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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고용절벽 현실화되나

    청년 고용절벽 현실화되나

    내년부터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면서 ‘청년 고용 한파’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이 10.2%로 올랐다. 역대 4월만 놓고 보면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자 증가폭도 20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앞으로 일자리를 놓고 세대 간 갈등이 더 심해질 것임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통계청은 4월 청년 실업률이 10.2%로 전년 동월(10.0%)보다 0.2% 포인트 올랐다고 13일 발표했다. 청년 실업자는 44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만 6000명)보다 1만 9000명 늘었다. 청년 고용률은 41.1%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0% 포인트 높아졌다. 통계청 측은 “청년층에서 구직 활동자가 증가하다 보니 청년층 실업률과 고용률이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4월 취업자 수는 259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만 6000명 증가했다. 2013년 2월(20만 1000명) 이후 전년 같은 달 대비 증가폭이 가장 낮다. 최근에는 3개월 연속 30만명대였다. 4월 고용률도 60.3%로 전년 같은 달 대비 0.3% 포인트 낮아졌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과장은 “조사 대상 주간인 7일 동안 전국에서 5일 넘게 비가 와 농림어업과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취업자 수가 12만명 정도 감소했다”면서 “이런 특이 요인을 빼면 취업자 수는 30만명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11.3%로 나타났다. 전월(11.8%)보다 0.5% 포인트 줄었다. 노동시장 개혁을 염두에 둔 정부는 앞장서 ‘청년 고용 절벽’을 경고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내년에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이미 청년 고용 절벽이 시작됐다”며 “내후년까지 3년 동안 청년 고용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년 연장과 청년 실업은 별개 문제라는 반박도 있다. 생산직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숙련된 고령 근로자를 청년 근로자로 대체하기에 한계가 있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로 연금 등 사회보장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젊은 세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KB국민은행이 5년 만에 희망퇴직에 나선 것처럼 정년 연장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공기관 임금피크제로 2년간 6700명 채용

    공기관 임금피크제로 2년간 6700명 채용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청년 채용을 늘리면 재정에서 임금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7일 확정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모든 공공기관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 다만 급여 수준이 최저임금의 150%(연봉 2300만원) 이하면 임금피크제에서 제외할 수 있다. 공공기관들은 정년 연장으로 줄어드는 퇴직자 수만큼 신규 채용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아 퇴직하지 않게 되는 1958년, 1959년생 직원 수만큼 신규 채용을 확대하라는 의미다. 내년부터 116개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2년간 6700명의 신규 채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기타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최대 8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 채용 1명당 일정액을 지원하는 ‘상생고용지원금’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활용해 채용한 직원은 별도 정원으로 반영된다. 신규로 뽑은 직원의 인건비는 임금피크제로 아낀 재원 안에서 충당해야 한다.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적합한 직무와 보상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조봉환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공공기관 직원 중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는 직원이 6700명가량 되는데, 이 인원만큼을 청년 고용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라면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이근면 처장 ‘전공과목’ 인사혁신 나선다

    이근면 처장 ‘전공과목’ 인사혁신 나선다

    공무원연금 문제가 여야 합의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가자 공직사회의 인사혁신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함께 인사정책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과도 맞물려 있다. 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인사처 내부에는 이근면 처장이 본격적이고 강력한 인사제도 개혁에 나설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공무원연금 개편 문제를 다룬 주무부처이긴 하지만 인사처의 당초 출범 취지는 사실 인사혁신이었다. 삼성그룹에서 인사업무로 잔뼈가 굵은 이 처장을 임명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공무원연금 문제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었다. 이 처장은 최근 사석에서 “인사혁신을 하라고 해서 왔는데 정작 공무원연금 문제에 매여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인사처는 공직사회의 전문성과 국제경쟁력, 개방성 등에 인사혁신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잦은 순환보직 관행을 근절하고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과 함께 일한 만큼 평가와 보상을 받는 체계를 확립하며 민·관 인적자원 개방과 교류를 확대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아울러 공직가치 재확립을 통해 생산적·효율적 공직문화를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인사처에선 일단 인사정책 개선안 마련을 위한 논의기구를 준비 중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한 달 안에 정부와 공무원 단체 관계자, 전문가 등을 포함해 논의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다. 늦어도 연말까지는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활동기간은 6개월 정도로 예상된다. 주요 논의과제는 공무원 인사·승진 제도 개선, 공무원연금 지급 연령 조정에 따른 소득 공백 해소 방안 등이다. 인사처에선 소득 공백 해소 방안이 곧 정년연장 논의라는 시각을 경계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공무원단체에서 얘기하는 무조건적인 정년연장은 논의 대상이 전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퇴직 시점과 공무원연금 지급 개시 시점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해소하는 차원으로 봐 달라”고 밝혔다. 예전부터 거론됐던 임금피크제 역시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입사 후 출생연도 정정 땐 정년 퇴직 시점도 바꿔야”

