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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4기 중간 점검] 울산

    [민선4기 중간 점검] 울산

    “내가 곧 시민이고 시장이다.”박맹우(사진) 울산시장이 강조하는 공무원의 근무 자세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공무원들의 의식 변화를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경직되고 뻣뻣한 자세보다 친절하게 봉사하는 공직자가 되자는 뜻이다. 울산시가 창안해 시행한 몇몇 시책이 전국으로 번져 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태화강 생태하천 복원’,‘철밥통 깨기 인사혁신제 시행’,‘참여자 위주의 의전행사’,‘상습 체납자 출국 금지’,‘예산 절감을 위한 계약심사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울산시가 ‘행정사관학교’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끝없이 진화하는 울산시 행정 박 시장은 “일반 직장인과 달리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직자는 시민들을 위해 10배,20배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직장인은 월급이 깎이는 것이 예사이고, 정년도 보장받지 못하지만 공직자는 그렇지 않다는 논리다.‘울산발 인사혁신제’로 불리며 전국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킨 ‘시정지원단제’ 시행도 이런 차원에서 시작됐다. 이 제도는 나태하거나 능력이 처지는 공무원을 뽑아내 일정 기간 현장 등에서 재교육을 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시행한 뒤 조직에 적정한 긴장감이 유지되고 생동감이 보인다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박 시장은 권위적으로 비쳐졌던 시상식 방식을 비롯해 각종 행사 관행의 개선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상을 주는 사람이 참석자들을 마주보고, 상을 받는 사람이 벽을 보고 하던 과거 시상 방식을 상을 받는 사람이 참석자들과 마주보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행사는 참여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관가에서는 행정고시 출신의 행정통으로 평가받는 박 시장이 지휘하는 울산시의 행정 진화가 어디까지 나아갈지 주목하고 있다. ●발전 원동력 기업 적극 유치·지원 기업에 대한 박 시장의 애착은 남다르다. 울산이 공업·기업도시란 점도 많이 작용했다. 그는 “오늘의 울산이 있는 것은 기업체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기업을 찾아다니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 도와주는 것이 ‘울산 행정’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박 시장의 이같은 적극적인 친기업 마인드는 기업체로 하여금 울산지역에 잇따라 굵직한 투자를 하게 만드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달초 S-OIL㈜은 울주군 온산공장 옆 10만 5800㎡의 부지에 1조 4000여억원을 들여 공장을 짓기로 울산시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S-OIL은 합성섬유 기초 원료인 PX(파라자일렌)와 석유화학제품 기초 원료인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를 생산하는 제2 아로마틱공장을 2011년 6월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건설장비사업부의 공장 부지를 구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진출을 검토하고 있었다. 이 사정을 안 울산시는 부지조성 공사 중인 북구 중산동 이화일반산업단지 69만 5000㎡를 현대중공업에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 시의 제의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화산업단지에 3400억원을 들여 2700여명의 고용과 연간 4조 2000여억원 매출 규모의 공장을 2010년 10월 준공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미포조선·SK·삼성SDI 등도 울산에 7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박 시장은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조성 중인 11개 지역 1262만㎡의 공장용지 외에 추가로 7곳에 660만㎡의 산업용지를 조성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5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시·도지사 회의에서 “부족한 공장 용지를 확충하고 산업단지를 원활하게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비롯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산업수도 수장으로서의 애로 사항을 건의했다. ●“임기내 수출 1000억 달러 달성” 박 시장은 “임기 후반기에는 울산이 앞으로 100년을 먹고 살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한다. 박 시장은 이를 위해 “자동차 부품센터와 정밀화학센터 등을 중심으로 조선·자동차·정밀화학 등 지역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테크노파크나 혁신도시 안에 복합에너지 생산연구단지를 조성해 세계적인 에너지 도시로의 도약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 핵심사업으로 시가 주축이 돼 부산, 대구, 경북 영천을 포함하는 영남권 오토밸리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항만 배후에 지정될 예정인 울산자유무역지역에는 외자 유치와 함께 조선·자동차·정밀화학 등 지역 주축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미래산업을 유치해 울산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울산이 2010년 안에 수출 1000억달러,1인당 지역 내 총 생산(GRDP) 5만달러를 달성해 대한민국 글로벌 산업을 이끌어가는 거점이 되겠다.”고 향후 시책 방향을 밝혔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명사들의 여름나기] 소설가 문순태씨

    [명사들의 여름나기] 소설가 문순태씨

    ‘이제야 귀천의 길 찾았구나, 무등산 새끼발가락 언저리, 깊고 푸른 품에 꼭 안겼으니, 고단한 나 살 만한 곳 아닌가….’ 소설가 문순태(67)씨가 50여년 만에 고향으로 되돌아온 뒤 처음 쓴 ‘생오지에 와서’란 시의 한 구절이다. 광주호와 소쇄원을 거쳐 무등산 발치따라 한참 가다 보면 전남 담양군 남면 만월리 용연2구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중간쯤엔 한때 카페로 이용됐던 하얀 지붕의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문씨의 창작실인 ‘문학의 집, 생오지’이다. 문씨는 교수직(광주대 문예창작과)을 정년 퇴임한 뒤인 2006년 5월 광주의 아파트를 팔고, 퇴직금을 보태 이 집을 마련했다. 그가 태어나 6·25때까지 유년기를 보낸 곳은 바로 아래 위치한 구산마을이다. 문밖까지 마중나온 문씨는 “여기에 묻혀 있으면 세월 가는 줄 모른다.”며 “자연과 벗삼아 작품을 구상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고 말했다. 소설가인 그는 생오지에 둥지를 틀자마자 본업을 잠시 잊고 시 쓰기에 푹 빠졌다. 그는 “오랜만에 흙냄새를 맡으니 시적 감흥이 절로 난다.”며 “10월엔 창작시집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 갠 뒤라서인지 골짜기 따라 논배미에 가득한 벼와 뒷산의 나무들이 진초록으로 빛난다. 매미 소리만 들릴 뿐 인적이 전혀 없는 ‘쌩 오지’이다. 그는 “요즘 삼복 더위라지만 밤에는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라며 “인생의 휴가를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의 일상은 그저 그렇게 소일하는 한가함과 거리가 멀다. 새벽 다섯시이면 기르고 있는 개 3마리가 일제히 짖어댄다. 그는 개들을 앞세우고 아내와 함께 뒷산 임도를 따라 4㎞가량 산책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시간은 두문불출하고 창작에 몰두한다. 지금은 역사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현재 7권 출간)의 완간(10권) 작업에 한창이다. 오후엔 화순이나 담양의 재래시장을 돌며 시장을 보거나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다. 1970년 후반∼1980년대 초반 발표한 ‘징소리’‘철쭉제’ 등이 고교 교과서에 실리면서 이곳을 찾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그는 학생을 대상으로 문학을 강의하고 삶을 토론하면서 무더위를 잊는다. 최근엔 새로운 분야로 관심을 쏟고 있다. 새소리·바람소리·물소리 등 ‘사운드 스케이프’를 소설적 주제로 설정했다. 문씨는 이런 주제의 ‘생오지 뜸부기’란 소설을 최근 탈고했다. 그는 “온통 기계음으로 뒤덮인 이 세상과는 다른, 자연 소리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생긴 사회의 모순과 현대사의 격랑기때 겪었던 민초들의 한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주로 그렸다. 그러나 요즘엔 ‘희생’으로 상징되는 어머니, 이데올로기와 상관없는 중간계층(경계인), 자연의 소리 등 새로운 분야로 창작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사회주의 몰락 이후 ‘이상사회’에 뿌리를 둔 ‘민중소설’보다는 인간의 원형을 파헤치고 가치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들을 구상하고 있다.”며 “산골 마을인지라 실제 더위를 느낄 수 없을 뿐더러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담양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경찰, ‘촛불’ 대리경질?

