의점 사장이 됐을 때 국민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낸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전 대법관이 편의점 사장으로 동네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소시민으로 사는 모습은 ‘청백리’에 목말라 있는 국민들에게 많은 행복감을 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김능환 전 대법관이 대형 로펌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은 국민들에게 더 큰 상실감을 안겼다. 국민들은 더이상 대법관이 변호사로 개업해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도, 수십억원을 버는 것도, 낮 뜨거운 쇼를 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대법관으로 퇴임한 분들은 개업 행위를 막는 것이 법적 근거가 없다느니,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느니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평생 법관으로 재직하며 누린 명예를 공익 활동을 통해 재능 나눔으로, 봉사로 돌려줘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대법관 본인에게는 평생 명예로운 선비로 남는 길이 될 것이고, 법조계에는 국민의 사랑과 신뢰라는 선물을 안겨 주는 길이 될 것이다. [反]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관예우 근절 법치에 부합해야…변협 개업신고 반려는 월권행위”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 집행부가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 반려, 대법관 인사 청문회에서의 퇴임 뒤 변호사 개업포기 서약서 제출 요구, 대법관 출신 개업 변호사에 대한 제재 추진 등 충격적인 조치를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사실 대법관 전관예우 문제는 오래전부터 사법 개혁의 단골 메뉴였다. 전관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경우든 재판 과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법치국가에서는 용납될 수 없다. 설사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재판 진행상 편의를 제공받는 것도 절차의 공정과 중립을 핵심 가치로 삼는 사법부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반헌법적 전관예우나 그 관행에 편승해 부를 축적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반사회적이다. 필자 또한 전관예우를 비롯해 법조계의 반헌법적이고 반사회적 제도와 문화의 개혁이 한국 사회가 보다 발전된 문명 사회로 나아가는 전제 조건임을 역설해 왔다. 그러나 이번 변협의 조치에 대해서는 정당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방법에는 선뜻 동조할 수 없다. 전관예우를 척결해야 하는 이유가 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면 방법도 법치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법치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권력 작용이 예견할 수 있는 규범에 근거해 필요한 범위에서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법관의 개업 금지를 추진하는 방식이 법적 근거와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다면 목적의 정당성마저도 퇴색하고 말 것이다. 더구나 변협은 공공성이 강한 법률가들로 구성된 전문가 단체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러한 법치의 정신에 투철할 의무가 있다. 무엇보다 차 전 대법관에 대한 개업 신고 반려는 관련 법인 변호사법에 근거가 없는 월권 행위다. 변호사법은 법적 결격 사유를 가진 자의 변호사 등록 여부에 대해 변협이 실질심사권을 가지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법 제7~12조). 변호사법 제15조에 따른 개업신고 제도는 자격 심사를 통한 등록 거부 절차를 둔 등록제와 달리 아무런 사후 조치도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변호사 단체의 관리 편의를 위한 장치일 뿐이고 설령 심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형식 심사에 그쳐야 한다. 변협의 회칙에서도 등록과 관련한 실질적 심사의 근거는 마련돼 있으나 개업 신고의 실질 심사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 규정은 없다. 변협은 회칙 제40조의 4 제1항에서 “등록 및 신고가 있는 경우에는 규칙으로 정한 바에 따라 심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주장하나 타당성이 없다. 이 위임 규정은 기껏해야 형식 심사를 위한 절차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 법에 따라 등록한 변호사의 개업을 거부하는 것은 직업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인데 이를 법률의 명시적 근거에 의하지 않고 가능하다고 회칙을 해석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교과서적인 이해도 결여된 주장일 뿐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개업 신고자의 변호사 결격 사유가 있다면 개업 신고 반려가 아니라 등록 취소 절차를 밟는 것이 옳다. 국회 인사청문 절차에서 개업 포기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강제할 것을 국회의장에게 요구하는 것도 법치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야 할 변협으로서는 취할 대안이 못 된다. 