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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화제] “인생에 퇴직은 없다”

    [주말화제] “인생에 퇴직은 없다”

    “인생에 정년퇴직이 어디 있어.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면 저승사자도 왔다가 그냥 가는 법이지.”일흔 가까운 나이에 발명한 수도 밸브로 특허까지 출원한 김예애(74) 할머니는 국내 최고령 벤처기업 사장이다. 인터넷과 이메일도 자유자재로 쓰는 김 할머니는 “몸의 나이는 마음을 따라가는 법”이라고 얘기한다. 나이 70,80에도 현장을 지키는 ‘꿈많은 노년’들이 있어 ‘사오정’(45세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다니면 도둑)란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대한은퇴자협회가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노령자들에게 주는 ‘히어로(Hero·영웅)상’의 수상자로 뽑힌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을 만나봤다. ●일흔 넘어 벤처 창업 우수노령히어로상을 받는 김 할머니는 페달을 이용해 발로 수도꼭지를 열고 잠그는 ‘발바리수도’를 발명했다. 어느날 며느리가 물을 틀어놓은 채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다 바쁜 손 대신 발로 수도꼭지를 조정하면 물을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김 할머니는 곧바로 서울 을지로 뒷골목을 찾아가 1년을 헤맨 끝에 마음 맞는 수도기술자를 만나 1999년 제품을 만들었다. 혼자 벤처인증까지 따낸 김 할머니는 2001년부터 ‘발바리수도’를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혼자 아들을 키우며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해야했던 경험이 노익장의 원동력이다. 김 할머니는 “일을 쉬면 오히려 병이 났다.”면서 “나한테 이제 그만 쉬라는 말은 죽음을 재촉하는 몹쓸 얘기”라고 말했다. ●“승객과 인생이야기가 보람” 같은 상을 받는 배용복(79) 할아버지는 50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서울택시운송조합 소속 최고령 운전기사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하루 12시간씩 택시운전을 한다. 평북 구성 출신인 배 할아버지는 일제 때 하사관학교를 나와 중국 하얼빈에서 군인생활을 했다. 광복 직후 고향에 돌아와 인민군에 입대,6·25전쟁에 참전했지만 전쟁 도중 공산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남한에 투항했다. 이후 미군부대 운전기사로 남한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택시일은 자유롭고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지. 예순일곱이 되던 93년 개인택시 운전을 그만뒀는데 얼마후 택시회사에 다시 입사했어. 손님들에게 인생경험 들려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낙이자 훌륭한 건강 유지법이야.” ●“정년퇴직자는 베테랑 인력” 울산에 있는 조선하청업체 ㈜혁신기업은 정년퇴직자들의 모여 만든 회사로 이번에 노령자 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설립자는 20년 동안 현대중공업에서 기능공 관리직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창원(69)씨.2001년 선수·선미 블록조립 부문의 퇴직 기능인들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퇴물이 된 사람들이 무슨 창업이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깔끔한 솜씨로 입소문이 나 지금은 연간 1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직원 40여명의 평균연령이 64세인 혁신기업에는 정년퇴직이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 스스로 퇴사하기 전까지는 모두 ‘현역’이다. 김씨는 “우리 직원들 모두 여든까지는 끄떡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히어로상 시상식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데스크시각] 공기업 CEO와 낙하산/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올해의 화두는 단연 ‘혁신’이다.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공기업도 그렇다. 변화·개혁하지 않고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해 자극제가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만큼 혁신은 모두의 ‘지상명제’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 3월부터 매주 한 차례씩 공기업을 찾아가 CEO를 직접 인터뷰하고 있다. 지금까지 13명을 만났다. 앞으로도 계속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볼 계획이다. 특히 이번 만남을 통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 각 부처를 출입할 당시 선입견을 가졌던 그들이 아니었다.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듯싶었다. 그 누구에게서도 과거 상징처럼 여겨졌던 권위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한 승부욕만이 읽혀졌다. 그동안 공기업 이사장·사장 자리를 대통령선거에서 이긴 정당이 전리품처럼 나눠먹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수백개 되는데도 논공행상을 하다보니 모자랄 지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군화, 등산화 등 ‘낙하산’이 판친다는 우스갯소리도 심심찮게 나왔다. 당연히 여권의 실력자들에겐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마련이었다. 이런 인사들은 발탁되더라도 공기업을 제대로 운영할 리 만무하다. 공사(公私)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겠는가. 참여정부 들어서도 ‘낙하산’ 논란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몇몇 공기업은 몇달째 CEO가 공석으로 있다.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권의 ‘입맛’에 맞는 인물, 다시 말해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두고 공모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만의 하나 그런 의도라면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 정부는 그런 낌새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엊그제 철도공사 사장에 이철 전 의원, 조폐공사 사장에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내정한 것은 유감이다. 전문성과도 한참 거리가 멀고, 노 대통령의 내 사람 챙기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공기업 최대주주랄 수 있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여권의 17대 총선 낙선자 챙기기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배 째라.”는 식의 인선은 공분(公憤)만 불러올 따름이다. 다만 정치권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낙하산’으로 몰아붙여도 안 될 일이다. 기자가 만난 박양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과 유대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원장은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둘 다 공모를 통해 입성한 뒤 이전의 CEO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이뤄내 분위기를 확 바꿔가고 있었다. 장점을 잘 살리면 민간 출신보다 훨씬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사장은 지난 3월 공기업 최초로 전 직원의 직접 투표를 통해 상임이사 2명을 뽑아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제청했다. 이는 일반기업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모 장관은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박 사장이 오버하는 것 같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이 사장이 밀실에서 좌지우지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박 사장의 설명이었다. 상급기관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풍토에서 박 사장의 이같은 시도는 어쩌면 정치인 출신이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유 원장 역시 ‘뚝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는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직원들과 호흡을 같이했다. 먼저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 자신부터 월급을 100만원 깎았다고 한다. 다른 임원들도 월 50만원씩 희생을 감수하며 동참했다.‘뇌관’이나 다름없는 정년 문제도 건드렸다. 간부사원은 60세, 일반사원은 57세로 되어 있었으나 이를 57세로 통일했다. 공무원의 정년 조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현재 공무원 정년은 5급 이상 60세,6급 이하 57세로 차등화돼 있다. 무엇보다 공기업 성패는 CEO의 혁신 마인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낙하산 인사일수록 더욱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끝없는 도전과 용기’를 펴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 회장 잭 웰치로부터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일 듯싶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poongynn@seoul.co.kr
  • [내 인생의 등대] 박석안 서울시 주택국장

    [내 인생의 등대] 박석안 서울시 주택국장

    떠남이 아름답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공직에서, 그것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주택분야에서 정년을 마친다는 것은 결벽증에 가까운 도덕성을 요구한다. 올해 주택국에서 각종 비리사건 등에 연루돼 중도하차하지 않고 정년퇴직하는 첫 공직자가 나왔다. 이번 달을 끝으로 30년의 공직을 접고 공로연수를 떠나는 박석안(59) 주택국장이 그 주인공이다. 경북 의성 출신인 박 국장은 서울시가 첫 직장이 아니다. 연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건설에 잠시 몸담았다 1975년 7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스승인 고(故) 김정수 교수의 영향이 컸다. “교수님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설계한 한국 건축계의 원로십니다. 수업을 많이 들으면서 가까워졌죠. 교수님이 손수 입사 준비를 도와주셨으면서도 ‘박군은 공직에 나가 좀더 큰 뜻을 펼쳐야 할 텐데’라고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당시는 요즘 못지않게 취업난이 심각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박 국장은 오래 못 가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건축사로서 공익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기업이 아닌 사회에 얽매여야 한다’는 은사의 가르침에 월급이 3분의1로 줄어도 과감히 공직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 국장은 ‘변방도시’ 서울이 ‘국제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강남개발부터 86아시안게임,88올림픽 도심 정비를 거쳐 2002 월드컵 시설 건설 등 서울을 대표하는 대규모 토목·건축 사업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었다. 박 국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경기도 벽제 승화원(옛 시립화장장) 건설이다.84년 착공 당시에도 인근 주민과 군부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국토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절실한 시설이었다. “화장장은 연고가 없는 시신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지요. 그래서 냉난방 시설을 완비하는 등 당시 최고급으로 지었습니다. 아직도 화장장은 서울시내에 한 곳도 없습니다. 건축가로서 경험하기 힘든 사업을 진행했다는 게 지금도 뿌듯하기만 합니다.” 공직 생활에서 아쉬운 점은 강남의 주택 가격을 잡지 못했다는 것. 강북 개발을 위한 뉴타운사업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양윤재 부시장 비리사건 때는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청계천 주변부 개발을 주도한 주택국의 수장인 만큼, 그에게 의혹의 눈길이 쏠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공평무사하고 명확한 처리’라는 그의 업무 스타일로 위기를 벗어났다. 박 국장은 “후배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공무원은 가족들이 뒤에 있다는 생각으로, 네가 나고 나가 너라는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곤 한다.”면서 “지금까지의 자세로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문학·지리학에 담긴 ‘삶의 숨결’