    경찰, ‘촛불’ 대리경질?

    경찰청은 22일 김석기 경찰청 차장을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내정하는 등 치안정감 3명에 대한 보직이동을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경찰대학장으로, 임재식 경찰대학장은 경찰청 차장으로 내정됐으며 나머지 1명의 치안정감인 김도식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유임됐다. 정식 발령은 결재 절차를 거쳐 이르면 23일쯤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청 최광화 대변인은 “한 청장이 며칠 전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보직변경을 스스로 건의했다.”면서 “이유는 두 달 이상 촛불집회와 관련한 경비를 지휘하면서 피로가 누적됐다는 데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한 청장이 1951년생으로 올해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보직변경을 건의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갑작스럽게 나온 최고위급 보직이동을 놓고 많은 말이 오가고 있다. 경찰청의 한 고위간부는 “정말 이례적인 인사”라면서 “치안정감은 정무직이어서 당연히 정년이 무의미하고, 서울청장이 본청장으로 이동했던 관례를 감안하면 한 청장이 돌연 보직변경을 요구했다는 말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촛불집회 대응 과정에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어 청장을 대신한 대리경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일각에서는 지난 3월5일 이후 5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이뤄진 이번 치안정감 보직인사가 한 청장이 촛불집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강경하고 일관된 방침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문책성 인사라는 풀이도 나온다. 촛불집회 국면에서 어 청장은 연일 강경 일변도의 대응을 지시해 시민들의 원성을 산 반면 실제 진압 책임자인 한 청장은 이런 비판에서 비켜섰던 게 사실이다. 또 지난 21일 본청 인사과장(총경)이 갑자기 바뀐 것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총경급 전보는 이미 지난 13일 단행됐는데 뒤늦게 인사 담당자를 바꾼 것을 놓고 경찰 내부에서는 “어 청장의 인사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한편 김석기 서울청장 내정자는 경북 출신의 1954년생으로 간부후보생 27기로 경찰에 입문했으며 서울수서서장-주일 한국대사관 외사협력관-서울청 경무부장-경찰청 경무기획국장-경북청장-대구청장-경찰종합학교장을 역임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본지 주최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이색 사례] 부산 수영구 - 공약성과 분야

    부산 수영구 광안동 효암근린공원(옛 인쇄창 부지)은 구민들이 직접 심은 나무로 조성돼 있다. 소나무, 살구나무, 피나무, 왕벗나무 등 21종 160그루가 찾는 이를 반긴다. 주민이 정년퇴임, 돌, 회갑, 결혼 등의 사연을 표찰에 담아 심은 나무다. 박현욱 구청장이 이곳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지역사랑 실천과 화합의 장을 만들자며 시도한 주민참여 기념식수 공원이다. 주민 등 151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자비로 나무를 구입, 지난 5월 기념식수를 했다. 나무 구입비 7300여만원이 절감됐다. 주민이 구와 함께 공원을 만들고 주민이 직접 관리한다. 관리대장도 만들어져 있다. 구청은 이곳에서 절약된 예산을 주민복지분야로 돌렸다. 구는 공원으로 지정된 망미동 옛 국군통합 병원자리에도 주민 기념식수 방식으로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공약 이행은 주민과의 약속인 만큼 임기 동안 이행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고 있다.”면서 “이 사업이 이사를 자주 하는 도시민에게 지역을 사랑하는 동기를 주고 있어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이태백… 사오정… 2050 함께 눈물

    ■ 경제 경제분야의 세대갈등은 일자리를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었다. 어떤 세대도 가정 경제의 근간이 되는 일자리를 차지하고 싶지만, 성장이 둔화된 현실에서 일자리 확보는 다른 세대의 퇴장을 의미한다.20대는 40·50대가 물러나야 정규직 일자리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그 반면에 더 이상 평생직장이 없어진 40·50대는 너무 빨리 물러서야 하는 이유가 20·30대의 빠른 성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정규직 20대는 일자리를 원하지만 회사에는 자리가 없다.30대는 평생직장이 사라지면서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40대는 명퇴압박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50대는 재취업전선에서 고군분투한다. 지난 2003년 4년제 대학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이모(29)씨는 6년째 공무원 시험준비중이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고시원에서 운영하는 독서실의 시간제 총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하지만 한달에 버는 돈은 60만원 남짓이다. 게다가 정부는 공무원 수를 줄인다고 발표했다. 취업의 꿈은 멀기만 하다. 그는 “기업 정규직이나 공무원이나 붙기 힘든 건 마찬가지여서 하던 것을 계속하고 있다.”고 힘없이 말했다. 반면 대기업 연구직으로 일하고 있는 황모(33)씨는 요즘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지만, 미래가 불안하다. 올해 선배 두 명이 공사로 옮겼고 남은 8명 중 3명도 같은 고민이다. 이직의 큰 이유는 ‘정년보장’이 안 되기 때문이다. 고속승진도 끝내는 독이 되는 것을 여러번 봤다. 마흔이 넘었는데 임원 승진을 못 하면 퇴물이 된다. 중견기업 부장인 박모(46)씨는 요즘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임금피크를 지났고, 회사에서 은근히 나갔으면 하는 눈치다. 아마도 쉰살 전에 퇴직해야 할 모양이다. 그는 퇴직 이후 법원 경매물건을 전문으로 다뤄 볼 생각이지만 이 분야도 경쟁이 치열하다. 그는 “고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얘들을 연금보험이나 저축해 놓은 것만으로 대학을 졸업시키고, 시집 장가 보낼 생각을 하면 그저 막막하다.”고 후회했다.3년전 퇴직한 김모(58·전직 공무원)씨는 퇴직과 동시에 시작한 식당을 4개월 전 정리했다. 프랜차이즈 회사의 말만 믿고 무턱대고 퇴직금과 그동안 모았던 돈을 투자했는데 영업 3년만에 간신히 본전만 건졌다. 김씨는 사무직종에 재취업을 하고자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서울산업대 사회학과 정이환 교수는 다른 세대를 밀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는 것은 능력과 상관없이 정년제로 운영되어온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역시 1980년대 버블경제 붕괴 이후 청년층이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못하면서 같은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일자리 세대간 갈등은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층은 취직할 자리가 줄고 윗세대는 자리압력을 받아 양쪽이 모두 불만을 갖게 된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도 일자리를 못 갖는 20대는 불만이 생기고 40·50대는 이전의 선배들이 누렸던 평생직장 보장을 못 받아 불만을 갖는다. 정이환 교수는 “이렇듯 좋은 일자리를 둘러싸고 생기는 세대간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대기업·공기업의 일자리와 일반 중소기업 일자리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을 근로 연수에 따라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책무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책정하고, 여기서 남는 임금으로 새로운 인력을 창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반면 고려대 사회학과 현택수 교수는 일자리 세대간 갈등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힘들었던 외환위기를 뚫고 나온 비정규직 세대가 20대라면 외환위기 때 상당히 쇼크를 받고 힘들게 지내온 세대가 30대 중후반”이라면서 “반면 40대 이상은 386 등 정치변동을 겪으면서 팽창시절, 좋은 시절을 보냈으므로 세대별로 인식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40·50대가 빨리 회사에서 퇴장할수록 20·30대는 빨리 취직을 하게 되지만 이들 역시 40·50대가 되면 고용기간은 짧아진다. 황비웅 장형우기자 stylist@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70) 여의도 하나금융 앞 ‘환희’와 ‘비익’