국회가 아무리 국민의 대표기관이라 한들 국민의 기본적 인권의 포기를 강요하는 절차를 법률적 근거도 없이 도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청문 과정을 통해 정치적으로 권유할 수는 있을지언정 법률적 근거도 없는 기본권 포기 서약서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법치와 양립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사태는 법 정신을 경시하고 권력을 오남용하는 한국 사회의 반법치적 풍조에 변호사 단체마저 가담하는 잘못을 범한 것이다. 개업 금지를 법제화하되 퇴임 대법관의 예우를 강화하는 합리적 대안을 공론화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 [열린세상] 테러사태, 한·미동맹 공고화의 계기로 삼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열린세상] 테러사태, 한·미동맹 공고화의 계기로 삼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지난 3월 5일 62년 된 한·미동맹에 날벼락이 쳤다. 한 종북·반미주의자가 주한 미국 대사에 테러를 한 것은 바로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이었다. 김기종의 칼날이 아슬아슬하게 치명적 부위를 벗어났고, 리퍼트 대사가 의연하게 대응했으며, 양국 국민이 지혜롭게 대처함으로써 동맹의 파열을 피했다. 오히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집니다, 같이 갑시다”라는 리퍼트 대사의 퇴원 일성(一聲)이 함축하듯이 한·미동맹은 더욱더 굳건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것으로 동맹이 저절로 강화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확실한 전화위복을 위해서는 동맹의 균열과 파열을 노리는 도전 요소를 정확히 가려내고 이에 한·미 양국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선, 이번 테러 사태는 우리 사회 내부의 반미 극단주의에 대한 엄정한 대처로 환기돼야 한다. 민주화 이후 급속히 결집한 ‘민족지상주의’와 이를 신봉하는 자들의 반미주의적 도발을 우리 정부와 한국 지성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오지 않았나를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작금의 사태는 민족을 맹목적으로 ‘신성화’(神聖化)시키고,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외세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반미’를 정치화시킨 세력의 모험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기종의 테러를 ‘외톨이 늑대’(Lone Wolf)의 개인적 일탈행위로 규정하려는 일각의 판단은 사태의 본질을 호도(糊塗)하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위헌 결정으로 인해 종북파가 사멸되고 반미도발이 종식될 리 만무하다. 지금부터 우리는 ‘테러’까지 포함한 극단적 반미도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정책적 및 지성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둘째, 이번 테러사태는 핵·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각종 반미 도전, 그리고 한국 내 종북세력에 대한 반미교사(反美敎唆)에 입체적으로 대처해야 함을 시사한다. 북한은 김기종의 테러 직후, 이를 “전쟁광 미국에 대한 응징”으로 규정했다. 3대 세습과 핵무장으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된 북한이 핵력을 통한 대미 모험주의와 대남 위협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한·미동맹의 파열을 기도한 것은 자명하다. 이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북한은 한·미 간에 연례적으로 실시됐던 방어적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을 전쟁도발이라고 전례 없는 강도로 비난하지 않았던가. 북한의 강변과 김기종의 백주 테러를 오비이락(烏飛梨落)의 우연이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세습권력의 폭압화, 핵 모험주의, 외교적 고립에 의해 점증되는 북한체제의 불안정은 대한민국 내부의 제2, 제3의 반미 폭력사태의 개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한·미 양국의 정부와 국민은 점증하는 북한의 대미·대남 도전에 대응하여 동맹의 강도와 기민성을 제고해야 한다. 셋째, 중국의 대국화, 그리고 일본의 우경화, 군사화가 초래하는 동북아 국제질서의 유동성 증가는 한·미 양국에 힘든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 강대국화한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국 배치에 대해 우리 정부에 거의 내정간섭 수준의 반대를 노골화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조야(朝野)에 탈미접중(脫美接中)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일본 아베 정권의 극단적 우경화 정책은 영토 및 과거사 문제와 군사대국화로의 이행을 가속화함으로써 미국의 대일·대한 동맹정책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그 양상은 다르지만 한·미동맹의 결속을 파고드는 소위 ‘쐐기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반미세력의 준동, 북한의 핵 강압전략, 중국과 일본의 세력경쟁이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도전 요인은 동맹이 균열이 아니라 한반도의 태풍을 잠재우고 동시에 동북아 질서의 소용돌이를 안정화시키는 현존하는 강력한 국제정치의 기제가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결합을 넘어선 자유민주주의적 체제가치, 자유시장과 문화와 인권의 보편주의가 공유된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테러사태에 직면하여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성숙한 대응은 동맹에 대한 어떤 도전도 물리칠 수 있다는 양국의 결합력과 대응력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번 테러사태를 통해 대내외적 도전에 양국이 창조적으로 응전할 것이라는 신뢰를 다지고, 한·미동맹 공고화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이슈&논쟁] 개방형 직위 절반 민간인 채용 의무화

