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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대선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당위성에는 제법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다만 ‘기업 때리기’를 우려하고 있는 대기업 중심의 재계도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과 규제의 정도 등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구조에서 빠른 경제성장의 한 축인 대기업집단(그룹)을 무분별하게 해체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왜곡된 기업 하청 구조 개선 등 상생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현안 회의를 열고 경제민주화 선거 공약에 관해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회의에는 손경식(CJ그룹 대표이사 회장) 대한·서울상의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억조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합리적 경쟁 여건 만들어야 회장단은 기업 환경의 양극화 해소에는 공감했다. 즉 300만 국내 기업 중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경영난을 겪고 있고 잘나가는 일부 대기업과 점점 더 간극이 커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해법을 요구했다. 회장단은 “대기업은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사회는 기업의 경쟁 여건을 조성해 주는 방식으로 양극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은 임금피크제 등을 활용해 고용을 연장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신 정치권도 정년연장법을 유보하고 비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합리적인 강제 규제, 반기업 정서 조장 등에는 반대하지만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과 노동 규정 개선, 불공정 경쟁 규제 등에 대해서는 긍정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요체는 금산 분리와 함께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지주회사 규제 등이다. 이에 대해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이 창업주 일가와 대주주, 재벌적 속성 등에 관한 규제이기 때문이다. ●대주주 권한 제한에는 민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특히 금산 분리(금융업·생산업 분리)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것은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이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산 분리 시행에 따른 비용을 내부 추산하면 삼성생명이 매각하게 될 삼정전자 지분 8.8%를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13조원을 훨씬 웃돈다.”면서 “이 과정에서 외국계 투자자본을 상대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그룹의 임원은 “지금 거론되는 대로 입법이 된다면 내년 경제 위기를 돌파해야 할 새 정부는 파트너인 기업을 잃은 채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성장의 혜택이 일부 재벌에게만 쏠렸고 중소기업은 고사되고 있다면 경제나 기업의 구조를 뜯어고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비합리적인 하청 구조의 개선, 고용 문제 등을 우선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모호한 개념의 정책이 대기업을 죽이면 중소기업이 다 산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결국 해법은 경제성장이 곧 상생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 소장은 “삼성과 현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더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지, 앞서가는 기업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제·기업구조 뜯어고쳐야”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기업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니까 나온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벌에 대한 징벌보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만 미국의 경우 독점규제법이 나오는 데 꽤 오래 사회적 논의가 있었던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비현실적이고 징벌 위주인 공언은 빨리 버리고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문제에서 경제민주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서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부당한 임금 격차가 해소되면 중소기업 근로자가 더 오래 근무하게 되고 숙련도 향상으로 중소기업도 해외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영세 中企, 퇴직연금 도입하면 재정지원

    일시불이 아닌 연금 형태로 퇴직자금을 운용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한다. 저소득층의 국민연금 납입료를 정부가 일정 부분 대신 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16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으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새로마지플랜)의 ‘고령사회’ 분야 보완 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는 영세 중소기업에 퇴직연금 관리 수수료를 지원해 작은 기업들의 가입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국민연금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차상위계층(기초수급자 대비 소득 120% 이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4년에 시행되는 자영업자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을 통해 저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률을 높인 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저소득 직장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의 효과가 입증되면 이를 고려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노인들이 정부 매입 임대주택에 쉽게 입주할 수 있도록 공급 순위 산정 때 노인 가구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공공장기임대주택의 3% 이상을 ‘주거 약자용’으로 짓기로 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정년 연장’은 노사정위원회 논의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년 연장을 도입하기에 앞서 임금 체계를 직무 성과급으로 개편하고 임금피크제와 근무 시간 단축 청구권을 도입하는 등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일자리와 자원봉사, 교육 등 노후 관련 정보와 정부 정책을 통합해 제공하는 ‘고령자 사회참여 종합지원 시스템’과 ‘베이비부머 종합정보포털’도 운영하기로 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현대車 직원자녀 채용가산점… 합격률 3배

    현대자동차 정규직 직원 자녀의 채용 합격률이 일반인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대차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 현황에 따르면 정규직 직원 자녀의 합격률은 1.02%, 일반인은 0.38%이다. 정년퇴직자와 장기 근속자 직원 자녀의 지원자 3432명 가운데 합격자는 35명인 반면 일반인은 5만 6109명 중 231명만 합격했다. 따라서 일반 지원자보다 직원 자녀의 합격 비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가 정규직 직원 자녀에게 가산점 부여를 추진하면서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 일었지만 노사는 단협 사항에 이 같은 내용을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때 처음 적용해 5%의 면접 가산점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한국지엠이나 기아차 등에서도 직원자녀 가산점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우대라고 볼수 있지만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측 역시 “선발 과정에서 영향력은 거의 없다.”면서 “입사한 직원 자녀 35명 중 3~4명이 5%의 혜택을 봤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봉은 9600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토요타, 60세 정년후 ‘하프타임 근무’ 도입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60세 정년퇴직 이후 직원들을 재고용하되 노동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하프타임 근무’ 제도를 내년 4월부터 일부 공장에서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제조업의 대표기업인 토요타가 노동시간 단축에 의한 고령자 고용에 나서게 되면 다른 업체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고령화 사회’의 주요 대책으로 정착될지 주목된다. 15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토요타는 정년인 60세 이후에도 재고용을 희망하는 사원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같은 형태의 근로제도를 마련했다. 토요타는 시범실시 성과에 따라 전체 공장으로의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프타임 근무’는 지난 13일 노동조합 정기 대회에서 60세 이후 일하기 쉬운 환경 정비를 목표로 하는 기타 방안들과 함께 채택됐다. 회사 측은 근무 형태와 관련, 1일 규정 노동시간을 현행 그대로 유지한 채 근무일수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하루 노동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주5일 근무하는 2종류를 제시했다. 체력이 저하된 고령자 고용을 가정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풀타임 형태의 재고용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엔고 등으로 수익이 크게 줄어든 토요타가 근무시간 축소 등을 통해 ‘인건비 절감’을 염두에 두고 하프타임 근무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공산체제 체념한 사람들의 기막힌 얘기들

