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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대학발전기금은 사회의 핵심 자본/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대학발전기금은 사회의 핵심 자본/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며칠 전 전시회 초청장을 한 장 받았다. 날마다 여러 곳에서 보내온 우편물이 워낙 많이 쌓이다 보니 대부분 열어 보지 않는다. 요즘처럼 업무에 바쁜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편지는 남달랐다.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이 보냈고, 그분의 소식이 한동안 뜸했던 터라 궁금증이 더했다. 재빨리 봉투를 뜯었다. 평생 대학교육에 헌신하고 정년을 맞은 지 2년이 지난 한양여대 이진성 전 학장이 정년 이후 공예작품을 만들어 개인전을 연다는 소식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전시회를 통해 마련한 판매액 전액을 봉직했던 대학에 발전기금으로 맡긴다는 내용이었다. “그분답게 멋진 일을 하셨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한 나라의 발전에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일까. 답은 교육이다. 교육의 중심에 대학이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대학을 만들려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답은 재원(財源)이다. 대학총장을 지낸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대학 총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첫째도 발전기금 조성, 둘째도 발전기금 조성이었다. 대학 입학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니, 대학의 재원을 학생에게 많이 의존하는 대학일수록 재정이 열악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발전기금은 대학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이 내는 돈만으로는 대학운영이 어렵고, 발전은 더욱 요원한 실정이다. 이러한 대학의 재무구조를 건전화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대학발전기금이다. 대학 구성원이나 동문의 기부나 외부인의 기증이 없다면, 교수들은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이 드는 연구를 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연구가 없는 대학을 상상해 보라. 그런 대학은 존재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가장 좋은 대학으로 흔히들 미국의 하버드대학을 꼽는다. 그 이유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으나 넉넉한 재원 확보가 가장 돋보인다. 하버드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학발전기금을 확보하고 있다. 2007년 통계를 보니 33조원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이 돈을 관리하는 부서의 직원 수가 250명에 이른다고 한다. 영국의 더 타임스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하버드대는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은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발전기금은 미국 명문대학의 1~2%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발전기금도 ‘부익부 빈익빈’이다. 지난해 전국 190개 사립대학의 기부금 모금액은 총 4850억원인데 이중 상위 5%에 해당하는 11개 대학이 절반 이상을 모금했다. 대학의 발전은 대학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와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루어진다. 필자는 그중에서 기업의 도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도요타 자동차·도쿄전력·후지필름 등 일본의 15개 대기업이 120억엔의 ‘도쿄대 신탁기금’을 만들어 도쿄대의 국외 유학생 장학금을 지원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기부한 250억엔의 기금 운용수익으로 매년 230명의 국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대학 기부금을 사회 환원이자 새로운 사업을 위한 투자로 여기는 기업 문화가 정착될 때,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에서 손꼽는 우수 대학이 탄생할 것이며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대학의 활동은 사회를 발전시킨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과 정보를 창출하여 사회에 이익과 번영을 가져다 준다. 따라서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낀다면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대학발전기금은 그 사회의 핵심 자본이다. 대학발전기금은 대학이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연구시설을 마련하여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커다란 힘을 준다. 대학이 좋은 재정 상태를 유지해야 교육의 참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 성공 향토기업 DNA 新 · 古 · 鄕

    지역에서 고용과 이윤을 창출해 이를 다시 지역으로 환원하는 향토기업이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발표한 ‘우수향토기업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성공한 향토기업의 DNA는 신(新·새 아이디어), 고(古·오랜 기간 지역사회와의 공존), 향(鄕·향토자원 발굴)이었다. 제주 서귀포시 화순리 주민들이 설립한 ‘번내 태양광발전주식회사’는 ‘신’에 해당한다. 주민들은 마을 공동 소유 땅이 도로 건설에 수용돼 받은 보상금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 태양광발전소를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해 5월부터 발전소를 본격 가동해 이를 한국전력에 팔아 2억 2400만원을 벌었다. 오랜 기간 지역사회와 공생한 기업으로는 1950년 설립 이래 2대째 가업승계로 이어오고 있는 대전의 최고(最古) 공작기계 제조전문기업인 ㈜남선기공을 꼽을 만하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고, 정년이 없는 평생고용을 실현해 가고 있다. 선조들이 사용해온 황토 온돌을 흙침대로 상품화한 부산의 ㈜흙은 향토자원을 잘 활용한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기술력과 상품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만 3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7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55~65세 살기 더 힘들다

    55~65세 살기 더 힘들다

    55~65세 준고령족의 퇴직자들이 방황하고 있다. 청년실업자가 양산되고, 노년층마저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세태이긴 하지만 한때 사회에서 ‘잘나갔던’ 이들이 느끼는 고민은 또 다르다. 평생 한 직장에서 우물을 파 해박한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무기지만 이를 활용할 곳이 없다. 정년퇴직을 한 이후의 어정쩡한 나이여서 일찌감치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 2모작을 시작한 동년배들만큼 사회의 변화를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자녀들의 결혼 등 뒤치다꺼리도 남아 있고, 그래서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을 돈 되는 곳에 투자하자니 왠지 불안하다. 그렇다고 활동을 접을 나이도 아니어서 이래저래 걱정이다. ●대부분 단순 노무직 월급도 적어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에서 만난 임병기(63)씨도 이런 케이스다. 임씨는 돋보기 안경을 이마에 걸친 채 이력서를 채우는 데 바빴다. 임씨는 20년 이상 베트남과 태국 등지에서 정보기술(IT) 분야의 컨설턴트 등으로 일했다. 지난해 10월 영구 귀국한 임씨는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박람회에 들렀는데 대부분 단순 노무직이어서 실망스럽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그나마 베트남어 실력을 살릴 수 있겠다.”며 서울시가 뽑는 ‘다문화 어린이집 보육·놀이교사’ 부문에 지원했다. 30여년간 세무공무원으로 지내다 지난해 퇴직한 이모(61)씨는 행사가 끝날 시간이 다 됐는데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씨는 “건물 경비나 택배 배달 같은 일은 많지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이 없어 지원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은 “부장이나 임원을 마치고 퇴사한 분들의 경우 그동안의 경험 등을 살릴 수 있는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예를 많이 본다.”면서 “고학력의 능력 있는 퇴직자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대학 등에서 퇴직한 준고령층들을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학력자 등 재활용 대책 긴요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55~65세는 우리 사회의 산업화를 일군 세대”라면서 “온갖 어려움을 억척스럽게 이겨내며 사회생활을 해 왔다는 자부심 때문에 은퇴 뒤에도 전문성을 인정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민간시장에서 젊은이들과 경쟁하게 하기보다는 외국어에 능통한 퇴직자에게 국제공항 가이드 자리를 마련해 주는 등 제3섹터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북대 설동훈 교수는 “인적자원 문제를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노동부 등이 상설 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반식 훈련’ 2주후 다이어트 효과 중국산 투시안경 사기 주의보 비뚤어진 자세, 질병 부른다 “김정운 16세때 사진 입수…가명 박운” 박지성 “2010년 나의 마지막 월드컵” 하반기 부동산시장 점검 5대 포인트
  • “국민·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 끊임없이 고민”

    “국민·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 끊임없이 고민”

    1955년 10월13일 대법원은 ‘축첩(蓄妾)’ 행위를 불법 무효로 규정했다. 1988년 12월에는 한국전기통신공사가 교환원의 정년을 낮춘 것이 ‘남녀차별금지규정’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나왔고, 2005년 7월에는 여성을 종중(가문)의 구성원으로 인정했다. 여성의 권리를 끌어올리는 데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판결들이다. ● 성전환자·부부강간 인정 판결 지난달 부산지법은 ‘성전환자(트랜스젠더)에 대한 강간죄 인정’과 ‘부부간 강간 인정’ 등 두 차례의 판결을 통해 여성과 성적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판결의 주인공은 부산지법 민사항소 2부 고종주(60·사법시험 22회) 부장판사. 2002년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전환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도 그였다. 올해로 101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6일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국민과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서 정당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 것은 어느 판사나 갖고 있는 당연한 마음가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처럼 ‘획기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을 묻자 “때가 됐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한다. 성전환자의 성별전환 인정을 포함한 세 사건 모두 어떤 요건을 선택해 어떤 시기에 인정하느냐의 문제였을 뿐이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그의 판결문은 인터넷상에서 많은 화제를 몰고 왔다. 지난해 2월 전군표 전 국세청장 사건을 맡았을 때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과 심리학 이론을 인용한 ‘인지부조화’라는 말을 사용했다. 지난달 판결 내린 성전환자 강간사건의 경우, 피고인에게 ‘오늘을 기점으로 삶의 태도와 방식을 바꿔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라고 신은 좋은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준 것이다.’라며 진심어린 훈계를 잊지 않았다. ● 화제의 판결문… 시집도 펴내 5년 전 시집 ‘우리 것이 아닌 사랑’을 발간하기도 한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감정을 가장 감동적으로 표현한 것이 시라고 생각한다.”면서 “판결을 내릴 때도 항상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애쓴다.”고 말했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 [문화마당] 세밑 종교지도자에 바란다/박양우 중앙대 교수