    가족관계등록부의 생년월일이 수정됐다면 그에 따라 정년도 바뀌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 김대웅)는 입사 28년 뒤 생년월일을 정정해 주민번호까지 바꾼 서울메트로 직원 A(58)씨가 회사를 상대로 “정년을 연장해 달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1984년 서울메트로에 입사한 A씨는 2012년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자신의 출생 연도인 1956년이 잘못된 것이라며 법원에 정정 신청을 해 출생 연도를 1957년으로 고쳤다. 2016년 만 60세 정년 퇴직을 앞뒀던 A씨는 회사 측에도 정년을 2017년까지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은 “인사 기록에서 주민번호는 바꿔 줄 수 있지만 정년은 늘려 줄 수 없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A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정년 산정을 위한 생년월일은 실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생년월일이 돼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 줬다. 항소심 재판부도 “근로자의 육체·정신 능력을 반영하는 실제 연령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정년제 성격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공무원 재산 강탈” “일반인은 돈 안 버나”

    “공무원 재산 강탈” “일반인은 돈 안 버나”

    정치권의 공무원연금법 개정 합의안이 나온 뒤 정부 인터넷 게시판이 들끓고 있다. 공무원들은 주로 항의성 글을 올리고 있다. “왜 공무원들만 못살게 하냐”는 조금 거친 항변부터 볼멘소리, 보완적 제안 등이 쏟아진다. 4일 인사혁신처가 홈페이지와 연계해 운영하는 ‘공무원연금 개혁’ 사이트에는 2~3일 60여개의 글이 쇄도했다. 공무원들은 노조단체 외에는 연금 개혁에 대해 말을 아꼈고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공간이어서 평소 한가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아이디 ‘애통하다’는 “비운의 날, 부자들까지 공짜 복지하는 나라가 공무원의 재산을 강제로…”, ‘본질’은 “왜 공무원들 봉급에서 뜯어다가 국민연금에 주나, 일반인들은 돈 안 버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개혁에 찬성한다. 하지만 여당 정권 40년, 야당 정권 10년 동안 이 지경을 만든 정치권의 사과가 먼저 아닌가”라는 항변도 있다. ‘공무원’은 “현직 107만명, 전직 40만명이면 그 가족까지 600만명인데, 공무원은 자기 집만 있어도 부자라고 생각하는 가난한 사람인데…”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자신을 “수당까지 합쳐야 130만원 받는 9급”이라고 소개한 글은 “전세대출금 30만원 빼고 이달엔 건보료 많이 빠져서 60만원 남는데 6만원씩 더 내고 연금을 18만원씩 깎는다니,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 됐는데…”라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퇴직자들 5년간 연금 동결은 10% 이상의 감소를 의미하는데, 연금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동결 시점을 적용해 달라”, “정년연장 시기를 2023년으로 하면 정년연장도, 연금도 안 된다”며 대안을 요구하는 글도 올랐다. 이에 대해 자신을 “9년 후(64세)에 직장인 국민연금 85만원을 받는다”라고 소개한 글은 “꼭 기억하라, 누가 개혁에 반대했는지”라며 공무원들에 핀잔을 주었다. “공리를 우선해야 하는 신분임에도 국가재정을 좀먹는 연금 구조를 고수하고 단체행동과 정치권 압박을 서슴지 않는 공무원노조에 분노한다”라는 글도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이런 개혁을 개혁이라 할 수 있나