    문학과 지리학을 결합한 연구서 ‘문학지리·한국인의 심상공간’(논형)이 국내편 2권, 국외편 1권 등 전 3권으로 발간됐다. 문학지리학은 아직 학계에서 보편화된 영역은 아니지만 그 역사는 16세기 ‘동국여지승람’‘택리지’등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사람에게 고향이 있듯 문학에도 고향이 있고, 그 고향은 물리적 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민족의 정서와 문화와 사상이 살아 숨쉬는 심상공간까지 아우른다. 이 책은 동국대 명예교수인 김태준 박사의 정년퇴임에 맞춰 수세기동안 끊겨왔던 문학지리학적 접근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려는 노력으로 일궈낸 첫 결실이다.김태준 교수를 비롯해 조동일 계명대 석좌교수, 이혜순 이화여대 교수, 왕샤오핑 중국 톈진사범대 교수, 와타나베 나오키 일본 무사시대 교수 등 원로부터 중견 학자, 학부생까지 국내외 80여명이 필자로 참여했다. 때문에 책에는 조은 동국대 교수의 체험적 에세이 ‘기억으로 읽는 광주’부터 지리학자 오홍섭의 ‘한라산론’, 일본 문화인류학자 노자키 미쓰히코의 ‘한국의 유토피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의 글들이 실려 있다. 김태준 교수는 서문에서 “우리 국토와 해외의 땅에 수없이 각인된 사람들의 숨결은 더 나은 삶을 향한 간절한 염원을 이 땅에서 실현하고 문학에 염원을 담는다.”면서 “이러한 삶의 현장에서 자기의 숨결을 확인하는 일이야말로 참 문학이며, 실지(實地)의 학문”이라고 밝혔다. 각권 1만 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주목받는 700만 ‘단카이세대’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주목받는 700만 ‘단카이세대’

    일본의 전후 1차 베이비붐 세대인 이른바 ‘단카이세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기술 전수 단절을 우려하고, 생명보험업계도 노련한 현장 영업사원의 집단퇴장에 따른 위기감을 얘기한다. 백화점이나 은행은 물론 경찰이나 교직사회도 마찬가지다. 반면 단카이세대가 대거 퇴직할 때 예상되는 35조엔(325조원)의 퇴직금을 노린 은행과 증권회사 등의 쟁탈전은 벌써부터 뜨겁다. 이들을 겨냥한 여행상품도 개발중이다.2007년부터 집단퇴직이 시작되는 단카이세대 문제로 일본 전역이 시끌벅적해지고 있다. |하마마쓰(시즈오카현) 이춘규특파원|일본 패전후인 1947∼49년 사이 태어난 700여만명의 단카이세대. 넓게는 50대 중·후반도 포함시킨다. 정년을 눈앞에 둔 단카이세대의 문제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피아노와 관악기를 주로 생산하는 야마하㈜다. 한국에서도 야마하 피아노나 트럼펫, 색소폰 등은 소비자들의 눈에 익은 제품들이다. 야마하의 생산현장과 본사가 있는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 일원을 찾았다. ●중견생산직 2007년부터 집단 퇴직 지난 20일 낮 하마마쓰 시내에서 승용차로 40여분 걸리는 도요오카초의 야마하 관악기 공장을 방문했다. 회사 입구의 드넓은 주차장을 메운 직원들의 중형 승용차는 이들의 생활수준을 엿보게 해주었다. 출·퇴근 시간이면 이 공장 주변이 하마마쓰 시내로 오가는 야마하 사원들 차량으로 정체를 겪는단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머리가 허연 사원들이 유난히 많다.‘사오정’,‘오륙도’라는 자조적인 유행어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의 40∼50대들이 부러워할 일이지만, 이 회사는 생산직 사원의 50%를 차지하는 50대의 집단 정년을 우려,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책중 하나로 정년자 가운데 40%정도는 촉탁으로 재고용된다. 이들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공장을 안내한 마쓰무라 아쓰시 홍보과장이 보여준 생산부문 사원 연령 분포자료는 충격적이다.50대 사원이 50%이고,40대가 30%이다.40∼50대를 합치면 무려 80%다. 반면 30대는 10%,20대도 10%에 그쳤다. 특히 55,56세의 생산직 사원은 각각 전체 생산직의 10%에 육박한다. ●“하루빨리 기능을 전수하라” 이처럼 심각한 기능 단절이 우려되는 이른바 ‘2007년 문제’(단카이세대의 집단퇴직이 시작되는)의 상징적인 회사로 부각된 야마하 공장의 생산 현장에서는 숙련된 50대 사원들로부터 20∼30대 사원들에게의 기능전수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었다. 회사측이 2000년부터 집중적으로 기능전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기능전수 작업은 업무 시작전, 휴식중, 그리고 통상작업 종료 뒤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이런 작업이 5년 정도 진행돼 상당한 기능전수 효과를 보고 있으며, 현재는 89개조가 활동중이다. 트럼펫 생산반에 속해 있는 야마무라 미쓰요시(53)는 사카이 모토쓰구(30)에게 짬을 내 조립기술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들은 2년 예정으로 이같은 기능전수·계승을 하고 있으며, 벌써 1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한 개 작업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기능을 차례로 전수한다. 클라리넷 생산반인 하가모토 히데오(54)와 마부치 아키라(25)도 환상의 콤비네이션을 자랑한다. 하가모토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키라를 지도하고 있는데, 젊은 아키라가 너무 열성적이어서 가르치는 기분이 절로 난다고 했다. 처음에는 하루종일 함께 일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많이 발전해 틈틈이 지도하고 있다. ●고도의 숙련도 필요한 피아노 생산라인이 가장 심각 관악기 공장을 둘러본 뒤 찾은 하마마쓰 시내의 그랜드피아노 생산공장은 단카이세대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관악기 공장보다 훨씬 고령화 현상이 심했다. 피아노의 경우는 관악기 보다 훨씬 오랜 기간의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한다. 80년대 이후 일본내의 피아노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 오랜 기간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은 것도 피아노 부분의 기능전수 문제가 심각해진 또다른 원인이다. 그나마 1999년 한차례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도 50대 생산직 근로자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란다. 이처럼 단카이세대의 상징적인 생산현장으로 부각되면서 야마하는 의외의 효과도 보고 있다.NHK 등 일본 언론들은 물론 해외 언론의 취재요청이 끊이지 않아 홍보팀은 일정조정에 정신이 없다. 공장견학도 적지 않다. 이날도 피아노 공장에는 수개 팀의 견학팀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제조업체 “중견인력 확보 어렵다” 단카이세대 고민은 야마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체의 약 30%가 단카이세대의 집단퇴직 문제로 기능·기술 전수가 단절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단카이세대 문제 해결이 일본 전체의 과제임을 보여준다. 지난 1월 정사원 30명이상의 기업중 1405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47∼49년 출생자가 전체 종업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2%였다. 하지만 제조업체는 그 비율이 9.8%로 전산업 평균을 웃돌았다. 그들의 퇴직으로 인해 인재확보나 기능전수에 위기감을 느끼는 기업은 전체적으로 22.4%였고, 제조업체로 한정하면 30.5%였다. 특히 정사원 300명 이상의 제조업체는 41.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이 걱정하는 이유로는(복수응답) ‘의욕있는 젊은이·중견층의 확보가 어렵다.’(63.2%)가 가장 많았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기능·노하우 전승에 시간이 걸려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68.5%)가 가장 큰 걱정거리로 나타났다. 대책으로는 ‘필요한 인재는 고용을 연장하는 방법 등으로 지도자로 활용한다.’가 전체(40.7%)는 물론 제조업(45.6%)에서도 가장 많았다. 이어 경력이나 신규채용 증가 순이었다. taein@seoul.co.kr ● 단카이세대란 |하마마쓰(시즈오카현) 이춘규특파원|단카이세대(團塊世代)는 2차대전 종전 후인 1947∼49년에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말한다. 앞뒤 1년차까지 확대하기도 한다. 다른 해에 비해 신생아가 20∼50% 정도 많아 해당 인구 수만도 700만명에 이른다. 일본 전체인구의 5%에 해당한다. 세대끼리 잘 뭉치는 경향이 있어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작가 사카이야 다이치가 단카이(덩어리)라고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인구규모가 급격하게 팽창된 세대이기 때문에 진학·취직·결혼·주택문제 등에 있어서 심각한 경쟁을 겪었다.90년대 구조조정이 본격화됐을 때도 주표적이 됐었다. 하지만 풍부한 노동력 제공으로 일본의 고도경제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사회를 주도하던 이들이 2007년을 전후해 대거 정년퇴직을 맞게 되면서 긍정·부정적 문제들이 발생,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taein@seoul.co.kr ●‘기능전수 운동’ 야마하社 |하마마쓰(시즈오카현) 이춘규특파원|“노하우가 축적된 50대의 사원들, 특히 단카이세대가 급격히 퇴직하기 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능을 젊은 사원들에게 전수,‘2007년 문제’를 최소화하겠다.” 단카이세대 문제를 가장 단적으로 안고 있는 악기제조업체 야마하㈜의 호시노미야 히로미쓰 노무·인력개발과장은 단카이세대 대책을 이같이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단카이세대의 집단퇴장이 야마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생산직은 물론 사무, 영업직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30대는 리더십과 경험이 없다. 그래서 선배세대들이 리더십·기능을 전수하도록 연수도 시키고, 개인적으로 조를 편성해 교육한다. 특히 관리기술이 떨어지는 게 걱정이다. ▶대책은 무엇인가. -지난해부터 정년퇴직사원을 촉탁으로 채용하고 있다.200여명 중 80명 정도가 촉탁으로 채용된다. 앞으로 수년간은 노련한 퇴직자들의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촉탁을 활용한다.‘프롬투(40∼50대로부터 20∼30대들에게 기능을 전수하는)운동’이 핵심이다. ▶단카이세대의 비중은. -생산직은 50대 사원이 무려 전체 사원의 50%정도를 점한다. 사무직도 3분의 1정도다. ▶사무직은 어떤 문제가 있나. -사무직이나 영업직도 여러 문제가 있다. 그래서 시니어파트너제를 이용, 전수하고 있다. 특히 전문기능이 필요한 재무나 회계 분야 사원은 정년후에도 촉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카이세대의 집단퇴장을 조직이 젊어지게 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은. -흔히 세대교체를 말하는데 아직은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 우리 회사는 기술이나 기능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보기술(IT) 기업은 그럴지 몰라도 우리는 다르다. ▶다른 회사들도 단카이문제가 있나. -철강, 조선, 중공업 등 100년 이상된 회사들의 사원들 연령구성이 야마하와 비슷하다. 심각하다. 다만 우리처럼 극단적으로 단카이문제가 있는 회사는 흔치 않다. 자동차 등 많은 제조업체들은 일찍부터 이 문제에 대응해왔다. ▶단카이세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차원의 지원정책은 있나. -그렇다.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고용안전 관련법은 정년연장과 재고용을 지원한다. 정년을 연장하거나 재고용하면 단카이세대의 연금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최소 3∼5년간 정부의 이런 정책이 계속될 것이다. 후생연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고용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taein@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12) 유대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원장