    [문화마당] 세밑 종교지도자에 바란다/박양우 중앙대 교수

    벌써 12월 하고도 나흘째를 맞는다.예년처럼 지난 1일 서울시청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점등식이 있었다.바야흐로 성탄절이 코앞에 다가왔다. 우리는 광복 이후 성장일변도의 물량주의 홍수 속에 살아 왔다.지금 세계적 불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떻든 우리는 세계 13위의 경제강국이 되었다.정말 신생국가치고 이만한 성장을 이룬 나라가 지구상에 얼마나 있을까.이 같은 성장은 종교계도 예외가 아니다.문화체육관광부의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전체 인구의 53.1%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가히 종교국가라고 할 만하다.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교회와 사찰이 즐비하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가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사회냐고 묻는다면 자신이 없다.자살과 청소년 범죄가 늘고,이혼율은 높아가며,도덕적 무감각이 더해 가고 있다.기부문화는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종교가 추구하는 이상이 현실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종교는 이른바 사회규범 중에서 법과 도덕보다 상위에 있는 인간 가치체계의 마루라 할 수 있다.그래서 종교는 때로 도덕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주문을 하기도 한다.자신을 버리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 같은 것 말이다.사실 종교가 본래의 역할을 어느 정도만 수행한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소망스러운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이것은 범부들에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그렇기에 외람된 일이지만 이 나라에 내실있는 종교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그 중에서도 대형 종교기관의 지도자들이 다음 몇 가지만이라도 몸소 본을 보여주면 어떨까. 먼저 교회나 사찰에서 정년퇴직한 후에는 시무해 오던 교회 등에서 모든 공적인 일을 실질적으로 떠나면 좋겠다.겉으로만 공식 직함을 내놓았지 실제로는 그 교회 등과 관련된 무슨 재단 이사장이니 뭐니 하는 감투를 쓴 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양은 세속의 중생이 보기에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하물며 신도들의 간청에 못 이기는 양하며 정년을 연장하는 촌스러운 행위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없었으면 좋겠다.그러나 해당 교회나 사찰을 떠나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에 나서서 봉사하는 것은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일이다. 다음으로 교역자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교회 등의 행정에 관여하거나 종교재단 주변에 포진하는 일은 순교하는 심정으로 끊어 주면 좋겠다.특히 대형 종교기관일수록 이런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데 지도자가 자신의 탐욕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어찌 일반 신도에게 욕심을 버리라고 설교할 수 있을까.그 강심장이 아찔하도록 두렵다.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 재산이 많은 경우 사회에 환원하는 모범을 보여 주면 더욱 좋겠다. 대통령이나 정치권과 밀착하거나 그 주변에서 배회하는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예수의 말대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는 모양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상위 개념이라 할 종교가 하수라 할 정치권의 이념에 따라 정치의 전위부대 노릇을 해서야 어떻게 사회에 참다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괜히 자칫 미움 받기 쉬운 종교 얘기를 하고 말았다.사회에 귀감이 되는 종교 지도자들과 이 시간에도 농어촌이나 오지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고하는 종교인들에게는 존경의 마음을 보내니 맘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위의 바람은 다른 사회 지도층에게도 그리고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인 나에게도 준엄하게 해당되는 것임을 알고 있다.어느 때보다 경제가 어려운 올 연말 성탄절은 단순히 공휴일 이상의 무엇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박양우 중앙대 교수
  • [기고] 지방 의정비 인상 다른 면도 봐야/유태철 서울 동작구의회 의원

    [기고] 지방 의정비 인상 다른 면도 봐야/유태철 서울 동작구의회 의원

    우리 지방자치가 1991년 6월 부활된 후 17년이 지났다. 기초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다가 지방자치 발전·정착을 위해 법을 개정,2006년 1월부터 유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방의원 유급제 도입 취지는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들을 의정에 많이 참여시켜 자치의회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토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06년 5월31일 실시된 지방선거는 종전의 소선거구제에서 2∼6개 동을 하나로 묶는 중선구제로 치러져 의원들의 관할지역과 업무량이 2∼3배 늘어났다. 지방의원의 경우 시의원은 부시장, 구의원은 부구청장에 해당하는 예우를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작 의정비는 7급 공무원의 연봉보다 낮은 3000만원 안팎이었다. 이는 유급제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 금년에 인상된 의정비가 과도하다는 비난이 많다. 하지만 의정비는 2006년 애초에 너무 낮게 책정됐다. 몇 퍼센트 인상을 따질 계제가 아닌 것이다. 의정비 심의위원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 유급제 취지에 맞게 현실화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앞당기려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안전부는 기초의원들의 사기 진작과 지방의회 활성화를 뒷전으로 돌리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의 비난을 의식해 의정비를 내리지 않는 지자체엔 교부금 등 재정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법으로 보장된 지자체의 자율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 원칙없는 애매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정해 기초의원들의 의정비에 과도한 칼날을 들이대고 있어 심히 유감이다. 지방의원들도 가정이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2006년 한국노총이 발표한 4인 가구 표준생계비는 연 5064만원이라고 한다. 표준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한 의정비를 받으면서 의정활동에만 전념토록 한다면, 어떤 유능한 전문 인재들이 보장된 직장과 사업을 버리고 지방의회에 진출하려 하겠는가. 이권개입 근절과 청렴성·정직성이 과연 보장될 수 있겠는가 염려된다. 행안부 기준대로라면 인구와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와 그렇지 못한 지자체 의원들 간에 의정비 차이가 많아 양극화의 병폐도 생길 것이다. 원칙없는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과도하게 의정비를 삭감하여 지방의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게 지방자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방공무원법과 지방자치법이 다른데도 근무일수와 시간을 지방의원의 회기일수와 근무시간으로 환산하여 공무원법을 적용시킨 점은 잘못된 것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된다. 퇴직금과 주5일 근무 외에, 비상근무시 특근수당과 시간외 수당 등 보상을 폭넓게 해준다. 그러나 지방의원은 정년없는 4년 기간의 한시적 ‘목숨’이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 조례제정권, 예산심의권, 행정기관의 감시·비판·견제기능 등 폭넓은 권한과 의무를 갖고 있다. 또한 지방의원들은 생활정치인이기 때문에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그 속에서 수많은 민원을 처리하고, 민의를 정책에 반영하는 등 주민들의 가려운 구석을 긁어 주어야 한다. 근무일수와 근무시간이 따로 없고 365일 공휴일도 없이 매일 24시간 긴장 속에서 시달리는 고된 직업이다. 이런 현실을 좀 알아주었으면 한다. 의정비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선거구제다. 현행 중선거구를 소선거구로 환원하고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 지방의원들이 지역특성에 맞게 소신껏 맞춤형 의정을 펼칠 수 있도록 하루속히 완전한 분권을 실행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초석인 지방자치가 건강하게 뿌리를 내려 활짝 꽃피울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유태철 서울 동작구의회 의원
  • [단독]한국 사회를 바꾼 ‘시대적 판결’ 12건

    [단독]한국 사회를 바꾼 ‘시대적 판결’ 12건

    1988년 12월27일 여성 노동자의 인권을 향상시킨 판결이 나왔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1981년 직원 정년을 43세에서 55세로 높이는 규정을 마련했다가 이후 일부 착오가 있었다며 여성이 대부분인 전화교환원의 정년을 43세로 다시 낮췄다. 대법원은 사실상 여성전용 직종인 교환원의 정년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다른 분야에 견줘 낮게 정한 것은 남녀차별금지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판결했다. 2005년 7월21일 관습법 하나가 깨졌다. 제사 등의 목적으로 이뤄진 종중(가문)은 성인 남자만 구성원으로 인정했으나 대법원은 여성에게도 그 지위를 인정했다.1999년 모 종중은 종중 소유 땅을 팔아 그 돈을 나눠주며 성별 및 나이에 따라 차등을 뒀다. 기혼 여성들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가 뒤늦게 며느리들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받게 됐다. 대법원은 양성 평등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2006년 6월22일 소외된 삶을 살아온 성전환자들에게 획기적인 판결이 나왔다. 여성으로 태어나 성전환 수술을 받은 A씨가 호적 성별란을 고쳐 달라고 정정신청을 내자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남녀 구별에 정신적·사회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성전환수술까지 받아 정신적·육체적으로 바뀐 성을 갖춘 경우에 호적정정을 허가해야 한다고 했다. 오는 26일 사법 60주년을 맞는 대법원이 ‘시대의 판결’을 뽑아 전시한다. 이날 기념식 등에 맞춰 문을 여는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내 법원 전시관을 통해서다. 법원도서관에서 우리사회에 큰 획을 그은 판결을 1차로 추렸고 전시관 태스크포스(TF)팀이 엄선을 거듭해 16일 현재 14건으로 압축했다. 이 가운데 12건이 최종 확정돼 전시관 내 ‘체험의 장’의 한 부분을 꾸미게 된다. 큰 액자 형식으로 만들어져 책장을 넘기듯 볼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예상 방문객이 대부분 학생 등인 점을 고려해 삶에 밀접하고 이해하기 쉬운 사례로 눈높이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성공한 쿠데타’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며 헌정질서 수호 의지를 드러낸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내란사건도 의미 깊은 판결로 뽑혔다. 공공기관의 수해방지 및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망원동 수해 손배 사건도 있다. 유명 백화점에서 여성의류의 실제 가격을 할인 가격으로 속여 판매한 것을 ‘사기’로 규정한 백화점 변칙세일 사기 사건도 목록에 올랐다. 변호인접견이 제한된 상태에서 나온 자백은 효력이 없다는 것을 명시한 걸개그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진술거부권을 알려주지 않은 채 확보한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신이십세기파 사건은 피의자 인권을 강조한 판결이다. 대법원은 적법한 압수수색 절차에 따르지 않고 얻은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김태환 제주지사 사무실 압수수색 사건, 범죄 예방 책임이 있는 수사기관이 검거 명목으로 범죄를 유발·권유하는 것은 불법행위임을 명시한 필로폰 함정수사 사건으로 관행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 밖에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학생 지도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것을 판시한 교사의 체벌 행위 유죄 인정 사건, 소리바다 저작권법 위반 사건, 인터넷 게시글 관련 명예훼손 사건, 운전면허증 부정사용행위 유죄 인정 사건 등이 의미 있는 판결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박근용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잘못이 있었던 판결도 보여주고 스스로 교훈을 삼는다면 사법 60주년이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복마전 지방공기업] (하) 경영혁신 성공 사례 및 대책

