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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자 우대해 정년 없는 일자리 만들었죠”

    “기술자 우대해 정년 없는 일자리 만들었죠”

    40년간 선박 벤딩기술 투자·연구 개발60세 이상 직원 전체 11%… 숙련인 육성“직원들 미래 스트레스 없애려고 애써” “기술로 먹고사는 회사로서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을 아껴 줘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년 없는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4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된 공경열(56) 기득산업 대표는 25일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행사다. 공 대표는 40년간 선박용 철판의 곡면을 만드는 벤딩 기술 투자와 연구개발에 몰두해 국내 조선업계 기자재 국산화에 기여한 숙련 기술인이다. 그는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하자마자 삼성중공업 창원공장에 들어가 10년간 몸담은 생산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1987년 벤딩 전문기업 ‘경원벤딩공업사’를 세웠다. 낮에는 영업, 밤에는 생산에 매달린 열매는 달았다. 창업 13년 만에 경원벤딩, 기득산업, 경원벤텍, 기득산기, 기득산업거제 등 5개의 벤딩 전문기업을 일궈 냈다. 5개사의 직원 수는 240명을 넘는다. 기득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98억원이나 된다. 그는 회사 연매출의 7%를 기술개발에 투자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 기자재 가공기술 분야에서 특허 14건 등 지식재산권 18건을 확보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인대회 대통령상(2011년), IR52장영실상(2015년)도 수상했다. 숙련인 육성에도 힘을 기울였다. 정년 없는 일자리를 제공해 240명의 직원 중 60세를 넘어서도 일하는 직원이 28명에 이른다. 82세로 최고령이던 직원은 얼마 전 본인의 의사에 따라 퇴직했다. 공 대표는 “철판 부위의 불꽃 세기를 조절하고 가열 지점에 대한 수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에 걸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정년을 넘겨도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직원들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별 없는 일자리 제공’이라는 공 대표의 경영 철학은 한국에서 흔히 차별을 느끼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적용됐다. 모기업인 경원벤딩에 입사한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이 이런 뜻을 헤아려 연장 근무를 자처하고 있을 정도다. 공 대표는 “운이 정말 좋아서 회사를 잘 일궈 낼 수 있었을 뿐 난 누구보다도 평범한 사람”이라며 “받은 만큼 주변에 베풀어 다 같이 행복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게 내 인생의 오랜 목표”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중국에 ‘90세 촌관’

    중국에 ‘90세 촌관’

    중국의 90대 노인이 한 시골마을에서 촌관(村官·말단행정조직인 촌의 관리)으로 선출됐다. 지린시 가오신구 난산다오촌 주민들은 최근 열린 촌위원회 선거에서 리춘여우(李春友)씨를 촌위 부주임으로 선출했다고 인터넷매체 망이신문이 25일 전했다. 망이신문은 “리 부주임이 중국에서 최고령 촌관”이라며 퇴임 후 36년 만에 현역에 복귀하는 셈이라고 소개했다. 1926년생인 리 부주임은 최근 1600여 주민이 참가한 투표에서 861표를 얻어 740표에 그친 전임 부주임 출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1949년 중국이 건립되자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며, 제대 후 1963~1980년 지린시 융지현 허완쯔촌 촌장 등을 지내다 정년퇴임했다. 그가 고령임에도 출마한 것은 마을 간부들의 부정부패 때문이었다. 리씨는 유세에서 “마을 빚이 300만 위안(약 5억 3000만원)에 이르는 등 재정 상황이 불투명하고 부정이 심하다. 마을의 부패를 타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주민들은 “부패한 간부들 때문에 몇 년 새 마을 재정과 행정이 엉망이 됐다”면서 “리씨가 명망 있고 정의감을 가진 인물인 만큼 우리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문화재지킴이’를 찾아서] 소외된 문화유산 지킨다… 우리는 ‘문화재 의병’

    [‘문화재지킴이’를 찾아서] 소외된 문화유산 지킨다… 우리는 ‘문화재 의병’