    [거리 미술관 속으로] (70) 여의도 하나금융 앞 ‘환희’와 ‘비익’

    두 마리의 새가 마주보고 있다. 새들은 어느새 한 몸이 되어 높이 날아오른다.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그룹 사옥 앞에 놓인 서로 다른 높이의 두 작품은 이렇게 연결된다. ‘환희’와 ‘비익(飛翼)’이라는 이름이 붙은 백현옥(69) 인하대 명예교수의 작품이다. 서로를 바라보는 키낮은 조형물 ‘환희’ 아래는 사람들이 앉아 책을 읽고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어미새의 날개 아래 안식을 갖는 아기새 같다. 환희의 의미가 어렴풋이 와닿는 순간이다. 선을 기본으로 조형물의 변주를 이뤄내는 백 교수는 각각의 조형물은 완벽한 대칭으로 만들었다. 대신 두 조형물의 높이에 변화를 주며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역동성을 부여한다. 그가 작업의 지론으로 품어온 ‘상반되는 요소는 공존의 의미’라는 뜻을 이렇게도 느낄 수 있겠다. 충남 장항에서 출생한 백 명예교수는 1965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작품활동에 전념했다. 초기에는 추상작업에 몰두하다가 구상으로 선회해 새로운 작품 세계를 이끌어냈다.‘비(飛)’시리즈로 74년에,‘신천지’로 76년에 연달아 국전에서 문공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조형미술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그는 81년부터 2004년 정년퇴임 때까지 23년간 인하대 교수로 재직했다. 교내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이자 상징물인 ‘비룡탑’(1984년)과 본관 로비 ‘담론’(2005년)을 제작하며 학문에 대한 애정을 남겼다. 이외에도 어린이대공원(새날의 아침상), 공주군(웅진탑),KAL여객기 피격희생자와 괌 비행기 사고의 위령탑, 신라호텔(로비·정원) 등 전국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과 발음이 같은 ‘비익조(比翼鳥)’는 두 개의 머리에 각각 하나의 눈을 갖고 몸은 하나인 전설의 새이다. 양 날개를 맞추지 않으면 하늘을 날지 못하고, 서로 바라보는 곳이 다르면 앞서 나갈 수 없어 보통 부부의가 좋은 비유로 쓰인다. 조형물 하나를 보고 ‘호흡을 맞추고 제대로 된 소통을 해야 하는 것이 어디 부부뿐인가.’하고 떠올렸다면 지나칠까.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세계 철학계 패러다임 변화 주도할 기회”

    “문명의 대 전환기에 동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세계 철학계 패러다임 변화에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명현(66·전 교육부장관) 세계철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은 13일 현재의 세계 철학계 상황을 ‘백가쟁명 및 소피스트의 시대’로 규정한 뒤 “패러다임이 바뀔 때가 기회”라면서 “새 판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 학자들이 새판짜기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양에서 처음 열리는 ‘철학 올림픽´ ‘철학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세계철학자대회는 철학계 최고 권위의 행사로 5년마다 열린다.22회째인 서울대회(30일∼8월5일)는 1900년 파리대회 이후 100년 넘는 기간 동양에서 개최되는 첫번째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한국은 2003년 서양철학의 종주국인 그리스 아테네와 경합 끝에 대회를 유치했다. 지난해 서울대 철학과에서 정년퇴임한 이 위원장은 “20여년 전 동료교수와 농담삼아 세계철학자대회를 한 번 개최해 보자고 한 것이 현실이 됐다.”면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서양철학사에서 동양철학은 그간 철학의 범주가 아니라 종교학이나 문화학 정도로 분류됐을 뿐”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서양 주류 철학계가 유교, 불교, 도교를 종교가 아닌 철학의 범주로 받아들였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1960년대까지 우리는 철학의 변방에 불과했지만 요즘 젊은 학자들은 서양철학자들과 대등하게 토론하고, 오히려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전반적으로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狹士 아닌 博士 철학자 나와야” 이 위원장은 “자기 시대의 문제점을 짚고, 이에 대한 답안을 내놓은 것이 역사적으로 철학자가 한 일이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협사(狹士)가 아니라 말 그대로 박사(博士)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철학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젊은 철학자들에게 그 같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자만 2500여명에 이르고 54개 분과 400여 세션을 통해 150개국에서 온 학자 1784명의 논문 발표가 이어진다. 유럽 철학계를 대표하는 피터 슬로터다이크(독일), 독일 현대철학을 대표하는 소장학자 비토리오 회슬레, 영미 문학계의 거목 티모시 윌리엄슨(영국), 심리철학의 대가 수잔나 시겔(미국) 교수 등이 참가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최근 10년 가장 기억에 남는 유행어 ‘이태백’

    취업 포털 스카우트가 7일 구직자와 직장인 94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취업 및 실업 관련 유행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무엇인가.’라고 설문한 결과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 40.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오정’(45세면 정년퇴직·20.4%),‘88만원 세대’(88만원 월급을 받는 비정규직 20대·12.3%),‘삼팔선’(38세쯤 퇴직·8.1%),‘장미족’(장기간 미취업족·5.5%),‘오륙도’(56세까지 있으면 도둑·4.3%),‘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사람·3.8%),‘취집’(취업대신 시집가기·2.56%) 등의 순이었다.
  • 부산 소방공무원 109명 채용

    부산시소방본부는 올해 109명의 소방공무원을 신규 채용한다고 2일 밝혔다.채용 규모는 증원된 87명과 정년·명예퇴직으로 인한 결원 22명을 포함해 모두 109명이다. 신규 채용 인력은 소방안전센터(소방파출소)에 69명, 구조대에 21명, 구급대에 18명, 소방정에 1명 등 현장 업무에 주로 배치된다.이번 채용으로 부산시 소방공무원 정원은 2231명으로 늘어나고 화재진압 등 격무 부서에 근무하는 현장 인력의 3교대 근무비율은 현행 34%에서 44%로 높아져 소방공무원들의 근무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씨줄날줄] 은퇴준비지수/오승호 논설위원

