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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 연세대 교수직 정년퇴임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오는 24일 37년 동안의 대학 교수 생활을 접고 정년 퇴임한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비서실장은 지난 1968년 연세대 공대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줄곧 대학 교단을 지켜왔다. 김 비서실장이 1년전 학교를 떠났으면서도 이제야 정년 퇴임을 하게 된 것은 연세대의 ‘공직 등을 위한 휴직제도’에 따른 것이다. 김 비서실장은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직서가 아닌 휴직계를 제출했다. 정부는 37년 동안의 학계 활동 등을 감안, 정년 퇴임식에 맞춰 김 비서실장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1일 연세대 명예교수로 추대되고, 이어 논문집 증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김 비서실장은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2월 연세대 총장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전격적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관리형’ 비서실장의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열흘만에 돌아왔더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가 10일(현지시간) 독감 및 호흡곤란 증세로 입원했던 로마의 게멜리 폴리클리닉 병원에서 10일 만에 퇴원, 교황청으로 돌아왔지만 가시방석에 앉은 듯 좌불안석의 처지에 놓였다. 최고위 측근이 퇴임문제를 제기했는가 하면 교황청의 노력에도 불구, 퇴임 논란이 공론화되며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일부 가톨릭 실력자들과 사제단 사이에선 퇴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고,‘교황 정년제’도입도 힘을 얻는 등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교황의 퇴위는 그가 파킨슨병과 무릎 관절염 등으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쇠약해지면서 지난 몇년 동안 거론돼 왔다. 그러나 가톨릭 고위 관계자들의 공식 퇴임 언급은 처음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7일 퇴임한 김동건 前서울고등법원장

    7일 퇴임한 김동건 前서울고등법원장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지겠고, 무겁고 깨질 것 같은 그 독을 들고 아등바등 세상을 살았으니 산 죄 크다. 내 독 깨지 않으려고 세상에 물 엎질러 착한 사람들 발등 적신 죄 더 크다.” 지난 7일 퇴임식을 가진 김동건(58) 서울고등법원장이 김용택 시인의 시 ‘죄(罪)’를 인용해 자신의 법관 인생 30년을 돌아보는 소회를 밝혔다. 김 원장은 퇴임사에서 “불만은 개선의 어머니라고 말해놓고도 실천하지 못해 불만만 쌓이게 했다.”면서 “법원이 열망하는 평생 법관제에 전혀 기여하지 못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끝인지 시작인지 알 수 없지만 한편으로 멈춤과 시작이 둘이 아님을 알 것도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지난 달 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당시 “30년 동안 일해온 법원을 떠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공무원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마당에서 뛰어보고 싶은 마음에 모험을 선택했다.”면서 “법원장 임명 제청자가 결정된 뒤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법관이 정년까지 일하는 풍토를 만들지 못하고 나가 후배 법관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장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 개인사무실을 차리는 것과 로펌으로 가는 것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시 11회에 합격해 1975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한 김 원장은 서울고법 판사와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조사국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제주ㆍ수원ㆍ서울지법원장을 역임했다. 김 원장은 일조권 침해의 기준이 되는 일조시간을 정립하고 IMF 외환위기 시절 신입사원 채용 내정자의 내정 취소도 ‘해고’로 보는 이론도 세웠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조흥銀 “400명 감원”

    국민은행에 이어 조흥은행도 400명가량의 감원을 추진키로 해 금융권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조흥은행은 최근 620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최소 400여명을 명예퇴직시키기 위해 노동조합에 공식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은행측은 오는 9월부터 예정된 신한은행과의 합병작업을 앞두고 조흥은행의 1인당 생산성이 신한은행보다 낮고 조직에 ‘군살’이 많다는 점을 명퇴 추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에 대해 “인위적 구조조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준정년제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상당수의 감원을 수용할 태도를 내비쳤다. 노조측은 “일부 퇴직을 원하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에 회사가 명퇴 대상을 정하는 방식이 아닌 직원들의 희망을 반영하는 준정년제를 통한 퇴직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이와 관련,“노조측과 계속 협의 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황 정년 80세로”

    수천년간 이어져온 교황 종신제를 폐지하고 80세를 정년으로 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가톨릭 추기경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교황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회의인 콘클라베가 열리면 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콘클라베가 단독으로 교황의 정년을 정할 권한은 없지만 향후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84세가 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건강 문제 때문에 최근 서서히 교회에 대한 지도력을 잃고 있는 것과 같은 일이 앞으로 반복되지 않기를 추기경들이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日 “고향이 좋아” 중·장년男 귀향 늘어나

    |도쿄 이춘규특파원|“고향으로 돌아가자.”는 바람이 일본인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방인구 감소현상이 조만간 멈출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ㆍ인구문제연구소가 1일 발표한 인구이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 7월 당시 떠났던 사람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간 비율(U턴율)은 남성 31.8%, 여성 2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이동조사는 5년마다 무작위로 선정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5번째로 실시된 조사에는 3만 5292명(1만 2594가구)이 응했다. 이런 U턴 비율은 5년 전 4번째 조사 때에 비해 남자는 4.6% 포인트, 여자는 2.5% 포인트 각각 높아진 것이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30대 후반, 여성은 30대를 제외한 거의 전연령층에서 U턴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남녀 모두 40대부터 50대 전반의 U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소측은 “현재 30세 미만의 남녀가 10년 또는 20년 후 현재의 비율로 U턴하면 지방인구 감소 추세가 꽤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55∼59세 연령층의 경우 대도시권에서 지방으로 가겠다는 비율이 15.1%인데 비해 반대의 경우는 1.6%에 불과해 정년에 가까운 연령층의 지방 이주 희망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taein@seoul.co.kr
  • ‘평생판사’ 시대 오나