    [이슈&논쟁] 개방형 직위 절반 민간인 채용 의무화

    인사혁신처가 공직 개방 확대를 통한 정부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개방형 직위의 50%를 민간인으로 채용하는 경력개방형 직위를 도입한다. 고위공무원 10명 중 1명, 과장급 20명 중 1명을 민간인으로 뽑는다는 구상이다. 개방형 제도의 취지와 달리 민간 전문가가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민간인 간 경쟁을 통해 공직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수한 인재를 유인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계 부처 협력과 국회 협의 등 독특한 공직문화에 제대로 적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관장의 조직 장악력이 약화되고 승진 기회가 축소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불만도 만만찮다. 민간인 채용 확대에 따른 실효성도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의 찬반 의견을 들어 봤다. [贊]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공직 내 서열·순혈주의 극복하게 민간 능력자 스카우트 재량 줘야” 최근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할 공직사회 변화 및 공무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범정부 인사혁신 실천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경력개방형 직위’의 도입이다. 경력개방형 직위는 공무원과 민간 경력자가 경쟁하는 개방형 직위의 절반을 순수 민간 경력자 끼리 경쟁하도록 할당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개방형 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개방형 임용 제도를 실질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중하위직 공개경쟁 채용 시험을 통한 폐쇄형 임용과 내부 승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직업공무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 제도가 행정의 일관성과 계속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부처 국과장급 직위의 10~20%를 민간에 개방하는 개방형 임용제도와 5급 공채 인원의 일부를 민간경력 채용으로 할당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개방형 임용 제도는 과거 정부 부처별로 개방형 직위를 지정하고 선발하던 방식을 인사혁신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로 선발 권한을 일원화하고 면접위원을 전원 민간위원으로 교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바꾸는 등 나름대로 노력했음에도 실제 민간의 경쟁력 있는 전문가를 공직에 유인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직의 개방성 확대는 공개경쟁 채용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정부 인사제도 아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공직 내 서열주의, 순혈주의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 논란의 핵심은 이번에 인사혁신처가 도입하기로 한 경력개방형 직위제도가 과연 민간의 유능한 전문가를 유치하는 데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가와 현직 공무원의 응모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이 과연 인사정책적으로 바람직한 것인가에 있다. 우선 순수 민간 경력자끼리만 제한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경력 개방형 직위 지정은 현재의 개방형 임용 제도를 정착하지 못하게 하는 민간 지원자의 회의적인 시선, 즉 자신이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는 데는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각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개방형 임용 심사를 하던 과거와 달리 인사혁신처 중앙선발시험위원회에서 민간위원들에 의한 면접으로 채용 방식을 변화시킨 후에 개방형 직위에 경쟁력 있는 민간 경력자의 지원이 증가한 것도 증거다. 그러나 아직도 각 부처의 개방형 직위 지정 사례를 보면 실제로 민간 경력자가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인사혁신처가 정한 비율을 채우기 위해 마지못해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사실상 권한이 별로 없는 한직을 지정하거나 정반대로 민간 부문의 경력보다는 정부 내 경력이 더욱 필요한 자리를 지정함으로써 민간의 경쟁력 있는 지원자가 나올 수 없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경력 개방형 직위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민간 경력자끼리만 경쟁하도록 하는 할당 방식의 도입에 더해 경쟁력 있는 민간 경력자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직위를 경력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현직 공무원의 응모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인사정책적으로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한 논쟁이다. 