    공산체제 체념한 사람들의 기막힌 얘기들

    ‘중국의 모옌(57)이냐, 일본의 하루키냐’며 지켜보던 2012년 노벨문학상은 지난 11일 중국의 소설가 모옌에게 돌아갔다. ‘대체 모옌이 누구냐?’ 싶지만 장이머우 감독의 토속성이 강한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라고 하면 무릎을 딱 치며 감탄사를 연발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안다’는 우쭐한 기분의 표현이겠지만 사실 그의 작품을 국내에서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은 각 출판사의 판매 부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영나 문학동네 해외1팀 부장은 “한국 독자들이 영미 작가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박’작품은 없지만, 공산주의 체제에서 체념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환상과 꿈과 농담으로 버무려져 있다.”고 했다. 모옌의 작품이 대중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창비,문학동네, RHK, 민음사 등 각 출판사는 작품마다 최소 1쇄 2000부 정도를 더 찍는다. 1955년 생으로 수수가 붉게 타는 듯이 익어가는 아름다운 산둥성 가오미현 출신의 모옌은 1981년 문단에 데뷔한 이래 30년간 누에가 실을 뽑아내듯 쉬지 않고 수많은 작품을 내놓지만, 국내에 번역·출판된 작품은 10개 안팎이다. 인터넷 서점이나 교보문고 등에서 한 달 동안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할인 판매전에 돌입하니, 모옌 연구에 들어가보자.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문학동네 펴냄)는 표제작을 포함해 3편의 중편소설을 모았다. 표제작의 주인공 딩 사부는 정년을 한 달 앞두고 공장에서 해고당하자, 엉뚱한 생계대책을 세운다. 숲 속에 버려진 폐차를 개조한뒤 연인들에게 장소를 빌려주는 ‘아담한 휴게소’를 차린 것이다. 딩 사부가 생계와 숲 속의 차 안에서 들려오는 온갖 교성 사이에서 위태로운 생존의 줄타기를 한다는 웃기지만 울고 싶은 이야기다. 문학동네에서는 ‘달빛을 베다’도 추천작이다. ‘인생은 고달파 1·2’(창비 펴냄)에서 고밀 동북향의 지주였던 서문뇨는 중국의 토지개혁이 진행되자 악덕 지주로 낙인 찍혀 1950년 총살당한다. 염라대왕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끝에 환생을 약속받았지만, 나귀, 소, 새끼돼지, 개, 원숭이 등으로 태어났다. 2001년 1월 1일 새벽 밀레니엄 베이비로 태어난 남천세는 5살이 되던 해 자신의 윤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지난 50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났던 각종 격변을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 입혀서 기괴하고 황당무계하며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능청스럽게 펼친다. RHK에서는 ‘풀 먹는 가족 1·2’와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 1·2’를 2007년에 발간했는데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열띤’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역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특히 ‘풀 먹는 가족’은 콜롬비아의 노벨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마르케스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송명주 RHK 문예1팀장은 “모옌이 민중의 밑바닥 삶을 유쾌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측면에서 김기덕 영화감독의 작품 코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중국 여배우 공리가 생각나는 ‘붉은 수수밭’의 원작소설인 ‘홍까오량 가족’(문학과지성사 펴냄)은 고량주 양조장집 아들에게 팔리 듯 시집가던 따이펑리옌의 삶을 192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그려놓았다. ‘개구리’(민음사 펴냄)는 최근 작품으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의 조카가 일흔이 넘은 고모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고모는 젊은 시절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살아 있는 보살이자 삼신 할멈’이었으나 공군 조종사인 약혼자가 타이완으로 망명하면서 ‘반역자의 약혼녀’라는 꼬리표를 단다.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 탓에 고모는 임신중절수술을 하도록 강요받는데, 국가가 개인의 삶을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들여다본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文 “과기부 부활” 安 “개방형 혁신” 중원대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0일 일제히 국내 과학 기술의 ‘메카’인 대전·충청 지역을 찾아 과학 한류화(韓流化)를 외치며 과학기술 발전 청사진을 선보였다. 두 후보는 시간 차이는 있었지만 1~2㎞ 떨어진 곳을 스치듯 방문하며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중원’(中原) 표심 잡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오전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과학이 강한 나라’라는 제목으로 열린 과학기술인 타운홀미팅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원 20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부와 통폐합된 과학기술부를 따로 부활시키고 부총리급 장관을 임명해 체계적인 과학기술인 양성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적 위주의 연구성과 평가 풍토 개선 비정규직 연구원 정규직 전환 정년 65세로 환원 연구기관 독립성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과학 한류 구상’도 발표했다. 앞서 문 후보는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설 예정인 과학비즈니스벨트 부지를 둘러보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찾아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안 후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로를 개척한 충남 천안시의 한 오이농장을 찾았다. 이어 자신이 3년간 석좌교수로 몸담았던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과학기술과의 소통으로 다음 세대를 열어 갑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안 후보는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개방형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인 철학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 공약들은 각계 각층 전문가를 흡수해 받아들이는 방식이 개방형 혁신이며 이를 접목한 것이 캠프 내 정책 네트워크 포럼인 ‘내일’”이라고 소개했다. 안 후보는 또 “저의 첫 직장이 천안이었고, 3년간 대전 시민으로 살았다.”며 충청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11일에는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를 찾는다. 대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대전·천안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별 게 아닌데 너무 많이 관심들을 갖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11일 오후 7시 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한 여성신학자의 삶과 노래’라는 타이틀로 독창회를 여는 최영실(63·여성신학) 성공회대 교수. 정년 퇴임을 1년 4개월 앞두고 단단히 벼른 은퇴 세리머니 준비 탓일까, 9일 이른 아침 서울신문 인터뷰에서도 쉰 목소리가 역력했다. “신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독창회를 연다니 의아해하는 분이 많겠지요. 그것도 은퇴기념 세리머니니까. 나이를 더 먹기 전에 하고 싶었어요.” 보통 대학교수라면 정년 퇴임을 앞두곤 기념논문집이며 출판기념 쪽에 더 힘을 쏟을 터. “애써 만들어 선사해 봐야 읽지도 않는 논문집을 내느니 저의 신학적 여정을 노래로 담아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학창시절 줄곧 솔로며 교회 성가대에 빠지지 않았다는 최 교수.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모태신앙에 더해 이화여고 시절 교목이었던 변선환(1995년 별세) 전 감리교신학대학장으로부터 받은 종교적 감화가 컸단다. 그토록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의사였던 아버지의 반대에 막혀 신학이 아닌 심리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결국 대학원에서 기독교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니언신학대에서 신학공부를 이어간 여성 신학자다. “독창회를 준비하다 보니 제가 겪었던 신학적 여정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신학을 하게 된 개인 사정 말고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 그리고 숱하게 만난 보수·진보 쪽 인사들….” 책 한 권을 엮어도 되겠다 싶은 욕심도 들었지만 평소 취향따라 그냥 노래로 풀기로 했단다. 이런저런 모임 자리에서 틀에 박힌 설교며 대화보다 노래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해 개신교계에선 독특한 신학자로 소문 난 최 교수. 60세 때 성공회대에서 취미로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아마추어 성악가이지만 신학으로 연결해 노래에 쏟는 열정이 만만치 않다. 독창회에서는 모두 12곡을 부를 예정. 1·2부로 나누어 각각 ‘그리움’과 ‘사랑’의 테마를 담은 가곡과 성가곡, 오페라 아리아로 솜씨를 발휘한다. 신학적 궤적이 물씬 묻어나는 노래들에 얹어 동생인 최영애 인권위 전 상임위원이 그의 지나온 삶을 내레이션으로 풀며, 대한성공회 사제중창단도 세리머니에 동참한다. 1990년부터 성공회대 신약학·여성신학 교수로 재직해 왔고 한국여성신학회 회장을 지낸 뒤 지금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 교수. “제 독창회가 보수·진보 쪽 인사들이 함께 모이는 모임의 단초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웃음 섞어 불쑥 던진 말이 예사롭지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더 내려간다” vs “바닥 거쳐 곧 반등”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집값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가 쉽게 살아나지 않아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집값이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금융권은 대체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침체 전망 근거는 실질소득 감소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의 건재이다. 각종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이 회복되기는커녕 추가 가격 하락과 신규 아파트 계약률 저조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은행도 최근 집값 조정 폭이 크지 않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이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부진과 소득 감소에 따른 실질 구매력 감소와 가계 빚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되레 늘고 있는 것도 주택 구입을 어렵게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증가 등 인구의 구조적 요인도 주택 수요를 제약하고 있다. 55세를 정년으로 볼 때 1차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주택 구입 주연령층인 35~54세 인구도 2011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심리적 요인도 크다. 김치영 부동산공인중개사는 “주택 구매 수요는 충분한데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추가 하락 기대감으로 선뜻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바닥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주택시장 검토 및 전망 연구’에서 주택시장이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집중된 내년까지 현 수준에서 5% 내외의 등락을 보인 뒤 2014년 초부터는 상승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고가 주택가격 급락 등 충분한 조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근거로 전세금 상승에 따른 매수 수요 증가, 주택공급 부족, 금리인하 및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주택 구매심리 회복을 들었다. 노희순 책임연구원은 “2010년 이후 전세가율(전세금÷매매가)이 빠른 속도로 상승해 전세 수요를 매수 수요로 전환시키고 있다.”며 “아직까지 상승 기미가 없는 서울의 주택가격도 곧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공급 부족도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보는 근거.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363.8채로 400채가 넘는 미국, 영국, 일본보다 낮다. 노 연구원은 “노후 아파트 증가, 멸실주택 증가, 낮은 자가 보유율 등을 고려할 때 가구 수 증가보다 더 많은 수의 주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인 집값 흐름도 바닥론 주장에 힘을 실었다. 노 연구원은 “1986년 이후 25년간 전국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 주택시장에 거품이 형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주택시장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개혁 5년’ 전북대 글로벌 명문 떠오른다