    ‘평생판사’ 시대 오나

    인사철마다 고위 법관들이 줄사표를 던지는 현상이 수그러지고 있다. 변호사 시장이 침체된 데다 지난해 도입된 단일호봉제의 영향일 것이라고 법조계는 분석한다. 대법관이나 고위 법관이 못되더라도 ‘평생 법관’을 하겠다는 생각이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30일 대법원에 따르면 다음달 정기인사를 앞두고 일부 법원장급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예년에 비해 그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대법관교체 인사 앞두고 사의 급감 법원은 대법관 인사 주기인 6년에 한번씩 소용돌이를 맞는다. 대법관이 결정된 뒤 떨어진 선배, 동기 판사들이 일제히 용퇴하는 까닭이다.6년 전인 99년에는 전체 판사 1367명 가운데 97명이 옷을 벗었다. 퇴임 비율이 6.7%에 이르러 재판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었다. 올해 사의를 표한 판사는 60명 정도다.1월 현재 1870명인 전체 판사의 3.2%다. 이근웅 사법연수원장(사시 10회), 김인수 서울행정법원장(12회), 오세립 서울서부지법원장(13회), 김재진 부산고법원장(13회) 등이 사표를 냈고, 서울고법 부장판사(차관급) 2명도 사의를 전달했다. 지법 부장판사 등 일선 판사 50여명도 사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시 13회인 양승태 특허법원장이 대법관에 임명됐는데도 김동건(11회) 서울고법원장, 강완구(11회) 대구고법원장은 그대로 남았다. 조용무(13회) 대전지법원장과 송기홍(13회) 서울가정법원장은 오는 2월과 7월 만 63세로 정년 퇴임하기로 했다. ●6년전 퇴임비율 6.7%→올 3.2%로 지법부장 판사 사이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올해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할 법관은 대부분 사시 22∼23회다. 예년에는 한 기수 가운데 3∼4명이 고법 부장으로 승진하면 나머지는 탈락과 동시에 용퇴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22∼23회는 물론 사시 21회 판사들도 법원에 남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승진 인사 대상자인 한 부장판사는 “판사를 계속하고 싶어도 승진에서 떨어지면 눈치보느라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대법원도 중견 판사의 사직을 막고 판사의 연소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라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입한 법관 단일 호봉제가 변화의 원동력이라 법조계는 말한다. 대법원은 모든 판사를 대법관과 판사로만 구분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법원장, 고법부장을 직급 개념에서 보직 개념으로 바꾼 것이다. 대법관, 고법부장 판사, 판사로 나눠 호봉을 결정하는 것이 승진에 탈락한 판사들을 쫓아내는 원인이란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다른 부장판사는 “승진 탈락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지만, 최소한 경제적 불이익은 사라져 퇴임할 것인가 한번 더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승진 탈락자들도 사표관행 제동 변호사 업계의 침체도 법관들이 선뜻 사직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다. 대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과거엔 ‘힘들면 개업하면 되지’라고 쉽게 말했는데 요즘은 엄두를 못낸다.”면서 “판사 출신이라해도 전문성이 없으면 사무실 운영도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김갑배 변호사는 “로펌이나 기업체로 가는 것도 한계에 이르면 승진과 상관없이 평생 판사로 퇴임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배석, 단독, 부장 등 다단계 승진구조를 완화해 이런 분위기를 정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달라진 시내버스 서비스

    달라진 시내버스 서비스

    #1. 도봉산∼석수역 구간을 오가는 150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버스 운전기사 이성기(47)씨. 운전석 옆에는 어깨에 견장이 달린 회색 제복이 걸려 있다. 작업복을 입고 운전하면 회사로부터 감점경고를 받게 된다. 육중한 굴절버스를 모는 모습이 ‘비행기의 파일럿’을 연상케 한다. #2. 401번(퇴계원∼석계역) 버스에는 ‘불친절한 시내버스 요금 환불해드려요.’라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승객이 회사에 항의전화할 정도라면 대단히 화난 것”이라며 “환불 접수를 한 사례는 거의 없지만, 서비스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불친절함의 대명사였던 버스, 버스기사들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되면서 안정적인 소득원이 보장되자 서비스와 승객안전에 더 신경쓰는 분위기다. 버스 회사들도 운전기사를 지원하는 이력서들이 넘쳐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항공기승무원급 친절교육 실시 굴절·저상버스 24대를 비롯, 모두 231대의 버스를 운영하는 서울교통네트웍 소속 기사 600여명은 매일 30명씩 나눠서 ‘대(對)고객 서비스 교육’을 하루종일 받고 있다. 강사는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출신의 김영희씨 등 서비스 전문가 3명. 교육은 지난 24일부터 3월9일까지 실시되며, 이 회사는 올해 교육 예산으로 1억여원을 잡아놨다. 운전기사들은 강의실에 들어올 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게임 등을 통해 인사를 습관화한다. 또 사전에 운전 기사들의 태도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즐거운 주말입니다.’,‘좋은 아침입니다.’‘오래 기다리셨습니다.’‘조심하세요, 코너돕니다.’ 등의 인사말을 매뉴얼로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 버스기사 10년째라는 문희철(50)씨는 “교육 자체가 흥미롭고 손님들에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회사 안재천 총무팀장은 “모든 것을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친절 마인드를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불친절 기사’는 옛말 버스회사들이 친절에 때아닌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과 동시에 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되면서부터다. 버스 준공영제는 서울시가 노선조정, 운행속도·시간 등 버스 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을 책임지고 버스 운행만 민간업체에 맡기는 것.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통해 버스 회사에 연 7.2%(고정비 기준)의 ‘적정이윤’을 보장해주기로 함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노선·시간대에만 버스가 운행되던 부작용이 사라졌다. 김경호 서울시 교통개선총괄반장은 “버스 회사들이 만성적인 적자에서 탈출하고 운전기사도 회사 수익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손님을 태울 필요가 없어졌다.”며 “여유가 생기는 만큼 서비스 개선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버스회사=안정된 직장으로 정착 특이한 점은 버스 준공영제 실시 후 버스기사가 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 서울시의 재정지원에 따라 평균 2600만원 선이던 버스기사의 연봉이 3100만원 선(한달 26일 근무)으로 높아지고, 하루 근무시간도 9∼16시간에서 9시간으로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버스 창문에 붙여져 있던 ‘버스운전기사 구함’이라는 안내문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원교통 김재섭 총무부장은 “쉽게 들어왔다가 쉽게 나가는 기사들로 인해 그동안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대기인원만 150여명에 이른다.”면서 “기사들이 정년(57세)을 넘기지 않는 한 퇴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빈자리가 쉽게 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버스 회사들도 당분간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버스 체계개편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되면서 버스 운행속도가 최고 2배까지 높아지는 등 운행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저상버스·굴절버스 등 최신형 버스가 도입되는 것도 운전기사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미스터 스마일’ 기사 이강천씨 “쫓기듯 운전하지 않으니 미소가 절로 나오죠.” 도봉산에서 온수동까지 160번 버스를 모는 버스기사 이강천(54)씨의 별명은 ‘미스터 스마일’이다. 손님이 탈 때마다 일일이 인사를 건네고, 노약자가 버스에 타면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게 몸에 뱄다.20년 동안 버스 운전을 해왔지만, 요즘처럼 마음이 편한 때가 없었다. “지난해 7월 교통체계를 개편하기 전에는 민간기업이 버스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한정된 시간에 수익을 많이 내려고 빡빡하게 운행할 수밖에 없었죠. 대부분의 기사들은 승객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는커녕 사고나 안 내면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당시에는 회사가 정한 배차간격에 맞추려면 하루에 ‘5탕(5회 운행)’을 뛰면서 12시간 일할 때도 허다했다. 주말이면 ‘땜빵기사’노릇을 하느라 휴일을 반납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뒤로는 ‘오전조’에서 하루 8∼9시간 운행하면서 ‘2탕’만 운행하면 된다. 물론 토요일은 쉰다. “주말에 규칙적으로 쉬니까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죠. 또 반나절만 일하니까 회사 근처에 있는 도봉산에 올라가는 일도 많아졌어요.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고객에게 인사를 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안전운행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버스개편 이후 월평균 사고건수는 668건에서 512건으로 23.3% 감소했다. 교통체계 개편 이전에는 운전 기사가 차고지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일해야 했지만, 휴식시간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무리한 운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일할 겁니다. 다만 밤 10시를 넘어서면 버스전용차로에 택시, 승용차, 오토바이들이 뛰어드는 때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고쳐졌으면 좋겠어요.”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부고]