    [복마전 지방공기업] (하) 경영혁신 성공 사례 및 대책

    지방자치단체가 민선4기의 후반기를 지나면서 성년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산하 지방공기업 중 상당수는 여전히 방만한 경영 등으로 만성적자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주민복지 향상, 지역 개발 등에 차질을 부를 수 있다. 정부가 최근 319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선진화 방안을 내놓은 점도 이 같은 맥락이다. 경영합리화의 우수 사례로 평가되는 지방공기업 중 일부의 사례를 소개한다. ■대구의료원 성과급·팀제 도입 10년째 흑자 경영 대구의료원은 10년 전만 해도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만성 적자인 데다 가난한 사람들이나 가는 3류급 병원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대구의료원의 경영 혁신은 이동구 원장이 취임했던 1998년 시작됐다. 이때까지 대구의료원은 15년 연속 적자 상태였다. 개인 병원을 운영했던 그는 전국 지방공기업 공채 1호란 기록도 갖고 있다. 대구의료원은 우선 조직체계 정비에 나섰다. 모든 의사(23명)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뒤 계약직으로 바꾸고 진료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성과급제도를 도입했다. 또 팀제를 도입하고 직원 정년을 1년씩 낮췄고, 퇴직금 누진제도 폐지했다. 경영혁신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1998년 진료수입 130억원, 환자수 27만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각각 28%와 15% 증가했다.7억 4000만원 적자에서 78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환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 35만명을 돌파했고 진료 수입도 197억원을 기록했다. 이 흑자 기조는 10년째 유지되고 있다.‘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직원 반발은 거셌다. 변화에 못 견딘 일부 의사가 떠났고 노조도 딴죽을 걸 때가 많았다. 공공 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은 절대 소홀히 하지 않았다. 무료 방문진료를 확대해 연간 2만여명에게 혜택을 주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건강상담실도 운영하고 있다. 싼 비용의 검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양·한방 협진과 평생주치의제를 도입했다. 노사간 신뢰도 다시 구축해 2003년부터 6년 연속 임·단협 무교섭 타결을 했다. 지방공기업으로서는 최초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제를 끌어냈다.2007년 10월 지방의료원 운영 평가에서 최고점수를 얻는 등 17차례에 걸쳐 수상했다.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정부 지원금도 많이 받았다. 지난 7월8일 노인성 전문병동인 라파엘웰빙센터를 열었다. 병상은 1052개로 늘어 전국 34개 의료원 중 최다 병상을 갖췄다. 이 원장은 봉급 외에 업무추진비나 판공비를 한푼도 개인적으로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용 운전기사는 앰뷸런스를 몰도록 하고 엘리베이터도 안 탔다. 가장 좋아하는 골프·바둑·술·담배도 끊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광주시도시공사 전문 경영인 영입… 만성적자 탈출 광주시도시공사는 조직과 예산의 ‘슬림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 다른 지자체가 선망하는 공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슬림화라는 게 어느 조직이나 어렵지 않게 도입할 수 있어 전국 200여개 공기업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박광태 광주시장은 ‘정치적 몫’에 따라 낙하산식으로 임명되던 관행을 깨고 2005년 ‘전문 경영인’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그 이후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도시공사의 경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행정안전부가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에서 2005∼2007년 3년 연속 ‘최우수 공기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부실·적자사업을 정리하고, 이자비용 절감 등 획기적 경영개선과 사업의 다각화를 꾀했다. 도시공사는 1999년 창립 이후 단 한번의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누적 적자가 42억원에 달했던 차량견인 사업을 자치구에 환원했다. 주차장 7곳과 체육시설 2곳도 정리해 적자 요인을 제거했다. 사업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잉여 인력과 예산은 핵심사업에 집중 투자했다.‘돈이 되는’사업에만 손을 댔다. 또 지방 공기업 최초로 기업회계를 기준으로 한 예산운영에 나섰다. 금리 입찰을 통해 연간 이자비용을 31억원이나 절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대전도시철도공사 驛 민간위탁 운영… 年 50억 예산 절감 ‘전직 장군과 대령, 퇴직 총경(경찰관), 퇴직 은행지점장….’ 지난해 대전지하철 2단계 역장을 공개 모집할 때 지원자들의 출신별 면면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역 민간사업자 모집에 나서자 역장 자리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10명 모집에 107명이 몰려 10대1을 넘었다. 전직 장군과 여성 군간부도 떨어졌다. 대전지하철 1호선 역은 모두 22개이다.21개 역은 개인사업자가 맡았고 1개 역은 법인이 맡아 운영한다. 1호선은 2006년 3월 1단계에 이어 지난해 4월 2단계로 완전 개통됐다. 공사가 역을 민간 위탁한 것은 적자를 줄이고 시민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서다. 공사 관계자는 “해마다 5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친절봉사 등을 기준으로 한 한국표준협회 평가에서 2년연속 1위를 했고 고객만족도를 평가한 한국능률협회의 평점에서도 올해 1위를 차지했다. 공사 측은 매년 각 역에 위탁수수료를 지급해 역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직원수에 따라 매달 9명 1995만원,10명 2209만원,13명 2853만원이 지급되고 역장은 이 돈을 직원 월급과 운영비 등에 쓴다. 역장 월급은 300만∼400만원, 직원은 150만∼160만원에 이르고 있다. 역장이 직접 직원을 선발, 고용하고 있다. 역장의 계약기간은 2년. 역장들은 좋은 평가를 받아 재계약을 따내려고 애를 쓴다. 역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서예나 미술전시회 등을 연다. 대전지하철은 당초 하루 이용객이 6만 5000명밖에 안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7만 9000명이 이용할 정도로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공사는 광고를 유치하는 역장에게 보너스, 재계약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며 경영 마인드를 심어주고 있다. 대전지하철은 전자칩을 내장한 플라스틱 승차권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반영구적이다. 이 승차권에 광고를 한 대학이 제작, 공급했다.‘꿩 먹고 알 먹은’ 셈이다. 공사는 민간 위탁과 역장들의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27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던 적자폭을 223억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공사는 감사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지방 공기업 경영개선실태´ 감사결과에서 유일한 모범사례로 뽑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데스크시각] 공무원 정년연장 앞으로가 중요하다/김민수 공공정책부장

    초미의 관심을 끌어온 공무원 노사간 단체교섭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소식이다. 지루하고 팽팽한 ‘샅바싸움’이 점쳐졌지만 노사는 서로 양보를 통해 협상을 매듭지었다.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싱거울 정도다. 지난 4일 본교섭에 돌입한 지 불과 열흘 만의 성과다. 관가는 물론, 노동계에서도 적잖게 놀라는 모습이다. 11만여명의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이 주축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축으로 하는 정부 관계자들은 13일 만남에서 정년 단일화와 공무원 연금제도 개선, 성과상여금제 개선, 임금교섭 내년 상반기 실시, 학교 근무자 근무시간의 교원 동일화 등 5개 의제에 견해를 같이했다. 이들은 14일 문구 수정을 통해 최종 합의문을 작성한 뒤 조인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이 주목을 받은 것은 공직사회에서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노사간 단체협상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5개 의제 가운데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올 공무원 정년 단일화라는 ‘핵폭탄’이 포함돼 있었다. 현행 공무원 정년은 외환위기(IMF) 이후 공직사회 구조조정 과정에서 1998년 개정된 공무원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IMF 이전에 비해 정년이 1년 단축돼 5급 이상은 60세, 이하는 57세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은 기관장의 판단에 따라 최고 3년까지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삭제돼 직급에 따라 정년에 차이가 발생했다. 노조는 IMF 당시 내려갔던 정년을 원래대로 환원하는 것뿐이며, 인권위원회도 정년 차별 개선을 권고했고 고령화시대에 필요한 정책이라는 점을 강변해 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노조 주장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정년 연장에 따른 엄청난 재정지출과 공기업 및 민간 분야에 불어닥칠 파급효과 등을 거론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내심은 이른바 ‘철밥통’ 공무원 사회에 대한 국민적 정서가 가장 큰 부담이었다. 막판 합의문 조율 과정이 남아 있지만 정부는 ‘정년 문제는 노조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수준의 절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이어서 이번에 정년 단일화 가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이다. 이대로 협약이 체결된다면, 정부는 협약에 대한 이행 여부 등을 협약 만료일 3개월 전까지 노조에 통보해야 한다. 이번 교섭 효력이 1년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적어도 내년 말까지 정년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차기 정부가 공무원 정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정부가 제시하게 될 후속 대책의 수위에 따라 노사 화합의 단초가 될 수도 있고,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공무원 정년은 60세로 단일화되거나 58세 또는 59세, 심지어 57세로 맞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정년 단일화=하위직 정년 연장’이라는 등식으로 간주돼 하향 단일화는 사실 희박한 상황이다. 여기에 재계의 반발도 거셀 것이 틀림없다. 재계는 그동안 인위적으로 정년을 끌어 올려 법제화하면 젊은 인력 대신 고임금의 고령 근로자들의 고용이 크게 늘어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데다 시장 원리를 무시하는 것이어서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당장은 아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이제 노사는 모쪼록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기 바란다. 노조는 궁극적인 사용자인 국민 여론을 감안해 의견을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정부도 노조 의견 못지않게 국민 여론을 적극 수렴,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김민수 공공정책부장 kimms@seoul.co.kr
  • 박명재 행자부장관 “차기정부 조직 축소 바람직하다”