    [도약하는 대학] ‘개혁 5년’ 전북대 글로벌 명문 떠오른다

    전북대가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에 서거석 총장이 부임한 후 변화와 개혁에 시동을 건 전북대는 최근 들어 그 존재감을 국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경쟁력은 이미 국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제 타 대학들이 ‘전북대 스타일’ 배우기에 나설 정도다. 지역 대학이라는 한계를 떨쳐버리고 나날이 놀라운 성과를 일궈내자 전북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북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대학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데 그치지 않고 연구 경쟁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구성원들을 변화시킨 것도 전북대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최근 몇년간 전북대의 연구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높아졌다. 2009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 증가율 전국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역 대학 최초로 연구비 수주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구비 수주액은 1244억원으로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 중 가장 많았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도 1억 2150만원으로 거점 국립대 가운데 1위다. 특히 최근 과학 기술 논문의 질적 경쟁력을 평가하는 ‘레이던 랭킹’에서 국내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수도권의 명문 사립대인 연세대, 고려대를 앞서는 것으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전북대가 연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타 대학보다 한발 앞서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의 연구력과 비례한다고 판단, 2007년부터 교수 승진에 필요한 논문 수를 두배 이상 강화했다.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정년 보장 교수들에게도 연구 실적 제출을 의무화했다. 또 교수들이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주력했다. 우수 논문에는 승진 가산점을 주고 세계 수준의 논문에는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세계 3대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교수에게는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 같은 ‘채찍과 당근’ 제시에 일부 대학 구성원이 불만을 제기하고 저항하기도 했지만 소통과 리더십으로 이를 잘 극복했다. 또 논문의 양적 성장은 물론 질을 우선하는 교수 업적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연구 경쟁력의 원동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뒷받침은 국내외 학계가 주목하는 훌륭한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는 결실을 맺었다. 화학과 최희욱 교수가 2년간 3회 이상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좋은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대는 지역의 성장동력산업인 신재생에너지, 복합소재, 식품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북대는 교수들의 연구 역량뿐 아니라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육 경쟁력이 높은 대학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교수진의 우수한 연구 경쟁력을 교육으로 확대하고 접목시킨 것이다. 지난해에는 전국 202개 대학 가운데 가장 잘 가르치는 11개 대학에 꼽혔다. 호남과 영남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5년 연속 교육 역량 강화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 대학에 선정됐고 교육 역량 강화 사업 성과 최우수 대학으로도 뽑혔다. 전국 유일의 미 국무부 위탁 한국어 교육 기관이기도 하다. 전북대는 학생들에게는 기초 교육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기초가 탄탄하면 전공교육이 내실화되고 전공 지식이 풍부해지면 취업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입생의 경우 영어, 수학, 물리, 화학 등 모든 전공의 기초가 되는 과목이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2학년으로 올라갈 수 없도록 했다. 학과별로 기초과목을 정해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한 학생에게는 인증서를 발급한다. 기초교양교육원에서는 잘 가르치고 창의적으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법을 개발해 수업 만족도를 높였다. 올해부터는 거점 국립대 가운데 최초로 4학기제를 운영하고 수준별 분반수업도 실시하고 있다. 4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는 문화소통 역량,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 등 6대 핵심 역량을 연 2회 평가해 우수 학생 인증서를 발급한다. 모든 졸업생에게 원어민 실용영어를 이수하게 했고 이공계생에 대해서도 글쓰기 수업을 의무화했다. 대학 곳곳에는 그룹 스터디룸을 만들어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취업 예정 학생들의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해 매년 1200여명의 학생이 기업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전북대는 취업 지원 방식도 남다르다. ‘입학에서 졸업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체계적인 경력 관리를 해주고 있다. 2007년 국립대 최초로 시행한 ‘평생지도교수제’는 입학과 동시에 배정된 지도교수가 학업, 대학 생활은 물론 취업까지 상담하고 고민을 해결해 주는 교수·학생 멘토링 시스템이다. 학생들은 매 학기 지도교수를 찾아가 반드시 상담을 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이 관계는 졸업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큰사람 프로젝트’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년별 전문 지식과 인성을 쌓을 수 있게 하는 경력관리 프로그램이다. 또 전액 장학금을 주고 졸업과 동시에 100%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도 여럿 운영하고 있다. 각종 국가고시에 대비하는 ‘고시지원반’도 성과가 높다. 총장과 보직자들이 국내 굴지 기업을 직접 찾아가 학생들의 우수성을 알리는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전북대는 국제화 지수 부문에서 전국 국립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전북대는 매 학기와 방학 기간에 연간 600여명의 학생을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중국 등의 자매결연 대학에 파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글로벌 리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 대학과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해 왔다. 현재 전북대에서는 10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위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국내외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공부하는 ‘국제하계대학’을 개설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보험설계사 4명중 1명 5060

    보험설계사 4명중 1명 5060

    #사례 1 전직 베테랑 경찰 수사관인 한상철(86)씨는 1985년 LIG손해보험(옛 LG화재)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59세였다. 오랜 수사 경험을 살려 보험 사기도 적발해냈다. 30대 공장 근로자가 사고로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며 2억 5000만원을 타가기 직전 부상이 그리 깊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도 그였다. 덕분에 보험금은 2300만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매출실적 1% 상당의 우수사원에게 지급되는 상을 15회나 받았다. 지금도 그는 호남보상센터 종신형 고문으로 재직하며 교통사고 현장에 나가 사고 관련 상담을 직접 한다. 연봉만 3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는 “고객과의 약속에 늦을까봐 지금도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고 대중교통만 이용한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사례 2 삼성화재 우리비전지점 조창연(60) 팀장은 46세의 나이에 보험설계사 일에 뛰어들었다. 전자회사 영업직원으로 잔뼈가 굵었던 그는 퇴직 후 제2의 직업으로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정년이 따로 없는 데다 학군사관후보생(ROTC) 등 기존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자본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일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어 늦은 나이에 설계사 업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들이 고령화되고 있다. 5060(50~60대) 설계사 비중이 6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연령도 같은 기간 2.4세나 높아졌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가 설계사 연령대와 평균 나이를 2년 주기 회계연도(3월 말)로 조사한 결과 50~60대 설계사 비율은 2006년 14%, 2008년 17%, 2010년 20%, 2012년 2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40대 비율은 2006년 35%에서 2012년 26%로 감소했다. 평균 연령은 2006년 41.8세, 2008년 42.5세, 2010년 42.9세, 2012년 44.2세로 올라갔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다양한 인맥을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50대 이상의 퇴직자와 자녀 학원비 등 부수입을 필요로 하는 주부들의 유입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국감 도마에 오를 ‘아킬레스건’