    ●부산교육계 큰별 추월영 선생 부산교육계의 산 증인인 추월영 전 경남고 교장이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99세. 1925년 경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육계에 투신, 동래고보 교사를 거쳐 부산여고. 경남고. 부산고 교장을 역임한 추 전 교장은 1972년 정년 퇴임때까지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으면서 이들 고교를 부산을 대표하는 명문교로 성장시킨 부산 교육계의 ‘큰 어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1960년), 국민훈장 목련장(1967년), 국민훈장 동백장(1971년) 등을 수여받았다. 유가족으로는 미망인 최복금 여사와 아들 인석(전 금융통화위원), 의석, 기석, 지석(전 효성그룹 부회장), 준석(부산항만공사 사장), 호석(㈜파라다이스 사장)씨와, 사위 조문제(39와인 대표이사), 박석현(전 이수그룹 전무이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02)3410-6914. 발인 27일 오전 9시. ●한철(전 굿데이 편집부장)씨 부친상 24일 수유1동성당, 발인 26일 오전 8시 (02)983-9191 ●심성주(전 한국수출입은행 부장)욱주(미국 거주)승주(전 일동제약 부장)씨 모친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410-6910,6980 ●조남일(한국생산성본부 전임전문위원)대룡(서울시의회 사무처장)씨 모친상 성준(현대엔지니어링 직원)씨 조모상 강은봉(미국 거주)방승양(포항공대 교수)씨 빙모상 24일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30분 (02)2072-2011 ●심창식(외환은행 마포남지점장)씨 모친상 정두섭(전 팔도렌트카 대표)김재승(자영업)씨 빙모상 24일 인천사랑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32)437-0373 ●오재연(중도일보 사회2부장 천안주재)씨 모친상 24일 순천향대천안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41)578-5299 ●김운선(안양경찰서장)택선(현대백화점 대리)종석(무풍고 교사)정제(중산초등학교 〃)씨 부친상 중선(서울대림초등학교 교감)왈선(건축업)씨 숙부상 김복회(엔지니어링공제조합 영업본부장)씨 빙부상 24일 안양샘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31)467-9770 ●전만수(전 영남화학 직원)택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씨 부친상 강재호(서암약국 대표)씨 빙부상 23일 서울보라매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 (02)831-5699 ●조용철(삼성전자 회장실 상무)씨 부친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410-6916,6927 ●이영래(인터비즈시스템 직원)홍래(웹비즈여행사 이사)씨 모친상 김성래(주식회사 패숀파리 대표)씨 빙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30분 (02)3010-2264 ●이동선(한국전력공사 기반조성사업실장)씨 별세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410-6915 ●강건기(과학기술부 서기관·영국 연수 중)관기(LG전자 정보통신 기장)웅기(대림요업 직원)완기(농업)씨 부친상 23일 조치원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9시 (041)868-9499 ●임진국(스포츠투데이 종합뉴스부장)진기(이디엘코리아 대리)씨 부친상 최원열(자영업)씨 빙부상 24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8시 (053)814-4832 ●이효자(서울농학교장·전 교육인적자원부 특수교육보건과장)씨 상배 24일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30분 (02)2072-2018
  • [마니아] 춤 추실까요! ‘필라땅고’ 모임