개방형 직위 제도의 취지가 공직사회의 다양성과 경쟁력 확보에 있다는 점을 전제하면, 일종의 할당 방식인 경력 개방형 직위 지정을 통해 민간 경력자가 실질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다. 각 부처 인사권자가 능력 있는 민간 경력자를 능동적으로 스카우트할 수 있는 사실상의 재량권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사정책적 의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反] 김한창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장 “공직에 새바람·경쟁 필요하다면 별정직·박사 전문위원제 활용을” 개방형 직위가 공무원 중심으로 충원되면서 의무적으로 민간인 비율을 할당해 활성화하자는 극약 처방이 내려졌다. 개방형 직위 제도가 필요한 것일까.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역으로 생각하면 필요성이 없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당초 도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반박을 피하기 힘들다. 개방형 직위는 거창한 신자유주의적 관점을 논하지 않더라도 한국에서는 관료 실패라고 일컬어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에 중요성이 대두됐고, 초유의 상황이 도래하면서 대처할 만한 공직인사가 부재했기 때문에 정당성을 부여받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개방형 직위 제도는 직업공무원제에 반하는 비상시 처방인데 상시적 처방으로 제도화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진짜 혁신은 공무원의 속성상 한번 문서로 올라가서 제도화된 정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관료 관성에서 벗어나 개방형 직위 제도를 없애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개방형 직위가 공직 인사에 주는 비율을 단순하게 따져 보자. 2013년 기준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 정원은 991명으로 이 중 국장급이 659명이다. 과장급은 5606명이다. 개방형 직위는 고공단 166명, 과장급 244명 등 430명이다. 개방형 직위를 민간 전문가로 채용한다 해도 비율은 최대 6.9%다. 조직 전체에 미치는 효과보다는 해당 업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개방형 직위에 근무하던 사람들의 평균 재직 연수는 4년 남짓이거나 길어야 6년 미만이다. 과연 그 자리에 들어간 민간인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언제든 공직을 떠날 준비를 할 것이고 그런 노력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공직에는 특수경력직 공무원법이 있다. 정무직과 별정직 공무원이다. 또 시험은 봐야 되겠지만 일반직도 연구직, 지도직, 전담직위, 일반임기제, 전문임기제, 전문경력관, 한시 임기제 등이 운용되고 있다. 제도적으로 공무원 조직에서도 교육과 훈련, 직무연수를 통해 민간인 이상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돼야 하는 것이 혁신이다. 공직에 외부 충격과 견제, 경쟁을 갖도록 한다는 취지라면 개방형이 아니더라도 별정직을 확충하거나 위원회제도, 박사급 전문위원제도 등 다양한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개방형 직위 제도는 원점에서부터 검토할 시점이 됐다. 민간에 업무를 맡길 땐 민간이 더 잘하는 업무이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는 행정학의 정설이 됐다. 나아가 책임과 권한이 명확해야 한다. 사명감을 갖고 공직에 입문한 사람과 민간의 자유스러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사람의 본성이 다른데 그 다름을 이질적 영역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신중해야 하고 제도도 다르게 디자인해야 한다. 시대가 ‘짬짜면’을 원하는데 왜 자꾸 ‘짬뽕’을 원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현재 인사혁신처의 정책은 계급제를 깨뜨리자는 것인지 아니면 직위분류제를 시행하자는 것인지, 죽도 밥도 아니면서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기우(杞憂)이겠지만 개방형 직위와 입직 경로의 다양성에 대한 혼선을 빚고 있는 건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필기시험의 한계가 있다는 부분은 동감한다. 입직 경로의 다양성을 통해 공무원이 채용되면서 기본적 공무원의 소양을 가진 다양한 측면의 인재가 공직에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채용의 엄중함은 직업공무원제의 근본이며 한국 사회의 인프라이자 사회적 자본이고 국가의 근간이다. 혹시 인사혁신처가 내놓은 국민 인재라는 것이 인기영합적 ‘짬뽕’을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진짜 국민 인재를 내놓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교육혁신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일정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공직에 입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대구에 내려가 보고 싶었다. 