    우리나라는 국가·시도지정문화재만 1만 건이 넘는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비지정문화재까지 헤아린다면 그 수는 엄청나다. 정부에서 모두 관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 시민과 기업이 ‘문화재지킴이’로 나섰다. 서울신문은 국내외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하는 문화재지킴이 현장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짚어 보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싣는다. #지난 23일 오후 12시 10분, 전북 전주시 덕진동의 조경단(肇慶壇·전북 기념물 제3호)에 노인 40여명이 들어섰다. 전주 지역 문화재 보호 자원봉사단체 ‘온고을지킴이’ 회원들이다. 손에는 저마다 집게, 빗자루, 낫, 호미 같은 도구를 들었다. 제단까지 이어진 신도에 촘촘히 앉아 돌 사이에 끼인 잡초들을 뽑아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몇몇 노인들은 담장 주위에 깊게 뿌리 내린 풀들을 뽑았다. 햇살이 따갑고 무더웠지만 잡초 제거와 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조경단은 214만 8760㎡(65만평) 규모로 조성된 전주 이씨 시조 이한(李翰)의 묘역이다. 지인 소개로 문화재지킴이 회원이 됐다는 김점례(80)씨는 “전주 토박이지만 조경단을 찾은 건 처음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내 지역 문화유산을 알게 됐고, 후손에게 잘 물려주기 위해 활동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온고을지킴이’는 정년 퇴직을 한 노년층이 주축으로, 평균 연령이 70세다. 지역 문화재를 보존·보호하고 관광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2009년 결성됐다. 최종배 총무는 “국보나 보물은 관리가 잘되는데 지방 문화재는 거의 방치 수준”이라며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를 찾아내 주기적으로 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9일, 경북 김천시 감천면 도평리의 청현사(淸顯祠·조선 전기 문신 박원형과 그 부인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 오래도록 적막만 감돌던 사당에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지역 문화재지킴이 시민단체 ‘우리문화봉사회’ 회원 100여명이 사당을 찾은 것이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대부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었다. 이들은 조를 나눠 마당에 수북이 자란 풀들을 뽑거나 걸레로 사당의 마루에 쌓인 먼지를 닦았다. 처마 곳곳에 쳐진 거미줄도 제거하고 훼손된 창호지나 벽지도 교체했다. 회원들은 인근의 영모재(永慕齋·병자호란 때 활약한 이원영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재실)도 찾아 깨끗하게 청소했다. 정수연(11)양은 “우리 고을 문화재를 청소하는 것도 보람 있지만 문화재에 얽힌 전설, 유래 등 옛이야기를 알게 돼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서울 ‘문화살림’ 등 자발적인 시민단체 수십여개 우리문화봉사회는 2013년 3월 20여명으로 출범했다. 회원들의 활약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가족 단위 봉사자들이 늘어 출범 3년 만에 회원 수가 350여명으로 급증했다. 주말 현장 정화 활동은 100여명씩 돌아가면서 한다. 이지응 사무국장은 “회원들이 고향의 문화유산을 모르고 있다가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며 우리 고장 문화재를 알게 되고, 자신의 손으로 우리 지역 문화재를 지켜야겠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문화재를 내 손으로 지키자는 문화재지킴이 활동이 전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주말이면 지역 곳곳의 문화재 현장에 문화재지킴이 회원들이 모여 정화 활동을 하거나 사람들에게 지역 문화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문화재지킴이 활동은 지역별 단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 ‘문화살림’, 경북 안동 ‘안동문화지킴이’, 광주 ‘대동문화재단’, 제주 ‘제주문화지기’ 등 수십 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각 단체는 자체적으로 교육도 한다. 회원들에게 지역 문화재에 어떤 것들이 있고 그 가치는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청소나 페인트칠 방법 등을 알려준다. ●“지역 소외된 문화재에 새 생명 불어넣는 역할” 20년 넘게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조상열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회장은 “문화재지킴이는 문화재 의병”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 자발적으로 의병으로 나섰듯 한 나라의 국격(國格)인 우리 문화재를 우리가 지키자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장영기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전문위원은 “문화재지킴이는 지역의 소외된 문화재에 새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주·김천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철원기행’

    [지금, 이 영화] ‘철원기행’

    가족은 제국이고, 가족 구성원은 식민지이다. 가족주의라는 이름의 제국주의는 부부·부모·자식·형제·자매 관계를 식민화한다. 가족 체제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가 서로를 은밀히 수탈하며 유지된다. 이것은 가족에 관한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래서 예민한 시인은 이러한 시를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80년 전, 이상(李箱)의 시구이다. “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을헐어서전당잡히나보다. 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 문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가정’의 일부) 식민지 조선 청년은 일본과 가족-두 개의 제국에 압사당하고 있었다. 이제 한 개의 봉인은 풀렸다. 그러나 아직 한 개의 봉인이 남았다. 80년 후, 우리는 모두 그 문 앞에 서 있다. 철원에서 평생 고교 교사로 일하던 아버지가 정년퇴임을 하는 날이다. 뿔뿔이 흩어져 살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어머니, 큰아들 부부, 작은아들은 오랜만에 철원으로 왔다. 초라한 퇴임식이 끝나고 궁상맞은 중국집에서 다 같이 식사를 한다. 아버지와 큰아들은 말이 없고, 늦게 온 작은아들은 쩝쩝대며 먹느라 바쁘다. 퇴임식도, 중국집도 못마땅한 어머니는 연신 투덜대기만 한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큰며느리는 여러 가지 말을 꺼내지만 별로 신통치 않다. 술잔을 기울이던 아버지가 마침내 침묵을 깬다. “이혼하기로 했다.” 가족이라는 제국으로부터 독립할 것을 선언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비추며, 영화 ‘철원기행’은 진짜 시작을 알린다. 영화 제목은 어쩔 수 없이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을 떠올리게 한다. 이때 ‘기행’이라는 단어의 쓰임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알고 있는 대로, 기행은 여행한 기록이라는 뜻이다. 한데 그렇게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철원과 무진은 등장인물들에게 전혀 생소한 곳이 아니라, 그들의 연고지라는 사실이다. 지금은 직장이 달라 전부 떨어져 살지만 원래 철원은 (큰며느리를 제외한) 가족의 보금자리였고, 무진은 주인공의 본적지였다. 애초에 기행은 고향과 연결시킬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두 작품은 모순된 표제를 내세운다. 낯익은 동네에서 등장인물들은 정말로 낯선 여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가족-타인을, 또한 조금도 의심치 않던 자기 자신을 하염없이 헤맨다. 갑작스럽게 눈이 푹푹 쏟아진다. 철원에서 나갈 수 있는 길이 막힌다. 형식적으로만 이어져 있던 가족 해체를 공표한 바로 뒤, 식구들이 한집에서 며칠 동안 얼굴을 맞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펼쳐진다. 가족이 가진 제국의 속성과, 가족 구성원이 가진 식민지의 속성이 저마다 부딪치고 뒤섞여 엉클어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해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며느리, 아들과 며느리의 입장이 중첩된다. 내면의 그늘이 조금씩 서로에게 드리워진다. 각자 감추고 피차 모른 척해 왔던 것이다. 눈이 그친다. 이들은 다시 제 갈 길을 간다. 아무것도 해결된 문제 없이, 다만 서로의 그늘이 마주 겹쳤던 흔적을 지닌 채로. 12세 관람가. 21일 개봉.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정년 늘었는데 임금피크제는 40% “인건비 부담에 신규 채용 줄여야”