    [마니아] 춤 추실까요! ‘필라땅고’ 모임

    “땅고의 바다에 빠져보세요.” 아르헨티나 탱고댄스인 필라땅고가 소리없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회원들은 저마다 필라땅고 예찬론을 늘어 놓는다.‘필라(phila)’는 아르헨티나 말로 ‘좋아하는, 사랑하는’이라는 형용사다. 커플댄스를 살펴보려는 참에 ‘행보칸’이라는 별칭으로 뛰고 있는 동호인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마음을 잇는 게 진짜 사교…‘사교춤’엔 사교가 없다? 지난 22일 오후 4시쯤 약속장소인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에 날씬한 몸매의 청년이 나타났다. 주인공이 바로 ‘행보칸’ 이준(35·회사원·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다. 이씨는 커플댄스 동아리에서 같은 회원으로 만난 ‘쌈바칸’ 강현주(32·여)씨와 백년가약까지 맺은 맹렬파 가운데서도 맹렬 마니아다. 이씨를 따라 길목을 5분쯤 걸어 들어가자 동교동 ‘한솔 2길’쪽 산뜻한 회색건물 지하 1층에서는 남녀 10명이 쌍쌍으로 다섯 짝을 이뤄 춤추기에 온힘을 쏟고 있었다. “한발 트위스트(Twist), 두발 트위스트…. 남자 프런트(Front), 여자 백(Back)…. 딴, 따안….” 쌈바칸의 주도로 강습이 이어졌다. 대형 스피커로 아르헨티나 음악을 틀어놓고 리듬에 따라 발을 맞춰보고, 잘못된 동작을 바로잡아주는 것이다. 이들은 필라땅고 회원 1130여명 중에서도 기량이 뛰어난 연구회 멤버들이다. 매주 토요일 이곳에 모인다. 많게는 20여명씩 되며 ‘쌈바칸 여사’가 회장을 맡고 있다. 온라인으로 소식만 주고받는 ‘고무줄 회원’을 빼면 주로 활약하는 숫자는 100여명이라고 이씨는 귀띔했다. 정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만나 호흡을 맞춰 춤춰보지 않으면 헛방(?)이기 때문이다. “혹시 주변에서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느냐?”고 말을 건네자 회원들은 “뭐 우리만 떳떳하면 되지 않겠어요?”라고 되묻는다. “올해로 4년째 필라땅고 모임을 갖고 있다.”는 이씨는 “사교댄스 하면 흔히 남녀간에 이상한 문제로 여겨지던 세태는 문화를 잘못 받아들인 탓”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어느 나라에나 춤이 있는 것처럼 댄스도 원래 하나의 사교문화인데, 문화를 잘못 받아들인 나머지 참된 만남의 자리로 인식하지 않아 사교라는 단어 자체가 심각하게 뒤틀렸다는 얘기다. 따라서 회원들은 사교춤이라는 단어를 꺼린다. 쌈바칸은 “다른 장르와 달리 필라땅고는 사람 인(人) 자 모양처럼 서로 기대는 형상으로 인간적인 장르라는 강점을 지녔다.”면서 “가족은 물론 이웃끼리 스킨십으로 마음을 이어주는 ‘안아주는 문화’의 하나로 이해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동작을 6개월 정도 익히면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단다. 그러나 발걸음·손놀림 하나하나도 때마다 다르고, 음악도 애잔한 곡조에서부터 신바람나는 곡에 이르기까지 분위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같은 춤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도 보탰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내딛는 하나의 스텝” 서울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 매주 합류하는 회원도 더러 끼었다. 닉네임이 ‘올가’인 이진규(62·창원대 컴퓨터학과 강사)씨의 필라땅고에 대한 열정은 놀랄 정도다. 경남 마산시에서 여고 교사로 정년퇴임한 그는 퇴임식 때 제자들과 동료 선생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댄스파티를 열었다고 털어놓았다. 필라땅고에 대해 “춤 중의 춤이요, 마지막 춤이요, 춤의 황제”라고 자랑한다.‘올가’라는 별명도 이를 통해 최고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뜻에서 붙였다. 바로 오르가슴을 줄인 것이기 때문이다. 올가는 “필라땅고는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국가에서 많이 추는 춤”이라면서 “불 꺼진 가운데 음탕한 분위기 속에서나 몸을 흔들어대는 어두운 장르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 믿음을 주고받으며 리듬을 맞춰나가는 묘미를 맛보게 한다.”라고 소개했다. 동작이 역동적이고 화려하며 무엇보다 창작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필라땅고를 따라갈 장르가 없다고 뽐낸다. 고스톱판을 벌이거나 걸핏하면 밤을 새우는 음주문화를 대체할 수 있는 문화라며 활짝 웃었다. 그래서인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젊어보였다. 회원들에게 동료들의 나이나 직업 등 개인적인 일은 그다지 큰 관심사로 비쳐지지 않는다. 따라서 별명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오래 만나온 사이여야만 서로의 일을 자세히 알게 된다.“살아온 나이가 아니라 땅고 나이가 중요하며, 오직 춤으로 말할 뿐”이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행보칸과 쌈바칸이 결혼하기까지 얽힌 사연도 간단찮다.7년 전 먼저 입문한 행보칸이 동호회로 찾아온 쌈바칸을 지도하게 된 게 둘도 없는 인연을 맺어줬다. 쌈바칸은 집안 어른들에게 결혼 얘기를 꺼내자 “직업도 직업이지만 춤추는 사람을….”이라고 마뜩찮아 했다고 살짝 일러줬다. 부모님들이 신랑감을 만나려고 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5년 전부터 커플댄스를 시작했는데 “말만 한 처녀가 어디 할 게 없어서 춤을 하냐.”며 혀를 차기에 모시고 와 보여준 뒤부터는 “우리 딸 내외가 커플댄스 전문가”라며 자랑하고 다닌다며 사람좋은 표정을 지었다. ●지하철에서도 “우리, 필라땅고 한번 해볼까요?” 행보칸은 젊은이들이 즐기는 힙합계통의 댄스와 비교하면 어떠냐는 질문에 “우열의 관계이기보다는 힙합 등의 장르는 개인의 끼를 발산하는 통로인 반면, 필라땅고는 부부라 하더라도 힘든 ‘정신 교통’의 통로라고 보면 맞다.”고 했다. 컴퓨터 발달 등으로 단절된 인간관계를 되돌릴 비상구라고 예까지 들어줬다. 필라땅고에 대한 자부심만큼이나 회원들의 열기도 매우 뜨겁다. 문화란 게 시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어서 아르헨티나 등 해외로 건너가 축제도 구경하고 관계자들을 만나 최신정보도 얻어내야만 한다. 쌈바칸 등 회원 3명은 지난해 3월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 탱고를 문화상품으로 해 외화 벌이에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해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국제 탱고경연대회(CITA)를 연다. 회원들은 1주일간 열린 경연대회를 살펴보고 돌아왔지만 쌈바칸은 각종 정보를 눈으로 익히느라 한달이나 머물렀다. 그는 “남편과 네살 난 딸아이를 내팽개치고 다녀왔다.”고 수줍어하며 자랑 아닌 자랑에 바빴다. 자신이 좋아하는 필라땅고를 적당히 즐기면서도 배운 기교를 다른 분야에까지 써먹는 알뜰파도 있다. 닉네임이 ‘프쉬케’(정신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안재은(35·여)씨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적어도 정모(정기적인 모임)에만은 빠지지 않고 달려온다. 운동치료사로 일하는 그는 최근 노인질환 치료에 활용한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워놓았다. 통상적인 운동으로는 무리가 가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회원들은 오후 6시30분쯤 되자 자리를 일단 접었다. 식사를 함께 한 뒤 일반 회원들이 모여들면 막을 올리는 필라땅고 파티 ‘밀롱가’에 다시 합류한다. 밀롱가란 아르헨티나 무곡(舞曲)의 이름을 딴 것으로, 많게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음료와 포도주 몇잔을 곁들여 자유롭게 즐기는 무대다. 보통 새벽 1∼2시까지 이어진다. 발레·음악을 포함해 예술을 전공한 교사나 교수, 소방관 등 여러 직종, 특히 해외로 나갈 일이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딱히 즐길 장소가 마땅찮던 터에 인터넷 등을 통해 알고 찾아들게 된 ‘친구들의 모임’인 셈이다. 행보칸은 “언젠가 교사인 회원 한 명이 역시 교사인 부인 몰래 1년간이나 땅고를 배우다 가벼운 소동이 빚어진 적도 있다.”면서 남편의 움직임을 수상히 여긴 부인이 이곳을 찾아왔으나 지켜본 뒤에는 같은 회원으로 활약하게 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 세계를 알고 나면 아무런 문제도 아닌데, 모르면 생각해보지도 않고 왜곡해버리기 쉬운 것 같아요. 문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동차를 타고 가다가도 공간만 생기면 필라땅고를 춥니다. 꺼릴 게 없다는 말이죠.” 글·사 진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기아車노조 채용비리 파문

    검찰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공장장 최종길) 노동조합 지부 간부가 계약직 직원 채용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확보, 내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20일 새벽 소하·화성·광주·판매·정비 등 기아차 노조 5개 지부 간부 200여명이 책임을 지고 모두 물러났다.5개 노조지부 가운데 3개가 지난해 광주공장 생산직 직원 채용에 직·간접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은 이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 간부 A씨와 돈을 건넨 것으로 보이는 직원 등 8명의 거래통장을 압수, 사실을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간부 A씨는 지난해 5월 광주공장 노조지부 사무실에서 B씨로부터 “조카를 직원으로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1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8월 A씨의 동생 통장에서 빠져나온 1억 2000여만원이 A씨의 부인 이름으로 된 증권거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비슷한 시기에 A씨의 부인 통장에는 1차례에 1억 8000여만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부인 앞으로 입금된 수표는 발행일자가 지난해 5월20일부터 7월9일까지로 적혀 있었다. 당시 계약직원 입사는 5월21일부터 7월8일로 돼 있어 입금일과 채용일이 서로 맞물려 있다. 더욱이 통장으로 돈을 송금한 8명 가운데 1명의 아들이 지난해 7월부터 기아차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 광주공장은 밀려드는 스포티지 수요에 따라 라인을 증설하면서 생산직원 1083명을 뽑았고 이들 모두 올 들어 지난 3일자로 정식직원이 됐다. 그러나 이들 중 450여명이 학력과 나이 등 생산직 채용기준에서 벗어나 돈을 주고 취업했다는 비리설이 노조원 사이에서 터져나왔고 투서가 오가기도 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생산직 채용비리 원인 계약직에서 정식사원이 되면 무엇보다 신분보장이 돼 맘놓고 근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다 연간 2400만원이던 급여가 3500만원으로 껑충 뛴다. 보통 실업계 고교 졸업자는 인문계 졸업자보다 1호봉이 높고 자격증 소지자는 여기에 1호봉이 더해진다. 군대 3년도 3호봉으로 쳐준다. 또 직계나 부양가족이 의료비로 5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는 영수증을 가져오면 이 돈을 회사비용으로 처리해 준다. 본인은 물론 자녀들도 대학까지 학자금이 지원되는 것은 물론 정년도 58세까지 연장된다. 노조에 가입하면 58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취업난과 고용불안의 시대에 안정적인 직장인 셈이다. 그래서 대졸자 등 고학력자들이 생산직에 하향지원하기도 한다. 이번 사건도 학력과 나이를 속이고 취업했다는 것이 단서가 돼 불거졌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MLB] 47세 프랑코 “3년 더 뛰겠다”