    박명재 행자부장관 “차기정부 조직 축소 바람직하다”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12일 “차기 정부에서 조직 축소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13일)을 맞아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선진국에 비해 공무원 수는 많다고 할 수 없지만, 조직 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참여정부 5년간 혁신이라는 소프트웨어 개혁에 중점을 뒀다면, 차기정부는 하드웨어 개혁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인사·예산 등을 다루는 각 부처 공통조직이 30%인 만큼 통·폐합은 공통조직을 줄일 수 있다.”면서 “실무를 책임질 차관 직위를 늘리면 통·폐합에 따른 문제도 일정부분 극복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취임 1년, 이후를 말한다 특히 박 장관은 정권 말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 업무 추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우선 무질서하게 난립돼 도시미관을 헤치는 옥외광고물에 대한 정비를 위해 새해 1월 ‘옥외광고진흥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월에는 지방세원 발굴과 지방세 비중 확대를 위해 ‘지방세연구원’도 신설할 예정이다. 예컨대 지자체의 내년도 예산 총액은 160조 8003억원이지만, 이 중 지방세·세외수입 등 자체 재원은 52.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중앙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중앙정부에서 보통교부세를 배분하지 않는 5개 광역시 소속 자치구들의 재정 상태가 가장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이제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소비세 도입 등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주한미군 공여지 및 주변지역 발전계획 등 지역개발 사업의 밑그림도 그렸다. 이 중 전국 주한미군 공여지·주변지역은 국토 면적의 12%, 인구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방대한 사업이다. 박 장관은 “여러 부처가 유사한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효율적인 조정체계가 필요하며, 행자부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공여지·주변지역에 대한 종합발전계획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1년, 이전을 말한다 박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국기에 대한 맹세문 변경 ▲새 국새 제작 ▲미등록 도서 지적측량 실시 ▲동사무소 명칭변경 및 통·폐합 ▲재산세 공동과세제 도입 ▲공무원 퇴출제 도입 ▲지역홍보센터 설립 ▲세계화장실창립총회 개최 등 굵직한 현안을 대과 없이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특히 정부혁신·전자정부·지방행정 분야에 대한 벤치마킹과 협력을 위해 30여개국과 교류했다. 박 장관이 1년간 이동한 거리만도 지구의 한바퀴 반인 6만㎞에 이른다. 박 장관은 “행자부의 정체성과 존립 근거를 세울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다만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연내에 확정하지 못한 점,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차질없는 추진 위한 세종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점 등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공무원노사간 첫 단체교섭도 조만간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년 단일화 문제에 대한 합리적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관 퇴임 이후 고민은 박 장관이 퇴임할 것에 대비, 정계·학계·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러브콜’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박 장관은 “사회로부터 받은 이익은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면서 “공무원으로서 봉사와 희생을 값진 경험으로 생각하며, 퇴임 이후의 진로도 이같은 신념을 바탕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그는 ‘공문서에 밑줄 하나 글자 한자라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며 일했던 사람 여기 잠들다.’라는 자신의 묘비명도 지어 몸에 지니고 다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 권욱현 서울대 교수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 권욱현 서울대 교수

    올해 과학의날 기념식에는 변대규 휴맥스 사장을 비롯한 벤처기업인들이 다수 얼굴을 드러냈다. 은사인 권욱현(64) 서울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학자라면 제자들이 주로 대학 교수지만, 권 교수는 좀 다르다. 석·박사 제자들 중 벤처기업 창업자가 12명이나 된다. 그만큼 이론에 더하여 실용을 강조한 교육과 연구를 했기 때문이다. 국제학회와 대학 등에 거액을 기부하여 화제가 되기도 해온 권 교수를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동화연구소에서 만났다. ●과학기술인상으로 받은 상금 사회환원 ▶정년을 1년 앞둔 연세에 최고 권위의 상을 받았는데, 너무 늦은 게 아닌지요. “상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10년 전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받은 것도 선배들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죠. 또 공학은 자연과학과 달리 응용분야입니다. 특정한 연구보다는 축적된 기술 속에서 업적이 나오니까 내 나이 때쯤 받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상식에서 상금 3억원을 부인께 수여하던데 바로 부인께 갔습니까. “그건 증서고 상금은 다음날 온라인으로 오던데요. 사실 아내는 별 감흥이 없었을 겁니다. 모든 상금은 전액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이 돼 있거든요.” 지방 출신인 권 교수는 대학입학 이후 집에서 돈을 받은 기억이 없다. 입학금부터 어느 독지가가 신문사에 내놓은 장학금으로 해결했고, 그후 미국 유학을 마칠 때까지 각종 장학금 덕을 보았다. 기부는 이때 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것이다. 사재도 털어넣는데 명예와 함께 덤으로 받는 상금은 당연히 전액 기부다. 젊었을 때 최초로 받은 상금 300만원부터 기부했으니 돈이 많아 기부를 시작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상금도 서울대에 전액 기부할 작정이다. ▶상금이 엄청난 과학상이 많이 생겼지만 과학기술자 위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사회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저는 공학이 뭔지도 모르고 선택했어요. 당시 분위기가 최고 인재는 공대를 가는 것으로 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IMF 이후 평생직업으로서 매력을 잃으면서 달라졌죠. 지금도 국가경쟁력은 과학기술에 달렸다고 말은 합니다. 사회적 합의가 그렇다면 우수인력이 많이 올 수 있어야지요. 그런데 지방 의대까지 다 채우고 난 뒤 나머지 인재가 이공계에 온다니, 이 모순을 극복 않곤 안 돼요.” 권 교수는 과학기술자들의 대우와 직업안정성 개선, 과학기술자들의 공직진출 확대, 학생선발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공과대는 개인 연구보다는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지요. “공학은 기초과학을 응용하여 인류에 유익한 것을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이것을 수행하는 것은 산업입니다. 따라서 공과대는 산업연관 기초교육을 해야지요. 그런데 공과대 학생들 90%가 장래 희망이 대학교수예요. 교수들도 산업계 경험자가 적고, 산업계 기여를 무시합니다. 사실 뭔가를 만든다는 것은 괴롭고 귀찮은 일이죠. 그러나 공학에서 공부는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에요. 저는 학생들이 절반 정도는 공부가 아니라 벤처사업가나, 연구원이 되도록 마인드를 바꾸는 데 주력했어요.” ●제자들 벤처기업 12곳… 年매출 1조원 권 교수는 특히 연구팀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팀워크 훈련을 많이 시켰다. 제자들이 만든 벤처기업 12개는 대부분 석·박사과정 연구팀장이 사장이 되고, 팀원이 합류한 형태다. 이들 회사의 연간매출 총액 합계가 1조원쯤 된다. ▶서울 공대가 미국 대학 10위권 수준이라는 자체평가가 있었는데 과연 그렇습니까. “평가기준이 중요하지요. 기업은 돈을 얼마나 벌었냐로 분명하게 평가가 나오지만, 대학은 논문수, 입학성적, 연구비 등 잣대가 다양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 수가 10위권인가, 우수한 외국 학생 유학이 10위권인가, 세계적인 특허가 10위권인가 하면 아니거든요. 솔직히 저는 못믿어요. 또한 국내 1위면 다른 곳 1위와 비교해야지 평균적으로 10위권 수준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고요.” ●인재키울 교육혁신 정부역할 막중 ▶그렇다면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 방안은 무엇이겠습니까. “원칙은 기업과 같습니다. 철저한 평가와 인센티브제 확대, 국제적인 활동을 통한 발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잘하는 사람은 격려해 주고 실적이 나쁘면 탈락시킬 수 있어야지요. 요즘 교수 평가가 까다로워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탈락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문제는 대학 지배구조입니다. 총장직선제로는 과감한 경영을 할 수가 없죠. 하루빨리 이를 폐지해야 합니다.” 한 곳에서 탈락하면 다른 곳에서 채용이 안 되는 사회구조도 문제다. 미국은 가령 MIT에서 탈락하더라도 우수한 교수는 다른 대학에서 채용이 된다. 권 교수는 “서울대와 KAIST가 시범적으로 30명의 교수를 탈락시켜 다른 곳으로 보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사석에서 있었다.”고 소개했다. ▶요즘 과학기술계는 10년후 뭘로 먹고 살아야 할지,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는 게 고민입니다. 로봇 등 자동화분야 전문가로서 아이디어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그건 우리나라 최고기업 CEO도 모르겠다더군요. 그럼 현재 먹고사는 기술을 10년 전에 알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해요. 그럼 길은 무엇인가, 우수한 인력을 키우는 거라는 거지요. 우수인재는 적응을 잘하며, 적어도 5년은 내다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교육혁신 등 정부역할이 막중합니다. 그리고 연구지원은 무조건 신규 분야만 찾기보다는 기존 분야 중에서 발전 아이디어 찾기를 병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 주도보다는 기업 수요가 중요하고요.” ▶정운찬 총장시절 교수평의원회 의장으로서 통합논술고사 문제로 정부와 맞서기도 했지요. “사회를 리드하는 것은 평균적인 인재가 아니라 최고 우수한 인재입니다. 정 전 총장과 내 생각이 같은데, 수능시험은 과외로 점수 올릴 수 있지만 과학올림피아드는 과외받는다고 아무나 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본고사 도입하면 사교육 극심해지리라는 논리는 수긍이 안 되고, 또 그렇다 하더라도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권 교수는 내년 2월이면 은퇴하지만 지금까지 주력해 온 공학연구와 국제활동 등 계획이 많다. 특히 15년 전부터 개발해 온 과학기술소프트웨어 ‘셈툴’을 완성하여, 비 영어권국가 범용 소프트웨어는 국제무대서 성공할 수 없다는 통념을 바꾸겠다고 했다. 천진한 표정이 영낙없는 청년이었다. ■ 그는 누구 1943년 경북 포항 출생. 경기고 서울공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1977년 서울공대 교수로 부임, 이듬해 계측제어과를 창설했다. 로봇 기술 등에 쓰이는 자동제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05년부터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 직을 맡고 있다. 최적화 문제에서 ‘이동구간제어’ 개념을 최초로 창안하여 특성을 규명하였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술한 영문교과서도 갖고 있다. 실용적인 공학교육을 강조하여 벤처기업인들을 많이 육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기업 수가 12개나 된다. 개도국 공학자 학술활동지원비로 IFAC에 5억원, 서울대 발전기금 3억원 등 활발한 기부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을 거쳐 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 직도 맡고 있다. 제42회 대한민국 학술원상, 제1회 매경 신지식인상, 미국 브라운대학 최우수 동문상 등을 수상했다. ysh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사설] 삼성장학재단서 드러난 교육부 몰염치