    정년 늘었는데 임금피크제는 40% “인건비 부담에 신규 채용 줄여야”

    올해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됐지만 기업 10곳 가운데 6곳은 아직까지 임금피크제(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깎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기업들은 늘어난 정년에 따른 임금 부담으로 신규 채용까지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상시근로자를 300인 이상 채용하고 있는 3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42.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연공형 임금 체계를 직무·성과급형으로 개편한 기업은 23.7%뿐이었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편 둘 다 못 했다고 답한 기업이 절반(46%)에 달했다. 정년 60세 의무화는 2013년 4월 정년연장법이 통과돼 올해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됐다. 내년에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된다. 기업들은 정년 연장 조치 이후 부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년연장제도의 악영향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67.3%로 집계됐다. 이들은 인건비 증가(53%)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정년 연장은 청년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설문조사 대상 기업의 42.3%는 ‘정년 연장으로 신규 채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특히 올해 정년 연장 대상 근로자가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52%에 달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정년연장법 통과 시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명문화했지만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특별고용업종 지정’ 구조조정 속도 낸다

    유일호 “법 이외 추가 대책 검토… 현대상선 협상 안 되면 법정관리” 대우조선·현대重 3000명씩 감원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불가피하게 뒤따르는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고용지원업종과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필요 시 추가 대책도 검토할 방침이다. 또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상시적으로 야당의 협조를 구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조조정으로 우려되는 실업에 대해 기존 법적 보호 장치가 있지만, 필요하면 법 이외의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실업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면 구조조정에 협력할 수 있다고 밝힌 야당 대표들에게 “감사한다”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과 관련해 현재 제도상으로도 대책이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야당 대표들의 발언에 화답하면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과 노동개혁 4법 등의 19대 국회 통과를 요청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서비스법과 노동개혁 4법도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입법이 되면 구조조정에 도움이 된다”면서 “기존 법적 장치로도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에 대응할 수 없다면 새로운 조치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 부총리는 “이르면 다음주 야당을 방문해 협조를 구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관한 고시에 따라 해당 업종의 실업자는 고용유지지원금, 실업급여 특별연장급여 지급, 전직·재취업 등을 1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이 첫 지정 사례가 된다. 고용위기지역은 쌍용차 노조 사태로 경기 평택시(2009년), 중소 조선사 도산 등으로 경남 통영시(2013년)가 지정된 바 있다. 유 부총리는 또 현재 용선료 협상이 진행 중인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유동성 등의 정부 지원은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용선료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법정관리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도 인력 감축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다음주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전체 임직원(2만 7000명) 중 10% 이상인 3000여명을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상에는 사무직뿐 아니라 생산직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도 1만 3000명의 직원을 2019년까지 1만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한편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삼성, 한진, 한화 등 16개 그룹이 올해 신규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줄였다. 수출 경기가 부진한 데다 정년 연장 시행 확대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30대 기업의 올해 신규 채용이 12만 6394명으로 지난해(13만 1917명)보다 4.2% 줄었다고 밝혔다.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 등이 진행 중인 삼성과 한진, 한화, 금호아시아나, 현대 등 16곳은 지난해보다 신규 채용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울시 변호사·공인회계사 12명 일반직공무원 채용