대구 사람들이 그를 보는 눈빛, 그를 대하는 몸짓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았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지역분권추진단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대구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것이다.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꼭 출마해야 한다는 주변의 독촉도,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나갈 만하다는 섣부른 부추김도 그에게는 다 부질없는 소리들이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 출판사가 김 단장에 대한 책을 펴냈다. 책 속에 ‘수성 좌파’라는 유권자의 말이 들어 있다. “가끔은 기적을 바랄 때도 있지만, 여기선 희망이 없어요.” 이것이 김 단장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김 단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지역분권추진단장을 맡았다. 핵심적인 의제는 무엇인가. -당에서 내팽개친거나 다름없는 약세지역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당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동부벨트는 사실상 전멸이다. 우리 당에 강원도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 아닌가. (박근혜 정권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정치지형이 유리하게 바뀐 것도 아니다. 국민에게 실망을 줘도 여당 지지율은 40%가 나온다. 우리 당은 30%가 안 되고. 이 갭을 어떻게 메우나. 시·도당에서 재정권과 인사권 등 상당 부분의 자율성을 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 같다. 시·도당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는 반영해야 한다. 거기서 일하는 분들은 다음 선거가 절박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아무 희망도 없고, 승리의 전망도 보이지 않는 선거를 계속 치르라고 등 떠밀 수는 없다. 정책적, 물적, 인적 뒷받침을 해 줘야 한다. →2·8 전당대회는 친노(친노무현) 대 호남의 대결이었다고 대다수 언론이 평가했다. 동의하나. -문재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얻은 후보였다. 굳이 친노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박지원 의원도 단순히 호남만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이란 걸출한 지도자와 함께했던 상징성이 있다. 경쟁 과정에서 서로 상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고 보면 야권은 그런 경쟁이 정리가 되고 나면 그때부터 새로운 힘을 얻는 것 같다. →지난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나. -끝까지 중립을 유지했다. 출마 예상자에서 출마를 포기한 마당에 확실하게 어느 후보 편을 드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김 단장에게는 친노와 호남 가운데 어느 쪽이 중요한가. -둘을 다 합친 당의 지지율도 30%가 안 되는 것 아닌가. 우리 당은 두 축이 다 갖춰져야 한다. →문 대표가 여야 통틀어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다. 문 대표가 다음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보나. -과거 관행으로 보면, 이전 대선에서 인상적인 득표를 한 것은 가장 강력한 후보의 조건이다. 그러나 2012년의 시대정신과 2017년의 시대적 요구는 다르다. 노무현에 대한 애틋함, 추억만 갖고는 국민이 계속 문 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이라는 지도자가 만들어 내는 내용과 그림, 그것에서 국민들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 →두 분은 어떤 관계인가. 동지인가 라이벌인가. -하하하…. 그걸 지금 어떻게 알겠나. →17일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이 있다. 문 대표가 어떤 모습을 보여 주길 바라나. -전통적 지지자들은 여전히 야당 당수답게 대통령에게 낯을 붉히더라도 독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문 대표와 야당의 긍정적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유연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랄 것이다. 대통령이 지금 힘들다. 이럴 때 국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좋은 사인을 주고, 그 대신 복지와 증세처럼 국민의 삶이 부대끼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확실히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의 파트너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친노 강경파가 동의할까. -친노 강경파만 의식하면 언제 대한민국 리더를 할 수 있나. 친노가 문재인의 가능성을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 보겠다는 생각이라면 그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 친노가 문 대표를 계파의 수장으로 묶어 두려는 것은 천박한 기득권이다. →현 시점에서 친노라는 그룹 또는 계파는 구체적으로 어떤 집단인가. -상당 부분은 관성이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주축인 것은 맞고, 그 한복판에 문 대표가 있었다. 