    [혁신 공기업 탐방] (12) 유대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원장

    20층 이상 아파트에 승강기가 고장났다고 가정해 보자. 그 불편은 상상하기도 싫다. 특히 고장으로 불꺼진 승강기 안에 몇 시간동안 갇혀 있다는 상상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실생활과 밀접하고 사고가 나면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것이 승강기다. 우리나라 승강기 안전관리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승관원)의 유대운 원장은 19일 “지난 1980년대 2만대도 안 됐던 승강기가 지금은 30만대에 달한다.”면서 “지금은 승강기 사고에 따른 119구조대 출동횟수가 교통사고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승강기 안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승관원을 혁신해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바로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유 원장을 만났다. ▶취임 초부터 경영혁신에 전력투구하는 이유가 뭔가. -참여정부가 선두에 서서 혁신을 부르짖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예전처럼 탈만 없으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서는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이다. 기존의 낡은 시스템을 고집해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구조에 대응하기조차 어렵다. 주저없이 경영혁신을 단행한 배경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혁신내용을 말해달라. -지난해 말 1·2급 간부직원의 정년을 단축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지역본부제 및 지역본부 내 관리부장의 임금체계도 성과급 위주로 바꿨다.6개월동안 보직을 받지 못한 직원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면직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조기퇴직제와 구조조정으로 2급 이상 간부직원 30%가량이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인사평가시스템 중 하나인 다면평가시스템을 설명해 달라.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래서 객관적인 기준 아래 모든 직원들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불만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다면평가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의 연공 서열주의에 입각한 승진제도를 업무성과와 능력위주로 개선한 것이다. 다면평가 등의 내부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대신 연공서열을 파괴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3급(과장)도 팀장을 맡을 수 있도록 직제를 개정해 능력위주의 인사를 가능케 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다면평가를 기초로 성과급을 지급했다. ▶최근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공공서비스 부문 대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표준협회가 실시하는 ‘2005년 한국서비스 대상’ 공공부문(검사·검증서비스)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정부가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에 의해 88개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평가와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수상하게 돼 의미가 있다고 본다. ▶승강기 안전검사 강화 선포식은 어떤 의미가 있나. -승강기 안전검사 강화 선포는 안전사고를 최소화시키겠다는 승관원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는 데 뜻이 있다. 승강기를 이용할 때 순간적으로 실수를 하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갇힘 등 승강기 안전사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횟수는 5511건이며,1만 2000여명이 구조됐다. 이는 교통사고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승강기 안전검사 강화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앞으로도 엄정한 정기검사를 통해 이용자의 생명을 보호하겠다. ▶올해 ‘KESI 비전 2010’을 발표하고 고객만족경영을 선포했는데. -요즘 많은 공공기관들이 혁신의 하나로 과감한 경영기법들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은 단순히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인사시스템을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고객의 불편을 없애주고,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는 것도 혁신이다. 승관원의 고객은 관리주체와 아파트 주민, 그리고 승강기 소유자 등이다. 따지고 보면 승강기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기관의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승관원의 고객만족 경영의 출발점은 국민으로부터 시작된다. 공공기관의 기본적인 책무는 국민을 고객으로 인정하고, 전 국민들이 승강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검사하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협력적인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금은 무차별적인 국제경쟁 시대다. 노동조합 활동도 임금인상투쟁에 주력하던 과거 80년대와 달리 조직의 경쟁력 향상에 방향을 맞추어야 할 때다. 특히 변화와 혁신이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는 공공기관은 이에 대한 노조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승관원 노조는 임금인상이나 근로조건 개선 대신에 안전검사의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그런 점에서 승관원 노사는 애초부터 경영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공동인식을 하게 됐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해 노사가 일찍이 합의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지난 1일 승관원의 지방이전을 수용하기로 노사가 협약서를 체결했다. 정부산하 공공기관 중에서는 선도적인 역할로 평가받아 많은 언론사에서도 관심을 갖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노사간 합의문에는 수도권 집중과 국토불균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우리 노사는 지방이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방이전 때 정부의 최우선 지원대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유대운 원장의 나눔경영 유대운 원장의 경영철학은 ‘나눔경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진정한 경영은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소외계층, 여성, 약자 등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장애인 고용확대다. 지난해 6월 유 원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회사의 장애인 채용현황은 전무했다. 장애인 채용대신 벌금의 일종인 부담금을 대신 냈다. 그러나 유 원장이 취임한 직후 장애인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을 알고, 즉시 채용할 것을 지시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2명을 뽑았다. 또 올해 4명을 채용한 데 이어 연내에 4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장애인 의무채용 규모인 8명을 넘어서게 된다. 이같은 나눔경영이 알려지면서 최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으로부터 ‘장애인채용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 원장은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에 관계없이 장애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여성에 대한 배려 또한 돋보인다. 유 원장은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가 여성들의 승진과 채용에 대해 차별 철폐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 행동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도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진급에 차별을 받거나, 입사 때부터 기능직에 묶여 승진은 꿈도 못 꾸는 경우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 원장은 여성 차별을 없애 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다음달 1일자로 8명의 기능직 여직원을 일반직으로 전환시켜 줄 계획이다. 이 가운데 4명은 즉시 5급(주임)으로 승진시킬 예정이다. 또 추가로 내년 1월 7명의 여직원을 일반직으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전체 기능직 여직원이 21명인 것을 감안할 때 75%가 일반직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번 일이 입소문을 타면서 여성부는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로부터 기능직 여사원의 일반직 전환 여부에 대한 확인전화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유 원장은 “채용된 장애인이나 일반직으로 전환된 여직원 모두가 맡은 업무를 잘 처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나눔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유대운 원장은?  유대운 원장은 격식을 차리지 않는다. 정부 산하기관의 기관장이라는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권위의식을 찾아 볼 수 없다.‘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도 사람 없다’는 것을 삶의 지표로 삼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 원장은 직접 승합차를 몰고 직원들과 회식자리에 가는가 하면, 늦게까지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간식을 챙겨들고 나타나 그들과 어울리곤 한다. 유 원장의 삶을 돌아보면 기회보단 위기가 많았다. 일용직 근로자에서 노동운동가를 거쳐, 서울시의회 부의장, 서울시립대 운영의원, 남서울대학교 객원교수, 그리고 정부 산하기관의 기관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선 다른 후보에게 지역구를 넘겨주는 아픔도 있었지만,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 지역구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10월에는 ‘1사 1촌운동’ 체결과 함께 매년 사회복지시설 방문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있다. 소수와 약자를 배려한 나눔경영을 한 덕에 유 원장은 장애인단체장 및 관련 자치단체장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감사패를 받았다. ▲충남 서산(55) ▲서울대 경영대학원 ▲민주당 노동국장·인권국장 ▲서울시의회 문화교육위원장·부의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인간시대] 동대문구청 민원실 이유승 할아버지