    “우리 국민의 94%가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자료가 있습니다.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어떻게 되겠지.’하고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신한은행 PB고객부 이관석 재테크 팀장은 “소득 없이 오래 살아야 하는 것만큼 큰 위험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이나 자식에 대한 기대가 전부인 이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남성 74.4세, 여성 81.8세다. 유엔인구기금의 ‘2007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 연장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7.2%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이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라고 한다. 통계청은 오는 2020년에는 15.6%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가는데 20년 걸렸다. 우리나라는 20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기업의 평균 정년은 56세 선으로 거의 변동이 없다. 구조조정 등으로 55세까지 직장 생활을 하면 장수했다는 말을 듣는 곳도 많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엊그제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은퇴설계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조사한 한국의 은퇴준비지수를 발표해 관심을 끈다. 국민연금·퇴직금 등 은퇴 이후 예상 소득이 은퇴 직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은퇴소득 대체율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 수치는 41%로 조사됐다. 가령 은퇴 전 연간 소득이 1000만원이라고 하면 은퇴 이후는 410만원이라는 뜻이다. 미국 58%, 독일 56%, 영국 50%, 일본 47%, 홍콩 43%, 타이완 43%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은퇴하면 연상되는 용어로 외국인들은 ‘행복’이 주를 이루는 반면 우리는 ‘외로움’,‘두려움’,‘지루함’을 꼽는 이들이 많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년을 앞두고 노후 대비를 하면 너무 늦다고 지적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 관련이나 요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제2 직업을 찾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은퇴 설계는 빠를수록 좋다는 얘기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알리안츠생명,(무)알리안츠브릭스변액유니버셜(VUL)보험 변액보험에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를 접목시켰다.‘브릭스주식형’은 브릭스 주식에 70%, 채권 및 유동성 30%를 투자한다.‘코브릭스주식형’은 브릭스주식, 코스피 200지수, 채권 등에 각각 50·20·30% 투자한다. 원하는 펀드를 골라 연 12회 바꿀 수 있다. 보험기간에는 기본사망보험금을 최저보증한다. 자금사정에 따라 수시입출할 수 있고 해약환급금의 50% 범위내에서 연 12회까지 중도인출할 수 있다. 질병 관련 특약을 부가할 수 있으며 연금전환특약을 통해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교보생명 ‘교보에센스보장보험’ 사망·재해사고·질병 때 약정한 정액보험금에다 병원·약국에 낸 실제 의료비까지 받을 수 있다. 주계약은 최대한 단순화하고 특약을 세분화해 필요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본인이 부담한 실제 의료비의 80%를 보험금으로 받는 의료비특약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특약은 소멸형과 환급형 두 가지가 있다. 환급형은 만기 때 주계약보험료에다 의료비특약을 제외한 모든 특약보험료까지 100% 돌려받을 수 있다.●현대해상 ‘사랑·행복상해보험’ 소득보상형인 ‘사랑플랜’과 중도환급형인 ‘행복플랜’이 있다. 사랑플랜 만기는 정년인 55·60·65세 중 고를 수 있다. 사고가 났을 때 매월 소득보상금을 만기까지 지급한다. 만기가 임박해 사고가 나도 최소 5년(60개월)은 지급한다. 가입금액은 10만원 단위다. 행복플랜은 보험료를 다 내면 보장을 보장대로 다 받으면서 납입한 보험료 전액을 ‘문화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일정액 되돌려 받을 수 있다.●대한생명 ‘사랑의 기부보험’ 보험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뿐 아니라 이웃에도 기여할 수 있는 상품이다.5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 한도 내에서 사망보험금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사망보험금 가운데 일부는 유족에게 주고, 일부를 기부할 수도 있다. 사회복지시설·학교법인·종교단체·장애인시설·병원 등을 기부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청약 때 기부할 단체의 사업자등록증 사본이 필요하다.
  • 서울교원 8월명퇴 833명 신청

    정부가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명예퇴직을 신청한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교원이 800명을 넘어섰다.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8월 말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교원을 접수한 결과 초등 393명, 공립 중등 235명, 사립 중등 205명 등 총 833명이 신청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2월 737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모두 수용한 바 있어 올해 그 수가 15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명예퇴직이 가장 많았던 때는 교원정년 단축 조치가 단행된 2000년으로 당시 2693명이 한꺼번에 퇴직했으며 그 뒤에는 2004년 192명,2005년 60명,2006년 437명,2007년 1165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여 왔다. 올해 이처럼 명예퇴직 신청자가 급증한 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연금법 개정이 내년에 단행되면 퇴직 뒤 받을 연금이 지금보다 줄어드는 데다 수천만원의 명예퇴직 수당이 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교원평가제 도입과 연수 강화 등 성과 중심의 교육개혁도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NOW 현장①] 송해 “전국노래자랑 이야기 들어볼래?”

    [NOW 현장①] 송해 “전국노래자랑 이야기 들어볼래?”

    원조 국민 MC 송해. 그는 25년째 KBS 1TV ‘전국노래자랑’의 MC로 활약 중이다. ‘전국노래자랑’하면 송해의 구수하고 친숙한 입담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올해 82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MC 송해를 전라남도 영광에서 만나봤다. 84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았다. 남다른 기분이 들 것 같은데? 오랜 시간 MC를 봐서 그런지 단순히 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생각하기 보다는 나와 같이 인생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25년이란 세월 동안 전국은 물론 평양, 일본, 미국 등 안 다녀 본 데가 없다.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공개프로그램으로서 대단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할 뿐이다. 자주 녹화를 다니는 것이 힘들지는 않는가? 타 프로그램의 MC는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하지만 우리는 특성상 한 컷을 찍더라도 전국을 다녀야 한다. 평균 일주일에 한 번씩 다니는데,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을 때는 미리 녹화를 해 더 자주 다닌다. 하지만 힘 안 드는 일이 어디있겠는가. 그러나 ‘전국노래자랑’은 내 스스로 희망을 가지고 떠나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다. 오늘은 또 어떤 분이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줄까 하는 기대와 희망이 나를 설레게 한다. ‘전국노래자랑’의 MC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MC가 빨리 풀어야 하는 것이 바로 돌발상황이다.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프로가 아니고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돌발상황을 MC가 빨리 감지해야 한다. 녹화 전 출연자와 대화를 통해 그들의 장기를 발굴해줘 무대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MC의 몫이라 생각한다. 오랜 기간 MC를 할 수 있는 송해 만의 비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오랜 시간 진행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난 사람들을 많은 아는 것 자체가 최고의 재력가라 생각하고 그 사람이 바로 송해다. 차를 타도 차비를 받지 않고, 식당에 가도 식대를 받지 않는다. 아마도 그동안 기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엔드르핀을 뿌려 주는 것이 바로 나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은데? ‘전국노래자랑’은 평소 우리 생활을 그대로 옮겨 시청자들에게 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다 보니 돌발상황도 많이 생긴다. 출연자들이 스타킹을 머리에 씌우기도 하고 음식을 입에 쑤셔 넣기도 한다. 그런데 이는 나를 무시하거나, 골탕을 먹이려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출연자들의 이런 행동 또한 그들이 무안하지 않게 도와준다. 출연자도 만 3세부터 103세까지 다양한 세대가 노는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이 가진 특징이다. 요즘 후배 MC들이 존경하는 MC로 많이 뽑는데 기분이 어떠한가? 사실 그 이상 뿌듯한 게 없다. 선배로서 모든 후배들이 대견스럽다. 그런데 고정적으로 MC를 하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그들이 조금 더 극성이었으면 한다. 단순히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극의 재미를 더할 수 있는 행동이 있었으면 좋겠다. ‘전국노래자랑’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실로폰과 함께 사는 인생이라고 할 만큼 오랜 시간을 ‘전국노래자랑’과 함께해 왔다. MC는 정년퇴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력이 다할 때까지 전국을 누비며 출연자들과 호흡하고 싶다. 기계도 10년 만 안 쓰면 수리해야 하지만 난 늘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녹슬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서울신문NTN(영광) 서미연 기자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 것은 한국 것이라고 진실을 밝혀라