    교육부가 지난해 출범한 삼성장학재단을 퇴직자들의 ‘낙하산’장소로 활용했다 해서 논란이다. 재단 관리를 맡은 교육부는 사무국 직원 11명중 9명을 명퇴자 등 교육부 출신으로 채웠다. 또 이들에게 공무원 때보다 높은 연봉과 정년 연장 등의 인센티브까지 주기로 했다고 한다. 제대로 된 관리·운영보다는 퇴직자의 놀이터감 정도로 인식한 교육부의 도덕 불감증이 한심하고 개탄스럽다. 삼성장학재단은 삼성이 사회에 환원한 8000억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가을 탄생했다. 이 기금은 출연때부터 어떤 용도로 활용하고 또 누가 관리할지, 국민적인 관심사였다. 논란 끝에 장학재단을 만들어 정부부처가 관리키로 했다. 공익성을 최대한 살리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재단이 반듯하게 굴러갈 수 있도록 재단운영 전반이나 사무국 구성 등에 최선을 다하는 게 상식이고 도리다. 산하기관 하나 생겼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장학재단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교육기회와 질 높은 교육 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재단 운영의 인건비는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재단이사회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들 11명 가운데 5명은 물러났다고 한다. 또 나머지도 임금을 삭감키로 했다고 한다. 여기서 덮을 일이 아니다. 재단을 퇴직자들의 뒷자리 챙기기 장소로 활용하려 했던 교육부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재단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상근 인력을 최소화할 방법 등에 대해서도 보다 진지한 고민을 하길 당부한다.
  • [내 인생의 등대] 하종현 서울시립미술관장

    [내 인생의 등대] 하종현 서울시립미술관장

    “몇 년 전 대학에서 정년퇴임을 하며 새로운 인생 지침을 만들었습니다. 그 이전의 삶은 받기만 했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 지침에 따라 하나 둘씩 사회에 돌려주고 있습니다.” 하종현(70)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지난 2001년 홍익대에서 30여년간의 교수생활을 마치면서 ‘사회 환원’이라는 새로운 인생 목표를 설정했다. 그의 ‘환원 실천’은 퇴직금으로 받은 2억 3000만원 전액을 기증해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위한 지원비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는 이어 2003년 1월 처음 개방직으로 바뀐 서울시립미술관장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외계층이나 일반 시민들에게 더 많은 것을 돌려주기 시작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공적 기능과 사회환원에 관한 자신의 신념을 결부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술관에 부임하면서 장기 계획을 세웠습니다. 첫해는 미술관 조직을 정비했고 두번째 해는 미술관 알리기, 세번째 해는 미술관이 사회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샤갈전(展)’ 등을 통해 미술관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올해부터는 사회환원을 실천할 때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서울시립미술관의 공적 기능과 자신의 사회 환원에 대한 신념을 접목해 소외계층에 대한 프로그램을 크게 확대했다. 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각 장애아를 위한 미술 프로그램이나,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장애아동 미술교육 강좌’도 모두 하 관장의 아이디어다. “환원이라는 의미를 늘그막에 깨달아 부끄럽지만,‘사회환원’을 남은 인생의 소중한 목표로 삼고 더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환원’은 나이든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젊은 사람들도 결국 나중에 사회에 뭔가를 돌려주기 위해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 하니까요.” 하 관장은 평생을 미술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장,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년 퇴임 전까지 개인전을 20여차례 개최하고 단체전에 10여차례 참가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화려한 이력이 말해주듯 폭넓은 대외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하 관장의 화려했던 경력보다도 사회환원을 목표로 한 제2의 삶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인간시대] 강준식씨의 남다른 국기 사랑

    [인간시대] 강준식씨의 남다른 국기 사랑

    “대한민국의 상징인 국기가 엉망으로 관리되는 현실을 접하다 보니 일종의 사명감까지 생기더군요.” 강준식(57·서울 관악구 봉천7동)씨는 동생 준길(47·대구시 동구 불로동)씨와 손을 맞잡고 태극기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형제는 3·1절 기념식이 열린 1일에도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을 찾아 ‘태극기 동산’에서 열린 행사장에 태극기 50개를 경품으로 내놓았다. 형 준식씨는 현재 태극기선양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태극기 보급’에 앞장선 것은 형인 준식씨의 태극기 사랑이 남다른 데서 비롯됐다. 서울 서초구청에서 행정차량을 운전하는 기능직으로 일하던 준식씨는 1989∼1992년 방배2동에 근무할 때 태극기와 ‘악연?’을 맺었다. 각종 행사 때 길거리에 태극기를 내걸고, 또 태극기를 거둬오는 일을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고민이 생겼다. 줄지어 나부껴야 할 태극기가 지나가는 차량이 일으키는 바람에 꼬여 볼품이 없었다. 당시 내무부 등 상급기관으로부터 긴급지시가 ‘전통’으로 내려와 게양대에 말린 태극기를 풀기 위해 공휴일에도 출근하는 고역이 되풀이 됐다. 강씨의 머릿 속에는 항상 이 문제가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 강씨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때 태극기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귀중한 물건인가를 새삼 깨닫고 본격적으로 문제해결에 뛰어들었다. 어떠한 바람에도 감기기 않는 태극기 개발이 그의 인생 목표가 됐다. 기울기가 45도 정도로 고정돼 있는 게양대의 경우 태극기가 감기면 쉽게 펴지지 않는다는 데 착안, 태극기를 묶는 깃대를 360도 회전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위해서는 알루미늄 게양대의 무게가 태극기 무게와 비슷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그래야만 게양대가 회전을 하기 때문이다. 그는 가벼우면서도 꺾이지 않는 깃대 재질을 찾아 시내 기계상들을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강씨는 알루미늄 제품 가운데는 요건을 갖춘 게 없어 주머니를 털어 깃대를 특별 주문했다.600여만원이나 들었다. 관청용인 무게 90g짜리 태극기 7호(90㎝×135㎝)를 기준으로 해 기존 알루미늄 깃대는 태극기 무게의 4배인 380g 정도나 된다. 깃대의 두께가 2㎜인 알루미늄 봉(棒)을 열처리해 0.5㎜짜리로 압축, 자신이 원하던 깃대를 만들었다. 이후 출근길에도 태극기를 들고 나오는 등 강씨의 열의가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서초구에서도 시간을 할애해 주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휘감기지 않는 태극기를 특허청에 실용신안등록을 출원, 지난해 4월에는 기술평가까지 마쳐 독점 제작권을 따냈다. 올해부터는 낚싯대 재질의 깃대를 이용, 강한 바람이나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거나 휘지 않는 업그레이드된 깃대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올 1월 공직에서 정년퇴임한 준식씨는 태극기 제작을 위해 자신이 사는 연립주택 안에 7평짜리 작업실을 만들었다. 필요한 물량만큼 만들어 시내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100여개씩 기증하거나 요식업을 하는 동생 준길씨에게 보내는 등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홍보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 안 되는 일반주문을 통해 판매하는 수익금으로 충당한다. 가격은 7호 1만원, 가정용인 8호(60㎝×90㎝) 1만 5000원이다. “다행히 관청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최근 가로변에 내건 태극기 가운데 70%가 휘감기지 않는 것으로 교체됐다.”고 두 형제는 활짝 웃었다. 형 준식씨는 “사회환원 차원의 일이기 때문에 공무원으로 있는 아내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라면서도 “태극기선양회에서 7명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도와주는 덕분에 힘들지 않다.”고 고마워했다. 자신은 또 회원이 12만명이나 되는 ‘사색의 향기’ 동료들로부터 인식만이라도 달리하자는 홍보를 할 수 있고, 동생도 대구시 족구연합회장으로 있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관청용은 특허 덕분에 조달청을 통해 공급할 수 있어 걱정이 덜하다. 다만 준식씨는 아직도 일반 가정의 태극기 게양률이 3%에 그치고 있어 자신에게 할 일이 많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연락처 (02)889-0465 또는 011-211-9781, 대구 (053)981-3154 또는 011-9595-0025.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령직원 임금조정·업무 재배치 은행권 ‘변형근로’ 바람