    여야가 이른바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했다고 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양당 대표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합의 내용을 담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4월 국회가 끝나는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애초 공표한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의 활동 시한을 지킨 데다 대표 간 합의라는 모양새를 이끌어 냈으니 만족스러운가. 하지만 민생을 외면하고 정쟁에만 골몰하던 여야가 오랜만에 정치력을 발휘한 듯한 착각만 불러일으켰을 뿐이다. 합의했다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들여다보면 도대체 무슨 개혁을 이루었다는 것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글자 그대로 개혁안인지는 공무원단체 반응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연금 개혁에 강하게 반발하던 공무원 노조들은 합의안이 알려지자 당장 “공무원연금 구조개혁을 저지하고 개혁의 속도도 늦추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당·정·청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지난해 9월 처음 공개될 당시만 해도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다르지 않은 연금 제도의 적용을 받고, 기존 공무원도 기여금은 더 내고 연금은 적게 받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막상 개혁이 아니라 수치 조정에 불과한 합의안이 공표되니 강경노선의 일부 공무원 노조마저 겉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도 속으로는 웃고 있는 것이다. 합의안은 공무원연금 지급률을 1.9%에서 1.7%로 20년에 걸쳐 내리고, 공무원 본인이 내는 기여율은 7%에서 9%로 5년에 걸쳐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쉽게 말해 5년에 걸쳐 30% 정도 더 내고, 20년에 걸쳐 10%쯤 덜 받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내고 덜 받는다는 표현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완만한 증감에 당사자들이 개혁은커녕 변화를 체감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공무원 사회에서는 개혁의 반대급부로 근속승진 확대 등을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는 기류도 번져 가고 있다. 정년연장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여야가 모든 공적연금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만들기로 한 것은 합의가 철저하게 정치적 판단으로 이루어졌음을 방증한다. 여야는 앞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에 맞춰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 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합의안에서는 사회적 기구의 명칭에서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가 ‘노후 빈곤 해소’로 바뀌었다. 이 기구는 야당의 요구대로 국민연금의 명목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2007년 국민연금 개혁을 이전으로 되돌리는 내용이다. 정치권이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는 한마디로 개혁 의지가 담겨 있지 않다. 공무원연금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해서는 안 된다는 애초의 취지는 간 곳이 없다. 반발하는 공무원을 설득하는 대신 비판하는 국민에게도 재원 마련 대책이 전혀 없는 선심을 베풀어 우선 입이나 막아 보겠다는 무책임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국가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개혁은 개혁다워야 할 것이다.
  •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청년고용 3500명 늘린다

    공공기관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아낀 재원으로 내년 청년고용 규모를 3500명 정도 늘린다. 정년 연장법으로 내년부터 공공기관 정년이 58세에서 60세가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청년고용 절벽’을 막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7일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에 정년 연장 혜택을 받아 퇴직하지 않고 남는 인력이 3500명 안팎일 것”이라며 “임금피크제로 아낀 재원을 활용해 이 수만큼의 신입 직원을 별도 정원으로 뽑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내년 신규 채용 규모를 1만 7000명 정도에서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공기관은 1만 7975명을 새로 뽑았고, 올해도 신규 채용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한다. 기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청년 고용을 유도하고, 신규 채용자의 임금을 기관별 총 인건비 인상률에 포함하도록 설계해 인건비 부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모든 공공기관 임직원 연내 ‘임금피크제’ 도입해야