    프로야구 선수의 정년은 언제?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선수 스스로가 판단할 때, 또는 팀에서 ‘그만 물러나는 게 좋겠다.’고 넌지시 말을 건넬 때가 은퇴할 때이지만 보통 40세 전후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어 환갑까지 선수생활을 하는 예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간 100만달러에 재계약한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 훌리오 프랑코는 17일 “신의 가호가 있다면 50세까지 뛰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1958년 8월생인 프랑코의 올해 나이는 47세. 지난 1982년 필라델피아의 유니폼을 입은 이후 빅리그 생활만 23년째다. 지난 2000년 삼성에서 한 시즌을 뛰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는 2001년 애틀랜타에 둥지를 옮겨 튼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해 중심타자로 활약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령 선수는 오클랜드의 전신인 캔자스시티 어슬레틱스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 투수 새첼 페이지다. 은퇴 당시 나이는 무려 59세.1948년 클리블랜드에서 빅리그 유니폼을 입은 지 21년 만이었다. 타자로는 1922년생으로 57세 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생활한 미니 미노소. 훨씬 이전인 1933년 워싱턴 세내터스를 떠난 닉 앨트록의 나이도 57세였다. 40줄에 선수생활을 한 경우는 부지기수다. 현역 중에는 뉴욕 메츠의 불펜투수 존 프랑코(45)를 비롯,‘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3·휴스턴 애스트로스),‘빅 유닛’ 랜디 존슨(42·뉴욕 양키스) 등이 그라운드를 펄펄 누빈다. 국내에서는 ‘까치’ 김정수(전 SK)가 역대 최고령(41세2개월) 선수이고, 현역 최고참(38세11개월) 송진우(한화)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성공시대] 퇴직공무원도 하면 되더라

    [성공시대] 퇴직공무원도 하면 되더라

    “퇴직공무원 대부분이 연금이나 받으며 소극적으로 삽니다. 하지만 퇴직공무원도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치 ‘로터스’를 개발한 ㈜비오겐 사장 오은식(59)씨는 전직 공무원이 사업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오씨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해 3월,27년간의 오랜 공직생활을 정년퇴직으로 물러난 직후다.20년 이상 서울 노원구청에서 근무한 오씨는 지난 2000년부터 주민들의 크고 작은 민원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일빨리 민원처리창구’ 담당 계장으로 근무했다. “민원처리 상담창구로 접수되는 민원의 절반 이상이 쓰레기 무단투기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음식물쓰레기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담당업무에서 아이디어 얻어 지난해 창업 오씨는 음식물쓰레기 문제가 접수되면 담당직원과 함께 현장에 들러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음식물쓰레기는 쉽게 부패해 악취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고 자칫 잘못하면 크고 작은 분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쓰레기 업무를 담당한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다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근원적으로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습니다.” 오씨는 인터넷, 전문서적 등을 뒤져가며 다양한 정보를 모았다. 처음에는 전문지식이 없어 힘들었지만 관련된 내용이 담긴 신문기사는 따로 오려서 보관하고 관련 세미나에도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치 개발업체들을 방문한 것만 수십차례다. 퇴직을 3개월 앞둔 지난 2003년 12월 오씨는 강원대 환경공학과에서 개발된 음식물쓰레기 처리 기술이 빛을 보지 못한 채 사장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방대에서 개발된 신기술이 제대로 활용될 수 없는 상태라 제가 활용해 보기로 나섰습니다. 자연스레 산학연계 방식으로 네트워크가 생긴 것이지요.” 기존 기술과 달리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음식물쓰레기를 15∼16시간 이내에 완전분해해 액체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 액체는 하수로 직접 배출하면 된다. 분해에 이용되는 세균과 효모는 우리나라 토양에서 추출한 것이다. ●15~16시간 이내에 완전 분해 “기술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환경부 기준을 통과한 제품입니다. 음식물쓰레기 자체가 사라지게 되므로 침출수 및 악취 발생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동물뼈와 조개껍질만 제외하고 모든 종류의 음식물쓰레기가 다 분해돼 일일이 분류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술도입에는 성공했지만 실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 여부는 직접 실험을 통해 검증해야 했다. 실험은 퇴직 직후부터 회사 근처에 있는 연촌초등학교에서 직접 실시했다.“음식물쓰레기 문제가 생기면 내가 다 책임지겠다며 떼를 써 겨우 실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발생되는 쓰레기에 세균과 효모의 양을 달리하며 적정량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실험은 3개월 만에 성공리에 끝났다. 지난해 6월 오씨는 이 학교에 시범설치한 처리장치 대신 새 기계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인근 학교급식소를 상대로 직접 판매활동에 나섰다. 음식물처리장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떨치기란 쉽지 않았다. “기존 제품들은 음식물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이런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컸습니다. 제품설명을 위해 방문하면 쫓겨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제품을 싣고 다니며 분해과정을 시연해 보이면서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오씨는 이렇게 해서 6개월 만에 10여대의 처리장치를 판매해 모두 1억원 가까운 매출액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50∼60여대를 팔아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시판되는 100㎏ 용량의 제품 외에도 50㎏ 용량의 소형제품도 곧 판매된다. “공직자 시절 가졌던 소명의식을 갖고 사업에 나설 작정입니다. 동료 공무원들도 저의 ‘개척자 정신’을 배워 당당히 퇴직을 맞았으면 합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사설] 임금피크제 소득감소 지원 바람직

    정년을 보장하되 일정 연령 이후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금융권과 국책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2003년 중반 신용보증기금이 고용을 보장하되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방편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이래 새로운 조류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민간경제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조사대상 가구의 절반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노동계와 적지 않은 근로자들은 임금 삭감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 대해 임금삭감분의 일부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라고 본다. 정규직의 고용 유연성을 강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임금피크제 정착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는 제1 직장에서 물러나는 평균 연령이 54세지만,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연령은 68세다.14년 동안 제2, 제3 직장을 찾아 전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삭감분을 얼마간이라도 지원하게 되면 제1 직장의 근속기간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우리나라는 2010년이면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8%에 이를 정도로 전세계에서 고령화 진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사회안전망도 미흡한 상태에서 후손들의 부담을 덜어 주려면 장년층이 안정된 일자리에 오래도록 머무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대통령자문 사람입국신경쟁력특위에서 제시하는 평생학습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운동과도 맥을 같이한다. 다만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삭감분을 지원하더라도 기업 규모나 경영 상황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다원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 [2005 문화코드] ④ 생명사상