    수출입은행은 내년부터 만 55세가 되는 직원들을 중소기업에 컨설턴트로 파견하거나 행내 연수원 교수로 일하게 할 방침이다.만 56세에 ‘역’(役) 직위를 받아 업무일선에서 물러나는 현재 관행에 비춰보면 1년 정도 이른 ‘은퇴준비’다.부서장급 보직에 조금이라도 젊은 사람을 앉히고 인건비 지출도 줄여보겠다는 게 기본 목적이지만,해당 직원들도 자기가 평생 닦은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게 은행의 설명이다.은행 고위 관계자는 “56세부터 58세(정년)까지 2년동안 자리만 지키고 있는 고참직원들이 기업체 등에서 일하게 되면 퇴직후 인생설계에도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기업체쪽에서는 무료로 수출금융 전문가를 고용하는 효과가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50세 이상 고참 직원들의 업무 재배치와 임금조정 등을 담은 새로운 고용제도가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조조정이 절실하지만 그렇다고 ‘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인식이 새로운 고용제도 도입의 출발점이다. ●정년앞두고 계약직으로 국민은행은 최근 구조조정의 해법을 ‘대규모 명예퇴직’에서 ‘임금피크제’로 돌렸다.노동조합의 반발과 함께 직원들의 바람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고 은행측은 설명했다.국민은행은 명퇴 규모를 최소화해 내년 초 100여명에 대해서만 실시키로 하고 현재 노조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이를 통해 일정 연령 이상의 고참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저녁 늦게까지 은행창구에서 대출상담 등을 하는 ‘야간은행’과 토·일요일 주말에도 문을 여는 ‘주말은행’에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은행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유지창 총재는 “만 58세 정년을 유지하되 만 55세 이상 직원은 계약직으로 전환,업무추진역 등 후선에 배치하고 임금을 일정비율씩 매년 줄여나가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외환은행은 2000년부터 정년 3∼5년 전의 직원을 조사역·전담역으로 전환,이전 봉급의 35∼70%를 지급해 온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1∼2급 지점장급을 대상으로 60명씩 6개월 연수를 시키는 방식으로 인사적체를 해소했다. ●금융기관이 ‘토양’,노조는 반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다른 산업부문에 비해 임금피크제 등의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업무 및 조직의 성격이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이다.노동연구원 김정한 박사는 “금융권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으로 고령화지수가 낮아 임금피크제 등의 대상자가 적은 편”이라면서 “특히 채권추심 등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업무가 많다는 것도 금융권이 제조업 등 다른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도입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계의 임금이 제조업 등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임금이 순차적으로 깎이더라도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경영진들은 경영합리화 목적 외에 노령화 추세에 대비,정년까지 안정적인 고용기반을 확보해 주려는 목적도 크다고 입을 모은다.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은행원이 은행을 떠나서 제대로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50세가 넘은 고참직원들이 스스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그러나노동계는 대체로 반발하고 있다.우리은행의 경우,올해 임단협에서 임금피크제를 주요 안건으로 다뤘으나 노사간 입장차가 너무 커서 협상을 내년으로 미뤘다. 경영진측은 정년 58세를 유지하되 50세쯤부터 임금을 서서히 깎아나가자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정년을 58세에서 63세로 연장하고 58세 이후부터 임금 삭감을 적용하자고 맞서며 제도 도입을 거부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외교부 개인계급 폐지 ‘외무관’으로

    내년 7월부터 외교통상부 외무관들의 개인별 계급 체제가 완전 폐지되고 철저하게 보직에 따른 인사가 이뤄진다.이는 사무관-서기관-부이사관-이사관 등으로 나누었던 기존 계급제뿐 아니라 외교부가 중간단계로 도입했던 14단계로 나뉘어진 개인별 등급제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을 의미한다.외교부의 이같은 개혁 추진은 정부내 다른 부처의 인사제도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9일 “최근 정부 인사혁신위에서 개인별 계급제를 완전폐지,외무관으로 통일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다.”고 말하고 “직무 등급에 따른 인사기준의 세부사항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어중간한 직위공모제 부작용 정부는 2001년 정부 인사개혁 시범케이스로 직위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 이른바 ‘직위공모제’(Job Posting)를 외교통상부부터 실시했다.그러나 지난 2년간 개인별 계급 및 지위별 등급제도 살려두는 어중간한 형태로 운영함으로써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 현재 외무관들의 계급은 정무직인 장·차관을 제외하고 1등급에서 14등급으로 나뉘어있다.즉 계급이 10등급인 외무관이 9등급으로 매겨진 자리로 발령날 경우,오히려 월급을 적게 받게 되는 점을 감안해 자리의 등급을 상향조정하는 등 파행운용해온 게 사실이다.따라서 고위직급 보직만 늘어나게 되고 직급이 낮은 사람들의 진출은 막히는 등 부작용이 생겨 계급제로 환원하느냐,계급제의 완전폐지로 가느냐를 두고 고민해 왔다.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12∼14등급(대사급) 고위직의 경우 행자부 규정으로 13등급 5명 등으로 한정됐는데도 현원은 13명에 이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계급제의 완전 폐지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내부 다면평가제와 함께 외교부가 정부 인사개혁의 출발점이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직위별 공모제한기준 마련 외교부는 직위 공모시 제1기준이 되었던 계급제가 폐지됨에 따라 개인별 커리어 등 공모제한 기준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직 등급의 경우 자리의 중요도를 결정하는 국제 정세 및 외교안보 현황 등을 감안,3년마다 등급을 조정하기로 했다.이와 관련한 직원들의 평가도 각양각색이다. 외교부의 한 직원은 “그동안 좋은 자리가 나지 않거나, 자신의 계급보다 낮은 자리에 가지 않으려 버티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젠 보직 없으면 바로 대명(待命) 퇴직길에 들어서는 것이 되기 때문에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반 외무공무원의 경우 60세,20여개 특1·2급 공관장의 경우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었으나,65세 정년 자리의 ‘최소화’ 방침을 굳혔다.사실상 ‘60세 정년’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40년 회고전 여는 화가 김형대

    화가 김형대(67)는 6·25세대,즉 현대미술 제1세대의 막내다.1960∼61년 당시로서는 가장 전위적인 작가그룹인 ‘벽’동인전에 참가하면서 전위미술의 선봉에 선 인물.지난해 이화여대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평생 추상회화의 길을 걸어온 그가 40여년 화업을 정리하는 첫 회고전을 마련한다. 7일부터 새달 9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는 1960년대 미공개작 20여점을 포함,모두 70여점을 선보인다.특히 1961년 국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상(특선)을 받은 ‘환원B’는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현대미술사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추상화로서는 처음 국전 특선의 영예를 안음으로써 국전이 추상화에도 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회고전인 만큼 작가가 보여온 시대별 화풍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1950∼60년대 중반은 앵포르멜(비정형예술)시기.회오리처럼 유동적인 선과 면이 간결하면서도 강인하게 느껴지는 앵포르멜 추상작업 ‘생성시대’연작으로 출발했다.60년대 중반 이후에는 앵포르멜의 열기가 사라져가는 시대적 경향을 반영,작품세계는 격렬하고 표현적인 추상에서 보다 내면화한 심상추상으로 내달았다.‘심상(心象)’시리즈를 내놓으며 마치 물줄기와도 같은 유동적이고 율동적인 흐름이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다. 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는 ‘후광(後光)’시기로 요약된다.표면에 드러난 율동성은 화면 뒤로 잦아들었다.대신 보이지 않는 심연의 세계에서 우러나오는 단색조의 빛,곧 후광을 추구했다.한층 투명해진 빛과 색,그리고 잔광의 유희가 무르익은 추상의 면모를 보여주며 오늘에 이른 것이다.최근 들어서는 어두운 색을 바탕에 깐 뒤 하얀 색 등 밝은 색채로 그 위를 겹겹이 덧씌워 평면화이면서도 입체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의 작품은 장르상 서양화이지만 한국적 조형과 색채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회화에서 ‘참된 한국성’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해 온 덕이다.그는 이를 “한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은은한 효과”라는 말로 표현한다. 화단의 주류에서 다소 비켜선 채 캔버스와 나이프,붓의 변화무쌍한 세계에 몰입해온그는 회고전을 맞아 자신이 견지해온 예술가로서의 삶의 자세에 관해서도 한자락 들려준다. 화단의 한 축을 이루는 서울대 미대를 나왔고 교수를 지냈지만 그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국외자적인 삶’을 살았다.학연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이른바 ‘왕초·똘마니론’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서 자라,여의도 63빌딩 인근 샛강의 이미지가 지금도 화폭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요즘 작가들이 작품을 남길 생각은 하지 않고 경력 남길 생각만 한다.”고 질타한다.아울러 “샛강은 주류가 아니다.내가 살았던 문래동도 그렇다.아웃사이더로 살아온 내 삶도 이와 같다.”고 자부한다.한국화단의 편가르기는 ‘학연망국론’의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선택2002/대선후보 정책검증-교육분야