    공공기관 316곳은 올해까지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 임금피크제 실시로 마련된 재원은 가급적 신규 채용 확대에 써야 한다. 정부는 23일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다음달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나이까지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연장해 주는 대신 특정 시점 이후부터는 임금을 차츰 줄여 나가는 제도다. 임금피크제 확대로 위축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방안도 추진된다. 임금피크제로 퇴직자가 줄어드는 만큼을 별도 정원으로 신규 채용하는 것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는 곳이나 기존 정년이 60세 이상인 곳 모두 원칙적으로 신입 직원을 뽑도록 강제할 방침이다. 새로 채용되는 사람의 임금을 기관별 총인건비 인상률에 포함하도록 설계해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적정한 보상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이 정년 연장에 맞춰 임금을 줄여 나간다면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與 “9일밖에” 2+2회담 제안…野 “9일이나” 단박에 거절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를 위해 각당 대표·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 회담’ 개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2일 인천 강화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활동 기간이 9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 여러 조짐을 볼 때 야당은 약속한 (본회의 처리) 날짜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보인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2+2 회담’을 제안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일각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6월 국회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 따라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제안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취재진에 “이것(공무원연금)을 여야가 합의해 놓고 합의 시한을 지키지 않는 것은 매국적 행위”라고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같은 날 오후 이 같은 제안을 단박에 거절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자처해 “김 대표의 제안은 그동안 공무원 당사자와 국회가 일관되게 지켜온 사회적 합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김 대표의 제안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막기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평가절하하며 “실무기구와 특위 활동 기한은 ‘9일밖에’가 아닌 ‘9일이나’ 남았다”면서 “2+2 회동은 실무기구 합의 이후여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 정책위의장은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는 이날 사실상 마지막 회의를 개최하고 총보험료율(내는 돈) 인상 방식과 지급률(받는 돈) 인하 여부, 정년연장 등 인사정책상의 인센티브 방안 마련, 신구 공무원 분리 문제 등에 대한 최종 합의를 시도했다. 실무기구 참석자들은 단일안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일부 진전된 논의를 이루고 공무원단체 등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설득에 들어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KB국민카드 임금피크제 도입

    KB국민카드가 만 55세부터 직전 연봉의 50%를 삭감하고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방식의 임금피크제(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카드업계에서 감액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것은 KB국민카드가 처음이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내년 1월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만 55세부터, 롯데카드는 57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임금 삭감 폭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우리카드 등 다른 카드 업체들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 중이며 하나카드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취업준비생 여러분, 미안합니다/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취업준비생 여러분, 미안합니다/이종락 산업부장