    [인간시대] 동대문구청 민원실 이유승 할아버지

    “하루 온종일 민원인들 뒤를 봐주고, 퇴근해서는 젖병 닦느라 바쁘지요. 드러내놓고 자랑할 게 못되지만…. 이 나이에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5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청 종합민원실에서 만난 이른바 ‘호적 대부’ 이유승(70·계약직)씨는 새삼스레 수줍어하며 이렇게 말했다. ●11년째 한곳서 상담·서류 대필 직원들로부터 ‘상담관’이라는 직책 아닌 직책을 얻은 그는 1994년부터 꼭 11년째 이곳에서 민원 상담과 서류대필 업무를 보고 있다. 아홉살 때 아버지를 여의는 바람에 정식 학력으로 따지면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이씨가 민원실 업무에 발들여놓은 사연이 남다르다. 원래 한 방송국에서 수신료 징수 일을 하다가 우연찮게 공직으로 옮기는 계기가 찾아온다.88년 10월 수신료와 전기·수도료 등이 통합부과되는 체제로 바뀌면서 공과금이 더해져 업무가 통째 관공서로 옮겨 갔다. 거주지 우선으로 발령을 냈는데, 이씨는 동대문구 답십리3동에 근무하게 됐다. 94년까지 6년간 근무한 뒤 총무과로 발령받아 민원업무와 인연이 닿았다. 호적계에서 일을 배운 것이다. “행운이라 할까, 이때의 인연이 아니었으면 나같은 사람이 어떻게 공무원이 됐겠습니까. 어림도 없지요.” 그는 이 무렵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쑥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96년 12월 정년퇴직한 뒤 요즘처럼 ‘오륙도’니 ‘사오정’이니 하는 어려운 세상에 그는 2년 남짓한 세월이 흐른 99년 1월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호적 전산화사업이 한창이었는데, 온통 한자투성이인 서류들을 다루려면 이씨의 도움이 절실해 공공근로로 다시 호적계 일을 봤다. ‘임무’가 끝나고 쉴 때였다.98년 말 당시 ‘IMF 대란’으로 불리는 경제위기 속에 공직사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정부 정책으로 인원을 줄인다는 게 하필 민원실 안내요원이었다. 당황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경력 퇴직자라도 쓰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지금까지 여권발급 신청서 등 각종 민원서류 작성에만 하루 15∼20건, 상담은 50∼60명에 이르고 있다. ●버림받은 아이 20년간 90여명 보살펴 한 주민은 “업무상 만남이 아니어서 한 동네에 사는 이웃처럼 느껴져 싸울 일도 ‘상담관님’ 얘기로 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민원여권과 윤태환 과장도 “공무원이라고 해도 담당자가 아니면 모를 수도 있는데, 업무를 꿰고 있는 데다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 무료로 비치한 복사기 사용법 등 자질구레한 일까지 도맡아 눈에 안 보이는 역할이 크다.”고 흐뭇해했다. 그에게는 퇴근 뒤 귀가하면 또 하나 소중한 일이 기다린다. 바로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홀트복지회에서 입양하기 전까지 가정적응 등을 위해 맡기는 위탁가정 역할이다.85년 방송을 통해 이런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시작해 지금까지 90여명을 맡아 사랑을 베풀었다. 현재 8개월 된 ‘이현우’란 사내아이가 보살핌을 받으며 새 둥지를 기다리고 있다. “2000년 ‘이성철’이라는 혼혈아를 맡았지요. 발육상태가 나빠 입양이 미뤄지다 보니 2년 넘게 길렀습니다.2001년 봄 아내(최은균·66)가 미국으로 초청돼 만났더니 곧장 알아보고는 ‘마마’라며 안겨와 펑펑 울고 말았답니다. 보고파요.”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오늘의 눈] 수술 기피하는 항운노조/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심지어 청와대에서도 인사 청탁이 들어옵니다.” 수년전 인천항운노조를 찾았을 때 한 간부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만큼 항운노조원이 ‘물 좋은 자리’라는 뜻이다.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316만원. 게다가 구조조정도 없고 정년 60세를 보장받는다. 하역체계도 기계화돼 과거 고생스레 등짐을 나르던 부두노동자를 연상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항운노조의 독점적 노무공급권을 하역사들에 넘기는 ‘상용화’를 추진하자 노조가 ‘합의’와 ‘파기’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은 이같은 사정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상용화를 골자로 한 노사정 협약안을 받아들인 노조는 지난 13일 일반조합원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파기를 공식선언했다. 항운노조원들이 만족스러운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어서 탓할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 및 하역사가 현재와 동일한 임금체계 등을 약속했음에도 잉크도 마르지 않은 협약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동네 구멍가게도 일을 이렇게 처리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노조가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를 의식해 협약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가 ‘철밥통’에 대한 유혹을 못 이겨 낯 간지러운 행동을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역사 등과 세부협상을 벌인 뒤 상용화가 약속과 달리 추진되면, 그때 발길을 돌려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상용화는 과비용과 비효율로 얼룩진 항만노무공급 체계를 56년만에 수술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 시스템으로는 국제화 시대의 물류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미 우리나라 항만이 중국의 상하이·칭다오·톈진항에 밀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파이’를 키워 장기적인 혜택을 볼 것이냐, 아니면 눈앞의 이익에 취해 자멸할 것인가는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부디 항운노조원들이 상처가 두려워 수술대에 오르는 것을 기피하다 감당할 수 없는 병으로 번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kimhj@seoul.co.kr
  • 시범운영 여주 민영교도소, 재소자 마음 열고 희망 심고

    시범운영 여주 민영교도소, 재소자 마음 열고 희망 심고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 출범을 앞두고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지난 7일부터 재소자 34명을 대상으로 6개월 일정의 민영교도소 프로그램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시범 운영은 앞으로 민영교도소를 운영할 재단법인 ‘아가페’가 맡았으며, 재소자들의 일과는 종교활동을 위주로 짜여졌다. ●100여평에서 실험 중인 새로운 교정프로그램 민영교도소 시범운영 공간으로 꾸며진 곳은 여주교도소 한쪽 물품보관창고로 쓰이던 100여평이다.20여평의 작은 강의실 2곳과 비슷한 크기의 상담실과 사무실, 화장실 정도만 갖추어져 있다. 민영교도소가 완공돼 본격적으로 민간이 교도소를 운영하면 훨씬 많은 부분이 달라지겠지만 이번 시범 운영은 교육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곳은 일반 교도소와는 내부장식부터 다르다. 강의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난간에 일일이 꽃장식을 해놓았고 곳곳에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다. 창살이 달린 창에는 빨강, 노랑색 셀로판지를 붙여놓아 햇빛이 비치면 비오는 구름이 그려진 벽에 작은 무지개가 만들어진다. 강의실 벽도 한쪽은 초록색으로 칠해져 편안한 느낌을 주고 그 위에 결혼 사진, 어머니의 사진 등 가족사진들이 붙어 있다. “새로운 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갖기를….” “사랑을 베푸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강의실 한쪽에는 이런 참가자들의 희망이 빼곡히 적힌 노란색 메모지가 매달려 있다. ‘사랑’이라고 적힌 강의실에서는 ‘성경 인물탐구’가 한창이었다. 강의를 하던 박성실(48) 목사는 식곤증을 풀어주려는 듯 유머를 섞어가며 재소자들을 가르친다. 박 목사는 “우스운 얘기인데 웃지 않으시네요.”라고 말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한다. 다른 강의실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성품’을 주제의 강의를 하고 있었다. 박 목사는 “재소자들이 마음을 열고 있고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날짜별 정직, 공동체 등 주제가 있는 프로그램 이번 시범운영에는 자원봉사자 80여명이 재소자들과 일대일로 후견인을 맺어 참여하고 있고 2명은 상근을 하고 있다. 상근 근무자 이상춘(66)씨는 “벽에 걸린 사진 하나도 재소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36년간 교도관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했다. 이씨는 “민영교도소가 설립되면 재소자들에게 체계있게 신앙을 가르쳐 탈선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월요일:책임성 ▲화요일:정직성 ▲수요일:인정 ▲목요일:사랑의 공동체 ▲금요일:공동체와 회복 등으로 주제를 바꿔 가며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재소자 34명은 지원자 50명 중 아가페측의 개별면접을 통해 선발됐다. ●과도한 종교색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2003년 2월 아가페 재단과 법무부는 위탁운영 계약을 맺고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 일대 6만 5000평의 부지에 민영교도소 설립을 추진해왔다. 이곳에 형기 1∼7년,2범 이하의 재소자 500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건립이 미뤄지다 최근 주민들과 아가페측이 건립에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올 하반기쯤 착공해 2007년초 쯤 문을 연다. 일부에서는 민영교도소 운영방식을 놓고 종교색이 너무 강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아가페측은 민영교도소가 본격 운영되면 일과시간에는 일반교도소와 같이 작업을 하고 종교활동은 일과시간 후나 일요일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영교도소에서는 재소자들의 생활은 물론 면회 등 외부접촉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가페측은 기존과 다른 모양과 색깔의 수의도 디자인하고 있지만 법무부에서는 다른 재소자와의 형평성의 문제로 반대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5)아주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5)아주대학교