    대선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19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사실상 대선주자 3인에 대한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상대 진영 후보에 대한 현미경 검증에 국감을 활용하겠다며 날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검증을 위해 관련 증인을 무더기로 채택했고, 민주당은 각 상임위에서 박근혜 후보의 도덕성 의혹을 검증하는 데 전력을 쏟기로 했다. 대선 전초전의 막이 오른 셈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정무위와 교과위에서 집중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9일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가 최대 공세의 장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속한 법무법인 ‘부산’이 저축은행 변론을 맡아 고액의 수임을 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로 하고, ‘부산’의 대표변호사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유병태 전 금융감독원 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유 전 국장은 문 후보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던 2003년 당시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안 후보에 대해서도 정무위에서 안랩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로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놓고 이홍선 나래이동통신 사장과 안랩의 2대 주주인 원종호씨 등을 불러 질의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위에서는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채용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집중 추궁하기 위해 당시 서울대 정년보장심사위원회에 참석했던 김모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키로 했다. 민주당도 박 후보에 대한 고강도 검증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초점은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 정수장학회 문제,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의 삼화저축은행 관련 의혹, 고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에 맞췄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공세를 펴기로 했고, 교과위는 정수장학회가 ‘이사장 박근혜’명의로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법 위반 문제를 추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민간인 불법사찰,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비리 의혹을 파헤쳐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이에 대한 박 후보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협력적 방어’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쪽에서 국감과 관련해서 방어 좀 해달라고 전화가 많이 왔었다.”며 “대놓고 (방어는) 못 해도 속 좁다는 소리는 듣지 않도록 과하지 않게 협력적 방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허백윤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자영업, 살아남는 자가 강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자영업, 살아남는 자가 강자/임태순 논설위원

    지난 주말 고향에 가 벌초를 끝낸 뒤 칼국수를 잘한다는 집을 찾아 늦은 점심을 때웠다. 콩국물에 호박과 소고기를 듬성듬성 썰어놓은 칼국수는 소문 그대로였다. 70대로 보이는 할머니는 150원 하던 칼국수가 6000원이 됐다며 장사한 지 40년이라고 했다. 광산이 폐광돼 장사가 예전 같지 않지만 자식들도 다 커 지내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식당을 나서다 어린 시절부터 알던 동네 형님과 마주쳤다. 평생 간판업에 종사해 온 그는 내일모레면 일흔인데도 가게문을 열어 놓고 있었다. 건강해 보기 좋다고 하자 일거리가 없으면 낚시도 다니고 산에도 오른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을 보면서 고령화와 고용불안의 시대에 자영업의 위력,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우선 70의 나이에 소일거리가 있고 출근할 공간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은퇴한 직장인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가게에서 일하면서 손님들과 만나니 노인의 고독, 소외는 먼 나라 얘기다. 정년이 없으니 일터는 평생직장이다. 또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어 변변치 않은 자식의 취업걱정도 덜 수 있다. 기업에 다니다 퇴사한 선배도 이런 생각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헬스장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데 자영업자들이 전직 기업체 임원들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돼 있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전직 임원들은 재산이 많은데도 ‘직’(職·자리나 직위)을 떠나서인지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지만 평생 ‘업’(業·일)에 매달려 온 자영업자들에게선 어떤 난관이 닥쳐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풍상을 거치면서 자기만의 세상 사는 비법을 터득해 온 ‘생활의 달인’이니만큼 뒷심이 있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이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자영업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오랜 세월을 버티고 견뎌 내는 내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 같다. 최근 마포상인들이 펴낸 책 ‘강상대고 활’을 보면 도화동, 용강동 일대에 뿌리내린 상인들의 구력은 20년에서 30~40년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들은 긴긴 시간 숱한 시련과 좌절을 이겨내면서 오늘날까지 가게문을 열고 있다. 1966년부터 고깃집을 했다는 서영기(81) 할머니는 “밑천 없이 시작해 손님이 왔다 가면 그 돈으로 다시 고기를 사와 팔았다.”며 “하루 울고 하루 장사하다 보니 누가 먹어도 맛있다는 날이 오더라.”고 했다. 할머니는 또 “맛이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야. 솜씨가 있어도 맛이 익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돈 갖고 뚝닥뚝닥할 생각 말고 꾸준히 제맛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불이 나 망했다가 손님들의 격려로 재기했다는 이희옥(70) 할머니도 “장사 잘되는 것만 보지 말고 어른들이 어떻게 장사했는지 그걸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그래야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그는 책 ‘아웃라이어’에서 어느 분야든 성공하려면 하루 3시간씩 하루도 쉬지 않고 10년간 매달려야 한다고 했다. 베이비부머들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너도 나도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결과는 좋지 않다. 경기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서 창업했다 폐업한 비율은 78.4%에 이르며 특히 음식업은 10곳 중 9곳이 문을 닫을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 자영업이 베이비부머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또 준비기간이 1년도 안 된다는 비율이 50대는 86.8%, 60대는 95.4%나 돼 급한 마음에 준비 없이 뛰어들고 있었다. 밑천 없이 시작한 서영기 할머니처럼 가게를 조그만하게 시작하고, 어른들이 어떻게 했는지 보라는 이희옥 할머니처럼 댓바람에 그럴듯한 가게부터 열지 말고 남의 밑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했다. 추석 차례를 지내고 자식·손자를 뒤로하고 가게로 나갈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들이 새삼 존경스럽다. stslim@seoul.co.kr
  • 유로존 다시 ‘反긴축 시위’ 불길

    유로존 경제 위기에 따른 긴축정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추가 긴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발생했다. 그리스에서는 26일(현지시간) 새 연합정부가 구성된 뒤 처음으로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24시간 총파업이 발생해 전국이 마비됐다. 그리스 정부는 2014년까지 115억 유로 규모의 예산을 줄여야 해 임금·연금 삭감, 정년 연장 폐지 등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날 공공과 민간 부문 노총은 임금 동결을 요구하며 버스와 지하철 운행을 멈췄고 항공기 일부도 운항을 중단했다. 교사와 의사 등 전문직이 파업에 가세했으며 유적지, 상점도 전면 파업에 들어가 상당수 관광객이 발길을 돌렸다. 아테네 도심에서는 그리스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ADEDY) 등 양대 노동단체 소속 노조원과 시민 등 5만명이 의사당에서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아웃”이라고 쓴 팻말을 흔들었고, 복면한 일부 청년들이 화염병을 던지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막았다. 아테네에서는 지난 2월에도 의회의 긴축안 통과에 반대해 시위자들이 상점과 은행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시위가 발생했다. 내년도 예산안 발표를 이틀 앞둔 스페인도 25일 대규모 반(反)긴축시위와 카탈루냐의 분리주의 움직임으로 요동쳤다. 이날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시위대 6000명이 “의회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의회 앞에서 긴축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와 진압 경찰의 충돌로 28명이 다치고 22명이 체포됐다.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하는 카탈루냐의 아르투르 마스 수반은 이날 지방의회에서 오는 11월 25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이는 자치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사실상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의 성격을 지닌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구제금융에 따르는 조건이 합리적인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라호이 총리는 유럽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로부터 전면 구제금융과 국채 매입을 신청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4) 박근혜의 측근 (하)15人의 이력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4) 박근혜의 측근 (하)15人의 이력