    대한매일은 본지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 및 대선조사분석위원들과 함께주요 대선후보들의 정책을 검증하고 있습니다.이번에는 교육분야 정책공약을 질문서 작성부터 답변서 분석에 이르기까지 이들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분석했습니다. ★사교육비 대책 사교육비가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데 주요 후보들의 생각은 같다.공교육을정상화함으로써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차이가 적지 않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대학 입시의 자율화를 통한 해결방법을 제시했다.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역할을 재정립,장·단기적으로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를 약속했다.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학벌에 따른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사교육비 정책을 최우선 교육정책으로 삼았다.이를 위해 대학입시를 자율화하고 학생선발권을 다양화·특성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만 5세유아교육을 무상 공교육으로 전환하고,영어 교육은 공교육이 맡는다는 것이다.초등학교의 경우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고 듣기 실습시설을 대폭 확충할방침이다. 중·고교에는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을 개설,사교육의 수요를 흡수하겠다고약속했다.특히 교육 채권이라 할 수 있는 ‘교육 바우처제’를 도입,서민층에 사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다.더불어 사교육비 부담의 원인 중 하나인 대학 입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권역별 초일류 대학 육성 정책’을추진,대학교육을 상향 평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노 후보의 사교육비 대책은 교육 분야를 넘어 서민정책과 맞물려 있다.학부모의 부담 차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때문에 사교육을 무조건 없애기보다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역할을 재정립,공교육을 내실화하되 공교육에서 담당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사교육 시장에 맡기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대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장·단기적 제도를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우선 과감한 예산지원을 통해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고 이를토대로 ▲교과목과 교과분량의 축소 ▲예·체능 과목의 평가체계 개선▲교과서 발행제 개선 ▲교육방송과 인터넷 학습네트워크 활용 ▲학부모 보조교사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 후보는 학벌·학력의 차별을 없애는 것만이 공교육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본다.이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현행 중학교까지만 실시하고 있는 의무교육을 고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누구나 원하면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하며,이 또한 장기적으로 무상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전문가 분석 대통령후보들이 앞다퉈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이회창 후보의 초등학교 영어교육 개선,방과후 학습프로그램 강화 등의 공약은사교육비 축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노무현 후보의 특기·적성교육 강화를위한 교육여건 마련,참고서가 필요 없는 충실한 교과서 편찬 등도 사교육비절감 공약으로 의미가 있다.권영길 후보의 유아교육부터 중등교육까지 무상교육화 및 고등교육의 장기적 무상화 추진은 현실 여건상 가능성은 낮지만획기적인 공약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같은 사교육비 축소 공약들은 대부분 엄청난 교육예산을 투입해야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이다.공교육비 투자규모가 약 30조원이라면 국민 전체가 쓰고 있는 사교육비 역시 약 30조원에 이르고 있어 교육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공교육을 내실화해 사교육비를 축소하겠다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공약 실천을 위해 얼마나 필요한 교육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것인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교원정책.사립학교법 교원 정년 연장안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당,민주노동당간 의견은 명확히 갈렸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정년 단축의 졸속 추진으로 교사 수급 부족 및 사기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65세로의 환원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나아가 “교원 정년과 관계없이 능력있고 명망있는 교사들이 교직에서 계속 봉사할 수 있도록 ‘명예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지난 99년 집권여당으로서 교원정년을 3년 단축했던 민주당 노무현후보는 “사대생의 발령 적체,퇴직한 교원의 복직으로 인한 혼란,일반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등이 우려된다.”며 ‘현행 유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최근문제시되고 있는 교원 수급 불안에 대해선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도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노 후보와 의견을 같이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선 후보들은 모두 ‘사학에 자율성을 보장하되,운영의 투명성·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큰 틀에서는 시각을 같았다. 이회창 후보는 “건전 사학의 자율성을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 사학 운영의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회계부정 ▲교수·교사 임용 비리 ▲입시부정 등에 대한 단호한 척결을 강조했다.다만,제도를 학교 특성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후보는 ▲사학의 경영과 학사 분리 ▲사학비리 당사자에 대한 책임강화와 복귀 제한 ▲학교 운영에 대한 구성원 참여와 감사기능 강화 ▲교직원의 신분 보장 등의 방향으로 ‘사립학교법’을 개정할 것을 제시했다. 권영길 후보도 “사학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공공성에 관한 규정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현행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임원 취임에 대한 승인·취소 요건의 확대 ▲비리당사자가학교·법인 운영에 다시 참여할 경우 제한규정 강화 등을 제시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전문가분석 교원 정년 단축은 고령교사를 무능교사로 몰아붙이며,고령교사 1명으로 신규교사 3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경제논리와 교원을 교육개혁의 주체가 아닌대상으로 삼아 단행한 조치였다. 후보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나 정년문제는 교원들의 자존심 회복과 흔들리는 교직사회를 다시 세우기 위한 차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그러나 정년문제가 교원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초등교사의 수급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며,양성·자격·임용·연수·보수·평정 및 근무조건 등도 숱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사기 진작책이 종합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것은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모든 후보가 사학정책과 관련,사학을 지원·육성하는 동시에 책무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은 매우 타당한 방향이다. ★고교평준화.서울대 개혁 고교평준화 폐지론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평준화 기조를 유지하되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입장이다.반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평준화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후보는 “평준화의 기본틀은 유지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평준화 고교의 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모든 고교의 질을 향상시켜 학교간 격차를 완화함으로써 학력의 실질적인 상향 평준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이 후보는 또 “획일적 평준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립능력이 있는 사립고에 학생선발권을 허용하는등 사학의 자율성을 키워야 한다.”면서 “현행 자립형 사립고의 설립조건을 완화하고 문호를 넓혀 서민층 자녀도 일정비율 입학할 수 있도록 장학금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평준화 기조는 유지하되 공립학교 설립을 확대하고 지역·학교간 교육여건의 평준화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자율학교는 농어촌 실업계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특성화고교·특목고 확대 등 학교형태의 다양화를 적극추진,학생들의 선택의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평준화를 더욱 확대해 전면화·전국화해야 한다.”면서 “현재 전국 60%에 머물러 있는 평준화 지역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폐지론 등 개혁문제에 대해선 이 후보는 “서울대는 폐지의 대상이아니라 오히려 같은 수준의 대학을 여러 개 만들어 대학교육 수준을 높여야한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초일류 대학을 전국 곳곳에 만들면 입시경쟁이 완화되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서울대 개혁안은 공론화를 거쳐야 할 뿐 아니라 민영화 등은엄청난 특혜로 이어질 수 있는 등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없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대학서열화를 폐지하기 위해전국 국공립대를 하나로 통합,‘국립대학 ○○캠퍼스’로 만들고,전국적으로 정원을 관리하고 교수간 교류를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전문가 분석 ‘고교평준화 제도를 유지 혹은 폐지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단순히 여론조사나 대통령후보 개인의 임의적 판단과 성향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된다. 학교가 원래의 본질적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학교는 학생 개인의 서로 다른 능력·적성·장래희망 등을 파악하여,이를 개발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오늘날 우리의 학교는 지적인 능력과 장래희망 등이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한 교실에 몰아넣고 가르치다보니,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교평준화 제도를 개혁하여 다양한 형태의 학교들이 자율성을 가지고,다양한 학생들의 능력과 자질을 최대한 개발시켜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을 의미한다. 대학개혁의 초점은 대학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에 맞춰져야만한다. ★이공계육성 이공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과 관련, 한나라당은 예산투자를 대폭 늘리는 공약을 내건 반면 민주당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기초과학교육 내실화에초점을 뒀다.병역특례제도 확대와 이공계 장학금 확충에 대해선 양당 후보가 의견을 같이했다. 이회창 후보는 “한국호(號)의 재도약을 위해 과학기술로 무장된 강력한 엔진을 달 것”이라며 과학기술 연구개발분야에 GDP 대비 3% 예산을 투자하고,미국 아라곤연구소 같은 국가과학기술연구기관의 설립을 약속했다.또 ▲대통령 장학생 도입 ▲청년과학기술자상 설립 ▲병역특례제도 확대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도 제시했다. 노무현 후보는 초·중등 과학교육 내실화와 과학영재 교육체제 구축 등 주로 교육분야에서 해결방안을 찾았다.노 후보 역시 “장학금 확충과 병역특례제도 확대를 통해 이공계 학생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면서 “실용적학문만이 선호되는 현실에서 기초학문과 인문과학이 국가지원으로 튼튼히 이뤄져야 한다.”고 학술진흥재단의 재정지원을 대폭 늘릴 것도 약속했다. 권영길 후보는 “근본적으로는 과학기술계가 국민들의 지지와 이해,그리고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며 연구개발투자에 앞서 시민·노동·사회단체 대표로 구성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설립을 주장했다. 고급두뇌의 해외유출을 막고 국내 학자를 육성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서는각당마다 입장차가 뚜렷했다. 이회창 후보는 인력의 국제이동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전제,“역발상 측면에서 우리도 외국의 고급두뇌인력을 유치할 수 있게 해외인력 유치관련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시장원리에 따른 인력공급정책을 역설했다.나아가 연공서열제 봉급시스템의 탈피와 핵심인력의 처우 개선도 공약했다. 노무현 후보는 유학생들을 붙잡을 수 있도록 대학교육의 질 향상에 역점을두고 ▲대학·대학원에 GDP 2% 투자 ▲특성화대학 집중지원 ▲대학교육의 질 인증프로그램 도입 등을 제시했다. 권영길 후보는 ▲국·공립대 통폐합을 통한 상향평준화 ▲계약직 대학교원의 정규직화 등 대학의 교육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오석영기자 palbati@ ※전문가 분석 이공계 육성 및 우수두뇌 유출 방지를 위해 내놓은 후보들의 공약은 서로상이한 점들이 많지만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회창 후보의 예산지원안은 확충된 예산이 꼭 필요한 이공계 인력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내놓은 병역특례·장학금 확대도 제대로 활용되지않는다면 생색내기 처방에 불과하다.노 후보의 영재교육 강화는 평준화와 형평성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당장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정책만 나열한 느낌이다.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육·과학기술·노동부 등의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통합적인 계획을 수립,실천하는 일이다. 두뇌유출 방지책으로 이 후보는 해외인력 유치를,노 후보는 대학교육의 질향상을 내세우고 있다.현 상황에서 둘 다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유학생들을 관리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또 해외인력을 유치했을 때 애로사항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국내 대학원의 질적 관리체제강화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 “대선후보 교육공약 평가”이군현 교총회장 연임