    지난 주말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의 신입사원 채용 시험이 전국 대도시와 해외 주요 국가 등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삼성그룹 시험에는 9만명, 현대차그룹에는 2만명이 몰려 주말에만 11만명이 이른바 ‘입사고시’를 치렀다. 한 취업준비생이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생계를 위해서 시험 보는 거라 고3 때 수능시험 보는 것보다 훨씬 절박하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 주말 내내 가슴이 짠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청년 실업률이 11.1%를 기록했다. 1999년 7월 11.5%를 기록한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실업자까지 합하면 청년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통계들을 접할 때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든다. 기자를 포함한 기성 세대들이 후세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지 못한 데 대한 일종의 죄책감 같은 게 밀려온다. 실제 기자가 사회로 나온 1990대 초반에는 대기업에 취직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취업 시즌이 다가오면 대기업에서 갖다 놓은 취업 원서가 도서관 앞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직접 나와 “우리 회사에 꼭 들어오세요”라고 읍소하는 취업설명회도 자주 있었다. 대우그룹은 세계 경영을 위해 민주화 격동기를 살아온 학생들의 진보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학교 성적과는 담을 쌓아 온 운동권 학생들을 따로 채용하기도 했다. 취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고민을 적게 하던 기자 세대들에게 요즘 대기업 입사시험은 거의 암호 해독 수준이다. 현대자동차그룹 7개 계열사의 인적성검사(HMAT)에는 공간지각 영역이 새롭게 출제됐다고 한다. 여러 주사위의 전개도를 조건에 맞춰 구성하고, 다시 한번 추가 조건을 반영해 답을 구해야 하는 문제였다. 삼성그룹의 직무적성검사(SSAT)에도 여러 가지 도형을 보기로 놓고 조각을 찾는 시각 추리 문제와 종이를 접어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도형을 유추하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청년 실업 문제는 비단 우리의 문제만은 아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CED) 34개 회원국의 평균 청년실업률이 2014년 12월 기준 14.9%일 정도다. 일본에는 최근 ‘네트카페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살인적인 도심의 아파트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청년들이 한국의 PC방과 유사한 네트(인터넷) 카페를 전전하다 끝내는 홈리스로 전락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구직 활동을 ‘슈가쓰’(就活)라고 표현한다. 일본 대학생의 경우 3학년만 되면 본격적인 슈가쓰 활동에 돌입한다. 일본 대학생들이 휴학을 꺼리고 유학을 기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지어는 ‘취활 자살’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정부는 점차 일본의 고령화 사회를 닮아 가는 일자리 패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년 60세 연장이 의무화되는 내년부터는 청년들의 취업절벽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퇴직을 앞둔 사람들은 월급을 적게 받고 이 돈으로 청년들을 고용할 수 있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 대책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청년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이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면피할 수 없다. 기성 세대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온 나라가 ‘성완종 리스트’로 시끄럽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청년 취업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만큼은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jrlee@seoul.co.kr
  • 정부, 노동시장 구조개선 독자 행보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독자 행보에 나선 가운데 노동계는 총파업 등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노·정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지방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시장 구조개선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노사정 대타협 결렬 하루 만인 지난 9일 “노사정 논의 과정에서 한국노총과 공감대를 이뤘다”며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임금피크제 등 3대 현안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올가을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반해고 요건 가이드라인 제정,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 등 합의가 되지 않은 과제들도 ‘사실상 정부 주도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장관은 특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노사정위 논의 경과를 설명하고 향후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안을 독자 추진하면서 노동계와의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이미 4월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고 한국노총도 16일 전국 단위노조 대표자 회의에 이어 다음달 1일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저지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국 노동자 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노·정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여야가 법안 심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사정위 논의 의제가 재벌기업에 유리하게 설정돼 있었다”며 “정부가 노동시장 개선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면 최저임금, 비정규직 등 많은 노동 현안들을 두고 정국이 급격하게 갈등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 끝내 엇박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8일 노사정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은 ‘일반해고 요건 가이드라인 제정’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라 당분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회안전망이 취약하고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서 손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및 비정규직 확산 대책 등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가지 쟁점은 한국노총의 5대 수용 불가 사안에 포함돼 있다. 노사정은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취약근로자계층 지원 및 보호, 상위계층(대기업 정규직) 임금 인상 자제 및 유연성 강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부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저성과자를 사용자가 해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노동계는 “성과 부진 등을 빌미로 고용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비정규직 양산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해진다”고 반대했다. 지난해 비정규직 종합 대책에 이러한 방안을 포함한 정부와 고용 유연화를 주장하는 경영계는 정규직 과보호론을 내세우며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현행법상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간주되는 요건에 대해서는 노조나 노동자 대표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경영계는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따라 근로조건을 합리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사용자가 임의로 노동자를 전환 배치하거나 근로조건을 바꾸는 데 악용될 수 있는 데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는 본질적으로 관련 없는 내용이라며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노동계의 지속적인 반발로 인해 협상 과정에서 두 가지 쟁점을 아예 빼고 논의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국 노사정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3일 논의가 중단됐다. 한국노총이 잠정적 대화 중단을 선언한 지 나흘 만인 지난 7일 노사정 대표자가 모여 막판 협상을 시도했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도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중단한 이유는 국민과 약속한 시한을 넘기면서 시간만 지체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5대 수용 불가 사항을 철회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노사정 대화 주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성명을 통해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노동계가 기존 잠정 합의안들을 거부하고 5대 요구안을 제시한 것은 협상의 기본 자세를 저버린 것”이라면서 “대타협 결렬로 고용 창출은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화 재개를 위해 한국노총과의 접촉을 이어 가겠다”면서도 “5대 수용 불가 사안 등 선결 조건을 내세우기보다는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모든 사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9일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소집해 한국노총의 결렬 선언 등 경과를 보고하고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타협 결렬 시 사퇴 의사를 밝혔던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도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노총, 노사정 협상 결렬 선언