    서울시가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12명을 정년이 보장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변호사 11명은 행정직과 감사직 6급으로 채용하고 공인회계사 1명은 감사직 7급으로 채용한다. 변호사는 법령해석·소송 업무 등을 전담하고 공인회계사는 감사 업무를 맡는다. 응시원서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시인재개발원에 제출하면 된다. 1차 서류전형(5월 19~20일)을 통과한 응시자들은 2차 면접시험(6월 23~29일)을 본다. 최종 합격자는 7월 6일 발표한다. 채용 관련 내용은 서울시인터넷원서접수센터(gosi.seoul.go.kr),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 인재개발원 홈페이지(hrd.seoul.go.kr)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변호사와 회계사를 일반직 6~7급으로 채용했다. 이전에는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5~6급 계약직 형태로 뽑았다. 시 관계자는 “계약직으로 채용하다 보니 업무를 연속적으로 해 나가기 어려워 전문성 있는 공무원을 육성하기 위해 일반직 형태로 뽑게 됐다”며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이 변호사 시장에 쏟아지는 등 공급이 많아진 것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뽑은 첫 공채 때는 6급 변호사는 7.3대1, 7급 회계사는 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노동개혁법 19대 내 처리” 이기권, 3당 지도부에 호소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으로 일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 3~4년 뒤에 16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이런 ‘청년취업애로계층’은 이미 117만명에 달했다. 정부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3당 지도부에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할 방침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자리 확대와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총선이 끝난 만큼 19대 국회 종료 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3당 지도부에 노동개혁 입법 취지와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법안 처리를 간곡히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노사정 대타협 이후 정부·여당은 파견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노동개혁 4법 입법에 집중했지만 노동계와 야당의 반발로 법안은 국회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 장관은 총선 후 정치권 일각에서 파견법과 다른 법안 3개를 분리 처리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설명하는 게 우선이라 3당 지도부에 법안 내용을 설명하려고 한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장관은 “올해부터 정년 60세가 시행되면 청년층의 인구 구조학적 특성 때문에 3∼4년간 청년취업애로계층이 40만명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든 경제주체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청년 직접 채용이 확산될 수 있도록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 등을 통해 마련한 기업의 추가 재원으로 대기업부터 청년 채용을 확대하도록 요청하고 정년 60세 도입에 맞춰 임금피크제와 직무·성과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과 오는 9월에는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을 내놓고 기업 현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 직업 훈련 계획도 9∼10월 발표한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시, 변호사 6급·회계사 7급 공무원으로 12명 채용한다

    서울시가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12명을 정년이 보장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변호사 11명은 행정직과 감사직 6급으로 채용하고 공인회계사 1명은 감사직 7급으로 채용한다. 변호사는 법령해석·소송 업무 등을 전담하고 공인회계사는 감사 업무를 맡는다. 응시원서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시인재개발원에 제출하면 된다. 1차 서류전형(5월 19∼20일)을 통과한 응시자들은 2차 면접시험(6월 23∼29일)을 본다. 최종합격자는 7월 6일 발표한다. 채용 관련 내용은 서울시인터넷원서접수센터(gosi.seoul.go.kr), 서울시홈페이지(www.seoul.go.kr), 인재개발원 홈페이지(hrd.seoul.go.kr) 등을 보면 된다. 시는 지난해부터 변호사와 회계사를 일반직 6~7급으로 채용했다. 이전에는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5~6급 계약직 형태로 뽑았다. 시 관계자는 “계약직으로 채용하다 보니 업무를 연속적으로 해나가기 어려워 전문성 있는 공무원을 육성하기 위해 일반직 형태로 뽑게 됐다”면서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이 변호사 시장에 쏟아지는 등 공급이 많아진 것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뽑은 첫 공채 때는 6급 변호사는 7.3대 1, 7급 회계사는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생활정책 Q&A] 임금피크제 적용 전 중간정산… 퇴직연금 가입을

    [생활정책 Q&A] 임금피크제 적용 전 중간정산… 퇴직연금 가입을

    지난해까지 전국 313개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마친 가운데 300인 이상 대기업들도 올해 정년 60세 적용에 따라 속속 임금피크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기업의 청년 고용 여력을 늘리고 조기 퇴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렇다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퇴직금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11일 고용노동부와 임금피크제·퇴직금에 대해 알아봤다. Q.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퇴직금이 줄어드나요. A.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계속 고용을 위해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일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고 소정의 기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퇴직금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면 임금피크제로 인해 줄어든 임금을 적용해 퇴직금을 산출하기 때문에 퇴직금이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노사가 합의해 퇴직급여가 줄어들지 않도록 별도의 퇴직급여 산정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Q. 우선 무엇을 알아야 하나요. A. 먼저 ▲퇴직금 제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DB)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C)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선 퇴직금 제도는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을 재직 기간에 따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확정급여형은 사업주가 매년 퇴직금을 퇴직급여로 금융기관에 적립해 운용하며 사전에 확정된 급여수준만큼의 연금이나 일시금을 받는 방식입니다. 확정기여형은 매년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1을 금융기관에 개설한 근로자 개별 계좌에 넣고 근로자 본인의 책임하에 운용해 퇴직 시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수령합니다. 개인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와 개인 추가 불입금을 근로자 명의의 퇴직계좌에 적립해 연금 등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Q. 임금피크제를 도입해도 퇴직급여가 줄어들지 않게 하려면. A. 퇴직금 제도를 적용하는 근로자와 확정급여형을 적용하는 근로자 등 크게 두 가지 유형에 따라 방법이 달라집니다. 퇴직금 제도를 적용하는 근로자는 우선 임금피크제 시행 전 과거 근로 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중요합니다. 지급받은 중간정산금은 개인형 퇴직연금계좌를 만들어 이전합니다. 이전하고 나면 55세 이후 퇴직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퇴직소득세 및 퇴직연금 운용 소득에 대한 과세가 미뤄집니다. 여기서 확정기여형을 적용하거나 퇴직금을 매년 중간정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확정기여형은 매년 임금 총액의 12분의1을 적립하기 때문에 임금수준이 매년 달라져도 일정한 비율의 퇴직급여 적립이 가능합니다. 퇴직금을 매년 중간정산해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재입대, 男 최악의 악몽에서 20대 취준생의 꿈으로