    아주대 법대가 로스쿨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이공계로 지명도가 높지만 인문사회계열, 특히 법대는 이렇다하게 내세울 만한 성과가 아직까지 없는 게 사실이다.1985년 법학과가 처음 개설돼 40명 정원으로 운영되다 1996년에야 학부로 개편됐다. 사법시험 합격자도 2001년부터 배출하기 시작, 이제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고 학교측은 호언한다. 우선 규모부터 달라졌다. 입학정원 60명의 법학부가 이달부터 단과대학으로 모양새를 갖췄다. 입학정원도 내년부터 120명으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내용면에서도 다른 대학들과 차원을 달리했다. 학교측은 “개혁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며 “젊은 아주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법무 집중 특화 아주대 법대는 기업법무를 특화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황의록 기획처장은 “서울시내에는 대기업이 몰려 있지만 경기도에는 중소기업이 몰려 있다.”면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법률적 마인드와 여력이 부족해 법률소송에 휘말리면 사후처리에 급급해한다.”고 말했다. 학교 자체에서 파악한 바로는 경기도에 20만여개의 중소기업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처장은 “아주대에서 이들 중소기업의 법률적 애로사항을 적극 보완해주고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라는 지역적 특성을 적극 활용해 로스쿨을 학교 차원이 아닌 지역 차원의 법률자문기관으로 키워보겠다는 복안이다. 학교측은 이를 위해 ‘기업법무센터’를 개설, 교육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법률서비스센터로 적극 나서겠다고 말한다. ●미 로스쿨 벤치마킹 이는 미국 로스쿨을 벤치마킹한 결과이기도 하다. 소병천 교수는 “미국 로스쿨들을 방문해 아주대와 비슷한 규모로 특성화가 잘 돼 있는 곳을 모델로 삼고 있다.”면서 “2개 학교 정도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물망에 놓고 검토 중”이라고 향후계획을 내비쳤다. 그 중 한 대학이 아메리칸 대학이다. 법률클리닉 프로그램에서 단연 돋보이는 대학이라는 것이 학교측의 평가다. 소 교수는 “아메리칸 대학은 클리닉 프로그램이 8개나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분야별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경험을 쌓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주대 역시 이같은 클리닉을 벤치마킹해 기업법무클리닉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소 교수는 “3학년 과정에서 교수와 함께 팀을 꾸려 중소기업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학점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실무 교육으로 혁신 아주대 로스쿨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이같은 현장 중심의 교육이다. 학교측은 아주대 로스쿨의 특성화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제일 먼저 법률서비스의 전문화다. 지금까지 법대에서 제공된 보편적 차원의 법률교육에서 탈피하겠다는 얘기다. 그리고 학교측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그 동안 법학교육은 법률서비스를 공급하는 법조인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졌지만 시대변화에 맞춰 수요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마지막으로 실무교육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책만 파는 교육을 지양하고 법률수요자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주대 법대는 1,2학년 때는 기초과목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사례를 통해 이론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현장실무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후발핸디캡 ‘특성·지역화’로 극복가능 아주대는 사실 그 동안 공대 중심의 대학이었다. 법학과가 1985년도 설립된 것만 봐도 그렇다. 법학과에 대한 지원이 빈약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나를 비롯해 법학과 학생들이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법대생들을 상대로 한 고시설명회가 개최됐다. 선배로부터 공부방법이나 합격노하우를 전수받은 것도 그때쯤부터 본격화됐다. 이같은 노력은 결실로 이어져 불과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1차 합격생수가 최근 몇년 사이에는 10명 이상이 나오고 있다. 아주대가 전국 법대 가운데 후발 주자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주대는 법학과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 법과대학에 비추어도 손색이 없는 교수진, 그리고 교수님들의 제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다. 예를 들어 종전까지는 사시 1차에 합격해도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정년퇴임하고 현재 아주대 법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계신 조미경 교수님께서 몸소 총장과 이사장, 이사들과 면담을 통한 설득에 의해 이뤄졌다. 또 이원희 학부장을 비롯, 조상제·김병기·장덕조 교수님 등이 바쁜 가운데도 사법시험반(양현재) 지도교수를 맡으며 학생들이 사법시험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아주대가 로스쿨을 유치할 경우 지정학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학교측에서 밝혔듯 기업법무 법학전문대학원으로 특성화해 인근 2만개 이상의 기업들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다른 대학과 비교해 우위에 있는 공대와 경영대와 연계하여 기업들에 법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아주대 옆에 위치한 수원지방법원 및 지방검찰청과 연계하여 대학 내에서의 이론 강의뿐만 아니라 산 실무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수원지방변호사회와 연계하여 아주대 로스쿨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소를 운영도 가능하다고 본다. ■ 지역사회·기업·대학 ‘3자윈윈’ 보여줄 것 아주대 법대에 ‘기업법무센터’가 개설된다. 경기도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로펌인 셈이다. 이원희 법학부장은 12일 “기업법무센터는 경기도 중소기업들을 회원으로 필요할 때마다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회비를 받고 회원 기업들을 모집, 회원 기업에 한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중소기업들은 법률시비에 어떻게 대비할지 몰라 당황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법률고문을 두기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지역 내 대학 로스쿨로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를 받는다면 기업으로서도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세한 기업들은 계약서 작성에서부터 어려움을 호소하기 때문에 회원사 등에 계약서를 유형별로 제시하는 서비스 등이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학교측은 기업법무센터가 중소기업은 저렴하게 법률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고, 학교는 연회비를 받아 재정적으로 자립을 꾀할 수 있는 윈윈전략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부장은 “기업법무센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기업법무특수대학원도 개설할 계획”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지역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수요를 교육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같은 기업법무센터는 산학연계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는 실무를 익힐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로스쿨 교육의 내실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김경재 지음

    ‘내가 믿는 신과 우상숭배가 다른 점은 무엇인가.’‘교리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종교적 실천에 앞서는가.’ ‘절대자는 꼭 나의 종교속에서만 존재하는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또는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흔히 갖게 되는 의문이다. 한국처럼 기독교든 불교든 구복신앙적 경향이 강한 사회에선 이같은 물음이 꼭 필요하기도 하다. 김경재 한신대 교수가 최근 정년퇴임을 기념해 낸 책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삼인)를 보면 이에 대한 궁금증들이 어느 정도는 풀릴 것 같다. 이 책은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과 한계를 비판해온 김 교수의 35년 연구를 결산하는 의미도 있다. 이번 책은 기존의 일반적인 정년 퇴임 기념 논문집과 달리 대담한 내용과 함께 그의 다양한 학문적 관심을 대표할 만한 주요 논문들을 모은 것이 특징이다. 그의 진솔한 신학적 여정도 대담 형식으로 담았다. 한국 기독교의 흐름과 관련, 김 교수는 “현대 한국 개신교의 주류적 교회신학운동은 ‘교회성장 부흥 신학운동’으로,1960∼80년대 공업화·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개신교의 양적 성장을 주도해 왔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부흥신학운동은 성령의 역사 영역을 교회와 경전, 기독교 집회현장, 교인들의 심령속에 제한하고 문화영역, 생명·생태영역, 정치·사회 영역에서의 사역을 간과해 왔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80년대까지는 부흥신학운동이 무한경쟁과 성장 위주 정책을 폈던 한국사회 상황에서 그 실용성과 효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으나 90년대 이후 21세기에는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에 자기의 신학적 토대로 삼고 있는 근거와 그 지평을 유연하게 넓혀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또 “민중신학과 통일신학으로 대변되는 한국 개신교 정치신학 운동은 미래의 통일과업을 위한 신학적 밑그림을 그려내는 일을 앞두고 그 중요성이 더 인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여성신학, 생태신학, 과학신학 등은 20세기 후반에 나타나서 21세기에 주도적 신학흐름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 종교인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도 지적한다. 즉 많은 종교인들이 종교 경험, 또는 종교적 상징체계 자체를 실재 그 자체나 절대자와 동일시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우상숭배가 되어버리고 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종교다원주의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지구상에 나타난 역사적 종교들은 ‘진리’ 또는 ‘진리의 자기계시’에 대한 인간학적, 역사적, 언어문화적, 응답형식에 의해 제한된 ‘상대적 절대체험들의 형식’이라는 것, 이 때문에 자기 종교만이 최종적·절대적·규범적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독단적 우월주의라는 것이 김 교수 시각이다. 종교를 교리적 이론체계라기보다는 신성한 ‘초월 경험의 삶 자체’로서 이해하는 종교다원주의적 시각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무엇이 ‘바른 교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실천하는가의 ‘바른 실천’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다.2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교장, 교육감 과잉영접’글 배후지목 교감 자살