    서울신문은 오는 12월 18대 대선의 유력후보 3명을 대상으로 각각의 용인술에 이어 측근의 이력을 심층 해부하고자 한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국회 의석 및 선거법에 따른 후보 순) 후보의 측근 이력을 분석하기 위해 서울신문은 그 대상을 캠프내 직위와 후보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측근 15명씩으로 엄선했다. 박근혜 측근 그룹 핵심 15명은 연령별로는 50대와 60대가 각각 6명씩으로 가장 많았고, 출신지역은 전남·북이 4명으로 경기·인천(3명)과 대구·경북(3명)을 앞섰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7명으로 주축을 이룬 가운데 연세대·서강대 인맥도 다수를 차지했다. 박정희 시절 경제개발을 주도한 서강대 교수 출신 관료들과 비교해 신(新)서강학파로 불리는 인맥은 박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이 이끌고 있다. 후보 캠프의 인사·조직을 손에 쥔 서병수 사무총장도 서강대 출신이다. 후보 비서실장인 최경환 의원과 정책 부문을 맡고 있는 유승민·강석훈·안종범 의원 등은 캠프 내 위스콘신학파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이른바 ‘위스콘신 4인방’이다. 최측근 15명 가운데 11명은 박사(명예박사 1명 포함) 출신이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서울대 재학 도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학교를 중퇴한 케이스다. 박사 출신 11명 가운데 8명이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했고 독일과 일본에서 학위를 얻은 측근도 각 1명씩이었다. 그러나 이 그룹들이 별도의 정치적 계파를 이루지는 않는다. 박 후보의 측근 그룹은 박 후보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퍼진 형태를 띠고 있어, 이런저런 문제가 생길 때면 정치적 부담이 박 후보에게 집중된다. 친박계인 송영선 전 의원의 정치자금 요구 의혹이나 현영희 의원 공천 비리가 터졌을 때도 해당 의원들은 박 후보와 밀접한 연을 맺고 있지 않았지만 결국 부담은 박 후보 개인에게 쏠렸다. ●朴 의중 잘 헤아리는 ‘서포터형 참모’ 박 후보를 돕는 주축 세력은 현직 국회의원들이다. 상당수는 2007년 대선 경선 때 멤버들로, 사람을 쉽게 바꾸지 않는 박 후보의 용인술이 반영돼 있다. 박 후보 주변을 둘러싼 측근 의원들에게는 ‘경제’와 ‘관료’라는 두가지 코드가 깔려 있다. 사고의 합리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좀처럼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때문에 직언을 마다않는 ‘쓴소리형’ 참모라기 보다는 박 후보의 뜻을 잘 헤아리는 ‘서포터형’ 참모에 가깝다. ‘박심’(朴心)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이너 서클’(핵심 권력집단)등으로 편가름이 이뤄지기도 한다. 때문에 측근 의원 간 과잉 충성 경쟁 또는 상호 견제 등으로 불협화음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와 관료 코드의 중심에는 3선의 최경환 의원이 있다.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경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경제기획원(EPB) 등에서 활동했으며, 현 정부에서는 지식경제부 장관도 지냈다. 최 의원을 필두로 한 위스콘신 4인방은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공통점이 있다. 최 의원은 4·11 총선 공천 때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을 주도한 이재오 의원에 빗댄 ’최재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과잉 충성·견제 ‘불협화음’ 우려도 박 후보의 비서실장 역할을 오래 한 유정복·이학재 의원에게서도 두가지 코드를 읽을 수 있다. 행시 23회인 유 의원은 인천 서구와 경기 김포 등에서 기초자치단체장까지 지낸 정통 내무 관료 출신이다. 국민생활체육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직능단체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유 의원이 2010년 8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차출되면서 비서실장에 발탁된 이학재 의원도 경제학 박사이자 인천 서구청장 출신이다. 무거운 입과 온화한 성품으로 박 후보의 신임이 두텁다. 핵심 당직을 맡아 박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서병수 사무총장과 이한구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 서 사무총장은 박 후보와 같은 서강대 출신으로 경제학 박사에 부산 해운대구청장 등을 역임했다. 행시 7회인 이 원내대표도 ‘모피아’(재무부) 출신 경제 엘리트로 분류된다. 정책 공부 모임을 통해 박 후보와 가까워진 실력파다. 경선 때 조직본부장을 맡은 홍문종 의원은 박 후보의 외곽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주어진 역할 만큼 언행에 신중한 편이다. 이정현 신임 공보단장은 전임 김병호 전 의원과 함께 2007년 경선 때부터 박 후보와 함께했다. 김 전 의원은 미디어홍보본부장을, 이 공보단장은 공동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김 전 의원을 공보단장에 맡기면서 공보는 물론 네거티브 대응 역할까지 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김 전 의원은 오히려 유신 옹호 발언으로 과거사 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결국 한달도 안 돼 이 공보단장으로 교체됐다. 정책자문그룹의 핵심은 국가미래연구원이다. 김광두 현 원장과 함께 현명관 전 전경련 부회장도 미래연구원 출신이다. 김 원장은 서강학파 3세대 핵심으로 현직 서강대 교수와 서강대 출신 경제학과 교수들을 이끌며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2007년 경선 때 박 후보의 대선수업을 담당한 ‘5인 스터디 모임’에도 참여했다. 경선캠프에서 정책위원을 맡았던 현 전 부회장은 2006년부터 박 후보와 함께 했으며, 2007년 경선에서는 미래형 정부기획위원장으로 참여했다. 현장과 실무를 아우른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 현 전 부회장의 중용은 양날의 칼과 같다. 박 후보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 바로세우기)를 내세웠던 2007년과 달리 이번에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전 부회장이 있었던 전경련이 경제민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중용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살 수 있다. 외부 인사로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위원장,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 문용린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이 눈에 띈다. 박 후보와의 인연이 길지 않지만 캠프 내 위상은 최측근 그 이상이다. ‘신주류’의 핵심 세력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영입된 지 5개월 만에 캠프 내 좌장격이 됐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여야를 넘나들며 비례대표 4선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거의 모든 정권에서 그를 중용했다는 것이지만, 뒤집어보면 ‘정치 철학’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선 때마다 ‘주군’을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댄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의 전도사임을 밝히고 있지만 재벌에 과도하게 경제력 집중이 이뤄진 5·6공 시대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1993년 동화은행 사건 때 2억여원의 뇌물을 받아 처벌받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이력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18대 대선의 최대 쟁점인 ‘경제 민주화’를 박 후보가 선점한 것은 그의 공(功)이다. 안 위원장은 정치 개혁을 위해 캠프에 합류했다고 내내 강조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그의 야심을 얘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는 “대선이 끝나면 그 다음 날 여의도(정치권)를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의 정치 지형에 따라 ‘정치인 안대희’로서의 활동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위원은 4월 총선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며 측근 그룹으로 분류된 바 있다. 박 후보의 역사관에 비판적인 입장을 종종 밝혀왔다. 최근까지도 서울대에서 도덕심리학을 연구하며 ‘정직’과 ‘도덕’을 강조했던 문 부위원장은 정년 퇴임과 동시에 박 캠프에 참여했다. 문 부위원장은 ‘국민의 정부’ 교육부 장관 출신으로 2007년 경선 때부터 박 후보의 교육 분야를 조언해왔다. 김경두·장세훈·김효섭·이재연기자 golders@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인간은 왜 그토록 탐하는가…흔적없이, 희미한 냄새만 남기고 사라지는 ‘나프탈렌’ 인생인데”