    재입대, 男 최악의 악몽에서 20대 취준생의 꿈으로

    병사시절 근무 호봉까지 인정 항공운항 지원은 고졸도 가능 2년새 20대 지원자 두배 늘어최근 6년간 경쟁률 13대1 “청년 실업률이 12.5%라는데 저 같은 지방대생이 제대로 취업이나 하겠어요. 그래서 준사관(준위 계급)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급 같은 게 없어서 재미는 떨어질지 몰라도, 어쨌든 합격만 하면 정년까지 쭉 가는 거잖아요.”(22세 대학생 김모씨) 최근 육군 준사관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쟁률이 수직으로 치솟고 있다. 상사나 원사에서 진급하는 게 아닌, 일반인 대상 준사관 신규 공채는 육군헬기를 조종하는 ‘항공운항직’과 ‘통·번역직’에서 이뤄지고 있다. 두 직군의 모집정원을 다 합해도 한 해 20명 정도밖에 안 되지만,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인 데다 초봉이 높다. 항공운항직의 경우 운항 기술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 준사관이 알음알음 소문으로 몰리는 ‘틈새 인기직업’이 된 이유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항공운항직 준사관 선발 시험의 응시자는 2010년 114명, 2013년 179명에 이어 지난해 43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응시 연령이 만 20~29세에서 만 50세 이하로 완화돼 59명의 30·40대 지원자가 응시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20대 응시자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13년에 새로 생긴 통·번역직 선발시험(만 20~45세 응시 가능)은 지난해까지 총 108명이 지원했다. 이 중 71%(77명)가 20대였다. 20대들이 준사관 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직업의 안정성 때문이다. 준위는 위관·영관급 장교와 달리 계급 정년이 없다. 단일 계급으로 정년까지 장기복무가 가능하다. 초봉이 외려 대위보다 높은 것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군대를 포함해 이전 군 복무 경험을 호봉으로 산정해 준다. 예를 들어 공군(24개월 복무) 사병 전역자가 육군 준사관에 임용되면 올해 공무원보수규정 기준으로 3호봉(178만 7000원)이 책정된다. 이는 중사 8호봉(175만 2300원), 대위 1호봉(176만 1100원)보다 높은 액수다. 경찰·소방, 국가·지방직 등 다른 공무원 시험보다 응시 과목도 적은 편이다. 민족부사관장교학원 관계자는 “별도의 항공 전문지식이 없어도 군 복무 경험이 있고 고졸 학력 이상이면 항공운항 준사관 시험에 지원할 수 있다”며 “1차 평가에서 지적능력평가, 직무성격검사, 상황판단검사, 국사시험을 보고 영어는 토익, 텝스, 토플 등 공인어학성적를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통·번역 준사관 시험도 서류전형에서 영어 공인 어학성적만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선발 인원이 적다 보니 결코 만만한 시험은 아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육군 항공운항 준사관은 97명을 선발했는데 지원자가 1270명(경쟁률 13대1)이었다. 통·번역 준사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자 108명 중 17명이 선발돼 경쟁률이 약 6대1이었다. 군 진로 컨설팅업체인 유학군단 관계자는 “영어 성적이 1등급(토익 850점, 텝스 700점, 토플 99점 이상)이 안 되면 합격하기 힘들다”며 “종합성적을 산정할 때 0.1점 차이로도 당락이 좌우된다”고 전했다.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유능한 인재들이 공직에 들어오는 일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취업난이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마냥 좋다고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4월의 스승에 서순원 前 교사

    4월의 스승에 서순원 前 교사

    교육부와 이달의 스승 선정위원회는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글쓰기 지도로 꿈과 희망을 심어준 서순원(63) 교사를 ‘4월의 스승’으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이기도 한 서 교사는 경북 김천의 위량초, 곡성초, 양각초, 개령초 등 41년간 경북 지역에서만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2월 정년 퇴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감성적인 글쓰기를 가르쳐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던 엄마와 같은 선생님이었다. 서 교사는 “아이들은 교사의 사랑만큼 자라는 법이어서 크게 칭찬해주면 눈에 띄게 성장한다”며 “꾸중보다는 감동과 감화를 통해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北간부 세대교체 기류…당대회 참가자 60세 이하로 제한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 제7차 당대회와 관련, 본격적인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당국이 당대회 참가자 선발 과정에서 60세 이상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보도를 인용해 오는 5월 평양에서 열리는 7차 당대회에 참가할 대표자에 대한 1차 선발이 지난 24일 마무리됐고 이 과정에서 ‘년로보장’, 즉 정년퇴직 대상인 60세 이상의 당원은 추천 등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함경북도에서 기관별로 당대회 참가자 1~2명이 추천됐고 큰 기업소에서는 3명씩 추천됐다”며 “그러나 60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당원들은 이 과정에서 제외돼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북한 당국이 당대회 참가자 선발 과정에 나이 제한을 둔 경우가 없었다며 “물론 이는 함경북도의 상황이지만, 중앙당의 지시가 반영된 것으로 전체적인 흐름은 세대교체를 의미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혁명선배들을 존대하는 것은 혁명가들의 숭고한 도덕 의리이다’라는 논문까지 발표하며 ‘혁명선배’의 존중을 중시했지만, 이번 당대회에 60세 이상의 당원을 참여시키지 않는 방침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향후 간부 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시마루 대표도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사회는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세대교체가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며 “이번 결정은 연령 기준을 두고 인적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탈조선만이 답 아냐… 헬미국도 있습니다”