    교육감 방문 준비에 소홀했다며 교장에게 질책을 받고 이 사실이 인터넷에 올려진 것과 관련, 교육청 등으로부터 추궁을 받아오던 충북 옥천군의 모 여중 교감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6일 오전 5시쯤 대전시 동구 인동 H아파트 110동 뒤쪽 잔디밭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O여중 교감 김모(61)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송모(57)씨가 발견했다. 김씨는 이 아파트 13층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옥상에는 김씨의 슬리퍼가 남겨져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김천호 충북도교육감이 학교를 방문한 것과 관련, 같은 학교 정모(49) 교장으로부터 “화장실에 왜 수건을 비치하지 않아 교육감이 본인의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도록 했느냐.”며 질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사 조모(48)씨는 같은달 30일 옥천신문 홈페이지에 ‘교육감 대왕님 학교에 납시다.’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사실을 띄웠다. 김씨는 내년 8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전교조 충북지부와 옥천교육청은 같은달 31일 진상조사에 나섰다. 김씨의 아들(29)은 “글이 인터넷에 실린 뒤 아버지가 배후 조종한 것으로 오해를 받아 몹시 괴로워했다.”며 “외압에 시달리다 못해 교사 집을 찾아가 밤을 새우며 삭제를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김 교감과 갈등이나 수건사건 등 얘기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면서 “책임을 통감하지만 가타부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차업계 임단협 난항 예고

    오는 9일 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단체협상 본교섭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차 업계의 임단협이 본격화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2일 상견례를 가진 데 이어 오는 9일 임단협 첫 본교섭을 갖는다. 노조는 올해 요구안에서 월 임금 10만 9181원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을 800%로 인상을 요구했다. 또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 국내공장 축소·폐쇄 및 해외공장 건설시 노사합의, 정년연장 등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 신기술 도입과 공장이전 등에 대한 노조 통보기한 삭제, 배치전환 제한 해소, 산재환자 보조금 인하 등을 내놓았다. 사측이 차업계 최초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요구한 가운데 노조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또 노조 요구안은 해외공장, 신기술도입, 하도급 등에 대한 노조의 개입력을 강화하는 조항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신기술 도입, 공장이전 등에 대한 노조통보기한 삭제 등 경영활동에 지장을 주는 단협 개정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쌍용자동차는 올해 임금협상이 중국 상하이차(SAIC)에 인수된 후 첫 협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노조는 올해 임금 11만 9326원 인상과 함께 ‘평생고용보장 특별 협약’을 맺고 이를 법원 공증을 통해 인증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가 제시한 ‘평생고용보장 특별 협약’은 노조와 합의 없이 정리해고 등 인위적 고용조정을 할 수 없고, 전 사원의 고용 규모를 유지하는 한편 만 58세 정년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밖에 ▲비정규직 중 2년 이상 경력자의 정규직 전환▲비정규직에 대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인상 적용 등도 제시했다. 한편 대우차 노조는 올해 임금 18만 3807원 인상, 군산공장 신차 조기투입, 비정규직에 대한 올해 임금인상안 동일적용, 해고자 복직, 창원공장 노후설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현충일 10회 ‘비목 문화제’ 여는 한명희씨

    현충일 10회 ‘비목 문화제’ 여는 한명희씨

    “나라와 겨레를 위해 희생을 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을 위해 나섰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생각나는 가곡이 있다. 바로 6월의 노래 ‘비목’이다.‘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양지녘에/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비목이여/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흐르는 밤/홀로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비목이여∼’ 작사의 주인공은 한명희(66)씨. 지난해 서울시립대에서 정년퇴임했다. 현재는 남양주에서 ‘피스밸리(6·25추념문화단지)’ 조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원도 화천군 백암산의 비무장지대에 한 초급장교가 배속됐다. 최전방 순찰에 나선 그는 잡초 우거진 양지 바른 산모퉁이에 멈춰섰다. 이끼 낀 돌무더기가 군홧발에 걸렸기 때문. 무심코 돌무더기를 밀쳐냈다. 유골이 녹슨 철모에 끼여 있었다. 장교는 자신과 비슷했던 젊은 용사였다는 점에 그만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이때였다. 초저녁 달빛에 소복 차림의 여인이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새하얀 산목련이었다. 국민가곡 ‘비목’은 이렇게 탄생했고 당시 초급장교가 바로 한씨다. 이같은 사연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매년 현충일에 ‘비목문화제’를 열어왔다. “국내 유일의 호국문화제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가슴속에서 서서히 지워져 가는 동족상잔의 아픔을 국민 모두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는 의미에서 시작했지요.” 올해가 10회째. 이를 위해 오는 현충일 오후 평화의 계곡(평화의 댐) 특설무대에서 위령제 및 추모공연 등을 마련했다고 한씨는 밝혔다. 유명 인사들도 대거 초청됐다. 장사익씨가 ‘찔레꽃’‘동백아가씨’ 등을 부르고 명창 신영희씨가 씻김굿으로 혼을 달랜다. 아울러 박명숙 현대무용단,50여명의 연합 합창단원 등 10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출연한다. 또한 30여명의 전직 군 장성,60여명의 주한외교사절 등 500여명의 관람객이 함께 참여해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자리도 마련된다. “이땅에 더 이상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름없이 죽어간 넋을 생각하면 저절로 눈물이 납니다.” 한씨는 39년 충북 충주에서 가난한 농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공상하기를 좋아했다.‘인생이 뭐냐.’는 물음에 자꾸 빠지기도 했다. 삼수 끝에 친구의 권유로 서울대 국악과(2회)에 합격했다. 대학 1학년 시절 서울대 음대 학장인 현제명 박사의 장례식때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광경에 가슴 뭉클하는 감동을 느끼며 음악인의 꿈을 키웠다.64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ROTC 2기 소위로 임관, 전방부대인 7사단에 배치받았다. 이때 비무장지대에 배추심으려고 흙을 파면 유골이 무더기로 발굴되는 광경을 보고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꾀꼬리 아빠들’ 봉사 본색?

    ‘꾀꼬리 아빠들’ 봉사 본색?