    “인간은 왜 그토록 탐하는가…흔적없이, 희미한 냄새만 남기고 사라지는 ‘나프탈렌’ 인생인데”

    “……인색한 놈, 같이 자자고 하면 난리 나겠다.”(115쪽) 이혼한 지 수십 년 만에 전 부인(남편)이, 혹은 헤어진 지 오래된 과거의 애인이 느닷없이 찾아와 ‘나, 좀, 안아주라.’고 요구하면 당신은 어찌할 것인가. 정년퇴임을 몇 개월 남기지 않은 백용현 교수는 말기암으로 죽어가는 첫 번째 부인 손화자가 찾아와 안아달라고 하자, 머뭇거렸다. 외로움을 서로 나누자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손화자는 “나 간다. 삐쳐서 이제 안 올지도 모른다.”하고 표표히 떠나 버렸다. 65살이 되는 늙은 남자는 자궁암으로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과거의 부인을 안아주지 않았다. 그것은 도덕의 문제였을까, 관행의 문제였을까, 아니면 소설에 쓰여있는 대로 한 줌의 권력을 이용해 여제자들을 성희롱하며 늙은 여자와는 동침해 보지 않았던 백용현의 결벽증이었을까.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12년차 소설가 백가흠(38)의 첫 번째 장편소설 ‘나프탈렌’은 늙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인생은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사랑이 소유욕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집요하게 질문하고 있다. 희미한 냄새를 남기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나프탈렌이야말로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가는 인간의 삶과 닮았나 보다. 백가흠은 각각의 인간이 타인과 구체적으로 관계를 맺어가는 방식을 전면에 드러내 놓고 이런 거창한 철학적 문제를 물어보기 때문에 지루하거나 머리가 복잡하지 않은 채 이런 고민을 해 볼 수 있다. 이야기꾼이다. 소설의 주된 공간은 전주 만공산(萬空山) 하늘수련원이다. 만 가지가 비어 있는 산기슭으로 모여든 사람들은 육체와 마음의 병으로 허허롭게 비어 있다. 비어서 채울 수 있거나, 채우려고 비워 버리거나 해야 한다. 주요한 인물은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하늘수련원에 요양 온 이양자와 그녀의 엄마 김덕이 여사, 백용현과 그의 첫째 부인 손화자, 백용현이 욕망하는 20대 중반인 조교 공민지, 공민지의 여동생으로 이양자의 남편이자 지방대학교수인 민진홍의 불륜 파트너이자 맹랑하게도 이양자를 찾아와 남편을 양보해 달라고 요구하는 공민정 등이다. 탈북해 자본주의 속에서 악착같이 살아가는 최영래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 중 주인공은 아무래도 소설의 시작과 끝을 결정한 김덕이 여사다. ‘작은 엄마’의 딸로 태어나, 자신이 낳은 딸에게도 같은 운명을 물려주게 된 김덕이 여사는 30살이나 많은 유부남의 곁을 과감히 떠나면서 운명을 개척했다. 말기 폐암으로 죽어가는 딸을 지극정성으로 살려놓는 대신 자신이 죽음을 떠맡는다. 불완전한 삶을 온전하게 만든 소설 속 유일한 인물이다. 노망난 친어머니의 죽음이나 첫사랑이라고 믿었던 여인의 죽음 앞에서 느닷없이 정신을 무너뜨리는 완고하고 억센 사람들의 모습은 ‘물질’에 목적을 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각성시킨다. 미처 중요하다고 깨닫기도 전에 떠나버리는 사람들 앞에서 살아가야 할 많은 시간은 부담일 뿐이다. ‘잘해 줄 걸’이라고 후회한들 되돌이킬 수 없다. 타인이 소멸한다는 것, 죽는다는 것은 멈춰버린 시간 안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탐했던 물질의 정체를 밝혀보게 된다. 돈이거나, 섹스, 떠나 버린 사랑, 젊은 육체 등이다. 백가흠은 작가의 말에서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고 했다. 소설가를 꿈꾸던 시절 ‘마음이 가난’하고 ‘낮은 자’를 위해 소설을 쓰겠다고 했던 그는, 용케도 마음이 가난한 자들을 찾아내고 위로하고, 화해로 이끌어 냈다.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겹쳐지고 시간의 흐름이 뒤섞이지만 어려움 없이 과거와 현재를 구별해낼 수 있다. 늙음이 자신과는 관련없는 일로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38살의 작가는, 당신들, 잘살고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노총 새 위원장 문진국씨

    한노총 새 위원장 문진국씨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은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임시선거인대회를 열고 문진국(63) 전국택시노련 위원장을 제24대 위원장으로, 한광호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27개 회원조합 소속 선거인단 2748명 중 1651명이 투표한 가운데 문진국-한광호 후보 조는 1224표를 얻어 득표율 74.1%를 기록했다. 이로써 문 위원장은 이용득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2014년 1월까지 위원장직을 수행한다. 이 전 위원장은 정치 참여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불거지자 지난달 23일 사퇴했다. 문-한 후보 조는 ▲조직의 화합과 단결 ▲한국노총의 위상 강화 ▲노조법 개정 ▲비정규직 차별철폐 및 조직화 ▲최저임금 현실화 및 제도개선▲60세 이상 정년 법제화 ▲실근로시간 단축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문 위원장은 “정부, 정치권과 끈기 있게 대화해 노조법 개정을 꼭 이뤄 내는 위원장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고] 정년 후 재고용에 대한 마음가짐/심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