    한국노총, 노사정 협상 결렬 선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노동시장 구조 개편을 위한 노사정 협상의 결렬을 선언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대 수용 불가 사항 등과 관련해 정부와 경영계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의 5대 수용 불가 사항은 일반해고 가이드라인 제정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 및 파견업무 확대, 주 52시간제 단계적 시행,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정부가 5대 수용 불가 사항을 철회하고 노총의 핵심 요구인 근로기준법 적용 사업장 확대, 청년 고용 할당제 확대 등을 받아들인다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기본 원칙과 방향에 합의한 이후 논의를 이어 왔지만 당초 약속한 3월 말 시한을 넘기고도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일반 해고 요건 가이드라인 제정’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에 대해 정부와 경영계는 정규직 과보호론을 내세우며 고용 유연화를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해고 기준이 완화되면 고용 안정성이 낮아진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26개 산별조직 대표와 16개 시·도 지역본부 의장이 참석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설] 노사정 대타협, ‘합의를 위한 합의’는 안된다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지난달 31일로 된 시한을 넘긴 가운데 막바지 협상이 한창이다. 어제도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박병원 한국경총 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등 노사정 대표자 4인 회의에 이어 고위급 실무자와 공익전문가로 구성된 8인 연석회의를 가동하면서 이견 조율을 했다. 한국노총이 제시한 소위 5대 수용불가 사항 중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관련 사항 등에서 일부 이견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대 현안인 일반해고 완화 등 고용 유연화 부분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한 치 양보 없이 평행선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노동계로서는 일반해고 완화에 대해 선뜻 찬성하기 어려운 처지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규직이라고 해서 능력이나 근무 성실성에 관계없이 끝까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도 합리적이지는 않다. 일단 대기업 정규직으로 고용되면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 간의 임금과 근로조건 격차가 벌어지면서 한국 노동시장 특유의 이중구조가 만들어지는 근원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을 100이라고 할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6.1, 중소기업 정규직은 59.5,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40.7에 불과하다.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일정부분 해고 요건에 대한 완화도 필요하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합의시한을 넘긴 노사정이 ‘보여주기식 협상’을 계속하다가 실효성이 떨어진 선언적인 수준의 합의를 내놓거나 비정규직 대책과 사회 안전망 구축 등을 위한 별도의 논의기구를 설치해 논의를 이어가자는 식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사정특위는 지난해 12월 23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에 관해 합의하면서 ‘노사정은 동반자적 입장에서 장기적 관점과 노와 사,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아우르는 공동체적 시각을 가지고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사정은 노동시장 구조 개선의 사회적 책임과 부담을 나누어 진다’는 명분에도 동의했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지난 3개월간 ‘통상임금·정년제·근로시간’의 3대 현안,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의 3대 주제 아래 특위와 전문가 그룹에서 갑론을박의 치열한 논의를 해 왔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합의시한까지 넘긴 상황에서 국민의 눈길을 의식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애초부터 협상을 타결시킬 의사도, 자신들이 고집하는 기득권을 포기할 의지도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노사정 모두 조직논리와 정치논리에 밀려 이중구조 개선의 핵심을 담지 않은 채 겉포장만 그럴듯하게 대타협이라는 이름으로 합의문을 작성할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면피를 위한 합의나 선언적 수준의 합의문이라면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다는 것은 국민들도 다 알고 있다. 청년과 비정규직,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대변하지 않는 기득권 노조와 사용자, 그리고 정부 사이의 ‘담합 협상’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 노사정 협상 타결 분수령… ‘해고요건 완화’ 쟁점 풀릴까