    “여러분, 요즈음 좀 행복해지셨나요. 우리는 행복해서 노래하는 게 아니라 노래하니까 행복한 것입니다.”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법무사 사무실에서 ‘서울아버지합창단’ 추동천(58·법무사) 회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말 중국에서의 공연으로 새삼 합창단의 보람이 더없이 크게 느껴졌다.”고 운을 뗐다. 회원 168명을 거느린 합창단은 지난달 27∼31일 중국 옌볜(延邊)을 다녀왔다. 그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산실로 알려진 용정의 용정중·고교 졸업식에 초청됐는데 매우 감동적인 무대였다.”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선조들의 후예들을 위로하는 자리였지만, 도리어 우리가 역사에 대해 깨닫고 더 뛰어야겠다는 결심을 갖게 됐다.”고 사뭇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합창단이 용정의 무대에 오른 계기 또한 특별하다. 지난해 중국으로 건너간 추 회장은 현지인으로부터 용정중·고 학생 1200여명 가운데 70% 정도는 부모가 한국으로 돈을 벌러 떠나 그리움에 젖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들을 도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자 “졸업식 때 위문공연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회원 45명은 예정돼 있는 단합 체육대회를 취소하는 대신 옌볜을 방문키로 뜻을 모았다. 학교엔 강당도 없었다. 그렇다고 졸업식이 열리는 운동장에서 공연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합창단은 용정연극원 공연장을 대관하는 비용까지 치르고 졸업식이 끝난 뒤 공연을 갖기로 했다. 28일 오후 3시 마침내 막이 올랐다. 무작정 단원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부를 수는 없어 동포들에게 청소년들이 어떤 곡을 좋아하는가를 물어 레퍼토리를 짜놓은 터였다. 해바라기의 ‘사랑이여’에 이어 ‘엄마야 누나야’를 부르자 2층으로 된 공연장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와 숙연해졌다고 한 회원은 말했다. 이들은 “오신 김에 우리에게도 솜씨를 보여달라.”는 옌볜대 예술원의 요청으로 이튿날 베이징 여행을 포기하고 다시 무대에 올라 옌볜가무단과 합동 공연을 갖기도 했다. 서울아버지합창단은 다음달 2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의탁 어르신 돕기 자선음악회를 앞두고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지만 짬짬이 시간을 내 연습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 6년 동안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노인휴양시설 ‘평안의 집’ 돕기에 나서고 있다. 연간 10∼12회 갖는 음악회에서 얻는 수익금은 평안의 집 어르신과 천안 개방교도소와 소년교도소 재소자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시골 등 문화·예술 사각지대에서 공연을 요청해오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합창단은 발족 때부터 원로가수 최희준(69)씨를 단장으로 영입했다. 초대 지휘자인 성악가 전평화(작고)씨와 군대 동료인 인연 때문이었다. 합창단에서는 서울 화곡초등 교장을 끝으로 교직에서 정년퇴임한 성태호(73)씨가 홍보를 맡고 있다. 회원들의 나이는 20대 초반부터 다양해 평균 50세 정도 된다. 아버지합창단에 웬 청년이냐고 의아하게 여길 수도 있으나 이호인(50)씨와 아들 찬영(20)씨처럼 아버지와 함께 활약하는 ‘부자(父子) 단원’도 8명 있다. 추 회장은 “2000년 소년교도소에서 위문공연할 때였는데, 어머니들이 노래해주면 일종의 감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생각에 서울 송파어머니합창단과 동행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들이 노래할 때 눈물을 더 흘리는 모습에 합창단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추 회장은 “평소 어머니 품안엔 더러 안기고 응석도 부리지만, 어디 있더라도 늘 그리운 게 부정(父情)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을 맺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이화여대 교수들 ‘장학금 기부릴레이’

    이화여대 교수들이 후학들을 위해 잇따라 장학금을 쾌척, 제자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사학과 최소자(65·여) 교수는 지난 4월말 사학과 창립 50주년을 맞아 저축 등으로 모은 50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오는 8월 정년퇴임하는 최 교수는 “은퇴를 앞두고 평생 몸담은 학교와 후학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금은 내년부터 사학을 전공하는 우수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학비 지원에 쓰인다. 같은 과 이배용(58·여) 교수도 2002년 5000만원을 약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음악대학 교수 14명도 각 5000만원씩 7억원의 장학금을 약정, 지난 학기부터 5명의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규도 음대 학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제자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자는 제안에 동료 교수들이 흔쾌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물리학과도 5000만원의 장학금을 조성했다. 모혜정 명예교수가 학과 창립 50주년과 ‘세계 물리학의 해’를 기념해 올초 2000만원을 기부하자 12명의 동료 교수들이 십시일반으로 뜻을 모았다. 이달 초 퇴임전시회를 연 미술대학 조정현 교수도 2000만원의 장학증서를 학교에 전달했다. 지난 3월에는 나노과학부 교수 20여명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우수 연구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게 안타깝다.”며 독지가의 기금 2억원에 월급 일부를 모아 2억 5000여만원의 장학금을 마련했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현대車 소유·경영 분리해야 해외공장 신설땐 노사심의”

    “현대車 소유·경영 분리해야 해외공장 신설땐 노사심의”

    ‘임금저하없는 주간 2교대제, 해외공장 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별협약, 임신 중 사산 또는 유산시 자녀사망 처리….’ 현대자동차 노사가 오는 6월2일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시작한다. 노조는 올 임단협 요구안에는 예전처럼 소모적 논쟁이나 경영권 개입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명분성 요구는 되도록 제외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회사측은 수는 줄었지만 경영권 관련 요구를 비롯해 난감한 요구조건이 적지 않다고 반박한다. 노동관계자 등도 사측이 받아들이기 곤란한 요구조건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는 의견이다. ●임금성 부문 요구 주요 내용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10만 9181원(기본급 대비 8.48%, 통상급 대비 7.03%)을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인상적용방법은 전액 기본급에서 올리는 것이다. 민주노총 요구안과 지난해 회사 경영실적 등을 토대로 조합원 표준생계비의 81.1% 수준에서 인상금액을 결정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또 올해 당기순이익 30%를 조합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700%인 상여금을 800%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회사측은 이익이 많이 나면 조합원들에게 격려금 등을 줄 수도 있겠지만 순이익 일정비율을 미리 정해 지급하라는 요구는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별도 및 특별협약 요구안도 걸림돌 13개 항의 별도 및 특별협약 요구안 가운데 2008년 4월부터 주간연속2교대 근무제를 실시하자는 것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야간 2교대제를 심야시간대는 쉬자는 것이다. 할증이 적용되는 심야시간에 쉬면 임금이 줄게 되지만 노조는 주간 2교대제 도입에 따른 임금손해가 없도록 노사 협의를 통해 2007년 말까지 임금보전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국제기본협약을 체결하자는 특별요구안도 주목된다. 노조는 현대차가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 잇따라 공장을 설립,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해외공장 노동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해외공장에 국제노동기구(ILO)규정을 적용하기로 노사가 특별협약을 체결하자는 요구안을 냈다. 회사측은 나라마다 실정에 맞는 노동법 규정이 다 있는데 특별협약을 맺자는 것은 해외공장으로 노조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된다는 눈치다. ●경영권 관여 논란 현대차 노조가 올해 확정한 단협안은 전문과 134개 조항. 회사는 노조가 개정을 요구한 단협안은 모두 현행보다 강화하는 내용으로, 전문 및 경영원칙 조항에 추가하자고 요구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전문경영인 제체를 확립하고…”라는 문구를 비롯해 껄끄러운 요구가 많다고 한다. 현행 58세 정년을 60세로 연장하자는 요구의 경우 회사측은 평균연령이 고령화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신규고용이 어렵다며 난색을 보인다.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 심의 의결없이 해외 공장신설이나 국내공장 축소·폐쇄를 할 수 없도록 하자는 요구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회사측은 이를 경영관여로 해석한다. 자녀 사산과 관련해 임신 4개월 미만의 자연유산은 2일간 위로휴가, 임신 4개월 이상에서 유산 및 사산은 자녀 사망(7일 휴가,20만∼40만원 경조비 지급)으로 처리한다는 조항을 신설하자는 요구안도 눈에 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대기업 승진 갈수록 ‘좁은문’

    대기업 승진 갈수록 ‘좁은문’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22년 이상 걸린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승진 대상자 중 실제 승진율은 낮아지는 승진 정체현상이 두드러진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발탁 승진 제도와 직급 정년제도를 채택하는 곳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일 내놓은 전국 100인 이상 396개 기업의 ‘승진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졸신입 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22.4년이 걸리고 있다. 이는 조사 대상 기업의 규정상 평균 승진연수인 20년을 2.4년 초과하는 것이다. 하위 직위에서는 대체로 규정상 승진연수와 실제 승진연수가 근접해 있는 반면 상위 직위로 올라갈수록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 96년 대비 ‘부장→임원’의 실제 승진 연수가 5.6년에서 5.0년으로 줄어든 것을 빼고는 나머지 직위에서는 규정상 승진연수와 실제 승진연수가 모두 증가했다. 연간 승진 대상자 가운데 실제 승진율은 44.5%에 그쳤다.‘대졸신입→대리’ 57.4%,‘대리→과장’ 45.4%,‘차장→부장’ 33.6% 등 직위가 높을수록 승진율이 낮아졌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43.2%로 중소기업(75.0%)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특히 대기업에서 부장→임원 승진 비율은 32.7%에 그쳤다. 발탁 승진제와 직급 정년제도 확산일로에 있다. 발탁승진제의 경우 ‘시행중’이 46.5%,‘검토중’이 11.1%로, 이미 도입했거나 향후 계획중인 곳(57.6%)이 96년 조사 때(31.7%)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특히 대기업은 59.8%가 이미 도입했고 13.1%는 도입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급 정년제를 도입했거나(13.1%) 도입 예정(16.2%)인 기업은 29.3%로 96년 13.2%(도입 7.8%+도입예정 5.4%)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진때 고려 요소는 전문지식, 개인실적, 관리능력 순이었다.96년 조사에서는 개인실적, 관리능력, 전문지식이 1∼3위를 차지했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⑧전문가에게 듣는다-끝