    [기고] 정년 후 재고용에 대한 마음가짐/심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

    최근 우리 사회에는 청년 일자리와 함께 장년세대의 일자리 보장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쟁 심화와 기술발전으로 인해 고용 없는 성장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어느 계층이건 일자리를 얻고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부당해고나 비정규직 차별시정 등을 주업무로 담당하는 노동위원회에서 관련된 사건을 처리하면서 산업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보고 있다. 판례와 관련 사례가 축적돼 있는 징계나 정리해고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007년 이후에는 새로운 유형의 부당해고나 차별 사건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정년을 전후한 장년 근로자들의 일자리 문제, 그중에서도 장년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업장에서 나타나는 혼선과 갈등으로 인해 접수되는 사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례를 보면 먼저, 노동조합이 회사와 합의해 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했지만 이들 근로자가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물론 노조 위원장이 재고용을 위한 노조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해당 근로자들을 설득하는 모습도 있었다. 또 공기업에서 정년을 마친 뒤 단순노무 업무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장년 근로자가 회사 내 갈등으로 인해 해고된 일도 있다. 관리직으로 일했던 근로자가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사의 지시에 불응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게다가 업무수행에 대한 회사의 평가와 이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하지 못하는 근로자도 있었다. 새 직장에서 열심히 일했으나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불이익을 받게 된 데 대한 상실감을 명예훼손으로 생각하는 장년 근로자의 케이스다. 정년 후 재고용 근로자들이 제기하는 해고나 차별 문제를 접하면서 작금의 고용불안 시대에 장년근로자들이 보다 명예롭고 오래 일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우선 장년 근로자들은 일자리가 있고 사회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일 자체에서 보람을 찾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껏 경제적 이유에 중점을 두었다면, 정년 후에는 일 자체를 중시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합리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부당한 처우가 있을 때에는 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하겠지만, 충분한 보수를 받던 안정된 시절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일해야 할 상황이라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상하 직원 및 동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과거의 직위와 신분을 벗어나 새 회사와 조화를 이루려는 자세이다. 탈권위주의와 수평화로 특징지워지는 지금의 사회에서 의사소통과 화합은 어느 근로자에게도 필요한 소양이라고 할 것이다. 일 자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 과거의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자세 등이다. 이런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새로 맡은 일의 성과도 높이고 일자리를 더 오래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년 후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에서도 사려 깊은 배려가 요구된다. 가능한 한 근로자의 경험과 능력에 적합한 업무를 부여하고, 업무에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업무지시와 협의 시에도 인격적인 고려를 하고, 상하동료 직원 간 소통에도 회사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취업자의 곤궁을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해서는 안되며, 관련 법령에서 인정되는 합리적인 차이 이외에 어떠한 차별적 조치도 취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정년 후 재취업 근로자에 대한 부당처우, 차별 사례들은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노사가 그간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책임 있게 대처해 나간다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정년 후 재취업 성공사례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장년세대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는 점에서 노와 사 모두의 올바른 인식과 대응이 절실하다.
  • 기아차 40년만에 밤샘근무 없어진다

    1973년 기아자동차가 설립된 지 40여년 만에 주야 맞교대제 폐지로 사실상 밤샘 근로가 사라지게 됐다. 기아차 노사는 12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16차 본교섭에서 2013년 3월 4일부터 주간 연속 2교대 전 공장 본격 시행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시간당 생산대수 향상, 종업원들의 임금 안전성 증대를 위한 월급제(현행 시급제) 시행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3월부터는 기아차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현행 각조 10시간씩 일하는 주야 2교대에서 1조가 8시간(오전 7시~오후 3시 40분, 점심시간 포함), 2조가 9시간(오후 3시 40분~오전 1시 30분, 잔업 1시간 포함) 연속으로 근무하게 된다. 1인당 근무시간도 현행 ‘10+10’ 기준 2137시간에서 ‘8+9’ 기준 1887시간으로 250시간(11.7%) 줄어들게 된다. 또 기아차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위해 올해 임단협이 최종 마무리되는 대로 병목공정 해소와 작업 편의성 향상 등에 3036억원(기투자금 921억원 포함)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기본급 9만 8000원 인상(기본급 5.3%,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350%+600만원 ▲생산·판매 향상 등 특별 격려금 150%+36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포함) 을 지급한다. 단협 주요 합의내용은 ▲정년 연장(현행 만 59세→만 60세(계약직 1년)) ▲근로자 유자녀 장학금 신설 ▲경조금 인상 등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밤샘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업무 집중력을 높일 수 있게 됨에 따라 더 좋은 품질로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개발사업, 주민 참여로 갈등 예방”

    “개발사업, 주민 참여로 갈등 예방”