    노사정 협상 타결 분수령… ‘해고요건 완화’ 쟁점 풀릴까

    진통을 겪고 있는 노사정의 노동시장 구조 개편 논의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은 ‘해고 요건 가이드라인 제정’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다. 정부와 경영계는 정규직 과보호론을 내세우며 고용 유연화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해고 기준이 완화되면 고용 안정성이 낮아진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저성과자에 대해 사용자가 해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안은 지난해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 대책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객관적, 합리적 기준에 의한 평가로 교정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노동계는 “성과 부진 등을 빌미로 해고 요건을 내세우며 임금 인하를 강요하는 등 고용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 마음대로 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해 비정규직이 양산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사정 논의에 참여한 공익 전문가들은 “업무 성과와 무관하게 회사와 대립하는 노동자의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오남용 방지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은 현행법상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간주되는 요건에 대해서는 노조나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경영계는 요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취업규칙 변경 시 일관된 규정이 없어 노사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따라 근로조건을 합리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동계는 사용자가 임의로 노동자를 전환배치 하거나 근로조건을 바꾸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와는 관계없는 내용이라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두 가지 사안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제시한 5대 수용 불가 사항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노사정 간 협상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쟁점으로 꼽힌다. 한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2일 오후 노사정 4인 대표자 회의를 재개해 밤늦게까지 마라톤협상을 이어 갔다. 노사정이 당초 약속한 3월 내 합의 시한을 넘긴 만큼 이번 주 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인권위 ‘비정규직 대책안’ 의견표명 시기도 못 잡아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위한 노사정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지 여부를 놓고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2일 열린 인권위 제11차 상임위원회에서 사무처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 대한 의견 표명의 건을 의결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무처는 “정부안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들뿐 아니라 논쟁적 정책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부는 인권위가 표명해 온 입장에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의견을 표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무처는 특히 ▲기간제·파견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 가능 업종을 확대하며 ▲해고 기준 및 절차를 가이드라인으로 마련하는 방안 등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비정규직법의 입법취지 및 정부 정책의 기본 방향에 부합하지 않고 사용기간 연장이 기간제·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정규직 전환율 증가로 나타날지 불확실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경숙(야당 선출) 상임위원은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 “우려되는 부분을 (정부가)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인권위가)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영하(여당 선출) 상임위원은 “대기업 노조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라며 사무처 안에 강력 반대했다. 유 위원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이 노사정위원회 논의의 핵심”이라며 “한국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대변하며 전체 노조의 10.3%를 차지할 뿐인데 인권위가 일방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느냐”고 따졌다. 의견표명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사무처는 “노사정 합의 후에는 인권위가 의견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노사정위가)더 좋은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좀 더 일찍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이 시점에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동의했다. 반면 유 위원은 “노사정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인권위가 일방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맞섰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위원회는 안건을 조만간 전원위원회(상임·비상임위원 전원 참석)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곽태헌 칼럼] 이젠 운 좋은 ‘586세대’가 양보해야 한다

    [곽태헌 칼럼] 이젠 운 좋은 ‘586세대’가 양보해야 한다

    1990년대 들어 ‘386세대’라는 조어(造語)가 나왔다. 30대, 대학 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을 종합한 게 ‘386세대’다. 어원(語源)은 당시 성능이 좋았던 386급 컴퓨터다. 종전의 286급 컴퓨터에 비해 기능이 훨씬 뛰어났던 386급 컴퓨터와 같은 자랑할 만한 좋은 별칭이다. ‘386세대’가 제대로 업그레이드됐는지를 논할 생각은 없다. 세월이 지나면서 30대가 40대가 되고, 50대가 됐다. ‘486세대’를 거쳐 ‘586세대’가 되면서 요즘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86세대’로도 불린다. 기자도 여기에 포함되지만, 이 세대는 운이 참 좋다. 입시 지옥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대학을 쉽게 들어갔다. 1980년 7월30일 전두환 정권은 느닷없이 과외와 본고사를 없애고, 예비고사와 내신성적으로만 대학에 들어가는 내용의 ‘교육개혁안’을 내놓았다. 당시 모든 언론이 찍소리를 할 수 없었던 군사정권이었으니 가능했다. 대학 정원도 늘리고 여기에 덧붙여 졸업정원제라고 해서 30%를 더 뽑게 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데모하지 말고, 공부를 하도록 하려는 꼼수가 깔려 있었지만 어쨌든 입학의 문은 활짝 열린 셈이다. 1981학년도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은 18만 7050명으로 전년보다 7만 350명 늘어났다. 졸업정원제 첫해인 그해에는 원서접수에 제한이 없어 허수(虛數) 지원이 많았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치러진 면접에는 한 곳만 선택해야 했으니, 서울대 법대를 비롯해 곳곳이 미달이었다. 1984년에는 30%를 더 뽑을 수 있도록 된 것을 대학 자율로 하도록 바뀌었고, 1988년에는 졸업정원제는 완전 폐지됐다. ‘86세대’는 직장도 골라서 갔다. 전두환 정권 시절의 3저(달러·유가·금리) 호황을 타고 이들이 졸업할 1980년대 말에는 취업도 쉬운 편이었다. 요즘 웬만한 기업의 경쟁률은 100대1이 넘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다. 1980년대 말, 상경계 출신들은 투자금융·종합금융·리스·증권·투자신탁 등 당시 잘나가는 금융회사를 골라서 가기 바빴다. 상경계 출신들은 요즘 인기가 있는 시중은행은 안중에도 없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져 여기저기서 구조조정을 했지만 입사 경력 10년을 넘지 않았던 ‘86세대’들은 이 위기도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갔다. 보통 기업에서는 고참 위주로 구조조정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운 좋은 ‘86세대’는 국회의원들의 도움까지 받았다. 재작년 국회 본회의에서는 직원이 300명 이상인 기업의 경우 2016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을 통과시켰다. 고비마다, 외부의 도움을 받으며 넘어가니,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기업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보통 55~58세가 정년이던 곳에서는 1958~61년생도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이제는 ‘86세대’를 비롯한 기성세대들이 사랑하는 우리의 아들과 딸을 위해 양보할 때가 됐다. 요즘 20대는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이다, 과외다 하면서 힘들게 살아왔다. 부모 세대보다 입시를 위한 공부는 더 많이 힘들게 했지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훨씬 어려워졌다. 어렵게 들어간 학교를 졸업해도 갈 곳은 없다. 지난 2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취업하는 게 본인과 가족에 가장 큰 축복인 상황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는 정반대인 주문을 해왔다. 배당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임금을 올리라고 압박한 게 최 부총리다. 배당을 늘리고 임금을 올리면 기업의 여윳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배당 압박을 할 게 아니라, 고용 압박을 해야 한다. 임금을 올리라고 할 게 아니라, 임금을 동결해서라도 채용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게 맞다.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다 정치권, 정부, 재벌을 믿을 수 없다면 기성세대들이라도 나서야 한다.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이고, 임금동결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희망을 잃어가는, 꿈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기성세대가 양보해야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으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단군 이래 최고라는 지금 누리고 있는 물질적인 풍요를 우리의 아들, 딸이 더이상 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 해고요건 완화 충돌… 또 합의 불발