    “탈조선만이 답 아냐… 헬미국도 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서울대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재미없다는 게 이유였다. 정년까지 철밥통처럼 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기 싫다고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 200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임용돼 한국어를 가르치는 첫 외국인이 된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55) 전 교수 얘기다. 서울 서촌에 한옥 ‘어락당’을 짓고 한옥 보존 운동을 하던 그는 2014년 홀연히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고향인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로 떠났다. 그리고 2년여 만에 자신이 바라본 한국 사회에 대해 한국어로 쓴 ‘미래 시민의 조건’이라는 책을 들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흔히 외국인이 쓰는 한국 생활에 대한 단순한 감상문은 아니다.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 문제뿐 아니라 남북 분단, 학벌주의, 재벌 체제, 인구 절벽, 헬조선 등 한국 사회에 내재된 문제를 직설적으로 다뤘다. 책 부제가 ‘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이다. ●한국어로 쓴 ‘미래 시민의 조건’ 책 발간 30일 파우저 전 교수를 광화문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헬조선이라는 말을 듣자 곧바로 이해가 됐다”며 “한국 청년들의 상실감과 좌절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고 운을 뗐다. 파우저 전 교수는 미국 역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헬미국’이라고 느낀다고 말한다. 그 근거로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현상을 들었다. 트럼프의 거침없고 도발적인 언행이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모으는 건 미국 사회 역시 양극화와 성장 둔화 등으로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한국인이 모르는 민주주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한국에서 정치는 갑(甲)이 아니라 을(乙)이 하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이번 4·13총선 후보 중 40% 정도가 전과 기록을 가진 범죄자라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낙천되지 않고 국회의원 후보가 되는 걸 보면 한국 사회의 기득권은 회전문처럼 돌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갑은 시민들인데 을들이 그들만의 정치를 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의 사회 참여가 부족한 것이 헬조선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파우저 전 교수는 “성공하기 위해 여러 스펙이 필요하겠지만 한국 청년들을 보면 꿈을 잃은 것 같고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희망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초월하는 스펙을 갖추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며 “탈조선을 하지 말고 한국에 남아 이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꿔 나가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성공의 서열화 공식 계속 작동할까 의심 파우저 전 교수는 1983~84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1987~88년 카이스트 영어 강사, 1988~89년 고려대 영어 강사, 2008년 이후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며 총 13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다. 파란 눈의 이방인으로서 그가 본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경제적으로나 민주적으로나 큰 성공을 거둔 국가입니다. 하지만 모든 게 서열이 뚜렷해요. 짧은 시간 동안 성공의 원인이 될 수 있었지만 더이상 고성장을 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 바뀐 시대에서는 그와 같은 성공의 서열화와 소위 강남 입성이라는 코리안드림 공식이 계속 작동할 수 있을지, 사회 전체가 성장해 나가는 방식이 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그는 한 가지를 꼭 당부했다. “제가 무슨 대단한 학자고 외국인이라서 한국 사람들을 계몽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니에요.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그리고 깊은 인연을 맺은 한국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청년 실업 비웃는 고용세습 특권 뿌리 뽑으라

    정부와 경제단체가 그제 능력 중심의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회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 문제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 2769곳을 대상으로 노사 단체협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업무상 재해를 당한 직원의 가족을 우선 채용하는 규정을 둔 사업장이 505곳으로 가장 많았고, 정년 퇴직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직장이 442곳이나 됐다고 밝혔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사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회사를 위해 일하다 불행을 당한 직원의 자녀에게 취업 기회를 주는 것을 비난할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국가 유공자에게 취업 기회를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능력 유무와 상관없이 부모의 지위나 단체교섭의 특권으로 취업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양질의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대기업의 블루칼라 고용세습도 이제는 시대 상황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화이트칼라 고용세습도 마찬가지다. 기업마다 임원 출신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현대판 음서제도가 공공연하게 존재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에서 적성검사 등 창의적인 면접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교적 공정할 것으로 여겨지는 대학교 로스쿨 입학 전형에서도 면접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정성평가가 당락을 결정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반영돼 금수저 논란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공기업은 물론이고 민간기업의 고용 실태는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부는 공정한 채용을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NCS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 소양 등을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구성해 놓은 체계다.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아직도 교육 현장과 산업 현장의 괴리가 크다는 것이 약점이다. 이를 활용하려면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능력 중심의 사회가 되려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그동안 누리고 있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노동조합도 예외가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고용세습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게 마땅하다.
  • “교직원·공무원 인사교류” 서울대 규정 개정 추진 논란