    [큐! 아름다운 노년] ⑧전문가에게 듣는다-끝

    서울신문은 기획시리즈 ‘큐! 아름다운 노년’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공공정책부 유진상 차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안창영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 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장종원 국민연금관리공단 노인인력운영센터 소장이 참석해 고령자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문제점과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진단했다. 사회 서울신문이 노인들의 다양한 문제를 시리즈로 다뤘습니다. 평가부터 해주시죠. 장종원 소장 고령화사회를 맞아 노인복지문제를 7회에 걸쳐 시리즈로 게재,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고령화사회에서의 노인 일자리사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아름다운 노년을 주제로 한 소재들은 신선감은 물론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고수현 교수 현대사회는 인구 고령화 현상과 맞물려 다양한 노인문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서울신문의 노인기획시리즈는 비교적 짜임새가 있고 시의 적절한 주제 선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이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 의존적인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근로능력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 형성에는 다소 미진했습니다. 노인문제 전반을 다루다 보니 신문의 지면 한계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여겨집니다. 안창영 과장 아쉽다면 노인 일자리사업 우수사례를 좀더 상세히 소개했더라면 하는 점입니다. 노인들이 일을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긍심과 건강이 유지돼 활기찬 노후생활이 보장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사회분위기 조성에 언론이 앞장서주길 부탁드립니다. 사회 노인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2050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대책마련이 시급한데요. ●“노인취업은 사회적부양비 절감 효과 커” 안 과장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는 노인들은 취업이 필요하고, 노인들도 강한 취업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노인 개개인에게는 노후의 경제적 자립을 가능케 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양비를 절감시켜 국가의 재정지출감소, 나아가 중요한 사회문제의 하나인 노인문제를 경감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입니다. 정부는 노인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노후소득보장, 취업기회 확대, 노인요양보호 등 제도적 틀을 고령화 시대에 맞게 개선해야 합니다. 고 교수 고령화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늘어난 노인인구에 대한 사회적 부양의 부담문제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2000년에 33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2%를 넘어섰고 올해는 9.1%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것을 노인부양지수(노년부양비)로 보면 현재 생산가능 인구층이 비교적 두꺼운 대전시와 경기도에서도 20년 후에는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전남과 전북지역은 거의 생산가능 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는 부양부담을 갖게 되는 생산가능인구와 부양을 받게 되는 세대·계층간의 갈등문제 해결에도 나서야 할 것입니다. 사회 노인일자리 대부분이 한시적이어서 실속이 없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과거경험·경륜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장 소장 현재 노인일자리가 농·어업이나 경비 등 단순 직종에 집중돼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예비 노인들을 대상으로 은퇴 후를 대비한 교육과 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 전문교육, 재취업교육 등이 필요합니다. 또 과거의 경험과 경륜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풀타임 근무가 어렵다면 낮은 임금으로라도 조별 파트타임 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고 교수 지적한 대로 현정부의 노인복지부문 핵심국정과제로 시작되었던 노인일자리사업은 지난해 1월29일에 설치된 ‘노인인력운영센터’가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방향설정에서 문제가 있고 실속이 없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노인일자리창출 프로그램이 노인들의 근로능력을 바탕으로 그에 맞는 사전교육과정이 없이 단순한 영역에 치우쳐 있습니다. 공익강사형, 인력파견형, 시장참여형 등으로 시작했다가 최근에는 공익형, 교육복지형, 자립지원형으로 유형화하고 있지만 과거 정부의 ‘취로사업’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건비도 월 20만원 이내로 5개월 정도에 한정돼 있습니다. 청년실업도 문제지만 고령화사회에 걸맞은 지속적인 방향설정이 요구됩니다. 사회 고령자 일자리 창출과 관련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텐데요. 장 소장 기업은 노동인구 감소에 대비해 노동인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재교육과 재취업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성화해야 합니다. 영국과 같이 정년 퇴직자를 위한 노인전용공장을 운영하고 사회공헌차원에서 노인 사회적 일자리 복지프로그램에 대한 기금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이럴 경우 기업홍보 및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금피크제 등 통해 고용연장을” 고 교수 제도적인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기업이 스스로 자사직원들의 노동복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적극적 대응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임금피크제나 점진적 퇴직제를 과감하게 도입하는 것이 노동복지 차원에서 시급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근로환경이 노인층에게는 불리하므로 고령자가 일하기 편한 작업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물론 이에 대한 정부의 세제지원도 요구됩니다. 사회 노인일자리에 대한 올바른 정책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안 과장 평균수명의 지속적 연장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력 감소에 대비해 계속고용제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고용에 있어서의 연령차별금지 등을 도입해야 합니다. 국민연금수령 연령과 퇴직연령을 연관시켜 정년을 연장해야 하고 기준고용률(3%)을 권장사항에서 의무고용률로 개선하는 한편, 노인적합직종도 법으로 명시, 의무고용토록 하는 등 어느 정도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경쟁시장에서 취업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는 정부와 민간이 연대하여 공공부문(보건·의료, 사회복지 분야 등)을 중심으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취업알선·인력파견직종 지속 개발” 장 소장 노인일자리 개발과 일자리창출은 노인의 경제상태와 근로능력 및 개별욕구에 따라 그 접근방법을 달리 해야 합니다. 우선 60세 미만의 경우 노동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공용유지 프로그램 개발과 전직활용 및 새로운 직무교육 등을 통한 전직지원이 돼야 합니다. 60세 이상자 중 경제적 문제 또는 지속적인 근로욕구가 강한 사람들에게는 취업알선과 함께 인력파견직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연계하고 취업교육도 병행시켜 나가야 합니다. 경제적 문제는 없으나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참여를 원하는 계층은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실비지원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돼야 합니다. 사회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자기계발 위해 평생학습교육” 안 과장 퇴직 및 노화에 따르는 변화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사회분위기 형성이 우선돼야 합니다.‘젊은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데 노인이 뭘∼’이라는 식의 사고는 곤란하다는 얘기죠. 노인들은 노후를 ‘제2의 인생’으로 생각하고 관계형성이나 역할을 만드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기계발을 위해 평생학습이나 직업교육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 교수 안정적인 노후는 결과적으로 소득보장·의료보장과 사회복지서비스에 의한 사회보장에서 찾아야 합니다. 저소득층 노인들에게는 공공부조를 통한 소득과 의료보장이 확충되고, 중산층 노인들에게도 사회보험제도 등을 통한 노후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합니다. 국가는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대책과 고령화 사회에서 유병장수하는 노인들을 위해 요양보험제도도 시급히 도입돼야 합니다. 사회: 유진상 공공정책부 차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후원 : 보건복지부 협찬 : 국민연금관리공단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4억 빚때문에 봉급 가압류된 공무원인데…

    Q공무원입니다. 아버지가 15년 전 보증을 서는 바람에 조기 퇴직해 빚을 갚았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계속 빚에 시달렸습니다. 저도 아버지를 도우려고 대출을 했고, 이 대출로 인해 남의 보증도 서게 되었습니다. 현재 4억원 정도의 빚이 있고, 봉급압류 중입니다. 제가 공무원을 그만두어야 하는지 아니면 공무원도 개인회생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지금 퇴직한다고 해도 퇴직금 2억 남짓으로 채무청산을 할 수 없습니다. -김충복(42·가명)- A 공무원에게는 원칙적으로 개인회생이 적합합니다. 보통의 공무원은 파산 선고를 받으면 퇴직하는 것으로 실무가 운용되고 있는 반면에 개인회생의 경우에는 이러한 제한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서울특별시장, 도지사 같은 고위직 공무원들에게는 아무런 제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하위직 공무원만이 파산의 불이익을 입는다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지만, 어차피 실무는 약자에게 불리하게 운용되게 마련인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회생의 대상은 장래 계속적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되는 사람인데, 그 전형은 공무원일 것입니다. 법률에 의하여 신분보장을 받으며 정년까지 근무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파산의 한 변형인 개인회생은 채무자가 파산을 선택하였을 때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던 금액(‘청산가치’라고 표현합니다) 이상을 장래 변제할 것을 요구합니다.5000만원짜리 집을 가지고 있다면, 장래 변제할 금액의 흐름을 연 5%의 이자율을 적용하여 자본화한 금액이 5000만원을 초과하여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현재 개인회생법은 공무원의 퇴직금을 청산가치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충복님의 경우에는 현재가치로 2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변제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실정에 따라서는 5년 내지 8년의 기간에 이 금액을 갚도록 하는 것이 가혹할 수 있습니다. 실체법상의 압류 한도인 봉급의 2분의 1 이상을 제공하여도 청산가치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개인회생도 포기하고 퇴직까지 봉급 2분의 1을 압류당한 채 살다가 공무원연금법에 의하여 압류가 금지되는 퇴직금 전액 또는 연금을 수령하기를 선택하는 공무원도 있습니다. 2006년 3월 시행되는 통합도산법은 다른 법률에 의하여 압류가 금지된 재산은 파산재산에서 제외한다는 일반 규정을 두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공무원 퇴직금은 청산가치에서 완전히 빼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상당한 경력을 가진 공무원의 경우에는 통합도산법의 시행까지 약 10개월 정도 불편을 참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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