    노동시장 구조 개편을 논의 중인 노사정이 당초 약속한 3월 내 합의를 지키지 못한 채 쟁점 사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일 오후 노사정 4자 대표자 회의를 재개해 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해 2일에도 대표자 회의를 이어 갈 예정이다. ‘정규직 과보호론에 기반한 해고 요건 완화’에 대한 노사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어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사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사안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즉 일반해고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이다. 정부와 경영계는 정규직 과보호론을 내세우며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 요건 완화 등 고용 유연화를 주장하고 있다. 정규직 과보호론은 지난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기업 정규직이 과보호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 대책에도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면서 이번 노사정위 협상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경영계는 해고가 어려운 경직적인 고용 구조의 ‘유노조·대기업·정규직’과 그렇지 않은 ‘무노조·중소기업·비정규직’ 간의 격차를 이중 구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저성과자에 대한 근로계약 해지 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하고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자는 입장이다. 노동자의 전환 배치나 퇴출 등을 통해 고용 유연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이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연장과 노사정이 논의하고 있는 임금피크제, 임금체계 개편 등과도 연관돼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기업의 조직, 직무 체계, 임금 체계를 재편해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해고 기준이 완화되면 고용 불안정이 심화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일반해고 요건 완화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제시한 5대 수용 불가 사항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노총은 이날 특위의 논의 기간 연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과는 무관한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 5대 수용 불가 사항을 주장했다”며 “특히 노동자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일반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쉽게 하는 것은 1800만 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후퇴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사용자들이 성과 부진 등을 빌미로 해고 요건을 내세우며 노동자들에게 임금 인하를 강요하거나 고용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노동자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정규직 노동자 해고→비정규직 양산’으로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더 심각해지고, 노동시장이 하향평준화된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노사는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및 파견 허용 업종 확대, 근로시간 단축의 세부 사안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미 대법원 판단이 내려진 통상임금과 관련해서는 제외 물품 및 범위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사정위에 참석하지 않고 장외 투쟁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쉬운 해고,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 양산을 노린 노동시장 개악 음모는 실패했다”며 노사정위 논의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이번 주 중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노동계 내부의 반발과 낮은 수준의 합의, 추후 법 개정 작업 등 변수가 많아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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