    서울대가 교직원과 공무원 간에 인사 교류가 가능하도록 내부 규정의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측은 교환 근무를 통해 교직원 능력 향상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교수 및 노조 등은 교육부 고위 공무원에게 사무국장 자리를 내주려는 대학 측 속셈이 깔려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우일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29일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동일 직급 직원 간 1대1 교환 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인사 교류안을 다음달 학내 최고 의결기구인 평의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사 교류안은 지난 24일 1차로 평의원회에 회부됐지만 반대 의견이 많아 부결된 바 있다. 이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평의원회 멤버인 한 교수는 “법인화 이후 인사의 폐쇄성이 지적됐기 때문에 인사 교류안의 취지는 좋지만 상위 직급 간 교류에 의한 자율성 훼손의 우려가 크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른 교수도 “말이 좋아 인사 교류지 실제로는 고위직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올 자리가 필요한 것”이라며 “평의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관행을 깨고 표결을 할 정도로 학교 측과 반대편의 주장이 첨예했다”고 전했다. 서울대 노조는 학교 측이 인사 교류안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성삼제 위원장(1급)과 서울대 사무국장(1급)의 교환 근무를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학교 측도 성 위원장이 내정돼 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1차 상정에서 인사 교류안이 부결된 후 성 위원장은 지난 25일자로 퇴직했다. 성 위원장의 인사 교류는 불가능해졌고 향후 ‘개방형 직위’로 사무국장에 공모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학교가 인사 교류안을 재차 추진하자 노조는 “법인화 이전처럼 대학의 주요 보직을 교육부 고위 공무원에게 내주려 한다”고 주장했다. 정귀환 서울대 노조위원장은 “정년을 불과 1~2년 앞두고 이뤄지는 인사 교류는 고위 공무원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다른 기관에서 경험을 쌓아 소속 기관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는 인사 교류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의 총무, 회계 및 조직 성과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는 사무국장은 시설관리국장, 재정전략실장, 대학행정교육원장과 함께 교직원이 승진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2011년 법인화 이후 개방형 직위에 응모한 이수원 전 특허청장이 사무국장을 지낸 이후 줄곧 교직원이 자리를 맡아 왔다. 일각에서는 퇴직 공무원의 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행법은 학교법인이 경영하는 사립학교를 취업 제한기관으로 지정했으나 국립대법인은 빠져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봉준호 “최고의 데뷔작” 찬사… ‘철원기행’ 30초 예고편

    봉준호 “최고의 데뷔작” 찬사… ‘철원기행’ 30초 예고편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최고의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김대환 감독의 ‘철원기행’이 30초 예고편을 공개했다. ‘철원기행’은 각자 떨어져 살던 가족이 아버지의 정년퇴임을 맞아 철원에 모인 후, 2박3일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가족들 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엿볼 수 있다. 교사인 아버지는 정년퇴임식을 한 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혼을 선언한다. 아버지의 폭탄선언에 모두 당황한다. 이후 가족들은 폭설 속에 갇힌 채, 함께 보내는 2박3일 동안 비로소 서로의 속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이혼하겠다는 아버지에게 “이제 와서 왜요?”라고 조심스럽게 묻는 큰 아들에게, 아버지는 그저 “미안하다”고 답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역시 폭설 속에서 말없이 함께 있는 장면은 많은 감정을 함축하고 있다. ‘철원기행’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뉴커런츠상에 선정됐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가족 문제를 감독만의 스타일로 우아하게 풀어냈다”고 호평했다. 이처럼 가족의 관계를 일깨워주는 영화 ‘철원기행’은 오늘 4월 21일 개봉된다. 사진 영상=디시드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정년 앞둔 공무원 시인 시집 수익금 전액 기부

    정년 앞둔 공무원 시인 시집 수익금 전액 기부

    정년을 앞둔 시인 공무원이 시집 판매대금 전액을 지역 어려운 이웃 돕기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강남구는 이달 초 첫 번째 시집 ‘저녁노을 바람에 실어’(문학시티 펴냄)를 출간한 김병회 재무과장이 시집 판매대금 전액을 강남구복지재단에 기부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 본청과 자치구를 두루 거치며 서울시 발전과 시민 안전을 위해 노력했던 김 과장은 바쁜 업무 중에도 짬짬이 시를 썼다. 2012년 문학미디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그는 정년 퇴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저녁노을 바람에 실어’를 냈다. 30여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시인으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시집에는 ‘춘삼월 양재천의 꿈’, ‘안보체험 뒤안길’, ‘정년퇴임 길목에서’ 등 서정시 80여편을 담았다. 시평을 쓴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는 “갓 지은 밥처럼 따스하고 구수하다”며 일독을 권했다. 독자들의 호응이 좋아 2쇄도 마쳤다. 김 과장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었다”면서 “무엇인가 쓰임새를 찾다가 강남복지재단이 한 단계 더 도약했으면 하는 마음에 1차 목표한 시집 120여권에 대한 판매대금을 지난 22일 복지재단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액은 적으나 재단의 앞날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 10월 문을 연 강남복지재단은 저소득층과 기부후원자 간 연결고리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법인이다. 구는 흔히 ‘부자동네’로 불리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8번째로 많을 정도로 빈부 격차가 다른 자치구보다 크다. 김 과장은 “앞으로 제2의 인생은 시인으로, 지역사회 봉사자로 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채용문화 바꾼다] 기업 4곳 중 1곳 ‘고용세습’ 못박아… ‘현대판 음서제’