    [2005 문화코드] ④ 생명사상

    ■ ‘온생명’ 장회익씨 잘 알려져있다시피 radical(급진적인)의 어원은 root(뿌리)다. 밑둥까지 파고 드는 정신이 급진이라는 의미다. 어쩌면 ‘생명학’은 가장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의 뿌리인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한성학원 장회익 이사장은 이런 의미에서 가장 생명학적인 사람이다. 그가 처음 제안한 ‘온생명(Global Life)’ 개념은 우리 학계의 독창적 자생이론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런 유명세에도 온생명사상을 선뜻 받아들이기란 사실 쉽지 않다. 그의 표현대로 “시간 단위를 최근 몇백년이 아니라 10억에서 40억년 단위로 늘려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철학 같은 인문학이 아닌 물리학 연구에서 나온 개념인 만큼 어렵고, 나아가 ‘비인간적’이란 오해를 받기도 한다. 시간단위를 늘려잡고 보면 현대문명은 그야말로 무한질주의 세계다.40억∼50억년의 기억이 담긴 유전자를 가지고 ‘장난치는’ 유전공학이 대표적인 예다. 좁게는 골프장 건설, 새만금간척사업 등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모든 인간활동이 문제다.“제일 걱정되는 것은 왜 위험하냐고 증명하라는 주장입니다. 모르면 알려고 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활동을 그만둬야 합니다.”온생명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은 ‘암’이다. 자신만의 발전을 위해 마구잡이로 증식하다 결국 전체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암과 똑같다는 비유다. 이런 무한질주의 배경에는 역시 자본주의가 버티고 있다.“흔히 지금이 조선시대보다 100배 잘 산다고 하는데 그럼 경제 걱정이 100분의1로 줄었습니까? 외려 1000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모든 것을 화폐가치로 바꾼 덕분에 자본주의는 가장 효율적으로 부를 모았지만 동시에 가장 효과적으로 온생명을 파괴해왔다. 장 이사장은 대안으로 생태가치와 자본가치를 합한 ‘생태가격’을 제시했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자본주의를 생태기반경제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향으로 혹시 역사책에서나 보던 ‘원시공산사회’를 그리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온생명이 균형적으로 유지됐던 때가 인류가 400만명 수준이던 4만∼5만년 전 구석기시대 때였다는 설명이 내심 불편해서였다.“그것 없이 살 수 있다면 다 줄이자.”는 장 이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자본가와 노동자들은 지금과 같은 이익이나 임금을 기대해서는 안되고 결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한다.‘결국 문제는 돈’이라고 게거품 무는 현대사회에서 그의 주장이 먹혀들 여지가 있을까. 일단 장 이사장은 ‘공산주의’라는 말의 어감 때문에 망설이면서도 “최소한의 자원을 이용해 공정한 분배를 하고, 낭비와 독점은 제재하자는 차원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섣불리 대안을 말하기보다는 현상황을 정확히 진단하자는 데 더 무게를 실었다. 이 대목에서 최근 불고 있는 생명·생태주의가 너무 감상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고 걱정했다.“최근 신과학이니 자연주의니 하면서 지나치게 반문명·반지성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대문명의 과학적 성과는 분명히 이어받아야 합니다. 그 성과를 도구삼아 치열한 지적 수련을 거쳐 핵심을 정면 돌파해야지 미리 선입관을 가지고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 이사장이 정년을 1년 남겨둔 서울대 물리학과 정교수 자리를 박차고 녹색대학 총장에 취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장 이사장은 ‘녹색아카데미’에서 10여명으로 이뤄진 대학원 과정과 일반인을 상대로 한 2∼3주 단기과정 강의에 의욕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희망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판단에서다.‘암’이기도 하지만 자각을 가진 존재는 사람밖에 없다.“성장과정을 생각하면 됩니다. 어릴 적에는 아무렇게나 행동하지만 커나가면서 자의식이 생기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합니다. 바로 지금이 온생명을 느끼고 ‘아∼ 이게 바로 내 몸이구나!’라는 자각, 그 깨달음을 얻을 때입니다.” ●온생명사상이란 장 이사장이 1988년 국제학술대회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 생명현상은 개개의 생명 하나하나로만 설명할 수 없고 최소한 ‘에너지원으로서의 태양과 그 에너지원을 활용해 살고 있는 지구’ 정도는 포함해야 성립할 수 있는 하나의 ‘물리학적 단위’라는 주장이다. 이 단위를 ‘온생명’이라 부르고 온생명 속 각각의 개체는 ‘낱생명’, 하나의 낱생명에 대한 다른 온생명의 관계를 ‘보생명’이라 이름지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인간복제 구원인가 파멸인가 수년간 세계 과학계를 뜨겁게 달궈온 화두 ‘인간복제’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를 두고 벌인 과학과 종교의 논쟁은 인간이라는 이름의 생명체가 가진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어느 쪽도 이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복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시기적으로 이보다 훨씬 앞선다.70년대의 시험관 아기에 이어 96년 영국에서 복제양 돌리가 탄생했을 때, 세계가 이 놀라운 과학에 경의와 우려를 함께 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월 미국의 저명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배아(胚芽) 줄기세포’를 만들어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서울대 황우석ㆍ문신용 교수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논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논란의 핵심은 인간복제의 정당성과 생명의 본질을 보는 시각차에 있다.‘과학에 한계는 없다.’며 무제한적인 연구를 주장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인간복제는 있을 수 없다거나, 인간복제가 가능하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질병 치료에 국한해야 한다며 제한론을 제기하는 부류도 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우리는 인간배아를 만들어 루게릭병 환자의 세포가 어떻게 잘못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궁극적인 치료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치료 목적의 인간복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간게놈지도 작성에 참여한 미국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2003년 방한 때 “안전성과 유전적 위험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복제실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마리아병원 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가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이종간 핵이식연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복제배아는 인간의 자궁에 이식해도 개체 발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 역시 인간배아를 다루는 문제여서 생명 논란과 무관하지는 않다. 이와 관련, 황우석 교수는 “복제양 돌리의 조기 사망이 복제 과정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는 인간복제의 위험성에 대한 경종”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여기에서 인간복제를 둘러싼 과학자들의 딜레마를 보게 된다. 순수한 과학의 입장이라면 생명복제가 크게 문제되지 않겠지만 그 대상이 인간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도 올해부터 생명윤리법을 제정,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규제의 틀을 마련했다. 배아 자체가 생명체인 만큼 이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강경론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 상관없이 의학적 필요성은 절박하다. 일본은 연구 목적의 인간배아 복제를 이미 허용했으며, 유엔도 지난해 미국 주도로 제기된 ‘인간배아복제 전면금지조약’의 채택을 포기하는 대신 회원국에 인간복제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인간복제 반대 입장을 당장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질병의 심각성이 부각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복제의 현실적 필요성에 공감하리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문제는 ‘생명의 존엄을 과학으로 지킬 것인가, 가치로 지킬 것인가.’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종교계 해법 인간복제, 사형, 안락사, 낙태, 자살…. 이런 단어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생명’이다. 생명 혹은 생명사상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지는 오래다. 종교계에선 ‘생명’의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또 어떤 해법을 내놓고 있을까.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미 ‘불교생명윤리 정립 및 실천프로그램 개발사업’안을 마련,2007년까지 가칭 불교생명윤리연구소나 종단 차원의 불교생명윤리위원회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불교의 생명사상과 불이(不二)사상을 현대적인 의미의 생명윤리로 재구성, 이를 근거로 신도교육과 실천프로그램을 구체화해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불교의 생명관부터 살펴봐야 한다. 초기 경전인 ‘중아함경’에 따르면 중생의 생명은 모체에서 정자와 난자, 중음신이 만났을 때 비로소 성립된다. 난자와 정자가 결합해 중음신이라고 하는 식(識)이 개입되는 순간부터 생명체로 간주한다. 때문에 불교계에선 생명의 존엄을 논하기 전에 ‘생명의 출발’에 관한 이론부터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사회의 생명현안에 대한 불교적 입장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생명공양’운동만큼은 활발하다. 지난 94년 출범한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는 장기이식결연기관으로 2만여 명이 기증 및 후원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비영리 민간단체. 불교의 자비사상과 생명존중사상을 바탕으로 한 의료복지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계몽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신에 의한 생명창조’를 교리로 삼는 기독교나 가톨릭계의 생명 현안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 생명윤리를 위태롭게 하는 인간 배아복제 같은 것이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어긋남은 물론이다. 생명의 가치가 위협받을수록 그것을 지키려는 운동은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발기인대회를 마친 ‘선한 사마리아인 운동’(가칭)은 기독교계의 대표적인 생명살리기 운동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도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길거리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병원 응급실의 자원봉사와 제도개선 작업을 꾸준히 벌여나간다는 취지다.‘선한 사마리아인 운동’은 이달 중순께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임금피크제 소득감소분 정부서 50%까지 보전