친노라는 정치세력이 형성되고 발언권이 강화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존경했고 사랑했지만 돌아가신 대통령에게서 미래의 비전을 만들 수는 없다. 문재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놔야 한다. →친노는 왜 친문(친문재인)이 되지 않고 있나. -문 대표가 자신의 콘텐츠와 비전을 만들면 바뀔 것이다. 과거 친노의 중심인물 측이 문 대표 이후에 변화됐다고 느끼지 않나. →당 지지율이 30%를 넘었다가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당의 상징적인 인물들이 지금보다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야 한다. 겸손하자는 것은 말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과도한) 언어로 상대방을 규정하는 데 익숙해졌다. 절박하자는 것은 국민의 삶 때문이다. 절규하는 국민들에게 야당으로서 답하는 게 없었다. 우리 당이 담뱃값 인상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가 있었나. 대신 부자 증세라도 얻어냈어야 하지 않았나.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래 야당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여 왔다. 왜 그런 건가. -과거의 투사형 정치인들은 대충 다 떠나시고, 그렇다고 해서 정책이 유능한 신진 정치인이 충원된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눈에는 야당의 모습이 좀 어중간하다. 그 분들의 눈에 비치는 야당의 모습은 진정성 있게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관리하면서 뭐든 하다가 만다는 것이다. →4·29 재·보궐 선거가 곧 있지만, 내년에 총선이 있다. 2·8 전당대회 당시 대표 출마 요구도 많았기 때문에 당의 공천 방향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 같다. -먼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계보에 줄 잘서서 공천받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이렇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면 개인적인 하자가 있거나 어느 정도 역할을 다한 분들 외에는 현재 우리가 가진 자원을 아껴야 한다. 야권의 딜레마다. 국민은 항상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데 인물 찾기가 쉽지 않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공천이 이뤄져야 할까. 예를 들어 비례대표 1, 2번을 누구에게 줘야 하나. -한계에 내몰린 계층의 대표를 확보해야 한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직, 청년, 보육 관계자 등. →박지원 의원은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나. -우리 당은 급할 때 박 의원을 찾았다.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해야 할 때 늘 그에게 요청했다. 지금 그런 요청이 필요없을 만큼 당이 튼튼한가. 당 대표는 안 됐지만 박 의원만 한 자원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 그분 마음이 쓸쓸하지 않도록,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면 대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대구시장과 여야 의원들이 대구 전체의 성장 동력, 도약의 계기에 대한 합의를 했으면 한다.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또 개별 지역구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 선거구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공약으로는 돌파가 안 된다. →유시민 전 의원은 대구에서 왜 실패했다고 보나. -그 당시(2008년)는 아직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심할 때였다. 지역민들은 하루아침에 투표 성향을 바꾸지 않는다. 그분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부단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인간으로서 기본 신뢰를 얻고 난 뒤에 정치적 메시지가 통한다. 나 스스로 당 대표 출마 요청을 받았을 때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집사람 등이 말하기를 자꾸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면 “대구의 일꾼이 되거나 친구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발판을 삼으려고 대구에 왔냐”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내년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다. 그의 도전과 김 단장의 도전은 어떤 차이가 있나. -차이는 따지지 말자. 그래도 대구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뀐 것은 이 의원의 당선 덕분이다. 이 전 수석이 당선되니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도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적나라하고 교활하게 악용하는 것에 지쳐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정권의 안방을 절대 내줄 수 없다고 하는데. -어느 상가에서 김무성 대표를 만나 얘기했다. 대통령 되시려면 시원시원하게 야권에 양보하는 큰 정치 해야지, 모든 게임을 다 이기려고 하느냐고. 대한민국에 귀하지 않은 지역이 어디 있나. 정치를 잘해서 천하의 민심을 얻을 생각을 해야지, 뭘 선거구 하나하나를…. 정치를 잘하면 모든 곳이 안방이다. →한동안 야당 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해 고민했다. 지금은 새정치연합이란 당의 중심세력이라고 자부하나. -그것보다는 이제 내 발언의 영역은 생겼다고 본다. 우리 당이 부족했던 정치의 여러 가지 태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다. 과거 진영논리로만 한국 정치를 끌고 온 사람들과 이제는 아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밑천은 있다. 예컨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정이라는 방법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만약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존 정치권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위헌 결정 받은 간통죄