    [채용문화 바꾼다] 기업 4곳 중 1곳 ‘고용세습’ 못박아… ‘현대판 음서제’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채용 442곳 위법·불합리 노사 단협 47% 달해 정부와 경제단체, 기업이 한목소리로 능력 중심 채용 확대를 선언한 배경에는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고용세습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는 청년 취업에 악영향을 주고 공정하지 못한 사회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노조가 있는 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 2769곳의 노사 단체협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고용세습을 단체협약으로 규정한 기업이 25.1%인 694곳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업무상 사고·질병·사망자의 자녀나 피부양가족을 우선 채용하도록 단협으로 규정한 사업장은 505곳(72.8%)이었다. 대기업 중에서는 현대차, 대한항공, LG유플러스, 현대오일뱅크 등에 이러한 규정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년퇴직자의 자녀를 우선·특별 채용하도록 한 사업장도 442곳(63.7%)이었다. 대기업 중에서는 기아차,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 한국GM 등에 관련 규정이 있었다. 업무 외 사고·질병·사망자 자녀(117곳), 장기근속자 자녀(19곳), 노조 추천자(5곳)에 대한 우선·특별 채용을 규정한 사업장도 상당수였다. A사는 ‘10년 이상 근속자가 정년퇴직할 경우 필요부서 결원 시 자격을 갖춘 정년퇴직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단협에 규정했다. 또 B사는 ‘직원 채용 시 채용 기준에 적합하고 동일 조건인 경우 노조가 추천하는 자에 대해 우선 채용한다’고 명시했다. 결국 일반 지원자는 정년퇴직자나 노조 조합원 자녀라는 음서제의 벽을 넘어서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고용부는 현행 노조법에 따라 위법한 단협을 체결한 기업에 우선 자율개선하도록 시정 기회를 주고, 그래도 개선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적극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노조법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사법처리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사회적 파급 효과에 비해 처벌 규정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위법·불합리한 단협으로 청년 구직자들의 공정한 취업 기회가 박탈되고 노동시장 내 격차 확대와 고용구조 악화가 초래된다”며 “사회적 책임을 갖고 기업이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정노조에만 단협 협상 권한을 주는 ‘유일교섭단체’ 사업장이 전체 조사 대상 기업 2769곳 가운데 801곳(28.9%)에 달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 노조운영비를 원조하는 기업도 254곳(9.2%)이었다. 노조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매월 300만원씩 지정 계좌로 입금하기도 했다. 전체 조사 대상 단협 가운데 위법·불합리한 내용을 하나라도 포함한 협약은 1302개(47.0%)였다. 노조 전임자 수당으로 월 30만원과 전임자 차량 유지비를 지원하도록 한 기업과 노조 전용차량을 제공하고 4년마다 정기적으로 교체하도록 한 기업도 있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9) MB정부 이채필 前 고용부장관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9) MB정부 이채필 前 고용부장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고 싶었는데 용기 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떠난 게 아쉽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만난 이채필(59)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공직에 있었던 시절 가장 아쉬웠던 일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장관은 2010년 3월~2011년 5월 고용노동부 차관, 2011년 5월~2013년 2월 고용노동부 장관을 맡는 등 이명박 정부 당시 고용·노동 정책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그는 고용노동부 최초 내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 전 장관은 “정기적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자는 게 장관이었던 내 의견이었고 내부적으로도 그렇게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면서 “문제는 2012년 당시 총선과 대선이 몰려 있었고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2년 3월 금아리무진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다고 판결이 나온 뒤 산업계가 혼란에 빠지자 이참에 법을 바꾸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대법원 판결 이후에라도 과감하게 추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노동법 개정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2012년 장관이었을 당시 근무시간 단축을 주장해 처음으로 공론화시키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오랜 시간 일한다고 생산성이 높아지진 않는다”면서 “성과에 따라 임금을 주면 근로시간을 줄이고도 성과를 올릴 수 있고 노동생산성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삶과 일을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노동시장의 개혁에 앞서 선행돼야 했던 것은 노동조합을 개혁하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근무시간을 단축하기에 앞서 정년 연장 등을 추진하기 위해 노조 특권을 깨는 게 일의 순서로서는 먼저였다는 뜻이다. 이 전 장관은 “회사 돈으로 노조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노조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일이자 온당한 투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타임오프제(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금지하되 노무관리적 성격이 있는 업무를 할 경우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것)를 도입하는 등 13년 만에 노조법을 개정한 것도 노동시장을 바꾸기 위해 우선적으로 이뤄졌어야 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현재 산적한 노동,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 위원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했다. 노동시장의 약자인 비정규직과 청년, 중소기업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그는 노·사·정 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할 경우 대비할 수 있는 플랜B가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이 전 장관은 “노사라는 양극단의 대표를 넘어 공익을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가의 합류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장관 시절 운영했던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위원이 다수 참여하는 중앙노사공익협의회의 활용이 플랜B의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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