    독일 수도 베를린에 있는 12개 자치구 가운데 하나인 리히텐베르크는 과거 동베를린 지역에 위치했다. 공공인프라가 부족해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보니 주민갈등 발생 여지가 큰 리히텐베르크에선 갈등예방을 위한 각종 주민참여 제도가 발전했다. 희망제작소와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안드레아스 가이젤 구청장이 첫 일정으로 방문한 서울 성북구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강조한 핵심도 주민참여, 대화와 토론을 통한 갈등예방이었다. 그는 “주민참여를 통한 갈등예방이야말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갈등비용을 줄이는 정석”이라면서 “당장엔 ‘숙의’가 사업 속도를 늦추는 듯하지만 결국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참여·대화·토론 강조 가이젤 구청장은 리히텐베르크는 주택건설에서 두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보육시설 두 곳과 학교 한 곳을 짓는 등 공공인프라 확충에 의무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아울러 주민들이 건설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도록 한다. 가이젤 구청장은 “주민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업 속도도 조정하고 충분한 보상과 이주대책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리히텐베르크는 유럽에서도 주민참여예산 제도가 발달한 곳으로 유명하다. 가이젤 구청장은 “전임 구청장이 처음 주민참여예산을 도입해 6년째”라면서 “대표성문제와 특정연령대 참여 미비, 구의회와 갈등요소 등 몇가지 개선할 점은 있지만 제도 자체는 일관되게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참여예산과 구의회 사이에 예산편성 주도권을 둘러싸고 문제가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결정부터 집행까지 2년쯤 걸리면서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함에 따라 대형 사업은 2년, 작은 사업은 신속한 결정으로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년퇴직한 노인층이 주요 참여자라 대표성 문제도 발생했다.”면서 “직장인과 어린 아이를 둔 부모 등 젊은 층 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북구청장 “도입 할 제도 많아”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지금은 토건에서 ‘사람이 희망인 도시’로 행정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도기”라고 성북구를 소개한 뒤 “주민참여가 민주주의도 구현하고 사업 효과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경험을 들어 매우 유익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선거제도를 비롯해 한국에 도입하고 싶은 독일 제도가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많은 교류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길에서 길을 묻고, 길을 찾는다. 발끝에 의지한 채 무작정 길을 떠난다. 그러다 보면 뭔가 얻어지고 깨닫는 것이 생겨난다. 하여 요즘 들어 ‘걷는다는 것’에 대한 명상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건강을 찾으려는 까닭도 있지만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생각하고, 또 혼자서 ‘내 안의 길’을 찾으려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새는 날개가 있어 높이 날아야 하고, 동물은 네 다리가 있어 뛰어다녀야 하고, 인간은 두 다리가 있기에 걸어야 오래 산다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작가이자 도보 여행가로 잘 알려진 황안나(72)씨의 경우는 특별하다. 우선 환갑을 훌쩍 넘긴 65살에 혼자 걷기 시작했다. 해남 땅끝에서 임진각까지 23일 만에 국토종단, 67살 때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동해와 남해, 그리고 서해를 거쳐 임진각까지 이르는 길을 118일 동안 걸었다. 그렇게 국토 일주는 2차례, 남해안 섬길도 여러 차례 걸었다. 지리산, 한라산 등 웬만한 산은 다 올랐다. 이뿐이 아니다. 동티베트, 스페인 산티아고, 아이슬란드 등 48개국 오지를 도보로 여행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나 또 올게’ 등의 책을 써서 화제가 됐다. ‘내 나이 어때서’는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칠순을 훨씬 넘긴 지금에도 그는 배낭을 메고 혼자 걷고 글을 쓴다. 왜?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황씨를 만났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 배낭을 멘 모습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걷는 것이 습관이 돼서 늘 이런 차림이라며 웃는다. 금방이라도 어디로 떠나갈 듯한 분위기였다. “월요일(10일) 아침부터 여수 금오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고흥반도 쪽으로 죽 걸어볼 예정입니다. 중간중간에 강연요청도 있고, 지자체에서 새로난 길이 있으니 함께 걸어보자는 요청도 있고 해서 다시 남해안 길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약속된 일정 때문에 27일까지는 서울에 와야 합니다. 사실 저는 별로 잘나지도 않았는데 결혼식 주례, 강연 등 불러주는 곳이 많네요. 그 약속을 지키고 나서 다시 남해 해안길을 11월까지 걸을 예정입니다.” 국토 종단 얘기가 나왔다. 지난 4월 황씨는 고성~동해~남해~서해길 코스로 두 번째 국토 일주를 했다. 여기에다 거제도, 완도, 진도, 강화도 해안길까지 한 바퀴 돌았다. “하루에 100리, 그러니까 40㎞는 걸었어요. 숙소를 못 정하는 날에는 50㎞는 걸어야 합니다. 국도로만 걸으면 우리나라 전체 해안선 둘레 길이는 4000㎞가 됩니다. 섬까지 포함하면 더 길지요. 아침 6시부터 걷고 밤이면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잡니다. 배낭 무게는 비상약, 간식거리, 갈아입을 옷, 카메라 등을 포함해 15㎏ 정도는 됩니다. 보다시피 제 체구가 왜소하잖아요. 처음에는 무거웠는데 이제는 어디에 가든 자신 있어요.(웃음)” 지난 7월에는 아이슬란드 해안선 도보여행을 마쳤고 8월에는 동티베트 길을 2주 동안 걸은 것도 그런 자심감에서였다. 우문일까. 걷는 이유를 물었다. “저는 강연을 할 때 ‘길은 인생과 똑같다’고 합니다. 노년층에게는 ‘생각을 바꿔라’, 주부들에게는 ‘자신을 감동시키는 일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면서 가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지만 길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 잘못 들어간 길일지라도 좋은 인연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동해안 길을 걷고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걸었지요. 혼자 사는 할머니를 만나 하룻밤 같이 잤습니다. 어찌나 자상한지 이튿날 할머니하고 바닷가에 나가 다시마와 미역을 함께 말리면서 아름다운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걷게 된 사연을 다시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황씨는 57살 때 홀로 앉은 교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문득 자신을 뒤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저는 정체성이 없이 엄마 노릇, 선생 노릇, 아내 노릇…노릇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내 노릇해 보자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날로 집에 가서 남편한테 상의를 했더니 ‘그러세요. 그동안 고생많았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이튿날 바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정년을 7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그렇게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다음 한 일이 미뤄왔던 건강검진이었다. 재검사 항목이 많이 나왔다. 가까운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2시간 반 동안 산을 오르내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년이 지나자 체력에 자신감이 생겼다. 홀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 이후에는 산악회에 가입했고 환갑 나이를 지날 때까지 지리산만 무려 7번 종주했다. 우리나라의 이름 있는 산은 거의 다녔다. 이때마다 항상 선두에서 걸었다. 2004년에는 국토종단은 물론 4대강길까지 걸었다. 적막강산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 걸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걷노라면 막막하지만 발끝에서 전해져 오는 말할 수 없는 전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며 웃는다. 황씨는 원래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박봉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춘천역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교사가 되기 위해 춘천사범학교에 진학했다. 졸업후 교사를 하면서 주로 문예반 아이들을 가르쳤고 학교에서 교지를 담당했다. 여성지 등 잡지에 글을 보내면 곧잘 게재될 정도로 작가적 기질을 틈틈이 발휘했다. 아울러 6남매 중 맏딸로 동생들의 학비를 댔다. 23살에 결혼한 황씨는 남편의 사업이 잘되지 않아 빚 갚기에 바빴다. 이런 생활이 30년 가까이 계속됐다. “정말 한많은 세월이었습니다. 남편은 양계, 조경, 서점, 택시운전 등 안 해 본 것이 없어요. 그 기간 동안 절대빈곤으로 살았지요. 그렇게 하다가 영세한 공장의 경비원으로 다시 시작했고 이어 아주 작은 욕실 용품 수출공장을 개업했습니다. 다행히 사업이 잘 풀려 50살 되던 해에 빚을 거의 다 갚고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황씨가 57살에 용기를 내고 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의 재기에서 비롯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도보 여행가로서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작가로 데뷔한 것도 이때였다. 전국의 산과, 국토종단을 하면서 느낀 에세이 ‘내 나이가 어때서’(2005)라는 책이 대형 서점에 진열된 것을 보고 눈물겹도록 감동을 받았다. 이어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2008),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쓴 ‘엄마 나 또 올게’(2011) 등을 잇따라 펴내면서 여고생 때 가졌던 작가의 꿈을 50여년 만에 이루는 감격을 맛보았다. 이후 언론사 인터뷰와 TV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방송인, 강연자로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렸다. 내년 5월에는 길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펴낼 예정이다. “가방 끈 짧은 할머니가 쓴 책인데 많이 봐 주셔셔 고맙지요 뭐. 사실 학교를 그만두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지금처럼 인생 2모작을 하면서 살아갈 줄은 몰랐습니다. 운전면허는 50대에 땄고 카메라는 70살에 배웠습니다. 사진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젊은이와 카톡도 합니다. 걸어 보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황씨는 정신없이 다녔던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진정한 자아를 찾았다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다시 황씨에게 길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길은 인생의 실마리다. 길이 길을 가르쳐 준다. 길은 꿈이요 도전이자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며 웃는다. 또 있다. 길로 인해 남편과의 새로운 연애에 빠졌다고 했다. “(부부가)둘이 살지만 결국 누군가는 혼자 남게 됩니다. 그때에 대비해 홀로서기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저 때문에 홀로서기를 마스터했습니다. 또 제가 집을 떠나 보니 남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더라고요. 새삼 연애시절 생각도 나고, 남편이 해주는 계란찜도 너무 맛있고, 서로 감동하며 제2의 신혼처럼 지내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둘이 배낭 메고 도보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황씨는 평소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오늘도 걷는다. 세계 최고령의 킬리만자로 등정 계획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하나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황안나 도보여행가는 정년 7년전 사표… 67살에 동해~서해 해안선 4000㎞ 홀로 걸어 1940년 개성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황경화(黃慶花)이며 광복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월남했다. 1959년 춘천사범학교 졸업 후 강원도와 인천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지냈다. 1998년 정년을 7년 앞둔 57살에 사표를 내고 도보여행가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지리산과 한라산 등 국내의 유명산 종주를 시작으로 몽골, 바이칼,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 네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길 등을 도보로 여행했다. 65살 때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도보로 완주했고 67살 때에는 동해~남해~서해까지 해안선을 따라 4000㎞를 홀로 걸었다. 2007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아들, 며느리와 같이 걸었으며 2010년 봄 100㎞ 울트라 걷기대회에 참가해 46위로 완주했다. 황씨의 블로그 ‘맛있게 살기’는 하루 5000여명이 드나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주요 저서로는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또 올게’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강연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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