    판례의 재구성 25회에서는 “간통을 처벌토록 한 형법 214조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위헌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11헌가31)과 헌법소원사건 등 17건의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소개한다. 헌재는 지난달 26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간통죄는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재 판단에 대한 해설을 헌법 분야의 권위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형법상 간통죄는 1990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올랐지만 모두 합헌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헌재 결정으로 간통죄는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재는 의정부지법이 “간통을 처벌하도록 한 형법 제241조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위헌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11헌가31) 등 2건과 헌법소원사건 15건 등 모두 17건의 사건을 병합 심리한 끝에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 결정문에 따르면 박한철 소장을 비롯한 7명의 재판관이 세 가지 입장에서 위헌 의견을 제시했다. 박한철·이진성·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다수의견)은 “간통죄는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간통죄 처벌 자체를 위헌이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간통이 비도덕적 행위라고 해도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 국민의 인식이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세계적으로 간통죄를 폐지하는 추세이고, 국민의 성에 관한 인식도 바뀌고 있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비난 정도를 감안하면 간통죄는 형사 정책상 예방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오히려 잘못이 큰 배우자의 이혼수단으로 활용되거나 탈선한 가정주부 등을 공갈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각기 다른 이유로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김이수 재판관은 별도 위헌 의견에서 “미혼의 상간자 등은 국가가 형벌로 규제할 대상이 아니다. 모든 간통 행위자와 상간자를 처벌하도록 한 현행 간통죄는 위헌”이라고 밝혔다. 강일원 재판관은 간통죄를 법적으로 규제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죄질이 다른 수많은 간통 행위를 반드시 징역형으로만 응징하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고 별도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정미·안창호 재판관은 “간통은 일부일처 혼인제도를 망가뜨리고 가족공동체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간통죄가 폐지되면 우리 사회 전반의 성도덕이 문란해질 수 있다”고 합헌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간통죄 처벌 규정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위헌 결정 정족수인 6명을 넘긴 형법 241조는 즉시 효력을 잃었다. 헌재법 47조 2항에 따라 이전 합헌 결정이 선고된 다음날인 2008년 10월 31일부터 간통 혐의로 기소되거나 형을 확정받은 3000여명은 재심 청구와 무죄 구형 등의 형식으로 구제받게 됐다. 앞서 헌재는 1990년 9월 “간통죄를 처벌하지 않으면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참고 용서하는 선량한 피해자는 보호하지 못하고 복수심이 많거나 재력이 있는 사람만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1993년에는 이전 결정을 그대로 인용했으며, 2001년 결정에서는 “간통죄에 부정적인 국민의 법의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8대1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2008년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하지만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4(합헌) 대 4(위헌) 대 1(헌법 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판례 재구성’은 이번주부터 격주 목요일로 옮겨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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