    임금피크제(일정한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은 보장하는 제도) 도입으로 급여가 줄어드는 근로자에게 소득 감소분의 일부를 국가가 보전해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정년을 채운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자금지원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3년 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6일 재정경제부와 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고령화사회 가계부담 완화를 위한 ‘고령자 고용안정 방안’을 1·4분기 중 확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급여가 줄어드는 근로자들에게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가칭 ‘임금조정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기준은 소득감소액으로 할지, 일정금액으로 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보전비율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소득감소액의 50%를 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임금피크제 소득보전 지원기간은 3년 정도가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현재 정년 퇴직자를 계속 고용하는 기업에 고용인원 1명당 30만원씩 6개월간 주고 있는 장려금 지원기간을 3년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일반적으로 57세인 정년을 60세 가량으로 끌어 올린다는 정부의 정책적 목표와 임금피크제 소득보전제도의 기간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라며 “그러나 정확한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책을 쓰면서 마음에 응어리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한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오는 6월 정년퇴직을 앞둔 서울 노원구 생활복지국장 전희구(60)씨는 최근 6·25전쟁 당시 ‘좌익척결’명목으로 희생된 아버지의 의문사를 추적해온 과정을 그린 ‘피어오를 새날’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다섯살 어린 나이에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의 진상을 더듬어 가면서 겪은 눈물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의 아버지는 1950년 당시 부산일보 편집부 차장 겸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던 고 전임수(당시 29세)씨. 그는 그해 8월15일쯤 동료기자 6명과 함께 좌익으로 몰려 연행된 직후 가혹행위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규명을 위해 전씨는 1968년 군복무 시절 첫 휴가부터 아버지와 함께 끌려간 동료들과 수사관계자, 부산·경남지역에 거주했던 모든 언론·예술인들을 만나러 전국을 헤맸다.30년이 흐른 1997년에야 전씨는 ‘부산일보 50년사’라는 책과 아버지와 함께 연행된 언론인을 통해 당시 사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씨의 선친과 함께 연행된 전 국제신문 편집국장 이광우씨가 임종을 앞두고 당시 일을 생생하게 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아버지의 행방불명 이후 어린 두동생의 병사와 어머니의 재가로 가정이 몰락하는 과정까지 숨김없이 드러냈다. 조부모 아래서 중학교만 마친 전씨는 검정고시를 거쳐 1970년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통령표창, 서울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모범적인 공직활동을 했다. 전씨는 “이 책은 아버지와 모든 의문사 사건피해자들을 위한 일종의 ‘씻김굿’”이라며 “모든 의문사 관련자들이 ‘역사의 신’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소설 ‘김일성’ 펴낸 이항구 씨

    소설 ‘김일성’ 펴낸 이항구 씨

    “우리 민족의 거대한 흐름 속에 김일성·김정일 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북한체제의 흐름과 북한동포들의 삶을 묘사하는 것은 누구든 반드시 해놓아야 할 겨레의 사명입니다.” 소설가 이항구(70)씨는 어느 누구보다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는 17살 때 좌익활동 중 월북한 뒤 인민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이어 32살 때 공작임무를 띠고 남파된 직후 귀순했다. 특히 김일성 주석의 지근거리에서 취재하는 등 북한에서 노동자·군인·기자·작가 등으로 파란만장한 생활을 했다. ●정지용 아들과 빨치산 활동 그는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최근 전 3권짜리 책 ‘소설 김일성’(이가서刊)을 펴냈다. 말이 ‘소설’이지 대부분 실명을 토대로 한 다큐멘터리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원래 ‘소설 김일성’은 지난 93년 처음 일어판으로 발간했을 때 황장엽 전 비서의 망명을 예언한 대목이 있어 일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발간된 ‘소설 김일성’은 최근 핵문제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변화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추가로 삽입한 것.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 통일연구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과거 얘기를 자꾸 들추지 말고 책이나 잘 소개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씨는 1934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청운초등을 거쳐 휘문중 4년 때 좌익단체인 민주애국청년동맹원으로 활약했다. 이때 이태준씨 아들 이유백, 정지용씨 아들 정구용, 또 남로당 계열의 거물급 간부인 홍증식(월북후 조국전선 서기장)의 아들 홍창희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이유백과 홍창희가 먼저 월북하고 정구용과 함께 서울에 남았지요.6·25가 발발하자 월북하던 중 남조선에서 계속 투쟁하라는 지시를 받았지요. 그래서 태백산으로 내려가 정구용과 함께 빨치산 활동을 했습니다.” ●중앙방송 노동자 출신 기자로 이씨는 1950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정선·문경 등지에서 유격대를 결성해 많은 전투에 참가했다. 이씨는 51년 4월 상부지시에 따라 다시 월북했다.6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그는 인민군에 입대했으며 56년 특무상사로 제대했다. 이후 그는 흥남비료공장에 배치돼 노동자 생활을 한다. 이 무렵 그는 ‘안전띄’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때마침 북한 전역에 신인작가 발굴령이 내려졌다. 당시 문예총위원장인 한설야가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신인을 발굴했다. 이씨는 한설야가 흥남비료공장을 방문했을 때 직접 면담을 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이씨는 58년 중앙방송위원회 노동자 출신 기자로 발탁됐다. 산업부 기자로 김일성 주석이 농촌 순시 때마다 수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이씨는 김일성종합대학 문학부 전신인 평양문학대학이 설립되면서 1기생으로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문예총출판사 현대문학 편집부 기자가 됐다. 이때에도 김일성 주석 수행기자를 맡았다. “하루는 무용가 최승희가 원고를 들고 와 자신이 집필한 것이라며 책을 발간해달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구금상태인 남편 안막이 쓴 것으로 밝혀져 무산됐습니다.” ●북한 실상 바로 알릴 의무감 느껴 66년 초부터 북한당국이 남조선 출신들에 대한 차별대우와 사상검증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시험대에 오른 이씨는 어쩔 수 없이 대남 공작훈련을 받았고 그해 7월 서부전선 군사분계선을 통해 남파됐다. 그러나 곧바로 미군측에 귀순했다. 이후 기무사 군무원으로 있다가 정년 퇴임했으며, 지금은 모기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북한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을 뿐”이라고 거듭 책 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기고] 진정한 초빙교장제가 되려면/한병선 배화여대 외래교수·문학박사