    미국의 미술사학자 존 카터 코벨(1910∼1996)은 1941년 ‘15세기 일본의 선(禪)화가 연구’로 컬럼비아대학에서 일본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후 교토의 다이토쿠지(大德寺)에서 불교미술을 연구하고, 하와이대학에서 동양미술사를 강의하면서 대표적인 일본미술사학자로 활동했다. 코벨은 그러나 1978년부터 1985년까지는 한국에 머물며 한국문화를 탐색하고 일본문화에 대한 영향을 밝히는 글을 1000편 넘게 쓰게 된다. 하와이대학을 정년퇴직하자마자 한국으로 날아온 것은 일본미술사를 파고들면 들수록 한국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1930년대 나라와 교토에서 구다라(백제)관음 같은 불상과 호류지(法隆寺)의 아스카 불교미술을 보았을 때 20%는 한국에서 직접 들어왔거나 강력한 영향을 입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1980년대에는 한국의 영향이 95%에 이른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술회한 적도 있다. ‘일본에 남은 한국미술’(김유경 편역, 글을읽다 펴냄)은 그가 한국에서 다양한 매체에 기고했던 글의 일부를 엮은 것이다. 요즘에는 한국문화가 일본문화, 특히 일본의 고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는 진부하게 느껴질 만큼 흔하디 흔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많은 예술품이 사실상 한국 것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재가 일본에 많이 있는 것처럼 이집트의 문화재는 런던에, 일본의 문화재는 보스턴에 많다. 그런데 이집트 문화재는 이집트 것, 일본 문화재는 일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의 한국 문화재는 일본 것이나 중국 것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코벨은 특히 1981년의 상황이기는 하지만,“한국의 모든 박물관장은 일본인에게 훈련받은 사람들로, 그 때문인지 엄연한 사실을 밝혀서 풍파를 일으키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니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는 젊은 학도라면 박차고 일어나 한국 것은 한국 것이라고 진실을 밝혀서 케케묵은 주장들을 일소해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꼭 코벨의 충고가 아니더라도 우리 학계가 27년 전과는 다르게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2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고객 감동시키려면 사원부터 감동시켜라”

    “고객 감동시키려면 사원부터 감동시켜라”

    70세 정년을 보장하고 임직원들에게 연간 140일의 휴가를 주면서 연평균 15%의 경상이익률을 달성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유토피아 경영’으로 유명한 미라이공업의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77)씨가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주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그 비법을 공개했다. ●70세 정년 보장… 비정규직 없어 야마다씨는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을 강조하지만 먼저 사원들을 감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동받은 사원이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게 그의 논리다. 비결의 요체는 사원 감동이라는 것이다. 야마다씨는 사원 감동의 촉매로 정년 확대를 도입했다. 법에서 정년을 60세로 정했을 때 미라이공업은 61세로 정했다. 지난해 65세로 연장했을 때 미라이공업은 70세로 5년이나 높였다.65세의 경우 급여를 절반만 줘도 된다고 법에서 규정했지만 미라이공업은 급여를 늘려주지 않는 대신 깎지도 않았다. 전체 직원 800명은 모두 정규직이다.“같은 일을 하는데 월급을 정규직의 절반만 준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느냐.”며 “마쓰시타, 미쓰비시 등 대기업에서 불량제품이 나와 리콜을 하게 된 것도 비정규직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야마다씨는 주장한다. 미라이공업은 성과급이 없다. 연공서열 체계다. 야마다씨는 “성과급제를 하려면 누군가가 성과를 측정해야 하는데 측정하는 간부급 사원은 기계가 아니어서 자신의 호불호에 따라 결과를 낸다.”면서 “부작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연간 휴가 140일… 잔업도 금지 미라이공업은 1년에 140일을 쉰다. 일본 기업 가운데 휴일이 가장 많다. 연간 근무시간은 1600시간으로 일본에서 가장 짧다. 잔업도 금지한다. 그는 “회사에서 12시간을 보내고 잠을 8시간 잔다고 하면 개인에게 남는 시간은 4시간뿐인데 이마저 회사를 위해 쓰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미라이공업은 어떻게 수익을 낼까. 해답은 ‘차별화’다. 현재 2만여종에 달하는 제품 중 90%는 특허상품이다. 야마다씨는 1965년 전기설비 제조업체인 미라이공업을 설립한 뒤 경영일선에 있다가 2000년 현역에서 물러났다. 지금은 회사 상담역으로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최장집 교수 20일 ‘마지막 수업’

    최장집 교수 20일 ‘마지막 수업’

    최장집(65) 고려대 교수가 ‘마지막 수업’을 한다. 정치외교학과 정년퇴임 전 마지막 강의다. 최 교수는 이번 학기를 끝으로 현역 교수로서의 삶을 마무리한다. 강의는 20일 오후 3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공개강좌 형태로 열린다. 강의제목은 ‘한국의 정치와 나의 정치학’이다. 최 교수가 40여년간 연구해온 정치학과 현재 한국의 정치상황, 자신의 학문역정 등에 대한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최 교수가 일군 가장 큰 학문적 업적은 한국 민주주의의 난맥상을 정당정치의 실패로 해석해 냈다는 데 있다. 그의 이론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병목현상에 대한 마땅한 설명틀을 갖지 못하던 학계에 ‘시원한 통찰´을 제공했다. 최근 들어 진보진영 내에서도 그의 견해를 놓고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의 탁견은 한국 민주주의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튼실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이후로는 반독재 민주화가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진전되지 못하는 데 대한 민주화세력의 무능을 질타하며 진보학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퇴임 후 최 교수는 내년과 내후년 각각 미국 스탠퍼드대와 컬럼비아대에서 한 학기씩 한국 정치에 관한 강의를 하기로 예정돼 있다. 최 교수는 “귀국 후엔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탐구하는 연구소를 만들어 제자들과 공부하고 토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명예교수로서의 활동도 계속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이성형 전 교수 복직 대책위 출범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이성형(49) 교수의 복직을 위해 동료 교수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대 정외과 교수들을 비롯해 정치학회 교수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단체로 이뤄진 ‘이성형교수복직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는 16일 이대 정문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교수노조 김한성 위원장은 “비정년 교원에게 재임용 심사를 제한한 부당한 인사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이 교수가 다시 강단에 설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학회와 사회학회 교수 430여명도 이 교수를 지지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했으며 이대 정외과 교수들도 조만간 학교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이번 주내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다이어반지와 교장과 돈