    “각 대선 후보들의 교육 공약이 어느 정도 타당하고,실효성이 있는지 조목조목 비교 평가해 교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1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주최의 ‘학교살리기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이군현(李君賢·50·한국과학기술원 교수) 현 회장이 3년임기의 제31대 교총 회장으로 연임됐다. 지난해 5월 보궐선거로 뽑힌 이 회장은 1년6개월의 재임기간 동안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정책 추진성과를 인정받아 이날 전국 교원대표 1만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투표 추대형식으로 차기 회장에 재선출됐다.행사에는 이회창·노무현·정몽준씨 등 대선후보 3인이 참가해 10분씩 교육정책 연설회를 가졌다. 그동안 교원단체의 정치활동 허용을 꾸준히 요구해온 교총은 지난달부터 이달초까지 이들 대선 후보 3명을 연달아 초청해 정책토론회를 연데 이어 오는 25일에는 교육행정학회와 공동으로‘대선후보 교육공약 평가자료집'을 내 일선 교사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만신창이가 된 공교육을 살리고,교원이 개혁의 주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이회장은 우선 교원단체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막기 위해 교원단체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현재 교원단체는 교육기본법과 교원지위법에 근거를 둔 교총과 노동관계법을 바탕으로 한 교원노조로 양분된 상태.이는 행정력의 낭비와 교원들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하루 빨리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수석교사제와 정년 환원,학교안전공제회법 제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정치/ 한나라·민주 대선공약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측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공약을 마련했습니다.대한매일은 이들 공약의 주요 내용을 비교·소개한 뒤 적절한 시기에 본지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 등의 자문을 통해 이들의 문제점을 정밀분석할 예정입니다.이와 함께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권영길(權永吉) 민노당 후보측도 공약을 종합발표하면 추후 정리할 예정입니다. ■현역복무 2개월 단축 한나라당은 12일 제왕적 대통령 시대의 청산과 일체의 정치보복 금지 및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깨끗한 정부건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선거공약을 발표했다.한나라당은 특히 집권하면 군복무 기간을 2개월 이상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부문별 공약을 간추린다. ◆정치·외교·군 국무총리가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책임총리제)하도록 하겠다.국회가 특정사안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를 요청할 수 있고,감사원은 그 결과보고를 의무화하는 감사지정 제도를 도입하겠다.대통령과 당의 대표권은 분리한다. 권력형 비리를 막을 공약으로는 ▲대통령 직계 존비속의 재산등록 고지거부권 폐지 ▲부패방지위원회 산하 ‘대통령 친인척 비리 감찰기구’ 설치 ▲대통령 친인척 공직임명 제한 등을 제시했다.특히 특별검사제와 관련,국회에 ‘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국정조사권과 특별검사 임명요청권을 부여할 계획을 밝혔다. 검사의 항변권을 보장하는 등 검사동일체 원칙을 제한한다.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또 신속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관을 늘릴 계획이라는 공약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사안보분야에선 북파공작원 국가보상 현실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대북관계에선 북한이 안보를 위협하는 한 ‘주적(主敵)개념’을 명확히 하고,북한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위협제거에 협력할 경우에만 경협 합의서를 실천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경제·금융·농어업 정부예산 중 연구개발예산 비중을 6% 이상 높여 과학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정책 특보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또 과학기술자 노후보장을 위한 별도의 연금제 도입,일정기간 이후 기업규제를 폐지시키는‘규제일몰제’도 공약에 포함됐다. 국민들의 세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초·중·고교 및 재수생 자녀의 학원수강료에 대해 소득공제혜택을 주고 납세자가 국세청에 세금시정 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 대기업을 보증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고,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최저 12%에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예산의 10% 이상을 농어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쌀값 보전직불제도입 ▲농어민 자녀 학비지원 고등학교까지 학대 ▲환경축산 직접직불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농어촌 토지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어촌 주택 구입시 1가구 2주택에 따른 중과세를 경감시키고 인구 1만∼3만명 규모로 거점별 친환경적 농촌도시를 건설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또 국민주택기금을 서민용 임대주택 건설부문에 우선 지원하고,집권 5년동안 주택 230만호를 건설해주택보급률을 1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교육·문화·복지 국민들이 고액과외 등 사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을 강화한다.국민 기초학력 보장제도를 도입해 공부하는 학교를 만든다.유아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충한다. 고교평준화정책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학교교육의 다양성을 신장하고 선(先)지원,후(後) 추첨체를 확대한다.특성화고(자동차고·조리고·애니메이션고 등)를 육성하고,특수목적고(과학고·외국어고·예술고 등)의 설립취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수능시험에서 선택과목의 수를 확대하고 복수 응시기회를 제공하는 등 학생의 선택의 기회를 늘린다.교육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7%선까지 확보하겠다.교사정년을 단계적으로 환원하고,교사잡무 부담을 대폭 덜어준다. 교사연수 안식년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만 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모든 학교에 전자도서관을 설치한다. 문화예산을 정부예산의 1.5% 수준으로 확충한다.문화재청을 문화유산청으로 개편하는 등 문화재행정을 강화한다.한국영화의 실질적인 자생력이 확보될때까지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한다.국정홍보처와 신문고시제를 폐지한다.대통령직속의 ‘의약분업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의약분업을 종합 평가,개선·보완하겠다.저소득가정에 대한 아동수당제를 도입한다.발병이 잦은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 등 6대 암에 대해 전국민 건강검진제도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정리 오석영기자 palbati@ ■보육료50% 국가지원 ‘당당한 대한민국 떳떳한 노무현(盧武鉉)’이라고 명명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대선 공약은 ▲바로 선 대한민국(정치) ▲부강한 대한민국(경제) ▲살기 좋은 대한민국(사회·문화) ▲당당한 대한민국(통일·외교·국방) 등 4대 비전으로 이뤄져 있다.또 20대 기본정책과 150대 핵심과제로 구성돼 있다. ◆바로 선 대한민국 효율적이고 투명한 ‘좋은 정부’를 만들겠다는 원칙이 바탕이다.이를 위해 당정 분리,원내중심의 정책정당화 및 선거공영제 확대,국회의원 선거구제의 중대선거구제로 전환,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키로 했다.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임기 내 개헌을 시작으로,‘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특별검사제도의 한시적 상설화,국가정보원장·금융감독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 등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특히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선 공소시효를 연장하고 사면·복권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지방의 균형 발전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청와대·국회·중앙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신행정 수도를 충청권에 건설하는 것을비롯,‘인재지방할당제’를 공공부문에도 도입한다. 특권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차별시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회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학벌·여성·장애인·비정규직·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시정키로 했다. ◆부강한 대한민국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나가겠다는 내용이 골자다.북방 특수,250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경제의 효율성 강화 등 ‘신(新)성장 전략’을 통해 평균 7%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을 약속했다. 동북아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북아 평화 및 경제협력체’ ‘동북아 에너지 협력기구’를 창설하고,‘동북아 개발은행’ ‘동북아 철도공사’를 설립키로 했다.특히 인천국제공항,부산항,광양항을 동북아 물류의 거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을 위해선 재벌 계열사간 상호출자·채무보증을 금지하고,증권분야에 집단소송제를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 5대 강국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공계 대학생 3명 중 1명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기초과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체 R&D 투자의 25%로 늘리기로 했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 빈부격차를 해소,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과세표준 3000만원이하의 근로소득자의 소득 공제 폭을 확대하는 등 근로자의 조세부담을 줄이고,임기 안에 국민임대주택 50만호를 건설할 방침이다. 특히 중산·서민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수 예방접종의 무상 실시 확대,임산부와 영·유아의 무료 건강진단,5대 암·만성질환에 대한 국가 관리등 ‘평생건강관리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아울러 암·난치병 등 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비 총액 상한제도를 도입,서민층의 부담을 줄일 것을 다짐했다. 지방대의 재정 지원을 크게 늘리고 학생선발 방식과 시기,정원 등을 대학에 위임하는 입시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채권을 발행해 등록금 부담도 줄인다는 복안이다.유아교육을 공교육화하고 실업계·농어촌 고교에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여성 정책으로는 보육료의 50%를 국가가 지원해 여성의 사회참여 기반을 마련하고 여성관리직 임용목표제를 도입,여성정책의 기틀을 다질 방침이다.여성 의원의 비율을 지역구 30%,비례대표 50%로 늘리고,여성 일자리 50만개 창출,호주제 폐지 방침도 밝혔다.노인예산 1%를 확충하고 ‘고령사회대책기본법’을 제정,노인문제를 제도적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농업 예산을 10%확보하고,농어민 부채 경감,농어촌특별세 기한 연장,직접지불제 확대,농업진흥지역 외 농지 소유 상한제 폐지 등의 대책도 마련했다. ◆당당한 대한민국 노 후보는 강한 안보와 자주 외교를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의 신(新)한반도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이를 위해 신뢰우선과 국민합의,포괄적 안보,장기적 투자로서의 경제협력,남북주도의 경제협력 등 ‘대북 5대 원칙’을 제시했다.사망했을 때 장지(葬地)를 고향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평화시(市) 건설,금강산과 개성공단의 남북공동경제구역화 등의 방안도 마련했다.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대북지원·경협을 일괄타결하는 한반도 갈등 해결 방안도 포함됐다. 김재천 홍원상기자 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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