    가장 보수적 집단으로 평가되는 교육계가 제한적으로 초빙교장제를 실시해오고 있다. 초빙교장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초중등 교육계는 그동안 다른 직종에 비해 비교적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으며 그중에서도 교원의 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과거에 비하면 가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들이지만 이제는 초중등 교육계만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자구책의 반영이기도 하다. 초빙교장제는 학교교육의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교현장 중심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하여 정년 이내의 현직교원 또는 교육전문직을 일정기간 초빙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취지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초중등학교의 교장을 초빙교장으로 임용한다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초빙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현직교원 및 교육전문직이어야 된다는 점이다. 초빙교장 임용대상자는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1항, 혹은 교원자격검정령 제2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해 교장자격증을 취득한 자이어야만 자격이 주어지고 있다. 이처럼 교장을 초빙하면서 교장자격증 소지자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능력 있는 외부인사의 초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게 되어 새로운 형태의 집안 식구 챙기기로 흐를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초빙교장제를 실시하고자 하는 학교는 교육여건이 열악하여 지역사회, 동창회 등과의 유대강화에 의거해 학교발전이 기대되는 학교로서 교육감이 지정하는 학교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열악한 교육여건 속에 있는 취약학교들을 발전시키는데 교장 자격증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어야 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초빙교장 임용은 대략 6가지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교장에서 초빙교장으로 다시 교장으로 중임하는 방법, 둘째, 장학관에서 초빙교장으로 다시 장학관으로 돌아가는 방법, 셋째, 교장에서 중임교장으로 중임교장에서 초빙교장으로 다시 본인의 희망에 의해 원로교사로 가는 방법, 넷째, 교장에서 장학관으로 다시 초빙교장을 거쳐 교장을 중임하는 방법, 다섯째,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교감이 초빙교장으로 다시 교감으로 돌아가는 방법, 마지막으로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교감이 초빙교장을 거쳐 교육전문직으로 돌아가는 방법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위와 같은 폐쇄적 임용방법으로는 학교의 혁신적인 발전을 꾀하기 위한 개방적 초빙교장제의 취지를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기왕 초빙교장제라면 왜 교장자격증 소지자만을 고집하는가? 자격증은 질적 수준의 최소한을 담보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예컨대 대학에서 총장 자격증이나 학장 자격증을 소지한 자가 총장이 되고 학장이 되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또한 경쟁력 있고 발전하는 기업의 경영자들이 CEO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야기 역시 들어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중등교육 발전은 묵묵히 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헌신해온 교사들과 이를 열심히 뒷받침해온 학교 경영자들의 공이 지대하였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초빙교장제를 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롭게 시작하여 낙후된 교육여건을 개선하여 교육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자는 윈-윈 전략인 것이다. 교장자격증이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백번 환영할 일이지만,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끝내 교장자격증만을 고집한다면 우물 안의 똑같은 사람을 다시 교장으로 초빙하게 되는 무늬만 흉내낸 초빙제일 뿐이다. 한병선 배화여대 외래교수·문학박사
  • 31년 집배원생활 접는 박수석씨

    31년 집배원생활 접는 박수석씨

    “마음이 담긴 따뜻한 편지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섭니다.” 저물어가는 2004년과 함께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조용히 무대 뒤로 퇴장하는 사람들이 있다.31년 동안 사람들을 웃기고 울렸던 우편 배달을 마치고 29일 정년퇴임한 서울 동대문우체국 집배원 박수석(57)씨도 그렇다. ●1973년부터 사연전달 “단하루도 결근 안해” 박씨는 31년 동안 하루도 결근하지 않고 동대문구를 누볐다. 비나 눈이 오면 우편물이 젖을까 외투 품안에 우편물을 감싸안고 노심초사했고 같은 동네에서 이사간 집이 있으면 일부러 찾아가 소중한 소식을 전했다. 그는 지금도 집배원으로 첫 걸음을 내디뎠던 1973년 5월28일을 잊지 못한다. 청량리에 있던 우체국에서 갈색 가죽가방 한가득 우편물을 담고 전농동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탈 때 안내양이 어색한 남색 제복에 모자를 착용한 자신을 자꾸만 쳐다보는 것같아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박씨는 하루 8시간씩 걸어다니며 우편물을 전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 군대에서 온 아들의 편지를 받고 이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어머니, 고향에서 올라온 부모의 쌈짓돈이 든 편지를 받고 고개 숙이며 눈물을 감추는 하숙생, 해외에서 온 친구나 가족의 소식을 받아들고 환하게 미소짓는 사람들을 보면 어느새 다리 근육에 뭉쳤던 피로가 싹 가셨기 때문이다. ●경기불황과 인터넷 문화에 사라지는 편지 박씨는 요즘 우편물의 종류만 봐도 세상살기가 너무 각박해진 것을 알 수있다고 말했다.80년대까지만 해도 하루에 전하는 우편물 500통 남짓 가운데 80%정도는 직접 쓴 편지였다. 우편엽서에서 살가운 정이 담긴 사연을 살짝 훔쳐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요즘은 우편물의 양이 하루 800∼900통으로 늘었지만 육필편지는 10%도 채 안 된다. 대부분의 우편물이 홈쇼핑이나 백화점 광고책자, 은행이나 카드회사의 채무 독촉장, 휴대전화 고지서로 사람의 정이란 찾아볼 수 없다. 박씨는 “예전엔 우편물을 전달하면 받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거나 슬퍼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우편함에서 며칠동안 찾아가지 않는 우편물을 수거하는 일이 더 많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연말 분위기도 변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되기 전인 1997년까지만 해도 연말이면 우체국에 연하장, 달력, 선물이 담긴 소포 등이 넘쳐흘러 매년 12월10일부터 이듬해 1월 10일까지 한달 동안 밤늦게까지 비상근무를 했다. 박씨는 “그때만 해도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생각에 강추위 속에 야근도 불사하고 웃으며 일했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메시지 등으로 안부를 전하는 사람이 많아 연하 우편물을 전달하는 기쁨도 사라졌다.”고 우울해했다. ●사랑 전하는 편지 써보는 것이 새해 소망 달라진 재래시장의 인심도 아쉽기만 하다. 박씨는 1982년부터 18년 동안 제기동 경동시장에 우편물을 배달했다.80년대만 해도 시장에 가면 상인들과 밝게 인사하며 음식도 같이 나눠먹던 훈훈한 인심이 살아있었다. 하지만 대형 백화점과 할인마트가 들어서면서 시장 상인들에게 전달되는 우편물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반면 상인들의 얼굴에 팬 주름은 늘어만 갔다. 박씨는 “한약상들에게 들어가는 한약업계의 우편물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상인들도 얼마나 힘든지 짐작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새해가 되면 ‘긴 휴가’에 들어가는 박씨는 뜻밖의 소망을 밝혔다.“각박해진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뿐이지요. 당장 저부터 이제까지 한 번도 쓰지 않았던 편지를 써 지인들에게 우편으로 부쳐볼 생각입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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