    다이어반지와 교장과 돈

    K고교장 김예환(金禮桓)씨(47)와 Y여중 교장 백신숙(白信淑)씨(40) 부부가 8만$짜리(한화로 3천2백만원) 밀수「다이어」를 사들였다가 들통이 났다. 부부 모두 일류를 자랑하는 명문대학의 출신에다가 교육자요 저명한 종교인의 자손들. 이 믿을 수 없는 사건이 터지자 벌집을 쑤신듯 화제가 비등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김씨의 학교에서 일했던 전 K중고교 일부 직원들은『올것이 왔다』는 주장들. 김씨 부부가 돈을 번 이야기, 학교운영에 얽힌 이야기등 한창 시끄럽다. 왜 그럴까? 귀따가운 그「내막」의 소리를 들어본다. 젊어 너무 고생한 때문에 돈에 대한「콤플렉스」탓도 『그분이 워낙 젊어서 고생했기때문에 사실은 돈에 대한 어떤「콤플렉스」가 있었는지도 모르죠』 8월27일 정오께 K고교 서무과장 민우성씨의 말이다. 『교장선생부인이 오래전 15만원짜리「다이어」반지를 산일이 있는데 그걸 몇달만에 50만원을 받고 판 일이 있었답니다. 어느 사람치고 이런 엄청난 장사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어요? 그게 조금씩 단계를 올리다보니 이번과 같은 결과가 됐답니다. 저도 전연 몰랐는데 어제(8월26일)구치소에 가서 교장선생님께 듣고 알게 됐어요』하며 혀를 차고 개탄한다. 김씨의 본적은 서울서대문(西大問)구 만리(萬里)동2가 231의 7호. 현주소는 같은 동네인 만리동2가 239의 7호로 되어있다. 소위 KS「마크」라는 K고교와 S법대를 졸업한 수재. K고교 설립자인 그의 아버지를 따라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교직원으로 근무했다. K고교는 1974년6월24일 재단법인으로 인가났는데 그전까지는 감리교의 성경학교에 불과한 미인가 학원. 설립자 K씨가 성경학교를 인수하면서 각계의 찬조금을 기금으로 재단법인 인가를 얻어 냈다는 것이다. 이때만해도 김씨네 가족은 생활이 궁핍하여 남의집 셋방살이로 전전했다는 것. 더구나 6·25동란으로 석조 건물인 8개 교실이 완파되면서 수복후 이들 김씨 부자가 겪은 고생은 참담했다는 얘기다. 1959년 중학교 30학급 고등학교 18학급등으로 학급증설 인가를 받게 되면서 규모가 잡히고 3천명을 수용할수있다는 대강당까지 준공을 보았다. 60년 1월13일 중학교 주간 24학급, 야간 15학급, 고등학교 주간 15학급, 야간 12학급등 총 66학급 3천4백여명이라는「매머드」학교로 인가를 보면서 비대화했고, 이해 10월1일 설립자가 정년퇴직하자 아들인 김예환씨가 교장으로 취임했다. 『교장선생님은 가령 결재올리는 종이도 빈칸이 없게 아껴쓰게 하고, 빈칸이 있으면 절반으로 줄여 쓰게 했어요. 심지어 가정에서 사모님에게 절대로 월급을 송두리째 주시는 법이 없읍니다. 한꺼번에 주면 다 써버린다고 주급으로 2만원씩 쓰게할 정도로 근검·절약했어요』 민(閔)씨의 자랑이다. 그러나 이러한 김씨의 근검·절약은 그의 생활규모에 비해 도무지 납득할수 없는 의문을 자아내주기도 한다. 변소에도 전화·TV 놓고 교원 퇴직금 제대로 안줘 K학교 남쪽에 붙어있는 울창한 숲속의 저택이 교장사택. 대지가 줄잡아 3백평이상. 겉으로 보기에는 초라한 2층이지만 건물안에 들어가면 사정이 다르다. 『검사생활중에 그런 집은 처음 봤어요. 김씨를 잡고, 보석을 판 홍(洪)여인을 잡기위해 3일동안이나 그 집에서 잠복했죠. 방마다 아래윗층할것없이 TV와「에어콘」이 있어요. 전화도 물론 각방마다 있고 심지어 변소에도 TV와 전화가 있어요. 덕분에 시원한 휴가(?)를 즐긴셈이지만 그 호사스러움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묘한게 아래윗층 방마다 집밖으로 통하는 문이 달려 있어요. 어느 방에 있거나 즉시 집밖으로 나올수 있는 이상한 집이었읍니다』 서울지검 25호 김유후(金有厚)검사의 수사후일담이다. 저택의 그 호화스러움에 값하는 것이 또 있다. 김예환씨는 1개월이 멀다하고 자가용 승용차를 갈아치우는 별난 성격이라는 얘기. 지금은 최신형「비크」를 비롯, 3대의 자가용을 갖고 있다는 것. 이밖에도 그에게는 부산(釜山)근처의 별장과 제주(濟州)도의 별장을 비롯, 서울시 중(中)구명(明)동2가47의 청보(靑保)「빌딩」과 서대문 모처에도「빌딩」이 있고 경기(京畿)도 여주군 능서(陵西)면 매유리336 일대의 광대한 대지가 그의 소유로 알려졌다. K중고교의 총건평 3천4백20평에 1백5개 교실, 이에 맞먹는 Y여중·상고와 W국민학교등 9개학교가 있으니까 그의 재산과 재단의 자산은 수억대를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다. 『돈과 재산에 대한 그의 집념은 거의 광적인 것입니다. 가령 교원에 대한 퇴직금이 그 예이지요. 그는 교원을 취직시킬때 묘한 각서를 받는데 그 내용은「학기도중에 사직하게되면 퇴직금을 절반만 지급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0년이상 근무하는 교원도 그만 두게될때는 공교롭게도 학기 도중을 택하게 합니다. 퇴직금을 반밖에 받을 수 없게 하고 그나마 아직까지 그걸 제대로 받아본 교원이 없는걸로 압니다.』 퇴직교사인 N씨의 말. N씨는 다시 잇는다. 『2년전 설립자가 죽자 동상을 교정에 세우게 됐죠. 이 동상기금으로 1학급당 5만원씩, 교사1인당 1만원씩 거두었읍니다. K학교「그룹」전체가 총1백30 학급이니까 5만원씩 거두었으면 6백50만원 됩니다. 그리고 1백30학급에 담임선생만 교직원수로 치면 1백30명에 1만원씩 거두어 1백30만원, 총합계 7백80만원이란 막대한 돈이 되죠. 요즘 동상 제작비가 그럴싸한 것은 3~4백만원쯤 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습니까? 당장에 4~5백만원을 벌었겠죠. 이게 말썽이 나서 시교육위로부터 되돌려 주라는 행정지시를 받았어요. 그러나 하지도 않은「보충수업」을 했다고 하고선 그걸 선생들에게 지급한양 꾸미고 돈의 행방은 감감무소식이 됐죠. 이런 식으로 돈을 벌었어요. 워낙 법이론에 밝아 갖은 구실로 빠져 나갔죠』 법이론 밝아 구실 잘붙여 밀수품 아니란 각서 받고 전직 K고교 교사였던 U씨는 말했다. 『이런말은 우스운 얘기지만 그 학교를 그만두는 선생들이 교장의 갖은 비행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서 돈을 받아낸 일이 있지요. 김모선생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그분은 생물담당으로 있었죠. 어느날 교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가 차마 못볼 장면을 목격했어요. 이렇게 자기가 저지른 비행을 무마하고자 상당한 금품을 자진해서 협상조로 지불하면 그 선생들은 퇴직금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게 됩니다』 교장의 비행에 분개한 전직 M모교사는 교장의 비행을 낱낱이 적은 유인물을 만들어 뿌리려다가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는 것. 『제가 만든 유인물의 모든 사실을 교장은 낱낱이 시인하고, 용서를 빌었읍니다. 2년전 종로2가 어느 다방에서였죠. 나는 그가 준엄한 양심의 심판을 받고 돌아서서 참다운 교육자가 되기를 바랐읍니다. 이번에 만약 무혐의로 풀려 나온다든가하면 저는 다시 칼을 뽑아 이땅의 썩어빠진 교육계를 각성시키도록 하겠읍니다』 M씨의 강경한 발언이다. 『교장실 금고에서 밀수「다이어」가 쏟아진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읍니다. 그러나 교장님은 그걸 산 일은 없고 사모님이 피서갈때 보석을 저택에 두면 위험하다고 해서 금고에 보관 했던 것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김씨를 변호하던 서무과장 민씨는 끝으로 김씨가『죄없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앞뒤가 맞지않는 말을 하기도했다. 『교장선생님이 밀수범 홍여인으로부터「다이어」를 살때「다이어반지는 절대로 밀수품이 아니며 문제가 생기면 책임진다」는 각석를 받아 놨답니다. 그 각서도 검찰에 압수당했는데요, 변호사들은 밀수품이 아니라는 각서를 받아놓았으니까 무죄로 풀려날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안심이 좀 되긴 합니다만…』 [선데이서울 71년 9월 5일호 제4권 35호 통권 제 152호]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박목월시인 장남 박동규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박목월시인 장남 박동규 교수

    ‘구름에 달가듯이’ 청록파 시인 박목월(본명 영종)이 생전에 직접 쓴 일기의 한 대목이다. (연도미상)7월20일. 간밤에 쏟아지던 비와 소란스럽던 우레가 거짓말같이 개고, 맑은 날씨. “날이 개면 어쩐지 즐거워.” 노래와 같은 아내의 말이다. 큰아이들은 직장 나가고 어린 것들도 학교에 가버렸다.“여보, 커피 끓일까요.” 서재를 기웃거리는 아내도 이상하게 다정한 얼굴이다.30년의 결혼생활을 거쳐서 어린 것의 뒷바라지도 한 고비를 넘기고, 초로를 맞이한 내외의 조용하고 오붓한 시간이다. “한판 할까.” 나는 안방에 있는 화투모를 내오게 했다. 이번 여름방학에 아내에게 ‘육백’을 배운 것이다.“또 잃으면 어떡할려고 그래요.” 화투를 가져오면서 아내가 걱정했다. 한판에 500원을 걸었다.“칠띠를 해야지.” 나는 벼르기만 할 뿐 서툰 솜씨가 노상 돈을 잃게 마련이다.“이 ‘솔’을 먹어가지, 그것만 하면 ‘송·동·월’ 아니냐.” 나는 아내의 패를 기웃거리며 싱겁을 떠는 것이다. “당신이나 잘해요.” 그리고 ‘솔’을 뽑다 말고 “참, 동규, 얼굴이 말이 아니에요.” 엉뚱한 곳으로 아내는 화제를 돌린다.“왜-그럴까?” 나도 화투장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그럼 ‘솔’해요.” 아내는 ‘솔’을 잡아오면서 “글쎄요, 웬일인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어야지요. 장가 간 후로는 몸이 그릇되는 걸요.” 그러다가 아내는 “참!”하고 화투장을 덮어버린다. 내외는 벌써 맏이의 건강문제에 정신이 쏠려버렸다(후략). 여기에 나오는 ‘맏이’가 바로 문학평론가 박동규(69) 서울대 명예교수를 말한다. 이 일기는 박 교수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 그동안 소중히 간직해오다가 지난해 발간한 책 ‘아버지와 아들’(박목월·박동규 지음, 대산출판사)에 처음 실었다. 일기에는 정확한 연도가 없으며 내용으로 봤을 때 1970년 전후로 추측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목월은 1973년 월간 시전문지 ‘심상’을 창간,1978년 작고할 때까지 발행인으로 있으면서 우리나라 문학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장남인 박 교수가 ‘심상’을 꾸려왔다. 어머니가 그만둘 것을 여러번 권유했지만 박 교수는 고집스럽게 아버지의 뜻을 이어왔다. 그동안 흑자를 낸 적이 없을 만큼 어려웠지만 30년동안 단 한번도 발간을 거르지 않았다. 직접 서문을 쓰고 편집과 광고영업을 하면서…, 외부 강연 때 받는 강연료를 전부 투입하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박 교수는 지난 7일 저녁 오랜만에 TV에 출연했다.‘SBS-TV칼럼’에서 “인간은 서로 존경하고 살지는 못해도 존중하고 사는 방법이 토대가 된 교육정책과 목표를 통해서 근본적 해결에 넓은 길을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에도 구수한 말투와 따뜻한 언어구사로 ‘아침마당’‘사랑의 리퀘스트’ 등의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표적 에세이집 ‘내 생애의 가장 따뜻한 날’‘삶의 길을 묻는 당신에게’처럼 평소에도 ‘따뜻한 글’을 주로 써왔다. 박 교수는 요즘 ‘심상’ 발간과 외부강연 외에 별도의 집필을 하느라 바삐 지낸다.2004년 정년으로 대학강단을 떠난 후 틈틈이 메모한 ‘강연노트’를 다시 정리·보완하고 있는 것.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겨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심상’ 편집실에서 박 교수를 만났다. ▶새로운 신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압니다. “그렇습니다.‘삶과 소설’이라는 일종의 평론집입니다. 소설을 해독하는 방식, 읽는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시작했지요. 또 삶의 방식을 현실에 던지고 논리적으로 접근도 해보고…. 낡은 강의노트를 모아 가을쯤에는 책을 낼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재미가 있나요. “소설은 가상입니다. 현실과 가상의 차이가 무엇인지, 작가는 왜 거짓말(가상의 스토리)을 시켜가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그는 이어 “난 따뜻한 글밖에 못쓴다.”고 거듭 말했다. 남들은 문제를 파헤치고 들어가지만, 자신은 여러 사람을 아우르고 위로해주는 그런 글을 써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써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방식이나 주제도 이와 비슷하다고 부연했다. 살면서 돈이 많고 적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고, 또 인간으로서 삶의 궤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 ▶시는 어떻게 써야 합니까. “시는 글로 쓰는 것입니다. 시대에 뒤떨어져도 괜찮습니다. 세속에 맞추지 않아도 되는 것이 바로 시입니다. 글로 써서 만져보고 다듬어봐야 하는 것이지요.” ▶지난 30년동안 ‘심상’을 통해 시인이 어느 정도 배출됐는지요. “약 280명정도 됩니다. 이들은 ‘심상문학회’ 등을 통해 여러 활동을 합니다. 서울 서초동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시민을 위한 강의도 하고 ‘시낭송 평가’도 합니다. 또 매년 여름 강원도 동해 안쪽에서 해변 시인학교를 열고 있습니다. 폐교에서 다들 모여 밥도 해먹고 인간적인 교감도 나눕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살다가, 삶의 수련기를 겪은 30∼40대 이상의 여자들이 (시로)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보다 젊은 나이에 치열하게 시인이 되려고 했던 과거와 비교했다. 아울러 옛날의 시가 ‘은은한 돌’이었다면 요즘에는 ‘잘 닦여진 보석’에 비유했다. 다시 말하면 감동이 너무 만들어진다는 것. 시인 본령에 대해서는 “서정성과 진실 고백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심상’ 발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30년동안 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살아계실 때 그만두라고 했지만 아버지가 했던 일인데 그럴 수는 없지요. 열심히 강의하고 외부 원고 쓰면서 근근이 이어나가고 있습니다.(책상에 앉아 있는 여직원을 가리키며)저 친구랑 나랑 단 둘이서 만들어가고 있지요.” 박 교수는 또 “대개가 그렇지만 시잡지는 광고도 잘 안 붙고 구독자도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가족 얘기가 나왔다. 박 교수는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었다.39살된 큰아들은 아이 둘 데리고 미국에서 예술행정학 학위공부를 하고 있단다. 그는 “다 큰 아들이지만 공부를 계속 하겠다는데 말릴 수야 없지 않으냐.”며 아들 뒷바라지하랴 ‘심상’을 꾸려가랴 마음과 몸이 무척 바쁘다고 했다. ▶부친 기일 때는 가족들이 모이는지요. “지난 3월24일이 서른번째 기일이었습니다. 동생 셋이 미국에 이민 가 있어 기일 때 가족들이 다 모이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목월의 시비(詩碑)는 생전에 살았던 집 ‘원효로 4가’와 교수로 있던 ‘한양대’, 그리고 ‘목월문학관’이 있는 경주 중문단지 등 세 군데 세워져 있다. 황순원 선생의 아들도 ‘동규’라는 말을 꺼내자 “서울고, 서울대 동기동창으로 친하게 지낸다. 내 동생 남규도 서로 이름이 똑같다.”면서 “아버님도 황순원 선생과 술친구로 가깝게 지냈다.”며 웃는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돌아가시고 난 다음 그해 흰머리카락이 돋아났고 나는 이 머리카락을 만지며 어버지의 우산 안에 살았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했는가를 뼛속 깊이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또 “그때부터 아버지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이 생각의 골짜기를 타고 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길을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요즘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실었다. 박 교수는 현재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한국여장로연합회 회장인 부인 송영자(68) 여사와 단둘이 살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9년 경북 월성에서 박목월 시인의 장남으로 출생 ▲57년 서울고 졸업 ▲61년 서울대 국문과 졸업 ▲62년 현대문학 평론추천 데뷔 ▲68년 동대학 대학원 졸업 ▲69∼84년 서울대 교양과정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 ▲81년 서울대 문학박사 ▲84∼2004년 동대학 국문학과 교수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시전문지 ‘심상’ 편집고문, 문학평론가 # 수상 현대문학상 평론부문상, 황조근정훈장 # 주요 저서 한국현대소설의 비평적 분석, 전후대표작품 분석, 글쓰기를 두려워말라, 별을 밟고 오는 영혼, 당신이 고독할 때,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삶의 길을 묻는 당신에게,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외 논문집·수필집·문장집 등 다수
  • [노후 준비하셨습니까] (상) 은퇴자들의 준비 현황

    [노후 준비하셨습니까] (상) 은퇴자들의 준비 현황

    우리나라 베이비부머(1954∼1963년생)가 정년(만 55세)을 맞는 내년부터 은퇴자들이 대거 쏟아진다. 조기 정년으로 은퇴 행렬은 이미 시작됐다. 국민연금과 공적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줄어드는 터라 ‘돈 없이 오래 사는 것’이 노후생활의 최대 고민이 됐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은퇴자들의 노후보장이 어느 정도 준비돼 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 등은 어떤지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통계청의 2007년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람이 61.8%로 10명 중 6명꼴이다. 준비수단을 보면 국민연금과 예·적금이 많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의무화하는 경향이 높은 퇴직연금에 해당하는 사적연금은 31.9%에 불과하다. 준비 규모는 더 미흡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출 규모를 감안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우 노후소득이 생애평균 소득의 65.0∼75.6% 수준이 돼야 한다.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권고 수준은 80%이며 선진국들도 60∼80%에 맞추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근로기간과 은퇴기간을 고려할 경우 국민연금과 퇴직·개인연금에 의한 실질소득대체율은 45.1%가량 된다. 이 중 국민연금이 22.8%, 개인·퇴직연금을 통해 개인이 준비하는 부분이 22.3%다. 보험연구원 류건식 선임연구위원은 “실질소득대체율이 높아야 하는데 국민연금 부분의 상승은 재정부담상 어려운 만큼 개인·퇴직연금이 올라가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득대체율이란 현재 소득 대비 앞으로 받을 연금의 현재가치 비중을 뜻한다. 예컨대 매월 200만원을 버는 사람의 대체율이 60%라면, 이 사람이 받게 될 연금은 120만원이다. ●호주의 성공적 연금 제도 전문가들은 호주의 연금제도를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는다. 호주 정부는 1992년부터 모든 사업주가 근로자 임금의 일정 부분을 퇴직연금으로 반드시 사외에 적립하도록 했다. 도입초에는 3%였으나 단계적으로 높여 2002년부터 9%다. 기업의 반발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세제혜택을 부여했다.2005년부터는 개인이 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가입 상품의 투자 성적이 나쁘면 언제든지 다른 펀드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자산운용사간 경쟁을 촉발해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자산운용산업도 급성장해 순자산 1조 3346억호주달러(한화 1089조원)로 세계 4위 규모다. 개인들의 의무납부액은 없다. 그러나 다양한 세제혜택을 부여해 개인들의 납부를 독려했다. 납입금에 대해서 연간 5만호주달러(4800만원)까지 최저 세율 15%를 적용했다. 일반적인 소득세율 31.5%와 비교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연금을 수령할 때도 60세가 넘으면 전액 비과세다. 또 개인이 1호주달러(970원)를 내면 정부가 최대 1.5호주달러를 보조하는 등 개인납부액이 커지면 정부 보조금도 커지는 구조를 만들었다.18세 이상으로 월 450호주달러(44만원)를 받는 근로자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지난해 6월말 현재 가입률이 90%다. ●홍콩,8년 만의 안착 홍콩에서 1993년 자율적인 퇴직연금(ORSO)을 도입했으나 가입이 미미하고 고령화가 급속하게 이뤄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2000년 강제퇴직연금(MPF)을 도입했다. 월소득이 5000홍콩달러(66만원) 미만이면 고용주만 월급의 5%, 그 이상이면 근로자도 5%를 의무적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루치아 홍 홍콩 HSBC 퇴직연금 총괄책임자는 “감독기관과 기업의 인식부족 등으로 첫 3년간은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감독당국은 8년에 걸쳐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개선사업을 펼쳤고, 자산운용업계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금융교육에 나섰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가입률이 지난해 3월말 현재 75.6%를 기록하고 있다. 고용주 가입률은 98.8%, 근로자 가입률은 97.5%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지 2년 반가량 되는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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